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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시가 18.67% 급등⋯강남·한강벨트 보유세 부담 커진다
지난해 서울 강남3구와 한강벨트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뛴 영향으로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8.67% 올라 5년 만에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17일 발표한 올해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전국 평균 상승률은 9.16%였지만 서울은 이를 크게 웃돌며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강남3구 공시가격은 평균 24.7% 상승했고, 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 등 한강벨트 8개 구도 평균 23.13% 올라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전국에서 48만7362가구로 1년 새 53.3% 늘었고, 이 가운데 85.1%가 서울에 몰렸다. 강남과 한강벨트 일부 고가 아파트는 올해 보유세 증가율이 40~50%대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니해설] 공시가 급등의 명암…서울 집값 반영됐지만 세금 충격도 커졌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숫자만 봐도 서울 부동산 시장의 온도차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전국 평균 상승률은 9.16%였지만 서울은 18.67%로 두 배를 웃돌았다. 지난해 서울 강남3구와 한강변 핵심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한 흐름이 고스란히 공시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현실화율은 지난해와 같은 69%로 동결됐지만, 시세 자체가 크게 오른 탓에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체감할 세금 부담은 결코 작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강남과 한강벨트에서는 보유세 증가율이 40~50%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서울 안에서도 오름폭 격차가 크고, 서울과 지방의 온도차는 더 벌어졌다. 올해 공시가격 발표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서울 중심 자산 양극화가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국토교통부가 17일 공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전국 약 1585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산정한 결과다. 기준 시점은 올해 1월 1일이며, 시세에 현실화율 69%를 곱해 공시가격을 산출했다. 정부는 현실화율을 추가로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변동은 사실상 지난해 시세 변화만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서울 집값 상승이 워낙 가팔랐던 탓에 현실화율 동결 효과는 체감되기 어렵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과 실거래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올해 공시가격은 서울 핵심지의 급등세를 보다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수치가 됐다. 서울의 18.67% 상승률은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동주택 공시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로도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이는 2022년의 전국적 급등 국면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가격이 요동쳤다면, 올해는 서울 특히 일부 핵심 지역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더 분명하다. 다시 말해 전국 부동산 시장이 일제히 뜨거운 것이 아니라 서울의 특정 입지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서울 내부를 들여다보면 쏠림 현상은 훨씬 선명하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24.7%에 달했다. 강남구는 26.05%, 송파구는 25.49%, 서초구는 22.07% 올랐다. 강남권은 학군, 교통, 재건축 기대, 한강 조망, 희소성까지 겹치며 지난해 실거래가가 빠르게 상승했던 곳이다. 그 결과 공시가격도 서울 평균을 한참 웃도는 폭으로 뛰었다. 여기에 더해 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 등 이른바 한강벨트 8개 자치구 역시 평균 23.13% 상승하며 강남권에 근접한 흐름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성동구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29.04%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성동구는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인 선호 주거지로 부상했고, 한강변 입지와 신축 수요, 교통 개선 기대가 겹치며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양천구 24.08%, 용산구 23.63%, 동작구 22.94%, 강동구 22.58%, 광진구 22.20%, 마포구 21.36%도 모두 20%를 넘겼다. 전통적 부촌인 강남3구뿐 아니라 서울 핵심 생활권 전반으로 고가 주택의 가치 상승이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이런 지역을 제외한 서울 나머지 14개 자치구의 평균 상승률은 6.93%에 그쳤다. 도봉구 2.07%, 강북구 2.89%, 금천구 2.80%, 중랑구 3.29% 등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다. 이는 서울 안에서도 자산 격차가 한층 벌어졌다는 뜻이다. 같은 서울이라도 강남·한강벨트와 외곽 지역의 공시가격 변화가 이렇게 다르다면 세금 부담, 대출 여건, 자산 재평가, 시장 심리까지 모두 다르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 결국 서울이라는 하나의 시장 안에서도 ‘핵심지’와 ‘비핵심지’의 분리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과 서울 외 지역의 차이는 더 극적이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3.37%에 그쳤다. 경기 6.38%, 세종 6.29%, 울산 5.22%, 전북 4.32%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서울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제주(-1.76%), 광주(-1.25%), 대전(-1.12%), 대구(-0.76%), 충남(-0.53%), 강원(-0.45%), 전남(-0.24%), 인천(-0.10%)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 9.16%가 실제로는 서울 핵심지의 급등에 크게 끌어올려진 수치라는 점을 말해준다. 시장이 살아난 곳과 여전히 정체되거나 약세인 곳의 간극이 공시가격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가장 민감한 대목은 역시 세금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산정의 기초가 된다.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전국 48만736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6만9364가구 늘어 증가율이 53.3%에 달한다. 이 중 85.1%인 41만4896가구가 서울에 몰렸다. 서울이 종부세 과세 주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공시가격 상승의 충격이 어디에 집중될지를 잘 보여준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9만9372가구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7만5902가구, 서초구 6만9773가구가 뒤를 이었다. 양천구 2만8919가구, 성동구 2만5839가구도 적지 않았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송파구가 1만8821가구 늘어 가장 많았고, 강동구 1만6362가구, 성동구 1만5378가구, 강남구 1만5327가구, 양천구 1만3801가구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강북구·도봉구·노원구·금천구·관악구는 12억원 초과 공동주택이 한 채도 없었다. 서울 안에서도 과세 대상 자산이 집중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것이다. 보유세 부담도 이 구도와 맞물린다. 공시가격이 20% 이상 급등한 강남과 한강벨트의 고가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종부세 과세 기준을 넘는 고가 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일부 단지의 경우 지난해보다 보유세가 40~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시가격이 단순 통계가 아니라 실제 가계의 세금 부담, 매도·보유 판단, 증여 전략, 임대료 전가 가능성까지 흔드는 변수라는 점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는 이번 공시가격안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18일부터 4월 6일까지 소유자 열람과 의견 청취 절차를 진행하고, 이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4월 30일 최종 공시한다. 이어 5월 29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아 재검토한 뒤 6월 26일 조정·공시할 계획이다.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와 관할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열람할 수 있고, 의견이 있으면 온라인이나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흐름 자체가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서울 핵심지의 높은 공시가격 상승 기조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두 가지 현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는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값이 지난해 얼마나 가파르게 뛰었는지를 수치로 확인시켰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그 상승이 단순한 자산 가치 확대에 그치지 않고 세금 부담, 지역 간 격차, 계층 간 자산 불균형을 더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강남3구와 한강벨트는 공시가격 급등과 함께 세 부담이 커지고, 서울 외곽과 지방은 상대적으로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진다. 올해 공시가격은 단순한 행정 수치가 아니라 서울 부동산의 집중화와 전국 자산 양극화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성적표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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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의 시네Bar 천국]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전쟁의 상흔과 재생의 윤리
미야자키 하야오는 거짓말쟁이다. 은퇴와 번복을 거듭하는 많은 예술가가 그렇듯. 2013년 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2023년 를 내놓으며 다시금 관객 앞에 섰다. 이는 창작의 고통과 환희로 회귀하는 눈물겨운 몸부림이자. 자기 부정과 긍정의 정반합에 선 예술가의 고뇌다. 이 작품은 그의 필모그래피 전체를 관통하던 주제들-전쟁의 기억, 환경 파괴, 생명의 존엄, 소년의 성장-이 집대성된 자전적 성찰의 결과물이다. 초등학생 시절 요시노 겐자부로의 동명 소설을 읽으며 평생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천착해 온 감독은, 80대에 이르러서야 자신만의 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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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뚫린 호르무즈"⋯파키스탄·인도 유조선, 이란 경계망 잇따라 통과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파키스탄 국적 유조선이 처음으로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파키스탄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선박의 안전 통항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군사적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키스탄 유조선 '카라치'호, 호르무즈 해협 첫 통과 17일 로이터통신은 선박 운항정보 업체 머린트래픽과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를 인용해, 파키스탄국영해운공사(PNSC) 소속 중형 유조선 '카라치'호가 지난 15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유조선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다스섬에서 원유를 적재한 뒤 해협을 빠져나와 이날 중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머린트래픽은 자사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번 통과는 일부 화물선이 협상을 통해 안전한 통항을 보장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군 소식통도 로이터에 "해군이 이란 해군과 접촉했으며, 파키스탄 선박이었기 때문에 호위는 필요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파키스탄 해군과 외무부는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PNSC 소속 또 다른 유조선 '라호르'호도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항구 얀부에서 원유를 싣고 현재 파키스탄으로 향하고 있으며, 현 항행 속도를 유지할 경우 3일 후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란 긴장 속 파키스탄의 줄타기 외교 파키스탄의 이번 움직임은 복잡한 외교 방정식 속에서 이뤄졌다. 파키스탄은 인접국 이란은 물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나라다. 특히 사우디와는 지난해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후 더욱 첨예한 외교적 균형을 요구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주 자국 상선 호위를 포함한 항로안전작전에 돌입했으며, 재무부는 내달 중순까지 필요한 원유 수요량은 확보된 상태라고 밝히면서도 연료 수입처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인도와 중국, 이란의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미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도도 해군 호위 속 해협 통과…아시아 원유 수송 재개 가속 파키스탄뿐 아니라 인도도 자국 선박의 안전 통항에 나섰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은 전날 인도 국영 인도해운공사(SCI) 소속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와 '난다 데비'호가 인도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시발릭호는 이미 인도 서부 문드라항에 도착했으며, 난다 데비호는 17일 중 입항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14일 UAE에서 원유를 적재한 인도 유조선 '자그 라드키'호도 현재 인도로 항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의 해협 봉쇄에도 불구하고 외교 협상과 군사 호위를 앞세운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 수송 재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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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브라질 해군, '원자력 잠수함' 예산 10억 헤알 증액 요구
브라질 해군이 국가 전략 사업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알바로 알베르토(Álvaro Alberto)' 호의 건조 중단을 막기 위해 2026년 예산에 10억 헤알(약 2800억 원) 규모의 추가 수혈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포데르360(Poder360)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브라질 국방의 숙원 사업인 '잠수함 개발 프로그램(Prosub)'의 동력을 유지하고, 갈수록 고조되는 남미 대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원자력 추진 체계 개발 '본궤도'…예산 부족 시 전문 인력 유출 우려 브라질 해군이 추진 중인 '알바로 알베르토' 프로젝트는 단순한 함정 건조를 넘어 원자력 추진 기술의 국산화를 목표로 하는 국가적 야심작이다. 현재 리우데자네이루의 이타구아이(Itaguaí) 해군 복합단지와 원자력 발전 실험실(Labgene)에서는 핵심 기술인 원자력 추진 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다. 해군 수뇌부는 이번 예산 증액이 거부될 경우, 핵심 공정의 중단은 물론 물리·학·공학 분야의 고도로 숙련된 전문 인력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10억 헤알의 추가 예산은 프로젝트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며, "예산 확보가 지연될 경우 2037년으로 예정된 최종 완공 일정이 더욱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원자력 잠수함은 적의 해양 이용을 거부하는 '해양 거부(Sea Denial)'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브라질의 광활한 영해인 '블루 아마존'을 수호하기 위한 필수 전력으로 꼽힌다. 마두로 포획 이후 격변하는 南美…800억 헤알 현대화 계획 시동 이번 예산 증액 요구는 브라질 정부의 국방 정책 기조가 급변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최근 "방위력이 약화되면 외부의 침공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군 현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지난 1월 미국 주도의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되는 등 지역 정세가 요동치자, 브라질 내부에서도 자국 방어 역량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브라질 육·해·공군 사령관은 향후 15년간 8000억 헤알(약 220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국방 투자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원자력 잠수함 건조 사업은 이 현대화 계획의 최우선 순위에 올라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원자력 잠수함 보유국 반열에 오를 경우 남미 대륙에서의 군사적 균형추가 브라질로 급격히 쏠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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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9회)
2 '더파든'의 장 '더파든'의 고양이(2) 고양이 '예나'와 '백설이'는 두 달 반 전 거의 같은 시기에 나타났다. 허민이 농장정원 '더파든'을 조성한 이래 평균적으로 십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이곳을 근거지로 살아왔다. 거의 전부가 '코리안 숏헤어'로 분류되는 고양이들이었다. 줄여서 '코숏'으로 불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색, 검정색, 호피무늬, 얼룩이 같은 녀석들이었다. 허민의 아내는 고양이들의 생김과 행동 양태에 따라 일일이 이름을 붙여 주었다.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의 주인공인 '잭 스패로우'를 연상시킨다고 '잭스패로', 노란 갈색이라고 '라니', 목과 배 부위가 유난히 하얗다고 '비앙카', 달의 여신을 떠올리게 한다고 '루나', 턱시도를 입은 것 같다고 '턱시', 온몸이 검다고 '올리브', '블래키'라는 이름들을 주었다. '야니'도 있었다. 대꾸 잘 하는 고양이 '야니'. 그녀가 "야옹" 하고 소리를 내면 "야아~아옹"이라고 대답했던 녀석. '내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의 구절이 있다. 그럼 '그녀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녀에게로 와서 더파든의 고양이가 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이것은 사건이었다. 두 달 반 전 어느 날, 허민이 정원에서 장미 오벨리스크를 손보고 있을 때였다. 산자락 쪽에 있는 식당사장의 텃밭 울타리를 넘어가는 하얀 짐승의 모습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 "아니, 고양이인가? 우리나라 들판에 하얀색 고양이도 사나?" 그런데 고양이였다. 다음 날 '집게의 집'(소나무 열 그루가 있는 터에 지은 집, 집게가 짊어지고 다닐 만큼 작은 집이라고 허민이 붙인 이름)의 데크에서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한국 고양이 '코숏'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잡티 하나 없는 하얀색 긴 털에 약간 어두운 푸른빛이 도는 하늘색 눈을 갖고 있는 녀석. 그래서 사진을 찍어 전문가에게 문의하였다. "긴 하얀 털에 하늘색 눈동자. 영락없는 터키쉬 앙고라 종입니다. 그런데 들에서 발견되었다고요? 거 이상하네요. 국내에서는 매우 찾아보기 힘든 종이거든요. 집에서 기르던 개체가 탈출했다? 그런데 집이 거의 없는 한적한 들판에서 희귀 종이 발견되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이 고양이는 '백설이'로 명명되었다. 사건은 연이어 발생했다. '백설이'가 오고 이틀 후 이번에는 고양이 '예나'가 '더파든'에 나타났다. 푸른색이 도는 회색 몸에 녹색의 눈동자를 가진 신비스러운 고양이. 몸집도 여느 고양이들보다 훨씬 커 위풍당당했다. 역시 전문가에게 물어보았다. "러시안 블루 종이 확실합니다. 푸른색이 도는 회색 몸통과 녹색 눈동자. 정확히 일치합니다. 아니? 또 거기 들판에서 발견되었다고요? 거 참! 저도 이해가 안 돼요. 국내에서는 키우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 녀석이 거기 어떻게 갔는지 전들 알 수 있나요? 뭐 녀석의 태생이 러시아이니까 거기서 왔겠죠. 거 왜 러시아 블라디에서 오는 배 있잖아요? 킹크랩 싣고 속초로 오는 배요. 그 배에 몰래 승선하여 속초항으로 와서 백두대간 타고 강릉으로 왔겠죠. 뭐 선생께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 특수임무라도 수행하려는 걸까요? 하 하 하…" 그래서 이 녀석에게는 '예나'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러시아의 여자 황제 '예카테리나 2세'를 줄인 이름. '예카테리나'는 궁중 쿠데타를 일으켜 자기의 남편인 '표트르 3세'를 쫓아내고 러시아 제국의 제8대 차르에 오른 여걸이었다. 발견 당시 '예나'는 약간 초췌한 모습에 무언 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며칠 되지 않아 '더파든'의 최강자로 상황을 정리해버리는 정복자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괜히 '예카테리나'이겠는가? 이것이 우연일까? 고양이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희귀한 고양이 두 마리가 나타난 것, 그것도 거의 동시에 나타난 것. 우연이라면 얼마의 확률일까? 그리고 이것. 이 꿈. 이틀에 한번 꼴로 찾아오는 꿈. 꿈이 시작된 시점이 고양이 '백설이'와 '예나'가 나타난 때와 정확히 일치하는 힌두쿠시 전사의 꿈. 그날 저녁 허민은 그가 요즘 푹 빠져있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기 위해 TV를 켰다. 독일에서 제작된 냉전시대의 동유럽을 무대로 하는 스파이 물 시리즈. 그런데 화면에 국내 공중파 방송의 뉴스 화면이 떴다. 그는 요즘 국내 공중파는 물론 종편 방송도 일절 보지 않는다. 열불을 지르는 것들을 굳이 가까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침 그의 아내가 트롯 경연 프로를 보고나서 화면을 전환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파키스탄이었다.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에 있는 난민 캠프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세력 간에 충돌이 발생하여 마을들이 불타고 수백 명의 주민들이 무자비하게 학살되었으며 다수의 난민이 유입되고 있다는 보도였다. 그리고 카메라는 난민 캠프를 비추고 있었다. 순간 허민은 소름 끼치는 공포를 느꼈다. 스파이 생활 삼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 그의 별명 허밍(Humming)을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공포. 고양이였다. 난민 캠프 철제 담장 위에 앉아있는 하얀 고양이. 그날 아침 '더파든'의 카페 앞 철제 담장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던 '백설이'를 닮은 고양이. 그의 꿈속에서 죽어가던 힌두쿠시 전사의 눈에 비쳤던 초승달을 닮은 푸른 눈을 가진 고양이. '더파든'의 고양이 '예나'와 '백설이'. 힌두쿠시 전사의 꿈 속 고양이. 그리고 파키스탄 난민 캠프의 고양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인가? ■ <편집자주> 하이브리드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는 은퇴한 스파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는 대의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 그 대의가 국가든 이념이든 정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대의의 깃발이 내려졌을 때 종종 스파이들은 버려진다. 때로는 제거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대의의 깃발이 다시 올랐을 때, 스파이는 그들을 버렸던 세상의 싸움에 다시 나선다. 스파이의 숙명이다.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동해안의 소도시에 은거하여 정원을 가꾸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대의의 깃발이 올랐다. 신물질 마약의 탄생을 막아 세상을 구해야 한다. 종래의 마약이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였다면 신물질 마약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강릉의 조그만 농장 정원 '더파든'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힌두쿠시산맥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 부족장의 딸 '자흐라', 전 CIA 부국장으로 비정부기구 STC(Save the Cat)의 집행위원인 '코르맥 오로크',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물리학 교수이며 STC의 설립자인 '엘리아스 워드' 그리고 고양이 머리를 한 이집트 신 '바스테트'의 눈인 세상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스파이의 여정에 함께 한다. ■ 작가 프로필 김남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GMU)에서 공부했다. 육군과 국가기관에서 31년간 국가의 업무에 봉직하였다. 은퇴 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있는 대학교에 강좌를 열고 본인이 태어난 마을이 바라보이는 강의실에서 학부와 대학원생들에게 테러리즘과 범죄정보에 대해 강의하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물려준 아담한 땅에 농장 정원 '더 파든'을 가꾸면서 가드닝 잡지에 정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제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섞어 사실 같으면서 사실 아닌 이야기를 꾸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허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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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대만에 두 번째 메모리 칩 공장 건설
미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 마이크론이 대만 통루오 부지에 두 번째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한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1월17일 체결한 인수의향서(LOI)에 따라 대만 미아오리현 통루오에 위치한 파워칩 반도체 제조회사(PSMC)의 P5 공장 인수를 완료하고 소유권을 확보했다. 마이크론은 연내 건설을 시작해 약 27만ft² 규모의 클린룸 공간을 추가할 예정이다. 마이크론 측은 "새로운 두 번째 시설은 미아오리현에 있는 기존 공장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새 시설은 마이크론의 대만 사업 운영을 보완하는 역할이다. 약 24km 떨어진 타이중 수직 통합형 메가 캠퍼스의 확장 시설로도 활용된다. 이 시설에는 약 30만ft² 규모의 300mm 클린룸 공간이 포함돼 있다. 마이크론은 새 시설이 2028년부터 기존 공장 생산 제품의 출하량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수요 증가에 맞춰 HBM을 포함한 DRAM 제품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마니쉬 바티아 글로벌 운영 부문 총괄 부사장은 "통루오 시설은 대만 사업을 보완하는 동시에 글로벌 확장 계획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며 "메모리는 AI 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자산이며 이번 시설 인수 및 생산량 증대는 우리 역량을 강화시켜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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