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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둔화 신호에 발걸음 멈췄다…다우 0.7%↓
- 미국 뉴욕증시가 고용 둔화 신호와 유가 급락이 겹치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4% 하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50포인트(0.7%)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1% 상승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이날 시장은 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연 공개된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를 소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6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4만5000명)를 웃돌았다. 그러나 10월 고용은 10만5000명 감소로 수정됐고, 실업률도 4.6%로 예상치(4.5%)를 상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9월 고용 증가 폭이 3만3000명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유가 급락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5달러 아래로 내려가 2021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엑슨모빌과 셰브론이 각각 약 2% 하락하는 등 에너지주는 S&P500 업종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24%로 전날과 같았다. 투자자들은 고용과 소비 둔화 신호를 확인하면서도 연준의 조기 정책 전환 가능성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니해설] '전력 질주' 멈춘 미국 경제…뉴욕증시가 보내는 속도 조절 신호 이번 장세의 출발점은 고용 지표였다. 11월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실업률 상승과 과거 수치의 대폭 하향 조정에 쏠렸다.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의 지나 볼빈 대표는 이날 고용 지표를 두고 "오늘의 데이터는 경제가 숨을 고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은 버티고 있지만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는 아직 서 있지만, 전력 질주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고용의 절대 수준보다 속도와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가 55달러 붕괴, 경기 체온계가 식었다 유가 급락은 이날 시장의 또 다른 핵심 변수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하락 배경으로 경기 둔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을 동시에 지목했다. 유가는 실물 경기의 체온계다. WTI가 55달러 선 아래로 내려오자 에너지주는 즉각 매도 압력에 노출됐고, S&P500 업종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민감 자산에서 방어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조정은 붕괴 아닌 '호흡 조절' 최근 시장을 지배해온 AI 관련 대형주 조정도 이날 흐름을 흔들었다. 브로드컴과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종목이 약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AI 트레이드 종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웰스 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톤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AI와 기술주가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며 "이것은 건강하지 않은 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헬스케어와 보험, 소비재 일부 종목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며 자금 이동이 확인됐다. 연준은 움직이지 않았다…시장은 기다림을 택했다 고용 둔화와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정책 기대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볼빈 대표는 "이 조합은 연준에 공포 없이 방향을 틀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그 전환의 시점을 앞당기지 않았다. 1월 금리 인하 확률이 24%에 머문 것은, 뉴욕증시가 여전히 '확인 대기 구간'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뉴욕증시는 공포의 시작이 아니라 속도 조절 국면의 진입 신호에 가깝다. 미국 경제는 더 이상 전력 질주 상태가 아니며, 증시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반영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지표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둔화 이후 어디로 확산되는가에 맞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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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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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둔화 신호에 발걸음 멈췄다…다우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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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위기 재부각⋯당국, 자금 유용 차단·금융 규율 강화
- 중국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위기 우려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주무 장관이 개발업체 자금 유용을 차단하고 금융·감독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은 16일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고부채·고레버리지·고회전 모델의 폐해가 누적돼 지속 가능성이 약화됐다"며 "공급 구조와 경영·감독 방식 개혁을 통해 리스크를 예방·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 프로젝트 자금의 불법 유용과 조기 배당을 엄격히 금지하고, 프로젝트별 주관 은행제를 도입해 자금 흐름을 통제하겠다고 했다. 또 현물 판매제 도입과 분양 자금 감독 강화를 통해 주택 인도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미니해설] 중국 부동산 위기론 재부각⋯주택장관 "업체 자금 유용 규제"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에 이어 국유 자본이 최대 주주인 완커까지 디폴트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동산 리스크가 중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이 직접 시장 안정화 구상을 밝힌 것은 당국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 부장은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중국 부동산 산업이 고속 성장 과정에서 '고부채·고레버리지·고회전' 구조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고 진단했다. 자본의 신속한 확장과 대규모 차입에 기반한 성장 모델이 단기간에는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경기 둔화와 금융 여건 변화 속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다. 그가 제시한 핵심 대책은 자금 흐름에 대한 통제 강화다. 니 부장은 개발 프로젝트 법인을 실질적인 독립 주체로 운영하고, 모회사는 투자자 책임을 명확히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 인도 이전에 투자자가 판매 대금이나 융자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자본 도피나 조기 배당도 강력히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과거 일부 대형 개발업체들이 분양 대금을 다른 프로젝트나 채무 상환에 전용하다 유동성 위기를 키운 전례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 부문에서는 '주관 은행제' 도입이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마다 하나의 은행 또는 은행단이 주관 은행을 맡아 자금을 관리하고, 개발·건설·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을 해당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은행은 자금 관리와 동시에 융자를 제공해 프로젝트 성과에 따른 이익과 리스크를 개발업체와 함께 부담하게 된다. 이는 금융기관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무분별한 차입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주택 인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니 부장은 거래용 주택이 실제로 인도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현물 판매제 도입을 검토하고, 분양 자금에 대한 감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완공 주택 분양이 일반화된 중국 부동산 시장 구조상, 주택 인도 지연과 미인도 문제는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수요 측면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강조했다. 니 부장은 중국 도시 지역의 1인당 주택 면적이 40㎡를 넘어섰고, 가구당 주택 보유 수가 1.1채를 웃돌고 있다고 소개하며 "주택 수요는 '있느냐 없느냐'에서 '좋으냐 안 좋으냐'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적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품질과 거주 환경 개선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저소득층을 위한 보장성 주택 확대와 노후 지역 주거 환경 개선, 이른바 '좋은 집' 공급이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니 부장은 부동산 산업의 경제적 비중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2024년 기준 부동산업과 건축업의 부가가치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며, 부동산 산업이 지난 20여 년간 중국의 도시화와 경제 성장을 지탱해온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발전 잠재력이 존재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정책 의지보다 실행력에 쏠려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부동산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지만, 개발업체 부실과 수요 위축, 금융 경색이 맞물리며 시장 신뢰 회복에는 한계를 보여왔다. 특히 국유 자본이 참여한 대형 업체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은 정책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위기 진화보다는 중장기 구조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자금 유용 차단과 금융 규율 강화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반등을 이끌기보다는, 연착륙을 목표로 한 관리 국면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 국면으로 복귀하기는 어렵고, 정책의 성패는 리스크 통제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얼마나 병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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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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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위기 재부각⋯당국, 자금 유용 차단·금융 규율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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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 기대에 연중 최고치⋯신고가 눈앞
-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자율주행 기대감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6% 오른 475.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481.77달러까지 오르며 작년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479.86달러)에 근접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4월 장중 214달러대까지 급락한 이후 변동성을 겪었으나, 9월 중순 400달러선을 회복한 뒤 최근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테슬라는 차별화된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실험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미니해설] 테슬라 주가, 연중 최고치 경신⋯산타 랠리 기대감↑ 테슬라 주가가 연말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시장의 중심에 섰다. 1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3%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해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불과 수 달러 차이까지 접근하면서, 연말 '산타 랠리' 국면에서 신고가 경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는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차량에 아무도 타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가 완전 무인 상태로 주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함께 게시됐다. 그동안 테슬라는 안전 요원이 동승한 제한적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해왔는데, 무인 주행 시험이 공개되면서 상용화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테슬라 공식 계정 X(엑스·옛 트위터)도 15일 "천천히, 그러다 한꺼번에(Slowly, then all at once)"라는 글과 "(차량) 함대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활성화될 것(The fleet will wake up via over-the-air software update)"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다만 회사 측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의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기술 시연과 실제 상업 서비스 사이에 상당한 규제·안전 검증 절차가 남아 있다는 점을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본다. 주가 강세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중장기 기대가 꼽힌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차기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로봇 산업 육성 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는 전기차 업체를 넘어 로봇·AI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해왔고, 이런 서사가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의 움직임은 다른 대형 기술주와 뚜렷이 대비됐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 다수가 하락한 가운데, 테슬라는 독자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는 AI 반도체·클라우드 중심의 기존 기술주 랠리에서 벗어나, 자율주행·로보틱스라는 새로운 성장 스토리에 자금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테슬라 주가 상승과 맞물려 일론 머스크 CEO의 자산가치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67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최근 내부 거래에서 8000억달러로 평가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스페이스X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5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 소셜미디어 X를 통합한 xAI홀딩스의 기업가치 역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머스크가 보유한 이들 비상장 자산까지 감안하면, 그가 인류 최초의 '조(兆) 단위 자산가'가 될 가능성도 점차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기술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 경쟁 심화, 자율주행 규제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중장기 리스크로 남아 있다. 테슬라의 최근 주가 랠리가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기대 선반영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전환될지는 연말과 내년 초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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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 기대에 연중 최고치⋯신고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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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L3급 자율주행차량 2종 첫 승인⋯상용화에 속도
- 중국이 양산형 레벨3(L3) 자율주행차 2종의 '제품 진입'을 조건부로 허가하면서 도심 자율주행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5일(현지시간) 창안(長安)자동차와 베이징(北京)자동차(BAIC) 산하 아크폭스가 각각 자사의 L3급 자율주행 기능 탑재 차량에 대해 제출한 제품 진입 허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제품 진입 허가란 해당 차량을 국가가 인정한 정식 자동차 제품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절차다. 이를 거쳐야 현지 양산·판매·번호판 등록이 가능하다. 허베이(湖北) 우한(武漢)시와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 기존에 이뤄져 온 자율주행 시범사업의 개념이 아니라, 정식 차량의 지위를 부여해 대량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게 하는 절차다. 승인받은 차종은 창안자동차와 아크폭스가 각각 개발·생산한 순수 전기차로 지정된 구간에서만 한정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창안자동차의 차량은 시난(西南)성 충칭(重慶)시의 내환 고속도로와 신내환 고속도로, 위두대로 등 구간에서 최고 50㎞까지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아크폭스의 전기차는 베이징의 징타이(京台) 고속도로, 다싱(大興)공항으로 향하는 베이셴 고속도로 등 구간에서 최고 시속 80㎞까지 자율주행 할 수 있다. L3급 자율주행은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기준 '조건부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주행 책임이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는 L2급과 달리 자율주행 구간 내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차량의 제조사나 시스템 업체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현재 우한시와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수준인 L4 차량도 운행되고 있지만 상용화가 아닌 실험적 시범사업 개념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L3 상용차 시장이 수백만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로보택시로 한정되는 L4 시장과 비교해 그 규모와 산업 파급력이 크다. 정부의 이번 허가는 실험이 아닌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서의 자율주행차를 강조하고, 국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발표와 함께 공업정보화부는 "관련 부처 및 지방 주관 부서와 함께 자율주행차량 운행 모니터링과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데이터를 적시에 정리할 것"이라면서 "자율주행차 진입 관리 및 표준·법규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중국의 관련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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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L3급 자율주행차량 2종 첫 승인⋯상용화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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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조정 속 업종 로테이션⋯다우만 선방
-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과 경기 민감주 강세가 엇갈리며 혼조세로 한 주를 시작했다. 15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며 0.1%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5% 밀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0포인트(0.1%)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시장을 압박한 것은 AI 대표주의 추가 조정이었다. 브로드컴 주가는 5% 넘게 급락했고, 오라클도 2%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부 대형 기술주도 약세를 보이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면 소비재, 산업재, 헬스케어 등 경기 민감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하단을 지탱했다. 지난주에도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과 S&P500은 하락 마감한 반면, 다우지수는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 오라클은 12.7% 급락했고, 브로드컴도 7% 이상 밀렸다. S&P500 기술 섹터는 한 주 동안 2.3%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연기됐던 11월 비농업 고용지표와 10월 소매판매가 16일 공개될 예정이며, 주 후반에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고용 증가폭이 4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니해설] AI는 흔들리고, 시장은 갈라진다 이번 뉴욕증시는 단순한 지수 등락보다 시장 내부의 균열이 더 뚜렷했다. AI 관련주가 다시 한 번 조정 압력을 받으면서 나스닥과 S&P500을 끌어내렸고,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지수는 상대적 선방을 보였다. 앱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와그너는 CNBC 인터뷰에서 "지금은 모두가 AI 트레이드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 깔린 피로감과 경계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실제로 브로드컴과 오라클의 연속 급락은 AI 테마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기술적 관점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BTIG의 수석 기술분석가 조너선 크린스키는 "최근 몇 달간 AI 바스켓은 '더 낮은 저점'과 '더 낮은 고점'을 만들고 있다"며 "이는 천정 형성 과정의 전조"라고 분석했다. AI 랠리가 단기 과열을 넘어 중기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빅테크의 영업 레버리지, 아직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월가는 AI 트레이드의 종말을 단정하지는 않는다. 와그너는 "시장은 계속해서 소수 대형주,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며, 그 근거로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영업 레버리지"를 들었다. 그는 "어느 정도의 매출 성장만 확보된다면 이들 기업은 마진을 계속 확대할 수 있고, 내년에도 강력한 수익률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AI 투자 부담이 단기적으로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규모의 경제와 가격 결정력을 갖춘 초대형 기술주의 구조적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을 반영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이날 상승하며 AI 생태계 내에서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AI라는 하나의 테마 안에서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선별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지수는 정체, 내부는 이동…12개 종목의 사상 최고가 이번 장세의 또 다른 특징은 지수 대비 종목 간 괴리다. CNBC에 따르면 이날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12개 종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월마트,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존슨앤드존슨, 랄프 로런 등 전통 산업과 금융, 소비재가 다수 포함됐다. 반면 52주 신저가 종목은 일부 성장주에 국한됐다. 이는 시장이 AI라는 단일 서사에서 벗어나 실적 가시성과 현금흐름이 확인된 업종으로 자금을 분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WSJ도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지만, 나스닥은 AI 관련주 조정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면적인 위험 회피라기보다는, 스타일 로테이션이 조용히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은 강세, 비트코인 급락…위험 선호의 균열 자산시장 전반에서도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WSJ에 따르면 금 선물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은 가격도 기록적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8만7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WSJ는 "투자자들이 고위험 자산에서 이탈하면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AI 주식 조정과 맞물려 고변동성 성장 자산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위험 선호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위험을 감내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한층 엄격해진 국면이다. 관건은 고용과 물가…조정의 끝은 지표가 말한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이번 주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로 향한다. 11월 고용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고 CPI가 안정 흐름을 보일 경우, 연준의 완화 기조 기대는 유지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 반대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며 AI 고평가 논란과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현재 뉴욕증시는 붕괴 국면이 아니라 조정 속 재편의 국면에 있다. 핵심 질문은 AI가 끝났느냐가 아니라, 어떤 AI 기업이 살아남느냐다. 시장은 이미 그 답을 종목 선택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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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조정 속 업종 로테이션⋯다우만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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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 경고음⋯산업생산·소비 동반 부진
-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며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졌다. 부동산과 고정자산 투자 부진도 심화되고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해 10월(4.9%)보다 낮아졌고, 시장 예상치(5.0%)도 하회했다. 소매판매는 1.3% 증가하는 데 그쳐 전망치(2.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부동산 투자 감소폭은 15.9%로 확대됐고, 신규 착공과 준공 면적도 각각 20.5%, 18.0% 줄었다. 고정자산 투자 역시 1~11월 누적으로 2.6%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가 맞물리며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중국 11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부진⋯경기 둔화 신호 중국 경제의 체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11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모두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의 급격한 둔화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지만, 이는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제조업과 수출이 중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중 갈등 장기화 속에서 생산 회복 동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 지원에도 불구하고 민간 부문의 투자와 생산 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더 큰 문제는 소비다.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3%에 그치며 10월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가장 긴 소비 둔화 국면으로, 중국 정부가 강조해온 '내수 중심 성장 전략'이 현실에서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용 불안, 자산 가격 하락, 가계의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 침체는 여전히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이다. 1~11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15.9% 감소했고, 신규 착공과 준공 면적도 큰 폭으로 줄었다.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는 가운데, 개발업체들의 자금 조달 역시 11.9% 감소해 금융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부동산이 가계 자산과 지방정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 부문의 부진은 소비와 투자 전반에 연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고정자산 투자 역시 2.6% 감소하며 기업들의 설비 투자와 인프라 확장 의지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기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업률은 5% 초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청년 실업 문제와 고용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통화·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의존 구조와 민간 심리 위축이라는 근본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 경제가 단기 부양을 넘어 구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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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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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 경고음⋯산업생산·소비 동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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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변동성 확대 시 선제 대응"⋯100조원 시장안정프로그램 연장
-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시장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며 필요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100조원 이상 규모로 운용 중인 시장안정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연장해 '시장 안전판'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월평균 1470원을 웃돌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국고채 금리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당국이 안정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내년에도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최대 60조900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할 방침이다. [미니해설] 이억원 금융위장, "금융시장 변동성, 선제적 안정 대응" 금융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과 채권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선제적 안정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직접 시장안정조치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당국이 내년에도 강한 안전판 역할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15일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금융시장 여건에 대해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는 등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 능력은 충분하다"며 과도한 불안 심리를 경계했다. 환율과 금리 모두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이를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시키기에는 기초 체력이 견조하다는 판단이다. 회의 참석자들 역시 내년 한국 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1%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고, 금융권의 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도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과거와 같은 급격한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은행권 자본비율과 유동성 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한다. 다만 위험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데에는 의견이 모였다.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주요국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국제 자본 이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고, 환율 변동성 역시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참석자들은 실물 수급 요인 못지않게 시장 기대심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화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단기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구조 고도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 등 경제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 같은 인식 아래 금융위는 현재 100조원 이상 규모로 운용 중인 시장안정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연장하기로 했다. 올해만 해도 비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약 11조8000억원을 매입하며 채권시장 안정에 나섰고, 이 조치가 금리 급등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이 협력해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한 최대 60조9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된다. 부동산 시장 조정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이 위원장은 "금융시장 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안전판 역할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내년 중 회사채·은행채·여전채 등의 만기 구조와 금융권의 채권 보유 규모, 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단기 시장 안정뿐 아니라 중장기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시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정례화해 미시적 리스크와 시스템 리스크, 리스크 간 상호 연결성, 테일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환율·금리·부동산·자본시장 리스크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환경에서,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금융당국의 메시지는 '위기 과장 경계'와 '대응 준비 강화'를 동시에 담고 있다. 시장에는 과도한 불안을 진정시키는 한편, 필요할 경우 즉각 개입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심리적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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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변동성 확대 시 선제 대응"⋯100조원 시장안정프로그램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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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반도체 기술 자립에 최대 100조원 추가 지원⋯단일국가 최대 규모
- 중국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위해 최대 5000억 위안(약 105조 원) 규모의 새로운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허용한 가운데 해외 업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2000억 위안(41조 8900억 원)에서 5000억 위안에 이르는 보조금 및 재정 지원 패키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원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규모, 지원 대상 기업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국가 집적회로 산업 투자 기금(일명 빅펀드)에 추가되는 형식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 5월 3기 빅펀드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규모는 3440억 위안(약 72조 원)으로 앞선 두 차례 사업 규모를 넘어섰다. 최종적으로 자금 지원 규모가 5000억 위안에 이르면 이는 단일 국가 역사상 정부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 중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 같은 보도는 미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을 승인한 후 이뤄졌다. 중국에 AI 칩과 기술의 수출에 엄격한 통제를 유지하던 미국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의 중국 수출을 승인하고 판매액의 25%를 수수료로 징수하겠다고 발표했다. H200은 최신 블랙웰보다 약 18개월 뒤처진 모델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H200 수요가 매우 높아 엔비디아는 생산 능력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024년 출시된 H200은 앞선 호퍼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강력한 AI 칩으로 중국 시장을 위해 개발된 H20 모델과 비교해 6배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은 엔비디아에 H200 구매 문의를 했으며 대량 주문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H200의 허용 여부를 논의했으며 H200 구매 조건으로 일정 비율의 중국산 칩을 함께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판(張帆) 싱가포르 어드밴티지 리서치 컨설팅 설립자는 "중국은 엔비디아의 H200 수입을 결국 수용할 것"이라며 "중국은 가능한 한 합법적 채널로 해외 첨단 칩을 구매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국산 칩 개발을 가속하는 양방향 책략을 펼치고 있다"고 연합조보에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반도체 기술 자립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지속된 수출 규제로 미국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을 최근 승인했으나 중국은 H200에 대한 승인 절차를 강화하고, 정부 산하기관에는 구매를 금지하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간에서도 첨단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앞서 화웨이는 인공지능(AI) 서버 시스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를 내놓고 엔비디아에 도전하고 있으며 바이두와 알리바바 역시 자체 개발 칩 다량을 하나로 묶는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를 통해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당국 역시 자국산 반도체 사용을 적극 장려하며 칩 자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 칩 사용 자제령을 내리는 한편 자국산 칩을 활용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정책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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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반도체 기술 자립에 최대 100조원 추가 지원⋯단일국가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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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 실리콘밸리의 역사적인 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2025년 12월, 81세의 노장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회장이 그 중심에 섰다. 오픈AI, 소프트뱅크, 그리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가 그 무대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편, 월가(Wall Street)에서는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오라클이 AI 버블이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신세가 된 것을 넘어, 이제는 금융 시장의 새로운 고통을 잉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혁신'으로 포장되었던 오라클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제는 주식 폭락을 넘어 채권 시장의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 돌변했다는 분석이다. 주가 30% 폭락보다 무서운 '채권 시장'의 비명 오라클의 위기는 주식 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지난 9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오라클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대한 열광이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에 대한 회의론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스마트 머니'가 움직이는 채권 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라클이 발행한 '투자적격등급(Investment Grade)' 채권이 최근 시장에서 사실상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오라클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불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오라클은 AI 투자를 위해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우량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현재 약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Paper loss)을 떠안은 상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3일 장중 한때 1.513%p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라클의 신용 리스크가 위험 수위를 넘었음을 시사한다.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된 '역사상 최대 도박' 이 위기의 시발점은 2024년 봄, 오픈AI의 임원이 오라클 영업팀에 보낸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이었다. 챗GPT 이후 만성적인 컴퓨팅 파워 부족에 시달리던 오픈AI는 절박했고, 오라클은 텍사스에 거대 데이터센터 부지를 가지고 있었다. 양사의 이해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스타게이트'라는 3000억 달러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비화했다. 문제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수익성'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은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인해 오픈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일부의 완공 시점을 당초 목표보다 늦춰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이는 AI 투자 수익 실현 시점이 더 멀어졌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가스 발전기를 돌리는 고비용 구조까지 선택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MS가 버린 '독이 든 성배'…AI 생태계 전반으로 공포 확산 오라클의 행보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중함과 대비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의 무리한 인프라 요구를 "경제성이 없다"며 거절했다. MS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려놓은 그 '독이 든 성배'를 오라클이 덥석 받아든 셈이다. 오라클의 재무 상태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경고등이 켜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0년대 후반까지 약 700억 달러의 현금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오라클발(發) 공포는 이미 AI 업계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AI 칩 수혜주로 꼽히던 브로드컴(Broadcom) 역시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11%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실체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AI 베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있다. 중국조차 엔비디아 칩 대신 7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칩 육성 패키지를 고려하는 등, AI 하드웨어 시장의 수요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AI 파티가 끝나고 음악이 멈추는 순간, 가장 먼저 의자가 없음을 깨닫게 될 기업은 오라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량채가 정크본드로 전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 충격파가 실물 경제를 넘어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불길한 전조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 '묻지마 AI 투자'의 청구서가 날아든다 오라클 사태는 'AI 맹신'에 취해있던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에 날아든 독촉장과 같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조차 명확한 수익 모델 없는 무리한 AI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재무적 파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채권 시장이 이에 얼마나 냉혹하게 반응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수요를 '상수(Constant)'로 놓고 설비 투자를 늘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심각한 경고다. 오라클과 같은 빅테크들이 자금 경색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곧바로 재고 급증과 실적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장밋빛 전망 대신, 이제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네이버 등 국내 AI 플랫폼 기업들 역시 B2B, B2C 시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라클처럼 주가 폭락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Summary] 기사 요약 오라클이 오픈AI와 손잡고 추진 중인 3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흔들리며 주가가 고점 대비 30% 폭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권 시장이다. 오라클의 우량 채권이 투자자들의 불신 속에 '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력 및 자재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완공이 2028년으로 지연되는 등 수익성 우려가 현실화된 탓이다. 이는 실체 없는 AI 기대감에 기댄 투자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버블 붕괴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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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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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완커, 채무 연장 좌절에 디폴트 위기⋯中 부동산 불안 재점화
-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萬果·Vanke)가 채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완커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위안(약 4189억 원) 규모 채무의 상환 기한을 1년 연장하려 했으나,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완커는 만기 연장, 신용 보강, 이자 기한 준수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모두 가결 요건인 90%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해당 채권은 5영업일 내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완커는 이달 28일 만기인 37억위안(약 7749억 원) 규모 채무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며, 채권자 회의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대형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 이후에도 살아남았던 완커마저 흔들리면서 중국 부동산업계 전반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부동산 거물' 완커, 디폴트 위기…채무상환 1년 연장안 부결 중국 부동산업계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완커가 채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중국 부동산 위기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완커는 국유기업이 최대 주주로 참여한 비교적 안정적인 건설사로 평가받아 왔지만, 최근 유동성 압박이 급격히 커지며 시장의 신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완커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위안 규모 채무에 대해 채권자들에게 1년 만기 연장과 신용 보강 등을 제안했으나, 어느 안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채무 만기 연장은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이었지만, 이마저 좌절되면서 완커는 사실상 디폴트 문턱에 서게 됐다. 28일 만기인 37억위안 채무 역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커의 위기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구조적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이 무너진 이후에도 시장은 '완커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주택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완커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완커의 최대 주주인 선전메트로가 최근 자금 지원 조건을 강화한 점은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선전메트로는 그동안 300억위안(약 6조 2839억 원)이 넘는 주주 대출을 제공하며 완커를 떠받쳐 왔지만, 추가 지원에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면서 완커의 유동성 여건은 한층 악화됐다. 이는 국유 자본의 암묵적 지원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도 균열을 내는 대목이다. 중국 당국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하며 공급 통제와 공실 해소 등 안정화 정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대형 개발업체의 자금 경색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완커의 이자부 부채 규모는 3600억위안(약 75조 4025억 원)을 웃돌아 과거 헝다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규모를 넘어선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만기 연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전면적인 부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포레스트캐피탈 홍콩의 리환 공동 창립자 등은 "시간을 버는 조치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며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완커 사태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 리스크로 재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가 맞물린 상황에서 완커의 향방은 중국 경제 전반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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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완커, 채무 연장 좌절에 디폴트 위기⋯中 부동산 불안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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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美 증시, 지연 데이터 충격 대기⋯고용·물가에 연준 정책 방향타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으로 발표가 지연됐던 고용, 인플레이션 등 핵심 경제지표들이 이번 주 일제히 공개되면서 연말 뉴욕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지난 한 주간 뉴욕 증시는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목요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앞두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관련 대표 종목인 오라클(Oracle)과 브로드컴(Broadcom)의 분기 실적이 연이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주도했다. 이번에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는 투자자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3일간의 정부 셧다운 이후 주요 보고서 발표가 연기되면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시장을 운용해왔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16일(화요일)에는 11월 미국 고용 보고서가, 18일(목요일)에는 인플레이션 추세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연준은 약화되고 있는 노동 시장을 보강하기 위해 지난 10일 3회 연속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연준은 경제의 명확성이 더 확보될 때까지는 단기적으로 차입 비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시사했다. 노무라(Nomura)의 선진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세이프(David Seif)는 "정부 셧다운과 데이터 발표 일정 재조정으로 인해 12월과 1월 연준 회의 사이에 노동과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사실상 3개월치가 몰아서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월간 CPI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발표되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연준의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세 명의 정책 입안자가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했으며, 그중 두 명은 금리가 동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S&P 500 지수는 2025년 현재까지 16% 상승했으며, 2022년 10월 시작된 강세장에서의 상승폭을 90%로 끌어올렸다. 12월은 전통적으로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달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연초 이후의 수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은 매도 압력을 가져올 수 있다. 다가오는 연휴 또한 거래량을 감소시켜 자산 가격 움직임을 과장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미니해설] 美 연준, 데이터에 '올인'…고용·물가로 금리 인하 쐐기 박나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연방정부 셧다운 이후 몇 달간의 거시 경제 데이터 부재 상태를 해소할 지표들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최근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연준 정책의 정당성을 평가하고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CNBC의 짐 크레이머(Jim Cramer)는 "자금이 '매그니피센트 7'에서 다른 영역으로 소방 호스처럼 회전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모든 데이터 조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16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비농업 부문 급여 보고서는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크레이머는 강력한 고용 보고서가 나올 경우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반면, 수치가 약하게 나온다면 연준이 완화 기조를 지속할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 설문조사에서는 11월 비농업 급여가 3만 5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실제로는 월평균 2만 명 감소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고용 시장의 실제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Marvin Loh)는 고용 지표에서 마이너스 수치가 나오기 시작하면 경기 침체 논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 결정에 복잡성을 더할 수 있다. 세 명의 정책 입안자가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는 사실은 연준 내부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모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 시장이 안정화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16일에 함께 발표될 소매 판매 데이터 역시 소비 심리와 경제 성장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AI 쇼크 이후 기업 실적으로 시선 이동 이번 주 뉴욕 증시에서는 AI 관련 대표 종목인 오라클과 브로드컴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기술주 섹터의 급격한 하락이 두드러졌다. S&P 500 사상 최고치 직후 발생한 기술주 급락은 시장의 랠리 지속 여부에 의문을 던졌다. 짐 크레이머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지만, 가치 평가(valuation)가 하락했을 때 매수 기회가 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AI 섹터의 변동성 속에서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기업 실적은 시장의 관심을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17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자빌(Jabil)은 데이터 센터 인프라 제조의 주요 기업으로, 크레이머는 이 회사의 실적이 AI 주식의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8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페덱스(FedEx)는 크레이머에게 "이번 주의 스타"로 꼽혔으며, 전자 상거래 붐 지속에 대한 운송 부문의 건전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폼 공급업체인 신타스(Cintas)의 실적은 중소기업의 상황을 측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AI 섹터 외에도 소비 동향 관련 기업 실적도 주목된다. 다든(Darden)은 올리브 가든 체인을 통해 소고기 가격 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분석된다.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는 GLP-1 약물 인기와 건강한 식습관 강조로 고전하는 식품 주식의 현황을, 카니발(Carnival)은 재량 소비 지출의 상태를, 급여 처리 업체인 페이첵스(Paychex)는 중소기업 건전성을 가늠할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 변수: 수익 확정 심리와 시장의 딜레마 연말을 앞두고 뉴욕 증시는 전통적인 긍정적 계절 요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올해 기록한 상당한 수익을 확정하려는 심리와 거래량 감소라는 복합적인 요인에 직면해 있다. S&P 500 지수는 2025년 들어 16% 상승하며, 2022년 10월 이후 강세장에서 총 9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높은 수익률은 투자자들에게 연말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전략가는 "대부분의 위험 자산에 매우 좋은 한 해였다"고 평가하며, 연말 수익 확정 움직임이 매도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연휴 시즌으로 인한 거래량 감소는 자산 가격 움직임을 과장되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거래량이 얇아진 시장에서는 작은 압력에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로 전략가는 "만약 (투자자들이) 불안한 수치를 얻거나 위험을 추가할 확실한 이유를 얻지 못한다면, 얇아진 시장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불확실한 경제 데이터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번 주에 쏟아지는 데이터와 기업 실적은 연말 시장의 '얇은 거래(thinner markets)' 환경에서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거나 완화할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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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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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美 증시, 지연 데이터 충격 대기⋯고용·물가에 연준 정책 방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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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EU, 우크라이나 지원위해 유로존내 러시아자산 무기한 동결 합의
- 유럽연합(EU)은 12일(현지시간) 유로존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러시아중앙은행의 자산을 무기한으로 동결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6개월마다 동결 연장 여부를 투표로 결정해왔지만 EU가 이번이 무기한 동결한 것은 러시아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가진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이 반대하는 사태를 저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U와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평화협상안을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에 수정안을 제출한 이날 EU가 러시아 국유 자산 무기한 동결 결정을 내렸다. EU정상들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평화 협정안을 수정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평화안은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강요하는 것이라면서 이대로 진행되면 EU가 러시아의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기한 동결 대상이 되는 자산규모는 2100억 유로(약 364조 원)을 넘는다. EU는 유로존내에서 동결되고 있는 러시아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최대 1650억 유로(약 286조 원)의 대출을 시행한다는 방참이다. EU는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무기한으로 동결해 러시아 자산 대부분이 보관되고 있는 벨기에를 설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대출은 내년과 후내년의 우크라이나의 군사및 민생예산을 충당하기 위한 것으로 러시아가 전쟁배상을 하는 시점에서 상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정돼 있다. EU는 오는 18일 개최되는 정상회담에서 대출의 구체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벨기에가 단독으로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는 보증 등에 대해 최종협의를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에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갖는다. 독일정부측은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도 협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럽 각국으로부터의 안보 보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국유 자산 대부분이 보관된 벨기에의 거센 반대가 남아 있어 전망은 불투명하다. 다음주 정상회의에서 벨기에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EU의 러시아 자산이용계획이 위법이라며 국익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러시아 자산의 대부분이 보관돼 있는 벨기에의 결제기관 유로클리어에 대해서는 자금과 증권 처분능력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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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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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EU, 우크라이나 지원위해 유로존내 러시아자산 무기한 동결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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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부, AI 협력 '미국·중국 투트랙' 전략⋯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 정부가 인공지능(AI) 국제 협력을 협력 대상과 분야에 따라 미국, 중국 등으로 구분해 전략적으로 추진한다.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인재와 스타트업을 유치해 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주요 AI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상반기 제조·물류·조선 등 강점 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구축·확산 전략'을 마련하고, 2030년까지 독자적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제 협력과 관련해 미국과는 AI 공동 연구 및 공급망 협력을, 로봇·드론 등에서 경쟁력을 가진 중국과는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 아태 지역 우수 인재와 스타트업에는 연구·정주 공간과 GPU 중심의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한인 AI 인재의 국내 재정착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국산 NPU 도입 확대, 데이터센터 규제 완화, 의료·제조·공공 분야 AI 전환을 위한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미니해설] 한국, AI 협력 미·중 투트랙⋯공급망·피지컬AI 분리 정부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국제 경쟁 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분야별·국가별 협력 전략'을 공식화했다. 기술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전면적 진영 선택보다는, 협력 가능 영역을 세분화해 실리를 극대화하겠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일 공개한 내년 업무계획의 핵심은 △피지컬 AI 육성 △AI 국제 협력의 전략적 분화 △아태 AI 허브 구축 △국산 AI 반도체(NPU) 생태계 강화 △AI 인프라·규제 환경 개선으로 요약된다. 단순한 연구 지원을 넘어 산업·인프라·인재·규제 전반을 포괄하는 구조다. 우선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제조·물류·조선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구축·확산 전략'을 마련한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동화 설비, 물류 시스템 등 물리적 세계와 결합한 AI를 의미한다. 정부는 초기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독자적인 핵심 기술을 확보해 산업 현장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제 협력 전략은 더욱 구체적이다. 미국과는 AI 공동 연구와 반도체·컴퓨팅 중심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로봇·드론·제조 자동화 분야에서 앞선 중국과는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협력 영역을 정교하게 구분해 대응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인재 확보 전략도 눈에 띈다.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수 AI 인재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창업·연구·정주 공간과 함께 GPU 중심의 컴퓨팅 자원을 제공해 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에 진출한 한인 AI 인재의 국내 재정착을 돕기 위해 수요 기업과의 연계도 지원하며, 내년에는 20개 팀을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 차세대 기술 영역에 대한 투자도 병행된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AI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인공지능(ASI) 개발에 도전하는 차세대 AI 연구 조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동시에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공공 분야에 본격 도입하고,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NPU를 활용하는 데 3251억 원을 투입한다. NPU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국민성장펀드와 AI정책펀드를 연계해 맞춤형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국민성장펀드 내 'K-엔비디아 메가프로젝트(가칭)'를 통한 대규모 투·융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과기정통부는 인허가에만 1년 반에서 2년이 소요되는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절차 간소화와 규제 특례를 담은 'AI 데이터센터 진흥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AI 연산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조성 차원이다. 국민 체감 정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AI 라운지'를 통해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대상별 맞춤형 AI 교육 과정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차세대 병원 정보시스템(PHIS)과 마이데이터를 연계해 병원 간 진료기록 공유, AI 기반 질병 예측과 응급 대응이 가능한 '의료 AI 지구'를 내년 중 선정한다. 이 같은 모델은 국방·안전 분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의료·제조·공공 등 각 분야의 AI 전환을 가로막는 규제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술 개발과 산업 적용을 동시에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계획은 AI를 단일 기술 정책이 아닌 국가 산업·안보·외교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린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중국과의 협력을 병행하는 전략이 실제로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또 대규모 재정 투입이 민간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정책 집행 과정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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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부, AI 협력 '미국·중국 투트랙' 전략⋯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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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미국 9월 무역적자, 전달보다 10%이상 감소⋯5년 만에 최저
- 미국의 지난 9월 무역적자가 예상 밖으로 크게 줄어들며 2020년 이후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과 의약품 수출이 늘어난 점이 적자 축소의 주요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1일(현지시간) 9월 상품·서비스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0.9% 감소한 528억달러(약 77조 74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631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수출은 전월 보다 3% 늘어난 2893억달러(약 425조 9940억 원)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비통화용 금과 의약품이 수출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라 상반기 미국으로 급히 유입됐던 금이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다시 해외로 빠져 나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0.6% 늘어난 3421억달러(약 503조 7000억 원)에 그쳤다. 올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무역 지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9월 무역수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 조정의 주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해당 수치를 반영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3.5%에서 3.6%로 상향조정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산업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금 거래를 GDP 산출에서 제외하고 있어 분석이 복잡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수출은 4분기 거의 확실하게 급감할 것이라는 점에서 9월 무역 적자 축소가 미국 무역의 전반적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앨런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4월 상호관세 발효 전 기업들이 재고 확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수입을 늘리며 3월까지 급증했다가, 관세가 시행된 4월 다시 축소됐다. 이후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적자 규모는 증감을 반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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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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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미국 9월 무역적자, 전달보다 10%이상 감소⋯5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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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엔비디아, AI칩 위치확인기술 개발⋯블랙웰에 우선적용
- 엔비디아가 자사의 인공지능(AI) 반도체칩이 어느 국가에서 작동 중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위치 확인 기술을 개발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몇달간 해당 기술을 비공개로 시연해왔으며 앞으로 고객이 직접 설치를 선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 기능은 그래픽 처리 장치(GPU)의 기밀 컴퓨팅 기능에 기반을 두고 있다. GPU가 서버와 통신할 때 발생하는 시간 지연을 활용해 칩의 위치 정보를 파악해내는 구조다.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블랙웰'에 우선 적용하고 '호퍼' 등 이전 세대 제품에도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성명에서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전체 AI GPU 장비의 상태와 재고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고객 설치용 소프트웨어를 도입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엔비디아의 이번 조치가 미국 정부와 의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성격이 있다고 짚었다. 미국 의회는 지난 5월 자국의 고성능 반도체가 수출 규제를 뚫고 중국으로 밀반출되고 있다며 위치추적 등의 기술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도 지난 8일 수출 통제를 우회해 최소 1억6000만 달러(약 2355억 원)어치에 달하는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보내려 한 밀수 조직을 적발했다고 발표하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도입하기로 한 위치 확인 기술이 수출 제한 대상국에 AI칩이 밀반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칩 사용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리며 미국의 통제에 반발해왔다. 중국 당국은 엔비디아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칩의 보안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는데, 엔비디아는 자사 칩에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백도어'가 없다"고 부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자사 제품의 보안을 훼손하지 않고도 위치 확인 기술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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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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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엔비디아, AI칩 위치확인기술 개발⋯블랙웰에 우선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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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베네수엘라 긴장고조 등 3거래일만에 반등
- 국제유가는 10일(현지시간) 미국과 베네수엘라간 지정학적 긴장고조 등 영향으로 3거래일만에 상승반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21센트) 상승한 배럴당 58.46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4%(27센트) 오른 배럴당 62.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반등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대형 유조선을 억류하면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아주 큰 유조선, 사실상 지금까지 억류한 유조선 중 가장 크다. 다른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유조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스키퍼'라는 유조선이 이날 새벽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나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유조선은 과거 '아디사'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당시 이란산 석유 거래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마약 테러 집단과의 '전쟁'을 이유로 올해 8월부터 카리브해 일대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했다. 이번 억류는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를 겨냥한 새로운 고강도 조치가 시작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아직까지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직접 방해하는 조치는 아직 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는 제재를 받는 러시아·이란산 석유와 경쟁이 심해지면서 최대 구매국인 중국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커머디티컨텍스트뉴스레터의 로리 존스턴 설립자는 "이는 단기적 공급 가능성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지정학적·제재 리스크"라면서도 "이번 유조선 억류는 즉각적인 공급 우려를 키우지만 근본적 상황을 바꾸는 것은 아니며 어차피 이 물량은 당분간 바다 위에 떠 있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자신을 축출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9월 이후 미군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21차례 이상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8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해당 선박들이 실제로 마약을 운반했다는 증거나 폭격이 불가피했다는 근거가 거의 공개되지 않아 이러한 공격들이 불법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9월 2일 베네수엘라 국적 선박 격침 당시 '전원 살해하라'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선박의 잔해에 매달려 있던 생존자 2명을 추가 공격해 사살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최근 나오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다수가 이런 해상 공습에 반대하고 있으며 공화당원 약 20%도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가 강해지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내 석유제품 수요둔화 조짐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이날 발표한 주간 미국 석유재고통계에서 원유재고가 감소했지만 가솔린과 디젤연료 등의 재고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차익실현 매물 등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가격은 0.3%(11.5달러) 내린 온스당 422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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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베네수엘라 긴장고조 등 3거래일만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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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약보합⋯SK하이닉스 급등, 삼성전자 하락
- 10일 코스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경계심리 속에 소폭 하락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5포인트(0.21%) 내린 4,135.0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4,159.05로 출발해 장중 4,172.64까지 올랐으나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고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닥 지수는 3.65포인트(0.39%) 오른 935.00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9원 내린 1,470.4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0.37% 하락한 반면 SK하이닉스는 ADR 상장 추진 보도에 3.53% 급등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연준 결단 하루 앞두고 약보합 마감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10일 국내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출발했지만 매수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연준의 정책 방향과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를 확인하기 전까지 적극적인 포지션 구축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시장 전반을 지배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하락하고 나스닥만 소폭 상승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물가 지표 안정과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됐지만, 연준 내부의 정책 속도에 대한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웠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내년 금리 인하 횟수와 시기에 대한 연준의 ‘톤’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장중 외국인 매도세가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외국인은 선물과 현물 시장에서 동반 매도에 나서며 지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방어적 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단을 지탱했다.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4,130~4,170선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관망 장세를 연출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주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연준 이벤트를 앞둔 차익 실현성 매물이 유입되며 소폭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3% 넘게 급등했다.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단기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5%), 현대차(-1.47%), 기아(-0.32%), HD현대중공업)-1.04%), NAVER(-1.41%), LG에너지솔루션(-0.45%) 등 주요 대형주는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은 대형주 중심으로 제한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장 초반 하락 출발했으나 2차전지, 로봇, 바이오 일부 종목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다만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모두 전일 대비 감소해 추세 전환보다는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정부 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와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움직임이 전해지며 1,470원 아래로 소폭 하락했다. 최근 급등했던 환율이 단기 고점을 형성했다는 인식도 외환시장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결과가 단기 증시 방향성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 자체보다는 향후 인하 속도,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연준의 평가, 금융여건 완화에 대한 신중한 스탠스가 얼마나 유지될지가 핵심이다. 만일 연준이 기존보다 매파적 메시지를 강화할 경우, 최근 선반영됐던 '유동성 랠리' 기대가 되돌려지며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반대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완화 기조가 재확인될 경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는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와 AI, 2차전지 등 글로벌 유동성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재차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도 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외국인 자금 흐름과 환율 안정 여부, 미국 기술주의 방향성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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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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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약보합⋯SK하이닉스 급등, 삼성전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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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급제동⋯주담대 2년8개월 만에 최소
-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5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7000억원으로 2023년 3월 이후 가장 작았다. 반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4조1000억원 늘어 2금융권의 증가세는 오히려 확대됐다. [미니해설] 11월 금융권 가계대출 4조 증가⋯제2금융권 '풍선 효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금융권의 대출 관리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2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축소되며 정책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다만 2금융권 대출은 오히려 증가 폭이 확대되며 가계부채 구조의 '풍선효과'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5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6월 6조20000억원에 달했던 증가 폭이 9월 1조9000억원까지 축소됐다가 10월 3조5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난 뒤, 11월 들어 다시 둔화한 것이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935조5000억원으로 7천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담대 증가 폭은 2023년 3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전세자금 대출은 오히려 3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2000억원 늘어 10월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10·15 대책 이전 늘어난 주택 거래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생활안정자금 상환이 늘고 전세자금 수요도 줄었다"며 "신용대출은 국내외 주식 투자 확대 영향으로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됐다. 11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000억원으로 전월(4조9000억원)보다 8000억원 줄었다. 은행권 증가 폭은 3조5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2금융권은 1조4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되레 확대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분명히 둔화하고 있으나,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신용공급 확대가 다시 가계부채 증가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중·저신용 차주가 많이 이용하는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시장의 온도 차도 가계대출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도권 전반의 가격 상승 폭은 줄었지만 서울 핵심 지역과 일부 인기 지역의 가격 조정 속도는 더디다. 주택 거래 역시 10·15 대책 이후 서울은 위축됐지만 경기와 인천 지역은 거래 감소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계절적 요인도 가계대출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말·연초 부실채권 매각과 상여금 유입, 대출 상환 증가 등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증가세는 더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주택 관련 대출 증가 압력 자체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의 긴장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기업대출은 오히려 증가 폭이 확대됐다. 11월 은행권 기업대출은 6조2000억원 늘어 9월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대기업 대출은 2조4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주요 은행들이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일부 기업들의 시설투자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신 부문에서는 예금은행으로 36조6000억원이 유입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이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방자치단체 재정자금 유입으로 15조2천억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은행권의 예금 유치 경쟁으로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는 일정 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비은행권 확산과 부동산 가격의 지역별 온도 차, 주식 투자에 따른 신용대출 확대 등 구조적 불안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며 "가계부채 관리의 초점이 단기 규제에서 중장기 구조 개선으로 옮겨가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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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급제동⋯주담대 2년8개월 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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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SDI 헝가리 괴드 배터리공장 '불법 가동' 논란⋯환경허가 취소 후에도 생산 지속
- 헝가리 시민사회단체들이 삼성SDI 괴드(Göd) 배터리 공장이 환경 인허가 취소 이후에도 불법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헝가리 현지 매체 24.hu에 따르면 그린피스 헝가리는 "괴드 공장은 법원 판결로 환경허가가 취소된 2025년 11월 27일 즉시 가동을 중단했어야 하지만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괴드-에르트 협회(Göd-ÉRT Egyesület)는 이를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에너지부에 즉각 폐쇄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은 감산 형태의 제한적 가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괴드 공장은 최근 정부 결정으로 1330억 포린트(약 5918억 원)의 보조금까지 추가로 지원받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미니해설] 헝가리 배터리 허가 논란, '환경 규제'와 '산업 육성' 충돌 헝가리에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규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쟁점의 중심에는 삼성SDI 괴드 배터리 공장의 불법 가동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법원 판결로 환경 인허가가 취소된 공장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헝가리 정부의 규제 집행 의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린피스와 지역 시민단체 괴드-에르트 협회에 따르면 괴드 공장은 지난 11월 27일 환경허가 취소 판결 이후 즉각 가동을 멈췄어야 했지만, 현재까지 공장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허가가 없는 상태에서 산업시설이 가동되는 것은 어떤 나라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논란을 키운 대목은 정부의 이중적 태도다. 시민단체의 폐쇄 요구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에너지부는 해당 공장의 '감산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환경 인허가 취소의 법적 효력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괴드 공장이 최근 개별 정부 결정으로 1330억 포린트의 추가 보조금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시민사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앞서 삼성 SDI는 2023년 하반기에 헝가리 정부와 9549억 포린트(약 4조 2400억 원)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헝가리 정부는 투자 약속을 받은 지 2년 뒤인 지난 10월 보조금 규모를 1330억 포린트로 공식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헝가리 괴드에 처음으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 뒤 이듬해 양산을 시작했다. NMP 처리 공장까지 겹친 유해물질 논란 논란은 삼성SDI 공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코마롬 인근에 위치한 JWH사의 NMP(엔메틸피롤리돈) 처리 공장을 둘러싼 환경 규제 공백도 도마에 올랐다. 이 시설은 배터리 산업에 적용되는 강화된 배출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1㎥당 150mg(150 mg/m3)이라는 높은 유해물질 배출 허용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헝가리 정부가 배터리 산업에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1㎥당 1mg(1 mg/m3)기준과도 크게 괴리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시설이 주거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최근 데브레첸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량의 NMP 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단체들은 "행정 해석 하나로 주민들이 장기간 고농도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 무대응에 쌓여가는 불신 이미 헝가리 시민단체 40여 곳과 전문가 그룹은 두 달 전 에너지부에 주민 건강 보호, 유해물질 통제, 운영 투명성 확보, 불법 가동 차단을 위한 공동 요구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의 공식 답변이나 실질적인 후속 조치는 없는 상태다. 그린피스는 최근 추가 공문을 통해 정부에 공식 해명과 전문가 협의를 재차 요구했다. 시몬 게르게이 그린피스 헝가리 화학물질 전문가는 "배터리 산업이 헝가리 제조업의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했지만, 정작 환경 보호와 주민 안전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는 산업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은 행정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치 경쟁'과 '환경 규제' 사이에서 흔들리는 헝가리 헝가리는 현재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거점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를 확대하면서 산업 기반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괴드 공장 논란은 헝가리식 '속도전 산업 육성'이 환경 규제와 정면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 산업에 대해 강화된 환경 기준과 공급망 투명성 규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헝가리가 현행과 같은 느슨한 규제 집행 기조를 유지할 경우, 향후 EU 차원의 제재나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삼성SDI를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중장기 유럽 전략에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지역 민원 차원을 넘어, '환경 규제를 무시한 산업 성장'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될 경우 기업 이미지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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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SDI 헝가리 괴드 배터리공장 '불법 가동' 논란⋯환경허가 취소 후에도 생산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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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호주,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조치 전세계 첫 시행
- 호주가 10일 오전 0시(한국시간 9일 오후 10시)부터 16세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SNS 이용 연령 규제에 나선 것은 호주가 전세계에서 처음이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페이스북 등 주요 SNS는 이날부터 16세 미만 이용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신규 가입을 금지하고 기존 계정도 16세가 될 때까지 비활성화돼 사용할 수 없다. 호주 의회는 지난해 11월 16세 미만의 SNS 계정 보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적용 대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엑스(X·옛 트위터),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소셜미디어다.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에 대해 4일부터 사용자의 계정을 차단하기 시작했으며 구글도 10일부터 16세 미만은 유튜브에서 자동 로그아웃된다고 밝혔다. 유튜브 키즈 구글 클래스룸, 왓츠앱 등은 여전히 16세 미만도 접근이 가능하다. 호주 정부는 금지 대상 플랫폼 목록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호주의 16세 미만 어린이는 500만 명, 10~15세는 100만 명 가량이다. 호주 정부는 이 법안으로 세계를 선도하게 되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BBC 방송은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플랫폼이 아닌 부모의 편에 서서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장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금지'가 아닌 '지연'이라는 단어를 더 선호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이들이 소셜미디어에 자유롭게 나가기 전에 성장할 시간을 더 주기 위해 SNS 접속을 지연시키는 것이라는 것이다. BBC는 "용어가 무엇이든 다른 많은 국가들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과감한 조치"라며 "정부가 성공 여부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호주의 법은 SNS 플랫폼 업체들이 청소년 차단 금지령을 시행할 책임을 갖도록 했다. 금지 연령의 어린이가 계정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정부 발급 신분증, 얼굴 또는 음성 인식 등 다양한 연령을 확인하는 기술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냅챗은 사용자들이 은행 계좌,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또는 셀카를 사용해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모의 동의와도 관계없이 16세 미만 이용자가 차단되지 못하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2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일부에서는 가짜 프로필, 가족과의 공동 계정, VPN 사용 등 금지를 우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지 않아 시행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봐야 한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1월 퀸즐랜드 브리즈번에서 온라인상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당하던 14세 남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SNS 부작용이 이어지면서 SNS 연령 규제 법안 제정과 실행에 나서게 됐다. 호주 정부의 올해 초 조사에서 10~15세 어린이의 96%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중 10명 중 7명이 여성혐오적이고 폭력적인 내용, 섭식장애와 자살을 조장하는 내용 등 유해한 내용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니카 웰스 통신부 장관은 기술 회사들이 전례 없는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에 반발하는 것에 겁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웰스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자녀를 여러 명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권력에 맞서 협상하는 방법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 장관은 온라인에서 아이들이 고통받는 부모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정책 추진 의지를 지탱해 준다고 덧붙였다. SNS가 어린이의 건강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다른 나라도 이번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호주 커틴 대학의 인터넷 연구 교수 타마 리버는 "호주는 이러한 규제를 도입한 최초의 국가이지만 마지막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호주에 이어 말레이시아도 내년부터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의회도 지난달 16세 이상만 소셜미디어 등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SNS 연령 제한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금지조치의 대상 플랫폼에 포함된 X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이번 법안시행은 호주 국민 전체의 인터넷 접속을 통제하기 위한 뒷문과 같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밖의 많은 SNS 플랫폼들도 국민의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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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호주,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조치 전세계 첫 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