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근원 CPI 2.6% 상승…4년 만에 최저치 기록하며 디스인플레이션 확인
  • '트럼프 관세' 청구서 대기 중…물가 재점화 우려에 미 연준 금리 인하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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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2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4년 만에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마트에 생필품을 사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시계가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연말 미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 사태로 빚어졌던 통계 왜곡의 ‘착시’가 걷히면서, 기저에 깔려 있던 물가 둔화(Disinflation) 흐름이 한층 뚜렷하게 확인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마지막 고비를 뜻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끈적끈적한(Sticky) 주거비 부담이 여전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정책이 언제든 물가를 다시 쏘아 올릴 수 있는 뇌관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 시각)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0.3%)를 밑도는 수치이자, 연간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다. 전체 CPI 역시 전년 대비 2.7%, 전월 대비 0.3% 오르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이번 지표가 시장의 안도감을 자아낸 이유는 11월 지표에 드리웠던 ‘셧다운 그림자’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당시 장기 셧다운으로 조사가 지연되면서 연말 할인 효과가 과대 계상되고 핵심 지표들이 왜곡됐다는 비판이 컸다. 12월 지표는 이러한 노이즈가 제거된, 가장 ‘정제된’ 인플레이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중고차·트럭 가격이 전월 대비 1.1% 하락하고 차량 수리비가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지는 등 재화 부문의 가격 안정세는 물가 둔화의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전체 CPI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전월 대비 0.4% 오르며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주거비는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최대 복병이다. 여기에 레저 비용이 1993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인 1.2% 상승하는 등 일부 서비스 물가의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물가의 하방 압력(재화)과 상방 압력(서비스·주거비)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물가의 이중적 구조는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연 3.5~3.75%)하며 3연속 금리 인하 행진에 제동을 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중론을 뒷받침한다. 연준의 진짜 고민은 12월 지표 그 자체가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트럼프 관세’의 파장이다. 고율 관세가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고, 둔화하는 듯했던 노동 시장이 엇갈린 신호를 보내면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둔화의 ‘방향성’은 확인됐지만, 그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연준으로서는 당분간 금리 인하 카드를 아끼며 짙은 관망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Key Insights]


미국의 12월 근원 물가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확인됐다. 하지만 주거비 등 서비스 물가의 끈적함(Stickiness)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재점화의 불씨로 남아 있다. 이는 미 연준의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추는 핵심 요인이다. 한국 경제로서는 한미 금리 역전 부담으로 인해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은 고금리 장기화와 관세 장벽이라는 이중고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이 절실하다.


[Summary]


미국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6% 오르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 셧다운에 따른 통계 왜곡이 해소되며 물가 둔화세가 뚜렷해졌으나,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오르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중고차 등 재화 가격은 하락했지만 레저 등 서비스 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과 물가 재반등 우려가 교차하면서 미 연준은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고금리 관망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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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셧다운 착시 걷히자 드러난 '물가 둔화'…끈적한 주거비·관세가 연준 발목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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