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타상 탄탈럼 나이트라이드, 구리 압도하는 1,100W/mK 열전도율 기록
- 전자-포논 상호작용 최소화로 열 손실 차단⋯100년 금속 물리 한계 극복
- AI 가속기·데이터센터·항공우주 등 고발열 산업 '게임 체인저' 기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집적도가 극한에 달하며 '발열과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기존 금속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신소재가 등장했다. 100년 넘게 방열 소재의 표준이었던 구리와 은을 대체할 강력한 후보의 등장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속 열전도 한계치 400W/mK의 벽을 깨다
최근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새뮤얼리 공과대학 용지에 후(Yongjie Hu) 교수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금속성 '세타(θ)상 탄탈럼 나이트라이드(tantalum nitride)'가 상온에서 약 1,100W/mK(미터 켈빈)의 경이로운 열전도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전자기기 냉각의 핵심 소재인 구리(약 401W/mK)나 은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그동안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구리와 은을 금속 열전도의 '물리적 상한선'으로 간주해 왔다.
'전자-포논' 상호작용 통제…열 전달의 고속도로 구축
연구팀이 발견한 신소재의 핵심 비결은 내부 입자 간의 상호작용 제어에 있다. 일반적인 금속에서는 열을 나르는 '전자'와 격자 진동인 '포논(Phonon)'이 서로 충돌하며 저항을 만들어낸다. 이 충돌이 열 흐름을 방해해 에너지 손실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세타상 탄탈럼 나이트라이드는 전자와 포논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약하게 설계되어 있어, 열이 저항 없이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처럼 빠르게 전달된다.
연구팀은 싱크로트론 X선 산란 분석과 초고속 광학 분광 기법을 통해 이 메커니즘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구리 의존도 높은 AI 산업의 '구원투수' 될까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발열 제어가 곧 성능인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구리는 글로벌 방열판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지만, AI 가속기와 고성능 스마트폰의 발열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냉각 성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용지에 후 교수는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냉각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존 금속은 성능 한계에 직면했다"며, "반도체 칩과 AI 가속기 분야에서 구리에 대한 글로벌 의존도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이를 대체할 신소재의 확보는 산업적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우주부터 양자컴퓨터까지…산업 전반 확산 기대
업계에서는 이 신소재가 차세대 히트싱크(방열판) 시장뿐만 아니라 고온 환경이 지속되는 항공우주 시스템, 정밀한 온도 제어가 필수적인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도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UCLA의 발견은 수십 년간 정체되어 있던 금속 열전도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향후 양산 공정 최적화와 비용 효율성이 확보된다면 차세대 열 관리 솔루션의 표준이 바뀔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