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레이더] MS·메타 '깜짝 실적'에 AI 우려 걷혀…뉴욕증시 8일째↑, 나스닥 1.5% 급등

입력 : 2025.05.02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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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P 역성장·실업지표 부진 '찬물'…경기둔화 우려는 여전
  • 릴리·맥도날드·퀄컴은 '역주행'…엇갈린 종목 장세

뉴욕증시.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의 '깜짝 실적'에 힘입어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효과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나스닥 지수는 1.5% 넘게 급등하는 등 기술주가 랠리를 이끌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뉴욕증시가 'AI 대장주'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메타 플랫폼스(META)의 강력한 실적 발표에 힘입어 5월 첫 거래일을 상승세로 마감했다. 시장을 짓누르던 AI 투자 회수와 경기 둔화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83.60포인트(0.21%) 오른 40,752.96으로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35.08포인트(0.63%) 상승한 5,604.1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4.40포인트(1.52%) 급등한 17,710.74를 기록하며 4월 초 하락분을 만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애저'의 낙관적 전망으로 7.6% 급등했고, 메타는 견조한 광고 실적 덕분에 4.2% 상승했다. 두 기업의 호실적은 AI 투자 효과와 트럼프 행정부 관세 리스크 우려를 완화하며 정보기술(IT) 섹터의 2%대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웃돌고, 전날 발표된 1분기 GDP가 마이너스 성장(-0.3%)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경제 지표는 상승폭을 제한했다. 일라이 릴리(-11.7%), 맥도날드(-1.9%), 퀄컴(-8.9%) 등 일부 기업 주가는 부진한 실적 및 전망으로 하락하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증시가 웃은 까닭…'AI 성장 믿음'이 관세·침체 공포 눌렀다


5월의 첫 거래일, 뉴욕 증시는 안개가 자욱한 숲길을 걷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성장 엔진이 다시 시동을 걸며 기술주 랠리에 불을 지폈고, 다른 한편에서는 침체 우려를 키우는 경제 지표들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시장은 두 상반된 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다우와 S&P 500 지수가 8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지만, 그 속내는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AI 투자 회수' 증명한 빅테크 실적


시장의 환호성을 이끌어낸 주역은 단연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메타 플랫폼스(META)였다. 이들 'AI 쌍두마차'는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우려를 단숨에 잠재웠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애저(Azure)'의 눈부신 성장 전망을 제시하며 주가가 7.6%나 치솟았고, 메타 역시 강력한 광고 수익을 바탕으로 4.2%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단순한 실적 호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최근 몇 년간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AI 분야의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 부분 해소하며 'AI 투자는 헛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관세·침체 공포 잠재운 '성장주'의 힘


두 거대 기술 기업의 호실적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기업 성장과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했던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 동력은 건재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셈이다. 빌리어 앤 코의 라마 빌리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잠시 관세 이야기만 하는 대신 실적에 의해 하루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좋으며…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 규모의 회사가 훌륭한 실적을 내는 것을 보면, 그들의 상승세가 끝나지 않았다고 믿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르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AI는 현재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관세 등) 영향을 덜 받는다"며 "우리는 현재 매우 가파른 성장 곡선의 초기 단계에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시장은 단기적인 경제 지표의 등락이나 정치적 변수보다는 AI가 가져올 구조적인 변화와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GDP 쇼크·고용 불안…'현실'의 경고음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마치 화창한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듯, 부진한 경제 지표들은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전날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었다.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밑도는 -0.3%를 기록하며 2022년 1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을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에 더해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24만 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2만 5000건)를 상회했다. 해고가 늘고 있다는 이 지표는 관세 부과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와 맞물려 고용 시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위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엇갈린 신호 속 옥석 가리기…시장 향방은?


이처럼 엇갈리는 신호 속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최악의 상황은 아마도 우리 뒤에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파이퍼 샌들러의 앤디 라페리에르 미국 정책 연구 책임자는 무역 협상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며 "관세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시장에서는 '옥석 가리기' 현상도 뚜렷했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CVS 헬스의 결정으로 실적 호조에도 폭락했고, 맥도날드와 퀄컴 역시 부진한 소식에 하락했다. 시장 전체의 상승세 속에서도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 향방이 크게 엇갈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UBS의 저스틴 워링 투자 전략가는 현재의 투자자 비관론이 오히려 향후 시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역사적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5월 첫날 뉴욕 증시는 AI 성장주에 대한 강한 믿음과 불안정한 경제 현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호실적은 기술주 중심의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했지만, GDP 역성장, 고용 둔화 우려, 무역 불확실성 등 거시 경제적 난관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그리고 무역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AI라는 강력한 테마가 시장을 계속 이끌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매크로 불안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조정 국면에 들어설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이 두 힘의 균형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AI는 죽지 않았다'는 믿음이 시장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며, 향후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성장을 갈망하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서인수 기자 9tomato@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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