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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3)] 해수면 상승, 지난 4000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
- 기후 위기가 지구 전역을 강타한 가운데 지질학적 기록을 토대로 한 최신 연구 결과, 지구의 해수면이 지난 4000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럿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 주도의 국제 공동연구팀은 "1900년 이후의 해수면 상승률이 과거 40세기 동안의 어느 시기보다 빠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고대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 등에서 확보한 수천 개의 지질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약 1만2000년에 걸친 해수면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1900년 이후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연 1.5㎜씩 상승해, 지난 4000년 동안의 어떤 100년 단위 상승률보다 높았다. 연구를 이끈 린위청(Yucheng Lin)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원은 "1900년 이후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적어도 4000년 이래 가장 빠르다"고 지적했다. 함께 참여한 럿거스대 로버트 코프(Robert Kopp) 교수는 "지질학적 데이터를 통해 오늘날 해안 도시들이 직면한 위험을 정량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난화와 빙하 해빙이 상승 가속화 연구진은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열팽창과 빙하·빙상 해빙으로 꼽았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다가 열을 흡수해 부피가 커지고, 그린란드·남극의 빙상이 녹아 해수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린 박사는 "지구가 더워질수록 바다는 팽창하고, 작은 빙하는 대륙 크기의 빙상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며 "특히 최근 그린란드의 빙하 해빙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해안도시, 침하와 해수면 상승의 '이중 위기' 연구는 특히 중국 해안 도시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험 수준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상하이·선전·홍콩 등 경제 중심지는 모두 두꺼운 연약 지반 위의 삼각주 지역에 형성돼 자연적으로 침하(沈下)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다. 여기에 인간 활동이 상황을 악화시킨다. 린 박사는 "자연적 상승률 외에 지하수 과다 추출이 침하를 가속하고 있다"며 "상하이의 경우 20세기 동안 일부 지역이 1m 이상 내려앉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의 전 지구적 해수면 상승 속도보다 수십 배 빠른 수준이다. 삼각주 지역은 평탄하고 비옥해 농업과 도시개발에 유리하지만, 그만큼 해수면 상승에 취약하다. 린 박사는 "단 몇 ㎝의 해수면 상승만으로도 홍수 위험이 급증한다"며 "이들 지역은 글로벌 제조·물류 허브이기 때문에 침수 피해는 세계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 대응과 희망의 조짐 연구진은 위기 속에서도 도시들이 이미 적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 신호를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상하이는 지하수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지하대수층에 담수를 재주입하는 방식으로 침하를 완화하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각 도시의 취약 지역을 표시한 '침하 취약도 지도'를 제공해 정부와 도시계획 당국이 향후 해수면 상승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에 참여한 아르투르 핀투(Artur Pinto) 포르투대학교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해안 도시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며 "뉴욕, 자카르타, 마닐라 등 저지대 도시는 모두 유사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각주는 인류 문명이 발전해 온 터전이지만, 인간이 만든 침하와 지속적 해수면 상승이 결합하면 빠른 속도로 잠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논문은 「현대 해수면 상승, 중국 남동부 4,000년 안정기 깨뜨려(Modern sea-level rise breaks 4,000-year stability in southeastern China)」라는 제목으로 네이처 10월 15일자에 실렸으며, 미 국립과학재단(NSF)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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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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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3)] 해수면 상승, 지난 4000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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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8)] 화성의 미스터리 협곡, 물 아닌 드라이아이스가 만든 흔적
- 화성 협곡의 모래 위에 길게 새겨진 구불구불한 신비한 지형 정체는 물이 아닌 드라이아이스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성의 붉은 사막 위에서 마치 영화 '듄(Dune)' 속 샌드웜이 기어간 듯한 자국이 관측됐다. 그러나 그 원인은 생명체가 아니라, 봄이 오며 녹아내리는 이산화탄소 얼음 덩어리(Dry Ice·드라이아이스)인 것으로 드러난 것. 드라이아이스는 고체 이산화탄소로 상온에서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승화한다. 승화점은 -78.5℃에서 고체→기체로 변하고 이 과정에서 주변 열을 흡수해 냉각한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Utrecht University) 연구진은 드라이아이스가 화성의 겨울철 사구 위에 형성됐다가 봄철 온도 상승과 함께 미끄러지며 사구를 파내고 모래를 밀어 올려 협곡(굴곡)을 만든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스페이스닷컴, 사이테크데일리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 연구는 지난 10월 8일자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마치 두더지나 샌드웜이 파고드는 듯했다" 연구팀은 화성 환경을 모사한 저기압·저온 챔버 내에서 이산화탄소 얼음 블록을 모래 언덕 위에 놓고 관찰했다. 온도가 상승하자 얼음은 녹지 않고 고체 상태에서 바로 기체로 변하는 '승화' 현상을 일으켰다. 이때 얼음 아래에 고압의 이산화탄소 가스가 형성되면서, 가스가 분출하듯 얼음을 밀어내며 언덕 아래로 미끄러뜨렸다. 이 과정에서 얼음 블록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좁은 골짜기를 파내며 모래를 양쪽으로 밀어올려 작은 둑(levee)을 형성했다. 이러한 미세한 구조는 실제 화성 궤도 위성 사진에서 관측되는 신생 협곡과 매우 유사했다. "CO₂ 얼음 덩어리가 경사면을 파고들며 내려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마치 두더지나 영화 '듄'의 샌드웜을 보는 것 같았다." 연구를 주도한 로네케 뢰엘로프스(Lonneke Roelofs) 박사는 "얼음 아래에서 발생한 고압의 가스가 사방으로 모래를 분출시키는 모습은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물이 아닌 '기체 압력'이 만든 화성의 지형 이번 연구는 화성 표면의 협곡을 '과거 존재했던 물의 흔적'으로 해석하던 기존 학설을 뒤집는다. 화성의 낮은 기압과 혹한 환경에서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연구자인 시모네 피스허스(Simone Visschers)는 "경사각을 달리해 실험을 반복하자, 특정 각도에서 얼음 블록이 자연스럽게 사구를 파고들며 이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다"며 "이는 화성 지형이 오늘날에도 물 없이 물리적 요인만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봄마다 살아나는 화성의 사구" 화성은 겨울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얼음 형태로 응결해 표면을 덮는다. 화성의 겨울은 영하 120℃까지 떨어지면서 모래 언덕에 서리(Celsius)가 쌓인다. 겨울이 긑나면 햇빛이 사면을 데우면서 때로는 1m 길이에 달하는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간다. 화성은 대기가 얇고 차가운 얼음과 따뜻한 모래 사이의 온도 차이가 극심하기 때문에 얼음의 밑면이 급속히 기체로 변한다. 즉, 화성에 봄이 오면 이 얼음이 승화하면서 가스를 방출하고, 이 가스가 사구를 뚫고 나가며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지형 변화를 일으킨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즉, 화성의 협곡은 하천이나 지하수의 흔적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의 계절적 순환이 빚어낸 '행성적 조각'인 셈이다. 지구 지형 연구에도 시사점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지구의 사막 지형이나 극지의 동결·해빙 과정 이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성의 협곡 형성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지구의 지형 변화 메커니즘을 다른 시각에서 다시 볼 수 있다”고 로엘로프스 박사는 말했다. 비록 화성의 사막에는 샌드웜이 존재하지 않지만, 연구진은 “화성의 사구는 봄이 오면 잠시나마 살아 움직인다"고 표현했다. 즉,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들이 붉은 모래 언덕을 뚫고 지나가며 새로운 협곡을 만들어내는 '무생명의 생명 현상'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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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8)] 화성의 미스터리 협곡, 물 아닌 드라이아이스가 만든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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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원숭이 얼굴' 드라큘라 난초, 야생서 사라진다
- '원숭이 얼굴 난초'로 유명한 '드라큘라 난초(Dracula Orchid)'가 야생에서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보도했다. 최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식물학자팀과 옥스퍼드 대학과 국제자연보존연맹(IUCN)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133종의 드라큘라 난초를 대상으로 보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약 70%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큘라속에는 110개 이상의 변종이 있으며, 꽃 가운데 원숭이 얼굴 모양이 특징이다. 드라큘라 난초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안데스 산맥 운무림에서 주로 자생한다. 이 지역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지만, 농지 개간·광산 개발·도로 확장 등으로 숲이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특히 중·고지대의 서늘하고 습한 기후에 의존하는 이 난초들은 특정온도, 빛, 습도 등 미세 기후가 변하면 생존이 어렵다. 또 다른 위협 요인은 인간의 과도한 관심이다. 독특한 '원숭이 얼굴' 형태로 인해 SNS를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이후, 일부 수집가들이 야생 개체를 불법 채집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안데스 고산 시대 운무림에서 서식하는 드라큘라 난초는 자생지를 떠나서는 번식 성공률이 낮아 생존이 어렵지만, 인간의 탐욕으로 상업적 거래가 활발하다. 개체 수가 수십 본에 불과한 종의 경우, 단 한 차례의 채집만으로도 서식지가 붕괴될 수 있다. 신종 드라큘라 난초의 경우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에콰도르 북서부의 '드라큘라 보호구역(Reserva Drácula)'은 이 난초가 가장 많이 분포한 지역 중 하나로, 현재 10여 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 5종은 지구상 유일한 개체군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마저 불법 채집과 무분별한 벌목으로 위협받고 있다. 현지 보전단체 '에코밍가재단(Fundación EcoMinga)'은 지역 주민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농업과 생태관광을 통해 보호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연구진은 "드라큘라 난초는 판다처럼 상징적이면서도 심각하게 위협받는 식물"이라며 "대중적 인기를 보전 활동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드라큘라 난초라는 이름은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흡혈귀'가 아닌 라틴어로 '작은 용(little dragon)'을 뜻한다. 이는 자라나는 난초 꽃을 보호하는 길고 송곳니 같은 꽃받침에서 따온 것이다. 이름처럼 기묘한 모양을 지닌 이 난초는 미지의 숲속에서 인간의 탐욕과 공존의 경계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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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원숭이 얼굴' 드라큘라 난초, 야생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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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8)] 실온에서도 얼어붙는 '아이스 XXI' 발견⋯韓 연구진 참여로 얼음의 비밀 한층 더 풀렸다
- 유럽의 대형 X선 레이저 실험에서 실온에서도 고체 상태로 존재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신종 얼음 ice XXI(아이스 21)이 발견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등 연구팀은 해당 얼음을 ice XXI(아이스 21)로 명명하고, 이 얼음이 4각형 결정 구조(tetragonal crystal) 로 구성되며 단위구조에 무려 152개의 물 분자가 반복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독일의 유럽 X선 자유전자레이저(European XFEL) 시설에서 다이아몬드 앤빌 셀(DAC) 을 활용해 물을 최대 약 2기가파스칼(gPa) 수준까지 빠르게 압축하고 이후 완만하게 감압하면서, 초당 백만 장 이상의 X선 이미지를 연속 촬영해 결정 구조 변화를 추적했다. 이 과정을 수백 차례 반복한 끝에 아이스 XXI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 같은 발견은 얼음의 다양한 결정형이 아직 더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특히 태양계의 얼음 위성이나 극저온 환경의 천체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얼음 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실온 얼음의 발견이 남긴 과학적 함의 얼음이라 하면 흔히 얼음결정(ice I)을 떠올리지만, 물은 온도·압력 조건에 따라 현재까지 20여 개의 얼음 상이 알려져 있다. 이번 ice XXI의 발견은 그 경계선을 또 한 차례 확장한 성과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은 유럽 XFEL 시설을 활용해 물을 극한 압력 환경에 노출한 뒤 감압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수행했다. 다이아몬드 앤빌 셀을 통해 물을 최대 약 2gPa(지구 대기압 대비 약 2만 배)까지 압축하고, 천천히 감압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물의 결정 전이 경로를 정밀하게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ice XXI라는 과도 준안정(metastable)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아이스 XXI(ice XXI)는 4각형 구조의 결정 격자를 갖고 있으며, 하나의 반복 단위(unit cell)에 152개의 물 분자가 포함된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얼음 상들과는 다른 규모와 대칭성을 지니는 구조다. 또한 ice XXI는 일종의 과도 상(transition intermediate)으로 판단되며, 얼음 VI 상이 형성되는 경로 중 하나의 숨겨진 전이(intermediate pathway)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물리학자 이근우 박사는 "유럽 XFEL의 독특한 X선 펄스를 활용해, 동적 다이아몬드 압착 셀을 통해 1000회 이상 급속히 압축 및 감압된 H₂O에서 다중 결정화 경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발견은 과학적으로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 얼음 상 구조 다양성 확대 지금까지 알려진 얼음 상보다 더 복잡한 구조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준안정 상태의 결정 구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은 얼음 전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 천체·우주 환경과의 연계 얼음 위성이 존재하는 태양계 외곽 천체들-예를 들어 목성의 위성, 토성의 위성, 혹은 혜성의 얼음층-은 극저온·고압 환경이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ice XXI 같은 미지의 얼음 상이 자연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천체 물리·우주 과학 분야에도 영향력을 미친다. △ 물-얼음 상전이 경로 연구의 진전 얼음이 형성되는 경로, 즉 물 분자들이 어떻게 배열을 바꾸며 고체 상태로 전이하는지가 결정 과학 및 응집물리학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이번 실험은 압축과 감압을 매우 빠른 시간 단위로 반복하면서 그 미세한 경로를 X선으로 실시간 기록한 점에서 기술적으로 진보한 접근법이다. △ 신소재 및 극한 물질 연구의 가능성 복잡한 결정 구조를 갖는 얼음 상은 다른 물성(예: 열전도성, 비열, 강도 등)에서 특이한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극한 환경 소재나 고압 물질 연구에 있어서도 새로운 응용 지평을 제공할 여지다. △ 이론·모델 정교화 압력 기존의 이론 모델이나 시뮬레이션은 일정한 온도·압력 범위에서 알려진 얼음 상 전환만을 고려해 왔다. ice XXI의 존재는 이론 모델을 더욱 확장하고, 미지 결정형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링에 대한 요구를 강화한다. 다만, 일상적인 냉동고나 가정 환경에서 ice XXI를 구현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매우 높은 압력과 빠른 압축·감압 과정을 요구하며, 안정화되지 않는 준안정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발견은 국제 공동 연구의 결과로, 향후 추가 실험을 통해 ice XXI의 안정 영역을 규명하고, 또 다른 미지의 얼음 상을 찾기 위한 촉매가 될 전망이다. 물과 얼음, 그리고 그 변이형에 내재한 복잡성과 아름다움이 다시 한번 과학계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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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8)] 실온에서도 얼어붙는 '아이스 XXI' 발견⋯韓 연구진 참여로 얼음의 비밀 한층 더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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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유럽 야생 꿀벌, 첫 '멸종위기종' 지정⋯자연 서식 개체 급감
- 꿀 산업이 성장하고 관리형 양봉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인위적 관리와 무관하게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 꿀벌은 급격히 줄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야생 서식 꿀벌을 처음으로 공식적인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발표한 '유럽 적색목록(Red List)' 최신 개정판에 따르면, 서유럽 전역의 야생 꿀벌 개체군은 심각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최근 보도했다. 인간과 공생해온 꿀벌, 두 얼굴의 생존 꿀벌(Apis mellifera)은 인류와 수천 년의 역사를 함께해온 대표적 곤충이다. 고대 이집트 시기부터 벌꿀을 얻기 위한 인공 벌통이 만들어졌으며, 오늘날에는 이동식 벌통과 상업적 수분(受粉) 산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양봉의 발전은 꿀벌의 생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현재 서양꿀벌은 크게 두 형태로 존재한다. 양봉가가 관리하는 '사육군집'과,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숲속 나무 구멍이나 자연 공간에서 스스로 군집을 이루는 '야생군집'이다. 두 군집 모두 같은 종에 속하지만, 생존 방식과 미래 전망은 전혀 다르다. 2000년대 들어 전 세계 양봉업자들이 대규모 군집 붕괴 현상을 보고하면서 관리형 꿀벌의 위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후 연구자들은 군집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모색했으나, 이 과정에서 야생 꿀벌은 상대적으로 연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참고로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EU 내 작물 종의 약 84%가 곤충 수분에 의존한다. EU의 연간 농업생산량 중 최소 50억~150억 유로가 야생 꿀벌 등 곤충 수분매개자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발생한다. 이들 농산물에는 사과, 토마토, 오이, 아몬드, 대두,유채 등이 포함된다. 야생 꿀벌의 감소는 수분 매개자 감소를 초래해 자연과 식량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 전역에서 발견된 야생 군집…그러나 지속 가능성 불투명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연구진들은 야생 꿀벌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공동 조사를 본격화했다. 아일랜드와 영국, 프랑스 국립공원, 독일·스위스·폴란드의 삼림지, 이탈리아 전역,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등지에서 자연 서식하는 군집이 잇따라 발견됐다. 이들 군집이 인간의 개입 없이 자생적으로 번식할 수 있는지, 즉 '독립된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가 핵심 연구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0년에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 '허니비 워치(Honey Bee Watch)'가 출범했다. 유럽 각국 연구자 14명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IUCN과 협력해 야생 꿀벌의 보전 등급을 재평가하고, 유럽 내 꿀벌 서식종 2,000여 종의 보전 상태를 전면적으로 검토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야생 꿀벌은 '자료 부족(Data Deficient)'으로 분류돼 있었다. 발견된 군집이 순수 야생 개체인지, 혹은 관리형 벌통에서 탈출한 군집인지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야생'의 재정의…유전이 아닌 생태 기준으로 평가 새로운 평가에서는 유전적 구분 대신 생태적 기준이 도입됐다. 꿀벌은 완전한 의미의 가축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형과 야생형이 유전적으로 혼재돼 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IUCN의 '야생' 정의를 적용해, △인간의 관리 없이 자유롭게 서식하고 △외부에서 새 군집을 들여오지 않아도 개체 수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를 '야생 꿀벌'로 규정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야생 꿀벌의 보전 상태를 보다 명확히 평가할 수 있게 했다. 결과적으로 유럽 내 자유 서식 꿀벌의 밀도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서식지 감소·기생충·질병·인간에 의한 교잡 등 복합 요인이 개체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유럽연합 내 '멸종위기' 등재…생태계 보전의 경고등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유럽연합 내 야생 꿀벌 개체군은 이번에 '멸종위기(Endangered)'로 새로 지정됐다. 다만 발칸반도, 발트 3국, 스칸디나비아 및 동유럽 지역은 조사 자료가 부족해 '자료 부족' 상태가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야생 꿀벌 보전이 단순히 한 종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식량 안보와 생태 다양성 유지에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자연 서식 꿀벌은 병해충과 환경 스트레스에 적응하며 진화해온 유전자 풀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의 양봉 산업에도 생물학적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는 '자연의 유전자 은행'으로 평가된다. IUCN 관계자는 "야생 꿀벌의 멸종위기 등재는 이들이 더 이상 인간 관리의 부속물이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자생 야생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지금이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분매개자의 손실과 멸종은 복잡한 생태계 균형을 파괴할 수 있다. 유럽환경청(EEA) 또한 야생 꿀벌 등 수분매개자의 멸종은 다른 종의 감소와 멸종, 다양한 생태계의 상실로 이어지는 첫단계가 될 수 있으며, 결국 전체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야생 수분매개자는 복잡흔 유기체의 그물의 일부이며 생태계 회복력의 핵심이라면서 그 서식지를 보호하고 복원하려면 다양한 지리적, 거버넌스 수준, 경제 부문, 사회 전반에 걸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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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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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유럽 야생 꿀벌, 첫 '멸종위기종' 지정⋯자연 서식 개체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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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신형 '싼타페' 美 충돌시험 중 화재⋯13만5000대 리콜
- 현대자동차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Santa Fe)'가 미국 정부의 차량 안전시험(New Car Assessment Program, NCAP) 중 화재를 일으켜, 미 전역에서 13만5000대 이상이 리콜(무상수리) 대상에 포함됐다고 현지 자동차전문매체 그라다3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문제는 시동모터(스타터 모터)의 단자 덮개가 제대로 장착되지 않아 충돌 시 엔진 냉각팬 어셈블리와 접촉하면서 전기 합선 및 화재 위험이 발생하는 결함으로 확인됐다. 이번 리콜 대상은 2024년형과 2025년형 싼타페 비하이브리드 모델 중 2023년 12월 28일부터 2025년 7월 7일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다. 현대차는 "결함은 2.5리터 터보 엔진이 장착된 모델에 한정되며, 전체 리콜 차량의 약 1%에만 실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해당 결함으로 인한 사고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 충돌시험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NHTSA는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대차도 선제적 리콜을 결정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성명을 통해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열 손상(thermal event) 징후가 발견된 후 즉시 원인을 파악하고 리콜 절차를 개시했다"며 "모든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NHTSA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리콜 조치는 2025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다. 현대차는 해당 차량 소유주와 딜러에 개별 통보를 보내, 무상 점검 및 부품 교체를 실시할 예정이다. 점검 기간 동안에는 대체 차량이 무상 제공되며, 이미 자비로 수리를 마친 고객은 비용 전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최근 몇 년간 현대차와 기아가 잇따라 겪고 있는 전장(電裝)·제동 시스템 관련 리콜 문제의 연장선상으로 평가된다. 2023년에도 두 회사는 ABS(잠김방지제동장치) 결함으로 300만대 이상을 리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문제가 발생한 5세대 싼타페는 2024년 새로운 각진 디자인과 개선된 실내 공간, 첨단 안전사양을 앞세워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대표 모델이다. 현대차 글로벌디자인 담당 이상엽 부사장은 당시 "새로운 싼타페는 도시와 자연을 모두 아우르는 균형 잡힌 SUV"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번 리콜은 브랜드 신뢰도에 단기적 타격이 예상되지만, 현대차는 "결함이 설계 문제가 아닌 제조 과정상의 오류임을 확인했으며, 신속한 리콜을 통해 고객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HTSA는 이번 결함 사례를 토대로 추가 리콜 가능성과 품질관리 강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리콜 대응 속도와 사후 관리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브랜드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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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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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신형 '싼타페' 美 충돌시험 중 화재⋯13만5000대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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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7)] 테라헤르츠 빛으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가능성 열다
- 과학자들이 원형 테라헤르츠 빛을 이용해 초안정성 페로액셜(ferroaxial) 물질을 전환하는 방법을 발견해, 차세대 비휘발성 데이터 저장 기술의 길을 열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MPSD)와 옥스퍼드대 공동 연구진이 원형 편광 테라헤르츠(THz) 빛을 이용해 초안정 '페로액셜' 물질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테크 데일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대 사회의 모든 디지털 정보는 0과 1의 이진 코드로 저장된다. 물리적으로 두 가지 안정된 상태를 오가는 물질이라면, 이론적으로는 데이터 저장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원형 편광 테라헤르츠 빛을 이용한 이번 연구는 기존 하드디스크나 메모리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자성·전기장 영향 받지 않는 새로운 물질 기존 페로자성체나 강유전성체는 외부 자극에 의해 자기나 전기 분극이 쉽게 바뀌어 정보 저장에 활용돼 왔지만, 강한 자기장 등 외부 환경에 취약하고 장기 안정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면 새롭게 주목받는 페로액셜 물질은 전기 쌍극자들이 소용돌이 형태로 배열돼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 두 상태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외부 자기장이나 전기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매우 안정적이지만, 제어가 어려워 응용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루비듐 철 이몰리브데이트[RbFe(MoO₄)₂] 결정에 원형 편광된 테라헤르츠 펄스를 가해 전기 쌍극자의 회전 방향을 자유롭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주저자인 치양 젱(Zhiyang Zeng)은 "테라헤르츠 펄스가 결정 격자 내 이온을 원형으로 진동시키며 인공적인 '유효장'을 만들어낸다"며 "이 장이 페로액셜 상태를 자석이나 전기장처럼 전환시킨다"고 설명했다. 초고속·고안정 데이터 저장의 새 가능성 공동 연구자인 미하엘 페르스트(Michael Först)는 "원형 편광의 방향(헬리시티)을 조절함으로써 전기 쌍극자의 회전 상태를 선택적으로 안정화할 수 있다"며 "이는 두 가지 상태를 이용한 정보 저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페로액셜 물질은 전기 탈분극이나 누설 자기장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비휘발성 데이터 저장 매체로서 매우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총괄한 안드레아 카발레리(Andrea Cavalleri) 박사는 "이번 성과는 초고속 정보 저장을 위한 새로운 물리적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라며 "2017년 우리 연구진이 처음 구현한 '원형 포논장(circular phonon field)'이 이처럼 새로운 물질 제어 자원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0월 9일자에 '빛으로 제어하는 비휘발성 재기록형 페로액셜 전환 기술(Photo-induced nonvolatile rewritable ferroaxial switching)'(DOI: 10.1126/science.adz5230)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막스플랑크양자물질대학원과 옥스퍼드대의 협력으로 진행됐으며, 독일연방연구재단(DFG)의 'CUI: 첨단 물질 영상화(Advanced Imaging of Matter)' 프로젝트와 자유전자레이저과학센터(CFEL)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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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7)] 테라헤르츠 빛으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가능성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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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1)] 4만년 잠에서 깨어난 미생물⋯북극 영구동토층, 인류의 '탄소 시한폭탄' 되나
- 4만 년 동안 얼음 아래 갇혀 있던 미생물이 마침내 깨어났다. 13일(현지시간) 과학 기술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은 알래스카의 영구동토층(permafrost)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고대 미생물이 재활성화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지구물리학연구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Biogeosciences)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 육군공병단이 운영하는 '영구동토 연구터널(Permafrost Tunnel Research Facility)'에서 수집한 시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지하 100m 이상 깊이에서 채취한 동토 시료를 실험실로 옮겨 섭씨 3.8도와 12.2도의 온도에서 배양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알래스카 여름의 온도를 모사한 것이다. 초기에는 미생물의 증식이 미미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자 세포 활동이 급격히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미생물학자 트리스탄 카로(Tristan Caro)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들은 죽은 존재가 아니라 여전히 유기물을 분해하고 이산화탄소로 방출할 수 있는 생명체"라며 "지구 온난화로 동토층이 녹으면서 이 같은 미생물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구동토층은 북반구 육지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수천 년 동안 얼음 속에 갇힌 토양·유기물·암석층이 방대한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북반구의 약 15%, 또는 지구 표면의 약 11%가 영구동토층으로 덮여 있다. 이 지역이 녹으면 그 속의 미생물들이 활성화되어 주변의 부패물질을 먹이로 삼고, 메탄(CH₄)과 이산화탄소(CO₂)를 대기 중으로 내보낸다. 이 과정이 되풀이될수록 온실가스 농도는 높아지고, 기후변화는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시베리아가 대표적인 영구동토층에 해당한다. 가장 오래된 영구동토층은 약 70만년 동안 계속 얼어붙어 있다. 지구미생물학자 세바스티안 코프(Sebastian Kopf) 교수는 "이것은 기후시스템의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라며 "동토층이 녹으며 갇혀 있던 탄소가 방출될 때, 생태계와 기후변화 속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동토 미생물이 즉각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의 '지연 반응(lag phase)' 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실제 북극 지역에서도 한두 번의 폭염보다 여름철이 길어지는 현상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카로 연구원은 "하루의 고온보다 중요한 것은 따뜻한 계절이 얼마나 길어지느냐"라며 "여름이 길어지고 온도가 봄과 가을까지 확장되면, 미생물의 활성 기간도 늘어나 온실가스 배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단순한 생물학적 발견을 넘어, 기후 피드백 루프(climate feedback loop)의 실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동토층이 녹으면 미생물이 되살아나고, 그 미생물이 온실가스를 내뿜으며 다시 지구를 덥히는 '빙하 속 잠든 생명체의 복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북극권의 더 깊고 오래된 동토층까지 해빙이 진행될 경우,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구 탄소 순환이 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연구진은 논문에서 "기후변화가 단지 대기와 바다의 문제만이 아니라, 수만 년간 침묵하던 생명체까지 깨우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오래된 미래는 이제 다시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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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1)] 4만년 잠에서 깨어난 미생물⋯북극 영구동토층, 인류의 '탄소 시한폭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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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6)] 두 개의 블랙홀 '쌍둥이 궤도' 첫 관측⋯136년 수수께끼 풀리다
- 인류가 처음으로 두 개의 블랙홀이 서로를 공전하는 모습을 직접 관측했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천문학자 마우리 발토넨(Mauri Valtonen) 연구팀은 초대형 전파망원경 관측망을 통해 퀘이사 'OJ287' 중심부에서 두 개의 초질량 블랙홀이 나란히 공전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 IFL사이언스 등 다수 외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9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OJ287은 지구에서 약 5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퀘이사로, 그동안 12년 주기의 밝기 변동이 관측되어 두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지상 및 우주 전파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결합해 두 블랙홀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두 블랙홀이 서로를 도는 장면이 이미지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지만, 주변 가스와 고속 입자 제트를 통해 그 위치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관측 결과, 중심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180억 배, 동반 블랙홀은 약 1억5000만 배로 추정된다. 이번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에는 러시아의 우주 전파망원경 '라디오애스트론(RadioAstron)' 위성이 포함됐다. 이 위성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운영된 전파망원경을 탑재한 러시아 과학 위성이다. 이 위성의 안테나는 달까지 거리의 절반까지 접근해 관측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 덕분에 연구진은 두 개의 제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는 것을 식별해 각각의 블랙홀에 해당함을 확인했다. OJ287의 특이성은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알려져 있었다. 136년 동안의 광학 관측에서 약 12년을 주기로 밝기가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그러한 주기적 변화가 두 블랙홀의 공전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뒷받침한다. 블랙홀은 거대한 별이 붕괴하면서 형성되며, 주변 물질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일부는 강력한 중력과 마찰로 인해 물질이 고온으로 달아오르며 빛을 방출하는데, 이를 '활성은하핵(AGN)'이라 부른다. 이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퀘이사다. 퀘이사는 태양보다 수십억 배 무거운 초질량 블랙홀이 방출하는 강렬한 빛줄기로, 지구에서도 관측 가능한 우주 최강의 광원 중 하나다. 이번 관측으로 과학자들은 그동안 중력파 탐지로만 간접 확인했던 '블랙홀 이중계'의 실재를 시각적으로 증명하게 됐다. 연구진은 다만 "관측된 두 개의 제트가 겹쳐 보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더 높은 해상도의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토넨 교수는 "라디오애스트론 위성이 활동하던 시기 덕분에 이런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며 "향후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가동되면, 작은 블랙홀의 '꼬리 흔들림(wagging tail)' 현상까지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인류가 블랙홀의 형성과 병합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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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6)] 두 개의 블랙홀 '쌍둥이 궤도' 첫 관측⋯136년 수수께끼 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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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5)] 막스 플랑크 연구소, 노화와 만성 염증의 연결고리 규명
- 독일 쾰른의 막스 플랑크 노화생물학 연구소 연구팀이 나이가 들면서 만성 염증이 늘어나는 핵심 분자 과정을 규명했다. 우리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에너지 공장'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복제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킨 '결함 DNA'를 세포질로 방출해 염증 반응을 촉발하는 현상을 최초로 분자 수준에서 확인한 것이다. 특이하게도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중심 설계도(핵 DNA)와는 다른, 자신만의 독자적인 DNA(mtDNA)를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 mtDNA 복제와 수선을 조절하는 핵심 효소 'MGME1'이 손상될 때, 선천 면역 신호체계를 맡은 'cGAS–STING–TBK1 경로'가 비정상으로 활성화해 조직 노화와 만성 염증을 재촉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질병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모색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DNA로의 리보뉴클레오타이드 편입이 염증을 유발한다(Ribonucleotide incorporation into mitochondrial DNA drives inflammation)'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렸다. 세포 구성 요소의 미세한 균열, 노화의 시작 기대 수명이 늘면서 인류는 전례 없는 장수를 누리고 있지만, 이는 신체의 생물학적 구조가 더 오랜 시간 작동하며 각종 스트레스와 손상에 노출된다는 뜻이다. 특히 노년기에 접어들면 뚜렷한 원인 없이 이어지는 만성 염증이 건강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이다. 과학계는 이 현상의 배후를 추적해 왔으며, 이번 발견은 그중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지목했다. 세포가 정상 기능을 하려면 RNA와 DNA의 구성 요소인 리보뉴클레오타이드(rNTP)와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dNTP)의 정교한 균형이 필수다. DNA라는 집을 짓는 과정에 비유하면, dNTP는 설계도에 맞는 정확한 규격의 벽돌이고, rNTP는 모양은 비슷하지만 RNA를 만들 때 쓰는 다른 종류의 벽돌과 같다. 세포의 주 에너지원인 ATP나 신호 전달에 중요한 GTP 등이 바로 이 rNTP에 속하며, dNTP는 DNA 중합효소가 새로운 DNA 가닥을 만들거나 수선하는 데 쓰는 재료다. 과학계는 이 두 벽돌의 공급 불균형이 어떻게 mtDNA라는 집을 부실하게 만들고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왔다. '결함 DNA'의 탄생…미토콘드리아의 치명적 오류 미토콘드리아는 독립적으로 자신의 DNA(mtDNA)를 복제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가 만성 염증의 도화선이 된다는 가설을 세우고, 그 핵심 원인을 mtDNA 복제 과정에서 불필요한 DNA 조각을 제거하는 효소인 'MGME1'에서 찾았다. 이 효소는 DNA 복제 현장에서 잘못 사용된 부품이나 부스러기를 치우는 '품질 관리 감독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분석 결과, 이 감독관(MGME1)의 기능이 떨어지면 세포 내에 써야 할 벽돌(dNTP)은 부족해지고 엉뚱한 벽돌(rNTP)만 많아지는 불균형이 생겼다. 이러한 불균형은 MGME1 결핍뿐 아니라, 다른 미토콘드리아 효소인 YME1L의 손실이나 항암제 성분인 5-플루오로우라실 노출 같은 다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결국 미토콘드리아는 급한 대로 엉뚱한 벽돌(rNTP)을 가져다 mtDNA를 만들었고, 그 결과 구조가 불안정한 '부실공사 DNA'가 탄생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이 '불완전한 복제본'을 집 밖, 즉 세포질로 내다 버렸다. 실제로 방사선 조사나 약물로 노화를 유도한 인간의 세포와 노화한 쥐의 여러 조직에서 젊은 조직보다 월등히 높은 rNTP/dNTP 비율이 나타났다. 면역계의 오작동, 단기 방어가 만성 공격으로 우리 몸은 세포질로 방출된 결함 mtDNA를 '침입자'로 인식한다. 그 결과, 마치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처럼 세포의 '비상경보 시스템' 역할을 하는 cGAS–STING–TBK1 경로를 강력하게 자극한다. 원래 미토콘드리아 안에 있어야 할 mtDNA 조각이 집 밖에 돌아다니자, 우리 몸의 면역계는 이를 바이러스의 침입으로 오해하고 경보를 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경보 시스템은 본래 외부 감염에 맞서는 단기 방어 체계지만, 결함 mtDNA가 계속 밖으로 나오면서 경보가 멈추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는 만성 염증으로 바뀐다. 이렇게 만성 염증 상태에 빠진 노화 세포는 주변 세포들에게까지 "위험하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분비 표현형(secretory phenotype)을 띤다. 이는 마치 한 집이 계속 비상벨을 울려 온 동네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처럼, 주변 세포들까지 염증 상태로 만드는 현상이다. 이러한 만성 염증은 주요 장기의 기능을 떨어뜨리며, 특정 유형의 암,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핵심 동인으로 꼽힌다. 새로운 치료 전략의 부상…'미토콘드리아 쓰레기' 제어 이번 발견은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SAMHD1 효소를 억제하거나 디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를 직접 보충해 세포 내 올바른 벽돌(dNTP) 재고를 인위적으로 높이면, mtDNA 부실공사가 줄고 염증 반응도 완화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아직 mtDNA에는 자체적인 벽돌 재고 관리 시스템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 기술로 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길이 열린 셈이다. mtDNA 내 '뉴클레오타이드 균형'을 조절하여 염증의 근원을 차단하는, 이른바 '미토콘드리아 쓰레기(Mitochondrial Trash)' 제어 기술이 건강 수명, 나아가 인간의 전체 수명 연장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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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5)] 막스 플랑크 연구소, 노화와 만성 염증의 연결고리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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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4)] 워싱턴대, '플라스마'로 탄소 업사이클링 신기술 개발
- 기후 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와 처치 곤란한 폐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탄소 업사이클링(버려지는 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 기술의 판도를 바꿀 핵심 주자로 플라스마가 떠오르고 있다. '제4의 물질 상태'로 불리는 플라스마를 이용해 기존 화학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들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매켈비 공과대학 연구진이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유기산을 만드는 획기적인 성과를 발표하면서, 플라스마 기술은 탄소 중립 시대를 이끌 핵심 동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체·액체·기체 아닌 '제4의 물질' 플라스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네 번째인 '제4의 물질' 상태다. 일반적으로 기체에 높은 에너지를 가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이온화 상태를 말하며, 수만 도 이상의 고온에서 생긴다. 쉽게 말해, 기체 알갱이들이 너무 뜨거워져서 겉돌던 '전자'라는 옷을 벗어던지고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활발한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분리된 입자들은 에너지가 매우 높아 주변 물질과 아주 쉽게 반응하는데, 과학자들은 바로 이 성질을 이용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전기 방전 장치 등으로 인공 플라스마를 만들며, 반도체 제조, 신소재 합성, 폐기물 분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고 있다. 밤하늘의 오로라나 번개, 태양 역시 자연적인 플라스마 현상이다. 비밀은 '플라스마-액체 시스템'…반응 온도·pH가 수율 좌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워싱턴대학교 매켈비 공대의 엘리야 팀슨(Elijah Thimsen) 교수 연구팀은 플라스마 기술을 탄소 업사이클링에 적용해 큰 성과를 거뒀다. 연구팀은 지난 2025년 8월 5일 국제 학술지 'RSC 그린 케미스트리'에 발표한 논문에서, 온실가스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CO₂) 대신 일산화탄소(CO)를 출발 물질로 쓸 때 산업적으로 유용한 옥살산과 폼산의 생산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플라스마-액체 시스템'이다. 상온·상압 조건에서 만든 비열(非熱) 플라스마(전체 기체는 뜨겁지 않고 전자만 높은 에너지를 가져, 적은 에너지로도 효율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플라스마)를 물이 담긴 반응기에 주입해 일산화탄소가 물과 효율적으로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이 접근법은 이산화탄소를 먼저 일산화탄소로 바꾼 뒤, 다시 유기산으로 전환하는 '2단계 공정'이 훨씬 더 경제적이고 매력적인 대안임을 보여준다. 연구에 참여한 알시나 존슨 수다가르(Alcina Johnson Sudagar)연구원은 "플라스마-액체 시스템은 고압과 고온을 피할 수 있고, 촉매나 화학적 활성제가 필요 없어 더욱 친환경적"이라며 "우리 연구는 이산화탄소 고정과 지속 가능한 유기산 생산을 위한 효율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경로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가 수용액 속 플라스마와 반응할 때 '수성가스 전환 반응'을 거쳐 유기산이 '중간체'로 생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수다르 연구원은 "열역학적 계산 결과, 유기산의 생성을 늘리려면 반응 온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산이 만들어질 때는 열이 발생하지만(발열 반응), 반대로 분해될 때는 열을 흡수하기(흡열 반응) 때문이다. 따라서 주변이 너무 뜨거우면 애써 만든 유기산이 다시 쉽게 분해될 수 있어,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생산량을 늘리는 비결이다. 또한, 용액이 강한 알칼리성(염기성)을 띨 때 유기산 생산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도 발견했다. 온실가스 넘어 폐플라스틱까지…넓어지는 플라스마의 활약 플라스마의 활약은 기체 상태의 온실가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탄소 업사이클링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 같은 탄화수소 계열 폐기물을 유용한 화학 원료로 바꾸는 기술을 포괄한다. 이 분야에서 국내 연구진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최근 국내 한 연구팀은 1,000℃가 넘는 초고온 수소 플라스마를 이용해 폐플라스틱에서 에틸렌, 벤젠 등(다른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의 원료가 되는 물질)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를 70%가 넘는 높은 수율로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열분해 방식보다 원료의 순도가 월등히 높고 화학적 잔존물이 적어 친환경 자원 순환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플라스마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이미 널리 쓰이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핵심 해결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CCU 핵심 기술 부상…상용화 과제는? 플라스마를 활용한 탄소 업사이클링은 '탄소 포집·활용(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다. CCU는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아(포집) 그냥 땅에 묻는 대신, 유용한 제품으로 만들어(활용) 자원 순환과 탄소 감축을 동시에 이루는 기술을 말한다. 플라스마는 그중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공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상용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기술의 경제성과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이고, 대규모 공정에 안정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플라스마 생성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 공정 전체의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관련 기술 융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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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4)] 워싱턴대, '플라스마'로 탄소 업사이클링 신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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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우리 뇌는 이미 0.5%가 플라스틱이다
- 2025년 2월, 유엔환경계획(UNEP)이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국제협약 최종 협상 시한을 앞두고 각국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세계 최상위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한 편의 논문이 실렸다. 미국 뉴멕시코대학교 독성학자 매튜 캠펀(Matthew Campen) 교수팀이 부검 시신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2024년 채취 샘플에서 뇌 무게의 약 0.5%가 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불과 8년 전 같은 부위와 비교하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50% 증가했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는 '제2차 미세플라스틱 저감 종합계획(2024~2028)'이 발표됐지만, 범정부 차원의 통합 규제 체계는 여전히 부재한 상태다. 한국은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102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에 관한 체계적 조사·연구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에베레스트 정상과 마리아나 해구 최심부, 남극 빙하 속에서 발견되던 미세플라스틱이 이제 인간의 뇌와 심장 동맥, 태반과 모유에서까지 검출되고 있다. 2024~2025년 사이 세계 최상위 의학저널들에서 연이어 발표된 연구들은,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공중보건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최신 연구와 국내외 전문가 발언을 직접 분석해 '몸속 플라스틱'의 실체를 추적했다. 숟가락 한 개 분량의 플라스틱이 뇌에 있다 2025년 2월, 미국 뉴멕시코대학교(UNM) 매튜 캠펀 교수팀이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한 연구는 의학계에 전례 없는 충격을 안겼다. 연구팀이 부검 시신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2024년에 채취한 뇌 샘플에서 검출된 미세·나노플라스틱의 농도가 조직 1그램당 평균 4,917마이크로그램(μg/g)에 달했다. 이는 뇌 무게의 약 0.5%에 해당하는 양으로, 표준 플라스틱 숟가락 한 개가 통째로 들어 있는 셈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증가 속도다. 2016년에 채취한 동일 부위 뇌 조직과 비교하면, 불과 8년 사이에 플라스틱 농도가 50% 증가했다. 뇌의 플라스틱 농도는 간이나 신장보다 7~30배 높았으며, 검출된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폴리에틸렌(PE)이었다. 전자현미경 분석 결과, 이 입자들은 대부분 나노미터 규모의 뾰족한 파편 형태로 확인됐다. "우리 뇌 속에 이 정도의 플라스틱이 있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스럽다. 뇌의 플라스틱 농도는 간이나 신장보다 7~30배 높다."-매튜 캠펀(Matthew Campen) 교수, 미국 뉴멕시코대학교 독성학과 [출처: Nihart AJ et al., 'Bioaccumulation of microplastics in decedent human brains', Nature Medicine, Vol.31, 2025.02.03] 미세플라스틱이란 5mm 이하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를 말하며, 1μm(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입자는 나노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이 미세한 입자들이 어떻게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하고, 어떤 질환을 유발하는지를 밝히는 작업이 현재 전 세계 의학계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서 오는가-플라스틱 생수병부터 타이어까지 미세플라스틱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발생한다. 처음부터 작게 제조된 '1차 미세플라스틱'과, 큰 플라스틱 제품이 자외선·파도·마찰에 의해 잘게 부서지는 '2차 미세플라스틱'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전체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을 세탁 합성섬유(35%), 타이어 마모(28%), 도시 먼지(24%) 순으로 분류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파편의 직접 기여율은 0.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 생수 한 병 속 나노플라스틱 24만 개 우리가 '깨끗하다'고 믿는 생수가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유입 경로 중 하나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이 2024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1리터에서 평균 24만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으며 이 중 90%는 나노플라스틱이었다. 페트병 제조·필터링 과정에서 플라스틱이 물속으로 용출되는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성인이 하루 2리터의 생수를 마신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120조 개의 나노플라스틱 입자를 물을 통해서만 섭취하게 된다."-셰리 메이슨(Sherri Mason) 교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출처: Columbia University / Penn State Behrend College, PNAS 2024]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안전성평가연구소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 박준우 박사는 국내에서 식품 섭취와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연간 7만4,000~12만1,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인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102kg으로, 이를 500ml 생수병으로 환산하면 약 8,500개에 해당한다. [출처: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준우 박사, 국회 미세플라스틱 저감 토론회 발표(2022) / 환경부 환경백서(2022)]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유입되는 경로는 세 가지다. 음식·물을 통한 섭취(ingestion), 공기를 통한 흡입(inhalation), 피부 접촉을 통한 흡수(absorption)다. 문제는 일단 체내에 들어온 플라스틱이 쉽게 배출되지 않고 장기 조직에 축적된다는 점이다. NEJM 2024-심장마비·뇌졸중 위험 4.5배 2024년 3월 7일, 세계 최상위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된 논문은 전 세계 심장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탈리아 캄파니아 루이지 반비텔리대학교 라파엘레 마르펠라(Raffaele Marfella) 교수팀이 경동맥 수술 환자 257명의 혈관 플라크(죽상경화반)를 분석한 결과, 58%의 환자 플라크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검출 환자군을 34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플라크에 플라스틱이 있는 환자는 플라스틱이 없는 환자에 바해 심장마비·뇌졸중·사망 위험이 4.53배 높았다(위험비 4.53; 95% 신뢰구간 2.00~10.27; P<0.001). 구체적으로 플라스틱 검출군 150명 중 20%(30명)가 심혈관 합병증을 겪은 반면, 미검출군 107명에서는 7.5%(8명)에 그쳤다. "이 연구는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인체 혈관 병변과 연관돼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다. 우리의 데이터는 더 많은 연구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라파엘레 마르펠라(Raffaele Marfella) 교수, 이탈리아 캄파니아 루이지 반비텔리대학교 [출처: Marfella R et al., '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in Atheromas and Cardiovascular Events', NEJM, 2024.03.07]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 중 이 정도 위험 배율을 보이는 것은 매우 드물다. 그 규모가 충격적이다."-아루니 바트나거(Aruni Bhatnagar) 교수, 미국 루이빌대학교 심혈관 연구자(연구 미참여) [출처: Science News, 2024.04] 뇌와 치매-상관관계의 공포 캠펀 교수팀의 《네이처 메디슨》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치매 환자의 뇌 조직 분석 결과다. 사망 전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 12명의 뇌에서는 정상인 대비 최대 1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 플라스틱 조각들은 특히 뇌 혈관 벽과 미엘린 수초(myelin sheath)에 집중적으로 축적돼 있었다. "플라스틱이 모세혈관의 혈류를 막거나, 뇌 축삭돌기 사이의 연결을 방해하거나, 치매 관련 단백질의 응집을 촉진하는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아직 모른다."-매튜 캠펀 교수, 뉴멕시코대학교 [출처: UNM HSC Newsroom / Nature Medicine 2025.02] 다만 연구자들은 인과관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치매 자체가 뇌혈관 장벽의 투과성을 높여 플라스틱 축적이 늘어나는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비 스테이플턴(Phoebe Stapleton) 미국 럿거스대 교수도 '플라스틱이 뇌에 쌓였다고 해서 그것이 곧 질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후속 연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출처: Rutgers University / YTN Science 2025.02] 태아와 태반-태어나기 전부터 노출된다 가장 충격적인 발견 중 하나는 태반에서의 검출이다. 캠펀 교수팀이 2024년 조사한 62개의 인간 태반 샘플 전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탈리아 연구팀 역시 2021년 태반과 탯줄에서 플라스틱을 발견해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인간이 태어나기도 전에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출처: Matthew Campen 연구팀 / Ragusa A et al., Environment International, 2021 / 국회 미세플라스틱 토론회(2023)] 인체 영향-염증·호르몬 교란·심장 기형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 메커니즘으로 설명된다. 첫째, 물리적 자극에 의한 염증 반응이다. 뾰족한 조각 형태의 나노플라스틱이 세포와 혈관 벽을 자극해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NEJM 연구에서 플라크에 플라스틱이 있는 환자군이 인터루킨-18(IL-18) 등 염증 지표가 유의미하게 높았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둘째, 환경호르몬(내분비교란물질) 문제다. 플라스틱에 포함된 BPA(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등의 화학물질이 호르몬 체계를 교란한다. 이 물질들은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혈관을 손상시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셋째,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이 확인한 복합 독성이다. 정진영 박사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환경 중 유기 오염물질(발암물질 벤조안트라센 등)을 흡착해 체내에서 복합 독성을 발휘하며, 크기가 작을수록 체내 축적이 증가하고 심장 기형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0.2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1.0μm, 10μm보다 발암물질과 결합 시 훨씬 심각한 심장 독성을 나타냈다. 크기가 문제다."-정진영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출처: KRIBB 보도자료 / Chemosphere, 2023.04] 전문가들이 말하다-연구자·의사·규제당국의 목소리 세계적인 전문가들도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축적에 대해서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뉴멕시코대학교 혈관외과의 로스 클라크(Ross Clark) 박사는 "플라스틱이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으며, 우리가 오늘 플라스틱 생산을 멈춰도 기존 플라스틱은 계속 분해되어 생태계에 쌓인다"고 지적했다. [출처: AHA 혈관발견학회 발표(2025.04)] 미국 보스턴칼리지의 필립 랜드리건(Philip Landrigan) 교수는 "미세·나노플라스틱 노출이 심혈관 위험 인자로 간주되어야 하는가? 심장 이외에 어떤 장기가 위험에 처해 있는가? 어떻게 노출을 줄일 수 있는가? 이것이 지금 우리가 답해야 할 긴급한 질문들이다"라고 지적했다.[출처: NEJM 2024 동반 논평(accompanying editorial)] 우리나라의 안전성평가연구소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의 박준우 박사는 "식품 섭취와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은 연간 7만4000~12만1000개로 추정된다.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제거장치 의무화 등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미세플라스틱 저감 제도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2022.06)] 세계보건기구(WHO)의 2022년 미세플라스틱 위험 평가 보고서는 "현재 검출된 수치가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출처: WHO, 'Dietary and inhalation exposure to nano- and microplastic particles', 2022] 한국의 현실-세계 최고 수준 플라스틱 소비, 규제는 초기 단계 한국은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다. 2020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은 생수 페트병 109개, 일회용 플라스틱 컵 102개, 비닐봉투 533개, 배달용기 568개로, 1인당 약 19kg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그린피스 코리아, 2023). 전국 소비 페트병은 연간 56억 개로, 500ml 생수병을 한 줄로 이으면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반면 규제는 아직 초기 단계다. 환경부는 2022~2025년 미세플라스틱 환경 매체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범정부 차원의 통합적 규제 체계는 부재하다. 조제희 변호사는 2023년 국회 토론회에서 '미세플라스틱의 배출로 인한 생태계 영향에 관한 조사·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이미 2023년부터 의도적으로 첨가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수돗물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을 의무화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필터 부착 의무화, 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제정, 발생원별 규제 확대를 공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출처: 그린피스 코리아,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2023 / 국회 미세플라스틱 토론회(2022·2023) / 환경부] '예방 원칙'의 시간이 왔다 이번 미세플라스틱 이슈는 과거 석면·납 오염 사태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석면의 경우, 1930년대에 폐 질환과의 연관성이 보고됐지만 전면적 규제까지 반세기 이상이 걸렸고, 그 사이 수백만 명이 석면폐증과 중피종으로 사망했다. 납 역시 1920년대부터 유해성이 지적됐으나, 휘발유에서 완전히 퇴출되기까지 70년이 소요됐다. 2024~2025년 연이어 발표된 NEJM·네이처 메디슨 연구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장기에 실제로 축적되고, 심장마비·뇌졸중과 통계적으로 강하게 연관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간 대상 연구를 통해 보여줬다. 인과관계는 아직 '증명 중'이지만, 상관관계의 규모와 속도는 이미 '예방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적용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 몸속의 플라스틱 농도는 8년 만에 50% 증가했다. 지금 당장 플라스틱 생산을 멈춰도 기존 플라스틱은 수백 년에 걸쳐 계속 분해되며 우리 몸으로 들어올 것이다. 석면 규제가 수십 년 늦어진 대가를 우리는 이미 치렀다.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그 대가는 더 클 수 있다. 뉴멕시코대학의 매튜 캠펀 교수는 "우리는 지금 내가 상상하거나 편안하게 여길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플라스틱이 뇌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2025.02.03] ▶ 기자의 시각 -플라스틱 시대의 '시한폭탄'-우리는 이미 늦었는가 이 기사를 취재하며 가장 두려웠던 것은 숫자가 아니라 속도였다. 8년 만에 50% 증가한 뇌 속 플라스틱 농도는, 이 문제가 '먼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위기'임을 말해준다. 과학자들은 아직 인과관계를 확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과학의 엄밀함이지, 안전의 증거가 아니다. 석면이 위험하다는 최초의 경고에서 규제까지 50년이 걸리는 동안,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말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유예였다.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최고 수준이면서도,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체계적 역학 조사나 인체 영향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 EU는 이미 규제에 착수했고, 미국 캘리포니아는 수돗물 모니터링을 의무화했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제 '플라스틱이 정말 위험한가'를 묻는 시간은 끝났다.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대응할 것인가'를 묻는 시간이 시작됐다. 예방 원칙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자'가 아니라, '확실해지기 전에 행동하자'는 원칙이다. 우리 뇌의 0.5%가 이미 플라스틱이라는 사실 앞에서, 더 이상의 관망은 방관과 다르지 않다. ※ 이 기사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동료심사(peer-reviewed) 논문과 공식 기관 발표 자료, 국회 토론회 속기록 등 1차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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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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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우리 뇌는 이미 0.5%가 플라스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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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4)] 영국 앞바다 실버핏 크레이터, 4천2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흔적
- 북해 해저에 묻혀 있던 '실버핏 크레이터(Silverpit Crater)'가 소행성 충돌로 형성됐다는 사실이 20여 년 만에 과학적으로 확정됐다. 영국 요크셔 해안에서 약 129㎞ 떨어진 북해 해저 700m 지점에서 발견된 이 크레이터는 지름이 약 3㎞에 달한다. 2002년 처음 보고된 이후 원형의 형태와 중심부 돌출 등 충돌 흔적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염분 지층 이동이나 화산 활동 등 다른 지질학적 원인 가능성이 제기돼 논쟁이 이어져 왔다. 초기 연구에서는 이 분화구가 충돌 분화구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분화구의 중앙 봉우리, 원형 모양, 그리고 동심원 형태의 단층들은 초고속 충돌과 관련된 특징이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분화구 구조가 분화구 바닥 아래 깊숙이 소금이 이동했거나 화산 활동으로 인해 해저가 붕괴되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 해리엇와트대학의 위스딘 니콜슨 교수 연구팀은 최신 3차원(3D) 지진파 탐사 자료와 1980년대 석유 시추 당시 확보된 암석 절편을 재분석해 소행성 충돌의 명확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지진 영상을 사용하고 암석 샘플을 분석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는 폭 160m(535피트)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충돌 당시 서쪽에서 비스듬히 날아든 소행성이 초속 15㎞ 속도로 해저를 강타해 1.5㎞ 높이의 바위·해수가 치솟은 뒤 100m가 넘는 거대한 쓰나미로 이어졌다. 충돌체의 크기는 길이 160m, 축구장 1개 반 크기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에든버러 헤리엇-와트 대학의 준교수인 위스딘 니콜슨 박사는 새로운 기술이 분화구의 기원에 대한 미스터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환경연구위원회의 자금 지원을 받은 연구팀이 희귀한 '충격을 받은' 석영 샘플을 회수해 논쟁을 종식시켰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시추 샘플에서 극한 충격압에서만 형성되는 석영·장석 미세 입자의 흠집을 확인한 것. 니콜슨 교수는 "지구상 어떤 지질 과정도 이런 흔적을 남길 수 없다"며 "이번 발견은 소행성 충돌 기원설을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지진 기록에 따르면 이 충돌은 약 4,200만년에서 4,600만년 전인 에오세(Eocene, 신생대 고제3기의 두 번째 시기로 시신세라고도 함)에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실버핏 크레이터는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250여 개의 충돌구 가운데 보존 상태가 탁월한 사례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를 멕시코의 칙술루브(Chicxulub) 크레이터, 서아프리카 앞바다 나디르(Nadir) 크레이터와 함께 지구 진화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로 평가하고 있다. 치술루브 크레이터는 약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 충돌로 공룡이 멸종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BBC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과거 지구 생태계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미래 잠재적 소행성 충돌에 대한 대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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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4)] 영국 앞바다 실버핏 크레이터, 4천2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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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3)] 英·中 공동 연구팀, 식물 뿌리 '굴중성' 비밀 밝혔다
- 식물의 뿌리가 어떻게 중력을 인지하고 땅속 깊이 파고드는지에 대한 오랜 수수께끼가 풀렸다. 영국과 중국 공동 연구진이 식물 호르몬 '옥신(auxin)'이 뿌리의 특정 부위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동시에 다른 부위의 성장은 유지시켜 중력 방향으로 휘어지게 만드는 핵심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교 생명과학부와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옥신이 'OsILA1'으로 알려진 특정 키나아제(kinase) 효소를 통해 뿌리 아래쪽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들어 성장을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식물이 토양 속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다시 아래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명력의 비밀을 분자 수준에서 풀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옥신의 역설, 성장 촉진과 억제를 동시에 식물의 뿌리가 중력 방향을 따라 자라는 현상을 '굴중성(gravitropism)'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식물이 나침반 없이도 '아래'가 어디인지 알고 그쪽으로 뿌리를 뻗는 능력이다. 굴중성은 식물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안정적으로 몸을 지지하고, 물과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다. 과학계는 오래전부터 식물 성장 호르몬인 옥신이 굴중성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중력 자극을 받으면 뿌리 끝에서는 옥신이 아래쪽으로 몰리게 되고, 이로 인해 위쪽과 아래쪽 세포의 성장 속도에 차이가 생겨 뿌리가 휘어진다는 것이 기본 원리였다. 하지만 옥신이 어떻게 뿌리 위쪽 세포의 성장은 촉진하면서, 동시에 아래쪽 세포의 성장은 억제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작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하나의 물질이 어떤 세포에는 '더 자라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바로 옆 다른 세포에는 '성장을 멈춰라'는 정반대 명령을 내리는 셈이어서 과학자들에게는 큰 수수께끼였다. 세포벽 강화하는 핵심 효소 'OsILA1' 규명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옥신의 이중적 역할을 명확히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벼(rice)의 뿌리 끝 아래쪽에 축적된 옥신은 OsILA1 키나아제를 활성화하는 신호를 보낸다. 키나아제는 세포 안에서 특정 단백질에 인산(P)을 붙여 그 단백질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효소다. 이 신호를 받은 세포는 셀룰로스(cellulose)와 리그닌(lignin) 같은 세포벽 구성 요소의 생합성을 촉진해 기존보다 훨씬 더 견고하고 단단한 세포벽을 만든다. 셀룰로스는 식물 세포벽의 뼈대를 이루는 단단한 섬유소이며, 리그닌은 이 뼈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강화된 세포벽은 세포가 더 이상 길어지는 것(신장)을 막는 족쇄 역할을 한다. 반면, 옥신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뿌리 위쪽 세포에서는 이러한 세포벽 강화 과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위쪽 세포들은 정상적으로 신장하며 계속 자라나는 반면, 아래쪽 세포들은 성장을 멈추게 된다. 이러한 비대칭적인 성장 속도 차이가 결국 뿌리 전체가 아래쪽으로 구부러지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조작해 OsILA1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돌연변이 벼를 만들어 실험했다. 그 결과, 이 벼는 뿌리가 중력에 잘 반응하지 못하고 세포벽도 약해져, OsILA1이 뿌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스위치임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노팅엄 대학교 생명과학부의 라훌 보살레 부교수는 "지금까지 옥신이 어떻게 뿌리 아래쪽 세포의 팽창을 억제하는지는 불분명했다"며 "우리 연구는 옥신이 세포벽 생합성을 촉진해 아래쪽 세포벽을 강화함으로써 성장을 막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이 오랜 의문을 해결했다. 이 이중 메커니즘은 세포 신장을 촉진하고 억제하는 옥신의 상반돼 보이는 역할을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중력과 가뭄, 환경 신호에 반응하는 뿌리의 지능 이번 성과는 가뭄을 감지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앱시스산(ABA)이 옥신 수치에 영향을 주어 뿌리의 성장 각도를 조절한다는 연구팀의 선행 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 두 연구를 종합하면, 식물의 뿌리는 중력, 수분 등 다양한 외부 환경 신호를 호르몬 네트워크를 통해 통합적으로 감지하고, 토양 탐색과 자원 획득을 최적화하는 뿌리 구조를 형성하는 정교한 적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살레 박사는 "우리는 옥신이 뿌리 굴중성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옥신의 하위 신호 전달 과정에서 무엇이 작용하는지는 알지 못했다"며 "이번 새로운 연구에서 밝혀낸 것이 바로 그것이며, 이는 뿌리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기초 과학에서 미래 농업으로…슈퍼 작물 개발 기대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미래 농업 기술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옥신의 작용 원리를 상세히 이해함으로써, 척박하거나 단단한 토양에서도 뿌리를 더 깊고 넓게 뻗을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토양이 단단한 지역에서는 뿌리가 이를 감지하고 더 강하게 뚫고 나갈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절하거나, 가뭄이 잦은 곳에서는 물을 찾아 더 깊이 파고드는 뿌리 시스템을 갖도록 개량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가뭄, 다져진 토양, 영양 부족 환경에 대한 작물의 저항성을 높여 농업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보살레 박사는 "호르몬의 역할을 이렇게 상세하게 이해하면 스트레스에 강하고 토양 속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작물을 공학적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열린다"고 전망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스트레스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초 연구는 전 세계 식량 생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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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3)] 英·中 공동 연구팀, 식물 뿌리 '굴중성' 비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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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G]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인 미세플라스틱을 생활속 실천으로 인체 흡수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mm미만인 미세플라스틱과 1~1000나노미터 크기의 입자인 나노플라스틱은 수돗물, 조리 도구, 포장재는 물론 계란과 고기, 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체로 유입된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입자들의 실제 노출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워싱턴 대학과 시애틀 어린이 연구소의 소아과 교수이자 환경 및 직업 건강 과학 겸임 교수인 쉴라 사티아나라야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집 안에는 정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음식 속 스며든 미세플라스틱 입자들 미세플라스틱은 과일과 채소, 꿀, 빵, 유제품, 달걀, 생선과 육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식품에서 발견된다. 식물은 토양을 통해, 가축은 사료와 물을 통해 이를 흡수한다. 가공 단계에서도 플라스틱 설비와 포장재로 인해 추가 오염이 발생한다. 109개국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소비한 이러한 플라스틱의 양은 1990년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사티아나라야나 교수는 "이전에 산업 지역이었던 땅에 농사를 짓고 토양이 오염되면, 그 작물들이 토양에 오염 물질을 축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작물을 수확한 후에는 가공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그는 "공장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처리량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일부 식품은 세척을 통해 오염도를 낮출 수 있다. 호주 연구에 따르면 쌀 1인분에는 평균 3~4mg, 즉석 조리 쌀에는 최대 13mg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었으나, 조리 전 쌀을 헹구면 20~40%가량 줄일 수 있었다. 고기와 생선도 철저한 세척으로 일정 부분 미세플라스틱 함유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반면 소금처럼 가공 과정에서 이미 오염된 식품은 세척이 불가능하다. 물과 음료, 숨은 위험 병에 든 생수는 또 다른 주요 경로다. 단순히 뚜껑을 열고 닫는 과정에서 리터당 평균 55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된다는 연구도 있다. 수돗물 역시 영국,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조사한 모든 시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물론 수돗물 속의 미세플라스틱은 끓여서 마시면 약 80% 정도 걸러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욕주 컬럼비아 대학 연구원들이 수돗물을 끓이면 물에 존재하는 가장 일반적인 세 가지 플라스틱 화합물(폴리스티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의 최소 80% 이상을 분해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안전이 보장된 지역에서는 생수보다 수돗물을 마시고, 정수기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활성탄 필터만으로도 최대 90%까지 걸러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간 티백을 사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티백 하나에서 수십억 개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조리·보관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 포장재와 주방 도구도 빼놓을 수 없다. 플라스틱 포장을 뜯는 행위만으로도 다량의 입자가 발생하며, 재사용 용기는 세척 횟수가 늘어날수록 방출량이 증가한다. 도마와 손상된 코팅 팬, 믹서기와 볼 등에서도 사용 과정에서 수백에서 수백만 개의 입자가 발생한다. 특히 열은 방출을 가속한다. 한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3분간 가열했을 때, 단 1㎠의 표면에서 최대 422만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21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 보관에서도 수개월에 걸쳐 수백만~수십억 개의 입자가 흘러나올 수 있다. 뜨거운 음료를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는 것도 위험하다. 섭씨 50도의 물을 담았을 때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주 1~2회 사용만으로도 연간 최대 7만3000여 개의 입자를 섭취할 수 있다는 추정치가 제시됐다. 소금, 지방, 산, 열은 플라스틱을 더 빨리 분해한다. 예를 들어 소금물이 담긴 플라스틱 볼은 맹물보다 세 배 많은 입자를 방출했다. 또한 기름진 음식일수록 플라스틱에서 용출된 첨가제가 더 많이 검출됐다. 설거지 과정서도 노출 식사 후 설거지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새어 나온다. 일회용 주방 스펀지는 마모될수록 최대 그램당 65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방출할 수 있으며, 세제와 합쳐 사용하면 방출량은 더 늘어난다. 스펀지의 단단한 면은 특히 고위험군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쌀·채소·생선 등은 조리 전 충분히 세척할 것, △생수 대신 수돗물과 정수기를 활용할 것, △플라스틱 포장재와 일회용 용기 사용을 최소화할 것, △손상된 조리 도구와 도마는 교체할 것을 권고한다. 개인 실천 넘어 구조적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유용하지만 과잉 사용이 문제”라며 “개인의 습관 변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감축 노력과 정책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환경 속 플라스틱 파편을 90% 줄이면 인체 섭취량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작은 실천과 사회적 변화를 통해 그 양을 줄여나간다면, 인류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식탁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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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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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G]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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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2)] 화성 중심부에 '고체 내핵' 존재 확인
- 화성 내부에 지구와 유사한 핵 구조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제 연구진이 화성에 고체 내핵이 존재한다는 첫 지진학적 증거를 확인했다고 어스닷컴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화성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중국과학기술대학(USTC) 후이싱 비(Huixing Bi) 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NASA의 착륙선 '인사이트(InSight)'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집한 지진파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팀은 화성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핵을 통과하거나 반사되는 특성을 면밀히 추적해 고체 내핵의 존재를 입증했다. 분석 결과, 화성 내핵은 행성 반지름의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지구와 달의 내핵과 구조적 유사성을 보여준다. 특히 PKiKP(내핵 경계 반사파)와 PKKP(외핵 통과파)라는 두 가지 지진파가 핵심적 증거로 제시됐다. PKiKP는 액체 외핵과 고체 내핵의 경계에서 반사되는 파동으로, 지구의 내핵 연구에도 활용되는 주요 자료다. 연구진은 또 내핵이 순수한 철·니켈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산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가 혼합된 상태임을 시사하는 속도 변화를 확인했다. 이는 내핵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결정화 과정을 겪고 있으며, 화성 내부의 열적·화학적 진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 연구에서는 화성이 액체 외핵을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됐지만, 고체 내핵의 존재는 불분명했다. 이번 발견은 화성이 지구와 마찬가지로 액체 외핵과 고체 내핵을 동시에 갖춘 행성임을 보여주며, 과거 화성이 강력한 자기장을 가졌던 이유와 이후 소멸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단일 탐사선 관측만으로도 행성 내부를 정밀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다수의 착륙선을 통한 관측망이 구축된다면 화성뿐 아니라 다른 천체 내부 연구에도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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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2)] 화성 중심부에 '고체 내핵' 존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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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68)] 기후변화가 낳은 이색 조류⋯텍사스서 '푸른어치-녹색어치' 희귀 잡종 첫 확인
-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확장 속에서 두 종의 어치(jay bird)가 처음으로 교배해 자연 상태에서 잡종이 태어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교외의 한 주택 정원에서 관찰된 이 새는 '녹색어치(green jay)'와 '푸른어치(blue jay)'의 자손으로, 약 700만 년 전 계통이 갈라진 두 종 사이에서 태어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어스닷컴, 사이테크데일리, 퍼퓰러 사이언스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생물학자들은 해당 개체의 DNA를 분석한 결과 어미는 녹색어치, 아비는 푸른어치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두 종 모두 기후 변화에 따른 서식지 확장 끝에 겹쳐진 지역에서 교배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기후변화가 직접적으로 야기한 척추동물 잡종의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녹색어치는 원래 중앙아메리카 열대 지역에 주로 분포해 1950년대까지만 해도 남텍사스 국경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반면 푸른어치는 미국 동부 전역에 분포했지만 휴스턴 인근까지만 서식지가 확장돼 두 종은 사실상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수십 년간의 기후 변화로 녹색어치는 북쪽으로, 푸른어치는 서쪽으로 서식 범위를 넓히면서 두 종의 분포가 샌안토니오 일대에서 겹치게 되었다. 이번 사례는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을 토대로 연구진이 개체를 확인하고 포획한 뒤 혈액 샘플을 채취해 유전적으로 검증하면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미 1970년대 인공 교배 실험에서 두 종 사이 잡종을 얻은 전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자연 상태에서 발생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조류학적 흥미를 넘어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포식자와 먹이, 번식 습성에 따라 종 간의 경계가 새롭게 설정되고, 일부는 새로운 잡종 개체군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스톡스 텍사스대 대학원생은 "잡종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연계에서 훨씬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관찰되거나 보고되지 않는다"며 "소셜미디어와 유전자 분석 기술 발달 덕분에 이번처럼 드문 사례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잡종 개체가 단발성 현상에 그칠지, 새로운 집단 형성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이번 발견은 기후 변화로 서식지 지도가 재편되면서 예상치 못한 생태학적 상호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술지 '에콜로지 앤드 이볼루션(Ecology and Evolu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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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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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68)] 기후변화가 낳은 이색 조류⋯텍사스서 '푸른어치-녹색어치' 희귀 잡종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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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요타, 시승차 클러치 전소⋯수리비 고객 전가 논란
- 미국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시승에 나섰던 고객이 차량 클러치가 완전히 타버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후 대리점 측이 수리비 부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시승차의 정비 불량 문제는 온전히 대리점의 몫이라는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승 차량의 안전 관리와 소비자 권익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타는 냄새'와 함께 멈춰 선 시승차 이 일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자동차 영업사원인 오마르(@textomar)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이 5만 회 이상 조회되며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1 보도에 따르면, 한 여성 고객이 오마르가 일하는 대리점에서 2022년형 도요타 코롤라를 시승하던 중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 주행거리 44,000마일(약 70,800km)인 이 차량에서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나고 기어가 제대로 바뀌지 않았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고객의 연락을 받고, 코롤라 차량은 견인차에 실려 대리점으로 돌아왔다. 오마르는 영상에서 직접 차량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시동을 건 그는 "클러치가 완전히 타버렸다"며 고객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수리비는 누가 내야 할까? 대리점일까, 고객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후 오마르는 모터1과 나눈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클러치 수리 비용은 대리점이 부담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것이 사업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며 시승차에서 생긴 문제의 책임은 대리점에 있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의견처럼 대다수 업계 관계자와 네티즌 역시 수리비는 대리점이 부담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클러치에서 타는 냄새가 나면 즉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동차 정비소 '클로이 오토 리페어'에 따르면 클러치 소손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클러치 슬립' 현상이다. 마찰판이 플라이휠과 완전히 맞물리지 않으면서 동력이 바퀴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이 과정에서 생긴 과도한 마찰열이 심한 타는 냄새를 유발한다. 이 밖에도 클러치 라이닝 자체의 과열, 운전자가 무의식중에 클러치 페달에 발을 올려놓는 습관, 차에 강한 부하가 계속 걸릴 때, 또는 씰(seal) 손상으로 변속기 오일이 샐 때 등 여러 원인이 겹쳐 클러치 고장이 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기어 변속이 어렵거나 가속이 무력하게 느껴질 때, 변속기 오일이 부족하거나 클러치 페달이 끈적하게 느껴질 때, 또는 엔진 회전수만 오르고 차가 나아가지 않는 현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정비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로이 오토 리페어는 "문제를 방치할수록 손상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마르의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은 고객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단 한 번의 시승으로 클러치를 완전히 태워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네티즌들도 "차량은 대리점 소유이므로 당연히 대리점이 책임져야 한다", "애초에 대리점 직원이 시승에 동승하지 않은 것 역시 명백한 관리 문제"라며 대리점의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클러치는 소모품이지만, 정상적인 단발성 주행 중 완전 파손은 차량의 기존 결함이나 정비 미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고객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타당한 의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책임 소재, 업계 관행과 소비자 보호는? 시승 중 일어난 차량 고장의 책임 소재는 국가나 주마다 법규가 다르지만, 보통 대리점 소유 차량의 기계 결함은 대리점의 보험이나 자체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시승자는 난폭 운전이나 사고 유발 등 명백한 과실이 없는 한 수리비를 낼 책임이 없다고 본다. 대리점이 시승 전 차량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고객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비슷한 일을 겪으면, 현장 사진, 정비 명세서, 관계자와의 대화 기록 등 증빙 자료를 즉시 확보하고 소비자 보호 기관에 중재를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수리비 영수증이나 견적서는 앞으로 법 분쟁으로 번지면 핵심 증거가 된다. 이번 일은 시승 차량의 고장이 소비자의 명백한 부주의 탓이 아니라면, 그 책임은 온전히 대리점에 있다는 업계 원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대리점의 관리 미흡이 부를 수 있는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서, 시승 과정에서 생긴 결함의 책임 소재와 소비자 보호 규범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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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요타, 시승차 클러치 전소⋯수리비 고객 전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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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팰리세이드 56만8천대 리콜⋯안전벨트 결함 우려
- 현대자동차가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 팰리세이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약 57만 대를 안전 문제로 전량 리콜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2019년 4월 10일부터 2025년 6월 16일 사이 생산된 2020∼2025년형 팰리세이드 56만8580대에서 잠재적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자동차전문매체 오토이볼루션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함은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 산하 ZF 라이프텍이 공급한 앞좌석 및 2열 좌석 안전벨트 버클에서 발생했다. 내부 부품 일부가 제조 규격에 맞지 않게 제작돼 잠금 장치와의 마찰이 커지고, 충돌 시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을 위험이 확인된 것이다. 리콜 사유는 2차 협력업체 마이크로텍(Microtech)의 사출 성형 공정이 제조 지침을 벗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와 ZF는 2024년 고객 불만 사례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금까지 체결 불량 관련 사례 546건을 확인했다. 현대차는 올해 7월부터 부품 공급업체를 교체했고, 리콜 대상 차량에는 정상 규격으로 제작된 신형 부품을 무상 교체할 예정이다. 리콜 통지는 오는 11월 10일까지 고객에게 발송되며, 전국 딜러망에서 무상 수리가 진행된다. 한편, 북미 수출용 팰리세이드는 국내에서 생산돼 차대번호(VIN)가 'K'로 시작하며, 기아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세대 팰리세이드를 공개했으며, 신형 모델에는 2.5리터 가솔린 터보와 3.5리터 V6 엔진, 그리고 복합 연비 갤런당 34마일(ℓ당 14.5km)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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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팰리세이드 56만8천대 리콜⋯안전벨트 결함 우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