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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유가 급등⋯WTI 하루 6%↑
-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오전 9시 10분(한국시간)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74.09달러, 8월물 브렌트유는 75.36달러로 각각 1.52% 상승했다. 앞서 이스라엘이 13일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이후 양국의 보복 공방이 이어지며,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JP모건은 유가가 최대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값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미니해설]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격화에 유가 '들썩'…JP모건 "최악의 경우 130달러까지 상승"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기점으로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유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급등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값 급등과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도 번지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 10분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74.09달러로 전장 대비 1.52% 상승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전했다. 8월물 브렌트유 선물도 같은 폭인 1.52% 올라 배럴당 75.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유가는 장 초반 각각 6.18%, 5.5%까지 급등하며 출발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배경에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이 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이란의 핵시설과 관련 인물을 정밀 타격했고, 이에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보복 공격으로 대응했다. 양국은 며칠째 공습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저녁에는 이란 남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14광구의 천연가스 정제공장이 드론 공격을 받아 일부 시설이 가동을 중단했고, 수도 테헤란 인근 정유시설 두 곳도 화염에 휩싸였다. 원유 인프라 타격이 이어지면서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빠르게 증폭되고 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중동 전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무력 충돌의 범위가 확대되거나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원유 시장의 충격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골드만삭스도 이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시장의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전 9시 20분 기준 온스당 3,446.94달러로 전장 대비 0.43% 상승했다. 이는 사상 최고가(3,500.1달러, 4월 22일)에 근접한 수준이며, 연초 대비 약 31% 상승한 상태다. 금값 상승은 중동 정세 악화뿐 아니라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재정적자 확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값이 추가로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 증시 선물은 장 초반 하락 출발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P500 선물은 0.18%, 나스닥100 선물은 0.2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08% 각각 상승했다. 이는 긴장 속에서도 지정학적 충격이 실물 경제에 당장 반영되진 않았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증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오전 9시 20분 기준 0.88% 오름세를 보였지만, 한국 코스피 지수는 0.02% 내리며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향후 국제 유가의 향방은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의 확전 여부,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대응 여부에 달려 있다. 이란은 과거에도 해협 통제를 위협한 바 있으며, 현실화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망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단기간 내 안정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투자자들은 원유, 금, 환율 등 관련 자산에 대한 변동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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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유가 급등⋯WTI 하루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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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공포 걷히자⋯美 소비자 심리, 6개월 만에 '깜짝 반등'
- 미국 소비자 심리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무역 전쟁에 대한 공포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미시간대학교는 지난 13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 심리지수 예비치가 60.5를 기록해 전월(52.2)보다 16% 급등했으며,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5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세가 한창이던 올봄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세부적으로는 현재 경제 여건 지수가 8.1% 올랐으며, 특히 미래 기대 지수는 21.9%나 급등해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크게 작용했다. 예상 뛰어넘은 반등, 그러나 '아직은' 이번 심리 지수 상승은 지난 4월 최고조에 이르렀던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미시간대학교의 조앤 슈 조사 책임자는 "소비자들은 지난 4월 발표된 초고율 관세의 충격과 그 후 몇 주간 이어진 정책 변동성에서 다소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하방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심리지수는 최고치였던 지난해 12월보다 여전히 20%가량 낮다.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된다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영국, 중국과 일부 합의에 이르러 일시적 휴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오는 7월 8일 대규모 '상호' 관세가 다시 발효되기 전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기간에 100개가 넘는 무역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관세발 인플레' 공포 꺾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앞으로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크게 완화된 점이 눈에 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1%로, 1981년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달보다 1.5%포인트나 떨어졌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4.1%로 조금 내렸다. 슈 책임자는 "관세가 앞으로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가 6월 들어 다소 누그러졌다"면서도 "무역 정책이 여전히 물가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어 기대 인플레이션은 2024년 하반기보다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사실 미시간대 조사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다른 지표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조사에서는 5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3.2%로 집계됐으며,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한 달 전보다 0.1% 오르는 데 그쳐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음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완화된 인플레이션 지표를 근거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 인하를 재차 요구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까지는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으리라고 본다. 관건은 소비와 고용…'균열' 조짐에 쏠린 눈 소비자 심리 위축이 미국 경제의 생명선인 소비 지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 지출은 한 달 전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동차 같은 상품을 미리 사들이면서 0.7% 늘었던 3월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다. 소비자들이 관세 충격 등에 대비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물론 지속적인 불확실성에도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관건은 노동 시장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의 핵심 동력으로 고용 시장을 꼽는다. 현재 미국 노동시장은 대체로 튼튼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무역과 제조업 같은 일부 산업에서는 고용이 줄어드는 등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관세와 고용 충격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소비 심리가 다시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Key Insights] 미국 소비 심리 반등은 한국의 핵심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의 수요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자동차, 가전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또 '관세 갈등'의 완화는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는 요인이다. 이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단기적인 안정감을 주지만, 무역 갈등이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는 위험은 여전히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과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은 원·달러 환율 및 국내 금융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변동성 또한 커질 수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Summary] 6월 미국 소비자 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시장 전망을 웃도는 큰 폭의 반등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특히 44년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기대 인플레이션이 크게 꺾인 점이 주목된다. 하지만 반등에도 불구하고 심리 지수는 여전히 지난해 말보다 낮은 수준이며,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일부 산업에서의 고용 둔화 등 경제 하방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어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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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공포 걷히자⋯美 소비자 심리, 6개월 만에 '깜짝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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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공포지수' VIX 15% 폭등⋯뉴욕증시, 중동 리스크·FOMC에 '살얼음판'
-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이란-이스라엘 간 지정학적 충돌이라는 돌발 변수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보복으로 중동 리스크가 재점화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15% 넘게 폭등하고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최근 두 달간 20% 반등하며 사상 최고치(2월 기록) 근처까지 올라왔으나, "너무 빠른 랠리"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상황에서 지정학적 불안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유가 급등 우려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 수 있는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오는 18일(현지시간) 발표될 FOMC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지만, 시장의 눈과 귀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함께 공개될 경제전망요약(SEP)에 쏠려 있다. 약화하는 노동시장과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연준이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향후 금리 경로의 핵심 단서가 될 것이다. 시장은 9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연준이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17일 발표될 월간 소매판매 지표와 19일 '노예해방기념일' 휴장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니해설] VIX 폭등이 경고한 '불확실성'…연준은 금리인하 기대에 답할까 두 달간 거침없이 달리던 뉴욕 증시가 살얼음판 위에 섰다. 4월 저점 대비 S&P 500 지수가 20%나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넘보던 시장의 '우호적인 내러티브'는 이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준의 통화정책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시험대 앞에 놓였다. 시장이 너무 강하고 빠르게 랠리를 펼쳐온 탓에 그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어떤 변수에도 취약해진 상태다. 은퇴 및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임파워의 마르타 노턴 최고 투자 전략가는 "지금까지 형성된 그런 우호적인 내러티브를 뒷받침하지 않는 어떤 것에도 취약하다"고 현재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지정학 리스크,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되살리나 시장의 발목을 가장 먼저 붙잡은 것은 '오퍼레이션 라이징 라이언(봉기하는 사자 작전)'으로 명명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다. 이는 단순한 국지적 분쟁을 넘어 세계 경제의 뇌관인 유가를 직접 겨냥한다. 갈등 격화 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경고는 엄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유가 폭등은 곧바로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이어져, 금리 인하를 고대하는 시장의 기대를 꺾을 수 있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 지표를 바탕으로 형성된 9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의 전제 자체가 흔들리는 셈이다. 고용과 물가 사이, 연준의 고독한 줄타기 이번 주 FOMC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현 수준(4.25~4.50%) 금리 동결이라는 결과가 아닌, 그 안에 담길 연준의 속내다. 연준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상충할 수 있는 '이중 책무' 사이에서 '균형 잡기'에 집중하며 위태로운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약화하는 노동시장은 금리 인하의 명분이 된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 아메리카의 래리 워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 이는 올해 하반기 노동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완화의 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반면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유가 리스크는 섣부른 완화를 경계하게 만든다. 메트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드루 매터스 최고 시장 전략가는 "실제로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으면서도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하며 연준이 처한 고도의 줄타기 상황을 설명했다. 점도표와 파월의 입, 투자자가 읽어야 할 '행간'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과 점도표, 경제전망요약(SEP)에 담긴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 이번 점도표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기존 2회에서 1~2회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준 위원들의 실업률 전망치 상향 조정 여부, 2025년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여부 등이 핵심 단서다. 시장은 9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 수준으로 보는 등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중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 크게 반영해 매파적 신호를 보낸다면 차익실현 매물과 함께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더 강조하며 비둘기파적 여지를 남긴다면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추가 상승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주는 '우호적인 내러티브'에 기댄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7월 8일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 유예 종료 등 무역 이슈도 잠재적 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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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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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공포지수' VIX 15% 폭등⋯뉴욕증시, 중동 리스크·FOMC에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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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삼성·LG 북미 가전 전략 '급제동'
- 미국이 주요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북미 가전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 주요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제품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삼성전자와 LG는 미국 내 일부 제품을 현지 생산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한국,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수출되는 만큼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는 원가 상승과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판가 인상과 생산거점 조정을 검토 중이다. [미니해설] 50% 관세 폭탄…한국산 가전, 북미 전략 수정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고율 관세 부과 결정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북미 가전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냉장고, 세탁기, 오븐, 식기세척기 등 주요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관세 적용은 불과 열흘 뒤인 6월 23일부터 시작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미국 내에 일부 가전제품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은 한국, 멕시코,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관세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는 즉각적으로 영향을 분석하고 다각적인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수익성 흔들리는 한국산 가전 철강은 가전제품 제조에 있어 핵심 원자재로, 관세가 부과되면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특히 수출 주력 품목 상당수가 관세 대상에 포함되며 제조원가 상승 → 가격 인상 → 판매 감소 → 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LG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미 판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가전제품 판가는 원재료 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이번 관세 조치는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생산지 이전·프리미엄 확대…기업들 대응책 모색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글로벌 제조 거점 활용을 통한 생산지 이전 등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 탄력성이 낮아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에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LG전자 역시 '스윙 생산 체제'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가별 관세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생산지를 바꾸는 방식이다. 현재 세탁기와 건조기 물량을 테네시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향후 북미향 가전 매출의 10% 후반까지 현지 생산 비중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미국에 공장 지어야 살아남는다?…정부 외교력도 시험대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건 우리가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라며 노골적으로 자국 내 제조 유치 전략을 강조했다.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LG전자 조주완 CEO 역시 "미국 공장 설립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일단은 생산지 이전과 가격 전략 등 단계적 대응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업 대응을 넘어 정부 외교력의 시험대로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 확대가 최선의 방안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내는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세 리스크, 북미 전략 재편의 계기 될 수도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는 삼성·LG뿐 아니라 한국 전체 가전 산업에 중대한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고율 관세라는 비즈니스 리스크가 현실화된 지금, 단기적 대응과 더불어 중장기적인 글로벌 생산 전략의 재편이 요구된다. 동시에 정부 차원의 통상 협상과 외교력 강화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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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삼성·LG 북미 가전 전략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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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세계 EV판매량 24% 급증⋯중국 월간으로 102만대 판매
- 지난 5월 전세계 전기자동차(EV) 판매가 지난해보다 24%나 급증한 160만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장조사회사 로우 모션은 12일(현지시간) 배터리전기차(BEV)와 플러스인하이브리드(PHV) 등 전세계 EV 판매량이 지난 5월 24%나 크게 증가한 160만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에서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북미시장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중국시장내에서 EV 판매는 올해초에 월간 단위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견고한 국내 수요 뿐만 아니라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제조업체가 신흥시장에 과녁을 맞춘 수출을 강화한 점이 중국의 EV 판매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우 모션의 데이터매니저 찰스 레스터는 BYD의 멕시코, 동남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수출이 전체판매를 크게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플릿판매(일반적인 개인이 아니라 관공서와 기업 등 법인, 렌트카, 중고차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번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마켓팅) 장려책과 남유럽의 견고한 수요가 EV판매를 증가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북미에서는 캐나다의 보조금 종료가 악재로 작용해 증가세가 둔화추세를 보였다. 미국정부가 새롭게 25%의 자동차관세를 도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부분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올해 실적예상을 철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의 배기가스 규제에 대한 방침과 관세를 둘러싼 불투명성이 북미 EV 판매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5월 EV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증가한 102만대를 기록했다. 유럽은 36.2% 늘어난 33만대를 기록했다. 북미는 7.5% 증가한 16만대에 그쳤다. 기타지역에서는 38% 크게 늘어난 15만대에 달했다. 레스터는 "중국시장의 성장과 북미시장의 침체라는 깊은 괴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전기차 시장도 모델 다양화와 신차 효과가 맞물리며 올들어 정체기를 벗어나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1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판매된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7만2419대로 전년 동기(5만157대)보다 2만2262대(44.38%) 증가했다. 지난 5월에도 2만1727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8373대가 늘었다. 다른 파워트레인과 비교해도 전기차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하이브리드 차의 경우 올해 18만8668대로 전년(16만467대)보다 2만8201대가 더 팔렸다. 판매량 증가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더 많았지만 증가율은 17.57%로 전기차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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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세계 EV판매량 24% 급증⋯중국 월간으로 102만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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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0.38% 상승⋯오라클 13% '급등' 속 AI 랠리 재점화
-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재점화되며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8% 오른 6,045.26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24%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시장을 이끈 것은 오라클이었다. AI 서비스 수요에 힘입어 연간 매출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한 오라클의 주가는 13%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훈풍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다른 기술주에도 미치며 AI 관련주 전반의 강세를 이끌었다. 예상보다 완화된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노동시장 약화 가능성을 시사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투자 심리를 부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로 보잉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하고, 미-이란 간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상하며 상승폭은 일부 제한됐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등 거시 경제 변수의 향방을 주시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AI가 밀어 올리고, 거시경제가 발목 잡고…안갯속 뉴욕증시 향방은 뉴욕증시가 다시 한번 'AI의 힘'을 증명했다. 12일(현지시간) 시장은 오라클이 쏘아 올린 'AI 실적'이라는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상승했다. 하지만 그 위에는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짙은 안개가 깔려있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 스토리를 가진 AI라는 '마이크로 엔진'과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매크로 안개'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AI는 실체다’…오라클이 쏘아 올린 70% 성장 신호탄 사프라 카츠 오라클 CEO가 제시한 청사진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는 "AI 수요 덕분에 2026 회계연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7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실제 숫자로 증명된 AI의 폭발력에 시장은 열광했다. 주가는 13% 넘게 치솟았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동료 기술주들도 동반 상승하며 'AI 랠리'의 재림을 알렸다.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를 "AI 자본 지출이라는 큰 그림의 또 다른 조각"이 맞춰진 순간으로 평가했다. 오라클의 성공이 특정 기업의 호재를 넘어 산업 전체의 '순풍'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낸시 텐글러는 오라클의 잠재력을 더욱 높이 평가하며, 특히 오라클이 인수한 헬스케어 기업 '서너(Cerner)'를 "매우 흥미롭고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잠재력으로 꼽았다. AI가 신약 개발을 넘어 환자 치료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은 AI 혁명이 이제 막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명 없는 합의’…시장의 발목 잡는 불확실성의 벽 강력한 상승 동력에도 시장이 사상 최고치 앞에서 머뭇거리는 배경에는 고질적인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U.S. 뱅크 자산운용그룹의 톰 헤인린 선임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 위한 주된 동력은 관세 문제의 해결"이라며 "아직 서명된 무역 협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현재 "넓은 범위의 박스권에 갇혀" 있으며, "지속적인 상승 돌파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보잉의 돌발 악재 등은 시장의 발목을 잡는 명백한 하방 압력이다. BCA 리서치 역시 "새로운 상승 촉매제가 없는 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는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고용 둔화, 연준엔 '희소식'…금리인하 기대감 솔솔 짙은 안갯속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는 감지된다. 예상보다 낮은 생산자물가지수와 둔화된 고용 지표는 역설적으로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이미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나 반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이러한 기대에 신뢰를 더한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팀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완화" 등을 이유로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기존 35%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시장 저변에 깔리기 시작한 것이다. 순풍과 역풍 사이, '박스권 돌파'의 조건은 현재 뉴욕증시는 'AI 혁명'이라는 강력한 순풍과 '무역·지정학적 리스크'라는 거센 역풍이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형국이다. AI의 성장 스토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강력하다. 하지만 시장이 갇혀있는 '박스권'을 깨고 '지속적인 돌파'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역 협상 타결과 같은 거시적 불확실성 해소라는 결정적인 변수가 필요해 보인다. 투자자들은 AI라는 화려한 종목 장세와 안갯속 거시 경제 사이에서 신중한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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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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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0.38% 상승⋯오라클 13% '급등' 속 AI 랠리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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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7거래일 연속 상승⋯2,920선 안착
- 코스피가 12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920선에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99포인트(0.45%) 오른 2,920.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2,934.31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의 영향으로 상승폭은 일부 축소됐다. 코스닥은 0.40% 오른 789.45를 기록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며 16.3원 급락한 1,358.7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한전기술, 한전산업 등 원자력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하락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7거래일 연속 상승…2,920선 안착, 원전·조선주 강세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92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수급이 다소 약화되긴 했지만, 국내 증시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장 막판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은 다소 줄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2.99포인트(0.45%) 오른 2,920.03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 2,909.99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때 2,934.31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2,920선에 안착했다. 이는 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최근 증시의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스닥 지수도 3.16포인트(0.40%) 오른 789.45로 마감하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코스닥은 장 내내 780선 중후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증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원자력발전 관련주들의 급등세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6.85% 상승한 것을 비롯해, 한전기술(25.63%), 한전산업(18.76%), 한전KPS(13.93%) 등 관련 종목들이 줄줄이 상한가에 근접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는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와 함께 향후 원전 수출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조선·방산 업종에서도 상승 흐름이 관찰됐다. 한화오션(5.79%), HD현대중공업(0.36%), 한화에어로스페이스(5.30%), HD한국조선해양(1.19%) 등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조선 발주 회복과 국방예산 확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오전까지 강세를 유지했지만, 오후 1시 40분경부터 하락세로 전환되며 -1.87%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0.67% 하락하며 소폭 조정을 받았다. 반면 한미반도체는 2.56% 상승했다. 자동차주는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현대모비스는 -1.04%로 하락했으나, 현대차는 0.25%, 기아는 1.55% 상승 마감했다. 금융주와 인터넷주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신한지주(-2.01%), 하나금융지주(-0.77%), KB금융지주(-1.21%)가 하락했고, 카카오(-1.75%), 카카오페이(-4.06%)도 부진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0.53% 상승 전환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CPI 상승률이 예상 수준에 그치고, 근원 CPI가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차 부각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은 16.3원 급락한 1,358.7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물가 지표 둔화에 따른 연준의 정책 완화 기대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과 업종별 수급 변화에 따라 단기 조정을 거치면서도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해 4월의 2.3%보다는 다소 올랐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2.8%로 4월과 같았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대표·근원 모두 0.1%에 그쳐 전문가 전망치를 하회했다. 이러한 물가 둔화 흐름은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를 자극하고 있으며,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는 환율 안정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가능성을 높이며, 코스피의 상승세 유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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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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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7거래일 연속 상승⋯2,920선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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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0.27% 하락⋯'중동 악재'에 묻힌 물가 안정·무역 합의
-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지표와 미-중 무역협상 타결 소식에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이어온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자 안도하며 소폭 상승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끝났다"고 선언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장중 미국이 이라크 주재 자국 대사관의 부분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란 고위 관계자의 미군 기지 타격 위협 발언까지 더해지며 중동의 긴장감은 증시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S&P 500 지수는 0.27% 내린 6,022.24에, 나스닥 지수는 0.50% 하락한 19,615.8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강보합 수준인 42,865.77로 마감했다. [미니해설] 왜 '물가 안정·무역 합의' 호재는 중동 악재를 이기지 못했나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시장의 복잡한 심리를 그대로 투영하며 장을 마쳤다. 표면적으로는 '온건한 물가'와 '무역 합의'라는 두 가지 호재가 있었지만, 시장은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대신 숨을 골랐다. 안도감 속에 숨겨진 의구심과,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돌발 변수라는 불안감이 혼재했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3대 변수를 통해 향후 뉴욕증시의 향방을 가늠해 본다. '온건한 물가'가 부른 안도감…연준의 '피벗' 기대감 시장의 가장 큰 안도감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서 나왔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0.1% 상승에 그쳐, 관세 정책이 당장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코타 웰스의 로버트 파블릭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보고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며 "연준이 올해 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키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까지 높여 잡았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절반의 안도감'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글로벌 공동 CIO는 "기업들이 기존 재고를 사용하거나 불확실한 수요로 인해 가격을 서서히 조정하고 있어 관세가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분석은 현재 물가 안정이 관세의 영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폭풍 전의 고요'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무역 합의'를 둘러싼 의구심…알맹이 빠진 발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는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시장은 환호하는 대신 차분하게 내용을 곱씹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풀고, 미국이 첨단 기술 판매 제한을 일부 완화한다는 소식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셈법이 숨어 있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이 부과할 55%의 관세는 기존 관세와 펜타닐 밀매, 상호 관세 등을 복잡하게 엮은 결과물이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현재 관세 수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팔레오 레온의 존 프라빈 상무이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지나갔다"면서도 "양측 모두 체면을 살린 합의이며, 문제는 그것이 이행될 것인지 여부"라고 핵심을 짚었다. 시장은 '합의'라는 단어보다는 '이행'이라는 현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시장을 덮친 지정학적 불안감…새로운 '상수'의 등장 이날 상승 출발했던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예상치 못한 중동발 악재였다. 미국이 이라크 주재 대사관의 부분 철수를 준비한다는 소식과 이란의 군사적 위협은 시장의 투자 심리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마존, 엔비디아 등 기술주들이 하락을 주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가 4% 이상 급등한 것은 시장이 느낀 불안감의 크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과거 시장이 연준의 통화정책과 미-중 무역협상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주로 반응했다면, 이제는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세 가지 변수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혼돈의 장이었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무역 합의 기대감이 시장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지만, 합의 내용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불안감이 상단을 억누르는 형국이다. 향후 뉴욕 증시는 이 세 가지 변수 중 어느 쪽의 힘이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그 방향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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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0.27% 하락⋯'중동 악재'에 묻힌 물가 안정·무역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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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거래일 연속 상승⋯3년 5개월 만에 2,900선 회복
- 코스피가 11일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900선에 안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22년 1월 14일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코스닥도 1.96% 오른 786.29로 마감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협상 진전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금융주는 약세였다. 원/달러 환율은 10.7원 오른 1,375.0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6일 연속 상승하며 2,900선 돌파…2022년 이후 최고치 기록 코스피가 11일 6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하며 종가 기준 2,900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14일(2,921.92)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국내 증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2,887.32로 출발해 곧바로 2,900선을 돌파했고, 장중 한때 2,904.21까지 올랐다. 장중 조정 구간이 있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를 확대하며 2,900선 위에서 마감에 성공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15.09포인트(1.96%) 오른 786.29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780선을 돌파하며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 심리 개선이 반영됐다. 외국인 매수세·정책 기대감이 상승 견인 이번 상승세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미중 무역 협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상승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 정책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증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1.18%), SK하이닉스(4.12%), 한미반도체(3.50%) 등 반도체 대표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며,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자동차주 역시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현대모비스(4.91%), 현대차(2.03%), 기아(2.54%)가 동반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6.46%)는 에너지정책 관련 기대감 속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융주는 대부분 약세였다. KB금융(-3.34%), 신한지주(-1.81%), 하나금융지주(-0.64%), 우리금융지주(-0.24%) 등이 하락세를 보였고,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1%), LIG넥스원(-1.53%)도 소폭 조정받았다. 환율, 미중 협상 소식에 1,370원대 중반으로 상승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0.7원 오른 1,375.0원에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365.0원에 출발해 장중 1,370원대를 유지하며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지난달 제네바 회담 합의의 이행 프레임워크에 공식 합의했다.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번 협상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중국 리청강 부부장도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와 제네바 회담의 합의를 토대로 프레임워크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는 후속 협상 차원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전환점을 제공한 제네바 합의보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6월 들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 개선과 정책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단기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의 실적 기대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으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는 조짐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2,950~3,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정책 추진 속도와 글로벌 시장 흐름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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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거래일 연속 상승⋯3년 5개월 만에 2,900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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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금융당국, 수도권 중심 주담대 급증에 감독 강화⋯과열 시 즉각 대응
- 금융당국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에 대응해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및 시중은행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은행권의 대출 행태 점검과 과열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대출 규제 우회 사례를 집중 점검하고, 은행별 월·분기별 대출 관리 목표 준수 여부를 살핀다. 또한 7월부터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시행해 가계대출 한도를 조이고,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90%로 낮춘다. 다만 실수요자 지원은 확대할 방침이다. 5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7000억원 늘어난 6조원으로,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5월 가계대출 6조원 급증…금융당국, 수도권 주담대 증가에 '경고등' 금융당국이 부동산시장 과열 조짐과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대해 본격적인 제동에 나섰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 거래량 증가, 규제 완화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5월 한 달간 가계대출이 6조원 가까이 증가하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방위적인 감독 강화 계획을 내놨다.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은행연합회, 5대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해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리 인하 기대, 부동산시장 호조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시장 안정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금융사들에 대해 "연초 대비 다소 느슨해진 대출 태도를 재점검하고, 자금이 특정 시기나 지역에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월별·분기별 대출 계획을 엄격히 준수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시장 과열 조짐이 확인되면 사전 준비된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주담대 취급 실태를 집중 점검하며, 대출 규제를 우회하거나 형식적으로 지키는 사례가 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대출 증가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은 곳에는 개별 협의를 통해 조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가계대출 확대는 단순한 계절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55조 3000억원으로, 한 달 새 5조 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주담대 잔액은 전월보다 4조 2000억원 늘어 918조원에 달했으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1조원 증가했다. 주담대는 은행권(4조 2000억원)과 제2금융권(1조 5000억원) 모두에서 전월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주택시장 회복, DSR 규제 강화 전 선제 대출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박민철 시장총괄팀 차장은 "2∼3월 중 주택 거래가 크게 늘어난 데다 5월에는 가정의 달 수요가 겹치며 신용대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7월 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일부 선수요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통상 주택거래량의 2∼3개월 후행성을 가지는 만큼, 7∼8월에도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6월 말에는 대출 매·상각 영향으로 수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으나, 실질 증가세는 계속될 수 있다는 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통해 가계대출 총량을 조절할 예정이다. 이 규제는 변동금리, 만기 10년 이하 대출에 대해 가계대출 한도를 더 엄격히 제한하는 제도다. 아울러 이달부터는 전세자금 보증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는 등 보증을 통한 과도한 대출 확대도 차단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실수요자 보호도 병행할 방침이다. 보금자리론 등 서민·실수요자 대상 정책모기지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 강화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시장과 대출시장이 맞물려 과열되지 않도록 양면적 정책을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며, "지속적인 점검과 유연한 정책 집행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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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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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금융당국, 수도권 중심 주담대 급증에 감독 강화⋯과열 시 즉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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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런던 2차 고위급 무역회담서 협상 이행 틀 마련
- 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진행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지난달 제네바 1차 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를 도출하는 데 합의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중국과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통화 및 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틀에는 희토류 수출 통제 및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해제가 포함되며, 양국 정상이 승인하면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미니해설] 미·중, 런던 무역협상서 '합의 이행 틀' 마련…관세·수출통제 완화 기대 미국과 중국이 런던에서 개최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지난달 제네바 1차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이행할 구체적인 프레임워크(이행 틀)를 마련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러트닉 상무장관 외에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그리어 대표가 참석했고,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장, 리청강 부부장 등이 대표단을 구성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회담 종료 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중국과 제네바 합의 및 양국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이번 틀은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중국의 희토류와 핵심광물 수출 통제가 해제되고 미국의 반도체 등 대중 수출 제한 조치도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 대표인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도 회담 종료 후 "양국은 5일 정상 간 통화와 제네바 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 틀에 도달했다"며, 이번 협상이 "전문적이고 이성적이며 심도 있고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었으며, 신뢰 회복과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중은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협상에서 90일간 상호 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고, 중국이 희토류 등 비관세 수출 통제를 해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양측은 상대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비난을 주고받았고,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지와 관련해 강하게 반발했고,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 및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조치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통화를 계기로 런던 2차 회담이 성사됐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제기한 상호 불만 해소에 중점을 두고 20시간 이상 진행됐으며, 결국 프레임워크 도출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냈다. 러트닉 장관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해 승인을 얻은 후, 중국도 시 주석과 협의해 승인을 받은 뒤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희토류 공급 차단에 대응해 미국이 취했던 조치들은 균형 잡힌 방식으로 해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원자력·화학소재 등 핵심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현재로서는 추가 회담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지속적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는 "다른 회담 일정은 없으나, 중국 측과 계속 연락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레임워크가 양국 정상을 통해 승인되고 실제로 이행될 경우, 미·중 간 갈등 완화는 물론 글로벌 무역 환경에도 긍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합의 이행을 둘러싼 신뢰 회복 여부와 실행의 투명성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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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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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런던 2차 고위급 무역회담서 협상 이행 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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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 이슈] 미중 2차 무역회담 돌입⋯희토류·첨단기술 수출통제 쟁점
-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재개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 제한과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경제전문 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국 고위급 통상 당국자들은 이날 런던에서 무역협상에 돌입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통화해 무역 갈등을 완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 협상의 연장선이다. 미중 양국은 회담 첫날 6시간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대미 수출 제한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으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수출 통제 해제가 고려된다고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최근 무역 갈등 국면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이 새로 부과한 조치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과 잘하고 있다고 했지만 답답함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은 쉽지 않다"면서 "마치 여러분의 고향 나라가 쉽지 않은 것과 같다"고 언급했다. 이날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측은 중국이 핵심광물 공급 재개에 대한 확답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회의의 목적은 중국 측이 진지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모든 수출 통제가 완화되고 희토류가 대량으로 풀리며 이후에 더 작은 사안들에 대해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공급 국가로 이를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양국 대표단은 현지 시각 10일 오전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간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6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와 스텔란티스의 공급업체에 희토류 수출 허가를 발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이번 협상을 앞두고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경제안보센터의 레베카 하딩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미국은 사실상 존재론적 투쟁에 휩싸여 있다"며 "이는 단순한 무역 문제 이상의 것이며 두 나라가 경제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와 관련된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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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 이슈] 미중 2차 무역회담 돌입⋯희토류·첨단기술 수출통제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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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0.09%↑ 6,000선 사수⋯뉴욕증시, 미·중 협상 주시하며 혼조
-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경계감이 교차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소폭 상승했으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09% 오른 6,005.88로 마감하며 6,000선을 지켜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31% 상승한 19,591.24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다우 지수는 1.11포인트 내린 42,761.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런던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 회담을 주시했다.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퀄컴(+4%), AMD(+4.8%) 등 반도체주와 아마존(+1%), 알파벳(+1%) 등 빅테크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애플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한 내용이 기대를 밑돌며 1.2% 하락했고,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맥도날드(-0.8%) 등 개별 악재가 있는 종목은 부진했다. 투자자들은 협상 추이와 함께 11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다리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미니해설] S&P 500 '턱걸이' 상승…'악수' 기대감 속 아슬아슬한 강보합, 왜? 9일 뉴욕증권거래소는 거대한 심리 실험실이었다. S&P 500 지수는 0.09% 상승, 다우 지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 숫자는 평온했지만, 그 이면엔 런던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을 향한 기대와 불신이 팽팽하게 맞섰다. 시장은 케빈 해싯 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언급한 '크고 강력한 악수(big, strong handshake)'가 나올지 숨죽여 지켜봤다. 이날 시장의 흐름은 '협상'이라는 단 하나의 키워드를 축으로 한 '희망'과 누적된 불확실성에 대한 '피로감'의 위태로운 동거 그 자체였다. 백악관의 '강력한 악수' 약속…반도체주 먼저 '화답' 시장의 '희망'은 명확한 방향성을 보였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래리 텐타렐리 수석 기술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 협상의 수혜주인 중국 대형주와 미국 반도체 주식에 대해 낙관적인 거래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이날 퀄컴, AMD,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는 일제히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온몸으로 반영했다. 이러한 희망의 근원은 백악관의 명확한 메시지였다. 케빈 해싯 위원장은 "오늘 회의의 목적은 그들이 진지한지 확인하고, 말 그대로 악수를 나누며 이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악수 직후 미국의 모든 수출 통제가 완화되고 희토류가 대량으로 풀릴 것"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단순한 협상 재개를 넘어, 시장이 기다려온 ‘가시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린 것이다. 아마존과 알파벳 등 빅테크 주가가 1% 넘게 오르며 S&P 500 지수를 지탱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증명되기 전까진 못 믿어"…시장에 쌓인 '관세 피로감' 하지만 동전의 뒷면처럼 시장의 다른 한편에는 깊은 '피로감'과 '냉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롱보우 자산운용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CEO는 "시장은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든 아니든 베이징과의 모든 대화를 진전으로 간주한다"면서도, "달리 입증되기 전까지는 행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낙관론의 기반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의 피로감은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의 발언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그는 "시장은 이러한 관세에 대해 매우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당연한 일"이라며 "게임의 규칙이 계속 바뀐다"고 지적했다. 수년간 이어진 관세 전쟁과 예측 불가능한 정책 변화에 투자자들이 얼마나 지쳐있는지를 보여준다. '악수'라는 상징적인 제스처 하나에 시장 전체가 일희일비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누적된 피로의 반증인 셈이다. '채권 금리·여름 약세장'…협상 너머의 잠재적 복병들 설사 런던에서 '세기의 악수'가 성사된다 해도 뉴욕증시가 마주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시야를 협상 테이블 너머로 넓혀보면, 만만치 않은 복병들이 기다리고 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글로벌 및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잠재적으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여 지난 두 달간 보였던 증시 반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져 채권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식 시장의 매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당장 이번 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계절적 요인과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트래비스 맥코트 기관 주식 전략가는 "'여름철 약세장(summer doldrums)'이 바로 지금부터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올해 매우 낙관적으로 보이는 하반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미·중 관계 개선이라는 거시적 호재가 기업들의 실적이라는 미시적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뜻이다. 단기 재료 vs 중장기 위험…'일시적 안도' 그칠 수도 9일의 뉴욕증시는 단기적인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희망과 그동안 누적된 정책 피로감, 그리고 시장 내부에 잠재된 구조적 위험이 충돌하며 팽팽한 균형을 이룬 하루였다. 런던에서의 악수는 분명 시장에 단기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곧 채권 금리의 방향과 기업들의 실제 이익 창출 능력을 확인하며 다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위태로운 균형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가 앞으로의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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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0.09%↑ 6,000선 사수⋯뉴욕증시, 미·중 협상 주시하며 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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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물가 4개월째 하락⋯PPI도 32개월 연속 마이너스
-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하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발표를 통해, 이번 수치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0.2%)보다 낮은 하락 폭을 보였다고 밝혔다. 근원물가는 0.6% 상승했지만 소비 부진을 상쇄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3.3% 하락하며 2022년 10월 이후 3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당국은 기준금리 인하, 지급준비율 조정 등 경기부양책을 단행했지만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물가, 4개월 연속 하락…경기부양에도 내수 회복 '지지부진' 중국의 물가 지표가 5월에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3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중국 경제의 회복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이는 3월과 4월(-0.1%)과 같은 수준이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2%)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전월 대비로도 0.2% 하락해,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CPI는 춘제(음력설) 효과가 있었던 1월 0.5%를 끝으로, 2월 -0.7%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이너스 흐름에 접어들었다. 이후 3월과 4월에는 각각 -0.1%로 소폭 하락세를 유지했고, 5월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5월에 0.6% 상승하며,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소비 위축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에 미국 경제방송매체 CNBC는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 조치에도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한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더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5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했으며, 이는 4월의 -2.7%보다 0.6%포인트 더 하락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였던 -3.2%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이로써 PPI는 2022년 10월 이후 3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제조업체들이 출고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중국은 현재 다른 주요 국가들과 달리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반면, 중국은 내수 침체와 물가 하락이라는 이중 압박에 대응 중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7일 중국 인민은행(PBOC)은 기준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고,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내수 소비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또한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통해 노후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소비 촉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용 불안이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의 무역 갈등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양국은 제네바에서 1차 관세 조정 합의를 도출하며 일시적인 휴전 국면에 돌입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평균 145%의 고율 관세를 51.1%로 낮췄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세율을 32.6%로 인하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이를 "광범위한 무역합의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 마련"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양측은 이후에도 상호 비판을 이어가며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확대 약속 이행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중국 유학생 비자 규제를 강화하고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상무부는 최근 "로봇·신에너지차 등 핵심 산업에 필요한 희토류의 수출 신청을 계속 승인할 것"이라고 밝혀 수출 통제를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복합적인 대외 변수와 내수 부진을 고려할 때, 중국 당국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영 중국증권보는 "올 하반기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으며, 1월 이후 중단됐던 국채 매입도 재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달 말에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루자쭈이(陆家嘴)포럼'이 주목된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금융당국 인사들이 참석해 향후 경제 및 금융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하이 시 정부 관계자는 "중대한 정책 메시지가 이 자리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5월 중국의 수출이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는 5월 수출이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0%에는 약간 못 미친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은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제시한 전망치인 0.9% 감소보다 낙폭이 커 경기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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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물가 4개월째 하락⋯PPI도 32개월 연속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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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그림자에 美 경제 비관론 '급증'⋯기업들 "고용·투자 동결"
-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의 잘못된 경기 침체 경보를 이겨낸 미국 경제가 또다시 '불편한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를 멈춰 세우면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 감사품질센터(CAQ)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미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감사 파트너의 비율은 지난해 가을 10%에서 현재 44%로 급증했다. 반면 낙관론은 38%에서 15%로 뚝 떨어졌다. 감사 파트너들은 잠재적 경기 침체, 지정학적 불안, 무역 불확실성을 비관론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5월 미국 경제는 13만 9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안정적인 고용 성장세를 보였다. 실업률 역시 지난 1년간 4.0%에서 4.2% 사이의 좁은 범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균열의 조짐이 뚜렷하다. 기업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역 정책이 미래 계획 수립을 방해한다며 고용과 투자 동결에 나서고 있다. "1년 수익 날아갈 판"…관세 직격탄에 기업들 '투자 동결' 현장의 기업들은 관세 충격에 직격탄을 맞았다. 울트라소스의 존 스타 대표는 관세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고용과 자본 지출을 전면 중단하고 "몸을 웅크리고 있다"고 밝혔다. 울트라소스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육류 가공 기술을 수입·제조하는 회사다. 그의 회사는 10%의 관세가 발효된 4월 9일 이전에 유럽에 주문한 2000만 달러(약 272억 3000만 원)어치 장비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관세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그는 200만 달러(약 27억 2300만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3대째 회사를 운영하는 스타 대표는 "이 돈을 어떻게 내라는 말인가? 한 해 이익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의 주문에 20% 관세를 내는 것은 상관없지만, 고객·공급업체와 계약을 마친 후에 관세율이 갑자기 바뀌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 탓에 이미 30만 달러(약 4억 845만 원)의 예상치 못한 비용을 부담한 그에게 법인세 감면 같은 정책은 "이익이 '0'이 되면 소용없는 일"일 뿐이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접근법이 더 나은 무역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스티븐 미란 위원장은 "상대국이 관세 부담을 떠안게 하려면 우리 공급망을 이전하겠다는 믿을 만한 위협이 있어야 한다"며 "그 위협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책 세부 사항이 완전히 구체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내놓지 못했다. 노동·소비·금융 '3대 위험'…불확실성 속 생존전략 고심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앞에 세 가지 큰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첫째, 노동 시장의 '불안한 균형'이다. 현재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도, 3~4년 전 어렵게 구한 인력의 해고는 주저하고 있다. 둘째, 소비자들이 마침내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다. 지난 1년간 소비자 부채 연체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주택 시장은 이미 '실패한 봄'을 보냈다. 셋째, 예측 불가능한 금융 시장 충격도 위험 요소다. 연준은 지난해 단기 금리를 1%포인트 내렸지만, 올해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를 잠정 중단했다. 경제적 압박이 커지면서 기업 사기 위험도 높아져, 많은 기업이 강력한 사기 방지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과거 미국 경제는 대유행 기간 중 초저금리 재융자와 인공지능(AI) 관련 자본 지출 덕에 금리 인상의 충격파를 견뎌냈다. 칼라일 그룹의 제이슨 토머스 수석 경제학자는 "이런 기술 충격이 과잉 건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갑작스러운 경기 후퇴 가능성을 경고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고객 서비스 개선과 내부 운영 합리화를 목표로 인공지능(AI)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또한 일부 기업이 인력을 줄이는 가운데, 기존 직원의 기술 향상 교육에 투자한다. CAQ의 줄리 벨 린지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기업들이 장기 회복탄력성과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면서 혁신에 투자하고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며, 청렴 문화를 다지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비콘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토퍼 손버그 창립 파트너는 "경제가 상당한 동력을 가지고 있어 트럼프가 관세에서 물러나 진정한다면 경기 확장이 2~3년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가 계속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면 내년 초까지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Key Insights]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경기 불확실성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 위협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Summary]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비관론이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를 동결하며 대응하고 있다. 불안정한 노동시장, 소비심리 위축, 금융시장 충격 등 '3대 위험'이 부상했으며, 향후 경제 향방은 미국의 무역 정책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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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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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그림자에 美 경제 비관론 '급증'⋯기업들 "고용·투자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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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6,000 돌파⋯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2.3% 남기고 숨고르기
-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둔 뉴욕 증시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 6일 S&P 500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한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번 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각종 정책 변수가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가장 큰 관심은 현지 시각 12일(수요일) 발표될 5월 CPI에 쏠린다. 이번 지표는 관세가 물가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고 6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을 가늠할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은 이 기대감을 꺾을 수 있다. 한편, 9일 런던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 협상과 미 상원에서 논의 중인 감세 및 지출 법안 역시 주요 변수다. 특히 해당 법안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애플의 연례 개발자 회의(WWDC), 엔비디아의 GTC 콘퍼런스 등 굵직한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어, 거시 경제 지표와 정책 변수 사이에서 투자자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미니해설] 숨고르기 들어간 증시, 넘어야 할 '걱정의 벽'은 무엇인가 뉴욕 증시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고, 4월 8일 저점 대비 2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넘보고 있다. 그러나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 시장 참여자들은 화려한 V자 반등 뒤에 도사린 거대한 '걱정의 벽'을 직시하고 있다. 이번 한 주는 인플레이션 압력, 워싱턴발 정책 리스크, 개별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복합적으로 얽혀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할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 꺾을까…'인플레이션'이라는 첫 번째 시험대 시장의 모든 눈과 귀는 오는 12일 공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한다. 관세 정책이 실제 소비자가격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고, 6월 17~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플랜트 모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어드 CIO는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으며, 만약 단기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조짐이 보인다면 이는 임의 소비재 지출에 더 큰 압박을 가하고 궁극적으로 더 뚜렷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은 이미 연내 두 차례(각 0.25%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CPI는 시장이 환호하며 전고점을 뚫어낼 '촉매제'가 될지, 아니면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지를 판가름할 분수령이다. 부채 리스크와 정치 갈등…예측불허 '워싱턴 내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은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소다.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막대한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맨 그룹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시장 전략가는 "부채가 증가할수록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법안을 둘러싸고 일론 머스크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공개 비판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실망감을 표명하는 등 빅테크와 정치권의 갈등은 정책 리스크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섰음을 방증한다. 끝나지 않은 미·중 무역전쟁…살얼음판 걷는 협상 워싱턴 내부 리스크만큼이나 시장을 짓누르는 것은 외부 변수인 미·중 무역 갈등이다. 9일 런던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 협상은 7월 8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선언으로 90일간 유예되었던 관세 조치 종료 시한을 앞두고 있어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협상 테이블에서 나오는 발언 하나하나가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밥 돌 CIO는 "워싱턴 D.C.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큰 물음표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안갯속을 걷는 이유다. 그래도 믿을 건 기업 실적?…냉랭한 소비심리는 '부담' 복잡한 거시 환경 속에서도 시장은 개별 기업들의 펀더멘털에서 희망을 찾으려 할 것이다. 이번 주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WDC)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GTC 콘퍼런스 기조연설은 기술주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짐 크레이머는 애플이 이번 행사를 통해 "주가 상승의 촉매제"를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이 "여전히 명확한 방향성을 찾고 있다"는 짐 베어드 CIO의 진단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한다. 특히 '꽤 우울하다'는 짐 크레이머의 소비자 심리 진단은 화려한 주가 지수 이면에 존재하는 실물 경제의 냉엄한 현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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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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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6,000 돌파⋯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2.3% 남기고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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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43P↑·S&P 6000 돌파⋯고용 호조에 뉴욕증시 '환호'
- 뉴욕 증시가 예상보다 양호한 고용 지표와 미-중 무역 협상 재개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개월여 만에 6,000선을 회복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일부 씻어냈다. 6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443.13포인트) 오른 42,762.62로 마감했고, S&P 500 지수는 1.03% 상승하며 6,000.32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20% 오른 19,529.95로 장을 마쳤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3만 9000명으로 집계돼 경기 급랭 우려를 완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일 런던에서 중국과 무역 회담을 갖는다고 밝힌 것도 투자 심리를 부양했다. 전날 급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3% 넘게 반등하며 기술주 상승을 이끌었다. [미니해설] '안도 랠리'의 두 얼굴…고용은 '맑음', 금리·무역은 '안갯속' 6일 뉴욕 증시에서는 간만에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S&P 500 지수가 3개월여 만에 6,000선을 되찾은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주 초반만 해도 부진한 민간 고용과 서비스 지표에 '경기 둔화'의 그림자가 짙었지만, 예상 밖의 견조한 5월 고용 보고서 하나가 시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 뒤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무역 전쟁의 후유증이라는 두터운 안개가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 '고용 서프라이즈'가 쏘아 올린 안도 랠리 시장을 움직인 가장 큰 동력은 단연 고용 보고서였다.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3만 9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앤서니 새글림베네 아메리프라이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일부 성장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이 매우 잘 버티고 있음"을 보여준 지표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허리가 아직은 튼튼하다는 사실에 환호하며 매수 버튼을 눌렀다. 투자 심리 회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테슬라의 주가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에서 정부 계약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하자 전날 15% 가까이 폭락했던 테슬라 주가가 하루 만에 3.8% 반등에 성공하며 시장의 V자 회복을 이끌었다. 강한 고용, 되레 '금리인하' 기대감엔 찬물 그러나 '좋은 소식'이 반드시 '좋은 소식'만은 아닌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견조한 고용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강력한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은 그간 경기 둔화를 우려하며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를 기대해왔다. 린지 로즈너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는 "연준이 완화 사이클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노동 시장 데이터의 둔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6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무역 협상' 당근과 '관세' 채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런던에서 중국과 무역 회담 재개를 공식화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시장은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 무역 협상이라는 당근을 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실제 어떤 합의가 이루어지느냐"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남아있다. 관세의 상처는 이미 기업 실적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스포츠웨어 업체 룰루레몬은 관세 비용 증가를 이유로 연간 이익 전망치를 낮췄고, 주가는 20% 가까이 폭락했다. 수면 아래 진짜 복병 '이민 쇼크'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복병을 지목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시장의 시선이 관세에 쏠려있는 동안 더 큰 문제가 곪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진짜 이야기는 이민의 붕괴"라며, 이를 "관세보다 훨씬 더 지속적인 부정적 공급 충격"이라고 분석했다. 노동력 증가의 핵심 동력이었던 이민이 급감하면서 임금 상승 압력을 키우고, 이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관리 목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통찰이다. 6일 뉴욕 증시는 단기적인 안도감에 기댔지만,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진 모양새다. 투자자들로서는 당분간 환호보다는 신중한 관망을 이어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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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43P↑·S&P 6000 돌파⋯고용 호조에 뉴욕증시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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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자동차 부문에서 격화하는 가격 전쟁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은 경쟁이 오히려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는 지난 5월 23일 일부 모델 가격을 30% 이상 대폭 낮추는 등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지리(Geely), 체리(Chery), SAIC-GM 같은 주요 경쟁사들도 즉각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 전체로 가격 전쟁이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지난 5월 31일 낸 중국어 성명에서 "특정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규모 가격 인하를 이끌자 많은 기업이 뒤따르면서 새로운 '가격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이 기업 이익을 쥐어짜고, 소비자 안전과 산업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가혹한 가격 전쟁은 산업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해친다"며, 불공정 경쟁과 원가 이하 판매(덤핑)에 법에 따른 제재를 할 것을 예고했다. CAAM 역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이 아닌 시장 점유율 경쟁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건전한 경쟁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비생산적인 경쟁 규제를 강화하고, 다른 부처와 협력해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법률을 엄격히 시행할 방침이다. 공업정보화부는 CNBC의 논평 요청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비야디는 중국 관영 매체에 밝힌 자사의 공식입장을 참조하라고 CNBC에 전했는데, 해당 공식입장에서 비야디는 "공정 경쟁을 촉구하고 건강한 시장을 만들자는 자동차공업협회의 호소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CNBC는 관련 영상 "'카피캣' 휴대폰 제조사 샤오미는 어떻게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강자가 되었나 (영상 길이 13:01)"를 통해 샤오미의 성장 과정을 다루기도 했다. "생산성 향상 없는 '소모전'…내부화의 늪에 빠진 중국 EV" 중국에서는 지나친 경쟁 때문에 생기는 '내부화(네이쥐안, involution)' 현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내부화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 노력 없이 가격만으로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가리킨다. 최근 몇 달간 중국 최고 지도부는 내부화 문제 해결 노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용어는 지난 3월 리창 중국 총리의 연례 업무 보고서에도 등장했다. 지난달 시장 규제 당국 회의에서도 "'내부화 경쟁'을 전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분석가들은 비야디의 최근 가격 인하 조치를 두고, 소비자들이 기존 보상 판매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이미 받았을 법한 할인을 공식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중고차 시장에서 '주행거리 0km' 차량(실제로 달리지 않은 새 차)이 대량 매물로 나오고, 새 차 평균 가격이 2년 새 19% 떨어지는 등 공급 과잉 신호도 뚜렷하다. 노무라 증권 분석가들은 월요일 보고서에서 "비야디가 약 30%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거센 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런 버핏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는 비야디의 지난달 매출 성장률은 14%로, 4월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성장률 19%에서 다소 둔화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의 중시 분석가는 지난주 "말로만 그럴 뿐, 시장 경쟁을 실제로는 제어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른 나라들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극심한 경쟁 상황과 이것이 자국 자동차 산업에 앞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승용차협회 추이둥수 사무총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료를 보면, 중국산 수출 자동차 평균 가격은 2023년을 기점으로 떨어져 이전 상승 흐름을 뒤집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독일로 수출하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가격은 2023년 3만 달러에서 올해 2만 1000달러로 내렸다. 반면, 중국 자동차 수출 최대 시장인 멕시코는 평균 가격이 2년 전 1만 2000달러에서 1만 3000달러로 조금 올라 예외를 보였다. 오토홈 연구소 산업 데이터를 인용한 노무라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자동차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년간 약 19% 떨어져 현재 약 16만 5000위안(약 2만 2900달러)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으로 급히 쏠리면서 공급 과잉을 불렀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 회장은 5월 23일 시나 파이낸스와 한 중국어 인터뷰에서 "주행거리가 전혀 없는 새 차가 중고차로 팔리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중고차 거래터에서 약 3000~4000개 판매업체가 이런 차를 다룬다고 덧붙였다. 이들 차량은 공장 출고와 동시에 판매 실적으로 잡히고, 즉시 중고 시장으로 넘어가 판매량을 부풀리는 데 쓰인다. 웨이 회장은 이런 행태가 "지나친 혼란을 일으킨다"며 업계 질서 확립을 위한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살얼음판 위 中 EV, 어디로?"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격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노무라 등은 "중국 자동차 시장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있어, 뜻있는 시장 통합이 이뤄지기 전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전쟁이 짧은 기간 혼란을 일으키지만, 길게 보면 연구개발(R&D) 역량과 공급망 경쟁력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진화)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규제 강화와 더불어,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서비스 같은 비가격 경쟁 요소가 중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급성장하는 중국 순수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가격 인하 파동을 겪었다.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허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중국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가격 전쟁은 아직 꼭짓점에 이르지 않았으며, 앞으로 5년간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펑 쪽은 해당 발언 내용을 CNBC에 확인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앞으로 펼쳐질 일들의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 CEO는 샤오펑이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력으로 겨루며,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지난 7개월 내리 한 달에 3만 대 넘는 차를 팔았다. 지난주에는 중저가 모델인 모나(Mona) 03 고급형(Max)을 12만 9800위안(약 1만 8020달러)에 선보였는데, 이는 지난 8월 해당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약 17% 싸진 값이다. 대부분 전기차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샤오펑 역시 1분기에 약 9000만 달러 주주 귀속 손실을 기록했다. 고급 전기차 시장에 주력해 온 니오(Nio) 또한 지난 3일 발표에서 1분기 9억 4960만 달러 손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Xiaomi)도 지난 3일 자사 전기차 사업부가 올 하반기에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회사 대변인이 CNBC에 밝혔다. 샤오미는 지난해 테슬라 모델 3보다 싼 SU7 세단을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여름에는 SUV 모델인 YU7로 모델 Y와 경쟁할 전망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값싼 공세는 유럽연합(EU)과 미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 반덤핑 관세 같은 보호무역 조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는 중국 내 가격 경쟁이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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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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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한국 다시 환율관찰대상국 지정⋯트럼프 행정부 첫 보고서
-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5일(현지시간)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는 한국, 중국, 일본 등 9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명시했다. 한국은 2023년 11월 관찰대상국에서 빠졌지만 같은 해 다시 편입됐으며, 이번 보고서에서도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에 따라 지정됐다. 특히 2024년 한국의 GDP 대비 경상흑자가 5.3%로 급증했고, 외환시장 개입 내역도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보고서로, 향후 무역협상에서 환율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니해설] 트럼프 정부 첫 환율 보고서서 한국 재지정…무역·환율 압박 수위 높아지나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는 향후 한미 간 통화 정책 및 무역 협상에 있어 환율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독일, 싱가포르, 아일랜드, 스위스 등 총 9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선정했다. 지난 2023년 11월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 지정을 면했던 아일랜드와 스위스가 새롭게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한국은 2016년 이후 몇 차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되기를 반복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다시 명단에 포함됐으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2개 평가 기준 충족으로 인해 재지정됐다. 미국은 2015년 무역촉진법에 따라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평가해 국가를 지정한다. 이 가운데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 3개를 충족하면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3년 GDP의 1.8%에서 2024년 5.3%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품 무역흑자의 증가에 기인하며, 2024년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도 140억달러에서 550억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외환시장 개입 내역도 보고서에 상세히 언급됐다. 2024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원화 약세와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한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총 112억달러 규모의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DP의 약 0.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재무부는 이러한 개입이 "무질서한 시장 여건에 대한 예외적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환율 정책 평가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 시절부터 “환율을 통한 무역 왜곡”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환율 조작이나 불공정 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를 무역협상에서 직접 문제 삼겠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중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재무부는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과 불투명한 외환 운용을 문제 삼았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방해할 경우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사실상 경고성 메시지로, 향후 미·중 간 통화 마찰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미국 우선 무역정책' 기조 아래 교역국 환율 정책에 대한 분석을 질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목적 ▲거시건전성 조치 및 자본규제 ▲연기금 및 국부펀드 활용 여부 등도 새로운 심층 분석 대상이 될 예정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며 "조작국 지정 시 불이익이 크도록 만들고, 필요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향후 미국이 환율 문제를 무역 압박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 정부는 이날 입장을 내고 "미국 재무부와의 상시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겠다”며 “한미 간 환율 협의도 면밀하게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환율 보고서는 오는 10~11월께 발표될 예정으로, 외환당국과 시장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배경에는 구조적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구조뿐 아니라,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통화정책이 점차 수단화되는 국제 환경도 깔려 있다. 향후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및 정책 대응에도 한층 정밀한 조율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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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한국 다시 환율관찰대상국 지정⋯트럼프 행정부 첫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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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S&P 0.53%·나스닥 0.83%↓⋯트럼프-머스크 설전에 테슬라 14% 급락
-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의 공개적인 설전, 그리고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라는 상반된 재료 속에서 하락 마감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53%(31.48포인트) 하락한 5,939.33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0.83%(162.04포인트) 내린 19,298.45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0.25%(108.00포인트) 떨어진 42,319.74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시장의 시선은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충돌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를 공개 비판하고 테슬라에 대한 정부 계약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테슬라 주가는 14%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 선이 위협받았다. 이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통화 소식은 투자 심리를 일부 진정시키는 효과를 냈다. 양국 정상이 무역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논의에 합의했다는 발표에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기색이었으나, 통화의 구체적인 성과가 명확하지 않아 증시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웃돌고 민간 고용 또한 부진한 수치를 보이면서 고용 시장 둔화 우려가 확산했다. 이러한 상황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했으나, 향후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미니해설] 뉴욕증시, 변동성 장세…트럼프-머스크 설전, 테슬라 넘어 시장 변동성 증폭 6월 초 뉴욕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라는 강력한 변수가 만들어낸 연쇄 파동으로 그 어느 때보다 예측 불가능한 시간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정면으로 부딪히는가 하면, 오랜 경쟁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돌연 화해의 손짓을 보내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여기에 고용지표 둔화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짙은 안갯속에서 방향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형국에 처했다. 이번 주 뉴욕증시를 뒤흔든 가장 직접적인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CEO 간의 날 선 대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를 향해 "매우 실망했다", "미쳤다(CRAZY)"와 같은 직설적인 비난을 퍼붓고 정부 계약 재검토 가능성까지 내비치자,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14% 이상 주저앉으며 시가총액 1조 달러라는 상징적인 지위마저 흔들렸다. 머스크 또한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패배했을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양측의 갈등은 격화일로로 치달았다. 애틀랜타 소재 글로볼트(GLOBALT)의 토마스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둘러싼 다양한 이견이 이번 갈등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짚었다. 특정 인물 간의 충돌을 넘어 정책 자체의 불확실성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미중 정상 통화, 안도와 신중론 교차하는 무역 협상 시장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킨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 통화였다. 양국 정상이 무역 분쟁 해소를 위해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시장에 일시적인 안도감을 선사했다. 토마스 마틴은 시장 참여자들이 양국 정상의 대화 자체를 극단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을 신호로 받아들이며 주식 매수 심리가 다소 살아났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람들은 그저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부는지 추측하고 궁금해하며, 바람은 계속 방향을 바꾸고 있다"며 여전히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를 지적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햇필드 CEO 역시 미중 간 대화 재개는 긍정적이지만, 중국과의 실질적인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빠른 해결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해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고용 둔화 그림자,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솔솔' 정치적 소용돌이 외에도 경제지표의 변화는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고, 5월 민간 부문 고용 증가 폭 또한 전망치를 한참 밑돌면서 노동 시장의 냉각 조짐이 감지됐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자극하는 요소다. 매사추세츠주 레녹스 소재 키터 그룹의 매튜 키터 매니징 파트너는 최근 발표된 비교적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지표와 더불어 실업 관련 지표의 약화는 연준이 올해 안에 한 차례 이상 금리를 내릴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정책 전환 가능성이 특정 산업 분야에는 긍정적인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OMO와 불안 공존…전문가들이 본 시장의 양면성 이처럼 다층적인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투자자들은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초조함(FOMO)'과 '예상치 못한 악재로 인한 손실 공포' 사이에서 심리적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글로볼트의 토마스 마틴은 현재 투자자들이 주식 보유를 원하면서도 시장이 급락할 경우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복잡한 심리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도이체방크의 빈키 차다 수석 전략가는 S&P 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현재 시장 포지션이 추가 상승 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소비재 기업들이 관세 위협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관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점을 근거로 들며 시장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뉴욕증시는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적 리스크와 경기 둔화 가능성이 공존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연준의 정책 변화 기대감과 시장 자체의 회복력에 대한 믿음 또한 존재하는 복합적인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시장 등락에 좌우되기보다는 거시 경제의 흐름과 개별 자산의 근본적인 가치를 면밀히 검토하는 균형 잡힌 투자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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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S&P 0.53%·나스닥 0.83%↓⋯트럼프-머스크 설전에 테슬라 14% 급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