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기기, 반도체 칩 가치에 비례해 15%·25% 관세 차등 부과
- 미국내 제조 반도체와 수입 반도체 비율 1대1 의무화 방안도

미국 트럼프 정권이 전자제품에는 제품내에 들어있는 반도체 개수에 맞춰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반도체의 경우 미국 생산량에 비례해 관세를 매기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이 지연되면 스마트폰과 TV 등 한국 핵심 수출품의 대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수입 전자기기에 들어 있는 반도체 칩의 가치에 비례해 15%, 25% 등 관세율을 차등 부과하는 새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은 미국 내에서 제조한 반도체와 수입한 반도체 물량 비율을 1 대 1로 맞추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령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서 반도체 100개를 생산하면, 이 회사가 미국으로 수입하는 반도체 100개에 무관세 혜택을 주는 것이다. 다만 이를 넘어설 경우 고관세를 매긴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생각이다.
전자제품의 부품인 반도체 칩의 가치를 따져 전자기기 관세율을 확대 부과하는 초유의 발상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칩 가치를 어떻게 판단할지 등 실제 적용 과정에서 상당한 복잡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회사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고, 관세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러지(관세 부과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그들도 그러지(미국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전자·IT 업계는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노트북·스마트폰 등 주요 수출품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고, 칩 개수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면 제품 설계와 원가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준다. 특히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려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 있어 추가 투자나 공장 신설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율 관세는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도 새 계획이 시행되면 전동칫솔에서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소비재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목표치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율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소비재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조차 관세 때문에 주요 부품 가격이 올라 비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Key Insights]
미국의 이번 조치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설계도 자체를 미국 중심으로 강제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칩 개수와 가치를 따져 관세를 매기는 방식은 우리 전자 산업의 원가 구조와 설계 전략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 특히 1대1 매칭 룰은 해외 공장을 둔 우리 기업들에 '미국 내 추가 투자'냐 '시장 포기'냐를 강요하는 가혹한 선택지다. 정부와 기업은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을 서두르는 동시에,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전략적으로 조절하고 제품 설계 단계부터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관세 최적화 설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전자기기 내 반도체 칩 개수와 가치에 따라 15~25%의 관세를 차등 부과하고, 미국 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1대1로 맞추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제조업 리쇼어링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지만, 글로벌 IT 업계의 원가 부담을 높이고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 TV, 노트북 등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대미 수출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