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퓨처 Eyes(122)]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거울' 찾았다⋯정상 세포는 통과, 종양엔 '독'이 되는 반전 분자
- 암 정복의 역사는 '부작용과의 전쟁'이었다. 기존의 방사선이나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무차별 폭격해 탈모, 구토, 면역 저하 같은 고통을 수반했다. 과학계가 오랫동안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마법의 탄환'을 찾아 헤맨 이유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대학교(UNIGE)와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생명의 기본 블록인 아미노산의 '거울상(Mirror image)' 구조를 이용해 이 난제를 풀 실마리를 찾았다. 연구진은 특정 아미노산의 '쌍둥이 분자'가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오직 암세포의 숨통만 조인다는 사실을 밝혀내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발표했다. 왼손 장갑을 오른손에 낄 수 없는 이치 아미노산의 '거울상(Mirror image)' 구조 발견을 이해하려면 먼저 생명의 기묘한 특성인 '카이랄성(Chirality·손대칭성)'을 알아야 한다. 자연계의 분자들은 화학식은 똑같지만, 구조가 거울에 비친 것처럼 정반대인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마치 왼손과 오른손이 겹쳐지지 않는 것과 같다. 이를 'L형(좌선성)'과 'D형(우선성)'이라 부른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단백질을 만들 때 오직 'L형' 아미노산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D형'은 자연계에 존재하지만, 생체 활동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일종의 '그림자 분자' 취급을 받아왔다. 연구진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생명체가 외면해 온 D형 아미노산이 암세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암세포만 열어주는 '지옥의 문' 연구진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스테인(Cysteine)의 거울상 분자, 'D-시스테인(D-cysteine)'을 실험에 투입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정상 세포는 D-시스테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특정 암세포들은 이를 걸신들린 듯 빨아들였다. 비결은 '수송체(Transporter)'에 있었다. 세포막에는 영양분을 받아들이는 전용 출입문(수송체)이 있는데, 연구진이 발견한 특정 수송체는 오직 암세포 표면에만 존재했다. 이것은 마치 '트로이 목마'와 같다. 암세포는 D-시스테인을 영양분인 줄 알고 전용 문을 열어 받아들인다. 하지만 일단 세포 안으로 들어온 D-시스테인은 영양분이 아니라 치명적인 독으로 돌변한다. 반면, 이 전용 문이 없는 정상 세포는 D-시스테인이 곁에 있어도 흡수하지 않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연구를 주도한 장클로드 마르티누 교수는 "정상 세포와 암세포의 대사적 차이를 완벽하게 파고든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세포의 배터리, 미토콘드리아를 셧다운 시키다 세포 내부로 침투한 D-시스테인은 암세포의 심장부인 미토콘드리아를 정조준한다. 구체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 내부에 있는 'NFS1'이라는 효소를 마비시킨다. NFS1은 세포의 호흡과 에너지 생산, DNA 합성에 필수적인 '철-황 클러스터(Iron-sulfur clusters)'를 만드는 핵심 효소다. D-시스테인에 의해 NFS1이 차단되면, 암세포는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호흡 곤란), 유전 정보(DNA)를 복제할 수도 없게 된다. 결국 배터리가 방전된 기계처럼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이 멈춰버리는 것이다. 마르부르크대 롤란드 릴 교수는 "D-시스테인은 암세포 내부에서 연쇄적인 붕괴를 일으킨다"며 "에너지 생산 중단, DNA 손상, 세포 주기 정지라는 삼중고를 겪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부작용 없이 암 성장 억제…전이 막을 가능성도 연구진은 공격성이 매우 강한 유방암을 이식한 쥐 모델에 D-시스테인을 투여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암세포의 성장은 눈에 띄게 느려졌고, 쥐에게서 체중 감소나 장기 손상 같은 중대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선택적 독성'이 생체 내에서도 작동함을 입증한 셈이다. 물론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인간에게 투여했을 때의 적정 용량과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D-시스테인이 암의 성장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지는 '전이(Metastasis)'를 억제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더 강한 독'을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대신 암세포가 가진 생물학적 허점, 즉 '거울 분자'를 구별하지 못하고 받아들이는 탐욕을 역이용하는 '정밀한 덫'이 미래 항암 치료의 핵심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자연이 선택하지 않은 '오른손(D형)' 분자가, 인류를 괴롭히는 암을 잡는 '신의 한 수'가 될지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122)]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거울' 찾았다⋯정상 세포는 통과, 종양엔 '독'이 되는 반전 분자
-
-
[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 중국 상하이의 한 무대. 165cm의 '여성'이 관객을 향해 걸어 나온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눈을 맞추고, 입가에는 묘한 미소를 띠고 있다. 관객들은 환호성 대신 잠시 숨을 죽였다. 너무나 인간 같지만,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 '드로이드업(DroidUp)'이 공개한 인간형 로봇 '모야(Moya)'가 글로벌 로봇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이 로봇은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는 투박한 기계가 아니다. 체온을 가지고, 눈을 맞추며, 미세한 표정으로 감정을 흉내 낸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질 때 느껴지는 기이한 감정,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건너뛰겠다는 중국의 야심 찬 선전포고다. 뇌만 있던 AI, '육체'를 입다…'체화 지능'의 진화 드로이드업은 모야를 '세계 최초의 완전 생체모방형(Biomimetic) 체화 지능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주목할 키워드는 '체화 지능(Embodied AI)'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한 챗GPT 같은 AI가 '서버라는 유리병 속에 갇힌 뇌'였다면, 체화 지능은 그 뇌에 팔다리와 감각 기관을 달아준 것이다. 모야는 디지털 공간이 아닌 물리적 세계에서 보고, 듣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영상 속 모야는 단순한 입력 반응을 넘어선다. 상대방의 눈과 눈 맞춤을 하며(Eye contact) 고개를 끄덕이고, 상황에 따라 눈꼬리를 내리거나 입꼬리를 올리는 '미세 표정(Micro-expressions)'을 구사한다. 이는 로봇 공학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기술 중 하나다. 찡그림, 놀람, 미소 같은 인간의 비언어적 소통을 모사해 '기계'가 아닌 '동반자'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된 것이다. 36.5도의 온기, 그리고 92%의 보행 정확도 모야의 스펙은 철저히 '인간 친화적'이다. 키 165cm에 무게는 32kg. 성인 여성의 키와 비슷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볍다. 가장 놀라운 점은 '체온'이다. 모야는 섭씨 32~36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왜 로봇에게 체온이 필요할까. 이는 모야의 주 무대가 차가운 공장이 아니라, 병원이나 가정, 요양원임을 시사한다. 사람이 로봇의 손을 잡거나 부축을 받을 때, 차가운 금속성의 감촉 대신 따뜻한 생명체의 온기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보행 능력 또한 수준급이다. 회사 측은 모야의 '보행 자세 정확도'가 9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단순히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넘어, 골반과 무릎, 발목의 움직임이 실제 인간의 보행 메커니즘과 92% 흡사하다는 의미다. 부자연스러운 '로봇 걸음'을 지우고, 인간 무리에 섞여 있어도 위화감이 없는 이동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껍데기'만 바꾼다…모듈형 설계의 비밀 기술적 세부 사항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외신과 전문 매체들은 모야의 하드웨어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 전문 매체 '로보호라이즌(RoboHorizon)'은 모야가 '워커 3(Walker 3)'라는 섀시(뼈대)를 기반으로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워커'는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기업 유비테크(UBTECH)의 간판 모델명이라 기술 제휴 의혹이 일었으나, 양사 모두 공식적인 연관성은 부인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뼈대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 위에 적용된 '모듈형 설계'다. 모야는 내부의 기계적 구조(골격)는 유지한 채, 외부의 스킨(피부)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유하자면 '마네킹'과 같다. 마네킹의 몸통은 그대로 둔 채, 필요에 따라 의료진의 얼굴, 가정교사의 얼굴, 혹은 특정 캐릭터의 외형으로 '갈아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로봇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다양한 서비스 현장에 맞춤형으로 투입할 수 있는 양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서양은 '기계답게', 중국은 '사람답게' 모야의 등장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개발의 두 갈래 길을 명확히 보여준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인간의 형태를 하되 얼굴은 매끈한 디스플레이나 기계 장치로 마감해 "나는 로봇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인간을 극한까지 모방하는 길을 택했다. 이 같은 '극사실주의'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논쟁을 불렀다. "너무 리얼해서 감탄스럽다"는 반응과 "영혼 없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게 섬뜩하다"는 불쾌한 골짜기 반응이 엇갈린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모야는 산업용도, 캐릭터형도 아닌 그 중간의 불안한 지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드로이드업은 이 불쾌함을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익숙해짐의 단계를 넘어서면, 인간은 자신과 닮은 존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낸다는 계산이다. 1100만 원의 충격…'1가구 1로봇' 시대 여나 가장 파괴적인 것은 가격이다.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모야의 예상 시작가는 약 120만 엔(약 1100만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산업용 협동 로봇 하나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가격 혁명'에 가깝다. 저렴한 가격과 인간 닮은 외형, 따뜻한 체온. 이 세 가지 조합은 모야가 노리는 시장이 명확함을 보여준다. 바로 고령화 사회의 돌봄(Care), 교육, 그리고 서비스업이다. 모야는 2026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야의 등장이 우리에게 묵직한 사회적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한다. 인간과 똑같은 표정으로 웃고, 따뜻한 체온을 가진 존재가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올 때, 우리는 그들을 가전제품으로 대할 것인가, 아니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행 정확도 92%라는 숫자는 기술의 지표지만, 나머지 8%의 간극이 채워지는 날, 인류는 '인간성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
-
[정책] 정부, 2035년까지 '양자칩 세계 1위' 선언⋯양자기업 2천개 육성
- 정부가 2035년까지 세계 1위 양자칩(퀀텀칩) 제조국 도약을 목표로 양자기업 2000개를 육성하는 첫 국가 차원의 양자 종합계획을 내 놓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제1차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 종합계획'과 '제1차 양자클러스터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양자컴퓨터·통신·센서 등 핵심 기술의 자립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2035년까지 양자인력 1만명과 양자기업 2000개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산 풀스택 양자컴퓨터 개발, 전국 단위 양자암호통신망 구축, 의료·국방 분야 양자센서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양자클러스터를 2030년까지 최대 5곳 조성하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AI·슈퍼컴퓨터 융합 연구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니해설] '양자 전환(QX)' 국가 전략으로…한국, AI 이후 패권 기술에 베팅하다 정부가 내놓은 첫 양자 종합계획은 단순한 연구개발 청사진을 넘어, 국가 산업 구조 자체를 '양자 전환(QX)'으로 이끌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반도체·AI에 이어 차세대 패권 기술로 꼽히는 양자기술을 국가 성장 동력의 전면에 배치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는 기술 자립, 둘째는 산업화, 셋째는 지역 기반 생태계 구축이다. 정부는 2035년까지 퀀텀칩 세계 1위 제조국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그간 ‘기초 연구 중심’에 머물렀던 양자 정책을 본격적인 제조·산업 경쟁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국내 기술로 양자컴퓨터 제조 전략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는 국산 '풀스택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제조 그랜드 챌린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까지 전 주기를 국내 기술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양자컴퓨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인프라 구축은 산업 활용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제약, 금융 등 실제 산업 난제를 양자와 AI로 해결하는 ‘산업활용 사례 경진대회’는 기술 실험을 넘어 초기 시장 창출을 노린 장치다. 양자통신과 양자센서 역시 '조기 상용화'에 방점이 찍혔다. 양자암호통신은 국방·금융 등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영역부터 실증을 추진해 국가 안보와 금융 인프라를 동시에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양자센서는 의료·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시제품 제작부터 상용화까지 전주기 지원이 이뤄진다. 연구실 성과가 실제 산업으로 연결되지 못했던 기존 한계를 의식한 설계다. 인력과 생태계 전략도 구체적이다. AI 영재학교와 양자대학원을 활용해 매년 1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30년에 걸친 전략형 기초연구 체계를 도입해 원천 기술의 지속성을 확보한다. 동시에 양자 벤처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마중물을 확대해 2천개 양자기업 육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는 단일 '챔피언 기업' 중심이 아니라, 다층적 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2030년까지 양자클러스터 5곳 지정 지역 전략의 상징은 '양자클러스터'다. 정부는 2030년까지 양자컴퓨팅·통신·센서·소부장·알고리즘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최대 5곳의 클러스터를 지정한다. 각 지역의 특화 산업과 양자 기술을 결합해 지역 성장과 첨단 기술 육성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모든 분야를 한 지역에 집적하기보다는, 지자체 중복과 선택적 지정을 열어두며 유연성을 확보했다. 글로벌 전략도 눈에 띈다. 정부는 해외 선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을 '글로벌 양자 허브'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를 국내에 도입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터와 연동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연구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이온큐가 국내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3년간 1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 체결은 상징성이 크다. 민간 참여 역시 전략의 한 축이다. 정부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한화, LIG 등이 참여하는 양자기술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이는 양자 기술을 실험실이 아닌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 도구로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추격자' 아닌 '설계자' 도약 선언 이번 계획은 동시에 위험도 안고 있다. 양자 기술은 기술 성숙도와 상용화 시점이 불확실하고, 막대한 투자 대비 단기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부가 장기 로드맵과 산업 중심 전략을 동시에 제시한 것은 'AI 이후'를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양자기술은 AI 시대 이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파괴적 혁신 기술"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종합계획은 한국이 양자 기술의 '추격자'가 아닌 '설계자'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 선언에 가깝다. 성공 여부는 향후 10년간의 일관된 투자와 산업 현장의 실질적 수요 창출에 달려 있다.
-
- 산업
-
[정책] 정부, 2035년까지 '양자칩 세계 1위' 선언⋯양자기업 2천개 육성
-
-
MS, 첫 상용화 AI칩 '마이아200' 공개⋯엔비디아 의존 탈피 시동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 인공지능(AI) 칩을 공개하며 엔비디아 의존도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26일(현지시간) 추론 작업의 효율성을 높인 AI 칩 '마이아200'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TSMC의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한 마이아200은 AI 추론의 단위가 되는 '토큰' 생성의 경제성을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MS는 AI 답변 생성을 위한 마이아200의 경량 연산(FP4) 성능이 아마존의 자체 칩 '트레이니엄' 3세대의 3배에 달하며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보다도 연산 효율성이 높다면서 "하이퍼 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용사)가 만든 자체 반도체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업계 최고의 추론 효율성을 위해 설계된 이 제품은 현존 시스템 대비 달러당 성능이 30% 높다"고 설명했다. 이 칩은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5.2와 MS의 '코파일럿' 등을 포함해 다양한 모델을 지원한다. MS는 이 칩을 미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에 이미 설치했고, 애리조나주의 데이터센터에도 추가해 향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MS는 "첫 실리콘 생산부터 데이터센터 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유사한 AI 인프라 프로그램의 절반 이하로 단축했다"며 실전 배치 속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MS가 자체 칩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23년 11월 첫 AI 칩인 '마이아 100'을 공개한 지 2년여 만이다. 그러나 마이아100은 애저 클라우드에 탑재해 외부 고객에 제공되지 않고 내부용으로만 사용돼 시장 파급력이 제한적이었고, MS는 자체 칩 시장에서 경쟁사인 아마존이나 구글보다 성과가 늦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MS는 자체 칩 개발을 위해 투자사인 오픈AI가 브로드컴과 협업해 만드는 칩의 설계 등을 참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 CEO는 지난해 11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체 칩 개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오픈AI가 혁신을 이루면 우리는 그 모든 것에 접속할 수 있다"며 "우리는 우선 그들이 성취한 걸 먼저 보고 이후에 이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MS는 사실상의 첫 상용화 칩인 마이아200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의존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마이아200과 함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도 새로 내놨다. 로이터 통신은 이 SDK가 엔비디아가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를 겨냥해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 IT/바이오
-
MS, 첫 상용화 AI칩 '마이아200' 공개⋯엔비디아 의존 탈피 시동
-
-
머스크는 '미친 속도', 현대차는 '3만대 현실화'⋯휴머노이드 양산 전략 갈렸다
-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사가 개발 중인 로보(무인)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생산 속도에 대해 "결국에는 미친 듯이 빨라질 것(insainly fast)"이라고 자신했다. 머스크 CEO는 2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초기 생산은 언제나 매우 느리게 시작해 S자 곡선을 따른다"며 "생산 증가 속도는 새로 도입되는 부품과 공정 단계의 수에 반비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캡과 옵티머스는 거의 모든 요소가 새로워 초기 생산 단계에서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더딜 수밖에 없지만, 일정 궤도에 오르면 속도는 급격히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답글을 단 게시물은 테슬라 관련 정보를 자주 공유해온 소여 메리트의 글로, 사이버캡 생산이 100일 이내에 개시되고 혁신적인 제조 공정이 처음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을 담고 있다. 해당 글은 사이버캡 1대가 10초 미만에 생산 라인을 통과하고, 장기적으로는 약 5초 이하의 사이클 타임을 목표로 한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주주총회에서 사이버캡 양산 시점을 2026년 4월로 못 박았고, 옵티머스를 연간 100만 대 규모로 생산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공언한 바 있다. 양산 시점인 2026년 4월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연기된 시점이다.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대량 생산품'으로 규정한 테슬라의 구상과, 보다 현실적인 제조 로드맵을 제시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와 대비된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산업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단계적 양산 전략을 공개했다.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연간 3만 대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공장 자동화와 물류·제조 현장에서 검증된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는 연구용 시연을 넘어 공장 자동화·물류·제조 보조 인력으로의 상용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또한 아틀라스는 지난 8일 글로벌 통신매체 씨넷(CNET)으로부터 'CES 최고의 로봇'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틀라스가 공장·물류 중심의 즉시 적용 가능한 산업형 휴머노이드라면, 옵티머스는 장기적으로 가정·서비스까지 노리는 범용 AI 휴머노이드라고 할 수 있다. 즉, 아틀라스는 "언젠가 (사용)될 로봇"이 아니라 이미 필요한 곳에 투입되는 로봇이라는 점이 옵티머스와의 성격이 다르다. 머스크가 '초기 정체 후 폭발적 성장'이라는 테슬라식 제조 혁신을 강조했다면,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이미 가동 중인 산업 시스템에 결합해 안정적인 수요와 품질을 먼저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속도와 규모, 그리고 현실적 적용이라는 서로 다른 해법 속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 IT/바이오
-
머스크는 '미친 속도', 현대차는 '3만대 현실화'⋯휴머노이드 양산 전략 갈렸다
-
-
[퓨처 Eyes(117)] AI, 모니터 찢고 '몸'을 얻다⋯'피지컬 AI' 시대 개막
- 컴퓨터 화면 속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쏟아내던 인공지능(AI)이 마침내 모니터를 찢고 현실 세계로 걸어 나왔다. 2026년은 AI가 가상 공간의 '생성(Generation)' 단계를 넘어, 물리적 실체를 갖고 현실을 '작동(Action)'시키는 '피지컬 AI(Physical AI·실물 AI)'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생성형 AI가 지식 노동의 혁명을 가져왔다면, 피지컬 AI는 도로를 달리고 공장을 가동하며 실물 경제의 핏줄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이다. 그 변화의 최전선인 'CES 2026' 현장에서 확인된 기술 패권의 이동을 심층 분석한다. 상상이 현실로…'생성' 넘어 '작동'의 시대로 피지컬 AI는 말 그대로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 안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는 AI다. 챗GPT가 시를 쓰고 코드를 짰다면,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로 도로를 누비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되어 공장(스마트공장) 라인을 돌린다. 이 변화가 갖는 함의는 엄중하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누가 더 그럴듯한 답을 내놓느냐(알고리즘)'에서 '누가 더 현실에서 사고 없이 완벽하게 움직이느냐(시스템)'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오류가 나면 다시 쓰면 되는 텍스트와 달리, 현실에서의 오류는 곧 사고이자 비용이다. 따라서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화려함이 아닌 '안정성'과 '신뢰'에 있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로봇에 눈을 달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 흐름을 정확히 꿰뚫었다. 그가 전격 공개한 '베라 루빈 NVL72'는 단순한 칩셋이 아니다.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36개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 72개를 결합한 이 괴물 같은 시스템은 피지컬 AI를 위한 강력한 심장이다. 황 CEO는 "AI의 다음 단계는 로봇"이라고 단언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은 단순한 패턴 인식을 넘어, 돌발 변수가 난무하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0.1초 뒤를 예측하는 고차원적 추론 능력이 필수적이다. 엔비디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업한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와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심(Isaac Sim)'을 통해, 가상의 뇌를 현실의 몸체에 이식하는 과정을 시연해 보였다. 이는 "로봇 공학의 챗GPT 시대"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같은날 미국 자율주행 배송 로봇 스타트업 누로(Nuro)와 전기차 제조 기업 루시드(Lucid), 우버(Uber)도 CES 2026 엔비디아 라이브 행사에서 3개사가 합작으로 제작한 로보택시를 공개해 이에 화답했다. 현대차 '아틀라스', 제조 현장의 새 작업자 소프트웨어에 엔비디아가 있다면, 하드웨어의 주도권은 제조 강자들이 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날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축으로 한 피지컬 AI 산업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핵심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연간 3만 대 규모로 아틀라스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의 '옵티머스'에 맞불을 놓는 전략이자, 자동차 제조 공정을 로봇의 테스트베드로 삼겠다는 영리한 포석이다. 이미 현대차와 모셔널이 개발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특정 구간 무인 주행이 가능한 '레벨 4' 단계에 진입했다. 구글 웨이모와 우버 등 글로벌 기업들이 레벨 4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자동차를 만드는 로봇'과 '물류를 나르는 로봇'까지 직접 설계·운영하는 '토털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축적된 제조 데이터의 가치"는 바로 피지컬 AI를 학습시킬 가장 강력한 무기다. 韓 제조업의 기회…'가능성' 아닌 '책임' 물어야 왜 지금 피지컬 AI인가. 기술이 무르익어서가 아니다. 현실 적용의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비용 절감의 도구였다면, 피지컬 AI는 노동, 안전, 책임 구조를 재설계하는 사회적 인프라다. 레벨 4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의 공장 투입은 AI가 처음으로 '실패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존재가 됐음을 의미한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무엇을 해도 되는가"라는 윤리적·법적 질문으로 치환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은 독보적인 기회를 잡았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물류 등 실물 산업 전반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는 글로벌 빅테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다. 우리가 가진 공장과 물류 현장은 피지컬 AI를 가장 혹독하게 검증하고 훈련시킬 최적의 학교다. 하지만 과제는 기술 밖에 있다. 자율주행 사고의 책임 소재, 로봇의 오작동에 대한 법적 기준 등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기술은 이미 도로 위를 달릴 준비를 마쳤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낯선 지능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법과 제도의 '가드레일'을 세우는 일이다. 2026년, 피지컬AI의 등장과 함께 우리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첫 번째 챕터를 열고 있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117)] AI, 모니터 찢고 '몸'을 얻다⋯'피지컬 AI' 시대 개막
-
-
TSMC, 가오슝 공장서 2나노 반도체 양산 개시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차세대 공정인 2나노미터(nm)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다. 중앙통신과 연합보,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TSMC는 6일(현지시간) 남부 가오슝(高雄)시 난쯔(楠梓) 산업단지에 위치한 팹(Fab)22 공장에서 계획대로 지난해 4분기에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TSMC는 3나노 공정에 이어 초미세 공정 로드맵을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가오슝 Fab22는 TSMC가 남부 과학단지를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 중인 최첨단 반도체 공장이다. 이번 2나노 양산 개시로 대만 반도체 공정이 또 하나의 기술적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치마이(陳其邁) 가오슝 시장은 성명을 통해 "2나노 공정의 본격 양산은 대만 반도체 기술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자가오슝이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공정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오슝시가 2020년부터 토지·용수·전력 등 핵심 인프라 확보에 집중하고 공장 건설 과정에서 '24시간 전담 대응 체계'를 운영하며 행정 절차를 지원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협업을 통해 투자 계획 착수부터 토지 정화, 용도 변경 승인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천 시장은 덧붙였다. TSMC는 2025년 10월2일 시험 생산 성공을 기념하는 웨이퍼를 가오슝시에 전달했으며 이번에 양산 성과를 공식 공개했다. 가오슝 Fab22의 2나노 공정 양산은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낼 전망이다. 가오슝시는 초기 운영 단계에서 최소 1500명의 직접 고용과 연간 1500억 대만달러(약 6조8910억 원) 넘는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 전체 건설 과정에서는 2만개 이상 건설 일자리가 창출되고 직접 고급 기술 인력은 7000명 이상이 투입된다. TSMC와 가오슝시는 2나노 공정이 현재 상용화한 반도체 기술 가운데 가장 앞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공정은 향후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모바일 기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HPC) 등에 폭넓게 적용된다. TSMC에 따르면 2나노 공정은 동일 전력 소모 기준에서 성능을 10~15% 향상시키고 같은 성능 기준에서는 전력 소모를 25~30% 줄일 수 있다. 한편 TSMC는 가오슝 Fab22 단지를 총 5개 공장(P1~P5)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1기(P1)는 장비 반입 단계, 2기(P2)는 구조 공사를 완료, 3기(P3)는 골조 공사 진행 중이며 4·5기(P4·P5)는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1조5000억 대만달러 이상이며 부지 면적이 약 79헥타르, 클린룸 총면적은 약 28만㎡(축구장 46개 규모)에 달한다. 친융페이(秦永沛) TSMC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가오슝과 타이난 공장을 합쳐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 서비스 클러스터가 형성된다"고 밝혔다.
-
- IT/바이오
-
TSMC, 가오슝 공장서 2나노 반도체 양산 개시
-
-
AI 인프라부터 자율주행까지⋯2026년 글로벌 기술 판도 재편
-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기술은 일상의 배경에서 점차 전면으로 이동하며 사회·경제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렇다면 2026년을 좌우할 5대 기술 트렌드는 무엇일까. 2026년은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인프라의 재편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AI인프라의 핵심이 되는 데이터센터 확산, 자율주행차의 글로벌 상용화, 기술 부호의 자산 확대, 노동 현장에서의 AI 정착, 소비자 하드웨어의 형태 변화가 새해 주요 흐름으로 꼽힌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짚었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과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움직이는 거대한 컴퓨터 공장이다. 수만~수십만 대의 서버가 모여 데이터를 저장·처리·전송하는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쓰는 검색, 메신저, 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AI까지 모두 처리한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는 보이지 않지만 현대 사회를 실제로 굴리는 엔진이다. AI 시대가 깊어질수록 그 중요성과 영향력은 더 커진다. 데이터센터, 미·중 넘어 글로벌 확산 지난해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급증한 데이터센터는 2026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AI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가 새로운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는 대표 사례다.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되며, 호주 역시 지역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고온 다습한 기후로 인해 냉각 비용과 전력 소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이 데이터센터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노후화된 전력망과 환경 부담을 둘러싼 반발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사례는 경고로 작용한다. 단기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했지만, 상당수가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유휴 상태에 놓이면서 과잉 투자 우려가 현실화됐다. 자율주행차, 글로벌 일상으로 진입 2026년은 자율주행차가 일부 실험 단계를 넘어 주요 도시의 일상적 풍경으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기업들은 기존 시범 서비스를 넘어 세계 주요 대도시로 로봇택시 운행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 웨이모(Waymo)는 2025년 11월 18일 마이애미를 비롯해 댈러스·휴스턴·샌안토니오·올랜도 등 5개 도시에서 완전 무인주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마이애미는 이날부터 운행이 시작됐고, 나머지 도시는 몇 주 안에 서비스를 개시한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도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전용 로보택시의 무료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슬라와 우버까지 시장 진입을 서두르면서 미국 로보택시 산업은 기술 경쟁과 상업화 속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중동과 유럽을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자율주행 차량 운행이 예정돼 있어, 일반 시민들이 자율주행차를 접하는 빈도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기술 부호의 부(富), 더욱 확대 AI와 우주 산업을 축으로 한 기술 기업 가치 상승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부를 한층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2025년 한 해에만 주요 기술 기업 경영진의 자산은 수백조 원 규모로 증가했다. 대형 기술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현실화될 경우, 자산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과열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부 기업은 시장의 의심과 조정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AI 수익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병행되며, 기술 부호 간 자산 격차도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 현장에서의 AI, 제한적 정착 AI는 특정 분야에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전 산업으로의 확산은 아직 제한적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문서 요약, 일부 고객 응대 분야에서는 효율성이 입증됐으나, 다수 기업의 AI 도입 프로젝트는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미래의 AI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채용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에는 생성형 AI가 보다 명확한 활용 영역을 확보하며 제한적이지만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하드웨어, 새로운 형태 실험 가속 스마트폰 중심이던 소비자 기술 시장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접히는 스마트폰,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기기, 스마트 안경 등 다양한 형태의 하드웨어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폴더블 기기와 웨어러블 AI 디바이스는 2026년을 기점으로 대중화 여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AI를 일상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가전, 호텔, 개인 생활용품 등 예상치 못한 영역까지 AI가 침투하면서 편의성과 피로감 사이의 논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기술 트렌드는 단순한 신기술 소개를 넘어, 에너지·노동·자본·생활 양식 전반을 재편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술의 확산 속도만큼이나, 그 사회적 비용과 효율성에 대한 검증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 IT/바이오
-
AI 인프라부터 자율주행까지⋯2026년 글로벌 기술 판도 재편
-
-
[신소재 신기술(213)] 플라스틱병, 진통제로 되살아나다⋯미생물 공정의 도전
- 플라스틱 폐기물을 일상 의약품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생물공정 기술이 제시됐다. 영국 연구진이 플라스틱병의 주원료를 미생물을 이용해 일반 진통제로 널리 쓰이는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면서, 화석연료 의존적인 의약품 생산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어스닷컴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대 스티븐 월리스 교수 연구팀은 플라스틱병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분해해 얻은 화합물을 대장균(E. coli)에 공급한 뒤, 이를 파라세타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험실 조건에서의 전환 수율은 약 92%에 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파라세타몰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진통제 중 하나다. 현재 산업용 파라세타몰의 대부분은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되며, 핵심 원료 역시 원유에서 추출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존 구조를 벗어나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먼저 폐PET를 미세 조각으로 분쇄한 뒤, 비교적 온화한 화학 반응을 통해 미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수용성 분자로 전환했다. 이후 특정 대사 경로가 결핍된 대장균을 유전적으로 설계해, 해당 플라스틱 유래 분자를 영양원으로 삼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세포 내부의 인산염을 이용한 비효소적 화학 반응이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이번 연구의 주목할 만한 점은 '로센 전위(Lossen rearrangement)'로 알려진 화학 반응이 효소가 아닌 살아 있는 세포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반응을 통해 생성된 파라아미노벤조산(PABA)은 미생물이 엽산과 DNA를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연구진은 여기에 토양 미생물과 곰팡이에서 유래한 유전자를 추가 도입해, PABA가 최종적으로 파라세타몰로 전환되도록 경로를 확장했다. 최적의 실험 조건에서는 플라스틱 기반 분자에서 파라세타몰로 전환되는 전 과정이 하루 이내에 완료됐다. 이는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이 저부가가치 소재로의 '다운사이클링'이나 단순 소각에 머물러 왔던 것과 대비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을 의약품 원료로 재활용함으로써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산업 적용을 위해서는 대규모 발효 공정에서의 안정성, 경제성, 생애주기 평가(LCA) 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수천 톤 규모의 배양 시스템으로 확장할 경우 온도·산소 공급·불순물 관리 등 공정 제어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또한 미생물 기반으로 생산된 파라세타몰이 기존 석유화학 공정 제품과 동일한 순도와 안전성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규제 당국의 검증도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 사용된 대장균이 폐쇄된 실험 환경에서만 운용되는 안전한 균주이며, 외부 환경에 방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경로에서 생성되는 파라세타몰은 화학적으로 기존 제품과 동일해, 임상적 평가 기준 역시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폐기물로 인식돼 온 플라스틱을 필수 의약품의 원료로 재정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화학과 생물학을 분리된 영역이 아닌 통합된 도구로 활용할 때, 폐기물 문제와 의약품 공급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213)] 플라스틱병, 진통제로 되살아나다⋯미생물 공정의 도전
-
-
[정책] 정부, 엔비디아 GPU 1만장 푼다⋯'K-엔비디아'로 AI 인프라 대전환
- 한국 정부가 확보한 엔비디아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내년 2월부터 산업계와 학계, 국가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본격 배분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대학·연구기관이 대규모 AI 연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K-엔비디아 육성'과 'AI 고속도로 구축'을 핵심으로 한 AI 인프라 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1조4600억원으로 구매한 첨단 GPU 약 1만장이 내년 2월부터 산·학·연에 배분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엔비디아 GPU 5만2000장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대규모 클러스터 형태로 구축해 초대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활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상용화를 촉진하고, 6G를 축으로 한 'AI 고속도로'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정부, 국산 NPU 상용화 촉진⋯K-엔비디아 육성 전략 정부가 엔비디아 첨단 GPU를 축으로 한 AI 연산 인프라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며 본격적인 'AI 인프라 국가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단순한 장비 확보를 넘어, GPU 배분과 국산 AI 반도체 육성, 초고속 네트워크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해 AI 산업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정부가 직접 확보한 GPU를 민간과 학계, 연구계에 개방해 '연산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점이다. 내년 2월부터 배분되는 GPU 1만장은 대규모 클러스터 형태로 구축된다. 단일 GPU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초대형 모델 학습과 고도화된 추론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AI 연구와 서비스 개발의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AI인프라허브(AIinfrahub.kr)'를 통해 산·학·연 과제를 접수하고, 전문가 심사와 인터뷰를 거쳐 GPU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과제당 H200 기준 최대 256장, B200 기준 최대 128장까지 최대 12개월간 사용할 수 있다. 학계와 연구기관에는 무상 제공되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시장 가격의 5~10% 수준만 부담한다. 이는 고가의 AI 연산 자원 접근 장벽을 낮춰 기술 실험과 상용화 가능성을 동시에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GPU 의존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국산 NPU 육성 전략이 병행된다. 정부는 추론과 피지컬 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국내 NPU를 2030년까지 해외 GPU 대비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갖춘 서버급 AI 반도체로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 쿠다(CUDA)에 대응하는 개방형 ‘K-NPU’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오픈소스로 구축하고, 공공 조달과 시범 구매를 통해 초기 수요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사물인터넷(IoT)·가전, 로봇·기계, 방산 등 주력 산업 분야에서도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상용화를 지원한다. 수요 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기업이 공동 개발과 실증에 나서도록 유도해 기술 검증과 시장 진입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공공 분야 AI 전환(AX) 사업에서도 국산 NPU를 우선 활용하고, 성과에 따라 의무화 방안까지 검토한다. AI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대규모 투·융자와 스타트업 장기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NPU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AI 고속도로' 완성을 위한 네트워크 전략도 공개했다. AI 시대 트래픽 폭증과 초저지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 유선망, 해저케이블, 위성통신 등 국가 네트워크 전 영역의 성능을 2030년까지 대폭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6G 상용화와 함께 전국 산업·서비스 거점에 AI-RAN을 500곳 이상 구축하고, 백본망 용량은 4배 이상 확대한다. 해저케이블은 글로벌 AI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동남권에 집중된 육양국을 서해와 남해로 분산한다. 이를 통해 국제 데이터 흐름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AI 중심 대전환 속에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와 산·학·연 역량 결집을 통해 네트워크 산업 재도약과 함께 '제2의 CDMA 신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GPU 확보를 넘어, AI 반도체와 네트워크를 국가 성장축으로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
- IT/바이오
-
[정책] 정부, 엔비디아 GPU 1만장 푼다⋯'K-엔비디아'로 AI 인프라 대전환
-
-
테슬라, 자율주행 기대에 연중 최고치⋯신고가 눈앞
-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자율주행 기대감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6% 오른 475.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481.77달러까지 오르며 작년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479.86달러)에 근접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4월 장중 214달러대까지 급락한 이후 변동성을 겪었으나, 9월 중순 400달러선을 회복한 뒤 최근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테슬라는 차별화된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실험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미니해설] 테슬라 주가, 연중 최고치 경신⋯산타 랠리 기대감↑ 테슬라 주가가 연말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시장의 중심에 섰다. 1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3%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해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불과 수 달러 차이까지 접근하면서, 연말 '산타 랠리' 국면에서 신고가 경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는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차량에 아무도 타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가 완전 무인 상태로 주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함께 게시됐다. 그동안 테슬라는 안전 요원이 동승한 제한적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해왔는데, 무인 주행 시험이 공개되면서 상용화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테슬라 공식 계정 X(엑스·옛 트위터)도 15일 "천천히, 그러다 한꺼번에(Slowly, then all at once)"라는 글과 "(차량) 함대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활성화될 것(The fleet will wake up via over-the-air software update)"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다만 회사 측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의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기술 시연과 실제 상업 서비스 사이에 상당한 규제·안전 검증 절차가 남아 있다는 점을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본다. 주가 강세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중장기 기대가 꼽힌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차기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로봇 산업 육성 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는 전기차 업체를 넘어 로봇·AI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해왔고, 이런 서사가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의 움직임은 다른 대형 기술주와 뚜렷이 대비됐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 다수가 하락한 가운데, 테슬라는 독자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는 AI 반도체·클라우드 중심의 기존 기술주 랠리에서 벗어나, 자율주행·로보틱스라는 새로운 성장 스토리에 자금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테슬라 주가 상승과 맞물려 일론 머스크 CEO의 자산가치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67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최근 내부 거래에서 8000억달러로 평가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스페이스X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5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 소셜미디어 X를 통합한 xAI홀딩스의 기업가치 역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머스크가 보유한 이들 비상장 자산까지 감안하면, 그가 인류 최초의 '조(兆) 단위 자산가'가 될 가능성도 점차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기술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 경쟁 심화, 자율주행 규제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중장기 리스크로 남아 있다. 테슬라의 최근 주가 랠리가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기대 선반영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전환될지는 연말과 내년 초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 산업
-
테슬라, 자율주행 기대에 연중 최고치⋯신고가 눈앞
-
-
중국, L3급 자율주행차량 2종 첫 승인⋯상용화에 속도
- 중국이 양산형 레벨3(L3) 자율주행차 2종의 '제품 진입'을 조건부로 허가하면서 도심 자율주행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5일(현지시간) 창안(長安)자동차와 베이징(北京)자동차(BAIC) 산하 아크폭스가 각각 자사의 L3급 자율주행 기능 탑재 차량에 대해 제출한 제품 진입 허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제품 진입 허가란 해당 차량을 국가가 인정한 정식 자동차 제품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절차다. 이를 거쳐야 현지 양산·판매·번호판 등록이 가능하다. 허베이(湖北) 우한(武漢)시와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 기존에 이뤄져 온 자율주행 시범사업의 개념이 아니라, 정식 차량의 지위를 부여해 대량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게 하는 절차다. 승인받은 차종은 창안자동차와 아크폭스가 각각 개발·생산한 순수 전기차로 지정된 구간에서만 한정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창안자동차의 차량은 시난(西南)성 충칭(重慶)시의 내환 고속도로와 신내환 고속도로, 위두대로 등 구간에서 최고 50㎞까지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아크폭스의 전기차는 베이징의 징타이(京台) 고속도로, 다싱(大興)공항으로 향하는 베이셴 고속도로 등 구간에서 최고 시속 80㎞까지 자율주행 할 수 있다. L3급 자율주행은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기준 '조건부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주행 책임이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는 L2급과 달리 자율주행 구간 내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차량의 제조사나 시스템 업체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현재 우한시와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수준인 L4 차량도 운행되고 있지만 상용화가 아닌 실험적 시범사업 개념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L3 상용차 시장이 수백만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로보택시로 한정되는 L4 시장과 비교해 그 규모와 산업 파급력이 크다. 정부의 이번 허가는 실험이 아닌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서의 자율주행차를 강조하고, 국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발표와 함께 공업정보화부는 "관련 부처 및 지방 주관 부서와 함께 자율주행차량 운행 모니터링과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데이터를 적시에 정리할 것"이라면서 "자율주행차 진입 관리 및 표준·법규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중국의 관련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 IT/바이오
-
중국, L3급 자율주행차량 2종 첫 승인⋯상용화에 속도
-
-
[신소재 신기술(211)] 열은 차단하고 시야는 유지⋯차세대 투명 창호 단열 소재 개발
-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CU Boulder) 연구진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투명 창호용 단열 신소재를 개발했다. 11일(현지시간) CU 볼더 투데이에 따르면 이 소재는 열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시야를 거의 방해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전 세계 건물 에너지 소비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CU 볼더 물리학과 연구진은 해당 소재를 '메조다공성 광학 투명 단열재(Mesoporous Optically Clear Heat Insulator, MOCHI)'로 명명했다. 모치(MOCHI)는 얇은 시트 또는 판 형태로 제작돼 기존 창문 내부에 부착할 수 있으며,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내구성이 높고 투명도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이반 스말류크(Ivan Smalyukh) 교수는 "벽은 단열재를 두껍게 쌓을 수 있지만, 창문은 투명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제약이 있다"며 "투명성과 단열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소재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12월 1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주거용 주택부터 초고층 오피스 빌딩에 이르기까지 건물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특히 창문은 겨울철에는 열 손실의 주요 경로가 되고, 여름철에는 외부 열을 내부로 유입시키는 취약 지점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MOCHI를 통해 이러한 열 교환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MOCHI의 핵심은 실리콘 젤 내부에 형성된 초미세 공기 구조에 있다. 이 소재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은 수많은 기공에 공기를 가두는 구조로, 전체 부피의 90% 이상이 공기로 채워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께 5밀리미터의 MOCHI 시트만으로도 손바닥 위에서 불꽃의 열을 차단할 수 있을 정도의 단열 성능을 보였다. 열 전달은 일반적으로 기체 분자 간 충돌을 통해 이뤄지는데, MOCHI 내부의 기공은 너무 작아 분자들이 자유롭게 충돌하지 못한다. 대신 분자들은 기공의 벽에 부딪히며 에너지 전달이 크게 제한된다. 그 결과 열 흐름이 효과적으로 억제된다. 동시에 이 소재는 입사광의 약 0.2%만 반사해, 시각적 투명성을 유지한다. MOCHI는 기존의 고성능 단열재로 활용돼 온 에어로젤(aerogel)과 유사한 개념을 갖지만, 구조적 차별성이 있다. 에어로젤은 기공이 무작위로 분포돼 빛을 산란시키는 경우가 많아 시야가 흐려지는 반면, MOCHI는 기공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빛 투과성을 대폭 개선했다. 제조 과정에서는 계면활성제 분자가 실처럼 응집된 구조를 형성한 뒤, 그 외부를 실리콘 분자가 감싸도록 유도한다. 이후 계면활성제 구조를 공기로 치환하면, 실리콘으로 둘러싸인 초미세 공기 통로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연구진은 이를 "공기로 채워진 미세 관이 얽힌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소재가 창호 단열뿐 아니라 태양열 포집 장치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햇빛의 열을 가두면서도 투과된 빛을 활용해 건물 난방이나 온수 공급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MOCHI는 공정이 복잡해 실험실에서만 소량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되는 원재료가 비교적 저렴하고, 제조 공정 역시 단순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MOCHI는 투명성과 단열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아밋 바르드와지, 블레즈 플뢰리, 엘도 아브라함, 이태우 박사후연구원 등이 공동 참여했으며, 보흐단 세뉴크, 얀 바르트 텐 호버, 블라디슬라프 체르파크 전 박사후연구원도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
- 산업
-
[신소재 신기술(211)] 열은 차단하고 시야는 유지⋯차세대 투명 창호 단열 소재 개발
-
-
[글로벌 핫이슈] 테슬라 옵티머스 시연 중 전도…원격 조작 논란 증폭
-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테슬라의 로봇 시연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넘어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며, 해당 로봇의 실제 자율주행·자율제어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단순한 전도 사고가 아니라, 쓰러지기 직전 로봇의 손동작이 원격 조종자의 가상현실(VR) 헤드셋 제거 동작과 유사하다는 게 포착되면서 '원격 조작(텔레오퍼레이션)'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자동차전문매체 일렉트렉, 기즈모차이나,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주말 마이애미 매장에서 '자율주행 시각화(Autonomy Visualized)'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자율주행 기술과 옵티머스를 함께 소개했다. 행사 현장에서 옵티머스는 관람객에게 생수를 건네고 사진 촬영에 응하거나 춤을 추는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했다. 그러나 한 관람객이 촬영해 온라인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생수가 든 물병을 나누어 주던 도중 로봇의 손동작이 급격히 흔들리며 물병을 떨어뜨리고, 이내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특히 로봇이 넘어지기 직전 두 손이 동시에 얼굴 쪽으로 갑자기 올라가며 무언가를 벗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옵티머스는 머리에 어떤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해당 손동작이 VR 헤드셋을 벗는 인간의 동작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서 원격 조종 중이던 운영자가 장비를 제거하는 과정이 로봇 동작에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랐다. 로봇 산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이 아직까지 상당 부분 원격 조작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테슬라는 과거에도 옵티머스 시연 과정에서 원격 조작 여부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위, 로봇(We, Robot)' 행사에서도 일부 장면이 강하게 원격 조작에 의존한 정황이 포착되었으나, 테슬라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까지도 옵티머스 시연이 "원격 조작이 아닌 인공지능(AI)에 의해 작동한다"고 거듭 강조해 온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2025년 10월 공개된 옵티머스의 간단한 쿵푸 무술 동작 시연 영상에 대해서도 "AI 기반 자율 동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테슬라는 이와 별도로 지난 3일 옵티머스의 최신 개발 진척 영상을 공개하며 균형, 보행, 전신 협응 능력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공개 영상에서는 실험실 환경에서 옵티머스가 비교적 안정적인 주행과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테슬라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키 175㎝, 무게 약 71㎏, 40개 이상의 관절 자유도(DoF)를 갖추고 있으며, 손에는 11자유도 구조를 적용해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용량은 2.3kWh로, 대기 시 100W, 보행 시 500W 수준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옵티머스의 장기 목표로 공장 자동화 핵심 인력 대체를 제시하며, 향후 생산 단가를 2만∼3만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2025년 말까지 최소 5000대의 옵티머스를 배치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마이애미 시연 사고는 테슬라가 주장하는 '완전 자율 휴머노이드' 비전과 현재 기술 수준 사이의 간극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이 넘어지는 것 자체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이례적인 일이 아니지만, 원격 조작 정황이 노출됐다는 점은 시장 신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 동작 시연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기까지는 상당한 기술적·윤리적 검증 과정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막대한 투자가 몰리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자율성' 논쟁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Key Insights] 테슬라 옵티머스의 원격 조작 논란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완전 자율화가 아직 시기상조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과장된 기술 포장은 단기적 관심과 투자 유치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치명적 리스크가 된다. 한국 로봇 산업계는 섣부른 장밋빛 청사진에 편승하기보다 기술의 현주소와 한계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실제 산업 현장에서 즉시 검증 가능하고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독자적인 자율 제어 기술 확보에 국가적 연구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Summary]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마이애미 시연 행사 도중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넘어지기 전 로봇이 가상현실 헤드셋을 벗는 듯한 부자연스러운 손동작을 취해 조종자의 움직임이 반영된 원격 조작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옵티머스가 인공지능에 의해 완전 자율로 작동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이번 전도 사고와 원격 조작 정황 노출로 인해 테슬라가 제시한 혁신 비전과 실제 기술 수준 사이의 괴리가 노출되며 시장의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
-
- IT/바이오
-
[글로벌 핫이슈] 테슬라 옵티머스 시연 중 전도…원격 조작 논란 증폭
-
-
[정책] 정부, '6대 기후·에너지 기술'로 초혁신경제 가속⋯SMR·차세대 전력망 본격 추진
- 한국 정부가 차세대 태양광·전력망·소형모듈원자로(SMR) 등 6대 기후·에너지 핵심 기술을 축으로 '초혁신경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혁신 15대 선도 프로젝트' 3차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8년까지 세계 최초로 초고효율 탠덤셀 기반 차세대 태양광 모듈을 상용화하고, 인공지능(AI) 제어를 활용한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추진한다. 또 i-SMR(경수형)과 차세대 SMR(비경수형)을 병행 개발해 2030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HVDC(초고압 직류송전),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등 신에너지 기술의 실증과 산업화도 병행한다. 정부는 내년 4월까지 예산 사업을 발굴해 2027년 실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니해설] 정부, 차세대 기술 중심 '초혁신경제' 전환 본격 시동 정부가 '기후·에너지 대전환'을 국가 성장축으로 삼고,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한 '초혁신경제'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핵심은 ▲차세대 태양광 ▲지능형 전력망 ▲소형모듈원자로(SMR) ▲부유식 해상풍력 ▲HVDC(초고압 직류송전) ▲그린수소 등 6대 분야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초혁신 15대 선도 프로젝트의 세 번째 추진계획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2028년까지 세계 최초로 초고효율 탠덤셀 기반 차세대 태양광 모듈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태양전지의 효율이 한계에 도달하고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한국의 독자 기술로 효율을 극대화하고 건물 외벽과 지붕 등에서 자체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탠덤셀은 두 개의 반도체 층이 각각 다른 파장의 빛을 흡수해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정부는 기업·연구기관·표준·인증 기관 등이 참여하는 '차세대 태양광 추진단'을 구성하고, 연구개발(R&D)과 실증을 병행 지원한다. 차세대 전력망(스마트그리드) 구축도 본격화한다.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분산 자원을 인공지능(AI)으로 통합 제어하는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해 생산·저장·소비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전남 지역에 시범 선도기지를 구축한 뒤 전국으로 확산하고, 캠퍼스·군부대·공항 등에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을 추진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는 i-SMR(경수형)과 비경수형 SMR을 병행 개발한다. 내년 i-SMR 표준설계 인가를 신청해 2028년까지 획득하고, 2029년에는 제작지원센터를 구축한다. 비경수형 SMR은 2027년 신규 프로젝트에 착수해 2030년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창원·부산·경주에는 SMR 기자재 제작장비 공용활용센터를 설립하고, 원전산업성장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참여를 촉진한다. 풍력 분야에서는 초대형 20㎿급 터빈과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2025년 핵심 부품 개발에 착수해 2027년 터빈 설계를 완료하고, 2028년 부유식 수직축 시스템 설계를 끝낸 뒤 2030년 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형 해상풍력 산업의 공급망과 기술 자립 기반을 확립한다. 초고압 직류송전(HVDC) 기술은 장거리 대용량 전력 전송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의 핵심으로 꼽힌다. 정부는 2027년 시제품 검증, 2028∼2029년 제작·설치를 거쳐 2030년 실증선로를 완성할 계획이다. 그린수소는 대용량 수전해 시스템 개발과 대규모 생산·저장 실증을 통해 생산기술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국내 기술로 수소 생산 단가를 낮추고, 해외 청정수소 수입과 연계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 산업구조의 혁신을 겨냥하고 있다"며 "프로젝트별 세부 실행계획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내년 4월까지 2027년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초혁신 프로젝트'가 단기적 경기 부양보다 중장기 산업 전환 전략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
- 산업
-
[정책] 정부, '6대 기후·에너지 기술'로 초혁신경제 가속⋯SMR·차세대 전력망 본격 추진
-
-
[글로벌 핫이슈] BMW 생산라인 누빈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3만대 조립 후 '은퇴'
-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시험 가동 후 은퇴해, 산업 현장에 대규모 로봇 투입 시대를 예고했다. 미국 로봇기업 피겨AI(Figure AI)가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 02(Figure 02·F.02)'의 공식 운용 종료를 발표했다고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피켜AI는 이날 성명을 통해 "피겨.02가 BMW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11개월간 실전 투입된 뒤 은퇴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이 실제 자동차 조립 라인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산업 현장 테스트였다. 피겨 02는 운용 기간인 11개월 동안 BMW X3 차량 3만여 대의 생산에 참여하고, 9만여 개의 금속 패널을 적재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겨AI는 로봇의 몸체에 긁힘 자국과 오염 흔적이 남은 손 사진을 공개하며 "이는 실전 투입의 증거이자 산업 현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브렛 애드콕 최고경영자(CEO)는 "F.02는 단순한 시연용이 아니라 실제 조립라인에서 장시간 근무하며 인간과 협업한 첫 세대 휴머노이드"라고 평가했다. 회사에 따르면, 로봇은 금속 부품을 용접 고정 장치에 정확히 배치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5㎜ 오차 범위 내에서 부품을 다루며 사이클 타임은 84초, 그중 적재 과정은 37초로 측정됐다. 작업 정확도는 99% 이상을 유지했으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동안 10시간 교대 근무 일정에 따라 배치됐다. 총 운용 시간은 1250시간, 이동 거리는 약 320㎞(200마일)에 달했다. 피겨AI는 "F.02 운용 과정에서 팔의 케이블 및 제어 장치 과열 등 기술적 한계를 확인했다"며 "이 경험을 토대로 차세대 모델 '피겨 03(Figure 03)'에서는 손목부 배선과 분배 보드를 제거하고 메인컴퓨터와 직접 연결하는 구조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번 'F.02 은퇴'는 파일럿 단계를 마치고 상용화 단계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피겨AI는 "F.02를 통해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되기 위한 최소 조건을 확인했다"며 "피겨 03은 대규모 생산과 실제 산업 배치에 최적화된 모델로, 인간과 로봇의 협업 시대를 한층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피켜 03은 이미 대규모 배치 준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는 닝보 스마트 팩토리에서 UB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 라이트((Walker S Lite)'를 적재·운반 작업에 투입했다. 미국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의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Digit)'은 아마존 물류 및 제조 현장 등에 상업적으로 배치해, 물류창고 등에서 물체 운반 및 적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커-UB테크 사례와 같이 전기차 스마트공장에서 적재·운반 등에 휴머노이드가 투입된 것은 제조업이 기존에 인간과 로봇팔이 혼합체로 운영되던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 디짓의 경우처럼 로봇이 물류창고·제조 현장에서 "트럭 운반→적재→이동"처럼 인간이 담당해왔던 동적이고 가변적인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휴머노이드가 제조·물류 자동화의 '다목적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 IT/바이오
-
[글로벌 핫이슈] BMW 생산라인 누빈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3만대 조립 후 '은퇴'
-
-
[퓨처 Eyes(110)] 탄화규소(SiC) 양자 센서, '다이아몬드' 한계 넘어 생체 내부 측정 길 열어
- 인류는 오랫동안 '평균'의 세계에 의지해 왔다. 거대한 원자들의 집단적 움직임을 측정하는 고전 물리학의 눈으로는, 숲 전체의 웅성거림은 들을 수 있어도 나뭇잎 하나하나의 속삭임을 포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과학은 원자 하나, 전자 하나의 미시 세계를 직접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됐다. 바로 '양자 기술'이다. 양자 기술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상상을 초월하는 연산 능력의 '양자 컴퓨팅', 도청 불가능한 통신을 구현하는 '양자 통신', 그리고 감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 센싱'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우리 곁에 다가와 상용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분야가 바로 양자 센싱이다. 기술 성숙도(TRL)가 6~7단계에 이르러, 이미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뇌 질환 조기 진단…상용화 임박한 '꿈의 센서' 양자 센싱이란 '양자 얽힘'이나 '중첩'처럼 원자 크기에서만 나타나는 미묘하고 섬세한 현상을 이용해 세상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기존 센서가 수백만 명의 군중이 내는 함성(고전 물리)을 측정했다면, 양자 센서는 그 군중 속 단 한 사람의 목소리(양자)를 정확히 골라 듣는 것과 같다. 이 '단 하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열리는 가능성은 경이롭다. 인공위성(GPS) 없이도 완벽하게 위치를 파악하는 내비게이션, 전파 방해나 교란이 불가능한 군사 유도 시스템, 그리고 쓰나미나 화산 활동을 미리 감지하는 정밀한 지각 변동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특히 의학계의 기대는 폭발적이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은 극도로 미약한 신경 자기장 신호의 변화로 시작된다. 양자 센서는 이 변화를 분자 단위에서 감지하여 질병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현재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다이아몬드 NV 센터'라 불리는 센서다. 인공 다이아몬드 격자 구조의 미세한 결함을 이용하는 이 센서는 복잡한 냉각 장치 없이 상온에서 작동한다는 강력한 이점을 가졌다. 보쉬, Qnami 등 유수의 기업들이 이 기술의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다이아몬드'의 아킬레스건, 생명체엔 '독'이 된 녹색광 하지만 이 강력한 '다이아몬드 센서'에게도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살아있는 생명체, 즉 '생체 내(in vivo)' 환경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연구진은 "다이아몬드 NV 센터는 녹색광(532nm)으로만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데, 물과 유기 분자는 이 녹색광을 매우 효율적으로 흡수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이는 마치 잠자는 아기(세포)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눈앞에 환한 건설용 탐조등(녹색광)을 비추는 것과 같다. 탐조등 불빛 때문에 아기가 깨어나고(가열) 관찰 자체가 불가능해지는(형광 간섭)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고유한 특성은 회피할 수 없으며, 따라서 대체 솔루션을 찾기 위한 긴급한 탐색이 필요했다"고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연구진은 '탄화규소(SiC)'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SiC는 이미 반도체 웨이퍼 기술로 널리 쓰이는 생체 친화적 소재다. 결정적으로 SiC 내부의 '이중공극'이라는 결함은 다이아몬드와 달리 '근적외선' 영역에서 작동한다. 이 근적외선은 인체 조직이나 물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통과하는, 이른바 '제2의 생물학적 창(second biological window)'으로 불리는 황금 대역이다. 아기에게 아무런 방해를 주지 않는 정교한 '야간 투시경'을 찾은 셈이다. 해답은 '탄화규소', 알켄 코팅으로 '산화' 문제 해결 하지만 SiC에도 난관은 있었다. SiC 표면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쉽게 산화(녹)되어 'a-SiO2'라는 막을 형성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무작위적(stochastic)으로 일어나 센서의 정밀도를 망가뜨리는 수많은 불순물(탄소 클러스터)을 만든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함) 중심의 확률론적 특성은 양자 응용에 부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마치 완벽하게 조율된 오케스트라의 연주(양자 신호) 도중, 무작위로 불협화음(산화막 결함)이 끼어드는 것과 같았다. 초정밀 양자 센서를 작동시키기엔 치명적인 환경이었다. 여기서 연구진의 독창적인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이들은 산화라는 '급진적으로 다른 표면 처리' 방식을 고안했다. 바로 '알켄(alkene)'이라는 유기 분자 사슬로 SiC 표면을 정밀하게 코팅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바닥을 청소하는 수준을 넘어, 물과 오염물질이 애초에 스며들 수 없는 '초박막 특수 방수 코팅'을 표면에 정밀하게 시공한 셈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팀은 "알켄으로 종결된 SiC 표면이 이중공극 스핀 양자 센서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알켄 코팅은 물 분자를 밀어내는 소수성 보호막 역할을 하여 센서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연구진은 Gd-DO3A라는 단일 분자를 감지하는 실험을 통해, 이 새로운 SiC 센서가 기존 산화막 처리 방식 대비 "예측된 우월성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민감도는 다이아몬드 센서에 필적하면서도, 생체 적용이라는 핵심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100억 달러 시장 선점 경쟁…AI와 결합하는 양자 센싱 이 기초 과학의 성과는 산업계의 거대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센서 시장은 2030년 약 14억 2000만 달러(약 2조 947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맥킨지는 203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742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글의 모태에서 분사한 샌드박스AQ(SandboxAQ)는 이미 1조 원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하며 의료 및 내비게이션용 양자 센싱 향상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미 국방부 역시 연간 9억 달러에 가까운 예산을 이 분야에 쏟아붓고 있다. 이는 양자 센싱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산업과 국가 안보의 패권을 좌우할 '전략 기술'임을 방증한다. 이제 원자 하나하나의 속삭임을 듣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번 SiC 양자 센서의 개발은 '알츠하이머 정복'이나 '신약 개발'처럼 인류의 숙원이던 생명 현상의 비밀에 다가갈 가장 정교한 '현미경'을 손에 쥐었음을 의미한다. 상상에 머물던 나노 단위의 생체 탐험이 비로소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110)] 탄화규소(SiC) 양자 센서, '다이아몬드' 한계 넘어 생체 내부 측정 길 열어
-
-
[신소재 신기술(206)]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非인간' 증명 위해 로봇 지퍼 열다
-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사람과 구별이 힘든 단계까지 올라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Xpeng)의 창업자 허샤오펑(何小鵬)이 자사의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의 등을 직접 열어 보이며 "사람이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실물처럼 자연스러운 동작을 구현한 시연 영상이 퍼지며 온라인상에서 "사람이 로봇 옷을 입은 것 같다"는 의심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허샤오펑은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SNS 웨이보(微博)에 "전날 밤 로봇 개발팀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수개월 준비 끝에 공개한 신세대 로봇의 실연 장면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며 "댓글에 답하고 반응을 지켜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밝혔다. 아이언은 시각 데이터를 직접 해석하는 '비전-언어-액션(VLA) 2.0' 인공지능 모델을 탑재해, 기존의 이미지-언어 변환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정보 손실을 최소화하고 처리 효율을 높였다. 샤오펑은 아이언을 "내부에서 태어난 로봇"이라며 인간형 척추 구조, 생체 모방 근육, 유연한 인공피부 등을 갖춘 형태로 소개했다. 이 로봇은 신체 전반에 82개의 자유도를 구현해 춤, 런웨이 워킹 등 복잡한 인간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또 산업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하모닉 조인트를 적용해 실물 크기의 손가락 움직임을 구현했다. 샤오펑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이미 첫 고객사를 확보했다. 중국 최대 철강업체 바오산강철(寶山鋼鐵·Baosteel)은 "정밀 검사 등 복합 산업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델은 남성형과 여성형 두 가지로 제작됐으며, 로봇센터 부사장 미량촨(米亮川)은 "여성형은 더 작은 체구 구조 때문에 설계 난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허샤오펑이 공개한 영상에서 아이언은 몇 걸음 걸은 뒤 동료가 인공피부의 지퍼를 열자 내부의 냉각 팬과 구동 시스템이 드러났다. "기계음이 들린다"며 허샤오펑이 직접 '진짜 로봇'임을 강조하는 장면은 즉시 바이럴됐다. 이 영상은 '#샤오펑로봇지퍼테스트영상'과 '#로봇피부벗긴모습' 등의 해시태그로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 실시간 인기 1·2위를 차지했다. 한편 중국 로봇 산업은 최근 '육체를 가진 AI(Embodied AI)' 기술 상용화를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하다. 선전(深圳) 소재 유비테크 로보틱스(UBTech)는 지난주 쓰촨(四川)성 데이터 수집 공장과 1억5900만 위안(약 2200만 달러)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도봇(Dobot)은 애플 협력사 렌스테크놀로지(Lens Technology)에 올해 1000대 납품을 추진 중이다. 상하이에서 열린 정부 주최 '중국 로봇산업 발전회의'에 따르면, 중국의 로봇 산업 매출은 올해 1~3분기 동안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단, 중국의 로봇 산업 규모에 대해 공식 발표된 통계는 다소 산발적이며, 세부 분야(산업용·서비스용)마다 추정치가 다르게 나타난다. 시장 분석 기업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 매출은 약 97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마켓 리서치 퓨처(Market Research Future)는 중국 로봇 기술 시장(제조업·서비스 포함) 규모를 2024년 약 71억 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로봇 실물 공개 후 하락세를 보이던 샤오펑의 주가는 검증 영상 공개 다음 날 1.4% 반등하며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얼마나 희미해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206)]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非인간' 증명 위해 로봇 지퍼 열다
-
-
中 '토륨 원자로 상선' 설계 공개⋯해양 핵기술 경쟁 본격 점화
- 한국이 핵잠수함 도입을 위해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토륨 기반의 핵추진 상선 설계안을 공개하며 해양 핵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조선 1위 업체인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장난조선(江南造船)의 수석 엔지니어 후커이가 무역 전문지 '선박(船舶)'에 열 출력 200메가와트(㎿)급 토륨 용융염 원자로(TMSR)로 구동되는 원자력 상선의 설계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해당 선박은 1만4000개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으며, 브레이튼 사이클을 활용한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로 기존보다 50% 이상 효율을 높였다. SCMP는 "냉각수를 필요로 하지 않아 기존 원자로보다 작고 조용하며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설계는 중국이 추진 중인 토륨 원자로 상용화의 연장선으로, 핵잠수함 추진체계의 실증 단계로 해석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과학원은 최근 고비 사막에서 세계 최초로 토륨-우라늄 변환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혀 관련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토륨 원자로 상선' 설계 공개…해양 핵기술 경쟁 본격화 한국이 한미 협력 하에 핵잠수함 도입 논의를 가속화하는 시점에, 중국이 '토륨 기반 핵추진 상선'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장난조선의 수석 엔지니어 후커이가 열 출력 200㎿급 토륨 용융염 원자로(TMSR)로 구동되는 초대형 원자력 상선 설계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설계안은 중국이 핵추진 기술을 '민간 상용화'의 이름으로 국제 규제를 우회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장난조선은 중국 해군의 주요 잠수함을 건조해 온 핵심 조선소로, 군민(軍民) 기술 통합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美 시울프급 잠수함과 동일한 출력…민간 위장한 군용 기술 실험 가능성도 후커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상선은 약 1만4000개 컨테이너를 탑재할 수 있는 세계 최대급 규모로, 핵연료로는 기존 우라늄 대신 토륨을 사용한다. 핵심 동력원은 열 출력 200㎿의 융용염 원자로다. 리튬·베릴륨 등의 금속 양이온과 플루오르·염소 등의 음이온이 결합한 염(鹽)을 가열해 액체 상태로 만든 냉각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형 냉각수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 생성된 열은 브레이튼 사이클을 이용한 초임계 이산화탄소(sCO₂) 발전기를 통해 전력으로 변환된다. 후커이는 "열·전기 변환 효율이 45~50%로, 증기식 기존 원자로(약 33%)보다 크게 개선됐다"며 "수년간 연료 보급 없이 운항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SCMP는 "냉각수를 쓰지 않기 때문에 설계가 작고 조용하며, 상선 구조에 적용하기 용이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륨 원자로는 본질적으로 군사적 응용 여지를 가진 기술"이라며 "중국이 이를 통해 잠수함 추진체계의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이번 상선의 원자로 출력(200㎿)은 미국 해군의 최신 공격형 핵잠수함 '시울프(Seawolf)'급에 탑재된 S6W 원자로와 동일하다. 따라서 중국이 상선 설계를 명분으로 군용 핵추진체를 시험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원자력 추진 기술을 '민간 연구'로 전환하며 국제 감시망을 우회해 왔다. 후커이 역시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해 민간기업만으로는 부담이 크다"며 정부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토륨 원자로(TMSR) 첫 성공 중국의 토륨 연구는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과학원 상하이응용물리연구소는 지난 1일 간쑤성 고비사막에서 세계 최초로 토륨을 우라늄으로 변환시키는 2㎿급 용융염 원자로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은 "이 원자로는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토륨 연료를 실제로 투입한 운용 실험로"라며 "4세대 원전 기술 상용화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토륨 원자로(TMSR)는 자연계에 풍부한 토륨-232를 중성자와 반응시켜 핵분열 물질인 우라늄-233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기존 우라늄 원자로보다 핵폐기물이 적고 안전성이 높다. 토륨은 희토류 채굴의 부산물로 중국 내 매장량이 우라늄보다 3배 많으며, 관련 장비의 국산화율도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는 "중국이 토륨을 본격 활용할 경우 사실상 무한한 연료 공급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내세운 중국의 해양·우주 전략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토륨 주기의 특성상 핵확산 위험은 여전하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토륨 연료는 핵폭발물로 전환 가능한 우라늄-233을 생성할 수 있으므로, 국제사회가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중국이 공개한 '토륨 상선'은 단순한 친환경 상선의 실험이 아니라, 미래 핵잠수함 추진체계의 기술적 기반을 다지는 단계로 해석된다. 이는 한미 핵잠수함 협력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중국이 보여준 견제 신호로도 읽힌다. 한 해양안보 전문가는 "중국의 원자력 상선 실험은 향후 핵추진 잠수함 기술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역시 기술적·정책적 대응체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핵기술의 상업화와 군사화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동북아 해양 패권 경쟁은 이제 '핵추진 선단(艦隊)'의 시대를 향해 가속화되고 있다.
-
- 산업
-
中 '토륨 원자로 상선' 설계 공개⋯해양 핵기술 경쟁 본격 점화
-
-
[신소재 신기술(205)] 케블라보다 강한 방탄섬유 개발⋯탄소나노튜브 결합 '초고강도 신소재' 등장
- 수십년 간 방탄복과 장갑차의 핵심 소재로 사용돼 온 케블라(Kevlar) 보다 더 강하고 유연한 소재가 개발됐다. 중국 베이징대 진장(靳章) 교수 연구팀이 케블라보다 강하고 유연하며, 총탄 저지 능력이 월등한 복합 신소재 섬유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초고강도 아라미드 복합섬유'는 기존 케블라에 사용되는 방향족 폴리아미드(아미드) 구조에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를 결합한 형태다. 연구팀은 이 두 소재를 단순히 혼합하는 대신 고분자 사슬과 탄소나노튜브를 직선적이고 평행하게 정렬시키는 '다단 신장(stretching)' 공정을 적용해 결합력을 극대화했다. 이 정렬 구조 덕분에 충격 시 섬유 내부 사슬이 미끄러지지 않아 훨씬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초고강도와 초고인성을 동시에 구현한 아라미드 섬유 제작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며 "섬유 내 분자 정렬과 나노 결합 구조가 강도 향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매터(Matter)에 게재됐다. 연구 내용은 웹사이트 PHYS와 과학기술 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다루었다. 실험 결과, 새 소재의 '동적 강도(dynamic strength)'는 기존 아라미드 섬유보다 현저히 높았으며, 에너지 흡수 능력은 706.1메가줄/㎥로 기존 최고 기록을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특히 두께 1.8mm의 이 섬유 시트는 총탄을 막아낼 만큼의 높은 방호력을 보였으며, 동일 두께의 케블라 섬유보다 약 3배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향후 방탄복, 헬멧, 군요 차량은 물론 항공우주용 보호소재로의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한편, 케블라는 1973년 미국 듀폰(DuPont)사가 아라미드 섬유의 상용화에 성공해 개발한 내열성 합성섬유다. 강철보다 5배 강한 인장력을 지녀 수십 년간 방호용 섬유의 표준으로 사용돼 왔다. 아라미드(Aramid)는 미국 듀폰의 케블라, 일본 테이진(帝人)의 트와론, 한국 코오롱의 헤라크론 등 소수의 기업만이 독점기술을 보유한 기술집약적 소재다. 현존하는 섬유 중 가장 강한 소재인 아라미드는 섭씨 500도(℃)에도 연소되지 않는 뛰어난 내열성과 화학약품에 대한 내약품성을 지닌다. 그러나 섬유를 더 강하게 만들면 취성이 커지는 한계가 있어 '강도와 인성의 동시 확보'는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번 연구는 그 난제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계는 이번 성과가 "케블라 이후 50년 만의 혁신"이라며, 초경량·초내구 방호소재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 참고 문헌: Jiajun Luo 외, 동적 강도 최대 10 GPa 및 동적 인성 최대 700 MJ m−3를 갖는 아라미드 섬유, Matter (2025). DOI: 10.1016/j.matt.2025.102496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205)] 케블라보다 강한 방탄섬유 개발⋯탄소나노튜브 결합 '초고강도 신소재' 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