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보유세 부담 우려 겹치며 고가주택 밀집지 매물 증가
- 중저가 지역은 상승세 유지⋯서울 집값 상승폭은 7주 연속 둔화
서울 아파트 시장의 약세 흐름이 강남3구를 넘어 한강벨트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3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5%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름폭은 전주 대비 0.03%포인트 줄어 2월 첫째 주 이후 7주 연속 둔화했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구의 약세가 4주째 이어진 가운데 성동구가 0.06%에서 -0.01%로 돌아서며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3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동작구도 0.00%에서 -0.01%로 내려 57주 만에 약세를 보였다. 서초구는 -0.15%, 용산구는 -0.08%로 낙폭이 확대됐고 송파구는 -0.16%, 강남구는 -0.13%를 기록했다. 강동구도 -0.02%로 내림폭이 커졌다.
반면 중구(0.20%), 성북구(0.20%), 서대문구(0.19%), 영등포구(0.15%), 양천구(0.14%), 강서구(0.14%) 등 중저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우려가 고가 주택지 매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니해설] 한강벨트까지 번진 서울 아파트 조정장…세금·매물·수요 재편의 삼중 압력
강남3구에서 시작된 서울 아파트 가격 조정이 이제는 한강변 핵심 주거벨트로 번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서울 전체 매매가격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시장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승장의 동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값은 3월 셋째 주에도 0.05% 올라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이 전주보다 0.03%포인트 줄었다. 2월 첫째 주 이후 7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됐다는 점은 단순한 숨 고르기를 넘어 시장 체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흐름의 핵심은 약세 지역의 확산이다. 그동안 조정의 중심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대출 규제, 가격 부담이 집중된 강남3구와 용산구였다. 실제로 서초구는 -0.15%, 강남구는 -0.13%, 송파구는 -0.16%, 용산구는 -0.08%를 기록하며 4주째 약세를 이어갔다. 주목할 지점은 이 하락 흐름이 더 이상 특정 초고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성동구가 103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동작구도 57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성동과 동작은 각각 강북권과 강남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대표적 한강벨트 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의 약세 전환은 상급지 선호가 여전하더라도 가격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요가 더는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동산원도 시장 참여자의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진단했다. 일부 단지에서 하락 매물이 등장하고, 가격을 낮춘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는 설명은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압축한다. 급등기에 형성된 호가가 실제 거래가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매수자는 추가 조정을 기다리며 한 발 물러선 상태다. 반면 매도자 가운데서는 더 늦기 전에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세금과 보유 부담이 있다. 우선 5월 9일로 예정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자극하고 있다. 세율이 다시 무거워지기 전에 매도를 선택하려는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번 주간 가격 동향에는 아직 공시가격 열람 개시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이미 다음 변수를 선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평균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8.67% 오르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보유세가 최대 50%까지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금흐름이 제한적인 고령 1주택자에게는 세 부담이 체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거주 의지는 있지만 세금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매도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이 점에서 이번 조정은 단순한 가격 피로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제 변화, 보유비용 증가, 거래 심리 위축이 동시에 맞물리는 구조적 조정 성격을 띠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이 "강남3구발 가격조정 흐름이 인접 주요 자치구와 한강벨트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남의 약세가 주변 지역으로 전염되는 이유는 심리적 연동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 주택시장은 행정구역별로 나뉘어 보이지만, 실제 매수자들은 강남·용산·성동·동작·마포 등 인접 생활권을 묶어서 비교한다. 강남권이 밀리면 인근 상급지의 상대적 가격 매력도도 함께 흔들리게 된다.
반면 모든 지역이 약한 것은 아니다. 중구, 성북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양천구, 강서구처럼 상대적으로 중저가 매물이 많은 지역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서울 시장이 일괄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기보다, 가격대별·지역별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음을 뜻한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세 부담과 매물 증가가 가격을 누르고, 중저가 지역에서는 실수요가 받쳐주며 상승이 이어지는 이중 구조가 나타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의 중심축이 '상급지 추격 매수'에서 '가격 부담이 덜한 실거주 지역 선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한 시장 반응이다. 현재도 고가 지역에서는 관망세가 짙지만, 실제 보유세 예상치가 구체화되면 추가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그 매물이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을 만들지 여부다. 아직 서울 전체 지표는 상승을 유지하고 있어 본격 하락장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상승폭 축소가 길어지고, 한강벨트 핵심지까지 약세 전환이 확인된 만큼 시장의 무게중심이 분명히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금 '전면 상승장'에서 '선별 조정장'으로 국면이 이동하는 초입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강남3구의 약세는 더 이상 국지적 현상이 아니며, 성동·동작 등 한강벨트의 변화는 그 파급력이 이미 확산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세금 부담과 매물 증가, 실수요 재편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작동하는 만큼 당분간 서울 주택시장은 지역별 온도 차를 키우면서 조정 압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