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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K-뷰티 ⑤] 기후 맞춤 제형·더마 공략 '초현지화'로 돌파⋯이니스프리·클레어스의 성공 방정식
- 베트남에서 한국 화장품은 '가장 갖고 싶은 브랜드'인 동시에 '가장 쉽게 위조되는 브랜드'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 모순적인 위상 속에서 K-뷰티는 기회와 위기의 경계에 서 있다. 한국은 베트남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그 뒤를 유럽 23%, 일본 17% 등이 쫓고 있다), '한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팔리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K-뷰티는 이제 '한국 브랜드'라는 이름값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K-뷰티가 여전히 강력한 이미지 자산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새롭고, 효과 좋으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좋은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형과 자연에서 얻은 성분,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포장, K-드라마와 K-팝이 지닌 매력은 베트남 Z세대로부터 뚜렷한 호감을 얻고 있다. 여기에 높은 품질에도 알맞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손에 넣고 싶은 합리적 제품'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는 거의 유일한 국가 브랜드다. 실제로 이니스프리, 라네즈, 디어, 클레어스, 스킨1004 등은 베트남 소비자 사이에서 '믿고 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한국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쇼피몰(Shopee Mall)이나 하사키(Hasaki) 같은 공식 유통 채널에서 안정된 판매고를 올리며 K-뷰티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을 모든 한국 브랜드가 누리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이면에는 실패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한때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던 이글립스(Eglips), 머지(Merzy) 같은 일부 색조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만 의존하다 제품력과 유통 전략의 허점을 드러내며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 브랜드'를 내세우며 시장을 흐리는 경우다. '하나유키(Hanayuki)'는 한국 기술로 만들었다고 알리며 자외선 차단 지수(SPF)를 허위로 광고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과학으로 증명된 자료 없이 효능을 과장한 사실이 드러나자 베트남 당국이 퇴출시켰다. '응언 코리아(Ngan Korea)'의 밀수 문제 또한 현지 언론이 보도해 K-뷰티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이런 사건들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가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경계심과 K-뷰티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남기는 계기가 됐다. 위기의 K-뷰티, 생존 해법은 '초현지화' 생존의 열쇠는 '초현지화(Hyper-localization)' 전략에 있다. 이는 단순히 언어만 바꾸는 차원을 넘어, 베트남 소비자의 피부 특성, 덥고 습한 기후, 문화적 감수성, 가격 수용 범위, 디지털 사용 행태까지 두루 고려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을 뜻한다. K-뷰티 자외선 차단제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베트남의 기후 특성에 맞춰 끈적임 없이 가벼운 제형을 개발하고, 피부 관리 기능을 더해 현지화에 성공하며 하나의 큰 시장을 차지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자연주의'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기후에 맞는 가벼운 제형의 수분 크림과 자외선 차단제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쇼피몰과 하사키에 동시 입점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점을 모두 확보하고, 현지에서 공병 수거 캠페인 같은 친환경 활동을 펼치며 브랜드 호감도를 높였다. 단순히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베트남 소비자와 교감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 성공 방정식이었다. 중소 브랜드인 '디어, 클레어스'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은 베트남에서 빠르게 크고 있는 민감성 피부 시장을 겨냥해 '무향', '비건', '저자극'을 앞세운 더마 화장품 전략을 펼쳤다. 특히 신뢰도가 중요한 더마 화장품이 하사키나 약국 채널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파고들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믿음을 쌓으며 입소문만으로 성장을 일궈냈다. '공식 인증'과 '현지 파트너십'…신뢰가 먼저다 K-뷰티가 베트남 시장에서 가품 위험을 넘어 꾸준히 성장하려면 '공식 한국 브랜드'임을 모든 접점에서 증명해야 한다. 진출 방식 또한 신중히 골라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처럼 현지 법인을 세우는 '직접 투자'는 브랜드 통제력이 높은 대신 초기 비용과 위험 부담이 크다. 대부분의 중소·중견 브랜드가 택하는 '공식 유통사 파트너십'은 위험 부담이 적지만 파트너 역량에 크게 의존한다. 가격 통제가 불가능하고 위조품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단순 수출'이나 '그레이 마켓' 유통은 길게 보면 브랜드 가치를 해칠 수 있다. 믿을 만한 공식 유통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은 기본이며, 정품 인증 QR코드 도입, 현지 법인 운영, 베트남어 고객센터 구축 등 여러 방면의 노력을 통해 '진짜'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또한 베트남 보건부의 광고 심의, 라벨링, 성분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증명하는 제품 정보 파일(PIF)과 시험 성적서를 갖추는 것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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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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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K-뷰티 ⑤] 기후 맞춤 제형·더마 공략 '초현지화'로 돌파⋯이니스프리·클레어스의 성공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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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21,057·S&P500 6,363 '사상 최고'⋯AI發 훈풍 속 다우는 하락
-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알파벳의 호실적에 힘입어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반면 전통 산업 비중이 높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IBM 등 일부 기업의 실적 부진 여파로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08% 오른 6,363.87에, 나스닥 지수는 0.19% 상승한 21,057.96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 모두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AI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이 기술주 전반의 상승을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다우 지수는 0.69% 내린 44,698.21로 마감했다. 핵심 사업인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이 실망스러웠던 IBM 주가가 7% 넘게 급락하고, 2분기 연속 자동차 매출이 감소한 테슬라가 8%대 하락한 것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방문 등 정치적 변수와 미국-EU 간 무역 협상 추이 등을 주시하며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AI만 웃었다…사상 최고치 이면의 '불편한 진실' 24일 뉴욕증시는 'AI 낙관론'과 '실물경제 불안감'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알파벳의 호실적을 발판 삼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환호했지만, 다우 지수는 IBM과 테슬라의 동반 부진에 발목 잡히며 뒷걸음질 쳤다. 시장 전체가 아닌 AI라는 특정 테마가 이끄는 '절반의 성공'이자, 화려한 지수 이면에 도사린 불안 요소를 명확히 드러낸 상징적인 하루였다. AI, '돈이 되는 기술'을 입증하다 이날 시장의 영웅은 단연 알파벳이었다.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은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던 AI 투자가 단순한 '꿈'이 아닌 '돈'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알파벳의 실적은 '모든 AI 투자가 견고한 투자수익률(ROI)로 이어질 것인가' 또는 '이 추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시장의 끊임없는 질문에 좋은 순풍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알파벳의 성과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호실적을 넘어, AI 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AI 주자들의 동반 상승은 이러한 시장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AI가 만들어낼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넘어, 재무제표에 찍히는 구체적인 숫자를 확인하며 안도하고 있다. 기술주 환호 뒤, 제조업의 그늘 하지만 축포는 일부 기술주 진영에서만 터져 나왔다. 시장의 다른 한편에서는 경고음이 울렸다. 다우 지수를 끌어내린 주범은 한때 '컴퓨터 제왕'으로 불렸던 IBM이었다. 핵심 소프트웨어 부문의 매출 부진은 IBM이 최신 기술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테슬라 역시 2분기 연속 자동차 매출이 줄고, 정부 지원 삭감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8% 넘게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몇 분기 동안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통이 예상보다 깊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의 랠리가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 개선이 아닌, AI라는 특정 섹터에 의해 주도되는 '편중된 강세장'이라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월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하니웰, 부진한 수요에 3분기 대규모 손실을 예고한 아메리칸 항공의 사례는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무역 협상, 경제, 인플레이션 추세, 그리고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대해 낙관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이 낙관론은 AI라는 좁은 영역에 국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성장 기대감과 거시경제 위험의 충돌 시장은 이제 AI가 제공하는 '성장의 기회'와 무역 분쟁,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거시적 위험'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미국과 EU의 무역 협상 진전 소식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은 여전히 최대 변수다. 로스 메이필드는 "만약 행정부가 8월 1일에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모든 국가에 대해 관세를 인상할 만큼 대담하다고 느낀다면, 이는 시장에 위험 회피 현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관세 폭탄'의 위험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여기에 20년 만에 이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본부 방문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지피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안갯속 증시, AI 편중 랠리의 향방은? 뉴욕증시는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했지만, 동시에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린 안갯속을 항해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라는 지표에 취하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균열의 징후들을 냉철하게 읽어야 할 때다. AI의 열풍이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며 경제 전반의 체력을 끌어올릴지, 아니면 거시적 악재에 발목 잡혀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지, 시장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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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21,057·S&P500 6,363 '사상 최고'⋯AI發 훈풍 속 다우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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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연고점 찍고 강보합⋯한미 통상협의 연기에 상승폭 축소
- 코스피가 24일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으나 한미 간 '2+2 통상협의' 연기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폭을 반납,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68포인트(0.21%) 오른 3,190.45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미·일 무역협상 타결과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 힘입어 3,237.97까지 상승했으나,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통상협상이 미뤄졌다는 발표에 상승세가 꺾였다. 코스닥은 0.45% 하락, 원/달러 환율은 12.6원 내려 1,367.2원에 마감됐다. [미니해설] 코스피, 장중 연고점 찍고 강보합 마감…한미 통상협의 연기 소식에 '숨 고르기' 24일 코스피가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한미 간 예정된 통상협의가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전반적으로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과 기업 실적 호조에 반응했으나, 외교 일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압박한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6.68포인트(0.21%) 오른 3,190.45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전장 대비 25.66포인트(0.81%) 상승한 3,209.43으로 출발한 뒤, SK하이닉스의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발표와 전날 미국과 일본 간 무역협상 타결 소식에 힘입어 3,237.97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오전 중 기획재정부가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2+2 통상협의'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연기됐다"고 발표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의 연기가 한국 측에 불리한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측에서 일방적으로 협의 연기를 통보하면서 시장에 불안감을 키웠다"며 "일각에서는 숨 고르기 구간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긴장감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대형 기술주가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0.60% 하락한 66,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장중 279,000원까지 상승했으나 0.19% 오른 26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미반도체는 1.74% 하락했다. 자동차주는 미·일 무역합의 영향으로 전날 급등했던 여파가 반영되며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전일 7.51% 급등한 뒤 이날 2.03% 하락했고, 기아 역시 1.04% 내렸다. 이와 달리 2차전지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9.36% 급등했고, 삼성SDI도 3.09% 상승했다. 바이오주 가운데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2.26%), 셀트리온(0.33%) 등이 소폭 상승했다.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41% 강세를 보였다. 금융주는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KB금융(1.65%), 신한지주(1.76%), 우리금융지주(0.99%), 하나금융지주(0.22%) 등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다. 코스닥은 장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하락세로 전환해 전일 대비 3.67포인트(0.45%) 하락한 809.89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중 816선을 웃돌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코스피 하락 전환에 영향을 받아 하락 마감했다. 환율은 전반적인 위험선호 심리 회복과 무역협상 낙관론 속에 크게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6원 내린 1,367.2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373원대까지 내렸다가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 달러화는 전날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미국이 EU와 15% 수준의 관세 협상을 타결 직전까지 진전시켰다는 소식과,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의 무역 협상 마무리 소식 등이 위험선호를 자극했다. 중국과의 고위급 협상도 예정돼 있는 가운데, 외신은 다음 주 무역 합의의 윤곽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미국이 정한 상호관세 발효 시점인 8월 1일을 앞두고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예정대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며, 무역·산업·외교 분야 고위급 협의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통상협의 재개 시점과 협상 성과에 따라 수출주를 중심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기준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코스피 조정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단기 급등에 대한 숨 고르기로 해석되는 가운데, 기업 실적과 정책 기대감이 이어지는 한 시장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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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연고점 찍고 강보합⋯한미 통상협의 연기에 상승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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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5)] 대기질 개선의 역설⋯도시 폭염,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
- 스모그와 안개를 유발하는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 수치 감소가 오히려 도시의 폭염을 급증시킨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폭염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의외의 요인이 숨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어스닷컴과 뉴사이언티스트가 보도했다. 폭염의 주요 원인이 온실가스뿐만이 아니라, 최근 수십 년간 급격히 줄어든 '대기 중 에어로졸(미세 입자)'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도시 폭염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인구 밀집 지역에서 에어로졸의 영향력이 온실가스보다 최대 2.5배 더 컸다"며 "청정한 공기가 오히려 지역적 폭염 노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 깨끗해질수록 더 더워지는 도시 연구진은 1920년부터 현재까지의 에어로졸 농도 변화를 전 지구 기후모형(Global Climate Model)을 통해 분석한 결과, 과거에는 에어로졸이 태양 복사를 반사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으로 열기를 일부 막아주는 '자연의 그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전 세계적인 규제 강화로 에어로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 '차단막'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폭염은 단순히 온도가 높은 날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 정의한 폭염은 한 지역의 따뜻한 계절 중 최고 기온 상위 10%에 해당하는 날이 3일 이상 연속되는 경우다. 이러한 극한 날씨는 건강 위험은 물론 전력망 부담, 기반시설 파손 등 도시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한다. "우리는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었다" 연구를 이끈 기타 퍼사드(Geeta Persad) 교수는 "에어로졸 감소가 단기적으로 건강에는 이롭지만, 폭염 노출의 급격한 증가라는 위험을 동시에 가져왔다"며 "우리는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은 상태"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감소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80년에는 전 세계 폭염 일수가 연평균 약 40일에서 110일로 거의 세 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지역으로는 서유럽,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미 등 인구밀집도가 높은 저위도권 지역이 지목됐다. 특히 서유럽은 20세기 후반까지 높은 에어로졸 농도가 폭염을 차단해 왔으나, 최근 규제에 따라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연구진은 앞으로 25년 내 서유럽 도심 지역에서 연간 폭염일이 최대 40일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어로졸과 온실가스, 닮은 듯 다른 속성 에어로졸과 온실가스는 모두 화석연료 연소 등에서 발생하지만, 기후에 미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수십 년에서 수세기까지 남아 지구 전역에 영향을 주는 반면, 에어로졸은 몇 주 내로 지역 대기에서 사라지고 영향도 국지적이다. 이로 인해 에어로졸 감소의 효과는 빠르게 체감되며, 특히 도시권의 열악한 인프라와 맞물릴 경우 그 피해는 더 크다. 오염 되돌릴 수는 없어…폭염 대응책 시급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오염을 허용하자'는 메시지가 되어선 안 된다"며 "에어로졸은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유해 물질로, 규제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정 공기가 폭염을 동반할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도시 인프라의 내열 설계 강화 ▲냉방 취약계층 지원 확대 ▲냉방센터 등 공공 피난 공간 확보 ▲기상 경보 체계 고도화 등을 포함한 통합적인 폭염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서한(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폭염 대응이 더는 '기후변화의 부수 효과'가 아닌, 독립적이고 선제적인 도시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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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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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5)] 대기질 개선의 역설⋯도시 폭염,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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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 눈앞⋯S&P500 사상 최고치, 나스닥 첫 2.1만 돌파
- 뉴욕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507.85포인트(1.14%) 오른 45,010.29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8% 오른 6,358.91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1% 오른 21,020.02로 마감해 사상 처음으로 2만1,000선을 돌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 15% 상호 관세를 포함한 '대규모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유럽연합과도 유사한 수준의 협상 타결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에 따라 시장은 주요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이 광범위하게 진전될 것이란 기대감에 들떴다. 특히 GE 버노바, 엔비디아, 테슬라 등 핵심 종목이 상승을 주도했다. GE 버노바는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14.6% 급등했고, 엔비디아는 2.25% 오르며 기술주 강세를 이끌었다.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테슬라도 상승세를 보였다. S&P500 지수 내 42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량도 최근 20일 평균을 웃돌며 활황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향후 발표될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PMI 지표, 주요 기술주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미니해설] 트럼프式 관세 외교, 월가에 투자 신호…증시는 왜 연일 최고치인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이 다시 월가의 투자심리를 움직이고 있다. 무역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지만, 시장은 이를 위험보다는 협상의 카드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과의 15% 관세 합의 발표 이후, 유럽연합(EU)과의 협상도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는 "트럼프의 관세 전략은 지금까지 수입을 늘리고,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도 유도했다. 시장이 걱정했던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부정적 결과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벌써 12번째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EU가 일본과 유사한 관세 구조의 무역 협정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으며, 자동차와 제조업 중심의 수출국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합의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력·AI 수요가 상승 주도…GE·엔비디아 강세 실적과 수요 전망이 맞물리며 기술주와 산업주가 동반 상승했다. 전력 장비 제조업체인 GE 버노바는 AI 및 암호화폐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로 인한 전력 소비 급증 전망을 기반으로 14.6% 급등했다. GE는 실적 호조와 함께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연초 이후 주가가 80%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2.25% 상승하며 AI 관련 기대감을 다시 반영했다. 반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아날로그 칩 수요 둔화와 관세 불확실성 우려로 13% 급락했다. 이 여파로 NXP, 아날로그디바이스, 온세미컨덕터 등 동종 업종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의료기기 제조업체 서모 피셔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9% 이상 급등했다. 감자 가공업체 램 웨스턴도 실적 호조와 함께 연간 2억5000만 달러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며 16% 올랐다. "日 경제에는 역풍"…UBS는 0.4%포인트 성장 하락 전망 일본과의 관세 합의는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UBS의 고바야시 치사 애널리스트는 "15% 관세는 수출기업의 이익 감소를 유발하며, 설비투자 및 소비 위축으로 연간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그는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빨라도 2026년 중반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협상이 단기적인 불확실성은 줄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 압박을 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적 시즌 돌입…투자심리는 여전히 견고 시장은 테슬라와 알파벳 등 주요 기술주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품고 있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와 함께 CEO 일론 머스크의 컨퍼런스콜 메시지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클 그린 심플리파이자산운용 전략가는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이번 분기 실적은 투자자들의 현실적 판단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포지수(VIX)는 5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두 배 이상 앞질렀고, S&P500 지수 내에서는 50개, 나스닥에서는 96개의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편, 6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며 부동산 시장의 약세를 드러냈다. 시장은 다음날 발표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S&P 글로벌의 제조업·서비스업 PMI 속보치로 경제 흐름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58% 수준이다. 경제 지표와 실적 발표, 통상 협상의 삼중 변수 속에서도 월가는 강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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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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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 눈앞⋯S&P500 사상 최고치, 나스닥 첫 2.1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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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AI가 금융 사기 위기 촉발⋯신원 인증 시스템 무력화됐다"
- 샘 올트먼 오픈AI(Open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이 악용될 경우 세계는 심각한 '사기 위기(fraud crisis)'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음성 기반 인증 시스템이 이미 AI에 의해 무력화됐으며, 현실과 구별되지 않는 영상 사기까지 곧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고 CNN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올트먼 CEO는 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최한 공개 토론회에서 "음성 인식만으로 거액 송금이 가능한 금융기관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AI는 비밀번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원 인증 수단을 이미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미국 주요 금융기관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트먼은 "이제 AI 음성 복제본, 그리고 결국에는 비디오 복제본도 사람을 사칭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점점 '현실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며 이를 검증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올트먼과 토론 진행한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그것은 우리가 협력을 고려할만한 사항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현재는 음성 사기로 시작했지만, 머지않아 영상 통화와 페이스타임(FaceTime) 영상까지 현실과 구별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오픈AI는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지 않지만, 전 세계가 반드시 직면해야 할 도전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원 진위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로 '휴먼 증명(Proof of Human)' 기능을 내세운 '오브(The Orb)'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AI가 만든 디지털 혼란 속에서 진짜 인간임을 확인하는 수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브(The Orb)'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진짜 인간' 식별을 위한 생체인증 장치이자, 세계 디지털 신원 인증 프로젝트 '월트코인(Worldcoin)'의 핵심 기술이다. 이 장치는 개인의 홍채를 스캔해 생물학적 고유성을 바탕으로 ‘한 사람당 하나의 디지털 ID’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날 올트먼 CEO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곧 공개할 예정인 'AI 행동 계획(AI Action Plan)'을 앞두고 이뤄졌다. 오픈AI는 해당 정책 문서에 대해 자문을 제공했으며, 최근 미 의회 주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미국 워싱턴 D.C.에 약 30명 규모의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으로, 정책 입안자 대상 교육과 AI의 경제적 영향 분석, 기술 체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AI 사기 경고, 현실이 되고 있다 올트먼의 우려는 과장이 아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AI 음성·영상 복제 기술을 이용한 사기 시도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다수의 부모가 자녀의 목소리를 사칭한 AI 전화를 받고 금전을 요구받는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의 음성을 AI로 복제한 사기범이 외국 외교장관과 주지사, 연방의회 의원에게 연락을 취했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올트먼은 "사이버 공간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AI가 새로운 사기 형태를 촉발할 것"이라며 "AI 슈퍼지능(superintelligence)이 인간의 방어 역량을 앞지르기 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미국 전력망을 공격하거나 생물학적 무기를 생성하는 등 현실적인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AI가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사회적·제도적 대응은 이에 비해 매우 느리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영향? "아무도 모른다" 일자리와 관련해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올트먼은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술이 워낙 복잡하고 새로운 만큼, 지금의 모든 예측은 추측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직종은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직업도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100년 후에는 지금의 '일'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수도 있다"며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일하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위한 '게임 같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AI가 의료, 법률, 건설 등 실질적 노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이날 자사의 첫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니 채터지(Ronnie Chatterji)가 작성한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AI를 전기, 트랜지스터 같은 경제사적 전환 기술로 평가하며, 챗GPT가 전 세계 5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도구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 사용자 중 20%는 챗GPT를 '개인 튜터(가정교사)'로 사용 중이며, 사용자 절반 이상은 18~34세로 장기적인 노동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채터지 박사는 향후 1년간 하버드대 제이슨 퍼먼 교수,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박사와 함께 AI의 고용 및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분석할 계획이다. 관련 연구는 워싱턴 D.C. 신설 오피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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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AI가 금융 사기 위기 촉발⋯신원 인증 시스템 무력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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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상환청구권·설명서 공시 의무화해야"
-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자의 상환청구권을 명문화하고, 상품설명서 공시와 발행인 인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은 인가 또는 등록된 법인으로 제한해야 하며, 지급수단 외 통화기능을 억제하기 위해 이자 지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니해설] "스테이블코인 상환청구권 보장해야"…제도권 편입 위한 투자자 보호 논의 본격화 국내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입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황세운 자본시장연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안정성과 사용자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며 다양한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가장 핵심적인 제언은 투자자의 상환청구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자가 발행인에게 보유한 코인에 대해 액면가 기준으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법률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발행인의 재무 건전성 악화나 파산 시에도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핵심적인 안전장치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황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상품설명서 공시 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코인의 구조, 리스크, 담보 자산 현황 등을 투명하게 제공하고, 중대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금융당국이 발행인의 인가 취소나 영업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화 방식에 대해서는 단순 등록제가 아닌 인가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발행은 자격 요건을 충족한 사업자에 한해 인가를 통해 허용하고,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은 해당 법인이 국내 법률에 따라 인가 또는 등록된 경우에만 인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황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지급결제 수단을 넘어 통화 대체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이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게 될 경우, 이는 실질적인 예금 기능을 하게 되고 결국 금융시장의 통화정책 전달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법적으로 이자 지급을 금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김갑래 선임연구위원은 테더(USDT)의 국내 유통 구조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테더는 미국 등 주요국 거래소에서는 유통 비중이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규모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원화 주권이 약화되고, 자금세탁 및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의 사례를 인용하며,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 시 중개업자의 손실보전 책임 규정을 포함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23년 전자결제수단등거래업자(EPIESP) 제도를 도입해, 해당 중개업자가 손실 보전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만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을 허용하고 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규제에 따르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을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국내 금융당국도 테더 이용자들에게 위험성을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규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국내 규제 체계의 정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미국은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입법안 '스테이블코인 법안'과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키며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규제를 이미 도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산 시대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제도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균형 잡힌 시각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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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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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상환청구권·설명서 공시 의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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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EU·인도간 무역협상 난항조짐에 3거래일째 하락
-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의 무역협상이 난항을 보여 관세전쟁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유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째 하락세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5%(99센트) 하락한 배럴당 66.21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0.9%(62센트) 내린 배럴당 6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기한이 8월1일로 임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그렇게 멀지 않은 시기에' 중국을 방문할 의향을 나타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폭스비지니스에서 오는 28~29일 스웨덴에서 중국과의 장관급 협상을 개최한다고 언급했지만 다른 나라와 지역과의 협상에 관해서는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무역상대방과의 협상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날 인도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EU와 합의에 이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EU는 미국에 대한 보복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원유선물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무역협상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이 가질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조 드라우라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는 "8월 1일 관세 시한은 유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촉매제 중 하나"라며 "올해 4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는 공급 과잉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는 유가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IG마켓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달러 약세에 따른 지지 효과와 상쇄되면서 유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핵개발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25일 영국, 프랑스, 독일과 차관급 협상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협상 내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와 관세협상 불확실성 등에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1.1%(37.3달러) 오른 온스당 34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장중 한때 3447.5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6월중순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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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EU·인도간 무역협상 난항조짐에 3거래일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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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에 3,170선 후퇴⋯삼성전자 2.6% 급락
- 22일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밀려 3,17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87포인트(1.27%) 하락한 3,169.9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8.72포인트(1.06%) 내린 812.97로 마감했다. 장 초반 외국인 매수에 상승했던 삼성전자(-2.65%)는 하락 전환했고, SK하이닉스(-1.47%), 한미반도체(-2.37%)도 함께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0.76%) 등 일부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0.4원 내린 1,387.8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미니해설] 외국인·기관 매도에 코스피 1.27% 하락…'차익 실현'에 발목 잡힌 증시 22일 국내 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밀리며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장 초반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과 매도세 확대로 하락 전환하며 1% 넘게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0.87포인트(1.27%) 하락한 3,169.94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8.72포인트(1.06%) 내린 812.97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코스피는 3,220선을 돌파하며 지난 11일 기록한 연고점(3,216.69)을 넘기도 했으나, 고점 부담 속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되며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다. 이날 증시의 하락 전환은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성격이 짙은 매도가 결정적이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6,305.60, 20,974.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낙관론이 번졌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연이은 급등에 대한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장 초반 외국인 매수세에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2.65%)는 이내 하락 전환했고, SK하이닉스(-1.47%), 한미반도체(-2.37%)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76%), 삼성바이오로직스(0.2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33%) 등 일부 시총 상위 종목은 상승 마감했다. 금융주 역시 하락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KB금융(-0.35%), 하나금융지주(-0.76%), 신한지주(-1.16%) 등 주요 금융주가 하락했으며, 현대차(-1.20%), 기아(-1.51%) 등 자동차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장보다 0.69포인트 내린 3,210.12로 출발한 뒤, 곧바로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폭을 키워 한때 3,220.27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세지며 지수는 다시 3,2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코스피가 현재 컨센서스 대비 올해 영업이익이 10% 낮아진다고 가정할 때 적정 수준은 3,140포인트"라며 "과거 상승장에서 이를 상회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코스피의 고점은 3,500포인트까지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수가 과도하게 고평가된 것은 아니며, 일부 종목에서 순환매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환율은 0.4원 내린 1,387.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전일 종가보다 5.2원 낮은 1,383.0원에 출발했으며, 이후 엔화 강세와 위험 선호 회복세에 따라 낙폭을 일부 줄였다.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엔화 강세로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의 긍정적 흐름과 안정된 환율이라는 우호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고점에 대한 부담과 차익 실현 물량이 시장을 끌어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과도한 위축으로 해석될 필요는 없으며, 중기적인 상승 흐름 속 일시적 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단기간 내 3,200선을 넘나드는 만큼, 향후 방향성은 실적 시즌의 실제 성과와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 기조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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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에 3,170선 후퇴⋯삼성전자 2.6%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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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예금자보호 한도 9월부터 1억 원으로 상향⋯24년 만의 개편
- 오는 9월 1일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등 6개 대통령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상향 조치는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보호 대상은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금융투자회사, 상호금융 등 모든 업권에 적용된다. 예·적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은 가입 시점과 무관하게 원리금 포함 1억 원까지 보호되며, 퇴직연금과 사고보험금 등도 별도 한도로 1억 원까지 보호받는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관리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후속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미니해설] "1억 원까지 안심 예치"…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의 의미와 과제 오는 9월부터 예금자 보호 수준이 크게 강화된다. 22일 금융위원회는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을 포함한 6개 대통령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9월 1일부터 예금자 보호한도가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된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이후 24년 만의 조치로, 장기화된 저금리·고위험 금융환경 속에서 예금자의 재산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정책 변화로 평가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은행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는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금융투자업권은 물론,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조합들도 개별법에 따라 보호한도가 동시에 1억 원으로 상향된다. 이에 따라 파산 등으로 금융회사가 예금 지급이 어려워질 경우, 예금자는 1억 원까지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보호 대상 상품은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한정된다. 예·적금, 정기적금, 보통예금 등은 가입 시점과 무관하게 1억 원 한도 내에서 보호된다. 반면, 펀드나 변액보험 등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상품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편, 사회보장적 성격을 고려해 별도 한도로 보호되는 퇴직연금, 연금저축, 사고보험금 등도 기존의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된다. 즉, 일반 예금과는 별도로 각 항목당 1억 원까지 보호가 가능해져, 실질적인 보호 한도는 더욱 넓어진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치로 인해 "예금자들의 재산 보호가 보다 두터워지고,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강화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보호 한도를 넘기지 않기 위해 여러 금융회사에 예금을 분산해 예치하던 소비자들의 불편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당국은 보호한도 상향으로 인한 금융시장 내 자금 이동에 따른 리스크 가능성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특히 예금자들이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금융회사가 유동성이나 건전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예수금 잔액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2금융권의 자금 유입이 고위험 대출이나 부실 투자로 이어지지 않도록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고위험 여신 관리 지침을 재정비하고, 리스크 집중 업권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 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도 본격화된다. 예금 보호 대상 상품이 통장이나 모바일 앱에서 명확히 표시되고 있는지 업계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보호 범위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예금보험기금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예금보험료율 개편도 추진된다. 새 요율은 금융회사들의 부담을 고려해 2028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예금보험료율 조정은 보험기금의 재원 확충과 제도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예금보호한도 상향은 국민 자산의 안전판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제도 개편이다. 동시에 이는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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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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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예금자보호 한도 9월부터 1억 원으로 상향⋯24년 만의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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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사상 첫 '6300 시대' 개막⋯실적 기대감이 관세 우려 압도
-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강한 기대감에 힘입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6,300선 위에서 장을 마쳤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들의 주도와,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투자심리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63포인트(0.15%) 오른 6,306.42에 마감하며 '6,300 시대'를 열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82.99포인트(0.40%) 상승한 20,978.64로 마감하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08포인트(0.01%) 소폭 하락하며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이목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쏠렸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애플, 아마존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앞서 버라이즌은 연간 이익 전망 상향에 힘입어 주가가 5%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LSEG I/B/E/S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2분기 이익은 전년 대비 평균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 중 85% 이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와 EU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30%의 관세를 예고했음에도, 무역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를 떠받쳤다.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이 EU와의 협상 타결에 자신감을 내비친 점도 관세 공포를 일부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22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과 주 후반 발표될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및 7월 사업활동지수를 통해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전망이다. [미니해설] 사상 최고치 랠리, 무엇이 떠받치고 있나…'낮아진 눈높이'와 '빅테크 편중'의 명암 뉴욕증시가 마침내 S&P 500 지수 6,306.42라는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위협이라는 '공포의 벽' 앞에서 주춤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시장은 '기업 실적'이라는 단단한 사다리를 밟고 기어이 벽을 넘어섰다. 하지만 사다리가 놓인 지반은 여전히 불안하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화려한 숫자 뒤에는 짙은 안갯속에 가려진 잠재적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의 낙관론은 과연 지속 가능한지, 그 이면을 들여다볼 때다. 엔진이 된 '매그니피센트 7' 실적 시장의 상승 동력은 명확하다. 대형 기술주의 주도, 강력한 실적 기대감, 그리고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덜할 것이라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시장은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거대 기술주들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다. 팩트셋의 존 버터스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 7이 2분기에 14%의 이익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나머지 493개 S&P 500 기업은 3.4%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압도적인 실적 차별화가 소수의 기술주로 자금을 쏠리게 만들며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헤인린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대체로 이전 분기의 가이던스를 충족하거나 상회했으며, 기업 이익이나 소비자 지출에서 어떠한 저하도 보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지하실 창문"…낮은 기대치가 부른 낙관론 이번 랠리의 가장 큰 동력은 역설적이게도 시장의 '낮은 눈높이'에서 나왔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현재 상황을 "지하실 창문에서 떨어져 다치는 일은 드물다.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기 때문에, 결과는 예상보다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묘사했다. 경기 둔화와 관세 전쟁의 공포 속에서 투자자들이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은 가뭄의 단비처럼 시장에 강력한 상승 에너지를 공급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가 씨티그룹을 "가시적인 구조조정 효과뿐만 아니라 양호한 매출 성장을 보이는 기업"이라며 최선호주로 꼽은 대목은, 불확실한 시대에 투자자들이 얼마나 확실한 성장 스토리에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준다. 안갯속 관세 협상과 연준의 입 시장이 실적이라는 사다리를 오르는 동안, 사다리를 뒤흔들 수 있는 관세 위협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트럼프 행정부가 8월 1일부터 멕시코와 EU산 수입품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이 "8월 1일 이후에도 각국이 우리와 대화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여지를 남긴 발언이 시장의 불안감을 일부 잠재웠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발언에서 '최악의 파국은 피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도감을 얻었다. 샘 스토벌 전략가는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시장이 모든 손실을 회복하면 평균적으로 약 10% 추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S&P 500 지수가 6,6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평온이 안일함으로"…랠리 뒤의 경고음 이러한 낙관론의 이면에는 짙은 경계심이 자리 잡고 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 전략가는 "평온이 순식간에 안일함으로 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현재의 '평온'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화요일(22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연설을 비롯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GDP 데이터, 그리고 관세 시한이라는 굵직한 변수들 앞에서 "작은 예상 밖의 변수라도 급격한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성과는 본 게임에 앞선 전초전의 성격이 짙다. 뉴욕증시는 실적 호조라는 달콤한 과실을 맛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다. 이번 주부터 이어질 알파벳, 테슬라, 아마존 등 '매그니피센트 7'의 성적표는 지금의 랠리가 신기루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대의 서막인지를 판가름할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이 '지하실 창문'이 아닌 '고층 빌딩의 창문' 너머를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기업들이 과연 그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을지 시장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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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사상 첫 '6300 시대' 개막⋯실적 기대감이 관세 우려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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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200선 돌파⋯반도체·2분기 실적 기대에 상승세 지속
- 코스피가 21일 장중 3,20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74포인트(0.71%) 오른 3,210.81에 마감하며 3,200선 안착에 성공했다. 반도체주 강세가 지수를 견인한 가운데, 삼성전자(1.04%), SK하이닉스(1.30%), LG에너지솔루션(2.64%) 등이 상승했다. 코스닥도 0.12% 상승한 821.69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388.2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3,200선 돌파…반도체·2분기 실적 기대에 상승세 지속 21일 국내 증시가 장중 3,200선을 돌파하며 뚜렷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회복 기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74포인트(0.71%) 오른 3,210.8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3,211.14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으며, 종가 기준으로도 3,200선을 유지했다. 코스닥은 1.02포인트(0.12%) 상승한 821.69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세는 대형 반도체주가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4% 오른 67,800원에 마감했으며, SK하이닉스는 1.30% 상승한 272,500원을 기록했다. 한미반도체도 1.03%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손익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과 기대 심리가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습"이라며 "3분기부터는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반등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2.64%),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7%), KB금융(1.41%), 하나금융지주(0.44%), 우리금융지주(0.40%) 등이 상승 마감했다. 셀트리온도 0.44% 올랐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4%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자동차주는 대체로 약세였다. 현대차(-0.71%), 기아(-0.50%), 현대모비스(-1.32%)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함께 일부 공급망 불확실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전일 대비 7.42% 오른 91,200원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91,800원까지 오르며 8.13%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뛰어'가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주간 차트 1위에 오른 데 따른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YG엔터는 지난 19일 "블랙핑크의 '뛰어'가 17일자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글로벌' 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일간 차트에서는 12일부터 17일까지 6일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환율도 안정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8원 하락한 1,388.2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1,390.4원까지 내려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7월 기준금리 인하가 합리적"이라고 재차 언급하면서 달러 약세가 진행된 영향이다. 다만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7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5.3%에 달한다. 이에 따라 환율은 1,390원대 초반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해외 증시는 전일 혼조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최소 15%의 관세 부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위험회피 심리가 자극됐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0.32%, 0.01% 하락했고, 나스닥은 0.05% 상승에 그쳤다. 국내 증시는 이러한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요 상장사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순환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회복 기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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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200선 돌파⋯반도체·2분기 실적 기대에 상승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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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성장률 반등 속 '신중한 완화 기조' 유지
- 중국 인민은행이 21일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간주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1년물 LPR은 3.0%, 5년물 LPR은 3.5%로 각각 유지된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지난 5월 소폭 인하 이후 연속 동결된 셈이다. 인민은행은 주요 상업은행들의 금리를 종합해 매월 LPR을 결정한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5.2%로 시장 예상을 상회했으나,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니해설] 중국, LPR 금리 동결…경기 회복세 속 '신중한 통화정책' 유지 중국이 21일 발표한 대출우대금리(LPR)를 예상대로 동결하며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물 LPR을 3.0%, 5년물 LPR을 3.5%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지난 5월 LPR을 0.1%포인트 인하한 이후 두 달 연속 동결이다. 중국의 LPR은 명목상 기준금리와 별개로 운용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시장의 대출금리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조달비용과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해 제출한 금리를 기반으로 인민은행이 이를 종합해 발표한다. 오랫동안 기준금리가 변동 없이 유지돼온 만큼, LPR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해왔다. 이번 동결 결정은 최근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5.2%로 시장 전망치(약 5.0%)를 웃돌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전체 성장률도 5.3%로,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5%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최근의 성장세 회복과 5월의 금리 인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당국이 금리 조정을 서두를 이유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중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내수 경기와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미미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LPR을 각각 0.25%포인트, 0.1%포인트 인하한 바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 국면에 머물러 있다. 대형 건설사의 채무불이행과 미분양 증가, 소비심리 위축 등이 맞물리며 주택 구매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5년물 LPR은 주택담보대출 기준 금리로 활용되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인하 여지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라는 외생 변수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관세전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규제 및 공급망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외부 압력은 중국의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은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단기적인 금리 조정보다는 유동성 관리와 시장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쩌우란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14일 상반기 금융정책 브리핑에서 “앞으로도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더 잘 이행할 것”이라며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고, 정책 실행의 강도와 리듬을 정밀하게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HSBC는 "상반기 성장률은 수출선 조기집행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측면이 있으며, 하반기에는 내수 회복 여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하반기 중 5년물 LPR에 대한 추가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정부가 LPR 이외의 부문에서 더 과감한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인프라 투자 확대, 지방정부 채무 구조조정, 소비진작 프로그램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등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른 부채 우려가 남아 있어 당국은 신중한 접근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의 금리 정책은 단순한 경기 대응 수단을 넘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의 구조개혁 의지와 장기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기능하고 있다. 연내 LPR 추가 인하 여부는 중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과 글로벌 경제 환경, 그리고 미중 관계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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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성장률 반등 속 '신중한 완화 기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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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4)]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 80년간 20% 더 파괴적⋯기후변화 영향 가시화
- 미국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Nor'easter)'가 지난 80년 동안 약 20% 더 강력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대기 중 수증기 보유량이 증가하면서, 이들 강력한 외열대성 저기압(Extratropical Cyclone)의 위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마이클 만 교수 연구팀은 기후 자료에 사이클론 추적 알고리즘을 적용해 1940년부터 현재까지 900건의 노이스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평균 강도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지만, 가장 강력한 상위 1% 폭풍의 경우 최고 풍속이 69mph(시속 약 111km)에서 74mph(약 119km)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단순한 풍속 상승에 그치지 않고, 약 20%의 파괴력 증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지난 7월 14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강력한 노이스터가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은 해안 침수, 눈 폭풍, 한랭 공기 유입 등 동부 해안 지역의 삶과 인프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노이스터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 자주 발생하며, 보스턴, 뉴욕, 워싱턴D.C. 등 인구 밀집 지역을 관통해 심각한 피해와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91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1993년 208명의 사망자를 낸 '세기의 폭풍(Storm of the Century)', 2010년의 '스노마게돈(Snowmageddon)', 2018년 1월의 폭설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이처럼 초강력 폭풍이 증가하는 배경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과 대기의 수증기 보유 능력 증가를 지목했다. 이는 더 많은 수분이 응축되어 강수량을 높이고, 폭풍의 에너지 공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더 강력한 북동풍은 미국 동부 해안 내륙 지역에서 겨울철 한파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북일리노이대 앨리슨 미카엘리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역사적 노이스터 추세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며, "동부 해안 지역의 해수면 상승 및 침수 위험이 실질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기후학자들은 북극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과 아열대 간 온도 차가 줄어들면서, 외열대성 저기압의 전체 빈도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강도 변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스토니브룩대학 해양대기과학부 에드먼드 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기후 모델이 예측한 시점보다 더 이른 시기에 강한 폭풍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래 폭풍 리스크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보고서 말미에서 "앞으로 1993년 '세기의 폭풍'이나 2010년 '스노마게돈'과 같은 초강력 노이스터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심각한 해일, 대설, 극단적 한파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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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4)]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 80년간 20% 더 파괴적⋯기후변화 영향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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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4조달러 시대 개막⋯트럼프 '지니어스 법' 서명에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신호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에 명확한 규제 틀을 마련함으로써,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를 본격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서명 직후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은 일제히 반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574조 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1개당 12만3천달러를 돌파했고,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지니어스 법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달러를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이는 인터넷 탄생 이후 가장 위대한 금융 기술 혁명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니어스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1:1로 같은 가치의 달러 현금이나 단기 미국 국채를 담보로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자산 공시 및 외부 감사 의무도 부과했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과 신뢰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은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켜 금리 하향 압력을 유도하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수세대에 걸쳐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니어스 법'은 단독 법안이 아닌, 가상화폐 관련 3대 패키지 법안 중 하나다. 이와 함께 통과된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 자산의 법적 정의와 규제 관할을 명확히 했고, 'CBDC 감시국가 방지법'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법안은 하원은 통과했으며, 상원에서 최종 처리만을 남겨두고 있다. 벤치마크 컴퍼니의 애널리스트 마크 팔머는 "규제 명확성에 대한 기대가 컸던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11월, 미 최대 거래소 FTX의 붕괴로 시가총액이 8000억 달러(약 1,114조 원)까지 추락했던 가상화폐 시장이 불과 2년 만에 5배 이상 회복한 셈이다.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들도 지니어스 법 제정에 따라 디지털 자산 사업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의 CEO들은 앞서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의사를 피력한 바 있으며, 현재 9조 달러(약 1경2545조 원)에 이르는 미국 퇴직연금(401k)의 가상화폐 투자 허용 행정명령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우려도 존재한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니어스 법은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민간 발행 화폐가 경제 권력을 소수 대형 기업에 집중시킬 위험을 경고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은 단순히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디지털 세계에서도 유지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향후 상원의 법안 처리 과정과 트럼프 대통령의 퇴직연금 투자 개방 행정명령이 어떤 파급력을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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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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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4조달러 시대 개막⋯트럼프 '지니어스 법' 서명에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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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챗GPT 대리 실행 기능' 도입⋯AI 비서 경쟁 본격화
- 오픈AI가 자사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에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규 기능을 도입했다. 이른바 '에이전트 모드'로 명명된 이번 기능은 인터넷 사용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기술 업계 전반의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사용자가 직접 앱을 넘나들며 검색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대신, AI 비서가 이를 일괄 처리하는 시대를 겨냥한 조치다. OpenAI는 17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챗GPT의 에이전트 모드가 자체 가상 컴퓨터 상에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즉시 적용되며, 예를 들어 "내 캘린더를 확인하고 최신 뉴스 기반으로 고객 미팅 내용을 브리핑해 줘" 또는 "경쟁사 세 곳을 분석하고 슬라이드 쇼로 만들어 줘"와 같은 복합 지시도 수행 가능하다. 영상 시연에서는 결혼식 준비를 위한 도움 요청을 장문의 프롬프트로 구성해, 드레스코드에 맞는 의상을 5가지 추천하고 일정 전후 여유를 둘 수 있는 호텔을 예약하는 등 복합적이고 실질적인 과제를 처리하는 장면이 소개됐다. 이번 기능은 유료 이용자(프로, 플러스, 팀 요금제)를 대상으로 제공되며, 기존 '웹 검색용 오퍼레이터(Operator)' 기능과 '리포트 작성용 딥리서치(Deep Research)' 기능을 통합해 작동한다. 오픈AI는 이번 업데이트가 챗GPT를 '범용 디지털 어시스턴트'로 진화시키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구글 또한 자사 AI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음식점 예약, 티켓 구매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 기능을 발표한 바 있으며, 애플도 시리를 발전시켜 앱을 대신 실행하는 기능을 개발 중이다. 단, 애플의 해당 업데이트는 현재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한편, OpenAI는 새 기능의 잠재적 위험성도 인정했다. 예를 들어 이메일 발송 같은 일부 민감한 작업은 사용자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금융 이체와 같이 고위험 작업은 거부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또한 모델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는 제한되며, 개인 정보 접근에 대해서도 사용자의 신중한 판단을 권고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 기능은 실험적이며,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아직은 민감한 정보나 고위험 상황에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캘린더 접근을 허용해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을 조율하는 것은 타당할 수 있으나, 옷을 대신 사게 하기 위해 캘린더 정보까지 열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픈AI 측은 "에이전트는 여전히 초기단계"라면서 "복잡한 작업을 다양하게 맡을 수 있지만 여전히 실수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AI 기능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편향성과 환각(hallucination), 예측불가능한 반응 등 현재 AI 모델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의 xAI의 챗봇 '그록(Grok)'이 사용자 프롬프트에 따라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내놓은 사례도 기술의 신뢰성과 윤리적 통제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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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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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챗GPT 대리 실행 기능' 도입⋯AI 비서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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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24년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자동차 13종 공개⋯현대·기아·포드·리비안 포함
- 2024년형 자동차 가운데 신뢰도가 가장 낮은 차종들이 미국 소비자조사기관 컨슈머리포트와 자동차 전문매체 슬래시기어(SlashGear)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신뢰도 '최하위' 자동차에는 아우디, BMW, 현대차, 기아, 포드, 캐딜락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인기 모델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신차 신뢰성 평가, 리콜 이력, 차량 결함 신고 등 종합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됐다. 슬래시기어는 17일(현지시간) '신뢰할 수 없는 13개 차종'을 발표하며 "해당 차량들은 전반적으로 품질 관리에 실패했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주요 차종별로 보면, 포드는 전반적으로 최하위권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F-150 하이브리드는 컨슈머 리포트의 2024년 설문 조사에서 가장 신뢰도가 낮은 모델로 선정됐다. 아우디의 Q8 e-트론은 제조 공장 폐쇄로 단종된 가운데서도 소비자 설문에서 낮은 신뢰도 점수를 받아 컨슈머리포트의 추천 목록에서 제외됐다. JD파워 역시 이 모델을 프리미엄 SUV 중 하위권으로 평가했다. BMW iX는 첨단 기능과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2022~2023년형 모델 기준으로 20건 이상의 리콜이 발생하며 신뢰성에 의문을 낳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일부 차량은 주차 중 화재 위험이 제기되기도 했다.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공식 명칭은 NHTSA 데이터베이스상의 포드 이스케이프 HEV) 역시 2021년형 기준 14건의 리콜과 수백 건의 결함 신고가 접수됐다. 배터리 단락 및 화재 위험 등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반복되면서 2024년형 모델의 신뢰성도 낮게 평가됐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는 2022년 이후 반복적인 리콜과 변속기, 도어 핸들 고장 등으로 컨슈머리포트 추천 목록에서 제외됐다. 특히 주행 중 화재 가능성까지 제기돼 소비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슬래시기어는 현대 싼타크루즈의 악명은 다른 픽업트럭에 비해 견인 능력이 부족한데서 시작됐다며, 컨슈머 리포트가 2024년 신뢰성 추천에서 싼타크루즈를 제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어 2022년~2024년 모델 데이터를 바탕으로, 컨슈머 리포트는 2025년형 현대 산타크루즈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기아 EV6는 출시 이후 몇 차례 리콜을 겪었고, 충전 장치 오류나 주차 중 차량 이동 가능성 등의 문제로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링컨 코세어, 마쓰다 CX-90 및 CX-90 PHEV, 리비안 R1S·R1T, 캐딜락 XT5·LYRIQ 등이 신뢰도 하위권에 포함됐다. 특히 리비안과 캐딜락은 브랜드 전체가 컨슈머리포트 신뢰성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시스템 전반의 품질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의 구조적 복잡성이 오히려 초기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신차 구입 시 단순 성능이나 주행거리보다 장기적인 품질과 브랜드 리콜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한 평가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 차종의 품질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브랜드의 품질 관리 이슈가 반복되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도 차량 선택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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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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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24년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자동차 13종 공개⋯현대·기아·포드·리비안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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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9)] 다이어트 콜라 속 인공감미료, 어린이 조기 사춘기 유발 가능성
- 설탕 대체제로 널리 사용되는 인공감미료가 소아의 조기 사춘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이어트 콜라, 무설탕 껌, 저칼로리 요거트 등에 포함된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글리시리진 등의 감미료가 사춘기 발달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대만 타이베이의대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5)에서 인공감미료 섭취와 조기 사춘기 발현 간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대만 청소년 1,407명을 대상으로 식이조사 및 소변검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이 중 481명이 정상보다 빠르게 사춘기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데일리메일, 사이언스데일리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글리시리진, 그리고 첨가당 섭취가 조기 사춘기(중추성 조숙증) 발병 위험 증가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수크랄로스가 남아의 조기 사춘기와 더 밀접한 관련을 보였고, 아스파탐, 글리시리진, 일반 첨가당은 여아에게서 더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조기 사춘기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인공감미료의 영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이러한 감미료를 더 많이 섭취할수록 중추성 조숙증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이는 정서적 고통, 성인 신장 감소, 향후 대사 및 생식 장애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양칭천(Yang-Ching Chen) 타이베이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대 식생활 중 인공감미료 섭취가 유전적 요인과 함께 사춘기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처음으로 실증한 대규모 실생활 기반 연구"라며 "남녀 간 생물학적 차이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의 기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첸의 이전 연구에서는 특정 감미료가 조기 사춘기와 관련된 호르몬과 장내 박테리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아세설팜칼륨(AceK)이라는 인공 감미료는 뇌 세포의 '단맛' 경로를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관련 분자를 증가시켜 사춘기 관련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초에 함유된 또 다른 감미료인 글리시리진은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을 변화시키고 사춘기 유발 유전자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인공감미료는 뇌 내 호르몬 조절 세포나 장내 미생물군 구성에 영향을 미쳐 사춘기 호르몬 분비를 조기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연구에서도 사춘기가 너무 이른 시기에 시작될 경우, 우울증·당뇨병·암 등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경고가 이어져 왔다. 실제 미국에서 발표된 2023년 연구에 따르면 13세 이전에 초경을 경험한 여아는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제2형 당뇨병과 뇌졸중 위험이 높았으며, 영국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실린 다른 연구에서는 조기 초경 여성이 유방암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편, 인공감미료의 안전성 논란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돼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 있음(possibly carcinogenic)'으로 분류했으나, 해당 등급은 극히 고용량 섭취 시에만 위험이 있다는 조건부 판정이었다. WHO는 성인 기준 하루 14캔(약 70kg 기준) 이하의 다이어트 콜라 섭취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생활 속 인공감미료 섭취가 성장 및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본 최초의 실증 사례로, 향후 식품 정책 및 학교급식 기준 등에 대한 재검토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공감미료가 설탕을 대체하는 '저칼로리 건강 대안'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장기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단맛 중심의 식습관 전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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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9)] 다이어트 콜라 속 인공감미료, 어린이 조기 사춘기 유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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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미국업체와 희토류자석 5억달러 공급 계약⋯미국 공급망 확대
- 애플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내 공급망 확장을 위해 희토류 채굴·가공 업체인 MP머티리얼즈와 5억 달러(약 6930억 원) 규모의 '희토류 자석'(rare-earth magnet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본토에 앞으로 4년간 5000억 달러규모를 투자할 계획의 일환으로 MP머티리얼즈와 이번 공급계약을 맺었다. 애플은 아이폰의 미국내 생산이관을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MP머티리얼즈는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가공된 희토류 원재료를 텍사스 공장으로 보낸 뒤 이를 활용한 자석을 만들어 애플에 공급할 예정이다. '희토류 자석'은 희토류를 활용한 자석으로, 아이폰에서 진동과 촉감을 전달하는 햅틱 엔진을 비롯해 애플 기기의 오디오 장비나 마이크 제조에 사용된다. 이 업체는 애플에 공급되는 자석 출하가 2027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사는 구체적인 계약 기간은 명시하지 않았다. MP머터리얼즈는 지난주 미국 국방부로부터 수입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의 이번 계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급망의 더 많은 부분을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촉구해 온 가운데 체결됐다. 이번 계약으로 희토류 등 중요광물과 관련해 미국 기업과 트럼프 정권간 제휴 강화 움직임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시장조사회사는 애플이 아이폰 등에 대량의 희토류자석을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계약은 완전하게 합리적인 판단”이라면서 미국 거점의 공급업체와 계약함으로써 트럼프 정권에 대해 자사의 존재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애플과 CEO 팀 쿡을 직접 겨냥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애플은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인도와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다변화하고 있지만 미국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 오지 않았다. 희토류 자석도 그동안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 공급받아 왔다. 중국은 지난 10년 이상 거대한 광산과 효율적인 제조업체를 기반으로 전세계 희토류 자석 생산에서 사실상의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이는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될 때 글로벌 기업에 위험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정부는 희토류 자석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했다. 이에 전 세계 자석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일부 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중간 협상으로 희토류 자석 공급이 다시 원활해졌지만 많은 기업은 중국에 다시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 공급망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공급업체를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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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미국업체와 희토류자석 5억달러 공급 계약⋯미국 공급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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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
- 미국 보스턴·워싱턴DC·시카고 공동 연구진이 계란 속 주요 영양소인 콜린(choline)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위험을 최대 4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계란 섭취 빈도와 인지 기능, 뇌 건강 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연구진은 치매 진단 이력이 없는 1,024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조사와 인지 기능 추적 검사를 약 7년에 걸쳐 진행했으며, 조사 대상 중 578명은 사후 뇌 조직 기증을 통해 병리학적 분석에도 참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계란 섭취 빈도에 따라 ▲월 1회 미만 ▲월 1~3회 ▲주 1회 ▲주 2회 이상 등 네 집단으로 나뉘었고, 연구 결과 주 1회 이상 계란을 섭취한 그룹은 월 1회 미만 섭취한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연구에서 주목한 성분은 콜린(choline)으로, 이는 간 기능, 신경계 건강, 근육 움직임, 뇌세포 구조 유지 및 신경전달물질 생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특히 콜린은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전구체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콜린이 뇌세포 구조를 안정시키고,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동시에, 알츠하이머의 주요 발병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얽힘(tangle)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주로 단백질 축적물(플라크와 얽힘)이 신경세포 기능을 차단하고 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되며, 기억력 저하, 언어 능력 저하, 신체 기능 상실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중 약 720만 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알츠하이머협회는 2050년까지 환자 수가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의 예방 가능성을 제시한 희소 사례로, 특히 식이 조절을 통해 위험 요인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적 분석에 기반한 것으로,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콜린은 인체가 소량 자체 합성할 수 있으나, 필요량을 충족하려면 식이 섭취가 필수적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여성은 하루 425mg, 남성은 550mg의 콜린을 섭취해야 하며, 삶은 계란 1개에는 약 147mg의 콜린이 함유돼 있다. 그 외에도 볶은 대두(반 컵, 107mg), 쇠간(조리된 85g, 356mg), 대구(조리된 85g, 71mg) 등이 대표적인 콜린 공급원이다. 연구진은 "계란은 영양학적으로 밀도 높은 식품이며, 특히 콜린 섭취의 효율적인 공급원으로서 고령층 식단에 포함될 만한 가치가 있다"며 "단순한 습관 변화로도 알츠하이머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의학적 접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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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