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부모의 불안은 어떻게 전해질까?
"숙제는 했니?"
"오늘 학원은 어땠어?"
"중간고사가 5주 남았는데 준비는 언제 시작할 거야?"
이러한 질문들이 부모에게는 식탁에서 아이에게 하는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아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문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아이의 반응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질문에 대답하던 아이가 점점 말을 줄이게 된다.
"몰라요."
"그냥요."
"적당히 좀 해요."
대화는 거기에서 멈춘다. 부모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그냥 걱정해서 물어본 건데….' 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하는 질문의 의미보다 대화의 분위기를 먼저 느낀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부모의 마음도 바빠진다. 새로운 교과서와 시간표가 생기고 학년이 올라가면 공부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부모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이번 학년은 잘 시작해야 할 텐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많은 부모가 같은 걱정을 한다. 아이가 뒤처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계속 묻는다. 숙제는 했는지, 수업은 어땠는지, 학원은 도움이 되는지 확인한다. 부모에게는 관심이고 책임감인 것이다. 그러나 질문이 이어질수록 식탁의 분위기는 점검하는 분위기로 바뀐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하나하나 따져 듣지 않는다. 대신 부모의 표정과 말투를 먼저 느낀다. 질문이 빠르게 이어지면 아이는 긴장한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 점검을 받는다고 느낀다. 그러면 아이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대답이 짧아진다. 공부 이야기를 피한다. 대화를 빨리 끝내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은 아이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은 대화 속에서 느끼는 부담감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에도 민감하다.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도 긴장한다. 부모가 조급해하면 집안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그 분위기는 아이의 정서에 그대로 전달된다.
신학기 초에는 아이도 큰 변화를 겪는다. 새로운 교실, 새로운 친구, 달라진 수업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아이는 그 환경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시기에 부모의 걱정이 계속 더해지면 아이는 숨을 고를 시간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신학기에는 완벽한 계획보다 집안의 안정된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 부모가 차분하면 아이도 차분해진다. 부모가 서두르지 않으면 아이도 자신의 속도로 학교생활에 적응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공부의 리듬도 만들어진다.
신학기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완벽한 공부 스케쥴 관리가 아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된 부모의 지지와 응원의 태도이다. 부모가 먼저 마음의 속도를 늦추면 집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조금씩 긴장을 풀고 자신의 속도를 찾게 된다. 공부의 힘은 조급함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아이의 공부는 안정된 관계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다. 신학기의 첫 달,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더 많은 조언이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한 가정의 분위기인 것이다. 부모의 정서 안정이 아이의 정서 안정을 만든다.
<이번 주 실천 1가지>
말하기 전에 3초만 멈춰보세요.
아이에게 공부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잠시 멈춰보세요.
그리고 부모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좋습니다. "지금 나는 걱정해서 말하려는 걸까 아니면 아이를 믿으며 말하려는 걸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아이에게 하는 말의 톤이 달라집니다. 부모의 마음이 조금 여유로울 때, 아이와의 대화도 훨씬 편안하게 됩니다.
<필자 소개>
김태균
-교육학 박사
-청소년 학습 분야와 부모 코칭 전문가(KPC)
연구 기반 실천가로서 검증된 이론으로 실천이 가능한 전략을 통해 아이의 가시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부모-자녀-학교-사회가 연결되는 종합적인 성장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비전이다. 저서로는 <듣기 좋은 잔소리 가이드북>, <정답과 오답 사이>, <현명한 부모는 피드백이 다르다> 등이 있다.
부모칼럼 목차
1회. 3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1년을 결정한다.
2회. 신학기 첫 달,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말
3회. 신학기, 부모의 불안은 어떻게 전해질까?
4회. 3월에는 성적보다 '관계'를 먼저 세워야 한다.
5회.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게 하는 질문의 기술
6회. 숙제 전쟁을 끝내는 루틴 설계법
7회. 아이의 스마트폰, 빼앗기만 하면 될까?
8회. 사교육, 늘리는 게 답일까?
9회. 중간고사 전, 아이의 멘탈을 먼저 점검하자.
10회. 스스로 공부하는 집, 1년을 설계하는 부모의 질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