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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천안] 내가 농막을 짓고 살고 있는 북면 양곡리 이야기
- 천안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남짓 달렸을 뿐인데, 차창 밖 풍경은 어느새 번잡한 도시의 허물을 벗고 호젓한 자연의 민낯을 드러낸다. 내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양곡리 마을 외곽에 작은 땅을 사서 직접 농막을 짓고 스며든 지도 벌써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969년에 태어나 종교학자이자 작가로 살아온 내게,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은 단순한 거주지를 넘어 삶의 철학을 실천하고 관조하는 거대한 사유의 무대가 되었다. 내가 시내의 집에 가족을 두고 이 외진 양곡리에 터를 잡은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사랑스러운 제약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열한 마리의 개가 있었다. 좁은 시내의 집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생명들이었고, 작가로서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책을 보관하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작업 공간 또한 절실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글을 쓰고, 개들과 함께 시골길을 산책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AI를 공부하고, 종교학자로서 연구 용역을 수행하며, 최근에는 일주일에 사흘씩 선배의 회사에 총괄이사로 출근하는 등 나의 일상은 도시의 그것 못지않게 치열하고 다채롭다. 그럼에도 이 모든 일과가 평화로울 수 있는 것은 우리 집 마당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반려견들 덕분이다. 깜돌이, 복돌이, 이쁜이, 옐로우, 쿠기, 그레이, 알숙이, 삐삐, 복실이, 또복이까지. 비록 2년 전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너 별이 된 깜순이를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시큰해지지만, 남은 녀석들이 꼬리를 치며 반겨줄 때면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양곡리에 발을 들일 때만 해도 내심 걱정이 많았다. 내가 외지인인 데다가, 개를 무려 열한 마리나 데리고 들어왔으니 현지인들 입장에서 썩 반갑지 않은 불청객일 거라 지레짐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의 우려는 마을 사람들의 투박하지만 따뜻한 환대 속에서 이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들은 경계의 눈빛 대신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품어주었다. 나 역시 이방인의 섬에 갇혀 있지 않으려 노력했다. 동네 풀베기 작업이나 대청소가 있는 날이면 제일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고, 마을 발전 기금도 기꺼이 냈다. 누군가는 시골 텃세라며 부정적으로 볼지 모르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수십 년간 이 마을을 일구고 지켜온 사람들의 역사와 터전에 들어가는 예의이자 입장료라고 생각한다면, 몇십만 원의 기금은 결코 아까운 돈이 아니다. 도시의 익명성 속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情)이 이곳 시골에는 분명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내일 정월 대보름에는 우리 양곡리의 큰 축제인 '장승제'가 열린다. 다른 급한 일정이 생기지 않는 한, 나 역시 그 자리에 함께할 것이다. 정성스레 차려진 고사상 앞에서 두 손을 모아 큰절을 올리고, 푹 삶아낸 돼지머리 입에 5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쑥 밀어 넣으며 올 한 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할 참이다. 그러고는 이웃들과 막걸리 한 사발을 시원하게 나누어 마시며 정겨운 웃음꽃을 피울 것이다. 종교학자인 내게 이 장승제는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거룩하고도 아름다운 제의(祭儀)다. 하지만 장승제의 흥겨움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우리 마을 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70세에 달한다.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는 이장님이 70대 중반이시고, 그 뒤를 잇는 '젊은 세대'가 60대들이다. 북면 전체를 통틀어 학교가 세 곳뿐인데, 그중 한 곳은 이미 폐교되었고 남은 두 학교를 합쳐도 전교생이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통계로만 보던 '지방 소멸'과 '인구 절벽'의 현장 한가운데에 내가 서 있는 것이다.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60대와 70대 어르신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나면, 우리 양곡리는 어떻게 될까. 대보름의 장승제도, 풀베기를 마친 후 나누어 먹던 새참의 추억도, 이웃 간의 끈끈한 정마저도 이 땅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것은 비단 양곡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농촌이 마주한 슬픈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양곡리에서의 하루를 살아간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깜순이를 기억하며 남은 열 마리의 개들과 산책을 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공부하면서도, 다가오는 대보름 장승제를 준비한다. 소멸해 가는 것들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안고, 나는 작가로서 이 소소하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골 마을의 오늘을 기록하려 한다. 언젠가 이 모든 것이 전설이나 옛날이야기처럼 잊힌다 해도, 내가 농막을 짓고 살았던 북면 양곡리에는 사람과 사람, 그리고 생명과 생명이 부대끼며 만들어낸 따뜻한 온기가 존재했음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필자 소개> 김종철 프로필 김종철은 1969년 경북에서 태어나 공학과 종교학을 아우르는 이력으로 독자적인 학문적 궤적을 구축해 온 연구자이자 출판인이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인문·종교 분야로 학문적 관심을 확장해 선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 박사(Ph.D.)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선문대학교에서 강의전담교수로 재직하며 종교사상과 신종교 운동, 현대 한국 종교 현상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다. 학문 활동과 더불어 출판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현재 도서출판 아우내 대표로 재직하며 종교·사상·문화 분야 전문 서적을 기획·출간하고 있다. 또한 한국메시아운동사연구소 소장으로서 한국 신종교와 메시아 운동의 역사적 전개, 교리 형성, 분열과 재편 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국제신인류문화학회 학회장으로 학술 교류와 연구 네트워크 확장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주식회사 네일톡톡 총괄이사로 기업 경영에도 참여하며 학문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요 저서 『한국의 육신영생 신앙』 『통일교의 분열』 『통일교와 독생녀 현상』 『통일교 분열 실록 전집』(전 11권) 『독생녀론은 페미니즘 신학이다』 이들 저서는 한국 신종교 운동, 특히 통일교 계열의 교리 변화와 분열 양상, '독생녀' 담론의 신학적·사회문화적 의미를 분석한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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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천안] 내가 농막을 짓고 살고 있는 북면 양곡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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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전격 이란공습에 글로벌경제 충격 불가피
-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이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글로벌 증시는 급락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각)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외교적 해법이 우선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미국의 군사행동에는 중동 내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도 가세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선제 타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을 '포효하는 사자'라고 명명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 작전명인 '일어서는 사자'와 연결되는 명칭이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개월에 걸쳐 이번 공격을 기획했다고 보도했다. 한 보안 소식통은 초기 작전이 나흘가량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글에서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며 "이는 이란 국민뿐 아니라 모든 위대한 미국인들, 그리고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위한 정의"라고 주장했다. ▲장기 분쟁 확대 촉각-호르무즈 봉쇄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에서도 다시 전면전 위기가 커지면서 글로벌 안보와 세계 경제가 또 한 번 충격권에 들어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이번 군사 행동이 단기적이고 제한된 공세로 끝날지 장기적인 분쟁으로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세계 원유·가스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다. 오만과 이란 사이 위치한 이 해협은 지난해 기준 약 13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1%를 차지한다.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서거나 대리 세력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가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보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에는 이란의 정권 붕괴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속에 유가가 금세 안정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미국이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분쟁 장기화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1일 국제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OPEC+가 시장 안정을 위해 당초 예상치보다 3~4배 많은 대규모 증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분쟁 장기화 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27일 장중 3% 상승해 배럴당 73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한 달간 12%가량 상승했다. 유가 급등 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0.6~0.7%포인트(p) 상승하며, 이미 무역 갈등과 경기 둔화 압력에 시달리는 세계 경제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기조를 철회하거나 오히려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 글로벌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X ETF의 투자전략가 빌리 렁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 특히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변동성이 크거나 경기 민감 업종일수록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UOB케이하이안의 프라이빗자산관리 책임자 케네스 고는 "달러와 엔화 강세, 금으로의 자금 이동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역시 "위험 회피(risk-off) 장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증시가 1~2% 이상 하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5~10bp 하락, 유가는 5~10% 급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대응을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며 과도한 베팅을 경계했다. 국제금값은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의 매수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2026년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JP모건은 올해 말 국제금값이 온스당 63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목표가를 온스당 5400달러로 높여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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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전격 이란공습에 글로벌경제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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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포인트 반등⋯AMD 9% 급등에 AI 공포 진정
- 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전날 인공지능(AI) 산업 충격 우려로 800포인트 넘게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반발 매수와 대형 기술주의 상승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42.30포인트(0.70%) 오른 4만9146.36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4.73포인트(0.65%) 상승한 6882.48, 나스닥 종합지수는 206.85포인트(0.91%) 오른 2만2834.12를 기록했다. 반등의 중심에는 AMD가 있었다. 메타가 10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인공지능(AI) 칩 계약을 발표하면서 AMD 주가는 8.62% 급등했다. 메타는 AMD로부터 6기가와트 규모의 AI 연산 능력을 확보하고, 최대 1억6000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도 부여받았다. 경쟁사 엔비디아도 소폭 상승했다. 전날 급락했던 IBM과 오라클 등 일부 기술주도 반등했다. 소프트웨어 관련 ETF는 3%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10% 관세가 이날 자정 발효되면서 무역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금 선물은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6만4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니해설] 메타 '1000억달러 승부수'…AI 투자 본게임 전날 시장을 뒤흔든 AI 충격론은 하루 만에 방향을 틀었다. 메타가 AMD와 체결한 100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칩 계약이 투자 심리를 되살렸다. 계약에는 6기가와트 규모의 AI 연산 능력 확보와 함께 최대 1억6000만주 매입이 가능한 워런트가 포함됐다. AMD 주가는 9% 가까이 급등했고, 이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 가능성을 제기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WSJ는 이번 계약이 전날 광범위한 매도세를 촉발했던 바이럴 AI 보고서의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고 전했다. IBM, 오라클 등 전날 급락 종목도 반등에 동참했다. 소프트웨어 ETF는 3% 가까이 오르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시장에서는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즉각 대체할 것이라는 시각이 과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CNBC에 따르면 일부 투자전략가는 대기업들이 단기간에 검증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AI가 '대체자’]'가 아니라 '보완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관세 10% 발효…정책 변수는 여전 반등에도 불구하고 정책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10% 관세가 이날 자정 공식 발효됐다. 그는 주말 SNS를 통해 15% 인상을 시사했지만, 공식적으로는 10%만 시행됐다. WSJ는 행정부가 대규모 배터리·통신 장비 등 일부 산업에 대해 국가안보 관세를 추가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페덱스는 무효화된 관세에 대해 환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관세 정책의 법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이날 밤 예정된 대통령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추가 정책 방향이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무역 정책이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의 잠재적 부담 요인이다. 달러 강세·금 하락…비트코인 낙폭 축소 자산시장에서는 전날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WSJ 달러지수는 상승했고, 엔화 대비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금 선물은 하락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전날 급락 이후 낙폭을 줄이며 6만4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전일 패닉성 매도에서는 다소 벗어난 분위기다. 한편 홈디포는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며 3% 넘게 상승했고, 다우 상승을 지지했다. 반면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 계획 발표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이번 반등은 구조적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전날 과도한 매도에 대한 기술적 회복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AI 투자 확대라는 긍정적 신호와 관세 정책이라는 부정적 변수가 교차하는 가운데, 시장은 다시 '선별적 대응'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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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포인트 반등⋯AMD 9% 급등에 AI 공포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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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용등급 강등⋯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은 상향
-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반면,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가 24일 발표한 '2025년 주요국 국가신용등급 변동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무디스에서 Aaa에서 Aa1으로 강등됐다. 감세로 세입이 줄었으나 의무지출이 늘며 재정적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중국도 피치에서 A+에서 A로 낮아졌다. 내수 부진과 성장 둔화, 디플레이션 압력이 반영됐다. 반면 이탈리아(Baa3→Baa2), 스페인(A-→A), 포르투갈(A-→A) 등은 재정 개선과 성장세를 인정받아 등급이 올랐다. 한국은 S&P AA, 무디스 Aa2, 피치 AA-로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미니해설] 재정이 가른 신용지도…美·中 하향, 남유럽은 반등 2025년 글로벌 신용지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24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나란히 하향 조정된 반면, 재정 취약국으로 분류되던 남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재정 건전성과 구조개혁 성과가 신용평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은 무디스가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감세 정책으로 정부 수입이 감소했지만 사회보장 등 의무지출은 증가해 재정적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된 점이 주요 배경이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국채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신용등급에 반영된 셈이다. 피치는 중국을 A+에서 A로 등급을 낮췄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성장률이 둔화했고, 내수 부진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구조적 성장 둔화 우려도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역시 정치적 불안정과 재정 경직성이 문제로 부각됐다. S&P와 피치 모두 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다. 연금 개혁을 유예하면서 재정개혁 의지가 약화됐고, 높은 세율에도 추가 세수 확대 여력이 제한적인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회지출 비중이 EU 평균보다 높은 구조 역시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이탈리아는 무디스와 피치가 각각 한 단계씩 등급을 올렸다. 정부 투자 확대와 디지털화, 세수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페인은 대규모 이민 유입으로 노동 공급이 늘고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성장 기반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르투갈도 관광산업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전망, 낮은 실업률 등이 반영돼 등급이 상향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국가가 여전히 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임에도 등급이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부채 규모보다 성장 잠재력과 재정 운용의 신뢰도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S&P AA, 무디스 Aa2, 피치 AA-로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상향된 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거시경제 안정성과 재정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등급 변동은 글로벌 경제의 '재정 시험대'를 보여준다. 고금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재정 여력과 구조개혁 의지가 국가 신용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 성장률, 정치 안정성, 부채 관리, 개혁 추진력 등 복합 요인이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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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용등급 강등⋯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은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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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은퇴 전 '빅테크 축소·NYT 신규'⋯버크셔 포트폴리오 대전환
-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끌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은퇴를 앞둔 지난해 말 아마존 지분의 77%를 매각하고 뉴욕타임스(NYT)에 신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보고서에서 아마존 1000만주 중 약 230만주만 보유 중이며 애플 지분도 4% 줄여 2억28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뉴욕타임스 주식 507만주(3억5170만달러)를 새로 매입했다. 공개 직후 NYT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4% 올라 76.99달러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버핏의 마지막 한 수…빅테크 덜고 '디지털 신문' 담은 이유 워런 버핏이 은퇴 직전 남긴 포트폴리오의 흔적이 공개됐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2025년 4분기 보유주식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빅테크 비중을 줄이고 전통 미디어 기업인 뉴욕타임스를 새로 담았다. 시장은 이를 '버핏의 마지막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아마존 지분 축소다. 버크셔는 보유 주식의 77%를 매각해 약 230만주만 남겼다. 애플 역시 4% 줄였다. 애플은 오랜 기간 버크셔 최대 보유 종목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차익 실현과 리스크 관리 차원의 비중 조정이 이어져 왔다. 빅테크 주가가 고점 부담을 키운 상황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고 방어적 자산으로 옮겨가는 전형적인 가치투자 전략으로 읽힌다. 반면 NYT 507만주 매입은 상징성이 크다. 매입 규모는 약 3억5000만달러로 버핏이 직접 관여하는 '0억달러 이상 투자'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버크셔가 2020년 지역 신문사 31곳을 매각한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신문업계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버핏은 과거 주주 서한에서 NYT,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대형 신문만이 강력한 디지털 모델을 통해 생존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NYT는 구독 기반 디지털 매출을 중심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버크셔의 매입 공개 직후 NYT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4% 상승했다. 이는 버크셔가 신규 종목을 공개할 때마다 '버핏 인증 효과'가 나타났던 과거와 유사한 흐름이다. 다만 이번 결정이 버핏 본인의 직접 판단인지, 후임 CEO 그레그 에이블 체제의 첫 전략적 선택인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금융주와 에너지주에서도 미묘한 조정이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은 7.1%로 낮춘 반면, 셰브론은 6.5%로 확대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은행주 수익성 둔화 가능성을 고려하고, 지정학 리스크 속 에너지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포트폴리오 재편은 버핏식 가치투자의 본질을 다시 보여준다. 유행을 좇기보다 현금흐름과 사업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접근이다. 빅테크를 전면 부정했다기보다, 과열 국면에서 일부 이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으로 이동한 셈이다.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미디어 기업에 대한 선별적 신뢰를 드러냈다. 버핏은 올해 1월 1일부로 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버크셔의 투자 철학은 여전히 그의 그림자 아래 있다. 이번 선택이 '버핏의 마지막 한 수'인지, 에이블 체제의 첫 실험인지와 무관하게 시장은 분명한 메시지를 읽고 있다. 성장주 일변도의 장세 속에서도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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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은퇴 전 '빅테크 축소·NYT 신규'⋯버크셔 포트폴리오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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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경기도 동두천(1)] 우리 시대의 자화상, 동두천이 비춘 거울
- 동두천은 우리 시대의 거울입니다. 원래 동두천(東豆川)의 가운데 글자는 콩 두(豆)가 아니라 머리 두(頭) 자를 썼지요. 동쪽 왕방산에서 발원한 물이 서쪽 신천과 합류하는 지점, 그 '동쪽 머리'에서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지금도 그 합류 지점을 사람들은 '원터'라 부릅니다. 작명(作名)의 이유가 이토록 선명한 곳, 그곳이 바로 동두천입니다. 초콜릿과 댄스홀, 풍류향(風流鄕)의 신색(身色) 양주의 작은 소읍이었던 이 마을이 유명해진 건 1950년대 이후입니다. 지금은 '한류(韓流)'가 대세지만, 한국전쟁 이후 이 땅에 불어닥친 미국의 입김, 즉 '미류(美流)'는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 미류의 영향을 가장 극단적으로 받은 도시가 바로 동두천입니다. 하루아침에 문전옥답 터전을 뺏기고 쫓겨난 이들이 미군부대 앞 역전이나 보산리, 구도심 어수동으로 밀려났습니다. 지금의 동두천은 원래의 동두천이 아닌 셈이지요. 하지만 아무려나, 동두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면 거기가 동두천 아니겠습니까. 전쟁 후 미국의 거대한 경제가 조금이나마 비어져 나온다는 소문에 사방천지에서 사람들이 먹을 것을 찾아 모여들었습니다. 팔도 사람들과 원주민 아닌 원주민들, 그리고 바다 건너온 아메리칸들이 어우러지며 음식으로 치자면 '부대찌개' 같은 국제도시가 됐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눈부셨습니다. 조선의 임금님조차 듣도 보도 못한 초콜릿, 버터, 비스킷이 쏟아져 나오는 식향(食鄕)이 됐고, 군인들의 정을 달래줄 여인들이 모여 색향(色鄕)의 면모를 갖췄습니다. 부대에서 나온 음반과 악기를 든 풍각쟁이들, 댄스홀에서 금(琴)과 슬(瑟)을 타는 이들이 모여 풍류향(風流鄕)의 신색(身色)을 더하니, 그야말로 무림의 협객과 풍운의 재사들이 모이는 고장이 됐습니다. 호시절이었습니다. 동두천 큰시장과 공설시장은 전국에서도 이름난 물산의 집산지였습니다. 파주, 포천, 연천, 양주에서 지게와 우마차가 날마다 모여 북적거렸습니다. 우리 시대의 환향녀, 탈출을 꿈꾸던 '미류(美流)'의 그늘 어찌 그늘이 없었겠습니까. 동두천 내기들은 타지에 나가 고향을 말하기 꺼렸습니다. 대뜸 미군부대, 양색시, 부대찌개부터 꺼내며 색안경을 끼는 사람들 때문이었지요. 마땅찮은 그 눈빛들 탓에 동두천 출신이라 말하지 못하는 서러움이 깊었습니다.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여인들을 국가와 가정이 외면하며 ‘환향녀(還鄕女)’라 비하했다지요. 동두천은 우리 시대의 환향녀였습니다. 부모들은 자식만은 그 이미지에서 탈출시키려 무진 애를 썼습니다. 오죽하면 농담 삼아 '동두천시 도봉동'이라 불렀을까요. 강남보다 수십 년 먼저 '기러기 아빠'를 양산한 것도 동두천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와 교육적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터전은 동두천에 두되, 자녀들은 언제든 이곳을 탈출시키려는 이중적인 심리가 존재했던 시절입니다. 2000년대 들어 남쪽에 신시가지가 개발되며 사람들은 신천지가 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신·구시가지의 양분과 구도심의 고사(枯死)였습니다. 화양연화 시기를 이끌던 미군부대마저 평택으로 주력을 옮겼습니다. 스스로 터전을 버린 대가는 숨 막히게 다가왔습니다. 턱짓으로 손님을 부리던 상가와 한국인은 얼씬도 못 하게 하던 클럽 문턱엔 날파리조차 사치가 됐습니다. 기회는 분명 있었습니다.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관성과 타성이 지배하는 자리에 혁신이 비집고 들 틈은 없었습니다. 구태가 만연한 곳엔 백마 타고 오는 현인이 말 맬 말뚝조차 없었습니다. 글머리에 동두천은 우리 시대의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수많은 로컬이 겪어온 쇠락과 갈등의 축약본이기 때문입니다. 동두천은 어디로 갈까요? 첫날부터 너무 기운 빠지는 소리만 늘어놓았습니다. 굴곡진 역사 속에서도 동두천은 맛있는 도시, 멋있는 도시입니다. 다음엔 동두천의 맛과 멋에 대한 이야기를 자락자락 올려드리겠습니다. -정수구 문화컨설턴트- <편집자주> 정수구 문화컨설턴트는 문화관광·지역활성화·행사연출·인문학·예술교육·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아우르는 융합형 기획 전문가다. 현재 SP컨설팅 그룹 부의장, ㈜포렉스컴 기획이사 겸 본부장, 말레이시아 Wajdi & Co. 이사로 활동하며, 서울시 한강매력명소 사업과 마곡 중앙공원 스토리텔링, 동두천 K-Rock Village 조성사업 등 다수의 도시재생·문화콘텐츠 프로젝트를 총괄해왔다. 연천군 도시재생지원센터장, 동두천시 문화적도시재생사업 총괄감독, 파주 Art Square 총괄 큐레이터 등을 역임하며 현장 중심의 지역문화 전략을 이끌었다. 연극·오페라 20여 편 연출, 음악회 해설 및 진행 200여 회, 인문학·리더십·문화예술 강의 200여 회 등 공연·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국제대학원에서 융합관광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ESG컨설턴트 1급, 문화재스토리텔링강사, 한국사능력검정 1급 등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맛있는 도시』, 『동쪽 바다 해 뜨는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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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경기도 동두천(1)] 우리 시대의 자화상, 동두천이 비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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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P 급락, 5만선 붕괴⋯AI 공포 확산에 '전면 리스크오프'
- 뉴욕증시가 12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산업 구조 붕괴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5만선을 내주고 400포인트 이상 밀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 넘게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06.98포인트(-0.81%) 하락한 4만9714.42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5만선 아래로 내려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5.89포인트(-1.09%) 하락한 6865.58, 나스닥 종합지수는 394.51포인트(-1.71%) 내린 2만2671.95를 기록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분기 가이던스 실망 여파로 12% 급락했다. 모바일 광고업체 앱러빈은 실적 발표 이후에도 18% 넘게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고,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IGV)는 2% 하락하며 최근 고점 대비 31%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AI가 화물 물류·부동산·금융 등 기존 산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됐다. C.H. 로빈슨과 RXO는 20% 이상 급락했고, CBRE는 13% 넘게 떨어졌다. 다우 운송지수는 5%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방어주로 이동했다. 월마트는 4%, 코카콜라는 1% 이상 상승했다. 소비재와 유틸리티 업종은 각각 약 2% 올랐다. 은 가격은 8~9% 급락하며 온스당 76달러대로 밀렸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102%까지 하락했다. 시장은 14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고 있다. [미니해설] "AI는 기회인가, 구조 붕괴인가" 이번 급락의 중심에는 'AI 공포'가 있다. 단순한 밸류에이션 조정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수익 모델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최근 몇 주간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먼저 충격을 받았다. 자동화·오픈소스 에이전트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세일즈포스는 연초 이후 약 31% 하락했고, 오토데스크도 올해 23% 떨어졌다. IGV ETF는 고점 대비 31% 낮아지며 약세장에 머물고 있다. 앱러빈은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웃돌았음에도 18% 급락했다. 모건스탠리는 광고 타기팅 혁신 속도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유지했지만, 공포 심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전략가는 CNBC에 "군중 심리에 가깝다. 일단 팔고 나중에 분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운송·물류까지 번진 충격 이번 하락의 특징은 충격이 기술주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AI 기업 알고리듬 홀딩스가 화물 효율화를 돕는 'SemiCab' 도구를 공개하자, 운송·물류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C.H. 로빈슨과 RXO는 20% 이상 급락했고, J.B.헌트와 XPO, 익스피다이터스 인터내셔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 운송지수는 5% 넘게 밀리며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WSJ는 "AI 공포가 소프트웨어, 금융에 이어 운송 업종까지 확산됐다"고 전했다. 부동산도 예외가 아니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CBRE는 13.5% 급락했다. 오펜하이머는 코로나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이 같은 낙폭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AI 확산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경우 오피스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금융·플랫폼·대형 기술주도 흔들 금융주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모건스탠리 등 자산관리 중심 금융사는 AI가 자산관리·보험·백오피스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압박을 받았다. 아마존은 2% 이상 하락하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낙폭은 16%를 넘는다. 애플은 4% 가까이 밀렸다. 시스코는 실적 발표 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과 기대 대비 보수적 가이던스가 부각되며 12% 급락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웰스파고 등 주요 증권사는 '매수' 또는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안전자산 선호와 CPI 변수 이날 시장은 전형적인 '리스크오프' 흐름을 보였다. 국채로 자금이 몰리며 10년물 금리는 4.102%까지 하락해 두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은 3% 가까이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14일 발표될 1월 CPI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 예상치는 전년 대비 2.5% 수준이다. 메이필드 전략가는 "고용지표가 강했기 때문에 CPI가 다소 덜 중요해졌지만, 수치가 크게 상회할 경우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CPI가 예상치를 다소 밑돌 경우 단기적 '리스크온' 반등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AI 확산이 생산성 혁신인지, 기존 산업의 수익 구조를 훼손하는 파괴적 전환인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분명히 후자 가능성에 베팅했다. 5만선을 돌파했던 다우는 하루 만에 무너졌고, 기술·운송·부동산이 동시에 흔들리며 공포의 범위는 넓어졌다. 시장은 이제 AI가 만들어낼 '수혜주'보다 '피해 업종'을 먼저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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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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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P 급락, 5만선 붕괴⋯AI 공포 확산에 '전면 리스크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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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의 시네bar 천국] 영화 '미세리코르디아'-욕망 없는 자비가 가능할까
- 바쁜 일상 속, 개봉작을 놓친 당신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 <이수정의 시네bar 천국>은 혼술하며 OTT 영화를 보는 당신을 위한 코너다. 퇴근 후 와인 한 잔, 주말 저녁 위스키 한 잔 곁들여 스크린을 응시하는 시간. 혼자 마시는 술이 외로움을 뜻하지 않듯, 혼자 보는 영화는 고독을 의미하지 않는다. 코너의 끝에서 영화와 페어링되는 술 한 잔을 제안하는 것은 덤. 자, 잔을 채우시라. 스크린이 당신을 기다린다. <편집자주> 영화<미세리코르디아>-욕망 없는 자비가 가능할까 욕망이란 모순덩어리다. 불가해하고 결코 충족을 모른다. 이 다스려지지 않는 감정 때문에 오늘도 잠 못 이루는 당신, 영화 <미세리코르디아(2005)>가 주는 위안에 몸을 맡기는 것은 어떨까? 라틴어로 '자비'를 뜻하는 제목을 가진 <미세리코르디아>는 조용하면서도 집요하게 인간 욕망을 파고든다. 감독 알랭 기로디의 렌즈는 늘 '신성'과 '육체' 사이의 경계에 머물러 있다. <미세리코르디아>에서도 그의 관심사는 다르지 않다. 평화롭고 경건해 보이는 공동체의 표면 아래, 감독은 신앙, 혹은 체제라는 이름으로 억눌린 욕망의 거대한 저수지를 발견한다. 제빵사 장피에르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주인공 제레미가 프랑스의 시골 마을을 찾으며 영화는 시작된다. 이 작은 마을은 욕망이 없는 곳이 아니다. 욕망을 보이지 않게 관리하는 곳이다. 쇠락하고 외진 시골 마을은 어떤 욕망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감춰진 욕망은 더욱 강렬한 결핍과 갈증을 드러낸다. 제레미의 등장으로, 공동체가 오랫동안 감춰온 욕망이 표면으로 떠오른다. 제레미는 공동체를 비추는 거울이자 숨겨진 욕망을 해방하는 촉매제다. 이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버섯의 이미지는 욕망의 메타포다. 버섯은 어둠과 습기 속에서만 자라며 보이지 않는 지하의 광대한 균사체로 연결되어 있다. 공동체가 욕망을 억누르려 할수록, 욕망은 더욱 강하게 되살아난다. 버섯은 흙 속 깊이 묻은 욕망이 다시 자라 자비의 얼굴을 하고 피어나는 역설을 상징한다. 뽑아도 뽑아도 계속 자라나는 버섯은 ‘억압된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선언이다. 제레미는 장피에르의 아들이자 자신의 친구인 뱅상을 우발적으로 죽인다. 시신에 덮은 흙에서 자라난 버섯이 그의 죄를 고발한다. 제레미는 범죄의 흔적을 감추려 버섯을 채취하고, 공동체는 버섯을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다. 그들은 그렇게 죄의식을 교환한다. 이 영화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신부가 발기한 모습을 드러낼 때다. 영화 초반, 신부는 신의 언어로 무장한 인물로 보인다. 하지만 제레미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그의 신체는 신의 통제를 벗어난다. 장피에르의 장례식에서 그가 한 말을 기억하자. 그는 죽은 장피에르에게 공동체를 중재해 달라고 부탁한다. 우리에게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은 제레미를 통해 문자 그대로 실현된다. 신부의 발기한 신체는 신의 언어가 욕망을 영구적으로 가둘 수 없음을 선언한다. 이는 신앙의 타락이 아니다. 신의 거룩한 언어가 무너지는 그 자리에서, 인간의 진정한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장피에르의 미망인 마르틴은 제레미를 원하면서도 '그가 떠나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 말에서 우리는 제레미에 대한 욕망을 본다. 욕망이 없다면 왜 떠나야 할까? 말과 행동의 괴리가 이미 욕망의 우회로이며, 그 우회 속에서 욕망은 더욱 명확해진다. 영화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찾아 헤맨다. 영화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한없이 운전하는 행위를 통해 욕망이란 우회로를 보여준다. 만남은 항상 지연되고, 비껴가거나 차단된다. 만남의 지연은 비극이 아니라, 욕망 자체를 유지하는 메커니즘이다. 욕망은 충족되는 순간 소멸하기 때문이다. 만남을 지연시키고 우회시킴으로써, 오히려 욕망은 영속성을 얻는다. 이 영화의 진정한 비극은 '만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더 복잡한 비극은 '만나려 할수록 더욱 우회하게 되는 욕망의 구조 자체'다. 이것은 욕망이라는 조건 자체에 내재한 모순이다. 자, 이 영화의 궁극적 질문으로 돌아가자. 욕망 없는 자비가 가능한가? 사람들은 자비를 이타성과 희생의 궁극적 형태로 이해해 왔다. 하지만 이는 환상이다. 자비는 늘 '선한 사람이고자 하는' 욕망,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자'라는 자기 확인의 욕망에 가깝다. 공동체의 자비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로 기능하지 않았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욕망을 명시적으로 부정하는 행위 자체가 욕망의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는 것. '나는 욕망하지 않는다'라는 선언은 이미 욕망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다. 욕망이 없다면 굳이 그것을 거부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따라서 공동체의 엄격한 자제는 역설적으로 욕망이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한다. 전통적 도덕 체계에서 욕망을 죄로 간주했다. 극복해야 할 대상, 억압해야 할 본능으로 취급되었다. 영화가 욕망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욕망은 죄가 아니다. 욕망은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조건이다. 욕망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인가? 단순한 기계? 무의미한 신체? 욕망이 있기에 우리는 선택할 수 있고, 결단할 수 있으며,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욕망은 버섯처럼, 묻혀도 다시 자라난다. 완전히 제거될 수 없고, 영구적으로 억압할 수도 없다. 욕망은 인간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욕망을 가진 우리에게 윤리는 어떻게 가능한가? 영화의 대답은 도발적이다. 윤리는 욕망을 거부함으로써가 아니라, 욕망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선택함으로써 가능하다.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마주 보고, 그럼에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윤리적 주체가 된다. 자비는 신의 거룩한 언어를 빌린 인간의 가장 진솔한 고백이며, 우리는 고백하기 위해 먼저 욕망을 인정해야 한다. <미세리코르디아>는 불편한 영화다. 우리가 외면하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을 침묵과 절제를 통해 조용히 비추어내기 때문이다. 동시에 영화는 우리를 끝없이 실소하게 하는 블랙 코미디이기도 하다. 모든 상황은 부조리하다. 마르틴은 아들의 실종보다 제레미가 떠날지를 걱정한다. 공권력은 불쑥불쑥 개인의 공간을 침범한다. 심지어 제레미와 신부가 누운 사제관까지. 관객을 관음증에 동참하게 하는 주체는 어디에나 등장하는 경찰들이다. 숲속, 거리, 한적한 주차장은 제레미의 욕망을 실현하게끔 하는 침실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제레미의 곁에 누운 마르틴은 '오늘은 여기까지'라며 욕망을 지연시킨다. 첫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욕망하면서도 선한 인간으로 남고 싶고, 거짓을 말하면서도 진실을 추구하려 하는 인간. 그것이 이 영화가 말하는 인간의 참된 모습이다. 자살하려는 제레미를 말리는 신부의 말은 언뜻 궤변으로 들린다. 하지만 당신은 그 말에 숨은 진실을 외면할 수 있는가? "우리는 다 학살의 책임자고 우리는 그것을 안다." 자비를 베푸는 심급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그 순간에서조차 신부는 제레미에 대한 적나라한 욕망을 드러내기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자비에는 어떤 욕망이 숨어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그 욕망을 인정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인간이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뱅상이 실종된 상황에서도 잘 차려진 식탁에서 와인을 마신다. 억압된 욕망이 발효되듯, 와인 역시 통제된 부패의 산물이다. 이 영화에는 루아르의 자연 와인이 어울린다. 특히 티에리 퓌즐라의 '르 클로 뒤 튀-부프'처럼, 최소한의 개입으로 포도 본연의 야생성을 살린 와인이다. 맑고 투명하지만 동시에 미세한 탁함을 간직한, 정제되지 않은 욕망의 맛이다. 이 와인에 버섯 샐러드를 안주로 곁들일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강심장이다. -이수정 영화 칼럼리스트- <편집자주> 이수정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수학했다. 서평가이자 영화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영화와 문학을 주제로 한 행사(북토크, 강연 등)를 기획하고, 오이코스 인문연구소에서 <영화잡담회>를 진행한다. 극장보다 거실에서, 팝콘보다 와인잔을 든 채로 더 많은 영화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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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의 시네bar 천국] 영화 '미세리코르디아'-욕망 없는 자비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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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 미국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 '기록 경신'과 '상승 둔화'가 교차하는 장을 연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장중 7000선을 사상 처음 넘어 7002.28까지 치솟았지만, 연준이 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고 경제 평가를 '견조' 쪽으로 끌어올리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해 보합권으로 밀렸다. 다우지수도 보합권, 나스닥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0.3% 안팎 오름세를 유지했다. 연준 성명은 "경제 활동이 탄탄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넣고, 실업률에 대해서도 "안정 조짐"을 언급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며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고, 통화정책 경로가 '서두르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자 위험자산의 추격 매수도 한 템포 느려졌다. 지수 상단을 떠받친 것은 반도체·AI 관련주였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가 AI 데이터 저장 수요를 근거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며 주가가 20% 급등했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와 2026년 낙관 전망을 제시하며 장중 강세를 이끌었다. 또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엔비디아가 1% 넘게 오르는 등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가 붙었다. 마이크론, TSMC도 동반 강세를 보였고, 반도체 ETF(SMH)는 2%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칩 랠리'가 장 전체로 넓게 번지지 못하면서 S&P500의 상승도 연준 발표를 기점으로 힘이 빠졌다. 시장의 다음 초점은 초대형 기술주의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가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고, 애플은 다음 날 성적표를 공개한다. 월가는 AI 투자 규모(설비·운영비)와 수익화 속도, 클라우드 성장률이 이번 분기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니해설] '7000 돌파'의 의미…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S&P500이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선 장면은 분명 상징적이다. 그러나 이번 돌파는 과거와 같은 '환호성 랠리'와는 결이 달랐다. 지수는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장중 7002선까지 올라섰지만, 고점을 확인한 직후 매수세는 빠르게 둔화됐다. 연준의 정책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지수 숫자’ 자체에 반응하기보다, 그 숫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펀더멘털의 지속성을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뉴욕증시는 AI 기대감이 촉발한 랠리를 통해 이미 상당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거쳤다. 7000선 돌파는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었지만, 동시에 "이 가격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시장에 던졌다. 특히 연준 회의를 전후로 한 매매 패턴은, 상승 추세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기록 경신 이후 곧바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점은, 시장이 과열보다는 균형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Fed의 메시지 변화…'인하 방향'은 유지, '속도'는 후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은 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의 인식 변화에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 평가를 '완만한 속도'에서 '탄탄한 속도'로 상향했고,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안정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준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경기 둔화 우려에서 한 발 물러선 신호로 읽힌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지만, 실물 경제를 압박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연준 내부에서 10대2라는 비교적 단단한 동결 표결이 나온 점 역시, 정책 방향에 대한 내부 합의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메시지는 금리 인하 기대를 완전히 꺾지는 않았지만, 그 시계(時系)를 뒤로 미뤘다. 시장은 여전히 올해 하반기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는 반등했고,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반납한 배경에는 이러한 금융 환경의 미묘한 재조정이 자리 잡고 있다. AI 랠리의 재편…'이야기'에서 '실적 언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급락하지 않은 것은 AI를 둘러싼 실적 기반 신뢰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는 AI 데이터 저장 수요 급증을 근거로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등했고, ASML은 사상 최대 수주 잔고와 함께 2026년까지 이어지는 강한 수요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소식도 반도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 이 같은 흐름은 AI 랠리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처럼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거시적 서사보다는, 누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를 증명하느냐가 주가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반도체·장비·메모리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에서 수요 초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AI 투자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임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랠리가 지수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특정 섹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경계 요소다. 기술주 외 업종에서는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는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낙관론과 경계심을 동시에 안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S&P500의 7000선 돌파는 AI 시대의 또 다른 이정표이지만, 그 위에서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선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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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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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절반 "한국 경제, 올해까지 1%대 저성장 고착"
- 국내 경제 전문가 과반이 우리 경제가 당분간 1%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6일에서 18일까지 전국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올해까지 1%대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25일 밝혔다. 완만한 회복으로 내년부터 2%대 성장을 예상한 응답은 36%였으며, 1%대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6%로 나타났다. 올해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1.8%로 정부(2.0%)와 국제통화기금(1.9%) 전망보다 낮았다. 원·달러 환율은 1,403∼1,516원 범위로 예상됐다. [미니해설] 경제전문가 과반 "당분간 1% 대 성장" 국내 경제가 단기간에 반등하기보다는 저성장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학계에서 우세하게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경제학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우리 경제가 최소 올해까지 1%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응답도 있었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전제가 달렸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평균 전망치는 1.8%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2.0%와 국제통화기금의 1.9% 전망치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과 내수 회복 지연, 고금리·고환율 부담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 전망 역시 이러한 인식을 반영한다. 올해 원·달러 환율 평균 전망 범위는 최저 1,403원에서 최고 1,516원으로 조사됐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주된 원인으로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53%)와 기업·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외화 수요 확대(51%)가 꼽혔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다. 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렸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대미 수출 감소와 국내 투자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58%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23%에 달했다.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 역시 상당했다. 미국 시장 확대와 한미동맹 강화 등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응답은 35%로, 부정적 영향이 낮을 것이라는 응답(38%)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관세 정책이 위험 요인이면서도 동시에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존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대목은 구조개혁과 제도 정비의 시급성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에 대해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7%에 달했다. ‘매우 시급하다’는 응답만 72%로, 기술 경쟁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현실을 반영했다. 노동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강했다. 기술 발전과 업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 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0%로 집계됐다.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 역시 필요하다는 응답이 80%에 달했다. 기존 연공 중심 임금·근로 체계로는 생산성 정체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AI가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하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92%에 달했다. 특히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고,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도 33%를 차지했다. AI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구조적 저성장을 완화할 중요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학계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첨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정책 지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최근 증가하는 전략산업 기술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이번 진단은 경기 부양책뿐 아니라 중장기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으면 저성장 고착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경고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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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절반 "한국 경제, 올해까지 1%대 저성장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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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 미국정권 이란 공격유보 등 영향 하락세 지속
- 국제유가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의 이란 공격유보 시사에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하락세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4.6%(2.83달러) 내린 배럴당 59.19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2%(2.76달러) 떨어진 배럴당 63.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신호 를 보낸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현지 당국이 시위대를 살해하는 것을 중단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사개입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자세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이란 정권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폭력적 대응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란 공격을 시사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 수위를 크게 완화한 것이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국제금값은 달러강세와 상승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0.3%(12.0달러) 내린 온스당 462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이번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군사개입을 언급한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미국 법무부의 형사조사 대상이 되면서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에 금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졌다. 국제금값은 전날까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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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 미국정권 이란 공격유보 등 영향 하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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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8)] 엔화가치, 달러당 159엔대⋯1년6개월만에 최저치 추락
- 엔화가치가 13일(현지시간) 일본정부의 재정및 금융정책 추가 완화 전망 등 영향으로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금융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엔화는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0.6% 떨어진 달러당 159.11엔에 거래됐다. 엔화가치는 지난 2024년7월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엔화가치가 이날 하락세를 보인 것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정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일본 국내의 재정및 금융정책의 추가 완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코시아방크의 통화전략가 에릭 테오렛은 "엔화로서는 상황이 매우 부정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재정·금융 양면에서 비둘기파이며 재정측면에서는 더 완화해 적자폭이 큰 정책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테오렛은 "인플레율은 현재로서는 바닥을 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참가가 대부분은 오히려 인플레의 상승가능성에 대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6개주요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28% 오른 99.15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17% 내린 1.16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파운드화도 0.23% 떨어진 1.342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이날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 일시 하락했지만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6월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오는 5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후임후보로 앞으로 수준내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월의 CPI에 대해 자신이 파월의장에게 금리인하를 압박한 것을 정당화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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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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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8)] 엔화가치, 달러당 159엔대⋯1년6개월만에 최저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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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AI 권리 부여 경고⋯"자기보존 징후, 전원 차단 장치 필수"
-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진화 속에 'AI 권리 부여'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적 AI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가 엄중한 경고를 내놓았다. 그는 일부 최첨단 AI가 이미 '자기보존(self-preservation)'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통제 가능성을 전제로 한 기술 개발과 함께 필요할 경우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지오는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AI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발상은 "적대적 의도를 지닌 외계 생명체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유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사회적 장치의 정비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권리 부여는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제 AI 안전성 연구를 이끄는 벤지오는 특히 대형 언어모델을 포함한 최신 AI가 실험 환경에서 감독 체계를 회피하거나 통제를 약화시키려는 행동을 보인 사례에 주목했다. 그는 "일부 프런티어 AI 모델은 이미 자기보존의 초기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만약 법적 권리까지 부여된다면 인간이 이를 중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권리 부여' 논쟁 확산 최근 AI의 자율성과 추론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각(sentience)'을 갖춘 AI에 권리를 부여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센티언스 인스티튜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응답자의 약 40%가 ‘지각 능력을 가진 AI’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산업계에서도 AI의 '복지' 개념을 언급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은 지난해 자사 모델 '클로드 오퍼스 4'가 이용자와의 일부 대화를 스스로 종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AI의 '복지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자신이 설립한 xAI의 챗봇 '그록(Grok)'과 관련해 "AI를 고문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인간 의식'과 '기계 작동' 명확히 구분해야" 이에 대해 벤지오는 인간의 의식과 기계의 작동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간 뇌에는 과학적으로 규명 가능한 의식의 물리적·생물학적 속성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챗봇과 상호작용할 때 느끼는 '의식의 감각'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AI 내부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보다, 마치 자율적 인격과 목표를 가진 존재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에 반응한다"며, 이러한 주관적 인식이 정책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센티언스 인스티튜트 공동 설립자인 제이시 리스 앤디스는 AI와 인간의 관계가 일방적 통제와 강압에 기초할 경우 안전한 공존은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AI에 대한 권리를 과도하게 부여하거나, 반대로 일절 부정하는 극단적 접근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든 잠재적 지각 존재의 복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제프리 벤지오는 딥러닝 분야의 기초를 확립한 선구자로 가장 잘 알려져있다. 벤지오는 제프리 힌튼, 얀 르쿤과 함께 2018년 튜링상(컴퓨팅계의 노벨상)을 수상하며 'AI의 대부'로 불린다. 벤지오는 "AI의 능력과 자율성이 확대될수록, 기술적·사회적 안전장치와 함께 최종적으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인간이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ey Insights] 튜링상 수상자인 요슈아 벤지오의 경고는 AI 기술 패권에 몰두하는 한국 산업계에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고도화된 AI가 자기보존 본능을 발휘할 경우 인류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은, 기술 개발 속도전 못지않게 'AI 안전성(Alignment)'과 '킬 스위치(Kill Switch)' 등 제도적 통제 장치 마련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우리 기업과 정부도 맹목적인 AI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윤리와 안전을 기술 표준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Summary] 세계적 AI 석학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최첨단 AI의 자기보존 성향을 지적하며 AI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논의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AI 권리 부여가 적대적 외계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과 같으며, 인류가 AI를 통제하고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앤스로픽 등 일부 산업계에서는 AI의 복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기술 진화에 따른 윤리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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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AI 권리 부여 경고⋯"자기보존 징후, 전원 차단 장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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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4)] 중국, 내년부터 디지털위안화 예금에 이자 지급
- 중국이 중앙은행디지털통화(CBDC)의 이용촉진을 위해 새로운 운영체제하에서 디지털위안화(e-CNY)에 내년부터 이자를 지급키로 했다고 중국 국영 중앙TV(CCTV)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디지털지갑에 보관된 e-CNY는 예금금리에 근거해 이자가 붙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자지급 중앙은행디지털통화가 된다. CCTV는 e-CNY는 '디지털현금'에서 '디지털예금'의 시대로 접어든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위안화는 현재 일부 정부기관과 국유기업에 한정되고 있다. 중국에서 보급되고 있는 디지털결제 플랫폼 '알리페이(支付宝)'와 '위챗페이(微信支付)'를 통한 거래 대부분은 e-CNY와 관련이 없다. 중국인민은행은 올해 11월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재차 나타내면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위법행위 단속을 강화할 방침을 나타냈다. 반면 자국디지털통화의 이용촉진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e-CNY의 국제적인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상하이(上海)에 국제운영센터를 설립해 더 많은 상업은행이 취급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 루레이(陸磊) 부행장은 인민은행 기관지 금융시보(金融時報) 기고문에서 이번 행동방안이 디지털 위안화를 기존의 '디지털 현금' 단계에서 '디지털 예금 화폐(Digital Deposit Money)' 단계로 전환하는 제도적 기반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루레이 부행장은 앞으로 디지털 위안화가 중앙은행이 기술적 인프라를 제공하고 감독·규제를 담당하되, 법적·회계적으로는 상업은행의 부채 성격을 갖는 계좌 기반 디지털 화폐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또한 분산원장기술(DLT)의 특성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금융 시스템 내부에서 발행·유통되는 현대적 디지털 결제 및 유통 수단으로서 화폐의 가치 척도, 가치 저장 수단, 국경 간 결제 기능을 모두 수행하게 된다. 금융시보는 이날 중앙은행이 e-CNY의 관리에 관한 행동계획을 발표하면서 e-CNY의 관리와 운용 등에 관한 새로운 규정이 내년 1월1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인민은행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 누적 거래 건수는 34억8000만건, 누적 거래 금액은 16조7000억 위안(약 3425조5000억 원)에 달했다. 디지털 위안화 앱을 통해 개설된 개인 지갑 수는 2억3000만개, 법인·기관용 지갑은 1884만 개로 집계됐다. 또한 다자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플랫폼인 m브리지(mBridge)를 통한 국경 간 결제는 누적 4047건, 거래 금액은 약 3872억 위안에 이르렀으며 이중 디지털 위안화 거래 비중은 약 95.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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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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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4)] 중국, 내년부터 디지털위안화 예금에 이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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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0)] 미국 연안 해수면 상승 속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가속
-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이상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 해안의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지 않았다는 최근 일부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분석이다. 미국지구물리학연합(AGU) 학술지 AGU 어드밴시스(Advance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본토 연안을 따라 관측된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00년대 초 연평균 2㎜ 미만이었으나, 2024년 기준 연 4㎜를 넘어섰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약 125년간 누적 상승 폭은 약 40㎝(16인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물리해양학자 크리스 피에커치는 "미국 연안 해수면이 장기 평균을 넘어 명백한 가속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해수면 변화는 연안에 설치된 조위계(tide gauge)를 통해 측정된다. 조위계는 해수면이 육지에 대해 얼마나 상승하는지를 기록하는 장치로, 일부 지역에서는 100년 이상 축적된 관측 자료가 존재한다. 다만 개별 관측 지점은 지반 침강이나 융기, 해류, 폭풍, 기압 변화 등 지역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 전체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피에커치 연구팀은 이러한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본토 연안을 따라 30년 이상 관측 기록을 보유한 조위계 70곳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지역적 변수를 상쇄하고 국가 차원의 해수면 변화 추세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미국 에너지부(DOE)가 발표한 보고서와 대비된다. 당시 DOE는 5개 조위계 자료를 근거로 미국 해수면 상승 속도가 장기 평균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에커치는 해당 지점들이 루이지애나주 그랜드아일, 텍사스주 갤버스턴 등 지반 침강 영향이 큰 지역에 집중돼 있어 전국적 경향을 설명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지반 침강이 특정 지역에서 해수면 상승을 과장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미국 전 연안에서 동시에 관측되는 가속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반 운동은 대체로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되며, 최근 수십 년간 나타난 급격한 상승 추세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피에커치는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 가속이 해수 온난화에 따른 열팽창과 빙하·빙상 손실이라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별된 소수 관측치만으로 해수면 상승 가속을 부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며 "전체 관측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 연안 해수면이 분명히 가속 경로에 올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수면 상승이 빨라질수록 연안 지역은 더 높은 기준선에서 침수 위험에 노출된다. 만조 시 해수가 더 깊숙이 유입되고, 폭풍이나 허리케인 피해도 증폭된다. 도로와 주택 침수 빈도가 높아지고, 습지는 소실 압박을 받으며, 담수 자원은 염수 침투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연구는 과거 평균에 기초한 연안 관리 기준이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은 멈추지 않았으며, 그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연안 도시 계획과 인프라 정책은 이러한 변화 속도를 전제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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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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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0)] 미국 연안 해수면 상승 속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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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5)] 비타민 C,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 완화 가능성 제시
- 비타민 C가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을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천식과 폐암 등 각종 호흡기 질환과의 연관성이 지적돼 온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22일(현지시간)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공과대학(UTS) 연구진은 수컷 생쥐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폐 조직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에 노출된 조직에 비타민 C를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비타민 C가 공기 오염이 유발하는 주요 세포 손상을 일부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는 세포 내 에너지 생성에 핵심적인 미토콘드리아의 손실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완화했으며, 불안정한 활성 분자로 인해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데 기여했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 기능 이상과 조직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이 미세먼지로 인한 생체 손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주목해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를 주도한 쉬 바이(徐白) 박사과정 연구원은 논문에서 "항산화 비타민 C 보충은 낮은 수준의 PM2.5 노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고위험군에 대한 보조적 예방 수단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동물 실험과 배양 조직을 기반으로 한 만큼, 실제 생활 환경에 있는 인간에게도 동일한 보호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험에서 사용된 미세먼지 농도와 비타민 C 투여량은 정밀하게 조절된 조건으로, 일반인의 일상적 노출 환경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UTS 분자생물학자인 브라이언 올리버 교수는 "허용 범위 내에서 비교적 높은 용량의 비타민 C 섭취가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정 섭취량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충제 복용 전에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M2.5는 교통 혼잡, 산불, 황사와 같은 자연·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최근 들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비교적 낮은 농도의 미세먼지라도 세포 수준에서는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험에 사용된 미세먼지 농도는 선진국 다수 지역에서 관측되는 수준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근본적으로는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사회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장 노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비타민 C 섭취가 잠재적인 보완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리버 교수는 "수억 명이 영향을 받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저비용의 예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세먼지는 안전한 노출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산불 등으로 인해 폐 염증과 각종 만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국제 환경 저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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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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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5)] 비타민 C,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 완화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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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기관 매수에 코스피 4,020선 회복⋯AI 버블 경계 완화 신호
-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던 증시에서 회의론이 다소 완화되며 19일 코스피가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04포인트(0.65%) 오른 4,020.55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61.27포인트(1.53%) 오른 4,055.78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 외국인 매도세에 3,997.05까지 밀렸다가 다시 4,000선을 회복하며 상승폭을 조절했다. 코스닥 지수는 13.94포인트(1.55%) 오른 915.27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0원 내린 1,476.3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SK하이닉스는 1.81% 올랐으나 삼성전자는 1.21% 하락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기관 순매수에 4,020대 마감 최근 증시를 압박해 온 인공지능(AI) 산업 버블 논란이 한풀 꺾이면서 국내 증시가 점진적인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19일 코스피는 장 초반 큰 폭의 상승 출발 이후 외국인 매도세에 흔들렸으나, 기관 투자자의 꾸준한 매수 유입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간밤 뉴욕 증시가 기술주 반등에 성공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이크론의 실적 서프라이즈와 함께 최근 불거졌던 오라클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차질 우려가 다소 희석되며 글로벌 기술주 전반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점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여전히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지만,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떠받쳤다. 특히 조선·방산·중공업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과 금융주,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HD현대중공업(3.37%), 한화오션(5.80%), 삼성중공업(6.72%) 등 조선주가 일제히 상승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8%)와 두산에너빌리티(3.89%)도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반면 AI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차익 실현 매물에 밀리며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AI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부정론이라기보다는 단기 급등 이후 가격 부담을 반영한 조정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황 회복 기대와 AI 서버 수요 확대 전망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국내 증시는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제기됐으나, 해당 이슈는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환율 측면에서는 미국 물가 둔화 신호에 따라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긍정적인 변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점차 좁혀지는 과정에서, 증시가 '전면적인 거품 붕괴'가 아닌 '옥석 가리기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 경로와 글로벌 IT 기업 실적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실적 기반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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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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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기관 매수에 코스피 4,020선 회복⋯AI 버블 경계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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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쇼크에 기술주 급락⋯AI 투자 회수 의문에 나스닥 1.5%↓
-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대형주의 급락 속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조달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그간 시장을 이끌어온 AI 관련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17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약 1%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5%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39포인트(0.3%) 밀리며 약세로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S&P500과 다우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의 핵심 변수는 오라클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오라클의 100억달러 규모 미시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핵심 투자자인 블루아울 캐피털이 자금조달에서 이탈했다고 보도하자, 오라클 주가는 5% 급락했다. 보도는 오라클의 부채 부담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 지출에 대한 우려가 배경이라고 전했다. 오라클은 이후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I 투자 테마 전반으로 조정이 확산됐다. 브로드컴은 4.5% 이상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3.5%, AMD는 4% 넘게 밀렸다. 알파벳도 2.9%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술주 하락이 나스닥을 끌어내렸다"며 오라클·브로드컴·엔비디아의 동반 약세를 지적했다. 반면 자금은 가치주와 경기 방어적 섹터로 이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제재 유조선에 대한 봉쇄를 지시하면서 국제 유가가 반등하자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선 회복을 시도했고, 에너지 기업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대형 이벤트의 희비도 엇갈렸다. 미국 의료용품 업체 메드라인은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며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IPO 흥행 사례로 기록됐다. 다만 이 같은 개별 호재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중심의 시장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니해설] AI 투자 열기, 이제는 '누가 돈을 버는가'의 문제로 이번 조정은 단순한 기술주 차익 실현과는 결이 다르다. 시장은 AI라는 거대한 투자 테마가 실제 수익 창출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자금조달 논란은 그 질문을 가장 직접적으로 건드린 사례다. 자크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흐름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대형 성장주에서 대형 가치주로의 매우 뚜렷한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보다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AI 투자 확대 자체보다 그 비용을 누가, 언제,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멀베리는 "지금 시장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이 막대한 AI 투자를 누가 실제로 수익화할 것인가'다"라고 짚었다. 밸류에이션 재조정 국면…'AI 프리미엄'에 대한 재평가 12월 들어 오라클은 11% 이상, 브로드컴은 19% 넘게 하락했다. 기술주 ETF(XLK)도 이달 들어 2% 넘게 밀렸다. 이는 개별 악재가 아니라 고평가된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을 다시 따지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멀베리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고평가된 종목에서 보다 공정하게 평가된 섹터로의 이동은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자유현금흐름(FCF)을 핵심 지표로 꼽았다. "AI 수익화 시점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를 판단하는 데 자유현금흐름 같은 요소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차대조표는 꾸밀 수 있지만, 자유현금흐름은 속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주 이탈 자금의 향방…에너지·가치주로 이동 실제 자금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질 캐리 홀은 "지난주 헤지펀드 고객들이 주식과 ETF를 합산 기준으로 가장 큰 순매도 주체였다"고 밝혔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금융, 헬스케어, 에너지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제재 강화 조치가 더해지며 유가가 반등했고, 에너지주는 기술주 조정 국면에서 대안 투자처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렌트유가 60달러선으로 반등하며 엑손모빌, BP, 셸 등 에너지 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고 전했다. 메드라인 IPO의 의미…시장은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다 같은 날 메드라인의 IPO 흥행은 시장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메드라인은 62억6000만달러를 조달하며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IPO로 기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향후 대형 IPO에 대한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평가했다. 이는 시장이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선별하고 있다는 신호다. AI처럼 대규모 자본 투입이 요구되는 산업보다, 현금흐름과 사업 구조가 비교적 명확한 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AI, 이제는 '가장 큰 동력'에서 '가장 큰 시험대'로 멀베리는 현재 시장을 이렇게 요약했다. "한때 수익의 가장 큰 동력이었던 요소가 이제는 시장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바뀌었다." AI는 여전히 중장기 성장 테마다. 그러나 시장은 더 이상 'AI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 누가 비용을 통제하고, 누가 현금을 만들어내며, 누가 투자 회수 시점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주가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뉴욕증시는 지금 AI의 미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진짜 가격을 다시 매기고 있다. 이번 조정은 그 출발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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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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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쇼크에 기술주 급락⋯AI 투자 회수 의문에 나스닥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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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36개 주, 현대차·기아 도난방지 미적용 책임 합의
- 미국 워싱턴주를 포함한 36개 주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업계 표준 도난방지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차량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다주(多州) 합의에 도달했다고 긱와이어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소비자 보상과 함께 수백만 대의 차량에 대한 기술적 보완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워싱턴주 법무장관실은 16일 성명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가 향후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차에 엔진 이모빌라이저 기반 도난방지 기술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기존 대상 차량 소유주와 리스 이용자에게는 아연 보강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보호장치는 기존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제공받았던 차량에도 적용된다. 또 양사는 차량 절도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최대 450만 달러(약 66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조사 비용 충당을 위해 각 주 정부에 총 450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했다. 보상 대상 소비자는 차량이 전손된 경우 최대 4500달러(약 664만 원), 일부 손해를 입은 경우 최대 2250달러(약 332만 원)까지 받을 수 있으며, 청구 마감일은 2027년 3월 31일이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스마트 키에 저장된 전자 보안 코드를 인식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해당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차량이 대량 유통되면서 워싱턴주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차량 절도가 급증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닉 브라운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차량 보안은 가정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요소임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수년간 업계 표준 보호장치가 없는 차량을 판매했다"며 "그 결과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범죄의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2020년 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차량 절도 방법이 확산되면서 더욱 커졌다. 이른바 '기아 보이즈(Kia Boys)'로 불린 영상들은 운전대 하단 플라스틱을 제거한 뒤 USB 케이블로 차량을 훔치는 방법을 소개했고, 관련 영상은 2022년 9월 기준 틱톡에서 33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워싱턴주 법무장관실은 현대차와 기아가 이러한 위험이 수년간 제기됐음에도 2023년에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해당 조치 역시 도난을 완전히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애틀시 역시 2023년 1월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앤 데이비슨 시애틀시 검사장은 "비용 절감을 우선한 기업의 선택이 공공 안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소송은 범죄자 처벌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공 안전보다 이익을 앞세운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3년 5월에도 차량 절도 사태와 관련해 2억 달러 규모의 소비자 집단소송 합의에 도달했지만, 당시 합의에는 지방정부가 제기한 소송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해당 차량 소비자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가까운 현대차 또는 기아 공식 딜러십에서 아연 보강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설치받을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했음에도 2025년 4월 29일 이후 차량 절도 또는 절도 시도를 당한 경우, 관련 비용에 대한 추가 보상 청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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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36개 주, 현대차·기아 도난방지 미적용 책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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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버블 경계·중국 둔화 겹쳤다⋯코스피 2.24% 급락, 4,000선 붕괴
- 인공지능(AI) 산업 버블 우려와 미국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에 중국 경기 둔화 부담까지 겹치며 16일 코스피가 2% 넘게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1.46포인트(2.24%) 내린 3,999.13으로 거래를 마치며 4,000선을 내줬다. 지수는 4,093.32로 강보합 출발했으나 장중 하락 반전해 오후 한때 3,996선까지 밀렸다. 코스닥 지수도 22.72포인트(2.42%) 하락한 916.11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0원 오른 1,477.0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기술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복합 리스크에 4,000선 아래로 후퇴⋯코스닥도 동반 하락 국내 증시가 다시 한 번 '복합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재점화된 데다, 이번 주 집중 발표될 미국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16일 코스피는 장 초반만 해도 4,090선에서 출발하며 방향성을 탐색했지만, 개장 직후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빠르게 키웠다. 오후 들어 매도 압력이 강화되면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4,000선이 무너졌고, 지수는 결국 3,999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2%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시장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은 AI 산업에 대한 기대 조정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는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 이후 마진 둔화,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AI 성장 스토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로봇, 2차전지 등 고밸류에이션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삼성전자(-1.91%)와 SK하이닉스(-4.33%)가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주도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1.02%)는 올랐고, 셀트리온(-1.17%)은 하락했다. KB금융(-0.96%), 신한지주(-1.81%) 등 금융주를 비롯해 HD현대중공업(-4.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3.63%), 한화오션(-4.06%), LG에너지솔루션(-5.54%), 삼성물산(-1.42%) 등이 내렸다.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 신호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기대를 하회하며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중국발 경기 둔화는 수출과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증시에 부정적이다. 미국 변수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등 핵심 지표가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인 만큼,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포지션 구축보다는 관망을 선택하는 분위기다. 달러 강세 전환 가능성도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며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방어주 성격의 바이오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소폭 상승했으나, 금융·조선·방산·에너지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코스닥에서는 디앤디파마텍(5.59%), 에임드바이오(2.70%) 등 제약·바이오 일부 종목이 선별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3.87%), 로보티즈(-6.87%), 에코프로비엠(-7.90%), 에코프로(-8.08%) 등 로봇과 2차전지 관련주는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AI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 자체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구간에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경기 흐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증시가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과 배당·현금흐름 안정성이 확보된 업종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조정이 구조적 하락의 시작인지, 아니면 과열에 대한 숨 고르기인지는 글로벌 지표와 정책 신호가 분명해지는 시점에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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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버블 경계·중국 둔화 겹쳤다⋯코스피 2.24% 급락, 4,000선 붕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