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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스위스, F-35A 도입 36대서 30대로 축소⋯비용 급등에 '예산 상한' 방어
유럽의 영구 중립국 스위스가 공군 현대화의 핵심 사업인 미국산 F-35A 도입 물량을 당초 36대에서 약 30대로 줄이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체 도입 비용이 급등하자, 국민투표와 의회 승인으로 설정된 60억 스위스프랑(약 11조 4800억 원)의 예산 상한을 지키기 위해 수량 조정에 나선 것이다. 스위스 연방위원회는 "안보상 더 큰 감축은 배제하되, 추가 예산 투입 없이 가능한 최대 수량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스위스 연방위원회는 5일 발표에서 기존 36대 도입 계획을 유지할 경우 11억 스위스프랑(약 2조 1000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용 상승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 원자재 가격 상승, 기타 비용 증가 요인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정정책상 이유로 추가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승인된 재원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전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종 구매 수량은 미국 정부가 차기 생산분 계약을 확정한 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예산 상한선 지키며 전력 유지…스위스식 '현실 조정'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감축이 아니라, 스위스가 방위력 현대화와 재정 건전성 사이에서 택한 절충으로 해석된다. 스위스는 2020년 국민투표 이후 'Air2030' 사업을 통해 신형 전투기와 장거리 지대공 방어체계를 함께 도입해 영공 방위 능력을 끌어올리는 구상을 추진해 왔다. 기존 공식 설명 자료에는 F-35A 36대와 패트리엇 5개 화력단위 도입이 명시돼 있었지만, 최근 비용 급등으로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스위스 정부는 이번 조정이 전력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방위원회는 안보상 이유로 추가 감축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밝혔고, "국민이 승인한 재정 프레임 안에서 최대한의 기체 수를 확보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다시 말해 36대 전량 확보보다 예산 통제를 우선하되, 영공 방어 공백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전력 최적화를 시도하는 셈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유럽 내 전투기 도입 기류와도 맞닿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인이 수십 대 규모의 F-35 도입 구상을 접은 지 수개월 만에 스위스도 물량 조정에 나섰다고 전했다. F-35가 여전히 유럽 공군 현대화의 핵심 플랫폼이긴 하지만, 고물가와 공급망 불안, 재정 압박이 맞물리며 각국이 도입 규모와 시기를 다시 계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패트리엇 인도 지연에 유럽산 대안 부상…대미 의존도 낮추기 신호 공중 전력뿐 아니라 방공망 확충에서도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스위스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RTX가 제작하는 패트리엇 장거리 방공 시스템 5개 체계 도입 계획은 유지하되, 추가 1개 체계는 유럽 내 생산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우선하면서 스위스가 주문한 패트리엇 인도가 4~5년가량 지연된 데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스위스 정부는 추가 도입 대상에 대해 "유럽 시스템이거나, 비유럽 시스템이라도 유럽에서 생산된 체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유도 분명했다. 단일 공급망이나 단일 국가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전력 가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는 스위스가 단순히 미국산 무기 가격 문제를 넘어서, 공급망 안정성과 전략적 자율성까지 함께 고려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결정은 스위스 방위력 현대화가 멈췄다는 뜻이 아니라, 더 비싸지고 더 느려진 글로벌 방산 시장 현실에 맞춰 조달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F-35는 줄었지만 사업은 유지됐고, 패트리엇도 유지하되 추가 체계는 유럽산으로 눈을 돌렸다. 영구 중립국 스위스가 보여준 이번 선택은, 앞으로 유럽 각국이 첨단 무기 도입에서 성능, 가격, 납기, 공급망을 어떻게 저울질할지를 보여주는 선행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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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90달러 뚫린 유가, 7천선 뚫린 심리⋯'중동 전운'에 갇힌 월가
사상 첫 7,0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던 뉴욕 증시가 중동발 포화와 인플레이션 재점화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주 2% 밀려나며 주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은, 시장이 고유가를 단순한 변동성이 아닌 거시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실존적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주 시장의 운명은 오는 11일(현지 시간) 발표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달렸다. 로이터 설문조사는 0.2%의 완만한 상승을 점치고 있으나, 이는 중동 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기 전의 수치라는 점이 불안 요소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이클 아론 수석 전략가는 "유가 100달러 돌파는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심리적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발 인플레가 기대 심리를 자극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는 완전히 차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2월 고용 보고서가 9만 2000명의 일자리 감소라는 '마이너스 쇼크'를 기록한 상황에서 물가마저 치솟을 경우, 월가는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와 직면하게 된다.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의 매파적 색채가 짙어지는 가운데, 시장은 이제 6월 인하라는 배수진마저 무너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니해설] 호르무즈의 안개와 2.5% 물가의 사투…월가는 왜 '스태그'를 두려워하나 ① 국제유가 90달러의 공포…인플레이션의 '전염성'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뚫고 올라간 것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 석유 및 LNG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물류비용과 공급망 차질을 즉각적으로 가시화한다. 마이클 아론 전략가의 분석처럼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게 된다면,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디스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폐기하고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할 처지다. ② 고용 쇼크와 물가 폭등의 '기괴한 동거' 2월 고용 보고서의 9만 2000명 감소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믿음에 균열을 냈다. 통상적인 경기 둔화라면 금리 인하 명분이 서겠지만, 유가가 견인하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연준의 손발이 묶인다. 웰스 클럽의 아이작 스텔 매니저는 "고용 감소와 인플레이션 압력의 결합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11일 발표될 CPI가 조금이라도 예상을 웃도는 '업사이드 서프라이즈'를 보인다면, 증시는 6,800선 이하로 밀려나는 강력한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③ 글로벌 통화 정책의 '각자도생(디커플링)' 중동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영국과 유럽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금리 인하 시점을 하반기로 미루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연내 인하 가능성 자체를 삭제하는 분위기다. 반면, 일본은 엔화 약세와 수입 물가 상승 사이에서 출구 전략 타이밍을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가별로 엇갈리는 통화 정책은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며 자산 배분 전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④ 중국 양회 이후의 시선…'AI'는 최후의 보루인가 거시 경제의 폭풍우 속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낙관론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폐막을 앞둔 중국 양회에서 발표될 AI 산업 지원책과 한국·대만의 반도체 수출 호조는 기술주 섹터의 하단을 지지하는 유일한 방어벽이다. DBS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 쇼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AI 서버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주 CPI 수치는 AI 열풍이 거시 경제의 중력을 이겨낼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최종 관문이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3월 9일(월): 중국 2월 물가 지표(CPI/PPI), 일본 4분기 GDP 수정치 3월 10일(화): 미국 3년물 국채 입찰, 일본 가계지출, 독일 산업생산 3월 11일(수):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0년물 국채 입찰, 독일 최종 CPI 3월 12일(목):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인도 2월 CPI, 30년물 국채 입찰, 터키 금리 결정 3월 13일(금):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최종, 미국 4분기 GDP 수정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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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깨어난 '예술올림픽', 아시아가 쏘아 올린 인류 화합의 서막
인류 역사에서 예술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었다. 그것은 문명을 밝히는 등불이었고, 시대의 어둠을 관통하는 가장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언어였다. 1948년 런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세계사 무대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 '예술올림픽'이 78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아시아의 심장 서울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시아아트피아드위원회(AAC)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한 '2026 아시아아트피아드위원회 서울총회 및 비전 선포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갈등과 분열, 그리고 AI가 인간의 창조성을 위협하는 이 혼돈의 시대에 '인간 정신의 회복'을 선포한 역사적 분수령이었다. 여의도에 집결한 아시아의 지성, 국경을 허문 '예술 외교'의 장 이번 서울총회는 개최국 한국을 필두로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일본, 인도 등 아시아 13개국에서 80여 명의 핵심 위원과 외교 사절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비록 최근 중동 정세불안으로 일부 국가가 불참했으나, 현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참석자들의 면면은 이번 대회가 갖는 무게감을 실감케 했다. 이희범 위원장(前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을 필두로 이광수 집행위원장(IAA 세계회장), 이영준 기획위원장(아트리안 회장), 박봉규 협력위원장(KCS 회장) 등 국내외 문화예술계의 거물들이 조율사로 나섰다. 특히 다토 모하메드 잠루니 빈 카리드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 수헤 수흐볼드 주한 몽골 대사 등 외교관들과 베트남의 응웬퀸누 퀸파리스 의장, 싱가포르의 아이린 리 회장 등 각국의 문화 대표단은 예술이 지닌 '부드러운 힘(Soft Power)'이 어떻게 국가 간의 장벽을 허무는지 증명해 보였다. 이희범 위원장은 의장 인사말에서 "아시아는 이제 전 세계 문화예술의 소비처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며 "AAC는 국가, 민족, 인종, 종교의 벽을 허물고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플랫폼이 되어 차세대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본과 기술의 결합, 예술의 날개를 달다 이번 대회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축은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의 강력한 후원 생태계다. 아이티센글로벌, 한국금거래소, 농협중앙회, KBS아트비전, (주)인켈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후원에 나선 것은 예술의 가치가 단순한 감상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가치로 치환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특히 아이티센글로벌 이경일 부회장 등 기업 관계자들은 예술적 상상력이 첨단 기술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를 높게 평가했다. 오명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은 축사에서 "첨단 과학기술이 예술가의 상상력과 만나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허브'가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스폰서십'을 넘어, 예술을 통해 기업의 창의적 DNA를 수혈받고 사회적 책무(ESG)를 다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메세나 2.0' 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비전 선포, '모두의 예술'을 향한 7가지 약속 2부 비전 선포식에서는 400여 명의 내빈이 운집한 가운데, 아트피아드가 지향해야 할 본질적 가치를 담은 '7대 비전'이 공포되었다. 이는 예술이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자산임을 명시한 대헌장과도 같다.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아시아가 전 세계 예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창의적 엔진'으로 거듭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강훈 한국예총회장 역시 130만 예술인과의 연대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행사의 대미는 창작 타악 그룹 '타고(TAGO)'와 팝페라 그룹 '벨라보체'의 공연이 장식하며, 전통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아트피아드의 지향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오는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인천에서 펼쳐질 본대회는 이제 '아름다움'이라는 공통 언어로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거대한 실험장이 될 전망이다. AAC는 이번 서울총회를 발판 삼아 세계아트피아드위원회(WAC) 설립으로 나아가며, 2027년 세계대회 개최를 통해 명실상부한 '예술올림픽'의 완전한 복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 21세기 미학적 이정표…아트피아드 7대 비전 예술은 경쟁을 넘어선 공존의 언어여야 한다는 철학 아래, AAC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사명을 천명했다. 1. 보편적 가치 수호: 예술의 창조적 에너지를 연결해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에 기여한다. 2. 예술 연대 플랫폼: 전 세계 예술인을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 3. 핵심 가치 지향: 예술의 존엄성, 연대, 공정,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4. 사회적 책무 실천: 소외 계층의 예술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산업과의 상생을 꾀한다. 5. 개방적 공동체: 국가, 인종, 종교, 이념을 초월한 자유로운 예술적 소통을 지향한다. 6. 투명한 운영: 권위주의를 배제하고 투명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대회를 이끈다. 7. 공유의 가치 창출: 소유를 넘어선 공유의 정신으로 예술을 인류의 영구적 자산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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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발의 사람과 결(3)] 나를 살리는 가장 아름다운 말-거절의 미학
나를 살리는 가장 아름다운 말-거절의 미학 우리는 어려서부터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미덕이고, 공동체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성숙함의 척도인 줄 알았습니다. "예"라는 대답은 갈등을 잠재우고 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그 달콤한 긍정 뒤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짓밟는 가혹한 희생이 뒤따랐습니다. 현대인들이 겪는 수많은 심리적 허기 중 하나는 거절하지 못하는 병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실망한 표정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서, 혹은 무리에서 배제될까 봐 우리는 마음에도 없는 승낙을 남발합니다. 거절하지 못하는 삶은 타인의 욕망을 처리해 주는 대리인의 삶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아니오"라는 거절은 단순히 무언가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가 아닙니다. 그것은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며, 나는 나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라는 선언입니다. 자존감은 내가 나를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타인의 부탁에 휘둘려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나면 남는 것은 자괴감과 허탈함뿐입니다. 반면, 무리한 요구에 대해 당당히 "아니오"라고 말했을 때 팽팽한 긴장감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강력한 통제감을 선사합니다. "아니오"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걸어 나오게 됩니다.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는 대신, 지금 나의 상태가 어떠한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자존감의 핵심인 '돌아보는 삶'의 시작입니다. 거절은 타인에게는 벽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자신에게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영혼을 지켜주는 든든한 성벽이 됩니다. 거절이 자존감을 지켜준다고 해서 무례하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거절에도 미학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거절의 미학은 상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나의 상황과 우선순위를 긍정하는 데서 옵니다.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라 나에겐 중요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될 때, 거절은 파괴적인 칼날이 아니라 정교한 조각칼이 됩니다. 나의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깎아내고 진정으로 소중한 것들만 남기는 과정, 그것이 바로 거절의 예술적 가치입니다. 우리는 거절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를 정의합니다. 무엇을 수락하는가가 나의 사회적 위치를 말해준다면, 무엇을 거절하는 것은 본질적인 인격을 말해줍니다. 내가 무엇에 단호히 거절하는 것은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절이 미학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전달 방식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고민하는 척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상대방에게 헛된 희망을 주고 기회를 뺏는 일입니다. 안 되는 일은 초기에 정중히 밝히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입니다. 구구절절 변명은 오히려 거절의 진정성을 흐리고 상대에게 설득할 빌미를 제공합니다. "현재 제 여건상 어렵습니다"라는 담백한 진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가능하다면 내가 도움을 안내해주는 부드러운 거절을 통해 관계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믿는 마음가짐입니다. "아니오!"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문장이기도 하지만 나를 살리는 가장 아름다운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짧은 단어를 뱉지 못해 우리는 후회와 자책으로 보냈던 지난날을 떠올리게 됩니다. 타인을 기쁘게 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완벽한 거절은 없습니다. 거절 이후에는 늘 미안함과 불편함이 남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불편함을 견뎌낼 때, 비로소 거대한 자존감의 기둥이 세워집니다. 나를 지키지 못하는 친절은 위선에 불과하며, 나를 잃어가는 긍정은 노예의 복종과 다름없습니다. 이제 거절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누군가의 부탁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삶을 수락하는 행위입니다. 단호하고도 아름다운 거절 끝에 온전함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납니다. 자존감이라는 꽃은 거절의 대지 위에서만 뿌리내리고 피어날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이위발 1959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 『지난밤에 내가 읽은 문장은 사람이었다』 출간했습니다. 산문집 『된장 담그는 시인』과 『솜솜한 인연』을 펴냈으며, 안동문화100선 『이육사』를 출간했습니다. 현재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웹진 《엄브렐라》 주간과 한국디카시인협회 경북지부장을 맡아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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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2)] NASA, 소행성 2024 YR4의 2032년 달 충돌 가능성 완전 배제⋯제임스 웹 망원경 최종 관측 결과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최신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근지구 소행성 2024 YR4가 2032년 12월 22일 달에 충돌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소행성은 2025년 초 지구 충돌 가능성이 제기돼 전 세계 우주 당국이 집중 추적해 왔으나, 누적 관측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위협 가능성이 단계적으로 소거됐다. '달 충돌 4.3%' 공포에서 '완전 배제'까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산하 근지구천체연구센터(CNEOS)는 2월 18일과 26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수집한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4 YR4의 궤도를 새롭게 정밀 계산했다. 그 결과 이 소행성이 2032년 12월 22일 달 표면에서 약 2만 1,200km(1만 3,200마일) 거리를 두고 통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달 충돌 가능성은 0%로 최종 배제됐다. 이번 수정은 소행성의 궤도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관측 데이터 축적으로 궤도 예측의 정밀도가 향상된 결과다. 추가 관측 이전의 분석에서는 2024 YR4가 이 날짜에 달과 충돌할 확률이 4.3%로 추정됐었다. "소행성이 2032년에 어디 있을지에 대한 이해가 정밀해진 것이지, 권도 자체가 바뀌것이 아닙니다. 추가 관측 데이터가 확보될수록 위험 평가는 더 정교해집니다." -NASA 공식 발표문 제임스 웹의 역할이 결정적…얭대 가장 어두운 소행성 관측 2025년 봄부터 2024 YR4는 지구와 우주 기반 천문대 모두에서 관측이 불가능한 시간대로 진입했다. 이 시기에 유일하게 관측 수단을 제공한 것이 바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다. 메릴랜드주 로랄 에 위치한 존스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가 이끌는 관측팀이 웹 망원경을 활용해 소행성 역대 관측 중 가장 미궁한 관측에 성공했다. 제임스 웹의 고감도 적외선 카메라는 지금까지 관측된 소행성 중 가장 희미한 빛을 관찰해, 현실적으로 탐지불가능한 소행성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소행성 2024 YR4란? 2024 YR4는 2024년 말 NASA가 자금을 지원하는 칠레의 소행성 지구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ATLAS)에서 발견한 소행성이다. 2025년 초 초기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소행성이 2032년 12월 22일 지구와 충돌할 소지의 확률이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와 전 세계 우주 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전 세계 천문대의 추가 관측이 이어지면서 지구 충돌 가능성은 먼저 배제됐고, 이번에 달 충돌 가능성까지 완전히 소거됨으로써 위험 시나리오가 마무리됐다. 소행성 위협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나 NASA는 소행성 위협 평가를 토리노(Torino) 척도로 수치화한다. 0에서 10까지의 이 척도에서 0은 충돌 가능성 없음, 10은 확실한 충돌을 의미한다. 2024 YR4는 한때 토리노 척도 3단계까지 올라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NASA는 초기 관측 데이터가 제한적일 수밖없어 초기 위험 평가가 높게 나오는 갔어 더 많은 관측이 축적되면 모델이 정교해지면서 위험 평가가 수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발표했다. 2024 YR4에도 동일한 패턴이 적용됐으며, 추가 관측이 고갈되면서 마침내 실질적인 위험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참고 자료: NASA JPL/CNEOS 공식 발표문; 존스혙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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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동전쟁 확전 우려 등 2년4개월만에 배럴당 90달러 돌파
국제유가는 6일(현지시간) 중동전쟁 확전 우려 등 영향으로 급등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12.2%(9.89달러) 오른 배럴당 90.9달러에 마감됐다. WTI선물은 장중 일시 92.61달러까지 치솟아 2023년9월이래 2년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2023년9월이후 2년4개월만에 처음이다. WTI는 지난 일주일간 36% 폭등해 주간기준으로 지난 1983년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5%(7.27달러) 오른 배럴당 92.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일일 최대 상승 폭이다. 브렌트유의 주간 상승률도 약 28%에 달했다. 이날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군사충돌이 확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 자본시장이 흔들리자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등 미-이란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현재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데다 이로 인한 원유 수송이 생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쿠웨이트가 원유 저장 시설이 부족해지자 일부 유전의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컨설팅회사 크플러는 쿠웨이트가 약 12일 안에 저장시설이 가득 차게 돼 쿠웨이트는 앞으로 며칠 내에 생산량을 더욱 줄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저장시설도 빠르게 차고 있으며 두 나라 모두 3주 안에 저장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크플러는 내다봤다. 앞서 이라크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 28일 이후 자국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 유전에서 하루 70만 배럴, 웨스트쿠르나2 유전에서 46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라크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조선이 이동하지 못할 경우 며칠 내로 하루 생산량 300만 배럴을 감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아제르바이잔까지 드론으로 공격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장기전 체제로 들어가는 상황이다. 전쟁 장기화에 따라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지역·국가를 중심으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고유가는 고물가·고금리로 이어지며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일제히 급등,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 마지막 시기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다. 블룸버그 통신은 4대 대형 무역회사 임원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가 미칠 영향에 대해 시장이 여전히 지나치게 안일하다고 지적하며, 적대 행위가 완화되지 않는 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형 금융회사 찰스슈와브는 이번 전쟁이 석 달 이상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고 특히 중동석유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카아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산유국들이 며칠 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유가 급등에 한몫했다. 그는 "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를 무너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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