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6회)
- 제26회 "창덕궁 후원이라니까 왜 자꾸 비원이래요?" "나는 비원이라는 이름이 좋아요. 창덕궁 후원이라는 본래 이름이 있고 비원은 일본인이 지은 이름이라지만 나는 비원이 더 멋진 이름이라 생각해요. 어쩐지 은밀하고 농염한 사연이 깃들어 있을 것 같은 그런 이름이잖아요." 지난 일 년 동안 미상 씨는 작품집을 출간했고 중고 승용차를 샀고 쿠팡 카플렉서로 돈을 벌며 소설을 썼다. 그러면서 희정 씨와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루는 맑은 날에 하루는 흐린 날이라는 말은 희정 씨의 건강을 가리키는 말이다. 마요트는커녕 북한산 둘레길도 갈 형편이 아니었다. 어떤 날은 멀쩡하다가도 어떤 날은 기진맥진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병원 진료가 점심시간 전에 끝나요. 그럼 걸어서 비원을 갈 수 있어요." 희정 씨의 지정병원은 창덕궁과 창경궁이 가까운 대학병원이다. 맑은 날이면 좋겠으나 설명 비 오는 날이라도 미상 씨는 비원을 관람하기로 했다. "승용차에 휠체어를 싣고 갈게요." 휠체어라는 말에 희정 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뇨. 걸어갈래요. 오늘부터 컨디션 조절을 잘해 그날은 걸어갈 수 있도록 하겠어요." "괜찮아요, 희정 씨. 희정 씨가 힘들면 내가 업고라도 갈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웃으면서 미상 씨가 덧붙여 말했다. "희정 씨 업고 먼 길을 가는 꿈을 수시로 꾸거든요. 어떤 날은 산을 오르고 어떤 날은 보랏빛 꽃이 만발한 바닷가 벌판을 걸어가요. 무겁다는 느낌은 없어요. 언제나 기쁘고 들뜨고 행복하죠. 내 등에 희정 씨를 업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행복해요." 희정 씨도 웃었다. 꿈속에서 자신을 업고 어디론가 간다는 미상 씨의 고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실제로 희정 씨는 미상 씨의 등에 업힌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사랑 때문이 아니라 아팠기 때문이지만 사랑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도 누군가를 업어주고 누군가의 등에 업히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엔 아무도 누군가를 업지 않고 누군가에게 업히지도 않죠?" "그래요. 요즘엔 아이 엄마도 아이를 업는 경우가 없어요." 미상 씨의 단언에 희정 씨가 응수했다. "유모차가 있기 때문인가 봐요. 그래서 아이는 엄마 등의 따뜻함을 느낄 기회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아이들은 유모차를 싫어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희정 씨는 휠체어라면 질색을 하는군요. 왜?" 여전히 웃음기 띈 얼굴로 희정 씨가 말한다. "전 이미 엄마의 따뜻하고 너른 등에 중독된 아이니까요. 그러니 쇠로 만든 휠체어라는 기계를 좋아할 리 없어요." 미상 씨의 눈을 바라보며 희정 씨는 못을 박는다. "그러니 날 휠체어에 태울 생각을 마세요. 난 내 발로 걸어가던가 엄마 등에 업혀 가든가, 아니면 미상 씨 등에 업혀 가든가 그 세 가지 방법밖에 몰라요." 벽에 걸린 커다란 숫자의 달력을 바라보며 희정 씨는 또 말한다. "다음 주 수요일은 이월이네요. 너무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짧은 한숨을 쉰다. "벌써 이월이니 봄도 멀지 않았군요. 봄이 오면 날 업어주시던 우리 엄마 생신이 있어요. 그날은 해마다 아주 환한 봄날이었답니다. 올해도 반드시 맑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온갖 꽃이 만발한 날일 겁니다." 돌아가신 희정 씨 엄마의 생신은 사월이다. 희정 씨는 그날만큼은 잊지 않고 가장 밝은색 옷을 입고 경기도 북부에 있는 공동묘원으로 간다. "올해 봄에도 지난해 봄처럼 미상 씨 등에 업혀 엄마를 만나러 가겠어요." 희정 씨 엄마의 생신이 있는 봄이 지나면 희정 씨 생일이 있는 여름이 온다. 지금 희정 씨의 처연한 눈빛에는 다가오는 봄과 여름을 건강한 몸으로 맞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담겨 있다.■
-
- 사회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6회)
-
-
연준 금리 2연속 동결⋯한은 '2.50% 장기 고정' 시나리오 부상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한국은행 역시 당분간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관세와 에너지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가능성을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p)로 유지됐다. 한국은행도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을 고려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하며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원유(9.8%)와 제트유(10.8%) 가격이 크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19일 장중 1,500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니해설] 미국 금리에 묶인 한국, 선택지는 좁아졌다…'고유가·환율·집값' 3중 압박 미국 연준의 연속 금리 동결은 단순한 '숨 고르기'가 아니라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이번 결정은 한국은행의 정책 공간을 크게 제약하며, 사실상 '금리 동결 장기화' 시나리오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준 '인플레 경계' 신호⋯금리 인하 기대 후퇴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지만, 그 배경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제롬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관세 충격에 이어 이제는 에너지 충격이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재확산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실제로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을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에 그대로 '정책 제약'으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현재 한미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 수준이다. 만약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이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이는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이미 1,500원선을 넘나들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를 낮추는 순간 환율 상승 압력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환율 1,500원 압박⋯한은 통화정책 공간 축소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더해지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는 급등했고, 이는 곧바로 한국의 수입물가를 자극했다. 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하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원유, 나프타, 제트유 등 에너지 관련 품목 가격이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 주목할 점은 이 수치에 '전쟁의 직접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3월 들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곧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가격은 시차 없이 휘발유, 경유 등 생활물가에 반영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수입물가 상승은 향후 물가 상승의 '전조'에 가깝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환율 변수도 정책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최근 환율 상승은 단순한 달러 강세가 아니라 '위험 회피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중동 리스크 확대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속에서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충격에 더욱 취약하다.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원화 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고유가·집값 변수 겹쳐⋯'금리 동결 장기화' 불가피 여기에 국내 요인까지 겹쳐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비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를 낮출 경우 다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정책 부담이다. 결국 한은은 '물가·환율·부동산'이라는 세 가지 변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한은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강화되고 있다. 금통위원들은 최근 발언에서 "특정 방향의 정책 신호를 주기보다 데이터와 대외 여건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점도표에서도 6개월 후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사실상 '동결 장기화'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의미한다. 중동 전쟁 장기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전쟁의 장기화'다. 만약 이란 사태가 단기간에 종료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이라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NH금융연구소는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환경은 '선택지가 줄어든 상태'로 요약된다. 금리를 내리자니 환율과 물가가 부담이고,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 동결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그것이 최선의 해법은 아니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한국은행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지금은 방향을 바꾸기보다 버티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버티기의 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라는 '3중 압박' 속에서 한국 경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 경제
-
연준 금리 2연속 동결⋯한은 '2.50% 장기 고정' 시나리오 부상
-
-
[월가 레이더] PPI 쇼크·연준 금리 동결·브렌트 110달러 육박⋯다우, 2026년 최저치로 주저앉다
- 뉴욕증시가 도매물가 쇼크와 연준의 금리 동결, 유가 급등이 동시에 덮치면서 폭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68포인트 내려앉으며 올해 최저치를 새로 쓰고, 2022년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을 향해 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68.11포인트(1.63%) 내린 4만6225.1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6% 떨어진 6624.70, 나스닥지수는 1.46% 급락한 2만2152.4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했다.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이 중장기 추세선이 무너졌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강한 경고 신호다. 시장을 가장 먼저 흔든 것은 도매물가 지표였다. 미국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3.4% 상승해 시장 예상치 2.9%를 크게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7% 올라 예상(0.3%)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에 이미 물가가 위험한 수준이었다는 증거가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찬성 11표, 반대 1표였다. 올해 한 차례 인하를 여전히 시사했지만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이 있을 것이지만 당초 기대한 것보다 더딜 것"이라고 경고했고, 성명은 "중동 정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고 명시했다. 유가는 연준 결정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브렌트유는 3.83% 뛴 배럴당 107.38달러에 마감했고, 이란 언론이 남파르스·아살루예 지역 석유 시설 공격을 보도하면서 장중 11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부셰르주 이란 최대 가스처리 시설을 타격했다는 보도와 이란의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 에너지 시설 보복 위협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선박 호위 관련 60일 한시 해운법 면제 조치를 발동했다. [미니해설] 전쟁 이전부터 이미 불붙어 있던 물가…연준은 '속도 감속 불가' 함정에 빠졌다 이날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은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PPI가 이란 전쟁 이전 데이터임에도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에너지 충격이 지표에 본격 반영되기도 전에 물가는 이미 연준의 목표 범위를 한참 벗어나 있었다. 크로스체크 매니지먼트의 토드 쇼엔버거는 "금속, 산업 투입재, 제조 비용 모두 오르고 있다"며 "이것은 구조적 인플레이션이지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3분기 깊숙이까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이 아직 지표에 반영조차 안 됐다. PPI는 2월 데이터고,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3월이다. 앞으로 발표될 3월 물가 지표들은 훨씬 더 높게 나올 공산이 크다. 연준이 올해 한 차례 인하를 시사한 것이 오히려 시장 실망으로 돌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를 정당화할 경로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준의 딜레마…"속도 감속"도 "긴급 브레이크"도 선택할 수 없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메시지는 겉으로는 온건했다. 연내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을 유지하고, 에너지 충격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일시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내비쳤다. 그러나 시장이 읽은 것은 달랐다. 금리를 올릴 수도, 빠르게 내릴 수도 없는 연준이 사실상 '수동적 관찰자'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CFRA의 샘 스토볼 전략가는 연준의 메시지를 "경제는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 상황이 단기에 해소될 수 있다. 속도 감속이지 벽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낙관론이 성립하려면 유가가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 지금 그 조건은 갖춰지지 않고 있다. 사비 웰스의 안슐 샤르마 CIO는 이 상황을 더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에너지 충격이 인플레이션으로 흐르고 성장이 동시에 둔화하면 연준의 양대 책무 균형은 위험한 조합이 된다." 경기침체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공존하는 국면이 길어질수록 금리 인하의 명분은 약해지고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높아진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에너지 충격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이 이를 곧이 믿기엔 지표의 방향이 너무 불편하다. 기술적 지표도 경고를 보낸다. 다우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 붕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심리적 의미를 지닌다.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이 지지선이 무너졌다는 것은, 지난 9개월간 증시를 지탱해온 장기 상승 추세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후속 매수세가 진입하지 않는다면 추가 하락을 배제하기 어렵다. 에너지주는 사상 최고, 소비재는 2009년 저점…시장이 쪼개지고 있다 폭락장 속에서도 방향이 완전히 반대인 종목군이 공존했다. 마라톤 페트롤리엄과 발레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반도체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베이징으로부터 차상위급 AI 칩 판매 승인을 받은 데 힘입어 나홀로 소폭 강세를 보이며 M7(매그니피센트7) 중 유일하게 하락을 피했다. 반면 소비재 대형주들은 다년래 저점으로 추락했다. 캠벨 수프는 2003년 5월, 제너럴 밀스는 2018년 12월, 맥코믹은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유가가 유통·식품 비용을 끌어올리고 소비 심리를 갉아먹는 스태그플레이션 구도가 현실화할수록, 에너지와 방어주로의 쏠림과 소비재 이탈이 동시에 가팔라지는 장세가 굳어지고 있다. 개별 종목에서는 룰루레몬이 분기 실적 호조로 강세를 보였고, 메이시스는 관세 영향이 하반기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히며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60일 한시로 해운법 면제 조치를 발동하면서 해운 ETF가 2% 넘게 올랐다. AMD는 삼성전자와 AI 인프라용 메모리 공급 전략적 협력 확대에 합의한 소식에 강세였다. 반면 소파이 테크놀로지는 머디워터스의 공매도 보고서 여파가 지속되며 추가 약세를 보였다.
-
- 경제
-
[월가 레이더] PPI 쇼크·연준 금리 동결·브렌트 110달러 육박⋯다우, 2026년 최저치로 주저앉다
-
-
[먹을까? 말까?] "체중 20% 감량 효과"⋯비만 치료제의 반전, 끊으면 '근육'부터 빠질 수 있다
-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는 '오젬픽(Ozempic)' 계열 약물이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가운데, 복용 중단 이후 체중이 빠르게 다시 증가하고, 체중 감소 중에서 근육량과 지방량의 비율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 얼럿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슨(eClinicalMedicine)에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등 GLP-1 계열 약물을 중단한 환자들은 1년 내 감량 체중의 약 60%를 다시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환자는 감량 체중의 약 25%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문제는 감량 및 재증가된 체중의 '질'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치료 기간 동안 줄어든 체중의 최대 40~60%가 근육 등 제지방(lean mass)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구를 공동 주도한 브라얀 부디니 연구원은 "체중이 다시 늘어날 때 지방 비율이 더 높아진다면 건강 상태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호르몬을 모방해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실제로 일부 환자는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하는 효과를 경험한다. 그러나 위장 장애, 고가의 비용, 처방 제한 등의 이유로 환자의 절반가량이 1년 내 복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총 48건의 기존 연구를 검토한 뒤, 100명 이상이 참여한 무작위 대조시험(RCT)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6개 연구(총 3200여 명)를 선별해 분석했다. 이들 연구는 약물 중단 이후 최대 52주까지 체중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체중은 약물 중단 직후 빠르게 증가한 뒤 점차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패턴을 보였다. 약 60주 이후에는 증가세가 정체되며, 최종적으로 감량 체중의 약 75% 수준까지 회복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식습관 개선이나 호르몬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근육과 지방의 회복 속도 차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개발된 고효능 약물일수록 근육 보존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순한 약물 의존이 아닌 장기적인 체중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복용 중단 시 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식과 함께 식이요법 및 운동을 병행해야 체중과 체성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 저자인 스티븐 루오 연구원은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약물 중단 이후에도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비만 치료제의 효과뿐 아니라 '이후 관리'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과 처방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
- 생활·문화
-
[먹을까? 말까?] "체중 20% 감량 효과"⋯비만 치료제의 반전, 끊으면 '근육'부터 빠질 수 있다
-
-
UAE "한국에 원유 최우선 공급"⋯2천400만 배럴 긴급 확보
- 아랍에미리트(UAE)가 글로벌 원유 수급 불안 속에서도 한국에 원유를 최우선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8일 브리핑에서 "한국은 원유 공급에서 최우선 국가라는 점을 UAE가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총 1800만 배럴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했으며, 기존 600만 배럴을 포함하면 총 2400만 배럴 규모다. UAE 선박 3척이 600만 배럴을, 한국 선박 6척이 1200만 배럴을 각각 운송한다. 나프타 선박 1척도 추가로 한국에 향하고 있다. 양국은 원유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에도 합의했다. 강 실장은 "최악의 공급 차질 상황은 피했다"며 에너지 수급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미니해설] '오일 쇼크 방어선 구축'…UAE 특사외교가 만든 에너지 안전판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확보한 'UAE 원유 최우선 공급 약속'은 단순한 수급 계약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합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 속에서 한국이 사실상 '우선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의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최우선 공급 약속의 의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UAE는 “한국보다 먼저 원유를 공급받는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실제 위기 상황에서 공급 순위를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 같은 약속은 공급망 붕괴 리스크를 상당 부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확보된 물량도 적지 않다. 신규 1,800만 배럴과 기존 600만 배럴을 합쳐 총 2,400만 배럴이다. 이는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규모다. 운송 역시 UAE 선박과 한국 선박을 병행해 안정성을 높였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단기 계약이 아니라 구조적 협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양국은 '원유 공급망 협력 MOU' 체결에 합의했으며, 이는 향후 위기 상황에서도 대체 공급 경로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전망이다. 호르무즈 리스크 속 전략적 성과 이번 협력은 에너지 외교의 전형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특사 파견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 실장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을 직접 만나 친서를 전달하고, 양국 간 신뢰를 재확인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위기 속 인적 안전 확보'다. UAE의 지원을 통해 현지 체류 한국인 3500명 가운데 약 3000명이 무사히 귀환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협력을 넘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를 둘러싼 추가 변수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지역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유가를 급등시키는 요인이다. 강 실장은 이번 방문에서 해당 사안이 직접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방산 수출 연계에는 선그어 또한 방산 수출과의 연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정부는 선을 그었다. 강 실장은 "중동 국가들이 한국 방어무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원유 공급과 방산을 연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는 에너지 협력을 경제적·외교적 신뢰 기반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환율과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이번 합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동 리스크로 유가가 상승하면 원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원유 확보는 물가와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핵심 변수다. 이번 UAE와의 합의는 단순한 원유 확보를 넘어 한국 경제의 '리스크 방어선'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시대에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이번 외교 성과는 향후 정책 방향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경제
-
UAE "한국에 원유 최우선 공급"⋯2천400만 배럴 긴급 확보
-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5회)
- 제25회 "됐어요, 됐어요, 미상 씨! 바로 그거요. 지금 그 이야길 단편소설로 쓰세요." 희정 씨가 호언장담했다. "반드시 당선할 수 있어요." 자신이 생각해도 그럴듯한 소재였기에 미상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미상 씨의 태도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희정 씨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그 소설은 이렇게 써야 해요." 소파에서 일어나 단정하게 앉은 희정 씨는 한쪽 손을 쳐들었다. "주인공을 대학생으로 하기보다는 중년의 연극단 단역배우로 하고 그 사람의 연극에 대한 집념을 보여줘야 해요. 깊은 밤 텅 빈 무대에서 혼자 주인공 연기를 열연하는 장면을 집요한 묘사로 숙연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을 대하는 인간 개인의 운명과 그 운명의 곡절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어요. 어쩌다 우연히 행인 역할을 경험했다면 그런 사람은 진짜 행인이 아니죠." 자신의 조언이 건방지게 들리지 않았나 염려한 희정 씨가 이번에는 농담처럼 말했다. "상금을 타거든 여행을 가요." 희정 씨는 자신이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했다. 그곳은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에 있는 섬이다. "코모로제도에 속한 마요트라는 섬인데, 지금은 프랑스령 해외 레지옹이지요. 이 섬은 코모로제도가 독립 국가로 건국할 때 주민투표에 따라 계속 프랑스령으로 남았대요. 배신자들일까요, 아니면 자유주의자들일까요?" 전직 교사답게 마요트라는 섬의 역사에 대해 말하면서 독립하는 제도에 편입하기보다 프랑스에 속한 피식민지 비슷한 상태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희정 씨는 이러한 원시적 자유의지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어때요? 한 번 가볼 만한 곳이죠?" 그러나 그 섬에 가기에 희정 씨의 건강이 좋지 못했다. 당시엔 그나마 외출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되었으나 언제 다시 심각한 상태로 추락할지 알 수 없었다. 희정 씨의 그러한 소원과 달리 미상 씨가 가고 싶은 곳은 두 사람이 함께 가기 가능한 곳이었다. "저는 비원과 선유도에 가고 싶어요. 서울에 있지만 나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왜? 왜 거길 가보고 싶어요?" "희정 씨는 가봤나요? 비원과 선유도에?" "비원은 일본인이 지은 이름이고 우리말로는 창덕궁 후원이잖아요. 나는 고등학교 시절 가봤어요. 내가 그 근처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으니까요. 그런데 선유도는 어디에 있어요? 남해안 어디 있는 섬 아닌가요?" "아닙니다. 선유도는 한강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선유도는 서해에 있는 선유도가 아니라 서울 양화대교 가운데 있는 선유도입니다." "그래요?" 두 손을 모아 단전을 감싸며 희정 씨가 말한다. "난 서울에 그런 섬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이름으로 보자면 신선이 노닌다는 섬이잖아요. 그런 섬이 서울 한가운데 있어요?" "예. 나도 최근에 알게 됐어요. 소설 쓰면서 리서치 하다 보니 그런 섬이 양화대교 아래 있었어요. 그래서 가보고 싶어요. 우리 곁에 있는 비밀의 정원과 신선이 노니는 섬에." 그해 가을 미상 씨는 「행인」이라는 단편소설을 썼고 희정 씨의 호언장담대로 그 작품으로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했다. 미상 씨는 드디어 소설가가 되었고 상금도 탔다. 그러나 그해 겨울부터 희정 씨의 몸이 좋지 않아 두 사람은 마요트에도 비원에도 선유도에도 갈 수 없었다. 그로부터 일 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다음 주 수요일입니다. 비원 관람권을 예약했어요."■
-
- 생활·문화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5회)
-
-
고용 23만명 늘며 반등했지만⋯청년 실업률 5년 만에 최고
-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석 달 만에 2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청년층 고용 부진이 심화되며 노동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1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2841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23만4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2월과 1월 각각 16만8,000명, 10만8,000명으로 둔화됐던 증가 폭이 다시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청년층 취업자는 14만6000명 감소했고, 청년 실업률은 7.7%로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8만7000명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와 운수업이 증가를 이끌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은 각각 20개월,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가 10만5000명 줄어 AI 확산에 따른 구조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니해설] '노년 고용 호황' vs '청년 고용 절벽'…AI 시대, 노동시장 구조가 흔들린다 2월 고용지표는 겉으로는 회복, 속으로는 균열이라는 상반된 신호를 동시에 보여준다. 취업자 수는 23만4,000명 증가하며 석 달 만에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그러나 이 회복은 특정 연령층에 편중된 '착시적 반등'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 반등 속 청년 실업 심화 연령별로 보면 고용 증가의 중심은 60세 이상이었다. 이 연령대 취업자는 28만7000명 증가하며 전체 증가 폭을 사실상 견인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은 14만6,000명 감소했고, 30대 증가 폭도 제한적이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7.7%로 2021년 이후 같은 달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요인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해석된다. 고령층은 공공 일자리와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유지되거나 확대되는 반면, 청년층은 양질의 일자리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별 구조 역시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8만8,000명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운수·창고업과 여가 서비스업도 증가했다. 이는 고령화와 플랫폼 경제 확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통적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제조업은 1만6000명 감소하며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역시 22개월 연속 감소하며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직 감소에 AI 영향 가능성 주목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이다. 이 분야 취업자는 10만5000명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정보통신업 역시 4만2000명 줄었다. 이 현상은 단순한 기저 효과일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확산과의 연관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개발, 분석, 설계 등 일부 고숙련 직무가 자동화되거나 효율화되면서 고용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역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장기간 증가에 따른 기저 효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면서도 "AI 영향 여부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상용근로자는 15만8,000명 증가했지만 일용근로자도 3만9,000명 늘어 불안정 고용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실업 지표 역시 악화됐다. 실업자는 99만3000명으로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3.4%로 상승했다. 이는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인구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동시에 일자리 부족 문제를 반영하는 수치다. 특히 '쉬었음' 인구가 272만명을 넘어선 점도 주목된다. 이는 노동시장 이탈 또는 유보 상태 인구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향후 고용시장이 세 가지 축에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고령층 중심의 고용 확대 지속, 둘째, 청년층 고용 미스매치 심화, 셋째, AI 확산에 따른 직무 구조 변화다. 이번 고용지표는 단순한 경기 회복 여부를 넘어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전환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숫자는 회복을 말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일자리의 질과 미래'라는 더 큰 문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
- 경제
-
고용 23만명 늘며 반등했지만⋯청년 실업률 5년 만에 최고
-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4회)
- 제24회 "그게 우리 아빠가 자랑하는 지식이죠." 지영은 자기 아빠를 자랑할 줄도 알았다. 지영의 말을 들은 뒤부텨 미상 씨는 우 선생님의 이상한 소리를 가볍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 길 가는 사람 셋이면 그 가운데 스승이 있다는 옛말처럼, 같은 빌라에 사는 세 가구의 이웃 가운데 누군가는 미상 씨의 스승이었다. 그리고 그중 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 희정 씨는 사랑하는 사람 이상의 좋은 인연이었다. 카카오와 코코와 초코를 반려로 삼게 된 저간의 조력자 역시 희정 씨였고, 그해 가을 멋진 단편소설을 썼고 그 작품이 신춘문예에 당선하게 된 기반도 희정 씨가 마련해줬다. 희정 씨는 미상 씨의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인생의 은인이며 운명의 반려자였다. 미상 씨가 신춘문예 당선작인 「행인」을 쓰게 된 계기는 희정 씨와 대화를 나누던 중 흘린 단순한 이야기였다. "저는 어쩌면 연극배우가 될 뻔했어요. 소설가가 되겠다는 확고한 뜻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신인 탤런트가 됐을지도 모르죠." 미상 씨는 대학교 신입생 시절 잠시 연극 동아리에 가입했었다는 얘기를 했다. "제 의지라기보다는 친구 따라갔어요. 저는 대학신문사에 가고 싶었는데 그 친구가 하도 연극 동아리로 같이 가지고 끌길래 끌려갔어요." "미상 씨는 연극을 해도 잘할 사람인데요?" "그렇지 않아요. 나처럼 에고로 움직이는 사람은 금방금방 변신하기 어려워 연기가 되질 않아요. 그리고 나는 연출이니 촬영이니 하는 그런 보조역할에는 전혀 욕심이 없거든요. 저는 지금도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 생각해요." "그 친구는 어떻게 됐어요? 미상 씨를 끌고 간 그 친구." "그 친구도 나처럼 숫기가 없어 일찍 탈락했어요. 연극반 그만두고 취업시험 준비에 몰두하더니 지금은 대기업 사원." 미상 씨는 친구와 함께 소품 담당과 홍보 담당으로 잡일을 하며 단역으로 출연했던 학년 말 공연을 이야기했다. "행인 일, 행인 이, 행인 삼, 행인 사가 있었거든요. 나하고 친구는 행인 삼, 행인 사였어요. 대사는 전혀 없고 좌우를 기웃거리며 지나가는 그런 행인이죠. 토요일 일요일 이틀 동안 네 번 공연했는데 저는 토요일에만 출연했어요. 일요일엔 나 대신 조명보조 하던 친구와 역할을 바꿨으니까요. 조명보조 하던 친구나 나 대신 행인 삼을 했어요." "어땠어요. 연기 좋았어요? 박수를 치던가요?" 깔깔깔 웃으면서 희정 씨가 물었고 역시 활짝 웃는 얼굴로 미상 씨가 대답했다. "토요일 저녁 뒤풀이에서 엄청 욕을 먹었어요. 사학년 선배가 연출이었는데 어이없는 표정으로 막말을 했죠." 돌연 미상 씨는 태도를 바꿔 그 연출가 선배의 표정과 대사를 연기했다. "야야, 니는 임마 행인이 아니라 행상이더라. 응? 무슨 행인이 그렇게 두리번거리며 지나가냐, 응? 행인 아니야, 행인! 그냥 슥 지나가는 거야. 왜 두리번거리며 마치 그 공간이 네 인생 전부를 차지하는 곳인냥 첨벙거려?" 선배의 말을 연기한 미상 씨는 즉시 본래의 자기로 돌아왔다. 정색을 한 미상 씨가 자신의 행인 연기에 대한 연출가 선배의 혹평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맞는 말이었어요. 제가 너무 오버했죠. 주인공 두 사람이 서 있는 거리 한쪽으로 지나가고 지나가고 두 번 지나가는 동안 내가 액션을 너무 크게 했어요." 대학교 신입생 미상 씨에서 사학년 선배 연출가로 변신했다가, 연극의 엑스트라 행인 삼에서 다시 현재로 돌아온 미상 씨의 짧은 연기에 희정 씨는 배꼽 빠져라 웃었다. 그러면서 말했다. "연기 좋은걸요." "토요일 뒤풀이에선 그렇게 욕을 먹었는데 일요일 쫑파티에선 엄청난 호평을 받았어요. 내가 아니라 다른 애가 나 대신 출연했는데 내게 연기 좋았다고 칭찬을 칭찬을 하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의자에 앉은 미상 씨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던 희정 씨는 오른쪽으로 쓰러졌다. 자신이 겪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온몸으로 연기하는 미상 씨의 무표정한 태도가 너무 웃겼기 때문이다. 오른쪽으로 쓰러진 채 미상 씨에게로 얼굴을 돌린 희정 씨는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
-
- 생활·문화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4회)
-
-
"봉쇄 뚫린 호르무즈"⋯파키스탄·인도 유조선, 이란 경계망 잇따라 통과
-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파키스탄 국적 유조선이 처음으로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파키스탄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선박의 안전 통항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군사적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키스탄 유조선 '카라치'호, 호르무즈 해협 첫 통과 17일 로이터통신은 선박 운항정보 업체 머린트래픽과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를 인용해, 파키스탄국영해운공사(PNSC) 소속 중형 유조선 '카라치'호가 지난 15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유조선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다스섬에서 원유를 적재한 뒤 해협을 빠져나와 이날 중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머린트래픽은 자사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번 통과는 일부 화물선이 협상을 통해 안전한 통항을 보장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군 소식통도 로이터에 "해군이 이란 해군과 접촉했으며, 파키스탄 선박이었기 때문에 호위는 필요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파키스탄 해군과 외무부는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PNSC 소속 또 다른 유조선 '라호르'호도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항구 얀부에서 원유를 싣고 현재 파키스탄으로 향하고 있으며, 현 항행 속도를 유지할 경우 3일 후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란 긴장 속 파키스탄의 줄타기 외교 파키스탄의 이번 움직임은 복잡한 외교 방정식 속에서 이뤄졌다. 파키스탄은 인접국 이란은 물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나라다. 특히 사우디와는 지난해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후 더욱 첨예한 외교적 균형을 요구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주 자국 상선 호위를 포함한 항로안전작전에 돌입했으며, 재무부는 내달 중순까지 필요한 원유 수요량은 확보된 상태라고 밝히면서도 연료 수입처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인도와 중국, 이란의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미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도도 해군 호위 속 해협 통과…아시아 원유 수송 재개 가속 파키스탄뿐 아니라 인도도 자국 선박의 안전 통항에 나섰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은 전날 인도 국영 인도해운공사(SCI) 소속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와 '난다 데비'호가 인도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시발릭호는 이미 인도 서부 문드라항에 도착했으며, 난다 데비호는 17일 중 입항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14일 UAE에서 원유를 적재한 인도 유조선 '자그 라드키'호도 현재 인도로 항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의 해협 봉쇄에도 불구하고 외교 협상과 군사 호위를 앞세운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 수송 재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
- 세계
-
"봉쇄 뚫린 호르무즈"⋯파키스탄·인도 유조선, 이란 경계망 잇따라 통과
-
-
[증시 레이더] 코스피, 반도체 쌍끌이에 1%대 반등⋯코스닥은 1%대 하락
- 코스피가 16일 장중 급등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 끝에 1%대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62.61포인트(1.14%) 오른 5549.8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3.58포인트(0.43%) 오른 5510.82로 출발해 한때 5561.42까지 올랐지만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장중 55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반면 코스닥은 14.67포인트(-1.27%) 내린 1138.2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497.5원(+3.8원)으로 올라 고유가와 환율 부담이 시장 전반을 짓눌렀다. 삼성전자(2.94%)와 SK하이닉스(7.03%)가 강세를 이끌었지만 현대차(-2.13%), 기아(-1.40%), LG에너지솔루션(-0.81%), 한화오션(-3.6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다수는 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반도체만 웃은 날…코스피 반등 속 드러난 증시의 불안한 균열 코스피가 16일 하루 종일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크게 흔들리다가 결국 1% 넘는 상승률로 거래를 마쳤다. 마감 수치만 보면 반등에 성공한 하루였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을 뿐 자동차, 2차전지, 방산, 바이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닥은 오히려 1% 넘게 밀렸다. 겉으로는 반등, 속으로는 편중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장세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2.61포인트(1.14%) 오른 5549.85에 마감했다.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장 초반 5510선에서 시작한 지수는 한때 5561.42까지 올라 반등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추가 상승 탄력이 붙지 않으면서 이내 상승폭을 줄였고, 한때 5500선 아래로 내려앉는 등 불안한 흐름을 노출했다. 투자자들이 어느 한쪽으로 확신을 갖고 매수하기보다, 장중 유가와 환율, 해외 변수에 반응하며 짧게 사고파는 흐름이 강했다는 뜻이다. 이날 시장을 흔든 가장 큰 배경은 여전히 중동발 리스크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와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고공행진을 지속했고, 이는 한국 증시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나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이고, 다른 하나는 원/달러 환율 급등이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00원을 넘어섰다가 1497.5원(+3.8원)에 마감했다. 주간거래 장중 환율이 1500원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한국 시장 입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흐름을 흔들고 수입물가 부담을 키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그런데도 코스피가 플러스로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대형주의 힘이 컸다. 삼성전자는 2.83% 오른 188.700원으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7.03% 급등해 97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지수 방향을 가르는 핵심 축이 다시 반도체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서버,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수요 기대가 이어지면서 다른 업종이 흔들려도 반도체가 지수를 떠받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강한 상승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시장이 다시 AI 메모리 성장 스토리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날 장세를 건강한 상승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도체 두 종목의 상승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시장 전반의 체력은 오히려 약했다. 현대차(-2.13%), 기아(-1.40%) 등 자동차주가 밀렸고, LG에너지솔루션(-0.81%), 삼성SDI(-1.29%) 등 2차전지주도 부진했다. 두산에너빌리티(-0.75%), 한화에어로스페이스(-0.81%), 한화오션(-3.65%), 현대로템(-2.67%) 등 방산·중공업주도 약세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1.51%)를 비롯한 바이오주도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코스피 상승은 시장 전체의 위험 선호 회복이라기보다 일부 대형 기술주의 독주에 가까웠다. 코스닥의 부진은 이런 불균형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코스닥은 14.67포인트(-1.27%) 내린 1138.29에 장을 마쳤다. 통상 코스닥은 성장주와 중소형주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코스닥이 약하다는 것은 개인투자자 중심의 위험 선호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형 반도체를 제외하면 투자자들이 아직 중소형 성장주 전반으로 매수 범위를 넓히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코스피의 반등이 시장 전체의 낙관론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해외 증시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0.2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0.61%), 나스닥(-0.93%)이 일제히 밀린 것은 중동 불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성장 둔화 우려와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이 겹쳤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가 흔들리면 한국 시장은 통상 외국인 수급과 환율 경로를 통해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날 국내 증시가 장 초반 상승폭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린 것도 이런 대외 변수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환율은 지금 한국 증시의 가장 민감한 변수 중 하나다. 1,500원에 근접한 환율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심리적 압박을 준다. 수입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손 우려가 확대된다. 물론 일부 수출주는 환율 상승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유가 급등과 함께 움직이는 환율 상승은 대체로 경기 불안과 위험 회피 심리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당국 개입 경계감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상단을 다소 눌렀지만, 유가가 쉽게 안정되지 않으면 환율은 다시 1500원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지수 반등'과 '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난 하루로 요약된다. 코스피(1.14%)는 올랐지만, 코스닥(-1.27%)은 내렸고, 지수 상승의 과실도 반도체에 집중됐다. 삼성전자(2.94%)와 SK하이닉스(7.03%)가 아니었다면 코스피도 훨씬 약한 흐름을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동시에 시장 전체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안정될 수 있는지다. 둘째,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다시 돌파할지 여부다. 셋째, 반도체 외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수 있는지다. 이 세 조건 가운데 어느 하나도 아직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 현재 시장은 반도체의 강한 실적 기대와 중동 리스크, 고유가, 고환율이라는 거센 역풍이 맞부딪히는 국면에 놓여 있다. 지수는 올랐지만 투자자들이 쉽게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 경제
-
[증시 레이더] 코스피, 반도체 쌍끌이에 1%대 반등⋯코스닥은 1%대 하락
-
-
[부모교육 칼럼(3)] 신학기, 부모의 불안은 어떻게 전해질까?
- 신학기, 부모의 불안은 어떻게 전해질까? "숙제는 했니?" "오늘 학원은 어땠어?" "중간고사가 5주 남았는데 준비는 언제 시작할 거야?" 이러한 질문들이 부모에게는 식탁에서 아이에게 하는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아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문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아이의 반응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질문에 대답하던 아이가 점점 말을 줄이게 된다. "몰라요." "그냥요." "적당히 좀 해요." 대화는 거기에서 멈춘다. 부모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그냥 걱정해서 물어본 건데….' 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하는 질문의 의미보다 대화의 분위기를 먼저 느낀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부모의 마음도 바빠진다. 새로운 교과서와 시간표가 생기고 학년이 올라가면 공부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부모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이번 학년은 잘 시작해야 할 텐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많은 부모가 같은 걱정을 한다. 아이가 뒤처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계속 묻는다. 숙제는 했는지, 수업은 어땠는지, 학원은 도움이 되는지 확인한다. 부모에게는 관심이고 책임감인 것이다. 그러나 질문이 이어질수록 식탁의 분위기는 점검하는 분위기로 바뀐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하나하나 따져 듣지 않는다. 대신 부모의 표정과 말투를 먼저 느낀다. 질문이 빠르게 이어지면 아이는 긴장한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 점검을 받는다고 느낀다. 그러면 아이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대답이 짧아진다. 공부 이야기를 피한다. 대화를 빨리 끝내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은 아이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은 대화 속에서 느끼는 부담감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에도 민감하다.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도 긴장한다. 부모가 조급해하면 집안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그 분위기는 아이의 정서에 그대로 전달된다. 신학기 초에는 아이도 큰 변화를 겪는다. 새로운 교실, 새로운 친구, 달라진 수업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아이는 그 환경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시기에 부모의 걱정이 계속 더해지면 아이는 숨을 고를 시간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신학기에는 완벽한 계획보다 집안의 안정된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 부모가 차분하면 아이도 차분해진다. 부모가 서두르지 않으면 아이도 자신의 속도로 학교생활에 적응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공부의 리듬도 만들어진다. 신학기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완벽한 공부 스케쥴 관리가 아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된 부모의 지지와 응원의 태도이다. 부모가 먼저 마음의 속도를 늦추면 집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조금씩 긴장을 풀고 자신의 속도를 찾게 된다. 공부의 힘은 조급함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아이의 공부는 안정된 관계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다. 신학기의 첫 달,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더 많은 조언이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한 가정의 분위기인 것이다. 부모의 정서 안정이 아이의 정서 안정을 만든다. <이번 주 실천 1가지> 말하기 전에 3초만 멈춰보세요. 아이에게 공부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잠시 멈춰보세요. 그리고 부모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좋습니다. "지금 나는 걱정해서 말하려는 걸까 아니면 아이를 믿으며 말하려는 걸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아이에게 하는 말의 톤이 달라집니다. 부모의 마음이 조금 여유로울 때, 아이와의 대화도 훨씬 편안하게 됩니다. <필자 소개> 김태균 -교육학 박사 -청소년 학습 분야와 부모 코칭 전문가(KPC) 연구 기반 실천가로서 검증된 이론으로 실천이 가능한 전략을 통해 아이의 가시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부모-자녀-학교-사회가 연결되는 종합적인 성장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비전이다. 저서로는 <듣기 좋은 잔소리 가이드북>, <정답과 오답 사이>, <현명한 부모는 피드백이 다르다> 등이 있다. 부모칼럼 목차 1회. 3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1년을 결정한다. 2회. 신학기 첫 달,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말 3회. 신학기, 부모의 불안은 어떻게 전해질까? 4회. 3월에는 성적보다 '관계'를 먼저 세워야 한다. 5회.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게 하는 질문의 기술 6회. 숙제 전쟁을 끝내는 루틴 설계법 7회. 아이의 스마트폰, 빼앗기만 하면 될까? 8회. 사교육, 늘리는 게 답일까? 9회. 중간고사 전, 아이의 멘탈을 먼저 점검하자. 10회. 스스로 공부하는 집, 1년을 설계하는 부모의 질문
-
- 생활·문화
-
[부모교육 칼럼(3)] 신학기, 부모의 불안은 어떻게 전해질까?
-
-
미·이란 전쟁發 유가 폭등⋯석유제품·화학업계 직격탄,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촉발한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제조업 전반을 압박하는 가운데, 석유제품 산업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은 16일 발표한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유가, 개전 이후 40% 폭등…"한국, 구조적 취약성 노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개전 이전 배럴당 72달러에서 지난 6일 103달러까지 치솟았다. 불과 수일 만에 40% 이상 급등한 수치다. 문제는 한국의 에너지 수입 구조가 이 같은 충격에 유독 취약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 물량 대부분이 이란·이라크·오만 등을 잇는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분쟁이 확대돼 해협 통행이 제한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원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가 10% 오르면 제조업 생산비 0.71%↑…석유제품은 6.3% '직격' 산업연구원의 정량 분석 결과,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국내 제조업 평균 생산비는 약 0.7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보면 완만해 보이지만, 업종별 편차는 극명했다. 가장 큰 직격탄을 맞는 곳은 석유제품 산업이다. 생산비 증가율이 6.30% 에 달해 주요 제조업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원유를 핵심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 특성상, 원유 가격 상승이 생산 원가로 곧바로 전이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어 화학제품 산업이 1.59%, 고무·플라스틱 산업이 0.46% 의 생산비 증가가 예상됐다.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산업군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는 양상이다. 직접 무역 충격은 제한적…그러나 간접 파장은 '불가피' 한국 전체 수출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에 불과해, 교역 단절에 따른 직접적인 수출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해상 물류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운송비 상승, 납기 지연, 공급망 교란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수출 경쟁력에 간접적이지만 광범위한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유의해야"…맞춤형 산업 대응 체계 주문 보고서가 가장 무게를 두고 경고하는 시나리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는 동시에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켜 글로벌 경기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금리 인하도 금리 인상도 손쉽게 선택할 수 없는 정책 딜레마를 초래한다. 홍성욱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국제유가 상승 장기화에 따른 제조업 비용 증가와 물가 상승 압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산업별 에너지 의존도와 공급망 구조를 면밀히 고려한 맞춤형 산업 대응 및 기업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보고서는 현재 진행형인 미·이란 전쟁 상황을 배경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황 전개에 따라 분석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
- 경제
-
미·이란 전쟁發 유가 폭등⋯석유제품·화학업계 직격탄,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
-
고용보험 25만명 늘었지만⋯청년·제조업은 여전히 한파
- 지난 2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가 25만8000명 늘며 두 달 연속 20만명대 증가 폭을 이어갔다. 고용노동부가 16일 발표한 '2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6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증가세는 서비스업이 이끌었다. 보건복지업에서 11만7000명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고 숙박음식업과 사업서비스업도 확대됐다. 반면 제조업은 9개월 연속 감소했고 건설업도 31개월째 줄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20만1000명 늘어 전체 증가분의 78%를 차지했다.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감소했다. 구인 배수는 0.37로 2009년 이후 2월 기준 최저를 기록해 채용 시장의 냉기를 드러냈다. [미니해설] 가입자는 늘고 일자리는 줄었다…2월 고용지표에 드리운 구조적 냉기 고용보험 상시가입자가 2월에도 25만명 넘게 늘며 겉으로는 고용시장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증가의 무게중심이 서비스업과 고령층에 집중됐고, 제조업과 건설업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채용 수요를 보여주는 구인 지표도 뚜렷하게 식었다. 가입자 수 증가라는 표면적 개선과 산업·연령별 온도차, 그리고 얼어붙은 채용시장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16일 고용노동부의 '2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63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만8000명 증가했다. 2024년 11월 증가 폭이 10만명대로 내려앉은 뒤 한동안 답보하던 흐름이 올해 1월 26만3000명 증가로 다시 20만명대로 올라선 데 이어 2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외형만 놓고 보면 고용 충격 우려를 다소 덜어주는 숫자다. 하지만 증가세를 떠받친 축은 명확했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090만4000명으로 26만9000명 늘어 전체 증가를 사실상 견인했다. 특히 보건복지업이 11만7000명 늘며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고, 숙박음식업이 5만2000명, 사업서비스업이 2만9000명 늘었다. 돌봄, 의료, 대면 서비스 수요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팬데믹 이후 회복 흐름과 고령화, 내수 서비스업의 구조적 수요가 겹치며 서비스업 고용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의 핵심 버팀목이 됐다. 반면 한국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제조업은 아직 확실한 회복 신호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가입자는 384만3000명으로 3000명 줄어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전자·통신, 기타운송장비 등 일부 업종에서 증가 폭이 확대되며 감소 폭이 줄어든 점은 그나마 완만한 개선 신호로 읽힌다. 문제는 화학제품 업종이다. 화학제품은 51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글로벌 수요 둔화, 수출 단가 변동, 업황 조정이 맞물리며 제조업 내부에서도 업종 간 차별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건설업 사정은 더 무겁다. 건설업 가입자는 74만4000명으로 1만600명 줄어 31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이 다소 축소됐다고는 하지만 종합건설업 중심의 부진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금리 부담, 부동산 경기 둔화, 지방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의 후유증이 현장 고용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와 건설이 동시에 힘을 쓰지 못하는 구조는 경기의 기초체력이 아직 충분히 살아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령별 지표는 더 선명한 구조 변화를 보여준다. 30대는 8만9000명, 50대는 4만8000명, 60세 이상은 20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이 전체 증가분의 78%를 차지했다는 점은 이번 통계의 핵심이다. 고령층 경제활동 확대, 계속고용, 돌봄·보건 분야 일자리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29세 이하와 40대는 각각 6만7000명, 1만2000명 줄었다. 청년층은 인구 감소와 함께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이 겹쳤고, 40대는 제조·건설 등 전통 주력 산업의 부진과 산업구조 재편의 충격을 여전히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가입자 수가 늘었다고 해도 청년과 중간 연령대의 고용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면 노동시장의 질적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 성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 남성 가입자는 858만5000명으로 8만3000명 증가한 반면 여성 가입자는 705만5000명으로 17만5000명 늘었다. 보건복지, 숙박음식, 서비스업 전반에서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의 증가세가 반영된 결과다. 이는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회복이 여성 가입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확대인지, 저임금·단시간 일자리 증가인지까지는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채용 시장이다. 고용서비스 통합플랫폼 '고용24'를 통한 2월 신규 구인 인원은 12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만5000명, 25.9% 줄었다.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34만5000명으로 8만6000명, 19.9% 늘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늘었는데 기업의 새 채용 공고는 줄었다는 뜻이다. 그 결과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 배수는 0.37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달 0.40보다 낮아졌고, 2월 기준으로는 2009년 0.36 이후 최저다. 표면적 가입자 증가는 유지됐지만 새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진 것이다. 정부는 2월 설 연휴 영향으로 휴일 기간 기업 구인이 줄어 구인 인원과 구인 배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정 부분 계절성과 달력 효과를 감안할 필요는 있다. 다만 단순한 연휴 효과로만 보기에는 구직 증가와 산업별 고용 양극화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기업들이 당장 사람을 새로 뽑기보다 기존 인력 운용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고용의 총량보다 신규 채용의 질과 폭이 더 중요한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한편 구직급여 지표는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2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만명, 25.8% 감소했다. 지급액도 9480억원으로 11.6%인 1248억원 줄었다. 지난해 11월부터 넉 달 연속 1조원을 밑돌고 있다는 점도 급격한 고용 악화 가능성을 당장은 낮춰주는 신호다. 다만 이것이 곧바로 노동시장 전반의 체력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실업급여 신청이 줄었어도 신규 채용이 함께 살아나지 않으면 체감 고용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이번 2월 고용행정통계는 한국 노동시장이 '증가'와 '불안'이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서비스업과 고령층이 가입자 증가를 이끌며 총량 지표를 방어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 청년층과 40대 감소, 얼어붙은 신규 채용 시장은 구조적 부담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단순한 가입자 수 증가가 아니라 청년과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한 양질의 일자리 회복, 그리고 구인 수요의 실질적 반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경제
-
고용보험 25만명 늘었지만⋯청년·제조업은 여전히 한파
-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3회)
- 제23회 코코와 초코가 미상 씨네 집에 온 이년 전 여름은 지영의 오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던 때였다. "아저씨, 저도 고양이 보고 싶어요. 고양이 보러 가면 안 될까요?" "오호, 좋지! 언제든지 와." "뭘 가지고 가야 되나요?" "아무것도 필요 없어. 우리 집에는 고양이 장난감과 사료와 간식이 다 있으니까." "그래도 뭔가 선물을 하나 가지고 갈게요." 지영은 다이소에서 샀다는 빨간 깃털 달린 고양이 낚싯대 장난감을 가지고 왔다. 코코와 초코에게 딱 맞는 장난감이었다. "얘들은 남자에요 여자에요?" "둘 다 수컷이다. 고양인 소년들이지." "그래서 이렇게 난린가 봐요. 힘이 장난이 아니에요." 태어난 지 세 달 된 코코와 초코는 어미로부터 독립할 시기라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쳐 지영의 낚시질에 넋을 잃었다. 팔짝팔짝 뛰고 방방 나는 고양이와 놀던 지영이 미상 씨에게 말했다. "저도 고양일 키우고 싶지만 아빠가 허락할 리 없어요. 그래도 만약 키우게 된다면 우리 동네 이름을 고양이한테 붙여 줄 생각이에요." 허무맹랑한 소리를 남발하는 지영 아빠 우 선생님의 직함은 향토사학자다. 이 동네만이 아니라 성북구와 강북구, 종로구와 중구까지 지명과 명승지에 대해 해박하다. 그 영향으로 지영은 자신에게 고양이가 생긴다면 그 고양이 이름으로 이 동네 지명을 붙여 주겠다고 한다. "남자라면 '징검다리'라 부르고 여자라면 '물너미'라 부르겠어요. 그 이름이 석관동과 월곡동의 우리말이거든요." 그러면서 미상 씨에게 물었다. "아저씨, 코코하고 초코는 왜 코코와 초콘가요?" "응, 그건 말이야. 내가 아니라 아래에 사는 희정 씨가 지어준 이름인데 카카오라는 열대 열매와 관련이 있어. 코코와 초코가 오기 전 카카오라는 고양이가 있었는데 말이야." 미상 씨는 멋진 소년 지영에게 카카오부터 초코까지 그 이름의 내막을 이야기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나무에 열리는 열매거든. 그 카카오 씨앗을 가공한 가루에서 지방을 빼면 코코아라는 식품이 돼. 그런데 카카오 가루에서 지방을 빼기 전에 우유와 버터와 설탕을 넣고 향료와 캐러멜 색소를 첨가해 반죽을 만든 뒤 딱딱하게 굳히면 초콜릿이 되거든. 그래서 카카오 동생은 코코아와 초콜릿이고 줄임말로 코코와 초코라 부르게 됐지. 내가 아니라 희정 씨가 지어준 이름이야." "초코라는 이름이 이뻐요. 털만 아니라 발가락도 젤리도 초코렛처럼 다 새까맣잖아요. 정말 신기해요." 초코의 앞발을 잡고 그 발바닥을 만지며 지영이 말한다. 미상 씨로선 신선한 발견이었다. 올블랙이라고만 여겼지 초코의 신체 모든 부위가 새까맣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코코도 초코도 다 이쁜 이름이지만 난 지영이가 생각하는 고양이 이름이 더 멋지다. 우리 동네 이름이기도 하지만 그 뜻도 이쁘고 발음도 멋지게 들리네." "네, 사회 수업시간에 제가 발표한 내용이거든요. 석관동과 월곡동의 어원에 대해서요." "그래? 지영이 대단하다." "아빠한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석관동과 월곡동 지명은 둘 다 물과 다리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석관동은 중랑천으로 이어지는 묵동천에 놓인 징검다리 때문에 생긴 이름이고, 월곡동은 정릉천으로 흘러가는 개울에 놓인 다리 너머에 있는 장위산 기슭 골짜기를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해요. 그러니 '징검다리 마을'과 '다리 너머 골짜기 마을'이라는 말이죠."■
-
- 생활·문화
-
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3회)
-
-
[국제경제 흐름 읽기] '유가 100달러' 돌파⋯호르무즈 봉쇄가 흔든 세계 경제
- 중동의 전운(戰雲)이 터진 지 보름 만에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이 초래한 지정학적 격변은 단순한 '단기 진통'을 넘어, 이미 균열이 시작된 글로벌 경제의 연쇄 붕괴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팬데믹 이후 최대의 공급 측면 쇼크에 직면하며 물가 폭등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덮치는 '복합 위기'의 터널로 진입했다. 호르무즈의 비명⋯멈춰선 유조선단 이란 전쟁이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세계 에너지의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블룸버그의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초순 해협 물동량은 예년 대비 80% 급감했다. 이란 정권의 해협 폐쇄 고수와 미군의 무차별 공습이 맞물리며, 주요 선사들은 보험료 폭등과 피격 위험에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이러한 물류 마비는 즉각적인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 금요일 배럴당 100달러 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선물 시장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컸던 일주일로 기록될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심리적 불안을 넘어 '물리적 공급 절벽'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美 경제⋯금리 인하의 실종 미국 경제 역시 전쟁의 여파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WSJ은 공습 전부터 미국 경제가 이미 여러 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치(1.4%)의 절반 수준인 0.7%에 그쳤고, 가계 지출은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으며 급격히 위축됐다. 가장 치명적인 대목은 근원 물가의 역습이다.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연준 목표치(2%)를 크게 웃도는 3.1%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 폭등은 연준의 발을 묶어버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단 한 차례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40%까지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동시에 가계를 압박하는 '피냐타(Piñata)' 형국이 현실화된 것이다. 한국, 에너지 쇼크 '최대 위험군' 전락 대륙별 명암은 더욱 짙다. 독일 산업 생산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유럽의 '병자'로 다시 전락했고, 영국 역시 성장이 멈춰 섰다. 아시아 국가들의 처지는 더욱 절박하다. 노무라 글로벌 이코노믹스는 한국과 태국을 이번 유가 쇼크에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높은 에너지 집약도와 화석 연료 수입 의존도 때문이다. 중국 역시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연초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으나, 중동발 수요 위축과 물류비 상승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 목표를 설정했던 베이징에 이번 전쟁은 '치명적 외부 충격'이 되고 있다. [Key Insights]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100달러 돌파는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의 서막이다. 노무라 등 주요 기관이 한국을 유가 쇼크의 최대 피해국으로 지목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원유 수입 비용 급증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제조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라는 연쇄 파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소멸한 상황에서 가계 부채 부담은 한계점에 다다를 전망이다. 정부와 기업은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환경'을 상시 전제로 두고,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내수 방어를 위한 비상 경영 체제로 즉각 전환해야 한다. [Summary] 이란 전쟁 보름 만에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은 성장 둔화 속 물가 상승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급격히 낮아졌다. 유럽은 산업 생산 부진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는 에너지 수입 비용 폭등에 따른 신용 위험과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했다. 글로벌 통상 질서가 팬데믹 이후 최대 충격을 받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를 장기 불황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
-
- 경제
-
[국제경제 흐름 읽기] '유가 100달러' 돌파⋯호르무즈 봉쇄가 흔든 세계 경제
-
-
[글로벌 밀리터리] 中 민간 업체, 美 B-2 스텔스기 무선 신호 포착 주장⋯"은밀 기동 끝났다"
- 이란이 미국·이스라엘 연합군의 전방위 압박에도 이례적으로 정밀한 타격을 이어가는 배경에 중국의 우주·정보 자산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분석이 서방 정보 당국과 전문가 집단에서 제기되고 있다. 위성항법 데이터 제공부터 미군 스텔스 폭격기 교신 감청 주장, 실시간 미군 자산 위치 공유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할이 전장의 정보 생태계를 조용히 재편하고 있다고 유라시안 타임즈가 지난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대외정보국(DGSE) 알랭 쥐예(Alain Juillet) 전 국장은 최근 독립 팟캐스트 '토신(Tocsin)'에 출연해 이란의 정밀 타격 능력이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 현저히 향상된 배경으로 중국의 베이더우(BeiDou) 위성항법 시스템을 지목했다. 미국 정부가 소유·관리하는 GPS는 워싱턴이 위기 상황 시 특정 지역 신호를 선택적으로 차단하거나 정밀도를 저하시켜 적대 세력의 유도 무기를 교란할 수 있다는 구조적 약점이 있다. 반면 중국이 독자 구축한 베이더우는 미국의 간섭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독립 체계로, 이란의 탄도·순항 미사일이 미국의 전파 방해를 피해 표적을 향해 날아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쥐예 전 국장의 분석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기술 협력이 아닌 전략적 계산으로 본다. 이란은 중국에 막대한 원유를 지속 공급하며 경제·군사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왔고, 중국 입장에서 베이더우 접근권 제공은 미국 주도의 중동 안보 질서에 균열을 내는 비용 없는 비대칭 개입 수단이 된다. 실제 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자산을 타격할 때 과거 대비 명중률이 뚜렷이 향상됐다는 관측은 이 분석을 뒷받침한다. 더 자극적인 주장은 중국 민간 방산 정보 기업에서 나왔다. 인민해방군(PLA)에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징안 테크놀로지(Jingan Technology)는 지난 3월 2일 자사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사의 '징치(Jingqi)' 시스템이 3월 1일 이란 타격 임무를 마치고 귀환 중이던 미 공군 B-2A 스텔스 폭격기의 무선 교신을 감청했다고 주장했다. 징안은 '페트로 41((Petro 41)'에서 '페트로 44(Petro 44)'로 식별된 B-2A 4기의 비행 경로를 재현한 자료와 음성 녹음까지 공개했다고 밝혔으나, 영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고 독립적 검증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주장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PLA 전문 분석가 릭 조(Rick Joe)는 "가능성이 완전히 제로는 아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는 가설적 시나리오"라고 선을 그었다. 필리핀 기반 군사 분석가 미겔 미란다(Miguel Miranda)는 "이는 벤처 자본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의 마케팅·홍보 공세에 가깝다"며 이스라엘, 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유사한 오픈소스 기반 정보 집약 소프트웨어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징안의 징치 시스템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 설 방송에서 PLA 정보지원부대를 방문하는 장면의 배경 화면에 등장할 정도로 군과의 연계성이 공공연하다는 점은, 이 주장을 단순한 기업 홍보로만 볼 수 없게 만드는 맥락이기도 하다. 징안보다 더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킨 것은 또 다른 중국 기업 미자르비전(MizarVision)이다. 지리공간정보 분석 전문 기업인 이곳은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 이전부터 미군의 중동 내 자산 이동 위성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실시간 공유해 왔다. 카타르 알우다이드 공군 기지의 시설 배치, 이스라엘 오브다 기지에 계류 중인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의 주기 위치,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술탄 기지에 배치된 E-11 공중통신중계기 2기와 E-3 공중경보통제기(AWACS) 7기의 위치 정보가 포함됐다. 공개된 정보 중 다수가 이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 표적이 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선 전술적 기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목할 점은 미자르비전이 자체 위성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방 상업 위성업체를 포함한 외부 고해상도 영상을 조달한 뒤 AI 기반 분석을 결합해 실시간 전술 정보 형태로 가공·배포하는 구조다. '오픈소스'의 탈을 쓴 근실시간 전술정보망이 전장의 정보 비대칭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은 이번 분쟁에서 공식적으로는 "모든 당사자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중재자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더우 위성항법 데이터 제공 의혹, PLA 연계 기업의 B-2 교신 감청 주장, 미군 자산의 실시간 위치 정보 공개에 이르는 일련의 정황은 중국이 '공식적 중립'과 '사실상의 이란 지원' 사이 모호한 선 위에서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분쟁은 미·이란 양국의 재래식 전력 대결을 넘어, 미국이 수십 년간 독점해 온 우주·정보 패권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양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장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지구 저궤도 위성망과 데이터 분석 서버 안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
- 세계
-
[글로벌 밀리터리] 中 민간 업체, 美 B-2 스텔스기 무선 신호 포착 주장⋯"은밀 기동 끝났다"
-
-
[주간 월가 레이더] 120달러 육박한 유가, 파월의 '인하 시계' 멈춰 세우나
-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던 뉴욕 증시가 중동발 포화와 유가 폭등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2주째로 접어들며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20달러 선을 위협하자, 시장의 시선은 오는 18일(현지 시간) 예정된 연반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는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열리는 정례회의로, 에너지 쇼크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금리 인하 경로를 얼마나 뒤흔들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월가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3.50~3.75%)될 것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함께 발표될 '점도표(금리 전망치)'와 경제전망요약(SEP)의 변화에 촉각을 돋우고 있다.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지난주 고점 대비 5% 밀려나며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은, 시장이 더 이상 '저금리 낙관론'에만 기댈 수 없음을 깨달았다는 증거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전략가는 "연준이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쇼크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미칠 복합적 영향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진단을 내놓느냐에 따라 연말 증시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주 월가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BOJ), 영국(BOE), 호주(RBA)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금리 결정을 내리는 '슈퍼 위크'를 맞이한다. 이란 측이 "세계는 유가 200달러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높인 가운데,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막기 위해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기조를 강화할지가 최대 변수다. [미니해설] 셧다운 안개 너머 직면한 '오일 쇼크'…파월의 입에 걸린 제국의 운명 ① 6월 인하론의 실종…연내 1회 인하 '배수진'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장은 연내 3회 이상의 금리 인하를 확신했다. 그러나 중동의 포성이 유가를 100달러 위로 밀어 올리자 '인하 시계'는 멈춰 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쟁 전 '연내 2회 인하'를 점쳤던 시장은 현재 '연내 1회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TD 웰스의 시드 바이드야 전략가는 "에너지 가격 급등은 연준을 더 오랫동안 '관망(Holding pattern)' 상태로 묶어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점도표에서 올해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2회로 하향 조정된다면, 증시는 '기술적 조정'을 넘어 '추세적 하락'의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② '워시 체제'로의 과도기, 파월의 마지막 결단 이번 회의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제롬 파월 의장의 사실상 마지막 정책 결정 회의다. 차기 의장 지명자인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이사가 강력한 매파적 성향임을 감안할 때, 파월이 이번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대폭 높이는 '경제 전망 상향'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가 폭등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줄여 실물 경제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물가를 끌어올리는 '스테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 파월이 2% 물가 목표치 달성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늦출지가 시장의 발작 버튼이 될 전망이다. ③ 글로벌 통화 정책의 '각자도생(Decoupling)' 내주는 글로벌 자금 흐름의 대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일본은행(BOJ)은 엔화 약세와 수입 물가 폭등을 막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종료 이후 추가 금리 인상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영국 영란은행(BOE)은 3.0%의 고물가와 싸우며 인하 기대를 완전히 접고 있다. 국가별로 엇갈리는 금리 경로는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하며, '안전 자산'으로서의 달러 가치를 더욱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④ 기술주의 반격-엔비디아 GTC가 '거시 경제 중력'을 이길까 매크로 환경의 폭풍우 속에서도 증시는 'AI의 힘'에 마지막 기대를 건다. 18일부터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GTC)는 기술주 반등의 촉매제다. 젠슨 황 CEO가 제시할 차세대 AI 로드맵이 유가 쇼크라는 거대한 중력을 이겨내고 증시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전략가는 "헤드라인(전쟁 뉴스)이 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미국이 중동 전쟁에서 어떤 탈출 전략을 가졌는지 명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숨을 죽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주 주요일정(현지 시각 기준) 3월 16일(월): 중국 1·2월 주요 경제지표(소매판매·산업생산), 미국 2월 산업생산 3월 17일(화): 호주(RBA) 금리 결정, 독일 ZEW 경기신뢰지수,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 3월 18일(수): 미국(Fed) 3월 FOMC 금리 결정·점도표 발표, 일본(BOJ) 금리 결정, 영국 2월 소비자물가(CPI) 3월 19일(목): 영국(BOE) 금리 결정, 스위스(SNB) 금리 결정,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3월 20일(금): 미국 4분기 GDP(확정치), 유로존 4분기 GDP 수정치, 독일 2월 생산자물가(PPI)
-
- 경제
-
[주간 월가 레이더] 120달러 육박한 유가, 파월의 '인하 시계' 멈춰 세우나
-
-
[기후의 역습(200)] 사하라의 모래폭풍, 유럽 하늘을 덮치다⋯'붉은 비'가 드러낸 기후위기의 민낯
- 기후 변화로 사하라 사막에서 일어난 먼지 구름이 약 9일 만에 북유럽까지 널리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에 따르면 2026년 3월, 사하라 사막에서 일어난 겨울 바람은 대규모 먼지 구름을 일으켜 지중해를 향해 북상시켰고, 이 먼지는 유럽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특히 수분을 머금은 기압계와 맞물리면서 스페인과 프랑스, 영국 일부 지역에는 흙빛을 띤 이른바 '더러운 비'가 쏟아졌다. NASA는 유럽 하늘에서 내린 것은 단순한 봄비가 아니라, 북아프리카의 사막이 실어 보낸 미세한 입자들이었다고 밝혔다. NASA가 이날 공개한 3월 1일부터 9일까지의 먼지 농도와 이동 경로를 담은 애니메이션은 이 현상의 규모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에는 대기 기둥 안에 포함된 먼지의 양을 뜻하는 '먼지 기둥 질량 밀도(dust column mass density)'가 반영됐다. 이 자료는 NASA의 고다드 지구관측시스템(GEOS) 모델 계열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위성 관측 자료와 대기 중 물리 과정을 설명하는 수학적 방정식을 결합해 산출됐다. 영상에 따르면 북서아프리카에서 발원한 먼지 기둥은 한 갈래로는 대서양 서쪽으로, 다른 한 갈래로는 지중해 북쪽으로 흘러들었다. 며칠 사이 먼지층은 서유럽 하늘 전역으로 번졌고, 남부 잉글랜드에서는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 순간마저 음산한 색조로 물들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알프스에서는 마터호른 주변까지 먼지층이 스며들며, 고산 지대의 청명한 하늘마저 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먼지가 공중에만 머문 것은 아니었다. 일부는 폭풍과 만나 비와 함께 지표로 떨어졌고, 거리와 차량, 창문과 지붕 위에는 갈색 잔여물이 얇게 내려앉았다. 포르투갈 기상청이 '폭풍 레지나(Storm Regina)'로 명명한 저기압계가 이베리아반도를 통과하면서, 3월 초 스페인 남부와 동부, 프랑스 일부, 영국 남부에는 이른바 '피의 비(blood rain)'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전해졌다. 대기 중 먼지가 강수와 결합할 때 기상이 어떻게 일상의 감각을 바꾸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지중해 상공에서는 보다 높은 고도에서 '먼지 낀 권운(dusty cirrus)' 구름대도 발달했다. 스위스 연방기상기후청 메테오스위스에 따르면, 대기 중 먼지 입자는 얼음 결정이 맺히는 응결핵 역할을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이 구름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는지, 또 날씨와 기후, 나아가 태양광 발전 효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 일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분석은 사하라발 먼지가 에너지 시스템에도 적잖은 충격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NASA의 메라-2(MERRA-2), 모디스(MODIS) 관측 자료, 기타 위성 산출물을 활용해 헝가리 태양광 발전에 미치는 공중 먼지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먼지가 많은 날 태양광 발전 성능은 46%까지 떨어졌고, 먼지 농도가 낮은 날의 75% 이상과 비교하면 급격한 저하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그 가장 큰 원인으로 먼지가 권운의 형성과 반사도를 강화해 태양광 패널에 도달하는 복사 에너지를 줄였다는 점을 지목했다. 사하라 사막의 먼지는 이제 더 이상 남쪽 하늘에만 머무는 현상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럽에서는 겨울철 먼지 유입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연구자들은 북서아프리카의 평년보다 건조한 상태와, 사하라에서 북쪽으로 바람을 더 자주 밀어 올리는 기상 패턴을 그 배경으로 제시했다. 유럽 하늘을 붉고 탁하게 물들인 이번 현상은,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위기가 단지 기온 상승이나 폭염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드러낸다. 사막의 먼지는 국경에 관계없이 이동했고, 비의 색을 바꾸고, 설산의 풍경을 흐리게 만들었으며, 태양광 발전의 효율마저 떨어뜨렸다. 기후 변화로 인한 기후의 역습은 때로 불길한 붉은 비의 형태로, 때로는 보이지 않는 대기 입자의 그림자로 우리 일상과 산업의 한복판에 내려앉고 있다.
-
- 사회
-
[기후의 역습(200)] 사하라의 모래폭풍, 유럽 하늘을 덮치다⋯'붉은 비'가 드러낸 기후위기의 민낯
-
-
美, 강제노동 카드로 새 관세 전선⋯한·중·일 포함 60개 경제주체 대상 301조 조사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12일(현지시간) 한국·중국·일본·유럽연합(EU)·영국·캐나다 등을 포함한 60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금지 미흡'을 문제 삼는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각 경제주체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도입·집행하지 않은 행위와 정책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주는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 한·중·일 등 16개 경제주체를 겨냥해 시작한 '과잉생산' 301조 조사와 병렬로 진행된다. USTR은 4월 15일까지 서면 의견과 공청회 출석 신청을 받고, 4월 28일부터 필요시 5월 1일까지 공청회를 연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4일부터 150일간 10%의 한시적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이번 301조 조사는 연방대법원의 기존 상호관세 무효 판단 이후 새 관세 체계를 짜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해설 기사] 강제노동 명분, 관세의 본체…트럼프, 301조로 '포스트 상호관세' 재무장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꺼내든 카드는 무역법 301조였다. 12일 USTR이 개시한 이번 조사의 표면 명분은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 금지 미흡'이다. 그러나 통상정책의 큰 흐름에서 보면,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인권 압박이 아니라 지난달 무너진 상호관세 체제를 301조 기반의 새 관세 체계로 재구성하려는 후속 작업의 성격이 짙다. USTR은 60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각국의 행위·정책·관행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이며 미국 상거래를 제한하는지 따지겠다고 밝혔고, 조사 대상에는 한국·중국·일본은 물론 EU, 영국, 캐나다, 호주, 인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등 미국의 핵심 교역 상대가 대거 포함됐다. 이번 사안에서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의 의미다. 미국이 문제 삼는 것은 각국이 자국 내 강제노동을 단속했느냐만이 아니다. 공식 공지문 문구를 보면, 핵심 쟁점은 각 경제주체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했는가"에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이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해서 곧바로 '강제노동 활용국'으로 낙인찍혔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식 기준의 수입 차단 제도를 각국이 얼마나 갖추고 있고 실제로 집행하느냐를 문제 삼겠다는 것이다. USTR도 의견 수렴 항목에서 각 경제주체가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유지하거나 도입 중인지, 또 그 금지조치가 실제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묻겠다고 밝혔다. '강제 노동 301조'와 '과잉생산 301조'는 한 세트 이 대목은 통상적으로도 중요하다. 미국은 이미 거의 100년에 걸쳐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 금지를 법체계에 두고 있고, USTR은 이번 관보 초안에서 그 제도가 단순한 인권 규범이 아니라 경제·안보 문제와 직결된다고 못 박았다. 강제노동을 활용한 생산은 인위적으로 비용을 낮춰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왜곡된 경쟁에 밀어 넣는다는 것이 미국의 논리다. USTR은 또 현재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강제노동 관련 보류명령(WRO) 54건과 적발 결정 8건을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조사가 선언적 문제 제기가 아니라, 미국이 이미 갖고 있는 수입통제 체계를 다른 교역상대국에도 사실상 확장하려는 시도임을 보여준다. 관세정책의 시간표를 보면 더 선명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0일 백악관 포고문을 통해 무역법 122조를 발동했고, 이에 따라 2월 24일부터 150일간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한시적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백악관은 이 조치의 종료 시점을 7월 24일로 명시했다. 122조는 본래 국제수지 문제를 이유로 최대 150일 동안 한시적 수입할증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반면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합리·차별적 관행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보다 정교하고 지속적인 보복 조치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시한이 짧은 122조의 10% 글로벌 관세를 깔아둔 뒤, 그 만료 전에 301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별·사안별 관세 체계를 새로 짜는 것이 훨씬 유연한 전략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강제노동 301조'는 전날 착수한 '과잉생산 301조'와 한 세트로 봐야 한다. USTR은 3월 11일 구조적 과잉생산 및 제조업 과잉공급 문제를 이유로 한국·중국·일본·EU·대만·베트남·인도 등 16개 경제주체에 대한 별도 301조 조사도 시작했다. 관보 초안에 따르면, 이 조사 역시 4월 15일까지 의견서를 받고 5월 5일부터 공청회에 들어간다. 한국은 강제노동 이슈와 과잉생산 이슈 두 갈래 모두에서 미국의 새로운 301조 통상 압박망 안에 들어간 셈이다. 이 점에서 이번 조치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단발성 제재라기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광범위한 동맹·우방까지 포괄하는 전면적 통상 재배치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강제노동, 왜 관세 새 명분이 됐나? 미국이 왜 하필 '강제노동'을 새 관세 명분으로 택했는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의제는 보호무역 논리를 인권과 공급망 윤리의 언어로 감싸는 효과가 있다. USTR은 관보 초안에서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 인권선언 등을 거론하며 강제노동 근절이 거의 보편적 국제 규범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결론은 통상 논리로 귀결시킨다. 강제노동이 개입된 상품은 인위적으로 값이 싸고, 이 때문에 미국 수출품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미국 노동자의 임금과 생산이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즉 도덕적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철저히 산업정책과 통상보복의 문법에 가깝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USTR의 평가 기준이 생각보다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관보 초안은 캐나다·멕시코·EU가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 또는 판매를 막기 위한 조치를 도입했지만, "강제노동 수입금지 조치를 채택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한 나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적시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이제 단순 입법이나 원칙 선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실제 차단 실적과 제도 집행력이 따라오지 않으면 조사와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동맹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통상정책의 잣대는 훨씬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조사 범위 포괄성'이 관건 한국의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조사 범위의 포괄성이다. 이번 조사는 특정 품목 몇 개를 찍어 겨냥하는 구조가 아니다. USTR은 공개 의견 수렴 항목에서 "각 경제주체 제품에 대한 관세의 수준과 범위", "수입 제한의 수준과 범위", "추가 관세가 덮을 적정 교역 규모"까지 직접 묻고 있다. 이는 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미국이 품목별·국가별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폭넓게 설계할 수 있음을 뜻한다. 아직 한국의 어떤 산업이 직접 표적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사안별 조사 틀을 통해 언제든 압박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재량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태생적 시한부 122조⋯절차상 외피 갖춘 301조 절차상 일정도 촘촘하다. 강제노동 관련 301조 조사는 4월 15일까지 의견서와 공청회 출석 신청을 받은 뒤, 4월 28일부터 필요시 5월 1일까지 공청회를 연다. 이후 마지막 공청회 종료 7일 뒤까지 반박 의견을 접수한다. 로이터는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7월 임시 글로벌 관세 만료 전에 이번 301조 조사와 구제조치 제안을 마무리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결국 4~5월 여론수렴, 6~7월 판단, 7월 말 새 조치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법적 논란이 컸던 일괄 상호관세 대신, 절차적 외피를 갖춘 301조 조사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적으로도 파장은 작지 않다. 2월 20일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의 기존 글로벌 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뒤, 행정부는 122조 10% 할증관세로 일단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122조는 태생적으로 시한부다. 따라서 행정부가 더 오래가고 더 선별적인 관세 체계를 갖추려면 301조 같은 별도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강제노동과 과잉생산은 그런 점에서 가장 활용하기 쉬운 명분이다. 하나는 인권과 노동, 다른 하나는 산업정책과 공급과잉을 내세우지만, 두 조사 모두 최종 목적지는 추가 관세 또는 수입 제한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의 본질은 '강제노동 단속' 그 자체보다, 트럼프식 통상전쟁의 2막이 어떻게 설계되는가에 있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이지만, 통상에서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과잉생산 조사에 이어 강제노동 조사까지 동시 노출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실사와 원산지 관리, 대미 수출전략, 통상 외교 대응을 한꺼번에 재점검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인권의 언어로 시작된 이번 조사 끝에서 실제로 모습을 드러낼 것은, 결국 새로운 관세의 얼굴일 가능성이 크다.
-
- 경제
-
美, 강제노동 카드로 새 관세 전선⋯한·중·일 포함 60개 경제주체 대상 301조 조사
-
-
"AI와 함께 내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AI 자기역사쓰기 학교' 5기 모집
-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길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AI 자기역사쓰기 학교'가 오는 3월 28일부터 5기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과정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신의 삶을 글로 기록하고, 나아가 실제 출판까지 연결하는 실전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집필부터 출판, 홍보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8주간 생성형 AI로 자서전 완성 강의는 총 8강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씩 진행된다. 장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222, 한국출판콘텐츠센터 5층 중회의실이며, 마지막 강의는 5월 16일이다. 커리큘럼은 ▲생성형 AI와의 첫 만남 및 프롬프트 작성법(1강) ▲트리트먼트(글의 뼈대) 설계(2강) ▲기억을 이야기로 만들기(3강) ▲장소·대화·표현력 완성(4강) ▲AI 이미지·영상·음원 제작(5강) ▲AI 피드백으로 퇴고(6강) ▲출간 원고 점검(7강) ▲작가 데뷔 및 수료식(8강) 순으로 이어진다. 수료 후 3개월 이내 출판사 연계를 통한 실제 출간을 목표로 하며, 수강생 작품 발표와 강사 진출 로드맵 안내도 포함돼 있다. 수강료 150만 원⋯사전 무료 대특강도 개최 수강료는 150만 원(국민은행 479001-01-217862 김태영)이며, 준비물은 노트북과 필기도구다. 본격적인 개강에 앞서 오는 3월 19일(목) 오후 7시 30분, 한국출판콘텐츠센터 5층에서 사전 공개 대특강이 무료로 진행된다. 관심 있는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강사 소개-"삶을 기록하는 작가" 진순희 교장 강의를 이끄는 진순희 교장은 30년간 글쓰기와 교육 현장에서 활동해온 강사이자 작가다. 'AI와 글쓰기의 결합'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삶을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인생 후반부에 처음 펜을 드는 이들을 따뜻하게 이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서로는 《AI로 쉽게 자기역사쓰기》, 《극강의 공부 PT》, 《AI로 쉽게 브랜딩 글쓰기》 등이 있다. 문의 전화: 천개의마을학교 010-9377-0651 이메일: thinksmart@kakao.com
-
- 생활·문화
-
"AI와 함께 내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AI 자기역사쓰기 학교' 5기 모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