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광보다 광범위한 DNA 손상 확인…발병 위험 2.85배 증가
- WHO 1군 발암물질 지정…의학계 "미성년자 사용 법적 금지해야"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공동 연구진이 실내 태닝 기기가 자연광보다 피부 세포의 유전자를 광범위하게 손상해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태닝 베드 사용이 단순한 피부 노화를 넘어 전신에 걸쳐 암 관련 돌연변이를 축적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새롭게 제시된 것으로 21일(현지 시간) 메디컬 익스프레스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정상 피부에서도 전구 돌연변이 대거 발견
흑색종은 피부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실내 태닝 산업계는 태닝 기계가 자연 햇빛보다 더 해롭다는 명확한 생물학적 증거가 없다는 논리로 위험성을 축소해 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이러한 업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연구진은 실내 태닝 이력이 있는 3000명과 대조군 3000명의 의료 기록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태닝 기계 사용자의 흑색종 진단 비율은 5.1%로 비사용자(2.1%)의 두 배를 훌쩍 넘었으며, 연령과 일광 화상 이력 등 변인을 통제한 후에도 발병 위험이 2.8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태닝 사용자들이 햇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허리나 엉덩이 부위에서도 흑색종 발생 빈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 기법으로 색소 세포인 멜라노사이트 182개를 개별 분석한 결과, 태닝 베드 사용자의 세포는 대조군보다 돌연변이 수가 두 배가량 많았다. 페드람 게라미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대 교수는 야외 햇빛 노출 시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는 피부 면적은 약 20% 수준이지만, 태닝 기계 사용자에게서는 사실상 전신 피부에서 동일한 위험 신호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담배·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정책 규제 시급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강력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태닝 베드를 흡연이나 석면과 동일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게라미 교수는 최소한 미성년자의 실내 태닝은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돼야 하며, 태닝 기기에도 담배 겉면과 유사한 수준의 강력한 경고 문구가 부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과거 태닝 베드를 정기적으로 이용했던 경험이 있다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전신 피부 검진을 받고 추적 관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실내 태닝이 국소적 손상을 넘어 전신적 암 발병 위험을 증폭시키는 중대한 공중보건 위협임을 명확한 분자생물학적 증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Key Insights]
실내 태닝이 자연광보다 치명적인 DNA 손상을 유발한다는 이번 연구는 미용을 위한 무분별한 상업 시설 이용에 강력한 경고를 던진다. 흑색종 발병 위험이 3배 가까이 급증하고 전신에 돌연변이가 축적된다는 사실은 이를 방치해선 안 됨을 의미한다. 한국도 태닝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보건 당국은 태닝 기기를 1군 발암물질로 엄격히 관리하고 미성년자 출입 제한 및 위험성 경고 의무화 등 선제적인 보건 규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Summary]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실내 태닝 기기가 피부 세포 DNA를 광범위하게 손상해 치명적인 흑색종 발병 위험을 2.85배 높인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분석 결과, 태닝 베드 사용자는 햇빛이 닿지 않는 신체 부위에서도 암 전구 돌연변이가 대거 발견됐다. 연구진은 실내 태닝이 전신적인 피부암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하며, 담배나 석면과 같은 수준의 강력한 경고 문구 의무화와 미성년자 사용 법적 금지 등 즉각적인 보건 정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