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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페루, 4조 8천억 원 규모 차세대 전투기 사업 시동⋯정부는 '美 F-16', 공군은 '유럽산' 선호
- 남미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 페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 마침내 닻을 올렸다. 총사업비만 35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이 매머드급 프로젝트를 두고, 검증된 미국산 전투기와 실리적인 유럽산 전투기 간의 치열한 막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기종 선정을 두고 페루 행정부와 공군 수뇌부 간의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어 국제 방산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페루 유력 매체 페루21(Perú21)은 17일(현지 시간) 호세 제리(José Jerí) 정부가 국방부에 총사업비만 35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중에서 11억 3700만 솔(약 3억 4000만 달러, 약 4917억 원) 규모의 예산 이전을 승인하는 최고령(Supreme Decree)을 공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차세대 전투기 24대 도입을 위한 계약금(Down payment) 성격으로, 페루 남부 '라 호야(La Joya)' 공군기지의 항공우주 통제 능력 회복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정부는 워싱턴을, 군인은 현장을 본다 이번 사업의 관전 포인트는 기종 선정을 둘러싼 내부의 엇갈린 시선이다. 보도에 따르면 페루 행정부는 미국의 록히드마틴 F-16 블록 70을 선호하는 기류가 강하다. 이는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실제 장비를 운용해야 하는 페루 공군(FAP) 내부 소식통들은 유럽 기종인 스웨덴 사브(Saab)의 그리펜(Gripen)과 프랑스 다소(Dassault)의 라팔(Rafale)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군 당국은 도입 비용뿐만 아니라 향후 유지보수 비용과 페루의 지리적 환경에 최적화된 작전 능력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 "칠레 넘어서는 성능" vs 사브 "도로에서도 뜨는 기동성" 수주전에 뛰어든 업체들의 홍보전도 불을 뿜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경쟁국인 칠레를 자극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록히드마틴 측은 페루21과의 인터뷰에서 "페루에 제안한 F-16 블록 70은 칠레 공군이 운용 중인 F-16보다 훨씬 현대화된 버전"이라며 "현존하는 4세대 전투기 중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강력한 전투력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스웨덴의 사브는 페루의 험준한 지형을 파고들었다. 사브 측은 "그리펜은 800m의 짧고 정비되지 않은 비상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유일한 기종"이라며 "산악과 정글이 많은 페루의 지리적 특성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낮은 군수 지원 소요와 저렴한 유지비용을 앞세워 "가장 경제적인 선택"임을 피력했다. 단순 구매 넘어선 '기술 동맹'이 관건 페루의 이번 사업은 단순한 완제품 수입을 넘어선다. 페루 정부는 계약 조건으로 장기적인 부품 공급망 확보, 무장 패키지, 조종사 훈련은 물론 '기술 이전'과 '현지 산업 참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방산 기술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이 과정에서 공급국의 수출 통제 정책이나 외교적 제약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산 무기의 경우 강력한 성능만큼이나 까다로운 운용 제약이 따르는 반면, 유럽 기종은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페루 공군의 선택은 향후 남미 지역의 항공 전력 균형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적 명분을 쥔 F-16이냐, 실리를 앞세운 유럽산 전투기냐를 두고 페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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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페루, 4조 8천억 원 규모 차세대 전투기 사업 시동⋯정부는 '美 F-16', 공군은 '유럽산'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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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행정부, USMCA 탈퇴 검토…북미 무역협정 파기 위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첫 임기 때 주도했던 북미무역협정(USMCA)의 탈퇴 가능성을 비공개로 저울질하며 글로벌 통상 환경에 거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한 다자간 협정 대신,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양자 협상으로 판을 새로 짜겠다는 노골적인 압박으로 풀이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SMCA의 효용성 깎아내리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2019년 체결된 USMCA를 언급하며 왜 우리가 여기서 탈퇴하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하는 등 협정의 존속 가치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멕시코 및 캐나다와의 무역 관계 재정립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9년의 합의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캐나다 및 멕시코와 각각 별도의 양자 협상을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탈퇴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해 더 나은 거래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최종 결정권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7월 연장 심사 앞두고 북미 통상 질서 안갯속 USMCA는 오는 7월 1일 협정 연장 여부를 결정짓는 의무 검토 시한을 맞이한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이 과정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불만 표출과 새로운 요구 조건 제시로 인해 거대한 무역 갈등의 진원지로 돌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USMCA를 향해 무의미하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으며, 캐나다와 멕시코의 제품이 미국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탈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외환 시장에서는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가 즉각적인 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의 USMCA 탈퇴 검토는 다자주의 무역 체제를 무너뜨리고 철저히 미국의 이익만을 좇는 양자 협상으로 통상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신호탄이다. 멕시코나 캐나다를 북미 수출의 우회 기지로 활용해 온 한국 자동차 및 부품, 배터리 기업들은 관세 면제 혜택 박탈이라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만큼, 기업들은 북미 현지 생산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공급망 다변화 등 컨틴전시 플랜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 [Summar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2019년 체결했던 북미무역협정(USMCA)의 탈퇴를 비공개로 검토하며 양자 협상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현행 협정이 국익에 맞지 않는다며 캐나다, 멕시코와의 개별 협상 추진을 예고했다.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USMCA 연장 검토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무의미하다고 깎아내리면서 북미 3국 간의 통상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 글로벌 외환 시장과 경제의 불확실성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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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행정부, USMCA 탈퇴 검토…북미 무역협정 파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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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ON] "법인카드는 없지만 열정은 무한대⋯'신중년' 위한 신명 나는 놀이터 만들 것"
- "지갑은 비어있고 법인카드 한 장 없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열정으로 꽉 차 있습니다. 우리 신중년(新中年)들이 계급장 떼고 마음껏 웃고 떠들 수 있는 '진짜 놀이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서울시 50플러스(+)세대의 인생 2막을 여는 산실(産室), '인생학교'의 제5대 총동문회장으로 선출된 김태영 회장의 취임 일성(一聲)이다. 지난 6일 서울시 50+서부캠퍼스 두루두루강당에서 열린 정기총회 및 이임식 행사에서 김 회장은 900여 동문을 대표하는 새로운 리더로 추대됐다. "잘하려고 힘주지 않겠다…끝장나는 소통이 무기" 2026년 2월,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김 회장은 거창한 공약 대신 '소통'과 '놀이'를 내세웠다. 그는 취임사에서 "학장님께서 늘 '잘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씀하셨다"며 "그 뜻을 받들어 잘하려고 애쓰며 어깨에 힘을 주는 대신, 동문들과 '끝장나게' 소통하며 짐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그가 그리는 인생학교 동문회의 청사진은 명확하다. 은퇴 후 사회적 역할 상실로 위축되기 쉬운 중장년층에게 다시 한번 주인공이 될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운동 ▲취미 ▲공부 ▲여행 ▲봉사라는 5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단순히 모여서 친목만 다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고 함께 공부하며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진정한 쉼과 놀이가 어우러지는 커뮤니티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900명 '인생 고수'들의 베이스캠프 '인생학교'는 서울시 50+센터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생애 설계 프로그램이다. 50~64세 중장년층이 모여 지나온 삶을 탐색하고, 앞으로의 진로와 사회 공헌 활동을 모색하는 '자유학기제' 성격을 띤다. 수료 후에도 동기들끼리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현재 18여 개의 커뮤니티가 활발히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이 900여 명의 '인생 고수'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됐다. 그는 현재 인수위원회를 꾸려 내실 있는 조직 구성을 준비 중이며, 2월 중 정식으로 조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김 회장은 "선배님들이 닦아놓은 길 위에, 우리 신중년들이 억수로 재미나게 놀 수 있는 판을 깔아드리는 것이 내 소임"이라며 "법인카드 대신 제 뜨거운 열정으로 동문 한 분 한 분을 모시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권위 대신 유쾌함을, 형식 대신 실용을 택한 김태영 회장. 그가 이끌어갈 인생학교가 대한민국 중장년층에게 어떤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된다. <이정환 커버살롱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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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ON] "법인카드는 없지만 열정은 무한대⋯'신중년' 위한 신명 나는 놀이터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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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 반등에 S&P500 상승⋯다우는 5만 돌파 후 최고치 재경신
-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반등 속에 상승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1.1%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기록하며 지난주 5만선 돌파 이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은 지난주 기술주 급락 이후 이어진 반등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거래됐다. 엔비디아는 3%, 브로드컴은 4% 상승하며 전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라클은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자 11% 급등했다. CNBC는 오픈AI 관련 기대가 오라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주 급격한 반등이 지속될 수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변동성 국면으로 이어질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최근 급락을 거치며 5년 평균 대비 프리미엄에서 디스카운트 구간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1월 고용보고서는 11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일(현지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코카콜라와 포드 등 주요 기업들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편 개별 종목 간 변동성은 확대됐다. IT 인프라 서비스 업체 킨드릴은 내부 회계 관리 검토와 경영진 이탈 소식이 전해지며 하루 만에 50% 넘게 급락했다. [미니해설] 5만 고지 이후의 뉴욕증시, '기록'보다 '검증'의 국면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 5만선을 돌파한 직후 다시 한 번 방향성 시험대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S&P500과 나스닥이 반등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상승 자체보다 "이 반등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에 모이고 있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며칠간의 급격한 등락이 기술주 중심의 포지션 조정과 투자 심리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지난주 기술주 급락은 소프트웨어 업종을 중심으로 한 'AI 영향 우려'와 맞물리며 확대됐다. 이후 다우지수의 5만선 돌파와 함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이 나타났지만, WSJ는 이를 두고 "경제와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인식과, 최근 하락이 과도했다는 판단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기대는 인프라로, 소프트웨어는 경계 지속 이번 반등에서 가장 뚜렷한 흐름은 AI 관련 종목 내에서도 인프라 중심의 선별적 강세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연이은 상승으로 시장의 관심을 다시 끌었고, 오라클은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상향과 함께 큰 폭으로 뛰었다. D.A. 데이비드슨은 오픈AI와 관련된 기대를 언급하며 오라클에 대한 평가를 높였다. 반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대한 경계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CNBC는 최근 소프트웨어 주가 조정이 "AI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려 나타났다고 전했다. WSJ 역시 기술주 반등 속에서도 일부 소프트웨어 종목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술주 전반의 회복이라기보다, AI 투자 수혜가 어디에 집중될지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 과정으로 해석된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은 CNBC 인터뷰에서 기술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급락을 거치며 과거 평균 대비 할인 구간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만 보면 기술주에서 완전히 이탈할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개별 리스크 부각…킨드릴 사태가 던진 경고 지수 반등과 달리 개별 종목 리스크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킨드릴의 급락은 그 대표적 사례다. CNBC와 WSJ에 따르면 킨드릴은 현금 관리 관행과 내부통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법무 책임자가 동시에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WSJ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료 요청 사실도 함께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킨드릴 주가는 하루 만에 50% 이상 폭락했다. WSJ는 이를 두고 "실적 자체보다 회계 관리와 내부 통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데 대한 시장의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와 공시 신뢰도가 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고용·물가 지표 앞둔 '숨 고르기'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거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월 고용보고서는 정부 셧다운 여파로 일정이 연기된 뒤 11일 공개될 예정이며, CPI는 13일 발표된다. CNBC는 앞서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짚으며, 공식 고용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 역시 투자자들이 고용과 물가 지표를 통해 경기 흐름과 연준 정책 경로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주가 반등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적과 경제 지표가 시장 기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다우 5만선 돌파라는 상징적 기록 이후 뉴욕증시는 이제 숫자보다 내용의 검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CNBC와 WSJ가 전한 월가의 시선은 명확하다. 기술주 반등은 진행 중이지만, 그 안에서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개별 기업 리스크에 따라 명암이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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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 반등에 S&P500 상승⋯다우는 5만 돌파 후 최고치 재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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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 "일본이 강하면 미국도 강해진다"⋯中 디리스킹·이란 압박 병행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일본 총선 결과를 계기로 미·일 동맹 강화를 재확인하며, 중국에 대해서는 '탈동조화'가 아닌 '디리스킹' 전략을 분명히 했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8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의 총선 압승과 관련해 "일본이 강하면 아시아에서 미국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녀는 훌륭한 동맹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대중국 경제 관계에 대해 "중국과 완전히 분리(disengagement)되는 것은 원치 않지만, 리스크를 줄이는 디리스킹(de-risk)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을 위해 재무부 권한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란 석유 판매 차단과 자금 추적·동결을 언급했다. 이로 인해 이란 최대 은행 중 하나가 붕괴되고,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급락이 촉발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QE) 전환에 대해 "대차대조표 운용은 연준의 결정이며, 최소 1년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 가격 급락에 대해서는 "중국 시장의 무질서와 투기성 급등 이후 전형적인 붕괴(blow-off)"라고 진단했다. [미니해설] 베선트의 세 가지 메시지…'일본 동맹 강화·중국 디리스킹·연준 견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금융 전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 중국, 이란, 연준, 그리고 금 시장까지 이어진 그의 발언은 미국이 동맹 강화와 리스크 관리, 금융 질서 재정비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선 일본에 대한 평가는 아시아 전략의 축을 분명히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체제에 대해 "미국도 함께 강해진다"고 강조한 것은 미·일 동맹을 단순한 안보 협력을 넘어 경제·금융 동반자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다. 특히 중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본을 핵심 파트너로 삼아 아시아 질서를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미묘하다. 베선트 장관은 '탈동조화'가 아닌 '디리스킹'을 강조했다. 이는 공급망과 금융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되, 전면적인 단절로 인한 충격은 피하겠다는 현실적 접근이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거론되는 글로벌 디레버리징 압력과도 맞닿아 있다. 과도한 차입과 투기적 자본 이동을 경계하면서, 시스템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대이란 제재 발언은 재무부가 지정학적 압박의 최전선에 서 있음을 다시 확인시켰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 은행 붕괴와 통화 가치 폭락,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며 제재의 실질적 효과를 강조했다. 동시에 "동결된 자금은 결국 이란 국민을 위해 되찾을 것"이라고 말해, 제재의 명분을 '정권 압박'과 '국민 보호'로 분리하려는 시도도 보였다. 연준을 향한 메시지는 보다 직접적이다. 베선트 장관은 케빈 워시 차기 연준 후보를 두고 "독립적이면서도 국민에 책임을 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되, 통제 불능 상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시 후보자가 QE를 '자의적 신용 배분'으로 비판해온 점을 감안하면, 향후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정책 정상화 압박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 시장에 대한 발언은 중국발 투기 자본의 영향력을 다시 부각시켰다. 베선트 장관은 금 가격 급락을 "전형적인 투기 붕괴"로 규정하며, 중국 내 시장 혼란과 증거금 강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ME 그룹의 증거금 상향과 워시 후보자 지명 이후 중국 자금의 차익 실현이 급격히 진행됐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이번 베선트 장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해 아시아 질서를 관리하고, 중국과는 전면 충돌 대신 위험을 통제하며, 이란에는 재무 제재로 압박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연준의 비대화와 시장 왜곡을 견제하며 금융 시스템의 규율을 다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경제 전략이 '동맹 강화와 리스크 관리'라는 두 축 위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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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 "일본이 강하면 미국도 강해진다"⋯中 디리스킹·이란 압박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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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국방부 "현대로템 K2 전차 엔진서 조립 불량 식별"⋯결함 논란에 첫 공식 답변
- 폴란드에 수출된 현대로템의 한국형 명품 무기 K2 '흑표' 전차의 결함 논란과 관련해, 폴란드 국방부가 엔진 계통의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구동계 이상설에 대해 폴란드 군 당국이 "조립 불량(Assembly defects)"이라는 구체적인 원인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란드의 유력 경제 법률 매체인 포르살(Forsal)은 7일(현지 시각) '우리는 밝힌다: 국방부가 K2 전차 결함에 대해 포르살에 답하다. "조립 불량 식별됨"'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폴란드 국방부 "DV27K 엔진 문제 사실…조립 불량 확인" 보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폴란드군이 운용 중인 K2GF(Gap Filler·긴급 소요분) 전차의 구동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해당 매체의 슬라보미르 빌린스키(Sławomir Biliński) 기자가 폴란드 국방부에 공식 질의서를 보냈고, 당국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매체는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답변은 K2 전차에 탑재된 'DV27K 엔진'에 실제로 특정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indirectly confirms)해 주었다"고 밝혔다. 특히 기사의 헤드라인과 본문은 국방부가 "조립 불량(wady montażowe)이 식별되었다"고 명시했음을 강조했다. 다만 폴란드 국방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결함 차량의 구체적인 숫자나 전체 도입 물량 대비 불량률 등 '문제의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실전 배치된 최전방 부대서 발생…후속 조치 주목 현재 결함이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차들은 폴란드 육군의 핵심 전력인 제16포메라니아 기계화사단 예하 부대에 배치된 물량이다. 매체는 "현재 폴란드군은 180대 계약분의 K2GF 전차를 순차적으로 인수하고 있다"며 "인도된 차량들은 모롱(Morąg)에 위치한 제20기계화여단과 브라니에보(Braniewo)의 제9기갑기병여단에 배치되어 작전 및 훈련용으로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한국과 1차 이행계약을 통해 총 180대의 K2 전차를 직도입하기로 했으며, 향후 폴란드 현지 생산 버전인 K2PL을 포함해 총 1000대 규모의 운용을 계획하고 있다. 매체는 "나머지 물량은 2020년대 후반에 공급될 예정이며, 일부는 한국에서, 일부는 폴란드 현지 사양으로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폴란드 국방부의 확인으로 K2 전차의 엔진 이슈가 단순한 루머가 아님이 드러난 만큼, 향후 한국 제작사인 현대로템측의 기술적 대응과 유지 보수(MRO)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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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국방부 "현대로템 K2 전차 엔진서 조립 불량 식별"⋯결함 논란에 첫 공식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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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 등 영향 3%대 급등
- 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관련 불확실성으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3% 이상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1%(1.93달러) 오른 배럴당 65.14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2%(2.13달러) 상승한 배럴당 69.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미군이 이란 주변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상황속에서 미국과 이란 간 대화를 통한 해결 전망이 불투명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오는 6일 예정된 고위급 회담 장소를 두고 갈등하면서 양국 간 협상 계획이 좌초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가를 밀어 올렸다. 이란은 아랍국가들의 참가없이 미국과 2국간 협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란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이란 주변에 미 항공모함 전단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이란에 위협을 계속하면서도 일단 대화를 통해 해결을 우선시해왔다. 그러나 회담 전부터 장소 및 의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협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는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는 (자신의 신변을)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 재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회담 좌초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나서자 유가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CIS의 아자이 파르마르 연구원은 로이터에 "이란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하루 34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원유 공급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더 심각한 위험은 이란이 글로벌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내 원유재고가 예상치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1월30일로 끝난 주의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350만 배럴 감소하여 총 4억203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증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 등에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원물 금가격은 0.3%(15.8달러) 오른 온스당 495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일시 온스당 5113.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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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 등 영향 3%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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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유럽 8개국 관세 철회⋯그린란드 야욕 전술적 후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압박하기 위해 예고했던 유럽 8개국 대상의 징벌적 관세 부과를 전격 철회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확전을 자제했지만, 핵심 목표인 그린란드 병합을 향한 전술적 일보 후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21일(현지 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를 계기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및 북극 지역 전체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해결책이 실현될 경우 미국과 모든 나토 회원국에 유익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월 1일 발효 예정이었던 10% 관세 부과 조치를 취소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8개국을 겨냥해 6월에는 관세를 25%까지 올리겠다며 경제적 압박을 가한 바 있다. 나토와 미래 합의 틀 마련…관세 압박 임시 보류 관세 철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목표인 그린란드 병합이라는 총론은 바뀌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750억 달러(약 240조 원) 규모의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 돔'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해 "모두가 달려들 만한 거래"라며 진정한 국가 안보를 위해 원했던 모든 것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장기적 합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골든 돔 야욕은 여전…유럽 동맹국 향한 경고 지속 외교가에서는 이번 조치를 경제와 군사 양면에서의 강압 수단을 잠시 거두고 협상 공간을 여는 전술적 후퇴로 해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의 안보 불안을 다독이면서도 협조를 강요하는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유럽 국가들을 향해 제안에 동의하면 깊이 감사하겠지만 거절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향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언제든 경제적 강압 조치가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관세 위협에서 벗어난 유럽 국가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덴마크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을 반겼고, 스웨덴 외교장관은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원칙과 동맹국 간의 협력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Key Insights]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관세 철회는 동맹국을 상대로 한 거래 중심 외교의 전형이다. 안보와 경제를 연계한 벼랑 끝 전술이 언제든 재가동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역시 방위비 분담금이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경제적 강압과 전술적 타협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발 관세 위협과 안보 청구서가 동시에 날아오는 복합 위기 상황에 대비해 동맹국 간의 전략적 공조와 철저한 국익 중심의 협상 카드를 선제적으로 마련해 두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압박하기 위해 유럽 8개국에 부과하려던 관세 조치를 전격 철회했다.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후 그린란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선언하며 확전을 자제한 결과다. 그러나 우주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 구축을 위한 그린란드 병합 목표는 포기하지 않아, 이번 조치는 협상을 위한 전술적 후퇴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의 협조를 압박하는 경고를 남겼으며, 스웨덴 등은 관세 철회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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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유럽 8개국 관세 철회⋯그린란드 야욕 전술적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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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도체 관세, 대만은 면제 윤곽⋯한국은 다시 협상 테이블로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한국이 대만에 준하는 관세 면제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대신, 대만의 반도체 국내 생산 확대를 전제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유치하는 데 합의했다. BBC는 이번에 적용된 15% 반도체 관세율이 현재 미국이 일본, 한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에 적용하고 있는 관세율과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 관세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처음 제시한 관세 협상 구상에서 도출된 것으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전반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편, 미국 내 투자를 조건으로 관세 부담을 경감해주는 이른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공식 정책으로 확정했다. 미국은 이날 대만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대만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신설할 경우, 공장 건설 기간에는 해당 생산능력의 2.5배까지, 완공 이후에는 1.5배까지 반도체 수입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건은 향후 주요 반도체 생산국과의 협상에서 사실상 기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한미 무역 협상 당시 반도체 관세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면제 조건을 협의하지 못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는 '반도체 교역 규모가 한국 이상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약속받은 만큼, 정부와 업계는 대만과 최소한 동등한 수준의 관세 면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니해설] 트럼프, 대만에 반도체 관세 면제 기준 제시…한국은 본격 협상 국면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정책이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양대 축인 대만과 한국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 안보의 핵심 전략 품목으로 규정하고,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일률적인 고율 관세 대신 '투자 연계형 차등 면제' 방식을 채택하며 국가별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이번에 가장 먼저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된 대상은 대만이다. 미국은 대만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경우, 투자 규모에 연동해 대규모 관세 면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 기간 동안에는 신규 생산능력의 2.5배까지, 완공 이후에는 1.5배까지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대만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확실히 묶어두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합의의 중심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 TSMC가 발표한 1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직접 거론하며 추가 투자를 압박해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역시 "상무부가 투자 계획을 승인하면 해당 물량의 2.5배까지 반도체를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다"며 협상 주도권이 미국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원칙적 약속'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서 미국은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한국을 다른 주요 반도체 교역국보다 불리하게 대우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이는 교역 규모상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의미하지만, 이를 어떤 수치와 방식으로 구현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투자 규모를 놓고 보면 한미 간 온도 차도 뚜렷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이 민간 기업 중심으로 2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대만 정부가 동일한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15일 CNBC 인터뷰에서 "목표는 대만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을 경우 관세율이 100%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역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했지만,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전용이며 나머지 2000억달러도 반도체에 한정된 투자는 아니다. 민간 차원의 반도체 투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투자 계획을 확대해 2030년까지 총 37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투자 규모가 대만에 적용된 '2.5배 무관세' 기준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관건은 협상의 시간표와 정치 일정이다. 반도체 관세는 미국이 주요 생산국과의 협상을 마친 뒤 부과될 예정이어서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고율 관세는 미국 내 전자제품과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치적 부담이 크지만, '투자 유치의 대가'라는 명분을 내세울 경우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최종 목표'가 아닌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의 적법성을 둘러싼 사법적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 확대 가능성을 사전에 드러내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한국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대만과의 합의를 협상 기준선으로 삼아, 투자 규모와 전략적 가치에 걸맞은 관세 면제 조건을 구체적으로 끌어내야 한다. 반도체가 한국 최대 수출 산업이자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핵심 축이라는 점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라는 문구는 선언적 문장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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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도체 관세, 대만은 면제 윤곽⋯한국은 다시 협상 테이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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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6)] 국제금값, 파월 연준의장 형사기소 직면 소식에 급등⋯온스당 첫 4600달러 돌파
- 금융시장의 심장이 12일(현지시간) 요동쳤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600달러 장벽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방아쇠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당겨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법무부로부터 형사 대배심 소환장과 기소 위협을 받았다는 충격적 사실이 공개되자, 전 세계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독립성이 정치 권력 앞에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를 귀금속 매수로 표출했다. 은값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동반 폭등했고 달러화 가치는 5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같은 날 이란 반정부 시위가 유혈 급류로 번지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까지 가세해 유가도 3거래일 연속 올랐다. 1월 12일은 세 개의 위기가 동시에 터진 날로 시장 역사에 기록됐다. 금 4,600달러⋯'역대 처음'의 무게 이날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4,640.5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선물이 4,600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인류가 금을 거래한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전 거래일 대비 2.54% 오른 4,604.30달러로 마감했으며, 최근 3거래일 누적 상승률은 3.48%에 달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말 사상 최초로 4,500달러선을 넘어선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오다 이날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금값은 65%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53차례나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 탄력이 꺾이지 않던 가운데, 파월 수사 쇼크가 기폭제가 됐다. 은값의 반응은 더욱 극적이었다.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장중 8% 넘게 뛰며 온스당 86.32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연준을 둘러싼 정치·사법 리스크가 귀금속 전반에 동시에 불을 붙인 결과였다. 파월 의장, 법무부 소환장 받다⋯연준 100년 역사 최대 위기 이번 금값 폭등의 직접적 도화선은 파월 의장의 전날 저녁 공개 성명이었다. 파월 의장은 서면과 영상을 통해 "연준 청사 개보수에 대한 지난해 6월 의회 증언과 관련해 법무부로부터 지난 9일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전례 없는 행위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직격했다. 연준 의장이 재직 중 법무부로부터 형사 기소 가능성을 통보받고 이를 공개한 것은 연준 100여 년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파장은 행정부 내부에서도 터져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 사령탑인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전날인 11일 "파월 의장 수사가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같은 행정부가 촉발한 수사를 장관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백악관 내부 균열을 드러낸 이례적 장면이었다. 의회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성명을 내고 "이 문제가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 의장을 포함한 연준에 대한 어떤 지명자의 인준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임에도 백악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전직 연준 의장과 재무부 장관들을 포함한 저명 경제학자 13명도 이날 연명 성명을 발표하며 "제도가 취약한 신흥시장에서 통화정책을 입안하는 방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CNBC 인터뷰에서 "극도로 소름 끼친다"며 "시장은 이 사안을 반드시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 방향에서 연준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위한 훌륭한 인플레이션 수치"라며 "이는 '항상 뒤늦게 움직이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실질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적었다. '셀 아메리카' 재점화⋯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금값을 밀어 올리다 이날 시장의 반응은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섰다. S&P500 지수는 장 초반 0.4% 내렸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0%로 올랐다. 채권 가격이 내리고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달러도 함께 팔렸다. 달러인덱스는 98.86으로 떨어지며 5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주식·채권·달러가 한꺼번에 밀리는 이 패턴이 바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의 전형이다. 미국 자산 전반의 신뢰가 흔들릴 때 나타나는 이 구조는 지난해 4월에도 똑같이 출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해임 위협과 함께 금리 인하를 강요하자 국제 금값이 급등하고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그 경험이 시장 참가자들의 집단 기억으로 남아 있던 터라, 이날 파월 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자산 재배치 버튼이 빠르게 눌렸다. 전문가들이 더 깊이 우려하는 것은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의 구조화다. 연준 독립성이 실질적으로 훼손되어 과도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 장기 금리가 올라 달러 자산에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금·은·원자재 같은 실물 자산이 그 빠져나온 자금을 흡수하는 구조가 완성된다. 은(銀)의 폭주⋯구조적 공급 쇼크가 안전자산 쏠림 위에 얹히다 이날 은값이 금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는 안전자산 수요 외에 은만의 독자적인 구조적 공급 부족이 함께 작동했다. 시장조사기관 BMI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 수요 증가로 은 시장의 공급 부족이 올해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산업 수요 확대가 실물 시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은 전체 수요의 50% 이상이 산업용으로 소화되는 이중 성격의 금속이다. AI 서버·반도체·5G 통신 장비에는 전기 전도율이 가장 높은 금속인 은이 핵심 소재로 들어가며,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두 배 이상의 은을 소비한다. 태양광 패널 제조 원가의 최대 15%를 차지하는 은은 신재생에너지 확산과 함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중국의 은 수출 정부 라이선스 의무화 조치는 세계 최대 생산·소비국의 공급에 자물쇠를 채운 것이나 다름없다. 실버 인스티튜트는 올해에도 은 시장이 6년 연속 구조적 공급 부족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의 급등은 이 구조적 쇼크 위에 파월 수사발 공포가 얹히면서 증폭된 결과물이었다. 이란 유혈 사태⋯원유 수출 봉쇄 우려에 유가 3거래일 연속 상승 국제유가도 3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0.6%(38센트) 오른 배럴당 59.50달러로 마감했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8%(53센트) 오른 배럴당 63.87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의 진원지는 이란이다. 2025년 12월 하순, 리알화 가치 폭락과 살인적 물가 상승에 분노한 이란 시민들이 전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번 시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단순한 생활고 항의를 넘어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란 당국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지 민병대를 동원해 실탄과 산탄총으로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으며,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난 것은 1월 8일과 10일이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16일째인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648명이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6,0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18세 미만이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HRANA는 시위자 490명을 포함해 최소 538명이 사망하고 1만 600명이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장에 추가 충격파를 던졌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거래에서 25%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이 명령은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것"이라고 적었다.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을 사실상 전면 봉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은 150만~170만 배럴 수준으로 OPEC+ 생산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등 주요 수입국에 25% 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세계 원유 공급 구조에 광범위한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로 "유가가 오르면 미국이 많은 돈을 벌게 된다"면서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훨씬 더 중요한 관심사"라고도 밝혔다. 경제적 이득보다 이란 핵 억제를 앞세우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군사 옵션 배제를 아직 확언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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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6)] 국제금값, 파월 연준의장 형사기소 직면 소식에 급등⋯온스당 첫 46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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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G7 등 12개국 소집해 '脫중국 희토류' 압박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핵심 자원 무기화에 맞서 글로벌 동맹국들을 거세게 압박하고 나섰다. 전 세계 희토류 수요의 60%를 차지하는 주요국들을 워싱턴으로 소집해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 주도의 첨단산업 동맹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를 중동으로까지 확대하며 대중(對中) 포위망을 촘촘히 조이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주요 7개국(G7)과 한국, 유럽연합(EU), 호주, 인도, 멕시코 등 12개국 재무장관 및 각료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단연 ‘대중국 희토류 의존도 축소’다. 특히 이번 회의는 최근 중국이 일본 기업을 겨냥해 희토류 및 자석 등 이중용도 물품의 수출 금지라는 보복 조치를 단행한 직후 열려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았다. 회의에 정통한 미 고위 관리는 “참여국마다 시각차는 있지만 이는 매우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는 정말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자원 안보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방위 산업과 반도체, 재생에너지에 필수적인 구리, 리튬, 코발트, 희토류 정제 시장의 47~87%를 장악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앞서 G7 정상들에게 대책 강구를 촉구했으나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에 미국은 동맹국 압박과 동시에 호주와 85억 달러(약 11조6000억 원) 상당의 전략 광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독자적인 자원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포위 전략은 광물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이콥 헬버그 미 국무부 차관은 11일 로이터 인터뷰를 통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동맹체인 ‘팍스 실리카’에 중동의 오일머니를 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전격 합류한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12일, UAE는 15일에 각각 선언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팍스 실리카는 트럼프 행정부 국가 경제 전략의 핵심으로 한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일본, 싱가포르, 영국, 호주 등이 참여하고 있다. 헬버그 차관은 이를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닌 참여국 기업들이 직접 움직이는 ‘능력의 연합(Coalition of capabilities)’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무역·물류 회랑의 현대화 프로젝트까지 논의 중이다. 자원 독점을 무기로 삼는 중국을 배제한 채 미국 중심의 확고한 경제안보 블록을 완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Key Insights] 미국의 '탈중국 희토류' 압박과 '팍스 실리카' 동맹 확대는 글로벌 공급망이 철저한 진영 논리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며 첨단 산업의 안정적 자원 확보라는 실리를 챙길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중국의 노골적인 자원 무기화에 따른 보복 리스크도 동시에 커졌다. 공급망 다변화 속도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대중국 경제 마찰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외교·통상 줄타기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Summary] 미국 재무장관이 워싱턴에서 한국, G7 등 12개국 회의를 주재하며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동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중국의 대일본 희토류 수출 통제 직후 열린 이번 회의는 자원 안보의 시급성을 보여준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AI·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동맹인 '팍스 실리카'에 중동 카타르와 UAE가 합류하며 세를 불렸다. 미국은 동맹국들의 산업 역량을 결집해 중국의 자원 무기화와 첨단 기술 패권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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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G7 등 12개국 소집해 '脫중국 희토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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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지, 엔비디아 'H200 선결제'에 공개 비판⋯"가혹한 거래 조건"
- 중국 관영매체가 자국 고객사에 대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 구매 조건을 두고 "가혹하고 불평등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에게 전액 선결제와 주문 취소·환불·사양 변경 불가 조건을 요구한 것은 시장 관행을 벗어난 조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미국 수출 통제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 같은 조건을 이례적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중국 고객들의 부담을 키워 오히려 주문 위축과 중국산 대체 칩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H200 칩 구매 승인 여부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관영지, 엔비디아 'H200 선결제' 직격 비판⋯"시장 신뢰 훼손 행위" 중국 관영 언론이 엔비디아의 AI 칩 판매 정책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면서 미·중 반도체 갈등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에 요구한 '전액 선결제·취소 불가' 조건이 단순한 상업적 판단을 넘어 미국의 대중(對中) 기술 압박과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H200이다. H200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기반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데이터센터용 AI 연산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중국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대량 도입을 추진해 온 핵심 칩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정책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졌고, 엔비디아는 그 리스크를 구매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중국 측의 시각이다. 중국 기술 분석가 류딩딩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엔비디아는 정책 리스크를 스스로 감당하기보다 중국 고객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이는 수년간 엔비디아 생태계를 지탱해온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전액 선결제와 환불 불가 조건이 "정상적인 글로벌 반도체 거래 관행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은 시점상 더욱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H200의 대중 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데 이어, 중국 당국 역시 이르면 1분기 중 상업용 수입을 일부 승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공급 재개 기대가 커진 국면에서 오히려 거래 조건이 강화되자, 중국 내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한 사실상의 갑질”이라는 반발이 확산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엔비디아의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고객들이 구매 조건을 감수하기보다 화웨이, 비런테크놀로지, 무어스레드 등 자국 AI 반도체 업체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투자전문 매체는 "강화된 결제 조건이 H200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 웨이샤오쥔 부회장도 미국의 정책 일관성 부재를 문제 삼았다. 그는 "고성능 칩 규제를 완화했다가 다시 압박하는 미국의 변덕스러운 태도는 글로벌 시장에 혼란을 준다"며 "중국 반도체 산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대비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아직 H200 수입 승인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브리핑에서 "미중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해 왔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럼에도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술 기업들이 이미 200만 개 이상의 H200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져, 실제 수요는 엔비디아의 현재 재고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거래 조건 문제가 아니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민간 기업의 계약 구조까지 왜곡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엔비디아의 '선결제 요구'는 공급망 불확실성의 신호탄이자,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낸 단면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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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지, 엔비디아 'H200 선결제'에 공개 비판⋯"가혹한 거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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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그린란드를 향한 트럼프의 집착⋯동맹보다 '소유' 택한 미국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연일 공개적으로 쏟아내면서, 국제 사회가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수단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은 채 "우리가 소유하지 않으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맹과 협의 대신 '소유권'을 앞세운 발언이다. BBC와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의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역으로 규정하며 "임대(lease)가 아니라 소유(ownership)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미국은 1953년 덴마크와의 협정을 통해 그린란드 내 미군 기지 설치와 자유로운 군사 활동 권한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입'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는 것은 기존 동맹 질서의 문법과는 다른 접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는 그냥 내버려두길 원한다" BBC가 그린란드 수도 누크(Nuuk)에서 진행한 현지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아닌 우리의 삶을 지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지만 고도의 자치권을 갖고 있으며, 독립 여부를 둘러싼 내부 논의도 진행 중이다. 다만 외부 강대국이 군사·안보 논리를 앞세워 개입하는 데 대해서는 거부감이 강하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만약 NATO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을 공격한다면, 전후 국제 안보 질서는 근본부터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미국이 무력이나 강압을 통해 그린란드를 장악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방위 원칙인 제5조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북극이 열리자, 질서가 흔들린다 그린란드가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한 배경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가 있다. 북극 해빙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해상 교통로가 열리고, 희토류를 포함한 막대한 광물 자원이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키우고 있고, 중국은 '빙상 실크로드'를 내세워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북극을 더 이상 동맹 관리의 영역이 아니라, 직접 통제해야 할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이를 "관리형 패권에서 선택적·직접적 패권으로의 이동"이라고 진단한다. 동맹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던 미국이, 전략적 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동맹의 의사와 무관하게 행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NATO의 균열, 유럽의 불안 알자지라는 "그린란드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NATO는 '그림자 동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미국이 집단방위의 틀을 스스로 흔들 경우, 유럽은 독자적 안보 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최근 북극과 발트해를 중심으로 군사 옵션을 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논리를 사실상 정당화하는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강대국은 자국 안보를 위해 주변 지역을 통제할 수 있다"는 논리가 보편화될 경우, 국제 규범은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 던지는 질문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 한국과 멀다. 그러나 이 사안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언제든 재조정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동맹이 자동적 보호 장치가 아니라는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기 때문이다. 반도체, 배터리, 방산, 조선, 북극항로 등에서 한국의 산업과 안보 이해는 이미 미국의 글로벌 전략과 깊게 얽혀 있다. 미국이 규칙의 설계자이자 수호자라는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 자국 이익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한국 역시 보다 정교한 외교·안보 계산이 필요해진다. 질서가 흔들릴수록, 전략은 더 명확해야 한다 그린란드 논란의 본질은 영토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세계관 변화다. 동맹과 규범을 중시하던 미국이 힘과 소유를 앞세우는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면, 국제 질서는 새로운 불안정기에 접어든 셈이다. 강대국의 선택이 곧 규칙이 되는 시대, 한국은 단순한 편승이 아닌 능동적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린란드는 그 출발점일 뿐이다. 이 변화의 파도 위에서 방향타를 잡을 준비가 돼 있는지가 각국의 미래를 가를 것이다. [Key Insights] 그린란드 논란은 미국이 동맹과 국제 규범을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극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은 협력보다 직접 통제를 선택하고 있다. 이는 NATO와 유럽 안보 질서뿐 아니라 한미동맹에도 중대한 함의를 남긴다. 한국은 미국 전략의 수혜자이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압박이 아니라 미국 패권 운용 방식의 변화 신호다. 북극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동맹 관리보다 소유와 통제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NATO와 기존 국제 질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으며, 한국에도 전략적 재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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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그린란드를 향한 트럼프의 집착⋯동맹보다 '소유' 택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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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1)] NASA 승무원 첫 '의료 목적 조기 귀환'⋯미세중력이 드러낸 우주 의학의 한계
-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우주비행사 4명을 의료적 판단에 따라 예정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귀환시키기로 했다. ISS가 2000년 이후 상시 운영된 이래, 의학적 사유로 임무 종료 시점을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ASA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페이스X의 크루-11(Crew-11) 임무에 참여한 승무원 가운데 한 명에게 미세중력 환경과 연관된 건강 문제가 확인돼, 팀 전원을 조기 귀환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ASA는 해당 우주비행사의 상태는 안정적이며, 즉각적인 생명 위협이나 긴급 탈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긴급 탈출(de-orbit)이 아니라, 궤도 환경에서는 충분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의학적 사안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며 "우주비행사의 장기적인 건강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크루-11 임무가 이미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고, 후속 임무인 크루-12 발사가 수주 내 예정돼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CNN은 "궤도 실험실의 정기적인 인력 순환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임무는 다음 달 이전에는 종료될 예정이었다"며 "일반적으로 NASA는 새로운 팀이 구성되기 전에 이처럼 한 팀을 지구로 귀환시키지 않는다"고 전했다. NASA의 신임국장으로 임명된 재러드 아이작먼은 8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NASA의 크루-12 미션에 참여할 승무원 4명이 향후 몇 주 안에 우주 정거장으로 발사될 예정이며, NASA가 발사 시기를 앞당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해당 미션은 원래 2월 중순경 발사될 예정이었다. 아이작먼은 크루-11 팀이 "며칠 내로" 우주 정거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7일 예정됐던 우주유영이 '의학적 우려'로 연기되면서 외부에 처음 알려졌다. NASA는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 따라 해당 승무원의 신원과 구체적인 증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제임스 폴크 NASA 최고 의료책임자는 "임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나 부상은 아니며, 미세중력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건강 문제"라고 설명했다. 우주 적응 증후군 연상선인가? 우주 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를 전형적인 '우주 적응 증후군(space adaptation syndrome)'의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우주 적응 증후군은 인체가 중력 환경에서 벗어나 미세중력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복합적 생리 반응으로, 초기에는 어지럼증과 구토, 방향 감각 상실 등이 주로 보고된다. 장기 체류 시에는 심혈관계, 뼈와 근육, 시각, 신장 기능, 정신·정서 상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 의과대학 우주 의학 연구원이자 부학장인 파르한 아스라르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주비행사들은 빈번한 건강 검진을 받지만, 지상 320㎞ 이상 궤도에서는 정밀 진단 장비와 치료 수단에 한계가 있다"며 "치통이나 귀 질환처럼 지상에서는 흔한 증상조차 우주에서는 중대한 의학적 판단을 요구하는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SA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제임스 폴크 박사는 해당 승무원의 상태가 안정적이며 귀환 중 특별 치료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폴크 박사는 또한 해당 우주비행사는 지상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루-11에는 NASA 소속 제나 카드먼, 마이클 핀케를 비롯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기미야 유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올렉 플라토노프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1일 ISS로 향했으며, 당초 6개월 임무의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NASA는 "임무 목표의 대부분을 이미 달성했고, 후속 임무인 크루-12가 수주 내 발사될 예정인 점도 조기 귀환 결정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NASA, 의료정보 비공개 원칙 고수 NASA가 의료 정보 공개에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오랜 관행이다. 우주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 연구 결과로는 공유되지만, 개별 우주비행사의 신상과 상태는 원칙적으로 비공개다. 과거에도 미세중력 환경에서 목정맥 혈전이 발생한 사례나, 귀환 후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이송된 사례가 학술적으로 보고된 바 있으나, 당사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NASA에 따르면 ISS에서 의료적 조기 귀환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약 3년에 한 차례꼴로 예상돼 왔다. 이번 결정은 우주 적응 증후군을 포함한 미세중력 환경의 의학적 리스크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계기로 평가된다. NASA는 크루-11의 정확한 귀환 일정과 후속 임무 운영 방안을 조만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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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1)] NASA 승무원 첫 '의료 목적 조기 귀환'⋯미세중력이 드러낸 우주 의학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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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전기차 불났는데, 제조사는 "충전 줄여라"
- 2026년 1월 6일. 볼보자동차는 전기차 E30 일부 모델에서 배터리 화재위험이 확인됐다며 전세계 약 3만4000대에 대한 리콜을 전격 발표했다. 배터리 셀의 충전량이 높을 경울 과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리콜 이유였다. 볼부가 제시한 임시대응책은 '충전량을 70% 이라로 유지하라'는 권고 뿐이었다. 이 처방은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2021년 GM 볼트EV 리콜 때는 '충전 90%로 줄이라'’, 2025년 폭스바겐 ID.4 리콜 때는 '급속충전을 중단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표현은 바뀌지만 패턴은 동일하다. 근본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채, 소비자에게 사용 제한이라는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다. 전기차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2025년 말 기준 100만 대를 넘어섰고,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를 확정했다. 전기차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배터리 화재는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전환 자체의 신뢰를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다. 본지는 볼보 EX30 리콜을 계기로, 2020년부터 2026년 1월까지 국내외에서 발생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리콜 사례를 전수 조사했다. 현대 코나EV, GM 볼트EV, 메르세데스-벤츠 EQE, 폭스바겐 ID.4, 볼보 EX30까지-다섯 개 차종, 다섯 개 배터리 제조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CATL·파라시스)를 관통하는 화재의 전모와 제조사의 대응, 그리고 소비자가 감내해 온 피해의 실상을 추적했다. 전기차 화재 통계가 말하는 진실-한 건이 아파트 전체를 삼킨다 소방청 공식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화재는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매해 급증하고 있다. 3년 사이 3배다. 2023년 기준 전기차 10만 대당 화재 건수(11.35건)는 내연기관차(14.47건)보다 낮다. 그러나 단순 수치가 안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전기차 화재 1건이 아파트 전체를 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 한세경 교수는 "전기차 화재는 단일 사고당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통계만으로 경각심을 낮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더 주목해야 할 수치는 발생 장소다. 전기차 화재의 48%가 주정차 또는 충전 중에 발생한다. 내연기관차(26%)의 약 두 배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차량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밀폐된 지하주차장은 그 불길을 가두는 공간이 된다.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가 그 극단적 사례다. 열폭주(Thermal Runaway)-전기차 화재가 멈추지 않는 이유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일반 화재보다 위험한 결정적 이유는 열폭주다. 배터리 팩 안에 수백 개의 리튬이온 셀이 직병렬로 연결돼 있는데 하나의 셀에서 이상이 생기면 인접 셀로 열이 전파되는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셀 내부 온도는 순식간에 수백 도에서 최대 1000도를 넘긴다. 가연성 전해액이 산소와 가연성 가스를 동시에 방출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물을 아무리 뿌려도 진화가 어렵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차전지연구센터 문산 선임연구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만나 열이나 스파크가 발생하고 전해액에 불이 붙어 화재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배터리 화재 5대 원인은 제조 공정 불량(분리막 손상·음극탭 접힘·이물질 혼입), 셀 내부 전극 위치 이탈, 과충전에 따른 리튬 석출,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팩 손상,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오류다. 인천 청라 참사-새벽 6시 8분, 지하주차장이 '불지옥' 2024년 8월 1일 새벽 6시 8분.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 흰색 메르세데스-벤츠 EQE 전기차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불꽃은 천장 구조물을 타고 번져 지하주차장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소방인력 177명, 장비 59대가 투입됐으나 화염은 8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잡혔다. 차량 87대가 전소됐고 783대가 그을렸다. 10살 이하 아동 7명을 포함해 2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단전·단수로 주민들은 닷새간 피난 생활을 했다. 재산 피해는 수백억 원에 달했다. 파라시스 배터리와 제조사의 기만 2022년 벤츠 EQE 출시 당시, 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부사장은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EQE에 탑재되는 배터리 셀은 CATL이 공급한다"고 직접 밝혔다. 그러나 청라 화재 이후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의 배터리는 CATL이 아닌 중국 파라시스(Farasis Energy) 제품으로 확인됐다. 벤츠코리아가 딜러들에게 소비자가 배터리 제조사를 묻는 경우 CATL이라고 설명하라는 내부 교육자료를 배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고 차량인 벤츠 EQE는 이미 화재 전부터 반복적 결함 리콜 대상이었다. 2024년 4월 EQE 등 8개 차종 2만7,406대에서 48V 배터리 접지부 연결 볼트 고정 불량, 같은 해 7월에는 EQE 6차종 726대에서 BMS 제작 결함 리콜이 이뤄졌다. 분노한 EQE 차주 24명은 벤츠 독일 본사·벤츠코리아·공식판매대리점을 상대로 사기 및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허위광고 손해배상, 결함 은폐에 따른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 원인에 대해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팩 내부 셀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지만 BMS는 심한 연소로 파손돼 데이터 추출이 불가능했다. 코나EV-K-배터리 최초의 대형 참사(2020~2023년) 사건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불에 탔다. 2020년까지 누적 화재 12건이 확인됐다. 현대차는 처음에 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대응했지만 화재는 멈추지 않았다. 2021년 2월 국토교통부 최종 조사 결과,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 중국 난징공장 초기 생산 배터리의 '음극탭 접힘' 제조 불량이 내부 합선과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 12번의 화재, 1조4천억 원의 청구서 코나EV 2만5083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1314대, 전기버스 일렉시티 302대 등 총 2만6699대의 배터리 전량 교체 리콜이 결정됐다. 비용은 1조4000억 원. 현대차가 30%(4255억 원), LG에너지솔루션이 70%(9800억 원)를 분담했다. 그러나 리콜 현장은 혼란이었다. 국토부가 배터리 전량 교체를 결정했음에도 일선 서비스센터가 일부 차주에게 ‘배터리 절연 코팅이 안 된 차량만 교환 대상’이라고 잘못 안내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배터리 제조사 확인 문제도 불거졌다. 현대차 전산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로 기록돼야 할 차량이 SK온 배터리로 잘못 등록된 경우가 확인돼, 특정 시기 SK온 배터리 탑재 차량까지 직접 점검하는 이례적 조치가 이뤄졌다. "내 차에 어떤 배터리가 들어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소비자 분노가 폭발한 시발점이 바로 이 사건이다. GM 볼트EV 14만3천대 리콜-LG 배터리의 두 번째 참사(2020~2024년) 코나EV 화재가 국내를 뒤흔들던 시기, 미국에서도 같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GM의 쉐보레 볼트EV에서 2020년부터 화재가 잇따랐고 GM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공동 조사 결과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 생산 배터리의 제조 결함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오창공장 배터리가 미국 전기차를 멈추게 했다 GM은 두 차례에 걸쳐 총 14만3000여 대를 리콜했다. 1차 리콜에서 충전량 90% 제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했다. 하지만 화재가 이어지자 2021년 8월 볼트EV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2017~2022년식 전 차종 배터리 모듈을 무상 교체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청구된 리콜 비용은 1조4,000억 원이었다. GM은 별도로 볼트EV 차주 집단소송을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 규모의 보상 기금으로 합의했다(미국 미시간 동부지방법원 제출 자료). 2023년 GM은 볼트EV 단종을 선언했다. 배터리 화재가 한 차종의 생명을 끊어놓은 첫 사례였다. 볼트EV 사태가 남긴 또 하나의 교훈은 '리콜 완료가 안전 보장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GM은 2024년 11월에도 소프트웨어가 올바르게 설치되지 않은 볼트EV·EUV 107대를 재리콜했다. 코나EV 역시 리콜 완료 차량에서 2022년 1월 주행 중 화재가 재발했다. 리콜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배터리 안전 문제의 구조적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연쇄 리콜-삼성SDI 18만 대, SK온·폭스바겐, 볼보 EX30(2024~2026년) 2025년 2월, 삼성SDI는 전대미문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다. NHTSA 캠페인 번호 25E007000으로 등록된 이 리콜은 스텔란티스(지프 랭글러·그랜드체로키 4xe) 15만5096대, 폭스바겐·아우디 4616대, 포드(이스케이프·링컨 코세어) 2만484대를 포함해 총 18만196대에 달했다. 2020년 7월부터 2023년 3월 사이 생산된 배터리 팩의 셀 내부 분리막 손상이 원인이었다. 삼성SDI-18만196대 동시 리콜의 충격(2025년 2월) 리콜 대상 차량에서는 이미 2023~2024년 사이 1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고 부상자 2명이 보고된 상태였다. 포드는 삼성SDI에 쿠가 PHEV 리콜 손실로 발생한 최대 12억 달러(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예고했다. 앞서 2020년에도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BMW PHEV 330e 등 2만6900대와 포드 쿠가 PHEV 2만500대가 화재 위험으로 리콜된 바 있다. SK온·폭스바겐 ID.4: 5건의 화재와 311대 리콜 (2023~2025년) SK온은 2025년 12월 폭스바겐 ID.4 배터리 화재 리콜과 공식 연루됐다. 2023~2024년형 ID.4 311대에서 배터리 셀 모듈 내부 전극이 정상 위치에서 이탈한 제조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2023년 일리노이주 급속충전 중 열폭주 사고를 시작으로 2024년 7월 주차 중 화재, 12월 추가 열 사고까지 총 5건이 연속 발생했다. 콜로라도주 화재 차량 배터리 정밀 분석과 과거 차량 CT 촬영 재검토에서 셀 내부 전극 이동 결함이 확인돼 '배터리 제조 공정의 품질 편차'로 최종 결론이 났다. 볼보 EX30: 전 세계 3만4천대 '충전 70%로 막아라'(2026년 1월) 2026년 1월, 볼보자동차는 EX30 전기차 리콜을 전격 발표했다. 2024~2026년식 EX30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에 탑재된 69kWh 배터리 셀이 충전량이 높을 경우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볼보는 충전량 70% 이하 유지 시 위험이 '상당히 줄어든다'고 밝혔으나, 근본 수리 방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충전 70% 제한 권고'는 전기차 오너들에게 이미 익숙한 처방이다. GM 볼트EV 1차 리콜 때의 '충전 90% 제한', 폭스바겐 ID.4의 '급속충전 중단'. 표현만 바뀔 뿐 '근본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채 사용을 제한하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소비자의 공포, 제조사의 침묵, 규제의 뒤늦은 각성 청라 화재 이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토로한 말은 "내 차에 무슨 배터리가 들어있는지 모른다"였다. 벤츠코리아는 "모든 부품의 납품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회사 정책"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대경지역본부 손영욱 본부장은 "전기차 배터리 정보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전기차 제조사들이 정보 공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KBS 뉴스 인터뷰). 내 차 배터리, 나는 왜 모르는가 청라 화재를 계기로 정부도 움직였다. 2024년 9월 6일,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이 확정됐다. 배터리 셀 제조사·형태·주요 원료 등 정보 공개 의무화, 배터리 인증제 조기 시범 시행, BMS 기능 개선·구형 전기차 무상 업데이트, 신축 지하주차장 습식 스프링클러 의무화, 전기차 제작사 제조물 책임보험 미가입 시 보조금 제외 등이 핵심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배터리 정보를 자동차등록증에 의무 기재하는 입법예고를 진행했고 배터리 이력관리제는 2025년 2월 시행으로 앞당겨졌다. 배터리사 vs 완성차-끝나지 않는 책임 전쟁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제조사 간 책임 공방이 따라붙는다. 코나EV 사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나지 않았다며 현대차의 BMS 오적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포드는 삼성SDI에 12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예고했다. 벤츠 EQE 차주 집단소송은 진행 중이다. 문제는 배터리 화재 원인 규명 자체가 극도로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화재 차량은 완전히 전소돼 BMS 데이터 추출이 불가능하다. 원인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책임 공방만 이어지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전고체 배터리, 혹은 신뢰 회복의 긴 여정 배터리 업계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차세대 기술로 전고체 배터리를 주목한다.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가연성 전해액이 없어 열폭주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낮아진다. 삼성SDI는 2027년, SK온·토요타는 2027~2028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을 양산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양산까지의 과도기는 여전히 길다. 도로 위를 달리는 수백만 대의 리튬이온 전기차에 대한 현재의 안전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K-배터리 3사는 저마다 기술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000건 이상의 BMS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미국 반도체 기업 ADI와 셀 내부 온도 측정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삼성SDI는 AI 기반 배터리 내부 상태 정밀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SK온은 Z폴딩 공법·고내열 분리막을 적용하고, 자체 개발 BMCI(배터리관리칩)로 수백 개 셀 상태를 실시간 감지·관리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정부도 2025년 상반기부터 정보 제공에 동의한 전기차 차주의 배터리 위험 정보를 제작사·차주·소방당국에 실시간 통보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과 제도의 속도가 화재 발생 속도를 따라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직 아니다'가 솔직한 답이다. 투명성이 먼저다 전기차는 탄소중립을 향한 인류의 선택이다. 그러나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은 전기차 확산은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리고 전환 자체를 지연시킨다. 코나EV에서 볼트EV, 벤츠 EQE, ID.4, 볼보 EX30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배터리 화재와 리콜의 공통분모는 두 가지다. 첫째, 배터리 제조 공정의 품질 편차다. 분리막 손상, 음극탭 접힘, 전극 위치 이탈, 이물질 혼입-원인은 다양하지만 근본은 제조 과정의 불량이다. 둘째, 소비자를 향한 정보 불투명성이다. CATL이 아닌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CATL이라고 안내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다. 해법은 투명성에서 시작한다.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제조사가 결함을 인지하는 순간 소비자에게 알리고, 원인 규명 과정을 공개하며, 리콜 후 재발 방지 조치를 검증받아야 한다. 정부의 배터리 정보 공개 의무화와 이력관리제는 그 시작점이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자의 시각] '충전을 줄이라'는 말의 무게 6년간의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례를 추적하며 반복적으로 마주친 문구가 있다. '충전을 줄이세요.' 코나EV 때도, 볼트EV 때도, ID.4 때도, 그리고 이번 볼보 EX30에서도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내놓은 첫 번째 대응은 동일했다. 완충이 불가능한 전기차. 그것은 '자동차'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취재 과정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기술적 결함 그 자체가 아니었다. 결함은 어떤 산업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결함을 알고도 침묵하거나, 소비자에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달한 제조사의 태도였다. 벤츠가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CATL이라고 교육한 의혹, 현대차 서비스센터의 잘못된 리콜 안내, GM이 리콜 완료 후에도 반복된 소프트웨어 오류-이 모든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결여된 것은 소비자에 대한 존중이었다. 전기차 전환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전환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다. 전고체 배터리가 도로 위를 달리는 날까지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더 뛰어난 배터리가 아니라 더 정직한 제조사다. 결함을 인지한 순간 숨기지 않고,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알리며, 리콜 이후에도 끝까지 책임지는 산업 생태계. 그것이 전기차 시대의 진정한 기반 기술이다. 【취재 출처 및 참고 자료】 본 기사는 2020~2026년 1월 국내외 공시 자료, 소방청·국토교통부·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공식 발표 자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미국 미시간 동부지방법원 소송 자료, 관련 언론 보도를 종합하여 작성됐다. 전문가 인용문은 각각 KBS·SBS 등 방송 인터뷰,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GM 대변인 공식 성명 등 원출처를 개별 명기했다. 후속 심층 보도는 배터리 이력관리제 시행 이후 소비자 접근성 실태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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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전기차 불났는데, 제조사는 "충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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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막바지'⋯데이터센터 성장 자신감
-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의 대(對)중국 수출 승인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간 중 언론·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와 수출 라이선스의 최종 세부 사항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황 CEO는 "중국 고객 수요가 매우 높아 공급망을 이미 가동 중"이라며 "허가가 떨어지는 즉시 판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말까지 5000억 달러로 제시했던 데이터센터 매출 전망에 대해 "상향 조정할 여지가 생겼다"고 언급했다. [미니해설] 젠슨 황 "H200 중국 수출승인 막바지…데이터센터 매출전망 상향" 엔비디아가 H200의 중국 수출 재개를 눈앞에 두면서, 미·중 기술 통제 국면 속에서도 사업 확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6일 황 CEO의 발언은 규제 준수 원칙을 강조하는 동시에, 수요가 확인된 시장에 대한 공급 준비가 이미 끝났다는 점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황 CEO는 CES 2026 현장에서 "미국 정부와 수출 라이선스 관련 최종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승인 절차가 종반에 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별도 발표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매 주문서가 도착하면 그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라며 시장의 자율적 신호를 강조했다. 이는 수입 승인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 상업적 수요가 실질적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미 의회에서 엔비디아 칩 수출을 의회 차원에서 제한하려는 법안이 논의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황 CEO는 선을 그었다. 그는 "수출 통제는 타당한 이유로 상무부에 부여된 권한"이라며 "법을 집행할 정부 기관은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법이 제정될 경우 이를 준수하겠다고 덧붙여,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제품 전략 측면에서도 여지를 남겼다. 황 CEO는 H200이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시점에는 "다른 제품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블랙웰 아키텍처 이후 전날 공개된 '베라 루빈' 칩 등 차세대 제품군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 시장에도 성능 상향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적 전망에서는 자신감을 한층 더 높였다. 엔비디아는 앞서 내년 말까지 데이터센터 매출이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황 CEO는 "이후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발전이 여럿 있었다"며 상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황CEO는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주요 AI 고객사의 확대와 개방형(오픈소스) 모델의 진전이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규제와 혁신의 관계에 대한 인식도 분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州) 단위가 아닌 연방 차원의 AI 규제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대해 황 CEO는 "법률이 하나뿐이면 안전하고 빠르게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혁신과 안전은 함께 간다"며, 초기 챗GPT 등 AI 챗봇에서 제기됐던 '환각' 문제 역시 기술 발전을 통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주가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 부유층에 일회성 5% 세금을 부과하는 '억만장자세'를 도입하더라도 주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순자산은 약 1626억 달러(약 235조 7000억 원)로 추산된다. 엔비디아는 규제의 틀 안에서 중국 수요를 흡수할 준비를 마쳤고, 데이터센터 중심의 성장 경로 역시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H200 승인 여부는 단기 변수지만, 제품 로드맵과 고객 기반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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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막바지'⋯데이터센터 성장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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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원화 1400원대 고착, 환율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
- 2026년 1월, 한국 경제는 두 개의 세계적 무대에서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CES 2026이 개막해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구글 딥마인드의 휴머노이드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고 4800km 떨어진 필라델피아에서는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가 열렸다. 그 총회 현장에서 만난 한국 경제학자들의 진단은 묵직하다. "원화 약세는 환율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신뢰가 붕괴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었다. 서울 외환시장 전광판이 보여주는 달러당 1450원이라는 숫자는 2026년 새해 벽두에도 여전히 '일상'이었다. 2022년 이후 한 번도 1400원대를 안정적으로 탈출하지 못한 원화는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까지 격으며 장중 1480원대까지 치솔았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경쟁력 약화와 외국인 투자 신뢰 저하라는 장기 병리가 고환율을 '일시적 급등'이 아닌 '구조적 고착'으로 바꾸고 있다는 진단이 학계와 시장 양쪽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본 기사는 2026년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한미경제학회 멋버로 참석한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와 장유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교수의 현장 인터뷰를 토대로, 원화 약세의 구조적 원인과 반전 가능성을 해부한다. 1450원의 구조-'고환율'은 어떻게 일상이 됐나 원화는 2022년 이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1100~12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상대적 안정 통화'로 분류됐다. 그러나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원화는 달러당 1400원대로 급등했고 이후 한 번도 그 아래로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 2024년 12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뒤따른 정치 혼란은 외환시장에 또 한 번의 충격을 가했다. 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0원대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었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정치적 리스크를 재점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외국인 자금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했다. 2026년 1월 5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수준이 더 이상 ‘일시적 급등’이 아니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한미경제학회 멤버)는 전미경제학회 현장에서 "달러당 1500원을 쉽게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과거처럼 1400원 아래로 환율이 안정되기도 쉽지 않다. 고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범위 안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발언은 원화 약세의 원인이 단기 금리 차이나 무역 수지 같은 경제 사이클 변수가 아닌, 한국 경제의 구조적 경쟁력 약화와 외국인 투자자 신뢰 저하라는 장기 병리에 있다는 분석이었다. '투자처'에서 '자본 유출국'으로-FDI의 역전 원화 약세의 구조적 원인을 이해하려면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흐름을 봐야 한다. 한국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글로벌 제조업 투자처로서 외국 자본을 꾸준히 흡수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이 흐름이 역전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은 2021년 175억 달러로 반짝 증가했다가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국내 기업과 자본의 해외 투자는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 현상을 '글로벌 자본의 한국 기피'로 해석했다. "한국 주식시장과 기업이 매력적이라면 외국인 자금은 환율과 관계없이 유입된다. 지금은 그 반대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상장기업들이 실적에 비해 낮게 평가받는 현상)'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1.0배 수준으로, 미국(4.5배), 일본(1.5배)에 비해 현격히 낮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한국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글로벌 동종 기업 대비 현저히 낮게 평가받는 현상.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낮은 주주환원율, 경직적 노동·규제 환경,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저평가 문제다. 세 가지 구조적 병리-노동, 규제, AI 경쟁력 학계가 지목하는 원화 약세의 구조적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경직적 노동시장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OECD 내에서도 고용 경직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규 투자를 검토할 때 노동 유연성은 핵심 지표 중 하나다. 해고의 어려움, 복잡한 노사 관계, 높은 인건비 상승률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선택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둘째, 과도한 규제 환경이다. 신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규제 속도는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핀테크, 바이오테크, 플랫폼 경제 등 분야에서 해외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포기하거나 우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FDI 감소로 직결된다. 셋째이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인공지능(AI) 경쟁력의 상대적 후퇴다. 김 교수는 미국 기업과 자본시장의 AI 우위를 가장 강력한 '달러 흡인력'으로 꼽았다. 오픈AI,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는 AI 혁명은 전 세계 자금을 미국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이 반도체 원천 기술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플랫폼·데이터 생태계에서의 열세가 글로벌 자본의 이탈을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근본 원인은 한국 경제의 성장 기대와 제도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 투자가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구조적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김성현 성균관대 교수 김성현 교수의 이 발언은 환율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서학개미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기도 하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매수가 원화 매도 압력을 일부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구조적 원화 약세의 주범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 반론-'단기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 일각에서는 구조적 요인과 함께 단기 수급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본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달러 강세 자체가 신흥국 통화 약세를 유발했으며 한국만의 특수한 문제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조정과 외환시장 개입 여지를 열어두고 있으며 글로벌 금리 사이클 전환 시 원화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도 병존한다. 이 기사의 취재 대상인 학자들은 '구조적 요인'을 강조했으나 이것이 유일한 해석이 아님을 독자들은 참고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어떻게 움직이나-기관과 개인의 이중 탈출 원화 약세가 고착화하는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모두 '한국 탈출'에 나서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은 단순히 환율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원화 약세 자체를 심화시키는 자기강화(self-reinforcing) 구조를 만들어낸다.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채권 보유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2021년 38%대에서 2025년 말 29%대로 급감했다. 글로벌 채권 인덱스 편입 여부를 두고 한국 정부가 애를 태우는 사이, 외국인들은 이미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 연기금과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해외 자산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이는 분산투자 원칙에 따른 합리적 선택이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자본시장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측면도 있다. 개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 잔액은 2021년 이후 매년 급증해 2025년 말 기준 수백조 원 규모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원화가 달러로 환전됐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의 한 축을 형성했다. 다만 학계는 이를 '구조적 원인'이 아닌 '부수적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출 대기업들의 행태도 문제로 지적된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이론적으로는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네고(nego)' 물량이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이 달러 결제 대금을 해외에 유보하거나 환헤지 포지션을 늘리는 방식으로 원화 매입을 미루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외환시장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원화 약세를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피지컬 AI, 원화 약세의 반전 카드 될 수 있나 그러나 이 어두운 시나리오 속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미경제학회 총회에 함께 참석한 장유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피지컬 AI'를 한국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장 교수는 AI 기술이 텍스트·이미지를 다루는 생성형 AI 단계를 넘어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고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피지컬 AI(Physical AI)란?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동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자율주행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물류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물리적 환경에서 보고·판단하고·행동하는 AI가 핵심이다. 피지컬 AI는 방대한 '실물 세계 경험 데이터'로 훈련되므로, 이 데이터를 보유한 제조업 강국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논지다. "오픈AI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로 LLM을 훈련했듯 한국은 숙련공과 산업 현장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모델을 훈련·개발할 수 있다. 이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린다면 원화 약세와 투자 부진의 악순환을 끊을 계기가 될 수 있다."-장유순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 (전미경제학회 2026.1.5. 인터뷰) 장 교수의 논지는 한국의 제조업 데이터 자산에 집중된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데이터 학습이 아니라, 제조·물류·건설·정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숙련도가 핵심 자산이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된 미국·유럽과 달리,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여전히 탄탄하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한국은 세계 2위 수준의 산업 로봇 밀도(근로자 1만 명당 93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권의 제조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다만 이 기회를 현실화하려면 국가 차원의 전략적 의지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규제 혁신, 대규모 R&D 투자,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피지컬 AI 역시 '또 하나의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다. 고환율이 바꾸는 일상-수입 물가, 내수, 가계 원화 약세는 추상적 경제 지표가 아니라 국민 생활에 직접 파고드는 현실이다. 달러당 1,450원 환율은 수입 물가를 직접 끌어올린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돼 있어도 원유·가스를 달러로 사는 한국은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한다. 한국은행 추산에 따르면 원화 가치가 10% 하락할 경우 수입 물가는 약 4~5% 상승하고 이는 2~3분기 뒤 소비자물가에 1~2%포인트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고물가·고금리로 지쳐 있는 가계에는 이중고가 될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은 엇갈린다.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은 원화 약세 수혜를 입지만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내수 기업은 비용 상승에 직격탄을 맞는다. 이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여행·유학·해외 직구 비용 증가도 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1,450원 환율에서 100만 원을 달러로 환전하면 약 690달러가 되지만 1,100원 시절이라면 909달러였다. 5년 사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달러가 약 24% 줄어든 셈이다. 정책 과제-신뢰 회복 없이 환율 안정도 없다 학자들의 진단을 종합하면 환율 안정을 위한 처방은 결국 '외국인 투자 신뢰 회복'으로 귀결된다. 외환 개입, 금리 조정 같은 단기 처방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구체적 과제로는 첫째,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환원 정책 강화가 꼽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 둘째, 노동·규제 유연성 제고를 통해 외국 기업들이 실제로 투자하고 사업을 영위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피지컬 AI·반도체·바이오 같은 미래 산업에서 글로벌 자본을 유인할 수 있는 명확한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적 안정도 빼놓을 수 없다. 2024년 말 계엄 사태가 외환시장에 끼친 충격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근본 취약점임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책 환경 없이는 어떤 경제적 처방도 한계가 있다. "최근 원화 약세는 환율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글로벌 자본과 기술 경쟁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외국인 투자자 신뢰 회복과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 없이는 환율 안정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기자의 시각] 환율이 묻는 질문,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있는가"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경제학자들의 진단은 불편하지만 정직했다. 그들은 원달러 환율 1450원이라는 숫자 뒤에 숨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글로벌 자본에게 한국은 아직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기자가 이 기사를 쓰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문제의 뿌리가 환율 수급이나 금리 차이 같은 기술적 변수가 아니라 '신뢰'에 있다는 점이었다. FDI가 역전되고, 외국인 지분율이 급감하고, 국내 자본마저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과 제도적 환경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불신이다. 물론 구조적 요인만이 전부는 아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엔화 동조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등 한국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도 엄연히 존재한다. 2026년 4월 WGBI 편입이 시작되면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이라는 새로운 동력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 호재에 기대기엔 구조적 균열이 너무 깊다. 한국은 지금 두 가지 시간표 앞에 서 있다. 하나는 AI 혁명이 산업 지형을 재편하는 글로벌 시간표이고, 다른 하나는 고령화와 잠재성장률 하락이 경제의 기초체력을 갉아먹는 국내 시간표다. 장유순 교수가 제시한 '피지컬 AI'라는 카드는 이 두 시간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국이 잡을 수 있는 드문 기회 중 하나다. 결국 환율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한국은 글로벌 자본이 '돈을 맡기고 싶은 나라'로 돌아갈 수 있는가. 그 답은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 조정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제도, 인재가 모이는 생태계,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력에서 나올 것이다. 시간은 한국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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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원화 1400원대 고착, 환율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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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8] "살은 빠지는데 끊으면 다시 찐다"⋯GLP-1 비만치료제, '평생 투약' 논쟁 확산
- 체중 감량 효과로 각광받아온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중단한 이후 상당수 사용자가 체중 재증가를 겪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약물 복용을 멈추는 순간 억제됐던 식욕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감량 체중의 상당 부분이 다시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만 치료가 단기 처방이 아닌 장기 관리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LP-1은 원래 우리 몸에서 식사 후 나오는 호르몬이다. GLP-1 계열의 약은 호르몬의 작용을 강하게 흉내내 '덜 먹게 만들고, 더 빨리 배부르게 해서 체중을 줄이는' 주사약이다. 대표적인 GLP-1 계열의 약은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마운자로(Mounjaro) 등이 있으며 보통 주 1회 주사로 투여한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작용제 주사제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이후에도 약물 중단을 어려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약을 끊자마자 강한 허기가 되살아나고 체중이 빠르게 반등하는 '요요 현상'이 반복되면서 사실상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흐름이다. 복용 환자 70%, 요요현상 시달려 실제 임상 및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해당 계열 약물을 개발한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연구에서는 투약 중단 이후 감량 체중의 약 3분의 2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현장에서도 환자 체중의 60~80%가 회복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환자들의 체감도 역시 비슷하다. 위고비를 사용한 한 이용자는 BBC 인터뷰에서 "평생 과체중이었지만 38kg을 감량했다"며 "이 약이 나를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중단이 두렵다"고 말했다.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식욕 조절과 심리적 안정까지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비만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 '의지의 문제'로 여겨졌던 비만이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지속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고혈압 약을 계속 복용하듯 비만 치료제도 장기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식습관 개선+운동 병행하면 체중 유지 가능" 다만 모든 환자가 '평생 투약'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약물 복용 기간 동안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병행할 경우 중단 이후에도 체중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약물이 식욕을 억제하는 동안 생활 습관을 재구성하는 '전환기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GLP-1 치료제를 사용했던 일부 환자들은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한 결과 약물 중단 이후에도 체중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약을 통해 습관을 바꾼 것이 핵심이었다"며 "약 없이도 유지 가능한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GLP-1 계열 치료제가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은 분명하지만, 중단 이후를 고려한 체계적인 관리 전략이 동반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인 체중 감소에만 초점을 맞춘 처방이 아니라, 장기적인 체성분 관리와 생활 습관 정착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중 감량의 성패는 약물 자체가 아니라 약물이 만들어낸 변화를 얼마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정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먹지 않게 만드는 약'에서 '삶을 바꾸는 계기'로 기능할 수 있을지, GLP-1 치료제의 진정한 가치는 이제 그 이후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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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마하의 현인' 공식 퇴임⋯버핏이 남긴 1조 달러 제국의 운명
-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자본주의의 가장 정결한 복음을 전파해온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95)이 마침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1965년 쓰러져가던 섬유업체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이래 그는 단순한 수익률을 넘어 '가치 투자'라는 철학적 이정표를 전 세계 투자자들의 가슴에 심어왔다. 월스트리트의 탐욕 대신 메인스트리트의 상식을 선택했던 한 시대의 거인이 퇴장하면서 이제 시장의 시선은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의 거대 함선을 이어받을 후계자 그레그 아벨(63)과 버핏 없는 버크셔의 생존 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12월 31일(현지 시각)을 끝으로 CEO직에서 공식 퇴임한다. 1965년 경영권을 장악한 지 60년 만이다.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되 실질적인 경영 지휘봉은 2026년 1월 1일부로 그레그 아벨 비보험 부문 부회장에게 넘겨준다. 버핏은 재임 기간 동안 버크셔의 주가를 5,500,000% 이상 끌어올리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수익률(39,000%)을 압도하는 수치다. 현재 버크셔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에서 11번째로 가치 있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신임 CEO 그레그 아벨은 2018년부터 에너지, 철도 등 비보험 부문을 총괄해온 인물이며 버핏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아온 전략가다. 하지만 그는 버핏이 남긴 3820억 달러(약 55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 더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해묵은 과제와, 성장 정체 우려라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미니해설] 거인의 퇴장과 제국의 계승: 버크셔는 '버핏 없이' 영원할 수 있는가 ① 114달러에서 1,500억 달러까지…'자본가'의 일생 워런 버핏의 전설은 1942년, 11살의 소년이 저축한 114.75달러로 시티즈 서비스(Cities Service) 주식을 사면서 시작됐다. 그는 2018년 주주 서한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자본가가 되었고, 기분이 좋았다(I had become a capitalist, and it felt good)"고 적었다. 그의 투자 철학은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아는 것에만 투자하라"는 원칙 하에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실물 경제의 근간이 되는 기업들을 사들였다. 버핏은 1996년 주주들에게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주식을 소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수료가 최소화된 인덱스 펀드를 통하는 것"이라고 조언하며 대중적인 투자 지침을 제시했다. 비록 기술주에 대해서는 보수적이었으나 2016년 애플 투자를 결정하며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승부사 기질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애플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보유 종목이다. ② '위기 시 구원투수'이자 '기부의 상징'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버핏은 미국 경제의 최후 보루였다. 골드만삭스, GE 등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 붕괴를 막았다. 당시 그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정부가 은행에 직접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며 위기 극복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의 영향력은 부의 축적에만 머물지 않았다. 2010년 '기부 약속(The Giving Pledge)'을 출범시키며 재산의 사회 환원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60억 달러(약 8조6000억 원) 이상을 기부한 그는 "돈은 나에게 전혀 유익하지 않고 아무런 효용이 없지만 전 세계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효용을 가질 수 있다"는 명언을 남기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했다. ③ 후계자 그레그 아벨의 과제 '현금 더미'와 '성장판' 버핏의 경영권을 물려받는 그레그 아벨은 스승보다 훨씬 더 '실무형' 관리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미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보험 사업을 총괄하며 능력을 검증받았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캐시 세이퍼트는 "그레그의 관리 스타일이 조직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그것이 성과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자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벨 앞에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놓여 있다. 우선 3820억 달러(약 550조 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처리하는 문제다. 버핏조차 적당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해 쌓아둔 이 자금에 대해 주주들은 배당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아지트 자인(74)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의 고령화와 토드 콤스 등 주요 인력의 이탈에 따른 조직 안정화도 시급한 과제다. ④ 버핏 없는 버크셔, '시스템'으로 증명할 때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버크셔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 철도(BNSF), 보험(Geico), 에너지 등 경기 흐름과 함께 움직이는 강력한 현금 창출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체크 캐피털의 매니징 디렉터 크리스 발라드는 "버크셔의 사업들은 거의 스스로를 돌볼 수 있을 정도"라며 "버핏의 부재는 임박한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펼쳐질 새로운 단계를 기대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버핏은 떠나지만 그가 구축한 분권화된 경영 문화와 장기 투자 원칙은 버크셔의 DNA로 남았다. 버핏은 퇴임 후에도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조언을 건넬 계획이다. '오마하의 현인'이 60년간 공들여 지은 이 거대한 성곽이 주인이 바뀐 뒤에도 시장의 풍파를 견뎌내며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쏠리고 있다. '관리의 아벨', 버핏의 제국을 '시스템'으로 재편하다 워런 버핏이라는 거대한 서사(敍事)가 막을 내린 자리에 그레그 아벨(63)이라는 정교한 시스템이 들어섰다. 버핏이 특유의 직관과 통찰로 '예술'에 가까운 투자를 집행해왔다면 아벨은 철저한 실무 장악력과 수치에 기반한 '공학적' 경영을 지향한다. 40만 명에 달하는 직원과 1조 달러의 자산 가치를 지닌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휘봉을 잡은 그가 보여줄 '아벨주의(Abelism)'는 버핏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비대해진 제국을 현대적 관리 체계로 최적화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새로운 수장 그레그 아벨이 취임과 동시에 조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벨 CEO는 최근 넷젯(NetJets)의 CEO 아담 존슨을 소비자·서비스·소매 부문 총괄 책임자로 임명하며, 버크셔의 방대한 자회사를 크게 세 가지 핵심 축으로 재편했다. 아벨은 기존에 자신이 직접 챙기던 제조, 유틸리티, 철도 사업은 계속 관리하되 소비자 부문을 존슨에게 위임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이는 버핏 시절의 '완전 분권화'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보고 체계를 명확히 하여 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월가는 아벨이 보여줄 '적극적인 관리자'로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캐시 세이퍼트는 "그레그의 관리 스타일이 조직을 좀 더 체계적으로 다듬어줄(button things up)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러한 변화가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시장은 열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Key Insights] 워런 버핏의 퇴임은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던 경영이 시스템 중심 체제로 전환됨을 상징한다. 이는 오너 세대교체를 맞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천재적 리더십을 대체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과 합리적인 자본 배치, 주주 친화적 기업 문화 정착만이 승계 이후에도 시장 신뢰를 유지하고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핵심 열쇠다. [Summary]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가 2025년 말일부로 공식 퇴임하며 60년에 걸친 전설적인 투자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지만 실질적 경영권은 그레그 아벨 신임 최고경영자에게 넘어갔다. 버크셔를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으로 키워낸 버핏의 뒤를 이은 아벨은 382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 자산 활용과 비대해진 조직의 체계적 관리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새로운 시스템 경영의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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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마하의 현인' 공식 퇴임⋯버핏이 남긴 1조 달러 제국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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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AI 권리 부여 경고⋯"자기보존 징후, 전원 차단 장치 필수"
-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진화 속에 'AI 권리 부여'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적 AI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가 엄중한 경고를 내놓았다. 그는 일부 최첨단 AI가 이미 '자기보존(self-preservation)'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통제 가능성을 전제로 한 기술 개발과 함께 필요할 경우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지오는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AI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발상은 "적대적 의도를 지닌 외계 생명체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유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사회적 장치의 정비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권리 부여는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제 AI 안전성 연구를 이끄는 벤지오는 특히 대형 언어모델을 포함한 최신 AI가 실험 환경에서 감독 체계를 회피하거나 통제를 약화시키려는 행동을 보인 사례에 주목했다. 그는 "일부 프런티어 AI 모델은 이미 자기보존의 초기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만약 법적 권리까지 부여된다면 인간이 이를 중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권리 부여' 논쟁 확산 최근 AI의 자율성과 추론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각(sentience)'을 갖춘 AI에 권리를 부여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센티언스 인스티튜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응답자의 약 40%가 ‘지각 능력을 가진 AI’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산업계에서도 AI의 '복지' 개념을 언급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은 지난해 자사 모델 '클로드 오퍼스 4'가 이용자와의 일부 대화를 스스로 종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AI의 '복지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자신이 설립한 xAI의 챗봇 '그록(Grok)'과 관련해 "AI를 고문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인간 의식'과 '기계 작동' 명확히 구분해야" 이에 대해 벤지오는 인간의 의식과 기계의 작동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간 뇌에는 과학적으로 규명 가능한 의식의 물리적·생물학적 속성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챗봇과 상호작용할 때 느끼는 '의식의 감각'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AI 내부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보다, 마치 자율적 인격과 목표를 가진 존재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에 반응한다"며, 이러한 주관적 인식이 정책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센티언스 인스티튜트 공동 설립자인 제이시 리스 앤디스는 AI와 인간의 관계가 일방적 통제와 강압에 기초할 경우 안전한 공존은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AI에 대한 권리를 과도하게 부여하거나, 반대로 일절 부정하는 극단적 접근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든 잠재적 지각 존재의 복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제프리 벤지오는 딥러닝 분야의 기초를 확립한 선구자로 가장 잘 알려져있다. 벤지오는 제프리 힌튼, 얀 르쿤과 함께 2018년 튜링상(컴퓨팅계의 노벨상)을 수상하며 'AI의 대부'로 불린다. 벤지오는 "AI의 능력과 자율성이 확대될수록, 기술적·사회적 안전장치와 함께 최종적으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인간이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ey Insights] 튜링상 수상자인 요슈아 벤지오의 경고는 AI 기술 패권에 몰두하는 한국 산업계에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고도화된 AI가 자기보존 본능을 발휘할 경우 인류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은, 기술 개발 속도전 못지않게 'AI 안전성(Alignment)'과 '킬 스위치(Kill Switch)' 등 제도적 통제 장치 마련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우리 기업과 정부도 맹목적인 AI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윤리와 안전을 기술 표준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Summary] 세계적 AI 석학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최첨단 AI의 자기보존 성향을 지적하며 AI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논의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AI 권리 부여가 적대적 외계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과 같으며, 인류가 AI를 통제하고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앤스로픽 등 일부 산업계에서는 AI의 복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기술 진화에 따른 윤리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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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AI 권리 부여 경고⋯"자기보존 징후, 전원 차단 장치 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