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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3분기 매출 83조원 첫 돌파⋯데이터센터가 '90% 독주' 이끌었다
-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4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 전망치인 549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은 데이터센터 부문이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난 512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했다. 게임 부문은 43억 달러로 30%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1% 감소했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공학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000만 달러, 5억9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주당 순이익(EPS)은 1.3달러로 시장전망치(1.25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이 6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PU '블랙웰' 수요가 폭증하면서 클라우드 GPU는 사실상 품절 상태라는 설명이다. 젠슨 황 CEO는 "AI는 모든 산업에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3분기 실적 사상 최대⋯블랙웰칩 수요 폭발 덕분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세계 시총 1위'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AI 투자의 폭발적 증가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며, 3분기 매출·이익·부문별 실적 모두 시장 예상치를 압도했다. 엔비디아가 이날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 매출 570억1000만 달러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수치이자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이다. LSEG가 집계한 시장전망치(549억2000만 달러)를 20억 달러 넘게 웃돌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엄청난 성장'이라 평가된 실적이 매 분기마다 갱신되는 셈이다. 데이터센터가 사실상 '엔비디아 실적' 이끌어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데이터센터 매출이다. 해당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5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게임 회사가 아닌 '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한 지 오래다. 데이터센터 매출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아키텍처 '블랙웰(Blackwell)'이 자리한다. 블랙웰 기반 GPU는 생성형 AI 모델 훈련·추론에서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확충 경쟁에 돌입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젠슨 황 CEO가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표현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주요 클라우드 기업의 GPU 재고는 품절 상태이며, 고객사는 수개월 단위 대기줄에 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시각화·차량용 부문도 견조…그러나 중심축은 AI 게임 부문 매출은 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1%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AI 특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 매출은 7억6000만 달러, 자동차·로봇공학 부문은 5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두 부문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에 불과하다. AI 생태계 폭발…엔비디아는 "AI의 선순환 구조 진입" 황 CEO는 실적 발표에서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라며 "더 많은 AI 스타트업, 더 많은 산업군이 GPU 기반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는 모든 곳에 침투해 동시에 일을 수행하고 있다"며 '전산업 AI화'를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자신들의 시장이 단기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4분기 전망도 '역대 최대'…650억 달러 제시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이 6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또 하나의 사상 최고치다. AI 투자 속도가 멈추지 않는 한 엔비디아의 분기별 최고 실적 경신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GPU 공급 병목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고, 클라우드 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을 ‘전력 인프라가 따라오느냐’에 따라 조절하고 있다. 즉, 수요는 이미 넘치고 있으며 문제는 공급 능력이라는 의미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주가 애프터마켓에서 5% 이상 급등 나스닥 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에서 장기호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일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마감했다. 이후 실적 발표 직후 애프터마켓에서는 5% 넘게 급등하며 196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AI 시대의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가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엔비디아는 또 오는 12월 4일 기준 주주들에게 주당 1센트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제 단순 기업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를 더 이상 GPU 제조사로 보지 않는다. AI 산업의 표준·플랫폼·생태계의 핵심을 장악한 ‘대체 불가 기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블랙웰의 성공과 AI 인프라 수요 폭증이 이어지는 한, 엔비디아의 실적 경신 행진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올해 시장을 사상 최고치로 이끈 AI 주도 랠리에 대한 시험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뉴욕 50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애덤 사르한은 로이터에서 "엔비디아가 AI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시장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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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3분기 매출 83조원 첫 돌파⋯데이터센터가 '90% 독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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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EU, AI규제 16개월 늦춘다⋯디지털 간소화 방안 발표
- 유럽연합(EU)이 19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에 대한 포괄적 규제인 AI법의 핵심 조항의 적용을 연기하고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가 혁신을 저해한다는 회원국들과 역내 기업의 반발, 자국 빅테크를 보호하려는 미국의 압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럽 IT업계로부터는 이번 조치가 불충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소비자단체로부터는 대형IT기업들에 굴복했다며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EU가 이날 발표한 방안에는 기업이 건강, 안전, 기본권 등을 심각히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AI를 사용할 때 EU의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하는 시기를 당초 내년 8월에서 2027년 12월로 16개월 연기하는 조항이 담겼다. EU는 AI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역내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정을 담은 AI법을 지난해 8월 제정했지만 미국 빅테크뿐 아니라 에어버스, 루프트한자,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주요 기업 상당수도 혁신을 억눌러 기술 발전을 옥죌 소지가 있다며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 방안에는 합법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기업이 AI 모델을 훈련할 때 개인 정보 등에도 접근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용자가 클릭 한 차례로 사용자 추적에 대한 동의를 표하고 운영 체계 등을 통해 기본 설정을 저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인터넷 접속 때마다 뜨는 쿠키 배너 팝업 수를 줄이겠다는 계획도 눈에 띈다.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우리에게는 인재, 인프라, 거대한 단일 시장이 있지만 우리 기업, 특히 스타트업과 소규모 기업은 종종 겹겹의 경직된 규칙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이번 조치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디지털 규제 간소화 방안이 AI를 비롯한 기술 경쟁에서 뒤진 유럽 기업이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고, 역외 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AI 규제 선도가 개인정보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전 세계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했던 인권단체와 소비자 단체 등은 즉각 반발했다. EU가 최근 산업계와 미국 정부의 반발을 의식해 일부 친환경법을 완화한 데 이어 디지털 규제까지 느슨하게 풀어 개인의 기본권과 프라이버시 보호 등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중 대 빅테크'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대형 광고판을 걸고 브뤼셀 시내를 누비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빅테크의 압박에 맞서 EU의 디지털 규칙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이 방안을 공개하는 브리핑에서 "간소화는 규제 완화가 아니며 우리가 규제 환경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EU 집행위가 공개한 디지털 간소화 방안은 회원국 간 논의,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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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EU, AI규제 16개월 늦춘다⋯디지털 간소화 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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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열풍에 대외금융자산 또 사상 최대⋯순자산국 위상 강화
-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 증가로 우리나라의 대외 금융자산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외 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돼 전분기 대비 1,158억달러 늘었다. '서학개미' 개인투자자와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이 1조2,140억달러로 한 분기 새 890억달러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대외 금융부채는 900억달러 증가에 그치며, 순대외금융자산(대외자산–대외부채)은 1조562억달러로 258억달러 확대됐다. 이는 세 분기 만의 증가세이자, 네 분기 연속 '1조달러 순자산국' 지위 유지다. 해외 증시 강세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해외 증권투자를 확대한 데다 외환보유액 증가도 자산 확충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외채 비중이 21.9%로 낮아지고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8.3%로 떨어져 외채 건전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해설] 거주자 대외금융자산·증권투자 또 역대 최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자산 구축 속도가 다시금 가속화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 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되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대외 금융자산이란 우리나라 거주자가 해외에 보유한 주식·채권·직접투자·외환보유액 등을 모두 합한 것으로, 국가의 해외 투자 역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서학개미 효과" 해외 증권투자가 자산 증가 견인 자산 증가세의 중심에는 해외 증시 투자 열풍이 자리한다. 3분기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1조2,140억달러로 한 분기 만에 890억달러 불어났다. 이 중 지분증권이 814억달러 증가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 증시 강세와 반도체·기술주 투자 확대, 그리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결합하면서 개인과 기관의 해외 투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결과다. 직접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2차전지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87억달러 늘어나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기업의 북미·유럽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은 제한…원화 약세 영향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85억달러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부채 증가 폭은 900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비거주자 직접투자가 37억달러 줄어든 점도 부채 증가 폭을 제한했다. 이로써 대외 금융자산 증가 폭(1,158억달러)이 금융부채 증가 폭(900억달러)을 웃돌며,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562억달러로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달러 순자산국'에 진입한 뒤 네 분기 연속 흑자 규모를 유지한 셈이다. 대외채권·채무 지표도 안정…외채 건전성 회복 대외 금융자산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들도 개선됐다. 3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1,199억달러로 271억달러 증가했다. 국외투자 증가와 함께 한은의 준비자산이 118억달러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반면 대외채무는 7,381억달러로 25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18억달러로 246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 비중이 21.9%로 떨어졌고,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8.3%로 낮아졌다. 단기외채 지표는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외환 안전판' 역할을 하는데, 이 비율이 낮아질수록 국가의 대외지급 능력은 강화된다. 해외 투자 확대가 의미하는 것 우리나라가 순대외금융자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글로벌 금융 환경의 변동성 속에서도 대외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해외 주식과 채권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흐름은, 국내 투자자 저변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해외 증시 변동성 확대와 미국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향후 투자 흐름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에는 순대외채권의 안정성도 영향을 받는 만큼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대외건전성 개선…불확실성 속 안전판 확보 중요" 한국은행은 이번 증가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통상 환경과 통화 정책 변화 등 외부 충격 요인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단기외채 지표가 개선되었으며,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순자산국' 지위를 유지하는 한편, 해외 자산의 질과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에 대비한 국가적 안전망도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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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열풍에 대외금융자산 또 사상 최대⋯순자산국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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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AI 연인', 이혼에서 가상 임신까지⋯현실 흔드는 인간-AI 관계
- 인공지능(AI) 챗봇이 개인 관계 전반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인간과 AI의 '친밀 관계'가 실제 생활을 뒤흔드는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배우자의 AI 챗봇 사용이 이혼 사유로 제기되는가 하면, 일부 이용자들은 AI를 연인의 지위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가상 임신'까지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바이스(Vice) 미디어와 퓨처리즘이 보도했다. 이혼 사유에 등장한 'AI 불륜'…법조계 "새로운 쟁점 떠올라" 미국에서는 배우자가 AI 챗봇과의 관계를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매체 와이어드(Wired)에 따르면 일부 가정법 전문 변호사들은 "AI와의 관계를 실제 외도에 준하는 문제로 보는 의뢰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이혼 전문 변호사 레베카 파머는 "일부 이용자들은 AI와의 관계를 인간과의 관계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며 "법이 이 문제를 어떻게 규정할지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파머의 로펌은 이미 AI 챗봇에 금전·개인정보를 제공한 배우자 때문에 이혼 절차에 들어간 사례도 맡고 있다. 문제는 주별 법체계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시간·위스콘신·오클라호마 등 일부 주에서는 '간통(adultery)'이 중범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AI와의 친밀 대화가 혼인 파탄의 책임 소재나 양육권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정법 변호사 엘리자베스 양은 "AI 챗봇의 감정 표현이 정교해지면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AI로 정서적 대체 관계를 찾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에서도 이미 'AI에 대한 감정적 집착'이 일부 이혼 사건에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간-AI '결합'을 선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논의도 진행 중이다. 오하이오주는 AI가 비(非)인간 존재임을 명확히 하는 법안으로 인간-AI 결혼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I와의 결혼 생활"…가상 임신까지 보고된 연구 결과 AI를 단순한 대화 도구가 아닌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현상은 더 극단적인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학술지 '컴퓨터를 활용한 인간행동 연구:인공지능 휴먼스(Computers in Human Behavior: Artificial Human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AI 동반자 앱 '레플리카(Replika)' 이용자 29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챗봇과의 관계를 "의미 있는 연애 또는 결혼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16세부터 72세까지 분포했으며, 일부는 AI 챗봇과 '가상의 임신'까지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한 66세 남성은 연구진에게 "그녀는 지금도 내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36세 여성은 자신과 챗봇이 함께 있는 사진을 편집해 "현재 역할극에서 임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AI의 성격적 한계를 컴퓨터가 아닌 개발사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도 보였다. 레플리카가 2023년 '공격적 행동' 논란 이후 성적 메시지를 일시 제한했을 때,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부모의 간섭과 같은 외부 통제"로 받아들이며 챗봇과 함께 불만을 토로했다는 사례도 연구에 포함됐다.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 흐려져"…사회적 규범 재정립 필요성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기술적 진보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AI 챗봇은 언제나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고 이용자의 감정에 맞춘 대화를 지속할 수 있어, 정서적 공백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강한 의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AI와의 깊은 정서적 관계는 인간관계의 대체를 넘어, 사회적 규범·가정 구조·법적 책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제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I와의 연애·결혼·가상 육아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혼인 관계의 파탄, 양육권 분쟁, 개인 재산 보호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인간과 AI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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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AI 연인', 이혼에서 가상 임신까지⋯현실 흔드는 인간-AI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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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고평가' 경고음⋯엔비디아發 투매에 뉴욕증시 700P 급락
-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 급락 여파로 3대 지수 모두 1% 이상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00포인트(1.5%) 이상 폭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4%, 1.5% 급락했다. 시장은 이번 주(19일) 발표될 엔비디아 3분기 실적과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AI 관련주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3% 가까이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끌어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미국 AI 붐의 이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보도하며, AMD,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등 여타 AI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실적 외에도 정부 셧다운으로 지연된 9월 비농업 고용보고서(20일), 월마트 등 주요 소매기업 실적,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0월 의사록 등 핵심 경제지표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향후 금리 인하를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고 발언한 가운데,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 달 전 90%에서 40% 수준으로 급감했다. 암울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신규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3% 가까이 급등하며 유일한 '밝은 지점'이 되었다. [미니해설] '꿈'에서 '수익'으로⋯AI 랠리, '묻지마 투자' 끝나고 'ROI 검증' 시험대 올라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700포인트 넘게 폭락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을 넘어, 시장의 패러다임이 'AI에 대한 맹목적 기대'에서 'AI의 실제 수익성 검증'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AI 혁명'의 상징이었던 엔비디아의 3%대 급락이 월요일인 17일의 '검은 월요일'을 주도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WSJ이 지적했듯, 시장은 "미국 AI 붐의 이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꿈'만으로 부풀려진 밸류에이션(고평가)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수익성 증명하라"⋯엔비디아에 쏠린 'ROI' 질문 시장의 불안감은 이번 주 수요일인 19일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에 집약되고 있다. 핵심은 엔비디아가 'AI 칩에 대한 수요'를 재확인하는 것을 넘어, 그 수요가 실질적인 투자수익(ROI)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Ross Mayfield)는 이 딜레마를 정확히 짚었다. 그는 "엔비디아가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며 둔화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않는 한, '컴퓨팅 수요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 모든 칩을 구매하는 기업들의 투자수익(ROI)은 무엇인가?'라는 두 번째 질문은 미해결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금껏 AI 서버 구축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은 빅테크 기업들이 과연 그 비용만큼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메이필드는 "만약 엔비디아가 칩 수요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지근한 가이던스나 전망을 제시한다면, 시장은 이를 나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가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AI 섹터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덮친 것이다. '데이터 부재' 속 연준의 신중론⋯얼어붙은 금리인하 기대감 설상가상으로 시장은 CNBC의 지적처럼 '데이터 진공' 상태에서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에 처했다. 미 정부 셧다운 여파로 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된 가운데, 연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잠재적으로 끈적한 인플레이션과 약화되는 노동 시장 사이의 상충 관계를 고려할 때, 중앙은행은 향후 금리 인하를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 달 전 90%에서 40%대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목요일인 20 발표될 9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월마트 등 소매 공룡들의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메이필드 전략가는 "특히 노동 시장 데이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소비 관련주는 시장이 다가오는 연말 휴가 시즌을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매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소비마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되면, 시장은 'AI 성장 둔화'와 '실물 경제 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하게 된다. 혼돈 속 빛난 '버핏의 선택'⋯알파벳이 보여준 '옥석 가리기' 이런 혼돈 속에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지분을 신규 취득했다는 소식은 의미심장하다. 시장이 AI 관련주를 투매하는 와중에도 '가치 투자의 귀재'는 AI 섹터 내에서 '옥석'을 가려낸 것이다. 이는 시장이 AI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고평가'를 경계하며 실질적인 가치와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기업(알파벳)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위험 선호 심리의 바로미터인 비트코인이 3% 넘게 하락한 것은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말 랠리 vs 조정장⋯중대 분수령 맞은 뉴욕증시 물론 강세론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HSBC의 맥스 케트너(Max Kettner) 수석 전략가는 "연말까지 증시가 급등하는 '멜트업(Melt-Up, 특별한 추가 호재 없이도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는 것)' 확률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캔어코드 제뉴이티의 마이클 그레이엄(Michael Graham)도 "강세와 약세 신호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연말 랠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결국 시장은 엔비디아의 'ROI 증명'과 고용 및 소비 지표를 통한 '경제 체력 확인'이라는 두 가지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는 뉴욕증시가 연말 랠리로 향할지, 아니면 고통스러운 조정의 시작이 될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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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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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고평가' 경고음⋯엔비디아發 투매에 뉴욕증시 700P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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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전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배치⋯UB테크 '워커 S2' 산업 현장 투입
- 중국 선전(深圳)에서 전 세계 최초의 대규모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 배치가 시작됐다. 중국 로봇기업 UB테크(UBTECH) 로보틱가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Walker S2)' 수백 대를 자동차·전자 등 주요 산업 현장으로 출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산업계가 그동안 제기해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활용성'에 대한 질문에 처음으로 본격적인 답을 내놓은 셈이다. UB테크에 따르면 생산량은 11월 중순부터 본격 확대됐으며 첫 출하 물량은 이미 조립라인 인력 수요가 높은 파트너사에 전달됐다. 회사는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규모 상용 납품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중국 내 수요 폭증…주문액 8억 위안 돌파 올해 UB테크가 확보한 휴머노이드 로봇 수주는 총 8억 위안(약 1억 1300만달러, 약 1642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실제 산업 수요'에 기반한 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9월에는 중국 대기업으로부터 2억 5000만 위안 규모의 대형 계약을 확보했고, 쓰촨(四川)과 광시(廣西)에서도 각각 1억 5900만 위안, 1억 2600만 위안 규모의 프로젝트가 체결됐다. 후베이(湖北)의 미이오토(Miee Auto) 역시 1억 위안 이상을 투입해 워커 S2 도입을 결정했다. UB테크는 "연말까지 워커 S2 500대를 출하할 계획이며, 생산 일정은 순조롭다"고 밝혔다. BYD·지리·폭스콘까지…자동차·전자 기업이 대량 도입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워커 S2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BYD, 지리(Geely)자동차, FAW-폭스바겐, 둥펑류저우(東風柳州) 등이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폭스콘도 물류 라인 자동화를 위해 로봇 투입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은 "24시간 무중단 연속 운영"을 위해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로봇을 요구해왔으며, 초기 배치된 로봇들은 연구실이 아닌 실제 공장과 창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자가교체 기능이 경쟁력…산업용 설계 강화 워커 S2의 가장 큰 차별점은 로봇이 스스로 배터리를 분리·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산업용 로봇의 최대 문제였던 '재충전 시간'을 대폭 줄여 장시간 작업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워커 S2는 7월부터 산업용 모델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사람과 유사한 관절 구조와 정밀한 손가락 제어 기능을 갖춰 무게물 운반과 정밀 조립 작업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생산라인 공개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UB테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10%에서 30%로 급증했다. UB테크는 "이는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구조적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재무 개선세 뚜렷…홍콩증시서 150% 급등 UB테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억2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5% 늘었다. 매출총이익은 17.3% 증가한 2억1700만 위안, 순손실은 18.5% 줄어든 4억40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비용 구조 개선과 생산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다. 주가도 급등했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50% 이상 상승해 최근 133홍콩달러를 기록했으며, 씨티와 JP모건은 목표주가를 170홍콩달러 이상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UB테크는 2023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첫 로봇기업으로, 이번 대규모 납품이 글로벌 로봇 경쟁에서 입지를 굳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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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전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배치⋯UB테크 '워커 S2' 산업 현장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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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N 성수, 1년 만에 250만명 끌어⋯성수 상권 'K뷰티 허브'로 재편
- CJ올리브영의 첫 혁신 매장 '올리브영N 성수'가 오픈 1년 만에 방문객 250만명을 돌파했다. 올리브영은 17일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에서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해당 매장에 올해 10월까지 250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성수동 연무장길을 찾은 외국인 193만명 중 140만명이 이곳을 방문해 외국인 4명 중 3명이 올리브영N 성수를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매장 오픈 이후 성수 지역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결제 건수는 592% 증가했고, 성수 6개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평균 40%에서 70%로 뛰어올랐다. K뷰티 중심지로 자리잡으면서 성수 일대 뷰티 팝업스토어는 월평균 14개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AI 피부진단 등 뷰티케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3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미니해설] 올리브영N 성수, 'K뷰티 성지' 부상 CJ올리브영이 지난해 선보인 혁신 콘셉트 매장 '올리브영N 성수'가 성수동 상권의 소비 지형을 재편하며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오픈 1주년을 맞아 공개된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이 매장은 지난 1년 동안 250만명의 발길을 끌어모으며 '성수 필수 방문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외국인 고객 유입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성수 연무장길 일대를 찾은 외국인은 193만명인데, 이 가운데 140만명이 올리브영N 성수를 방문했다. 외국인 방문객의 4분의 3이 해당 매장을 찾은 셈이다. 이는 성수동이 글로벌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부상했고, 그 중심에 K뷰티가 서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리브영N의 등장 이후 성수 일대의 뷰티 소비 구조에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리브영 측에 따르면 성수 지역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결제 건수는 1년 새 592% 증가해 내국인 성장률(81%)을 크게 웃돌았다. 성수 6개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오픈 전 평균 40%에서 올해 10월 기준 70%로 상승했다. 단일 매장 기준으로도 올리브영N 성수가 외국인 결제 건수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성수 상권의 변화와 맞물린다. 유동 인구는 1년 새 약 2000만명 증가했고, 카드 결제 건수도 581만건 늘었다. 그 중심에 K뷰티 팝업스토어의 확산이 있다. 팝업스토어 전문기업 스위트스팟 조사에 따르면 올리브영N 성수 오픈 이후 성수 일대에서 개최된 뷰티 팝업은 월평균 14개로, 지난해 평균(8개) 대비 75% 증가했다. 올리브영이 "성수 동네 팝업 생태계가 K뷰티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자평하는 배경이다. 올리브영N 성수의 경쟁력은 단순한 체류형 매장을 넘어 'K뷰티 실험실'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올리브영이 자체 보유한 리테일 노하우와 브랜드 큐레이션 역량이 집약돼 있으며, 이곳에만 입점한 신규 브랜드 수만 150여 개에 이른다. 성수 소비 트렌드에 맞춰 화장품뿐 아니라 패션·식음료까지 연결한 콘텐츠도 고객 경험을 확장했다. 특히 체험형 서비스가 매장의 차별화 요소로 자리잡았다. AI 기반 피부진단과 전문 뷰티케어 등 6가지 체험 서비스를 운영해 K뷰티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뷰티케어 서비스 이용 고객은 누적 3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54%가 외국인이다. 피부진단만 보면 외국인 비중이 87%에 달한다. 한국 화장품을 '직접 테스트하고 구매하는 경험'이 글로벌 방문객에게 강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리브영N 성수가 성수동의 관광·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지역 상권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수 일대 팝업스토어 증가, 외국인 소비 확대, K뷰티 중심 콘텐츠 강화 등이 상권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 규모를 키우는 선순환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앞으로도 해당 매장을 K뷰티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K뷰티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고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리테일 혁신을 지속하겠다"며 "국내외 고객에게 K뷰티의 지속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리브영N 성수는 현재 K뷰티 브랜드와 외국인 관광객, 성수 상권의 변화가 교차하는 'K뷰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1년 만에 250만명을 끌어들인 이 매장이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실험을 내놓을지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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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N 성수, 1년 만에 250만명 끌어⋯성수 상권 'K뷰티 허브'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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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집 사려면 '14년 무소비'⋯청년 주거 사다리 더 멀어졌다
- 지난해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약 14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16일 발표한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자가 가구의 주택가격 대비 소득 비율(PIR) 중간값은 13.9배로 조사됐다. 세종(8.2배), 경기(6.9배), 대구(6.7배), 인천(6.6배)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PIR은 8.7배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전국 중간값 15.8%로 전년과 동일했고, 자가 보유율은 61.4%로 상승했다. 생애 첫 주택 마련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7.9년으로 2개월 늘었다. 비주택 거주 비율은 청년층에서 17.9%로 나타났다. [미니해설] 서울 내집 마련 14년…주거 격차 더 벌어졌다 국내 주거 현실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PIR(주택가격·소득 비율)이 지난해 서울에서 13.9배를 기록하며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평균 소득 가구가 월급을 하나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약 14년이 지나야 서울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주택 시장의 진입장벽이 단기간에 낮아지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준 결과다. 수도권·세종 PIR 상승…상대적 부담 가중 서울의 PIR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수도권 전반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수도권 PIR은 8.7배로 전년(8.5배) 대비 상승했다. 세종(8.2배), 경기(6.9배), 대구(6.7배), 인천(6.6배) 등 주요 지역 역시 집값 대비 소득 수준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흐름을 보였다. 광역시 PIR(6.3배)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 주거 부담'은 높아진 셈이다. 전월세 시장은 안정…RIR 15.8% 유지 전국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15.8%로 전년과 동일했다. 금리 부담·전세 사기 이슈 등으로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은 최소한 큰 폭의 상승 없이 유지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 RIR도 수도권 18.4%, 광역시 15.2%, 도지역 12.7%로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자가 보유율·자가 점유율 동반 상승 전국 자가 보유율은 61.4%로 전년(60.7%) 대비 소폭 올랐다. 수도권(55.6%), 광역시(63.5%), 도지역(69.4%) 등 모든 권역에서 증가했다. 실제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자가점유율도 58.5%로 1.1%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층의 자가 거주 비중은 75.9%로 높은 편이며, 단독주택 비중이 39.2%를 차지해 다른 세대와 구분되는 패턴을 보였다. 첫 주택 마련, 7.9년…청년층은 '전월세 고착화' 가구주의 생애 첫 주택 마련까지 걸린 기간은 7.9년으로 전년 대비 2개월 더 늘었다. 집값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체감 진입 장벽은 낮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청년층의 주거 조건은 여전히 취약하다. 청년 가구의 82.6%가 임차로 거주하며, 오피스텔 등 비주택 거주 비중도 17.9%에 달했다. 안정적인 자가 진입 구조가 형성되지 못하면서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가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주거 만족도는 소폭 개선…그러나 '최저주거기준 미달'은 증가 주택 만족도(3.01→3.03점)와 주거 환경 만족도(2.99→3.01점)는 모두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최저 주거 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3.8%로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 청년층·고령층 주거 취약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평균 거주 면적은 68.1㎡로 전년보다 다소 줄었고, 1인당 주거 면적은 36㎡로 동일했다. 수도권 33㎡는 광역시(36.7㎡), 도지역(40.2㎡)보다 좁아 인구 밀집의 영향이 여전히 크다. "내 집 필요하다" 응답 여전히 87%…주거 지원 수요는 감소 자가 보유 필요성에 대해 86.8%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주택 소유에 대한 선호는 꾸준했다. 다만 주거 지원 프로그램 수요는 40.6%에서 38.2%로 감소했다. 주요 요구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2.0%) ▲전세자금 대출지원(27.8%) ▲월세보조금(12.2%) ▲장기공공임대(10.9%)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신혼부부는 금융 지원의 필요성이 높았고, 고령층은 현재 거주지 유지 성향이 두드러졌다. PIR 격차는 '구조적 문제'…소득·주택시장 양극화 반영 서울 PIR 13.9배는 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올해 조사 역시 소득 대비 집값의 상향 고착화를 재확인한 셈이다. 소득 증가 속도가 주택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적 괴리가 누적되면서, 주거·자산 형성 격차가 더 심화하는 흐름이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주거 소비 행태, 세대별 거주 특성, 자가 진입 장벽 등을 다각도로 보여주며 향후 공공주택 정책·청년 주거 지원·도심 공급 전략의 재정비 필요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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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집 사려면 '14년 무소비'⋯청년 주거 사다리 더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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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2천억달러 대미 현금투자 확정⋯원전·LNG·전력망 '초대형 관급 시장' 열린다
-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 방식으로 확정하면서 이 자금의 활용처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 2000억달러, 일본 5500억달러 등 총 7500억달러를 에너지·반도체·핵심 광물 등 전략산업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특히 발전소·전력망 등 민간 투자 공백이 큰 에너지 분야가 우선 투자처로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일 투자안에서 이미 대형 원전과 SMR 건설에 3320억달러를 배정해 구체적 방향성을 드러냈다. 한국의 투자금 또한 원전·송전망·LNG 등 인프라 확충에 대거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투자 대상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EPC·기자재·철강 공급 등 실질 참여를 최대한 확보해 ‘비자발적 투자’가 한국 경제의 기회로 전환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미중 신냉전 속 '전력 인프라 병목', 한일 자금의 최우선 투입처 한국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중 2000억달러를 미국 정부가 직접 운용하는 현금 투자 방식으로 확정하면서, 이 거대 자금이 어디로 향할지가 한미 경제 관계의 1순위 의제로 떠올랐다. 미국은 이미 한국 2000억달러, 일본 5500억달러 등 총 7500억달러를 전략 산업 육성에 투입하겠다는 기본 틀을 공개했다. 문제는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국판 관급 초대형 프로젝트'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며, 이는 곧 한국 기업의 사업 기회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이 겪는 가장 큰 산업적 병목은 전력 인프라다. AI·반도체 경쟁이 컴퓨팅 파워 확보 경쟁으로 전환되면서 구글, 메타, 오픈AI 등 빅테크가 AI칩 구매·데이터센터 건설에 천문학적 투자를 이어가지만, 정작 발전소·송전망 등 전력 인프라는 민간 투자 회피로 제때 구축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공백을 한일 자금으로 메우려는 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일 투자 MOU 후속 공동 팩트 시트에서는 5500억달러 중 무려 3320억달러를 원전·SMR·전력망에 투입하겠다고 못 박았다. 여기에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노형 대형 원전, GE-히타치 합작 SMR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한국의 투자금이 동일한 경로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 투자금, 대규모 "에너지·광물·전력망"에 우선 반영될 듯 한미 투자 MOU는 투자 분야로 조선·에너지·반도체·의약품·핵심 광물·AI·양자를 포함한다고 명시해 미국이 폭넓은 재량권을 확보했다. 다시 말해 미국이 선택하는 분야에 한국 투자금이 집중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숙원 사업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우선 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한국산 철강·배관·기자재 공급 가능성이 제기된다. 1300㎞가 넘는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대량의 강관과 후육강판이 필요해 국내 철강 제조업체에 실질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원전 분야가 핵심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한국 기업의 EPC 사업 참여와 기자재 공급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원전 증기발생기·압력관·터빈과 같은 핵심 기자재는 두산에너빌리티 등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비자발적 투자"…과제는 '국익 회수' 이번 투자 패키지는 미국이 관세 압박을 지렛대로 삼아 한국과 일본에서 사실상 '무상 자본'을 끌어낸 형태라는 평가가 많다. MOU 또한 법적 구속력이 없어 미국 정부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수정·파기가 가능한 구조다. 특히 한국의 연간 투자 한도 200억달러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내 실집행액은 600억달러 수준으로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향후 수십조~수백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미국발 정부 프로젝트가 반드시 등장할 것이며, 한국 기업이 여기에 참여하느냐 여부가 국익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 투자금은 미국 내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키우는 데 쓰이지만, 국내 기업의 몫은 거의 돌아오지 않는 '역송금' 구조가 형성될 수도 있다. 정부 "기업 수요 반영해 국익 극대화"…실효성 관건 정부는 이런 우려를 인식하고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서 한국 기업 참여를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철강·조선·건설·원전 기자재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하고, EPC·공급망·기술협력 등 실질 이익 확보 구조를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500억달러가 국익에 부합하게 쓰이도록 최대한 기업 수요를 반영해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한국 정부가 투자금 집행과 동시에 "시장 확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자금이 기회로 돌아오는가" 이번 한미·미일 투자 패키지는 단순한 경제 협상이 아니라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동맹의 비용 부담이라는 전략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원전·LNG·송전망·핵심 광물·AI 인프라 프로젝트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면, 2,000억달러 현금 투자는 국익과 괴리된 비용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산업별 국내 공급망과 한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미국 정부 프로젝트에 효과적으로 연결해낸다면, 이번 투자 패키지는 한국 경제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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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2천억달러 대미 현금투자 확정⋯원전·LNG·전력망 '초대형 관급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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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외환·투자' 3대 패키지 합의⋯불확실성 걷혔지만 구조적 부담은 남았다
- 한미 양국이 14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확정 발표하며 관세·투자·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협의 내용을 공식화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으나, 적용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 한국산 의약품 관세도 15% 이내로 제한돼 100% 관세 논란은 일단락됐다. 한국이 전략산업 분야에서 2000억달러, 조선업에서 1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MOU도 최종 반영됐다. 다만 연간 조달액은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단서가 붙었다.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이 별도 항목으로 명시돼 대규모 대미 투자로 인한 환율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양국의 공감대가 문서화됐다. 다만 미국의 대응 조항이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한다"는 수준에 그쳐 실제 이행력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조선·반도체·제약 업계는 불확실성 해소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관세 부담과 경쟁 심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함께 표했다. [미니해설] 한미양국, '조인트 팩트시트' 확정 한미 양국이 한 달간의 후속 협상을 거쳐 14일 '조인트 팩트시트'를 확정하면서 자동차·의약품·반도체·조선 등 핵심 산업을 둘러싼 관세 및 투자 조건이 구체화됐다. 이번 문서는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큰 틀의 합의를 공식 문서로 정리한 것으로, 그동안 업계가 우려하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환시장 불안 완화 문구 첫 명문화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외환시장 안정’ 항목이 별도로 포함된 점이다. 팩트시트는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양국의 공감대를 명문화했다. 또한 미국이 한국에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조달을 요구하지 않으며, 조달 시 "시장 매입을 통한 달러 확보가 아닌 다른 방식"을 활용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원칙도 포함됐다. 투자 이행 과정에서 원화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이 조달 규모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도 삽입됐다. 이는 1,47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안정세를 찾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이러한 요청을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한다"고만 규정해 구속력이 약하다는 점은 이번 합의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실질적 조절 권한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관세 '인하'와 '신설' 사이의 복합적 결과 자동차 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안도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것은 단기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정부의 협상 노력에 감사 입장을 내면서도 관세 인하 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아쉬움으로 남겼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0%였던 한국산 자동차 수출 관세가 15%로 사실상 '신설'된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업계는 큰 불확실성에서 벗어났지만, 관세 15%는 현실적 부담"이라며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제약·바이오, '100% 관세' 공포는 해소…바이오시밀러는 과제로 남아 의약품 분야에서는 관세 100% 부과 가능성이 사라지며 업계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한국산 의약품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명시했으며, 제네릭 의약품은 기존대로 무관세가 유지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제거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규정이 문서에 포함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일부 남아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등 주요 기업은 이미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해 관세 구조를 다변화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반도체·조선, 불리한 대우 방지 조항이 핵심 반도체 관세는 "한국 이상의 반도체 교역 규모를 가진 국가와의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는 향후 미국의 공급망 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이 '차별적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한 안전장치로 평가된다. 조선업 분야에서는 한국이 1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MOU가 재확인됐다. 이는 미국 조선·해양 산업의 수요 확대와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2천억달러 투자, 구조적 환율 압력은 지속 전반적 평가와 별개로, 2000억달러라는 투자 규모 자체가 한국 외환시장에는 상시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컨센서스에 가깝다. 매년 최대 200억달러(약 29조원)가 해외로 이동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율은 꾸준히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미 공동 팩트시트는 산업계가 가장 우려하던 '관세 급등'과 '외환시장 충격'이라는 두 축의 불확실성을 크게 완화했다. 자동차·의약품·반도체 등 주요 산업은 당장 숨통을 틔웠고, 시장도 안도감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관세 신설, 투자 규모, 환율 구조 등 중장기적 부담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합의는 '최악을 피한 합의'이자 '새로운 숙제를 남긴 합의'라는 평가가 공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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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외환·투자' 3대 패키지 합의⋯불확실성 걷혔지만 구조적 부담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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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전 세계 20억 명이 화석연료 기반시설 위험에 노출"⋯앰네스티, 첫 글로벌 분석보고서
- 화석연료 생산·운송·정제 시설이 전 세계에서 최소 20억 명의 건강과 생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과 미국 콜로라도대학 볼더캠퍼스 산하 베터플래닛연구소(BPL)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생애주기 전반이 인간의 권리와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20억 명, 시설 반경 5km 내 거주…어린이만 5억2천만 명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석유·가스 시설 1만 8000여 곳의 운영 현황과 인구 밀도 자료를 겹쳐 분석한 결과, 약 20억 명이 해당 인프라 반경 5km 안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억 2000만 명은 아동, 4억 6000만 명은 반경 1km 이내에 거주해 더 높은 노출 위험에 놓여 있다. 특히 전 세계 화석연료 인프라의 최소 16%가 원주민(Indigenous Peoples) 영토와 중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전체 시설의 32%가 '중요 생태계(critical ecosystems)'와 겹쳐 생물다양성 훼손과 탄소흡수원 파괴 우려가 제기됐다. 새로운 프로젝트 3500건…"국가 공약과 정면 배치" BPL은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3500개 이상의 신규 화석연료 프로젝트가 제안·착공·개발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신규 프로젝트로 인해 최소 1억 3500만 명이 추가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PL의 데이터 과학자 지니 브레이크는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감축을 약속해 왔지만, 실제로는 핵심 생태계에 신규 프로젝트가 집중되고 있다"며 "기후목표와 현장의 정책·투자 흐름이 명백히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건강·생계·문화권 훼손…취약계층 피해 집중 보고서는 화석연료 인프라 인근 주민들이 암·심혈관 질환·임신 합병증 등의 건강문제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관아바라만, 캐나다 웻스워튼 지역, 세네갈 살롬델타 등에서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는 환경오염뿐 아니라 △전통적 생계 활동 제한 △토지·문화적 권리 침해 △기업·정부와의 갈등 심화 등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브라질의 한 소규모 어민은 "우리는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생업을 이어갈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캐나다의 원주민 활동가들은 "전통 토지를 지키려 하면 오히려 법적·물리적 위협에 직면한다"고 호소했다. 앰네스티의 기후정의 담당 연구원 캔디 오피메는 "환경·인권 수호자를 범죄화하거나 소송을 악용해 위축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가가 이들의 신변 안전과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필요"…비판 수위 높인 앰네스티 앰네스티 사무총장 아그네스 칼라마르는 "화석연료 산업은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이라는 명분으로 인권·생태계 파괴를 정당화해 왔다"며 "국제사회는 신속하고 공정하며 재정적으로 뒷받침된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염, 문화 침식, 인권 침해를 야기하는 화석연료 구조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며 "국가와 기업의 책임 이행을 강제하는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환은 필연…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책 전환 서둘러야" 보고서는 "화석연료 시대는 필연적으로 종말을 향하고 있다"며 △취약계층 보호 △환경·인권 수호자 보호 △생태계 복원 △재생에너지 중심의 공정 전환 등을 정부·기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석이 "글로벌 피해 규모를 정량화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자료 부재와 미보고 시설을 고려하면 실제 위험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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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전 세계 20억 명이 화석연료 기반시설 위험에 노출"⋯앰네스티, 첫 글로벌 분석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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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벤츠 회장 승지원 회동⋯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13일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만찬을 갖는다. 이날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승지원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옛 거처로, 이건희 선대회장이 영빈관으로 사용한 이후 삼성그룹의 주요 인사가 머무는 장소로 이어져 왔다. 이 회장이 하만 인수를 주도하며 전장(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장비) 사업을 육성해온 만큼, 이번 회동에서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디지털 키 등 기존 협력 확대가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오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이노텍 경영진과도 만나 전장·배터리·디스플레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니해설] 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이재용·칼레니우스 승지원 회동 메르세데스-벤츠를 이끄는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으면서 국내 주요 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삼성, LG, HS효성 등 국내 전장·전기차 생태계의 주축 기업들을 연달아 찾는 일정은 한국 기업의 전장 기술 경쟁력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진행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찬이다. 승지원은 단순한 영빈 공간을 넘어 삼성의 '상징적 협력 무대'로 활용돼 왔다. 작년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2019년 SA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등 글로벌 핵심 인물들이 이재용 회장을 이곳에서 만난 바 있다.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문도 이러한 상징적 맥락 위에 놓여 있다. 삼성과 벤츠는 차량용 전장 시스템에서 이미 폭넓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의 자회사 하만은 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에 차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으며, 카 오디오 분야에서도 양사의 협력은 심화돼 왔다. 또한 삼성전자는 차량용 디지털 키,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에서 벤츠와 기술 연계점을 넓혀왔다. 이재용 회장이 하만 인수를 직접 주도했고, 삼성전자·삼성SDI가 전장·배터리 축으로 전기차 생태계에 본격 진입해 있다는 점에서 두 그룹의 대화 내용은 차량용 부품 공급뿐 아니라 장기 파트너십 강화, 차세대 전장 플랫폼 협력까지 폭넓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벤츠가 차세대 전기차 개발 전략을 구조조정 중인 상황에서, 안정적 부품 공급망 확보와 고성능 인포테인먼트·센서 기술 확보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이 승지원에 앞서 LG트윈타워를 찾은 점도 의미가 크다. 이날 회동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 전장 4대 계열사' CEO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는 배터리·디스플레이·차세대 센싱·전장부품을 아우르는 LG그룹의 전기차 밸류체인을 벤츠에 집중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LG와 벤츠의 협력은 20년이 넘는다. LG디스플레이는 2004년부터 벤츠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해 왔고, LG전자 전장사업본부는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커넥티비티 분야에서 벤츠와 공동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의 일부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완성차와의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전장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LG는 벤츠의 글로벌 파트너 가운데 기술적 영향력이 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칼레니우스 회장은 LG 방문 직전 기자들과 만나 "LG는 벤츠의 오랜 강력한 파트너"라며 "기술 협력 강화가 방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장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벤츠가 한국 기술 기반을 전략적 축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HS효성 조현상 부회장과도 면담 일정을 잡았다. HS효성더클래스는 국내 주요 벤츠 공식 딜러사로, HS효성이 최근 모빌리티 분야를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향후 새로운 소비자 서비스·모빌리티 플랫폼 협력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일정을 종합하면, 벤츠가 한국을 향해 보여준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국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 없이는 차세대 전기차·전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인포테인먼트와 반도체·배터리, LG는 배터리·전장·디스플레이, HS효성은 모빌리티 서비스 인프라라는 각기 다른 강점을 제공한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 포트폴리오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전환 로드맵’과 정교하게 맞물리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도 같다. "삼성, LG 모두 전장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일정은 양측에게 전략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벤츠와의 협력 범위는 단순 납품이나 일회성 개발을 넘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전장·배터리·반도체 생태계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는 흐름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한은 한국 자동차·IT 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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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벤츠 회장 승지원 회동⋯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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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5조 급증⋯'10·15 규제 직전' 주택거래·투자수요가 끌어올렸다
- 부동산·가계대출 규제와 추석 연휴에도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15 추가 규제 직전까지 주택거래가 늘어난 데다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난 11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6월 6조2000억원 증가 후 규제 영향으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줄었던 증가 폭은 다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집계에서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8000억원 늘었으며, 2금융권 대출도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미니해설] 10월 금융권 가계대출 4.8조 증가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규제 강화와 긴 연휴라는 불확실성에도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여러 수요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증가한 데다 10·15 대책을 앞두고 주택거래가 '선수요'를 보이면서 대출 흐름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13일 한국은행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3조5000억원 증가해 11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올해 6월 6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던 증가 폭이 대출 규제 강화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줄었으나, 10월 들어 다시 반등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4000억원 확대됐다. 주담대 중에서는 전세자금대출만 3000억원 줄었다. 이는 최근 전세 수요 감소와 주택거래 회복세가 맞물린 흐름이다. 한국은행 박민철 시장총괄팀 차장은 "7~8월 주택거래 둔화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낮아졌지만, 거래량 회복과 규제 시행 직전 거래 증가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세 수요가 줄면서 전세대출이 감소했지만, 주택 매매 관련 대출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다. 기타대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투자 자금 수요가 있다. 국내외 증시 반등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장기 추석 연휴로 인한 생활·사업자금 수요가 더해지면서 단기자금 성격의 신용대출 흐름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자료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4조8000억원 늘어 전월(1조1000억원)의 약 4배 수준이었으며, 8월(4조7000억원)과 유사한 증가 규모였다. 은행권이 3조5000억원 증가했을 뿐 아니라, 9월 8000억원 감소했던 2금융권 대출도 1조3000억원 늘어 재차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규제 시행 직전의 매수세, 투자·소비자금 수요가 비은행권에서도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 관련 지표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완만한 흐름에 그치고 있으며, 일부 비규제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발표 직후 주택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정부 대책 시행 직후 관망세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시장 흐름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월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서는 주담대 증가 폭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9·10월 주택거래 증가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용대출은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하고 조세 납부, 해외 금융시장 변동 등 외생 요인도 많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대출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권 기업대출은 5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5조7000억원 늘며 대부분을 차지했고, 대기업 대출은 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부가가치세 납부 등 기업들의 일시적 자금 수요와 더불어 은행권의 대출 영업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수신(예금) 부문에서는 22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분기 말 일시 예치됐던 법인자금 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39조3000억원 급감한 반면,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예금 유치 전략과 규제비율 관리 영향으로 13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펀드(22조원), MMF(16조2000억원) 중심으로 50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고금리·유동성 선호가 지속되는 시장 환경과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10월 가계대출 증가는 규제 직전의 매수세, 투자 유입, 계절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11월 이후의 흐름은 10·15 대책의 실효성, 주택거래 변화, 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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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5조 급증⋯'10·15 규제 직전' 주택거래·투자수요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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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0)] 탄화규소(SiC) 양자 센서, '다이아몬드' 한계 넘어 생체 내부 측정 길 열어
- 인류는 오랫동안 '평균'의 세계에 의지해 왔다. 거대한 원자들의 집단적 움직임을 측정하는 고전 물리학의 눈으로는, 숲 전체의 웅성거림은 들을 수 있어도 나뭇잎 하나하나의 속삭임을 포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과학은 원자 하나, 전자 하나의 미시 세계를 직접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됐다. 바로 '양자 기술'이다. 양자 기술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상상을 초월하는 연산 능력의 '양자 컴퓨팅', 도청 불가능한 통신을 구현하는 '양자 통신', 그리고 감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 센싱'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우리 곁에 다가와 상용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분야가 바로 양자 센싱이다. 기술 성숙도(TRL)가 6~7단계에 이르러, 이미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뇌 질환 조기 진단…상용화 임박한 '꿈의 센서' 양자 센싱이란 '양자 얽힘'이나 '중첩'처럼 원자 크기에서만 나타나는 미묘하고 섬세한 현상을 이용해 세상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기존 센서가 수백만 명의 군중이 내는 함성(고전 물리)을 측정했다면, 양자 센서는 그 군중 속 단 한 사람의 목소리(양자)를 정확히 골라 듣는 것과 같다. 이 '단 하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열리는 가능성은 경이롭다. 인공위성(GPS) 없이도 완벽하게 위치를 파악하는 내비게이션, 전파 방해나 교란이 불가능한 군사 유도 시스템, 그리고 쓰나미나 화산 활동을 미리 감지하는 정밀한 지각 변동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특히 의학계의 기대는 폭발적이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은 극도로 미약한 신경 자기장 신호의 변화로 시작된다. 양자 센서는 이 변화를 분자 단위에서 감지하여 질병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현재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다이아몬드 NV 센터'라 불리는 센서다. 인공 다이아몬드 격자 구조의 미세한 결함을 이용하는 이 센서는 복잡한 냉각 장치 없이 상온에서 작동한다는 강력한 이점을 가졌다. 보쉬, Qnami 등 유수의 기업들이 이 기술의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다이아몬드'의 아킬레스건, 생명체엔 '독'이 된 녹색광 하지만 이 강력한 '다이아몬드 센서'에게도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살아있는 생명체, 즉 '생체 내(in vivo)' 환경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연구진은 "다이아몬드 NV 센터는 녹색광(532nm)으로만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데, 물과 유기 분자는 이 녹색광을 매우 효율적으로 흡수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이는 마치 잠자는 아기(세포)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눈앞에 환한 건설용 탐조등(녹색광)을 비추는 것과 같다. 탐조등 불빛 때문에 아기가 깨어나고(가열) 관찰 자체가 불가능해지는(형광 간섭)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고유한 특성은 회피할 수 없으며, 따라서 대체 솔루션을 찾기 위한 긴급한 탐색이 필요했다"고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연구진은 '탄화규소(SiC)'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SiC는 이미 반도체 웨이퍼 기술로 널리 쓰이는 생체 친화적 소재다. 결정적으로 SiC 내부의 '이중공극'이라는 결함은 다이아몬드와 달리 '근적외선' 영역에서 작동한다. 이 근적외선은 인체 조직이나 물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통과하는, 이른바 '제2의 생물학적 창(second biological window)'으로 불리는 황금 대역이다. 아기에게 아무런 방해를 주지 않는 정교한 '야간 투시경'을 찾은 셈이다. 해답은 '탄화규소', 알켄 코팅으로 '산화' 문제 해결 하지만 SiC에도 난관은 있었다. SiC 표면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쉽게 산화(녹)되어 'a-SiO2'라는 막을 형성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무작위적(stochastic)으로 일어나 센서의 정밀도를 망가뜨리는 수많은 불순물(탄소 클러스터)을 만든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함) 중심의 확률론적 특성은 양자 응용에 부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마치 완벽하게 조율된 오케스트라의 연주(양자 신호) 도중, 무작위로 불협화음(산화막 결함)이 끼어드는 것과 같았다. 초정밀 양자 센서를 작동시키기엔 치명적인 환경이었다. 여기서 연구진의 독창적인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이들은 산화라는 '급진적으로 다른 표면 처리' 방식을 고안했다. 바로 '알켄(alkene)'이라는 유기 분자 사슬로 SiC 표면을 정밀하게 코팅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바닥을 청소하는 수준을 넘어, 물과 오염물질이 애초에 스며들 수 없는 '초박막 특수 방수 코팅'을 표면에 정밀하게 시공한 셈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팀은 "알켄으로 종결된 SiC 표면이 이중공극 스핀 양자 센서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알켄 코팅은 물 분자를 밀어내는 소수성 보호막 역할을 하여 센서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연구진은 Gd-DO3A라는 단일 분자를 감지하는 실험을 통해, 이 새로운 SiC 센서가 기존 산화막 처리 방식 대비 "예측된 우월성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민감도는 다이아몬드 센서에 필적하면서도, 생체 적용이라는 핵심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100억 달러 시장 선점 경쟁…AI와 결합하는 양자 센싱 이 기초 과학의 성과는 산업계의 거대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센서 시장은 2030년 약 14억 2000만 달러(약 2조 947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맥킨지는 203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742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글의 모태에서 분사한 샌드박스AQ(SandboxAQ)는 이미 1조 원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하며 의료 및 내비게이션용 양자 센싱 향상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미 국방부 역시 연간 9억 달러에 가까운 예산을 이 분야에 쏟아붓고 있다. 이는 양자 센싱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산업과 국가 안보의 패권을 좌우할 '전략 기술'임을 방증한다. 이제 원자 하나하나의 속삭임을 듣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번 SiC 양자 센서의 개발은 '알츠하이머 정복'이나 '신약 개발'처럼 인류의 숙원이던 생명 현상의 비밀에 다가갈 가장 정교한 '현미경'을 손에 쥐었음을 의미한다. 상상에 머물던 나노 단위의 생체 탐험이 비로소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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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0)] 탄화규소(SiC) 양자 센서, '다이아몬드' 한계 넘어 생체 내부 측정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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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 지난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0월 ICT 수출은 23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25.4% 늘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D램·낸드 가격 상승과 AI 서버 중심의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가 수출을 견인했다. 휴대전화는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 판매는 확대됐으나 중국향 부품 수출 둔화로 전체는 11.8% 감소했다. 對대만 수출은 TSMC의 성장세 속에 60% 급증했다. 10월 ICT 수입은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ICT 수출, '역대 10월' 최대⋯전형적인 'AI 사이클' 초기 국면 평가 지난달 ICT 수출이 역대 10월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글로벌 AI 확산과 메모리 업황 회복이 한국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줄었고 주요국 통상환경도 불확실성이 이어졌음에도 수출 규모가 12% 넘게 확대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흐름은 전형적인 'AI 사이클'의 성격을 띤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25.4% 증가했다. 증가세가 8개월 연속 두 자릿수에 달했다는 것은 업황이 회복을 넘어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D램·낸드 가격이 반등했고, 데이터센터 시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출 품목 구조도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 급증은 상징적이다. 10월 대만 수출액은 4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이는 TSMC의 AI 칩 파운드리 생산 확대와 직결된다. 한국의 HBM·DDR5 등 프리미엄 메모리가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하는 글로벌 AI 칩 생태계와 맞물리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고부가 메모리 수출액이 32억 달러로 60% 증가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휴대전화 품목의 감소는 구조적 요인과 단기 요인이 혼재한다.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이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부품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스마트폰 생태계가 둔화되면서 전체 수출액은 11.8% 감소했다. 이는 중국 아이폰 생산 기반의 조정과 현지 수요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품 완성품의 경쟁력은 유지되지만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부품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통신장비는 베트남·인도 중심의 기지국 장비 수요가 늘면서 2.5% 증가했다. 인도 정부의 네트워크 구축 확대 정책과 베트남의 통신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흥국은 ICT 인프라 투자 속도가 빠르고, 장비 교체 주기 또한 짧아 향후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 측면에서는 전체 ICT 수입이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지만, GPU 수입이 725.9%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국내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 시대에 GPU는 곧 '생산설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서버, 데이터센터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인 가운데 GPU 수입이 급증하는 현상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메모리 공급과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양축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흑자를 이어갔다. ICT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다만 품목 편중 우려도 존재한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대외 환경 변화-특히 미국·중국 수요 변동,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 조정-에 따른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번 실적은 AI 투자가 이끄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전형적 초기 국면으로 평가된다. 한국 ICT 수출이 향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전통 ICT 품목의 수요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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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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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만8000 돌파, 셧다운 종료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
-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약 372포인트(0.8%) 올라 4만8000선을 돌파하며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나스닥지수는 0.4% 하락했다. 이번 상승은 40일 넘게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이번 주 내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원은 이미 지출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하원에서도 최종 표결이 예정돼 있다.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하원이 이날 오후 7시쯤 표결할 예정"이라고 CNBC에 밝혔다. 가장 두드러진 업종은 금융이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모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금융주 중심 ETF인 'XLF'는 1% 상승했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나란히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 민감주인 캐터필러 등 산업주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주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AMD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부문 성장 전망을 발표하며 7% 급등했고, 팔란티어·오라클은 약세를 보였다. 가이드스톤펀드의 조시 차스턴은 CNBC 인터뷰에서 "기술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AI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는 만큼 버블로 보긴 어렵지만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차익을 실현하고 포트폴리오를 재분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셧다운 여파로 10월 고용과 물가 관련 통계가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월 CPI와 고용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으면 연준 정책 결정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시계 없이 비행하는(flying blind)'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셧다운 종료가 단기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이후 발표될 지표가 경기 둔화를 드러낼 경우 증시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우의 강세와 달리 S&P500과 나스닥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것은 이러한 경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셧다운 종료가 불러온 '안도 랠리', 금융주 중심 시장 재편의 신호인가 미국 증시의 상승세는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안도감이 주된 배경이다. 40일 넘게 지속된 셧다운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장기 정체 국면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이런 ‘정상화’ 기대가 금융시장을 지배했음을 보여준다. 레빗 대변인의 "경제지표가 공개되지 않으면 연준이 중요한 시기에 시계 없이 비행하게 된다"는 발언은 시장의 불안감을 상징했다. 셧다운 종료는 경제 통계의 복원과 정책 판단의 정상화를 의미하며, 그 자체로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주의 질주, 경기 정상화 기대 반영 이번 랠리의 주역은 금융주였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모두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XLF 지수는 1% 상승했고, 주요 은행들이 줄줄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셧다운 해소로 자금흐름과 대출 활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금융주는 그동안 경기 불확실성에 눌려 있었지만, 이번 반등은 셧다운 이후 실물경기 회복 기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재개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였다"며 "금융주는 그 수혜를 가장 먼저 입은 업종"이라고 전했다. 기술주의 엇갈림, '고평가 구간' 진입 신호 AI 붐을 타고 급등했던 기술주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AMD는 애널리스트 행사에서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향후 수년간 연평균 8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자 주가가 7% 뛰었다. WSJ은 "AMD가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오라클, 팔란티어 등은 하락했다. 차스턴은 "기술주의 펀더멘털은 견조하지만 밸류에이션이 높다"며 "이익 일부를 실현하고 다른 섹터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셧다운 해소에 따른 단기 랠리 속에서도 고평가 리스크를 의식하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셧다운 이후, 연준의 판단이 다음 변수가 될 듯 백악관은 10월 주요 경제지표가 "영구적으로 손상(permanently impaired)"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WSJ에 따르면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억제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과 "고용시장 둔화를 우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확실치는 않다. 시장은 CME 페드워치 기준 약 65% 수준의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셧다운 종료로 인해 연준이 다시 지표 기반의 판단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 변화다. 미국 증시는 셧다운 해소 기대감 속에 금융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시장이 불확실성 제거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기술주의 고평가 부담과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차스턴의 말처럼 일부 이익을 실현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신중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셧다운이 끝나도 시장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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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만8000 돌파, 셧다운 종료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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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4)]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북극에서도 열 누출 확인
- 토성의 작은 위성 엔셀라두스(Enceladus)가 남극뿐 아니라 북극에서도 열을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전문매체 IFL사이언스와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카시니(Cassini) 탐사선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위성 내부 바다의 열 방출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 존재'일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이는 태양계 외곽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엔셀라두스는 직경 500km 남짓한 얼음 위성으로, 2005년 카시니 탐사선이 남극 지역에서 얼음 입자와 수증기를 우주로 뿜어내는 거대한 간헐천('호랑이 줄무늬' 지역)을 관측하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위성 내부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유로파(Europa)와 함께 태양계 내 '생명체 탐사 1순위'로 부상했다. 미국 남서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의 조지나 마일스 박사 연구팀은 2005년과 2015년 두 차례 카시니의 북극 관측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엔셀라두스 북극이 예상보다 섭씨 7도 가량 더 따뜻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계절과 관계없이 일정한 추가 열이 포착된 것은 내부에서 에너지가 꾸준히 생성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남극과 북극 양쪽에서 열이 방출된다면, 엔셀라두스가 장기적인 '열평형(thermal balance)' 상태에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실제 분석에 따르면 북극 지역의 열 손실량은 제곱미터당 약 46밀리와트로, 전체적으로 약 1.7GW에 달한다. 남극에서 이미 관측된 19GW와 합치면 총 54GW 규모로, 이 수치는 내부에서 생성된 열에너지(약 50~55GW)와 거의 일치한다. 옥스퍼드대 칼리 하워트 박사는 "전 지구적 열 손실량을 계산함으로써 엔셀라두스의 '에너지 자급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안정적 환경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열평형 상태는 곧 내부 바다가 단기간의 용융 현상이 아니라 수천만 년 이상 이어져 왔음을 뜻한다. 과거 일부 학자는 엔셀라두스가 토성과 다른 위성들의 인력에 의해 '조석가열(tidal heating)'로 녹았다가 다시 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발견은 그런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만들었다. 엔셀라두스 내부의 바다는 얼음층 20~28km 아래에 존재하며, 인산염과 복잡한 유기물질이 검출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생명체의 화학적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연구는 그 조건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 가능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최근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엔셀라두스가 우주로 방출하는 얼음 입자의 양을 정밀 계산해 '얼음 손실률이 기존 추정보다 20~40% 낮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텍사스대 연구팀은 초대형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DSMC 모델)을 통해 100개 이상의 간헐천 분출구에서 나오는 물질의 밀도와 속도를 재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분출 속도와 온도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엔셀라두스의 크기는 지름 500km에 불과하지만, 내부 바다에서 분출되는 수증기와 얼음이 토성의 고리 중 하나를 형성할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텍사스대 아르노 마이유 연구원은 "엔셀라두스의 분출은 마치 화산이 용암 대신 얼음과 수증기를 우주로 뿜어내는 것과 같다"며 "이 현상은 지하 바다의 성분을 직접 탐사할 수 있는 '우주의 창'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엔셀라두스는 '얼음 밑의 바다'가 얼마나 오래, 어떤 조건에서 유지되는지를 밝힐 수 있는 결정적 관측 대상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향후 '엔셀라두스 샘플 귀환 탐사(Enceladus Sample Return Mission)' 계획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차가운 위성의 표면 아래, 수십억 년 동안 열과 물을 품고 있는 이 작은 천체는 "지구 밖 생명체 탐사의 최전선"으로 다시 떠올랐다. 지구 이외의 바다, 그리고 그 안의 생명을 향한 인류의 탐색은 지금, 토성의 얼음 달 위에서 새로운 장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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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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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4)]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북극에서도 열 누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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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통화량 30조원 증가⋯'투자 대기자금' 예금으로 유입
- 투자 대기성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몰리면서 9월 통화량이 한 달 새 30조원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9월 평균 광의통화(M2·평잔)는 4430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7%(30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8월(1.3%)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됐다. 요구불예금이 9조5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6조8000억원 늘었고, 수익증권도 5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와 투자 대기성 자금 유입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경제 주체별로는 기업(+10조3000억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8조9000억원), 기타 금융기관(+1조8000억원) 모두 유동성이 확대됐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을 포함한 협의통화(M1)는 1330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4% 늘었다. '대기자금의 둔중한 흐름'…투자심리 위축 속 예금으로 쌓이는 돈 9월 통화량(M2)의 30조원 증가세는 단기 자금이 여전히 '투자'보다 '안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과 가계가 보수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 자금이 수시입출금 예금과 단기 수익증권으로 흘러들어간 결과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M1) 외에 MMF·단기 예·적금·CD·RP 등 현금화가 용이한 상품을 포함하는 대표적 유동성 지표다. 이번 통계에서 특히 요구불예금(+9조5천억원)과 저축성예금(+6조8천억원)이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목적의 기업성 예금 증가와 함께,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권에 일시 대기 중임을 시사한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채권 등 위험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큰 가운데 단기 자금이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이동한 영향"이라며 "수익증권도 꾸준히 늘고 있어 대기성 자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업 부문의 유동성이 10조3000억원 늘어 가장 큰 폭을 보였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운전자금과 투자 여력을 확보하려는 방어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계와 비영리단체도 8조9000억원을 추가로 예치했다. 8월 대비 증가율이 절반 수준으로 둔화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단기 유동성 공급이 일정 부분 포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체 M2 잔액이 443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시중의 과잉 유동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좁은 의미의 통화량(M1)도 1.4% 증가한 133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금화 속도가 빠른 자금이 여전히 시장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하며, 금융시장 내 유동성 완화 기조가 단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가 '투자 위축형 유동성 확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본다. 금리 인하 기대가 늦춰지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동성이 단기 금융상품에 머물러 실물투자나 자본시장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연구원은 "M2 증가세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방어적 저축' 현상"이라며 "정책금리가 하향 안정될 경우 일부 자금이 다시 투자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유동성 정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9월 통화량 증가는 경기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위축이 맞물려 '자금이 움직이지 않는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금융권은 이 같은 대기성 자금이 향후 금리 조정이나 경기 전환 국면에서 어디로 흐를지가 향후 자산시장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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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통화량 30조원 증가⋯'투자 대기자금' 예금으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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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전량 58억 달러에 매각⋯AI 투자 재원 마련
-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 Corp.)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엔비디아(Nvidia Corp.)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고 마켓워치, 테크크런치 등 다수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 금액은 58억3000만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불확실한 AI 기술에 거액의 자금이 쏠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매각 소식이 알려진 12일 10% 이상 급락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48% 상승했으나, 이날 미국 시장에서는 3.9%까지 하락했다. 손정의(孫正義) 회장은 오픈AI(OpenAI)와 오라클(Oracle)의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미국 로봇 제조시설 등 다수의 AI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고토 요시미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비디아 매각은 자본 조달을 위한 조치일 뿐, 회사 자체와는 무관하다"며 "AI 버블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2019년 한차례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한 뒤 2020년에 다시 매입을 재개했고, 올해 3월 말 기준 약 3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오픈AI, 암페어 컴퓨팅(Ampere Computing) 등 AI 핵심 기업 투자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이 2조5천억 엔(약 162억 달러)으로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4,182억 엔)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AI 자본 '쏠림' 속 투자 구조 재편…손정의의 'AI 제국' 확장 시동 소프트뱅크의 엔비디아 지분 전량 매각은 단순한 현금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AI 투자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손정의 회장이 'AI 중심 투자 제국' 재편에 나선 신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며 AI 반도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손 회장은 단기 차익 실현보다는 향후 AI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오픈AI, 오라클, 암페어 컴퓨팅 등 AI 플랫폼·인프라 기업을 핵심축으로 한 'AI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고토 요시미쓰 CFO는 실적발표회에서 "AI가 버블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이 가져올 산업 전환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향후 수년 내 1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매각을 통해 얻은 58억 달러를 기반으로, 오픈AI를 비롯한 AI 스타트업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이후 146억 달러 상승했으며, 이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 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소프트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2조5000억 엔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6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오픈AI 지분 평가이익과 함께, TSMC·ARM홀딩스·오라클 등 보유 종목의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하락한 것은 AI 열풍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버블 논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10년간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위워크(WeWork) 사례처럼 손실을 경험한 전례도 있다. 이번 엔비디아 매각은 그가 과거의 단일 종목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AI 전체 생태계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AI 산업이 새로운 인터넷이 될 것"이라는 손 회장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AI 투자 열풍이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버블로 귀결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은 이제 손정의의 'AI 베팅'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혹은 고위험 도박으로 끝날지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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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전량 58억 달러에 매각⋯AI 투자 재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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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00p 급등·나스닥 약보합⋯AI 차익실현에 자금 '가치주 회귀'
- 뉴욕증시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42.65포인트(1.2%) 상승한 4만7,892.28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고평가된 기술주에서 헬스케어와 산업 등 전통적 가치주로 자금을 옮기면서 블루칩이 강세를 보였다. 머크, 암젠, 존슨앤드존슨 등 방어주가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 올랐다. 반면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AI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CoreWeave)는 향후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16% 급락했다. 소프트뱅크가 50억달러 규모의 보유지분을 전량 매도한 엔비디아도 2% 하락했다. 마이크론(-4%), 오라클(-2%), 팔란티어(-1%)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AMD는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3~5년간 매출이 연평균 35% 성장하고, 데이터센터 AI 부문은 연 80%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주가는 2.1%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AI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며 차익 실현 움직임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ADP 민간고용 데이터는 10월 25일까지 4주 동안 주당 1만 100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이 완화되는 신호로 해석되며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반면 상원이 정부 셧다운 종료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정치 불확실성이 줄어든 점은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니해설] AI 랠리, 과열 신호 속 숨 고르기…'밸류주 전환' 새 국면 열리나 AI 중심의 기술주가 정체 구간에 들어섰다. 다우지수가 500포인트 넘게 오르는 동안 나스닥이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고평가 기술주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로건캐피털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빌 피츠패트릭은 "이들 기술기업은 현금창출력이 뛰어난 우량 기업이지만, 현재의 밸류에이션 수준에서는 작은 악재에도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조정은 가치주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AI 관련 종목은 지속적인 매도 압력에 직면했다.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초대형 기술주들이 S&P500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20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피츠패트릭은 "향후 몇 년간 자본지출(Capex)이 기대에 못 미치면 시장 기대가 선행된 부분이 빠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AI주 급락, 코어위브·AMD 동반 조정 AI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는 분기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며 16% 급락했다. 마이크론, 오라클, 팔란티어 등 주요 반도체·AI 소프트웨어 기업도 일제히 하락했고, 기술 섹터 ETF인 XLK는 1% 내렸다. 반면 헬스케어, 금융, 산업 섹터는 강세를 보이며 자금이 순환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기술주 랠리 이후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며 "에너지·헬스케어 중심의 회전은 자연스러운 조정"이라고 분석했다. AMD의 리사 수 CEO는 AI 칩 수요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놨다. 그는 "AI 칩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insatiable) 수요가 향후 3~5년간 매출을 연평균 35% 끌어올릴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부문은 연 80%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는 하락했다. 시장이 이미 높은 성장 전망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시장 둔화·정치 리스크 완화, 방향성 혼조 ADP의 민간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25일까지 4주 동안 미국 민간 부문 고용은 주당 평균 1만 1000명 감소했다. 골드만삭스는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연기된 채용이 "10월 비농업 고용을 5만 명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고용 둔화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으나, 동시에 경기둔화 우려를 확대시켰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완화됐다. 미 상원이 정부 셧다운 종료 법안을 통과시키며 하원 표결만 남겨둔 상태다. 피츠패트릭은 "정치적 양극화가 여전히 심각하지만 셧다운 해소는 고품질 자산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 회계 왜곡 논란"…거품 논쟁 재점화 AI 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쟁도 다시 불거졌다. '빅쇼트'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GPU 감가상각 기간을 부풀려 실적을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3년 주기의 GPU 교체 주기에도 불구하고 감가상각 수명을 늘려 장부상 이익을 키우고 있다"며 "이는 현대 회계 관행 중 대표적 왜곡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나스닥의 하락은 단기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WSJ는 "전날의 기술주 랠리가 하루 만에 되돌려졌다"며 "이는 시장 집중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노스웨스턴뮤추얼의 맷 스터키는 "어제의 집중된 강세가 오늘은 집중된 약세로 바뀌었다"며 "시장이 숨 고르기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AI 열풍의 열기는 여전히 꺼지지 않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회계 불투명성 논란이 맞물리며 기술주 중심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고평가된 성장주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주·배당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AI 산업의 장기 성장 잠재력은 유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재무 건전성 등 질적 기준에 따른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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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00p 급등·나스닥 약보합⋯AI 차익실현에 자금 '가치주 회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