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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 선전 속 글로벌 전기차 21% 성장⋯캐즘에도 시장은 전진
-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둔화인 '캐즘' 국면 속에서도 중국과 유럽의 선전에 힘입어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5일 지난해 1∼12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인도 기준·중국 포함)이 2천147만대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조사별로는 중국 BYD(비야디)가 412만1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0.6% 감소했지만, 유럽과 동남아 등 해외 생산기지 확충을 통해 관세·보조금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2위는 중국 지리그룹으로, 판매량이 56.8% 증가한 222만5000대를 기록했다. 미국 테슬라는 주력 모델 부진으로 8.6% 감소한 163만6000대를 판매하며 3위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은 11.4% 늘어난 61만3000대를 판매해 8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1380만8000대로 점유율 64.3%를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미니해설] 캐즘 속 전기차 권력지도 재편…중국 확장·유럽 회복, 테슬라는 숨고르기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캐즘'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은 한 해였다. 고금리와 보조금 축소, 소비자 대기 심리가 겹치며 주요 시장에서 성장 둔화 우려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은 2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성장의 내용은 과거와 달랐다. 중국 단독 질주에서 벗어나 유럽의 회복, 중국 외 아시아 시장의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며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이 핵심 변화다. 제조사별로 보면 BYD는 여전히 글로벌 1위를 지켰지만, 성장 방식은 달라졌다.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헝가리·터키 등 유럽,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현지 공장을 신설하며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강화, 보조금 규제 등 보호무역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1위를 유지한 배경에는 이러한 구조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기업은 지리그룹이다. 내연기관 중심의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며 연간 판매량을 56% 이상 끌어올렸다. 중국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삼되, 브랜드 다각화와 기술 투자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모델3와 모델Y가 유럽과 중국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며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가격 인하 전략의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경쟁사 대비 신차 출시 공백이 길어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테슬라는 여전히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만큼, 신모델 출시와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따라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11%대 성장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EV3, 캐스퍼 EV, 크레타 일렉트릭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르게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브랜드 신뢰도와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어적 성공’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여전히 시장의 64% 이상을 차지하며 절대적 비중을 유지했지만, 성장의 방향성은 달라지고 있다. 유럽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로 회복세를 보였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역시 점진적인 확대 흐름을 나타냈다. 북미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에 그치며 지역별 편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SNE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격한 반등보다는 완만한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역별 정책 변화와 보조금, 관세 이슈에 따라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캐즘 이후의 전기차 시장은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생산 거점과 공급망을 어디에 두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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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 선전 속 글로벌 전기차 21% 성장⋯캐즘에도 시장은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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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6)] 서남극 빙하의 역설, 탄소 흡수 공식이 무너진다
- 기후 변화의 최전선인 남극에서, 빙하가 녹아내리면 해조류가 늘어나 탄소를 흡수할 것이라는 인류의 낙관적인 가설이 붕괴됐다. 빙하가 품었던 철분이 오히려 생태계에서 일종의 소화 불량을 일으키며, 지구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는 때로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정교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상식을 뒤엎은 '철분의 배신'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2일 게재된 독일 올덴부르크 대학과 미국 컬럼비아 대학 공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서남극 빙하(WAIS)의 후퇴는 남극해의 탄소 흡수 능력을 오히려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과학계는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갈 때, 그 속에 포함된 철분(Iron)이 영양분 역할을 하여 해조류(알지)의 증식을 돕는다고 믿어왔다. 해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지구가 냉각되는 선순환 구조, 즉 '철분 시비 효과(Iron Fertilization)'가 작동할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이 남극해 수심 5km 아래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빙하가 대거 붕괴하며 철분 농도가 정점에 달했던 과거 온난기에도 해조류의 생산성은 오히려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원인은 철분의 '양'이 아니라 '질(화학적 형태)'에 있었다. 고대 암석의 풍화, '생물학적 불능'을 낳다 연구를 주도한 토르벤 스트루브(Torben Struve) 박사는 이 역설적인 현상의 열쇠로 '풍화된 철분'을 지목했다. 서남극 빙하 아래 잠들어 있던 고대 암석들이 오랜 세월 물리적·화학적 변형을 거치며 생성된 철분은 용해도가 극히 낮았다. 바람에 날린 먼지(Dust)는 빙하기 시절 육지에서 날아온 철분은 생물이 흡수하기 쉬운 형태였다. 그러나 빙하 유래 철분(Iceberg Iron)은 빙하가 암석을 긁으며 배출한 철분은 고도로 풍화되어 해조류가 영양분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그림의 떡'과 같은 상태였다. 즉, 빙하가 녹아내릴수록 바다에는 '먹을 수 없는 식량'만 가득 차게 되는 셈이다. 이는 서남극 빙하가 얇아지고 붕괴되는 현재의 추세가 지구의 탄소 정화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3만 년 전의 거울, 오늘날의 경고 연구팀은 약 13만 년 전, 지금과 기온이 비슷했던 '마지막 간빙기'를 주목했다. 당시에도 서남극 빙하는 대규모로 후퇴했으며, 그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막대한 양의 풍화된 퇴적물이 남극해를 뒤덮었다. 컬럼비아 기후대학원의 지젤라 윈클러(Gisela Winckler) 교수는 "바다의 탄소 흡수 능력은 고정된 상수가 아니다"라며, "빙하에서 유래한 철분이 생물학적으로 이용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남극해의 탄소 순환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수정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대 기후 위기 대응 전략에도 상당한 파장을 던진다. 인위적으로 철분을 살포해 해양 탄소 흡수를 늘리려던 공학적 대안들이, 빙하 붕괴라는 자연적 변수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 시각] 무너지는 지구의 자정 작용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가 단순히 '온도가 오르는 현상'을 넘어, 지구가 수만 년간 유지해 온 '피드백 시스템(Feedback System)' 자체를 망가뜨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남극 빙하의 용해는 해수면 상승이라는 물리적 위협뿐만 아니라, 탄소 흡수 저하라는 화학적 재앙으로 이어지는 '이중 압박'을 가하고 있다. 빙하가 얇아질수록 더 많은 고대 암석이 노출되고, 더 많은 '불량 철분'이 공급되는 악순환. 기후의 역습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우리가 가장 믿었던 메커니즘을 무너뜨리며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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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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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6)] 서남극 빙하의 역설, 탄소 흡수 공식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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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GPU 시장 진출 선언⋯미국 내 AI 칩 생산 본격화
-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 인텔이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스코 시스템즈 주최로 열린 'AI 서밋'에서 "최근 매우 유능한 GPU 설계 총괄책임자를 영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탄 CEO는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퀄컴에서 영입한 GPU 전문가 에릭 데머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데머스는 최근 링크트인을 통해 수석부사장으로 인텔에 합류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탄 CEO는 GPU 개발 프로젝트가 지난해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에서 영입한 데이터센터 부문 책임자 케보크 케치치언 총괄수석부사장(EVP)의 지휘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GPU는 데이터센터와 밀접한 관계"라며 "고객사들과 협력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뭔지 정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GPU 사업에 나서 양산에 들어가게 되면 미국 내 AI 칩 생산이 본격화하게 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칩 제조사들은 지금까지 주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생산을 대부분 맡겨왔다. 탄 CEO는 차세대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자사 파운드리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몇 고객사들이 인텔 파운드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관심이 초미세 공정인 '1.4나노급'(14A) 제조 기술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탄 CEO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화웨이가 최고의 반도체 설계 전문가들을 영입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중국 반도체 산업은 핵심 장비가 부족한데도 '자력갱생식(poor man's way)'으로 AI 분야를 선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개방형(오픈소스) AI 분야에서는 미국이 이미 중국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기술업계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앞으로 AI 산업 성장 속도가 둔화한다면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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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GPU 시장 진출 선언⋯미국 내 AI 칩 생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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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산타크루즈 하이브리드 놓치며 '포드 매버릭'에 완패⋯소형 픽업 전략 치명타
- 최근 몇 년간 전기차와 디자인 혁신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성공한 현대자동차가 소형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전략적 판단 착오로 성장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스파이스닷컴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친환경 수요 확대가 예견됐던 하이브리드 전환 시점에서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주며, 시장 선점 효과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몇 년간 괄목할 만한 변신을 이뤄냈다. 한때 '가성비 브랜드'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이미지를 벗고, 전기차와 디자인 혁신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오닉 전기차 라인업은 기술력과 완성도를 동시에 인정받았고, 투싼 등 SUV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고루 갖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과 소비자의 시선이 현대차를 다시 보게 만든 변화다. 그러나 이런 성과 속에서도 뼈아픈 전략적 판단 착오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 것. 소형 픽업트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 시점을 놓치며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준 결정이다. 특히 같은 시기에 유사한 시장을 겨냥했던 포드와의 대비는 현대차의 선택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포드는 2021년 소형 픽업 '매버릭'을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초기부터 적용했다. 연비 효율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매버릭은 고유가와 친환경 트렌드가 맞물리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매버릭 판매량은 15만5000대를 넘겼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단일 차급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비슷한 시기에 소형 픽업 '산타크루즈'를 선보였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즉각 내놓지 않았다. 투싼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점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기에 충분한 여건이 있었음에도, 내연기관 중심 전략을 유지했다. 그 결과 산타크루즈는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했고, 2025년 판매량은 2만5000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해 포드 매버릭이 한 달에 1만2000대 이상 판매된 사례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선명하다. 시장에서는 이 결정이 단순한 제품 포트폴리오의 문제가 아니라, 수요 예측과 전략적 우선순위 설정의 실패라고 본다. 소형 픽업 트럭에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신호는 이미 분명했고, 연비·배출가스·유지비 측면에서 하이브리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현대차가 초기부터 산타크루즈 하이브리드를 내놓았다면, 긴 보증기간과 디자인 경쟁력을 앞세워 충분히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현대차는 '선도'가 아닌 '추격'의 위치에 서게 됐다. 뒤늦게 2026년형 산타크루즈 하이브리드 출시를 예고했지만, 이미 시장은 포드 중심으로 재편된 뒤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산타크루즈의 조기 단종이나 차급 재조정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대차의 최근 혁신과 성과를 감안하더라도, 소형 픽업 시장에서의 이 선택은 전략적 실책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기술력만큼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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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산타크루즈 하이브리드 놓치며 '포드 매버릭'에 완패⋯소형 픽업 전략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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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연준 '매파' 워시 등판에 거품 터졌다⋯비트코인·금·은 '대폭락'
- "달러는 결국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며 금과 비트코인으로 몰려갔던 '화폐 비관론자(Debasement Traders)'들이 하루아침에 벼락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반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초강경 매파' 케빈 워시(Kevin Warsh)를 지명하자, 죽어가던 달러가 부활하고 자산 시장의 거품이 일거에 꺼지는 '워시 쇼크(Warsh Shock)'가 발생했다. 1980년 헌트 형제 사태 이후 최악의 은값 폭락과 비트코인 추락은 '공짜 점심(Easy Money)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조종(弔鐘)이었다. 1일(한국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시장은 주말 사이 '검은 토요일'을 맞이했다. 비트코인은 심리적 지지선인 8만 달러가 속절없이 무너졌고, 은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31% 폭락했다. 시장을 지배하던 '달러 약세 베팅'이 '강력한 긴축 공포'로 급선회하면서 투매(Panic Selling)가 투매를 부르는 아비규환이 연출됐다. '인플레 파이터'의 귀환…시장의 판을 엎다 이번 대폭락의 스모킹건은 케빈 워시다. WSJ은 워시 지명자를 "경제 성장보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인물"로 묘사했다. 월가는 당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저금리와 재정 확대를 통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 예상하고 실물 자산 비중을 늘려왔다. 하지만 워시의 등장은 이 모든 전제를 뒤집었다. SLC 매니지먼트의 덱 멀라키 이사는 "워시는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이라며 "연준이 트럼프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질서 있는 통화 정책'으로 회귀할 것이란 신호가 자산 시장의 엑소더스(대탈출)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달러가 다시 '왕(King)'의 자리를 되찾자, 달러의 대체재로 각광받던 금, 은, 비트코인의 매력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은값 46년 만에 최악 폭락…'디지털 금'의 배신 충격파는 원자재 시장을 강타했다. 지난 30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은 하루 만에 31% 주저앉아 트로이온스당 78.29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1980년 3월 헌트 형제의 투기 실패로 인한 대폭락 이후 46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금값 역시 11% 급락하며 1980년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디지털 골드'를 자처했던 비트코인의 추락은 더 뼈아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일 10% 넘게 급락하며 2025년 4월 이후 최저치인 7만 5000달러 선까지 밀렸다. 특히 이번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은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서의 무능함을 드러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라는 지정학적 악재에도 비트코인은 반등하지 못했다. 니덤의 존 토다로 분석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싸늘하게 식었다(extreme disinterest)"며 "비트코인은 더 이상 안전 자산도, 인플레 방어 수단도 아니었다"고 혹평했다. CME 증거금 인상, '마진콜' 공포에 기름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였다. 변동성이 폭발하자 CME는 금·은 선물의 위탁증거금을 전격 인상했다. 이는 빚을 내(레버리지) 투자한 트레이더들에게 "현금을 더 채워 넣으라"는 마진콜(Margin Call) 통보나 다름없었다. 현금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포지션을 강제 청산하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는 악순환 고리가 완성됐다. 불리언볼트의 에이드리언 애시 이사는 "20년 경력에 이런 장세는 처음"이라며 "누가 파는지, 왜 파는지조차 가늠이 안 되는 미지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Editor’s Note] '유동성'에 취했던 파티는 끝났다 지난 수년간 자산 시장을 떠받친 믿음은 단 하나였습니다. "정부는 빚을 갚기 위해 돈을 찍어낼 것이고, 화폐 가치는 쓰레기가 될 것이다." 금과 비트코인의 고공 행진은 이 '타락한 화폐'에 대한 베팅이었습니다. 하지만 케빈 워시라는 '원칙주의자'의 등판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이번 폭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닙니다. 펀더멘털(기초체력) 없이 유동성의 힘으로만 쌓아 올린 '모래성'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예고편입니다. 1980년 폴 볼커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통스러운 긴축을 단행했을 때, 자산 시장은 긴 암흑기를 보냈습니다. 2026년의 워시가 '제2의 볼커'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묻지마 상승'의 시대는 오늘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꿈'이 아닌 '현실'을 직시해야 할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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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연준 '매파' 워시 등판에 거품 터졌다⋯비트코인·금·은 '대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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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7,000선 뚫은 S&P 500의 비명'빅테크 실적·고용'에 내주 운명 걸렸다
- 2026년의 첫 달을 기록적인 상승세로 마감한 뉴욕 증시가 다음 주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한다.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망스러운 클라우드 실적에 빅테크주들이 일제히 몸을 사리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주 연준(Fed)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내주 예정된 알파벳, 아마존 등 거대 기술기업들의 실적과 6일 발표될 1월 고용 보고서가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성향을 보였던 인물로, 그의 지명 소식에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채권 금리와 달러가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또한 지난주 금·은 가격의 급격한 변동에 주목하며 자산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셧다운의 기저 효과가 사라진 뒤 처음으로 공개되는 '깨끗한'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내주 월가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미니해설] 7,000시대 뉴욕 증시, 'AI 실익'과 '매파 의장'이라는 두 개의 벽 1. "성장만으론 부족하다"…심판대에 서는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을 쏟아붓고도 클라우드 부문에서 시장을 감동시키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짐 베어드는 "기대치가 매우 높아진 기업들에게 이제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책임(onus)이 돌아갔다"며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면 주가는 가차 없이 징벌당할 것(punished)"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수익화의 질'을 따지겠다는 시장의 서늘한 경고다.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4일)과 아마존(5일)은 MS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TD 웰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 시드 바이드야는 "빅테크 기업들의 엇갈린 반응 속에서도 확인된 것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출에 멈춤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이들이 AI 지출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향해 '돈을 태우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요구할 것이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AWS(클라우드)의 가속화와 함께 역대급 연휴 쇼핑 시즌의 성과가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다. 2026년 기업 이익이 15%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현실이 되려면, 내주 발표될 이들의 가이던스가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워야만 한다. 2. '케빈 워시' 지명 서프라이즈…연준의 '독립성'과 '매파적 본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것은 월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워시는 과거 금융 위기 당시 위기 해결사로 활약하며 시장 친화적인 면모를 보였으나, 동시에 통화 팽창에 비판적이었던 강경파였다. 그의 등장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주 연준이 금리 인하 중단(Pause)을 선언한 상황에서, 워시의 지명은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더욱 좁아질 것임을 시사한다. 글렌메드(Glenmede)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정부 셧다운 여파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깨끗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지표들의 중요성은 평소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워시 체제'에 대한 공포는 채권 금리의 하방 압력을 방해하고 있다. 차기 의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 과정에서 어떤 통화 정책 기조를 드러낼지에 따라,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국면이다. 3. 고용 시장의 민낯 드러날 6일…'6만 4천 명'의 의미 내주 금요일(6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될 것이다. 로이터 통신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시장은 약 6만 4000건의 신규 고용을 예상하고 있다.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통계적 왜곡이 사라진 뒤 처음으로 공개되는 '정제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짐 베어드 CIO는 "전반적으로 경제가 완만한 성장 궤도에 있다는 믿음이 고용 시장의 하한선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만약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노동 시장의 급격한 균열을 보여준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결정은 '정책적 실수'로 비판받으며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견조하다면 연준의 동결 기조는 탄력을 받겠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셧다운이라는 '안개'가 걷힌 뒤 마주할 미국 경제의 민낯이 어느 쪽이든, 내주 금요일 월가는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다. 4. 2026년 이익 성장률 15%…거품과 확신의 기로 현재 S&P 500의 7,000선 돌파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논리는 2026년 이익 성장률이 15%에 달할 것이라는 강력한 펀더멘털이다. 시드 바이드야는 "주식 시장은 긍정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익 성장이 그 핵심 구성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MS의 사례에서 보듯, 높은 멀티플(배수)을 정당화하려면 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영업이익률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내주 실적을 발표하는 일라이 릴리(비만 치료제), AMD(반도체), 디즈니(미디어) 등 각 섹터 대장주들의 성적표는 2026년 강세론의 실체를 검증하는 '현미경 조사'가 될 것이다. 특히 지난주 금과 은 가격의 급격한 폭락은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에서마저 수익을 확정 짓고 현금화하거나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이미 호재를 선반영해 7,000선까지 달려온 만큼,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리턱' 상태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짐 베어드의 지적처럼 "불안한 지표가 나오거나 위험을 감수할 명백한 이유가 사라진다면, 얇아진 시장(thin market)은 변동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5. 한국 수출 30% 급등 예고…반도체가 견인하는 'K-트레이드' 국내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2월 1일 발표될 1월 수출입 동향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무려 3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2월의 13.3% 성장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견조한 반도체 수요와 함께, 설 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 일수 증가(3.5일)라는 계절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지출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의 분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다만, 수입 역시 12% 증가하며 무역 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보다 다소 줄어든 63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주 화요일(2월 3일) 발표될 한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행보와 맞물려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내주 주요 일정(현지 시각 기준) 2월 2일(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2월 3일(화): JOLTS 구인 보고서, 일라이 릴리·AMD 실적 2월 4일(수): 알파벳 실적, ISM 서비스업 PMI, ADP 민간 고용 2월 5일(목): 아마존·페덱스·디즈니 실적,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2월 6일(금): 1월 고용 보고서(비농업 고용, 실업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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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7,000선 뚫은 S&P 500의 비명'빅테크 실적·고용'에 내주 운명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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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ESS 시장 '싹쓸이'⋯조 단위 연쇄 수주로 영토 확장
- 삼성SDI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글로벌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30일 미주법인(SDIA)이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계약 상대와 금액은 경영상 비밀 유지에 따라 2030년까지 비공개됐으나, 업계에서는 테슬라와의 4~5조 원 규모 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삼성SDI가 주력해 온 삼원계(NCA)를 넘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분야에서 거둔 가시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SDI는 지난달에도 현지 인프라 업체와 2조 원대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삼성SDI는 미국 내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라는 독보적인 입지를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AI 산업 성장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ESS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SDI가 성능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며 시장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니해설 ] 'K-배터리'의 반격, 삼성SDI는 왜 LFP와 ESS에 승부수를 던졌나 삼성SDI가 다시 한번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30일 공시된 미주법인의 배터리 공급 계약은 그 규모와 상대 측면에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상세 내용이 유보됐으나, 증권가와 배터리 업계는 이를 테슬라와의 '조 단위' 계약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에 이어 한 달 만에 들려온 낭보다. LFP 배터리, '전략적 선택'이 '가시적 성과'로 그동안 삼성SDI는 하이니켈 기반의 삼원계(NCA) 배터리에 집중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저가형인 리튬인산철(LFP) 중심으로 재편되자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이번 수주는 삼성SDI가 추진해 온 LFP 라인 확보 노력이 결실을 본 사례다. 특히 테슬라와의 계약으로 추정되는 이번 건은 3년간 매년 10GWh, 총액 4~5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이는 삼성SDI가 고성능 프리미엄 시장뿐만 아니라 보급형 ESS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과 양산 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각형' 기술력과 '비(非)중국' 공급망의 시너지 삼성SDI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각형 배터리'다. 파우치형에 비해 내구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각형 배터리는 장기 사용이 필수인 ESS 인프라에 최적화된 형태다. 더욱이 삼성SDI는 미국 내에서 사실상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제조사'라는 독보적 입지를 점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삼성SDI는 현지 기업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에 지정학적 이점까지 더해지며 북미 ESS 시장 공략의 '골든타임'을 제대로 포착한 셈이다. AI와 신재생 에너지가 쏘아 올린 ESS 전성시대 최근 ESS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인공지능(AI) 산업의 급팽창과 궤를 같이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ESS 시스템은 필수다. 여기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 저장 장치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삼성SDI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NCA와 LFP라는 투트랙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가고 있다. 안전성을 담보한 각형 기술력으로 화재 위험을 낮추고, LFP를 통해 가격 부담을 덜어주며 고객사의 입맛을 모두 맞추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에너지 리더로의 도약 연이은 수주 성과는 삼성SDI의 실적 성장은 물론, 주가와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순히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조사를 넘어,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기에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향후에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EV)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속에서도 ESS라는 확실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 삼성SDI의 행보가 향후 K-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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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ESS 시장 '싹쓸이'⋯조 단위 연쇄 수주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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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환율 관찰 대상국 재 지정⋯"원화 약세, 기초여건과 괴리"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차 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연방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 10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했다. 태국은 이번에 새롭게 포함됐다. 한국은 2023년 11월 7년여 만에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2024년 1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관찰 대상국에 포함된 이후 이번에도 지위를 유지했다. 재무부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지정 사유로 들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2024년 말 원화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여건에 부합하지 않게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대체로 대칭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측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니해설] 환율 압박 카드 다시 꺼낸 미국…'관찰' 유지 속 한국은 방어 논리 강화 미국이 다시 한 번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려두면서 한미 통상·금융 관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지정 유지'에 불과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환율 문제를 무역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재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과 정책 당국 모두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한 이유로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명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GDP의 5.9%로, 전년 동기 4.3%에서 크게 확대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 5년 평균인 5.2%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흑자 확대의 원인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품 무역이 지목됐다. 소득과 서비스 부문의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와 기타 기술 제품 수출이 경상수지 개선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평가다. 대미 상품·서비스 흑자 역시 520억 달러로, 2016년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180억 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의 환율보고서 평가 기준 가운데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 미국은 ▲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 ▲ GDP 대비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 외환시장 개입 요건 등 세 가지 기준 중 두 개를 충족할 경우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심층분석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지만, 한국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관찰 대상국에 머물렀다. 주목할 부분은 재무부가 원화 약세를 비교적 직설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2024년 4분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 정치적 불안이 겹치며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극심해졌다"며 "2025년 말에도 원화는 한국의 강한 경제 기초여건과 부합하지 않게 추가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했던 상황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만 동시에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를 내놨다. 재무부는 한국의 외환 개입이 "대체로 대칭적(symmetrical)"이었다며, 절하 압력과 절상 압력 모두에서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2009~2016년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방적 개입 패턴에서 벗어나 대칭적 개입으로 전환한 점을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재무부는 한국 자본시장이 상당한 개방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와 외국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 허용 등이 시장의 회복력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연금의 외화 매수 역시 해외 투자 다변화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경쟁적 평가절하로 보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부터 달라진 점도 있다. 재무부는 단순한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넘어 자본 유출입 관리, 거시건전성 조치, 정부투자기관 활용 여부까지 포함해 경쟁적 평가절하 가능성을 보다 폭넓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보고서에서 "무역 상대국들이 외환 개입이나 비시장적 관행을 통해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지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투명성 부족을 강하게 지적하며 향후 지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원화에 대한 이례적 평가는 지난해 하반기 원화 약세가 과도했다는 미국 재무부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이번 환율 관찰 대상국 재지정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환율 문제를 무역 협상의 주요 변수로 관리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성격이 강하다. 다만 대미 흑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관세·통상 이슈와 맞물려 환율 문제가 다시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으로서는 '조작국' 프레임을 피하면서도 원화 변동성 관리와 대미 통상 전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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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환율 관찰 대상국 재 지정⋯"원화 약세, 기초여건과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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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폭스바겐 ID.4, 배터리 전극 정렬 불량으로 美 670대 리콜
- 폭스바겐이 북미 시장에 판매된 일부 전기 SUV ID.4 차량에서 고전압 배터리 결함이 확인돼 리콜에 나섰다고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에볼루션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터리 셀 내부 전극이 정렬되지 않은 상태로 조립돼 화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법인인 폭스바겐 그룹 오브 아메리카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미국 시장용 ID.4 가운데 약 670대에서 전극 정렬 불량이 발생한 고전압 배터리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배터리 모듈은 SK 배터리 아메리카가 공급한 것으로, 품질 편차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SK 배터리 아메리카는 한국 배터리 기업 SK온이 2019년 설립한 북미 생산 법인이다. 리콜 문서에는 전극이 어떻게 어긋나게 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공정 원인은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이 결함은 배터리 내부 단락 가능성을 키워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해당 차량 소유주들에게 충전 직후 차량을 실외에 주차하고,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실내 충전이나 야간 충전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배터리 충전 상한을 80%로 제한할 것을 당부했다. 일부 차량에서는 주행 성능과 주행 가능 거리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2024년 1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발생한 열 사고 보고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후 유사한 사례가 추가로 보고되자, 폭스바겐과 배터리 공급사는 전극 이동 현상이 화재의 원인일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 폭스바겐은 고객 부담 없이 문제가 의심되는 고전압 배터리 셀 모듈을 전면 교체할 방침이다. 대상 차량 소유주에 대한 공식 통지는 2026년 3월 20일까지 우편으로 발송될 예정이다. 문제 차량의 차대번호(VIN)는 이미 2026년 1월 23일 폭스바겐 소비자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해당 차량들은 모두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생산돼 VIN 첫 글자가 '1'로 시작하며, 10번째 자리는 2023년형을 뜻하는 'P' 또는 2024년형을 의미하는 'R', 11번째 자리는 채터누가 생산을 나타내는 'C'로 표시된다. ID.4는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 아이오닉 5, 쉐보레 이쿼녹스 EV, 테슬라 모델 Y 등에 비해 판매 규모는 작지만, 2025년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2026년형 모델은 미국 기준 기본 가격 4만5,095달러(배송비·세금 별도)부터 시작하며, 1회 충전 주행거리 최대 468㎞, 12.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2년간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패스 플러스 멤버십, 무상 정기 점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고전압 배터리는 8년 보증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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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폭스바겐 ID.4, 배터리 전극 정렬 불량으로 美 670대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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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관세 직격탄에 영업익 28% 감소⋯매출·판매는 사상 최대
- 기아가 지난해 미국 자동차 관세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8% 넘게 감소했다. 다만 매출은 2년 연속 1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글로벌 판매량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아는 28일 열린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설명회에서 연결 기준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0%로 3.8%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자동차 관세와 유럽 일부 지역 판매 부진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313만5873대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하이브리드·전기차 확대와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와 수익성 회복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니해설] 기아, 미국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 28.3% 급감 기아의 지난해 실적은 '수익성 후퇴, 외형 성장'이라는 상반된 흐름으로 요약된다. 매출은 사상 처음 110조원을 넘어섰고 판매량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관세와 경쟁 비용 증가에 밀려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친환경차 전환과 보호무역이라는 이중 압력에 놓인 가운데, 기아 역시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셈이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0%로 하락했다. 특히 4분기에는 매출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28조877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조8425억원에 그치며 수익성 부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미국 자동차 관세였다. 지난해 11월부터 관세율이 15%로 조정됐지만, 기존 재고 물량에는 약 두 달간 25% 관세가 적용되며 비용 부담이 이어졌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인센티브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관비 부담도 늘었다. 유럽의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와 보조금 축소가 맞물리며 수익성 압박을 키웠다. 그럼에도 외형 성장은 친환경차가 견인했다. 지난해 기아의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74만9천대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45만4천대로 23.7% 늘었고, 전기차 역시 23만8천대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친환경차 비중은 전체 판매의 24.2%로 확대되며 매출 증가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기아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 판매 335만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6.8%, 7.2% 증가한 목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 믹스와 평균판매가격(ASP)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역별 전략도 구체화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차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고, 유럽에서는 EV2 출시를 시작으로 EV3·EV4·EV5로 이어지는 대중형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신형 셀토스를 앞세워 프리미엄 SUV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관세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기아는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한다. 올해 주당 배당금은 6800원으로 전년보다 300원 인상됐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TSR)은 35%로, 밸류업 정책 시행 원년 효과가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기아의 향후 실적이 관세 협상 추이와 친환경차 수요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외형 성장 기반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는 비용 통제와 시장별 차별화 전략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기아가 올해 제시한 '판매 확대와 수익성 동반 개선'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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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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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관세 직격탄에 영업익 28% 감소⋯매출·판매는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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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9)] 우주가 '꿀'처럼 끈적하다고?⋯암흑에너지 미스터리, '점성'으로 푼다
- 인류는 오랫동안 우주를 '텅 빈 무대'로 여겨왔다. 별과 은하, 행성이라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동안, 그 배경이 되는 공간(Space)은 아무런 저항도, 성질도 없는 완벽한 '진공(Vacuum)'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 견고한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최근 학계에서는 "우주가 텅 빈 진공이 아니라, 꿀처럼 끈적거리는 '점성 유체(Viscous Fluid)'와 같다면 어떨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이 제기됐다. 이는 단순히 우주의 상태를 묘사하는 수사가 아니다. 현대 우주론이 직면한 최대 난제인 '암흑 에너지'의 오차를 수학적으로 해결하려는 정교한 물리학적 시도다. 흔들리는 우주론의 기둥, '람다(Λ)CDM' 이 가설을 이해하려면 먼저 현대 우주론의 뼈대인 '람다-콜드 다크 매터(ΛCDM)' 모형이 왜 위기를 맞았는지 알아야 한다.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가속 팽창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암흑 에너지(Dark Energy)'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ΛCDM 모형에서 암흑 에너지는 우주 어디서나, 언제나 일정한 값을 갖는 '우주 상수(Cosmological Constant, 람다·Λ)'로 정의된다. 즉, 우주를 밀어내는 힘이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불변한다는 전제다. 그러나 최근 관측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이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의 '다크 에너지 분광기기(DESI)'와 칠레의 관측 데이터는 은하들이 멀어지는 속도가 기존 표준 모형의 예측과 미세하게 어긋난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이는 암흑 에너지가 불변의 상수가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힘이 약해지거나 변할 수 있다는 '변동성'을 시사한다. 기존 방정식으로는 풀리지 않는 오차, 이른바 '우주론적 불일치'가 발생한 것이다. 공간이 '물'이 아니라 '꿀'이라면?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 공과대학(IIT) 조드푸르 캠퍼스의 무함마드 굴람 쿠와자 칸 연구원은 최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를 통해 "우주 공간 자체를 '점성(Viscosity)'을 가진 유체로 취급하자"는 파격적인 해법을 내놓았다. 점성은 유체가 흐름에 저항하는 성질이다. 맹물은 점성이 낮아 콸콸 흐르지만, 꿀은 점성이 높아 끈적하게 흐른다. 칸 연구원의 주장은 우주 공간이 맹물이 아니라 꿀에 가깝다는 것이다. 물론 우주 공간에 실제 꿀이 차 있다는 뜻은 아니다. 우주가 팽창(신장)할 때, 공간 자체가 팽창을 방해하려는 미세한 '저항(Drag)'을 갖고 있다는 물리적 가정이다. 이 '우주적 저항'을 방정식에 대입하면, DESI가 관측한 암흑 에너지의 이상 징후들이 놀랍도록 정교하게 설명된다. 표준 모형이 풀지 못한 오차를 '공간의 끈적임'이라는 변수 하나로 맞춰낸 셈이다. 진공의 소리, '공간 포논'의 등장 그렇다면 텅 빈 공간에서 어떻게 '끈적임'이 발생할까? 연구진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고체 물리학의 개념인 '포논(Phonons·음향양자)'을 우주 공간으로 확장했다. 물리학에서 포논은 결정(Crystal) 내부 원자들의 집단적인 진동을 입자처럼 취급하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우주 공간(진공)을 일종의 매질로 보고, 우주가 팽창할 때 공간 자체에서 '공간 포논(Spatial Phonons)'이라는 미세한 진동이 발생한다고 가정했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고요한 호수(우주)가 갑자기 넓어진다고 상상해 보자. 물이 늘어나면서 내부에서는 출렁거리는 파동(포논)이 생긴다. 이 파동은 물이 매끄럽게 퍼져나가는 것을 방해하며 서로 부딪히고 섞인다(Sloshing).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압력이 바로 팽창을 억제하는 '점성 저항'으로 작용한다. 즉, 암흑 에너지가 우주를 밖으로 밀어내려 할 때, 공간 내부의 포논들이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그 속도를 미세하게 늦추는 것이다. 이 '밀고 당기는(Push and Pull)' 균형이 우리가 관측하는 우주 팽창 속도의 미세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이번 가설의 핵심이다.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만약 이 가설이 동료 검증(Peer Review)을 통과하고 정설로 인정받는다면, 그 파장은 단순히 천문학 교과서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우주선 궤도를 계산하거나 중력파를 해석할 때 기본값으로 두었던 '저항 0'의 진공 상태가 수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정밀 심우주 항법이나 위성 운용 계산에서 그동안 '무시해도 되었던 항(Term)'들이 유의미한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 우주는 더 이상 텅 빈 무대가 아니라, 그 자체로 물리적 성질을 가진 역동적인 실체로 격상된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 등 외신은 "이 점성이 우주의 본질적인 특성인지, 아니면 현재 우리의 측정 장비나 방식이 가진 한계 때문에 나타난 착시인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진실은 곧 밝혀질 전망이다. 유럽우주국(ESA)이 쏘어 올린 '유클리드(Euclid)' 우주망원경과 향후 이어질 DESI의 정밀 데이터가 이 가설의 심판관이 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우주는 비어 있다"는 오랜 상식이 더 이상 자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관측 데이터와 이론 사이의 틈새에서 피어난 이 '끈적한 우주' 가설은, 우리가 광활한 어둠을 이해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때가 왔음을 시사한다. 답은 아직 없다. 하지만 질문의 전제를 의심하는 순간, 과학은 언제나 한 걸음 더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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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9)] 우주가 '꿀'처럼 끈적하다고?⋯암흑에너지 미스터리, '점성'으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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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3)] 웹 망원경, 헬릭스 성운 초정밀 포착⋯죽어가는 별의 '마지막 숨결'
-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유럽우주국(ESA)·캐나다우주국(CSA)이 공동 운영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상 성운 가운데 하나인 헬릭스 성운을 전례 없이 정밀한 적외선 영상으로 포착했다고 ESA가 20일(현지시간)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죽어가는 별의 마지막 순간을 관측하는 데 최적의 대상으로 꼽혀온 헬릭스 성운을 웹 망원경이 근접 촬영하면서, 별의 생애 말기와 물질 순환 과정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관측은 우리 태양과 태양계가 먼 미래에 맞이할 가능성 있는 운명을 가늠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웹 망원경의 고해상도 영상에서는 별이 수명을 다하며 방출하는 가스의 구조가 또렷하게 드러나며, 이 물질이 다시 우주 공간으로 환원돼 차세대 별과 행성의 씨앗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이미지를 넘어, 우주 물질 순환의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과학적 단서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 NIRCam으로 촬영된 영상에서는 혜성처럼 꼬리를 가진 기둥 구조들이 팽창하는 가스 껍질의 내부 가장자리를 따라 늘어서 있다. 이는 별의 말기에 분출된 고온의 강한 항성풍이 과거에 방출된 차갑고 밀도 높은 먼지·가스층과 충돌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가벼우면서 빠른 물질이 무겁고 느린 물질을 밀어내며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기름이 물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에 비유된다. 헬릭스 성운은 19세기 발견 이후 약 200년에 걸쳐 지상 및 우주 망원경으로 반복 관측돼 왔다. 그러나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 관측은 과거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몽환적인 모습과 달리, 성운 내부의 '매듭(knot)' 구조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가장 뜨거운 가스에서 가장 차가운 가스로 이어지는 뚜렷한 경계까지 드러냈다. 중심부에 자리한 백색왜성을 기준으로, 온도와 화학적 조성이 급격히 변하는 과정이 명확히 관측된 것이다. 성운의 중심에는 죽어가는 별의 잔해인 백색왜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웹 영상에는 직접적으로 담기지 않았지만, 이 백색왜성에서 방출되는 강한 복사가 주변 가스를 밝히며 다양한 층위를 만들어낸다. 중심부 인근에는 고온의 이온화 가스가, 그 바깥에는 더 차가운 분자 수소가 분포하고, 먼지 구름 내부에는 복잡한 분자가 형성될 수 있는 ‘보호된 영역’이 존재한다. 이는 장차 다른 항성계에서 새로운 행성이 탄생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웹 망원경 영상에서 색상은 온도와 화학적 상태를 의미한다. 푸른빛은 강한 자외선에 의해 에너지를 얻은 가장 뜨거운 가스를 나타내며, 바깥쪽으로 갈수록 노란색 영역에서는 수소 원자가 결합해 분자를 이루는 과정이 관측된다. 성운의 가장자리에서 보이는 붉은색은 가장 차가운 물질을 가리키며, 이곳에서 가스는 점차 희박해지고 먼지가 형성된다. 이러한 색의 분포는 별의 '마지막 숨결'이 새로운 세계의 재료로 전환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헬릭스 성운은 지구에서 약 650광년 떨어진 물병자리 방향에 위치해 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와 독특한 형태 덕분에 아마추어 관측자와 전문 천문학자 모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으며, 이번 웹 망원경 관측은 행성 형성과 별의 진화에 대한 이해를 한층 확장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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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3)] 웹 망원경, 헬릭스 성운 초정밀 포착⋯죽어가는 별의 '마지막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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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기차 보조금 전격 부활⋯중국산에도 문 연다
- 독일이 폐지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다시 도입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30억유로(약 5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을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번 제도는 자국 자동차 산업 지원을 목표로 하되, 차량 원산지에 따른 지급 제한은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카르스텐 슈나이더 독일 환경부 장관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독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은 실제 수치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경쟁에 대응할 뿐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T는 이번 보조금이 중국 업체를 포함한 모든 제조사에 개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니해설] 독일 전기차 보조금 부활⋯중국차도 포함 독일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전격적으로 되살리면서 유럽 전동화 정책의 방향성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023년 말 예산 부담을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을 갑작스럽게 종료했던 독일이 불과 1년여 만에 대규모 지원책을 재가동한 것은, 전기차 시장 위축과 자동차 산업 전반의 압박이 그만큼 심각했음을 보여준다. 새로 공개된 보조금 프로그램은 2029년까지 약 80만대의 신차 구매 또는 리스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구 소득과 가구원 수에 따라 1대당 1500~6000유로(약 260만~1030만원)가 차등 지급되며,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일정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모델도 대상에 포함된다. 보조금 규모와 적용 범위를 고려하면, 단기적인 수요 자극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BYD의 양왕 U9 차량이 2024년 12월 4일 독일 서부 에센에서 열린 에센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중국 자동차 대기업 BYD는 지난해 226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이는 2026년 1월 1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회사 성명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중 사상 최고 기록이다. (사진: 이나 파스벤더 / AFP 원산지 제한 안 둬⋯중국차도 수혜 주목되는 대목은 원산지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를 사실상 배제하는 정책을 택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예컨대 영국은 전기차 구매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환경·공급망 규정을 통해 중국 업체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시장 경쟁에 맡긴다"는 원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같은 방침은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FT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독일에서 약 2만3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독일 정부의 보조금 재개는 가격 경쟁력이 강점인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소비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독일 전기차 시장 지속 가능한 성장은 미지수 다만 이번 정책이 독일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FT는 독일 정부가 보조금을 재도입한 배경으로 2024년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가 전년 대비 27% 급감한 점을 지목했다. 이후 판매가 회복되며 지난해 독일에서 신규 등록된 배터리 차량은 약 54만5000대로 늘었지만, 이는 정책 종료 이전의 성장 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보조금 재개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충전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힐데가르트 뮐러 VDA 회장은 "촘촘한 충전망과 합리적인 에너지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기차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부활은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응급 처방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떠받치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충전 인프라·전력 비용·산업 경쟁력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할 경우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독일의 선택이 유럽 전기차 정책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예외적 실험으로 남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시장 흐름이 가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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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기차 보조금 전격 부활⋯중국산에도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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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그린란드'가 쏘아올린 무역전쟁 공포⋯"20년 내 가장 미친 시장이 왔다"
- "만약 당신이 1년 전 전 재산을 털어 메모리 칩을 샀다면 떼돈을 벌었겠지만, 오늘 주식시장에 전 재산을 묻어뒀다면 지옥을 맛볼 것입니다." 19일(현지시간) 월요일 아침,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전대미문의 '관세 폭탄'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중국도, 멕시코도 아닌 미국의 핵심 혈맹인 유럽이 타깃이다. 그것도 '그린란드 매입'이라는 비현실적 명분을 앞세운 무차별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와 영국, 독일 등 유럽 8개국에 대해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 증시는 '검은 월요일'의 공포에 떨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월 1일부터 이들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를 25%로 상향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은 이른바 '통상 바주카(Trade Bazooka)'로 불리는 반강압 기구(Anti-Coercion Instrument) 가동을 검토하며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나토 동맹의 붕괴"…금값 온스당 4625달러 '패닉 바잉'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IG 등 주요 거래소의 주말 선물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19일 개장하는 런던 증시(FTSE 100)는 0.9% 급락 출발이 확실시되며, 화요일인 20일 개장 예정인 미국 월스트리트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625달러를 돌파하며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4642달러)에 근접했고, 은 가격 역시 온스당 90.41달러로 치솟았다. 토니 시카모어 IG 시장 분석가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나토(NATO) 동맹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정학적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며 "주식 시장의 '위험 회피(Risk-off)' 심리가 극에 달하며 금과 은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당한 '그린란드 청구서'…유럽 "더는 못 참는다" 사태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집착인 '그린란드 매입'이다. 그는 재임 2기 들어 그린란드 인수를 국가 안보 필수 과제로 격상시키며 덴마크를 압박해왔다. 이번 관세 위협은 그 압박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타깃이 된 국가는 덴마크를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미국의 최우방국들이다. 유럽의 반응은 격앙을 넘어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즉각 비판 성명을 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차원의 '통상 바주카' 가동을 요청했다. 이는 EU 회원국에 경제적 위협을 가하는 제3국에 대해 교역 제한, 투자 차단 등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다. CNN은 "EU가 지난해 7월 미국과의 '무역 휴전'으로 유예했던 930억 유로(약 135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기계공학협회(VDMA) 베르트람 카블라트 회장은 "여기서 물러서면 미국 대통령은 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올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친미 성향으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조차 트럼프의 이번 도발로 인해 기존의 유화적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성이 관세보다 무섭다"…투자·고용 '올스톱'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의 관세율보다 '예측 불가능성'이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카고대 스티븐 덜로프 교수는 "트럼프의 전례 없는 결정들은 동맹국들의 신뢰를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은 성장의 적"이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기업 현장은 이미 마비 상태다. CNN에 따르면 많은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탓에 2025년부터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조셉 파우디 교수는 "공장이 지어지지 않는 진짜 이유는 관세 때문이 아니라, 내일 관세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부문장은 이번 조치로 유럽 국내총생산(GDP)이 0.25%포인트(p) 증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자도생의 시대…미국을 떠나는 동맹들 트럼프발(發) 각자도생은 글로벌 공급망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더 이상 미국만 바라보지 않는다. 캐나다는 최근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산 전기차(EV) 관세를 완화했으며, EU는 25년을 끌어온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무역 협정을 타결지었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U는 국경이 없어 특정 국가(8개국)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독일이나 프랑스 제품이 다른 EU 국가를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파우디 교수는 "그린란드를 얻겠다고 가장 중요한 동맹들을 적으로 돌리는 역설적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의 수출 경쟁력만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Editor’s Note] '설마'가 '현실'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징은 '거래(Deal)'를 위해서라면 동맹의 가치도, 시장의 논리도 가차 없이 폐기한다는 점입니다. 그린란드라는, 21세기에는 상상하기 힘든 영토 매입 이슈를 지렛대로 우방국들의 경제를 인질로 삼는 모습은 국제 질서가 '야생의 시대'로 회귀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이라고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유럽을 향한 '통상 바주카'의 포구는 언제든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지금,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생존 전략을 짜야 합니다. 금값이 온스당 4600달러를 넘는 광풍은 단순한 투기 수요가 아니라, 무너지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에 대한 시장의 조종(弔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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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그린란드'가 쏘아올린 무역전쟁 공포⋯"20년 내 가장 미친 시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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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7)] 유체 기어, 마모 없는 로봇 구동의 문을 열다
- 톱니가 맞물리는 것이 아닌, 물로 맞물리는 마모 없는 기어가 개발돼 로봇 구동이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구진이 마모와 걸림 현상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물 기반 기어(water-driven gear, 유체 기어)'를 개발했다고 인터레스팅언지니어링과 웹 사이트 Phys.org가 보도했다. 유체 기어는 고체 톱니 대신 유체의 흐름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로봇과 기계 설계의 오랜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대학교(NYU) 연구팀은 유체역학을 이용해 회전 속도와 방향을 제어하는 새로운 기어 메커니즘을 고안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기어는 맞물리는 톱니가 없어 부품 간 직접 접촉이 발생하지 않으며, 마찰·마모·이물질로 인한 고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를 이끈 준 장(Jun Zhang) 교수는 "고체 톱니를 맞물리게 하는 대신, 회전에 의해 형성된 유체의 흐름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새로운 기어를 만들었다"며 "회전 속도는 물론 방향까지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어는 인류 문명과 함께해 온 대표적 기계 요소다. 기원전 3000년 무렵 청동기 시대부터 금속·목재·플라스틱 톱니가 동력을 전달해 왔고, 이는 고대 전차에서 현대 로봇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원리로 작동해 왔다. 그러나 전통적인 기어는 정밀한 정렬이 요구되며, 작은 결함이나 모래 알갱이 하나에도 걸림이나 파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NYU 연구팀은 이러한 취약점을 근본적으로 피하기 위해 '무접촉 기어' 개념을 제시했다. 공기와 물이 터빈을 구동하는 원리에 착안해, 정밀하게 설계된 유체 흐름이 물리적 톱니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실험에서는 물과 글리세린을 섞은 점성이 높은 액체 속에 두 개의 원통을 담갔다. 첫 번째 원통을 회전시키자 주변 유체가 소용돌이치며 움직였고, 원통 간 거리와 회전 속도에 따라 두 가지 상반된 동작이 나타났다. 원통이 가까이 있을 때는 유체가 미세한 '가상 톱니'처럼 작용해 두 번째 원통을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켰다. 반대로 거리를 벌리면 유체가 보이지 않는 벨트처럼 감기며 같은 방향 회전을 유도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이 기존 기계식 기어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제어 자유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부품이 서로 닿지 않기 때문에 파손될 요소가 없고, 이물질이 유입되더라도 유체가 이를 감싸 흐르며 작동을 유지할 수 있다. NYU 레이프 리스트로프(Leif Ristroph) 교수는 "일반 기어는 톱니가 정확히 맞물려야 하며, 작은 결함이나 먼지 하나만으로도 작동이 멈춘다"며 "유체 기어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고, 속도와 방향을 기존 기계식 기어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소프트 로보틱스 분야에서 특히 큰 잠재력을 지닌다고 보고 있다. 금속 부품을 유체 기반 구동으로 대체하면, 부드럽고 유연하며 환경에 적응하는 기계 설계가 가능해진다. 유체의 점성이나 흐름 조건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기어비를 즉각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1월 13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향후 로봇, 마이크로 기계, 의료용 장치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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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7)] 유체 기어, 마모 없는 로봇 구동의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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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컨슈머리포트 '최저 신뢰도 EV' 경고⋯기아·제네시스 이름 올랐다
- 전기차(EV) 구매를 앞둔 소비자라면 차량의 인기나 브랜드 이미지보다 객관적인 신뢰도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CR)는 최근 주요 전기차 모델들의 신뢰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일부 인기 차종조차 심각한 결함과 잦은 리콜 문제를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머니다이제스트닷컴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R은 차량별 신뢰도를 1점에서 100점까지 점수화해 비교했으며, 평가 대상에 포함된 전기차들은 대부분 하위권에 포진했다. CR은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차량조차도 전체 전기차 시장 기준에서는 '신뢰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는 파워트레인, 고전압 배터리, 차량 내 전자장치의 안정성이다. 실제로 2024년형 기아 EV9, 제네시스 GV60, 쉐보레 블레이저 EV, 캐딜락 리릭, 루시드 에어 등은 구동계 또는 배터리 부문에서 최저 등급을 받았으며, 다수 모델이 주행 중 전원 상실 가능성으로 리콜 조치를 받았다. 특히 소프트웨어 결함이 안전 문제로 직결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계기판이 작동하지 않거나 후방 카메라 영상이 표시되지 않는 오류, 자동 제동 시스템의 오작동, 주차 중 제동 해제 등은 실제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함으로 지적됐다. CR은 "전기차는 기계적 완성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품질이 핵심 안전 요소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와 신뢰도 점수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5년형 루시드 에어와 캐딜락 리릭은 주행 감각과 안락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신뢰도 평가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제로 "다시 구매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절반을 밑도는 사례도 있었다. CR은 전기차 시장이 여전히 기술적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전기차는 전력 분배, 배터리 관리, 통합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영역에서 복합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제조사들조차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전기차 구매 시 초기 품질과 장기 신뢰도, 리콜 이력,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응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브랜드 명성이나 시장 인기에 의존한 선택은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가 전기차 산업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환경 전환이라는 대의와 별개로,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없이는 전기차 대중화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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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컨슈머리포트 '최저 신뢰도 EV' 경고⋯기아·제네시스 이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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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0)] 빅뱅 직후 우주에서 '초고온' 은하단 발견⋯우주 진화 이론에 도전장
- 우주가 처음 만들어진 빅뱅 이후 불과 14억 년밖에 지나지 않은 아주 초기 우주에서, 과학자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초고온 은하단'이 발견됐다. 기존 이론으로는 이렇게 이른 시기에 이처럼 뜨거운 은하단 구조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문제가 된 은하단의 이름은 SPT2349-56이다. 이 은하단은 2010년 남극에 설치된 특수 망원경 관측을 통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2018년 연구에서 이 은하단 안에 30개가 넘는 은하가 모여 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별이 만들어지는 속도는 우리 은하의 약 1,000배에 달한다. 최근 국제 공동연구진은 칠레 사막에 있는 초고성능 전파망원경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배열(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ALMA)을 이용해 이 은하단 주변을 더 자세히 관측했다. 연구진은 우주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는 아주 오래된 빛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cosmic microwave background, CMB 또는 CMBR)을 분석했다. 이 빛은 빅뱅 이후 남은 흔적으로, 우주의 나이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순야예프–젤도비치((Sunyaev–Zeldovich, SZ) 신호'라는 현상이다. 이는 은하단 안의 매우 뜨거운 가스가 CMB에 남기는 아주 작은 흔적이다. 쉽게 말해, 은하단이 우주 배경빛에 살짝 그림자를 남긴 것과 같다. CMB는 매우 고르고 일정하기 때문에, 이런 흔적이 보인다는 것은 은하단 안의 가스가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는 뜻이다. 비유하자면, CMB는 우주 전체에 깔린 옅은 안개이고, 은하단은 그 안개 속에 놓인 뜨거운 용광로와 같다. SZ 신호는 용광로 위를 지나간 안개가 살짝 색이 변한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은하단 안의 가스 온도가 1000만 켈빈(K·1000만 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크기의 오늘날 은하단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치이며, 과학자들이 예측했던 온도의 최소 5배에 해당한다. 중력만으로 이런 온도에 도달하려면 수십억 년이 걸려야 한다. 연구를 이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박사과정 다즈 저우(Dazhi Zhou) 연구원은 "이렇게 초기 우주에서 이렇게 뜨거운 은하단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처음에는 신호가 너무 강해 실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차례 확인 끝에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뜨거운 환경의 원인으로 초대질량 블랙홀에 주목했다. 은하단 안에 최소 3개의 매우 큰 블랙홀이 있고, 이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 줄기(제트)가 주변 가스를 뜨겁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동연구자인 캐나다 달하우지대학교의 스콧 채프먼(Scott Chapman) 교수는 "우주가 아주 젊었을 때부터 블랙홀이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은하단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기존 이론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히 중력과 별 생성만이 아니라, 블랙홀과 뜨거운 가스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별이 많이 만들어지는 현상, 블랙홀의 활동, 뜨거운 가스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며 오늘날의 거대한 은하단이 만들어졌는지 밝히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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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0)] 빅뱅 직후 우주에서 '초고온' 은하단 발견⋯우주 진화 이론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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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볼보 EX30 배터리 화재 위험 리콜⋯충전 70% 제한 권고
- 볼보자동차가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전기차 EX30 일부 모델을 리콜한다. 볼보자동차가 전기차 EX30 일부 모델에서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 가능성을 확인하고, 해당 차량 소유주에게 배터리 충전량을 70%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고 EV파워드(EV Powered)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사는 현재 공식 리콜 절차를 진행 중이며, 근본적인 수리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예방 조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볼보에 따르면 문제는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생산된 EX30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와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에 적용된 배터리 셀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특정 공급업체가 제공한 69kWh 용량 배터리 셀에서 충전량이 높을 경우 과열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배터리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반면 51kWh 배터리를 사용하는 스탠다드 레인지 싱글 모터 모델은 이번 사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EX30을 제외한 다른 볼보 전기차 모델 역시 동일한 결함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EX30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은 이번 조치의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차량 소유주는 차량 내 터치스크린 시스템이나 볼보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최대 충전량을 설정할 수 있다. 볼보는 배터리 충전량을 70% 이하로 유지할 경우 위험이 "상당히 줄어든다"고 밝혔다. 볼보는 이날 EV파워드와의 인터뷰에서 보고된 사고 건수는 잠재적 영향 차량 전체의 약 0.02% 수준이며, 현재까지 이번 결함과 관련한 부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충전 제한 권고 대상 차량은 전 세계적으로 약 3만4000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안전은 볼보자동차의 최우선 가치"라며 "보고된 사고 사례는 매우 적지만, 이를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확인된 차량을 최대한 신속히 수리하기 위해 리콜을 실시할 예정이며, 그 전까지는 배터리 충전량을 70%로 제한해 달라"며 "수리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고객에게 다시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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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볼보 EX30 배터리 화재 위험 리콜⋯충전 70% 제한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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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 EQB 전기차 169대 배터리 과열 위험 리콜
- 메르세데스-벤츠 USA가 2022~2023년형 EQB 전기 크로스오버 169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타란타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전압 배터리 팩 내부 결함으로 과열 및 화재 위험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해당 문제는 주행 중뿐 아니라 주차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대상은 2021년 12월부터 2024년 1월 사이 헝가리 케치케메트 공장에서 생산된 EQB 250, EQB 300 4MATIC, EQB 350 4MATIC 모델이다. 회사 측은 초기 생산 단계의 편차와 충전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전압 스파이크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열 사례는 2023년 미국 외 지역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미국 내에서는 2025년 1월과 6월 두 차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는 예방 차원에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완료될 때까지 충전 상한을 80%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배터리는 8년 보증 대상이며, 용량이 30% 이상 저하될 경우 교체가 이뤄진다. 소유주 통지는 2026년 1월 1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차량식별번호(VIN)는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QB는 프리미엄 컴팩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지만, 시작 가격이 5만3050달러로 더 큰 차급의 기아 EV9과도 경쟁 구도에 놓여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7년형을 목표로 EQ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GLB를 준비 중이며, 이는 현행 EQB를 대체할 예정이다. 이번 리콜은 전동화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신속한 소프트웨어 개선과 투명한 정보 공개가 병행될 경우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80% 충전 제한은 불편을 수반하지만 안전 확보를 위한 합리적 조치로 평가되며, 리콜 규모가 169대로 제한적이라는 점도 노출 범위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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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 EQB 전기차 169대 배터리 과열 위험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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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테슬라 제치고 세계 1위⋯전기차 시장 '가격 전쟁' 본격화
-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로 올라선 가운데, 초저가 전략이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년 대비 27.9% 늘어난 225만6714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했다. 반면 테슬라는 164만대를 인도하는 데 그치며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BYD가 성장세를 이어간 배경으로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 전략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기차 시장의 승부처가 '누가 얼마나 싸게 파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해설] 2026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가성비'가 키워드 중국 BYD가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되는지를 입증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BYD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225만대가 넘는 순수 전기차를 팔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30%에 가까운 증가세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164만대 인도에 그치며 8% 이상 감소했다.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독주하던 흐름이 꺾이고, 중국 업체가 주도권을 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BYD의 약진 배경에는 철저한 원가 구조 관리가 자리하고 있다. 배터리부터 구동 모터, 반도체, 소프트웨어까지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BYD는 글로벌 시장에 초저가 모델을 대거 투입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BYD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현재 BYD는 유럽에서 9~10개에 달하는 전기차 모델을 판매 중인 반면, 테슬라는 4개 모델에 그친다. 대표 모델인 '돌핀'의 경우 독일 시장 평균 가격이 2만4000유로(약 4000만 원) 수준으로, 현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부담이 크지 않은 가격대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자, BYD는 곧바로 현지 생산기지 투자로 대응했다.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화 생산' 전략을 통해 정치·통상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이다. 이러한 전략은 판매량 증가로 직결됐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1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BYD의 성공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략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2만 유로대 가격의 ID.2올과 ID.에브리원 출시를 예고하며 반격에 나섰다. '대중차'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기차에서도 되살리겠다는 의지다.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캐스퍼 일렉트릭(인스터), EV3 등 보급형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 전반에 대한 가격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3를, 기아는 EV2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아이오닉3는 현대차 최초의 소형 전기차로, 유럽 시장에서 2만 유로대 가격으로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 EV2는 오는 9일 개막하는 브뤼셀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가장 큰 압박을 받는 쪽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이미 LFP 배터리를 적용한 중국산 저가형 모델을 통해 가격을 낮춰 왔으며, 지난해 독일에서 모델Y 저가형을 3만 유로대에 선보였다. 한국에서도 최근 모델Y와 모델3 주요 트림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방어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기차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가성비'를 꼽는다. 기술 경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는 가격이라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시장은 누가 얼마나 싸게, 그리고 많이 팔 수 있느냐에 따라 승자가 갈릴 것"이라며 "BYD가 촉발한 초저가 경쟁이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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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테슬라 제치고 세계 1위⋯전기차 시장 '가격 전쟁' 본격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