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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반등에 뉴욕증시 급반등⋯다우 262p·나스닥 0.8% 상승
- 비트코인 반등과 인공지능(AI) 기술주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급락 하루 만에 강하게 반등했다. 2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62포인트(0.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 나스닥지수는 0.8% 상승했다. 전날 400포인트 넘게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낙폭 대부분을 되돌렸다. 비트코인은 이날 7% 급등하며 9만 달러 선을 재차 회복했다. AI 관련 종목도 일제히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1% 가까이 올랐고, AI 인프라 기업 크레도 테크놀로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12%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반등을 지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89%로 반영됐다. 개별 종목 가운데 보잉은 2026년 항공기 인도 증가 전망이 나오며 9% 넘게 급등해 지난 4월 이후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모건스탠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헬스케어 기업 다나허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70달러를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장기국채 금리 급등과 미 국채 10년물 금리 4.1% 접근이 글로벌 자본 이동에 변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확정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모두 4% 이상 상승했다. [미니해설] 비트코인·AI·금리 인하 기대가 만든 연말 랠리 시동…관세와 금리가 여전히 최대 변수 이번 뉴욕증시 반등의 출발점은 주식이 아니라 비트코인이었다. 전날 급락했던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7% 반등하며 9만 달러 선을 회복하자,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되살아났다. CNBC는 "비트코인 반등과 기술주 상승이 전날 손실을 회복하는 데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비트코인과 기술주, 특히 AI 주식은 이제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위험자산 묶음'에 가깝다. 유동성에 가장 민감한 자산들이 동시에 반응했다는 점에서 이번 반등은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장은 연준보다 실적을 본다"는 월가의 시선 이동 이번 반등의 성격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진단은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더그 비스 글로벌 주식 전략가의 발언이다. 그는 CNBC에 "시장은 연준 정책과 12월 10일 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4분기와 2026년 실적 전망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장이 통화정책 자체보다 기업 실적과 중장기 성장성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리 인하 기대는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고, 주가의 추가 방향성은 이제 실적이 좌우하는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신호다. 보잉·AI주 동반 급등…2026년 실적이 주가를 움직인다 보잉 주가가 하루 만에 9% 넘게 급등한 배경도 '실적 가시성'이다. 보잉 최고재무책임자(CFO) 제이 말라브는 UBS 콘퍼런스에서 "737과 787 기종의 인도 물량이 2026년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항공기 산업이 드디어 '수주→인도→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정상 궤도에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AI 주식도 마찬가지다. 크레도 테크놀로지가 실적 서프라이즈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은, AI 투자가 '기대'에서 '실적'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제 AI는 주가를 자극하는 이야기거리가 아니라, 실제 분기 실적을 바꾸는 산업이 됐다. 관세·일본 금리·캐리 트레이드…연말 랠리의 최대 복병 반등 속에서도 구조적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관세와 일본 금리는 시장의 가장 큰 경계 요인이다. CNBC는 관세가 오히려 미국 내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한 운송장비 기업 임원의 발언을 인용했다. "관세 환경 때문에 인력 감축과 주주 지침 변경, 그리고 미국 수출용이던 생산의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WSJ가 지적한 일본 장기국채 금리 급등도 변수다. 엔화 초저금리를 활용한 캐리 트레이드 구조가 흔들릴 경우, 미국 증시로 유입된 글로벌 자금이 되돌아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한 조치가 동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를 던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급등은 단기 이벤트를 넘어, 북미 가격 경쟁력 구조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 '추세 전환' 아닌 '조건부 랠리' 이번 뉴욕증시 반등은 비트코인, AI 실적, 금리 인하 기대, 2026년 실적 가시성이 동시에 결합된 결과다. 더그 비스의 말처럼 시장은 지금 연준보다 실적을 본다. 다만 관세 리스크, 일본 금리, 캐리 트레이드라는 구조적 변수가 남아 있는 한, 이번 반등은 명확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연말 랠리를 향한 '조건부 재시동'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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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반등에 뉴욕증시 급반등⋯다우 262p·나스닥 0.8%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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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산기업 매출 10% 급감⋯반부패 사정 여파로 군 현대화 '경고등'
- 중국의 대대적인 반(反)부패 사정이 방위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주요 군수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군 현대화 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100대 무기생산 및 군사서비스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0대 방산기업 명단에 포함된 중국 업체 8곳의 총매출은 883억 달러(약 130조 원)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100대 방산기업 매출이 6,790억 달러로 5.9%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세계 방산시장 내 중국 기업 비중은 2023년 16%에서 지난해 13%로 하락했다. 지역별로도 아시아·오세아니아 기업만이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한국(31%↑)과 일본(40%↑) 기업의 매출 확대에도 중국의 부진이 전체 수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 최대 방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노린코)은 매출이 전년(203억 1000만 달러) 대비 31% 급감한 139억 7000만 달러로, 100대 기업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중국전자과학기술집단(CETC)은 10.4%,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은 16.1% 줄었으며,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역시 1.3% 감소했다. 8개 기업 중 매출이 증가한 곳은 중국선박집단(CSSC·8.7%↑)과 중국항공엔진집단(AECC·9.6%↑) 단 두 곳뿐이었다. SIPRI는 보고서에서 "중국 방산기업 8곳 중 6곳이 조달 과정에서 부패 혐의가 제기돼 신규 계약이 지연되고 기존 프로젝트가 재검토되면서 매출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또 "노린코는 2023년 부패 혐의로 이사회 회장과 군 부문장이 해임된 뒤 주요 계약이 연기됐고, 항천과기집단(CASC)도 대표 해임 이후 군사 위성 및 발사체 프로젝트가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미사일·우주개발 차질 우려…'2027년 강군 목표'에도 먹구름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줄곧 "군 내부의 부패 척결 없이는 군 현대화도 없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2023년 이후 로켓군(戰略支援부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숙청되며 군 내 사정 바람이 정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공산당 제20기 4중전회에서는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비롯해 군부 핵심 인물 9명이 부패 연루 혐의로 직위를 잃었다. 이 같은 대규모 숙청과 조달 검증 강화로 인해 중국 군의 핵심 산업-미사일, 위성, 항공기 엔진, 전자전 시스템-의 개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IPRI 연구원 량샤오는 "주요 방산기업의 부진은 로켓군의 첨단 무기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항공우주와 사이버 방위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는 2027년 인민해방군(PLA) 창군 100주년까지 '세계 일류 강군'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27년까지 미군에 버금가는 전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핵·미사일 전력 강화, 우주항공 기술 자립, 사이버전 능력 고도화를 추진해왔으나, 최근 군수 조달망의 정체로 사업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NORINCO의 전차 및 자주포 생산, CASC의 발사체 및 위성 시스템, CETC의 군 통신 장비 조달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인민해방군의 무기 현대화 프로젝트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방향은 유지되지만 속도는 둔화"…예산 확대에도 실적 부진 그럼에도 중국의 국방예산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중국의 공식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1조 6700억 위안(약 340조 원)으로, 10년 연속 증가세다. 량샤오 연구원은 "일부 프로그램의 지연이나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국방예산의 지속적 확대와 정치적 의지는 변함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군 현대화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으나, 중장기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방산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차·포·탄약 수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30% 이상 확대됐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도 방위성 예산 확대에 따라 매출이 40% 증가했다. 반부패의 역설…'청렴한 군대'와 '느려진 현대화' 사이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정책은 "청렴한 인민군 창설"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됐으나, 결과적으로 군 현대화의 속도 저하와 공급망 불안정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부패 척결을 통한 군 기강 확립이 필수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방산기업의 조직 개편과 예산 집행 지연이 겹치면서 첨단 무기 생산 주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IPRI는 "부패 척결은 중국군의 신뢰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달 효율성과 생산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부패 사정이 장기화될수록 '청렴한 군대'라는 정치적 상징과 '세계 일류 강군'이라는 전략적 목표 사이의 긴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방위산업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지, 혹은 내부 정화의 후폭풍에 휘말릴지는 향후 2~3년 내 방산 수출 및 핵심 무기 프로그램의 진척 속도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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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산기업 매출 10% 급감⋯반부패 사정 여파로 군 현대화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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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9)] NASA "화성 남극 지하, 물 아닌 암석층"⋯'지하호수설' 6년 만에 반전
- 화성 남극에 지하 호수가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25일(현지시간) 화성 정찰궤도선(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이 화성 남극의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서 포착된 미스터리 신호를 재분석한 결과, 그동안 '지하 호수'로 추정됐던 지역이 실제로는 암석과 먼지층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MRO의 샬로 레이더(Shallow Radar·SHARAD) 자료를 기반으로, 기존보다 향상된 탐지 기법을 적용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11월 17일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연구레터(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에 게재됐다. NASA가 다시 들여다본 화성 남극의 얼음 밑 신호가 과학계의 오랜 논쟁에 새로운 전환점을 던졌다. 2018년 유럽우주국(ESA)의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 탐사선이 화성 남극의 얼음층(두께 약 1.5㎞) 아래에서 '밝은 레이더 반사 신호'를 포착했을 때, 과학자들은 "화성 지하에 액체 상태의 호수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과 직결된 중대한 단서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NASA의 화성 정찰궤도선(MRO)이 같은 지역을 정밀 관측한 결과, 이 신호가 지하수나 염호(鹽湖)가 아닌 암석과 먼지층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연구는 MRO의 '샬로 레이더(SHARAD)' 장비를 이용해 수행됐다. 연구팀을 이끈 개러스 모건(Gareth Morgan)과 탄 푸치히(Than Putzig) 박사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및 플래너터리사이언스연구소(PSI) 소속 과학자들로, 기존보다 탐지 능력을 강화한 '대형 롤 기법(Very Large Roll)'을 적용했다. 이 기법은 궤도선을 최대 120도 회전시켜 레이더 신호의 투과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그 결과 기존보다 깊은 지층에서 신호를 수집할 수 있었고, 과거 탐사 때와 달리 반사 강도가 약한 신호가 포착됐다. 이는 지하수보다는 비교적 건조한 고체층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20㎞에 달하는 해당 지역을 여러 차례 관측했지만, 액체 물에서 기대되는 강한 반사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MARSIS(ESA의 레이더 장비)가 관측한 밝은 신호는 오히려 매끄러운 용암류나 특이한 광물층일 수 있다"고 밝혔다. 모건 박사는 "2018년의 '호수 가설'은 매우 창의적이고 자극적인 연구를 촉발했으며, 이는 과학의 본질적인 발전 과정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데이터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NASA의 이와 같은 결론은 화성 남극의 지질 구조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다. 남극의 두꺼운 얼음층 아래는 과거 화산 활동이나 운석 충돌로 형성된 크고 작은 분지들이 존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끄럽고 평평한 지형이 관측되는데, 이런 곳이 강한 레이더 반사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향후 이 대형 롤 기법을 활용해 화성의 다른 지역, 특히 '메두사 포시( Medusae Fossae )' 지역을 정밀 탐사할 계획이다. 이곳은 적도 부근에 위치한 광범위한 퇴적지형으로, 일부 과학자들은 화산재로 구성됐다고 추정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얼음층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푸치히 박사는 "만약 메두사 포시 지층 내에 얼음이 존재한다면, 이는 화성 적도 지역의 대규모 수자원 잠재력을 의미한다"며 "인간 탐사대가 화성에 거주하려면 태양광이 풍부하고 온도가 비교적 높은 적도 지역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이번 연구를 통해 MRO의 탐사 능력을 한층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MRO는 2006년 발사된 이래 화성의 표면과 지하구조, 대기 등을 지속적으로 관측하며, 현재까지 20만 장이 넘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지구로 전송해왔다. MRO에 탑재된 SHARAD 레이더는 이탈리아우주국(ASI)이 제공한 장비로, 수 km 깊이의 지하구조를 탐사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120도 롤 기동은 탐사선의 안전성과 연료 소모를 면밀히 계산해야 하는 고난도 조작으로, 록히드마틴 스페이스와 NASA 엔지니어들이 긴밀히 협력해 구현했다. 이번 관측으로 '지하호수설'은 설득력을 잃었지만,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향후 인류의 화성 탐사와 자원 탐색 기술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치히 박사는 "이번 결과는 단지 '호수가 아니다'라는 결론이 아니라, 향후 화성의 지하 얼음과 수자원을 탐사하는 데 활용될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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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9)] NASA "화성 남극 지하, 물 아닌 암석층"⋯'지하호수설' 6년 만에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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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 완료⋯27일 새벽 비상 준비 태세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5일 네 번째 발사를 앞두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위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후 1시 36분, 누리호의 발사대 기립 및 고정 작업이 최종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누리호는 전용 이송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조립동을 출발했으며, 약 1시간 42분에 걸쳐 1.8km 떨어진 제2발사대로 이동했다. 당초 오전 7시 40분에 예정됐던 이송은 비 예보로 1시간 20분 지연됐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기립장치 '이렉터'를 통해 수직으로 세워진 뒤, 4개의 고정 고리를 갖춘 지상고정장치(VHD)에 의해 단단히 고정됐다. 이 장치는 발사 직전 엔진이 최대 추력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항우연은 "누리호의 전원 및 추진제 공급을 위한 엄빌리컬 연결과 기밀 점검 등 발사 준비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라며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발사대 설치 작업은 오늘 늦은 시각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기상 상황에 따라 일부 절차가 내일 오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발사 시각이 27일 새벽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일정 조정의 여유는 충분한 상황이다. 우주항공청은 내일 오후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추진제 충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기술적 준비 현황, 기상 여건, 발사 윈도우(발사 가능 시간대), 우주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발사 시각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우주항공청은 오는 27일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우주환경 관측과 생명과학 실증 연구를 위한 첨단 탑재체가 포함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위성에는 오로라 발생 영역과 변화를 고해상도로 포착할 수 있는 '오로라 및 대기광 관측기(ROKITS)'가 실렸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우경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 장비는 700㎞에 이르는 광시야를 갖추고 있어 기존 관측이 어려웠던 자정 무렵(태양 반대편)의 오로라 활동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주환경 변동 예측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할 전망이다. 특히 태양활동이 11년 주기의 극대기에 진입한 가운데, 이달 초 강력한 흑점 폭발이 발생하면서 낮은 위도 지역까지 오로라가 확장되는 등 우주환경 연구에 최적의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유광선 박사팀이 제작한 '전리권 플라스마 및 자기장 관측기(IAMMAP)'도 함께 탑재됐다. 이 장비는 고도 100~1000㎞ 구간의 전리권에서 플라스마 밀도와 자기장 변화를 동시에 측정해, 태양폭발이나 대기 요동으로 인한 통신장애 및 GPS 오차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우주생명과학 분야의 독립적 연구를 목표로 개발된 '바이오캐비넷(Bio Cabinet)'도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실린다. 한림대학교 박찬흠 교수 연구팀이 설계한 이 장치는 미세중력 환경에서도 세포 배양과 3차원(3D) 프린팅이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역분화 심장 줄기세포를 3D 프린팅한 뒤 조직의 자발적 수축 여부를 관찰하고, 편도유래 줄기세포를 혈관세포로 분화시키는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강경인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이번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된 바이오캐비넷 실험은 우리나라가 저궤도 미세중력 환경에서 자체 위성을 이용해 수행하는 첫 우주의학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우주환경 관측과 미세중력 기반 연구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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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 완료⋯27일 새벽 비상 준비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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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6)] 지구에 새 '미니 문' 포착⋯소행성 2025 PN7, 50년간 공궤도 동행
- 지구에 달 이외에 새로운 '미니 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지구와 궤도 주기를 공유하는 새로운 '준위성(quasi-moon)'이 포착됐다고 밝혔다고 어스닷컴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름 약 19m(62피트)에 불과한 소형 소행성 '2025 PN7'이 지구와 거의 같은 궤도로 태양을 돌며 향후 약 50년 동안 지구 인근을 동행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발견은 하와이의 판 스타스(Pan-STARRS) 탐사 프로그램이 올해 8월 실시한 야간 관측 자료에서 확인됐다. 이 소행성은 미약한 밝기 탓에 기존 탐사망에서 포착되지 않았으나, 연속 관측과 궤도 계산을 통해 지구와 동일한 공전주기를 가진 준위성임이 확인됐다. 준위성은 지구의 중력에 포획된 '진짜 달'은 아니지만, 태양을 도는 궤도가 지구와 극히 유사해 오랜 기간 지구 인근을 맴도는 천체를 말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국제천체연맹(IAU) 산하 소행성센터(MPC)는 2025 PN7의 궤도 해석을 공식 등록하며 "지구와 일종의 공전 '동작'을 수행하는 천체"라고 설명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폴 초다스 소장은 "이 소행성은 지구와 궤도를 공유하는 작은 우주적 '댄서'"라며 "지구 중력에 묶인 것은 아니지만 궤도 공명(Mean Motion Resonance, 두 천체가 간단한 숫자적 비율로 회전을 완료하는 궤도 배열) 현상으로 장기간 지구 근처를 이동한다"고 말했다. 모의 실험 결과, 태양 복사압과 미세한 중력 교란에도 불구하고 2025 PN7의 공명 궤도는 2083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영구적 관계가 아니며 향후 태양·행성의 영향에 의해 점차 지구 궤도권에서 이탈할 것으로 전망된다. 준위성 연구는 천체 동역학 모델 검증뿐 아니라, 미래 소행성 탐사선의 항법·랑데부 기술 시험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앞서 지구의 또 다른 장기 준위성 '카모오알레와(Kamo' oalewa)'에서는 달 기원 물질과 유사한 성분인 규산염이 확인되며 태양계 충돌사 역사 연구의 열쇠로 주목받아 왔다. 판 스타스 천문대가 2016년 발견한 카모오알레와는 대관람차 크기의 작은 준위성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피에 따르면 이 준위성은 약 1세기 동안 미니 문 상태를 유지해왔으며, 향후 300년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봄 중국은, 2026년 여름 카모오알레와에 도착 예정인 탐사선 텐원 2호(Tianwen-2)를 파견했다. 이 탐사선은 암석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복귀할 계획이다. 이 준위성은 지구와 태양을 거의 같은 궤도로 도는 독특한 천체로, 달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NASA는 "2025 PN7은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대기권 진입 가능성도 없다"며 "이번 발견은 지구 주변 소천체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최근 망원경 기술의 발달로 2025 PN7과 같은 작은 천체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칠레 세로 파초산 정상에 세워진 새로운 베라 C. 루빈 천문대의 초강력 광시야 관측 망원경(Large Synuptic Survey Telescpoe, LSST) 등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면 앞으로 지구의 준 위성이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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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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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6)] 지구에 새 '미니 문' 포착⋯소행성 2025 PN7, 50년간 공궤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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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5)] 화성 뒤덮은 '검은 줄무늬'의 정체⋯50년 만에 밝혀지다
- 화성 곳곳의 사면을 가로지르는 수백만 개의 검은 줄무늬(slope streaks)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제시되면서 1970년대 이후 이어져온 미스터리가 풀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스위스 베른대학의 행성과학자 발렌틴 비켈(Valentin Bickel) 연구팀은 대다수의 신규 줄무늬가 계절풍이 먼지층을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발생한 사면 붕괴라고 제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화성정찰궤도선(MRO) 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그동안 과학계가 가정해온 '물 기반 붕괴' 가설은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처음 발견된 화성의 검은 줄무늬는 오랫동안 '얼음이 녹아 발생한 사면 붕괴의 흔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5월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이들이 물과 무관한 '건조한 붕괴(dry landslides)'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켈 교수 연구팀은 2006~2024년 사이 촬영된 9만 장의 화성궤도 이미지에서 약 210만 개의 줄무늬 이미지를 분석해, 건조한 붕괴의 배경으로 계절적 바람과 먼지의 이동을 지목했다. 이번 논문은 지난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비켈은 지난 5월 발표된 연구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아폴리나리스 몬스(Apollinaris Mons) 지역의 '바코드형' 줄무늬는 인근 소행성 충돌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돼 운석 충돌 가설이 주목받기도 했으나, 이번 분석은 이러한 충돌 사례가 극히 예외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럽우주국(ESA) 우주선은 2023년 크리스마스 무렵 거대한 사화산인 아폴리나리스 몬스의 바코드 형 무늬를 포착했다. 그는 "운석 충돌이나 화성 지진(marsquake)이 줄무늬 생성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0.1% 미만"이라며 "전체적인 규모에서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개선된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화성 표면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도록 설계된 MRO의 컨텍스트 카메라( CTX )가 촬영한 이미지 아카이브 전체를 분석했다. 연구는 화성 줄무늬가 5개 권역(아마조니스, 올림푸스 몬스 아우레올, 타르시스, 아라비아, 엘리시움)에 집중돼 있으며, 이 지역에서는 특정 계절에 바람이 '먼지 이동 임계값(dust mobilization threshold)'을 넘을 만큼 강해진다고 지적한다. 이 시기에 붕괴가 잇따라 발생하며 새로운 줄무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비켈은 "이는 화성에서 고속 바람이 먼지를 휘몰아 '먼지 악마(dust devil)'를 일으키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줄무늬 생성 메커니즘이 오랫동안 파악되지 않았던 이유도 드러났다. 연구에 따르면, 줄무늬가 만들어지기 가장 적절한 환경은 일출·일몰 직전의 어스름 시간대로, 실제 관측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간 생성 속도에 대한 추정도 나왔다. 현재 화성 표면에는 약 160만 개의 줄무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 줄무늬 1개당 매년 0.05개가 새로 생겨 연간 약 8만 개가 추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줄무늬는 수십 년 동안 유지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관측 자료가 충분치 않아 정확한 수명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줄무늬가 화성 표면의 0.1% 미만을 덮고 있음에도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연구는 줄무늬가 화성 대기 먼지 공급의 최대 단일 기여 요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향후 화성 탐사와 더 나아가 인간 거주 가능성 평가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유럽우주국(ESA) 엑소마스(ExoMars) 탐사선 프로젝트 과학자 콜린 윌슨은 "이번 연구는 현재 화성에서 일어나는 동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전 행성 규모 관측이 앞으로의 화성 탐사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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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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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5)] 화성 뒤덮은 '검은 줄무늬'의 정체⋯50년 만에 밝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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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1)] 초거대 블랙홀, 10조개 태양빛에 해당하는 우주적 폭발
- 초거대 블랙홀이 거대한 별을 집어삼키며 지금까지 기록된 것 중 가장 강력한 우주 폭발을 일으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 천문학 연구진은 4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에 발표한 논문에서, 질량이 태양의 5억 배에 달하는 초대형 블랙홀이 태양보다 최소 30배 큰 별을 삼키며 태양 10조 개의 밝기에 해당하는 섬광(flaring)을 방출했다고 밝혔다. 블랙홀 플레어(black hole flare)로 불리는 이 폭발은 지금까지 관측된 블랙홀 섬광 가운데 가장 거대하고, 가장 먼 거리(약 100억 광년)에서 포착된 사례로 평가된다. 이 초거대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110억 광년 떨어진 먼 은하계에 존재하는 태양 질량의 약 3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에 의해 생성됐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로, 5.9조 마일(9.5조 km)이다. 태양 질량의 30~200배로 추정되는 이 별은 가스 흐름으로 변해 뜨겁게 달아오르며 빛나다가 사라졌다. 연구를 이끈 매슈 그레이엄 교수는 "이런 규모의 현상은 천만 분의 일 확률로 발생하는 매우 희귀한 사건"이라며 "폭발의 지속 시간과 에너지 규모를 고려할 때, 블랙홀 섬광이 가장 유력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교수는 블랙홀이 근처의 별, 가스, 먼지, 기타 물질을 삼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그렇게 거대한 플레어 현상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폭발의 최고조는 지금까지 관찰된 어떤 블랙홀 플레어보다 30배 더 밝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현상은 2018년 칼텍이 운영하는 팔로마 천문대에서 세 개의 지상 망원경이 수행한 광역 관측 프로젝트 중 처음 포착됐다. 당시에는 단순히 '특이하게 밝은 천체'로 분류됐으나, 2023년 재분석 과정에서 그 거리가 100억 광년 이상임이 확인되며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 폭발은 7년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현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별이 블랙홀의 중력장에 휘말려 궤도를 벗어나면서 파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플레어는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밝기가 점차 약해지고 있으며, 전체 과정이 완료되는 데 약 1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발견은 블랙홀의 성장 과정과 은하 중심부의 동역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레이엄 교수는 "예전에는 대부분의 은하 중심 블랙홀이 조용히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 주변이 훨씬 역동적이며 복잡한 환경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폭발이 앞으로 수년간 지상 망원경으로 관측 가능할 것으로 보고, 에너지 방출 메커니즘과 잔류 물질의 거동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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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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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1)] 초거대 블랙홀, 10조개 태양빛에 해당하는 우주적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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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월 민간 제조업 PMI 50.6, 전달보다 0.6p 하락
- 중국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3일 민간 조사기관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S&P글로벌)이 발표한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6으로 9월(51.2)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50.9)를 소폭 밑돈 수치다. 루이팅거우 PMI는 중소·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 경기지표로, 국가통계국의 공식 PMI보다 실물 체감경기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PMI는 49.0으로, 7개월 연속 기준선(50) 아래 머물렀다. 이번 조사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100% 부과를 예고한 시기와 겹친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부 관세 완화 조치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 휴전’이 중국 수출과 성장세 회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해설] 중국 제조업 PMI, 7개월 만에 확장세 둔화 중국 제조업의 회복세가 다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조사기관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S&P글로벌이 3일 발표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의 51.2에서 0.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50.9)를 밑돌았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 설문을 통해 생산, 고용, 신규 주문 등 제조업 전반의 경기 흐름을 진단하는 지표다.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 국면으로 판단한다. 민간지표마저 둔화…경기 모멘텀 약화 확인 이번 수치는 중국 제조업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민간 PMI인 루이팅거우 지수는 중소 제조업체 및 수출 중심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반영하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미세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앞서 국가통계국이 10월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는 49.0으로 9월(49.8)보다 0.8포인트 떨어져, 7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즉, 대형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며, 민간 제조업조차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기의 회복력 둔화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무역 불확실성과 장기 연휴 영향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10월 PMI 둔화는 단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8일간 국경절 연휴로 공장 가동일수가 줄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100%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이 기업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펜타닐 관세' 인하를 포함한 부분적 무역 완화 조치를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상징적 수준의 휴전"으로 본다. 미·중 간 근본적인 통상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원자재 구매와 신규 고용 확대를 보류하는 등 신중한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부양에도 '정책 피로감' 중국 정부는 지난 몇 달간 부동산 시장 부양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했으나, 실물 경기로의 파급력은 미미했다. 씨티그룹은 "단기적 경기부양보다는 점진적인 정책 지원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올해 내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통한 재정 확대와 유동성 공급을 병행하고 있지만, 소비·수출 둔화로 총수요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요 위축, 미국과 유럽의 금리 고착,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국 제조업의 외부 수요 기반이 좁아지고 있다. "무역 휴전 효과는 제한적"…수출 반등은 시기상조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 발언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수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구조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이미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진국의 AI·반도체·배터리 산업 중심 리쇼어링(국내 회귀) 기조가 강화되면서, 중국 제조업의 수출 의존 모델이 근본적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첨단산업으로의 구조 전환과 내수 기반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성장률 5% 유지가 올해 최대 과제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소비 부진과 투자 둔화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민간 PMI가 둔화한 것은 경기 반등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신호로 해석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은 보고서에서 "중국 제조업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신규 수주와 고용의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정책 대응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 심리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AI·신에너지 중심의 산업 재편 불가피"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단기 부양책보다는 산업구조 전환과 기술 자립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은 이미 AI, 반도체, 신에너지, 전기차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제조업 체질 개선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단기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아, 당분간 '느린 회복'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제조업의 확장세 둔화는 단기적 요인 외에도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 인건비 상승, 부동산 부채위기 등 복합적 압력이 제조업 경쟁력을 제약하고 있다. 향후 중국 정부가 선택할 해법은 명확하다. 단기 부양 대신 정책 일관성과 혁신 산업 중심의 구조 개혁, 그리고 민간 신뢰 회복이다. 중국 경제가 이를 통해 다시 안정적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지, 세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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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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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월 민간 제조업 PMI 50.6, 전달보다 0.6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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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한중 FTA 2단계 협상 가속화⋯AI·바이오·녹색산업 협력 확대"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진전시키고 인공지능(AI)·바이오제약·녹색산업 등 신흥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웃의 성취는 곧 자신의 이익"이라며 "상호 이익과 윈윈(Win-win) 원칙을 지켜 FTA 협상을 가속화하고 신산업 협력의 잠재력을 발굴하자"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소통 강화, 민심 교류 확대, 다자협력 촉진 등을 한중 관계 발전의 4대 제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온라인 도박·보이스피싱 등 신흥 범죄 대응 협력을 제안하고, 여론 교류를 통한 국민 감정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은 대만이나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상호 존중과 핵심 이익 배려"를 거듭 강조했다. [미니해설] 한중 'FTA 2단계' 재가동…시진핑, "AI·바이오·녹색산업 협력 확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자고 제안하며, 인공지능(AI), 바이오제약, 녹색산업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 강화를 공식화했다. 2015년 한중 FTA 발효 이후 10년 만에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국면을 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웃의 성취는 곧 자신의 이익"이라며 "상호 이익과 윈윈(Win-win) 원칙을 바탕으로 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자"고 말했다. 이어 AI·바이오·녹색산업·실버 경제 등 미래 산업에서의 협력 잠재력을 함께 발굴하자고 제안했다. '4대 제안'으로 한중 관계 재정의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한중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네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전략적 소통과 상호 신뢰 강화 ▲호혜 협력과 이익 유대 심화 ▲민심 교류 확대 ▲다자협력 및 평화발전 촉진 등을 구체적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이 같은 접근은 미중 갈등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과의 실용적 협력 공간을 넓히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 주석은 온라인 도박, 보이스피싱 등 신흥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제안하며 "양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함께 보호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경제 협력뿐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통한 ‘포괄적 협력 관계’로 한중 관계를 확장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론 관리·민심 교류 강조…'혐중 정서' 완화 의도 시 주석은 이날 발언에서 유독 '민심'과 '여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여론과 민의의 건전한 방향을 이끌고, 긍정적 메시지를 더 많이 내며 부정적 흐름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해 최근 한국 내 반중 정서 확산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이어 "건전하고 유익한 인문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를 넓히고, 청소년·미디어·싱크탱크 간 교류를 활성화하자"며 국민 간 정서적 공감대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상 간 외교'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민 간 관계 회복'으로 외교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핵심 이익' 존중 강조…대만 문제는 언급 회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 계획이나 대만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대신 "서로의 사회제도와 발전 경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핵심 이익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 이익'은 중국 외교의 핵심 개념으로, 대만·홍콩·마카오의 주권 문제와 공산당 체제 유지, 영토 보전 등을 뜻한다. 시 주석의 발언은 한국에 대만 문제와 관련된 언행을 자제해달라는 간접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사 갈 수 없는 이웃"…'33년 동반자 관계' 부각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중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고 언급했다. 그는 "수교 33년간 양국은 제도와 이념의 차이를 넘어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며 공동 번영을 이루어왔다"며 한중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는 올바른 선택"이라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자"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 "중국과의 관계 매우 중시"…실질 협력 약속 이재명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발언에 화답하며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우호 협력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하고 정당·지방 간 협력 확대를 통해 국민감정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을 언급하며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을 유지하고 상호이익 협력을 강화해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시진핑 주석의 11년 만의 방한이자,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한중 양국이 새로운 협력 질서를 모색하는 첫 단추로 평가된다. 'FTA 2단계 협상'이라는 경제협력의 복원, 신흥산업 협력 강화, 민심 교류 확대라는 세 축은 한중 관계가 단순한 경제 파트너십을 넘어 '전략적 공존'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경주 회담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다시 '현실적 협력'의 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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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한중 FTA 2단계 협상 가속화⋯AI·바이오·녹색산업 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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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19)] ECB 3연속 금리 동결⋯예금금리 연 2.00% 유지
- 유럽중앙은행(ECB)이 30일(현지시간) 예금금리를 비롯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ECB는 이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2.00%)와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를 모두 동결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은 중기 목표치인 2%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으며 정책위원회의 인플레이션 전망도 대체로 변함이 없다"면서 "경제는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금리 동결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2.50%)의 격차는 0.50%포인트로 유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전날 기준금리를 3.75∼4.00%로 내리면서 유로존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1.75∼2.00%포인트로 줄었다. ECB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2.00%포인트 인하했고 이후 이날까지 세 차례 회의에서는 모두 동결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월 1.9%까지 떨어진 이후 2.0% 안팎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달은 2.2%였다. ECB가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을 2.1%, 내년은 1.7%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3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0.2%로 예상치를 웃도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줄면서 ECB가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났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ECB 일부 인사는 인플레이션 하방 위험을 이유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반면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설문에서 응답자의 17%는 내년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럽과 미국의 통상합의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가자 자치구의 휴전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관세인하 등을 열거하면서 경제성장 둔화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융정책 관점에서 유럽은 양호한 위치에 있다"면서 "이는 고정적인 위치는 아니며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같은 발언이 앞으로 ECB 기준금리 결정 추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ECB가 올해 한차례 더 금리인하를 단행할 확률이 40~50%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유럽 금융서비스기업 노르디아의 수석전략가 얀 폰 게리히는 "ECB가 금리 인상, 금리 인하에 가깝지 않다는 것이 다시 나타났다"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ECB는 꽤 오랫동안 금리를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월은 "경제의 '회복력'이 ECB의 비둘기파를 억제해 정책(금리 인하) 정지를 궤도에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메르트방크의 이코노미스트인 요르크 클레이머는 "ECB에 있어서 금리 인상 장애물은 보통 매우 높기 때문에 예금 금리는 2.0%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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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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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19)] ECB 3연속 금리 동결⋯예금금리 연 2.00%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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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 우주가 텅 비어있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 138억 년 전 빅뱅(Big Bang) 직후, 세상은 물질과 그 거울상인 반물질로 똑같이 나뉘어 있었다. 이 둘은 만나면 빛을 내며 쌍소멸(雙消滅)하는 운명이었다. 만약 이론대로 이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뤘다면, 우주는 텅 빈 빛으로만 가득 찼어야 한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 균형을 깼고, 물질만 남아 지금의 우주와 우리가 존재하게 됐다.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인 이 '대칭 위반'의 증거를 찾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원자핵 내부의 비밀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 이는 원자 자신의 전자를 '소통 수단(communicator)'으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 대신, 분자(molecule) 자체를 '초소형 정밀 실험실'로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원자 자신의 전자가 핵 내부를 탐사하고 그 정보를 밖으로 가져오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핵물리학 분야의 중대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현대 물리학의 근간인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은 물리학자들이 가진 '우주 규칙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칙서의 첫 장부터 '왜 물질만 남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이 완벽해야 할 저울을 한쪽(물질)으로 기울게 한 '보이지 않는 손', 즉 '기본 대칭 위반(violation of fundamental symmetries)'의 추가 근원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강력한 증거가 특정 원자의 핵 내부에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문제는 원자핵 내부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이 미시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인류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퍼져 있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의존해왔다. 입자 가속기는 전자나 양성자 같은 입자들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목표물인 원자핵에 강력하게 충돌시킨다. 이 충격으로 원자핵이 산산조각 날 때 나오는 파편들을 분석해 내부 구조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거대 가속기 대체할 '분자 실험실' 그러나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연구팀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연구팀은 지난 10월 2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자핵을 부수는 대신 '분자' 환경을 이용해 원자핵 내부를 '탐색'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분자 중심의 접근법을 사용하여 핵 구조를 직접 탐사하는 더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물질은 '플루오린화 라듐(Radium monofluoride, RaF)'이라는 특수 분자다. 연구팀은 라듐(Radium) 원자와 플루오린(Fluorine) 원자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연구팀은 이 분자 구조 내에서 라듐 원자 궤도를 도는 전자의 에너지 수준을 세심하게 측정했다. 이 설정은 사실상 소형 입자 충돌기를 모방한 것으로, 전자를 가두고 전자가 때때로 핵을 뚫고 들어가 그 구성 요소와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핵심은 원자가 분자라는 더 큰 구조물 내부에 갇히면, 그 궤도를 도는 전자들 역시 분자 내부의 강력한 전기장으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실비우-마리안 우드레스쿠 박사는 "이 방사성 원자(라듐)를 분자 내부에 넣으면, 그 전자가 경험하는 내부 전기장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생성하고 적용할 수 있는 전기장보다 몇 차수나 더 크다"라며 "이 구성은 어떤 면에서 분자가 거대한 입자 충돌기처럼 작동하여 라듐의 핵을 탐사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강력한 내부 전기장은 라듐 원자의 전자들을 사실상 '압착'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렇게 행동반경이 좁아진 전자들은 원자핵 주변을 맴돌다가, 핵 내부로 잠시 '스며들어갈' 확률이 극적으로 높아진다. 핵 정보 빼내 온 '전령 전자' 연구팀은 이렇게 생성한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를 포획해 냉각시킨 뒤, 진공 챔버를 통해 조심스럽게 이동시키며 분자와 상호작용하도록 맞춤 제작한 레이저 빛을 쏘였다. 이 레이저를 통해 라듐 전자의 에너지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예상치와 미세한 '에너지 변화(shift)'가 있음을 감지했다. 이 에너지 변화는 비록 분자를 들뜬 상태로 만드는 데 사용된 레이저 광자 에너지의 약 100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미미했다. 그러나 이 '미묘한 불일치'야말로, 전자가 핵 외부가 아닌 '핵 내부'로 분명히 진입했으며, 그 안의 양성자 및 중성자들과 상호작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핵을 방문하고 빠져나온 전자가 핵 내부의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에너지 변화를 회수하여 외부 세계로 전달하는 '전령(messenge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셰인 윌킨스 박사는 "우리는 핵과 핵 외부 전자 간의 상호작용이 어떤 모습인지 이미 알고 있다"라며 "이 전자 에너지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했을 때, 전자가 핵 외부에서만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한 예상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그 차이가 반드시 핵 내부에서의 전자 상호작용 때문임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우주 비밀의 열쇠, '배 모양' 라듐 핵 그렇다면 연구팀은 왜 수많은 원소 중에 하필 '라듐'을 선택했을까? 대부분의 원자핵은 완벽한 '공 모양'이라 대칭이 깨진 신호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라듐의 핵은 럭비공처럼 한쪽이 더 불룩한 비대칭 '배(pear) 모양'을 하고 있다. 이론가들은 바로 이 독특한 기하학적 구조가, 우리가 찾고 있는 미세한 '대칭 위반' 신호를 수백 배 이상 '증폭'시켜 관측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줄 특별한 실험실이라고 예측해왔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널드 페르난도 가르시아 루이스 MIT 부교수는 "라듐 핵은 전하와 질량이 비대칭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특성 때문에, 이러한 대칭성 깨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그룹은 이 라듐 핵에서 대칭 위반의 징후를 찾기 위한 방법 개발에 주력해왔다. 물론 라듐 핵을 탐사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라듐은 자연 방사성 원소이며 반감기(수명)가 짧다. 연구팀은 플루오린화 라듐을 소량만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련 상호작용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민감한 측정 기술이 필수였다. "핵 내부 지도 그릴 것"…물질-반물질 수수께끼 풀린다 이번 성공으로 연구팀은 원자핵 내부의 '자기 분포(magnetic distribution)'를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원자핵 속의 양성자와 중성자는 각각 작은 자석처럼 행동하는데, 이 자석들의 방향이 핵 내부의 공간 배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어떻게 정렬되어 있는지) 상세히 규명할 수 있게 됐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우리는 이제 핵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증거를 가졌다"라며 "이는 배터리의 전기장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배터리 외부의 전기장은 측정할 수 있지만, 배터리 내부를 측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이번 성과의 의미를 비유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핵 내부의 힘 분포를 매핑하기 위해, 이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들을 더 낮은 온도로 냉각시키고, '배 모양' 핵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확립하는 것이다. 현재는 분자 속의 라듐 핵이 무작위 방향으로 있지만, 그 방향을 통제할 수 있으면 더 정밀한 측정으로 핵 내부의 힘 분포를 상세히 규명하고, 마침내 우주론의 난제인 기본 대칭 위반의 증거를 탐색할 수 있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라듐 함유 분자는 자연의 기본 대칭 위반을 탐색하는 데 매우 민감한 시스템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우리는) 이제 그 탐색을 수행할 방법을 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새로운 방법으로 라듐의 특성을 더 탐구하여, 우리 우주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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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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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로봇 우주정거장' 시대 연다⋯우주 서비스·제조 연구센터 출범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우주연구원은 24일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에서 '우주 서비스 및 제조 연구센터(ISMRC)'를 공식 출범했다. ISMRC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도 기초연구사업으로 선정된 대형 중장기 프로젝트로, 향후 10년간 국비 500억 원과 시비 36억 원을 포함해 총 712억 원이 투입된다. 센터는 로봇이 운영하는 무인 우주정거장 구축을 목표로, 로보틱스 기반 우주 제조 기술과 물자 회수 기술 등 차세대 우주 인프라 확보에 나선다. 한재흥 우주연구원장을 비롯한 KAIST 교수진 14명이 연구를 주도하며, 개소식과 함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일본 과학기술대학,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등 주요 기관이 참여한 국제 심포지엄도 개최됐다. 대전시는 ISMRC를 지역 우주산업 혁신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KAIST "로봇 운영 우주정거장 목표" KAIST가 우주 산업의 '차세대 성장축'으로 꼽히는 우주 서비스 및 제조 분야의 주도권 확보에 본격 나섰다. 국내 최초로 로보틱스 기반 우주 제조·정비 기술을 집중 연구하는 '우주 서비스 및 제조 연구센터(ISMRC)'가 24일 공식 출범하면서,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ISMRC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2025년도 기초연구사업 중 대형 장기 프로젝트로, 향후 10년간 712억 원(국비 500억, 시비 36억 등)이 투입된다. 센터의 핵심 목표는 "로봇이 운영하는 무인 우주정거장 구축"이다. 우주 공간에서 로봇이 위성을 정비하고, 부품을 교체하거나 새로운 구조물을 조립·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해 미래 우주 서비스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KAIST는 ▲우주 제조용 로보틱스 ▲궤도상 정비(On-Orbit Servicing) ▲우주 물자 회수 및 재활용 기술 ▲위성군집 운용 등 네 가지 핵심 축으로 연구를 추진한다. 한재흥 우주연구원장을 중심으로 기계, 항공우주, 전자,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 14명이 공동으로 참여해 다학제 융합 연구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출범은 세계적으로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 즉 민간 중심의 우주경제가 본격화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미국의 스페이스X, 아마존, 블루오리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우주 서비스·제조 시장은 2030년까지 수십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위성 수명 연장, 우주정거장 유지보수, 궤도상 조립·제조와 같은 신산업 영역이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재흥 원장은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우주 서비스 및 제조 분야의 핵심 기술을 선도하고, 민간 중심의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KAIST가 보유한 우주로봇, 자율비행, 정밀제어 기술이 결합하면 한국형 우주 제조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개소식과 함께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일본 과학기술대학,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등 주요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서는 ▲우주항공용 적층제조(3D 프린팅) 기술 ▲항공우주 복합소재 ▲군집위성 개발 ▲우주 제조 로보틱스 등 4개 분야 워크숍이 병행됐다. 참석자들은 "우주 제조와 정비는 발사 중심의 기존 산업 구조를 넘어, 지속 가능한 우주경제로의 전환을 이끄는 핵심 분야"라고 입을 모았다. 지방정부도 지원 의지를 밝혔다. 손철웅 대전시 미래전략산업실장은 "KAIST와 함께 ISMRC를 대전형 우주산업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지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대전이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중심도시로 자리 잡도록 행정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센터 출범이 향후 한국의 '우주 2.0 시대'를 여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우주개발은 발사체·위성 제작 등 '단발성 프로젝트' 중심이었다면, ISMRC는 궤도상 유지·보수와 같은 지속적 우주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첫 시도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주정거장에서 로봇이 수행하는 제조·수리 기술은 향후 달 궤도정거장(Gateway)이나 화성 탐사 인프라 구축에도 직접 응용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우주 거점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AIST의 이번 도전은 한국이 미래 우주경제에서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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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로봇 우주정거장' 시대 연다⋯우주 서비스·제조 연구센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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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8)] 화성의 미스터리 협곡, 물 아닌 드라이아이스가 만든 흔적
- 화성 협곡의 모래 위에 길게 새겨진 구불구불한 신비한 지형 정체는 물이 아닌 드라이아이스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성의 붉은 사막 위에서 마치 영화 '듄(Dune)' 속 샌드웜이 기어간 듯한 자국이 관측됐다. 그러나 그 원인은 생명체가 아니라, 봄이 오며 녹아내리는 이산화탄소 얼음 덩어리(Dry Ice·드라이아이스)인 것으로 드러난 것. 드라이아이스는 고체 이산화탄소로 상온에서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승화한다. 승화점은 -78.5℃에서 고체→기체로 변하고 이 과정에서 주변 열을 흡수해 냉각한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Utrecht University) 연구진은 드라이아이스가 화성의 겨울철 사구 위에 형성됐다가 봄철 온도 상승과 함께 미끄러지며 사구를 파내고 모래를 밀어 올려 협곡(굴곡)을 만든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스페이스닷컴, 사이테크데일리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 연구는 지난 10월 8일자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마치 두더지나 샌드웜이 파고드는 듯했다" 연구팀은 화성 환경을 모사한 저기압·저온 챔버 내에서 이산화탄소 얼음 블록을 모래 언덕 위에 놓고 관찰했다. 온도가 상승하자 얼음은 녹지 않고 고체 상태에서 바로 기체로 변하는 '승화' 현상을 일으켰다. 이때 얼음 아래에 고압의 이산화탄소 가스가 형성되면서, 가스가 분출하듯 얼음을 밀어내며 언덕 아래로 미끄러뜨렸다. 이 과정에서 얼음 블록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좁은 골짜기를 파내며 모래를 양쪽으로 밀어올려 작은 둑(levee)을 형성했다. 이러한 미세한 구조는 실제 화성 궤도 위성 사진에서 관측되는 신생 협곡과 매우 유사했다. "CO₂ 얼음 덩어리가 경사면을 파고들며 내려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마치 두더지나 영화 '듄'의 샌드웜을 보는 것 같았다." 연구를 주도한 로네케 뢰엘로프스(Lonneke Roelofs) 박사는 "얼음 아래에서 발생한 고압의 가스가 사방으로 모래를 분출시키는 모습은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물이 아닌 '기체 압력'이 만든 화성의 지형 이번 연구는 화성 표면의 협곡을 '과거 존재했던 물의 흔적'으로 해석하던 기존 학설을 뒤집는다. 화성의 낮은 기압과 혹한 환경에서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연구자인 시모네 피스허스(Simone Visschers)는 "경사각을 달리해 실험을 반복하자, 특정 각도에서 얼음 블록이 자연스럽게 사구를 파고들며 이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다"며 "이는 화성 지형이 오늘날에도 물 없이 물리적 요인만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봄마다 살아나는 화성의 사구" 화성은 겨울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얼음 형태로 응결해 표면을 덮는다. 화성의 겨울은 영하 120℃까지 떨어지면서 모래 언덕에 서리(Celsius)가 쌓인다. 겨울이 긑나면 햇빛이 사면을 데우면서 때로는 1m 길이에 달하는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간다. 화성은 대기가 얇고 차가운 얼음과 따뜻한 모래 사이의 온도 차이가 극심하기 때문에 얼음의 밑면이 급속히 기체로 변한다. 즉, 화성에 봄이 오면 이 얼음이 승화하면서 가스를 방출하고, 이 가스가 사구를 뚫고 나가며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지형 변화를 일으킨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즉, 화성의 협곡은 하천이나 지하수의 흔적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의 계절적 순환이 빚어낸 '행성적 조각'인 셈이다. 지구 지형 연구에도 시사점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지구의 사막 지형이나 극지의 동결·해빙 과정 이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성의 협곡 형성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지구의 지형 변화 메커니즘을 다른 시각에서 다시 볼 수 있다”고 로엘로프스 박사는 말했다. 비록 화성의 사막에는 샌드웜이 존재하지 않지만, 연구진은 “화성의 사구는 봄이 오면 잠시나마 살아 움직인다"고 표현했다. 즉,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들이 붉은 모래 언덕을 뚫고 지나가며 새로운 협곡을 만들어내는 '무생명의 생명 현상'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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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8)] 화성의 미스터리 협곡, 물 아닌 드라이아이스가 만든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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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6)] 두 개의 블랙홀 '쌍둥이 궤도' 첫 관측⋯136년 수수께끼 풀리다
- 인류가 처음으로 두 개의 블랙홀이 서로를 공전하는 모습을 직접 관측했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천문학자 마우리 발토넨(Mauri Valtonen) 연구팀은 초대형 전파망원경 관측망을 통해 퀘이사 'OJ287' 중심부에서 두 개의 초질량 블랙홀이 나란히 공전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 IFL사이언스 등 다수 외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9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OJ287은 지구에서 약 5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퀘이사로, 그동안 12년 주기의 밝기 변동이 관측되어 두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지상 및 우주 전파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결합해 두 블랙홀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두 블랙홀이 서로를 도는 장면이 이미지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지만, 주변 가스와 고속 입자 제트를 통해 그 위치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관측 결과, 중심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180억 배, 동반 블랙홀은 약 1억5000만 배로 추정된다. 이번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에는 러시아의 우주 전파망원경 '라디오애스트론(RadioAstron)' 위성이 포함됐다. 이 위성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운영된 전파망원경을 탑재한 러시아 과학 위성이다. 이 위성의 안테나는 달까지 거리의 절반까지 접근해 관측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 덕분에 연구진은 두 개의 제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는 것을 식별해 각각의 블랙홀에 해당함을 확인했다. OJ287의 특이성은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알려져 있었다. 136년 동안의 광학 관측에서 약 12년을 주기로 밝기가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그러한 주기적 변화가 두 블랙홀의 공전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뒷받침한다. 블랙홀은 거대한 별이 붕괴하면서 형성되며, 주변 물질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일부는 강력한 중력과 마찰로 인해 물질이 고온으로 달아오르며 빛을 방출하는데, 이를 '활성은하핵(AGN)'이라 부른다. 이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퀘이사다. 퀘이사는 태양보다 수십억 배 무거운 초질량 블랙홀이 방출하는 강렬한 빛줄기로, 지구에서도 관측 가능한 우주 최강의 광원 중 하나다. 이번 관측으로 과학자들은 그동안 중력파 탐지로만 간접 확인했던 '블랙홀 이중계'의 실재를 시각적으로 증명하게 됐다. 연구진은 다만 "관측된 두 개의 제트가 겹쳐 보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더 높은 해상도의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토넨 교수는 "라디오애스트론 위성이 활동하던 시기 덕분에 이런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며 "향후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가동되면, 작은 블랙홀의 '꼬리 흔들림(wagging tail)' 현상까지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인류가 블랙홀의 형성과 병합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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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6)] 두 개의 블랙홀 '쌍둥이 궤도' 첫 관측⋯136년 수수께끼 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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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5)] 올가을, 밤하늘에 세 차례 슈퍼문이 뜬다
- 올가을에는 하늘이 특별히 밝아질 전망이다. 10월 6일, 11월 5일, 12월 4일 세 차례에 걸쳐 달이 평소보다 더 크고 밝게 떠오르는 '슈퍼문(Supermoon)' 현상이 잇따라 나타난다. 특히 오는 10월 6일은 음력 8월 15일로 민족의 명절인 추석 무렵의 만월 역시 슈퍼문으로 관측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를 타원 궤도로 돌며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근지점·Perigee)에 있을 때 만월이 겹쳐 보름달이 평소보다 크고 밝게 보이는 현상이다. 평균적으로 지구와의 거리가 약 38만 4000km이지만, 근지점에서는 35만 6000km까지 접근해 달이 최대 14%, 밝기는 최대 30%까지 커지고 밝아진다. 육안으로는 미묘한 차이지만, 사진으로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2025년은 유난히 '달의 해'로 꼽힌다. 달의 공전 주기와 근지점의 위치가 맞물리면서 세 달 연속 슈퍼문이 뜨는 보기 드문 해이기 때문이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런 연속 슈퍼문은 약 14개월을 주기로 반복되며, 해마다 1~3회가 관측된다. 특히 올해 10월의 추석은 영어로도 추수하는 의미가 담긴 '하베스트문(Harvest Moon)'으로, 북반구 농경 문화에서 수확기의 마지막 달빛으로 불렸다. 11월 '비버문(Beaver Moon)'은 비버가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 12월 '콜드문(Cold Moon)'은 본격적인 한겨울의 시작을 상징한다. 슈퍼문은 해가 진 직후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를 때 가장 크고 인상적으로 보인다. 이는 달이 낮게 걸려 있을 때 시각적 착시로 더 커 보이는 '달 착시(Moon illusion)' 현상 때문이다. 도시의 건물이나 산, 나무와 함께 프레임을 잡으면 더욱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이번 가을의 3연속 슈퍼문은 육안 관측은 물론, 사진 촬영에도 좋은 기회다. DSLR 카메라의 200mm 이상 망원렌즈로 달이 수평선 위로 떠오를 때를 포착하면 '도시 위 슈퍼문'의 명장면을 담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광각모드로도 일몰의 잔광과 함께 달을 배경으로 찍으면 색감이 깊고 서정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슈퍼문이 조석간만의 차를 약간 키우기는 하지만, 지진이나 화산 같은 자연재해와는 무관하다"며 "다만 구름에 가리지 않는 날씨가 관측의 최대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달 추석 보름달 역시 슈퍼문으로 떠오르는 만큼, 지역에 따라 흐린 곳도 있겠지만 올해 한가위 달맞이는 유난히 크고 찬란한 달빛 아래에서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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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5)] 올가을, 밤하늘에 세 차례 슈퍼문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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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행동주의 펀드·조직 불신'에 칼 댄 은행 출신 CEO
- 2015년 희대의 부정회계 사태로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일본의 자존심 도시바. 미국 원전 사업의 천문학적 손실과 연이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리더가 쉴 새 없이 바뀌었다. 거함 도시바의 침몰을 막으려 등판한 구원투수들은 심연의 어둠 속에서 무엇을 보았고, 조직을 어떻게 이끌려 했을까. 최근 도시바의 실질적인 경영을 주도해 온 핵심 조직이 연내 해체를 앞두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 부사장 등을 거쳐 2023년 말 도시바에 합류한 이케야 고지 미쓰비시UFJ은행 출신 부사장이 전권을 쥐고 이끌어온 경영개혁 프로젝트팀, 이른바 '팀 이케야'다. 지난 8월 약 20명의 정예 인력으로 출범한 이 팀의 해체는 도시바가 길고 길었던 '재건 모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 노선'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조치다. 이케야 부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재건의 큰 그림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팀 해체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8월 3일 일요일, 도쿄 하마마쓰초의 구 본사 빌딩에 도시바의 핵심 임원 30여 명이 모였다. 이케야 부사장이 휴일까지 반납하며 소집한 이 회의의 주제는 단 하나, '도시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그는 '행동 변혁'이라는 열쇳말을 제시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도시바는 지금 당장 변해야 합니다. 그 방법을 외부인이 아닌 여러분 스스로 찾아내고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 정예 조직 중심의 하향식 개혁을 끝내고,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주도하는 상향식 성장 전략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혼자 오시오"…위기 속 등판한 구원투수 시간을 약 7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당시에도 은행에서 온 또 다른 '재건 해결사'가 도시바의 문을 두드렸다. 구루마타니 노부아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부행장을 거쳐 영국계 펀드 일본 법인 회장을 지낸 인물이었다. 2017년 말, 고바야시 요시미쓰 당시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 회장(도시바 이사회 의장 겸임)이 그에게 은밀히 손을 내밀었다. "아시다시피 도시바는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힘을 빌려주십시오." 갑작스러운 제안에 구루마타니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큰 의문이 맴돌았다. 첫째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은 막대한 잠재 손실의 규모였다. 그는 "대차대조표가 실제 얼마나 훼손됐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둘째는 '행동주의 주주'라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도시바는 60개에 달하는 국내외 펀드에서 6000억 엔을 수혈받는 궁여지책을 썼다. 이 결정으로 행동주의 주주들의 지분은 단숨에 30%를 넘어섰고, 사실상 경영의 칼자루를 넘겨준 꼴이 됐다. 구루마타니는 이를 두고 "도시바 역사상 최악의 오점을 남긴 경영 판단의 실패"라고 혹평했다. 그럼에도 도시바가 가진 기술력과 저력은 매력적이었다. 그는 "알면 알수록 일본에 반드시 필요한 회사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아슬아슬하지만, 어떻게든 해볼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그에게 "반드시 혼자 부임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주거래 은행 출신인 그가 대규모 인력을 대동할 경우, 은행의 경영 지배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결국 그는 홀로 거대한 어둠이 도사린 조직에 발을 들였다. 외부의 시선은 냉혹했다. 경제산업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도시바의 경영은 끔찍한 수준이다. 파산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행동주의 주주 대표는 더욱 날 선 경고를 날렸다. "연 30%의 수익률을 요구하는 우리 같은 '고리대금업자'에게 스스로 경영권을 넘긴 구 경영진의 판단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구루마타니 씨, 앞으로 정말 힘든 일이 닥칠 겁니다." 내부는 더욱 충격이었다. 한 내부 출신 임원은 부정회계 연루자를 묻는 말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만 100명에 가깝다. 사실상 거의 전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구루마타니는 "내부의 반란은 피할 수 없겠다고 각오했다"고 털어놨다. 절망 속 '보물산'과 조직의 오랜 병폐 거대한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은 있었다. 2018년 3월, 회장 취임을 앞둔 그는 가와사키시의 한 연구소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기술자들은 외부에서 온 자신에게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정치색이라곤 전혀 없는, 오직 최고의 기술을 만들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집단이었다. 그들의 기준은 당연하다는 듯이 '세계 최고'였다"고 말했다. 기술 문외한인 그의 눈에도 양자암호통신을 비롯한 첨단 기술들은 거대한 '보물산'으로 비쳤다. 문제는 조직 전체에 퍼진 고질적인 병폐였다. 회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무관심, 본사 임직원을 불신하는 현장의 냉소주의가 팽배했다. 거대 기업의 실체는 구심점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 모래알 조직이었다. 구루마타니는 이 '무관심의 악습'을 깨려 전 직원이 참여하는 경영 개혁에 착수했다. 전국의 모든 사업장을 직접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내 약 8만 명의 직원을 중심으로 해외 인력을 포함한 13만 명에 달하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1만 5200개의 개선 과제를 추진했다. 설계 변경, 소액 비용 절감 등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현장에서부터 쌓아 올린 것이다. 그는 "도요타라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나의 진짜 목표는 전원 참여를 통한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개혁이었다"고 말했다. 시스템LSI, 해외 원전, LNG 사업 등 부실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64개 자회사를 줄이는 대수술을 단행하는 동시에, 바닥부터 시작한 개혁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2021년 3월기, 도시바는 1139억 엔의 흑자를 내며 1146억 엔의 적자에서 벗어났고, 2021년 1월에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를 덮친 또 하나의 예언이 있었다. '고리대금업자'를 자처했던 행동주의 주주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었다. 잃어버린 경영권을 되찾으려 치밀한 전략을 짜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시바의 지난 10년은 일본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문화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였다. 은행 출신 해결사들의 연이은 등판은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 행동주의 펀드와 내부 불신, 관료주의적 병폐를 정면으로 마주한 실험장이기도 했다. '팀 이케야' 해체와 함께 도시바는 이제 재건 모드에서 성장 궤도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자본과의 긴장, 글로벌 경쟁 환경, 그리고 조직 문화 혁신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도시바가 '보물산'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그 성패는 앞으로의 조직 운영과 시장과의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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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행동주의 펀드·조직 불신'에 칼 댄 은행 출신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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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1)] 달, 매년 지구에서 멀어진다⋯조석력이 만든 변화
- 달은 매년 지구로부터 약 3.8㎝씩 멀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달 표면에 설치된 반사경을 향해 지구에서 발사한 레이저가 돌아오는 시간을 정밀 측정해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달까지의 거리는 평균 약 38만5000㎞지만 궤도가 완전한 원이 아니어서 달이 지구를 도는 한 달 동안 약 2만㎞가량 차이를 보인다. 이로 인해 어떤 보름달은 다른 때보다 더 크게 보이는데, 이를 '슈퍼문'이라 부른다. 조석력의 작용 달이 점차 멀어지는 근본적 원인은 '조석력'이다. 달의 중력이 지구에 가하는 힘은 지구의 달 쪽 면이 반대쪽보다 약 4% 강하다. 이 차이는 바닷물을 달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각각 부풀려 조석 팽대를 만든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이 팽대는 달을 향해 약간 앞서 끌려가는데, 이로 인해 달은 궤도에서 속도를 얻어 점차 멀어지게 된다. 반대로 지구의 자전 속도는 그만큼 느려져 하루의 길이가 아주 조금씩 길어진다. 지구·달 진화의 흔적 달은 약 45억 년 전 원시 지구와 화성 크기의 천체 충돌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달은 지금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고, 하늘에서 훨씬 크게 보였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고대 조개 화석의 성장 패턴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약 7000만 년 전 하루 길이가 23.5시간에 불과했다는 증거가 확인됐다. 이는 천문학적 계산과도 일치한다. 달이 언젠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가능성은 없다. 수십억 년이 지나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이 '조석 고정' 상태에 이르면 달은 더 이상 멀어지지 않고 지구의 한쪽 면에서만 보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태양이 밝아지면서 바닷물이 증발하고, 이후 적색거성으로 팽창해 지구와 달 자체를 삼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수십억 년 후의 일이어서 현재로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 인류는 앞으로도 조석 현상, 일식, 그리고 밤하늘의 아름다운 달을 계속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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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1)] 달, 매년 지구에서 멀어진다⋯조석력이 만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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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5)] 알루미늄보다 150% 강력한 붕소 연료 개발⋯우주 탐사 효율 혁신 기대
- 우주 탐사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는 차세대 로켓 연료가 등장했다. 미국 올버니대(University of Albany) 연구진이 기존 알루미늄 기반 연료보다 에너지 밀도가 150% 높은 붕소 기반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유니버스 스페이스텍과 에너지 리포트 등 다수 외신이 전했다. 붕소의 잠재력 붕소는 오래전부터 높은 에너지 밀도로 주목받아 왔다. 일반 탄화수소 연료의 에너지 밀도(30.7~36.6kJ/㎤)를 크게 웃도는 136.4kJ/㎤를 기록하며 로켓 추진체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이번에 연구진이 주목한 화합물은 '망간 다이보라이드(MnB₂)'다. 불안정한 구조와 비대칭성이 결합해 폭발적인 에너지 방출 가능성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적 특성과 합성 방법 연구진은 MnB₂의 원자 배열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육각 격자가 비대칭적으로 배열된 구조가 스프링처럼 에너지를 저장하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이 붙으면 긴장이 풀리듯 강력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섭씨 3,000도의 전류를 가하는 '아크 멜터(arc melter)' 장비로 망간과 붕소 분말을 합성해 이 독특한 구조를 구현했다. 이 화합물은 같은 질량 기준으로 알루미늄보다 20% 더 많은 에너지를, 같은 부피 기준으로는 150% 더 높은 에너지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물질은 보관시 안전성을 갖추고 있어 점화제(등유 등)가 있어야만 연소가 시작된다. 우주 탐사와 산업적 의미 MnB₂가 상용화될 경우,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그만큼 더 많은 탑재체를 실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은 약 411톤을 연료로 사용해 저궤도에 64톤가량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MnB₂가 도입되면 같은 공간에서 훨씬 많은 연료 효율을 기대할 수 있어 달 기지 건설이나 화성 탐사 같은 중장기 목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한 MnB₂는 로켓 연료를 넘어 자동차 촉매 변환기, 플라스틱 분해 촉매 등 다양한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제시된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영(Michael Yeung) 올버니대 교수는 "연료 저장 공간을 줄여 로켓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MnB₂는 그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붕소 기반 연료는 오랫동안 이론적 가능성에 머물렀지만, 이번 연구로 실험실 수준의 합성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MnB₂의 상용화가 실현된다면 우주 탐사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우주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지오사이언스(Geosciences), 미국 화학학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등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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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5)] 알루미늄보다 150% 강력한 붕소 연료 개발⋯우주 탐사 효율 혁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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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170선 회복⋯반도체·방산주 동반 강세
- 코스피가 2일 3거래일 만에 상승하며 3,17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42포인트(0.94%) 오른 3,172.3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반도체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코스닥지수도 9.00포인트(1.15%) 오른 794.00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내린 1,391.0원에 마감했다. 전날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유럽 방산주의 강세가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3,170대 회복⋯반도체 중심의 저가 매수세 유입 코스피가 2일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3,170선을 되찾았다. 전날 반도체주 급락으로 3,140대까지 밀렸던 지수는 반도체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동반 상승하며 790선에 근접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42포인트(0.94%) 오른 3,172.35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3,155.73으로 출발해 장중 3,151.93까지 상승폭을 줄였으나 이후 매수세가 확대되며 3,17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9.00포인트(1.15%) 오른 794.00에 마감했다. 시장의 중심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2.22%), SK하이닉스(1.76%), 한미반도체(1.72%) 등 대형 반도체주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날 미국 기술주의 급락에 영향을 받았던 반도체 종목들이 하루 만에 반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방산주·플랫폼주 오름세 반도체 외에도 방산주와 인터넷·플랫폼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5%), 현대로템(3.54%), LIG넥스원(1.83%) 등 방산주가 상승했고, 네이버는 5.80% 급등했다.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두산에너빌리티(0.67%)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종목도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카카오는 창업주에 대한 검찰의 중형 구형 여파로 이틀 연속 하락(-3.10%)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0.29% 오르며 소폭 상승했으나, POSCO홀딩스(-0.36%)와 현대차(-0.23%)는 약세를 보였다. 기아는 0.66% 상승하며 대조를 이뤘다. 글로벌 증시와 연동된 투자심리 간밤 미국 증시는 노동절 휴장으로 거래가 없었지만, 유럽 주요국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병력 파견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방산주가 강세를 보인 점이 국내 방산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주 중심으로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장이 반등을 시도했다"며 "방산주의 경우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가능성이 있었지만 유럽발 호재가 이를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과 대외 변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7원 내린 1,391.0원에 마감했다. 오전 한때 1,393원선에서 등락을 이어갔지만,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회복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다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경우 건별로 허가를 받도록 한 결정은 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기술적 조정 수준으로 평가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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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170선 회복⋯반도체·방산주 동반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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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대학에 한국어 정규 과목 도입
- 멕시코의 핵심 공업 지대이자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의 전략 허브인 코아우일라주가 지역 대학에 한국어 교육을 정식 교과로 도입한다. 현대·기아차 공급망을 중심으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청년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민관학 협력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7일(현지시간) 멕시코 현지 매체 엘 솔 데 라 라구나에 따르면 카를로스 비야레알 몬클로바 시장은 최근 철강, 자동차 부품 산업의 중심지인 이 지역에 투자를 확대한 한국계 자동차 부품 기업 인팍과 두알의 경영진을 만나 지역 대학 내 한국어 교육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 계획은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과 대학 교육을 직접 연계하려는 시정부 통합 전략의 핵심이다. 4개 주요 대학 1단계 참여…기업이 교육과정 설계 협력 마놀로 히메네스 코아우일라 주지사의 지원 아래, 1단계 사업에는 코아우일라 자치대학교(UAC), 중부지역 기술대학교(UTRC), 몬클로바-프론테라 폴리테크닉 대학교(UPMF), 몬클로바 기술대학교(ITM) 등 4개 주요 대학이 참여한다. 이들 대학은 정규 과목, 외국어 선택 과목, 언어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과 대면 수업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한국어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 인사 담당자가 직접 교육 과정 설계에 참여하는 '정부-대학-기업' 삼각 협력 구조를 갖춰 실효성을 높일 전망이다. 회의에는 몬클로바-프론테라 폴리테크닉 대학교의 아르만도 카스트로 무르기아 총장, 프로 몬클로바의 레히날도 칼데론 국장, 두알의 임상열 인사관리 이사, 인팍의 정재봉 이사 등 교육계와 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어 구사 능력, 더 나은 일자리 보장할 것" 카를로스 비야레알 시장은 "기업, 대학, 정부 사이에 다리를 놓아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한국어를 구사하는 능력은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고 더 나은 보수를 받는 일자리를 얻게 하는 경쟁 우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몬클로바 시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주 정부와 민간 부문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 경제 발전을 강화하는 한편, 변화하는 노동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실질 역량을 지역 청년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한국 기업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멕시코 내 한-멕시코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영어 넘어 한국어 채택…'경제 협력'이 바꾼 교육 지형 지금까지 영어와 프랑스어가 주요 제2외국어였던 멕시코 교육계에서 한국어가 정규 교과로 본격 도입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세계 산업 수요에 맞춰 교육 체계를 유연하게 바꾸는 혁신 사례라는 평가다. 단기 목표는 산업 맞춤형 언어 교육이지만, 앞으로는 한국어 학과 개설, 교환학생 프로그램 확대, 공동 연구 협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코아우일라주의 이번 시도는 앞으로 누에보레온주 등 멕시코 내 다른 산업 지역이나 중남미 국가로 확산될 만한 선도 모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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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대학에 한국어 정규 과목 도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