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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아마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검토
미 유통체인 월마트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은행 및 신용카드에 기반한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을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월마트, 아마존을 비롯한 다국적 대기업들은 미국 내에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들은 여행정보업체 익스피디아와 일부 항공사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여부를 검토해왔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자산을 말하는데, 주로 달러나 유로 등에 교환가치가 고정되게 설계되며, 스테이블코인은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담보를 두는데, 미국 국채가 많이 활용된다. 월마트, 아마존과 같은 거대 유통·전자상거래 업체가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한 대체 결제 시스템을 갖출 경우 전통적인 은행 및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WSJ은 평가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수수료 비용 절감을 위해 비자 및 마스터카드로 대변되는 신용 카드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오랜 기간 노력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마존의 경우 온라인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자체 발행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선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뿐만 아니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자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에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의회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입법을 뒷받침하는 등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미 상원 예산소위원회에서 "미국 국채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 입법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사용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해 스테이블코인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지난 3월 말 기준 2373억달러다.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테더(USDT)와 USD코인(USDC) 시총 합계가 약 2000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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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스라엘과 이란간 확전 여파로 7%대 폭등
국제유가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간 확전 여파로 7%대나 폭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물 가격은 7.3%(4.94달러) 상승한 배럴당 72.98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일간 상승 폭 기준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일간 상승 폭이다. WTI 선물은 12일 밤에는 상승폭이 14%대까지 오르며 배럴당 77.62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1월이래 약 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7.0%(4.87달러) 오른 배럴당 74.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일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폭등세를 보인 것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공습한 데 이어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수백기를 발사해 보복하면서 중동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중동지역의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전투기 200대를 동원해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나탄즈 핵시설 등 군사 목표물을 전격 공습했다. 오후에도 다시 전투기를 띄워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기지와 발사대 등을 타격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다량 발사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다양한 탄도미사일 수백기가 발사되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잔혹한 공격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이란 지역 석유 생산시설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중동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하루 1800만∼19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한다. 한국 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심각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레이딩 플랫폼 트라두의 니코스 차부라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자 용 보고서에서 "유가가 지속해서 오르려면 이란의 석유 인프라 손상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실제 물리적 공급 차질이 발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냅퍼 크릭 에너지의 카일 쿠퍼는 “앞으로 이스라엘과 이란간 공격기 지속된다면 석유관련 시설이 피해를 입거나 이란이 (세계 에너지수송의 요충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 등 공급에 대한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현재까지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보도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중동리스크는 고조되고 있지만 공급력을 상실하지 않아 원유가격 폭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위기 고조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1.5%(50.4달러) 오른 온스당 34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일시 3468.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치(3505.9달러)를 기록한 지난 4월 하순이래 최고치에 거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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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6억 달러 탱커 자국 발주…에너지 안보·조선업 동시 육성
인도 국영 정유사들이 자국 조선 산업을 키우려는 정부 정책에 맞춰 국내 조선소에 선박 10척의 공동 발주를 추진한다. 원유 수입의 85% 이상을 외국 선박에 의존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에너지 안보와 해상 물류 주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13일(현지시간) 인디아 쉬핑 뉴스 등 외신은 인디안 오일 코퍼레이션(IOC), 바라트 페트롤리엄(BPCL), 힌두스탄 페트롤리엄(HPCL) 등 인도 국영 정유 3사가 올해 말 자국 내 연료 운송용 중형(MR) 탱커 입찰을 공동으로 낸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주 계획은 최대 6억 달러(약 8209억 원) 규모에 이르며, 오는 2028년부터 차례로 선박을 넘겨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발주할 탱커는 5만~6만 재화중량톤수(DWT)급으로, 총 10척 가운데 인디안 오일이 6척, BPCL과 HPCL이 각각 2척씩 소유한다. '메이크 인 인디아' 기치…에너지 안보·산업 육성 동시 조준 이번 발주는 선박을 에너지, 무역, 국방의 핵심 국가 전략 자산으로 여기고 자국 조선업 역량을 키우려는 인도 정부 계획의 한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발주를 기회로 2047년까지 인도 소유·건조 탱커 비중을 69%까지 끌어올리고, 조선·기자재 등 연관 산업에서 15만~20만 개의 새 일자리를 만든다는 긴 안목의 목표를 세웠다. 현재 인도에는 조선소 40여 곳이 있지만, 이번에 발주할 MR탱커급 이상 선박의 건조 능력을 갖춘 곳은 네 곳뿐이다. 높은 비용·기술 한계 '걸림돌'…정부 지원이 성공 관건 하지만 자국산 선박 건조는 정유사들에 큰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산 MR 탱커의 예상 가격은 척당 5500만~6000만 달러(약 752억 4000만~820억 8000만 원)로, 한국산(약 5000만 달러)이나 중국산(약 4300만 달러)보다 15~25%가량 비싸다. 이 때문에 발주 주체인 정유사들은 선박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빌려 쓰는 용선이 경제적이라며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여기에 대형 선박 건조 경험이 부족한 인도 조선소의 설계·기술·인력의 한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어려움을 풀기 위해 인도 정부는 적극 지원에 나섰다. 2025-26년 예산에 약 25억 달러(약 3조 4200억 원) 규모의 '선박금융지원정책(SBFAP 2.0)'을 담고, 보조금, 세금 혜택, 장기운송계약 보장 등 여러 인센티브를 추진한다. 또한 기술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국, 일본 같은 세계 조선 강국과 기술 협력과 합작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찾고 있다. 업계는 이번 10척 공동 발주가 앞으로 10년 동안 100억 달러(약 13조 6800억 원)를 들여 선박 112척을 확보하려는 인도 정부 장기 계획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본다. 비싼 가격과 기술의 한계라는 과제가 남았지만, 정부의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인도가 조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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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이란 보복 공격에 뉴욕증시 '검은 금요일'…다우 770P↓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며 뉴욕증시가 공포에 휩싸였다. 13일(현지시간)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7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42,198.89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1.14%, 1.29% 동반 하락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맞서 이란이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시장을 얼어붙게 한 직접적 원인이었다. 이날 시장은 전형적인 '위험 회피(Risk-off)' 장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인 금과 원유 가격은 폭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74달러에 육박하며 7% 넘게 치솟았고, 금 선물은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증시 반등을 이끌던 엔비디아 등 기술주와 여행·항공주는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엑손, 록히드 마틴 등 에너지·방산주만이 급등하며 포연 속에서 나 홀로 웃었다. [미니해설] 다우 770P 폭락, 왜?…월가 뒤덮은 '제2의 오일쇼크'와 '인플레이션' 그림자 안도의 한숨이 공포의 비명으로 바뀌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안정된 물가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기대로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피어오르던 월스트리트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주고받은 '공습' 소식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13일의 뉴욕증시는 통제 불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의 근간을 어떻게 뒤흔드는지 명확히 보여줬다. 패닉 장세…'위험' 버리고 '안전'으로 내달린 투자자들 이날 시장의 움직임은 명확했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빼내 안전자산으로 피신했다. 4월 저점 이후 반등을 주도했던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주는 투자심리 위축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되었다. 여행길이 막힐 것이란 우려에 익스피디아, 에어비앤비 등 여행 플랫폼과 힐튼, 메리어트 등 호텔 체인, 유가 급등에 직격탄을 맞을 항공주와 크루즈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어도비, 비자, 마스터카드 등 개별 악재가 있던 기업들의 주가는 낙폭을 더욱 키웠다. 전쟁의 역설…포연 속 미소 지은 에너지·방산주 반대편에서는 전쟁의 수혜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국제 유가(WTI, 브렌트유)가 7% 넘게 폭등하자 엑손,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등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자 록히드 마틴, RTX, 노스럽 그러먼 등 방산 업체들의 주가는 3% 안팎으로 급등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역시 빛을 발했다. 금 선물 가격은 두 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셰어즈(GLD)와 뉴몬트, 배릭 마이닝 등 금광 업체 주가도 함께 올랐다. 최악의 시나리오, '오일 쇼크'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국지전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 선임 시장 전략가는 "전면적인 군사 분쟁에 돌입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석유 공급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세계 시장에 상당히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일 쇼크'의 망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시버트 파이낸셜의 마크 말렉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원유 가격 급등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수치에 거의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까스로 잡히는 듯했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경제지표 아닌 '중동의 입'에 쏠린 눈…안갯속 증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또 다른 변수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은 모든 것이 사라지기 전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며 "너무 늦기 전에 그냥 해라(JUST DO IT, BEFORE IT IS TOO LATE)"고 압박했다. 그의 강경한 메시지는 중동의 불확실성을 한층 더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됐다는 긍정적 신호가 있었지만, 이제 월스트리트의 시선은 당분간 기업 실적이나 경제 지표가 아닌 중동의 화약고에 고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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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산업화 이후 강으로 유입된 수은 3배↑⋯규제 완화 우려
전 세계 강을 통해 이동하는 수은(mercury)의 양이 산업혁명 이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석탄 연소, 광산 채굴, 제조업 등 인간의 산업 활동이 수은의 방출과 이동 경로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툴레인대학교 연구팀은 화산활동·산불 등 자연 기원을 반영한 수은 방출량을 재구성하고 이를 현재와 비교해 연간 수은 유출량이 1850년대 390메가그램에서 현재 약 1000메가그램으로 증가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전 세계 강 하상 퇴적물 코어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입증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쿨레인대학교의 환경공학과 장옌쉬(Yanxu Zhang) 교수는 "수은은 신경계 독성 물질로, 강과 어류에 축적될 수 있어 인체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특히 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 지역에서 수은 노출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추진중인 수은과 중금속 배출 규제 완화 조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EPA는 올해 초 '수은 및 공기 유해물질 기준(MATS)'을 포함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20여 건의 정책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기준은 석탄 및 석유 화력발전소의 수은, 비소 등 유해물질 배출을 제한해온 핵심 규제다. 리 젤딘(Lee Zeldin) EPA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새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발전소는 현재보다 더 많은 수은을 배출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환경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사실상 수은 방출의 문을 다시 여는 결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제임스 퓨(James Pew) 연방청정대기법 책임자는 "수은은 아동의 뇌 발달을 방해하고, 비소는 암과 선천적 결함과 연관이 있다"며 강력한 규제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이미 수은 오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미네소타주는 강·호수에서 잡힌 어류에 포함된 수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주민들에게 '주 1회 이상 어류 섭취 금지' 권고를 내렸다. EPA는 수은 노출이 말초 시야 상실, 감각 이상, 언어·청각·운동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태아기 노출시 신경계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존 홀드렌(John Holdren) 전 백악관 과학보좌관은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인간의 환경적 영향이 자연 영향의 규모를 월등히 초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 기반의 공중보건 보호 체계에서 불러나려는 현 행정부의 행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호나경법 전문가인 예일대 댄 에스티(Dan Esty) 교수는 "수은은 미국 환경정책사에서 대중 건강과 규제가 직접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를 되돌리는 시도는 장기적 보건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하원은 지난달 화학 공장, 정유시설, 농약 제조업체 등 약 1800개 시설이 자체적으로 '경미한 오염원'으로 재분류되도록 하는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치는 향후 해당 건설의 유해물질 감시·보고 의무를 사실상 면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옌쉬 교수는 "미국 동부처럼 산업 시설이 밀집된 지역은 특히 수은 오염에 만감하다"며 "지속적인 수은 유입은 결국 인간이 생선 섭취를 조절해야 할 정도의 사안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은과 같은 중금속은 축적성과 장기 독성이 강한 물질로, 그 피해는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 규제 완화가 장기적으로 심각한 환경적·보건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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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이스라엘 공습 여파⋯코스피 7일 상승 마감하고 2,890선으로 후퇴
중동 정세가 격화되면서 코스피가 13일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41포인트(0.87%) 내린 2,894.62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930선에서 출발했으나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도 2.61% 급락했다. 환율은 달러당 1,369.6원으로 10.9원 상승했다. 방산·에너지·해운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삼성전자와 자동차주 등 대형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니해설] 중동 위기, 국내 증시 흔들다…방산·에너지 급등 속 대형주 약세 전환 이스라엘이 13일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중동 위기가 급격히 고조된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는 7거래일간 이어졌던 상승 랠리를 마감하고 하락 전환했다. 증시는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이스라엘의 선제 타격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낙폭을 키우며 2,870대까지 밀렸다. 외국인의 장 후반 순매수 전환으로 낙폭은 다소 줄었지만 종가는 전일 대비 0.87% 하락한 2,894.62였다. 코스닥 지수는 충격이 더 컸다. 전 거래일보다 20.59포인트(2.61%) 급락한 768.86으로 마감했다. 환율도 급등해 원/달러 환율은 1,369.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으며, 하루 새 10.9원이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2% 하락한 58,300원에 마감했고, 현대차(-1.24%), 기아(-1.22%), 현대모비스(-0.88%) 등 자동차주 전반이 내렸다. SK하이닉스는 강보합세로 선방했지만, 반도체 장비업체 한미반도체는 1.36% 하락했다. 반면 지정학적 위기의 반사이익을 누린 업종도 있었다. 국제유가 상승 기대감에 흥구석유가 상한가(29.97%)를 기록했고, 흥아해운(29.79%) 등 해운주와 풍산(22.15%), 휴니드(14.01%), LIG넥스원(14.35%) 등 방산주도 동반 급등세를 보였다. 중동 사태는 이스라엘이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이란 제재 결의안 직후, 나탄즈 등 이란 전역의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하면서 촉발됐다. 이란은 자국 핵시설을 공격할 경우 '레드라인'으로 간주해 강력한 보복을 천명해온 만큼, 전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역시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하루 새 4.3% 하락해 10만3,000달러대를 기록했고, 이더리움 등 주요 종목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며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424달러로 1.1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증시 조정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코스피에 조정이 들어갈 타이밍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해졌다"고 진단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기업 실적이 둔화되는 국면에서의 외부 충격은 증시의 변동성을 더욱 키운다"며 "이번 주말 이란의 대응 수위에 따라 증시 향방이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사태는 미국발 고율 관세 위협이라는 구조적 리스크와 맞물려 향후 국내 수출과 실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차질, 환율 변동 등 복합 악재가 가시화될 가능성도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국제사회의 대응, 미국의 입장 변화 등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방산, 원자재 관련 업종이 단기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전면전 가능성에 따라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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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전격 공습⋯코스피 급제동
- 이스라엘이 13일 새벽 이란 핵시설을 전격 공습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발 관세 갈등에 더해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선제 타격 소식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에 복합 악재가 드리운 것. 중동발 충격파는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도 즉각 반영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급반락했고 원화 가치는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공습 소식 이후 하락 전환해 2,900선 아래로 밀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대규모 매도에 나섰고, 원/달러 환율도 1,360원대 후반으로 반등했다. 국제유가(WTI)는 10%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했고, 금값도 2% 이상 상승했다. 반면 가상자산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정부는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니해설] 중동 긴장에 주가·원화 급제동⋯유가 급등 13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겨냥한 선제 타격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외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공습은 나탄즈 등 이란 핵시설과 핵 과학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대피령을 내리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거론되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흔들렸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2,930선에서 출발했으나 공습 보도 이후 하락세로 전환, 장중 2,900선을 하회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8.24% 올랐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상승 모멘텀을 잃었다. 외국인은 399억 원, 기관은 5,16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개인 투자자만 5,533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환율도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55.0원에 출발했지만 곧바로 방향을 틀어 1,360원대 후반에서 거래됐다.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불안에 즉각 반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서며 전일 대비 10% 넘게 급등했다. 이란이 보복에 나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금 역시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가격이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짜리 KRX 금 현물은 g당 15만원대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2% 이상 상승했다. 반면 가상자산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급락세를 보였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억4000만 원대에서 1% 넘게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5% 넘게 빠져 340만 원대에 머물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국지 분쟁이 아닌, 중동의 안보 지형과 국제 에너지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란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레드라인'으로 간주해왔던 만큼 군사적 충돌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이 핵 보유 문제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스라엘의 공습이라는 형태로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에서는 그간 상승세에 대한 조정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의 핵심은 이란이 실제 핵시설을 타격당했다고 판단하는지, 이에 어떤 수준의 보복을 감행할 것인지에 달렸다"며 "현시점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공식 반응을 지켜보며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경기와 원자재 수급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 이슈가 여전히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동까지 불안정해지며 금융시장에 복합 악재가 겹친 형국이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차단 같은 극단적 시나리오까지 감안해야 한다"며 "달러 강세 전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하고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외교 안보와 경제 이슈가 동시에 얽힌 이번 사태는 향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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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전격 공습⋯코스피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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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지않은 미래'에 외국산 자동차 관세 인상 시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현재 25%인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머지않아 더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나는 우리 자동차 노동자들을 더 보호하기 위해 모든 외국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고 언급한 뒤 "나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in the not too distant future)에 그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관세가) 더 높을수록 그들(외국 자동차 메이커 등)이 이곳에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미 25% 자동차 관세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자동차 관세를 올릴 경우 그 만큼 한국 자동차 업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이후 25%로 책정해 부과하던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지난 4일부터 50%로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부터 시행 예정인 사실상의 전기차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행한 연설에서 이 같은 자동차 관세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감세 등 국정 어젠다를 담은 법안에 대한 이견 속에 자신과 심각한 공개 갈등을 빚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전기차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힌 뒤 "나는 테슬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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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지않은 미래'에 외국산 자동차 관세 인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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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런던 2차 고위급 무역회담서 협상 이행 틀 마련
- 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진행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지난달 제네바 1차 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를 도출하는 데 합의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중국과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통화 및 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틀에는 희토류 수출 통제 및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해제가 포함되며, 양국 정상이 승인하면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미니해설] 미·중, 런던 무역협상서 '합의 이행 틀' 마련…관세·수출통제 완화 기대 미국과 중국이 런던에서 개최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지난달 제네바 1차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이행할 구체적인 프레임워크(이행 틀)를 마련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러트닉 상무장관 외에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그리어 대표가 참석했고,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장, 리청강 부부장 등이 대표단을 구성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회담 종료 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중국과 제네바 합의 및 양국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이번 틀은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중국의 희토류와 핵심광물 수출 통제가 해제되고 미국의 반도체 등 대중 수출 제한 조치도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 대표인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도 회담 종료 후 "양국은 5일 정상 간 통화와 제네바 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 틀에 도달했다"며, 이번 협상이 "전문적이고 이성적이며 심도 있고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었으며, 신뢰 회복과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중은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협상에서 90일간 상호 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고, 중국이 희토류 등 비관세 수출 통제를 해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양측은 상대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비난을 주고받았고,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지와 관련해 강하게 반발했고,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 및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조치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통화를 계기로 런던 2차 회담이 성사됐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제기한 상호 불만 해소에 중점을 두고 20시간 이상 진행됐으며, 결국 프레임워크 도출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냈다. 러트닉 장관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해 승인을 얻은 후, 중국도 시 주석과 협의해 승인을 받은 뒤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희토류 공급 차단에 대응해 미국이 취했던 조치들은 균형 잡힌 방식으로 해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원자력·화학소재 등 핵심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현재로서는 추가 회담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지속적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는 "다른 회담 일정은 없으나, 중국 측과 계속 연락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레임워크가 양국 정상을 통해 승인되고 실제로 이행될 경우, 미·중 간 갈등 완화는 물론 글로벌 무역 환경에도 긍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합의 이행을 둘러싼 신뢰 회복 여부와 실행의 투명성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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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런던 2차 고위급 무역회담서 협상 이행 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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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상수지 57억달러 흑자⋯외국인 배당 여파로 전달 대비 34억달러 감소
-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며 전달 대비 흑자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여파가 수출 실적에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57억달러 흑자로 2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외국인 배당 지급 영향으로 전달보다 34억 4000만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는 반도체 등 IT 수출 호조로 흑자 폭이 확대됐고,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커졌고, 본원소득수지는 외국인 배당 집중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도 점차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니해설] 4월 경상수지 57억달러 흑자…美 관세 여파 본격화 조짐 한국의 4월 경상수지가 외국인 배당 지급 여파로 전달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상품수지는 오히려 호조를 보였으며,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도 감소해 흑자 기조는 유지됐다.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 본원소득수지 악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여파는 향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24년 4월 경상수지는 57억달러(약 7조 7000억 원) 흑자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인 3월(91억 4000만 달러)보다 34억 4000만 달러 줄어든 수치다. 다만 작년 같은 달(14억 9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결과다. 월간 기준으로는 4월 중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는 총 249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79억 7000만 달러)보다 약 70억달러 많다. 상품수지 흑자는 89억 9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5억 달러, 작년 같은 달보다 37억 5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도체·IT 수출 증가세 수출은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6.3%), 의약품(22.3%) 등 정보기술 품목 호조 덕분에 전년 동월 대비 1.9% 늘어난 585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석유제품(-13.8%), 승용차(-4.1%)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EU(18.4%), 동남아(8.6%)로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미국(-6.8%)과 일본(-5.3%)에서는 부진했다. 특히 미국 수출 감소에는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부품 등에 대한 관세 정책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3분기 이후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 미국 내 생산 확대와 함께 국내 수출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소비재 수입감소⋯자본재 수입은 증가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석탄 -38.5%, 원유 -19.9%, 가스 -11.4%)와 소비재(곡물 -11.5%, 비내구재 -3.3%, 승용차 -2.8%) 등이 감소해 총 495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1% 줄었다. 반면 반도체 장비(26.8%)와 수송 장비(20.8%) 등 자본재는 증가해 자본재 중심의 수입 회복세가 관측됐다. 이에 대해 송 부장은 "에너지 가격 요인을 제외하면 불황형 흑자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28억 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폭이 전달(-22억 1000만 달러)과 지난해 4월(-17억 9000만 달러)보다 확대됐다. 운송수지가 15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고, R&D 서비스 지급 증가로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도 악화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면서 전달의 32억 3000만 달러 흑자에서 1억 9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배당소득 수지는 6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달(26억 달러 흑자) 대비 급락했다. 해외 직접투자 증가⋯외국인 국내 투자 감소 금융계정에서는 4월 중 순자산이 45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가 30억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3억 2000만 달러 줄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23억 3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21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송재창 부장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조치가 점차 우리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는 향후 경상수지 개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5월에는 외국인 배당 영향이 사라지면서 흑자폭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발표는 한국의 수출 회복세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발 통상압력 강화와 서비스수지 구조적 적자라는 복합 요인이 향후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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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상수지 57억달러 흑자⋯외국인 배당 여파로 전달 대비 34억달러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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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물가 4개월째 하락⋯PPI도 32개월 연속 마이너스
-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하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발표를 통해, 이번 수치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0.2%)보다 낮은 하락 폭을 보였다고 밝혔다. 근원물가는 0.6% 상승했지만 소비 부진을 상쇄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3.3% 하락하며 2022년 10월 이후 3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당국은 기준금리 인하, 지급준비율 조정 등 경기부양책을 단행했지만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물가, 4개월 연속 하락…경기부양에도 내수 회복 '지지부진' 중국의 물가 지표가 5월에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3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중국 경제의 회복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이는 3월과 4월(-0.1%)과 같은 수준이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2%)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전월 대비로도 0.2% 하락해,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CPI는 춘제(음력설) 효과가 있었던 1월 0.5%를 끝으로, 2월 -0.7%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이너스 흐름에 접어들었다. 이후 3월과 4월에는 각각 -0.1%로 소폭 하락세를 유지했고, 5월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5월에 0.6% 상승하며,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소비 위축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에 미국 경제방송매체 CNBC는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 조치에도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한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더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5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했으며, 이는 4월의 -2.7%보다 0.6%포인트 더 하락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였던 -3.2%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이로써 PPI는 2022년 10월 이후 3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제조업체들이 출고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중국은 현재 다른 주요 국가들과 달리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반면, 중국은 내수 침체와 물가 하락이라는 이중 압박에 대응 중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7일 중국 인민은행(PBOC)은 기준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고,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내수 소비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또한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통해 노후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소비 촉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용 불안이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의 무역 갈등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양국은 제네바에서 1차 관세 조정 합의를 도출하며 일시적인 휴전 국면에 돌입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평균 145%의 고율 관세를 51.1%로 낮췄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세율을 32.6%로 인하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이를 "광범위한 무역합의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 마련"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양측은 이후에도 상호 비판을 이어가며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확대 약속 이행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중국 유학생 비자 규제를 강화하고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상무부는 최근 "로봇·신에너지차 등 핵심 산업에 필요한 희토류의 수출 신청을 계속 승인할 것"이라고 밝혀 수출 통제를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복합적인 대외 변수와 내수 부진을 고려할 때, 중국 당국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영 중국증권보는 "올 하반기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으며, 1월 이후 중단됐던 국채 매입도 재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달 말에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루자쭈이(陆家嘴)포럼'이 주목된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금융당국 인사들이 참석해 향후 경제 및 금융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하이 시 정부 관계자는 "중대한 정책 메시지가 이 자리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5월 중국의 수출이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는 5월 수출이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0%에는 약간 못 미친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은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제시한 전망치인 0.9% 감소보다 낙폭이 커 경기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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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물가 4개월째 하락⋯PPI도 32개월 연속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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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값 줄인상에 소비침체까지⋯SSM 매출·수익성 '이중고'
- 극심한 소비침체 속 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대형 슈퍼마켓(SSM)의 부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SSM의 고객 1인당 구매액은 전년보다 1.2%, 점포당 매출은 3.0% 줄었다. 이는 대형마트·편의점과 대조적이다. 롯데슈퍼의 1분기 영업이익은 73% 급감했고, GS더프레시는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SSM 전체 매출의 92.5%를 차지하는 식품 소비가 위축된 데다,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평균 7.1% 오르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니해설] 대형 슈퍼마켓의 시련⋯식품가격 인상·소비침체 '이중 악재'에 울상 한때 '집 근처 식료품 특화 매장'으로 각광받던 대형 슈퍼마켓(SSM)이 소비 침체와 식품 물가 인상이라는 '겹악재'에 직면했다. 소비자 발길이 줄고 지갑도 얇아지며 실적 부진이 현실화된 것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4월 SSM은 유일하게 1인당 구매액과 점포당 매출액이 모두 줄어든 유통 채널로 나타났다. 월평균 1인당 구매액은 1만719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점포당 매출도 3억4500만 원으로 3.0% 줄었다. 이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백화점과 비교해도 뚜렷한 부진이다. 실제 대형마트는 1인당 구매액이 소폭 증가했고, 점포당 매출은 정체에 그쳤지만 역성장은 피했다. 편의점 역시 점포당 매출은 줄었으나 구매 단가가 올라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했다. 백화점은 경기 양극화의 수혜를 입으며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가장 선전했다. SSM 업계 실적은 하락세를 여실히 보여준다. 롯데슈퍼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은 30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고, 영업이익은 120억 원에서 32억 원으로 73.3% 급감했다. GS더프레시는 점포 수 확대로 매출은 9.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1.2% 감소해 수익성 악화가 뚜렷했다. SSM의 한계는 구조적인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유통업 매출 구성에서 SSM은 식품 비중이 92.5%에 달해 식품 소비가 줄면 매출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는 대형마트(69.8%), 편의점(55.7%), 백화점(12.5%)보다 훨씬 높은 비중이다. 소비자가 장보기를 꺼리는 순간, SSM은 곧장 타격을 입는다. 업계는 장바구니 부담 증가를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소비자물가는 2.1% 상승한 반면, 식품 물가는 3.5% 올라 더 빠른 속도로 올랐다. 특히 가공식품은 3.0% 상승하며 식품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이 됐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4월, 주요 가공식품 34개 품목 중 24개가 전년보다 가격이 올랐으며, 평균 상승률은 7.1%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적은 양을 구매하거나 할인 기준에 맞춰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퇴근길에 슈퍼마켓에 들러 식재료를 사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그 빈도도 줄고 회당 구매 금액도 크게 낮아졌다"며 "SSM 특유의 틈새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소비 진작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 SSM 관계자는 "정부가 식품 물가 안정에 주력하고, 추경을 통해 내수 부양에 나선다면 하반기에는 매출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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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값 줄인상에 소비침체까지⋯SSM 매출·수익성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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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그림자에 美 경제 비관론 '급증'⋯기업들 "고용·투자 동결"
-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의 잘못된 경기 침체 경보를 이겨낸 미국 경제가 또다시 '불편한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를 멈춰 세우면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 감사품질센터(CAQ)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미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감사 파트너의 비율은 지난해 가을 10%에서 현재 44%로 급증했다. 반면 낙관론은 38%에서 15%로 뚝 떨어졌다. 감사 파트너들은 잠재적 경기 침체, 지정학적 불안, 무역 불확실성을 비관론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5월 미국 경제는 13만 9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안정적인 고용 성장세를 보였다. 실업률 역시 지난 1년간 4.0%에서 4.2% 사이의 좁은 범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균열의 조짐이 뚜렷하다. 기업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역 정책이 미래 계획 수립을 방해한다며 고용과 투자 동결에 나서고 있다. "1년 수익 날아갈 판"…관세 직격탄에 기업들 '투자 동결' 현장의 기업들은 관세 충격에 직격탄을 맞았다. 울트라소스의 존 스타 대표는 관세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고용과 자본 지출을 전면 중단하고 "몸을 웅크리고 있다"고 밝혔다. 울트라소스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육류 가공 기술을 수입·제조하는 회사다. 그의 회사는 10%의 관세가 발효된 4월 9일 이전에 유럽에 주문한 2000만 달러(약 272억 3000만 원)어치 장비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관세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그는 200만 달러(약 27억 2300만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3대째 회사를 운영하는 스타 대표는 "이 돈을 어떻게 내라는 말인가? 한 해 이익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의 주문에 20% 관세를 내는 것은 상관없지만, 고객·공급업체와 계약을 마친 후에 관세율이 갑자기 바뀌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 탓에 이미 30만 달러(약 4억 845만 원)의 예상치 못한 비용을 부담한 그에게 법인세 감면 같은 정책은 "이익이 '0'이 되면 소용없는 일"일 뿐이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접근법이 더 나은 무역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스티븐 미란 위원장은 "상대국이 관세 부담을 떠안게 하려면 우리 공급망을 이전하겠다는 믿을 만한 위협이 있어야 한다"며 "그 위협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책 세부 사항이 완전히 구체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내놓지 못했다. 노동·소비·금융 '3대 위험'…불확실성 속 생존전략 고심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앞에 세 가지 큰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첫째, 노동 시장의 '불안한 균형'이다. 현재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도, 3~4년 전 어렵게 구한 인력의 해고는 주저하고 있다. 둘째, 소비자들이 마침내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다. 지난 1년간 소비자 부채 연체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주택 시장은 이미 '실패한 봄'을 보냈다. 셋째, 예측 불가능한 금융 시장 충격도 위험 요소다. 연준은 지난해 단기 금리를 1%포인트 내렸지만, 올해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를 잠정 중단했다. 경제적 압박이 커지면서 기업 사기 위험도 높아져, 많은 기업이 강력한 사기 방지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과거 미국 경제는 대유행 기간 중 초저금리 재융자와 인공지능(AI) 관련 자본 지출 덕에 금리 인상의 충격파를 견뎌냈다. 칼라일 그룹의 제이슨 토머스 수석 경제학자는 "이런 기술 충격이 과잉 건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갑작스러운 경기 후퇴 가능성을 경고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고객 서비스 개선과 내부 운영 합리화를 목표로 인공지능(AI)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또한 일부 기업이 인력을 줄이는 가운데, 기존 직원의 기술 향상 교육에 투자한다. CAQ의 줄리 벨 린지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기업들이 장기 회복탄력성과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면서 혁신에 투자하고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며, 청렴 문화를 다지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비콘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토퍼 손버그 창립 파트너는 "경제가 상당한 동력을 가지고 있어 트럼프가 관세에서 물러나 진정한다면 경기 확장이 2~3년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가 계속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면 내년 초까지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Key Insights]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경기 불확실성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 위협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Summary]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비관론이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를 동결하며 대응하고 있다. 불안정한 노동시장, 소비심리 위축, 금융시장 충격 등 '3대 위험'이 부상했으며, 향후 경제 향방은 미국의 무역 정책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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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그림자에 美 경제 비관론 '급증'⋯기업들 "고용·투자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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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한국 다시 환율관찰대상국 지정⋯트럼프 행정부 첫 보고서
-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5일(현지시간)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는 한국, 중국, 일본 등 9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명시했다. 한국은 2023년 11월 관찰대상국에서 빠졌지만 같은 해 다시 편입됐으며, 이번 보고서에서도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에 따라 지정됐다. 특히 2024년 한국의 GDP 대비 경상흑자가 5.3%로 급증했고, 외환시장 개입 내역도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보고서로, 향후 무역협상에서 환율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니해설] 트럼프 정부 첫 환율 보고서서 한국 재지정…무역·환율 압박 수위 높아지나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는 향후 한미 간 통화 정책 및 무역 협상에 있어 환율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독일, 싱가포르, 아일랜드, 스위스 등 총 9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선정했다. 지난 2023년 11월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 지정을 면했던 아일랜드와 스위스가 새롭게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한국은 2016년 이후 몇 차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되기를 반복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다시 명단에 포함됐으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2개 평가 기준 충족으로 인해 재지정됐다. 미국은 2015년 무역촉진법에 따라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평가해 국가를 지정한다. 이 가운데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 3개를 충족하면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3년 GDP의 1.8%에서 2024년 5.3%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품 무역흑자의 증가에 기인하며, 2024년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도 140억달러에서 550억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외환시장 개입 내역도 보고서에 상세히 언급됐다. 2024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원화 약세와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한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총 112억달러 규모의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DP의 약 0.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재무부는 이러한 개입이 "무질서한 시장 여건에 대한 예외적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환율 정책 평가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 시절부터 “환율을 통한 무역 왜곡”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환율 조작이나 불공정 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를 무역협상에서 직접 문제 삼겠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중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재무부는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과 불투명한 외환 운용을 문제 삼았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방해할 경우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사실상 경고성 메시지로, 향후 미·중 간 통화 마찰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미국 우선 무역정책' 기조 아래 교역국 환율 정책에 대한 분석을 질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목적 ▲거시건전성 조치 및 자본규제 ▲연기금 및 국부펀드 활용 여부 등도 새로운 심층 분석 대상이 될 예정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며 "조작국 지정 시 불이익이 크도록 만들고, 필요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향후 미국이 환율 문제를 무역 압박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 정부는 이날 입장을 내고 "미국 재무부와의 상시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겠다”며 “한미 간 환율 협의도 면밀하게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환율 보고서는 오는 10~11월께 발표될 예정으로, 외환당국과 시장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배경에는 구조적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구조뿐 아니라,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통화정책이 점차 수단화되는 국제 환경도 깔려 있다. 향후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및 정책 대응에도 한층 정밀한 조율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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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한국 다시 환율관찰대상국 지정⋯트럼프 행정부 첫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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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와 머스크 '브로맨스' 결국 파국⋯트럼프 감세법안 두고 공개 충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공화당 세제 개편안, 특히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독일 메르츠 총리와의 회담 중 기자들에게 "머스크에게 실망했다"며 "그가 세제 개편안에 반대한 것은 (세제 개편안에서) 전기차 세액공제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머스크는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는 와중 실시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에 에 반박글을 올렸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정말 배은망덕하다"며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대선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상원도 51대 49로 공화당이 패배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머스크는 또 "나는 세액공제를 줄이는 것 자체는 괜찮다"면서도 "문제는 법안에 포함된 '역겨운 특혜조항(pork)' 덩어리"라며 감세안 전체에 반대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Big Beautiful Bill)'이라 불리는 세제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테슬라 등 일부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2025년 말 종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현재로선 2032년까지 유지된다. JP모간에 따르면 이는 테슬라의 연간 순익에 약 12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는 이 법안의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인데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며 "전기차 관련 의무조항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해당 법안은 나에게 단 한 차례도 보여지지 않았다"며 "의회조차 제대로 읽지 못한 채 한밤중에 졸속 통과됐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머스크가 추천한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로 거론된 제러드 아이잭먼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 이력이 있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아이잭먼은 머스크와 가까운 사업가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그간의 공로를 치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머스크의 반발 이후 테슬라 주가는 14%대나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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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와 머스크 '브로맨스' 결국 파국⋯트럼프 감세법안 두고 공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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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소비 동반 부진'⋯1분기 한국 경제 -0.2% 역성장
-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했다. 한국은행은 5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건설투자(-3.1%), 설비투자(-0.4%), 민간소비(-0.1%) 등 내수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수출은 -0.6%, 수입은 -1.1%를 기록했으며, 순수출 기여도는 0.2%p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0.6%), 건설업(-0.4%), 서비스업(-0.2%)이 부진했다. 실질 GNI는 0.1% 증가했고, 1인당 GNI는 3만6745달러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미니해설] "내수 식고, 반도체만 뜨고"…한국 경제 체온 낮아진 1분기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다시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말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하며, 지난해 1분기 1.2% 성장 이후 세 분기 만의 역성장이다. 한국 경제는 2023년 2분기에 -0.2%를 기록한 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1% 성장하며 근근이 반등해왔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가장 큰 원인은 내수 부진이다.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3.1% 감소했고, 민간소비는 오락문화 등 서비스 지출이 줄며 0.1% 하락했다. 이는 각각 성장률을 0.4%포인트, 0.1%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장비 중심으로 0.4% 감소해 작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물건비 지출 증가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은 화학제품과 기계·장비 수요 부진으로 0.6% 줄었고, 수입도 에너지류 감소로 1.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에 0.2%포인트 기여했다. 숫자상 수출 실적은 나아졌지만, 대부분 반도체 수출에 편중된 회복이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부문별로는 전기·가스·수도업이 5.2%, 농림어업은 어업 호조로 4.4%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은 화학물질·기계·장비 중심으로 0.6%, 건설업은 0.4% 줄었다. 서비스업도 -0.2%를 기록했다. 정보통신과 금융업은 성장했지만, 운수·도소매·숙박음식업 부진이 전체를 끌어내렸다. 한은은 2분기 전망과 관련해 "산업활동동향상 내구재 및 비내구재 소비, 도소매업 생산, 설비투자 등이 개선되고 있다"며 성장률을 0.5%로 제시했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5월 하순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 중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영향은 변수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수출은 기술적으로 좋아 보일 수 있지만 반도체에 집중된 것이며, 미국의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 수출에 부정적 파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1분기 명목 국내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1% 늘었고, 실질 GNI도 같은 폭으로 증가했다. 실질 무역손실이 확대됐지만,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이 늘며 전체 소득은 개선됐다. 1인당 GNI는 3만6745달러로 전년보다 1.5% 증가했고, 원화 기준으로는 5012만원으로 6.1% 늘었다. 경제성장률은 한 마라의 체력을 보녀주는 핵심 지표다. 내수와 수출이라는 두 바퀴중 하나라도 멈추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분석처럼 2분기부터 회복 조짐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정부와 기업, 소비자 모두의 경제적 대응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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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소비 동반 부진'⋯1분기 한국 경제 -0.2%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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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희토류 수출규제로 세계 자동차업계 생산 중단 위기
-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 통제 때문에 생산 중단 위기에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현지시각)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 규제 때문에 몇 주 안에 조립 라인을 닫아야 할 상황을 걱정하며 일부 부품 생산을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포드는 희토류 부족 때문에 지난달 시카고 공장에서 포드 익스플로러 생산을 일주일 동안 멈췄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이는 중국의 수출 규제가 미국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보여주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몇몇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전기차 제조업체, 그리고 공급업체들이 공장 폐쇄 위기를 피하려고 일부 자동차 부품 제조를 중국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살피고 있는 방안으로는 중국 공장에서 전기 모터를 생산하거나 미국산 모터를 중국으로 보내 자석을 달아주는 것이 있다. 한 자동차 제조업체의 공급망 관리자는 "중국에서 자석을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중국산 모터에 자석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유럽자동차부품업체협회(CLEPA)를 인용해 유럽 자동차 부품업체 여러 곳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CLEPA는 지난 4월 이후 부품업체들이 중국 당국에 신청한 수출 허가의 4분의 1만 승인됐고 일부는 '엄격한 절차상 이유'로 거부됐다고 밝혔다. CLEPA는 지역마다 절차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절차가 간소화되지 않을 경우 재고가 떨어져 3∼4주 안에 더 많은 업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의 통상갈등이 고조되자 지난 4월부터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을 포함한 희토류 금속으로 만든 자석을 수출하려면 기업들에게 허가 신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자석이 고온에서 작동하는 데 필요한 희토류 원소의 세계 공급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부터 F-35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세계 현대 기술의 상당 부분이 이 자석에 달려 있다. 전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가공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진다. 중국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도 희토류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중국이 희토류를 수출하는 대가로 유럽이 기술 분야 수출, 특히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ASML이 생산하는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현재 중국 공장에서 직접 사는 대신 유럽과 아시아에서 자석을 대체할 공급원을 찾고 있다. 그러나 한 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공급원 중 어느 곳도 자동차 산업의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자석을 공급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대신 가솔린 차량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기업들이 연방 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있고, 이는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테슬라나 리비안과 같은 전기차 제조업체에서 배출가스 상쇄를 위해 살 수 있는 규제 크레딧은 2027년까지 판매된다. 자석 부족 상황을 버티는 또 다른 방법은 희토류 자석을 쓰지 않는 옛날 전기 모터 기술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금 쓰는 모터가 더 싸고 효율이 좋아서 과거 기술을 버렸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여러 개의 작은 전기 모터를 쓰는 조절식 시트와 같은 일부 고급 기능을 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희토류 자석을 쓰는 고급 스피커 시스템도 하위 버전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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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희토류 수출규제로 세계 자동차업계 생산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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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로 내려온 5월 소비자물가⋯농산물·국제유가 하락 영향
-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섯 달 만에 다시 1%대로 내려왔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대 상승률이다. 채소 출하량 증가와 국제 유가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농산물 가격은 4.7%, 석유류는 2.3%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와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은 6.2% 올라 35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니해설] 소비자물가 1%대 하락 전환…기상호조·국제유가 하락 덕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섯 달 만에 다시 1%대로 진입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9%) 이후 처음으로 2% 아래로 내려간 수치다. 지난 14월 동안 소비자물가는 2.02.2%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이 있다. 기상 여건이 양호해 채소류 출하량이 늘었고, 국제 유가 하락이 물가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줬다. 농산물은 전체 물가를 0.2%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채소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4% 하락했으며, 사과(-11.6%), 참외(-27.3%), 파(-33.4%), 토마토(-20.6%), 배추(-15.7%), 배(-14.4%)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크게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도 물가 둔화에 한몫했다. 유류세 인하폭이 줄었지만, 1년 전보다 24.2% 낮아진 유가로 인해 석유류 가격은 2.3% 하락했다. 이로 인해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상 호조로 채소류 출하량이 늘었고, 과일은 지난해 가격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예외였다. 5월 축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6.2% 상승해 2022년 6월(9.5%)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돼지고기는 8.4%, 국산 쇠고기 5.3%, 수입 쇠고기 5.4%, 계란은 3.8% 각각 상승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수입가격이 오르고, 쇠고기는 도축 마릿수 감소로 인해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뛰었다. 이 심의관은 “소고기 대체재인 닭고기 가격까지 함께 올라 전체 축산물 가격 상승 압력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서비스 부문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비스 물가는 2.3% 상승했고, 이 중 개인서비스는 3.2% 올라 전체 물가를 1.08%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외식(3.2%)과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3.1%) 모두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제주도 지역 중심의 승용차 임차료(-14.0%) 및 국내단체여행비(-5.2%)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국제항공료도 유류할증료 하락에 따라 0.7% 떨어졌다. 공업제품에서는 가공식품 가격이 4.1% 올라 전체 물가에 0.35%포인트 영향을 줬다. 특히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 물가는 전월과 같은 높은 수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가계 부담을 높이고 있다. 근원물가 지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물가지수’는 전월(2.1%)보다 0.1%포인트 낮아진 2.0%로 나타났다. 또 다른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상승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민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9비 5.0% 하락했다. 이는 2021년 10월(-7.8%) 이후 43개월만에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3% 올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당초 예정됐던 3일이 아닌 4일로 하루 연기됐다. 이는 대통령 선거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일정이 조정된 데 다른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일부 품목에서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강하지만, 농산물과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둔화됐다. 다만 축산물과 개인서비스 분야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하반기 물가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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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로 내려온 5월 소비자물가⋯농산물·국제유가 하락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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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美 무역정책 불확실성發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경고"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무역 정책의 급변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OECD는 각국 정부에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무역 협정 체결을 촉구하며, 특히 북미 지역이 세계적인 경기 둔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OECD는 지난 3일(현지간) 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명년 세계 경제가 총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과 2026년 각 2.9%로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전 전망치인 2025년 3.1%, 2026년 3.0%보다 낮아진 것이며, 지난해 3.3% 성장했던 세계 경제가 올해는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성장 둔화와 무역 감소는 소득에 타격을 주고 일자리 증가도 느려지게 할 것"이라며, 무역 장벽이 더 높아지면 세계 성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증폭 OECD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세가 불확실성을 크게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법적 문제와 전 세계 국가들과의 지속적인 무역 협상 속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일부 새로운 부문별 관세는 이미 시행됐다. 특히 OECD는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 자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2024년 3.3%에서 2025년 1.6%로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전 전망치인 2.2%보다도 낮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이민 감소, 연방 공무원 감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무역 불균형으로 위축되기도 했다. OECD 전망에 따르면, 미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와 캐나다 또한 올해 급격한 성장 둔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경제는 0.4%, 캐나다 경제는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 정책 대응 촉구…미국은 금리 인하 어려워 OECD의 알바로 페레이라(Alvaro Pereir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무역 불확실성은 전 세계에 위축 효과를 미치고 있다"며, "이 모든 불확실성은 투자에 좋지 않고, 성장에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페레이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가 이러한 암울한 전망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 협상을 성사시키고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정책은 각국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무역 장벽을 높이는 대신 낮출 수 있도록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관세율을 1.5%포인트(p) 광범위하게 인하할 경우 수년 내 의미 있는 성장 회복과 인플레이션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OECD는 무역 협정과 더불어 정부가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레이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가 다시 감소하는 것을 보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주택 투자, 기업 투자, 공공 투자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핵심이다. 그래야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지출 증가는 이미 높은 부채 수준을 악화시키고 새로운 물가 상승을 촉발하지 않도록 지출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은 통제되고 있지만, 서비스 물가 상승은 '고질적으로 끈적'한 상황이라고 OECD는 설명했다. "투자·성장 촉진위해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페레이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가의 정책 입안자들이 투자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무역 위험이 악화되지 않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된다면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무역 위험이 악화되지 않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정되어 있다면 정책 금리를 계속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번 주 열리는 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하라는 최근의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널리 예상된다. 그러나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관세의 영향으로 인해 더욱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준은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올해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페레이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실효 관세의 급등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약 4%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따라서 올해 정책 금리 변경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는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2.9%로 전망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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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美 무역정책 불확실성發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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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다이먼 CEO, 美 채권 시장 '균열' 경고⋯"규제 당국 패닉 올 수도"
-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채권 시장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고 마켓 워치,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채권 시장에 균열이 발생하면 규제 당국이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던 다이먼 CEO는 지난달 30일에도 이 같은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 다이먼 CEO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단이 연 행사에서 "미국 국채시장에 균열(crack)이 반드시 생길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채권 시장에 균열이 생길 것이다. 그것은 일어날 일"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규제 당국자들에게도 말하지만, 이것은 일어날 일이고 여러분은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6개월 뒤일지 6년 뒤일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위기가 올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규제 당국에 재정 건전성 회복과 시장 유동성 확충을 촉구했다. 불안한 채권 시장, 부채 급증 경고등 그는 평소 은행 규제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을 자주 밝혀왔다. 지난 4월 채권 시장의 극심한 혼란을 겪은 뒤에는 규정에 "깊은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약 29조 달러(약 4경 130조 원) 규모의 국채 시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의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변경 제안을 중요하게 언급했다. 지난 4월 채권 시장의 급격한 매도세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백악관 관계자들까지 당황하게 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채권 투자자들이 "겁을 먹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일부 공격적인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했고, 5월에는 주식 시장이 강력하게 반등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높은 관세를 위협하겠지만 실제로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저점 매수에 나섰다. 이는 S&P 500 지수가 연초 수준(SPX -0.01%)으로 거의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국채 가격은 여전히 압박을 받아 수익률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장기물인 10년물 국채(TMUBMUSD10Y)와 30년물 국채(TMUBMUSD30Y) 수익률은 각각 4.418%와 4.931%를 기록했다. 이는 5월에만 약 25bp 상승한 것으로, 올해 월간 수익률 상승 폭 가운데 가장 컸다.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감세·지출 확대 법안이 10년 동안 예상 재정 적자를 약 2조 7000억 달러(약 3736조 2600억 원) 늘려 이미 36조 달러(약 4경 9816조 원)를 넘어선 국가 부채에 더해질 예정이다. 무디스 레이팅스는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 등급을 AAA에서 강등하기도 했다. 지난 5월 21일 미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금융 시스템 구조적 위험 증대 이러한 다이먼 CEO의 경고에 대해 미슐러 파이낸셜 그룹의 톰 디 갈로마 전무이사는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4월에는 채권 시장이 무너졌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지난주 성공적이었던 7년물 국채 발행 따위는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재무부가 시장의 마찰과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CEO는 2020년 초 코로나19로 인해 채권 시장이 혼란에 빠졌을 때 정부의 여러 조치로 시장이 정상화되고 경기가 부양되었지만, 그 이후 몇 년간 "대규모로 과도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또 2008~2009년 금융 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로 인해 은행들이 국채 따위의 유가증권을 대규모로 보유하기 어려워졌고, 시장 유동성이 약화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장 메이커(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이 약화된 상태에서 시장이 얼어붙으면 금융기관이 중재자 노릇을 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무부, 자본 규제 개편 예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하락을 강하게 주장한다. 이는 주택 시장을 해빙시키고 전반적인 신용 조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를 위해 미국 은행 규제 당국과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변경 가능성에 대해 협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올여름에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 재무부와 규제 당국은 은행의 국채 보유 한도를 완화하는 자본 규제 개편을 예고했다. 연준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2020년 팬데믹 초기에 신용 시장의 재개와 정상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수조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한 바 있다. 최근 재무부도 시장 유동성 지원을 위해 거래 빈도가 낮은 특정 국채를 재매입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화당의 대규모 세금 및 지출 법안이 미국 재정 적자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10년 동안 예상 재정 적자를 약 2조 7000억 달러(약 3736조 2600억 원) 늘려 이미 36조 달러(약 4경 9816조 원)를 넘어선 국가 부채에 더해질 예정이다. 무디스 레이팅스는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 등급을 AAA에서 강등하기도 했다. 지난 5월 21일 미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다이먼 CEO는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곧 심판의 때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리고 나는 규제 당국자들에게 이 일이 일어날 것이고, 당신들은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말한다"며, "다만 6개월 안에 위기가 올지, 6년 안에 위기가 올지 알 수 없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모펀드 운용수익에 대한 '캐리드 이자' 과세 강화 따위의 조세 개혁으로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그 재원을 저소득층 세액 공제 확대 따위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러 패권 위협…"미국 스스로 단합해야"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직한 최고 경영자 가운데 한 사람인 다이먼은 경제와 금융 시장의 건전성에 대해 냉철한 전망을 내놓는 오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달 초 그는 시장이 무역 전쟁 초기 최저점에서 반등한 것을 고려할 때, 주식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엄청난 자만심"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채권 시장 위기 가능성만이 다이먼 CEO를 걱정하게 만드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는 또 미국의 경제 및 군사력이 약화되면 달러의 최우선 지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이먼 CEO는 "중국은 잠재적 경쟁자이지만, 미국이 경제·군사적 우위를 잃으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만약 우리가 40년 안에 최고의 군사력과 최고의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는 기축 통화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가 엄청나게 회복력이 강하다고 말한다.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우리가 스스로 단합하여 매우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주요 대상인 중국을 "잠재적 적대국"으로 인정하면서도, 다이먼 CEO는 "내가 정말로 걱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며, "우리가 우리의 가치, 우리의 역량, 우리의 관리를 스스로 단합하여 잘 해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JP모건 주가(JPM -0.14%)는 0.1%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1% 올랐다. 반면 S&P 500은 2025년 현재까지 0.5% 상승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6%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 하락한 상태다. [Key Insights] 미국 채권 시장의 불안정성은 한국 금융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은 국내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기업 및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 다이먼 CEO가 지적한 미국의 재정 적자 심화와 구조적 유동성 약화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체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만큼, 한국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Summary] ◇ 다이먼 CEO의 경고: JP모건 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CEO는 미국 국가 부채와 과도한 지출 지속 시 국채 시장에 '균열'이 발생하고 규제 당국이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재정 상황 악화: 미 의회 통과 법안으로 10년 간 2조 7000억 달러 추가 재정 적자가 예상되며, 이미 36조 달러를 넘는 국가 부채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4.418%까지 급등했다. 무디스는 미국 신용 등급을 강등했고, 국채 입찰 수요도 부진하다. ◇ 금융 시스템 취약성: 2008~2009년 금융 위기 이후 규제로 은행의 국채 보유 유연성이 줄어 시장 유동성이 약화됐으며, 시장이 경색될 때 금융기관의 중재 역할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 정책 제언: 다이먼 CEO는 조세 개혁을 통한 재정 건전성 강화를 주장하며, 재무부는 은행의 국채 보유 한도를 완화하는 자본 규제 개편을 예고했다. ◇ 달러 패권 우려: 다이먼 CEO는 미국이 경제·군사적 우위를 잃으면 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미국의 내부적 역량 강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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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다이먼 CEO, 美 채권 시장 '균열' 경고⋯"규제 당국 패닉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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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항소법원 가처분 인용으로 하룻만에 살아난 '트럼프 관세'
-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29일(현지시간) 1심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처를 항소심 심리 기간 일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의 항소법원은 1심 재판부인 연방국제통상법원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을 무효로 하는 판결의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긴급 제출한 '판결 효력 정지'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항소법원은 이러한 명령을 내리면서 의견이나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관세를 계속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연방국제통상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합성마약 펜타닐 대응과 관련해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부과한 10∼25%의 관세와 지난달 2일 발표한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국가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를 막아달라는 원고인단의 청구를 인용하며 해당 관세들을 무효로 하고 관세 시행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1심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관세정책은 모두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된 것으로,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의해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무제한적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에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싯 위원장은 이어 관세 부과를 위한 서너개의 다른 방법도 있다면서 비록 수개월이 걸리는 작업이기는 하지만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협상 3개가 사실상 완료됐다면서 대통령 승인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명시된 법적 근거를 활용해 부과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의 품목별 관세 부과는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발효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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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항소법원 가처분 인용으로 하룻만에 살아난 '트럼프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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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법원에 제동걸린 트럼프 관세 폭탄⋯전세계 재판결과 주목
-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관세폭탄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권의 관세정책이 미국 법원에 의해 좌절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발표한 상호관세의 발효를 차단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권한 없이 관세를 부과했다는 기업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관세 부과에 대해 "무효화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미국 헌법이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과세 권한을 부여했으며 이는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비상권한으로도 뒤엎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뉴욕주를 포함해 총 12개 주(州)도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같은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이들 중에는 네바다, 버몬트 등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주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에 즉각 항소를 결정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비상사태 대응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선거로 선출되지 않은 판사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취임 전부터 IEEPA를 '전가의 보도'로 삼아 관세정책을 펼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관세를 비롯한 세금 부과의 핵심사안은 의회가 결정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을 가정해 행정부 수반에게 예외적 권한을 부여하는 케케묵은 법을 끌어와 관세 부과에 적용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행정부 내에서조차 충분한 검토와 실행 전략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키는 대로 트루스소셜(SNS)에 짧은 글을 올려서 관세를 마음대로 부과하는 것은 지금까지도 헌법 및 관련 법률을 중대하게 침해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 외에도 모든 분야에서 지난 선거 때 승리했다는 이유로 제왕적 권력을 휘둘러왔기 때문에 다들 쉽게 문제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자신들이 권한을 가져야 할 공화당 의원들 스스로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찬성하고 있었던 것도 이유다. 이날 법원 판결에 따라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는 일단 중단됐으나 통상확장법 232조 등을 근거로 부과되고 있는 품목별관세는 이번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관세 등이다. 구리,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해서는 현재 232조에 의거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전략이다. 232조를 이용한 관세부과는 이미 선례가 있어 이번 조치와 별개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는 232조를 근거로 트럼프 1기부터 부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자신들이 가져야 할 권한을 위임해 온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찬반이 미국내에서 뜨겁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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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법원에 제동걸린 트럼프 관세 폭탄⋯전세계 재판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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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출생아 증가율 역대 최고⋯합계출산율 '0.82명' 10년만 반등
-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혼인 증가, 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 등 영향으로 2015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증가하며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증가율(7.4%)을 기록했다. 1분기 합계출산율도 10년 만에 늘어나 0.82명을 기록했다. 최근 혼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30대 인구가 증가하고 출산과 관련한 긍정적인 인식 역시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3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3월 출생아수는 2만10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8% 늘었다. 3월 출생아수가 증가한 것은 2015년(6.1%) 이후 10년 만이다. 증가율은 역대 3월 기준으로 1993년(8.9%) 이후 최고였다. 1, 2월을 포함한 1분기 출생아수는 6만5022명으로 7.4%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출생아수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1분기에 출생아가 늘어난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1분기 증가율은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혼인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며 "30대 초반 인구가 늘고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합계출산율은 3월 기준으로 0.4명 증가한 0.77명이다. 1분기에는 0.05명 늘어난 0.82명을 기록해 역대 1분기 기준으로 2022년(0.87명) 이후 최대였다. 1분기 합계출산율이 늘어난 것은 2015년(1.34명) 이후 10년 만이다. 3월 혼인건수는 11.5% 증가한 1만9181건으로, 역대 3월 기준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1분기 혼인건수는 8.4% 증가한 5만8704건으로, 2019년 1분기(5만9074건) 이후 최대였다. 분기 혼인건수는 2023년 1분기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초반 인구 증가와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 일부 정책 효과가 (혼인건수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3월 사망자수는 3만1141명으로 0.2% 증가했다.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뺀 3월 자연감소는 10만100명이다. 1분기 사망자수는 10만896명을 기록해 8.1% 늘었다. 3월 이혼건수는 7210건으로 3.2% 감소했다. 1분기 이혼건수는 5만8704건을 기록해 8.4% 증가했다. 3월 출생아수를 시도별로 나눠 보면 전년 동월과 비교해 서울(3786명)과 부산(1151명) 등 13개 시도가 증가했다. 울산(429명)과 세종(262명) 등 4개 시도는 감소했다. 1분기에는 강원(1718명)과 경북(2660명) 제외한 전 시도에서 출생아수가 늘었다. 인천(4216명)과 대구(2845명)가 각각 14.4%, 11.5% 늘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울은 1만1618명으로 9.8% 증가했다. 1분기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강원(0.95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증가했다. 출생아수가 많았던 인천(0.84명)과 대구(0.86)가 각각 0.10명, 0.09명 늘며 합계출산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서울은 0.65명으로 0.05명 증가했다. 3월 시도별 혼인건수를 보면 서울(3814건)과 부산(1053건) 등 13개 시도에서 증가했다. 반면 세종(147건)과 경북(708명) 등 3개 시도는 감소했다. 1분기 혼인건수는 대구(2380건)와 경북(2391건)을 제외한 시도에서 모두 늘었다. 특히 대전(2106건)은 증가율이 34.3%에 달해 수치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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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출생아 증가율 역대 최고⋯합계출산율 '0.82명' 10년만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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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日 국채 '동반 추락'⋯재정 적자에 '채권 자경단' 뿔났다
-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양대 축인 미국과 일본의 국채 시장에서 이례적인 경고음이 동시에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 20일 일본 정부의 20년 만기 국채 입찰이 부진했던 데 이어, 2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재무부의 20년 만기 국채 입찰마저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직면하며 금리가 급등했다. 세계 1, 2위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양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은 각국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에 대한 시장의 질타, 이른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경제 대국이라 할지라도 낮은 금리로 국가 부채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는 강력한 경고장이 날아든 셈이다. 美 국채 입찰 참패…'트럼프 감세안'에 재정우려 증폭 지난 21일 미국 재무부가 160억 달러 규모로 진행한 20년 만기 국채 입찰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발행 금리는 연 5.047%로 결정돼, 지난달 연 4.810%에서 한 달 만에 0.2%포인트 이상 치솟으며 2023년 10월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응찰률 역시 2.46배에 그쳐 직전(2.63배)보다 하락하며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었음을 드러냈다. 이번 입찰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16일 미국의 재정 악화를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뒤 처음 열렸다. 무디스는 당시 36조 2000억 달러(약 5경 원)에 달하는 미국 국가 부채와 감세 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 이자 및 사회복지 지출 증가 등을 신용등급 전망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안은 국채 투자자들의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해당 감세안은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도입된 개인 소득세율 및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의 일몰 기한을 연장하고, 추가적인 감세 공약까지 포함한다. 미 의회 합동조세위원회는 이 감세안이 앞으로 10년간 연방 정부 재정 적자를 2조 5000억 달러(약 3400조 원) 이상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감세안 규모는 크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미국 2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다른 만기의 국채도 연쇄적인 매도세를 보였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연 4.6%, 30년물 금리는 연 5.1%까지 치솟았는데, 30년물 금리는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이다. 금리 상승은 기업 실적 악화 우려로 이어져 다우존스(-1.9%), S&P500(-1.6%), 나스닥(-1.4%) 등 주요 주가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도 '판박이'…20년물 국채 투자 심리 '꽁꽁' 일본의 상황도 미국과 판박이였다. 바로 전날인 20일, 일본 재무성이 실시한 20년 만기 국채 입찰은 응찰률이 2.5배에 그치며 2012년 8월 이후 약 1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일본의 2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2.6%까지 치솟아 2000년 10월 이래 약 25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일본 재정 상황은 의심할 여지 없이 극도로 열악하며, 그리스보다 더 심각하다"고 공개적으로 토로하는 상황에서도, 7월 총선을 앞두고 소비세 인하 논의가 나오는 등 정부의 안일한 재정 인식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채권 자경단' 부활하나…전문가들 "명백한 경고 신호" 미국과 일본 국채 시장에서 이처럼 동시에 나타난 투자자들의 '반란'은 '채권 자경단'의 본격적인 활동 재개 신호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채권 자경단이란 정부나 중앙은행이 경제 원리에서 벗어난 재정·통화정책을 펼칠 때, 국채를 대량 매도해 금리를 끌어올림으로써 해당 정책에 징벌을 가하는 채권 투자자 세력을 일컫는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 시장이 정책 결정자들에게 '재정 지속 가능성 문제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자경단'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FT에 "채권 시장 붕괴가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채권 자경단은 (말에) 안장을 얹었으며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이에 따라 물가가 치솟을 경우, 채권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해 금리를 급등시켜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 궁지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日 40년물 입찰 '가늠자'…시장 불안 시험대 올라 국제적인 채권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은 오는 28일 40년 만기 국채 입찰이라는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다. 이 입찰 결과는 향후 일본 국채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의 쓰루타 게이스케 선임 채권 전략가는 "40년 만기 국채 입찰이 부진하게 끝나면, (10년물 기준) 장기 금리는 연초 이래 최고치인 1.59%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나오는 소비세 인하 요구와 이에 따른 국채 추가 발행(증발) 우려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세계 주요국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 없이 부채를 계속 늘리려 한다면, '채권 자경단'의 경고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흐름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각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일본과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 국채 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은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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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日 국채 '동반 추락'⋯재정 적자에 '채권 자경단'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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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차 통상 실무협의 종료⋯美, 비관세 장벽 해소·무역불균형 시정 요구
- 한국과 미국 양국이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한 2차 통상 실무협의를 마무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한 품목별 고율 관세 및 국가별 상호관세 조율이 주요 의제였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장성길 통상정책국장이 이끄는 한국 정부 대표단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워싱턴DC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등과 제2차 기술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협의는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한 ▲ 균형 무역 ▲ 비관세 조치 ▲ 경제 안보 ▲ 디지털 교역 ▲ 원산지 ▲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미국 측은 한국이 유지하고 있는 비관세 장벽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3월 말 USTR이 발표한 '2025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지적된 내용과 맥락을 같이한다. 보고서는 한국의 30개월령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제 입법 동향, 해외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대규모 무기 수입시 기술이전 요구 등을 문제 삼았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미국의 문제 제기에 대해 국내 실정을 설명하고, 입장 차이를 좁히는 데 주력했다. 다만 본격적인 합의 도출은 6월 3일 대선 이후 출범할 새 정부가 이어받을 예정이다. 후속 협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3차 기술협의는 차기 정부 출범 이후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미국 측과의 교역 갈등 해소를 위해, 오는 7월 8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 전까지 양국이 이해를 조율하는 이른바 '7월 패키지'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지난달 한미 2+2 협의(재무·통상 장관급 회담)에서 제시했다. 한국 정부의 목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과 중인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대한 25%의 고율 관세, 그리고 한국에만 적용된 추가 15% 상호관세(총 25%)의 단계적 철폐에 있다. 현재는 기본관세 10%만 적용 중이며, 유예 시한은 7월 8일까지다. 반면 미국은 한국이 자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리고, 비관세 장벽을 해소해 자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8일, 미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18개국과의 통상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한국 역시 이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어떤 협상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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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차 통상 실무협의 종료⋯美, 비관세 장벽 해소·무역불균형 시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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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논란의 트럼프 감세법안 미국 하원 통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세제 법안이 22일(현지시간) 미 의회의 하원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가결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입법이 완료되면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종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 특히 이 과정에 한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이 혜택을 본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대폭 축소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15표 대 반대 214표로 가결처리해 상원으로 넘겼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대표 2표, 기권표(재석) 1표가 나왔다.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작년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팁과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면제, 미국산 자동차 구입시 대출 이자에 대한 신규 세액공제 허용 등도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이 상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연방 정부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3조80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화당은 감세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녹색 사기'라고 비난해온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대폭 축소했다. 하원 통과 법안을 원래 발의된 법안 내용과 비교하면, 청정전력생산세액공제(45Y)와 청정전력투자세액공제(48E) 폐지 시점을 앞당기도록 수정됐다. 이 세액공제는 태양광, 풍력, 지열, 원자력 발전소, 에너지저장시설 등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을 생산하는 업체가 받을 수 있는데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이 법안 제정 60일 이내에 착공하고 2028년 말까지 가동을 시작한 시설로 그 대상을 한정했다. 다만 공화당이 선호하는 원전의 경우 2028년 말까지 건설을 시작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다른 주요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는 하원 통과 과정에서 수정되지 않았다.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구매자에 주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30D)는 폐지 시한을 2026년 12월 31일로 6년 앞당겼다. 그러면서 2026년의 경우 세액공제 대상을 지난 16년간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가 20만대를 넘지 않는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로 제한했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가 지나면 혜택을 받는 업체가 많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수혜 대상이었던 차량 대여(리스)와 렌터카 등 상업용 전기차에 제공하는 세액공제(45W)도 없애기로 했다. 청정수소를 생산한 업체에 주는 세액공제(45V)도 원래 2033년 이전에 착공한 시설에서 생산한 수소까지 받을 수 있게 했으나 착공 시기를 2026년 이전으로 앞당겼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45X)의 경우 폐지 시점을 2033년에서 2032년으로 1년 앞당기는 정도가 아니라 2028년으로 더 단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수정되지 않았다. 법안은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외에도 각종 사회안전망 지출을 줄이도록 했는데 그 금액이 향후 10년에 걸쳐 1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또 기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이용자 중 870만명이 보험 혜택을 잃을 수 있다. 법안은 이제 상원에서의 심의·의결 절차를 남겨뒀는데 이 과정에 내용이 많이 바뀔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원에서는 재정 보수주의자들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메디케이드와 기타 프로그램 예산을 삭감하기를 원하는 가운데 더 온건하고 정치적 입지가 취약한 의원들은 메디케이드와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 자신의 공약을 실현할 법안이 '1차 관문'을 통과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고무돼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제 미국 상원에 있는 우리 친구들이 일을 시작해 이 법안을 가능한 한 빨리 (법안 서명을 위해) 내 책상으로 보낼 시간이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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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논란의 트럼프 감세법안 미국 하원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