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신기술(180)] MIT, 손상된 명화 복원 방식 혁신⋯디지털 아닌 실물 회복 가능하게 해

입력 : 2025.06.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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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시간 반 만에 복원 완료⋯5,600여 손상 부위에 5만7천여 색상 정밀 적용
  • 디지털 지도 기반 가역 복원⋯원작 손상 없이 원형에 가까운 회복 가능

MIT AI기반 고전 회화 복원.jpg

미국 MIT 공과대학에서 손상된 고전 회화를 되살리는 인공지능(AI) 기반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왼쪽은 손상된 회화 적품이며, 가운데 패널은 다양한 종류의 손상 지도를 보여준다 - 녹색 선은 기본 패널 지지대의 완전한 갈라짐을, 가는 빨간색 선은 주요 페인트 균열을, 파란색 영역은 큰 페인트 손실에 해당하며 분홍색 영역은 스크래치와 같은 작은 결함을 나타낸다 - 오른쪽은 라미네이트 마스크MIT가 적용된 복원된 회화 작품이다. 사진=MIT

 

미국 MIT 공과대학에서 손상된 고전 회화를 되살리는 인공지능(AI) 기반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아틀라스는 기존 인공지능(AI) 기반 복원 방식이 디지털 이미지로의 복제에 그친 것과 달리, 이번 기술은 실물 회화 자체에 가역적인 복원 조치를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핵심은 손쉽게 제거 가능한 투명 마스크를 활용한 '물리적 복원'이라는 점이다.


이 기술은 MIT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알렉스 카치킨(Alex Kachkine)이 개발했다. 그는 취미로 고전 회화의 수작업 복원을 해오던 중, 미술관에는 복원이 시급하지만 시간과 비용 문제로 전시되지 못하는 작품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가 고안한 방식은 수년이 걸릴 복원 작업을 단 몇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한다.


카치킨은 자신이 소장하던 15세기 유화 작품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기존에 덧칠된 복원 흔적을 제거한 후 고해상도로 스캔했고,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원래의 모습을 디지털로 복원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원작의 손상 부위와 필요한 색상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복원 지도를 제작했다.


이 디지털 복원 지도는 상업용 고정밀 잉크젯 프린터로 투명 고분자 필름에 두 겹의 마스크로 출력된다. 하나는 색상층, 다른 하나는 백색층이다. 이 마스크는 원화 위에 정밀하게 정렬돼 부착되며, 얇은 바니시 코팅으로 고정된다. 바니시와 마스크 모두 기존 보존 화학제로 손쉽게 제거 가능하며, 원작에는 손상이 없다.


실제 복원 과정에서는 5612개의 손상 영역에 총 5만7314가지의 색상이 사용됐으며, 전체 복원 시간은 3시간 30분에 불과했다. 수작업으로 복원할 경우보다 약 66배 빠른 속도다. 복원 지도는 향후 보존 전문가가 참고할 수 있도록 영구 기록으로 남는다.


카치킨은 "보존 창고 속 많은 예술 작품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 새로운 기술이 더 많은 예술품을 세상에 다시 선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김성은 기자 yuna@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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