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대상·삼양·사조CPK·CJ제일제당 과점 구조 정조준
  • 밀가루·설탕까지 확산⋯생활물가 원재료 전방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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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상, 삼양,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의 담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사조CPK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분 및 당류(전분당) 시장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관련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하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상, 삼양,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의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조CPK는 전분·물엿·과당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5% 인하한다고 밝혔고, CJ제일제당도 B2B와 B2C 제품 가격을 최대 5% 낮추기로 했다. 대상 역시 올리고당과 물엿 가격을 5% 인하했다. 


공정위는 밀가루·설탕 등 생활 원재료 시장에 대한 조사도 병행 중이다.


[미니해설] 가격 내리는 전분당 업계…담합 조사 파장 어디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분 및 당류(전분당) 시장의 담합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하자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점 구조로 형성된 국내 전분당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점검이 시작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공정위는 대상, 삼양,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은 국내 전분당 시장을 사실상 분할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다. 전분과 물엿, 과당 등은 식품·음료·제과·제빵 산업의 핵심 원재료로, 가격 변동이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업체들은 잇달아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사조CPK는 전분, 물엿, 과당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5% 인하한다고 밝혔다. 적용 범위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기업간거래(B2B), 소비자용(B2C) 전반을 아우른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변동을 반영하고 파트너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달 B2B 전분당 가격을 3~5% 낮춘 데 이어, B2C 제품 가격도 최대 5% 인하하기로 했다. 대상도 올리고당류와 물엿 등 주요 소비자 제품 가격을 5% 인하한다고 발표했으며, B2B 가격도 평균 3~5% 낮출 계획이다. 가격 인하의 명분은 '국제 원재료 가격 반영'과 '물가 안정 동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시점에 주목한다. 담합 조사 착수 직후 연쇄적인 가격 인하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점 시장에서는 가격 결정이 경쟁이 아닌 '묵시적 합의'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공정위의 문제의식이다.


전분당 시장은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산업 특성상 국제 곡물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국제 원재료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는 점은 가격 인하의 배경이 될 수 있다. 다만 원가 하락이 실제로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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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밀가루와 설탕 등 생활물가와 직결된 원재료 시장에 대해서도 전방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은 2026년 2월 12일 서울 시내 한 대평마트에 설탕이 잔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조사는 전분당에 그치지 않는다. 공정위는 밀가루와 설탕 등 생활물가와 직결된 원재료 시장에 대해서도 전방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담합 혐의로 제분·제당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 기업도 최근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은 설탕과 밀가루 B2C 전 제품 가격을 인하했고, 삼양사도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낮추기로 했다. 사조동아원은 밀가루 가격을 평균 5.9% 인하했고, 대한제분도 일부 제품 가격을 4.6% 내렸다. 담합 의혹과 가격 인하가 맞물리며 시장 구조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점 구조'다. 소수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한 구조에서는 가격 변동이 동시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명시적 합의가 없더라도 서로의 가격 정책을 관망하며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의식적 병행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강조한다.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맞물려 원재료 업체에 대한 사회적 압박도 커진 상황이다. 소비자 체감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식품 원재료 가격은 정치·경제적 민감도가 높다.


이번 조사와 가격 인하 조치는 단기적 물가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개편과 경쟁 촉진 여부가 관건이다. 과점 시장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신규 진입 장벽 완화, 유통 구조 개선, 원가 공개 투명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가격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생활 물가와 직결된 원재료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과점 구조의 건전성에 대한 시험대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 질서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격 인하 발표가 '선제적 책임 이행'으로 평가될지, 아니면 '조사 대응'으로 해석될지는 향후 공정위의 판단과 시장의 반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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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당 담합 조사 착수⋯업계, 잇단 3~5% 가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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