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개인 매도 속 증권·보험 강세…환율 1,467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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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12일 코스피가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4,130선을 회복했다. 미 증시 혼조와 달러 강세에도 국내 기관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8%(32.18포인트) 오른 4,138.57로 거래 중이다. 장 초반 4,090선에서 약세로 출발했으나, 장중 방향성을 모색하다 상승세로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6,600억 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2,900억 원, 외국인은 3,600억 원 규모를 각각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증권(+3.78%), 철강금속(+3.58%), 보험(+2.70%) 업종이 강세를 보였으며, 전기전자(-0.27%), 전기가스(-2.85%)는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 삼성전자(-0.34%)와 SK하이닉스(-0.65%)는 소폭 하락했지만, 현대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B금융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각각 8% 이상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도 1.75% 상승한 899.73으로 9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일라이 릴리와 3조8,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26% 포인트 상승한 연 2.857%를 기록했고, 10년물은 3.22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467원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재차 경신했다.


한편,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가 지난 7일 41.88까지 치솟아 시장 불안을 반영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처음 발표한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다.


삼성증권 전균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변동성 지수의 급등은 역사적 고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반영한다"며 "콜옵션 가격이 과열된 만큼 단기 랠리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기관 매수로 버틴 장세, 외국인 이탈은 여전


12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개인의 동반 매도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관은 하루 만에 6,6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이는 지난 3거래일 중 최대 규모다.


기관의 매수는 주로 증권·보험·철강 등 경기민감 업종에 집중됐다. 삼성증권(+8.1%)과 한국금융지주(+7.5%)는 3분기 실적 호조로 급등했고, 철강·건설·금융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반면 외국인은 3,600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67원까지 오르며 달러 강세가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는 "기관이 단기 유동성을 활용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의 본격 복귀가 없는 한 상승세의 지속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과 위험선호, 자금의 이동이 시작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0.26% 포인트 오른 연 2.857%, 10년물은 3.224%로 마감했다.


2년물(2.781%)과 5년물(3.015%) 등 중단기물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는 단기 유동성이 채권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채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기대감과 맞물려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과도한 유동성 랠리의 신호”로 해석했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가 저점에서 반등하며 물가와 환율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간으로 진입했다"며 "연말까지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 자금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동성 지수 급등, 과열의 반사음


최근 코스피는 연초 대비 71% 상승하며 199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스피200은 83% 오르며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급등의 그늘에는 변동성 확대라는 불안요인이 자리한다.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7일 41.88로 마감했다. 이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44.23을 기록했던 수준에 근접한다.


블룸버그통신은 "VKOSPI와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 간 격차가 2004년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며 "한국 증시가 이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는 "변동성 지수의 상승은 투자자 불안을 반영하지만, 단기 조정 신호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콜옵션이 과열된 만큼 일부 투기적 수요가 옵션 시장에서 먼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랠리에 대한 기대가 과도해진 만큼, 단기 피로감은 분명히 누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1,467원 돌파…외국인 매도세 장기화 우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467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금리 인하를 보류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익 실현에 나서며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세를 확대했다.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수출주 비중이 높은 종목군에 매도가 집중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국 증시는 연초 대비 70% 넘게 올랐지만 환율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수급은 내년 초까지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랠리의 피로감, 4,000선 이후 '속도 조절' 구간 진입


코스피는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이후 4,100~4,200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고, 환율·금리·변동성 등 외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 매수세가 시장을 방어하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지 않는 한 안정적 상승세로 이어지긴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지수를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환율 안정'과 '연준의 통화 스탠스 변화'를 꼽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기관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지탱하고 있지만, 외국인 자금이 복귀하지 않는 한 4,200선 돌파는 쉽지 않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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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기관 매수에 4,130선 회복…변동성 지수 급등에 '경계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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