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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사 AI 과제 전담 '이노X 랩' 출범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래 핵심 사업을 가속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전략 과제 전담 조직 '이노X 랩(InnoX Lab)'을 신설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이날 조직 신설을 공지하고 운영에 착수했다. 이노X 랩은 디지털 트윈 솔루션, 물류 AI, 제조 자동화를 위한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기술 등 전략 과제를 집중 수행할 예정이다. 과제 중심의 유기적 협업 체계를 통해 DX부문의 역량을 결집하고, 향후 전사 메가 프로젝트도 이 조직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미니해설] AI 중심 전환 가속…삼성, '이노X 랩'으로 미래기술 승부수 삼성전자가 AI 기반의 전략 과제를 실행하는 전담 조직 '이노X 랩(InnoX Lab)'을 신설하며 기술 중심 경영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내에 설치된 이 조직은 디지털 트윈,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을 직접 전담한다. '이노베이션(Inno)'과 '트랜스포메이션(X)'의 합성어인 '이노X'에는 기술을 통한 미래 혁신의 의지가 담겼다. 단기간 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실행형 조직으로, 단일 부서를 넘어 사업부 간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협업체계가 특징이다. 디지털 트윈·피지컬 AI…'세상에 없는 기술' 준비 가속화 이노X 랩이 추진할 대표 과제는 △ 디지털 트윈 솔루션 적용 및 확산, △ 로지스틱스 AI 도입을 통한 물류 최적화, △ 피지컬 AI 기반 제조 자동화, △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기술 개발 등이다. 이들은 모두 향후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메가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특히 피지컬 AI는 인간의 신체 움직임을 이해하고 모사하는 물리적 인공지능 기술로, 제조 라인의 자율화 및 미래형 서비스 로봇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삼성은 이미 내부적으로 관련 시제품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간 이재용 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중심 전략의 연장선이다. 이 회장은 반복적으로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강조해왔다. 경계를 넘는 인재조직, '유연한 실행력' 강조 이노X 랩은 고정된 조직 형태가 아니라, 과제별 필요 인력을 유연하게 선발하고 충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삼성은 내부 인재풀을 사업부 경계를 넘어 전략적으로 재배치하고, 기술 융합과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AI 중심 과제 수행에 있어 관건은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빠른 시제품화와 현장 적용까지 연결하는 실행력이다. 이노X 랩은 이러한 ‘기술의 사업화’까지 염두에 둔 실행조직으로 설계됐다. AI 생산성 혁신 그룹과 투트랙 체제…전사 전환 신호 이번 이노X 랩 신설은 지난 5월 DX부문에 설치된 'AI 생산성 혁신 그룹'과 함께 삼성전자의 전사적 AI 전환 흐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축이다. AI 생산성 혁신 그룹은 AI 인프라 구축과 실무 적용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이노X 랩이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성 혁신 그룹이 이를 사업 조직에 확산시키는 구조다. 각 사업부에는 전담 사무국도 설치돼 실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AI 드리븐 컴퍼니' 향한 중간단계…삼성의 미래 실험장 이노X 랩은 삼성전자가 목표로 내건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로의 전환 과정에서 실험적이고 전략적인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중 공개가 예상되는 '세상에 없는 기술' 기반 제품·서비스의 전초기지로서, 이노X 랩이 그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조직을 통해 초기 기술을 내재화하고, 이를 빠르게 제품화하는 과정이 병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기업 전략 그 자체가 되고 있는 시대, 삼성전자의 이노X 랩은 그 변화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조직 모델이자 기술 실험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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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사 AI 과제 전담 '이노X 랩'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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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9)] AI로 리튬이온 대체 물질 발견⋯美 NJIT, 차세대 전지 재료 개발에 돌파구
- 미국 뉴저지공과대학교(NJIT)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 탐색에 성공했다. 전통적인 실험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수천 개의 결정 구조를 AI가 빠르게 탐색하면서, 고용량 차세대 전지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NJIT 기계·산업공학과 디바카르 다타(Dibakar Datta)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물리과학(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7월 31일 NJIT에 따르면 다타 교수팀은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도입해 다가이온(multivalent-ion) 배터리용 다공성 전이금속산화물 소재를 신속히 발굴했다. 다가이온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이온당 2~3개의 양전하를 지닌 마그네슘, 칼슘, 알루미늄, 아연 등 풍부한 원소를 활용한다. 이론상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이들 이온의 전하량과 크기가 커 소재 내부에서의 이동이 어려운 점이 상용화의 큰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연구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AI 기반 탐색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연구팀은 결정 확산 변분 오토인코더(Crystal Diffusion Variational Autoencoder, CDVAE)와 대형 언어모델(LLM)을 조합한 이중 AI 기법을 개발했다. CDVAE는 대규모 결정 구조 데이터셋을 학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구조를 생성해냈으며, LLM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구조 후보를 정밀하게 선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AI 모델을 활용해 연구진은 수천 개의 새로운 다공성 결정 구조를 탐색했고, 이 중 다가이온 배터리용으로 적합한 5종의 새로운 전이금속산화물 구조를 도출했다. 해당 물질들은 이온 확산에 유리한 넓고 균일한 채널을 갖추고 있어, 고용량 저장과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구조들의 물리적 특성을 양자역학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했으며, 실험적 합성 가능성도 확인했다. 다타 교수는 "문제는 유망한 전지 화학의 부재가 아니라, 수백만 개에 달하는 조합을 실험실에서 모두 검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며, "AI는 이 방대한 재료의 조합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선별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배터리 재료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전자소자부터 청정에너지 소재까지 폭넓은 응용 분야에 걸쳐 고속 탐색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실험실 기반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반으로 설계한 소재의 실제 합성과 상용화 가능성 검증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AI 기반 재료 과학이 전통적인 실험 중심 연구방식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전환점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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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9)] AI로 리튬이온 대체 물질 발견⋯美 NJIT, 차세대 전지 재료 개발에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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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글로벌 제약사들에 "약값 안 낮추면 보복" 서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제약회사에 서한을 보내 약값 인하를 촉구했다. 백악관은 31일(현지시간)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화이자, 길리드, 존슨앤존슨 등 14개 제약회사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맞추는 '최혜국 대우(MFN)'를 제공하라고 제약사에 요구했다. 또 중간 유통을 제거하고 제약사가 직접 환자에게 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정책을 이용해 미국 외 국가에서 제약사들이 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대신 제약사들은 해외 수익을 미국 내 약값을 떨어뜨리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 적힌 요구에 불응할 경우 "(제약사가) 약물 가격 책정 권한을 지속으로 남용하는 행위로부터 미국 가계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화이자 측은 미국 내 약값 인하를 목표로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와의) 논의는 생산적이었다"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로비스트는 미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약값 인하 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낮기 때문에 서한에서 예고한 것처럼 제약사를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환자들에게 MFN 수준의 약값을 보장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이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누리고 있음에도 미국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배 높은 약값을 책정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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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글로벌 제약사들에 "약값 안 낮추면 보복"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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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비중 80% 돌파⋯2분기 반도체 실적 '절반의 반등'
- 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HBM3E)의 판매 비중을 80%까지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인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31일 밝혔다.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27조9000억 원, 영업이익은 400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메모리 부문에서 3조 원대 흑자를 기록한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2조 원대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HBM3E 비중을 90% 이상으로 확대하고, 미국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칩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도 함께 내비쳤다. [미니해설] HBM3E 비중 80% 돌파…HBM4 샘플 출하한 삼성전자, 차세대 메모리 패권 향해 전진 삼성전자가 31일,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확고한 행보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특히 최신 제품인 HBM3E의 판매 비중을 전체 HBM 출하량 중 80% 이상으로 확대했으며,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HBM4의 고객사 샘플 출하도 개시하면서 기술 리더십 강화에 나섰다. 2분기 메모리 판매는 전 분기 대비 비트 기준으로 약 30%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HBM3E 판매 비중을 90% 후반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고용량 DDR5 제품 확대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및 고성능 컴퓨팅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메모리 영업 이익↑⋯시스템LSI·파운드리, 2조원대 적자 실적 면에서는 다소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매출 27조9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6조 원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낸드플래시 시장 부진, 파운드리 사업 적자 누적,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증권가는 메모리 부문에서 3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2조 원 후반대 적자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HBM3E, DDR5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 비중이 늘면서 메모리 부문은 일정 부분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편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와 관련해 "1c 나노 공정 개발을 마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카파 본딩(HCB) 등 차세대 적층 기술 적용 논의도 고객사와 진행 중이다. 하지만 HBM 경쟁 심화로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르면서 단기 가격 하락 압력도 동시에 언급됐다.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믹스 조절을 통한 수익성 최적화 전략도 병행된다. 삼성전자는 "HBM3E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HBM4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고객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테슬라 AI6 수주로 2나노 본격화 비메모리 사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 체결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22조8000억 원 규모의 테슬라 자율주행용 칩 'AI6'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 기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2나노 기술은 올해 하반기부터 모바일용 엑시노스 2600 양산을 통해 본격 상용화될 예정이며, 내년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선단 공정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형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 완화' 기대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평가도 언급됐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는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세부 조치에 대한 한미 양국 간 후속 논의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상무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반도체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스마트폰 등 완제품까지 포함돼 영향이 클 수 있다"며 "다각적인 리스크 분석과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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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비중 80% 돌파⋯2분기 반도체 실적 '절반의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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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1)] 달 토양에서 물과 산소, 연료까지⋯우주 생존 기술에 새 이정표
- 달 표면의 토양에서 물을 추출하고, 이를 이용해 우주인이 내뿜는 이산화탄소(CO₂)를 산소와 연료로 전환하는 차세대 기술이 개발됐다. 이 획기적인 기술은 향후 유인 달 탐사 및 장기 우주 거주 계획의 핵심 자립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전했다. 홍콩중문대학(심천캠퍼스)의 루 왕(Lu Wang) 교수 연구팀은 7월 16일 국제 학술지 줄(Joul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태양광을 활용한 광열 반응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달 토양에서 물을 추출하고 이를 곧바로 연료 성분과 산소로 전환하는 통합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물과 연료를 지구에서 운반해야 하는 기존 방식의 비용과 물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달 토양이 가진 가능성, 예상을 뛰어넘었다" 루 교수는 "달 토양이 지닌 '마법' 같은 특성에 연구진 모두 놀랐다"며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물 추출과 이산화탄소 촉매 반응이 동시에 이뤄지는 통합 기술이 개발되면서 에너지 효율은 물론 인프라 구축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중국 창어(Chang’e) 5호 임무를 통해 확보된 실제 월면 토양 샘플과 모의 달 토양을 활용해 실험이 이뤄졌다. 연구진은 CO₂를 채운 반응기에 고집광 태양광 시스템을 연결해 태양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시키고, 이를 통해 달 토양 내 일메나이트(ilmenite) 등 중금속 산화물로부터 물을 추출했다. 이와 동시에 CO₂를 일산화탄소(CO)와 수소(H₂)로 분해해 연료 전구체로 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우주인 호흡을 통해 발생하는 CO₂를 재활용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어, 미래의 달 기지나 심우주 탐사선에서 생명 유지 및 추진체 생산의 핵심 기술로 적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물 한 갤런에 8만 달러…달 자원 활용이 경제성 해법 NASA와 유럽우주국(ESA) 등 각국 우주 기관은 오랜 기간 달을 기반으로 하는 ‘우주 탐사의 전진 기지’ 구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과 산소, 연료 등을 지구에서 지속적으로 운반하는 데 따른 막대한 비용과 물류 복잡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물 한 갤런(약 3.78리터)을 우주로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8만 3000달러(약 1억 1500만 원)에 달한다. 우주인 한 명이 하루에 평균 4갤런의 물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류 문제는 단순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가능성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이번 연구는 자립적 생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원 현지화(local resource utilization)의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실적 과제도 여전…극한 환경, 불균일한 토양 성분 그러나 기술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연구진은 달의 극심한 온도차, 고에너지 방사선, 중력 부족, 비균질적인 토양 성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실제 환경에서 시스템 작동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주인의 호흡만으로 발생하는 CO₂ 양은 전체 산소·연료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현재의 촉매 효율 역시 실험실 환경에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지만, 장기간·대규모 운영이 필요한 실제 우주 거주 환경에서는 추가적인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연구진은 "지속가능한 월면 자원 활용과 우주 탐사를 실현하려면 기술적 한계와 개발·운영 비용을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며 국제적 협력과 장기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세대 우주경제 기반 기술로 부상 이번 연구는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넘어, 향후 우주경제 구축에 있어 '월면 자원 자립형 생태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산소 및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은 장기적으로 화성 탐사와 같은 심우주 미션에서도 응용 가능성이 높다. 해당 연구는 중국 국가중점 R&D계획, 국가자연과학기금, 광둥성 과학기술혁신기금, 심천시 기초과학재단 등 다수의 국가·지자체 자금을 지원받아 수행됐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의 전략적 우주기술 투자와 연계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향후 연구 개발의 지속성과 확장성도 주목된다. 지금까지 달은 인류의 도달 목표였다면, 이제는 자립적 생존과 지속가능한 탐사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우주 속의 지구화'를 위한 기술적 초석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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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1)] 달 토양에서 물과 산소, 연료까지⋯우주 생존 기술에 새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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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실리콘밸리, 'AI 초지능' 경제 격변을 전망하다
- 인공지능(AI)이 수년 내 인간의 모든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 일반 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닛케이는 30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를 선도하는 기업가들을 인용해, 인류가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적 대전환의 문턱에 서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류의 역사가 '현상 유지'의 관성을 깨고 거대한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0년간 AI의 발전 속도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2025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수준의 성과를 냈는데, 이는 전문가들이 2021년에 예측했던 시점보다 18년이나 빠른 성과다. 이런 눈부신 발전의 배경에는 기술 기업들의 '승자독식' 경쟁과 "2위는 곧 패배"라는 인식 아래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국가적 경쟁이 있다. 기술 경쟁은 LLM의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2027년에는 GPT-4를 만드는 데 썼던 것보다 1000배 많은 자원이 LLM 훈련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2030년이나 2032년의 AI는 과연 어떤 능력을 갖게 될까. 일부에서는 어두운 미래를 걱정한다. AI를 악용한 테러리스트가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생물무기를 만들거나, 사람의 통제에서 벗어난 AI가 걷잡을 수 없이 날뛰는 이야기다. 발생 확률은 낮지만 영향이 매우 큰 '테일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가정은 더 현실적이고 가까이 다가온 다른 충격들을 지나치게 만들 수 있다. 산업혁명 넘는 '두 번째 폭발' 1700년 이전 세계 경제는 100년에 평균 8% 성장하는 데 그쳤다. 그 뒤 300년간 산업혁명은 성장률을 350%까지 크게 끌어올렸지만, 인구가 늘고 노동력을 써야 하는 느린 순환에 기댔다. AI에는 이런 인구 변화의 제약이 없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AI가 2026년에는 사람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통찰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AI는 스스로의 성능을 좋게 만드는 데 쓰이고 있으며, 2028년에는 AI가 AI 개발을 이끌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여기에서 산업혁명과 맞먹는 '두 번째 경제 폭발'의 가능성이 나온다. 단순한 노동은 물론 아이디어와 혁신을 자동화해 국내총생산과 부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사람의 손길 없이 기계의 힘이 기술 발전을 이끌고, 그 결과가 다시 더 힘센 기계에 투자되는 순환이 만들어지면 부가 쌓이는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에포크AI는 AI가 사람 업무의 30%를 맡는 때부터 한 해 경제 성장률이 20%를 웃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같은 AI 낙관론자들은 스스로 발전하는 AI가 마침내 '초지능'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는다. 초지능이 나타나면 인류는 에너지나 수명 같은 지금까지의 한계를 넘어서고, 물리 법칙만이 유일한 제약으로 남는 시대로 들어설지도 모른다. 소수 독식과 불평등의 심화 초지능이 가져올 풍요는 노동 시장과 자산 시장에 이제까지 없던 충격을 동반한다. AI가 사람의 지능 수준에 이르면, 모든 일의 비용은 AI로 처리하는 비용을 넘을 수 없게 된다. AI가 대신할 수 없으면서 힘을 합쳐 더 큰 힘을 내는 소수의 '슈퍼스타' 계층은 큰 부를 손에 넣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익은 AI 기반 시설과 관련 자본을 가진 극소수의 몫이 될 것이다. 그 때문에 부의 쏠림은 매우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육이나 외식처럼 자동화가 어렵고 노동이 많이 드는 분야에서는 오히려 임금이 치솟는 '비용 질병' 현상이 나타나 사회 불평등이 깊어질 수 있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이들 서비스는 머지않아 비싼 사치품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금융 시장 역시 큰 변화를 피할 수 없다. AI 경쟁의 '이긴 쪽'과 '진 쪽'이 뚜렷해지면서 주가 차이는 매우 커지고, AI 기술과 기반 시설에 투자가 크게 늘면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도 커질 것이다. 미래의 큰 성장을 내다본 부유층이 저축 대신 소비를 택하면서 투자 돈을 모으기 위한 금리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나라 경제 전체의 불안과 물가 상승 위험도 커진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도 자산 값은 떨어지고 빚 부담은 늘어나는 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성장의 덕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혼란은 곧바로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진다. 산업혁명이 대중 민주주의 시대 이전에 일어났다는 점은 지금의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가 가져올 부의 쏠림과 경제 구조의 변화는 큰 사회 갈등을 일으키고, 재분배를 해달라는 압박을 키울 것이다. 정부와 사회는 더욱 불안한 정치 상황에 맞서야 하며, 세금, 교육, 시민 권리 보호 등 사회 제도 전반을 다시 짜고 공정한 분배 정책과 오래갈 수 있는 성장 전략을 빨리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그럼에도 AI가 열 미래를 향한 기대는 여전하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는 "AI는 지금까지 고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병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지능을 AI가 뛰어넘는 날이 오더라도, 큰 변화를 받아들이고 올바른 길로 이끌 '사람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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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실리콘밸리, 'AI 초지능' 경제 격변을 전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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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관세협상 진전 반영 올해 세계성장률 3.0%로 상향조정
-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세계 주요국의 관세협상 타결로 관세가 낮아질 것을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소폭 상향조정했다. IMF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3.0%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지난 4월보다 0.1%포인트 높은 3.1%로 내다봤다. IMF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비해 미리 수출된 물량이 예상보다 많았고,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에 발표한 관세율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IMF는 지난 4월 전망에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을 24.4%로 가정했는데 이후 미국이 중국 등과 협상해 관세율을 낮춘 것을 반영해 이번에는 17.3%로 낮췄다. IMF 또 달러 약세와 일부 주요 국가의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금융 여건이 개선되면서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IMF는 미국 경제가 올해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4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다. 미국은 내년에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에 포함된 기업 투자 세제 인센티브 효과 덕분에 2.0%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유로존은 올해 1.0%, 내년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보다 0.2%포인트 증가했는데 이는 아일랜드에 소재한 제약사들이 미국의 관세를 피하려고 의약품 수출을 역사적인 수준으로 늘렸기 때문이라고 IMF는 설명했다. 일본은 올해 0.7%, 내년 0.5% 성장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으나 내년 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했다. 한국 경제는 올해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1.8% 성장이 전망됐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 4월보다 0.2%포인트 낮췄으며 내년 성장률은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신흥경제와 개발도상국 경제는 올해 4.1%, 내년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4.8%로 지난 4월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이는 올해 상반기 중국의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강했고,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미중 무역 회담을 통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에는 중국의 성장률이 4.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6.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또한 4월 전망보다 개선됐다. IMF는 올해 세계 교역량을 0.9%포인트 상향하고, 내년 교역량을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기업들이 관세 인상에 대비해 수출을 앞당겨서 했기 때문에 올해 교역량이 늘었지만, 그 효과가 내년에는 사라질 것으로 봤다.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 4월 전망보다 나아졌지만, 2024년에 달성한 3.3%나 코로나19 확산 전 역사적 평균인 3.7%보다는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경제에 대한 하방 위험이 여전히 더 크다고 경고했다. IMF는 실효 관세율이 반등할 경우 세계경제 성장세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4월 2일에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 최대치와 7월 14일 서한을 통해 여러 국가에 통보한 관세율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미국이 전자제품과 의약품 등에 품목별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경우 실효 관세율이 올라가고 공급망에 병목이 생겨 관세 인상의 직접적인 효과가 증폭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무역 협상을 통해 예측 가능한 교역 체계가 만들어지고 관세가 인하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IMF는 세계 인플레이션이 2025년 4.2%, 2026년 3.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4월 전망과 큰 차이가 없다. IMF는 미국의 관세가 점진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서 올해 하반기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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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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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관세협상 진전 반영 올해 세계성장률 3.0%로 상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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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美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추진⋯"연내 인수 마무리"
- 셀트리온이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글로벌 경쟁사 2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셀트리온은 해당 공장을 연내 100% 인수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미국 제약산업 중심지에 위치한 대규모 원료의약품(cGMP) 생산시설로, 향후 셀트리온 제품 생산 거점으로 활용된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며, 증설 시 최대 7000억 원이 추가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로 미국 내 관세 리스크 해소와 함께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니해설] 셀트리온, 美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 임박…"관세 리스크 해소·현지 생산 본격화" 셀트리온이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본격화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29일,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원료 생산시설 인수 입찰에서 글로벌 제약사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7천억 투자, 연내 인수 목표 셀트리온이 인수를 추진 중인 해당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Drug Substance, DS) 생산시설로,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해 있다.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 바이오의약품이 수년간 생산돼온 이 시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부합하는 cGMP 설비로, 높은 생산 안정성과 품질 수준을 자랑한다. 공장 인수와 관련된 세부 사항은 오는 10월 초로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 시까지 비공개로 유지된다. 서정진 회장 "연내 인수 완료, 4분기부터 경영 시작"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번 인수에 약 7000억 원이 투입되며, 관세 부담에 따라 향후 증설 시 최대 7000억 원이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부터 10월 초까지 본계약을 추진하고 미국 정부 승인 절차를 거쳐 연내 해당 공장을 100%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경영은 올해 4분기부터 시작되고, 셀트리온 제품의 병행 생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자금 조달은 자체 조달과 금융기관 협조를 병행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백지상태에서 새 공장을 짓는 것보다 기간과 비용 면에서 인수가 더 효율적"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셀트리온 제품을 '메이드 인 USA'로 생산·판매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관세 회피를 위한 전략으로 2년 치 재고를 선제적으로 미국에 이전해 놓은 상태다. 관세 리스크 해소·생산 생태계 구축…CDMO와는 무관 이번 공장 인수는 셀트리온이 지난 5월 발표한 ‘관세 대응 종합 플랜’의 일환이다. 2년치 재고 확보, 현지 위탁생산(CMO) 계약 확대 등 단기 대응책에 이어, 현지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근본적인 관세 해소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장 인수로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요 제품들을 현지 생산할 수 있게 돼,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의약품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최초로 미국 내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한 바이오제약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투자는 셀트리온의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와는 관련이 없으며, CDMO 투자 여부는 미국 관세 정책이 보다 명확해진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서 회장은 선을 그었다. 공장 활용 계획…50%는 기존 제품 생산, 50%는 셀트리온 제품 투입 이번에 인수될 공장은 인수 즉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로 평가된다. 전체 설비의 절반은 기존 피인수 기업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하는 CMO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인수 이후 바로 가동될 수 있다. 나머지 절반은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요 제품의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셀트리온은 미국 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신제품 출시 일정을 고려해 추가 증설도 계획 중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현지 생산 캐파는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현지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향후 출시될 제품들까지 관세 영향권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현지 생산부터 물류까지…"美 시장서 독자 생태계 완성" 셀트리온은 향후 증설이 마무리되면 원료의약품(DS)뿐 아니라 완제의약품(DP), 포장, 물류까지 아우르는 미국 내 전주기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내 판매망이 확보된 만큼, 직접 제조를 통해 원가 경쟁력은 물론 물류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연구, 생산, 판매를 모두 미국 현지에서 수행하는 이상적인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라며 "관세 리스크를 제거함과 동시에, 점유율 확대를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셀트리온홀딩스는 8월 5일부터 2,500억 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 매수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향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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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美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추진⋯"연내 인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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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6)] 남극 최대 빙하 균열 가속⋯'스웨이츠 붕괴' 현실화되나
- 세계에서 가장 넓은 빙하로 꼽히는 남극 대륙의 '스웨이츠(Thwaites) 빙하'가 붕괴 임계점에 근접하며 지구 해수면 상승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NASA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빙붕의 균열을 정밀 추적한 결과, 스웨이츠 빙하의 동쪽 빙붕에서 급속한 균열 확산이 진행 중이며, 빙하의 구조적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길이 120km(약 80마일)에 달하며, 서남극 해안에서 바다를 향해 거대한 빙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빙붕은 해수면에 떠 있지만 육지에 고정되어 있으며, 일종의 '방어벽' 역할을 하며 빙하 전체의 붕괴를 막고 있다. 그러나 이 빙붕이 무너지면 후방의 거대한 빙하가 바다로 유입되며,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을 수 미터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NASA의 고정밀 위성 ICESat-2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해 수직 방향의 빙붕 균열을 고해상도로 시각화하고, 균열의 깊이·위치·형태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슈지에 왕(Sujie Wang)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빙붕의 균열은 단순한 이론 모델로 설명하기엔 복잡도가 높으며, 실제 관측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이론이 놓쳤던 미세한 균열의 형성과 진화를 추적함으로써, 붕괴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사전 경보 시스템' 구축에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스웨이츠 빙붕 동쪽 구간에서 균열이 더 빠르게 진행 중인 반면, 서쪽 구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겨울철 이상 고온, 해빙 감소, 해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은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균열이 확산되면 얼음의 흐름이 빨라지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균열이 발생하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기 강화적 불안정성 메커니즘이 빙붕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동저자인 리처드 앨리(Richard Alley) 교수는 "한 번 무너진 빙붕이 다시 자라나는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붕괴 시점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02년 붕괴된 라르센B 빙붕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된 후속 프로젝트다. 당시 라르센B 빙붕은 수년간 누적된 온난화 영향 끝에 단 5주 만에 3200㎢ 규모가 완전히 붕괴됐다. 당시에는 예측 모델이 붕괴 전조를 포착하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는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관측 기반 분석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또한 향후 남극 전체 빙붕에 대한 분석을 확장하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이자 박사과정 연구원인 황 정루이(Zhengrui Huang)는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40개 이상의 남극 빙붕에서 균열 위치·깊이·형태를 3D로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자료는 향후 극지방 빙붕 역학을 연구하는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핵심 관측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황 연구원은 "이번 데이터셋은 남극 빙붕 붕괴 예측을 위한 관측 기반 모델의 정교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기후 변화에 따른 남극 빙하의 반응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계절 기후 변화, 하천 유입, 관광 활동, 해류 모델링 등을 연계해 빙붕 균열의 전개 과정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지구환경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Remote Sens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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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6)] 남극 최대 빙하 균열 가속⋯'스웨이츠 붕괴'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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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테슬라와 23조 원 반도체 수주 계약⋯파운드리 부문 반전 신호탄
- 삼성전자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며, 파운드리 사업 부문의 반등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분기별 수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해온 삼성 파운드리에 있어 사실상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계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총 22조7648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4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8년 이상 장기 물량이 확보됐다. 작년 삼성전자 전체 매출(300조8,709억 원)의 7.6%에 해당하는 대형 규모로, 반도체 부문 사상 최대급 단일 고객 계약으로 평가된다. 계약 상대는 비공개였으나, 같은 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삼성의 텍사스 대형 신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직접 밝히면서 계약 주체가 테슬라인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 CEO는 "삼성이 현재 생산 중인 AI4 칩은 평택 공장에서, 새로 양산될 AI6 칩은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에서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SMC는 AI5 칩을 설계 완료했으며, 초기 생산은 대만, 이후에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4·AI5·AI6 칩은 모두 테슬라가 독자 개발한 자율주행용 반도체로, 자사 차량의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구현에 핵심적으로 탑재되는 부품이다. 테슬라는 삼성전자와 TSMC에 칩 생산을 이원화함으로써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머스크는 "삼성이 테슬라의 생산 효율 극대화를 위해 협조하기로 동의했고, 자신이 직접 공장을 둘러보며 진척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며 해당 파운드리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테일러 공장은 내 집에서 멀지 않다"는 언급을 통해 자사 AI 반도체 생산 기지로서의 의미를 재차 부각시켰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삼성전자가 한동안 부진을 겪어온 파운드리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 4조6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부문(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 원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가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업계는 이번 계약 성사가 삼성의 첨단 공정 수율 개선과 미국 현지 생산 기반 확대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장에서는 삼성의 3나노 이하 공정 수율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대형 고객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테일러 공장의 조기 안착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와 TSMC 간의 관계도 유지되는 가운데, 양사는 AI 칩 공급을 분산 배치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양대 파운드리 기업을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은 향후 AI 칩 수요 확대 국면에서 테슬라의 생산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기술 경쟁력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 아니라, 향후 AI 반도체 전쟁에서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하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인프라 확보가 미국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인 점을 고려할 때, 삼성-테슬라의 협력은 향후 지정학적·산업 전략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28일 글로벌 테크기업과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발표한 삼성전자 주가는 계약 상대방이 테슬라인 것으로 확인되자 오름폭을 크게 키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6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69% 오른 69,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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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테슬라와 23조 원 반도체 수주 계약⋯파운드리 부문 반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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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AI 행동 계획' vs 중국 '세계 행동 계획'⋯AI 주도권 경쟁 격화
- 미국과 중국이 며칠 간격으로 각자 AI 미래상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사이의 기술 주도권 경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미국이 '세계 패권 유지, 민간 혁신 최우선, 정치적 편향 배제'를 내걸고 규제 철폐로 '미국 기술의 표준화'를 선언하자, 중국은 '세계 협력, 규범화, 개방형 공유'를 내세우며 세계 AI 협력 기구 창설을 제안하고 나섰다. AI의 미래를 둘러싼 두 진영의 대립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 미국, '규제 완화'로 AI 엔진 가속 포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열었다. 미국은 지난 23일 ▲혁신 가속 ▲미국 내 AI 기반시설 구축 ▲미국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세계 표준화라는 세 가지 축을 바탕으로 'AI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실리콘밸리의 '빠른 혁신'을 돕기 위해 AI 개발을 막는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없애고,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규제를 크게 완화하는 것이다. 나아가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대규모 언어 모델(LLM)까지 아우르는 'AI 종합 기술 수출 꾸러미'를 동맹국에 제공해 미국 표준을 퍼뜨리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정치적 편향'을 두고는 예외로 엄격한 규제를 내세웠다. 'LLM을 위대하고 중립적으로 만들자'는 기조에 따라, 연방 정부가 쓰는 LLM에는 '정치·이념 편향이 없는 객관성'을 요구하고 '편향 없는 개발자'와만 계약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편향'의 정의가 모호해 되레 민간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산업을 "태어난 아름다운 아기"에 비유하며 "어리석은 규칙으로 성장을 멈추게 할 수 없다"고 강조해 규제 완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해친다'는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의 AI 반도체 대중 수출 제한 조치 등은 상당 부분 없앴다. 중국, '국제 협력' 카드로 맞불 그러자 사흘 뒤인 26일, 중국은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 개막식에서 AI에 관한 세계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맞대응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개막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세계 AI 협력 기구"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히며, 기술 개발과 규제에 대한 국제 협력을 촉구했다. 특히 중국은 AI 기술이 특정 국가의 "독점적 장난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독주를 겨냥했다. 또 'AI 플러스' 계획으로 AI 기술을 모든 산업에 녹여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특히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의 개발도상국)'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두 개의 진영' 형성…반도체 전쟁도 격화 잇따른 발표에 아시아 그룹의 조지 첸 파트너는 "이제 두 진영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여러 나라가 함께하는 방식을 지키려 하는 반면, 미국은 AI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을 겨냥해 자체 진영을 만들려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이 전통 동맹국과 손을 잡는다면,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 참여국 등 비서방권을 끌어들이고 AI를 '세계의 공공재'로 만들어 자국 중심의 연대를 꾸리려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 양국의 전략 경쟁은 AI 모델 훈련에 꼭 필요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치열하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막아왔으며, 최근 석 달 만에 자국 기업 엔비디아의 저사양 H20 칩 중국 수출을 다시 허용했지만 미국의 견제는 여전하다. 하지만 중국 또한 자체 대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중국을 세 번 찾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중국의 자체 개발 칩을 두고 "무섭다"고 평가하며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다. 두 정부 정책이 부딪치면서 AI의 '안전과 혁신' 논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권단체와 노동조합이 개인정보와 노동권 침해 등을 걱정하며 '국민 AI 행동 계획'을 제안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두 달에서 한 해 안에 눈에 보이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회적 합의를 둘러싼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 세계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중국의 '국제 협력주의' 가운데 어떤 생각이 미래 AI 시대의 기준이 될지 지켜보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은 '가치 동맹'을 명분으로 자국 기술 표준과 플랫폼 생태계에 한국의 동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AI 기업의 독자적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라는 지위를 무기로 경제적 실리를 앞세워 우리 기업을 끌어당기고 있어, 섣부른 선택은 곧 막대한 시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를 넘어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와 선제적인 글로벌 AI 규범 논의 참여를 통해 우리의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국가 차원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Summary]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AI를 '아기'에 비유하며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는 철폐하되 정치적 편향성은 배제하는 'AI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와 동맹국 중심의 기술 표준 수출로 자국 우선주의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리창 총리 주도로 '세계 행동 계획'을 공개하고, '글로벌 AI 협력 기구' 창설을 제안했다. 국제 협력과 개도국 지원을 명분으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다자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기술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국이 각자의 진영을 꾸리면서 세계 기술 지형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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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AI 행동 계획' vs 중국 '세계 행동 계획'⋯AI 주도권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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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K-뷰티 ⑤] 기후 맞춤 제형·더마 공략 '초현지화'로 돌파⋯이니스프리·클레어스의 성공 방정식
- 베트남에서 한국 화장품은 '가장 갖고 싶은 브랜드'인 동시에 '가장 쉽게 위조되는 브랜드'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 모순적인 위상 속에서 K-뷰티는 기회와 위기의 경계에 서 있다. 한국은 베트남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그 뒤를 유럽 23%, 일본 17% 등이 쫓고 있다), '한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팔리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K-뷰티는 이제 '한국 브랜드'라는 이름값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K-뷰티가 여전히 강력한 이미지 자산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새롭고, 효과 좋으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좋은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형과 자연에서 얻은 성분,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포장, K-드라마와 K-팝이 지닌 매력은 베트남 Z세대로부터 뚜렷한 호감을 얻고 있다. 여기에 높은 품질에도 알맞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손에 넣고 싶은 합리적 제품'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는 거의 유일한 국가 브랜드다. 실제로 이니스프리, 라네즈, 디어, 클레어스, 스킨1004 등은 베트남 소비자 사이에서 '믿고 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한국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쇼피몰(Shopee Mall)이나 하사키(Hasaki) 같은 공식 유통 채널에서 안정된 판매고를 올리며 K-뷰티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을 모든 한국 브랜드가 누리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이면에는 실패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한때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던 이글립스(Eglips), 머지(Merzy) 같은 일부 색조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만 의존하다 제품력과 유통 전략의 허점을 드러내며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 브랜드'를 내세우며 시장을 흐리는 경우다. '하나유키(Hanayuki)'는 한국 기술로 만들었다고 알리며 자외선 차단 지수(SPF)를 허위로 광고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과학으로 증명된 자료 없이 효능을 과장한 사실이 드러나자 베트남 당국이 퇴출시켰다. '응언 코리아(Ngan Korea)'의 밀수 문제 또한 현지 언론이 보도해 K-뷰티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이런 사건들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가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경계심과 K-뷰티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남기는 계기가 됐다. 위기의 K-뷰티, 생존 해법은 '초현지화' 생존의 열쇠는 '초현지화(Hyper-localization)' 전략에 있다. 이는 단순히 언어만 바꾸는 차원을 넘어, 베트남 소비자의 피부 특성, 덥고 습한 기후, 문화적 감수성, 가격 수용 범위, 디지털 사용 행태까지 두루 고려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을 뜻한다. K-뷰티 자외선 차단제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베트남의 기후 특성에 맞춰 끈적임 없이 가벼운 제형을 개발하고, 피부 관리 기능을 더해 현지화에 성공하며 하나의 큰 시장을 차지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자연주의'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기후에 맞는 가벼운 제형의 수분 크림과 자외선 차단제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쇼피몰과 하사키에 동시 입점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점을 모두 확보하고, 현지에서 공병 수거 캠페인 같은 친환경 활동을 펼치며 브랜드 호감도를 높였다. 단순히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베트남 소비자와 교감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 성공 방정식이었다. 중소 브랜드인 '디어, 클레어스'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은 베트남에서 빠르게 크고 있는 민감성 피부 시장을 겨냥해 '무향', '비건', '저자극'을 앞세운 더마 화장품 전략을 펼쳤다. 특히 신뢰도가 중요한 더마 화장품이 하사키나 약국 채널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파고들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믿음을 쌓으며 입소문만으로 성장을 일궈냈다. '공식 인증'과 '현지 파트너십'…신뢰가 먼저다 K-뷰티가 베트남 시장에서 가품 위험을 넘어 꾸준히 성장하려면 '공식 한국 브랜드'임을 모든 접점에서 증명해야 한다. 진출 방식 또한 신중히 골라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처럼 현지 법인을 세우는 '직접 투자'는 브랜드 통제력이 높은 대신 초기 비용과 위험 부담이 크다. 대부분의 중소·중견 브랜드가 택하는 '공식 유통사 파트너십'은 위험 부담이 적지만 파트너 역량에 크게 의존한다. 가격 통제가 불가능하고 위조품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단순 수출'이나 '그레이 마켓' 유통은 길게 보면 브랜드 가치를 해칠 수 있다. 믿을 만한 공식 유통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은 기본이며, 정품 인증 QR코드 도입, 현지 법인 운영, 베트남어 고객센터 구축 등 여러 방면의 노력을 통해 '진짜'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또한 베트남 보건부의 광고 심의, 라벨링, 성분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증명하는 제품 정보 파일(PIF)과 시험 성적서를 갖추는 것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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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K-뷰티 ⑤] 기후 맞춤 제형·더마 공략 '초현지화'로 돌파⋯이니스프리·클레어스의 성공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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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대형정수시설 반대 주민투표 운동 중단⋯美 조지아주, 5억 달러 수면수 대안 제시
- 미국 조지아주 불럭카운티 주민들이 추진하던 현대차 메가사이트 관련 지하수 공급 반대 주민투표가 중단됐다고 현지 지역 매체 조지아버처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정부 차원의 대체 수자원 공급 계획이 제시되면서, 주민투표 추진의 실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불럭액션연합(Bulloch Action Coalition, BAC)은 지난해 8월부터 불럭카운티와 브라이언카운티 간 상수도 협정, 현대차 공장 인근 우물 감축 프로그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주민 서명운동을 진행해 왔다. 이 단체는 농민, 토지 소유주, 지역 주민들과 연대해 5,100명 이상의 서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이어왔으며, 이는 해당 이슈를 주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조지아 주정부가 대체 수자원 확보 방안을 모색하면서 상황이 전환됐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서배너강과 에벤에저크리크를 활용한 표면수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주의회는 이와 관련해 약 5억 200만 달러(약 69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BA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주정부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주민투표를 통한 공급 중단보다 더 신속하고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주민투표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BAC 측은 성명에서 "불럭카운티와 브라이언카운티 간 체결된 상수도 공급 및 우물 감축 프로그램이 지역의 중요한 수자원인 플로리단 대수층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한 운동이었다"며 "이번에 확보된 주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과 표면수 전환 계획은 지역 수자원 보전에 있어 실질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조지아주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불럭액션연합(BAC)은 2024년 6월 27일 불럭카운티가 승인한 현대차 메가사이트 관련 상수도 공급 및 우물 피해 저감 프로그램에 반대해 추진해온 두 건의 주민투표 청원 서명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주민투표 추진 목적은 불럭카운티 내 우물 4곳의 물을 브라이언카운티에 판매하고, 하수 서비스를 상호 제공하며, 지하수 유출로 인한 우물 피해 보상 예산을 증액하는 문제에 대해 유권자들이 직접 결정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의 표면수 활용 계획과 조지아 주의회의 5억 200만 달러 투입 약속이 플로리단 대수층 보호에 실질적 대안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주민투표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민투표 절차를 추진할 경우, 행정·법률 비용만 약 3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재정적 부담도 상당했다. BAC는 "이러한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할 때, 주정부의 대안은 현실적이며 수용 가능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민 서명운동에는 수천 명의 지역 주민이 참여했으며, 플로리단 대수층 보전을 위한 공공 인식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BAC는 "비록 투표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이번 움직임은 지역 수자원 정책에 변화를 이끌어낸 중요한 시민 행동이었다"며 "향후 현대차 공장 인근 4개 대형 우물 개발과 관련된 대응 역시 법률 자문을 유지하며 지속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서배너강을 통한 현대차 메가사이트의 수자원 공급을 3년 내 개시하고, 2년 뒤에는 에벤에저크리크를 활용한 공급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주민들이 우려해온 지하수 고갈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수자원 전략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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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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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대형정수시설 반대 주민투표 운동 중단⋯美 조지아주, 5억 달러 수면수 대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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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8)] 니켈-텅스텐 신합금 'Ni₄W', 차세대 전자기기 성능 대폭 개선 기대
-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진이 스마트폰, 노트북, 데이터센터 등 전자기기의 에너지 효율과 정보 처리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신소재 합금 'Ni₄W'를 개발했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테크데일리에 따르면 이번에 개ㅈ발된 Ni₄W는 니켈(Ni)과 텅스텐(W)으로 구성된 비정질 저대칭 구조의 합금으로, 기존 메모리 장치에서 자성 전환에 요구되던 외부 자기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성 상태를 바꿀 수 있는 '필드프리(field-free) 스위칭'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전자기기의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기반 메모리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s)' 5월호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 완료된 상태다. 연구를 주도한 미네소타대학교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의 지앤핑 왕(Jian-Ping Wang) 교수는 "Ni₄W는 데이터 기록에 필요한 전력을 낮춰, 전체 전자기기의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스마트폰부터 초대형 데이터센터까지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합금은 복수 방향의 스핀 전류를 생성할 수 있어 기존 자성 소재에 비해 높은 수준의 스핀-궤도 토크(Spin-Orbit Torque, SOT) 효율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고속 동작과 저전력 소모를 동시에 요구하는 차세대 논리 소자와 메모리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왕 교수 연구팀의 박사과정 연구원인 양이페이(Yifei Yang)는 "Ni₄W는 단독으로 또는 텅스텐과의 적층 구조에서 높은 다방향 SOT 효율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고속 스핀트로닉스 소자 개발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이론적 예측과 실험적 관측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 연구에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승준(Seungjun Lee) 박사는 "계산 결과가 실험과 일치해 Ni₄W의 물리적 특성과 가능성을 확증했다"고 말했다. Ni₄W는 희귀 금속이 아닌 범용적인 원소로 구성돼 있어 상용 반도체 제조 공정에 쉽게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고비용·고난이도 공정이 필요한 기존 자성 소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 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가 후원하고, 반도체연구공사(SRC)의 nCORE 프로그램 산하 첨단 스핀 기반 정보 기술 센터(SMART)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미네소타대학교 전자공학부, 화학공학·재료과학과, 나노센터 등이 참여했으며, 국내외 20여 명의 학제 간 연구진이 협업했다. 향후 연구진은 이 합금을 나노스케일 디바이스 수준으로 집적하고, 실제 동작 환경에서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Ni₄W 기반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 전자기기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차세대 IT 인프라의 전력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Ni₄W가 향후 스핀트로닉스 메모리 상용화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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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8)] 니켈-텅스텐 신합금 'Ni₄W', 차세대 전자기기 성능 대폭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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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손 제스처만으로 컴퓨터 제어 AI손목밴드 공개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손 제스처를 이용해 컴퓨터를 제어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였다. 메타는 23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손의 움직임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손목밴드를 공개했다. 이 손목밴드를 차고 손을 부드럽게 돌리면 노트북 화면에서 커서를 움직일 수 있고, 엄지와 검지를 맞대면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앱이 실행된다. 연필을 쥐고 있는 것처럼 공중에 이름을 쓰면 글자가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난다. 손목밴드는 손가락을 움직일 때 근육을 통해 흐르는 전기 신호를 읽는다. 이 신호는 뇌에서 보낸 명령으로 생성되며,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기 전에 이미 무엇을 하려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메타의 리서치 부사장인 토머스 리어든은 "실제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며 "단지 움직이려는 '의도'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단순한 생각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지만, 움직이려는 '의도'를 가졌을 때 이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의 손목밴드는 신경과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분석하는 근전도(EMG)라는 기술을 활용해 팔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수집한다. 이 신호는 뇌나 척수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받아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알파 운동 뉴런에서 생성되는데, 이 뉴런이 근섬유에 직접 연결돼 생성되는 전기 신호가 피부 바깥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하다는 점을 활용했다. 신호는 실제 손 움직임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돼 손목밴드와 같은 기기가 감지하면 손가락보다 훨씬 빠르게 타이핑할 수 있다. 리어든 부사장은 "손가락이 움직이기도 전에 전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손목밴드는 사용자가 기기를 직접 만지지 않고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하나로, 노트북과 스마트폰은 물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롭고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는 그동안 기술을 외부에 비공식적으로 시연해 왔지만, 이제는 일반에 공개할 만큼 성숙했다고 보고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메타는 시제품을 실험한 1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챗GPT와 같은 AI 기술인 '신경망'(neural network)을 활용해 공통된 패턴을 찾아냈다. 이에 새로운 사용자가 착용해도 바로 작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리어든 부사장은 메타가 "향후 수년 내에 이 기술을 제품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작년 9월 이 손목밴드를 통해 사진 촬영과 동영상 녹화, 음악 재생, 시각 정보 설명 등이 가능한 스마트 안경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메타는 지난 2019년 신경망을 연구하는 'Ctrl 랩스'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리어든 부사장은 공동 창업자로, 이 스타트업은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라는 연구 조직 산하에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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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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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손 제스처만으로 컴퓨터 제어 AI손목밴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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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4)] 운명을 바꾼 0.1%의 DNA⋯영국 '세 부모 아기' 8명, 유전병 대물림 끊었다
- 영국에서 유전병을 끊기 위해 획기적인 기술을 통해 세 명의 부모로부터 태어난 아기 8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뉴캐슬 대학에서 개발한 세 명의 유전 물질을 이용한 획기적인 생식 기술 덕분에, 치명적인 유전병의 대물림을 끊고 태어난 아기 8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 기술로 태어난 아이들 모두 심각한 유전 질환 없이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밟고 있어, 유전병으로 고통받던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대물림되는 고통…'세포 발전소'가 멈추는 병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 안에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의 발전소',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하지만 이 발전소에 유전 결함이 생기면 몸은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해 심장 박동 이상, 뇌 손상, 발작, 실명, 근육 약화 등 심각한 복합 장애를 겪는다. 약 5000명 가운데 1명꼴로 나타나는 이 질환은 오직 어머니를 통해서만 유전되는데, 어떤 아이들은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사망하기도 한다. 영국의 키토 가족은 이 병의 고통을 생생히 증언한다. 어머니 캣의 막내딸인 14세 포피는 미토콘드리아 질환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며, 튜브를 통해 음식을 섭취하고 말을 하지 못한다. 캣은 "딸은 있는 그대로 사랑스럽지만, 이 병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고 말한다. 언니인 16세 릴리 역시 미래에 자신의 자녀에게 병을 물려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았다. 릴리는 "나와 내 아이들 같은 미래 세대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라며 이 기술의 뜻을 강조했다. 부모의 설계도에 건강한 에너지를…'0.1%의 재구성' 이러한 비극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영국 뉴캐슬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 바로 '수핵 이식'이라고도 부르는 '전핵 치환술(pronuclear transfer)'이다. 이 기술은 비유하자면, 설계도(부모의 핵 DNA)는 훌륭하지만 발전소(미토콘드리아)가 고장 난 집에, 발전소가 튼튼한 새 집의 동력 시스템을 옮겨오는 것과 같다. 연구진은 먼저 예비 엄마의 난자와 기증자의 난자를 각각 아버지의 정자로 체외수정시킨다. 수정 후 약 10시간이 지나면, 두 수정란에는 머리카락 색과 키 등 아이의 모든 유전 정보가 담긴 '전핵'이라는 설계도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 두 수정란에서 전핵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즉 '튼튼한 발전소'를 가진 기증자의 수정란에 예비 부모의 전핵을 옮겨 심는다. 이렇게 탄생한 아이는 외모와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유전 정보(99.9%)는 생물학적 부모에게서 물려받고, 세포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DNA(약 0.1%)만 기증자에게서 받는다. 세계 첫 도전, 윤리 논쟁 넘어 마침내 '성공' 영국은 이 기술의 과학 토대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2015년 의회 투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임상 적용을 허용했다. 물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미토콘드리아의 0.1% DNA 역시 다음 세대로 유전되기 때문에, 인류의 유전 정보에 영구 변화를 가한다는 점에서 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유전자를 마음대로 바꾸는 '맞춤형 아기'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이 기술이 특정 유전병으로 고통받는 가족에게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마침내 문이 열렸다. 뉴캐슬 대학교의 더그 턴불 교수는 "세계 최고의 과학, 이를 뒷받침한 입법, 그리고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지원이 있었기에 영국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었다. 질병 없는 8명의 아이가 태어난 것은 정말 멋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지금까지 모두 22가족이 뉴캐슬 불임 센터에서 이 시술을 받았고, 그 결과 쌍둥이 한 쌍을 포함해 남자아이 4명, 여자아이 4명이 태어났다. 현재 한 명은 임신 중이다. NHS에서 희귀 미토콘드리아 질환 서비스를 책임지는 보비 맥팔런드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기다림과 두려움 끝에 아기를 품에 안은 부모들의 안도와 기쁨을 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아기들이 살아있고, 잘 자라며, 정상으로 발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시술을 받은 한 어머니는 익명으로 "수년간의 불확실성 끝에 이 치료법이 우리에게 희망을, 그리고 마침내 아기를 선물했다"며 "생명력과 가능성으로 가득 찬 아이를 보며 감사함에 벅차오른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 부모 아기' 남은 과제와 새로운 희망 시술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 태어난 8명의 아기 가운데 5명에게서는 결함 미토콘드리아 DNA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나머지 3명에게서 5~20% 수준의 결함 DNA가 나타났으나, 이는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임계치인 80%를 크게 밑돈다. 일부 아이에게서 고지혈증, 부정맥, 간질 같은 합병증이 나타났지만 모두 치료됐고 자연적으로 사라졌으며, 시술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모나쉬 대학교의 메리 허버트 교수는 "이번 결과는 낙관할 근거를 제시하지만, 치료 결과를 더욱 개선하려면 미토콘드리아 기증 기술의 한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 환자 지원 단체인 '릴리 재단'의 리즈 커티스 설립자는 "수년간의 기다림 끝에, 이제 우리는 8명의 아기가 모두 미토콘드리아 질환 징후 없이 태어났다는 것을 안다"며 "고통받는 많은 가족에게 유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첫 번째 진정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시술이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꾸준히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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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4)] 운명을 바꾼 0.1%의 DNA⋯영국 '세 부모 아기' 8명, 유전병 대물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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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정권, AI경쟁 주도권 확보 위한 'AI행동계획' 발표
-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부가 2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개발 강화을 위한 주요정책시책 'AI행동계획(액션플랜)'을 발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23페이지에 달하는 AI행동계획에서 데이터센터용 에너지 공급확대와 규제완화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AI에 과도한 규제를 하는 주들에 대해서는 연방자금의 제공을 보류하도록 요구했다. 백악관은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미국 국민을 위한 인류 번영, 경제적 경쟁력, 국가안보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행동계획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확고한 기술적 패권을 장악하고 유지해가는 것을 국가안전보장상의 최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데에는 미국의 혁신의 힘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액션플랜의 실행에 위한 복수의 대통령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는 향후 최소 몇 주와 최대 몇 달 안에 90개 이상의 연방 정책 조처를 실행한다. 혁신 가속화를 비롯해 미국 AI 인프라 구축, 국제 외교와 안보 선도 등 3가지가 중심이다. 집권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키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발 빠르게 지시한 이 행정명령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AI 행동계획의 구체적 주요 정책도 소개했다. 상무부와 국무부는 산업계와 협력해 하드웨어, 모델,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표준 등을 포함한 안전하고 완전한(full-stack) AI 수출 패키지를 전 세계 우방국과 동맹국에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팹(생산공장) 허가 절차를 가속화하고 현대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기 및 냉난방 공조(HVAC) 등 수요가 높은 인력 확충을 위한 새로운 국가 이니셔티브를 수립하는 것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AI 개발 및 배치를 방해하는 과도한 연방 규제를 제거하고 규제 제거를 위한 민간 부문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방 조달 지침을 개정해 최첨단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자와 계약할 때 객관적이고, 톱다운(top-down) 이념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미국 보수 진영에서 그간 일부 기술 기업이 진보 편향이 내재한 AI를 개발해왔다고 비판해온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건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명확한 정책 목표는 미국이 전 세계 과학기술 표준을 설정하고 세계가 미국 기술을 계속 운용하도록 하는 연방 정부의 기대치를 설정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AI 행동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나흘째인 지난 1월 23일 서명한 '미국의 AI 리더십 장애물 제거' 행정명령에서 180일 이내에 수립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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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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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정권, AI경쟁 주도권 확보 위한 'AI행동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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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AI가 금융 사기 위기 촉발⋯신원 인증 시스템 무력화됐다"
- 샘 올트먼 오픈AI(Open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이 악용될 경우 세계는 심각한 '사기 위기(fraud crisis)'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음성 기반 인증 시스템이 이미 AI에 의해 무력화됐으며, 현실과 구별되지 않는 영상 사기까지 곧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고 CNN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올트먼 CEO는 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최한 공개 토론회에서 "음성 인식만으로 거액 송금이 가능한 금융기관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AI는 비밀번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원 인증 수단을 이미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미국 주요 금융기관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트먼은 "이제 AI 음성 복제본, 그리고 결국에는 비디오 복제본도 사람을 사칭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점점 '현실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며 이를 검증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올트먼과 토론 진행한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그것은 우리가 협력을 고려할만한 사항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현재는 음성 사기로 시작했지만, 머지않아 영상 통화와 페이스타임(FaceTime) 영상까지 현실과 구별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오픈AI는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지 않지만, 전 세계가 반드시 직면해야 할 도전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원 진위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로 '휴먼 증명(Proof of Human)' 기능을 내세운 '오브(The Orb)'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AI가 만든 디지털 혼란 속에서 진짜 인간임을 확인하는 수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브(The Orb)'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진짜 인간' 식별을 위한 생체인증 장치이자, 세계 디지털 신원 인증 프로젝트 '월트코인(Worldcoin)'의 핵심 기술이다. 이 장치는 개인의 홍채를 스캔해 생물학적 고유성을 바탕으로 ‘한 사람당 하나의 디지털 ID’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날 올트먼 CEO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곧 공개할 예정인 'AI 행동 계획(AI Action Plan)'을 앞두고 이뤄졌다. 오픈AI는 해당 정책 문서에 대해 자문을 제공했으며, 최근 미 의회 주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미국 워싱턴 D.C.에 약 30명 규모의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으로, 정책 입안자 대상 교육과 AI의 경제적 영향 분석, 기술 체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AI 사기 경고, 현실이 되고 있다 올트먼의 우려는 과장이 아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AI 음성·영상 복제 기술을 이용한 사기 시도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다수의 부모가 자녀의 목소리를 사칭한 AI 전화를 받고 금전을 요구받는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의 음성을 AI로 복제한 사기범이 외국 외교장관과 주지사, 연방의회 의원에게 연락을 취했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올트먼은 "사이버 공간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AI가 새로운 사기 형태를 촉발할 것"이라며 "AI 슈퍼지능(superintelligence)이 인간의 방어 역량을 앞지르기 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미국 전력망을 공격하거나 생물학적 무기를 생성하는 등 현실적인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AI가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사회적·제도적 대응은 이에 비해 매우 느리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영향? "아무도 모른다" 일자리와 관련해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올트먼은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술이 워낙 복잡하고 새로운 만큼, 지금의 모든 예측은 추측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직종은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직업도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100년 후에는 지금의 '일'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수도 있다"며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일하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위한 '게임 같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AI가 의료, 법률, 건설 등 실질적 노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이날 자사의 첫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니 채터지(Ronnie Chatterji)가 작성한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AI를 전기, 트랜지스터 같은 경제사적 전환 기술로 평가하며, 챗GPT가 전 세계 5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도구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 사용자 중 20%는 챗GPT를 '개인 튜터(가정교사)'로 사용 중이며, 사용자 절반 이상은 18~34세로 장기적인 노동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채터지 박사는 향후 1년간 하버드대 제이슨 퍼먼 교수,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박사와 함께 AI의 고용 및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분석할 계획이다. 관련 연구는 워싱턴 D.C. 신설 오피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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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AI가 금융 사기 위기 촉발⋯신원 인증 시스템 무력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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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상환청구권·설명서 공시 의무화해야"
-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자의 상환청구권을 명문화하고, 상품설명서 공시와 발행인 인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은 인가 또는 등록된 법인으로 제한해야 하며, 지급수단 외 통화기능을 억제하기 위해 이자 지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니해설] "스테이블코인 상환청구권 보장해야"…제도권 편입 위한 투자자 보호 논의 본격화 국내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입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황세운 자본시장연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안정성과 사용자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며 다양한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가장 핵심적인 제언은 투자자의 상환청구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자가 발행인에게 보유한 코인에 대해 액면가 기준으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법률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발행인의 재무 건전성 악화나 파산 시에도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핵심적인 안전장치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황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상품설명서 공시 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코인의 구조, 리스크, 담보 자산 현황 등을 투명하게 제공하고, 중대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금융당국이 발행인의 인가 취소나 영업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화 방식에 대해서는 단순 등록제가 아닌 인가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발행은 자격 요건을 충족한 사업자에 한해 인가를 통해 허용하고,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은 해당 법인이 국내 법률에 따라 인가 또는 등록된 경우에만 인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황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지급결제 수단을 넘어 통화 대체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이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게 될 경우, 이는 실질적인 예금 기능을 하게 되고 결국 금융시장의 통화정책 전달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법적으로 이자 지급을 금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김갑래 선임연구위원은 테더(USDT)의 국내 유통 구조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테더는 미국 등 주요국 거래소에서는 유통 비중이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규모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원화 주권이 약화되고, 자금세탁 및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의 사례를 인용하며,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 시 중개업자의 손실보전 책임 규정을 포함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23년 전자결제수단등거래업자(EPIESP) 제도를 도입해, 해당 중개업자가 손실 보전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만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을 허용하고 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규제에 따르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을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국내 금융당국도 테더 이용자들에게 위험성을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규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국내 규제 체계의 정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미국은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입법안 '스테이블코인 법안'과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키며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규제를 이미 도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산 시대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제도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균형 잡힌 시각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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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상환청구권·설명서 공시 의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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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EU·인도간 무역협상 난항조짐에 3거래일째 하락
-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의 무역협상이 난항을 보여 관세전쟁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유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째 하락세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5%(99센트) 하락한 배럴당 66.21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0.9%(62센트) 내린 배럴당 6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기한이 8월1일로 임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그렇게 멀지 않은 시기에' 중국을 방문할 의향을 나타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폭스비지니스에서 오는 28~29일 스웨덴에서 중국과의 장관급 협상을 개최한다고 언급했지만 다른 나라와 지역과의 협상에 관해서는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무역상대방과의 협상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날 인도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EU와 합의에 이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EU는 미국에 대한 보복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원유선물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무역협상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이 가질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조 드라우라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는 "8월 1일 관세 시한은 유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촉매제 중 하나"라며 "올해 4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는 공급 과잉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는 유가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IG마켓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달러 약세에 따른 지지 효과와 상쇄되면서 유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핵개발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25일 영국, 프랑스, 독일과 차관급 협상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협상 내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와 관세협상 불확실성 등에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1.1%(37.3달러) 오른 온스당 34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장중 한때 3447.5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6월중순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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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EU·인도간 무역협상 난항조짐에 3거래일째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