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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5천500억달러 투자 약속 첫 실행⋯오하이오·텍사스·조지아에 360억달러 투입
- 미국과 일본이 지난해 체결한 통상·관세 합의에 따른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 3건을 공식 발표했다. 18일 양국 정부에 따르면 투자 대상은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330억달러), 텍사스주 아메리카만(멕시코만) 원유·가스 수출 시설(20억달러 이상), 조지아주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 설비(6억달러)다. 총 360억달러(약 52조원)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일본과의 거대한 무역 합의가 출범했다"며 "관세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오하이오 발전소 용량이 9.2GW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전체 5,500억달러 투자 약속 중 첫 이행에 나섰다. [미니해설] '관세'로 묶은 미일 전략동맹…에너지·핵심광물·AI 공급망 재편 신호탄 미국과 일본이 통상 갈등을 봉합하며 합의한 5,500억달러(약 797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의 첫 실행안이 구체화됐다. 총 360억달러 규모의 3개 프로젝트는 에너지와 핵심 광물, 첨단 산업 공급망이라는 세 축으로 압축된다. 단순한 상업 투자를 넘어 경제안보 동맹을 제도화하는 성격이 짙다. 가장 큰 사업은 오하이오주에 들어설 9.2GW 규모 가스 화력발전소다. 투자액만 33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단일 가스 발전 설비로는 사상 최대급으로 평가된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확충 흐름과 맞물려 있다. 일본 기업이 자본과 설비를 공급하고, 발전 인프라는 미국 내에 건설되는 구조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국 내 산업 역량 확대 효과를 강조했다. 텍사스주 아메리카만 연안의 심해 원유·가스 수출 인프라 사업은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겨냥한다. 연간 200억~300억달러의 원유 수출을 창출하고 정유·LNG 수출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미국산 에너지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는 중동·러시아 변수에 대한 전략적 대응과도 연결된다. 일본은 안정적 에너지 확보, 미국은 수출 확대라는 이해관계가 맞물린 셈이다. 세 번째 프로젝트인 조지아주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 설비는 경제안보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산업용 다이아몬드는 반도체, 첨단 공구, 방산 장비 등에 필수적인 소재다. 현재 일부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다. 미국 내 생산 체계가 구축되면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주권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중요 광물·에너지·AI 데이터센터 등 전략 분야에서 공급망을 공동 구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외교'가 실질 투자로 연결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라는 특별한 단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압박 전략의 성과를 자평했다. 실제로 일본은 투자 지연 논란 속에 경제산업상을 워싱턴으로 급파해 협의를 이어갔고, 추가 협상을 거쳐 1호 사업을 확정했다. 일본 기업들의 참여도 가시화되고 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 발전소에는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소프트뱅크그룹 등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텍사스 수출 인프라에는 상선미쓰이, 일본제철, JFE스틸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설비·기기 공급과 운영 참여를 통해 매출 확대와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이같은 미일 협력 모델은 한국에도 적지 않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 국회가 대미 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25% 관세 복원을 시사한 바 있다. 한국 정부도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고위 인사를 잇달아 워싱턴에 파견해 협상에 나섰지만, 가시적 성과는 아직 제한적이다. 일본의 이번 1호 투자 발표는 '관세를 지렛대로 한 투자 유치'라는 트럼프식 통상 전략의 실험대가 되고 있다. 일본은 선제적 대규모 투자로 갈등을 관리하고 전략 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길을 택했다. 에너지, 핵심 광물, AI 인프라라는 3대 축은 향후 미일 동맹의 경제적 기반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동맹국들에게는 미국 내 투자 확대라는 새로운 규범을 요구하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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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5천500억달러 투자 약속 첫 실행⋯오하이오·텍사스·조지아에 360억달러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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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경기도 동두천(1)] 우리 시대의 자화상, 동두천이 비춘 거울
- 동두천은 우리 시대의 거울입니다. 원래 동두천(東豆川)의 가운데 글자는 콩 두(豆)가 아니라 머리 두(頭) 자를 썼지요. 동쪽 왕방산에서 발원한 물이 서쪽 신천과 합류하는 지점, 그 '동쪽 머리'에서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지금도 그 합류 지점을 사람들은 '원터'라 부릅니다. 작명(作名)의 이유가 이토록 선명한 곳, 그곳이 바로 동두천입니다. 초콜릿과 댄스홀, 풍류향(風流鄕)의 신색(身色) 양주의 작은 소읍이었던 이 마을이 유명해진 건 1950년대 이후입니다. 지금은 '한류(韓流)'가 대세지만, 한국전쟁 이후 이 땅에 불어닥친 미국의 입김, 즉 '미류(美流)'는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 미류의 영향을 가장 극단적으로 받은 도시가 바로 동두천입니다. 하루아침에 문전옥답 터전을 뺏기고 쫓겨난 이들이 미군부대 앞 역전이나 보산리, 구도심 어수동으로 밀려났습니다. 지금의 동두천은 원래의 동두천이 아닌 셈이지요. 하지만 아무려나, 동두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면 거기가 동두천 아니겠습니까. 전쟁 후 미국의 거대한 경제가 조금이나마 비어져 나온다는 소문에 사방천지에서 사람들이 먹을 것을 찾아 모여들었습니다. 팔도 사람들과 원주민 아닌 원주민들, 그리고 바다 건너온 아메리칸들이 어우러지며 음식으로 치자면 '부대찌개' 같은 국제도시가 됐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눈부셨습니다. 조선의 임금님조차 듣도 보도 못한 초콜릿, 버터, 비스킷이 쏟아져 나오는 식향(食鄕)이 됐고, 군인들의 정을 달래줄 여인들이 모여 색향(色鄕)의 면모를 갖췄습니다. 부대에서 나온 음반과 악기를 든 풍각쟁이들, 댄스홀에서 금(琴)과 슬(瑟)을 타는 이들이 모여 풍류향(風流鄕)의 신색(身色)을 더하니, 그야말로 무림의 협객과 풍운의 재사들이 모이는 고장이 됐습니다. 호시절이었습니다. 동두천 큰시장과 공설시장은 전국에서도 이름난 물산의 집산지였습니다. 파주, 포천, 연천, 양주에서 지게와 우마차가 날마다 모여 북적거렸습니다. 우리 시대의 환향녀, 탈출을 꿈꾸던 '미류(美流)'의 그늘 어찌 그늘이 없었겠습니까. 동두천 내기들은 타지에 나가 고향을 말하기 꺼렸습니다. 대뜸 미군부대, 양색시, 부대찌개부터 꺼내며 색안경을 끼는 사람들 때문이었지요. 마땅찮은 그 눈빛들 탓에 동두천 출신이라 말하지 못하는 서러움이 깊었습니다.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여인들을 국가와 가정이 외면하며 ‘환향녀(還鄕女)’라 비하했다지요. 동두천은 우리 시대의 환향녀였습니다. 부모들은 자식만은 그 이미지에서 탈출시키려 무진 애를 썼습니다. 오죽하면 농담 삼아 '동두천시 도봉동'이라 불렀을까요. 강남보다 수십 년 먼저 '기러기 아빠'를 양산한 것도 동두천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와 교육적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터전은 동두천에 두되, 자녀들은 언제든 이곳을 탈출시키려는 이중적인 심리가 존재했던 시절입니다. 2000년대 들어 남쪽에 신시가지가 개발되며 사람들은 신천지가 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신·구시가지의 양분과 구도심의 고사(枯死)였습니다. 화양연화 시기를 이끌던 미군부대마저 평택으로 주력을 옮겼습니다. 스스로 터전을 버린 대가는 숨 막히게 다가왔습니다. 턱짓으로 손님을 부리던 상가와 한국인은 얼씬도 못 하게 하던 클럽 문턱엔 날파리조차 사치가 됐습니다. 기회는 분명 있었습니다.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관성과 타성이 지배하는 자리에 혁신이 비집고 들 틈은 없었습니다. 구태가 만연한 곳엔 백마 타고 오는 현인이 말 맬 말뚝조차 없었습니다. 글머리에 동두천은 우리 시대의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수많은 로컬이 겪어온 쇠락과 갈등의 축약본이기 때문입니다. 동두천은 어디로 갈까요? 첫날부터 너무 기운 빠지는 소리만 늘어놓았습니다. 굴곡진 역사 속에서도 동두천은 맛있는 도시, 멋있는 도시입니다. 다음엔 동두천의 맛과 멋에 대한 이야기를 자락자락 올려드리겠습니다. -정수구 문화컨설턴트- <편집자주> 정수구 문화컨설턴트는 문화관광·지역활성화·행사연출·인문학·예술교육·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아우르는 융합형 기획 전문가다. 현재 SP컨설팅 그룹 부의장, ㈜포렉스컴 기획이사 겸 본부장, 말레이시아 Wajdi & Co. 이사로 활동하며, 서울시 한강매력명소 사업과 마곡 중앙공원 스토리텔링, 동두천 K-Rock Village 조성사업 등 다수의 도시재생·문화콘텐츠 프로젝트를 총괄해왔다. 연천군 도시재생지원센터장, 동두천시 문화적도시재생사업 총괄감독, 파주 Art Square 총괄 큐레이터 등을 역임하며 현장 중심의 지역문화 전략을 이끌었다. 연극·오페라 20여 편 연출, 음악회 해설 및 진행 200여 회, 인문학·리더십·문화예술 강의 200여 회 등 공연·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국제대학원에서 융합관광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ESG컨설턴트 1급, 문화재스토리텔링강사, 한국사능력검정 1급 등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맛있는 도시』, 『동쪽 바다 해 뜨는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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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경기도 동두천(1)] 우리 시대의 자화상, 동두천이 비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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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행정부, USMCA 탈퇴 검토…북미 무역협정 파기 위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첫 임기 때 주도했던 북미무역협정(USMCA)의 탈퇴 가능성을 비공개로 저울질하며 글로벌 통상 환경에 거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한 다자간 협정 대신,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양자 협상으로 판을 새로 짜겠다는 노골적인 압박으로 풀이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SMCA의 효용성 깎아내리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2019년 체결된 USMCA를 언급하며 왜 우리가 여기서 탈퇴하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하는 등 협정의 존속 가치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멕시코 및 캐나다와의 무역 관계 재정립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9년의 합의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캐나다 및 멕시코와 각각 별도의 양자 협상을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탈퇴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해 더 나은 거래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최종 결정권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7월 연장 심사 앞두고 북미 통상 질서 안갯속 USMCA는 오는 7월 1일 협정 연장 여부를 결정짓는 의무 검토 시한을 맞이한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이 과정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불만 표출과 새로운 요구 조건 제시로 인해 거대한 무역 갈등의 진원지로 돌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USMCA를 향해 무의미하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으며, 캐나다와 멕시코의 제품이 미국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탈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외환 시장에서는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가 즉각적인 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의 USMCA 탈퇴 검토는 다자주의 무역 체제를 무너뜨리고 철저히 미국의 이익만을 좇는 양자 협상으로 통상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신호탄이다. 멕시코나 캐나다를 북미 수출의 우회 기지로 활용해 온 한국 자동차 및 부품, 배터리 기업들은 관세 면제 혜택 박탈이라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만큼, 기업들은 북미 현지 생산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공급망 다변화 등 컨틴전시 플랜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 [Summar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2019년 체결했던 북미무역협정(USMCA)의 탈퇴를 비공개로 검토하며 양자 협상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현행 협정이 국익에 맞지 않는다며 캐나다, 멕시코와의 개별 협상 추진을 예고했다.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USMCA 연장 검토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무의미하다고 깎아내리면서 북미 3국 간의 통상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 글로벌 외환 시장과 경제의 불확실성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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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행정부, USMCA 탈퇴 검토…북미 무역협정 파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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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공습 우려 등 영향 상승
- 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공습 우려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1%(67센트) 오른 배럴당 64.63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31%(90센트) 상승한 배럴당 69.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으로 인해 원유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 3명의 말을 인용해 미국 국방부가 중동에 두 번째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과 협상이 실패하면 군사적 행동에 대비하기 위해 중동에 두 번째 항모 전단을 파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데 따른 후속조처다. 미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파견 명령이 수시간 안에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정식 명령을 내린 것도 아니고 계획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중동에는 이미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이 파견됐다. 한 정부 관계자는 두 번째로 파견될 항모가 버지니아 연안에서 일련의 훈련을 마친 조지 H.W. 부시 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주 안에 동부 연안에서 중동으로 파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훈련은 이란 공습을 대비한 훈련이었음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란간 갈등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란 협상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란과 2차 대화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UBS 석유 애널리스트 지오바니 스타우노보는 "중동의 긴장 지속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은 공급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통계에서 고용호조를 보이고 실업률도 하락한 점도 에너지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면 국제유가를 끌어올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트래티직에너지앤이코노믹 리스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강하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가 이날 발표한 미국 주간 석유재고통계에서 석유와 가솔린 재고가 시장예상과는 달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1.3%(67.5달러) 오른 온스당 509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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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공습 우려 등 영향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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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150조원 태운 '무능의 상징'"⋯유럽 6세대 전투기, 佛·獨 밥그릇 싸움에 공중분해 위기
- 유럽의 자존심을 걸고 미국의 기술 패권에 맞서겠다며 시작된 1000억 유로(약 15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무능의 상징(Symbol of impotence)'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 프로그램 'FCAS(Future Combat Air System)' 이야기다. 사업 착수 9년이 지났지만, 양국의 방산 거인인 프랑스 다소(Dassault)와 범유럽 기업 에어버스(Airbus) 간의 주도권 다툼, 그리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간의 정치적 셈법이 충돌하며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폴란드의 비즈니스·국방 전문지 포털사모종도베(Portalsamorzadowy) 등 외신은 10일(현지 시각) '"무능의 상징"이 된 1000억 유로짜리 유령 전투기'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FCAS 프로젝트의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다소의 몽니…"기술은 우리가 가질 테니 돈은 독일이 내라" 갈등의 핵은 '밥그릇 싸움'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물밑에서는 감정 싸움을 넘어선 잔인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프랑스의 다소 항공은 "전투기 개발 노하우는 우리만 가지고 있다"며 프로젝트의 전권을 요구하고 있다. 개발 주도권은 물론 향후 수출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대부분을 프랑스가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는 독일을 단순한 부품 공급사이자 '주니어 파트너'로 격하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 내 여론은 들끓고 있다. 독일 방산업계 관계자는 "프랑스는 독일을 단순한 '현금지급기(ATM)'로 취급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취임한 이후, 독일 정부는 프랑스의 일방적인 요구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F-35' 가진 독일 vs 발등에 불 떨어진 프랑스 군사적 상황을 들여다보면 양국의 입장은 더욱 극명하게 갈린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나토(NATO)의 핵 공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미 미국산 5세대 스텔스기 F-35 도입을 결정했다. 당장 급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반면 프랑스는 4.5세대 전투기인 '라팔(Rafale)'이 주력이다. 5세대 전투기가 없는 프랑스 입장에서 6세대 FCAS 개발 지연은 공군력의 치명적인 공백을 의미한다. 다급해진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독일이 전투기 사업을 깬다면, 양국이 진행 중인 차세대 전차(MGCS) 사업도 재검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전차 기술의 종주국인 독일을 압박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다. 미국은 날아다니는데 유럽은 회의만…"獨, 영국·일본 팀으로 갈아타나" 유럽이 집안싸움을 벌이는 사이, 경쟁자 미국은 저만치 앞서나가고 있다. 미국의 6세대 전투기 프로젝트인 NGAD(Next Generation Air Dominance)는 이미 수년 전 시제기 비행을 마쳤으며, 2030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유럽의 FCAS는 가장 낙관적인 전망조차 2040년 이후 배치를 점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독일 내에서는 '플랜 B'가 거론되고 있다.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연합(CDU/CSU)의 토마스 에른들 국방정책 대변인은 "프랑스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영국·일본·이탈리아가 추진 중인 6세대 전투기 프로그램 GCAP에 합류하거나 스웨덴 사브(Saab)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외신은 "이달 말 마크롱 대통령의 국방 연설에서 FCAS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며 "꿈의 전투기로 불리던 FCAS가 유럽 분열의 상징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전 세계 방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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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150조원 태운 '무능의 상징'"⋯유럽 6세대 전투기, 佛·獨 밥그릇 싸움에 공중분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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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 등 영향 3%대 급등
- 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관련 불확실성으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3% 이상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1%(1.93달러) 오른 배럴당 65.14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2%(2.13달러) 상승한 배럴당 69.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미군이 이란 주변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상황속에서 미국과 이란 간 대화를 통한 해결 전망이 불투명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오는 6일 예정된 고위급 회담 장소를 두고 갈등하면서 양국 간 협상 계획이 좌초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가를 밀어 올렸다. 이란은 아랍국가들의 참가없이 미국과 2국간 협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란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이란 주변에 미 항공모함 전단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이란에 위협을 계속하면서도 일단 대화를 통해 해결을 우선시해왔다. 그러나 회담 전부터 장소 및 의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협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는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는 (자신의 신변을)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 재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회담 좌초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나서자 유가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CIS의 아자이 파르마르 연구원은 로이터에 "이란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하루 34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원유 공급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더 심각한 위험은 이란이 글로벌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내 원유재고가 예상치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1월30일로 끝난 주의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350만 배럴 감소하여 총 4억203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증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 등에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원물 금가격은 0.3%(15.8달러) 오른 온스당 495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일시 온스당 5113.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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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 등 영향 3%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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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6)] 비트코인 하락세 지속⋯15개월만에 최저치 추락
- 가상화폐 시총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3일(현지시간) 약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맞물리며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7% 이상 하락한 7만2867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2024년 11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미 경제방송 매체 CNBC가 전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16% 하락했으며,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낙폭은 42.3%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과 이란을 둘러싼 중동 긴장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같은 날 전 거래일보다 약 5.7% 하락한 2134달러에 거래됐다. [미니해설] 지정학 리스크에 흔들린 가상자산…'디지털 금' 신화 시험대 비트코인이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으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한 번 거센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하락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넘어, 비트코인이 위험자산 회피 국면에서 어떤 성격을 갖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이 꼽힌다. 미국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과 이란과의 갈등 국면이 맞물리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주식과 함께 가상자산도 위험자산 범주로 인식되면서 자금 유출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거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정부의 일시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는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를 더욱 강화했다. 명확한 정책 신호가 부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자산부터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도 하락 압력이 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장기 보유 전략을 유지했지만, 장기 보유자(롱텀 홀더)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시장에 매물 부담을 안겼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참여도 눈에 띄게 줄어들며 유동성이 위축됐다. 옵션 시장에서도 약세 심리가 뚜렷하다. 홍콩의 가상화폐 옵션 플랫폼 시그널플러스의 어거스틴 팬 파트너는 "가상화폐 시장의 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며 "트레이더들이 적극적으로 보호 수단을 찾고 있고, 시장은 명확한 약세장 모드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불과 몇달 전의 사상 최고가는 이제 먼 기억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위기 시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다시 제기한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돼 변동성이 확대될 때 가장 먼저 매도 대상이 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대비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들은 투자심리 위축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압력을 받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알트코인 시장의 회복은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관점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정이 과열됐던 가상자산 시장의 체력을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가격 급등기 이후의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향후 거시 환경 안정과 정책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하락은 가상자산이 아직까지 전통 금융시장과 분리된 독립적 자산군이라기보다, 글로벌 위험 선호 흐름에 크게 좌우되는 자산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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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6)] 비트코인 하락세 지속⋯15개월만에 최저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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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인구' EU-인도 19년만에 FTA 체결⋯미·중에 '견제구' 던졌다
- 인도와 유럽연합(EU)은 27일(현지시간) 거의 20년 간의 협상 끝에 경제 및 전략적 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역대 최대 규모 FTA를 통해 각각 세계 경제 1위와 3위인 미국과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린 듯한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과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장관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양측 간 FTA 체결에 합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한 인도 정부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공식 비준은 5, 6개월가량 소요되는 양측의 법적 검토 절차 이후 이뤄지며 향후 1년 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를 통해 "20억 인구가 참여하는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었다"며 협정이 "양측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EU-인도 FTA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협정"이자 "모든 거래의 어머니(mother of all deals)"라고 자평했다. 인도 정부는 세계 경제 규모에서 각각 2위(EU)와 4위(인도)를 차지하는 두 경제권의 규모를 합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무역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인도는 자국으로 수입되는 EU 역내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110%에서 10%까지 점진적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EU의 인도 상대 수출품 약 96%에 대해서는 관세가 철폐된다. 대신 EU는 자동차와 철강, 농산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7년간 유예를 거쳐 없애기로 했다. 전체 인도산 수출품의 99.5%가량이다. 양측은 향후 군사 분야 등에서도 협력을 이어가는 등 경제 외 분야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EU와 인도가 FTA를 체결한 것은 2007년 협상 개시 이후 19년 만이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양측은 대화 시작 후 관세율과 특허권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으며 공전을 거듭하다 2013년 협의를 한 차례 중단했다. 그러나 9년 만인 2022년 급격히 성장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대화를 재개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통해 무역 전쟁을 시작한 후로는 체결에 박차를 가해왔다. 견제 목표가 된 미국은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ABC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유럽보다 더 큰 희생을 치렀다"면서 "우리는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때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인도와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EU가) 그들 자신과의 전쟁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도는 한때 상호관세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미국과 가장 먼저 관세 합의를 체결할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혔지만, 대두·옥수수·유제품 관세를 둘러싸고 이견이 이어지며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인도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는 50%(상호관세 25%+러시아산 석유 거래 보복관세 2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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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인구' EU-인도 19년만에 FTA 체결⋯미·중에 '견제구'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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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달러화 전면 붕괴, '미국 매도' 공포가 글로벌 외환시장 강타
- 달러화가 사방에서 무너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그린란드 분쟁으로 촉발된 미유럽 무역 갈등,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재연 위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깊어지는 의구심이 삼중으로 겹치며 주요 통화 대비 전방위적 약세를 연출했다.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손을 맞잡고 시장에 개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기름을 부으며, 엔화는 153엔대까지 뛰며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달러 인덱스 97대 추락, 4거래일 연속 내리막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엔화·파운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0.6% 내린 97.03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이 미국과 유럽 사이에 '대서양 무역전쟁'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달러 인덱스가 99선 부근에 있었던 이달 19일과 비교하면 단 일주일 만에 2.4%나 빠진 수치다. 달러화는 최근 3거래일 동안에만 약 3%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방위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던 2025년 4월 이후 동일한 기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비달러 통화들에 돌아갔다.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호주 달러도 2024년 10월 이후 약 1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가 특정 화폐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로 퍼졌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의 본질이 단순한 수급 변동이 아닌 달러 자체에 대한 신뢰 훼손임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엔화, 153엔대 돌파…미일 협조개입 15년 만에 부활 조짐 이날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엔화였다. 엔화 가치는 전장 대비 1% 오른 달러당 154.15엔으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에는 153엔대까지 치솟으며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발단은 지난 2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이례적으로 급락한 사건이다. 시장에서는 곧바로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이 개입을 전제로 금융기관에 환율 제시를 요구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번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재무부 지시를 받은 뉴욕연방은행이 자체적으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는 정보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됐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미국이 달러·엔 환율과 관련해 일본과 손잡고 협조개입에 나선 것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15년 만의 일이 된다. 당시 G7 각국은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급등하던 엔화를 진정시켰다. 노무라증권의 G10 외환전략 수석 도미닉 버닝은 "일본 재무성과 미국 재무부 양측이 나란히 엔저 진행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개입이 실제로 단행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단독 개입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외환 전략가 역시 "미국이 함께 참가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입 시그널의 강도는 2022년이나 2024년보다 훨씬 강하다"면서도 "다만 구조적 요인이 환율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는 직접 개입의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본 당국은 조심스럽지만 경계 신호를 뚜렷이 보내고 있다.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이날 "환율 움직임을 긴장감을 갖고 주시 중"이라고 밝혔으나 미국과의 협조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답할 수 없다"며 확인을 피했다. 미무라 준 재무관도 레이트 체크 실시 관련 질문에 침묵을 유지했다. 그린란드 충격파, 달러를 조준하다 이번 달러 급락의 출발점을 역추적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월 초부터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미국 영토 편입 의지를 공공연하게 내비치며 군사적 선택지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U와 나토 동맹국 8개국이 즉각 반발하며 그린란드 파병을 결의하는 등 대서양 동맹 관계가 균열을 드러냈고, 미국이 유럽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무역 갈등 우려가 연쇄적으로 번졌다. 결과적으로 달러화·미국 주가지수·미국 국채가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다. 이는 통상 투자자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무너지거나 외국인 자본이 미국 자산 전반에서 이탈할 때 나타나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을 일부 거둬들이면서 시장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달러 매도세는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이날까지 이어졌다. 베리언트 퍼셉션의 조나단 피터슨 거시 전략가는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는 것은 '미국 매도(Sell America)'의 재연"이라고 표현했다. 셧다운 카운트다운…1월 30일, 달러의 데드라인 달러를 압박하는 두 번째 주요 악재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중단) 재연 위기다. 오는 30일은 지난해 43일간 이어졌던 기록적인 정부 폐쇄를 수습하며 설정했던 임시예산안의 유효 기한이 만료되는 날이다. 이민 단속 정책 범위, 사회보장 프로그램 예산 규모, 정부 지출 구조 개편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네 번째 셧다운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피터슨 전략가는 "임시예산안 기한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재차 업무를 중단하는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이번 달러 약세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정부 서비스 마비에 따른 경제적 손실 외에도, 미국의 재정 거버넌스 자체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는다는 점에서 달러 가치와 직결된다. 연준 독립성 공포, 달러 약세의 진짜 뿌리 세 악재 중 가장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것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왔고 연준 이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중앙은행 독립성을 정면으로 겨냥해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이면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내에 후임 인선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지면서 향후 연준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달러 매도 포지션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27~28일 열리는 올해 첫 FOMC 회의에서도 파월 의장이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얼마나 단호하게 내놓느냐가 달러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달러 패권의 균열, 이미 수치로 드러났다 이번 달러 약세는 '트러피즘'이 낳은 즉흥적 충격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돼온 구조적 균열의 표면화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자산 비중은 1999년 72%에서 현재 57% 수준으로 장기 하락세를 걷고 있다. 중국·인도·폴란드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표시 미 국채 보유를 꾸준히 줄이며 실물 금(金) 매입을 늘리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분석 노트에서 "달러 순매도 투기적 포지션이 최근 수년 내 가장 높은 수준에 축적돼 있다"며 "시장의 상당한 자금이 이미 추가 달러 약세에 대비한 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올해 4분기 달러 인덱스가 94.5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97대보다도 한 단계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입…한국엔 기회이자 리스크 달러 전면 약세의 파장은 국내 외환시장에도 즉각 미쳤다. 이달 21일 장중 148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달러 인덱스 하락과 함께 가파르게 내려오며 이날 1439원대에 안착했다. 달러 인덱스 97대 추락이 원화 가치 회복을 이끈 직접적 동인이었다. 그러나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가 770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불어난 데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도 300조 원을 넘어서면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가 하락해도 원화가 동반 강세로 이어지지 않는 이례적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이날 달러 약세 속에서 국제 금값은 장중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서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불신'이 귀금속 안전자산 랠리에 불을 지피는 연결 고리가 다시 한번 작동한 것이다. 외환시장 불안이 귀금속 시장으로 귀금속 시장의 급등이 다시 달러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달러 약세의 본질적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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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달러화 전면 붕괴, '미국 매도' 공포가 글로벌 외환시장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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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실적이 받치고 정치가 흔들었다
-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대형 기술주의 실적 기대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만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정치·통상 리스크를 반영한 불안 신호도 동시에 나타났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4% 오른 6959.8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80.63포인트(0.78%)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0.57% 올랐다. 이번 상승은 애플·메타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이들 기업 주가가 2~3%대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인텔은 실적 가이던스 부진 여파로 약세를 이어갔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통상 리스크가 재부각됐다. 캐나다 정부는 즉각 부인했지만, 동맹국을 상대로 한 고강도 관세 압박이 반복되며 투자심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연방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셧다운 가능성도 거론됐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5000달러를 넘어섰고,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2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시그널과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Fed) 의장 지명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니해설] 실적은 버티지만, 시장은 정치 리스크를 가격에 넣기 시작했다 이번 뉴욕증시는 '안도 랠리'라기보다 불안 위에 세운 반등에 가깝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위험을 재차 점검하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실적이 주가를 받치고 있지만, 정치는 그 위를 계속 흔들고 있다. 첫째, 실적 시즌의 핵심은 'AI가 비용을 넘어 수익이 되는가'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 등 대형 기술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 인공지능(AI) 투자 회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월가는 데이터센터·반도체·인력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성장 스토리로 용인해 왔다. 그러나 이제 시장은 “언제 돈이 되는가”를 묻고 있다. 이번 주 실적은 AI 기대가 지속 가능한지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연준은 동결하겠지만, 시장은 '말'을 더 두려워한다.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문제는 성명과 기자회견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견조하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시장은 올해 두 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이 ‘데이터 의존’ 원칙을 재확인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주식·채권 모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셋째, 트럼프식 관세 정치가 다시 '시장 리스크'로 복귀했다. 캐나다에 대한 100% 관세 경고는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관세를 협상 카드로 상시 활용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다. 월가는 이제 트럼프 발언을 단순한 정치 수사가 아닌, 언제든 가격에 반영해야 할 변수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시장의 할인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넷째, 금값 5000달러는 단순한 인플레이션 신호가 아니다. 금과 은 가격의 급등은 위험 회피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주식 상승과 모순되지 않는다. 월가는 '오르면서도 헤지하는 장세'에 들어섰다. 즉, 주식은 들고 가되 정치·정책 리스크에 대비해 안전자산 비중을 동시에 늘리는 국면이다. 이번 장세의 본질은 명확하다. 실적은 아직 시장을 배신하지 않았지만, 정치는 언제든 변수가 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지금 '강세장'이라기보다, 신뢰를 시험받는 국면에 있다. 이번 주 실적과 연준 메시지가 그 신뢰를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흔들지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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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실적이 받치고 정치가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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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1)] 원·달러 환율 장 초반 20원 급락, 1440원대로 복귀
- 외환시장이 개장 벨과 함께 요동쳤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1,465.8원)보다 19.7원 낮은 1,446.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달 7일 종가 1,445.8원 이후 19일 만에 1,440원대를 되찾은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발언 이후 나흘째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이날의 낙폭은 이전과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엔화가 초강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시그널이 동시에 포착됐고 달러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개장 직후부터 대규모 하락이 나타났다. 엔·달러 155엔대 급락…원화 강세의 진원지 이날 급락의 진원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도쿄 외환시장이 나온다. 지난주만 해도 160엔에 육박하며 엔화 약세가 절정에 달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23일부터 방향을 뒤집어 이날 155엔대 초반까지 빠졌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2% 하락한 154.08엔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5원 이상 회복된 것이다. 원화와 엔화는 구조적으로 강한 동조성을 보인다. 두 통화 모두 아시아 수출 경제를 대표하는 화폐로 글로벌 달러 흐름에 함께 반응한다. 엔화가 급등하면 원화도 따라 오르고, 엔화가 약해지면 원화도 밀리는 패턴이 반복돼왔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4원대를 나타내며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0원 이상 올라 이날 엔화 강세 폭이 원화를 웃돌고 있음을 보여줬다. 달러 약세는 특정 통화에 국한되지 않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오전 0.28% 내린 97.2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가 한 주 동안 1.6% 하락하며 2025년 5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로 미국과 유럽 사이에 무역 갈등 공포가 번지면서 달러 표시 자산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 이 흐름의 도화선이 됐다. 미·일 레이트체크 동시 포착…15년 만의 협조 개입 신호탄 시장을 더 크게 흔든 것은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구체적 정황이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이 최근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엔·달러 환율 제시를 요청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트 체크는 실제 외환 개입에 앞서 당국이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선행 작업으로, 개입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행위로 해석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정보가 시장을 긴장시켰다. 미국 재무부의 지시를 받은 뉴욕 연방준비은행도 자체적으로 레이트 체크를 진행했다는 보도가 나돈 것이다. 미국이 달러·엔 환율에 직접 관여하는 방식으로 일본과 협조 개입에 나선다면 이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G7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래 15년 만의 일이 된다. 당시에는 급등하던 엔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각국이 공동 매도에 나섰지만 지금은 방향이 반대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되돌리는 쪽으로 개입 의지가 모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는 15년 전과 다를 바 없다. 일본 정치권의 공식 발언도 시장의 경계심을 높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방송 토론에서 "투기적이고 비정상적인 외환 움직임에 대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환율 방어를 위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한두 달에 1,400원"…이 대통령 발언이 심리 전환 이끌었다 국내에서도 고환율을 억누르려는 정책 의지가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두 달 안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환율은 나흘 연속 하락했다. 이날까지 누적 낙폭은 상당하다. 21일 장중 기록한 1,480원대 고점에서 이날 개장가 1,446.1원까지 40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대통령의 이 발언이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정부가 현재의 고환율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읽혔고, 달러 롱(매수) 포지션을 쌓아왔던 투자자들이 손절(롱스탑) 물량을 쏟아내는 계기가 됐다. 환율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꺾였고, 그 변화가 이날의 급락에 기름을 부었다. 한국은행도 부담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환율이 한때 낮아졌다가 1,400원대 중후반으로 다시 올라선 상황에서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환율 불안을 환율 동결 결정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지난 14일에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구윤철 부총리와 워싱턴에서 만나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 기금위 오후 개최…외환시장의 숨겨진 변수 이날 오후 열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외환시장에서 공개된 정책 신호 못지않게 중요한 잠재 변수로 떠올랐다. 통상 매년 3월에 열리는 첫 회의를 올해는 1월로 앞당긴 것이 이미 이례적이다.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기금위에서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 조정과 환 헤지 전략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 14.4%로 설정돼 있으나 전략적 자산배분(SAA) 규정상 ±3%포인트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기금위가 국내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는 메시지를 공식화한다면 그만큼 달러를 사들여 해외로 내보내야 할 필요가 줄어들면서 원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외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로 확인된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2025년 8월 말 기준 771조 원으로 한 해에만 70조 원 이상 늘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의 70%가 국민연금과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에서 비롯됐다. 국민연금이 움직이는 방향이 환율 흐름을 구조적으로 좌우한다는 뜻이다. 환 헤지 논의도 주목된다. 기금위는 지난해 12월 전략적 환 헤지 비율 조정 기간을 2026년 말까지 연장하면서 기금위 승인 없이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발동할 수 있는 집행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구체적 방안이 확정될 경우, 국민연금이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매입하지 않고도 한국은행과 맺은 65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를 활용해 환 리스크를 관리하는 통로가 열린다. 그 자체가 달러 수요 억제 신호로 작용해 원화 강세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 구조적 달러 수요는 건재…추세 전환 단정은 이르다 그러나 이날의 급락이 고환율 구조 자체를 허문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은 2025년 11월 말 기준 306조 원에 달한다. 9월 이후 매달 50억 달러 이상이 국내에서 해외 주식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예금으로 쌓아두는 흐름도 지속 중이다. 달러 예금 잔액은 67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미 금리 격차도 원화 약세를 구조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다. 미국 기준금리(3.50~3.75%)와 한국 기준금리(2.50%) 사이의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에 달한다. 내외 금리 차이가 클수록 국내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 지속,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수출 회복세, 4자 협의체(기재부·복지부·국민연금·한국은행) 외환 안정 노력이 맞물릴 경우 환율이 하향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IB 업계의 연간 평균 환율 전망치는 1,420~1,430원대가 중론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말도 엇갈린다. 한 시장 참가자는 "엔화 강세, 달러 인덱스 하락, 정책 시그널이 한날 한꺼번에 수렴한 조합은 최근 몇 달 동안 없었던 일"이라며 "추세 전환의 초기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오늘의 급락은 롱스탑과 정책 기대가 일시에 겹친 결과"라며 "구조적 달러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닌 만큼 1,440원대 안착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 급락에 그칠지는 이날 오후 기금위 결과와 오는 27~2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두 변수 모두 달러 공급과 수요의 방향성을 동시에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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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1)] 원·달러 환율 장 초반 20원 급락, 1440원대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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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강국 한국의 역설⋯활용 1위인데 공급망은 취약
-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활용 역량을 갖추고도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세계 4위, 로봇 밀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로봇 시장 출하의 71.2%가 내수에 집중된 구조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출하량의 70% 이상을 수출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은 영구자석의 88.8%를 중국에 의존하고 정밀감속기와 제어기 역시 일본·중국 수입 비중이 높아, 로봇 생산이 늘수록 수입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평가다. [미니해설] 한국 로봇, 소재·부품 국산화율 40% 수준⋯공급망 리스크 한국 로보틱스 산업의 위상이 '활용 강국'에 머물러 있고, '공급망 강국'으로는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공개한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 지형 변화와 한·일 공급망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의 로봇 산업 경쟁력이 어디에서 갈리는지를 구조적으로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세계 4위, 로봇 밀도 세계 1위로 제조 현장에서의 로봇 활용 능력만 놓고 보면 글로벌 최상위권이다.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로봇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생산성 향상 성과도 뚜렷하다. 그러나 로봇 산업 자체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취약성이 드러난다. 국내 로봇 출하의 71.2%가 내수에 집중돼 있고, 수출 경쟁력은 제한적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세계 2위에 그치지만, 출하량의 7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격차의 핵심은 업스트림(원자재·소재), 미드스트림(핵심 부품·모듈), 다운스트림(완제품·시스템 통합)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구조에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한국의 가장 큰 약점은 소재·부품 단계다. 로봇 구동에 필수적인 영구자석의 88.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정밀감속기와 제어기 등 핵심 부품 역시 일본과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이로 인해 소재·부품 국산화율은 40%대에 머물고 있다. 로봇 생산과 활용이 늘어날수록 외국산 부품과 소재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본은 폐모터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재자원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감속기와 모터 등 핵심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60∼70%를 차지하는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원자재부터 부품,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수직 통합형' 공급망을 구축해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산업 생태계를 갖췄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로봇 산업의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제조 현장에서 로봇을 가장 잘 쓰는 나라 중 하나지만, 로봇을 '파는 산업'으로 키우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이 같은 구조는 중장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 로보틱스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공급망 안정화'와 '신시장 주도'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를 위해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부품·모듈·시스템을 묶은 패키지형 수출 전략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실패 리스크를 민간에만 전가하기보다 정책적으로 분담하고,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초기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희토류 재자원화 체계 고도화 등 자원 순환 정책도 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로봇 활용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며 "제조·활용 중심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공급망 안정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느냐가 향후 한국 로보틱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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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강국 한국의 역설⋯활용 1위인데 공급망은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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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0)] 엔화, 레이트 체크 한 방에 158엔대서 155엔대로⋯4주 만의 최고치
- 하루 사이에 3엔 이상이 오갔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고점 158.13엔에서 저점 155.65엔까지 수직 낙하했다가 155.82엔에 거래를 마쳤다. 변동 폭이 2.5엔에 달하는 하루였다. 한때 159엔대를 위협하며 18개월 만의 최저치를 경신하던 엔화가 불과 수 시간 만에 방향을 뒤집은 것이다. 트리거는 하나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미 재무부의 지시를 받아 주요 딜러들을 상대로 달러·엔 환율 수준을 점검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는 순간, 달러 매도와 엔화 매수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4주 만의 최고치를 되찾았다. 정오의 기습…뉴욕연은의 '레이트 체크'가 판을 뒤집다 이날 반전의 열쇠는 뉴욕 시간으로 정오 무렵 확인된 정보 한 줄에 있었다. 외환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뉴욕연은이 미 재무부를 대신해 일부 주요 카운터파티(거래 상대방)에 달러·엔 환율 수준을 문의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했다. 단순한 시세 조회처럼 보이지만, 외환시장에서 레이트 체크는 실제 개입 직전 당국이 개입 단가를 확인하는 선행 절차로 받아들여진다. 개입 의지를 직접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투기 세력에 강력한 경고를 날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다. 레이트 체크라는 용어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오래된 관용어다. 실물 거래 없이도 시장 포지션을 순식간에 되돌릴 수 있는 이 수법이 힘을 발휘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2022년 9월 일본 재무부가 독자 개입에 앞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을 때도 엔화는 한꺼번에 수 엔씩 반등했다. 이번에는 미국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 달랐다. 미 재무부가 동맹국 통화 방어를 위해 뉴욕연은을 직접 동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시장은 이를 미·일 공조 개입의 예비 단계로 해석했다. 외환 전문가들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미국 자본시장·외환 전문 서비스기업 배넉번 캐피탈 마켓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새로운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엔 시세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바닥에 깔린 약세 심리와 당국 개입 경계감뿐"이라며 "레이트 체크가 확인된 이상 달러 롱(매수) 포지션을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라고 짚었다. 실버골드불의 외환·귀금속 리스크 담당 디렉터 에릭 브레가는 "주말을 앞두고 상황 파악이 불충분한 불투명감 속에서 당국 개입 시그널까지 겹치자 시장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시발점은 우에다의 '침묵'…BOJ 기자회견이 159엔 문을 열었다 이날의 드라마는 도쿄에서 시작됐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예상된 결과였다.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1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해 기준금리를 0.75%로 끌어올린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고, 시장 이코노미스트 52명 전원이 동결을 점쳤다. 시장의 관심은 동결 자체가 아니라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어느 강도의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쏠렸다. 결론은 실망이었다. 우에다 가즈오 BOJ총재는 추가 인상 의지를 분명히 하는 대신 원론적 발언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금리가 오르는 방향성은 재확인했지만 속도와 시점에 대한 구체적 신호는 의도적으로 비워뒀다.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 신호로 읽었다. 달러·엔 환율은 우에다 총재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158.64엔까지 밀렸고 도쿄 장중에 18개월 만의 최저치인 159엔 전반대까지 내달렸다. 우에다 총재가 강경 메시지를 삼킨 배경에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날 2월 8일 조기 총선을 선언하면서 식료품 소비세 8%를 2년간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감세와 재정 확대를 핵심 어젠다로 내건 총리 아래서 통화 긴축을 가속하는 것은 정치적 마찰을 자초하는 일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우에다 총재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서 카드를 아끼며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화약고는 이미 쌓여 있었다…일본 국채발 글로벌 충격파 이번 엔화 급등은 레이트 체크 한 번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이달 초부터 일본 금융시장에는 이미 화약이 잔뜩 쌓여 있었다. 지난 20일 일본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07년 발행 이래 처음으로 4%를 돌파했다. 30년물도 25bp 이상 급등했고 10년물 수익률도 2.4%에 바짝 다가섰다. 30년·40년물이 하루 만에 25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해방의 날'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다. 채권 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닛케이225지수도 1.1% 하락했다. 이날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흐름 속에서 엔화만 역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일본 고유의 재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이례적 신호였다. 국채 급락의 진원지는 정치권의 방만한 재정 경쟁이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을 선언하면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식료품 소비세 면제 공약을 쏟아냈다. 재원 마련 없는 감세는 대규모 국채 추가 발행을 의미한다. 다카이치 내각 출범 이후 20년물과 40년물 국채 수익률은 각각 80bp 안팎 치솟았다. NLI 리서치의 후쿠모토 유키 수석 금융 연구원은 "소비세 인하에 대한 명확한 재원 마련 방안이 없어 시장에서는 정부가 채권 발행으로 비용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탕위쉬안 아시아 거시 전략 총괄은 "GDP 대비 부채가 200%에 달하는 나라에서 재정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초장기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을 더욱 높이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보험사들은 지난해 12월 만기 10년 이상 채권을 사상 최대 규모인 8,224억 엔어치 순매도했다.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순매도 규모다. 이런 수급 공백에 정치 불안까지 겹치자 채권 매도세는 증폭됐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미 독일 30년물(약 3.55%)을 넘어섰다. 수년간 초저금리로 글로벌 채권 시장보다 훨씬 낮은 수익률을 유지해온 일본 국채가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M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 초기 1%에 못 미쳤던 10년물 금리가 지금은 2%를 넘어섰고, 40년물은 4% 선을 돌파했다"며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일본 국채발 금리 급등은 도쿄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달 20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9bp 상승한 4.93%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글로벌 채권 시장이 일본의 변동성에 연동해 함께 흔들린 것이다. 달러 인덱스 97.5대로 후퇴…그린란드·셧다운이 달러를 흔들다 이날 엔화 강세는 달러 약세라는 더 큰 흐름과도 맞물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97.571을 기록하며 한 주 동안 1%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이다. 유로화는 0.5% 오른 달러당 1.181달러에, 파운드화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 약세의 뿌리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만들어낸 복합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린란드 병합 시도가 미국과 유럽 동맹국 사이의 무역 갈등 공포를 키웠고, 연방정부 셧다운 위협이 재정 불안을 자극했다. 여기에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표시 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 투기 순매도 포지션은 최근 수년 내 최고 수준으로 쌓였다. "레이트 체크는 경고이지 개입이 아니다"…시장의 냉정한 시선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냉정한 시각도 유지하고 있다. 레이트 체크가 실제 개입의 전 단계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추세가 뒤집히지는 않는다는 역사적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사례에서도 레이트 체크 이후 실제 개입까지 수 주가 걸렸고 그사이 엔화 약세가 한 차례 더 진행됐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레이트 체크를 할 뿐 실제 개입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SEB의 유제니아 파본 빅토리노 아시아 전략 책임자는 우에다 총재가 다음 인상 시점을 7월로 미루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금리 차에 의한 구조적 엔화 약세 환경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봤다. JP모건증권 후지타 아야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의 엔화 약세가 BOJ의 연속 인상 불가 입장을 바꿀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달러·엔이 레이트 체크 한 번에 방향을 완전히 돌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전문가 사이에서도 지배적이다. 이번 레이트 체크 이후 시장이 주시하는 다음 변수는 오는 27~2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현재 연준이 3.50~3.75%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금리 경로 힌트가 달러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두 번째 관문은 BOJ의 태도 변화다. 4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대규모로 재점화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달러·엔 연말 목표치는 대체로 달러당145~148엔 범위에 집중돼 있다. 현재 155엔 안팎에서 출발해 연내 5% 안팎의 엔 강세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그 경로가 실현되려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와 BOJ의 추가 인상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이날 레이트 체크는 그 방향의 서막이 될 수도 있고, 단발성 경고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 시장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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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0)] 엔화, 레이트 체크 한 방에 158엔대서 155엔대로⋯4주 만의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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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만 선방, 다우는 다시 밀렸다⋯격랑의 한 주 끝낸 뉴욕증시
- 뉴욕증시가 그린란드 사태로 촉발된 극심한 변동성의 한 주를 혼조세로 마무리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되며 기술주는 반등을 이어갔지만, 금융주와 산업주가 부진하면서 다우지수는 다시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0.3% 상승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86포인트(0.6%)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주가가 3% 가까이 떨어지며 다우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발언과 유럽 관세 위협으로 급락했다가, 관세 철회와 '합의 프레임워크' 언급 이후 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0.5% 하락했고, S&P500지수는 0.3% 내리며 2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은 0.1% 상승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와 AMD가 1% 이상 오르며 기술주 반등을 주도한 반면, 인텔은 실적 전망 부진으로 주가가 17% 급락했다. 정책 변수는 일부 진정됐지만,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시장 전반에 남아 있는 모습이다. 외환·원자재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와 금값 급등이 동시에 나타났다. 달러는 엔화와 유로화 대비 약세를 이어갔고,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정학적 불안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자산 선호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트럼프 리스크'는 잦아들었나…월가에 남은 것은 안도 아닌 피로 이번 주 뉴욕증시는 상승과 하락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정책 발언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 그린란드 매입 발언, 유럽 관세 위협, 그리고 불과 하루 만의 철회와 유화적 메시지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을 급락시켰고, 동시에 반등시켰다. 그러나 주말을 앞둔 월가의 분위기는 안도보다는 피로에 가까웠다. 나스닥이 상승했음에도 S&P500과 다우지수가 힘을 쓰지 못한 것은, 정책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힌다. 나스닥만 오른 이유…정책 소음에 대한 '부분 면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이번 주 변동성 국면에서도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공지능(AI) 핵심 종목은 지정학적 이슈보다 장기 수요 전망과 실적 가시성에 더 크게 반응했다. 외신들은 "대형 기술주가 정책 소음 속에서도 다시 매수 대상으로 인식됐다"고 전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금융주와 산업주는 정책 불확실성, 금리 변동성, 달러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골드만삭스, 캐터필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경기 민감주가 약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전면적 위험자산 베팅'을 하지 않고, 정책 변수에 덜 노출된 종목으로 선별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 약세와 금값 폭등…자산 선호의 균열 관세 위협이 철회됐음에도 달러는 이번 주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엔화·유로화 대비 달러 약세는 단기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시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 문제”로 해석했다. 특히 금 가격은 이번 주에만 8% 넘게 급등하며 온스당 5000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 통화 가치와 정책 방향에 대한 구조적 의문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은 가격 역시 100달러를 돌파하며 투기적 성격까지 띠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기가 완화됐다고 해서 자본이 즉각 위험자산으로 복귀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변동성은 줄었지만, 불신은 남았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급락도 급등도 아닌 '정리 국면'에 가깝다. 관세 위협은 철회됐고, 그린란드 사태도 외교적 수사 단계로 내려왔다. 그러나 정책의 예측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월가는 이제 다음 변수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회의,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실적,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발언이다. 이번 주 시장이 얻은 교훈은 분명하다.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았고, 다만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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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만 선방, 다우는 다시 밀렸다⋯격랑의 한 주 끝낸 뉴욕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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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마침표⋯미·중 기술 패권 갈등 '일단락'
-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의 상징으로 꼽혀온 중국계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사업부 매각이 최종 마무리됐다. 틱톡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사업 부문을 분리한 유한책임회사(LLC)인 '틱톡 미국데이터보안(USDS) 합작벤처'가 설립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중국 정부는 틱톡 미국 사업부를 Oracle과 사모펀드 Silver Lake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지배구조에서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지분은 19.9%로 축소된다.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인공지능(AI) 투자사 MGX가 각각 15%를 확보하며, 미국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7인 이사회가 신설 합작사를 운영한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설정한 매각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미니해설] 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완료·합작회사 설립 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은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한 국면을 정리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둘러싼 국가 안보 논쟁이 수년간 이어진 끝에, 정치·외교적 타협을 통해 출구를 찾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미국이 틱톡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중국 국가정보법을 근거로, 틱톡이 수집한 미국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미 재무부 산하 CFIUS는 같은 해 틱톡과 바이트댄스의 안보 위험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이는 이후 강제 매각 논의의 출발점이 됐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기조는 유지됐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4년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다만 집권 1기 당시 틱톡 금지를 추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과정에서 틱톡을 적극 활용하며 입장을 선회했고, 취임 이후 매각 시한을 여러 차례 연장해 협상 시간을 벌어줬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지배구조 재편과 통제권 분산이다.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20% 미만으로 낮추고, 미국 자본과 인사가 경영 전면에 나서도록 설계함으로써 '중국 통제' 논란을 차단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특히 신설 합작사가 미국 사용자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보안, 소프트웨어 검증, 안전 정책을 전담하도록 한 점은 미국 정부가 요구해 온 핵심 조건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JD 밴스 부통령이 지난해 틱톡 미국 사업부 가치를 약 140억달러(약 20조원)로 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거래 역시 그에 준하는 수준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는 단일 플랫폼 사업부 매각으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이번 매각으로 미국과 중국은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장기간 이어져 온 민감한 현안을 하나 정리하게 됐다. 다만 기술 패권 경쟁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 인공지능, 통신 장비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양국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틱톡 사례는 글로벌 플랫폼 규제의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한 국가가 자국 안보를 이유로 외국계 플랫폼의 소유 구조와 데이터 통제 방식까지 요구하고, 해당 국가가 이를 수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다. 이는 향후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논리를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틱톡 매각이 미국 내 서비스 지속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플랫폼의 '국적 문제'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을 누가 소유하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는 이제 기업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이번 매각은 틱톡의 문제를 넘어, 디지털 시대에 기술과 안보, 외교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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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마침표⋯미·중 기술 패권 갈등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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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JP모건 상대 50억 달러 손해배상 소송 제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를 상대로 최소 50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월가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퇴임 직후인 2021년 은행 측이 정치적 이유로 자신의 계좌를 부당하게 폐쇄하는 이른바 ‘디뱅킹(Debanking)’을 단행했다는 것이 소송의 핵심 배경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측 "정치적 차별이자 캔슬 컬처"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브랜드 사업체들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JP모건이 2021년 1월 6일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근거 없는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신념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계좌를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트럼프 관련 기업을 내부 블랙리스트에 올리도록 지시했다고 적시하면서 이는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금융 접근을 차단하는 매우 위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2021년 2월 돌연 2개월 내 여러 계좌를 종료하겠다고 통보해 심각한 재정적 피해와 평판 훼손을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P모건 "법적 위험에 따른 정당한 조치" 피소된 JP모건은 즉각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은행 측은 이번 소송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계좌 종료는 정치적이나 종교적 이유가 아닌 법적·규제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당한 관리 절차였음을 강조했다. 금융권 특성상 '정치적 주요 인사(PEP)'에 대해서는 자금 세탁이나 테러 자금 조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한층 강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하며 의심스러운 거래나 규제 당국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거래를 종료하는 것은 원칙에 따른 조치라는 논리다. 다이먼 CEO가 최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구상에 대해서는 경제적 재앙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한 직후 이번 소송이 제기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법정에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ey Insights] 트럼프 대통령의 50억 달러 소송은 단순한 금융 분쟁을 넘어, 금융권의 '디뱅킹' 관행과 '정치적 올바름(Woke)'을 둘러싼 미국 내 거대한 이념 전쟁의 단면이다. 정치적 양극화가 월스트리트의 핵심 비즈니스 영역까지 덮치면서 금융사의 중립성 리스크가 극대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금융사들 역시 정치적 주요 인사(PEP)에 대한 규제 준수와 평판 리스크 관리 기준을 재점검하고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 가이드라인을 확립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퇴임 직후 정치적 이유로 자신의 계좌를 부당하게 폐쇄(디뱅킹)했다며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을 상대로 5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JP모건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법적·규제적 위험 관리를 위한 정당한 계좌 조치였다며 근거 없는 소송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다이먼 CEO의 비판 발언 직후 소송이 제기되며 양측의 갈등은 대규모 법정 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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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JP모건 상대 50억 달러 손해배상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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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사태 유화제스처 영향 하락반전
-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사태와 관련한 유화제스처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 영향으로 하락반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1%(1.26달러) 하락한 배럴당 59.36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8%(1.18달러) 내린 배럴당 64.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이슈와 관련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완환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토(NATO)와 그린란드 관련 미래 합의의 큰 틀을 마련했다고 밝히며, 내달 1일로 예정됐던 유럽 8개국에 대한 10% 추가 계획을 철회했다. 특히 그린란드 편입을 위한 '군사 작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배제하면서 시장의 공포감을 달랬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유럽이 외교적 해법을 찾기 시작함에 따라 원유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발언 수위가 낮아지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도 한층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3개국으로 구성된 고위급회담을 오는 23~2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이날 발표한 주간 미국석유재고 통계에서 원유와 가솔린 재고가 증가했다고 밝힌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달러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온스당 4900달러를 돌파하며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금값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1.6%(75.9달러) 내린 온스당 491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4917.65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은 가격 역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은 현물은 온스당 96.58달러를 기록하며 세 자릿 진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피터 그랜트 자너 메탈스 부사장 겸 선임 금속 전략가는 "지정학적 갈등과 전반적인 달러 약세,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거시적인 '탈(脫)달러화' 추세가 금 수요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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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사태 유화제스처 영향 하락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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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트럼프 '관세 유턴'에 이틀 연속 반등
-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관세 방침 철회에 힘입어 이틀 연속 반등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이번 주 초 시장을 강타했던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33포인트(0.7%)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 나스닥 종합지수는 0.9% 올랐다. 다우지수는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고율 관세 경고로 기록했던 낙폭을 사실상 모두 만회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합의의 틀(framework)을 마련했다”며 2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유럽 8개국 대상 추가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대형 기술주가 반등을 주도했고,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중소형주 지수 러셀2000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만 소폭 상승권에 진입했을 뿐, S&P500과 나스닥은 여전히 약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관세 유턴이 단기 안도 랠리를 이끌었지만,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관세 한마디에 흔들린 월가, 다시 확인된 '트럼프 변수' 이번 반등은 실적이나 지표가 아닌 정치 발언 하나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월가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둘러싸고 유럽에 고율 관세를 경고하자,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으며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시장은 이를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실제 정책 리스크로 인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자 분위기는 즉각 반전됐다. 관세 철회와 함께 “합의의 틀”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자,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충돌이 전면화될 가능성을 낮게 보기 시작했다. 월가에서는 “백악관 발언이 협상용 레버리지라는 점을 시장이 다시 학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셀 아메리카'는 끝났나, 잠시 멈췄을 뿐인가 이번 반등으로 ‘셀 아메리카’ 흐름이 완전히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식은 반등했지만, 금 가격은 여전히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고, 미 국채 금리도 이번 주 초 급등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 안도 속에서도 구조적 리스크를 여전히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덴마크 정부가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역시 그린란드 사안을 안보·통상 차원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관세 갈등이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여기에 일본 장기 국채 금리 급등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이 동요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자본 이동과 환율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미국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재차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기술주·중소형주 반등이 던지는 신호 이번 장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시장 내부 체력이다.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는 여전히 적지 않았고, 저점으로 밀린 종목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지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은 비교적 견조하다는 의미다. 특히 러셀2000의 강세는 상징적이다. 중소형주는 매출 대부분이 미국 내에서 발생해 관세와 환율 변수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된다. 시장이 대형 기술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 기반 종목으로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번 주 급락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며 하방을 지탱했다. 이는 2025년 내내 이어졌던 ‘딥을 사라’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불확실성 해소가 아닌 '내성의 강화' 이번 반등은 불확실성의 종결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는 전제를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월가의 시선은 이제 다시 기업 실적, 연준 독립성 논란, 글로벌 자본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그 모든 변수 위에 여전히 ‘트럼프 리스크’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반등은 추세 회복이라기보다 정책 발언에 따른 변동성 국면의 한 장면으로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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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트럼프 '관세 유턴'에 이틀 연속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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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9)] 연일 사상 최고치 국제금값 어디까지 치솟나
- 숫자 자체가 역사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5%(71.7달러) 상승한 온스당 4,837.5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장중에는 4,891.1달러까지 치솟으며 5,000달러 돌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전날 4,700달러를 처음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100달러 이상 추가로 올라 금값은 이틀 연속 역사를 새로 썼다. 금 현물 가격 역시 이날 종가 기준 4,831.73달러로 마감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지난 1년 동안 75% 상승했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50회 이상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97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상승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값이 과거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5,00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며 "상승의 핵심 원인은 약달러 우려와 저금리 기조"라고 진단했다. 방아쇠를 당긴 것은 트럼프…그린란드 관세 위협과 안전자산 쏠림 이날 금값 급등의 직접 도화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유럽 관세 위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그린란드 합병 구상을 재차 강조하며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자 글로벌 무역전쟁 재점화 공포가 시장에 번졌다. 위험 자산에서 이탈한 자금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집중됐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실질금리 하락, 투자자·각국 중앙은행의 탈달러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금이 '궁극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단단히 굳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급등을 트럼프 변수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좁게 보는 것이다. 그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터진 충격파가 금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07년 발행 이래 처음으로 4%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불안이 번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조기 총선 선언과 감세 공약이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고, 채권 투매와 주식 급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디에도 안착할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금으로 몰렸다. 주식도 채권도 더 이상 피난처가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때 금의 '최후의 안전자산' 지위는 더욱 빛을 발한다. 3개월 만에 1,000달러 추가 상승…역사상 가장 빠른 가속도 금의 상승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2025년 초 온스당 2,641달러에서 연말 4,341달러까지 단 한 해 만에 64.4% 급등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만 53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강세가 이어져 불과 3주 만에 11% 이상 추가 상승했다. 4,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것이 지난해 10월이었는데 그로부터 석 달 남짓 만에 4,800달러를 넘었다. 800달러에 달하는 상승폭이 단 3개월에 이루어진 셈이다. 역사적으로 이 속도는 유례가 없다. 2000년대 중반 금 강세장에서 1,000달러를 돌파하는 데 걸렸던 시간과 비교해도 지금의 가속도는 현격히 빠르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금값 기준으로도 현재 가격은 1980년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다. 귀금속 시장의 한 전문가는 "올라서는 안 될 가격대라고 했던 구간들을 금이 속속 돌파하고 있다"며 "시장이 금의 적정 가격 개념 자체를 다시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달러화 물결…중앙은행이 국채 대신 금을 선택하는 이유 금 강세의 저변에는 단기 투기 세력보다 훨씬 크고 지속적인 힘이 자리 잡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3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고 있다.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폴란드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는 탈달러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UBS는 2025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가 863톤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95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금협회(WGC)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1999년 72%에서 현재 57% 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금 비중은 꾸준한 상승 궤도에 있다. 왜 중앙은행들은 달러 자산을 줄이고 금을 선택하는가.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 부채 급증이 달러 자산의 장기 신뢰성에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제재 이후 미국이 외국 정부의 달러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는 선례가 생기면서 신흥국들은 서방의 통제 밖에 있는 실물 금을 선호하게 됐다. 금은 어떤 정부도 동결하거나 해킹할 수 없는 자산이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금 ETF 수요도 덩달아 증가 추세다. UBS는 올해 글로벌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825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900명 이상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36%가 올해 말까지 금값이 5,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답했고 33%는 4,500~5,000달러 구간을 예상했다. 두 그룹을 합하면 70% 이상이 올해 금값 추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상승 원인으로는 중앙은행 매입(38%)과 재정 불안(2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은(銀)도 폭주 중…95달러 고점, 산업 수요가 불씨를 키웠다 금과 나란히 은(銀)도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 온스당 95.8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1일에는 소폭 조정을 받아 94.58~95.04달러 범위에서 마감했지만 올해 들어 은의 상승 탄력은 금을 웃도는 구간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은값은 두 배 이상 오르며 금과 나란히 역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은 강세에는 금의 안전자산 수요에서 비롯된 공통 동력 외에 은만의 독자적 상승 요인이 더해진다. AI 서버, 전기차, 태양광 패널, 로봇 등 차세대 첨단 산업에서 은이 핵심 소재로 쓰이는 만큼 산업용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지난해 11월 은을 '중요 광물'로 공식 지정하면서 그 전략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금값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가격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도 은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금·은 교환 비율(금 1온스를 사는 데 필요한 은의 온스 수)은 51배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인 65배를 크게 밑돌아, 은의 상대적 강세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월가의 목표가 경쟁…골드만삭스 4900달러에서 7150달러까지 금 강세에 대한 월가의 전망치 경쟁도 뜨겁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가격 목표를 온스당 4,900달러로 제시하며 금을 현재 "가장 확신하는 롱(매수) 또는 기본 시나리오 자산"으로 규정했다. 다안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대표는 "금이 현재 다년간의 강세장에 있으며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을 헤지하려는 민간 투자자들이 올해도 보유분을 매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수요가 가격 전망의 출발점 자체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는 더 앞서나가 올해 마지막 분기에 금값이 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실시한 연례 귀금속 전망 설문에서는 응답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금 평균 가격이 5,0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가운데 ICBC스탠다드은행의 줄리아 두 수석 원자재 전략가가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금 가격이 온스당 최고 7,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벨리 골드 펀드의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 만치니는 "연준이 올해도 금리를 계속 낮춘다면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더욱 줄어들어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올해 말 금값이 4,400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보수적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전망치의 편차가 크지만 공통점은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유지, 중앙은행의 구조적 매입, 지정학적 불안의 만성화 중 어느 하나라도 지속되는 한 금의 상승 여력이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조적 상승의 3대 엔진…금리·탈달러화·지정학적 리스크 전문가들이 현재의 금 강세를 단순한 투기 버블이 아닌 구조적 상승으로 보는 근거는 세 가지 동력으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실질금리 하락이다. 미 연준은 2025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낮을수록 보유 매력이 커진다. 연준이 올해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한, 금의 기회비용은 계속 낮아진다. 두 번째는 달러 패권의 구조적 균열이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부채 한도 갈등,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이 맞물리면서 달러 자산의 신뢰가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최근 97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약세 흐름을 타고 있다. 달러가 밀리면 달러 표시 금값은 자동으로 오른다. 세 번째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만성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불안, 미·중 갈등에다 이번에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긴장까지 더해졌다. 국제 정치 불안이 일상이 되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금을 항구적으로 편입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위기가 터질 때마다 금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금을 기본 자산으로 들고 가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국내 금값 1돈 90만 원 돌파 목전…골드뱅킹 2조 원 시대 국제 금시장의 열기는 국내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금통장) 잔액은 최근 2조 원을 처음 돌파했다. 금통장 계좌 수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순금 1돈(3.75g) 가격도 9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는 수요가 공급을 웃돌며 매진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방법도 다양해졌다. KRX 금 현물 계좌는 매매 차익에 비과세가 적용되는 데다 부가세도 면제돼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금 ETF를 통한 간접 투자는 소액으로도 접근이 가능해 입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최근 금융 리포트를 통해 "현 가격대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보다 분할 매수를 통한 자산 배분 관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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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9)] 연일 사상 최고치 국제금값 어디까지 치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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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철회'에 월가 급반전
- 뉴욕증시가 21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을 상당 부분 되돌리며 강하게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겨냥해 예고했던 그린란드 관련 관세 부과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날 시장을 지배했던 지정학·정책 불확실성이 일시 완화된 영향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56.10포인트(1.30%) 오른 4만9094.3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8.21포인트(1.30%) 상승한 6885.07로 반등했고, 나스닥지수도 312.33포인트(1.36%) 오른 2만3266.66에 거래를 마쳤다. 세 지수 모두 전날 기록한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낙폭에서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동을 통해 그린란드와 북극 전반에 관한 협상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며 “이에 따라 2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도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취득하지 않겠다고 언급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렸다. 전날 시장을 압박했던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도 하루 만에 되돌려졌다. 미 국채 가격이 반등하며 10년물 국채금리는 4.25%대로 내려왔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회복했다. 주식·채권·통화가 동반 약세를 보였던 전날과는 뚜렷한 대비다. 반등은 기술주가 주도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 대형 반도체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나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내수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도 강세를 보이며 러셀20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관세 리스크 완화가 상대적으로 해외 노출이 적은 종목군에 더 강하게 작용한 셈이다. 은행주 역시 소폭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 연설에서 신용카드 금리 상한(10%) 도입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입법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우세해 금융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연방대법원이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해임 권한을 둘러싼 심리에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점은 시장에 또 다른 부담으로 남아 있다. [미니해설] '하루 만에 뒤집힌 월가'…반등의 성격과 남은 시험대 안도 랠리의 본질: 신뢰 회복이 아닌 '최악 회피' 이번 반등은 정책 방향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기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단 접혔다는 안도감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즉각 정책으로 집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학습 효과가 다시 작동했다는 의미다. 제드 엘러브룩 아전트캐피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트럼프의 발언은 매우 빠르게 바뀌며, 시장은 더 이상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그린란드 관세가 실제로 시행될 것이라 믿었다면 전날 낙폭은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반등이 '정책 신뢰'가 아니라 '정책 피로'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셀 아메리카' 경보는 꺼졌지만 해제되진 않았다 전날 나타난 달러 약세, 미 국채 매도, 주가 급락의 동시 발생은 구조적으로 가벼운 신호가 아니다. 하루 만에 되돌림이 나왔지만, 정책 리스크가 재점화될 경우 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덴마크 연기금의 미 국채 매각 결정, 유럽 정치권의 보복 관세 검토 움직임은 단발성 뉴스라기보다 자본 흐름의 민감도를 높이는 변수다. 시장은 무역 갈등을 물가 변수보다 ‘자본 이동 변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연준 독립성 논란, 다음 변동성의 뇌관 이날 미 연방대법원에서 연준 이사 해임과 관련해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거나 붕괴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온 점은 중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이 정치 논리에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은 금리·환율·주가 전반의 위험 프리미엄을 끌어올린다. 월가에서는 이번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보다는 변동성 장세의 한 국면으로 평가한다. 관세, 연준 독립성, 지정학 이슈가 번갈아 시장을 자극하는 환경에서 지수는 '상승'보다 '흔들림'에 더 취약한 구조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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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철회'에 월가 급반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