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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전쟁 여파 원유수급 차질 장기화 우려 등 영향 급등세 지속
- 국제유가는 20일(현지시간) 이란전쟁으로 인해 원유수급 차질 장기화 우려 등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3%(2.18달러) 오른 배럴당 98.32달러에 마감했다. WTI 선물은 장중에는 99.67달러까지 오르며 100달러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2%(3.54달러) 상승한 배럴당 112.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한 것은 미국이 중동 지역에 추가로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에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고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군사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에는 이란이 쿠웨이트 정유소를 공격했다고 전해졌다. 에너지 수송의 요충인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선 이라크는 공급책임을 면하는 ‘불가항력선언(포스 마쥬 디클러레이션·Force Majeure Declaration)’을 외국석유업체에 의해 개발된 모든 유전에 대해 내려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전쟁부)가 캘리포니아 기지에 소속된 해병대원 약 2200~2500명을 중동을 담당하는 미국 중부사령부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앞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한 해병대원 2200명도 중동 지역으로 급파했다.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하르그 섬을 점령 또는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르그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요충지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지도자가 모두 사망했다며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싶지만 대화할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관료를 인용해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맹공 속에서 생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논의하는 것조차 꺼리게 됐다"고 전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의 흐름이 제한된 상태로 남아 있는 한, 유가는 구조적으로 올라가기 쉬운 방향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RBC캐피털 마켓츠의 애널리스트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전쟁이 곧 끝나고 공급 차질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 참가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왔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제한적인 충돌에 그칠 것이라는 어떠한 선호도 없다"고 평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일부 시설은 가동까지 6개월이 걸릴 것이고, 다른 시설들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오전장에는 미국 에너지장관 등의 발언에 국제유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이날 아침 폭스비지니스에 출연해 “제재가 해제된다면 이란산 원유가 3~4일내에 (아시아)항구에 도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조만간 해상에 있는 이란산 석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나타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강세와 미국 장기금리 급등세 등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0.7%(30.8달러) 내린 온스당 457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선물은 시간외거래에서는 일시 온스당 4478달러에 거래되면서 지난 2월초 이래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이날 장중 일시 439%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이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5.00%를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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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전쟁 여파 원유수급 차질 장기화 우려 등 영향 급등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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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전쟁관련 호악재 겹치며 급등락속 혼조세
- 국제유가는 19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와 이란산 원유 제재 일시 해제 등 호악재가 겹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 가격은 1.2%(1.27달러) 오른 배럴당 108.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이날 한때 배럴당 119.13달러로 고점을 높이며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9일 장중 가격인 119.5달러에 거의 근접하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 폭을 반납했다. 반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은 0.2%(18센트) 내린 배럴당 96.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선물은 3거래일만에 하락반전했다. WTI 선물은 미국이 원유 수출 제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배럴당 101.4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WTI와 브렌트유간 가격차는 10달러이상 벌어지면서 약 11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WTI가 하락반전한 것은 스콧 베센트 미 재무 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전 세계 원유 공급을 늘리고 유가를 낮추는 방편으로 유조선에 실린 채 묶여 있는 약 1억400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조만간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때문이다. WTI 선물은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이란전쟁 완화 기대감 등에 92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벤야민 네탄야후 이슬라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0일간 전쟁으로 이란은 더 이상 우라늄을 농축하거나 탄도 미사일을 생산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미국대통령으로부터 앞으로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도록 요청도 있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베센트 장관은 유가를 낮추기 위해 여러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전략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도 이달 12일 이전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수석 분석가는 "국제유가가 이날 최고치에서 하락한 것은 시장이 공급에 대해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됐음을 시사한다"라고 평가했다. 전날 이스라엘은 이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와 이란 남서부 해안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폭격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 지역 가스시설을 공격했고 이에 따라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전했다. 카타르 국영에너지회사 카타르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카타르 에너지장관인 사드 셰리다 알 카비는 이날 이란에 의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에 대한 공격에 대해 “수출능력의 17%가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어 이날도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에 있는 얀부의 아람코-엑손모빌 합작정유시설(SAMREF·삼레프)이 드론 공습을 받아 얀부항의 석유 수출터미널 선적이 한때 중단됐고 쿠웨이트 정유 시설 2곳 역시 이란 드론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미국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요가는 “러시아와 이란산 석유의 제재해재 관측이 공급 불안감을 완화시켰지만 ‘존스법(상선법)’의 일시중단과 함께 여름 원유 성수기에 대비한 가솔린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부분적인 대응책으로는 큰 폭의 공급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국제금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강세 등에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5.9%(290.5달러) 내린 온스당 4605.7달러에 마감됐다. 은 5월물도 8%대 하락해 온스당 72달러대로 거래를 마쳤다. 월시 트레이딩의 애널리스트 숀 러스크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은의) 공업용 수요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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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전쟁관련 호악재 겹치며 급등락속 혼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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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호르무즈 해상 봉쇄 공포에 '털썩'⋯뉴욕증시 이틀째 하락
- 중동발 전운(戰雲)이 세계 경제의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옥죄면서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란의 카타르 LNG 시설 타격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마비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19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3.72포인트(0.44%) 밀린 46,021.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탣더드애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7% 하락한 6,606.4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8% 내린 22,090.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장 초반 공포에 휩싸였다. 다우 지수가 한때 5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가스전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수출 시설을 타격하자,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이 사실상 마비된 탓이다. 반전의 계기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이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노력을 정보 및 기타 수단으로 돕고 있다"며 "이란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이 상실되어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시장은 극단적 비관론에서 벗어나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2% 상승한 배럴당 108.65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니해설' '호르무즈 딜레마'에 갇힌 시장, 금리 인하 꿈 멀어지나 전쟁의 포화가 중동의 에너지 심장부로 향하면서 월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단순히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고유가가 촉발할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는 형국이다. 공급망 마비가 부른 '에너지 쇼크'와 침체 공포 과거 중동 분쟁이 단기적인 심리적 충격에 그쳤다면, 이번 사태는 실질적인 물류 마비라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 이란의 카타르 LNG 시설 타격은 단순한 해상 봉쇄를 넘어 '인프라 파괴'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스톨(stalled) 상태의 탱커는 해협이 열리면 즉시 이동할 수 있지만, 파괴된 가스전과 정제 시설은 복구에 수개월이 소요된다. 이는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아닌, 공급 능력의 영구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바이털 노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는 우위를 점했으나, 지상군 투입 없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물리적으로 개방하기 어렵다"며 "결국 외교적 타결이 유일한 해법이지만 현재로선 그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38달러를 돌파할 경우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후퇴(Recession)에 진입할 확률이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브렌트유가 108달러선을 돌파한 상황에서 시장이 느끼는 압박감은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연준의 '피벗' 기대감 소멸과 금리 역주행 더 큰 문제는 금리다. 에너지 가격 폭등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시장의 중론은 이제 '언제 금리를 내릴까'가 아니라 '다시 올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옮겨갔다. 맥쿼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의 유가 스파이크를 고려할 때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2025년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기 시작했다. 국채 금리 또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며 10년물 기준 4.2%대, 정책 금리에 민감한 2주물은 3.8%대까지 치솟았다. 통상 전쟁 상황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국채 금리가 내려가지만, 지금은 '전쟁발 인플레이션'이 더 무서운 변수가 됐다. 금(金) 가격이 7거래일 중 6일이나 하락하는 기현상 역시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달러화를 밀어 올리며 금의 매력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미 투자자들의 심리는 얼어붙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 조사 결과, 향후 6개월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는 응답자가 52%에 달해 작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섹터에서도 마이크론이 폭발적인 실적을 내고도 차익 실현 매물에 3.8%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은 '확실한 수익'을 챙겨 떠나려는 태세다. 뉴욕증시는 '전쟁의 조기 종식'이라는 정치적 수사와 '고물가·고금리 고착화'라는 경제적 실질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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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호르무즈 해상 봉쇄 공포에 '털썩'⋯뉴욕증시 이틀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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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6)] 소행성 류구에서 생명의 알파벳 5종 완전 발견
- 인류가 우주 공간에서 직접 퍼 올린 소행성 류구 암석 가루에서 생명체를 구성하는 모든 유전 알파벳이 발견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Hayabusa2)가 소행성 류구(162173 Ryugu)에서 채취해 지구로 귀환시킨 시료에서, DNA와 RNA를 구성하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우라실(U) 등 다섯 가지 핵심 염기가 모두 확인됐다.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소속 생물지구화학자 코가 토시키(Toshiki Koga) 박사가 이끈 연구팀이 이러한 분석 결과를 지난 16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DOI: 10.1038/s41550-026-02791-z).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척박한 우주 공간에서 날아온 암석에 있다는 이른바 외인성 유기물 전달 가설(exogenous delivery hypothesis)에 또 하나의 강력한 물증이 더해진 셈이다. 이미 지난해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이 소행성 벤누(Bennu)에서 가져온 시료에서도 동일한 5종 염기가 검출된 바 있어, 이번 류구 발견은 생명의 분자적 재료가 태양계 전역에 보편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독립적으로 재확인한 결정적 성과로 평가된다. 핵염기란 무엇인가…'생명의 알파벳'을 이해하는 기초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DNA(디옥시리보핵산)와 RNA(리보핵산)라는 유전 물질을 설계도로 삼아 생명 활동을 영위한다. 이 정교한 설계도를 작성하는 글자가 바로 핵염기(nucleobase)다. 아데닌과 구아닌은 이중 고리 구조의 퓨린(purine)계, 시토신과 티민 그리고 우라실은 단일 고리 구조의 피리미딘(pyrimidine)계로 분류된다. DNA에서는 아데닌이 티민과, 구아닌이 시토신과 짝을 이루어 이중 나선 구조의 가로대를 형성하고, RNA에서는 티민 대신 우라실이 아데닌과 결합한다. 이들 5종 염기에 당(sugar)과 인산(phosphate)이 결합하면 뉴클레오타이드가 되고, 뉴클레오타이드가 사슬처럼 이어지면 DNA와 RNA라는 거대 분자가 완성된다. 또한 핵염기는 아데노신삼인산(ATP) 등 세포의 에너지 통화를 구성하는 데에도 핵심적으로 관여한다. 한마디로, 핵염기는 생명 현상의 정보 저장·전달·에너지 대사를 관장하는 가장 근본적인 분자 부품이다. 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거대한 인쇄소를 떠올려 볼 수 있다. 타자기를 친 적이 없는 무인도에서 다섯 가지 핵심 알파벳이 새겨진 금속 활자 블록이 완벽한 세트로 발견된 것과 같다. 글을 쓰는 주체인 지적 생명체가 없더라도, 글자를 구성하는 블록 자체는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화학적 반응만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아미노산이 생명체의 벽돌이라면, 이번에 발견된 염기 5종은 그 벽돌을 어떻게 쌓을지 지시하는 건축 설계도에 해당한다. 20밀리그램의 기적…극소량 시료에서 끌어낸 5종 염기의 완전한 세트 코가 박사 팀이 분석에 사용한 류구 시료는 총 약 20밀리그램에 불과했다. 이는 하야부사 2호가 2018~2019년 류구 표면의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터치다운(착지) 방식으로 채취한 것으로, 첫 번째 지점의 시료와 두 번째 지점의 시료 모두에서 5종 염기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극소량 시료에 최적화된 추출 프로토콜을 새로 개발했는데, 뜨거운 물과 염산으로 유기물을 추출한 뒤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와 고해상도 질량분석법을 결합해 핵염기를 분리·동정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볼티모어카운티캠퍼스(UMBC)의 우주화학자 해나 맥레인(Hannah McLain) 박사(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소속)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로서, 코가 박사 팀이 기존의 확립된 추출 공정을 극소량 시료에 맞춰 정밀하게 개량한 방법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동위원소 분석 등을 통해 검출된 핵염기가 지구 기원의 오염물질이 아니라 류구 고유의 물질임을 교차 검증했다. 46억 년의 타임캡슐 류구…지구 오염 원천 차단한 '순백의 증거' 이번 발견이 지니는 압도적인 학술적 가치는 샘플의 출처인 류구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류구는 태양계가 처음 형성되던 약 46억 년 전의 물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탄소질(C형) 소행성이다. 지구와 화성 사이의 궤도를 도는 이 팽이 모양의 천체는 지름 약 900미터로, 그 광물학적·원소적 조성이 가장 원시적인 운석 그룹인 CI 콘드라이트와 유사하다. CI 콘드라이트는 초기 태양계의 원소 조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어, 류구를 분석한다는 것은 곧 태양계가 막 태어나던 시절의 화학 조건을 직접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과거에도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아미노산이나 일부 염기가 발견된 적은 있다. 1969년 호주 빅토리아주에 떨어진 머치슨(Murchison) 운석이나 1864년 프랑스 남부에 떨어진 오르괴유(Orgueil) 운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운석들은 지구 대기권을 통과해 땅에 떨어지는 과정에서 지구의 토양 미생물이나 화학 물질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 지구의 생명 물질이 묻은 것인지, 본래 우주에서 품고 온 것인지 확언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반면 류구 시료는 하야부사 2호가 우주 공간에서 직접 소행성 표면의 흙과 암석을 채취한 뒤, 완벽하게 캡슐에 밀봉하여 2020년 12월 5일 호주 우메라(Woomera) 사막에 착지시킨 것이다. 총 5.4그램의 시료는 극도로 엄격한 무균 환경에서 보관·분석되었다. 다만 2024년 11월 발표된 후속 연구에 따르면, 실험실 환경에서도 지구 미생물이 시료에 급속히 침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류구 시료의 취급에 여전히 극도의 주의가 필요함이 재확인됐다. 그럼에도 우주 공간에서의 채취-밀봉이라는 과정 자체가 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류구 시료의 과학적 신뢰도는 지상 수집 운석과는 비교할 수 없다. 소행성마다 다른 '화학적 레시피'…암모니아가 쥔 미지의 열쇠 코가 박사 팀은 류구의 분석 결과를 머치슨 운석, 오르괴유 운석, 그리고 NASA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소행성 벤누에서 채취해 온 시료와 정밀하게 대조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그 결과 흥미로운 차이점이 드러났다. 류구는 퓨린계 염기(아데닌·구아닌)와 피리미딘계 염기(시토신·티민·우라실)의 비율이 엇비슷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퓨린 대 피리미딘 비율 약 1.1~1.2). 반면 머치슨 운석은 퓨린계 염기가 훨씬 풍부했고(비율 약 3.4), 벤누(약 0.55)와 오르괴유 운석(약 0.10)은 피리미딘계 염기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머치슨 운석의 높은 퓨린 비율이 시안화수소(HCN) 중합 경로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류구·벤누·오르괴유에서 나타나는 낮은 퓨린/피리미딘 비율은 HCN 중합과는 다른 대안적 합성 경로가 주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발견은 따로 있었다. 류구, 베누, 오르괴유처럼 광물학적·원소 조성이 유사한 시료들에서 퓨린 대 피리미딘 비율이 암모니아 농도와 강한 역상관관계(R²=0.89)를 보였다는 것이다. 암모니아가 많을수록 피리미딘이 더 풍부해지는 패턴이었다. 연구 제1저자인 코가 토시키 박사는 "기존에 알려진 어떤 염기 합성 메커니즘도 이러한 관계를 예측하지 못했기에, 이는 초기 태양계 물질에서 핵염기가 형성되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경로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퓨린/피리미딘 비율이 탄소질 소행성과 운석 간의 핵염기 화학적 차이를 구별하는 새로운 분자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 웰링턴캠퍼스의 모건 케이블(Morgan Cable) 박사는 이 암모니아-염기 비율 간 상관관계 발견을 '독특한(unique) 성과'로 평가하며, '이 발견이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분자들이 최초에 어떻게 형성되어 지구에서 생명의 탄생을 촉진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고 논평했다. 요소(Urea)의 발견과 'RNA 세계 가설'의 연결고리 이번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과학적으로 중요한 또 하나의 발견은 류구 시료에서 상당량의 요소(urea)가 검출됐다는 점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살반(Salvan) 박사는 이 결과에 특히 높은 관심을 표명하며, '우리 연구팀은 오랫동안 요소가 RNA 구성 블록의 필수 전구체라고 제안해 왔으며, 이번 연구는 우주에서 직접 채취한 시료에 기반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유력한 가설 중 하나인 'RNA 세계 가설(RNA World Hypothesis)'과 직결된다. RNA 세계 가설은 DNA와 단백질이 등장하기 이전에, RNA가 유전 정보의 저장과 촉매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최초의 자기 복제 시스템을 구성했다는 이론이다. 2026년 2월 《사이언스》에 발표된 최신 연구에서는 불과 45개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초소형 RNA 효소(리보자임)가 다른 RNA 가닥을 복제하는 중합효소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이 밝혀져, 자기 복제 RNA 분자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단순하고 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류구에서 발견된 5종 핵염기와 요소는 이러한 RNA 세계의 출발점이 우주 공간에서 이미 준비되어 있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핵염기에 당류와 인산이 결합하면 RNA 분자가 조립될 수 있고, 요소는 이 과정의 핵심 전구체 역할을 한다. 초기 지구에 쏟아진 소행성들이 이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배달했다면, RNA 세계로의 진입 문턱은 종전의 예상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셈이다. 베누와의 비교…두 소행성이 완성하는 퍼즐 이번 류구 연구 결과는 지난 2025년 1월 발표된 벤누 시료 분석 성과와 짝을 이루며 더욱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대니얼 글래빈(Daniel Glavin) 박사팀이 이끈 베누 분석에서는 5종 핵염기뿐만 아니라 지구 생명체가 단백질 합성에 사용하는 20종 아미노산 가운데 14종, 그리고 예외적으로 풍부한 암모니아가 함께 검출됐다. 베누 시료에서는 이전에 어떤 운석이나 소행성 귀환 시료에서도 발견된 적 없는 15번째 단백질 구성 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yptophan)이 잠정적으로 검출되기도 했다. 베누 시료의 질소 함유 헤테로고리 화합물 농도는 류구보다 5~10배 높았으며, 질소-15 동위원소 농축 패턴은 암모니아와 기타 질소 함유 용해성 분자들이 저온의 분자운(molecular cloud)이나 원시행성계 원반의 외곽 영역에서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베누의 모체(parent body)가 목성 궤도 너머의 태양계 외곽, 즉 토성 궤도 이원(以遠)의 극저온 지역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결정적으로, 지구 오염 가능성이 배제된 순수 우주 시료에서 5종 핵염기가 확인된 것은 이제 류구와 베누, 두 곳에서 독립적으로 재현된 결과다. 코가 토시키 박사는 Sky & Telescope와 인터뷰에서 "류구와 베누라는 두 탄소질 소행성 모두에서 5종 핵염기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은, 이 분자들이 태양계 원시 천체들에 광범위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핵염기가 운석과 소행성 충돌을 통해 초기 지구에 전달되어 생명의 기원에 필요한 유기물 목록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생명까지의 거리…여전히 남은 과학적 간극 류구와 베누의 발견이 아무리 흥분되는 성과라 하더라도, 핵염기의 존재가 곧바로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짚을 필요가 있다. 코가 박사 자신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가 류구에 생명이 존재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생명에는 핵염기 외에도 당류(리보스, 디옥시리보스), 인산 화학,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 에너지 기울기, 그리고 자기 복제로 나아가는 경로 등 훨씬 더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핵염기가 더 큰 생체 시스템에 어떻게 통합되었는지, 소행성 충돌이라는 극단적 에너지 환경에서 이 분자들이 의미 있는 양만큼 온전하게 지구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도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또한 류구와 베누의 화학 조성이 서로 다르듯, 어느 하나의 소행성이 초기 태양계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핵심적인 메시지는 분명하다. 생명의 설계도 분자가 생물학적 과정 없이도 우주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생명 탄생에 필요한 분자적 전제조건이 지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태양계 전반에 걸쳐 보편적으로 충족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음 목적지…하야부사 2호의 연장 임무와 MMX의 화성 위성 탐사 이 연구 성과를 낳은 하야부사 2호는 아직 임무를 끝내지 않았다. 류구 시료 캡슐을 지구에 투하한 뒤 남은 연료로 연장 임무(Hayabusa2#, SHARP)에 돌입한 이 탐사선은 2026년 7월 S형 소행성 토리후네(98943 Torifune, 구 2001 CC21)에 고속 근접 비행(플라이바이)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플라이바이는 소행성 충돌 궤도 유도 기술의 시험대로, 지구방위(Planetary Defense) 기술 개발에 직접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2031년에는 직경 수십 미터에 불과한 초소형 고속 회전 소행성 1998 KY26과 랑데부할 계획이다. 최근 1998 KY26은 중력 외의 가속이 관측되는 '암흑 혜성(dark comet)'일 가능성이 제기되어 더욱 과학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소행성 시료 귀환 탐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JAXA는 2026년 회계연도에 화성 위성 탐사선 MMX(Martian Moons eXploration)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 탐사선은 화성의 두 위성 가운데 안쪽 위성인 포보스(Phobos)에 착륙하여 표면 물질 10그램 이상을 채취한 뒤 2031년 지구로 귀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보스가 포획된 소행성인지, 아니면 화성에 거대 충돌이 일어나 생겨난 파편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핵심 목표로, 만약 전자라면 류구·벤누에서와 유사한 유기물이 발견될 수 있고, 후자라면 화성의 원시 물질에 대한 창을 열게 된다. 나아가 JAXA는 2030년대에 혜성으로부터의 시료 귀환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소천체 시료 귀환 미션(NGSR)도 구상 중이다. 우주는 생명의 씨앗으로 가득 찬 역동적 공간 태양계 형성 초기, 소행성들이 탄생한 위치나 겪어온 열과 물의 작용 등 진화 역사가 제각각이었다. 우주의 다양한 환경에서 각기 다른 비율로 유기물이 합성되었고, 이 다채로운 화학적 다양성을 품은 거대한 암석들이 초기 지구에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면서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최적의 '원시 수프(primordial soup)'를 완성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호주 커틴대학교의 지구화학자 클리티 그라이스(Kliti Grice) 교수는 《더 컨버세이션》 기고문에서 이번 성과의 의미를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 행성 생명의 이야기는 지구의 고대 진흙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우주를 떠돌던 차갑고 원시적인 암석의 화학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척박한 암석 덩어리 위에서도 생명의 설계도 분자가 자연적으로 조립될 수 있다면, 적당한 온도와 물을 갖춘 외계의 어느 행성에서도 생명이 싹트지 못할 이유는 없다. NASA의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 과학자 제이슨 드워킨(Jason Dworkin) 박사가 남긴 물음이 여운을 남긴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제이슨 드워킨(Jason Dworkin) 박사는 "오시리스-렉스의 데이터는 생명의 가능성으로 가득 찬 태양계의 그림에 굵직한 붓질을 더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구에서만 생명을 보고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하는 이유, 그것이야말로 진정 매혹적인 질문이다"고 말했다. 우주는 텅 비어 있는 죽음의 공간이 아니라, 언제든 생명을 피워낼 준비를 마친 유기물 씨앗들로 가득 찬 역동적인 공간으로서의 본질을 증명해 내고 있다. 【논문 출처】 Toshiki Koga et al., “A complete set of canonical nucleobases in the carbonaceous asteroid (162173) Ryugu,” Nature Astronomy (2026). DOI: 10.1038/s41550-026-02791-z 관련 핵심 선행 논문 • Y. Oba et al., “Uracil in the carbonaceous asteroid (162173) Ryugu,” Nature Communications 14, 1292 (2023). • D.P. Glavin et al., “Abundant ammonia and nitrogen-rich soluble organic matter in samples from asteroid (101955) Bennu,” Nature Astronomy (2025). • Prebiotic organic compounds in samples of asteroid Bennu indicate heterogeneous aqueous alteration, PNAS (2025). 참고 보도 및 기사 Space.com, Phys.org(AFP), C&EN(미국화학회), The Conversation, Smithsonian Magazine, Sky & Telescope, Gizmodo, ZME Science, The Register, Nature Asia, Scimex, JAMSTEC 보도자료, JAXA I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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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6)] 소행성 류구에서 생명의 알파벳 5종 완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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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獨 '스웜 바이오택틱스', 생체 로봇 바퀴벌레 개발⋯전장 침투의 신지평
- 하늘을 뒤덮은 드론이 현대전의 양상을 바꾼 지 불과 몇 년 만에, 이제 전장의 눈은 인간의 시야가 닿지 않는 '미시적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독일 카셀(Kassel) 소재의 방산 스타트업 스웜 바이오택틱스(SWARM Biotactics)가 살아있는 바퀴벌레와 최첨단 로봇 기술을 결합한 '바이오 하이브리드(Bio-Hybrid)' 정찰 로봇을 선보이며 전 세계 국방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더 디펜스 포스트, 펀자브 케사리 등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술은 이미 실험실을 벗어나 NATO 동맹국과의 현장 실증을 완료한 단계에 이르렀다. SF가 현실로…'사이보그 곤충'의 탄생 전장에 바퀴벌레를 투입한다는 발상은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기술적 배경은 생각보다 오래되고 깊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이미 2006년부터 'HI-MEMS(Hybrid Insect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프로그램을 통해 곤충의 신경계에 전자 장치를 이식하는 연구를 추진해 왔다. 미시간대, 코네노대, 유니콘별레 등 다양한 곤충을 대상으로 원격 조종 실험에 성공했으나, 배터리 수명과 소형화의 벽을 넘지 못해 실전 배치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스웜 바이오택틱스는 이 20년 간의 연구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결정적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2024년 창업한 이 회사는 불과 1년 만에 총 1300만 유로(약 22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을 연구실에서 건져내 실전 배치 단계로 이행시켰다. 슈테판 빌헬름(Stefan Wilhelm) CEO는 지난 2월 "1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기술이 오늘날 NATO 고객에게 현장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로 배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 작동하나…'백팩' 속에 집약된 첨단 기술 이번에 공개된 기술의 핵심은 바퀴벌레의 등에 장착되는 초소형 전자 '백팩'에 있다. 주로 사용되는 곤충은 마다가스카르 휘싱바퀴벌레(Madagascar Hissing Cockroach)로, 체구가 크고 내구성이 강하며 최대 3g의 페이로드를 운반할 수 있어 이 임무에 최적화된 종이다. 통제된 환경에서 2~5년까지 생존할 수 있어 장기 임무에도 적합하다. 백팩에는 다섯 가지 핵심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첫째, 생체전자 신경 인터페이스(Bioelectronic Neural Interface)를 통해 바퀴벌레의 더듬이에 부착된 전극에 미세한 저전압 전기 자극을 가해 이동 방향을 유도한다. CBS 뉴스 60 Minutes에 출연한 빌헬름 CEO는 이를 "바퀴벌레에게 백팩을 지워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살짝 넌지시(nudge)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모듈형 센서 페이로드다. 백팩은 임무 성격에 따라 마이크로 카메라, 마이크, 환경 센서(가스·온도 감지), 보안 통신 모듈 등을 자유롭게 교체·조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한 군집 내에서도 개체별로 역할을 분담할 수 있어, 어떤 바퀴벌레는 영상을 찍고, 다른 바퀴벌레는 통신 중계나 위치 파악을 담당하는 식이다. 셋째, 엣지 AI 처리 칩과 군집 자율성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어 있다. 초소형 AI 칩이 수집된 데이터를 사전 필터링해 통신 부하를 줄이고, 군집 조율 알고리즘을 통해 수십 마리의 바퀴벌레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다. 작전 지휘관은 개별 바퀴벌레를 일일이 조종할 필요 없이 목표 지점만 지정하면 군집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전략적 함의…드론이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을 장악하다 군사 전문가들이 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의 소형 드론이나 지상 로봇은 붕괴된 건물 내부, GPS 신호가 차단된 지하 시설, 잡초가 무성한 붕괴 현장 등 접근 불가능한 환경에서 물리적 한계를 노출한다. 반면 바퀴벌레는 이러한 환경을 자연스럽게 통과한다. 음향·시각적 신호가 거의 없어 적의 방공망이나 감시 체계에 탐지될 확률이 극히 낮으며, 별도의 배터리나 연료 없이 생체 에너지로 움직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도 기계식 로봇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빌헬름 CEO는 CBS 인터뷰에서 "이 기술은 다른 어떤 시스템도 제공할 수 없는 능력을 부여한다"며, "거의 탐지가 불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되며, 거의 무제한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계식 로봇은 공장 생산에 의존하지만, 생체 로봇은 원리적으로 번식을 통해 규모를 확장할 수 있어, 대량 배치 시 비용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이점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기술이 독일 국방비 대폭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2029년까지 국방비를 1750억 달러(약 262조 원) 규모로 증액하고 NATO 권고 GDP 대비 3.5% 목표를 충족할 계획이며, 빠른 구매 절차를 위한 새로운 법률도 추진 중이다. 스웜 바이오택틱스는 이러한 독일의 방산 혁신 가속화 정책의 직접적 수혜자로 꼽힌다. 전장 너머…재난 구조·산업 검사까지 '이중 용도' 플랫폼 이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쓰임새는 비단 전쟁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웜 바이오택틱스는 처음부터 군사 정찰, 재난 구조, 산업 시설 검사라는 세 가지 핵심 활용 분야를 제시했다. 지진이나 폭발로 붕괴된 건물에서 매몰된 생존자를 찾는 임무가 대표적이다. 겹겹이 쌓인 잔해 사이를 뚫고 들어가 생존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내장된 센서로 화학물질 누출 여부나 산소 농도 등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구조팀에 전달함으로써 인명 구조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화학물질, 열, 방사선 등 위험한 환경에서도 바퀴벌레는 강한 생존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구역에서의 임무 수행에 특히 강점을 보인다. 한편, 스웜 바이오택틱스는 바퀴벌레에 국한하지 않고 향후 메뚜기와 베짱이 등 다른 곤충으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며, 비둘기나 상어 등 더 큰 생물체에 센서를 장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적 쟁점과 미래 전망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동물 복지 문제가 가장 먼저 제기되지만, 독일 동물보호법상 곤충은 포유류와 달리 보호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상황이다. 빌헬름 CEO는 "바퀴벌레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며, 임무를 잘 수행하려면 건강하고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동물 복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더 민감한 문제는 무기화 가능성이다. 빌헬름은 현재 회사가 정찰과 감시에 집중하고 있으며 폭발물 탑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미래에 법적 틀 안에서 그러한 활용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사이버 보안 취약성, 무허가 감시 오남용 가능성, 생물무기 규제 프레임워크의 부재 등은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바이오 로보틱스가 더 이상 SF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드론이 하늘을 지배한다면, 바이오 로봇은 적의 발밑과 벽 너머의 정보를 장악할 것이다. 모리츠 슈트루비(Moritz Strube) CTO는 "우리의 목표는 어떤 지형, 위협, 임무에도 적응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이중 용도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미래 비전을 밝혔다. '살아있는 기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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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獨 '스웜 바이오택틱스', 생체 로봇 바퀴벌레 개발⋯전장 침투의 신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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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오픈AI-아마존 500억 달러 계약 법적 대응 검토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와 아마존닷컴 간의 500억 달러(약 75조 원) 규모 클라우드 계약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MS가 이 계약이 자사의 독점 클라우드 협력 구조를 침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법적대응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MS는 해당 거래가 자사와 오픈AI가 맺은 기존 파트너십 계약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분쟁의 중심은 '프런티어(Frontier)'로 알려진 오픈AI의 차세대 상업용 모델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MS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이 모델을 자사 고객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그동안 MS와 오픈AI의 파트너십은 오픈AI의 모든 모델에 대한 접근이 반드시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를 거치도록 규정해 왔다. 실제로 오픈AI의 인공지능(AI) 모델들은 애저의 매출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아마존과 오픈AI는 기존 MS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침해하지 않는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MS 경영진은 이러한 '우회 접근 방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MS 측의 한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계약을 위반한다면 우리는 즉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아마존과 오픈AI가 자신들 계약 변호사들의 '창의성'에 도박을 걸어보고 싶다면, 나는 그들이 아닌 우리의 승리에 기꺼이 베팅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MS는 지난 2019년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후 독점 클라우드 제공업체로서 막대한 수혜를 누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오픈AI의 지배구조 개편 및 구조조정에 합의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독점권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가 소송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프런티어'와 같은 핵심 상업용 모델의 유통권만큼은 여전히 자사의 배타적 권리 영역에 있다고 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빅테크 간의 단순한 신경전을 넘어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지을 거대 법정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이 500억 달러라는 거액을 베팅하며 오픈AI를 끌어들인 만큼, MS 역시 자사의 핵심 수익원인 'AI-클라우드 동맹'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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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오픈AI-아마존 500억 달러 계약 법적 대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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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전쟁 격화 등 영향 큰 폭 반등
-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이란전쟁 격화로 인한 원유공급 차질 우려로 급등세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은 2.9%(2.71달러) 오른 배럴당 96.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2%(3.21달러) 상승한 배럴당 103.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푸자이라 항이 계속해서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UAE의 산유량이 대거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자 원유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란은 지난 주말에 이어 재차 UAE의 석유 허브인 푸자이라 항구를 공격했다. 호르무즈 해협 근처 오만만에 위치한 푸자이라 항구는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곳이다.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이기도 하다. UAE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에서 세 번째로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나라이지만 수출길이 막히면서 석유 저장고가 포화 상태가 되고 이에 따라 석유 생산 감축이 불가피해졌다. 산유량을 절반 이상 줄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가 '수출길 봉쇄→석유 저장고 포화→원유 생산 감축'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국방·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라리자니는 미국과 이란간 핵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란전쟁의 외교적 해결이 한층 더 멀어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중재국을 통해 전달받은 긴장완화 제안을 거부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만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발언에 오전장 한때 98달러대까지 급등했던 WTI 선물은 이후 상승 폭을 줄였다. 장중 93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해싯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이미 유조선들이 해협을 조금씩 통과하기(dribble through) 시작했고, 이는 이란의 역량이 얼마나 제한됐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란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아직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떠날 것"이라고 했다. TD증권의 원자재 전략가인 댄 갈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우려하며 "이 정도로 큰 구멍(공급 부족)을 메울 마개는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불안정한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더욱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G의 시장 애널리스트인 토니 시카모어는 보고서에서 "리스크는 여전히 매우 크다. 단 하나의 이란 민병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유조선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기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전체 상황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 등에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0.1%(6.0달러) 오른 온스당 500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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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전쟁 격화 등 영향 큰 폭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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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제 기대감 등 영향이 하락반전
- 국제유가는 16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제 기대감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5.3%(5.21달러) 오른 배럴당 93.50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8%(2.83달러) 하락한 배럴당 10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100달러선이 무너지며 99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13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3.14달러에 마감됐으며 종가 기준으로 2022년 7월 말 이후 3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대한 의지를 거듭 비쳤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지원을 재차 촉구하며,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에 대해 "이것이 끝나면 유가는 매우,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다.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석유시장의 공급 우려를 덜기 위해 이란산 원유를 실은 이란, 중국, 인도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것을 용인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배들이 이미 해협을 빠져나갔고 우리는 석유 공급이 지속되게 하기 위해 이를 용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했지만 해협통과 협상에는 개별적으로 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동맹국 등에 대해 분열을 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3일 이란당국이 인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의 해협통과를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인도가 지난 2월 인도 근해에서 나포한 이란계 유조선 3척을 풀어준다는 것이 통화 조건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선박의 안전한 운행에 대해 협의를 바라는 국가들에 대해 문호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미 복수의 국가들로부터 협의 타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에너지수출 재개를 위해 이란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해운조사회사 윈드우드는 15일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유조선이 지난 13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이밖의 국가에 대해서도) 일부 선박이 통과가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중동 전쟁이 계속돼 에너지 위기가 이어질 경우 추가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자문사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에서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보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유조선 호위 지원 요청으로 석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배럴당 100달러는 위험 시나리오가 아닌 기본 시나리오가 됐다"며 "4월에 공급이 개선되더라도 재고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유가는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 후퇴 등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1.2%(59.5달러) 내린 온스당 50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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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제 기대감 등 영향이 하락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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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틀째 급등세 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
- 국제유가는 12일(현지시간)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 등 영향으로 2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9.7%(8.48달러) 오른 배럴당 95.73달러에 마감됐다. WTI 선물은 장중 11% 이상 오르며 97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9.2%(9.48달러) 오른 100.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선물이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9일에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것은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물론 페르시아국가내 미군기자에 대한 공격지속 등 전선 확대의 의지까지 내비쳤기 때문이다. 모즈타바는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는 지렛대는 반드시 계속 사용돼야 한다"며 "적이 거의 경험이 없고 매우 취약할 다른 전선들을 여는 것에 대한 검토도 이뤄졌다"면서 전선 확대 의지도 보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군사충돌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날 이라크 남부 항구에서 유조선 2척이 이란에 의한 공격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수송 요충인 호르무즈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이란 외무부 차관인 마지드 타흐르-라반치는 AFP와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들은 이미 해협 통과 문제에 대해 우리와 논의했으며 우리는 그들과 협력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미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호위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현재 이 지역의 미군 자산이 이란 공격 능력을 파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트 장관은 이달말까지 유조선 호위를 위한 준비가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발표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충돌후에 페르시아만 연안국가의 석유생산량이 하루 1000만 배럴(전세계 소비량의 1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IEA는 “원유 수송이 빠르게 재개되지 않은 한 공급 급감은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앞서 IEA는 회원국이 석유비축 협조방출에 합의했다 발표했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석유방출에 따른 공급완료까지 120일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비축유 방출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호르무즈해협이 무기한으로 봉쇄가 지속된다면 주요산유국에 의한 추가 감산과 생산중단을 불러일으키고 IEA에 의한 석유비축유 협조방출이 가격을 억제하는 것은 곤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CA리서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협조방출은 불충분한 조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수송을 미국선박으로 제한하는 ‘존스법’의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강세 등에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1.0%(53.3달러) 내린 온스당 5125.8달러에 거래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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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틀째 급등세 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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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유가 92달러에도 못 버틴 다우⋯뉴욕증시, 전쟁·금리·실적 사이에서 흔들리다
- 미국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간)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와 고유가 부담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인 4억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유가 급등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9.24포인트(0.61%) 내린 4만7417.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8포인트(0.08%) 하락한 6775.80, 나스닥지수는 19.03포인트(0.08%) 오른 2만2716.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 넘게 오른 배럴당 87달러 안팩, 브렌트유 선물도 4% 이상 상승한 92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유가 반등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무력 충돌이 있다. 미국은 전날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해 이란 선박 여러 척을 격침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는 이날 이란 연안과 해협 인근에서 화물선 3척이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발표했다. 공급 차질 우려가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종목별로는 오라클이 단연 돋보였다. 회계연도 3분기 실적과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도 900억달러로 10억달러 상향하면서 주가가 9% 넘게 뛰었다. 반면 금융주와 소비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4%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앞으로 유가 상승이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에 시장은 안심하지 못했다. [미니해설] 비축유 풀어도 유가 안 꺾였다…월가가 더 무서워한 건 '출구 없는 전쟁' 11일 뉴욕증시를 관통한 핵심은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유가가 오르는데도 이를 제어할 확실한 수단이 시장에 먹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IEA는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했다. 통상 이런 조치는 에너지 시장을 진정시키고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카드다. 그런데 이날 시장 반응은 정반대에 가까웠다. 브렌트유는 92달러선을 웃돌았고, 다우지수는 289포인트 밀렸다. 시장은 '비축유 방출'이라는 처방보다 '전쟁 장기화가 실제 공급망에 남길 상처'를 더 크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충격이 원유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레어드 노톤 웨더비의 론 알바하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정제제품, 특히 항공유 같은 제품의 흐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유를 풀어도 병목이 남아 있으면 실물경제는 계속 압박받는다. 미국 정부가 선박 보험과 통항 지원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상선 피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책 선언만으로 흐름이 복원되기는 어렵다. 시장은 바로 이런 '정책과 현실의 간극'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업종별 흐름도 불안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다우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금융주였다. 골드만삭스와 비자가 지수를 압박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4.227%까지 올랐다. 시장이 걱정한 것은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전쟁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을 거쳐 금리 변수로 번지고, 다시 밸류에이션 압박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전염 구조'가 전면에 드러난 것이다. 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4%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증시를 구해주지 못했다. 숫자만 보면 물가가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의 물가 반영은 앞으로 몇 주가 더 문제다. 당장 이날 10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했고, 국채금리는 고점 부근에서 마감했다. 지금 시장은 '현재 물가'보다 '앞으로 유가가 남길 2차 물가 충격'을 더 무겁게 보고 있다. 오라클 주가 9% 급등은 그래서 더 눈에 띄다. 시장 전체는 흔들렸지만, 오라클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3분기 실적과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고,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900억달러로 높였다. 이 장면은 지금 월가가 모든 기술주를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전쟁과 유가가 시장 전체를 흔들어도, 실적으로 AI 수요를 입증하는 기업은 살아남는다. 반대로 실적 확신이 약한 종목은 고금리·고유가 환경에서 더 큰 할인 압력을 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초 전쟁이 "매우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장은 이 메시지를 낙관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바클레이스의 에마뉴엘 코 전략가는 이를 두고 "유가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치솟은 뒤 그의 고통 임계치가 드러난 것일 수 있다"며 "유가 급등이 길어질수록 이익과 밸류에이션 하방 위험은 커진다"고 분석했다. 11일 장세는 세 가지를 보여준다. 첫째, 유가 충격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둘째, 물가가 당장 폭등하지 않았더라도 금리는 미래의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을 먼저 반영하고 있다. 셋째, 이런 환경에서도 실적으로 AI 수요를 증명하는 일부 기술주는 살아남지만, 지수 전체를 끌고 갈 정도의 힘은 부족하다. 월가는 지금 전쟁을 뉴스가 아니라, 기업이익과 밸류에이션을 깎아낼 실질 변수로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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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유가 92달러에도 못 버틴 다우⋯뉴욕증시, 전쟁·금리·실적 사이에서 흔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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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국제유가, 장중 배럴당 120달러 육박⋯시간외거래 90달러 밑으로 떨어져
- 국제유가는 9일(현지시간) 롤러코스터장세속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장중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시간외거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쟁 조기종식 가능성 시사와 선진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 등에 전거래일보다 하락반전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4.3%(3.87달러) 상승한 배럴당 94.77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전장보다 6.8%(6.27달러) 오른 배럴당 98.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 전쟁이 1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119.5달러까지 오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WTI 가격도 앞서 장중 배럴당 119.48달러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고점 도달 기준 브렌트유와 WTI의 일간 최대 상승폭은 각각 28.9%, 31.4%에 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이자 강경파로 평가받는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를 급격하게 밀어 올렸다.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도 2개 유전에서 생산량 감축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공급 우려를 키우며 유가 급등의 주요요인으로 작용했다. 월가 은행들은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가 몇 주간 지속되면 유가가 배럴당 130∼150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놨다. 장후반에는 국제유가는 이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유가 급등에 대응해 전략 비축유 방출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공동성명을 내면서 상승 폭을 빠르게 줄였다. 뉴욕증시 마감 무렵 브렌트유는 이날 종가 대비 4.61% 하락한 배럴당 88.42달러에, WTI는 종가 대비 6.56% 하락한 배럴당 84.94달러에 각각 거래돼 모두 배럴당 9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6일 종가 대비 오히려 하락한 수준이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전쟁 조기종식 가능성 시사에 하락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WTI는 배럴당 81.19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CBS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the war is very complete)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전쟁 조기 종식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날 통화를 하고 이란전 상황 등을 논의했다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밝힌 것도 긴장 완화 기대감을 높이며 유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위한 자신의 제안을 설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가가 단시간 지나치게 가파르게 올랐다는 인식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도 유가 하락 요인이 됐다. 다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석유시장 공급 충격 우려는 여전히 지속되는 분위기다. 원자재 데이터업체 케플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곧바로 풀린다고 하더라도 걸프해역(페르시아만) 석유 수출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6∼7주가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강세 등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1.1%(55.0달러) 내린 온스당 51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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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국제유가, 장중 배럴당 120달러 육박⋯시간외거래 90달러 밑으로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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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이란, 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선출⋯혁명국가에서 '세습 권력' 논란의 문턱으로
- 1979년 이란혁명은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며 "세습 권력의 종식"을 선언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2026년 3월, 이란은 다시 한 번 역사적 아이러니 앞에 서게 됐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 것이다. 8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국영매체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회의는 최근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이 결정은 이슬람공화국 체제가 사실상 부자 승계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란 혁명 이후 가장 상징적이고도 논쟁적인 권력 재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승계는 절차적으로는 헌법 질서 안에서 이뤄졌다.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을 가진 88명 규모의 전문가회의가 표결을 통해 결정했다는 것이 이란 국영방송과 외신 보도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권력 세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최고지도자는 이란 군 통수권과 핵 프로그램, 사법·안보 체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혁명 체제가 내세워온 "왕정 부정"의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일 AFP, 로이터 통신 등은 이란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가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완전한 복종'을 맹세하고 새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모즈타바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는 그동안 공식 직함은 거의 없었지만, 오랫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AP는 그를 "오래전부터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돼 온 인물"로 소개했고, 로이터는 그가 이란의 강경 보수 진영 및 안보 기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종교·정치 엘리트 네트워크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이는 모즈타바가 단순히 "최고지도자의 아들"이 아니라, 이미 체제 핵심부에서 비공식 권력을 축적해 온 실세였음을 의미한다. 그의 부상은 이번 전쟁 국면과도 떼어놓을 수 없다. 로이터와 AP 보도에 따르면,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달 28일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고, 직후 이란 지도부는 빠르게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확정했다. 이는 단순한 권력 공백 메우기를 넘어, 외부 압박 속에서도 체제 연속성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짙다. 워싱턴과 텔아비브의 군사적 압박이 최고지도자 교체로 이어졌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더 강한 강경파 체제의 고착으로 귀결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외부 메시지도 강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즈타바의 부상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게다가 모즈타바는 2019년 미국 재무부가 그를 강력한 혁명수비대 사령관과 긴밀히 협력해 아버지의 "지역 불안정화 야망과 억압적인 국내 목표"를 추진했다고 비난한 후 미국의 제재를 받은 인물다. 로이터는 이란 지도부가 트럼프 의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방식으로 후계 구도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새 지도부가 협상 유화보다는 미국과 대결 지속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을 시사한다. AP 역시 모즈타바의 선출이 전쟁 속 이란의 군사·핵 통제권을 한 인물에게 집중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정통성과 통치 역량이다. 모즈타바는 오랜 기간 배후 실세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공개 행정 경험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AP는 그가 공식 정부 직책 없이도 오랫동안 유력 후계자로 분류돼 왔다고 전했고, 외신들은 그가 강경한 대내 통제와 대외 저항 노선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제난, 빈곤 심화, 전쟁 피해, 국제 제재가 동시에 겹친 상황에서 이러한 강경 노선은 체제 결속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민생과 외교 정상화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왕조화' 논란이 본격화한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마하 야히야 소장은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모즈타바의 선출을 "체제의 지속"을 상징하는 선택으로 해석했다. 이는 곧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에도 이란이 노선을 바꾸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으로 읽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슬람공화국이 오히려 자신이 부정했던 왕정적 권력 승계의 그림자를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등장은 단순한 후계 교체가 아니다. 그것은 이란이 혁명국가의 정통성을 유지한 채 전시 체제로 결집할 것인지, 아니면 세습 권력 논란 속에서 내부 균열을 키울 것인지를 가를 분기점이다. 혁명이 끝낸 줄 알았던 왕조의 기억이, 47년 만에 다른 이름으로 되살아났다는 점에서 이번 선출은 중동 정치사의 중대한 장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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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이란, 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선출⋯혁명국가에서 '세습 권력' 논란의 문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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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유가 90달러 돌파에 뉴욕증시 또 급락⋯"전쟁 인플레 쇼크" 현실화
-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고 미국 고용지표까지 악화되면서 뉴욕증시가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쇼크와 경기 둔화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며 월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78.02포인트(1.0%) 하락한 4만7476.7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4%, 나스닥 종합지수는 1.45% 떨어졌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약 3% 하락하며 2026년 들어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을 뒤흔든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12% 급등해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역시 8% 이상 상승해 92.69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TI는 이번 주에만 36% 상승해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 급등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 우려에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 없이는 전쟁 종결 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긴장이 급격히 높아졌다. 여기에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도 겹쳤다. 쿠웨이트는 저장 시설 부족으로 일부 유전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고, 페르시아만 지역에서는 유조선 운항이 크게 위축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경제 지표도 시장에 악재였다.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 고용이 9만2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5만 명 증가 전망과 정반대 결과다. 실업률도 4.4%로 상승했다. 오리온 자산운용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고용지표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월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경기 민감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항공 연료 가격 상승 우려로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약 4% 하락했고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도 4~6% 떨어졌다. 크루즈 업체 카니발과 노르웨지안 크루즈 역시 약 6% 하락했다. 산업주와 소재주도 약세였다. S&P500 소재 업종 지수는 이번 주에만 7% 하락하며 1년 만에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프리포트맥모란, PPG 인더스트리, 벌칸 머티리얼즈 등 주요 종목들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은행주도 동반 하락했다.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되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나면서 은행 순이자마진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SPDR S&P 은행 ETF(KBE)에 포함된 101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다만 일부 업종은 전쟁 특수를 누렸다. 비료 업체 CF인더스트리와 인트레피드 포타시는 각각 5%, 9%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료 원료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기 때문에 공급 부족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보잉이 중국 정부와 737맥스 항공기 500대 주문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에 힘입어 4% 상승했다. [미니해설] 유가 36% 폭등이 던진 경고…월가가 두려워하는 '1970년대 시나리오' 이번 주 뉴욕 금융시장은 한 단어로 요약된다-"에너지 쇼크" 원유 가격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의 비용 구조를 결정하는 변수다. 이번 주 WTI 가격이 36% 폭등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유가가 90달러를 넘자 월가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단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세계 경제가 겪었던 가장 악명 높은 경제 상황이다. 지금 시장이 우려하는 구조도 유사하다. 첫째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세계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여기에 쿠웨이트가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부 유전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공급 충격 우려가 더 커졌다. 둘째는 경기 둔화 신호다. 미국 경제는 최근까지 비교적 견조한 고용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2월 고용보고서에서 9만2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는 코로나 초기 이후 가장 큰 고용 감소 중 하나다. 셋째는 금리 정책의 딜레마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하지만 고용 악화는 경기 부양을 요구한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지 내려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턴 굴스비 총재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중앙은행이 직면할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현재 시장을 '에너지 리스크 시장'으로 부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증시를 움직인 핵심 변수는 AI와 반도체였다. 그러나 이번 주 금융시장은 기술 혁신보다 훨씬 더 오래된 변수, 즉 석유가 여전히 세계 경제의 핵심 동력임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월가의 관심은 이제 하나의 질문으로 모이고 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것인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번 금융시장 변동성은 단순한 전쟁 리스크가 아니라 세계 경제 사이클 자체를 바꾸는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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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유가 90달러 돌파에 뉴욕증시 또 급락⋯"전쟁 인플레 쇼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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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1000P 급락⋯유가 80달러 돌파에 '전쟁 인플레 쇼크' 덮쳤다
- 미국 뉴욕증시가 국제유가 급등 충격에 크게 흔들렸다. 중동 전쟁 확전 우려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자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상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10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2% 넘게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약 1.2%, 나스닥 종합지수는 1% 안팎 하락했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민감 업종인 산업주와 항공주가 낙폭을 키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촉발 요인은 국제유가였다. 이란이 유조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 급등해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브렌트유도 5% 가까이 상승해 85달러를 넘어섰다. WTI가 8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2025년 초 이후 처음이다. 특히 유가는 이번 주에만 가파르게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WTI는 주간 기준 약 20%, 브렌트유는 약 17%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WSJ는 호르무즈 해협이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라며 현재 페르시아만 항구에는 수천 척의 선박이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해협의 사실상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에너지 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웠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3%까지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영향이다. 업종별로는 항공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주가는 약 7% 하락했고 사우스웨스트항공도 6% 넘게 떨어졌다. 항공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소형주도 크게 흔들렸다. 러셀2000 지수는 약 2.7% 급락하며 대형주보다 낙폭이 컸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중소형 기업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의 이중 부담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기술주 내부에서도 자금 이동이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엔비디아와 AMD 주가가 각각 약 3% 안팎 하락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반등했다.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는 약 2% 상승하며 이번 주 7%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중동 전쟁의 지속 기간이 향후 금융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나일스 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는 CNBC 인터뷰에서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유가 80달러'가 바꾼 시장…월가가 보는 세 가지 위험 신호 이번 뉴욕증시 급락은 단순한 지정학적 충격이라기보다 에너지 가격 쇼크가 금융시장에 직접 반영된 사례에 가깝다.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순간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시점이었다. CNBC에 따르면 WTI 가격이 80달러 선을 돌파한 직후 다우지수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전쟁 뉴스 자체보다 유가 상승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첫 번째 위험 신호는 인플레이션 압력의 재부상이다. 유가는 소비자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변수다. 특히 디젤 가격 상승은 경제 전반의 비용 구조를 빠르게 흔든다. 디젤은 화물 운송과 농업, 건설 산업에서 핵심 연료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곧바로 물류비와 식료품 가격으로 전가된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긴장이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3%까지 상승하며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다. 두 번째 위험 신호는 에너지 공급망 충격 가능성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현재 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조선 운항이 크게 위축됐고, 일부 선박은 항구에 대기 중이다. 만약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이 감소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수 있다. 세 번째 변수는 기술주 내부의 자금 이동이다. 올해 글로벌 증시는 AI 반도체 기업들이 주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미국 정부의 AI 칩 수출 규제 검토 보도가 나오면서 반도체 업종이 흔들렸다. 반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강세를 보였다. AI 확산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로 크게 하락했던 종목들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 산업 내부에서 반도체 중심 상승에서 소프트웨어로의 부분적인 로테이션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월가에서는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중동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될 것인가. 둘째,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 셋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를 다시 바꿀 것인가.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충돌은 금융시장에 단기 충격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경제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다. 그래서 지금 월가는 전쟁 뉴스보다 브렌트유 가격과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을 더 면밀히 바라보고 있다. 이번 장세의 핵심은 전쟁이 아니라 유가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월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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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1000P 급락⋯유가 80달러 돌파에 '전쟁 인플레 쇼크'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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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300P 반등·S&P 1%⋯유가 진정에 '중동 리스크' 일단 후순위
- 미국 증시가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로 급등하던 유가가 진정되고, 고용·서비스업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 공포를 뒤로 미룬 결과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08포인트(0.6%)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 상승해 주간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6% 급등했다. 시장을 끌어올린 건 기술주, 그중에서도 반도체주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가 각각 약 6% 뛰었고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도 2% 안팎 올랐다. 주초반 시장을 짓눌렀던 중동발 유가 충격과 AI 업종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이 큰 대형 기술주로의 회귀'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유가 급등세가 잦아든 것도 심리 안정에 힘을 보탰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1달러 안팎에서 보합권을 나타냈다(주간으로는 상승폭이 큰 상태).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CNBC 인터뷰에서 페르시아만 원유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발표"를 예고했고, 선박 보험 및 호위(군사적 지원) 방안이 거론되면서 유조선 운항 재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시장이 완전히 안심한 분위기는 아니다. 채권시장은 '유가→인플레이션' 경로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WSJ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09% 수준으로 더 올랐다고 전했다. 디젤 가격 급등도 부담이다. WSJ에 따르면 디젤 선물 가격은 주초 이틀 동안 23% 뛰어 갤런당 3.19달러로 치솟아(2023년 10월 이후 최고) 운송비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빠르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시 지표는 '경기 급랭'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CNBC는 ADP 민간고용이 2월 예상치를 웃돌았고, 비제조업(서비스업) 지표도 예상보다 강했으며 물가 압력은 완화 조짐을 보였다고 전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7주간 경제가 "완만한(slight to moderate)"성장세를 보였고, 고용은 "대체로 안정적"이며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채용이 변함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사례가 12개 연준 관할구 중 4분의 3에서 보고됐다는 점은 인플레이션 불씨로 남는다. 정책 변수도 겹쳐 있다. 베선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글로벌 관세 15%가 "이번 주" 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관세율이 "5개월 내" 대법원 판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통화정책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공식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중동 지정학 리스크의 파급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컸다. WSJ는 해운사들이 안전 우려로 상부 걸프(Upper Gulf) 노선 예약을 중단하거나 우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한국 코스피가 전일 12% 급락한 뒤, 한국 주식 ETF가 2% 넘게 반등했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월가는 '전쟁 헤드라인' 자체보다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와 그것이 금리·인플레이션 경로를 얼마나 자극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주간 기준 유가는 급등했고 금리도 올라 있는 만큼, 반등장이 이어지려면 에너지 쇼크가 물가·성장 전망을 흔들지 않는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전쟁 쇼크'보다 무서운 것은 유가…월가가 보는 진짜 변수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다. 이번 주 뉴욕증시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변수는 군사 충돌 자체가 아니라 에너지 가격이었다. 실제 장세 흐름도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를 넘보자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유가가 80달러 수준에서 안정되자 주식시장은 다시 반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중동 전쟁 자체보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심은 유가→물가→금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만약 이 통로가 장기간 막히면 유가 상승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디젤 가격이다. WSJ에 따르면 디젤 선물 가격은 주초 이틀 동안 23% 급등하며 갤런당 3.19달러까지 올랐다. 디젤 가격은 화물 운송과 농업, 물류 비용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로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은 여전히 긴장 상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4.09%까지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다. 기술주로 돌아온 자금 흥미로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도 반도체 중심 기술주가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섰다는 것이다. 마이크론과 AMD가 6% 상승하고 브로드컴과 엔비디아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단순한 업종 반등 이상의 의미가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크게 두 가지 축 사이에서 움직여 왔다. AI 반도체·빅테크 중심 성장주와 에너지·방산 중심 지정학 리스크 수혜주다. 전쟁 초기에는 방산과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유가 상승세가 멈추자 투자자들은 다시 성장주로 돌아왔다. 이는 월가가 여전히 AI 투자 사이클을 장기적인 핵심 테마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이 보는 '두 개의 리스크' 다만 금융시장이 완전히 안심한 것은 아니다. 지금 월가가 주목하는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 가격의 지속 상승 여부다. 유가 상승이 길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다. 둘째는 정책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글로벌 15% 관세 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연준 베이지북에서도 기업들이 관세 영향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보고가 여러 지역에서 나타났다. 결국 시장의 초점은 전쟁 자체가 아니라 유가와 금리의 방향이다.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변동성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 월가는 전쟁 뉴스보다 브렌트유 가격과 10년물 국채 금리 그래프를 더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 결국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지정학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과 미국 경제의 체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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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300P 반등·S&P 1%⋯유가 진정에 '중동 리스크' 일단 후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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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픈AI, 160조원 투자 유치⋯기업가치 1200조원 '껑충'
-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총 1100억 달러(약 160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오픈AI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아마존닷컨과 소프트뱅크그룹 등으로부터 모두 110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자사의 시장가치를 8400억 달러(약 1212조 원)로 평가하며 추진한 이번 대규모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아마존으로부터 500억 달러, 소프트뱅크와 미국 엔비디아로부터 각각 30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주도로 진행된 400억 달러 투자(기업가치 5000억 달러 평가)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아마존의 500억 달러는 우선 150억 달러를 집행하고 향후 수개월 내 일정 조건 충족 시 350억달러를 추가 투입하는 구조다. 오픈AI는 “다른 투자자들도 라운드에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AI는 경제 전반을 바꾸고 있으며, 이를 감당하려면 막대한 집단적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오픈AI는 장기적으로 매우 큰 승자가 될 것"이라며 전략적 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신규 자금 유입 전 기업가치(pre-money)는 7300억 달러였고 이번 투자금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84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투자와 함께 양사는 다년간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오픈AI는 기존 380억달러 규모였던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용 계약을 향후 8년간 1000억달러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AWS는 오픈AI가 이달 초 공개한 기업용 플랫폼 '프런티어(Frontier)'의 독점 외부 클라우드 유통 파트너가 된다. 또한 오픈AI는 아마존의 자체 AI 칩 ‘트레이니움’을 활용해 아마존 고객용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될 맞춤형 모델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된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을 기반으로 추론(inference) 전용 3기가와트(GW), 학습(training) 전용 2기가와트 등 총 5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프라 확보 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연산 자원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총 컴퓨팅 지출 목표를 약 60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올트먼 CEO가 과거 언급한 1조4000억 달러 인프라 구상보다 축소된 수치로, 시장의 과도한 투자 우려를 반영해 보다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AI는 2030년 총매출이 28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소비자 사업과 기업용 사업이 거의 비슷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아마존·엔비디아, 복잡해진 구도에 경쟁도 격화 AI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구글의 '제미나이'가 소비자 AI 시장에서 추격하고 있고, 기업용 시장에서는 앤스로픽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이달 초 30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3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오픈AI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 조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기존 협력 관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이후 오픈AI의 핵심 투자자로, 이번 라운드에도 참여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클라우드 기업이 AI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주요 고객이 되는 '순환 투자'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확대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에 대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 생태계 전반으로 새로운 수익이 유입될 경우에만 이러한 구조가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 등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컴퓨팅 역량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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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픈AI, 160조원 투자 유치⋯기업가치 1200조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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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어닝 서프'에도 5% 급락⋯나스닥 1.3%↓
- 뉴욕증시가 다시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상징인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내놓고도 5% 넘게 급락하면서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줬다. 26일(현지시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301.17포인트(1.30%) 하락한 2만2850.9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9.13포인트(0.56%) 내린 6907.00,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0.60포인트(0.14%) 오른 4만9552.75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가는 5.49% 하락한 184.83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5% 넘게 밀리며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로드컴, 램리서치, 웨스턴디지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다른 반도체주도 5% 이상 떨어졌다. 팩셋의 톰 그래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시장은 지금 '증명하라(prove it)' 모드"라며 "높은 기대와 회의적 시각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완전히 의구심을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세일즈포스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3% 상승했다. 다만 2027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는 기대에 못 미쳤다.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 ETF(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Sector ETF·IGV)는 1% 올랐지만 최근 고점 대비 약 30% 하락한 약세장 구간에 머물러 있다. 금융·에너지·부동산 업종은 상승했다. JP모건체이스, 엑손모빌, CBRE 등이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블록버스터'로는 부족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숫자만 보면 흠잡기 어렵다. 분기 순이익은 급증했고,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환호 대신 매도를 택했다. 월가가 기대하는 기준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WSJ는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산업의 바로미터다. 거품 우려를 잠재우려면 단순한 '어닝 비트'가 아니라 추가적인 성장 가시성과 수주 확신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됐다. 톰 그래프 CIO는 "엔비디아는 높은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에서 회의적인 시장과 맞서고 있다"며 향후 몇 분기 동안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소매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지만, 동시에 매도 물량도 크게 증가해 주가 흐름이 요동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10월 5조달러 시가총액을 돌파한 뒤 고점 대비 6% 이상 밀린 상태다. 'AI 슈퍼사이클'이 지속될지에 대한 검증 국면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프트웨어, 공포는 여전 엔비디아 급락과 달리 소프트웨어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세일즈포스는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며 3% 상승했다. 다만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은 실망을 안겼다.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CIO는 "세일즈포스 실적은 견조했지만 약한 가이던스가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로 인한 업종 하락이 과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최근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시가총액 증발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IGV는 고점 대비 30% 하락해 약세장 구간에 진입했다. 워크데이는 부진한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장중 9% 넘게 밀렸다가 낙폭을 줄였다. 이는 AI 경쟁 심리가 여전히 업종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종 순환…"올해는 폭넓은 상승 가능" 기술주 변동성과 달리 금융·에너지·부동산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JP모건체이스, 엑손모빌, CBRE 등이 상승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는 최근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2026년 증시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더그 비스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헤드라인 변동성 아래에서 업종 순환과 시장 저변 확대가 진행 중"이라며 "이는 올해 광범위한 주가 상승의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단일 테마 장세'에서 '선별·순환 장세'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일방적 랠리에서 벗어나, 업종 간 차별화가 본격화되는 국면이다. 시험대에 오른 AI 사이클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CNBC 인터뷰에서 "모든 산업과 모든 국가가 AI에 의해 변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다. AI는 더 이상 기대만으로 오르는 테마가 아니다. 실적과 가이던스, 수주 가시성이 매번 검증대에 오른다. '증명하라'는 요구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정은 AI 붐의 종말이라기보다, 과열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은 이제 숫자 이상의 확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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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어닝 서프'에도 5% 급락⋯나스닥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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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트럼프 글로벌 관세 15%, 미·EU 무역 '균형' 흔들 위험"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인상 움직임이 미·EU 간 무역관계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CBS 인터뷰에서 "무역 관계자들이 익숙해진 균형이 다시 흔들리면 비즈니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차에 타기 전 도로 규칙을 알아야 하듯 무역도 명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에 향후 조치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지난해 체결한 무역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미니해설] '균형의 붕괴' 경고한 ECB…트럼프 관세에 유럽 통화·무역질서 시험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다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는 달라졌지만 보호무역 기조는 유지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의 균형 상태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지난해 7월 미국과 EU는 미국이 EU 회원국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EU가 향후 수년간 6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타협을 이뤄냈다. 관세 인하와 대규모 투자라는 교환 조건을 통해 양측은 새로운 ‘균형점’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 균형이 정책 예측 가능성 위에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차에 타기 전에 도로 규칙을 알고 싶다"며 무역에서도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소급 적용되거나 환급 여부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장기 계약과 공급망 설계를 전제로 움직이는데, 관세 체계가 수시로 바뀌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특히 ECB 수장으로서 라가르드 총재가 우려하는 지점은 무역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환경에 미칠 파장이다. 관세는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흔들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의 최종 부담자가 된다는 그의 언급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그는 "관세 대부분은 미국 수입업체가 부담했고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경로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유럽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EU 기업의 대미 수출 가격 경쟁력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미국 내 생산기지 확대를 요구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유럽 산업정책과 투자 전략 전반에 재조정을 요구하는 신호다. EU 집행위원회는 즉각 반응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미국 측에 향후 조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지난해 체결한 무역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합의의 법적·정치적 구속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유럽의회가 대미 무역합의 승인을 추가로 보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합의 이행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유럽 내부의 정치적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균형(equilibrium)' 언급은 경제학적 의미를 내포한다. 무역관계는 단순한 관세율의 합이 아니라 투자·환율·금리·소비심리 등이 맞물린 복합적 시스템이다. 한 축이 흔들리면 다른 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특히 미·EU 관계는 세계 교역의 핵심 축인 만큼, 작은 균열도 글로벌 시장에 파급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은 국내 정치적 계산과도 맞물려 있다. 보호무역을 통해 제조업과 노동자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무역 상대국의 보복과 공급망 재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이 미국과의 합의를 재검토하거나 승인을 지연할 경우, 양측 간 신뢰 자산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이번 ECB 총재 발언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라가르드 총재가 반복해 강조한 '명확성'은 기업과 금융시장이 요구하는 최소 조건이다. 관세 환급 여부, 적용 범위, 기간 등 세부 규칙이 불투명하면 투자 결정은 지연되고 자본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한다. 이는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행정부 권한에 대한 제동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러나 행정부가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해 관세를 유지한다면 정책 불확실성은 지속된다. 유럽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경고는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시스템 안정에 대한 요구다. 미·EU 간 균형이 무너질 경우 그 여파는 대서양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세율 경쟁이 아니라,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재확인이라는 점을 유럽은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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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트럼프 글로벌 관세 15%, 미·EU 무역 '균형' 흔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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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지구가 좁다, 우주로 가는 '데이터 함대'와 머스크의 야망
- 인공지능(AI) 혁명이 지구의 전력망과 수자원을 집어삼키는 '에너지 블랙홀'로 부상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시선이 지구 밖 우주로 향하고 있다. 지상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 사회의 반발과 전력 부족 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하자, 무한한 태양광 에너지와 천연 냉각 시스템을 갖춘 궤도상에 연산 장치를 띄우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거물들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터무니없는 환상" vs "100만 위성 데이터 함대"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을 향해 "터무니없다(Ridiculous)"며 직격탄을 날렸다. 올트먼은 지난 20일 뉴델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현재의 기술 수준과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궤도 데이터센터는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주가 유용한 공간임을 인정하면서도 "막대한 발사 비용과 궤도상에서의 칩 수리 난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라며, 적어도 이번 10년 안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반면 일론 머스크는 이를 xAI와 스페이스X의 핵심 미래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우주 데이터센터 역할을 수행할 100만 개의 위성 군단(Constellation)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전담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머스크는 지난 12월 xAI 전체 회의에서 우주 데이터센터가 최우선 순위임을 명확히 했으며, 최근 추진 중인 스페이스X의 xAI 인수를 통해 궤도 데이터센터 배포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반도체 패러다임의 변화와 '방사선 내성' 경쟁 우주 데이터센터 논쟁은 단순한 입지 싸움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우주는 지상과 달리 강력한 우주 방사선에 상시 노출되어 있어, 기존의 초미세 공정 칩들은 오작동을 일으키기 쉽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블랙웰' 같은 고성능 칩을 넘어 방사선 내성을 갖춘 '스페이스 그레이드(Space-grade) AI 반도체'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특수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향후 AI 메모리 패권의 향방을 가를 핵심 관전 포인트다. 지상의 대안: '빅 쇼트' 마이클 버리의 원전 회귀론 우주로 눈을 돌리는 대신 지상의 전력 문제를 '원자력'으로 정면 돌파하자는 현실론도 거세다. 영화 '빅 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1조 달러 규모의 원자력 및 전력망 확충 계획을 가속할 것을 촉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에 나선 것처럼, 우주로 서버를 쏘아 올리는 천문학적 비용보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통한 전력 자립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한국의 SMR 기술 수출에도 중대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운명은 재사용 로켓 기술을 통한 '발사 비용의 혁신적 하락'에 달려 있다. 20년 전 재사용 로켓이 공상과학처럼 여겨졌으나 현실이 되었듯, 2030년대에 우주가 거대한 분산형 클라우드 허브가 될지, 아니면 실리콘밸리의 값비싼 신기루로 남을지는 기술 경제학의 냉정한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Key Insights] 인공지능 혁명의 본질이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해 지능을 추출하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으로 변모함에 따라 지상 인프라가 전력망 과부하와 수자원 고갈이라는 물리적 임계점에 도달한 것이 우주 데이터센터 논쟁의 근본적인 배경이다. 일론 머스크와 구글이 우주를 태양광 에너지를 24시간 확보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의 땅으로 보고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반면, 샘 올트먼과 금융권 전문가들은 우주 공간에서의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과 기술적 난도를 근거로 경제적 실익이 결여된 실리콘밸리 특유의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회의론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우주 환경은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장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방사선 내성을 갖춘 특수 AI 반도체 설계 및 제조 능력이 새로운 국가 경쟁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결국 AI 패권의 승부처는 알고리즘 고도화를 넘어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는 에너지 안보 전쟁으로 전이되고 있으며, 우주 데이터센터의 현실화 여부는 재사용 로켓을 통한 발사 비용의 혁신적 하락이 상업적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Summary] 인공지능 수요 폭증에 따른 전력난과 환경 규제로 인해 일론 머스크와 구글이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100만 개의 위성을 띄워 궤도 컴퓨팅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으나,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발사 및 수리 비용 문제를 들어 이를 터무니없는 구상이라고 비난했다. 우주 클라우드는 방사선 내성 반도체 등 새로운 기술적 도전을 요구하며, 지상에서는 대안으로 원전 확충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결국 발사 비용의 획기적 절감 여부가 우주 데이터센터의 상업적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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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지구가 좁다, 우주로 가는 '데이터 함대'와 머스크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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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1970년대 캐나다산 플라스틱, 5천㎞ 건너 영국 오크니 해변 도착
- 영국 스코틀랜드 북단 오크니 제도 샌데이(Sanday) 하워 샌즈(Howar Sands) 해변에서 1960~70년대 캐나다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병과 각종 잔해가 대거 발견됐다. BBC에 따르면 현지 자원봉사자들은 최근 몇 주 사이 해안선에 밀려든 플라스틱 양이 "압도적"이라고 호소했다. 해변 정화 활동을 주도해온 데이비드 워너(35)는 지난해 해안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병이 42개였던 반면, 올해 들어서는 이미 수백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부 병은 캐나다 뉴펀들랜드·래브라도 지역에서 제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남동풍을 동반한 이례적 기상 조건과 계절성 폭풍이 이른바 '레트로 쓰레기(과거에 버려진 폐기물)'를 대량으로 떠밀어온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해안 침식이 진행 중인 매립지 역시 오래된 플라스틱을 다시 바다로 유출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워너는 특정 구역 1㎡에서 확인된 스티로폼 입자 밀도를 근거로, 약 70㎡ 범위에 30만 개가 넘는 미세 조각이 흩어져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BBC 라디오 오크니와의 인터뷰에서 "해변 정화 활동을 하며 압도감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입자가 너무 작아 사실상 수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당 해변은 번식 조류 보호를 위한 특별 과학보호구역(SSSI)으로 지정돼 있어, 플라스틱 잔해는 야생동물에도 직접적 위협이 된다. 해양보전협회(Marine Conservation Society)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환경에서 장기간 잔존하며, 대양을 건너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 베리 스코티시 아일랜드 연맹 관계자는 "기상 패턴이 바뀌면 과거의 유산 폐기물이 한꺼번에 밀려올 수 있다"며 "봄이 되면 다시 치우겠지만, 내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워너는 상황이 암담하지만 대응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식 해변 정화 모임을 구성해 수거 활동을 체계화하고, 수집된 플라스틱으로 환경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을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플라스틱은 우리의 일상에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라면서도 "소비할 때 그 최종 행선지를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쓰레기가 우리 것이 아닐 수는 있지만, 결국 누군가의 쓰레기다. 그렇다면 우리의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라고 반문했다. 반세기 전 생산된 플라스틱이 대양을 건너 해안에 닿은 사실은, 해양 오염이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닌 장기적·초국가적 과제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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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1970년대 캐나다산 플라스틱, 5천㎞ 건너 영국 오크니 해변 도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