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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2)] NASA, 소행성 2024 YR4의 2032년 달 충돌 가능성 완전 배제⋯제임스 웹 망원경 최종 관측 결과
-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최신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근지구 소행성 2024 YR4가 2032년 12월 22일 달에 충돌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소행성은 2025년 초 지구 충돌 가능성이 제기돼 전 세계 우주 당국이 집중 추적해 왔으나, 누적 관측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위협 가능성이 단계적으로 소거됐다. '달 충돌 4.3%' 공포에서 '완전 배제'까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산하 근지구천체연구센터(CNEOS)는 2월 18일과 26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수집한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4 YR4의 궤도를 새롭게 정밀 계산했다. 그 결과 이 소행성이 2032년 12월 22일 달 표면에서 약 2만 1,200km(1만 3,200마일) 거리를 두고 통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달 충돌 가능성은 0%로 최종 배제됐다. 이번 수정은 소행성의 궤도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관측 데이터 축적으로 궤도 예측의 정밀도가 향상된 결과다. 추가 관측 이전의 분석에서는 2024 YR4가 이 날짜에 달과 충돌할 확률이 4.3%로 추정됐었다. "소행성이 2032년에 어디 있을지에 대한 이해가 정밀해진 것이지, 권도 자체가 바뀌것이 아닙니다. 추가 관측 데이터가 확보될수록 위험 평가는 더 정교해집니다." -NASA 공식 발표문 제임스 웹의 역할이 결정적…얭대 가장 어두운 소행성 관측 2025년 봄부터 2024 YR4는 지구와 우주 기반 천문대 모두에서 관측이 불가능한 시간대로 진입했다. 이 시기에 유일하게 관측 수단을 제공한 것이 바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다. 메릴랜드주 로랄 에 위치한 존스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가 이끌는 관측팀이 웹 망원경을 활용해 소행성 역대 관측 중 가장 미궁한 관측에 성공했다. 제임스 웹의 고감도 적외선 카메라는 지금까지 관측된 소행성 중 가장 희미한 빛을 관찰해, 현실적으로 탐지불가능한 소행성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소행성 2024 YR4란? 2024 YR4는 2024년 말 NASA가 자금을 지원하는 칠레의 소행성 지구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ATLAS)에서 발견한 소행성이다. 2025년 초 초기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소행성이 2032년 12월 22일 지구와 충돌할 소지의 확률이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와 전 세계 우주 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전 세계 천문대의 추가 관측이 이어지면서 지구 충돌 가능성은 먼저 배제됐고, 이번에 달 충돌 가능성까지 완전히 소거됨으로써 위험 시나리오가 마무리됐다. 소행성 위협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나 NASA는 소행성 위협 평가를 토리노(Torino) 척도로 수치화한다. 0에서 10까지의 이 척도에서 0은 충돌 가능성 없음, 10은 확실한 충돌을 의미한다. 2024 YR4는 한때 토리노 척도 3단계까지 올라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NASA는 초기 관측 데이터가 제한적일 수밖없어 초기 위험 평가가 높게 나오는 갔어 더 많은 관측이 축적되면 모델이 정교해지면서 위험 평가가 수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발표했다. 2024 YR4에도 동일한 패턴이 적용됐으며, 추가 관측이 고갈되면서 마침내 실질적인 위험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참고 자료: NASA JPL/CNEOS 공식 발표문; 존스혙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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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2)] NASA, 소행성 2024 YR4의 2032년 달 충돌 가능성 완전 배제⋯제임스 웹 망원경 최종 관측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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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유가 90달러 돌파에 뉴욕증시 또 급락⋯"전쟁 인플레 쇼크" 현실화
-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고 미국 고용지표까지 악화되면서 뉴욕증시가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쇼크와 경기 둔화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며 월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78.02포인트(1.0%) 하락한 4만7476.7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4%, 나스닥 종합지수는 1.45% 떨어졌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약 3% 하락하며 2026년 들어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을 뒤흔든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12% 급등해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역시 8% 이상 상승해 92.69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TI는 이번 주에만 36% 상승해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 급등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 우려에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 없이는 전쟁 종결 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긴장이 급격히 높아졌다. 여기에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도 겹쳤다. 쿠웨이트는 저장 시설 부족으로 일부 유전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고, 페르시아만 지역에서는 유조선 운항이 크게 위축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경제 지표도 시장에 악재였다.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 고용이 9만2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5만 명 증가 전망과 정반대 결과다. 실업률도 4.4%로 상승했다. 오리온 자산운용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고용지표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월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경기 민감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항공 연료 가격 상승 우려로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약 4% 하락했고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도 4~6% 떨어졌다. 크루즈 업체 카니발과 노르웨지안 크루즈 역시 약 6% 하락했다. 산업주와 소재주도 약세였다. S&P500 소재 업종 지수는 이번 주에만 7% 하락하며 1년 만에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프리포트맥모란, PPG 인더스트리, 벌칸 머티리얼즈 등 주요 종목들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은행주도 동반 하락했다.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되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나면서 은행 순이자마진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SPDR S&P 은행 ETF(KBE)에 포함된 101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다만 일부 업종은 전쟁 특수를 누렸다. 비료 업체 CF인더스트리와 인트레피드 포타시는 각각 5%, 9%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료 원료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기 때문에 공급 부족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보잉이 중국 정부와 737맥스 항공기 500대 주문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에 힘입어 4% 상승했다. [미니해설] 유가 36% 폭등이 던진 경고…월가가 두려워하는 '1970년대 시나리오' 이번 주 뉴욕 금융시장은 한 단어로 요약된다-"에너지 쇼크" 원유 가격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의 비용 구조를 결정하는 변수다. 이번 주 WTI 가격이 36% 폭등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유가가 90달러를 넘자 월가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단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세계 경제가 겪었던 가장 악명 높은 경제 상황이다. 지금 시장이 우려하는 구조도 유사하다. 첫째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세계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여기에 쿠웨이트가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부 유전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공급 충격 우려가 더 커졌다. 둘째는 경기 둔화 신호다. 미국 경제는 최근까지 비교적 견조한 고용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2월 고용보고서에서 9만2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는 코로나 초기 이후 가장 큰 고용 감소 중 하나다. 셋째는 금리 정책의 딜레마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하지만 고용 악화는 경기 부양을 요구한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지 내려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턴 굴스비 총재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중앙은행이 직면할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현재 시장을 '에너지 리스크 시장'으로 부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증시를 움직인 핵심 변수는 AI와 반도체였다. 그러나 이번 주 금융시장은 기술 혁신보다 훨씬 더 오래된 변수, 즉 석유가 여전히 세계 경제의 핵심 동력임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월가의 관심은 이제 하나의 질문으로 모이고 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것인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번 금융시장 변동성은 단순한 전쟁 리스크가 아니라 세계 경제 사이클 자체를 바꾸는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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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유가 90달러 돌파에 뉴욕증시 또 급락⋯"전쟁 인플레 쇼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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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 묵호 사용 설명서(4회)
- 기획서는 골목을 모른다 기획서는 깔끔했다. 목표가 있었고, 방법론이 있었고, 일정표가 있었고, 기대효과가 있었다. 심사위원들을 설득하기에 충분했고, 그래서 선정되었다. 나는 그 기획서를 꽤 자랑스럽게 여겼다. 지역 생활 문화의 발굴과 전승, 주민 참여형 공간 조성, 골목의 문화적 재생. 문장들은 반듯했고 논리는 매끄러웠다. 그런데 골목은 그 기획서를 읽지 않았다. 선정 통보를 받고 처음 논골에 올랐을 때, 나는 기획서를 들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다. 골목에 기획서를 들고 가는 것은, 바다에 지도를 들고 수영하러 가는 것과 비슷하다. 지도가 틀린 게 아니라, 바다가 지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골목은 기획서보다 훨씬 가팔랐다. 문서 안에서 골목은 평면이었지만, 실제 논골은 입체였다. 올라갈수록 숨이 찼고, 내려다보면 아득했다. 골목의 폭은 계획했던 그것보다 좁았고, 빈집의 수는 예상보다 많았다. 무엇보다 사람이 없었다. 기획서 안의 논골에는 참여할 주민이 있었다. 실제 논골의 낮에는 고요함만 있었다. 나는 그날 골목 한가운데 서서 한참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기획자가 현장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있다. 기획서를 의심하는 일이다. 기획서는 언제나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의 언어로 쓴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현장을 단순화한다. 복잡한 것을 정리하고, 불확실한 것을 확정하고, 사람을 유형으로 분류한다. 그래야 심사위원이 이해할 수 있고, 예산이 배분될 수 있다. 기획서는 그런 장르다. 문제는 현장이 그 단순화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논골의 주민들은 내가 기획서에 상정한 '참여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각자의 역사와 각자의 사정과 각자의 골목에 대한 의견을 가진 개별적인 사람들이었다. 어떤 분은 이 사업이 반가웠고, 어떤 분은 무관심했고, 어떤 분은 경계했다. 기획서 안에는 그 세 가지가 하나로 묶여 '주민'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기획서를 접었다.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접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골목을 걷기 시작했다. 첫 번째 수정은 동선이었다. 기획서에는 논골담길의 경로가 그려져 있었다. 논골3길에서 정상 지점으로,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선. 합리적인 동선이었다. 그런데 골목을 실제로 걸으면서 나는 그 선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합리적인 길과 이 골목이 원래 가진 길은 달랐다. 주민들이 수십 년을 오가던 길목이 있었고, 처마와 처마 사이의 좁은 틈이 있었고, 아이들이 뛰어놀던 막다른 여러 골목이 있었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기획자의 논리로 동선을 만들면, 그것은 논골을 배경 삼은 새로운 길이 되어버린다. 동선을 다시 짰다. 기획서를 버린 게 아니라, 골목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길 위에 기획서를 올려놓는 작업이었다. 시간이 걸렸다. 몇 번을 걷고, 몇 번을 지웠다. 그 과정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논골의 이야기들이 발견되었다. 만복이가 환영하는 가장 오래된 계단, 가장 전망이 좋은 모퉁이, 가장 오래 문을 닫지 않은 가게. 기획서를 들고 왔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었다. 두 번째 수정은 더 어려웠다. 사람이었다. 기획서에는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있었다. 워크숍, 구술 채록, 공동 제작. 계획대로라면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가 공간에 담기는 구조였다. 그런데 주민들은 모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기획한 방식으로 모이지 않았다. 낮에 공식 워크숍을 열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저녁에 골목 어귀에서 담배를 피우다 보면 옆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공문으로 의견을 구하면 답이 없었다. 그러나 천하일미 뒷방에서 맑음주를 한 사발 건네면 두 시간이 훌쩍 갔다. 주민들은 참여를 거부한 게 아니었다. 내가 만들어놓은 참여의 형식을 거부한 것이었다. 나는 다시 형식을 바꿨다. 워크숍 대신 마당을 썼다. 공문 대신 발품을 팔았다. 기획서의 일정표는 계속 밀렸지만, 그 지연 속에서 이야기는 쌓였다. 고 김인복 통장님이 그 이야기의 가장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었다. 그는 내가 못 들어가는 집의 문을 열어주었고, 내가 못 꺼내는 이야기를 먼저 꺼내주었다. 기획서에는 없는 역할이었다. 그 역할이 없었다면 논골담길은 없었다. 기획이란 무엇인가를 나는 그해 논골에서 처음으로 진짜로 생각했다. 그전까지 나에게 기획은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였다. 현상을 분석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방법을 찾는 과정.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언어. 그런데 논골에서 나는 기획이 또한 경청이라는 것을 배웠다. 골목이 이미 말하고 있는 것을 듣는 일. 주민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배우는 일. 기획자가 가져온 해답보다 현장이 품고 있는 질문이 더 중요한 예도 있다는 것. 기획서는 골목을 모른다. 그러나 기획서를 들고 골목에 오래 서 있으면, 골목이 기획서를 고쳐준다. 그 교정의 시간을 견디는 것. 계획이 틀렸다는 그것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것이 그해 내가 논골에서 배운 가장 비싼 수업이었다. 예산은 정해져 있었고, 시간은 흘렀고, 보고서는 써야 했다. 그 압박 속에서 나는 기획서를 고치고 또 고쳤다. 고칠 때마다 글은 조금 더 지저분해졌지만, 골목과는 조금 더 가까워졌다. 지저분한 기획서가 깔끔한 기획서보다 나은 경우가 있다. 현장의 흔적이 묻은 기획서가 그렇다. 지금도 나는 기획을 시작할 때 기획서를 일찍 완성하는 것을 경계한다. 너무 일찍 완성된 기획서는 현장을 배우기 전에 현장을 결론 내린다. 그 결론이 두꺼울수록, 현장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게 된다. 논골에서 나는 기획서를 주머니에 넣는 법을 배웠다. 필요할 때 꺼내되, 늘 손에 들고 다니지는 않는 것. 그 주머니 속에서 기획서는 여러 번 구겨지고, 그 구김 속에 진짜 기획이 생겨났다. 논골담길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깔끔한 기획서로 시작해서, 구겨진 기획서로 완성된 길. <필자 소개> 조연섭 -문화 기획자, 브런치 작가, 논골담길 기획 조연섭 작가는 숨겨진 원형을 발굴해 현대적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문화 기획자이자 작가다. 언더그라운드 방송 DJ와 아나운서를 거친 방송인 출신으로, 2004년 동해문화원 공채 사무국장으로 임용 한국문화원국장협의회 수석부회장을 역임하고 2025년 12월30일 퇴직했다. 그는 그동안 지역의 역사와 유휴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인구 소멸 시대의 실천적 해법을 제시해 왔다. 그의 기획력은 공간 재생과 로컬 브랜딩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묵호 '논골담길' 프로젝트를 통해 청와대에서 창조경제 성공 사례를 발표하며 문화 담론을 주도했다. 또한, 방치된 양조장을 커뮤니티 거점으로 복원한 '강원막걸리학교(막걸리 익는 홍월평)'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와 공동체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했다. 예술적 감각 또한 남다르다. 국가유산청 공모로 뮤지컬 '동해의 선선 심동로'와 '동해랑'을 기획하여 지역민에게는 자긍심을, 관광객에게는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로컬 콘텐츠의 전형을 만들었다. 이러한 공로로 대한민국 문화원상 '창의 인재상'을 받았으며, 전국 문화원 임직원을 대상으로 추진한 지역 문화경영 고급 아카데미 전국 1위와 함께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공론장 '논골담길 커먼즈'와 함께 24시 문화 순환 체계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브런치 작가로서 《논골담길》, 《맨발 걷기》 등의 브런치 북을 발간하며, 현장의 기록을 글에 담아 사람과 공간을 잇는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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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 묵호 사용 설명서(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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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비자물가 2.0%⋯6개월째 2%대 유지
-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4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11월 2.4%에서 12월 2.3%, 올해 1월 2.0%로 낮아진 뒤 2월에도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 공업제품 상승률은 1.2%로 전월(1.7%)보다 둔화됐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2.1%로 전월(2.8%)보다 낮아졌다. 설 연휴 할인 행사와 전년 대비 기저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농축수산물은 1.7% 올랐지만, 배추(-21.8%)·무(-37.5%)·당근(-44.8%) 등 채소 가격이 크게 내리며 상승 폭은 줄었다. 반면 돼지고기(7.3%), 달걀(6.7%) 등 축산물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2.6%,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올랐다. 설 연휴 여행 수요 급증으로 해외 단체여행비(10.1%), 호텔 숙박료(12.8%), 승용차 임차료(37.1%) 등이 크게 뛰었다. 승용차 임차료 상승률은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2.4% 내려 전체 물가 상승률을 약 0.09%포인트 낮췄다. 다만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분은 3월 물가지표에 반영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겉은 안정, 속은 들썩…2% 물가의 '착시' 2월 소비자물가가 2.0%를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 범위에 들어왔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압력은 여전하다. 공업·가공식품 가격 상승세는 둔화 공업제품 물가는 1.2% 올라 전월(1.7%)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가공식품 상승률은 2.1%로, 전월(2.8%)에 비해 크게 낮아지며 2024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설 연휴 할인 행사와 기저효과가 주된 요인이다. 홍삼(-6.2%), 부침가루(-10.3%), 당면(-9.3%), 물엿(-9.1%) 등 일부 품목 가격은 크게 내렸다. 설탕 상승률도 0.4%로 둔화됐고, 밀가루는 -0.6%로 하락 전환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식품업계 담합 조사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공정위 조사가 가공식품 상승률 둔화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며 "일부 제빵업체의 출고가 인하 발표로 향후 상승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채소는 내리고, 축산물은 오르고 농축수산물 가격은 1.7% 올라 전월(2.6%)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귤(-20.5%), 배추(-21.8%), 양배추(-29.5%) 등 주요 채소 가격이 공급 증가와 기저효과로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쌀(17.7%), 돼지고기(7.3%), 국산 쇠고기(5.6%), 달걀(6.7%) 등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갔다. 축산물 전체 상승률(6.0%)은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서비스 물가, 설 연휴 특수로 급등 서비스 물가는 2.6%,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올라 202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휴일 증가로 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원인이다. 해외 단체여행비 10.1%, 국내 단체여행비 9.5%, 호텔 숙박료 12.8%가 각각 올랐다. 승용차 임차료는 37.1% 급등하며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렌터카 수요 폭증이 영향을 미쳤다. 석유류, 2월엔 억제…3월엔 변수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2.4% 내렸다. 휘발유(-2.7%), 경유(-0.8%), LPG(-7.4%)가 모두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다만 이 흐름은 바뀔 수 있다. 이두원 심의관은 "2월 물가에는 중동 사태 이후 상승한 유가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최근 며칠 사이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3월 물가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정유업계 담합 경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라며 정유업계를 강하게 경고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정부 합동 점검을 예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혐의 발견 시 즉각 현장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Summary] 2월 물가는 공업·채소 가격 안정으로 2.0%를 유지했지만, 서비스·축산물 가격 상승과 중동발 유가 상승이라는 잠재 변수가 남아 있다. 3월 물가는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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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비자물가 2.0%⋯6개월째 2%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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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24개주 트럼프 정권 '대체관세'도 무효소송 제기
- 미국 연방 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들고나온 대체 관세도 무효 소송에 직면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댄 레이필드 오리건주 법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 내 24개 주(州)가 참여하는 관세 무효 소송을 국제무역법원(CIT)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20일 연방 대법원의 상호 관세 무효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무역법 122조 기반 관세를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해당 법률은 '대규모의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할 경우를 포함해 제한된 상황에서만 관세 부과를 허용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무역적자는 국제수지 적자와는 다른 개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불법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무역적자 등 부정적 요소들만 강조하고, 금융 분야의 순유입 등은 무시하는 '체리피킹'(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하는 행위)을 통해 관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강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무역법 122조의 국제수지 적자는 해당 법 제정 당시인 1974년의 고정환율제를 상정한 것으로, 1976년 고정환율제가 종식된 이후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폈다. 무역법 122조가 국가간 차별 없이 제품 전반에 균일하게 관세를 적용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상품별 예외를 둔 것도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법률에 따른 관세가 제정 이후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들은 지난해 관세로 인한 비용의 90%가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전가됐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분석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또 다른 가격 인상을 강요함으로써 실패한 경제정책을 더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이필드 장관은 "지금은 불법 관세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미 걷은 관세를) 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미 장바구니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오리건·애리조나·캘리포니아·뉴욕주 법무장관이 주도하며 18개 주 법무장관과 켄터키·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가 함께 참여한다. 민주당 인사가 주지사나 법무장관 등을 맡고 있는 지방정부가 주도한 것이다. 켄터키·펜실베이니아주는 법무장관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이어서 주지사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법무장관이 민주당 소속인 네바다·버몬트 주도 소송 참여 주에 포함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무효라고 판단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관세를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을 기해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관세를 10%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관세를 1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무역법 122조에 따른 관세는 최장 150일만 부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다른 법률에 근거해 새로운 관세 체계를 재편하기 위한 '시간벌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에 따른 관세 환급 요구액은 1750억 달러(약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펜실베이니아대 '펜-와튼 예산 모델'(PWBM)은 추산했다. 이에 앞서 4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은 수입 업체들이 이미 납부한 '상호관세'를 돌려주라고 미국 정부에 명령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상호관세 등이 무효라고 판단한 이후 환급과 관련해 구체적 지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국제무역법원(USCIT) 리처드 이턴 원로판사는 이날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상호관세를 제외한 관세액을 재산정하고, 이미 납부한 상호관세는 환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면서 오는 6일까지 관련 진행상황도 보고하라고 덧붙였다. 법원은 또 "기록상의 모든 수입업자는 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모든 기납부 기업에 환급 자격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연방대법원은 앞서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합성마약 펜타닐 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하면서도, 환급 여부 및 그 절차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하지 않아 불확실성을 남겼다. 이턴 판사는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필터업체 애트머스 필트레이션의 상호관세 환급 청구소송에 대해 심리하며 이미 납부한 기업 모두에 대한 환급 절차를 지시했다. 그는 이어 세관국경보호국에 현재 '결산(liquidation)' 절차를 밟고 있는 경우 상호관세를 공제해 최종액을 산정하고 절차가 완료된 경우엔 재정산을 통해 납부분을 제외하라고 지시했다. '결산'이란 수입 신고된 물품에 대해 최종 세액을 확정하는 절차다. 사실상 연말정산과 유사한 개념이다. 정확한 연간 세액을 최종 확정해 추가 징수하거나 돌려주는 것이다. 업체 측은 결산 완료 180일 이내에만 관세에 대해 공식적인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코스트코 등 미국 내 2000여개 기업은 위법 판결이 나기 전부터 관세 청산 절차를 정지하고 환급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낸 상태다. 세관국경보호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약 30만 수입업체가 상호관세를 납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건수로는 3400만 건, 금액은 1345억 달러(약 198조원) 규모다. 이중 1920만 건이 아직 결산 절차를 밟지 않아 최종 세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환급 지연에 따른 이자 부담도 약 23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예산모형은 환급해야 할 관세액을 1750 억 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다만 미 행정부 측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집행정지 등의 신청이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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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24개주 트럼프 정권 '대체관세'도 무효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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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전쟁 시작⋯美 빅테크 "데이터센터 전기 직접 책임진다"
-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부담을 직접 책임지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아마존·오라클·xAI 등 주요 기술 기업 경영진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Payer Protection Pledge)'에 서명했다. 서약에는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할 경우 자체 발전시설을 구축하거나 전력을 직접 구매·임대하는 방식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송배전 인프라 업그레이드 비용도 기업들이 부담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들이 자체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인허가 기간을 기존 수개월에서 2~4주 수준으로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발전량이 데이터센터 수요를 초과할 경우 잉여 전력을 기존 전력망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산업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2035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서약은 미국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는 역사적 조치"라고 말했다. [미니해설] '전기 먹는 AI'의 시대…빅테크가 전력망을 짓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 뒤에는 거대한 에너지 문제가 숨어 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는 흔히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미국 정부와 빅테크 기업들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체결한 '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라클, 오픈AI, xAI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앞으로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전력 비용을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스스로 부담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건설과 동시에 자체 발전시설을 구축하거나 전력을 직접 구매·임대해 공급받게 된다. 또한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필요한 송전선과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 확충 비용도 기업이 부담한다. 미 정부 역시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체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인허가 기간을 기존 수개월에서 최대 2~4주로 대폭 단축한다. 이는 AI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 조치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압력 속에서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기요금 상승의 원인이 데이터센터라는 비판이 확산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 전기요금은 1kWh당 17.24센트로 전년 대비 약 6% 상승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력망 투자 비용을 끌어올려 가정용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AI 산업이 본격 성장하면서 전력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AI 산업 확대에 따라 미국의 전력 수요는 2035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주요 전력 회사들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를 반영해 발전소 건설 계획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소까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으로 검토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발전소를 짓는 모델은 사실상 새로운 산업 구조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의존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센터+발전소'가 하나의 산업 단위로 결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구조가 정착되면 AI 산업은 전력 산업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된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전력 생산 능력부터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전력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원자력 발전 기업과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글과 메타는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서약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조항이 포함됐다. 데이터센터용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이를 기존 전력망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사실상 민간 발전 사업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책이 두 가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AI 산업의 전력 비용 구조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다. 둘째, 데이터센터와 전력 산업이 결합된 새로운 인프라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단순한 기술력뿐 아니라 에너지 확보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모델이 점점 더 커지면서 전력 소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초대형 AI 모델을 학습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소규모 도시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AI 패권 경쟁은 이제 '컴퓨팅 전쟁'을 넘어 '전력 전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서약은 단순히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그것은 AI 시대의 산업 구조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이기도 하다. 기술 기업들이 이제는 서버와 칩뿐 아니라 발전소와 전력망까지 확보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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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전쟁 시작⋯美 빅테크 "데이터센터 전기 직접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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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300P 반등·S&P 1%⋯유가 진정에 '중동 리스크' 일단 후순위
- 미국 증시가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로 급등하던 유가가 진정되고, 고용·서비스업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 공포를 뒤로 미룬 결과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08포인트(0.6%)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 상승해 주간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6% 급등했다. 시장을 끌어올린 건 기술주, 그중에서도 반도체주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가 각각 약 6% 뛰었고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도 2% 안팎 올랐다. 주초반 시장을 짓눌렀던 중동발 유가 충격과 AI 업종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이 큰 대형 기술주로의 회귀'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유가 급등세가 잦아든 것도 심리 안정에 힘을 보탰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1달러 안팎에서 보합권을 나타냈다(주간으로는 상승폭이 큰 상태).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CNBC 인터뷰에서 페르시아만 원유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발표"를 예고했고, 선박 보험 및 호위(군사적 지원) 방안이 거론되면서 유조선 운항 재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시장이 완전히 안심한 분위기는 아니다. 채권시장은 '유가→인플레이션' 경로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WSJ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09% 수준으로 더 올랐다고 전했다. 디젤 가격 급등도 부담이다. WSJ에 따르면 디젤 선물 가격은 주초 이틀 동안 23% 뛰어 갤런당 3.19달러로 치솟아(2023년 10월 이후 최고) 운송비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빠르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시 지표는 '경기 급랭'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CNBC는 ADP 민간고용이 2월 예상치를 웃돌았고, 비제조업(서비스업) 지표도 예상보다 강했으며 물가 압력은 완화 조짐을 보였다고 전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7주간 경제가 "완만한(slight to moderate)"성장세를 보였고, 고용은 "대체로 안정적"이며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채용이 변함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사례가 12개 연준 관할구 중 4분의 3에서 보고됐다는 점은 인플레이션 불씨로 남는다. 정책 변수도 겹쳐 있다. 베선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글로벌 관세 15%가 "이번 주" 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관세율이 "5개월 내" 대법원 판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통화정책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공식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중동 지정학 리스크의 파급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컸다. WSJ는 해운사들이 안전 우려로 상부 걸프(Upper Gulf) 노선 예약을 중단하거나 우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한국 코스피가 전일 12% 급락한 뒤, 한국 주식 ETF가 2% 넘게 반등했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월가는 '전쟁 헤드라인' 자체보다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와 그것이 금리·인플레이션 경로를 얼마나 자극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주간 기준 유가는 급등했고 금리도 올라 있는 만큼, 반등장이 이어지려면 에너지 쇼크가 물가·성장 전망을 흔들지 않는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전쟁 쇼크'보다 무서운 것은 유가…월가가 보는 진짜 변수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다. 이번 주 뉴욕증시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변수는 군사 충돌 자체가 아니라 에너지 가격이었다. 실제 장세 흐름도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를 넘보자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유가가 80달러 수준에서 안정되자 주식시장은 다시 반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중동 전쟁 자체보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심은 유가→물가→금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만약 이 통로가 장기간 막히면 유가 상승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디젤 가격이다. WSJ에 따르면 디젤 선물 가격은 주초 이틀 동안 23% 급등하며 갤런당 3.19달러까지 올랐다. 디젤 가격은 화물 운송과 농업, 물류 비용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로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은 여전히 긴장 상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4.09%까지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다. 기술주로 돌아온 자금 흥미로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도 반도체 중심 기술주가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섰다는 것이다. 마이크론과 AMD가 6% 상승하고 브로드컴과 엔비디아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단순한 업종 반등 이상의 의미가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크게 두 가지 축 사이에서 움직여 왔다. AI 반도체·빅테크 중심 성장주와 에너지·방산 중심 지정학 리스크 수혜주다. 전쟁 초기에는 방산과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유가 상승세가 멈추자 투자자들은 다시 성장주로 돌아왔다. 이는 월가가 여전히 AI 투자 사이클을 장기적인 핵심 테마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이 보는 '두 개의 리스크' 다만 금융시장이 완전히 안심한 것은 아니다. 지금 월가가 주목하는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 가격의 지속 상승 여부다. 유가 상승이 길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다. 둘째는 정책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글로벌 15% 관세 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연준 베이지북에서도 기업들이 관세 영향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보고가 여러 지역에서 나타났다. 결국 시장의 초점은 전쟁 자체가 아니라 유가와 금리의 방향이다.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변동성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 월가는 전쟁 뉴스보다 브렌트유 가격과 10년물 국채 금리 그래프를 더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 결국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지정학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과 미국 경제의 체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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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300P 반등·S&P 1%⋯유가 진정에 '중동 리스크' 일단 후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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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 감소에 산업생산 석 달 만에 감소
- 반도체 생산 감소 영향으로 산업생산이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소비와 설비투자는 증가하며 경기 흐름은 엇갈렸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4.7(2020년=100)로 전달보다 1.3%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2.2%) 이후 11월(0.7%), 12월(1.0%) 두 달 연속 증가하다가 다시 하락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4.4%)와 유조선 등 기타 운송장비(-17.8%) 감소 영향으로 1.9% 줄었다. 반면 전자부품(6.5%) 등 일부 업종은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와 투자는 증가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2.3%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증가했고, 설비투자지수는 6.8% 늘어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는 41.1% 급증했다. 건설기성은 11.3%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보합을 나타냈고, 경기 선행지수는 0.7포인트 상승했다. [미니해설] 엇갈린 경기 신호…'생산 둔화·투자 반등' 한국경제의 이중 흐름 1월 산업활동 지표는 한국 경제의 복합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생산은 감소했지만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증가하며 경기 방향성이 엇갈렸다. 단기 경기 둔화 신호와 중장기 회복 기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 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증가했던 흐름이 멈춘 것이다. 생산 감소의 핵심 요인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생산은 4.4% 감소하며 산업생산을 끌어내렸다. 반도체는 한국 제조업 생산 구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생산 변동이 전체 산업 지표를 좌우하는 구조다. 이번 생산 감소는 글로벌 IT 수요 조정과 일부 생산 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감소 요인은 운송장비였다. 유조선 등 기타 운송장비 생산이 17.8% 감소하며 제조업 생산 감소 폭을 확대했다. 대형 조선 프로젝트는 수주와 인도 시점에 따라 생산 변동이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전자부품 생산은 6.5% 증가했다. 반도체와 달리 일부 전자부품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합을 기록했다. 서비스 소비는 유지됐지만 뚜렷한 확장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이는 내수 회복이 아직 강력한 상승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2.3%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소비 회복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설비투자지수는 6.8% 증가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 운송장비 투자와 기계류 투자가 동시에 확대된 영향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는 무려 41.1% 증가했다. 이는 기업들이 향후 반도체 수요 확대를 대비해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경기 변동에 가장 민감하지만 동시에 투자 사이클이 긴 산업이다. 생산이 단기적으로 감소하더라도 기업들은 미래 수요를 대비한 설비 투자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통계 역시 이러한 구조를 보여준다. 단기 생산 감소와 중장기 투자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도체 사이클의 모습이다. 다만 건설 부문은 여전히 부진했다. 건설기성은 11.3%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실제 시공 실적을 반영하는 지표로 건설 경기의 체력을 보여준다. 건설 투자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 경기 둔화는 부동산 시장 조정과 금리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주택 공급 조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건설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종합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을 기록했다. 반면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7포인트 상승했다. 선행지수 상승은 향후 경기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 투자 확대와 소비 증가가 이어질 경우 생산 역시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업활동 지표를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하기보다는 '조정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감소는 일시적인 조정 성격이 강하다"며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난 점을 보면 기업들이 중장기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지표는 한국 경제가 단일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생산은 둔화됐지만 소비와 투자, 특히 반도체 설비 투자가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엇갈린 지표는 경기 전환기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생산 사이클은 단기 조정을 겪고 있지만 투자 사이클은 이미 다음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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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 감소에 산업생산 석 달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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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1)] 36년 만의 귀환 정월대보름, 붉은 달이 되다
- 밤하늘이 오늘만큼은 달력을 거슬러 올라간다. 음력 정월 열닷새, 한 해 첫 보름달이 가장 둥글고 밝게 떠오르는 정월대보름(正月大望月)의 밤. 그 달이 오늘 밤 붉게 물든다.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일직선으로 들어서며 달을 제 그림자 속에 완전히 가두는 개기월식(皆旣月食), 이른바 '블러드문(Blood Moon)'이 36년의 침묵을 깨고 정월대보름 하늘로 돌아온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정월대보름 당일 개기월식이 관측되는 것은 1990년 2월 10일 이후 36년 만이다. 그리고 오늘 이 우연한 만남을 다시 목격하려면 인류는 207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붉은 달은 왜 붉은가 달이 붉어지는 이유는 지구 대기(大氣)의 작용 때문이다.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은 지구 본그림자 속에 완전히 잠기지만, 지구 대기를 비스듬히 통과한 태양빛 일부가 굴절되어 달 표면에 닿는다. 이 과정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대기 중에 산란되어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이 살아남아 달을 물들인다. 마치 지구 전체의 일출과 일몰이 한꺼번에 달 표면에 투영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 결과 평소의 하얗고 밝은 보름달은 검붉고 신비로운 빛깔로 변모한다. 서양에서 이를 '블러드문(Blood Moon)'이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국-오늘 밤, 전국이 블러드문 관측 무대 오늘 한반도의 하늘은 저녁부터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맨눈으로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놓여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날씨만 허락한다면 전국 모든 지역에서 달이 뜬 이후 개기월식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상청 예보상 오늘 오후 강원 영동과 경상권, 제주도는 구름이 남을 가능성이 있어 서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 달의 고도는 최대식 시각인 오후 8시 33분경 동쪽 하늘 약 24도에 위치한다. 시야가 탁 트인 공터나 야산 정상, 혹은 강변이라면 더없이 훌륭한 관측지가 된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있다면 달 표면을 가로지르며 번지는 붉은 음영의 농담(濃淡)을 한층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다. 전국 과학관과 천문대도 오늘 밤만큼은 문을 활짝 열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공개 관측회와 함께 전통 악기 연주회와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과학관(오후 6시 30분~)과 충북 증평 좌구산천문대(유튜브 '좌구산별밤TV' 생중계), 제주 별빛누리공원, 국립대구과학관, 대전시민천문대 등도 특별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찾아갈 여건이 안 된다면 각 기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붉은 달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 미국-새벽을 깨워야 만나는 블러드문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블러드문이 뜨는 장면은 3월 3일(현지시간) 이른 새벽의 이야기다. 2일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블러드문 현상은 3일 오전 6시 3분(미국 동부시간)에 시작돼 58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관측 여건이 크게 갈리는 까닭에, 서부 해안 지역 거주자들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동부 시간대의 경우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이 지평선 아래로 기울기 시작해 관측이 어려울 수 있다. 최적의 조망은 북미 서부 지역의 몫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미국 내 으뜸 관측지로는 빛 공해가 극히 적고 고도가 높은 와이오밍(Wyoming) 일대와 미시간주의 공식 다크스카이(Dark Sky) 공원인 닥터 로리스 카운티 파크(Dr. Lawless County Park) 등이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오전 3시 04분(PST) 기준 개기월식 관측이 가능하며, 태평양을 끼고 트인 해안가 언덕이라면 블러드문과 수평선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장관을 기대할 수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이번 개기월식을 전혀 볼 수 없다. 미국에서 다음 블러드문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는 2029년 새해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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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1)] 36년 만의 귀환 정월대보름, 붉은 달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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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조치 혼선⋯자치구, 재계약 매물 토허 불허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일몰(5월 9일)을 앞두고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보완책을 내놨지만, 일선 자치구가 이를 잘못 해석해 거래를 막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보완책에서 무주택 매수자가 다주택자 주택을 살 경우 현행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자치구는 재계약·계약갱신권 행사 매물의 경우 '최초 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국토부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이 재계약이더라도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는 데 문제가 없다"며 "일선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일선 허가관청에 공문을 보내 명확한 지침을 재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팔겠다는데 왜 막나"…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혼선, 무엇이 문제였나 정부 보완책의 취지는 무엇이었나 올해 5월 9일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온 조치가 끝나는 날이다. 정부는 이 시한 전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유도해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조정대상지역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도 묶여 있어, 주택을 취득한 매수자에게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샀다가는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의 '전세 낀 매물'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했고, 보완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보완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핵심은 무주택자가 다주택자로부터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을 살 경우, 해당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임차인은 계약 기간 중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면서 집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책 의도만 놓고 보면 매도자·매수자·임차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이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그러나 보완책 발표 후 현장은 달랐다. 주택 매매의 토지거래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자치구 일부에서 재계약이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매물에 대해 허가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서울 성북구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 A씨가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A씨의 세입자는 성북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되기 전인 2021년부터 거주해왔고, 계약을 연장해 내년 6월까지 임대 기간이 남아 있다. A씨는 국토부 보완책을 보고 무주택 매수자를 구해 거래를 추진했지만 관할 자치구로부터 "국토부 지침에 '최초 계약'이라고 명시돼 있어 허가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3개 자치구에 문의해도 결과는 같았다. 실제로 국토부가 지난달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실거주 의무가 개정안 발표일(2026년 2월 12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상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자치구들은 이 '최초 계약'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재계약 매물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다. 또 다른 다주택자 B씨도 비슷한 황당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2026년 2월 11일 신규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면 2028년 2월 11일까지 실거주가 유예되지만, 2024년에 신규 계약하고 2026년에 재계약한 물건은 유예가 안 된다는 것이 구청의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오래 살아온 세입자를 둔 집주인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국토부 "재계약도 유예 가능…지침 혼선 인정"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자치구의 해석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존재하는 임대차계약이 최초 계약인지를 따지지 않는다"며 재계약 상태의 매물도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수 이후 기존 임대차계약을 또다시 갱신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를 허용할 경우 갭투자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일선에서 약간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자치구 등 일선 허가관청에 명확한 의미를 담은 공문을 발송해 재지침을 내리겠다고 했다. 왜 이런 혼선이 생겼나 이번 혼선의 근본 원인은 정책 보도자료의 표현 모호성에 있다. '최초 계약 종료일'이라는 문구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의 만료일'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일선 담당자들은 이를 '처음 체결된 신규 계약에만 해당한다'고 오독했다. 정책 입안 단계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은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이 5월 9일로 불과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행정 혼선은 매물 출회를 기대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자치구 공문 재발송으로 혼선이 조속히 수습되더라도, 시한 내에 매도를 완료하려는 다주택자들의 거래 기회는 이미 일부 소실됐다.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지침 전달과 함께 피해 사례에 대한 신속한 구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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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조치 혼선⋯자치구, 재계약 매물 토허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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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9)] 안전자산 달러, 중동분쟁 확산으로 가치 상승⋯엔화유로는 하락
- 달러가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맞물리며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원유가격 폭등에 직격탄을 맞은 엔화·유로화·스위스프랑은 일제히 내리막을 걸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31% 상승한 98.37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이 지수가 98선을 웃돈 것은 최근 들어 이례적인 수준이다. 그밖에 △ 엔화 0.7%↓ → 달러당 157.13엔, △ 유로화 0.85%↓ → 1.1712달러, △ 스위스프랑 1.2%↓ → 0.778프랑이었다. 전선은 확대 중…출구가 안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후 이란을 전면 공습한 이후 3일 연속 공습을 이어갔다. 이란 역시 페르시아만 연안국을 향해 미사일·드론 보복 공격을 감행하며 전선을 넓히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연계된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지역까지 공습했다. 버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이란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열쇠"라며 "출구전략이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을 명령했다면서 "필요하다면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브렌트유, 장중 13% 폭등…1년여 만에 최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에너지 시장을 강타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3%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대까지 치솟아 약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했고, 중동 전역의 석유·가스 시설에서도 예방적 조업 중단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는 국면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G10 통화 조사·북미 매크로전략 책임자 스티브 잉글랜드는 "원유에 대한 환율 익스포저가 이번 통화 움직임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Fed 금리인하, 9월도 '물 건너가나' 달러 강세를 가속한 또 다른 축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정책 불확실성이다.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재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금융시장은 현 시점에서 9월까지 금리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기 시작했다. 비둘기파적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에는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더해졌다. 이란·이스라엘 분쟁의 확전 여부와 국제유가 흐름이 당분간 외환시장의 가장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할 경우 인플레 재점화→Fed 긴축 장기화→달러 추가 강세의 연쇄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 환율 익스포저=예상치 못한 실제 환율의 변동으로 기업의 미래의 현금흐름이나 현재의 가치가 변화하는 가능성, 즉 기업 가치의 민감도를 측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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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9)] 안전자산 달러, 중동분쟁 확산으로 가치 상승⋯엔화유로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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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6%대 급등⋯국제금값, 장중 온스당 5400달러 돌파
- 국제유가는 2일(현지시간)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6.3%(4.21달러) 상승한 배럴당 71.23달러에 마감했다. WTI 선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75.33달러로 12% 급등하며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7%(4.87달러) 오른 배럴당 77.74달러에 거래됐다.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장중 일시 13% 뛰며 배럴당 82.37달러로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에 이란 공습을 개시했으며 이란도 보도공격으로 대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다고 이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고 복수의 서방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과 수출에 대한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이 드론공격으로 일시 조업을 중단했다. 카타르는 국영에너지 회사 카타르에너지의 세계 최대 LNG 수출 플랜트가 드론 공격으로 파손되면서 LNG 생산이 중지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여파로 아시아·유럽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 선물 가격은 장중 최대 50% 가까이 치솟으며 지난 2022년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LNG 수출국으로, 유럽과 아시아 LNG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 고객의 80% 이상은 아시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이란이 군사작적에 대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도 문제없다"며 당초 예상되는 4~5주간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은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와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중동 석유 시설 피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란의 군사력이 언제까지 유지되면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란의 군사력으로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를 언제까지 지속할 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 전면전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등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2%(63.7달러) 오른 온스당 531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선물은 장중 일시 5434.1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1월하순이래 약 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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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6%대 급등⋯국제금값, 장중 온스당 54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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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민간 방산 '니에비아두프 PGM', 獨 라인메탈과 R&D 계약
- 폴란드 민간 탄약·군수장비 업체 니에비아두프 PGM이 독일 방산 대기업 라인메탈과 연구개발(R&D)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발표 직후 주가는 7% 이상 급등하며 장중 19.44즈워티(PLN)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폴스카 보도에 따르면, 니에비아두프 PGM의 자회사인 ZSP(정밀장비공장) 니에비아두프는 라인메탈 엑스팔 뮤니션(Rheinmetall Expal Munitions)과 연구개발 역량 활용을 위한 '프레임워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ZSP 산하 연구개발센터(OBR)의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탄약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인 연구 범위는 개별 실행 계약을 통해 별도로 정해진다. 회사 측은 협력 모델이 각 과제 수행에 필요한 비용과 연구 인프라 사용료를 기준으로 정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니에비아두프의 탄약 기술 역량과 연구센터 신뢰도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 지원 배제 속 '민간 주도' 증설 가속 니에비아두프는 최근 정부의 대규모 탄약 지원 프로그램(SAFE) 수혜 대상 139개 기업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유재산부 역시 회사의 보조금 제안에 긍정적으로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회사는 155mm 포탄 생산 능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말 연간 12만 발 생산을 시작해, 최종적으로 연간 18만 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폴란드군이 운용 중인 크라브(Krab)와 K9 자주포에 필수적인 핵심 탄종이다. 프로젝트는 피데라 그룹(Fidera Group) 산하 포럼 119 FIZ 펀드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총 3억1000만 즈워티(약 1250억 원)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2억5000만 즈워티(약 1000억 원)는 155mm 탄약 공장 건설에, 6000만 즈워티(약 240억 원)는 40mm 탄약 생산 설비에 배정됐다. 기술 측면에서는 미국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과 협력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 콘스트룩타 인더스트리(Konstrukta Industry)로부터 155mm 탄약 '룬코바니에(lunkowanie)' 방식의 폭약 충전 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고성능 폭약 충전의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PGZ보다 빠른 일정…시장 신뢰도 상승 니에비아두프는 국영 방산그룹 PGZ의 증설 계획보다 짧은 일정으로 생산 능력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번 라인메탈과의 계약은 이러한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협력이 현대적 탄약 개발 방향과 제조 기술 노하우 축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주도의 탄약 증설 프로젝트가 실질적 생산 능력으로 이어질 경우, 폴란드 내 155mm 탄약 공급의 중요한 보완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K9 운용국 폴란드, 탄약 자립 속도전 폴란드는 한국의 K9 자주포를 대규모 도입한 핵심 운용국이다. 155mm 탄약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K9 운용 안정성과 보급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니에비아두프의 생산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폴란드 내 민간 방산 생태계가 강화되면서 해외 방산기업과의 기술 협력 및 공동개발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유럽 전장 환경에서 155mm 탄약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민간 업체의 증설 가속은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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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민간 방산 '니에비아두프 PGM', 獨 라인메탈과 R&D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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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동의 지옥문' 연 트럼프의 도박⋯하메네이 제거와 세계 경제의 운명
- 2월 28일(현지 시각), 인류는 21세기 가장 위험한 지정학적 격변의 목격자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전격적인 이란 본토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권력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망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세기 가까이 서방과 대척점에 섰던 '신권 통치'의 상징이 제거되면서, 중동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포커스온경제는 블룸버그통신의 긴급 타전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이번 사태가 세계 정치·경제에 미칠 파괴적 영향력을 심층 진단한다. 작전명 '에픽 퓨리'…트럼프의 비정한 '거래의 종결'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 보복이 아닌, 트럼프식 '정권 교체(Regime Change)'의 신호탄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중동 지역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인 항공모함 전단과 F-35 스텔스기 편대를 집결시키며 치밀하게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결정적 순간은 제네바에서 벌어진 비밀 협상의 결렬이었다. 트럼프의 특사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가 이란 측과 만났으나, 핵 포기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하자 트럼프는 즉각 '군사적 해결' 카드를 뽑아 들었다. 트럼프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녹화된 영상을 통해 "어떤 대통령도 감히 하지 못한 일을 오늘 밤 내가 완수하겠다"고 선언하며 공습을 공식화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비명…'3차 오일쇼크'의 현실화 세계 경제를 가장 공포로 몰아넣는 대목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폐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공습 직후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해협 통항 금지를 선포했다. 실제로 사우디 원유를 실은 슈퍼탱커 '샤덴(Shaden)'호 등 주요 유조선들이 뱃머리를 돌려 탈출하는 급박한 상황이 실시간으로 포착되고 있다. 이미 시장은 패닉 상태다. 주말 사이 리테일 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 이상 폭등했으며, 전문가들은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유가가 배럴당 100~12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타르산 LNG 공급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의 '동맥 경화'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해협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가뿐히 넘어서며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월스트리트는 '헤이븐 퍼스트(Haven-First, 안전자산 우선)' 전략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미 국채, 금, 스위스 프랑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안전 자산 랠리'가 예견된다. 반면 이집트 등 중동 인접국들의 주가지수는 개장 직후 6% 가까이 폭락하며 패닉 셀링(공포 매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걸프 협력회의(GCC) 국가들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은 수요 충크에 직면했고, 관광과 소매업이 GDP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상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국가 신용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물류 마비…글로벌 '슈퍼 커넥터'의 붕괴 이란의 보복 공격은 중동의 금융·물류 허브인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향했다.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이 세계 최대 국제공항 중 하나인 두바이 공항 시설을 타격하면서 2만 명 이상의 승객이 고립됐다. 에미레이트, 카타르, 에티하드 항공 등 글로벌 항공망의 중추가 무기한 운항을 중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번 사태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발생한 가스 시장 혼란보다 더 큰 충격을 전 세계 항공 및 물류망에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메네이 이후의 이란…'핵 도그마'의 위험한 반전 하메네이의 사망은 이란 내부의 권력 공백을 넘어, 인류를 핵전쟁의 위협으로 내몰고 있다. 하메네이는 과거 '핵무기 제조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칙령(파투아)을 통해 핵 개발의 '레드라인'을 지켜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국가 안보 위원회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 등 강경파들이 정권 생존을 위해 '핵 교리(Nuclear Doctrine)'를 전격 수정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도부를 잃은 혁명수비대(IRGC)가 통제력을 잃고 독자적인 보복이나 핵 무장에 나설 경우, 중동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시한폭탄이 된다. [Key Insights] 트럼프의 독단적 군사 행동은 기존 국제법 질서를 파괴하고 '힘의 외교'가 지배하는 정글의 시대를 열었다. 한국 경제는 이제 '안전한 중동 원유'라는 가정이 사라진 '상시적 전시 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유가 100달러 돌파는 국내 물가 폭등과 경상수지 악화로 직결될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 시 에너지 배급제에 준하는 비상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즉각적인 수입선 다변화(미국산 셰일가스, 전략 비축유 확충)와 함께 중동발 항공·해운 물류 마비에 따른 대체 경로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시대, 한국 기업의 생존 기술은 이제 '공급망 다변화'의 속도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Summary]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며 중동은 전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항공 마비로 유가 폭등 및 글로벌 물류 대란이 시작됐으며, 월가 등 금융 시장은 안전 자산으로의 대이동과 함께 '3차 오일쇼크' 공포에 빠졌다. 트럼프의 군사적 도박이 정권 교체를 넘어 전 지구적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기를 초래하면서,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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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동의 지옥문' 연 트럼프의 도박⋯하메네이 제거와 세계 경제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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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 사상 첫 5만 선을 돌파하며 축배를 들었던 뉴욕 증시가 'AI(인공지능)의 역습'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혁신 기술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하던 시장에 "누가 진짜 수혜자인가"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며, 2월 한 달간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1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기술주 전반에 투매가 쏟아진 것은 시장의 온도가 변했음을 시사한다. 이제 투자자들은 수조 원을 쏟아붓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수익성에 냉정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고, 소프트웨어·자산관리 등 AI 대체 위험이 있는 업종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엔와이(BNY)의 존 벨리스 아메리카 매크로 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이제 파괴적 기술의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려는 '사이클 후반부'에 진입했다"며 확신 부족에 따른 제자리걸음을 진단했다. 산업재와 필수 소비재 섹터가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시가총액의 거대한 축인 빅테크의 흔들림은 지수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내주 월가는 고용 지표와 빅테크 실적이라는 이중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6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시점의 최대 분수령이다. 1월의 13만 건 '깜짝 고용'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경제 가열의 신호인지에 따라 '6월 인하론'의 운명이 갈린다. 머피 앤 실베스트의 폴 놀티 전략가는 "1월 지표가 일회성이었다는 우려가 크다"며, 고용 시장이 다시 약세로 회귀할 경우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덮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측면에서는 수요일(4일) 브로드컴 실적이 AI 하드웨어 수요의 건전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5일 개막하는 중국 '양회'의 경기 부양책 강도가 글로벌 시장의 온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파적 성향의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가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7월 이후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는 "AI에 대한 흥분이 일자리와 생산성에 대한 불안으로 전이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내주 월가는 고용의 민낯과 AI의 실익, 그리고 워시 체제의 긴장감이라는 세 파고를 동시에 넘어야 한다. [미니해설] AI 포모(FOMO)에서 '실존적 공포'로…월가는 왜 다시 고용에 집착하나 ① AI의 역습: '모든 배를 띄우던 파도'는 끝났다 지난 2년간 월가를 지배했던 공식은 "AI라면 일단 사고 보자"였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웨어와 금융 서비스 업종에서 나타나는 투매 양상은 이 공식의 파기를 의미한다. 맨 그룹(Man Group)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전략가는 "누가 AI의 희생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AI를 도구 삼아 승자로 부상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하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데이터 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과연 투자 대비 수익(ROI)을 낼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제 시장은 'AI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보다 'AI로 실제 돈을 버는' 기업을 찾기 위해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종 간 수익률 차별화는 다우 5만 시대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② 2월 고용 보고서: '6월 인하'의 생사를 가를 스모킹 건 내주 금요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를 결정지을 '확정적 증거'다. 현재 미국 경제는 탄탄한 소비를 바탕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면에는 노동 시장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퇴임을 앞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AI 도구를 본격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구조적으로 높은 실업률의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시장은 신규 고용이 6만 건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지표가 예상을 하회한다면 시장은 즉각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를 앞당기겠지만, 이는 곧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되어 증시에 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너무 견조하다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함께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의 매파적 행보에 명분을 실어주게 된다. 시장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적당한 온기의 '골디락스' 수치지만, 셧다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되는 이번 지표가 깨끗한 신호를 줄지는 미지수다. ③ 글로벌 변수: 중국 '양회'의 부양책과 아시아의 도약 내주 월가는 미국 내부 지표뿐만 아니라 아시아발 뉴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5일 개막하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베이징 당국이 발표할 경제 성장률 목표치와 재정 적자 규모는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경기 민감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ING는 중국이 성장 목표를 기존 '5% 내외'에서 '4.5% 이상'으로 낮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시장에 '절제된 부양'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과 대만 등 IT 강국들은 독보적인 행보를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측에 따르면 한국의 2월 수출은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6%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기술주의 수익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단에서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하는 지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기 회복 강도가 달러화의 향방과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④ 브로드컴 실적: 반도체 랠리의 '라스트 댄스' 여부 수요일(4일) 실적을 발표하는 브로드컴은 엔비디아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주 실적으로 꼽힌다. 맞춤형 AI 칩(ASIC) 시장의 강자인 브로드컴의 가이던스는 엔비디아발 충격으로 흔들리는 반도체 투자 심리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다. 만약 브로드컴마저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면,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는 3월 내내 지속될 위험이 크다. 반대로 소매 업체인 타겟과 베스트바이가 견조한 소비를 입증한다면, 증시의 무게중심은 기술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는 '섹터 로테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내주 월가는 다우 5만이라는 축배 뒤에 숨은 매파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심판대를 마주하며, 셧다운 이후의 '진실의 순간'을 치열하게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3월 2일(월): 미국·유럽·일본 2월 제조/서비스 PMI, 한국 2월 수출입 지표 3월 3일(화): 미국 JOLTS 구인 보고서, 일본은행 총재 연설 3월 4일(수): 브로드컴 실적, ADP 민간 고용, 호주 4분기 GDP 3월 5일(목): 중국 양회 개막,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타겟 실적 3월 6일(금): 미국 2월 고용 보고서, 미국 1월 소매 판매, 독일 제조업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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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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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31)]'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몸속 노화 앞당기는 PFAS의 실체
- 프라이팬의 눌음 방지 코팅, 패스트푸드 포장지, 우비 등 방수 재킷, 청소용 세제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평범한 생활용품들이 '영원한 화학 물질(Forever Chemicals)'이라 불리는 독성 물질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잇따른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노화 분야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Frontiers in Aging)'에 발표된 새 연구는 이 문제를 한층 더 심각하게 다룬다. 연구에 참여한 326명 중 무려 95%의 혈액에서 PFAS(과불화알킬 및 폴리불화알킬 물질)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미 광범위한 노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PFAS란 무엇인가⋯왜 '영원한' 화학 물질인가 PFAS는 1950~60년대에 개발된 합성 화학 물질군으로, 물·기름·열·부식에 강한 특성 덕분에 수십 년간 산업계와 소비재 시장에서 폭넓게 활용되어 왔다. 문제는 이름 그대로 자연계에서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양과 수원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와 결국 인간의 혈류에 안착한다.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은 26일(현지시간) 모든 PFAS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견고한 탄소-불소 골격 때문에 이들이 분해되는 데 최대 천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업계는 분자 구조를 약간만 변형하여 유사한 결과를 가져오는 완전히 새로운 PFAS를 만들어 기존 국제 규제를 우회할 수 있으며, 1만2000여 종의 변종이 여전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상하이 교통대 과학자들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11종의 PFAS 중 특히 과불화노난산(PFNA)과 과불화옥탄술폰아미드(PFOSA) 두 물질에 주목했다. 이 두 성분의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즉 실제 나이보다 세포와 장기가 더 빠르게 늙어가는 현상이 뚜렷이 관찰됐다. 왜 중년 남성이 가장 취약한가 연구팀이 1999~2000년에 수집된 전국 대표 표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64세 중년 남성 집단에서 PFAS로 인한 가속 노화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상하이교통대 의대의 리샹웨이(Xiangwei Li) 교수는 그 이유로 생활 습관을 지목했다. "흡연과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이 노화 지표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남성의 경우 이런 요인들이 오염 물질의 유해 효과를 복합적으로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공동 저자인 쉬야첸(Ya-Qian Xu) 박사는 생물학적 맥락을 더했다. 중년은 신체가 노화 관련 스트레스 요인에 민감해지는 '취약한 생물학적 창(sensitive biological window)'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화학 물질 노출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강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의 공백-유럽은 움직이는데, 한국은? 국제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프랑스는 의류와 화장품에 PFAS 사용을 이미 전면 금지했으며, 유럽연합(EU)도 유사한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반면 미국과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여전히 제도적 공백이 크다. 연구팀은 개인 차원의 위험 감소 방법으로 포장 식품 소비를 줄이고, 패스트푸드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행위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열이 가해질수록 포장재에서 PFAS가 더 많이 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 오염의 시대, 연구는 이제 시작 리샹웨이 교수팀은 후속 연구로 PFAS가 다른 환경 오염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발생하는 누적 건강 위험을 모델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하나의 화학 물질이 아니라 수십 종의 오염 물질에 동시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편의를 위해 용인해온 화학 물질들이 우리 몸속에서 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 '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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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31)]'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몸속 노화 앞당기는 PFAS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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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제22회 젊은시인상 수상⋯『힘없는 질투』로 언어의 밀도 증명
- 본사 <김조민 시인의 시의 정원>을 연재하는 김조민(사진) 시인이 한국시인협회가 수여하는 제22회 젊은시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시인협회는 지난 19일 김 시인의 시집 『힘없는 질투』를 올해의 수상작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젊은시인상은 동시대 시단에서 두드러진 문학적 성취를 이룬 시인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감각과 흐름을 가늠하는 상징적 자리로 평가받는다. 심사위원단은 "내면의 체험을 생동하는 이미지로 치환하는 시적 역량이 인상적"이라며 "동경과 자긍을 함께 품은 신선한 언어 감각이 작품의 미학적 파장을 확장한다"고 평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근배 시인은 "감정의 결을 정교하게 직조하면서도 언어를 통해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힘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김조민 시인의 첫 시집 『힘없는 질투』는 존재의 미세한 흔들림과 감정의 파편을 집요하게 응시했다. 2013년 등단한 이후 12년 만인 2025년 선을 보인 이 시집은 절제된 문장 안에 응축된 이미지의 밀도와 사유의 깊이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일상 속 균열을 포착해 고유한 어법으로 재구성한 대목은 동시대 독자들에게 깊은 공명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 시인은 2013년 문예지 『서정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편집주간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시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미래서정문학상과 조지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지난 2월 27일 문학의집 서울에서 문단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시인은 "언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붙들고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수상은 김조민 시인이 보여준 치열한 언어 실험과 응축된 시적 밀도가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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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제22회 젊은시인상 수상⋯『힘없는 질투』로 언어의 밀도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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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 달의 자기장이 과거에 강했는지, 아니면 미약했는지를 둘러싼 50년 논쟁이 옥스퍼드대학교 과학자들의 새로운 분석으로 매듭지어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지구과학과 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아폴로 임무로 채집된 달 암석을 재검토한 결과, 초기 달에는 지구보다 강한 자기장이 존재한 시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짧은 예외적 현상이었으며, 대부분의 기간에는 약한 자기장이 유지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달의 자기장은 달 내부에 '다이너모(dynamo)'라 불리는 자기장 생성 메커니즘이 작동했는지 여부와 직결된다. 이는 달 내부 구조와 열 진화, 형성 역사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다. 그동안 일부 아폴로 암석에서는 매우 강한 고(古)자기 신호가 검출돼 "초기 달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달의 작은 핵과 빠른 냉각 속도를 고려하면 장기간 강한 자기장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반론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양측 주장이 모두 일정 부분 타당하다는 절충적 해석을 제시했다. 달 형성 이후 약 35억~40억 년 전, 특정 시기에는 지구보다 더 강한 자기장이 형성됐지만, 이는 매우 단속적이고 일시적인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달의 자기장은 약한 상태였으며, 강한 자기장은 예외적 화산 활동과 연계된 현상이었다는 설명이다. 핵심 단서는 고(高)티타늄 현무암이다. 연구진은 달 내부 깊은 곳의 티타늄이 풍부한 물질이 용융되면서 일시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고티타늄 암석의 형성과 강한 자기장 기록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달 내부의 화산 활동이 단속적 다이너모를 촉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과거 해석에는 '표본 편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드러났다. 아폴로 임무는 비교적 평탄한 '마레(Mare)' 지역에 착륙했는데, 이 지역은 고티타늄 현무암이 풍부하다. 우주비행사들이 상대적으로 이들 암석을 많이 채집하면서, 지구로 가져온 표본 역시 강한 자기장 신호를 보존한 암석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졌다. 그 결과 달이 오랜 기간 강한 자기장을 유지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은 이러한 표본 편향을 정량적으로 검증했다. 만약 달 표면에서 무작위로 암석을 채집했다면, 강한 자기장 사건을 기록한 표본을 확보할 확률은 극히 낮았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공동저자인 존 웨이드 옥스퍼드대 부교수는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단 여섯 번만 착륙했다면, 평탄한 지역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역시 표본 편향을 겪었을 것"이라며 "아폴로가 마레 지역에 집중한 것은 우연이었고, 착륙지가 달랐다면 우리는 달이 줄곧 약한 자기장만 가졌다고 결론 내렸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달 자기장 형성사를 '강하거나 약하거나'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단속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간헐적 다이너모' 모델로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달 내부의 열·화학적 진화 과정을 새롭게 조명하는 단서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검증이다. 공동저자인 사이먼 스티븐슨 박사는 "어떤 유형의 암석이 어떤 자기장 세기를 보존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아르테미스 임무는 이 가설을 시험하고 달 자기장 역사를 더욱 정밀하게 밝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로가 남긴 표본은 인류가 달을 이해하는 토대가 됐다. 그리고 반세기 만에, 그 표본을 다시 들여다본 과학은 달 내부의 숨은 역사를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달 탐사의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과학적 연속선 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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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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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넷플릭스 꺾고 워너 인수-'OTT 빅3'로 부상
-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받으며 워너브러더스를 노렸던 파라마운트의 물량 공세에 결국 물러섰다. 이에 따라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사들이면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미디어 기업 톱5에 진입하게 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6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의 최신 제안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가격 수준에서 해당 거래가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테드 서랜도스와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이 거래는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이날 파라마운트 제안이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한 직후 나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브러더스의 TV·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HBO맥스) 부문을 주당 27.75달러, 총 720억달러(약 103조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전체를 주당 31달러, 총 1110억달러(약 159조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겠다는 수정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는 앞선 제안(주당 30달러)보다 상향된 조건이다. 넷플릭스와의 계약이 파기되면 워너브러더스가 부담해야 하는 위약금 28억달러(약 4조원)도 파라마운트가 대신 지급하기로 했다. 파라마운트는 수개월간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집요하게 추진하며 공식 제안서를 총 10차례 제출했다.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브러더스 CEO는 "이사회가 해당 제안을 수용하면 주주에게 상당한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며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합쳐지면서 만들어낼 잠재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면서 넷플릭스는 4영업일 내 조건을 상향 조정하거나 철회해야 했다. 넷플릭스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해온 만큼 2차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회사는 예상과 달리 인수를 포기했다.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한때 13% 급등했다. 과도한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무리한 인수를 피했다는 점이 투자자의 안도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 후보로 거론된 이후 이날까지 넷플릭스 시총은 1700억달러(약 244조원) 증발했다. 합병 성사 땐 OTT 구독 2억명-미국 연방당국 규제 심사는 과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2006년 설립한 스카이댄스는 지난해 파라마운트와 합병하며 시총 기준 글로벌 10위권 미디어 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번 거래까지 성사되면 단숨에 글로벌 미디어업계 톱5·OTT 톱3로 도약한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다. 스트리밍 서비스 HBO맥스와 CNN, TBS, TNT 등 주요 케이블 네트워크도 거느리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미션 임파서블', '탑건', '스타트렉' 등 흥행작을 제작해왔다. 미국 대형 방송사 CBS와 음악 채널 MTV,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 등도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스트리밍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HBO맥스의 유료 구독자는 1억3160만 명, 파라마운트+는 7890만 명이었다. 양사를 합치면 구독자는 2억 명을 넘어선다. 다만 미국 연방 규제당국 심사를 통과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스카이댄스가 파라마운트를 인수할 당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BS 간 법적 분쟁이 길어지며 합병 승인 절차가 지연됐다. 파라마운트는 규제 문제로 거래가 무산되면 총 7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 해지 수수료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결합하면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에 맞설 수 있는 진정한 경쟁자가 탄생할 수 있다"면서도 "케이블 네트워크 등 전통 미디어 자산이 쇠퇴하는 가운데 이를 스트리밍과 SNS 중심의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전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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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넷플릭스 꺾고 워너 인수-'OTT 빅3'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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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 도매물가 '0.5% 급등'⋯다우 600P 추락·은행주 5%대 급락
- 뉴욕증시가 2월 마지막 거래일에 급락했다. 예상보다 뜨거운 도매물가 지표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2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80.26포인트(1.17%) 내린 4만8918.94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00포인트 넘게 밀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8.77포인트(0.56%) 하락한 6870.09, 나스닥 종합지수는 227.59포인트(0.99%) 떨어진 2만2650.79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시장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8% 급등해 예상치(0.3%)를 크게 상회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971%로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가 증시를 압박했다. 은행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5.06% 급락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7.29%), 모건스탠리(-6.47%) 등 대형 금융주가 동반 급락했다. 사모대출 시장 리스크가 소비자금융과 은행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엔비디아는 3% 추가 하락하며 실적 발표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델 테크놀로지스는 AI 서버 매출 급증과 2027회계연도 가이던스 상향에 힘입어 21.54% 폭등한 147.61달러에 거래됐다. [미니해설] 물가가 다시 흔든 연준의 선택 이번 급락의 직접적 방아쇠는 물가였다. 1월 PPI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특히 근원 PPI 0.8% 상승은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통상 PPI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WSJ는 다수 이코노미스트가 1월 근원 PCE 상승률을 0.4~0.5%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2개월 기준 3%대 초반으로, 연준 목표치(2%)와의 간극을 다시 벌리는 수치다. 인티그레이티드 파트너스의 스티븐 콜라노 CIO는 "인플레이션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설지, 물가를 잡기 위해 동결을 유지할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후퇴했다.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다. AI 기대와 회의 사이 AI 테마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엔비디아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하락했다. 오픈AI 투자 라운드에 3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결정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마존은 500억달러, 소프트뱅크도 300억달러를 약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이 지속 가능하냐는 의구심이 겹쳤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에 의해 구조적으로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ETF(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IGV)는 2월 한 달간 10% 하락, 연초 대비 23% 급락했다. 나스닥은 2월에만 3% 넘게 떨어지며 지난해 3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AI 수요 자체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델은 AI 서버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UBS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델의 밸류에이션 확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JP모건은 "높아진 메모리 비용에도 가이던스를 상향한 것은 리스크 관리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AI는 여전히 성장 동력이지만, 이제는 '무조건 매수' 구간을 지나 선별과 검증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다. 사모대출·은행주 '연쇄 불안' 금융주는 또 다른 축의 리스크에 노출됐다. 영국 모기지 대출기관 마켓 파이낸셜 솔루션스(MFS) 붕괴 여파가 사모대출 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5% 넘게 급락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이 일제히 5~7%대 하락했다. 사모신용에 대한 노출이 높은 금융사들은 배당 삭감 이슈까지 겹치며 압박을 받았다. WSJ는 "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대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하락과 AI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가 대출 자산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방어주·금·유가의 신호 흥미로운 점은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점이다. 월마트(+2.5%), 코카콜라(+1.1%), 프록터앤드갬블(+1.5%) 등 필수소비재와 머크(+3.67%), 애브비(+2.4%) 등 제약주가 상승했다. 엑손모빌도 2% 가까이 올랐다. 금 선물은 2월 한 달간 약 11% 상승해 2012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는 방증이다. 2월 한 달은 AI 기대와 회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신용시장 불안이 교차한 변동성의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월가는 지금, 성장 서사와 물가 현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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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 도매물가 '0.5% 급등'⋯다우 600P 추락·은행주 5%대 급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