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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EU, 미국과 자동차 관세 타결⋯한국만 남았다
-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자동차 관세 인하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회동하고, 미국이 EU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하던 27.5%의 고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일본이 앞서 체결한 동일한 수준의 관세 인하와 유사한 조건으로, 연 10만 대 규모의 영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10% 수준으로 관세가 조정됐다. 이로써 미국 시장에서 주요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이 관세 측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 유럽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 자동차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 지역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럽 완성차 기업들은 미국으로 약 60조 원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아직 미국과 자동차 품목에 대한 개별 관세 인하 협상을 타결짓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등 국내 기업들이 동일한 시장 내에서 일본·유럽산 차량보다 가격 면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미국 내 판매량 중 수입차 비중은 폭스바겐 80%, 현대차그룹 65%, 벤츠 63%로 집계돼, 관세 변화가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에 직결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EU와 일본은 막대한 대미 투자 및 에너지 구매를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한 반면, 한국은 이렇다 할 카드 없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관세 인하가 지체될수록 미국 내 점유율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EU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총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고, 여기에 더해 6000억 달러의 추가 대미 투자를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엄청난 양'의 미제 군사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관세 인하의 대가로 전략산업 중심의 협력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구체적인 투자나 협력 조건 없이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을 앞두고 협상을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앞서 예정됐던 한미 '2+2 통상 협의' 일정이 돌연 취소되며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이 직면한 상황을 '관세 외교의 시험대'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일본과 EU가 선점한 유리한 조건 속에서 미국 측이 한국에 동등한 수준의 관세 혜택을 부여할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EU 내부에서는 관세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적용 산업군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 등 그간 무관세였던 품목에 새로 15%의 관세가 부과되며 산업계 반발이 확산 중이다. 독일산업연맹(BDI) 등은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부 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킬 세계경제연구소(IfW)는 미국과의 관세 체제 변화가 독일 경제성장률을 0.15%, EU 전체로는 0.11%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각국은 '관세 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협상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정부가 하루빨리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세 역차별 구조가 고착되면, 향후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수출 여건은 계속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국들이 속속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상황에서, 이제 한국만 '빈손'인 셈"이라며 "8월 초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의 통상 전략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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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EU, 미국과 자동차 관세 타결⋯한국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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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04)] ECB, 관세 불확실성 속 7연속 금리인하 끝에 정책금리 동결
- 유럽중앙은행(ECB)이 24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7연속 금리인하끝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년 넘게 이어온 금리인하를 일단 중단한 것이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예금금리(2.00%)와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 등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2.50%)의 격차는 0.5%포인트, 미국(4.25∼4.50%)과는 2.25∼2.50%포인트로 유지됐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국내물가 압력이 계속 완화되고 임금상승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며 "최근 들어온 자료는 이전의 인플레이션 전망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서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력을 보여 왔다. 그와 동시에 특히 무역분쟁 탓에 환경이 예외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성장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계속 악화하는 글로벌 무역 긴장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수출을 둔화하고 투자와 소비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 전망과 관련해 유로화 강세와 미국 관세로 인한 저가 수출품 유입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글로벌 공급망 분열과 유럽 각국의 국방·인프라 지출 확대가 물가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봤다. ECB는 지난해 6월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한 이후 정책금리를 모두 8차례에 걸쳐 2.00%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는 일곱 차례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두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일반은행이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대출하는 대신 ECB에 하룻밤 단위로 예치하는 예금금리는 ECB가 금리인하를 시작한 지난해 6월 당시에는 4.0%였다. ECB는 이후 1차례 동결과 8차례의 인하 결정을 내렸다. ECB는 지난달 금리인하 당시 미국과 통상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는 일단 금리인하를 쉬어갈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라가르드 총재도 지난달 "통화정책 사이클의 끝에 다다르고 있다"며 금리인하를 일단 중단한 뒤 관세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유로존 예금금리는 경제를 자극하지도 둔화하지도 않는 중립금리 영역(1.75∼2.25%로 추정)의 한가운데 진입해 있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ECB 목표치에 안착했다. 유로화가 계속 강세를 유지하고 통상갈등으로 경기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경우 물가가 목표치를 장기간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 "앞으로 몇 달 동안 리스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면서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일시 중단(pause)'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그의 발언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해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췄다. 로이터통신은 오는 9월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25% 미만, 12월까지는 70% 정도로 시장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날 금리결정 이전까지는 ECB가 올해 안에 정책금리를 0.25∼0.50%포인트 더 내릴 거라는 관측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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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04)] ECB, 관세 불확실성 속 7연속 금리인하 끝에 정책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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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EU·인도간 무역협상 난항조짐에 3거래일째 하락
-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의 무역협상이 난항을 보여 관세전쟁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유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째 하락세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5%(99센트) 하락한 배럴당 66.21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0.9%(62센트) 내린 배럴당 6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기한이 8월1일로 임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그렇게 멀지 않은 시기에' 중국을 방문할 의향을 나타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폭스비지니스에서 오는 28~29일 스웨덴에서 중국과의 장관급 협상을 개최한다고 언급했지만 다른 나라와 지역과의 협상에 관해서는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무역상대방과의 협상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날 인도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EU와 합의에 이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EU는 미국에 대한 보복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원유선물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무역협상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이 가질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조 드라우라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는 "8월 1일 관세 시한은 유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촉매제 중 하나"라며 "올해 4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는 공급 과잉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는 유가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IG마켓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달러 약세에 따른 지지 효과와 상쇄되면서 유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핵개발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25일 영국, 프랑스, 독일과 차관급 협상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협상 내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와 관세협상 불확실성 등에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1.1%(37.3달러) 오른 온스당 34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장중 한때 3447.5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6월중순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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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EU·인도간 무역협상 난항조짐에 3거래일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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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 AI수요 호조에 올해 2분기 사상 최고 실적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17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지난해보다 60%이상 급증한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9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이 AI(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으로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올해 2분기 순이익이 3982억7000만 대만달러(약 18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보다 60.7% 증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약 3779억 대만달러)를 훨씬 웃돈 실적이다. TSMC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8.6% 늘어난 9337억9000만 대만달러(약 44조원)를 기록했다. 매출 역시 시장 예상치보다 높다. 이번 2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58.6%에 달한다. 순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TSMC는 5분기 연속으로 두자릿수 순이익증가율을 기록했다. TSMC의 실적은 AI 산업이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 빅테크의 AI 칩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의 폭발적인 칩 수요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게 전문가들읜 분석이다. 특히 2분기 전체 매출에서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 첨단 공정 비율은 74%에 달했다. TSMC는 올 연말부터는 2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TSMC는 3분기 매출을 318억~330억 달러로 예상하면서, 시장 예상치 317억 2000만 달러보다 높게 잡았다. 3분기 매출 총 이익률 또한 55.5~57.5% 사이가 될 것으로 보면서 시장의 눈높이에 부응했다. 블룸버그는 "메타부터 구글까지 빅테크들이 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TSMC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독일, 대만 등의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 중이다. AI 붐에 더해 최근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완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반도체 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앞서 호실적을 발표했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해제는 분명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수출이 허가된 H20뿐 아니라 더 고급 칩을 중국에 공급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TSMC의 실적은 AI 산업이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 빅테크의 AI 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전체 매출에서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 첨단 공정 비율은 74%에 달했다. TSMC는 올 연말부터는 2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TSMC는 올해 매출 상승률도 기존 20%중반에서 약 30%로 상향 조정했다. TSMC는 AI의 수요가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분기도 큰폭의 수익증가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TSMC는 올해 매출 성장률도 기존 20%중반에서 약 30%로 상향 조정했다. 변수는 미국발 관세 후폭풍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TSMC가 있는 대만에는 32%의 상호관세를 매긴 데다, 반도체 품목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예고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중 간 무역전쟁 양상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TSMC측은 올해 4분기 실적에 관세협상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관세의 잠재적인 영향이나 다른 많은 불확실성을 고려하고 있어 보다 보수적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고객들의 행동에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TSMC의 대만 상장주는 지난해 약 80% 상승했지만 관세 도입과 대만달러 환율상승 등에 대한 우려로 연초부터는 5% 상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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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 AI수요 호조에 올해 2분기 사상 최고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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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3)] 78만 년의 침묵을 깬 지구 자기장 역전의 '소리'⋯혼돈의 교향곡 재현됐다
- 독일 헬름홀츠 지구과학 연구센터(GFZ) 연구팀이 약 78만 년 전 발생한 지구의 거대한 격변, '마투야마-브룬헤스(Matuyama-Brunhes) 자기장 역전' 현상을 소리로 재현했다. 2024년 약 4만 1000년 전의 '라샴프 사건(Laschamps event)'으로 알려진 자기장 변화를 음향으로 복원하는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이번에는 훨씬 더 오래된 시대의 지질 데이터를 섬뜩한 청각 경험으로 되살려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나침반이 언제나 지리적 북극을 가리킬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지자기 북극과 지리 북극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자기장 역전 현상은 물론, 태양의 자기장 변화처럼 지구 자기장도 수만 년에 걸쳐 극이 뒤바뀌는 역전 현상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 당시에는 지자기 북극이 적도의 남쪽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연구는 GFZ의 지구물리학자인 사냐 파노프스카와 아흐메드 나세르 마흐굽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시추 코어 퇴적물에 남은 고대 자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시 지구 자기장 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막시밀리안 아르투스 샤너가 데이터를 시각화했고, 클라우스 닐센과 샤너가 음향화 작업을 맡아 소리를 완성했다. 땅속 액체 금속이 만든 '지구 방패막' 지구 자기장은 행성 중심부의 핵, 그중에서도 액체 상태인 외핵에서 소용돌이치는 초고온의 쇠와 니켈이 만들어낸다. 나침반에 의존하지 않고 항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자기장의 변화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의 거대한 자기장은 단순한 방향 표시 기능을 넘어, 우주로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까지 뻗어 나가 지구를 둘러싼 자기권을 형성해 태양에서 쏟아지는 강력한 태양풍과 같은 고에너지 입자들로부터 지표를 보호하는 거대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동시에 이 자기장은 극지방의 오로라를 만들어내는 장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구 자기장은 생각보다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일예로 지난해 12월 자기북극의 위치가 업데이트 되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지난 200년 동안 지구 자기장은 평균적으로 약 9% 약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지자기(古地磁氣)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자기장은 지난 10만 년 동안 가장 강한 수준이며, 백만 년 평균보다도 두 배 가까이 강력하다는 분석도 있다. 1831년, 영국 해군 장교이자 극지 탐험가인 제임스 클라크 로스가 자기 북극의 정확한 위치를 처음으로 측정한 이후, 자기 북극은 북서쪽 방향으로 약 1,100km(600마일) 이상 이동했다. 이 이동 속도는 과거 연간 약 16km(10마일)에서 현재는 연간 약 55km(34마일)로 빨라지고 있다. 지자기 극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무작위로 뒤바뀔 수 있으며, 그 간격은 1만 년에서 최대 5000만 년 이상에 이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약 4만 1000년 전에는 '라샴프 사건(Laschamps event)'으로 알려진 일시적인 자기장 역전이 발생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자기 역전 과정은 단순한 극의 이동이 아니다. 지구의 남북 자극은 깔끔하게 자리를 바꾸는 대신, 마치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여러 개의 자극으로 쪼개졌다가 불안정하게 합쳐지는 혼란스러운 과정을 느리게 반복한다. 연구팀이 재현한 소리는 처음에는 평온하지만, 이내 '불협화음의 혼돈'으로 돌변해 당시의 격변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지속된 자기극 역전은 약 78만 년 전에 발생했으며, 이 역전의 증거를 처음 발견한 지구물리학자들의 이름을 따서 '마투야마-부룬헤스 자기장 역전'이라고 명명됐다. 라샴프 사건은 지질학적 시간 척도에서 단기간 지속된 반면,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은 더 긴 시간 척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이 정확히 얼마나 지속되었는지는 아직 과학적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더 높은 추정치는 역전이 2만 2000년 동안 지속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역전의 증거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있으며, 주로 퇴적물 기록의 자기장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빙하와 용암에 새겨진 78만 년의 흔적 자기장이 약해지면 더 많은 우주 방사선이 대기로 들어오는데, 이때 특정 물질(베릴륨-10 동위원소)이 평소보다 많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은 눈과 함께 쌓여 빙하 속에 그대로 기록된다. 유럽우주국(ESA)은 성명을 통해 "독일 포츠담에 있는 헬름홀츠 지구과학 센터(GFZ)의 연구진은 전 세계의 굴착 코어에서 채취한 퇴적물에서 추론한 고지자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역전 전, 역전 중, 역전 후의 자기장에 대한 글로벌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남극이나 그린란드의 빙하를 깊게 파내어 (빙하 코어) 각 시대별 얼음층에 남은 베릴륨-10의 양을 분석해, 과거 자기장의 세기를 역으로 알아낸 것이다. 또한, 화산 폭발 시 용암이 굳는 과정에서 남겨진 자기 흔적을 통해서도 당시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인류 조상도 겪은 2만 2천 년의 대격변 우리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는 이 기나긴 격변의 시기를 직접 겪었다. 과학자들은 자기 역전이 최대 2만 2000년까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 기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계의 논쟁이 남아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기장의 급격한 변화가 지구 생명체의 대멸종이나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 인류에 관한 기록이 매우 드물어 구체적인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자기 역전 다시 올까?…미래 예측과 현대 기술의 과제 지질학에서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은 '중기 플라이스토세(Middle Pleistocene)'라는 지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만약 현대 사회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자기 역전이 다시 일어난다면 전력망, 통신, GPS 위성 항법 같은 현대 사회의 핵심 기반 시설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남대서양에서 나타난 자기장 이상 현상 탓에 일시적인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지구가 곧 자기장 역전을 겪을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1830년대 이후 자기장 세기가 약 10%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역시 자기장 세기 감소가 반드시 극성 역전의 전조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자기장 세기는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수 있으며, 앞으로 다시 강해질 수도 있다. 연구를 이끈 헬름홀츠 지구과학 연구센터의 사냐 파노프스카 연구원은 "이처럼 큰 사건을 이해하는 일은 앞으로의 우주 기후 예측, 환경 영향 평가, 지구 체계의 장기 변화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78만 년 전의 자기장 역전은 단순한 극의 교체가 아닌 수만 년에 걸친 혼돈의 시기였다. 그 정확한 영향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인류와 지구 생명체 진화에 중요한 배경이 된 것은 분명하다. 소리로 되살린 이 사건은 현대 인류 출현의 무대를 마련한, 잊히지 않는 노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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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3)] 78만 년의 침묵을 깬 지구 자기장 역전의 '소리'⋯혼돈의 교향곡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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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틀만에 다시 최고가 경신⋯11만9000달러 돌파
- 비트코인이 13일(현지시간) 11만9000 달러(약 1억6400만 원) 선을 돌파하며 이틀 만에 다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으로 전날보다 1.37% 오른 11만9049 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11만9000 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장중 11만 9400 달러대까지 오르며 12만 달러 선에 육박하는 양상을 보였다. 비트코인이 이같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엔비디아가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하자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급증하고, 다음 주가 미국 의회가 선정한 암호화폐 주간이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등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의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위험 감수에 나서며 10일 하루에만 비트코인 ETF에 약 12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최근 위험 감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엔비디아가 시총 4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전용칩 수요 급증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총 4조달러를 돌파했다. 4조달러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한 규모다. 이뿐 아니라 미국 하원이 7월 14일부터 '암호화폐 주간'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암호화폐 랠리에 일조하고 있다. 하원은 암호화폐 주간에 업계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정의할 수 있는 일련의 법안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잇달아 친 암호화폐 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그의 가족 기업인 트럼프 미디어는 올해 말 '크립토 블루칩 ETF'를 출시하기 위해 미국의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류를 제출했다. 이는 인기 있는 암호화폐를 바스켓에 담은 ETF다. 제안된 ETF는 보유량의 70%를 비트코인으로, 15%를 이더리움으로 8%를 밈 코인(유행성 코인) 커뮤니티에서 인기 있는 암호화폐인 솔라나로 보유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을 암호화폐의 세계 수도로 만들려는 대통령의 야망에 따라 암호화폐 친화적 규정과 법률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갖지 못한다면 중국이 가질 것"이라며 암호화폐 산업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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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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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틀만에 다시 최고가 경신⋯11만90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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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AI 아동 성착취물 강력 대응 나섰다
- 유럽의회가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아동 성착취물(CSAM)에 대한 단호한 대응에 나섰다. 인터넷 감시 재단(IWF)은 8일(현지시간) 지난 7월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동 권리 유럽의회 교차그룹(Intergroup)'과 '인터넷감시재단(IWF)' 공동 기술 브리핑에서는 AI 성착취물 확산 위험성과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개회사를 맡은 베로니카 치프로바 오스트리호뇨바 유럽의회 의원은 "프라이버시를 말하는 이들은 많지만, 피해자의 프라이버시는 누가 지켜주느냐"는 아동 피해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EU 정책이 생존자의 목소리를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IWF에 따르면 2024년 AI로 생성된 아동 성착취물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380% 증가한 245건에 달했다. 해당 자료에 포함된 이미지·영상은 7,644건에 이르며, 이 중 40%가 영국 기준 가장 심각한 '카테고리 A'로 분류됐다. 피해자의 98%는 여자아이였다. AI 기반 생성 기술은 2023년 처음 등장한 이후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며, 현재는 단순한 이미지뿐 아니라 현실과 구분이 어려운 짧은 영상까지 제작이 가능하다. IWF 최고기술책임자 댄 섹스턴은 "이제는 별다른 기술 없이도 고해상도의 성적 학대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실제 아동에게 심각한 피해가 가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행 EU법은 이러한 합성 이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부족하다. 이에 유럽의회는 새롭게 제안된 '아동 성착취 지침안(CSAD)'을 통해 모든 형태의 AI 성착취물에 대한 형사 처벌 원칙을 확립하고, 소지 목적이 '개인용'이라는 예외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EU 이사회(Council of the EU)는 여전히 '개인 소지 목적'의 예외 조항을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IWF와 유럽아동성폭력법률옹호단(ECLAG)은 "어떠한 형태의 CSAM도 피해를 유발하며 수요를 촉진한다"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촉구했다. 클레어 푸르상스 ECLAG 대표는 "AI 성착취물은 추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다"며 "의회의 입장은 진정한 리더십의 표본이며, 향후 3자 협상에서도 반드시 고수돼야 한다"고 말했다. IWF는 유럽의회의 지침안이 법제도 강화를 위한 핵심 전환점이라며, 조속한 채택과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마무리 발언에서 오스트리호뇨바 의원은 "우리는 더 강력한 보호장치, 더 효과적인 수단, 더 예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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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AI 아동 성착취물 강력 대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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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친조선소, HD현대조선해양과 손잡고 코치에 대형 조선 허브 구축 나선다
-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KSOE)이 인도 국영 조선업체인 코친조선소(Cochin Shipyard Limited, CSL)와 인도 코치(Kochi)를 인도양 지역의 핵심 조선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5일 현지매체 뉴인디아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번 MOU는 인도와 해외 시장에서의 공동 선박 건조 프로젝트 추진, 선진 기술 공유, 생산성 제고, 인력 재교육 및 전문성 향상 등 장기 협력 방안을 포괄한다. KSOE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세계 최대 조선소들을 총괄하는 세계 선두 조선 그룹으로, 상선 및 해군 함정, 해양 인프라 분야에서 세계적인 설계 및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마두 S. 나이르 코친조선소 회장 겸 대표는 "이번 전략적 MOU는 대형 상선 건조 역량을 확보하고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선진 조선 기술을 통해 CSL은 경쟁력을 높이고, KSOE는 급성장 중인 인도 시장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평가했다. 코친조선소는 2024년 인도 남서부 코치 지역에 310m 규모의 대형 드라이도크와 국제 선박 수리 시설을 준공한 바 있으며, 지난 5월에는 두바이 포트 월드 자회사 드라이독스 월드와도 해양 구조물 제작과 수리 허브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뉴인디아익스프레스는 이번 KSOE와의 협력은 선박 건조와 수리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 코치를 인도양 최대 조선·수리 복합 기지로 도약시키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CSL은 인도 최초의 국산 항공모함을 비롯해 인도 해군, 해안경비대, 인도해운공사 등에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노르웨이·미국·독일·네덜란드 등 해외 고객사에 47척의 고급 선박을 인도한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CSL은 "이번 MOU는 인도의 조선 생태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협력을 통한 기술 자립과 경쟁력 제고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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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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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친조선소, HD현대조선해양과 손잡고 코치에 대형 조선 허브 구축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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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식품 수입 1,938만t⋯옥수수 수입 1,000% 넘게 급증
- 작년 국내에 수입된 식품이 164개국에서 총 1938만t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2024년 기준 식품 수입 건수가 84만6000여 건, 금액은 357억 달러에 달해 각각 6.8%,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입 상위국은 미국, 중국, 호주였으며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산 옥수수 수입량은 우크라이나 등 수입국의 생산 차질로 전년 대비 1070.7% 급증했다. 전체 수입식품 중 밀, 대두, 바나나 등 원료성 식품 비중이 높았고, 수입 부적합 판정 건수는 총 1454건으로 전체의 0.17%였다. [미니해설] 식품 수입 1,938만t 시대…미국산 곡물·중국산 김치 수입 확대 국내 식품 수입이 1년 만에 반등하며 작년 한 해 164개국으로부터 1938만t이 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수치로, 물량·건수·금액 모두 증가세로 전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수입식품은 84만6000건, 357억 달러 규모로, 건수 기준 6.8%, 금액 기준 2.7% 늘었다. 전체 수입물량의 52.6%는 미국(밀, 대두 등), 중국(김치, 정제소금), 호주(밀, 식품 원료) 3개국이 차지했다. 특히 미국산 옥수수 수입은 48만t으로 전년 대비 1070.7% 폭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16.0%)와 루마니아(−71.3%)산 수입 급감에 따라 미국산으로 대체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전체 수입 품목 2369개 중 상위 5개는 밀, 정제과정을 요하는 식품 원료, 옥수수, 대두, 바나나로, 이들만 900만t(46.4%)을 차지해 원료성 식품 중심의 수입 구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군별로는 농·임산물(900만4000t, 46.5%)이 가장 많았고, 가공식품(664만7000t, 34.3%), 축산물(180만5000t, 9.3%), 수산물(90만1000t, 4.6%) 등이 뒤를 이었다. 농산물 중 배추, 파, 당근 등 신선농산물은 국내 공급부족과 가격 상승 여파로 전년 대비 15.9% 증가한 124만t이 수입됐다. 축산물에서는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이 17.1% 감소한 반면, 독일(4,600%), 브라질(91.7%), 미국(18.0%) 등에서는 수입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해당국의 생산 증가 및 가격 인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산물 중에서는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7.3%)와 페루산 냉동 오징어(−63.3%)가 해수 온도 변화에 따른 현지 생산량 감소로 수입이 줄었다.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김치 수입이 전년 대비 8.7% 증가해 31만2천t으로 4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중 99.9%는 중국산이었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전자상거래 확산과 해외직구 증가로 4.2% 감소했으나, 국산 건강기능식품의 수출은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식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 68개국 292개 품목, 총 1454건(7352t)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국내 반입이 차단됐다. 전체 수입 건수 대비 부적합률은 0.17%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베트남, 미국, 태국, 인도 순으로 부적합 사례가 많았으며, 이들 5개국의 사례가 전체의 64.6%를 차지했다. 부적합 품목은 폴리프로필렌(용기·포장), 과자, 과채가공품, 캔디류, 금속제 제품 등이 많았다. 주요 사유는 기준·규격 위반(31.4%), 식품첨가물 사용기준 위반(20.2%), 농약 잔류허용기준 초과(17.2%), 미생물 기준 초과(12.5%), 중금속 기준 초과(4.2%)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첨가물 위반은 전년 대비 51.5% 급증했다. 이번 자료는 수입식품 안전관리를 강화함과 동시에 국내 식량안보와 공급망 안정성을 되짚는 계기로 평가된다. 국제 곡물시장 불안정성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수입 품목의 다변화 및 국내 생산기반 확충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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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식품 수입 1,938만t⋯옥수수 수입 1,000% 넘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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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설계된 독주' 中 전기차, 세계를 삼키다
-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자동차 두 대 가운데 한 대는 전기차였다. 한때 '자전거의 나라'로 불렸던 중국이 20여 년에 걸친 정부의 체계적인 장기 계획과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세계 전기차(EV) 시장의 압도적인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 2025년 현재, 중국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0%를 웃돈다. 중국의 성공은 세계 각국에 기후변화 대응의 희망을 주는 동시에, 불공정 경쟁과 기술 안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만난 개인택시 운전사 루윈펑 씨는 "가난해서 전기차를 몬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동료인 쑨징궈 씨 역시 "휘발유차 유지비가 너무 비싸다. 전기차는 돈도 아끼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고 거든다. 중국에서 전기차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20년 공들인 '마스터플랜'…내연기관 건너뛰고 판을 뒤집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崛起)'를 이끈 인물은 2007년 과학기술부 부장(科技部部长)에 오른 완강(万钢)이다. 당시 상황을 두고 자동차 분석가 마이클 던은 "완 부장은 '우리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지만, 거리를 채운 것은 온통 외국 브랜드'라는 현실을 마주했다. 내연기관차로는 수십 년 앞선 유럽, 미국,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전기차로 '판을 뒤집는' 전략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 극심한 대기오염 문제 해결과 석유 수입 의존도 감소를 통한 에너지 안보 확보라는 국가 목표도 함께 담겼다. 이 구상은 국가 마스터플랜으로 구체화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전기차 산업 육성에 약 2310억 달러(약 319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었다. 정부는 소비자부터 자동차 제조사, 배터리 공급업체, 충전 기반 시설까지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스마트폰 배터리 업체였던 비야디(BYD)는 전기차 기업으로 변신해 올해 초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배터리 기업 CATL(닝더스다이)은 설립 10여 년 만에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배터리, 모터 등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리튬, 코발트 등 원자재 확보까지 내재화하는 '수직 계열화'로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했다. 치열한 경쟁이 낳은 혁신…'가성비' 앞세워 소비자 사로잡아 서구권에서는 이를 '국가 자본주의' 또는 '불공정 무역 관행'이라 비판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이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닌, 치열한 경쟁 환경을 만들었다고 반박한다. 샤오펑(XPeng)의 구홍디(谷洪迪) 부회장은 "중국 정부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정책 지원, 소비자 장려책, 기반 시설 구축을 했을 뿐이다. 차별 없는 지원 덕분에 가장 치열한 경쟁 시장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샤오펑 같은 신생 기업들이 무섭게 성장한 배경이다. 설립 10년 만에 세계 10대 전기차 생산업체로 발돋움한 샤오펑은 약 2만 달러(약 2766만 원) 가격의 신차 '모나 맥스'에 자율주행, 음성인식, 스트리밍 서비스 등 첨단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실제로 중국의 신차 개발 속도는 서구 경쟁사에 비해 30%가량 빠르며,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과 핵심 논문 발표 건수에서도 세계를 이끌고 있다. 허사이(Hesai)의 리쩌샹(李泽湘) 최고경영자(CEO)는 "신세대 전기차 제조사들은 자동차를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압도적인 '가격 대비 성능'에 열광했다. 운전사 루윈펑 씨는 400km 주행에 200위안(약 3만 8468원)이 들던 유류비가 전기차로 바꾼 뒤 4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가격보다 비쌀 수 있는 번호판 발급 비용도 면제받았다. 상하이에서는 니오(Nio)가 운영하는 배터리 교체소에서 3분 만에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 배터리로 교체하는 서비스를 기름 한 통 값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세계로 향하는 중국…'환영' 대신 '안보' 우려 직면 내수 시장을 평정한 중국 기업들이 세계로 눈을 돌리자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견제에 나섰다. 반면, 영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샤오펑과 비야디 등이 최근 신차를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동남아 등지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상표 이미지를 높이는 등 더욱 정교한 해외 시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확산은 '안보'라는 새로운 논쟁을 낳고 있다. 리처드 디어러브 전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은 중국 전기차를 "베이징에서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바퀴 달린 컴퓨터'"라고 칭하며 안보 위협을 경고했다. 이에 비야디 리커(李柯) 수석 부사장은 BBC 인터뷰에서 "게임에서 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주장일 뿐이다. 비야디는 자료 보안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다른 경쟁사보다 10배는 더 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공방은 과거 화웨이, 틱톡 등 중국 기술 기업을 둘러싼 안보 논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외부의 우려와 견제에도, 중국 내에서는 자국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광저우의 운전사 쑨징궈 씨는 웃으며 말했다. "세계는 이 기술을 세상에 내놓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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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설계된 독주' 中 전기차, 세계를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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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9)] "빅뱅 잔광(CMB)은 착각"⋯초기은하·블랙홀, 우주 기원론 뒤흔든다
- 138억 년 우주 역사의 정설인 '빅뱅 이론'의 가장 강력한 증거가 흔들리고 있다. 독일 본 대학교, 체코 프라하 대학교, 중국 난징 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우주 전체에 희미하게 퍼져 있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CMB)'의 정체를 두고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배경 복사의 상당 부분이 초기 은하 형성 과정에서 나온 빛일 수 있으며, 기존 학계의 측정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핵물리학 B(Nuclear Physics B)' 최신호에 실려 우주론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 표준 우주론에 따르면, 우주는 약 138억 년 전 대폭발, 즉 빅뱅으로 탄생했다. 폭발 후 38만 년이 지나 우주가 충분히 냉각되자 빛이 비로소 자유롭게 퍼저나갈 수 있었는데, 이를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the 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 빅뱅 잔광)'라고 부른다. 과학계는 이 태고의 빛을 빅뱅의 결정적 증거이자 초기 우주의 모습을 담은 '스냅샷'으로 여겨왔다. 특히 배경 복사에 나타나는 미세한 온도 차이, 즉 비등방성(anisotropy)은 은하와 우주 거대 구조를 만든 초기 우주의 미세한 밀도 변화를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됐다. '빅뱅의 메아리'에 드리운 의문 그러나 연구를 이끈 본대학교 파벨 쿠루파 교수는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는 이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적어도 우리는 그 정도가 과대평가됐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우주에서 가장 먼저 생긴 것으로 알려진 '타원은하'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현재 은하들 사이의 거리와 우주의 팽창 속도를 역으로 계산해, 타원은하들이 우주 초기에 불과 수억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닌징대학교 에다 게르고 박사는 " 이 기간에 타원은하를 이루는 수천억 개의 별들이 폭발적으로 타오르며 엄청난 빛을 뿜어냈다"고 설명했다. 여구팀은 당시 별들의 핵융합 활동이 현재보다 수천배 더 밝았을 것으로 추정하며, 이때 나온 '초기 별빛'은 너무나 강력해 138억년이 지난 지금도 관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주 탄생의 청사진이 흔들인다 게르고 박사는 "우리의 계산은 현재 관측되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의 최소 1.4%가 바로 이 타원은하 형성 과정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며 "심지어 배경 복사 전체가 이 초기 빛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주론의 근간이 흔들린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배경 복사의 미세한 온도 차이를 초기 우주의 밀도 차이로 해석했고, 이 미세한 불균일성 덕분에 물질이 뭉쳐 은하가 태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젠체 신호의 1.4% 이상이 후대 은하 형성의 빛 탓이라면, 이 메시한 온도 차이 측정의 신뢰성은 크게 떨어진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예상을 뛰어넘는 초기 거대 은하들을 잇달아 발견하면서, 기존 우주 초기 구조 형성 모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과학계의 폭넓은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최근 '킬로디그리 서베이(Kilo-Degree Survey)' 같은 대규모 관측 결과는 여전히 표준 우주론과 잘 들어맞는다. "빅뱅은 없었다"…더 과감한 주장도 크루파 교수는 "우리 결과는 표준 우주론 모델에 문제가 된다"며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우주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한편, 표준 우주론의 핵심 증거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말고도, 빅뱅 자체를 대체하는 새로운 우주 기원 모델도 등장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 우주론 및 중력 연구소 엔리케 가스타냐가 교수가 이끄는 국제 물리 연구팀은 학술지 '피지컬 리뷰 D(Physical Review D)'를 통해 빅뱅이 우주의 시작이 아니라는 '블랙홀 우주(Black Hole Universe)' 모델을 내놨다. 이 모델은 우리 우주가 더 큰 부모 우주 안에서 만들어진 거대 블랙홀 내부의 중력 붕괴와 그에 따른 '반동(bounce)'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이다. 무(無)에서의 창조가 아닌, 중력과 양자역학으로 이뤄지는 우주 순환의 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가스타냐가 교수는 "빅뱅 모델은 물리 법칙이 붕괴하는 무한 밀도의 한 점에서 시작한다. 이는 우주의 시작이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이론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의 연구팀은 중력 붕괴가 반드시 특이점으로 끝나지 않으며, 양자 효과를 생각하면 고밀도 상태에 이른 물질 구름이 다시 팽창하는 새로운 단계로 '반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우주론' 향한 과학계의 논쟁 이 모델은 기존 물리학 체계 안에서 설명될 뿐 아니라, 관측으로 검증할 수 있는 예측을 내놓는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우리 우주가 지구 표면처럼 미세하게 휘어져 있다고 예측한다. 유럽우주국(ESA)의 아라키스(ARRAKIHS) 우주 미션은 은하 외곽의 극도로 희미한 구조를 관측해, 이런 새로운 우주 모델의 예측을 검증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표준 모델은 이처럼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으며, 우주론의 역사를 새로 쓸 논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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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9)] "빅뱅 잔광(CMB)은 착각"⋯초기은하·블랙홀, 우주 기원론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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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0달러 전기차의 힘"⋯BYD '시걸' 출시 25개월 만에 100만 대 돌파
-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초저가 전기차 '시걸(Seagull)'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출시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끄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BYD는 이 모델을 중심으로 유럽·남미 등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며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25개월만에 100만 대⋯초저가 EV의 '반란' BYD는 지난 6일 신차 발표회에서 시걸 EV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걸은 2023년 4월 중국 시장에 출시된 소형 전기차로, 기본 가격이 5만5800위안(약 7800달러, 역 1077만 원)에 불과하다. 배터리는 30.1kWh 또는 38.9kWh 용량으로 구성되며, 각각 305km와 405km(CLTL 기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활력(Vitality)', '자유(Freedom)', '플라잉(Flying)'의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상위 모델도 1만 1700달러(8만 5800위안)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시걸은 테슬라 모델Y와 함께 중국 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자리를 두고 경쟁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내연가관차를 포함한 전체 승용차 중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브라질·영국·유럽까지⋯글로벌 전략 본격화 BYD는 시걸의 ㄱ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지에는 '돌핀 미니(Dolphin Mini)'라는 이름으로, 유럽 및 영국에서는 '돌핀 서프(Dolphin Surf)'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영국 시장 기준으로는 시걸보다 크기를 키우고 주행거리를 늘린 모델을 1만 8650파운드(약 2만5000달러)부터 판매중이다. 연장형 트림은 WLTP 기준 최대 507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가격은 2만 1950파운드(약 3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올해 4월에는 유럽에서 테스라보다 많은 차량을 등록했으며, 5월에는 영국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등록 대수 1위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즐은 BYD 시걸의 성공을 "전기차 가격 경쟁의 서막"으로 평가하고 있다. 테술라 기술이 안정화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단가를 크게 낮춘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까지 넘보는 BYD의 확장 전략 BYD는 시걸을 필두로 SUV, 고급 세단, 전기 슈퍼카 등 피리미엄 전기차 시장까지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2022년 이후 내연기관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새로운 중형 SUV와 고성능 전기차가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며,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에서 테슬라와의 격차를 더욱 좁힐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BYD의 초저가 전략은 완성차 업계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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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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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0달러 전기차의 힘"⋯BYD '시걸' 출시 25개월 만에 100만 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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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비트코인 금고 열까⋯블랙록이 지핀 '양자 위협' 논쟁
- "양자컴퓨터가 곧 현재의 최첨단 인공지능(AI)으로도 수년이 걸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발언을 계기로 암호화폐 '양자 위협'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위험성을 경고하는 서류를 제출하면서 논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이론에 머물던 문제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고 독일 유력 일간지 한델스블라트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쇼어 알고리즘'의 창, 비트코인 방패 뚫을까 문제의 핵심은 비트코인을 지탱하는 암호 기술이다. 비트코인은 '타원곡선 디지털서명 알고리즘(ECDSA)' 같은 복잡한 암호 체계가 보호한다. 현재 컴퓨터 기술로는 이 암호를 푸는 데 사실상 수백만 년이 걸려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있다. 쇼어나 그로버 같은 양자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이론상 현재의 암호 체계를 순식간에 해독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거래로 공개키가 노출된 오래된 지갑이나 여러 번 쓴 주소가 주요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장기에는 채굴 보안 알고리즘(SHA-256)까지 위협해 블록체인 원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당장 현실이 될 위협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구글의 '윌로우' 칩 같은 기술 발전이 있었지만, 오늘날의 양자컴퓨터는 아직 '잡음이 많은 중간 규모 양자(NISQ)' 단계에 머물러 있다. 많은 전문가는 "암호화폐 업계가 이 도전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양자내성암호'로 맞불…미래 기술과의 속도 경쟁 그럼에도 '지금 수확하고, 나중에 해독하는' 공격 가정은 당장의 우려를 낳는다. 공격자가 현재의 암호화된 거래 데이터를 대량으로 저장해 둔 뒤,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나온 다음 이를 이용해 과거 기록을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업계 역시 이런 양자 위협에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개발하며 대비하고 있다. 네트워크 전체를 새로운 암호 체계로 바꾸는 것은 모든 참여자의 합의가 필요한 어려운 과제지만, 과거 '탭루트' 개선 작업처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결국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와 암호화폐의 방어 기술 도입 속도 사이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이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한 것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로서 투자자에게 모든 잠재 위험을 알려야 할 의무 때문이다. 비록 장기, 이론상 위험일지라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당연한 절차다. 암호화폐의 미래는 이 보이지 않는 위협에 얼마나 먼저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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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비트코인 금고 열까⋯블랙록이 지핀 '양자 위협'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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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이산화탄소 제거, 산소 위기 초래할 수 있어⋯국제 연구진 경고
-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는 해양 이산화탄소 제거(mCDR) 기술이 오히려 해양 산소 고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독일 킬에 위치한 GEOMAR 헬름홀츠 해양연구센터의 안드레아스 오슐리스(Prof. Dr. Andreas Oschlies)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연구서한(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특정 mCDR 기법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인도국방리뷰(IDR)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슐리스 교수는 "기후에 도움이 되는 방식이 반드시 바다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해양 비료살포, 대규모 해조류 양식, 인공용승 등 생물학적 mCDR 방식이 광합성 생물량의 급증을 유도한 뒤, 이 생물량이 분해되면서 막대한 산소를 소비하는 구조임을 지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소 손실은 이산화탄소 저감에 따른 산소 증가 효과보다 최대 40배까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미 지구 해양이 지난 수십 년간 전체 산소의 약 2%를 잃은 상황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온난화로 인한 해양 산소 고갈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일부 해역에서는 해양 생물의 생존조차 위협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후 대응을 위한 기술이 해양의 기존 위기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에서는 생물학적 방식과 달리 지구화학적 mCDR 방식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예컨대 석회질 물질을 이용해 해양 알칼리도를 높이는 방식은 산소 소비와는 무관하게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할 수 있어 해양 산소 농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탄소 감축 노력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환경에 안전하다고 평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기법으로는 '해조류 수확 기반 대규모 양식'이 있다. 수확을 통해 해양 내 영양분과 탄소를 동시에 제거하는 이 방식은 산소 소비를 줄이고, 오히려 과거 온난화로 손실된 산소 일부를 회복시킬 가능성도 제시됐다. 모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 방법은 100년간 손실된 산소의 최대 10배를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대규모 수확이 해양 생태계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촉구하는 경고로 해석된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 또 다른 환경 위기를 초래하지 않도록, 해양 생태계와의 조화를 고려한 기술 선택과 정책 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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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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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이산화탄소 제거, 산소 위기 초래할 수 있어⋯국제 연구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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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세계 EV판매량 24% 급증⋯중국 월간으로 102만대 판매
- 지난 5월 전세계 전기자동차(EV) 판매가 지난해보다 24%나 급증한 160만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장조사회사 로우 모션은 12일(현지시간) 배터리전기차(BEV)와 플러스인하이브리드(PHV) 등 전세계 EV 판매량이 지난 5월 24%나 크게 증가한 160만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에서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북미시장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중국시장내에서 EV 판매는 올해초에 월간 단위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견고한 국내 수요 뿐만 아니라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제조업체가 신흥시장에 과녁을 맞춘 수출을 강화한 점이 중국의 EV 판매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우 모션의 데이터매니저 찰스 레스터는 BYD의 멕시코, 동남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수출이 전체판매를 크게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플릿판매(일반적인 개인이 아니라 관공서와 기업 등 법인, 렌트카, 중고차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번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마켓팅) 장려책과 남유럽의 견고한 수요가 EV판매를 증가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북미에서는 캐나다의 보조금 종료가 악재로 작용해 증가세가 둔화추세를 보였다. 미국정부가 새롭게 25%의 자동차관세를 도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부분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올해 실적예상을 철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의 배기가스 규제에 대한 방침과 관세를 둘러싼 불투명성이 북미 EV 판매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5월 EV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증가한 102만대를 기록했다. 유럽은 36.2% 늘어난 33만대를 기록했다. 북미는 7.5% 증가한 16만대에 그쳤다. 기타지역에서는 38% 크게 늘어난 15만대에 달했다. 레스터는 "중국시장의 성장과 북미시장의 침체라는 깊은 괴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전기차 시장도 모델 다양화와 신차 효과가 맞물리며 올들어 정체기를 벗어나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1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판매된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7만2419대로 전년 동기(5만157대)보다 2만2262대(44.38%) 증가했다. 지난 5월에도 2만1727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8373대가 늘었다. 다른 파워트레인과 비교해도 전기차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하이브리드 차의 경우 올해 18만8668대로 전년(16만467대)보다 2만8201대가 더 팔렸다. 판매량 증가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더 많았지만 증가율은 17.57%로 전기차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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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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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세계 EV판매량 24% 급증⋯중국 월간으로 102만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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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6)] 해양 산성화, 인류 경고등 켜졌다⋯지구 생태계 9대 한계 중 7개 돌파
- 전 세계 해양의 산성화가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며, 지구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와 미국 해양 대기청(NOAA) 등 국제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아래 200m 이하 심해의 약 3분의 2와 그 위의 약 절반에서 이미 '안전 기준'을 넘어선 수준의 산성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행성 경계(planetary boundary)'를 넘는 수준이라 규정하며, 해양 생물다양성과 연안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경고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더 힐, 가디언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됐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의 해양과학 책임자인 스티브 위디콤 박사는 "해양 산성화는 해양 생태계와 연안 지역 경제에 있어 시한폭탄"이라며 "산호초와 조개류 산업은 물론, 관광과 수산업까지 생태 기반 산업 전체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수행 기관인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구온난화 연구 활동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예산 삭감 압박을 받고 있는 기관이다. 심해에서 먼저 무너지는 생태계 기반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인 PML의 헬렌 핀들리 박사는 "대부분의 해양 생물은 표층보다 더 깊은 바다에 서식한다"며 "심층 해수의 변화는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 서부 해안 근처의 심해에서는 게와 연어 어장이 분포한 지역에서 가장 급격한 산성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성화의 근본 원인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이다. 석탄·석유·천연가스 연소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흡수되며 산을 형성하고, 이는 해수를 점점 더 산성화시킨다. 산성화가 진행될수록 바다 생물의 주요 구성 성분인 탄산칼슘 농도가 낮아져 산호와 조개류 등 기초 생물군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연구진은 해양 내 탄산칼슘 농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0% 이상 감소한 시점이 이미 5년 전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가 제시한 지구 생태계 유지에 필요한 '9대 행성 경계' 중 7개를 인류가 이미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산성화가 가속하는 지구 온난화 해양은 지금까지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CO₂)의 약 3분의 1을 흡수해 왔으며, 동시에 지구 표면이 받을 수 있었던 열의 약 90%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해양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포화점이 가까워지면서 표면 온난화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양은 지구 산소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주요 생태 기반이지만, 산성화와 온난화로 인해 이 산소 생산 기능 역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수 내 산소 농도는 수심 아래에서 빠르게 감소 중이며, 대기 중 산소 농도마저 장기적으로 감소할 위험이 있다. 위디콤 박사는 "해양 산성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해양 생태계의 붕괴는 수조 원대 경제 가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인류가 의존해온 산소 공급 체계마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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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6)] 해양 산성화, 인류 경고등 켜졌다⋯지구 생태계 9대 한계 중 7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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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독일에 산업용 AI 클라우드 구축
-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가 독일에 산업용 인공지능(AI) 클라우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젠슨 황(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테크놀로지(비바테크)'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첫 산업용 AI 클라우드 플랫폼을 독일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AI와 로봇공학을 접목해 BMW, 메르세데스 벤츠 같은 대형 자동차 메이커의 제품 설계 시뮬레이션과 물류 관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황 CEO는 유럽 7개국에 기술센터를 확충하고 여러 언어에 대응한 AI 모델의 고도화를 지원하며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등을 염두에 두고 신약 개발을 도울 생각이라고 표명했다. 그러면서 황 CEO는 "2년 사이에 유럽 AI 컴퓨팅(계산능력)을 10배로 증강하겠다"고 언명, 유럽사업을 강화할 구상을 내보였다. 황 CEO는 유럽에서 AI 인프라 정비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유럽에 AI 모델 개발 등을 담당할 AI 팩토리 20개를 세울 계획도 분명히 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최신 반도체를 유럽기업에 도입시키고자 현지 AI 기업 미스트랄과도 제휴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들어 AI 개발에서 앞서가는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200억 달러(약 27조4000억원)를 투입, 4개의 AI 팩토리를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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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독일에 산업용 AI 클라우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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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자동차 부문에서 격화하는 가격 전쟁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은 경쟁이 오히려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는 지난 5월 23일 일부 모델 가격을 30% 이상 대폭 낮추는 등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지리(Geely), 체리(Chery), SAIC-GM 같은 주요 경쟁사들도 즉각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 전체로 가격 전쟁이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지난 5월 31일 낸 중국어 성명에서 "특정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규모 가격 인하를 이끌자 많은 기업이 뒤따르면서 새로운 '가격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이 기업 이익을 쥐어짜고, 소비자 안전과 산업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가혹한 가격 전쟁은 산업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해친다"며, 불공정 경쟁과 원가 이하 판매(덤핑)에 법에 따른 제재를 할 것을 예고했다. CAAM 역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이 아닌 시장 점유율 경쟁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건전한 경쟁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비생산적인 경쟁 규제를 강화하고, 다른 부처와 협력해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법률을 엄격히 시행할 방침이다. 공업정보화부는 CNBC의 논평 요청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비야디는 중국 관영 매체에 밝힌 자사의 공식입장을 참조하라고 CNBC에 전했는데, 해당 공식입장에서 비야디는 "공정 경쟁을 촉구하고 건강한 시장을 만들자는 자동차공업협회의 호소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CNBC는 관련 영상 "'카피캣' 휴대폰 제조사 샤오미는 어떻게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강자가 되었나 (영상 길이 13:01)"를 통해 샤오미의 성장 과정을 다루기도 했다. "생산성 향상 없는 '소모전'…내부화의 늪에 빠진 중국 EV" 중국에서는 지나친 경쟁 때문에 생기는 '내부화(네이쥐안, involution)' 현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내부화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 노력 없이 가격만으로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가리킨다. 최근 몇 달간 중국 최고 지도부는 내부화 문제 해결 노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용어는 지난 3월 리창 중국 총리의 연례 업무 보고서에도 등장했다. 지난달 시장 규제 당국 회의에서도 "'내부화 경쟁'을 전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분석가들은 비야디의 최근 가격 인하 조치를 두고, 소비자들이 기존 보상 판매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이미 받았을 법한 할인을 공식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중고차 시장에서 '주행거리 0km' 차량(실제로 달리지 않은 새 차)이 대량 매물로 나오고, 새 차 평균 가격이 2년 새 19% 떨어지는 등 공급 과잉 신호도 뚜렷하다. 노무라 증권 분석가들은 월요일 보고서에서 "비야디가 약 30%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거센 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런 버핏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는 비야디의 지난달 매출 성장률은 14%로, 4월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성장률 19%에서 다소 둔화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의 중시 분석가는 지난주 "말로만 그럴 뿐, 시장 경쟁을 실제로는 제어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른 나라들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극심한 경쟁 상황과 이것이 자국 자동차 산업에 앞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승용차협회 추이둥수 사무총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료를 보면, 중국산 수출 자동차 평균 가격은 2023년을 기점으로 떨어져 이전 상승 흐름을 뒤집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독일로 수출하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가격은 2023년 3만 달러에서 올해 2만 1000달러로 내렸다. 반면, 중국 자동차 수출 최대 시장인 멕시코는 평균 가격이 2년 전 1만 2000달러에서 1만 3000달러로 조금 올라 예외를 보였다. 오토홈 연구소 산업 데이터를 인용한 노무라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자동차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년간 약 19% 떨어져 현재 약 16만 5000위안(약 2만 2900달러)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으로 급히 쏠리면서 공급 과잉을 불렀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 회장은 5월 23일 시나 파이낸스와 한 중국어 인터뷰에서 "주행거리가 전혀 없는 새 차가 중고차로 팔리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중고차 거래터에서 약 3000~4000개 판매업체가 이런 차를 다룬다고 덧붙였다. 이들 차량은 공장 출고와 동시에 판매 실적으로 잡히고, 즉시 중고 시장으로 넘어가 판매량을 부풀리는 데 쓰인다. 웨이 회장은 이런 행태가 "지나친 혼란을 일으킨다"며 업계 질서 확립을 위한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살얼음판 위 中 EV, 어디로?"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격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노무라 등은 "중국 자동차 시장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있어, 뜻있는 시장 통합이 이뤄지기 전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전쟁이 짧은 기간 혼란을 일으키지만, 길게 보면 연구개발(R&D) 역량과 공급망 경쟁력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진화)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규제 강화와 더불어,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서비스 같은 비가격 경쟁 요소가 중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급성장하는 중국 순수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가격 인하 파동을 겪었다.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허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중국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가격 전쟁은 아직 꼭짓점에 이르지 않았으며, 앞으로 5년간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펑 쪽은 해당 발언 내용을 CNBC에 확인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앞으로 펼쳐질 일들의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 CEO는 샤오펑이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력으로 겨루며,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지난 7개월 내리 한 달에 3만 대 넘는 차를 팔았다. 지난주에는 중저가 모델인 모나(Mona) 03 고급형(Max)을 12만 9800위안(약 1만 8020달러)에 선보였는데, 이는 지난 8월 해당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약 17% 싸진 값이다. 대부분 전기차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샤오펑 역시 1분기에 약 9000만 달러 주주 귀속 손실을 기록했다. 고급 전기차 시장에 주력해 온 니오(Nio) 또한 지난 3일 발표에서 1분기 9억 4960만 달러 손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Xiaomi)도 지난 3일 자사 전기차 사업부가 올 하반기에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회사 대변인이 CNBC에 밝혔다. 샤오미는 지난해 테슬라 모델 3보다 싼 SU7 세단을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여름에는 SUV 모델인 YU7로 모델 Y와 경쟁할 전망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값싼 공세는 유럽연합(EU)과 미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 반덤핑 관세 같은 보호무역 조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는 중국 내 가격 경쟁이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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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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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한국 다시 환율관찰대상국 지정⋯트럼프 행정부 첫 보고서
-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5일(현지시간)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는 한국, 중국, 일본 등 9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명시했다. 한국은 2023년 11월 관찰대상국에서 빠졌지만 같은 해 다시 편입됐으며, 이번 보고서에서도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에 따라 지정됐다. 특히 2024년 한국의 GDP 대비 경상흑자가 5.3%로 급증했고, 외환시장 개입 내역도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보고서로, 향후 무역협상에서 환율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니해설] 트럼프 정부 첫 환율 보고서서 한국 재지정…무역·환율 압박 수위 높아지나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는 향후 한미 간 통화 정책 및 무역 협상에 있어 환율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독일, 싱가포르, 아일랜드, 스위스 등 총 9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선정했다. 지난 2023년 11월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 지정을 면했던 아일랜드와 스위스가 새롭게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한국은 2016년 이후 몇 차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되기를 반복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다시 명단에 포함됐으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2개 평가 기준 충족으로 인해 재지정됐다. 미국은 2015년 무역촉진법에 따라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평가해 국가를 지정한다. 이 가운데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 3개를 충족하면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3년 GDP의 1.8%에서 2024년 5.3%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품 무역흑자의 증가에 기인하며, 2024년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도 140억달러에서 550억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외환시장 개입 내역도 보고서에 상세히 언급됐다. 2024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원화 약세와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한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총 112억달러 규모의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DP의 약 0.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재무부는 이러한 개입이 "무질서한 시장 여건에 대한 예외적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환율 정책 평가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 시절부터 “환율을 통한 무역 왜곡”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환율 조작이나 불공정 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를 무역협상에서 직접 문제 삼겠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중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재무부는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과 불투명한 외환 운용을 문제 삼았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방해할 경우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사실상 경고성 메시지로, 향후 미·중 간 통화 마찰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미국 우선 무역정책' 기조 아래 교역국 환율 정책에 대한 분석을 질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목적 ▲거시건전성 조치 및 자본규제 ▲연기금 및 국부펀드 활용 여부 등도 새로운 심층 분석 대상이 될 예정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며 "조작국 지정 시 불이익이 크도록 만들고, 필요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향후 미국이 환율 문제를 무역 압박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 정부는 이날 입장을 내고 "미국 재무부와의 상시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겠다”며 “한미 간 환율 협의도 면밀하게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환율 보고서는 오는 10~11월께 발표될 예정으로, 외환당국과 시장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배경에는 구조적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구조뿐 아니라,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통화정책이 점차 수단화되는 국제 환경도 깔려 있다. 향후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및 정책 대응에도 한층 정밀한 조율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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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한국 다시 환율관찰대상국 지정⋯트럼프 행정부 첫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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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와 머스크 '브로맨스' 결국 파국⋯트럼프 감세법안 두고 공개 충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공화당 세제 개편안, 특히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독일 메르츠 총리와의 회담 중 기자들에게 "머스크에게 실망했다"며 "그가 세제 개편안에 반대한 것은 (세제 개편안에서) 전기차 세액공제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머스크는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는 와중 실시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에 에 반박글을 올렸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정말 배은망덕하다"며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대선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상원도 51대 49로 공화당이 패배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머스크는 또 "나는 세액공제를 줄이는 것 자체는 괜찮다"면서도 "문제는 법안에 포함된 '역겨운 특혜조항(pork)' 덩어리"라며 감세안 전체에 반대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Big Beautiful Bill)'이라 불리는 세제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테슬라 등 일부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2025년 말 종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현재로선 2032년까지 유지된다. JP모간에 따르면 이는 테슬라의 연간 순익에 약 12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는 이 법안의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인데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며 "전기차 관련 의무조항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해당 법안은 나에게 단 한 차례도 보여지지 않았다"며 "의회조차 제대로 읽지 못한 채 한밤중에 졸속 통과됐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머스크가 추천한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로 거론된 제러드 아이잭먼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 이력이 있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아이잭먼은 머스크와 가까운 사업가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그간의 공로를 치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머스크의 반발 이후 테슬라 주가는 14%대나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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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와 머스크 '브로맨스' 결국 파국⋯트럼프 감세법안 두고 공개 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