• AI GPU·첨단 패키징 수요 집중되며 3분기 시장 17% 성장
  • TSMC 매출 41% 급증,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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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0' 시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17% 성장한 가운데 대만 TSMC 매출은 4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0' 시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 1위인 대만 TSMC는 첨단 공정 가동률 상승을 바탕으로 매출이 40% 이상 급증하며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23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 매출은 84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파운드리 2.0은 순수 파운드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IDM(종합반도체 기업), OSAT(외주 반도체 조립·테스트), 포토마스크 업체까지 포함한 확장 개념의 시장이다.


같은 기간 TSMC의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애플의 3나노 공정 램프업과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AI 가속기 고객을 중심으로 한 4·5나노 공정의 높은 가동률이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TSMC를 제외한 파운드리 업체들의 평균 성장률은 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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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의 고성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만들어낸 구조적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분기 실적은 'AI가 곧 파운드리 경쟁력'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공정 미세화와 후공정 첨단 패키징을 동시에 요구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이 사실상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정의한 파운드리 2.0은 순수 파운드리 기업에 더해 비메모리 IDM, OSAT, 포토마스크 업체까지 포함한 확장 개념이다. 이는 AI 반도체 시대에 제조 경쟁력이 단순히 웨이퍼 가공에 그치지 않고, 설계-제조-패키징 전반의 유기적 결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확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장은 TSMC에 집중되고 있다.


3분기 TSMC의 매출이 전년 대비 41% 급증한 배경에는 명확한 요인이 있다.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3나노 공정이 본격적인 램프업 국면에 진입했고,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AI 가속기 고객을 중심으로 4·5나노 공정이 사실상 '풀 가동'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로 대표되는 첨단 패키징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공정과 후공정 모두에서 높은 가동률이 유지되고 있다.


반면 TSMC를 제외한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의 분기 매출 성장률이 6%에 그쳤다는 점은 시장 내 양극화를 분명히 보여준다. 첨단 공정에서의 기술 격차, 대형 AI 고객 확보 여부, 패키징 역량의 차이가 실적 차이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파운드리가 정책 지원에 힘입어 12%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는 주로 성숙 공정 중심의 내수 확대에 따른 결과로, 글로벌 AI 공급망 내 영향력 확대와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


그밖에 ASE 6%, 텍사스인스트루먼츠 6%, 인텔 파운드리 5%, 인피니온 5%, 삼성전자 4%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제이크 라이(Jake Lai)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파운드리 2.0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약 15%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심 성장 동력인 4·5나노 공정이 이미 높은 가동률에 도달했고, CoWoS 설비 역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TSMC조차 분기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파운드리 시장을 지탱할 것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AI GPU와 주문형 반도체(ASIC)의 출하 확대는 앞으로 수 개 분기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뿐 아니라 엣지 AI, 자동차, 산업용 영역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확산될 경우 파운드리 2.0 시장의 저변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관건은 누가 이 확장 국면의 중심에 설 수 있느냐다. 현재로서는 TSMC가 전공정 미세화, 대규모 양산 경험,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조 플랫폼'을 앞세워 독주 체제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경쟁사들에게 파운드리 2.0 시대는 기회이자 동시에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AI 반도체라는 거대한 파도가 만들어낸 이번 성장세가, 향후 파운드리 산업의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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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독주 굳히는 '파운드리 2.0'⋯AI 반도체가 판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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