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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크리스마스 앞두고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 등 영향 약보합세
- 국제유가는 24일(현지시간) 크라스마스를 앞두고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 등 영향으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05%(3센트) 내린 배럴당 58.29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2%(14센트) 하락한 배럴당 62.2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 거래시간은 단축의 영향으로 원유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국제 유가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이라는 올해 두 가지 핵심 변수 속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 차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세 번째 유조선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워싱턴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지탱하는 석유 수입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 이후에도 원유를 실은 유조선 약 6척이 이미 베네수엘라 연안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조치가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구매하는 해운사와 수요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이들 화물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BOK파이낸셜증권의 거래 부문 수석부사장인 데니스 키슬러는 "카리브해 지역의 혼란이 연휴를 앞둔 시장의 핵심 초점"이라며 "봉쇄와 제재가 전 세계 원유 공급을 직접 줄이지는 않더라도 공급을 지연시키는 효과는 있어 유가에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협상 교착도 유가하락폭을 제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카자흐스탄의 12월 원유수출량이 지난 14개월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11월에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수출하는 ‘카스피해 파이프라인컨소시엄(CPC)’ 시설을 공격한데다 악천후로 시설 수선작업이 지연되면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공급을 늘리면서 내년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강해 2020년 이후 최대 연간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러시아산 원유는 해상에서 재고가 쌓이고 있으며 그 물량은 8월 말 이후 4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에 4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가격은 0.1%(2.9달러) 내린 온스당 45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전날에는 장중 일시 온스당 4555.1달러를 기록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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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크리스마스 앞두고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 등 영향 약보합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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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혼다 CR-V e:FCEV, 냉각수 누출 우려로 미국 판매 중단·388대 리콜
- 혼다는 연료전지 냉각 시스템 결함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2025년형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혼다 CR-V e:FCEV' 388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혼다 미국법인은 지난 12월 중 이 같은 내용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공식 보고했다. 혼다에 따르면 일부 차량에서 연료전지 냉각수가 연료전지 스택 내부의 비(非)유체 구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이 경우 내부 전기 회로에서 단락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결함이 발생하면 출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거나 전력 생성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차량이 움직이지 못할 수 있어서 주행 중에는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혼다는 설명했다.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리콜 차량인 혼다 CR-V e:FCEV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극소소의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중의 하나로, 주로 남부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다. 가솔린을 연소하는 기존 차량이나 대형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 전기차와 달리, 연료전지 차량은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주행 중 전기를 생산한다. 유일한 부산물은 수증기뿐이어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급속 충전도 가능한 청정 기술이다. 혼다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해당 문제가 △ 조립공정 변경과 △협력업체 제조 문제 등 두 가지 주요 원인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혼다는 연료 전지 스택 부품의 밀봉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조립 시 사용되는 접착 실런트의 양을 줄였다. 그러나 이 변경 사항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냉각수가 새어 나올 수 있는 틈이 발생했다. 게다가 냉각 시스템의 '유동식 연결부' 일부를 제조하는 업체에서 O링 홈의 버(burr미세한 거친 모서리)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았다. 이러한 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결부의 밀봉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러한 작은 결함들이 모여 냉각수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 즉 민감한 연료 전지 스택 부품이 들어 있는 케이스 내부로 스며들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전기 절연이 손상되어 접지 오류나 단락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혼다는 시스템이 완전히 작동을 멈추기 전에 운전자에게 여러 경고 신호가 먼저 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계기판에는 고전압 이상을 알리는 '파워 시스템' 경고를 비롯해 냉각수 수위 저하 알림, 출력이 약 20킬로와트(kW) 수준으로 제한됐음을 알리는 경고, 심할 경우 '운행 금지(Do not drive)' 메시지까지 단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혼다는 이러한 경고가 표시될 경우 즉시 차량 운행을 중단하고 공식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점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서는 연료 라인 어셈블리를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하는 조치가 무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리콜은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핵심 부품인 냉각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혼다는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품질 관리와 사전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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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혼다 CR-V e:FCEV, 냉각수 누출 우려로 미국 판매 중단·388대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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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여성 사장 탄생⋯SW·IT 전면에 세우다
- 현대자동차에서 첫 여성 사장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24일 SW·IT 부문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ICT 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진 신임 사장은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장이자, 지난 3월 첫 여성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최고경영진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은 SW·IT 부문 간 연계성과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NHN 총괄이사 출신으로 2022년 현대차 ICT본부장으로 합류해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ERP 구축 등 그룹 IT 전략을 주도해 왔다.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 내 여성 사장은 현대커머셜 정명이 사장, 이노션 김정아 사장을 포함해 총 3명으로 늘었다. 한편 현대오토에버는 류석문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미니해설] 현대차 최초 여성 사장 탄생⋯ICT 출신 진은숙 사장 승진 현대자동차의 첫 여성 사장 탄생은 단순한 인사 사례를 넘어 그룹의 전략적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소프트웨어(SW)'와 '디지털 전환'이다. 제조업 기반의 전통적 자동차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그룹의 구상이 인사를 통해 구체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은숙 신임 사장은 ICT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NHN CTO와 총괄이사를 거치며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두루 경험했고, 2022년 현대차 합류 이후에는 그룹 전반의 IT 체계를 재정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글로벌 원 앱 통합과 차세대 ERP 시스템 구축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IT 인프라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 작업으로, 그룹 차원의 데이터 활용과 서비스 고도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이 진 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배경에는 IT를 단순한 지원 조직이 아닌 핵심 경쟁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은 차량 성능 못지않은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하드웨어 경쟁력만으로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차별화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그룹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그룹의 SW 전문기업인 현대오토에버에 류석문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도 눈에 띈다. 류 신임 대표는 쏘카 CTO, 라이엇게임즈 기술이사 등을 거친 개발자 출신으로, 현대오토에버 합류 이후 차량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사업을 직접 이끌어 왔다. 그룹은 기술과 개발 역량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SW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행보도 이러한 기조와 맞닿아 있다. 정 회장은 이날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을 직접 방문해 자율주행 기술을 점검했다. 아이오닉6 기반 자율주행차를 직접 시승하며 엔드투엔드(E2E) 방식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한 것은 그룹 최고경영진이 기술 개발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방문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송창현 전 포티투닷 대표 퇴임 이후 처음 이뤄진 공식 행보로, 조직 변화 이후에도 기술 개발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어떤 기업으로 진화하려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성별 다양성 확대라는 상징성과 함께,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전환을 그룹 전략의 중심에 두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전통적인 제조업 조직의 틀을 넘어, 기술 중심 경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이 인사와 경영진 행보를 통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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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여성 사장 탄생⋯SW·IT 전면에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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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해외주식 팔면 세금 면제⋯정부, '서학개미' 국내 증시 유턴 유도
- 정부가 해외 주식을 매각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해외 주식 투자자를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12월 23일 기준 보유한 해외 주식을 매각해 일정 기간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1인당 일정 한도 내에서 해외주식 양도세(20%)를 부과하지 않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국내 증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미니해설] "국내 증시 복귀 '서학개미' 비과세"⋯정부 RIA 신설 정부가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국내 증시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파격적인 세제 유인책을 내놓았다. 해외 주식을 처분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겠다는 구상이다. 환율 급등과 자본 유출 압력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정과 증시 부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 정책 카드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가 24일 발표한 방안의 핵심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신설이다. 12월 23일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던 해외 주식을 이후 매각해 그 자금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인당 5000만 원 한도로 해외 주식 매각 자금을 1년 이상 국내 증시에 투자할 경우 해당 금액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주식 매매는 자유롭게 허용되며, 세부 한도와 요건은 추가 검토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복귀 시점에 따라 세제 혜택에 차등을 두는 방안도 제시했다. 내년 1분기 중 국내 증시로 자금을 들여오면 양도세를 전액 면제하고, 2분기에는 80%, 3분기에는 50%를 각각 감면하는 식이다. 조기 복귀를 유도해 외환시장 안정 효과를 앞당기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 같은 정책이 등장한 배경에는 개인 해외투자 급증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내국인의 해외투자에서 개인 비중이 2020년 이전에는 10%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30%를 넘어섰다"며 "개인 해외투자 자금의 일부만 국내로 유턴돼도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 잔액은 1611억 달러에 달한다. 정부는 해외 주식 매각 없이도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개인 투자자용 환헤지 수단도 병행 도입한다. 주요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출시하고, 12월 23일까지 보유 중인 해외 주식에 대해 환헤지를 할 경우 관련 양도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고환율 국면에서 환차익을 확정하는 동시에 달러 매도 물량을 늘려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기업 부문에서도 달러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세제 지원이 강화된다. 현재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적용되는 95% 익금 불산입 비율을 100%로 상향해, 사실상 전액 비과세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해외에 쌓여 있던 달러 자금의 국내 환류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책 효과를 두고는 엇갈린 평가도 나온다. 해외 주식 투자 수익이 높은 상황에서 세제 혜택만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국내 유턴’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환율과 증시 불안이 맞물린 국면에서 상징적 신호 효과만으로도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번 세제 유인책이 실제 자금 흐름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국내 증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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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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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해외주식 팔면 세금 면제⋯정부, '서학개미' 국내 증시 유턴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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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독주 굳히는 '파운드리 2.0'⋯AI 반도체가 판 갈랐다
-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0' 시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 1위인 대만 TSMC는 첨단 공정 가동률 상승을 바탕으로 매출이 40% 이상 급증하며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23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 매출은 84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파운드리 2.0은 순수 파운드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IDM(종합반도체 기업), OSAT(외주 반도체 조립·테스트), 포토마스크 업체까지 포함한 확장 개념의 시장이다. 같은 기간 TSMC의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애플의 3나노 공정 램프업과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AI 가속기 고객을 중심으로 한 4·5나노 공정의 높은 가동률이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TSMC를 제외한 파운드리 업체들의 평균 성장률은 6%에 그쳤다. [미니해설] TSMC, AI 반도체 성장세에 3분기 '파운드리 2.0' 시장 39% 차지 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의 고성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만들어낸 구조적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분기 실적은 'AI가 곧 파운드리 경쟁력'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공정 미세화와 후공정 첨단 패키징을 동시에 요구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이 사실상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정의한 파운드리 2.0은 순수 파운드리 기업에 더해 비메모리 IDM, OSAT, 포토마스크 업체까지 포함한 확장 개념이다. 이는 AI 반도체 시대에 제조 경쟁력이 단순히 웨이퍼 가공에 그치지 않고, 설계-제조-패키징 전반의 유기적 결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확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장은 TSMC에 집중되고 있다. 3분기 TSMC의 매출이 전년 대비 41% 급증한 배경에는 명확한 요인이 있다.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3나노 공정이 본격적인 램프업 국면에 진입했고,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AI 가속기 고객을 중심으로 4·5나노 공정이 사실상 '풀 가동'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로 대표되는 첨단 패키징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공정과 후공정 모두에서 높은 가동률이 유지되고 있다. 반면 TSMC를 제외한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의 분기 매출 성장률이 6%에 그쳤다는 점은 시장 내 양극화를 분명히 보여준다. 첨단 공정에서의 기술 격차, 대형 AI 고객 확보 여부, 패키징 역량의 차이가 실적 차이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파운드리가 정책 지원에 힘입어 12%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는 주로 성숙 공정 중심의 내수 확대에 따른 결과로, 글로벌 AI 공급망 내 영향력 확대와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 그밖에 ASE 6%, 텍사스인스트루먼츠 6%, 인텔 파운드리 5%, 인피니온 5%, 삼성전자 4%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제이크 라이(Jake Lai)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파운드리 2.0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약 15%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심 성장 동력인 4·5나노 공정이 이미 높은 가동률에 도달했고, CoWoS 설비 역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TSMC조차 분기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파운드리 시장을 지탱할 것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AI GPU와 주문형 반도체(ASIC)의 출하 확대는 앞으로 수 개 분기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뿐 아니라 엣지 AI, 자동차, 산업용 영역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확산될 경우 파운드리 2.0 시장의 저변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관건은 누가 이 확장 국면의 중심에 설 수 있느냐다. 현재로서는 TSMC가 전공정 미세화, 대규모 양산 경험,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조 플랫폼'을 앞세워 독주 체제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경쟁사들에게 파운드리 2.0 시대는 기회이자 동시에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AI 반도체라는 거대한 파도가 만들어낸 이번 성장세가, 향후 파운드리 산업의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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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독주 굳히는 '파운드리 2.0'⋯AI 반도체가 판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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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 여전⋯금융 불균형 누증 경계해야"
- 한국은행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민간부문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금융시스템의 주요 잠재 위험으로 지목하고,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인 장용성 위원은 23일 "하반기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이 정부 대책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금융 불균형이 누증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관된 거시건전성 정책과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대책, 취약 부문에 대한 미시적 보완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말 45.4로 전 분기보다 상승해 장기 평균 수준에 근접했다. 민간신용 레버리지도 GDP 대비 200%를 웃돌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니해설] 한은, '주택시장 안정'에 무게 한국은행의 진단은 표면적으로는 '안정', 이면에서는 '불균형 누증'이라는 이중 구조로 요약된다. 실물 경기 회복과 통상 환경 불확실성 완화로 금융시스템의 즉각적인 위기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자산 가격과 신용 흐름이 특정 부문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중장기적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주택시장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택이 단순한 거주 수단을 넘어 투자·수익 추구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 불균형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인식이다. 장용성 위원이 "경제주체의 수익 추구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서울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을 반영해 소폭 상승했고, 민간신용 레버리지는 GDP 대비 200%를 웃돈다. 가계와 기업의 빚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 신용 레버리지 비율은 신흥국 평균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충격 발생 시 조정 폭이 커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한은은 정책 대응의 방향으로 '완화 기조 전환'이 아닌 '정책 일관성'을 택했다. 장정수 부총재보가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가 확실히 이뤄진 이후에야 제도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은행 자본규제 강화 역시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분에 대한 위험가중치 하한이 상향되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고, 자본비율은 평균 0.08%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치상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부동산 대출 확대에 따른 자본 부담이 구조적으로 커진다는 의미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기업 부문으로 신용을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을 반영한다. 주담대의 상대적 매력을 낮추고, 기업대출·주식·펀드 등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흐름을 돌리겠다는 신호다. 다만 고환율 지속에 따른 외화자산 환산액 증가, 기업 부실 확대 가능성, 바젤3 최종안 적용에 따른 규제 부담까지 겹치며 은행의 자본 관리 여건은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번 한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기적 안정에 안주해 정책 기조를 흔들 경우, 누적된 불균형이 향후 더 큰 조정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다. 주택시장, 가계부채, 은행 건전성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관리하지 못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은 언제든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화도, 급격한 긴축도 아닌, 일관성과 인내를 전제로 한 구조적 관리라는 점을 한은은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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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 여전⋯금융 불균형 누증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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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조달러 무역흑자'의 역설⋯내년 보호무역 역풍 경고
- 중국의 올해 사상 최대 무역 흑자가 내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미국 싱크탱크 로듐그룹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기록적인 무역 흑자가 주요 교역국들의 반발을 불러오며 내년 중국 경제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국의 상품 무역 흑자는 1조759억달러로,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로듐 보고서는 이 같은 대규모 흑자가 수출 다변화와 가격 경쟁력 강화의 결과이지만, 동시에 상대국의 수요 위축과 보호무역 강화라는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8%로 제시했다. [미니해설] "중국 올해 사상 최대 무역흑자, 내년 경제 장애물?" 중국이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며 외형상 '수출 강국'의 면모를 재확인했지만, 이 성과가 내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 흑자의 절대 규모가 커질수록 교역 상대국의 정치·경제적 반발이 뒤따를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로듐그룹의 공동 창립자인 다니엘 로젠은 올해 1∼11월 중국의 무역 흑자가 이미 연간 1조달러를 넘어선 점에 주목하며, 이는 단순한 경기 회복 신호가 아니라 구조적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아프리카, 유럽연합(EU), 아세안으로 수출이 빠르게 늘어난 점은 중국이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음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시장 전반에 중국발 공급 압력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평가다. 로젠은 위안화 약세와 중국 내 디플레이션 환경이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환율 효과와 낮은 물가가 맞물리며 중국 제품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지만, 이는 곧 상대국 산업 보호 논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미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의 무역 관행과 보조금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반덤핑 관세나 수입 제한 조치가 강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고서는 내년 중국 경제에서 수출이 여전히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특히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첫 9개월 동안 순수출은 국내총생산(GDP)의 29%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교역 환경이 악화될 경우 중국 성장률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내년 선진국의 외부 수요 둔화와 재고 누적을 경고하며 중국 수출 전망에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수출 외의 성장 축도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제조업, 인프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고정자산 투자가 장기간 침체 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제조업 성장률은 지난해 9.2%에서 올해 1∼11월 1.9%로 급락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부동산 투자 감소와 정책 불확실성이 제조업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 역시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내수 확대를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득 증가를 자극할 만한 구조적 개혁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젠은 "서비스 소비 촉진을 위한 일부 정책이 발표됐지만, 내년 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고저축 구조를 바꾸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중국 정부는 내년 성장률 목표를 '약 5%'로 제시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전망은 보다 보수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4.8%로 예상하며, 무역 흑자 확대에 따른 보호무역 리스크와 내수 부진을 주요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의 사상 최대 무역 흑자는 중국 경제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 질서 속에서 중국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상징하는 지표로 읽힌다. 수출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가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내년 어떤 정책 선택으로 균형을 모색할지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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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조달러 무역흑자'의 역설⋯내년 보호무역 역풍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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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2)] 사상 최고치 갈아치운 금값, 지정학·통화 불안 속 '안전자산 회귀'
- 올해 금 가격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제 금 시장은 말 그대로 '역사적 국면'에 진입했다. 금 가격은 연초 이후 70% 가까이 급등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은 가격 역시 두 배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기적 수급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이 같은 급등은 지정학적 긴장, 통화정책 전환, 그리고 글로벌 금융 질서에 대한 구조적 불신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 금값,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국제 금 현물가는 최근 온스당 4450달러 선을 넘어섰다. CBS뉴스에 따르면 금 가격은 22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4시 기준 온스당 4475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 때 온스당 4477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금이 다시 한 번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최종 안전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eToro의 미국 투자 및 옵션 애널리스트 브렛 켄웰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속 거래는 올해 내내 강세를 보였으며, 특히 금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올해 금값을 밀어 올린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을 겨냥해 원유 수출 봉쇄와 해상 차단에 나서고, 군사적 옵션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중남미 지역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러시아 관련 해상 물류를 둘러싼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지정학적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같은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보다 실물 기반의 안전자산으로 시선을 돌렸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충격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돼 왔으며, 올해 들어 이러한 속성이 극대화됐다. 엔화 등 글로벌 통화 약세에 '대안 자산'으로 재부각 주요 글로벌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국채 금리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금은 '화폐 가치 희석(디베이스먼트)'에 대한 대안 자산으로 다시 부각됐다. 엔화 약세와 달러 가치 변동성 확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자극했다. 온라인 브로커 플랫폼 FxPro의 수석 시장 분석가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성명에서 "전 세계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는 동시에 엔화 같은 주요 글로벌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조합이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고 있다"며 "이는 법정통화에서 자금을 빼내 금 같은 실물자산으로 이동시키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도 금값 급등 배경 통화정책 환경 역시 금값 급등의 중요한 배경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긴축 국면에서 사실상 방향을 틀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리는 금 가격의 핵심 변수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질수록 상대적 매력이 커진다. 여기에 미국의 정치 일정과 맞물린 중앙은행 수장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2026년 이후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선제적으로 금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국 중앙은행 금 매수 확대 추세 중앙은행의 금 매수 확대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폴란드 국립은행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통화당국이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 최근 매수 속도는 과거 몇 년보다는 다소 둔화됐지만, 역사적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수요 기반은 견고하다는 평가다.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질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흐름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 금 수요는 단기간에 사라지기 어렵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은 가격도 동반 급등 은 가격의 동반 급등 역시 주목할 만하다. 22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4시 기준 은 가격은 69달러까지 올랐다. 은은 금과 달리 산업용 수요 비중이 높지만, 이번 상승 국면에서는 금과 유사한 '귀금속 프리미엄'이 강하게 반영됐다. 태양광,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투기적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올해 은 가격 상승률은 130%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1970년대 말 오일 쇼크 국면 이후 최대 연간 상승폭이 재현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2026년 금 가격 전망은? 다만 내년 이후 전망을 놓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올해의 급등이 과도한 기대와 투기적 수요에 기댄 측면이 크다며 조정을 경고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금 가격이 3500달러 선까지 되돌려질 수 있다는 보수적 전망도 제기된다. 금과 은이 동조화되는 특성을 감안할 때, 금 가격 조정은 은 가격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문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2일 공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금값이 내년 말까지 3,5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이러한 하락세가 은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보다 낙관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되고 달러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경우, 금과 은을 포함한 실물 자산의 상대적 매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재정 부담 확대,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상존, 그리고 통화정책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귀금속 시장은 아직 상승 국면의 초입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금 가격 급등은 단순한 이벤트성 랠리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 환경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내년 금 시장은 조정과 상승 가능성이 교차하는 변곡점에 놓여 있지만,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이라는 본질적 위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투자자들에게 금은 더 이상 단기 헤지 수단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시대를 관통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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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2)] 사상 최고치 갈아치운 금값, 지정학·통화 불안 속 '안전자산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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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반도체 주도 '산타 랠리'에 4,100선 회복
-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이 확산되며 코스피가 22일 4,10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85.38포인트(2.12%) 오른 4,105.9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1.88% 오른 4,096.26에 출발한 뒤 장 후반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닥 지수도 13.87포인트(1.52%) 오른 929.14로 장을 마쳤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3.8원 오른 1,480.1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미국 기술주 강세가 국내 증시로 확산되며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3.95% 오른 110,5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3일 이후 종가 기준 11만원대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는 6.03% 급등했다. 금융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2% 급등해 4,100대 회복 코스피가 연말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강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22일 지수는 2% 넘는 상승률로 4,100선을 회복하며 '산타 랠리' 기대에 불을 지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펼쳐진 데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재부상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번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큰 폭으로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11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달 3 이후 처음으로, 그간 주가를 짓눌렀던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 조정 국면이 일단락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마이크론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 흐름이 다시 긍정적으로 평가받으면서, 국내 대표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금융주 역시 강세를 보였다. KB금융(1.04%), 신한지주(1.68%), 하나금융지주(1.84%), 우리금융지주(2.52%) 등 주요 금융지주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연말 배당 기대와 함께,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0.17%)와 기아(0.08%) 등 자동차와 삼성바이오로직스(-0.52%)등 바이오주 일부 업종은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도 동반 상승했다. 기술주와 중소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930선에 근접했다. 최근 조정을 겪었던 코스닥 시장 역시 단기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외환시장은 증시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까지 상승하며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연말을 앞둔 달러 수요와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환당국이 국민연금 환 헤지 등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강세 흐름이 유지되고, 추가적인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도 연말까지 우호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환율 불안과 글로벌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지정학적 변수 등은 여전히 경계 요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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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반도체 주도 '산타 랠리'에 4,100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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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 신설⋯원장 직속 '사전 예방' 감독체계로 전환
-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 기능을 전면 강화하기 위해 원장 직속의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신설하고, 민생금융범죄 대응을 위한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추진한다. 금감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사후적 분쟁 조정 중심에서 사전 예방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기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확대·개편한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은 원장 직속으로 설치돼 감독·검사·제재 등 모든 감독 수단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전사적 대응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별로 흩어져 있던 금융 민원은 각 업권 담당 부서에서 원스톱 처리하도록 개편된다.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등 민생금융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 도입 태스크포스(TF)도 신설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금융질서 확립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금감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신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 조직을 대폭 재편하며 감독 체계의 무게중심을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긴다. 22일 발표된 조직개편은 소비자 보호 기능을 금감원 전 부문으로 확장하고, 민생금융범죄에 대한 직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은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의 신설이다. 기존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소비자 보호 업무를 전담해 왔지만, 감독·검사 권한이 없어 구조적 피해를 확인하더라도 관련 업권 부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대응 속도가 늦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번 개편으로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은 원장 직속으로 격상되며, 소비자보호감독총괄국, 소비자피해예방국, 소비자소통국, 소비자권익보호국, 감독혁신국 등을 아우르게 된다. 금융상품의 제조·설계·판매 전 과정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 경보 발령이나 상품 판매 중지 명령 지원 등 선제적 조치도 가능해진다. 특히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원장 직속 자문위원회 운영과 소비자보호 실태 평가를 전담함으로써 정책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소비자 보호가 특정 부서의 역할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핵심 책무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원 처리 방식도 바뀐다. 그간 금소처에 집중됐던 분쟁조정 기능을 은행·보험·증권 등 각 업권 부서로 이관해 상품 심사부터 분쟁조정, 감독·검사까지 일괄 처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분쟁 민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보험 부문은 금소처로 이관하면서, 보험상품별 기초서류 심사와 감리 업무를 같은 조직에 배치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였다. 민생금융범죄 대응도 강화된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등 사회적 피해가 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 도입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자본시장 특사경에 이어 금융소비자 피해 분야까지 수사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생금융범죄정보분석팀'을 신설해 범죄 수법과 동향을 상시 분석한다. 피해 현장 정보와 온라인 채널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경찰과 금융당국에 공유함으로써 선제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신설도 눈에 띈다. 디지털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디지털리스크분석팀', 사적연금 시장 혁신을 위한 '연금혁신팀', 보험부채 평가 정교화를 위한 '보험계리감리팀'이 새로 꾸려진다. 금융권의 인공지능 활용을 지원하는 'AI·디지털혁신팀'도 신설된다. 아울러 국민성장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생산적 금융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산운용감독국 내 '특별심사팀'을 설치하고,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대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준비반'도 가동한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를 위해 시장감시반도 2개 반이 추가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감독 기구 내부에서는 "소비자 보호가 규제의 부수적 기능이 아니라 금융 감독의 출발점이 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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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 신설⋯원장 직속 '사전 예방' 감독체계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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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어스레드, 엔비디아 겨냥 차세대 AI칩 공개
- 중국 테크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기술 자립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통해 '잭팟'을 터뜨린 '중국판 엔비디아' 무어스레드는 엔비디아를 겨냥한 차세대 AI칩을 공개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어스레드는 최근 베이징에서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고 엔비디아의 GPU를 겨냥한 차세대 AI 칩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새로운 GPU 아키텍처 '화강'을 통해 이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을 10배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칩 '화산'은 엔비디아의 호퍼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졌으며 블랙웰 칩의 성능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무어스레드는 엔비디아 중국 지역 총괄이었던 장젠중이 2020년 설립했습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통해 80억위안(약 1조6800억원)을 조달했다. 무어스레드는 궁극적으로 독자 컴퓨팅 플랫폼을 통해 엔비디아의 쿠다(CUDA) 생태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대중견제와 엔비디아 생태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반도체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캠브리콘 테크놀로지는 클라우드용 AI 칩인 '쓰위안'을 비롯해 내년 AI 칩 생산량을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는 반도체 자회사 쿤룬신을 통해 내년 'M100', 2027년 'M300'을 차례로 출시할 방침이다. 화웨이 역시 내년 최신 AI 칩 '어센드 950'을 출시하며 엔비디아에 정면으로 맞설 예정이다. 중국이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한 건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제한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도 이같은 규제 수위를 높였다. 이에 중국이 자국 기술력 강화에 나서면서 역설적으로 기술 자립에 속도가 나고 있다. 중국 정부도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에 최대 100조원 규모의 보조금 및 금융 지원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440억 위안(약 72조4000억 원) 규모의 빅펀드 3기 등 기존 투자 계획과 별도 지원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0칩의 대중 수출을 승인했지만 자국 기업 지원을 통해 외국 반도체 기업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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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어스레드, 엔비디아 겨냥 차세대 AI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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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천무' 에스토니아 첫 수출⋯3억유로 계약으로 북유럽 방산시장 교두보
- 한국형 다연장 로켓 천무가 발트 3국 가운데 하나인 에스토니아에 처음 수출되며 북유럽 방산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1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 전쟁박물관에서 에스토니아 국방부 산하 방산투자청(ECDI)과 천무 다연장 로켓 시스템 공급을 위한 정부 간(G2G)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총 3억유로(약 5200억원) 규모의 천무 발사대 6문과 미사일 3종을 향후 3년간 에스토니아에 공급한다. 천무 수출은 유럽에서는 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이며, 발트해 국가를 상대로는 처음 성사된 사례다. 코트라는 이번 계약이 향후 에스토니아 방산 프로젝트 후속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니해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스토니아에 5천억원 규모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이번 천무 수출 계약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K-방산의 북유럽 진출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해 국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장거리 정밀 화력과 억제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런 안보 환경 변화가 천무 도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유럽 안보 지형 변화와 맞물린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천무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우리 군의 핵심 화력 자산이다. 최대 사거리 80㎞에서 고폭 유도탄과 분산 유도탄을 운용할 수 있어 신속한 대량 타격과 정밀 공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장거리 화력의 중요성이 재확인된 이후,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기존 화력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번 계약은 2018년 에스토니아의 K9 자주포 도입 이후 이어진 신뢰 관계의 연장선에 있다. 에스토니아는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총 36문의 K9 자주포를 도입하며 K-방산과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양국은 지속적으로 방산 협의를 이어왔고, 지난 10월 서울에서 국방장관 간 천무 획득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번 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 주목할 부분은 계약 방식이다. 이번 천무 수출은 코트라가 우리 정부를 대표해 계약 당사자로 참여하는 정부 간(G2G) 방식으로 진행됐다. G2G 계약은 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코트라가 국내 기업을 대신하거나 함께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로, 계약서 작성부터 협상, 법률 검토, 구매국 정부와의 소통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 방식은 기업 간 계약에 비해 이행보증과 지연배상금 부담이 낮아 수출기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트라는 이번 계약과 함께 향후 10년간 장기 공급을 전제로 한 천무 수출 포괄계약도 체결했다. 단발성 수출에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 추가 도입까지 포괄하는 구조적 수출 기반을 구축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에스토니아 국방부와 비즈니스혁신청(EIS)과 각각 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G2G 계약 활성화와 현지 방산 생태계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에스토니아의 국방 투자 계획 역시 천무 수출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국방개발계획 2026~2029(KMAK)'에 따라 향후 4년간 100억유로(약 17조3500억원) 이상을 국방 역량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발트해 지역 전체가 군비 확충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K-방산 기업들에 중장기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2018년 K9 자주포 수출 이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방산 협력이 확대돼 왔다"며 "이번 천무 계약을 계기로 북유럽 시장에서 K-방산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무의 에스토니아 수출은 단순한 실적을 넘어, K-방산이 유럽 안보 시장의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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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천무' 에스토니아 첫 수출⋯3억유로 계약으로 북유럽 방산시장 교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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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2600' 공개⋯2나노 GAA로 갤럭시 S26 정조준
- 삼성전자가 내년 초 공개될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에 적용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공식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19일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엑시노스 2600의 주요 사양과 기술적 특징을 공개했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내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가 최첨단 공정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나노(㎚·1㎚는 10억분의 1미터)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다. 스마트폰의 연산과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 두뇌 격인 AP 가운데 엑시노스 2600은 업계 최초로 2나노 GAA 공정을 채택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홈페이지에서 엑시노스 2600의 제품 상태를 '대량 양산(Mass Production)' 단계로 명시했다. 이는 안정적인 수율 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양산 체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 2600이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신경망처리장치(N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엑시노스 2600은 인공지능(AI) 연산과 고사양 게임 환경에서 한층 진화한 성능을 구현한다. 최신 암(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10코어(데카 코어) CPU는 전작인 엑시노스 2500 대비 최대 39%의 연산 성능 향상을 이뤘으며, 대폭 강화된 NPU를 통해 생성형 AI 처리 성능은 113%까지 끌어올렸다. 또 모바일 SoC 가운데 처음으로 'HPB(히트 패스 블록)' 기술을 적용해 열 저항을 최대 16% 낮춤으로써, 고부하 상황에서도 칩 내부 온도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최대 3억2000만 화소(320MP)의 초고해상도 카메라를 지원하며, AI 기반 시각 인지 시스템(VPS)과 APV™ 코덱을 새롭게 도입해 사진과 영상의 선명도와 인식 정확도를 한층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 말 미국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 2026'을 열고 갤럭시 S26 시리즈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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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2600' 공개⋯2나노 GAA로 갤럭시 S26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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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원유수출 차질 우려 등 이틀째 상승
-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 차질 우려 등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4%(21센트) 오른 배럴당 56.15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0.2%(14센트) 상승한 배럴당 59.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과 베네수엘라 유조선 봉쇄로 인한 공급 위험이 계속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환경에서 대러시아 제재가 더욱 강화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난 16일 국제유가가 4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시장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계속해서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제재대상이 된 베네수엘라 유조선 출입항을 저지한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스트래티직에너지앤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베네수엘라산 석유 공급이 심각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시장에서 의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봉쇄 조치는 주로 중국으로 수출되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량 중 하루 60만 배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미국으로의 수출량 일평균 16만 배럴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ING는 예상했다. 셰브론 선박들은 미국 정부의 기존 허가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미국으로 출항 중이다. BOK 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부문 수석 부사장은 "원유 선물은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봉쇄로 지지선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이 봉쇄가 지속될 경우 해당 지역 생산량이 선적할 목적지가 없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키슬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 격화되어 공급이 급속히 위축될 수 있으며, 여기에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까지 더해지면 현재 원유 가격이 다소 저평가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인플레 완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표로 받아들여지면서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한 원유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국제유가 상승요인중 하나다. LPL파이낸셜의 아담 탄퀴스트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의식되는 배럴당 55달러 부근에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하락추세를 반전시키는데에는 62.50달러를 넘어서 거래를 끝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등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가격은 0.2%(9.4달러) 내린 온스당 436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이날 장중 일시 4409.5달러를 기록해 약 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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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원유수출 차질 우려 등 이틀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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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둔화에 기술주 반등⋯마이크론 호실적에 나스닥 1.5% 상승
- 미국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둔화된 물가 지표와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반등했다. 최근 기술주 조정으로 이어졌던 4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끊으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0.9% 상승하며 나흘 연속 하락세를 마감할 것으로 보였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5%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08포인트(0.2%) 올랐다. 이날 시장을 끌어올린 핵심 변수는 물가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지연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1%)를 크게 밑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2.6%로, 예상치(3%)를 하회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물가가 급등하기 이전인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근원 물가 상승률이다. 금리 부담 완화 기대가 커지자 기술주가 즉각 반응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를 배경으로 현재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12%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론의 실적이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되살렸다"고 전했다. 전날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조달 논란으로 흔들렸던 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진정됐다. 오라클 주가는 2%대 반등에 그쳤지만, AI 전반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은 후퇴했다. [미니해설] 물가는 식고, AI는 갈린다…전면 랠리 아닌 '선별 반등'의 신호 이번 반등의 출발점은 물가 지표였다. 11월 CPI 상승률은 2.7%로 둔화됐고, 근원 CPI는 2.6%까지 내려왔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해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이번 CPI는 정부 셧다운으로 10월 물가 데이터가 누락된 상태에서 발표됐다. CNBC는 "경제학자들이 이번 수치를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의 시작으로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오키프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조금 더 빠르게 내려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2% 물가 목표가 현재 환경에서 달성 가능하냐에 대해 점점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이 확인시킨 AI 수요…'투자는 계속된다' 이번 반등의 실질적인 동력은 마이크론이었다. 마이크론은 AI 개발자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향후 12~18개월간 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오키프는 이에 대해 "마이크론의 실적은 AI를 둘러싼 지출이 매우 크고,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승자와 패자는 갈리겠지만, 실적을 따라간다면 AI 투자 테마를 쉽게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오라클의 투자 논란으로 흔들렸던 AI 투자 심리가 하루 만에 되살아난 배경이기도 하다. AI에 대한 기대가 꺾인 것이 아니라, 누가 실제 수요와 실적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검증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AI 전체 랠리'는 끝…시장 내부의 분화 가속 CNBC ‘할프타임 리포트’에 출연한 조시 브라운은 최근 흐름을 "건강한 강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평가했다. 그는 "강한 시장은 스스로 불필요한 부분을 걷어내며, 확신하는 기업에는 매우 이른 단계에서 가격 차별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마이크론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모두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에 속해 있지만, 시장은 마이크론을 선택했고 SMCI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AI 주식 간 디버전스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하나의 테마로 묶여 움직이던 국면이 끝나고, 개별 기업의 실적·재무 구조·수익 가시성에 따라 주가가 갈리는 단계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기술적 관점의 경고…주도주 교체 가능성 기술적 분석에서는 여전히 경계 신호도 남아 있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는 "AI 주식들이 수요일에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며 골드만삭스 TMT AI 바스켓의 상대 강도가 12월 저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수준이 붕괴될 경우, 2026년을 향해 AI 테마의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AI 주식의 정점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단순한 속도 조정 이상의 신호가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등은 확인, 그러나 기준은 더 까다로워졌다 이번 뉴욕증시 반등은 물가 둔화와 실적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안도 랠리를 펼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AI 투자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 AI는 여전히 중장기 성장 테마다. 그러나 이제 시장은 묻는다. 누가 실제 수요를 확보했는가, 누가 현금을 만들고 있는가, 누가 투자 회수 시점을 증명할 수 있는가. 이번 반등은 AI 랠리의 재점화라기보다, AI 내부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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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둔화에 기술주 반등⋯마이크론 호실적에 나스닥 1.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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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부, 엔비디아 GPU 1만장 푼다⋯'K-엔비디아'로 AI 인프라 대전환
- 한국 정부가 확보한 엔비디아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내년 2월부터 산업계와 학계, 국가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본격 배분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대학·연구기관이 대규모 AI 연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K-엔비디아 육성'과 'AI 고속도로 구축'을 핵심으로 한 AI 인프라 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1조4600억원으로 구매한 첨단 GPU 약 1만장이 내년 2월부터 산·학·연에 배분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엔비디아 GPU 5만2000장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대규모 클러스터 형태로 구축해 초대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활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상용화를 촉진하고, 6G를 축으로 한 'AI 고속도로'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정부, 국산 NPU 상용화 촉진⋯K-엔비디아 육성 전략 정부가 엔비디아 첨단 GPU를 축으로 한 AI 연산 인프라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며 본격적인 'AI 인프라 국가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단순한 장비 확보를 넘어, GPU 배분과 국산 AI 반도체 육성, 초고속 네트워크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해 AI 산업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정부가 직접 확보한 GPU를 민간과 학계, 연구계에 개방해 '연산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점이다. 내년 2월부터 배분되는 GPU 1만장은 대규모 클러스터 형태로 구축된다. 단일 GPU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초대형 모델 학습과 고도화된 추론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AI 연구와 서비스 개발의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AI인프라허브(AIinfrahub.kr)'를 통해 산·학·연 과제를 접수하고, 전문가 심사와 인터뷰를 거쳐 GPU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과제당 H200 기준 최대 256장, B200 기준 최대 128장까지 최대 12개월간 사용할 수 있다. 학계와 연구기관에는 무상 제공되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시장 가격의 5~10% 수준만 부담한다. 이는 고가의 AI 연산 자원 접근 장벽을 낮춰 기술 실험과 상용화 가능성을 동시에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GPU 의존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국산 NPU 육성 전략이 병행된다. 정부는 추론과 피지컬 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국내 NPU를 2030년까지 해외 GPU 대비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갖춘 서버급 AI 반도체로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 쿠다(CUDA)에 대응하는 개방형 ‘K-NPU’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오픈소스로 구축하고, 공공 조달과 시범 구매를 통해 초기 수요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사물인터넷(IoT)·가전, 로봇·기계, 방산 등 주력 산업 분야에서도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상용화를 지원한다. 수요 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기업이 공동 개발과 실증에 나서도록 유도해 기술 검증과 시장 진입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공공 분야 AI 전환(AX) 사업에서도 국산 NPU를 우선 활용하고, 성과에 따라 의무화 방안까지 검토한다. AI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대규모 투·융자와 스타트업 장기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NPU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AI 고속도로' 완성을 위한 네트워크 전략도 공개했다. AI 시대 트래픽 폭증과 초저지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 유선망, 해저케이블, 위성통신 등 국가 네트워크 전 영역의 성능을 2030년까지 대폭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6G 상용화와 함께 전국 산업·서비스 거점에 AI-RAN을 500곳 이상 구축하고, 백본망 용량은 4배 이상 확대한다. 해저케이블은 글로벌 AI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동남권에 집중된 육양국을 서해와 남해로 분산한다. 이를 통해 국제 데이터 흐름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AI 중심 대전환 속에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와 산·학·연 역량 결집을 통해 네트워크 산업 재도약과 함께 '제2의 CDMA 신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GPU 확보를 넘어, AI 반도체와 네트워크를 국가 성장축으로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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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부, 엔비디아 GPU 1만장 푼다⋯'K-엔비디아'로 AI 인프라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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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저전력 메모리로 AI 서버 판 흔든다⋯소캠2로 엔비디아 정조준
-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연산 수요와 전력 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AI 서버를 겨냥한 저전력 메모리 해법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2'를 개발해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고객인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했으며, 다른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18일 공식 테크 블로그를 통해 "최신 LPDDR5X 기반 소캠2는 LPDDR의 저전력 특성과 모듈형 구조가 지닌 확장성을 결합해 기존 서버 메모리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소캠2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표준화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차세대 모듈 규격으로, 데이터센터와 AI 서버가 요구하는 고집적 구조를 목표로 설계됐다. 기존 DIMM 대비 크기를 57% 줄여 공간 효율을 크게 높였고, 이전 세대인 소캠1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는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듈 용량은 최대 192GB, 전송 속도는 8.5~9.6Gbps 수준으로, 고성능 AI 서버 환경에 최적화된 사양이라는 평가다. LPDDR5X의 저전력·고대역폭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서버 보드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대폭 축소할 수 있어, 고성능 칩이 밀집되는 차세대 AI 서버 아키텍처에서 경쟁력이 부각된다. 온보드 방식이 일반적인 기존 LPDDR과 달리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 구조를 채택해, 장애 발생 시 교체와 성능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설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LPDDR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더불어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업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엔비디아와 공동 검증을 진행하며 경쟁사 대비 빠르게 고객 샘플(CS)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CS 단계는 실제 시스템 환경에서 안정성과 호환성을 검증하는 핵심 절차로, 이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전력 효율, 대역폭, 열 관리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소캠2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플랫폼에 채택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감안할 때, 베라 루빈에 대한 선제 공급권을 확보할 경우 후속 플랫폼으로 공급이 확대될 여지도 크다는 관측이다. 소캠2 시장은 엔비디아 루빈 출하가 본격화되는 내년 2분기 이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업체가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선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소캠2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함께 AI 메모리 시장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향후 수년 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 워크로드가 대규모 학습 중심에서 상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전력 효율과 확장성을 갖춘 서버 메모리에 대한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소캠 수요의 기반이 되는 LPDDR 시장 또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 100~12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성능과 전력 효율, 확장성을 균형 있게 충족하는 설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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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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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저전력 메모리로 AI 서버 판 흔든다⋯소캠2로 엔비디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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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쇼크에 기술주 급락⋯AI 투자 회수 의문에 나스닥 1.5%↓
-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대형주의 급락 속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조달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그간 시장을 이끌어온 AI 관련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17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약 1%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5%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39포인트(0.3%) 밀리며 약세로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S&P500과 다우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의 핵심 변수는 오라클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오라클의 100억달러 규모 미시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핵심 투자자인 블루아울 캐피털이 자금조달에서 이탈했다고 보도하자, 오라클 주가는 5% 급락했다. 보도는 오라클의 부채 부담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 지출에 대한 우려가 배경이라고 전했다. 오라클은 이후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I 투자 테마 전반으로 조정이 확산됐다. 브로드컴은 4.5% 이상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3.5%, AMD는 4% 넘게 밀렸다. 알파벳도 2.9%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술주 하락이 나스닥을 끌어내렸다"며 오라클·브로드컴·엔비디아의 동반 약세를 지적했다. 반면 자금은 가치주와 경기 방어적 섹터로 이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제재 유조선에 대한 봉쇄를 지시하면서 국제 유가가 반등하자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선 회복을 시도했고, 에너지 기업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대형 이벤트의 희비도 엇갈렸다. 미국 의료용품 업체 메드라인은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며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IPO 흥행 사례로 기록됐다. 다만 이 같은 개별 호재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중심의 시장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니해설] AI 투자 열기, 이제는 '누가 돈을 버는가'의 문제로 이번 조정은 단순한 기술주 차익 실현과는 결이 다르다. 시장은 AI라는 거대한 투자 테마가 실제 수익 창출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자금조달 논란은 그 질문을 가장 직접적으로 건드린 사례다. 자크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흐름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대형 성장주에서 대형 가치주로의 매우 뚜렷한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보다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AI 투자 확대 자체보다 그 비용을 누가, 언제,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멀베리는 "지금 시장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이 막대한 AI 투자를 누가 실제로 수익화할 것인가'다"라고 짚었다. 밸류에이션 재조정 국면…'AI 프리미엄'에 대한 재평가 12월 들어 오라클은 11% 이상, 브로드컴은 19% 넘게 하락했다. 기술주 ETF(XLK)도 이달 들어 2% 넘게 밀렸다. 이는 개별 악재가 아니라 고평가된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을 다시 따지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멀베리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고평가된 종목에서 보다 공정하게 평가된 섹터로의 이동은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자유현금흐름(FCF)을 핵심 지표로 꼽았다. "AI 수익화 시점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를 판단하는 데 자유현금흐름 같은 요소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차대조표는 꾸밀 수 있지만, 자유현금흐름은 속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주 이탈 자금의 향방…에너지·가치주로 이동 실제 자금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질 캐리 홀은 "지난주 헤지펀드 고객들이 주식과 ETF를 합산 기준으로 가장 큰 순매도 주체였다"고 밝혔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금융, 헬스케어, 에너지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제재 강화 조치가 더해지며 유가가 반등했고, 에너지주는 기술주 조정 국면에서 대안 투자처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렌트유가 60달러선으로 반등하며 엑손모빌, BP, 셸 등 에너지 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고 전했다. 메드라인 IPO의 의미…시장은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다 같은 날 메드라인의 IPO 흥행은 시장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메드라인은 62억6000만달러를 조달하며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IPO로 기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향후 대형 IPO에 대한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평가했다. 이는 시장이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선별하고 있다는 신호다. AI처럼 대규모 자본 투입이 요구되는 산업보다, 현금흐름과 사업 구조가 비교적 명확한 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AI, 이제는 '가장 큰 동력'에서 '가장 큰 시험대'로 멀베리는 현재 시장을 이렇게 요약했다. "한때 수익의 가장 큰 동력이었던 요소가 이제는 시장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바뀌었다." AI는 여전히 중장기 성장 테마다. 그러나 시장은 더 이상 'AI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 누가 비용을 통제하고, 누가 현금을 만들어내며, 누가 투자 회수 시점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주가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뉴욕증시는 지금 AI의 미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진짜 가격을 다시 매기고 있다. 이번 조정은 그 출발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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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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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쇼크에 기술주 급락⋯AI 투자 회수 의문에 나스닥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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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U 집행위,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 담합에 7,200만유로 과징금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 시장에서 장기간 담합에 가담한 제조업체들과 업계 단체에 대해 총 7200만 유로(약 105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원자재 가격 연동을 명분으로 가격 협의를 벌여 경쟁을 제한한 행위가 EU 경쟁법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러피언스팅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엑사이드(Exide), FET(전신 일렉트라 포함), 롬바트(Rombat) 등 자동차용 시동 배터리 제조사 3곳과 업계 단체 유로배트(EUROBAT)가 약 12년 이상 담합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과 함께 담합에 가담했던 클라리오스(Clarios·구 존슨컨트롤즈 오토배터리)는 내부 고발자 보호 프로그램(리니언시 제도)에 따라 위법 사실을 최초로 신고한 점이 인정돼 과징금이 면제됐다. 자동차 시동 배터리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을 시동하는 시동 모터에 전류를 공급한다. 또한 차량의 전기 장비에도 전력을 공급한다. 모든 종류의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납은 가장 중요한 원자재이자 비용요소다. 이 납은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납보다 순도가 높고특정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자동차 시동 배터리 업체는 이러한 순도 높 품질의 납을 조달하기 위해 납 공급업체에 프리미엄을 지불한다고 유러피언스팅은 전했다. 집행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경제지역(EEA) 내 완성차 제조사(OEM)에 공급하는 시동용 배터리 가격과 관련해 반경쟁적 합의와 공동 행위를 지속했다. 시동 배터리는 승용차와 트럭 등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을 작동시키는 핵심 부품으로, 주요 원가 요소인 납 가격 변동이 제조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유로배트의 지원 아래 납 구매 가격을 기준으로 한 이른바 '유로배트 프리미엄'을 공동 산출·공표하고, 이를 완성차 업체와의 가격 협상에 일괄 적용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을 반영하기 위한 할증 자체는 합법적일 수 있으나, 경쟁사들이 비밀리에 공모해 업계 표준처럼 사용한 것은 명백한 불법 담합에 해당한다고 집행위는 판단했다. 과징금은 EU의 2006년 과징금 산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출 규모, 담합 기간과 중대성,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됐다. 업체별로는 엑사이드가 3000만유로(약 520억 원)로 가장 많았고, 롬바트가 2021만8000유로(약 350억 원), FET와 전신 일렉트라가 각각 611만 유로(약 106억 원)와 1559만4000유로(약 270억 원)를 부과받았다. 업계 단체 유로배트에는 담합을 조장한 책임을 물어 12만5000유로(약 2억 원)의 일시 과징금이 부과됐다. 집행위는 "회원사뿐 아니라 업계 단체까지 제재한 것은 단체가 경쟁 제한 행위를 촉진하거나 중개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에는 재무 상태를 고려해 분할 납부가 허용됐으며, 경제 활동이 중단된 일부 법인에는 과징금이 사실상 면제됐다. 이번 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소비자는 각 회원국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EU 집행위의 담합 결정은 위법 행위가 존재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구속력 있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과징금은 EU 일반 예산으로 귀속돼 회원국 분담금 부담을 경감하는 데 사용된다. 집행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도 담합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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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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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U 집행위,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 담합에 7,200만유로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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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제조업 AI 전환 가속⋯정부, 성장엔진 전면 재설계
- 정부가 제조업 경쟁력 제고와 수출·지역 성장 동력 확충을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혁신과 대미 투자 전략, 권역별 성장엔진 육성을 핵심으로 하는 산업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세종시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조 현장의 AI 전환 가속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의 전략적 운용 ▲'5극 3특'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 육성 등 3대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이 AI에 달려 있다고 보고, 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개를 보급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활용하는 AI 선도모델 구축과 산업단지 단위의 AI 실증도 확대한다. 아울러 대미 투자 펀드는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프로젝트 중심으로 설계해 국내 기업 수혜와 투자 환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축으로 한 '5극 3특'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확정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에 나선다. [미니해설] 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개 보급…제조 AI 융합 속도 정부가 제시한 산업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AI 전환', '전략적 대외 투자', '지역 성장의 재설계'로 요약된다. 단기 경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제조업 경쟁력의 분기점, AI 팩토리 산업부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AI를 지목했다.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생산·공정·품질·공급망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AI 팩토리' 확산이 정책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출범한 'M.AX(제조업 AI 전환) 얼라이언스'를 축으로 내년에 100개, 2030년까지 총 500개의 AI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이 협의체는 대중소 협력형 AI 모델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부는 대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활용하는 AI 선도모델 15개를 구축하고, AI 전환 실증 산업단지 13곳을 조성해 현장 확산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첨단산업과 신산업, '미래 먹거리' 총력 지원 AI 전환은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바이오·방산 등 주력 산업 전반과 맞물린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국내 첨단공장, 해외 양산기지' 전략 아래 AI 반도체(NPU) 개발과 상생 파운드리 구축을 추진한다. 국내 팹리스 산업 규모를 10배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1800억원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하고, ESS 중앙계약시장에 산업 생태계 기여도 평가를 도입해 신산업 수요를 창출한다. 자동차 산업은 연간 400만대 생산 기반을 유지하면서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SDV 등 미래차 핵심 기술에 내년 743억원을 투자한다. 조선 산업은 미국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협력업체 금융 지원과 업종 간 상생 협의체를 통해 산업 생태계 안정에 나선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과 핵심 소부장 국산화에 중장기 투자를 확대한다. 방산은 첨단산업 특화단지 지정과 대형 해외 수주 지원을 병행한다. 대미 투자, '환류 구조'가 관건 2000억달러 규모로 조성되는 대미 투자 펀드는 단순한 해외 투자 확대가 아니라 국내 산업으로의 환류 구조를 설계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산업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프로젝트를 선별해 국내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대미 투자가 국내 고용·기술·수출로 연결되도록 구조를 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외국인투자(FDI) 유치를 확대해 국내 핵심 산업 투자를 끌어들이고, 프로젝트 맞춤형 지원으로 사상 최대 FDI 달성을 노린다. 수출 부문에서는 7000억달러 수출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보험 확대, 통상 리스크 대응, 신시장 개척을 병행한다. CPTPP 가입 검토, 한중 서비스·투자 FTA 추진, 일본·EU·아세안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도 같은 맥락이다. '5극 3특', 지역 성장의 새 설계도 이번 정책의 또 다른 축은 지역 경제다. 산업부는 '5극 3특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확정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중심의 메가 권역을 육성한다. 재생에너지 100% 산단 조성, 규제 프리존 확대, 미래차 도심주행 등 규제 특례를 통해 지역 혁신을 가속한다. 아울러 9개 지역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인재 공급 체계를 강화하고, 대규모 지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도입도 검토한다.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40% 이상을 지역 성장에 집중하고, 전용 R&D 프로그램 신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산업 정책은 AI를 축으로 제조업의 체질을 바꾸고, 대외 투자와 지역 성장 전략을 유기적으로 엮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청사진으로 읽힌다. 관건은 계획의 실행력과 민간의 실제 투자·참여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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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제조업 AI 전환 가속⋯정부, 성장엔진 전면 재설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