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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7)] 해수 온난화가 만든 재앙⋯플랑크톤부터 고래까지 무너졌다
-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북동 태평양을 강타한 해양 폭염이 해양 생태계 전반에 심대한 혼란을 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University of Victoria) 연구진이 발표한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이례적으로 장기화된 고수온 현상이 플랑크톤부터 대형 해양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해양 생물 전반에 걸쳐 대규모 폐사와 서식지 이동, 어업 붕괴를 초래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유로뉴스닷컴, 사이테크데일리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폭염이 미래 기후변화 속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사상 최장기 해양 폭염, 해수 온도 최대 6도 상승 빅토리아대학교 바움 연구실(Baum Lab)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북미 서부 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한 해양 폭염의 생태학적 영향을 총 331건의 과학 논문과 정부 보고서를 종합해 분석했다. 해당 기간 동안 태평양 연안의 해수 온도는 역사적 평균 대비 2도에서 최대 6도까지 상승한 상태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해양 폭염으로 인해 최소 240종의 해양 생물이 통상적인 분포 구역을 벗어나 이동했으며, 일부 종은 기존 서식지에서 1000km 이상 북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방돌고래(Northern right whale dolphin)와 해양연체동물의 일종인 플라시다 크레모니아나(Placida cremoniana)는 대표적인 예다. 켈프숲 붕괴와 연쇄 생태계 혼란 해수 온도의 급격한 상승은 해양 생태계 구조 전반에 걸쳐 연쇄적 충격을 가했다. 해양 식생의 기반인 켈프숲과 해초밭이 광범위하게 쇠퇴하거나 붕괴되었으며, 성게, 불가사리, 바닷새, 해양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 종에서 대규모 폐사 사건이 관측됐다. 암반 해안 생태계의 핵심 포식자인 '해바라기불가사리(Pycnopodia helianthoides)'는 사실상 멸종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종 수준의 직접 피해는 먹이망을 따라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결과적으로 플랑크톤에서 고래에 이르기까지 생태계 전반이 구조적으로 재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온으로 유발된 불가사리 괴사병(sea star wasting disease)과 같은 질병은 해양 생태계 불안정을 가속화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플랑크톤 군집의 구성 변화와 영양 단계 하위 종들의 질적·양적 감소는 상위 포식자의 생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현상은 해양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으며, 특히 원양 지역의 생태계 탄력성을 크게 약화시켰다. 수산업 붕괴와 수백억 원대 경제적 피해 해양 폭염은 생태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피해도 동반했다. 주요 어종의 분포 변화, 서식지 소실, 질병 확산 등으로 인해 북미 연안에서는 여러 어장이 폐쇄됐으며, 이로 인한 수산업 피해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후변화 속 미래 바다의 경고 신호" 해당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해양생태학자인 줄리아 바움(Julia Baum) 교수는 "이번 북동 태평양 해양 폭염은 기후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더욱 빈번하고 강도 높은 해양 폭염이 반복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지금이 바로 생태계 기반의 해양 보전 전략과 기후 대응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본 연구는 캐나다 자연과학공학연구위원회(NSERC), 어업·해양청(DFO), 민간 연구재단(Forest Research Foundation)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3번(기후 행동), 14번(수중 생물 보존)과 연계된 정책적 시사점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후속 과제로 다른 지역 해양 폭염 사례에 대한 비교 분석과 함께, 인간 활동이 해양 생태계 복원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량적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해양학 및 해양생물학: 연례 총설(Oceanography and Marine Biology: An Annual Review)」(2025)에 게재됐다. ◇ 참고 문헌: Ecological Responses to Extreme Climatic Events: A Systematic Review of the 2014–2016 Northeast Pacific Marine Heatwave DOI: 10.1201/9781003589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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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7)] 해수 온난화가 만든 재앙⋯플랑크톤부터 고래까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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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 무칼로리 감미료로 알려진 천연 식물 스테비아가 단순한 설탕 대체제를 넘어 항암 치료 보조물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연구진은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바나나잎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발효한 결과, 췌장암 세포에는 강력한 독성을 보이면서도 건강한 신장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택적 항암 활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의학전문지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4월 28일 '국제분자의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히로시마대 의생명·보건과학연구과 예방의학 프로바이오틱스학과의 난란달라이 단시츠도르(Dr. Narandalai Danshiitsoodol) 부교수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 미치지 못할 만큼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에도 높은 내성을 보인다"며 "따라서 약리 활성이 입증된 약용 식물 기반의 새로운 항암 후보물질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스테비아는 이전에도 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암세포에 유효한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스테비아 추출물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항암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방식을 실험에 도입했다. 연구는 식물 유래 유산균 Lactobacillus plantarum SN13T 균주로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발효한 뒤(FSLE), 이를 사람의 췌장암세포(PANC-1)와 비암성 인간 태아신장세포(HEK-293)에 각각 처리해, 비발효 추출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기야마 마사노리(Masanori Sugiyama) 교수는 “동일 농도에서 FSLE는 비발효 추출물보다 현저히 높은 암세포 독성을 나타냈으며, 정상 세포에는 유의미한 독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HEK-293 세포에서는 최대 농도에서도 성장 저해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어 분석을 통해 해당 항암 효과의 주요 성분이 ‘클로로겐산 메틸에스터(CAME)’임을 밝혀냈다. 흥미롭게도 발효 과정에서 원래 추출물 내 클로로겐산 함량은 6분의 1로 감소했으며, 이는 균주의 특수 효소가 클로로겐산을 변형시켜 CAME를 생성한 결과로 추정된다. 단시츠도르 부교수는 “CAME는 기존 클로로겐산보다 더 강한 세포독성과 세포자살 유도 효과를 보였다”며 “이번 연구는 특정 균주를 활용한 식물성 추출물의 발효가 어떻게 약리 효과를 강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쥐 모델을 활용한 전신 실험을 통해 발효 스테비아 추출물의 유효 농도 및 생체 내 항암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히로시마대 병원 내과의 사야카 요네자와, 간노 게이시 박사와 함께, 같은 대학의 장런타오(Rentao Zhang), 노다 마사후미(Masafumi Noda)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천연물의 약리 활성 증진을 위한 ‘미생물 생체전환(microbial biotransformation)’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암 보조요법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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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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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보조금 없이도 흑자 전환⋯6개 분기 만에 본업 회복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2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9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06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매출은 5조5,654억 원으로 9.7%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3,046억 원을 61.6% 웃도는 실적이다. 북미 고수익 프로젝트 물량 확대와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가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 IRA 보조금인 AMPC 4,908억 원을 제외해도 14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LG에너지솔루션, 6개 분기 만에 본업 흑자…IRA 보조금 없이도 실적 반등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시장 전략과 원가 효율화 노력에 힘입어, 미국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본업 경쟁력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한층 커졌다. 회사는 25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9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3,046억 원)를 61.6% 초과한 수준이다. 순이익 역시 906억 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7% 감소한 5조5,654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고도 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2분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은 4,908억원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이를 제외하고도 14억원으로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IRA 보조금 없이도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회사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북미 생산 비중 확대와 고수익 제품 출하 증가, 비용 효율화 및 재료비 절감 등을 꼽았다. 실제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신규 ESS 공장의 양산이 본격화되며 북미 출하량이 증가했고,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 물량도 확대됐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사의 구매 심리 위축과 메탈 가격 하락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철저한 비용 관리와 북미 생산 비중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하반기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먼저 ESS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ESS뿐 아니라 신규 폼팩터 및 중저가형 배터리 양산 확대를 통해 공장 가동률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동시에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고 내부 자원을 재배치해 고정비를 감축하며, 소재별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북미 ESS 시장 확대에 맞춰 올해 연말까지 17GWh, 내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현지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며, 유럽 시장에서도 폴란드 공장에서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및 LFP 제품 양산을 시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기술 혁신도 지속된다. EV용 LFP 배터리에는 건식전극 공정을 적용한 셀 설계를 도입하며, 오는 2028년까지 10분 내 초고속 충전 기술을 구현할 예정이다. 건식전극은 연내 오창 공장에서 양산 체계를 마련한다. 최근에는 중국 체리차와의 원통형 배터리 계약 체결을 통해 '46 시리즈' 폼팩터 기술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고객 기반도 확장했다. 또한,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는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ESS 롱셀 양산을 본격화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김동명 CEO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성장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IRA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독자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하반기에도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주 확대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 반등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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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보조금 없이도 흑자 전환⋯6개 분기 만에 본업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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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OE,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특허소송 2차전⋯아이폰 폴드 공급차질 우려
-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미국에서 새로운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삼성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겨냥하고 있으며, 향후 애플의 '아이폰 폴드(iPhone Fold)' 출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21일(이하 현지시간) BOE는 지난 7월 15일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삼성디스플레이와 그 계열사들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BOE 자회사와 청두 BOE 광전자기술이 최근 두 달 사이에 두 번째로 제기한 법적 대응이다. 해당 소송은 OLED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 관련 4건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디스플레이 내장형 카메라(UDC) 기술도 포함돼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BOE가 이번 소송에서 완제품 단말기의 미국 내 판매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BOE 측은 삼성 갤럭시 Z 폴드5와 갤럭시 S25 울트라 등 자사 특허를 침해한 제품군의 미국 내 유통 차단을 요구했으며, 이 범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차세대 폴더블폰 '아이폰 폴드'도 이론상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기즈모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에 폴더블 폰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내년말 첫번 째 폴더블 폰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소송 문서에는 애플 제품명이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만약 아이폰 폴드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채택한 것이 사실이라면, 해당 디스플레이 부품이 소송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BOE의 소송이 실제로 아이폰 폴드에 영향을 미치려면 소송의 구체적인 범위와 향후 판결 시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소송은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BOE의 OLED 패널 수입 금지를 권고한 것과는 별개 사안이다. ITC의 결정은 디스플레이 부품에 국한된 것이며, BOE는 이번에는 완성품 수준에서의 금지를 요구한 것이다. 애플은 앞서 ITC 건과 관련해 "애플은 이번 사안의 당사자가 아니며, 어떤 애플 제품에도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BOE의 추가 소송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BOE와 삼성디스플레이 간의 법적 공방은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삼성디스플레이는 세 건의 소송과 ITC 제소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번 ITC 소송은 오는 11월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까지 수입 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용 생산라인을 가동중이며, BOE 역시 애플 공급망 진입을 노리고 생산 능력을 확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OE는 과거 무단 설계 변경으로 인해 애플 공급망에서 퇴출된 전력이 있어, 현재 일부 모델(iPhone 16e)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기술 분쟁을 넘어,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망과 차세대 제품의 출시 일정에도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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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OE,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특허소송 2차전⋯아이폰 폴드 공급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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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현대차 EV공장 폐수, '오기치 강 방류' 주민 반발⋯조지아 당국, 벌금 이어 추가 감시 요구
-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주민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폐수 방류 계획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 매체 AJC닷컴에 따르면 사바나 인근 전기차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수를 오기치(Ogeechee)강으로 방류하는 내용의 폐수 처리 허가안이 공개되자, 환경 오염 우려와 함께 지역사회 반발이 일고 있다. 현대차는 브라이언카운티에 약 3,000에이커 규모로 조성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Metaplant America)'전기차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수를 I-16 고속도로 인근의 '노스 브라이언카운티 폐수 재처리시설(North Bryan County Water Reclamation Facility)'로 이송한 뒤 정화된 물을 오기치강으로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설은 연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하루 500만 갤런의 처리 능력을 갖췄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공청회에서 레저업체 '오기치 아웃포스트(Ogeechee Outpost)'를 운영하는 콘니 쉬리브(Connie Shreve) 씨는 구명조끼와 카약 노를 들고 나와 "오기치강은 더 많은 관들이 들어갈 여지가 없는 곳"이라며 "이 강은 배수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쉬리브 씨의 사업장은 방류 지점 하류에 위치해 있다. 현장에 참석한 주민들은 지난 상반기 현대차가 폐수 내 고농도 구리 및 아연 함유로 인해 사바나시와 리치먼드힐시의 공공처리시설에서 수용을 거부당하고, 조지아주 환경당국으로부터 3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전례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조지아주 법상 해당 위반에 대한 최대 벌금은 7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현대차는 당시 공장의 폐수 전처리 시스템 배관 문제가 원인이라며 현재 해당 설비를 교체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 설비가 가동되기 전까지 현대차는 사바나 외곽의 민간 처리업체로 수백만 갤런의 폐수를 수송해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기치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 '오기치 리버키퍼(Ogeechee Riverkeeper)'의 법무 담당 벤 커쉬(Ben Kirsch) 국장은 "초기 한 달간만 수질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현대차의 허가안은 부족하다"며 "적어도 연속된 두 달 동안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는 강화된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청회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뿐 아니라 인접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공장에 대한 폐수 처리 허가안까지 포함한 2건의 공청회 중 두 번째로, 모두 참석 인원이 적어 지역사회 내 정보 공유와 참여 부족도 지적됐다. 현대차는 조지아 전기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2024년 10월부터 양산에 돌입했지만, 급속한 개발 과정에서 폐수 문제 외에도 수자원 부족, 교통 혼잡, 안전 문제 등 각종 환경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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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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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현대차 EV공장 폐수, '오기치 강 방류' 주민 반발⋯조지아 당국, 벌금 이어 추가 감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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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7% 오를 때 15% 뛴 산업재⋯어닝시즌, 랠리 운명 가른다
- 지난 4월 이후 가파른 랠리를 이어온 뉴욕 증시가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시장의 높은 기대치가 정당화될지를 판가름할 2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특히 올해 증시 상승을 주도한 산업재 섹터와 '매그니피센트 7'의 선두주자인 테슬라, 알파벳의 실적 발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연초 대비 7% 상승에 그친 반면, 산업재 섹터는 이익 기대감이 크게 반영되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S&P 500 산업재 섹터는 올해 들어 15% 급등하며 11개 섹터 중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방산주 강세와 인공지능(AI) 확산, 리쇼어링에 따른 관련 장비주 호조가 상승을 견인했다. 해당 업종 지수는 올해에만 30% 넘게 올랐다. 다음 주에는 알티엑스(RTX), 록히드 마틴 등 핵심 기업들의 실적이 연이어 발표돼 산업재의 강세가 지속될지 시험대에 오른다. GE, 허니웰, 유니언 퍼시픽, 유나이티드 렌탈스 등 다른 산업주 대표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한편, 빅테크 기업들도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테슬라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첫 주자로 나선다. 테슬라는 판매량 감소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로보택시 계획 등 미래 비전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알파벳은 성장세 둔화 우려 속에서 AI 관련 수익화 전략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8월 1일부터 예고된 미국의 대외관세 인상 등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7월 회의 등 거시 경제 변수들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 주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하는 '옥석 가리기' 장세의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월가 랠리의 '엔진' 산업재…방산·AI '질주' 속 물류·운송 '경고등' "시장의 반등에 상당한 낙관론이 반영됐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시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월가의 분위기를 이처럼 진단한다. 지난 4월 이후 S&P 500 지수가 26% 급등하는 등 시장은 뜨거운 랠리를 펼쳐왔다. 특히 S&P 500 전체 지수가 연초 대비 7% 상승에 머무는 동안, 산업재 섹터는 두 배가 넘는 15%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 '장밋빛 기대'를 '숫자'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다음 주부터 본격화되는 2분기 어닝 시즌은 그동안의 상승세가 단단한 펀더멘털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거품 낀 낙관론이었는지를 가늠할 첫 번째 시험대다. 화려한 강세 뒤 '양극화'…명암 엇갈린 산업재 이번 어닝 시즌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단연 산업재 섹터다. 그 중심에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호황을 맞은 방산주가 있다. 관련 업종 지수는 올해에만 30% 넘게 급등했다. 번스타인은 2분기가 방산주 성과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제시했다. 다음 주에는 알티엑스, 록히드 마틴 같은 방산주는 물론, GE, 허니웰, 유니언 퍼시픽, 유나이티드 렌탈스 등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다. 방산주뿐만이 아니다. 다코타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파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리쇼어링 인프라 구축과 AI 확산은 냉각 시스템, 공장 자동화 수요를 끌어올렸다"며 이튼, 로크웰 오토메이션 등의 강세 배경을 짚었다. 특히 GE 계열 분사 기업들의 호조가 눈에 띈다. GE에서 분사한 GE 에어로스페이스와 GE 버노바는 올해 각각 55%, 70% 이상 주가가 폭등하며 산업재 섹터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 역시 비전통 산업주로 분류되며 50% 가까이 급등, 섹터의 강세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경고등도 켜져 있다. 그린우드 캐피털의 월터 토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산업재 섹터 내에서도 경기에 민감하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분야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UPS와 페덱스 같은 택배 공룡과 유나이티드 항공 등 운송주들은 연초 이후 주가가 뒷걸음질 치며 섹터 내 양극화를 뚜렷이 보여준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업자는 "거시 경제에 의존하지 않고도 견고한 미래 수익을 낼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기업들이 많다"며 옥석을 가리는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래 비전 vs 성장 둔화, 시험대 오른 빅테크 시장의 또 다른 눈은 증시 랠리를 이끌어온 '매그니피센트 7'의 첫 주자, 테슬라와 알파벳으로 향한다. 두 거인의 성적표는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이례적으로 낮다. 2분기 매출과 이익이 동반 하락하고, 차량 판매량도 13% 이상 줄어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당장의 실적보다 일론 머스크의 입에 쏠려있다. 로보택시 서비스의 구체적인 계획과 각종 규제 변화에 대한 그의 발언이 단기 실적 부진을 덮고 주가에 새로운 모멘텀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반면 알파벳은 '성장 둔화'라는 현실적인 과제에 직면했다. 2분기 EPS 성장률은 지난 4분기 평균의 절반 수준인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핵심 사업인 검색과 유튜브 광고의 성장세, 그리고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클라우드와 AI 부문의 수익화 전략이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거시 변수 속 '옥석 가리기' 장세 본격화 개별 기업들의 실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시장을 둘러싼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8월 1일부터 예고된 미국의 대외관세 인상이라는 무역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을 받고 있는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 등 언제든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노스 스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에릭 쿠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상당한 역풍으로 보일 수 있는 많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이 얼마나 잘 거래되는지에 계속 놀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 한 주는 '묻지마 랠리'의 시대가 저물고,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성장 스토리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옥석 가리기' 장세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다. 투자자들의 현미경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개별 기업의 성적표를 파고들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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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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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7% 오를 때 15% 뛴 산업재⋯어닝시즌, 랠리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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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24년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자동차 13종 공개⋯현대·기아·포드·리비안 포함
- 2024년형 자동차 가운데 신뢰도가 가장 낮은 차종들이 미국 소비자조사기관 컨슈머리포트와 자동차 전문매체 슬래시기어(SlashGear)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신뢰도 '최하위' 자동차에는 아우디, BMW, 현대차, 기아, 포드, 캐딜락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인기 모델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신차 신뢰성 평가, 리콜 이력, 차량 결함 신고 등 종합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됐다. 슬래시기어는 17일(현지시간) '신뢰할 수 없는 13개 차종'을 발표하며 "해당 차량들은 전반적으로 품질 관리에 실패했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주요 차종별로 보면, 포드는 전반적으로 최하위권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F-150 하이브리드는 컨슈머 리포트의 2024년 설문 조사에서 가장 신뢰도가 낮은 모델로 선정됐다. 아우디의 Q8 e-트론은 제조 공장 폐쇄로 단종된 가운데서도 소비자 설문에서 낮은 신뢰도 점수를 받아 컨슈머리포트의 추천 목록에서 제외됐다. JD파워 역시 이 모델을 프리미엄 SUV 중 하위권으로 평가했다. BMW iX는 첨단 기능과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2022~2023년형 모델 기준으로 20건 이상의 리콜이 발생하며 신뢰성에 의문을 낳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일부 차량은 주차 중 화재 위험이 제기되기도 했다.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공식 명칭은 NHTSA 데이터베이스상의 포드 이스케이프 HEV) 역시 2021년형 기준 14건의 리콜과 수백 건의 결함 신고가 접수됐다. 배터리 단락 및 화재 위험 등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반복되면서 2024년형 모델의 신뢰성도 낮게 평가됐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는 2022년 이후 반복적인 리콜과 변속기, 도어 핸들 고장 등으로 컨슈머리포트 추천 목록에서 제외됐다. 특히 주행 중 화재 가능성까지 제기돼 소비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슬래시기어는 현대 싼타크루즈의 악명은 다른 픽업트럭에 비해 견인 능력이 부족한데서 시작됐다며, 컨슈머 리포트가 2024년 신뢰성 추천에서 싼타크루즈를 제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어 2022년~2024년 모델 데이터를 바탕으로, 컨슈머 리포트는 2025년형 현대 산타크루즈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기아 EV6는 출시 이후 몇 차례 리콜을 겪었고, 충전 장치 오류나 주차 중 차량 이동 가능성 등의 문제로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링컨 코세어, 마쓰다 CX-90 및 CX-90 PHEV, 리비안 R1S·R1T, 캐딜락 XT5·LYRIQ 등이 신뢰도 하위권에 포함됐다. 특히 리비안과 캐딜락은 브랜드 전체가 컨슈머리포트 신뢰성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시스템 전반의 품질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의 구조적 복잡성이 오히려 초기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신차 구입 시 단순 성능이나 주행거리보다 장기적인 품질과 브랜드 리콜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한 평가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 차종의 품질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브랜드의 품질 관리 이슈가 반복되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도 차량 선택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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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24년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자동차 13종 공개⋯현대·기아·포드·리비안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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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3)] 78만 년의 침묵을 깬 지구 자기장 역전의 '소리'⋯혼돈의 교향곡 재현됐다
- 독일 헬름홀츠 지구과학 연구센터(GFZ) 연구팀이 약 78만 년 전 발생한 지구의 거대한 격변, '마투야마-브룬헤스(Matuyama-Brunhes) 자기장 역전' 현상을 소리로 재현했다. 2024년 약 4만 1000년 전의 '라샴프 사건(Laschamps event)'으로 알려진 자기장 변화를 음향으로 복원하는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이번에는 훨씬 더 오래된 시대의 지질 데이터를 섬뜩한 청각 경험으로 되살려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나침반이 언제나 지리적 북극을 가리킬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지자기 북극과 지리 북극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자기장 역전 현상은 물론, 태양의 자기장 변화처럼 지구 자기장도 수만 년에 걸쳐 극이 뒤바뀌는 역전 현상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 당시에는 지자기 북극이 적도의 남쪽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연구는 GFZ의 지구물리학자인 사냐 파노프스카와 아흐메드 나세르 마흐굽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시추 코어 퇴적물에 남은 고대 자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시 지구 자기장 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막시밀리안 아르투스 샤너가 데이터를 시각화했고, 클라우스 닐센과 샤너가 음향화 작업을 맡아 소리를 완성했다. 땅속 액체 금속이 만든 '지구 방패막' 지구 자기장은 행성 중심부의 핵, 그중에서도 액체 상태인 외핵에서 소용돌이치는 초고온의 쇠와 니켈이 만들어낸다. 나침반에 의존하지 않고 항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자기장의 변화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의 거대한 자기장은 단순한 방향 표시 기능을 넘어, 우주로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까지 뻗어 나가 지구를 둘러싼 자기권을 형성해 태양에서 쏟아지는 강력한 태양풍과 같은 고에너지 입자들로부터 지표를 보호하는 거대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동시에 이 자기장은 극지방의 오로라를 만들어내는 장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구 자기장은 생각보다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일예로 지난해 12월 자기북극의 위치가 업데이트 되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지난 200년 동안 지구 자기장은 평균적으로 약 9% 약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지자기(古地磁氣)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자기장은 지난 10만 년 동안 가장 강한 수준이며, 백만 년 평균보다도 두 배 가까이 강력하다는 분석도 있다. 1831년, 영국 해군 장교이자 극지 탐험가인 제임스 클라크 로스가 자기 북극의 정확한 위치를 처음으로 측정한 이후, 자기 북극은 북서쪽 방향으로 약 1,100km(600마일) 이상 이동했다. 이 이동 속도는 과거 연간 약 16km(10마일)에서 현재는 연간 약 55km(34마일)로 빨라지고 있다. 지자기 극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무작위로 뒤바뀔 수 있으며, 그 간격은 1만 년에서 최대 5000만 년 이상에 이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약 4만 1000년 전에는 '라샴프 사건(Laschamps event)'으로 알려진 일시적인 자기장 역전이 발생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자기 역전 과정은 단순한 극의 이동이 아니다. 지구의 남북 자극은 깔끔하게 자리를 바꾸는 대신, 마치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여러 개의 자극으로 쪼개졌다가 불안정하게 합쳐지는 혼란스러운 과정을 느리게 반복한다. 연구팀이 재현한 소리는 처음에는 평온하지만, 이내 '불협화음의 혼돈'으로 돌변해 당시의 격변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지속된 자기극 역전은 약 78만 년 전에 발생했으며, 이 역전의 증거를 처음 발견한 지구물리학자들의 이름을 따서 '마투야마-부룬헤스 자기장 역전'이라고 명명됐다. 라샴프 사건은 지질학적 시간 척도에서 단기간 지속된 반면,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은 더 긴 시간 척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이 정확히 얼마나 지속되었는지는 아직 과학적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더 높은 추정치는 역전이 2만 2000년 동안 지속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역전의 증거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있으며, 주로 퇴적물 기록의 자기장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빙하와 용암에 새겨진 78만 년의 흔적 자기장이 약해지면 더 많은 우주 방사선이 대기로 들어오는데, 이때 특정 물질(베릴륨-10 동위원소)이 평소보다 많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은 눈과 함께 쌓여 빙하 속에 그대로 기록된다. 유럽우주국(ESA)은 성명을 통해 "독일 포츠담에 있는 헬름홀츠 지구과학 센터(GFZ)의 연구진은 전 세계의 굴착 코어에서 채취한 퇴적물에서 추론한 고지자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역전 전, 역전 중, 역전 후의 자기장에 대한 글로벌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남극이나 그린란드의 빙하를 깊게 파내어 (빙하 코어) 각 시대별 얼음층에 남은 베릴륨-10의 양을 분석해, 과거 자기장의 세기를 역으로 알아낸 것이다. 또한, 화산 폭발 시 용암이 굳는 과정에서 남겨진 자기 흔적을 통해서도 당시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인류 조상도 겪은 2만 2천 년의 대격변 우리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는 이 기나긴 격변의 시기를 직접 겪었다. 과학자들은 자기 역전이 최대 2만 2000년까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 기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계의 논쟁이 남아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기장의 급격한 변화가 지구 생명체의 대멸종이나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 인류에 관한 기록이 매우 드물어 구체적인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자기 역전 다시 올까?…미래 예측과 현대 기술의 과제 지질학에서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은 '중기 플라이스토세(Middle Pleistocene)'라는 지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만약 현대 사회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자기 역전이 다시 일어난다면 전력망, 통신, GPS 위성 항법 같은 현대 사회의 핵심 기반 시설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남대서양에서 나타난 자기장 이상 현상 탓에 일시적인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지구가 곧 자기장 역전을 겪을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1830년대 이후 자기장 세기가 약 10%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역시 자기장 세기 감소가 반드시 극성 역전의 전조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자기장 세기는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수 있으며, 앞으로 다시 강해질 수도 있다. 연구를 이끈 헬름홀츠 지구과학 연구센터의 사냐 파노프스카 연구원은 "이처럼 큰 사건을 이해하는 일은 앞으로의 우주 기후 예측, 환경 영향 평가, 지구 체계의 장기 변화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78만 년 전의 자기장 역전은 단순한 극의 교체가 아닌 수만 년에 걸친 혼돈의 시기였다. 그 정확한 영향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인류와 지구 생명체 진화에 중요한 배경이 된 것은 분명하다. 소리로 되살린 이 사건은 현대 인류 출현의 무대를 마련한, 잊히지 않는 노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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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3)] 78만 년의 침묵을 깬 지구 자기장 역전의 '소리'⋯혼돈의 교향곡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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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7)] NASA, 태양 대기에서 '헬리시티 장벽' 첫 발견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태양 외곽 대기인 코로나(corona)에서 '헬리시티 장벽(helicity barrier)'으로 불리는 새로운 물리적 구조의 증거를 포착했다. 이는 1939년 이후 물리학계가 85년 동안 풀지 못했던 태양 대기 고온 현상, 이른바 '코로나 가열 문제(coronal heating problem)'의 해명을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는 2018년 발사돼 지금까지 24차례에 걸쳐 태양에 근접 비행을 수행했으며, 지난 6월에는 인류가 제작한 물체 중 최고 속도인 시속 69만2000km(430,000마일)를 기록하며 태양 대기 깊숙이 접근했다. 이 탐사선은 태양의 대기 구조, 태양풍 가속 원인, 플라스마 거동 등 태양물리학의 핵심 난제를 규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태양은 중심부에서 수소를 헬륨으로 융합시키며 약 1,500만℃의 온도를 발산하지만, 외부 대기인 코로나는 표면 온도(약 5,500℃)보다 훨씬 높은 200만℃ 이상으로 측정된다. 고온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오히려 온도가 높아지는 이 현상은 기존 열역학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기존 이론은 코로나 내 난류 또는 이온 사이클로트론 파(ion cyclotron wave) 같은 자기파에 의한 에너지 전달을 가열 원인으로 제시해왔지만, 각 이론은 전자와 이온의 온도 차이 또는 파의 생성량 부족 등 결정적인 설명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된 '헬리시티 장벽' 이론은 이러한 기존 가설들의 결점을 상호 보완해주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이를 물이 산을 따라 흐르다 댐에 가로막혀 에너지가 특정 방식으로 전환되는 현상에 비유했다. 즉, 헬리시티 장벽은 전자의 직접 가열을 차단하고 에너지를 이온 사이클로트론 파로 우회시켜 이온 가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로망 메이랑 박사(영국 퀸메리 런던대)는 "헬리시티 장벽이 존재하면 난류 소산 구조가 변화하며, 플라스마 가열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파커 탐사선이 수집한 태양풍 자기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열에너지 대비 자기에너지가 높은 조건에서 장벽 형성이 가능함을 이론적으로 예측하고, 실제로 해당 조건에서 자기장 요동이 예측대로 변화함을 관측했다. 이 조건은 태양 근접 환경에서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은 '피지컬 리뷰 X(Physical Review X)'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논문 저자이자 퀸메리 런던대 우주플라스마물리학 리더인 크리스토퍼 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난류 소산의 근본 물리와 태양풍 가속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켰으며, 향후 우주 기상(space weather) 예측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우리 태양뿐 아니라, 자기적 구조와 고온 플라스마가 공존하는 외부 우주 환경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1저자인 잭 맥킨타이어 박사과정 연구원은 "헬리시티 장벽 개념은 코로나 내 수소 이온이 전자보다 항상 뜨거운 이유를 설명하며, 우주 플라스마의 보편적 난류 특성 이해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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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7)] NASA, 태양 대기에서 '헬리시티 장벽'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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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2)] 신약 개발 '수년'을 '수주'로⋯세포 속 'AI 진화 엔진' 나왔다
- 호주 과학자들이 살아있는 세포를 '인공지능(AI) 엔진'처럼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프로테우스(PROTEUS)'라 불리는 이 기술은 인체와 유사한 포유류 세포 안에서 원하는 기능을 가진 분자만 골라 빠르게 진화시키는 방식이다. 수년이 걸리던 신약 후보 물질 탐색을 몇 주 만에 끝낼 수 있어, 과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테우스(PROTEUS)는 '선택 기반 단백질 진화(PROTein Evolution Using Selection)'의 약자로, 이 시스템은 유전자 치료로부터 질병 치료 단백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설계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기존에도 진화의 원리를 이용해 원하는 분자를 만드는 '지향적 진화(directed evolution)' 기술은 있었지만, 주로 구조가 단순한 박테리아나 효모에서만 가능했다. 인체처럼 복잡한 포유류 세포에서 이 기술을 구현한 것은 프로테우스가 세계 최초다. 신약 개발은 물론 유전자 치료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 AI처럼 문제 푸는 '유전자 택배상자' 프로테우스의 핵심은 '키메라 바이러스 유사 소포'라는 특별한 '유전자 택배상자'에 있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하도록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원하는 유전 정보(돌연변이 후보)를 세포 안으로 안전하게 배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ZME 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소유전자 택배상자는 포유류 세포에 침투할 수 있는 알파바이러스인 셈리키 포레스트 바이러스(Semliki Forest Virus)의 변형된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셈리키 포레스트 바이러스는 생물학 연구에서 바이러스 생활주기 및 바이러스 신경병증 모델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연구팀은 셈리키 포레스트 바이러스에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단백질 껍질인 바이러스 캡시드를 제거하고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로 대체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설계 덕분에 PROTEUS는 인체에 무해하게 안전하고 견고하게 작동할 수 있었다. 택배상자가 세포 안에 들어가면, 그 안의 유전 정보가 세포의 생존과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험이 시작된다. 이 중 특정 질병을 억제하는 등 연구팀이 원하는 '정답'에 가까운 기능을 보이는 유전자만 살아남아 다음 진화 단계로 넘어간다. 수백만 개의 후보군이 이런 과정을 거치며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분자만 남게 된다. 마치 AI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실험으로 증명된 강력한 성능 연구팀은 프로테우스의 성능을 여러 실험으로 증명했다. 특정 항생제(독시사이클린)를 무력화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단 4번의 진화 주기만으로 성공했다. 약물에 반응해 유전자를 켜고 끄는 '유전자 스위치'의 성능 개선 실험에서는 더욱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기존 스위치를 30번 진화시켜, 약물에 6배나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로운 버전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이 새로운 스위치는 복잡한 포유류 세포에서만 작동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명확히 뛰어넘었음을 입증했다. 암 신호 감지하는 '나노바디'도 뚝딱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암 발생의 중요 신호를 감지하는 바이오센서를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항체의 크기를 줄인 '나노바디(nanobody)'를 진화시켜, 암세포의 특징 중 하나인 DNA 손상을 정확히 찾아내도록 했다. 기존 나노바디는 세포핵 안의 목표물(종양 억제 단백질 p53)을 잘 찾지 못했지만, 35번의 진화를 거친 나노바디는 암세포 안에서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내 밝은 빛을 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실험은 안전한 환경을 위해 아기 햄스터의 신장 세포(BHK-21)에서 진행됐다. 여기서 만들어진 고성능 분자들은 이후 인간 세포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열린 기술, 밝은 미래를 향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으며, 프로테우스 기술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쓸 수 있도록 오픈 소스로 공개됐다. 연구를 주도한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그레그 닐리 교수는 "프로테우스는 우리 몸에 최적화된 분자를 만들어,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신약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크리스토퍼 데네스 박사 또한 "이제 우리는 해결하기 어려운 유전 문제를 세포에 제시하고, 세포가 어떻게 해답을 찾는지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그 뜻을 설명했다. 프로테우스는 앞으로 질환이나 인체 조직에 따라 특화된 맞춤형 치료제 개발의 문을 활짝 열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앞당길 이 '세포 속 AI'의 활약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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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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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2)] 신약 개발 '수년'을 '수주'로⋯세포 속 'AI 진화 엔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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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판매 5개월 연속 급증세⋯6월에도 18% ↑
- 중국의 6월 자동차판매가 5개월 연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일부 대형 전기자동차(EV)업체의 수요둔화로 경쟁격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승용차협회(CPCA)는 이날 지난 6월 중국내 자동차판매는 18.6% 급증한 210만대를 기록했다. 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의 13.9%에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상반기동안 중국내 자동차판매는 11.2% 상승한 1110만대에 달했다.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 전체 판매대수중 52.7%를 차지했다. 6월에는 점유율 증가율이 29.7%, 5월에는 28.2% 각각 기록했다. 다만 EV대기업 비야디(BYD) 판매대수 증가율은 지난 5월(14.1%)보다 떨어진 11%에 그쳤다. BYD와 함께 중국내 상장된 EV제조업체로 유일한 분기 흑자를 올린 리오토(Li Auto·理想汽車)는 5월 16.7% 증가에서 6월에는 24.1% 하락반전했다. 중국당국은 자동차제조업체들에 가격경쟁의 격화를 멈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는 6월말 중국이 지난 2019년 이후에 신차를 중고로 해외에 출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급과잉 우려가 뿌리깊어 자동차판매와 관련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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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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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판매 5개월 연속 급증세⋯6월에도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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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배터리, 비중국 시장도 장악⋯국내 3사 점유율 하락세
-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 기간 순수 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169.3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글로벌 배터리 1위인 CATL(닝더스다이)를 비롯해 BYD(비야디) 등 중국계 5개 업체가 톱10에 진입했다. CATL은 36.7% 성장하며 29.8%의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했다. 반면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9.2%로 6.1%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성장했지만 삼성SDI는 감소했다. [미니해설] 中 배터리, 글로벌 무대서도 약진…국내 3사 점유율 40% 붕괴 중국 업체들이 자국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차(HEV)에 사용된 배터리 총량은 169.3GWh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이 기간 세계 배터리 시장 1위는 중국 CATL로, 50.4GWh를 공급하며 36.7%의 성장률과 29.8% 점유율을 기록했다. CATL은 테슬라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유럽·미국 완성차에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 외의 다국적 고객 확대가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BYD 역시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2.9% 급증하며 5위에 진입했다. BYD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구조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CATL과 BYD 외에도 파라시스(7위), 고션(9위), CALB(10위)까지 중국계 업체가 상위 10위권에 5곳이나 진입했다. 이는 중국이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점유율이 줄어들며 경고등이 켜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36.5GWh로 13% 성장하며 2위를 지켰고, SK온은 16.8GWh로 17.9% 증가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삼성SDI는 13.1GWh로 8.5% 감소하면서 4위에 머물렀다. 특히 삼성SDI는 유럽·북미 고객사들의 수요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3사의 전체 점유율은 39.2%로,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40%선을 하회한 수치로, 글로벌 경쟁 심화 속 점유율 방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파나소닉도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은 11.7GWh로 전년 대비 12.9% 감소하며 6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시장 내 테슬라 생산라인 변화와 공급량 조정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SNE리서치는 "중국 배터리 및 완성차 업체들은 신흥국 진출과 유럽 OEM과의 협력 등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같은 정책 리스크뿐 아니라, 중국계 배터리 공급 확대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배터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기술력과 원가 절감 능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 확보와 현지 생산 능력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차세대 기술 개발과 북미·유럽 현지화 전략 가속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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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배터리, 비중국 시장도 장악⋯국내 3사 점유율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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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0)] 남극해, 해수 염분 상승·해빙 급감⋯수십 년간 이어지던 담수화 추세 급반전
- 지구 최남단 바다인 남극해(Southern Ocean)에서 해수 표면의 염분 농도가 상승하고 해빙(海氷)이 빠르게 줄어드는 등 기후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가 확인됐다. 수십 년간 지속돼온 표면 담수화 현상이 최근 들어 정반대로 전환되면서, 해양·기후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웹사이트 Phys.org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가 주도한 연구진은 유럽 위성 자료와 수중 로봇 부이(Argo float)를 활용해 남위 50도 이남의 해역에서 표층 염분이 갑작스럽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변화는 2015년 이후 남극 해빙이 그린란드 면적에 해당하는 범위만큼 사라진 현상과 병행해 나타나고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6월 30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남극 해빙 감소는 지구 전체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얼음이 녹으면서 해양에 저장된 열이 대기로 더 많이 방출되어 폭풍의 횟수와 강도가 증가하고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된다. 이로 인해 육지는 폭염이 발생하고 남극 빙상은 더욱 많이 녹아 지구 해수면 상승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연구를 이끈 사우샘프턴대 알렉산드로 실바노 박사는 "해수 표면이 염분을 머금을수록 심해의 열이 상층부로 쉽게 이동하게 되며, 이는 해빙 하부를 녹여 해빙을 더욱 빠르게 줄어든다"며 "이러한 순환은 일정의 위험한 피드백 고리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남극 웨델해(Weddell Sea)의 '모드 라이즈 폴리냐(Maud Rise Polynya)' 재출현도 주목됐다. 폴리냐는 해빙에 둘러싸인 해역에 갑작스럽게 열리는 거대한 바다 구멍으로, 최근 그 면적은 웨일스의 4배에 달하는 규모로 확인됐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통적으로 남극해 표면은 차고 담수화된 물이 상층을 이루고, 아래에는 따뜻하고 염분이 높은 심층수가 자리하는 수직 구조를 갖는다. 겨울철에는 표면이 냉각되고 해빙이 형성되면서 수층 간 밀도 차이(성층 구조)가 강화되고, 이는 심층수의 상층 이동을 차단해 해빙 유지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최근 관측에 따르 면 표층 염분이 높아지면서 성층 구조가 약화되고, 해빙은 2016년 이후 여러 차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예측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기존 기후 모델들이 남극 해빙의 변화 양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적했듯이 남극 대륙은 2015년 이후 그린란드 크기의 해빙을 잃었다. 이 해빙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으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 지구 환경 변화 중 가장 큰 규모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아디티야 나라야난 박사는 "인위적 기후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남극 해빙 감소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처럼 갑작스럽고 규모가 큰 전환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해빙은 태양 복사를 반사하는 역할을 해왔기에, 이 같은 감소는 전 지구적 온난화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나베이라 가라바토 사우샘프턴대 교수 역시 "이러한 발견은 기존의 기후 예측 역량이 아직 충분치 않음을 보여준다"며 "위성과 현장 관측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영국의 다학제 협력 프로젝트로 수행됐으며, 남극 해양-빙권 시스템의 실시간 변화 양상을 분석해 향후 전 지구적 기후 변화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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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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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0)] 남극해, 해수 염분 상승·해빙 급감⋯수십 년간 이어지던 담수화 추세 급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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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상반기 미국 시장서 총 89.3만 대 판매⋯역대 최고
-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1~6월 미국 시장에서 총 89만315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47만6641대를 판매해 10.5% 늘었고, 기아는 41만6511대를 기록해 7.8% 증가했다. 두 브랜드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제네시스 역시 17.4% 늘어난 3만7361대로 자체 최대 기록을 세웠다. 친환경차 판매도 16.1% 증가한 18만715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전기차(EV) 판매는 28%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45.3% 급증해 실적을 견인했다. [미니해설] 美 전기차 주춤했지만 HEV로 돌파…현대차·기아,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 현대차·기아가 2024년 상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89만3152대를 판매하며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전하는 전기차 시장 속에서도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친환경차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 동반 사상 최대 실적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47만6,6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고, 기아는 41만6,511대로 7.8% 늘었다. 제네시스는 3만7361대를 기록하며 17.4%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브랜드별로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 강화, SUV 중심 라인업의 확대,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EV) 부진 속 HEV 선전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18만715대로 16.1% 증가해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기차(EV)는 전년 대비 28% 감소해 4만4533대에 그쳤으나, 하이브리드차(HEV)는 45.3% 증가한 13만6180대를 기록하며 친환경 라인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미국 내 EV 인프라 확장 지연과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반면, HEV가 실용적 대안으로 부각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월 실적은 엇갈려…현대차 증가, 기아 소폭 감소 6월 개별 실적을 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4.5% 증가한 7만6525대를 판매하며 9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기아는 3.2% 감소한 6만3849대를 기록했다. 합산 판매량은 0.9% 늘어난 14만374대였다. 6월 친환경차는 전년 동월 대비 4.3% 줄어든 2만8635대였다. EV는 36.9% 감소한 7,191대에 그친 반면, HEV는 15.8% 증가한 2만1443대를 기록했다. 인기 모델은 SUV·세단 고루 분포 6월 현대차 판매 상위 모델은 투싼(1만6378대), 아반떼(1만2412대), 싼타페(1만230대) 순이었다. 기아는 스포티지(1만2630대), K4(1만1564대), 텔루라이드(9239대)가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SUV 중심의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미국 소비자에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분기 역시 '역대급' 2024년 2분기(4~6월) 판매량도 총 47만3240대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25만5579대로 10.3% 증가했으며, 제네시스 단독으로도 1만9853대를 판매해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기아는 5.2% 증가한 21만7661대를 기록했다. 경쟁사 비교…테슬라 주춤 같은 기간 미국 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GM은 11.8% 늘어난 143만2516대, 도요타는 4.2% 증가한 123만6739대, 포드는 6.8% 오른 110만7640대를 기록했다. 반면, 미 전기차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5만5000대, 일본 스바루는 8.6% 줄어든 15만4818대로 역성장을 나타냈다. 이는 전기차 단일 모델 전략의 한계와 EV 시장 둔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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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상반기 미국 시장서 총 89.3만 대 판매⋯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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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텔란티스·LG엔솔 배터리 공장, 건설노동자 200명 전격 해고⋯EV 산업 불안감 확산
- 캐나다의 첫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제조시설인 넥스트스타 에너지(NextStar Energy) 공장에서 최근 약 200명의 건설 노동자가 해고됐다고 현지 매체 더딥다이브기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던 윈저(Windsor) 공장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인력 축소 사례로,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시공을 맡은 실반 캐나다(Sylvan Canada)의 에릭 패런 부사장은 지난 6월 26일 밤, 145명의 기계설비 및 철골 작업자, 45명의 전기공, 3명의 배관공 등 약 200명에게 '즉시 철수' 명령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공장 운영 주체인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LG에너지솔루션이 50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넥스트스타 측은 이번 해고 조치가 자사 상시 인력이나 공장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니엘라 페러 대변인은 "프로젝트 수요에 맞춘 작업 변경은 통상적인 절차"라며 "이번 조치 역시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고의 정확한 배경이나 조치의 일시적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윈저 공장은 지난 10월 캐나다 최초로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 생산을 시작하며 상업화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현재 셀(cell) 생산은 폴란드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윈저 공장의 셀 생산은 오는 가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총 50억 달러(약 6조 8225억 원)를 투입한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캐나다 최초의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공장으로 2022년 8월 착공됐다. 총 423만ft²(약 12만 평) 규모로 완공 시 연간 49.5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연간 약 45만 대의 전기차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스텔란티스 북미 전기차 생산 물량의 약 40%를 담당하게 된다. 한편, 이번 해고는 캐나다 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 조정 흐름과 맞물려 있다. 포드는 지난해 7월,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의 18억 달러 규모 전기차 생산 계획을 철회하고 내연기관 픽업트럭 생산으로 선회했으며, 유미코어(Umicore) 역시 배터리 소재 공장의 건설을 유보한 상태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은 배관 및 증기설비 노동조합 UA 로컬 527의 마이크 멜로슈 사업대표는 "많은 노동자가 금요일인 6월 27일 현장에서 철수했고, 일부는 7월 2일까지 복귀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넥스트스타 프로젝트는 지난해 한 차례 미국의 인센티브 검토로 공사가 일시 중단되면서 논란이 있었으며, 이후 캐나다 연방 및 주정부로부터 총 150억 캐나다달러(약 14조 95959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통해 재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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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텔란티스·LG엔솔 배터리 공장, 건설노동자 200명 전격 해고⋯EV 산업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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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LG엔솔 LMR 배터리, LFP보다 주행거리 81㎞ 길어
-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 중인 '리튬망간리치(LMR, Lithium Manganese Rich)' 배터리가 기존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주행거리를 약 100㎞ 가까이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서울에서 열린 'GM 배터리 테크놀로지 러닝 세션'에서 유창근 GM 기술개발부문 차장은 "북미 전기차(EV) 트럭 기준, LFP는 최대 563㎞ 주행 가능한 반면, LMR은 644㎞까지 달릴 수 있다"고 밝혔다. LMR은 고가 광물인 니켈·코발트를 망간으로 대체해 원가를 낮추면서 에너지 밀도는 33% 높였다. 'LMR 셀'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한 종류로, 양극재에 망간의 비중을 높여 기존의 니켈, 코발트 기반 배터리 대비 비용 절감과 높은 에너지 밀도로 주행 거리를 늘리고 화재 위험은 낮추는 안정성을 높인 배터리 기술이다. 이 셀은 기존 파우치 구조 대신 각형 구조로 제작돼 배터리 팩의 부품수를 50%까지 줄일 수 있다. GM과 LG엔솔은 2027년 말 시범 생산 후, 2028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니해설] GM-LG엔솔 차세대 배터리 'LMR', LFP보다 추행거리 81km늘려⋯가격·성능 다 잡는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손잡고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리튬망간리치(LMR)가 기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비 주행거리가 최대 81km 가량 길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낮은 가격과 높은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추구한 LMR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GM 배터리 테크놀로지 러닝 세션'에서 GM 한국연구개발법인 유창근 기술개발부문 차장은 "GM이 진행한 실험 결과, 북미 기준 전기트럭에 적용 시 LFP 배터리는 최대 563㎞를 주행할 수 있는 반면, LMR은 644㎞까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같은 조건에서 주행거리 81㎞의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유 차장은 "고성능 하이니켈 NCM(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가 789㎞까지 가능하긴 하지만, LMR은 LFP 수준의 생산비를 유지하면서 에너지 밀도는 33%가량 높아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LMR, 고가 광물 코발트·니켈 대체 배터리 LMR은 배터리 양극재 내 고가 광물인 코발트와 니켈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구조다. 기존 NCM 배터리의 경우 코발트·니켈·망간 비율이 각각 33%에 달하지만, LMR은 코발트 02%, 니켈 30~40%, 망간은 60~70%까지 높여 비용 절감을 실현했다. 망간은 니켈이나 코발트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낮고 공급도 안정적이어서 원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 유차장은 "LFP 배터리는 검증된 안정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지만,LMR은 그보다 긴 주행거리와 고밀도 특성을 갖춰 가격과 성능 사이 균형점을 찾은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LMR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제조 원가는 크게 늘지 않아 양산 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순환경제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유리 재활용 측면에서도 LMR은 주목받고 있다. GM에 따르면 폐배터리에서 회수 가능한 리튬 함량이 LMR은 약 8% 수준으로, LFP의 2%보다 훨씬 높다. 이에 따라 LMR은 향후 순환경제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유리한 구조를 갖는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공동 투자한 합작 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2027년 말까지 LMR 각형 배터리셀을 시범 생산하고, 2028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배터리셀은 무선 쉐보레의 전지 픽업트럭 '실버라도 EV'와 캐딜락의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 IQ'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 전지 상품기획을 맡고 있는 양영제 팀장은 "현재 목표는 600㎞ 이상 주행 가능하며,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8분 이내에 고속 충전할 수 있는 구조"라며 "충전 수명도 3000회 이상 유지되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개선해 시장 수요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GM은 이 LMR 배터리를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 원가를 기존 내연기관차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유 차장은 "배터리 기술 고도화와 함께 생산단가를 낮추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주도의 LFP 중심 시장에서 '성능과 가격의 균형'을 갖춘 LMR이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GM과 LG엔솔의 LMR 배터리 전략은 저가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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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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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LG엔솔 LMR 배터리, LFP보다 주행거리 81㎞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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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9)] 남유럽, 40도 넘는 폭염에 몸살⋯"6월 역대 최고 기온 갱신 중"
- 유럽 전역이 극심한 폭염에 휩싸였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40도를 훌쩍 넘기며 각국이 연일 건강·산불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고 BBC, CNN 등 다수 외신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지적다. 스페인 남부 엘라그나도에서는 29일 기온이 46도까지 치솟으며 6월 기온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비야와 바르셀로나 등지에서도 연일 40도를 넘는 고온이 어이지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은 "이번 달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르투갈도 상황은 비슷한다. 수도 리스본을 포함한 국토의 3분의 2가 폭염과 산불 위험에 따른 '레드존'에 진입했다. 기온은 최고 42도까지 오르며, 현지 약국과 의료기관들은 "한낮 외출을 삼가해주세요"라는 권고와 함께 이미 다수의 열사병과 화상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 밀라노, 나폴리 등 주요 도시 21곳에 최고 수준의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로마는 70세 이상 시민에게 공공 수영장을 무료 개방하고, 볼로냐는 에어컨과 생수가 구비된 '기후 대피소'를 7곳 설치해 노약자 보호에 나섰다. 응급실은 주로 노인과 암환자, 노숙인을 중심으로 열사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은 노동자 보호를 위해 낮 시간 야외 작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리스 역시 산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아테네 남부 포세이돈 신전 인근에서 시작된 대형 화재로 40 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강풍 속에 130명의 소방관과 24대의 항공장비가 투입됐다. 당국은 주말까지 고온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산불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르비아와 슬로베니아, 북마케도니아 등은 발칸반도 국가들에서도 40도를 넘는 기록적 폭염이 관측됐다. 특히 세르비아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슬로베니아는 6월 기온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러한 폭염이 단순한 이상기온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임을 경고했다. '세계날씨귀속(World Weather Attribution)' 연구진은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유지될 경우, 하루 최고기온 28도를 넘는 3일 연속 폭염이 산업화 이전보다 10배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런던은 7월 초까지 기온이 35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잉글랜드 남부 지역에는 노란색·주황색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보건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이 노약자와 어린이,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물 섭취와 햇볕 차단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 학술지 '란셋 퍼블릭 헬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정책이 유지된다면 중반 세기까지 유럽의 폭염 사망자 수는 최대 4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유럽의 여름은 이미 변했다. 단순한 '더운 날씨'가 아니라 '기후 재난'이라는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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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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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9)] 남유럽, 40도 넘는 폭염에 몸살⋯"6월 역대 최고 기온 갱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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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50% "상사가 AI 진짜 가치 모른다"⋯AI 도입 속도 두고 세대간 온도차
- Z세대 직원 절반가량이 상사가 인공지능(AI)의 진정한 효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의 반복적 과정을 자동화하고 효율을 높이는 데 AI를 활용하길 원하는 젊은 세대와, AI 도입에 신중한 기존 관리자 간의 간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Z세대란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지칭한다. 미국 컨설팅기업 유케이지(UKG)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49%는 상사가 AI의 실제 이점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젊은 직원들은 AI 도구를 스스로 익혀 사용하는 반면, 고위 관리자층은 대규모 도입에 있어 여전히 망설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세대간 인식 차이는 있지만, AI에 대한 기대감 자체는 전 세대를 아우른다. 응답자의 89%는 "AI는 업무를 보조하는 도구이지 동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84%는 "AI는 전반적인 업무를 대신하기 보다는 반복적인 과업을 자동화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난 의견이다. Z세대는 AI 도구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세대로 꼽힌다. 이들 중 70%는 "현재 사용하는 AI 도구를 스스로 익혔다"고 답해, 베이비붐 세대(40%)보다 두드러진 학습 태도를 보였다. 또한 Z세대의 90%는 "AI가 업무 시간을 절약할 것"이라며, 3명 중 1명은 하루 최대 89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비붐 세대는 제2차 대전 후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Z세대가 AI에게 맡기고 싶어하는 업무는 사내 정책 요역, 일정 작성, 급여 확인, 휴가 관리 등 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절차들이다. 반면, 감정 이입, 재량 판단, 복합적 사고가 필요한 업무는 자동화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았다. 수레시 비탈 UKG(Suresh Vittal UKG)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수십 년 주기로 등장하는 기술 혁신은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왔다"며 "AI 역시 이제는 도외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이를 외면하는 것은 과거에 인터넷이나 컴퓨터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Z세대는 AI 도입을 주도하고 있지만, 모든 세대의 업무 경험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며 "일상 업무를 단순화하고 창의적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하는 AI의 힘을 조직이 더 빠르게 활용할 수록 경쟁 우위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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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50% "상사가 AI 진짜 가치 모른다"⋯AI 도입 속도 두고 세대간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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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0)] "시간이 3차원"⋯물리학 100년 숙제 '양자 중력' 해법 제시한 새 이론
- 우리가 사는 세상을 '3차원 공간'과 '1차원 시간'이 합쳐진 4차원의 무대라고 보는 현대 물리학의 기본 생각에 도전하는 새로운 이론이 나왔다. 시간이 실제로는 3차원이고, 우리가 아는 공간은 그 시간의 작용 때문에 생겨난 결과물이라는 주장이다. 이 이론은 아주 작은 원자의 세계와 거대한 우주를 하나로 묶으려는 물리학의 가장 큰 숙제인 '양자 중력' 문제까지 풀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이 혁신적인 이론을 내놓은 사람은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교의 군터 클레체슈카 교수다. 그는 "3차원의 시간이야말로 모든 것을 이루는 바탕이며, 마치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와 같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아는 3차원 공간 역시 존재하지만, 그것은 캔버스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칠해진 그림물감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3차원 시간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아는 시간은 끊임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직선 길과 같다. 하지만 만약 이 길 옆으로 또 다른 길이 나 있다면 어떨까?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면서 옆길로 한 걸음 옮기면, 바로 그날의 다른 가능성을 탐험할 수 있다. 이것이 시간의 '두 번째 차원'이다. 그리고 이 가능성들 사이를 오갈 수 있게 하는 힘이나 통로가 바로 시간의 '세 번째 차원'이다. 실험값과 소수점 9자리까지 일치 이 이론이 특히 주목받는 까닭은 실제 세상과 딱 들어맞는 구체적인 예측을 내놓기 때문이다. 기존 물리학 이론(표준 모형)은 세상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잘 설명하지만, '왜 입자들이 지금과 같은 무게(질량)를 갖는지'는 정확히 답하지 못했다. 클레체슈카 교수의 계산은 이 질문에 대한 놀라운 답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기본 입자인 '톱 쿼크'의 무게를 예측한 값이 실제 실험에서 측정한 값과 거의 똑같았다. 특히 전자 한 개의 무게는 실제 측정값과 소수점 아홉째 자리까지 똑같이 계산해냈다. '유령 입자'라고 불리는 아주 가벼운 중성미자들의 무게까지 정확히 예측했다. △ 가장 무거운 중성미자(ν 3 ): 0.058±0.004 eV △ 중간 중성미자(ν 2 ): 0.0086±0.0003 eV △ 가장 가벼운 중성미자(ν 1 ): 0.0023±0.0002 eV '세대 문제'부터 '양자 중력'까지…물리학 난제 풀다 새로운 이론은 숫자를 맞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물리학의 오랜 수수께끼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첫째, 왜 기본 입자들이 꼭 세 종류씩 짝을 이루는지(세대 문제)를 시간의 3차원 구조로 깔끔하게 설명한다. 둘째, 물질 세계가 왜 유독 '왼손잡이'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는지(대칭성 위반)에 대한 궁금증도 다른 가정 없이 시간의 구조만으로 풀어낸다. 이전에도 시간을 여러 차원으로 보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종종 '원인이 결과보다 늦게 일어나는' 심각한 모순이 생겨났다. 클레체슈카 교수의 이론은 이 문제를 해결해, 여러 시간 차원 속에서도 원인과 결과의 순서가 뒤바뀌지 않음을 수학적으로 보장한다. 셋째, 아주 작은 세계와 거대한 세계의 규칙을 합치는 '양자 중력' 이론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현재 물리학은 자연계의 4가지 기본 힘(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중력) 중 중력을 제외한 세 힘은 '표준 모형'으로 설명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설명하는 중력과는 합치지 못하고 있다. 이 둘을 통합해 4가지 힘을 모두 아우르는 '모든 것의 이론'을 만드는 것이 물리학자들의 오랜 꿈이다. 이론에서 현실로…앞으로 10년의 검증 시험대 이 놀라운 아이디어는 단순한 상상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여러 최첨단 과학 실험을 통해 이론이 맞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레체슈카 교수는 "과거의 3차원 시간 이론들은 구체적인 실험과 연결되지 않은 수학적 상상에 가까웠다"며 "내 연구는 이 개념을 여러 방법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험 가능한 물리 이론으로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검증 방법과 일정은 다음과 같다. △ 중력파: 땅속에서 우주의 미세한 떨림인 '중력파'를 측정하는 '라이고(LIGO+)'와 같은 검출기로, 이론이 예측한 빛과의 미세한 속도 차이를 확인할 것이다. △ 새로운 입자: 스위스에 있는 거대한 입자 실험 장치인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를 이용해 이론이 예측하는 새로운 입자를 찾는다. 이 입자들은 우주의 숨겨진 물질인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도 여겨진다. △ 암흑 에너지: 2027년부터는 여러 우주 망원경이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미지의 힘인 '암흑 에너지'의 변화를 관측해, 이론의 예측과 들어맞는지 비교할 예정이다. 과학 넘어 철학까지…'현실'의 재정의 이러한 예측들이 실험을 통해 사실로 밝혀진다면, 과학계에 거대한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현실 자체를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우리에게 물리적 현실의 본질을 뿌리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지 모른다는 질문을 던진다. 이 이론이 맞다면, 시간은 우리가 떠내려가는 강이 아니라, 온 세상이 헤엄치는 거대한 바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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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0)] "시간이 3차원"⋯물리학 100년 숙제 '양자 중력' 해법 제시한 새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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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CATL과 60억 달러 EV 배터리 프로젝트 착수⋯니켈 강국의 도전
-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닝더스다이)과 함께 약 60억 달러(약 8조2000억 원) 규모의 통합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26일(현지시간) 안타라통신에 따르면,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오는 29일 북말루쿠 할마헤라에서 열리는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산 채굴부터 제련,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까지 배터리 밸류체인을 통합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인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니켈 강국' 인도네시아, CATL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거점 도약 노린다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세계 1위 기업인 중국 CATL과 손잡고 총 60억 달러(약 8조2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통합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이라는 자원을 토대로, 글로벌 배터리 생산 기지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29일 북말루쿠주 동부 할마헤라에서 통합 배터리 프로젝트의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사업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광산 채굴, 제련, 고압산 침출(HPAL),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까지 배터리 소재 생산 전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 통합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스케일과 통합 수준을 갖췄다"며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생산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기술 자립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0년부터 추진해온 '배터리 그랜드 패키지'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배터리 수요 급증을 기회로 삼아, 니켈 채굴부터 정련·가공,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 배터리셀 조립에 이르는 전주기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해왔다. 이 구상의 파트너로는 당시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선택됐으며, 양사는 각각 MOU를 체결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CATL은 이번 기획에 따라 니켈 채굴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며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 CATL은 이와 별도로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공동으로 약 12억 달러(약 1조 6300억 원)를 들여 배터리셀 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한 컨소시엄은 인프라 부족,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일명 '전기차 캐즘-일시적인 수요 정체'), 지분 구조 문제 등으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프로젝트에서 이탈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을 대신해 같은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화유(Huayou)가 향후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ATL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자원 수출국에서 벗어나 배터리 제조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도모하는 데 핵심 발판이 될 전망이다.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등 차세대 성장동력의 중심축으로,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경제 체질 개선과 산업 다각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약 22%,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배터리 핵심 원료 확보 측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여러 글로벌 기업이 현지 진출을 타진 중이며, CATL의 본격 투자로 관련 생태계 조성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CATL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으로, 현대차, 테슬라, BMW,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는 CATL의 글로벌 생산기지 다변화 전략과도 맞물리는 행보로, 특히 미·중 기술 경쟁 구도 속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원재료 접근성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는 단순히 CATL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넘어, 동남아 전체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과 국제 공급망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중국, 한국, 일본 등 주요 배터리 강국 사이에서 어떤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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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CATL과 60억 달러 EV 배터리 프로젝트 착수⋯니켈 강국의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