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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 구글 크롬 매각 기각⋯독점 규제는 '절충안'
- 미국 법원이 구글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 해소를 위해 미 법무부가 제안한 강도 높은 구조 개편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크롬 브라우저 매각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매각은 "복잡하고 위험성이 크다"며 불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금지하고, 검색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경쟁사와의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했다. [미니해설] 美 법원, "크롬 매각 불필요…복잡성과 위험성 고려" 미국 법원이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 해소를 위해 미 법무부가 제안한 강경한 구조 개편안을 기각했다. 그러나 경쟁사와의 데이터 공유와 독점 계약 금지 등 일부 시정 조치는 유지되면서 온라인 검색 시장 규제 방향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 여부에 대한 1심 최종 판결에서, 미 법무부가 요구한 크롬 브라우저 매각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분할은 필요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는 "크롬 매각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성이 크다"며 "안드로이드 매각 역시 시장과 소비자에 심각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브라우저 개발사에 지급해온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상금에 대해서도 전면 중단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글이 특정 검색 엔진만 우선 탑재하도록 하는 독점 계약은 금지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데이터 공유는 의무화…독점 계약은 금지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경쟁 촉진을 위한 데이터 공유 의무화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경쟁사와 검색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며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구글 측은 "데이터 공유는 지식재산권(IP) 침해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번 판결 직후에도 구글은 "데이터 공유는 이용자 프라이버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경쟁사 진입을 막기 위해 기기 제조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특정 검색 엔진만 탑재되도록 금전적 지원을 해온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메흐타 판사는 "경쟁사 차단 조건이 없는 보상 지급 자체는 허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AI 경쟁 환경 반영…판결 배경 메흐타 판사는 "AI 기술 덕분에 시장 경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AI로 인한 경쟁 지형 변화를 판결 근거로 언급했다. 오픈AI, 앤스로픽, 퍼플렉시티 등 AI 스타트업들이 대화형 챗봇을 내세워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구글 역시 검색 최상단에 AI 답변을 배치하고 챗봇 대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검색 엔진 중심의 독점 구조가 이미 변동기에 접어들었음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가 구글 중심의 검색 시장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법원의 판단도 이 같은 변화를 고려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5년간 이어진 초대형 소송 이번 소송은 미 법무부가 2020년 10월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 혐의로 제기한 것으로, 5년에 걸친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1심 판결이 내려졌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윈도 운영체제를 앞세워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 이후 최대 규모의 빅테크 반독점 소송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인터넷 시대 첫 독점 해소 방안에 대한 법원 판단이자, 20여 년 전 MS 소송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 규제 시도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항소전 전망…불확실성 지속 구글은 이미 지난해 8월 법원이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을 불법으로 판단한 1심 결정을 놓고 항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법무부도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최종 결론까지는 수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구글의 독점 구조에 당장 큰 변화를 주지는 않겠지만, 규제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빅테크 기업 전반에 긴장감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0.72% 내렸던 구글 주가는 판결 소식이 전해진 뒤 시간외 거래에서 약 8%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크롬 매각 등 강경한 조치가 기각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항소 절차와 AI 기술의 진화 속도가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며 "법무부와 구글 간의 공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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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 구글 크롬 매각 기각⋯독점 규제는 '절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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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64)] 스페인·포르투갈 초대형 산불⋯EU 산불 피해 사상 최대
- 유럽연합(EU)에서 올해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이 100만 헥타르를 돌파하며 2006년 기록 집계 이후 최악의 시즌으로 기록됐다.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베리아반도의 약 1%가 불길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건조 현상이 산불을 더욱 빈번하고 대형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BBC가 전했다. 이베리아반도 초토화…2주 만에 런던 4배 면적 소실 유럽 산불 감시 기관인 코페르니쿠스 산림화재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스페인은 8월 26일까지 누적 40만 헥타르가 소실되며 2006~2024년 평균치의 6배를 넘겼다. 인접한 포르투갈 역시 27만 헥타르가 불타 동일 기간 평균의 5배에 이르렀다. 올해 이베리아반도에서 불에 탄 면적은 68만4000헥타르로 런던 면적의 4배에 달하며, 대부분은 단 2주 만에 발생했다. 산불은 포르투갈 북부 삼림지대와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아스투리아스, 카스티야이레온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세계유산인 산티아고 순례길 구간과 피코스데유로파 국립공원 등 관광 명소도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악순환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세계날씨귀속(WWA) 그룹은 이번 지중해 산불이 기후변화와 직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고온·건조한 환경을 만들고, 이는 산불 발생 확률을 10배 가까이 높였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 발생한 산불로 올해 배출된 이산화탄소(CO₂)는 1768만 톤으로, 2003년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크로아티아의 2023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웃도는 규모다. WWA 소속 테오도어 키핑 박사는 "기온 상승으로 식생이 빠르게 건조해지면서 가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더 크고 치명적인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디 오토 기후과학 교수는 "화석연료 연소를 중단했어야 할 시점은 이미 10년 전이었다"며 "지금은 1.3도 상승으로 소방대원들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 감소와 토지 방치가 불씨 키워 기후변화와 더불어 농촌 인구 감소도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젊은 층이 도시로 이주하면서 농지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방치된 토지가 잡목과 가연성 식생으로 뒤덮이면서 화재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생태계·토양 회복력도 한계 직면 지중해 지역의 생태계는 오랜 세월 산불과 공존해왔다. 이베리아토끼처럼 산불 이후 새롭게 형성된 서식지에서 번성하는 종도 있고, 코르크 참나무처럼 재생력이 강한 수종도 있다. 그러나 최근 산불은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면서 산림 재생 주기를 앞질러 생태계 복원력을 위협하고 있다. 런던정경대학(LSE) 환경지리학과 토머스 스미스 부교수는 "기후가 더워지면서 산불이 커지고, 이로 인한 탄소 배출이 다시 기후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완지대학의 스테판 도어 교수는 "산불로 인한 토양 침식과 강우 시 하천 및 저수지의 수질 오염도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대응책은?…화재 예방과 조기 탐지 필요 전문가들은 위험 지역의 초과 식생을 사전에 제거하고, 발화 가능성을 낮추는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또한 인공지능(AI)과 위성을 활용한 조기 탐지, 신속한 화재 진압 시스템 구축이 피해를 줄이는 핵심 방안으로 꼽힌다. 유럽연합은 이번 사태로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 진화 지원 병력을 투입했지만, 연구진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는 한 대형 산불의 위협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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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64)] 스페인·포르투갈 초대형 산불⋯EU 산불 피해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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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토 무기 수출 점유율 6.5%⋯세계 2위 방산 강국 부상
- 한국이 세계 군비 경쟁 심화 속에 나토(NATO) 회원국 대상 무기 수출에서 공동 2위로 부상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인용해 한국이 2020~2024년 나토 회원국 무기 수출에서 점유율 6.5%로 프랑스와 공동 2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위는 64%를 차지한 미국이었다. 한국의 전 세계 무기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2.2%로 확대됐고, 특히 폴란드와 220억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포함해 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신속한 납기와 가격 경쟁력, 민관 협력, 조선업 기반 기술력이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K-방산 약진의 배경…폴란드 대형 계약이 기폭제 한국 방산 수출 확대의 상징적 사례는 폴란드와의 초대형 계약이다. 2022년 체결된 폴란드와의 무기 공급 계약 규모는 현재 총 220억 달러(약 30조6000억 원)에 달한다. 한국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672문, FA-50 경공격기 48대,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 지상과 공중을 아우르는 대규모 패키지를 공급 중이다. 이 계약을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으며, 후속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폴란드 외에도 루마니아에는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K9 자주포, 사우디아라비아에는 32억 달러(약 4조5000억 원) 상당의 천궁-II(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를 공급하며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러시아 공백·유럽 재고 부족…기회 잡은 한국과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군비 증강 움직임은 가속화됐다. 미국의 안보 우산에 대한 의구심, 대만 해협 긴장 고조까지 겹치면서 각국은 전력 증강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와 유럽의 '공백'을 한국과 튀르키예가 효과적으로 메웠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장비 손실이 커 자국 군 전력 재건에 집중하고 있으며, 서방 제재로 핵심 부품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도, 베트남, 이집트 등 과거 러시아 무기 수입국들이 새로운 공급처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업체들도 냉전 종식 후 축소된 생산 능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느라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 이 틈새를 한국과 튀르키예가 채우면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K-방산의 경쟁력…신속한 납기·가격 경쟁력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방산의 강점으로 신속한 납기와 경쟁력 있는 가격, 그리고 긴밀한 민관 협력을 꼽았다. 특히 러시아와 접경한 폴란드처럼 빠른 전력 보강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로 ‘빠른 인도’가 꼽힌다. 여기에 조선업과 중공업에서 축적한 기술력, 첨단 전자·IT 기술을 결합한 높은 완성도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내년 공개할 KF-21 전투기를 언급하며 "F-35 스텔스기와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보여준다"며, "이는 일본이나 이스라엘조차 달성하지 못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성장의 그림자…기술 유출·경쟁 심화 한국 방산업계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서방 기업들의 적극적인 스카우트로 숙련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첨단 기술 접근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력 이탈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러시아가 언제든 방산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는 변수도 부담이다. 여기에 유럽 시장에서는 자국 업체와 일본·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튀르키예, 드론 앞세워 급부상 튀르키예도 TB2 드론의 성공을 발판 삼아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0년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불과했던 무기 수출액은 2024년 70억 달러(약 9조7000억 원)로 뛰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이어 유럽까지 영역을 넓히며 한국과 함께 방산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K-방산, 글로벌 무대 도약 기로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업이 현재의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핵심 기술 내재화와 공급망 안정화, 인력 유출 방지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또한 다양한 무기 체계의 고도화와 더불어 해외 현지 생산 및 공동 개발을 통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군비 경쟁의 격화 속에 '신속성과 기술력'을 무기로 한 한국 방산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지만, 기술 확보와 전략적 외교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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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토 무기 수출 점유율 6.5%⋯세계 2위 방산 강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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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 세계 10대 부호 자산 하루 만에 49조 원 급증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 한마디가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자 주식 시장이 환호하며 들썩였고, 그 결과 세계 최상위 부호 10명의 자산은 단 하루 만에 총 350억 달러(약 49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인물은 세계 최고 부호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테슬라 주가가 장중 5% 급등한 덕에 하루 만에 93억 달러(약 12조 9586억 원)의 자산을 추가, 총 순자산을 4170억 달러(약 581조 원)로 늘렸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역시 각각 44억 달러(약 6조 1318억 원)씩 자산을 불렸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36억 달러(약 5조 원)를 벌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또한 주가 상승으로 각각 32억 달러(약 4조 4590억 원)와 29억 달러(약 4조 원)의 자산 증가를 기록했으며, 최근 인공지능(AI) 유행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자산도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늘었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전 최고경영자(CEO)(5억 1300만 달러),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일가(29억 달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6400만 달러) 등도 자산가치 상승의 단맛을 봤다. 잭슨홀에서 나온 '비둘기'…금리 인하 신호탄 이날 자산가치 급등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서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이 촉발했다. 시장은 그의 발언을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풀이했다. 파월 의장은 안정된 실업률 등 경제 지표를 근거로 연준이 통화 정책을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위험의 균형이 변화함에 따라 정책 기조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좋게 평가하면서도, 관세가 "계속되는 물가 상승 움직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수개월간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맞물린 이러한 발언은, 연준의 독립성과 정치 압력이 충돌하는 단면을 드러냈다. 파월의 발언 직후 뉴욕 증시는 바로 반응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900포인트 이상 치솟으며 일중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5%, 1.7%가량 급등했다. 특히 이번 상승세는 테슬라, 아마존, 알파벳 등 초대형 기술주들이 이끌었다. 지난해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의 때가 왔다"고 발언한 뒤 증시가 올랐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 연출됐다. 반면 2022년에는 그가 매파 기조를 보이자 S&P 500 지수가 3% 넘게 떨어졌다. 시장 환호 뒤에 숨은 위험…불평등과 물가 상승 연준의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대표하는 카드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내리면 은행 사이 거래 금리를 시작으로 자동차, 주택, 학자금 등 각종 대출 금리가 잇달아 낮아져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이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시장의 환호 뒤에는 정책의 위험과 구조의 불평등 심화라는 그림자도 있다. 이번 주가 상승은 세계 최상위 자산가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주며 부의 편중 현상을 가속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완화 정책의 혜택이 주식 등 자산 보유자에게 쏠리면서 사회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파월 의장 스스로 '관세가 물가 상승 위험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한 대목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오히려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잭슨홀 발언은 시장에 단기 유동성 잔치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투자자 처지에서는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주가 금리 인하 국면의 최대 수혜주다. 다만, 앞으로 길게 보면 관세에서 비롯한 물가 상승 재발 가능성과 통화정책의 정치 독립성 문제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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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 세계 10대 부호 자산 하루 만에 49조 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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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3500억달러 통상 합의 확정⋯투자·관세·산업 협력 동맹 강화
- 한국과 미국 양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규모 통상 합의를 공식 확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뒤 포고문 서명식에서 "우리는 협상을 끝냈다"며 지난달 타결된 한미 무역 합의의 이행을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약간의 이견이 있었지만 합의한 내용을 지킬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한국이 체결한 무역 합의 중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고, 미국은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매우 훌륭한 한국 대표"라고 평가하며 협력 강화를 환영했다. 양 정상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계기 행사에서 조선, 원자력, 항공, 에너지, 핵심 광물 분야에서 총 11건의 계약 및 업무협약(MOU)이 체결됐음을 확인했다. HD현대와 한국수력원자력, 삼성중공업, 대한항공, 고려아연 등 한국 기업들은 미국 조선업 재건, 차세대 원전 프로젝트, 대규모 항공기 도입, 에너지 협력 확대 등 다방면에서 미국 기업과 손을 맞잡았다. [미니해설] 한미 무역 합의 확정…투자·관세·산업 협력 삼각축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우리는 협상을 끝냈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국은 합의에 약간의 이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동의한 내용을 지킬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한국이 체결한 합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한국, 합의 이행할 것"…역대 최대 규모 지난달 30일 원칙적으로 타결된 합의에 따라 한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다. 이에 미국은 한국에 적용하던 25% 상호관세율을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매우 좋은 한국 대표"라며 "이 합의가 양국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11건의 MOU 체결 정상회담과 연계해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 기업 간 총 11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임석한 가운데 조선, 원자력, 항공,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광물 등 전략 산업 협력이 본격화됐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 한국산업은행, 서버러스 캐피탈이 미국 조선업과 해양 물류 인프라, 첨단 해양 기술 개발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은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 조선소 현대화, 공동 건조 프로젝트 협력에 나선다. 원자력 부문에서는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엑스에너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운영·공급망 협력에 합의했다. 특히 미국 텍사스주에서 진행되는 'AI 캠퍼스 프로젝트'에는 두산에너빌리티, 한수원, 삼성물산 등이 참여해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 공급, 건설 협력을 이어간다. 항공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이 보잉으로부터 103대의 차세대 항공기를 신규 도입(362억 달러)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 엔진 구매·정비 계약(137억 달러)을 체결했다. 이는 대한항공 창립 이래 최대 규모 단일 계약으로 기록됐다. 에너지와 광물 분야에서도 굵직한 협약이 잇따랐다. 한국가스공사는 글로벌 기업 트라피구라와 연 330만 톤 규모의 LNG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에 나섰다. HD현대 "미국 조선업 재건 신호탄" 특히 HD현대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미국 조선업의 현대화와 첨단화를 지원해 양국이 글로벌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서버러스 캐피탈과 산업은행이 함께하는 이 투자 프로그램은 조선소 인수·현대화, 기자재 공급망 강화, 자율운항·AI 기술 개발을 포함한다. 이는 한국이 제시한 '마스가(MASGA·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원전·에너지 협력 확대…AI 전력 수요 대응 미국 내 전력 수요 급증 속에 원자력 협력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특히 페르미 아메리카가 추진하는 텍사스 'AI 캠퍼스 프로젝트'는 총 11GW 규모의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초대형 사업이다.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이 참여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원전 건설 경험과 기자재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 내 차세대 에너지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한수원은 또 미국 우라늄 농축업체 센트러스와 협력해 농축우라늄 공급망 확보에도 나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원전 운영에 필요한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경제안보 동맹 강화 이번 정상회담과 연계한 일련의 합의와 MOU는 한미 동맹의 경제안보 축 강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대규모 투자와 에너지 구매를 통해 관세 인하를 확보했고, 미국은 전략산업 협력에서 한국 기업의 적극 참여를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라 표현한 이번 합의는 단순한 무역 거래를 넘어 제조업, 에너지, 원전, 첨단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파트너십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양국이 동맹 관계를 산업·기술·공급망 협력으로 확장하면서 글로벌 경제 질서에도 중대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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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3500억달러 통상 합의 확정⋯투자·관세·산업 협력 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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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중국과 최대 500대 여객기 판매 협상 마무리 단계
-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Boeing)이 중국에 최대 500대의 여객기를 판매하는 계약이 성사 직전 단계에 진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이후 이어진 판매 공백을 해소할 기회로 평가된다. 협상은 보잉 737 맥스 시리즈 중심으로 진행 중이며, 인도 일정과 기종, 수량 등 세부 조건 조율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트럼프 1기 시절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 갈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최종 타결 여부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미니해설] 보잉, 중국과 항공기 500대 매머드급 계약 임박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중국과 최대 500대의 여객기 판매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양측이 기종, 인도 일정, 수량 등 복잡한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며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발표한 300대 구매 이후 사실상 끊겼던 보잉의 대중국 판매 공백이 8년 만에 해소된다. 협상 막판 변수는 미중 무역 갈등 보잉과 중국의 이 초대형 거래는 단순한 상업 계약을 넘어 미중 무역 관계의 핵심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년째 이어져 온 논의가 성사되느냐는 결국 양국 간 무역 갈등 완화 여부에 달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본격화된 관세 전쟁 이후 양국의 항공기 거래는 사실상 중단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항공기 구매는 무역 불균형 협상의 주요 카드로 활용되고 있어, 이번 계약이 정치·외교적 의미를 동시에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737 맥스 중심 협상…중국, 인도 일정 확보에 주력 이번 협상은 보잉의 주력 기종인 소형 여객기 737 맥스 시리즈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최근 자국 항공사들에 필요한 기종과 수량을 조사해 보잉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는 이미 2030년대 초반까지 인도 일정이 꽉 찬 상황이어서,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조기 인도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버스에 밀린 보잉, 시장 탈환 기회 중국 상업용 항공기 시장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향후 20년간 상업용 항공기 수요가 9755대에 이를 것으로 보잉은 전망한다. 그러나 2019년 737 맥스 기종의 연이은 추락 사고로 중국 당국이 운항을 중단한 이후, 중국 시장은 사실상 에어버스가 장악했다. 이 때문에 보잉으로서는 이번 협상을 통해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에어버스와의 경쟁 구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에어버스와도 최대 500대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아직 공식 발표는 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중국이 양대 항공기 제조사와의 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2030년대까지 생산 일정이 촘촘히 짜여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원하는 인도 일정과 가격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 되고 있다. 중국 시장서 실적반등 전망 이번 거래가 최종 타결될 경우, 보잉은 2017년 이후 이어진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며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동시에 미중 무역 협상에서도 항공기 거래가 상징적인 합의 카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무역 마찰이 재점화되거나 정치적 변수로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자체 항공기 제조사인 코맥(COMAC)의 생산 능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급증하는 항공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보잉과 에어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 결과가 양국 항공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기 공급망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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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중국과 최대 500대 여객기 판매 협상 마무리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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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 AI서버생산 위해 폭스콘과 미국서 손잡는다
- 대만 위탁생산제조업체(OEM) 폭스콘(鴻海·홍하이 정밀공업)이 소프트뱅크그룹과 손잡고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인공지능(AI) 서버 장비를 생산한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이 추진하는 5000억 달러(약 694조 원)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류영웨이(劉揚偉) 폭스콘 회장은 18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와 폭스콘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AI 데이터센터 장비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폭스콘이 운영하던 미국 오하이오주 로드스타운의 전기차 공장을 인수해 이를 AI 서버 생산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서 폭스콘이 이 공장과 부지를 3억7500만달러에 매각했다고 발표한 뒤 매수자는 드러나지 않았는데 소프트뱅크가 그 주인공으로 확인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투자를 "스타게이트 합작 투자의 첫 번째 제조 현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타게이트는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이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다. 이곳에 들어갈 막대한 양의 장비를 생산할 기지로 오하이오주 로드스타운을 낙점한 것이다. 폭스콘 측은 이번 오하이오주 공장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발표된 직후부터 사실상 양사가 이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드스타운 부지는 약 58만8000㎡(제곱미터) 부지로 현재 폭스콘이 휴스턴에서 운영 중인 공장보다 6배 이상 넓다. 전기차 생산시설로 운영돼온 만큼 풍부한 전력 용량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웨이 회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최우선 순위는 전력, 부지, 그리고 타이밍"이라면서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오하이오가 매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폰 위탁생산업체로 알려진 폭스콘은 최근 데이터센터 제조기업으로 급격하게 탈바꿈하고 있다. 폭스콘은 지난 14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클라우드 네트워킹 부문 매출이 41%, 아이폰 등 스마트 소비자 제품 매출이 35%라고 밝혔다. 처음으로 클라우드 네트워킹 부문 매출이 전자기기 매출을 넘어섰다. 또 오는 3분기 AI 서버 매출은 전년 대비 17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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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 AI서버생산 위해 폭스콘과 미국서 손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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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3조원 파운드리 수주⋯AI반도체로 부진 탈출 신호
- 삼성전자가 23조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부진에 빠졌던 파운드리 사업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28일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총 22조7,648억 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4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삼성전자 총매출의 7.6%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이다. 계약 상대는 비공개지만 업계에선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주는 미국 테일러 공장의 양산 가동과 파운드리 첨단 공정 수율 개선이 맞물린 성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삼성전자, 23조 원 파운드리 대형 수주…첨단 공정 수율 개선에 부진 탈출 신호 삼성전자가 약 23조 원 규모의 초대형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년간 이어진 사업 부진을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수주는 단일 고객과의 계약으로는 반도체 부문 역대 최대급 규모로, 향후 테일러 공장 가동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흐름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22조 7648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4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 총 8년 이상으로, 장기 공급 안정성이 확보된 대형 프로젝트다. 이는 작년 삼성전자 전체 매출(300조 8709억 원)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계약 상대를 경영상 보안 사유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수주에 따라 삼성은 해당 고객사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양산하게 되며, 생산은 내년 본격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계약은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 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방증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3나노 이하 공정 수율이 과거에 비해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국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대형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생산 능력을 확보한 점이 수주 성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파운드리 부문에서 수조 원대 분기 손실을 지속하며 실적에 부담을 안겨왔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 4조 6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실질 영업이익은 1조 원 미만일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지속적인 적자가 지목되어 왔다. 이러한 가운데 체결된 이번 대규모 장기 계약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터닝포인트'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AI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파운드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TSMC가 시장점유율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은 중장기적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신호다. 삼성전자는 기존 평택 캠퍼스와 미국 테일러 공장을 축으로 차세대 파운드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테일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본격 양산을 목표로 1세대 4나노급 공정을 도입하며, 향후 2세대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 적용도 예고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테일러 공장은 실제 대규모 고객 수주를 기반으로 조기 안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실적 반등과 첨단 공정 경쟁력 회복 여부는 이 계약의 수행 능력과 함께, 공정 수율 안정화, 고객 신뢰 회복, 기술 로드맵 이행 등과 밀접하게 연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GAA 공정에서의 안정성과 전력 효율성 확보는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의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의 공급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글로벌 고객 다변화와 수익성 회복에 얼마나 빠르게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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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3조원 파운드리 수주⋯AI반도체로 부진 탈출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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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8)] 니켈-텅스텐 신합금 'Ni₄W', 차세대 전자기기 성능 대폭 개선 기대
-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진이 스마트폰, 노트북, 데이터센터 등 전자기기의 에너지 효율과 정보 처리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신소재 합금 'Ni₄W'를 개발했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테크데일리에 따르면 이번에 개ㅈ발된 Ni₄W는 니켈(Ni)과 텅스텐(W)으로 구성된 비정질 저대칭 구조의 합금으로, 기존 메모리 장치에서 자성 전환에 요구되던 외부 자기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성 상태를 바꿀 수 있는 '필드프리(field-free) 스위칭'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전자기기의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기반 메모리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s)' 5월호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 완료된 상태다. 연구를 주도한 미네소타대학교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의 지앤핑 왕(Jian-Ping Wang) 교수는 "Ni₄W는 데이터 기록에 필요한 전력을 낮춰, 전체 전자기기의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스마트폰부터 초대형 데이터센터까지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합금은 복수 방향의 스핀 전류를 생성할 수 있어 기존 자성 소재에 비해 높은 수준의 스핀-궤도 토크(Spin-Orbit Torque, SOT) 효율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고속 동작과 저전력 소모를 동시에 요구하는 차세대 논리 소자와 메모리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왕 교수 연구팀의 박사과정 연구원인 양이페이(Yifei Yang)는 "Ni₄W는 단독으로 또는 텅스텐과의 적층 구조에서 높은 다방향 SOT 효율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고속 스핀트로닉스 소자 개발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이론적 예측과 실험적 관측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 연구에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승준(Seungjun Lee) 박사는 "계산 결과가 실험과 일치해 Ni₄W의 물리적 특성과 가능성을 확증했다"고 말했다. Ni₄W는 희귀 금속이 아닌 범용적인 원소로 구성돼 있어 상용 반도체 제조 공정에 쉽게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고비용·고난이도 공정이 필요한 기존 자성 소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 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가 후원하고, 반도체연구공사(SRC)의 nCORE 프로그램 산하 첨단 스핀 기반 정보 기술 센터(SMART)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미네소타대학교 전자공학부, 화학공학·재료과학과, 나노센터 등이 참여했으며, 국내외 20여 명의 학제 간 연구진이 협업했다. 향후 연구진은 이 합금을 나노스케일 디바이스 수준으로 집적하고, 실제 동작 환경에서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Ni₄W 기반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 전자기기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차세대 IT 인프라의 전력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Ni₄W가 향후 스핀트로닉스 메모리 상용화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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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8)] 니켈-텅스텐 신합금 'Ni₄W', 차세대 전자기기 성능 대폭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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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8)] 태양 질량 225배 초대형 블랙홀 병합 포착⋯기존 우주 진화 모델에 도전장
- 미국 LIGO(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 연구진이 사상 최대 규모의 블랙홀 병합(merger)을 포착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관측은 블랙홀 형성과 진화에 대한 기존 천체물리학 이론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과학 기술전문매채 기즈모도에 따르면 이번에 관측된 중력파는 'GW231123'으로 명명됐으며, 2023년 11월 23일 처음 포착됐다. 해당 신호는 태양 질량의 각각 137배와 103배에 달하는 두 거대 블랙홀이 충돌하며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두 개의 거대한 블랙홀은 지구 자전 속도의 40만 배로 회전하며 더욱 거대한 블랙홀을 형성했다. 이번에 병합 결과로 생성된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225배에 달하는 초대형 천체로, 이는 중력파 관측 이래 가장 거대한 블랙홀 탄생이다. 이러한 합병의 이전 기록을 보유한 'GW190521'은 태양 질량의 약 140배로 추정된다.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는 2015년 최초로 중력파 존재를 입증한 이래, 이탈리아의 비르고(Virgo), 일본의 KAGRA와 함께 약 300건에 달하는 블랙홀 병합과 중성자별 충돌 신호를 감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병합은 질량뿐 아니라 그 기원이 명확하지 않아 과학자들 사이에서 '금지된 병합'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카디프대학교의 물리학자이자 LIGO 소속 연구자인 마크 해넘(Mark Hannam) 교수는 "이번 충돌은 기존 항성 진화 모델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전에 병합된 작은 블랙홀들이 모여 현재의 블랙홀 쌍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질량이 큰 쌍성계는 지금까지 관측된 바 없었으며, 블랙홀 형성 이론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합 당시 두 블랙홀은 지구 자전 속도의 약 40만 배로 회전하고 있었으며, LIGO는 단 0.1초간 지속된 중력파 신호를 포착해 분석에 성공했다. 블랙홀 병합 과정은 통상 중력적으로 불안정해 신호가 검출되기 어려운 데 반해, 이번 사례는 병합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해 지구에까지 도달했다. 영국 포츠머스대학교의 찰리 호이(Charlie Hoy) 박사는 "이번 병합으로 생성된 블랙홀은 일반상대성이론이 허용하는 회전 속도 한계에 근접할 만큼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호 해석이 더욱 복잡하고 이론적으로도 극한 상황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발견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7월 14일 개막하는 '일반상대성이론 및 중력파 국제학술대회(GR24-Amaldi)'에서 정식 발표되며, 이후 관측 데이터는 전 세계 연구진에게 공개돼 후속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버밍엄대학교의 그레고리오 카룰로(Gregorio Carullo) 박사는 "GW231123 신호는 향후 수년에 걸쳐 정밀 해석이 이뤄져야 할 만큼 복잡하다"며 "보다 정교한 이론 모델이 등장해야 그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력파는 빛과 달리 우주의 어두운 영역을 '관측'할 수 있는 희귀한 수단으로, 블랙홀과 같은 극한 천체는 물론, 고대 별의 진화, 암흑물질 탐색 등에서도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블랙홀의 질량과 회전 속도에 대한 기존 관측 한계를 뛰어넘는 이번 발견은, 우주의 극단적 현상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다시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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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8)] 태양 질량 225배 초대형 블랙홀 병합 포착⋯기존 우주 진화 모델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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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선업 재건 총력⋯이마바리-JMU 합병에 1조엔 기금까지
- 일본이 조선업 재건에 본격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일본이 인수·합병(M&A)과 1조엔(약 9조4000억 원) 규모 기금 조성 등 수십 년 만의 최대 조선업 부흥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은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를 자회사로 편입해 세계 4위 조선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집권 자민당은 국가 주도 조선소 설립과 시설 현대화 기금 조성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 조선업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 [미니해설] 日, 수십 년 만에 조선업 재건 나선다…미국과 공조해 中 견제 중국과 한국이 주도해온 글로벌 조선업 시장에서 일본이 다시 힘을 모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조선업 재건과 중국 견제에 나선 가운데, 일본도 수십 년 만에 가장 적극적인 조선산업 부흥책을 꺼내들었다. 1조엔 기금·M&A로 '잃어버린 점유율' 회복 노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정부와 업계가 인수·합병(M&A)과 1조엔(약 9조4000억 원) 규모의 민관 기금 조성 등을 통해 조선업 재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조선업 쇠퇴를 겪은 일본으로서는 가장 야심 찬 전략이다.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은 지난달 26일, 2위 업체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지분을 기존 30%에서 60%로 확대하며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양사의 결합으로 세계 4위 규모의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마바리조선 측은 "일본의 조선업 점유율이 한국과 중국에 크게 밀렸다"며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일본 조선업의 미래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주도 '조선업 르네상스' 구상 집권 자민당 산하 특별위원회도 일본 정부에 과감한 전략을 제시했다. 핵심은 ▲1조엔 규모의 민관 공동 기금 조성 ▲조선업 시설 현대화 ▲'국가 조선소' 건설 후 민간에 임대 등의 방안이다. 특위는 보고서에서 "대응하지 않으면 일본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조선업을 잃게 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산업 쇠퇴를 넘어, 물류·경제·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中 독주에 위기의식 고조…日·美 공조로 맞대응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조선업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수주 기준 시장 점유율은 한국 37.4%, 중국 32.3%, 일본 19.0%였지만, 2023년에는 중국이 70.0%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5.1%, 일본은 6.8%로 주저앉았다. 선박 인도량 기준 점유율도 일본은 2018년 24.0%에서 2023년 11.8%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37.6%에서 53.3%로 과반을 넘어섰다. FT는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조선업 공동 재건을 위한 기금 조성을 제안했으며, 미 측도 이를 지지했다고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조업 견제 전략'과도 맞물리는 움직임이다. 日, '보조금 없는' 시장 접근 고수…한계도 분명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다케이 도모히사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지만, 일본은 보조금에 신중하고 시장 자율에 기반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이 조선소에 대한 보조금을 지속하는 한 일본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면서도 "국제사회도 일본의 정책 변화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2030년 목표 '점유율 20%·저탄소 선박 선도' 일본 조선업계도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달 일본조선업협회 회장에 취임한 히가키 유키토 이마바리조선 회장은 "2030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20%로 회복하고, 차세대 저탄소 선박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전략과도 연계되며, 향후 기술 주도권 확보의 핵심 분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中, 초대형 조선 그룹 탄생 임박 한편 중국도 조선업의 글로벌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국영 중국선박그룹유한공사(CSSC) 산하 핵심 자회사 두 곳의 합병안이 당국 승인을 통과하며 '조선업 공룡'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의 부흥 전략과 중국의 몸집 불리기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글로벌 조선산업은 한국·중국·일본 3국 간 점유율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업계 역시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재정비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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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선업 재건 총력⋯이마바리-JMU 합병에 1조엔 기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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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뒷마당' 중남미 31개 항만, 中 자본에 장악⋯안보 비상등
-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핵심 항만 31곳을 중국 기업이 건설하거나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나 미국의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와 중국 국유기업인 차이나 머천트 포트, 코스코 쉬핑 등이 항만 기반 시설 투자를 이끌고 있다.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해당 지역 중요 기반 시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고했다. CSIS가 지목한 항만 수는 기존에 미국 연구자들이 파악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많다.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입수한 CSIS 보고서를 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년간 중남미의 전력, 광산, 통신망뿐 아니라 항만까지 공격적으로 인수해왔다. 이들은 건설, 운영, 지분 투자, 장비 공급 등 여러 방식으로 중남미 항만에 진출해 있다. 파나마 운하·전략 항만 속속 장악 특히 코스코 쉬핑은 페루의 초대형 심해항인 찬카이항의 지분 투자와 운영을 맡았고, CK 허치슨 홀딩스는 파나마 운하의 양쪽 관문인 발보아항과 크리스토발항을 포함해 멕시코의 주요 항만까지 운영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파나마 운하 양쪽 항구를 중국 기업이 통제하는 상황을 안보 위협으로 지목했다. 이에 해당 항만을 운영하던 CK 허치슨은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에 사업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킹스턴항 가장 위험'…경제 타격 우려도 CSIS는 파나마 운하보다 자메이카와 멕시코의 항만이 미국 안보에 더욱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이들 항만이 미군과 무역 활동에 미칠 영향, 중국의 정보 수집 가능성, 위기 시 전략적 취약성 등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 보고서 주 저자인 헨리 지머는 "서반구에서 가장 위험한 항만은 자메이카의 킹스턴항"이라며 "취급 무역량이 막대한 데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미국의 동맹국에 있고, 중국 국영기업인 차이나 머천트 포트 홀딩스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CK 허치슨이 운영하는 멕시코의 만사니요(태평양 연안)와 베라크루스(멕시코만 연안) 항만 역시 안보상 위험이 큰 곳으로 꼽혔다. 지머는 "만사니요항이 마비된다면 미국 경제는 하루 1억 3400만 달러(약 1829억 1000만 원)의 손실을 보고, 베라크루스항은 그 피해액이 6300만 달러(약 859억 9500만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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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뒷마당' 중남미 31개 항만, 中 자본에 장악⋯안보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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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감세법안 미국상원 극적 통과⋯주중 하원 의결이후 대통령 서명 예정
- 감세와 불법이민 차단 강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주요 국정 의제가 반영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utiful Bill·OBBB)'이 1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법안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하원 재통과와 대통령 서명 절차까지 마치고 발효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OBBB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50표, 반대 50표로 동수를 이뤘다. 이에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JD 밴스 부통령이 찬성표를 던지는 '타이 브레이커'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법안은 가결 처리됐다. 미 상원은 전체 100석으로 이 가운데 여당인 공화당은 53석이며 민주당과 친민주당 무소속 의원이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 측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으며 공화당 내에서는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토머스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랜드 폴(켄터키), 수전 콜린스(메인) 등 3명의 상원의원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해당 법안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7년 시행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개인 소득세율과 법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 및 자녀세액 공제 확대 등 각종 감세 조치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공약했던 팁과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면세, 신생아 대상 1000달러 예금 계좌, 고령자 공제 신설 등의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예산과 관련해서는 불법이민 차단을 위한 국경 예산을 확대하는 내용과 함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구입 세액공제 종료 등을 대폭 삭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의 주요 미국 대내 정책을 총망라한 OBBB법안의 통과를 촉구해왔다. 이에 앞서 하원의 문턱에 막혀있을 당시 직접 하원을 찾아 반대 의원들을 압박하는 등 통과를 추진했다. 상원으로 넘어온 이후에도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 통과 여부가 불투명했다. 지난달 29일 공식 토론 절차가 시작되자 민주당이 940쪽에 달하는 초대형 법안 전체를 낭독하는 축조심사를 요구하면서 이 절차에만 16시간이 걸렸다. 축조심사에 이어 각 당에 10시간씩 보장되는 공식 토론이 이튿날인 30일 새벽까지 이어졌고 최종 표결 전 마지막 절차인 '보트 어 라마'에 27시간이 소요됐다. '표결 마라톤'으로 불리는 이 절차는 상원 의원들이 무제한으로 수정안을 제시하고 수정안마다 표결하는 과정으로 이날 45건의 수정안 표결이 이뤄지면서 2008년 예산안 처리 당시 44차례 표결 기록을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 명의 공화당 의원 만이 이탈해 법안이 통과됐다는 점은 트럼프가 여전히 공화당 내에서 강력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여러 개의 개별 법안이 아닌 하나의 '초대형 법안'을 통해 정책을 밀어붙이는 전략도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하원을 통과해 올라왔던 이 법안은 상원에서 일부 조항이 수정되면서 다시 하원을 통과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원은 2일 표결을 예고하고 있으며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통과 의지를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그렇지 않을 경우와 비교해 10년 동안 연방 재정적자를 3조3000억 달러 추가로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미 의회예산국(CBO)는 이 법안에 따라 1180만명의 미국인이 의료 보장제도(메디케이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반발과 시장의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하원은 오는 2일 법안에 대한 토론과 표결을 진행한다. 하원을 다시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률로 확정돼 공포,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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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감세법안 미국상원 극적 통과⋯주중 하원 의결이후 대통령 서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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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CATL과 60억 달러 EV 배터리 프로젝트 착수⋯니켈 강국의 도전
-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닝더스다이)과 함께 약 60억 달러(약 8조2000억 원) 규모의 통합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26일(현지시간) 안타라통신에 따르면,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오는 29일 북말루쿠 할마헤라에서 열리는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산 채굴부터 제련,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까지 배터리 밸류체인을 통합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인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니켈 강국' 인도네시아, CATL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거점 도약 노린다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세계 1위 기업인 중국 CATL과 손잡고 총 60억 달러(약 8조2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통합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이라는 자원을 토대로, 글로벌 배터리 생산 기지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29일 북말루쿠주 동부 할마헤라에서 통합 배터리 프로젝트의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사업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광산 채굴, 제련, 고압산 침출(HPAL),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까지 배터리 소재 생산 전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 통합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스케일과 통합 수준을 갖췄다"며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생산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기술 자립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0년부터 추진해온 '배터리 그랜드 패키지'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배터리 수요 급증을 기회로 삼아, 니켈 채굴부터 정련·가공,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 배터리셀 조립에 이르는 전주기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해왔다. 이 구상의 파트너로는 당시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선택됐으며, 양사는 각각 MOU를 체결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CATL은 이번 기획에 따라 니켈 채굴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며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 CATL은 이와 별도로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공동으로 약 12억 달러(약 1조 6300억 원)를 들여 배터리셀 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한 컨소시엄은 인프라 부족,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일명 '전기차 캐즘-일시적인 수요 정체'), 지분 구조 문제 등으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프로젝트에서 이탈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을 대신해 같은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화유(Huayou)가 향후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ATL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자원 수출국에서 벗어나 배터리 제조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도모하는 데 핵심 발판이 될 전망이다.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등 차세대 성장동력의 중심축으로,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경제 체질 개선과 산업 다각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약 22%,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배터리 핵심 원료 확보 측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여러 글로벌 기업이 현지 진출을 타진 중이며, CATL의 본격 투자로 관련 생태계 조성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CATL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으로, 현대차, 테슬라, BMW,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는 CATL의 글로벌 생산기지 다변화 전략과도 맞물리는 행보로, 특히 미·중 기술 경쟁 구도 속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원재료 접근성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는 단순히 CATL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넘어, 동남아 전체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과 국제 공급망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중국, 한국, 일본 등 주요 배터리 강국 사이에서 어떤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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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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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CATL과 60억 달러 EV 배터리 프로젝트 착수⋯니켈 강국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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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지하 91m '포르도 요새'⋯美 B-2·벙커버스터로도 파괴 힘든 까닭
-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전체가 숨을 죽이고 있다. 특히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인 포르도(Fordo) 핵 시설은 두꺼운 암반과 콘크리트로 지하 90~300피트(약 27~91미터) 깊이에 건설된, 세계에서 가장 견고하게 방호된 인프라 중 하나로, 일반적인 폭탄이나 미사일로는 파괴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직접 타격을 포함한 모든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난 6월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역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하 요새 뚫을 유일한 창, '벙커버스터' 이란 핵 프로그램 파괴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북서부에 위치한 포르도 농축 시설이다. 산 내부에 건설되고 여러 겹의 콘크리트로 보강되어 사실상 외부 공격에 대한 완벽한 방호력을 갖췄다. 이 견고한 요새를 파괴할 유일한 수단으로 'GBU-57 MOP(초대형 관통탄)'가 꼽힌다. 무게 3만 파운드(약 13.6톤), 길이 6.6m에 달하는 이 '벙커버스터'는 두꺼운 강철 외피와 2.7톤의 고성능 폭약을 내장, 지하 60~200피트까지 암반과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이 폭탄을 운반 및 투하할 수 있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역시 미국만이 보유한 독점적 전략 자산이다. B-2는 스텔스 성능으로 적의 방공망을 회피하며 한 번에 두 발의 GBU-57을 탑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분쟁에서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간절히 원하는 배경이다. '일격필살'은 환상…첩첩산중의 군사적 난제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MOP를 동원하더라도 포르도 시설의 완벽한 파괴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미 국방대학교 부설 근동·남아시아 전략연구소의 데이비드 데 로슈 교수는 "두 발의 관통탄을 정확히 같은 지점에 명중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여러 차례의 폭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발이 먼저 지표를 뚫으면 다음 탄이 그 구멍을 따라 더 깊이 파고들어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버로잉(burrowing)' 기법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그는 "설사 폭격에 성공하더라도 시설 내부의 파괴 정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 로슈 교수는 이스라엘이 제공권을 장악한 뒤 특수부대를 투입해 시설 출입문을 폭파하고 내부로 진입, 확보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한 뒤 내부에서 폭파시키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격 감행 시 전면전 비화…걷잡을 수 없는 파장 미국의 직접 공격은 더 큰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 이란은 자국 본토가 공격받을 경우 중동 내 미군 기지와 대사관 등을 즉각 보복 타격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위험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수석 분석가는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추가 공격을 명령할 수밖에 없다"며 "단일 작전이 아닌 장기적인 공중전, 나아가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이 보복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물론 GBU-57과 같은 강력한 무기의 사용은 이란에 심대한 심리적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군사적 해법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는 순간 외교의 문은 닫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도를 파괴할 수는 있겠지만, 이란이 이미 습득한 핵 관련 지식까지 폭격으로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공격이 오히려 이란의 핵무장 의지를 자극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나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 거부 같은 극단적 대응을 촉발할 수도 있다. 백악관이 앞으로 며칠 안에 내릴 결정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향방을 넘어, 중동 전체의 평화와 이슬람 공화국 정권의 명운까지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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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지하 91m '포르도 요새'⋯美 B-2·벙커버스터로도 파괴 힘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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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개인정보 유출 사태⋯금감원 "국내 신용정보 유출 확인 안 돼"
- 중국에서 최근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40억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국내 개인신용정보 포함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13일 밝혔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관련 카드 부정사용 피해 신고나 이상거래 민원도 접수되지 않았다"며 "사실 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은 "이번 사안을 빌미로 소비자 불안심리를 노린 스미싱 사기 가능성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최근 해외 직구 및 온라인 쇼핑 이용 증가에 따라 해외 신용카드 정보가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선제적 경각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알리페이 개인정보 유출 확인', '해외 결제 완료' 등의 문구로 위장된 스미싱 문자에 포함된 URL을 누를 경우, 스마트폰에 악성 앱이 설치되거나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일부 외신과 국내 언론은 중국 내에서 알리페이와 위챗 등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것으로 추정되는 40억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는 물론 신용카드 번호 등 금융정보도 포함돼 악용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이버뉴스에 따르면 631기가바이트에 달하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비밀번호 없이 방치돼 무려 40억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번 데이터 유출 사고에는 금융 데이터, 위챗(wechat) 및 알리페이(Alipay)의 세부 정보가 담긴 수십억개의 문서가 포함되어 있었다. 사이버뉴스 연구팀은 이 초대형 데이터 유출 사고로 수억 명의 사용자, 특히 중국 사용자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16개의 데이터 컬렉션을 확인했으며, 8억500만개가 넘는 기록을 보유한 가장 큰 컬렉션은 '위챗아이디-데이터베이스(wechatid-db)'로 명명됐으며, 이는 텐센트가 소유한 슈퍼앱 위챗에서 나온 데이터를 가리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큰 컬렉션인 '어드레스-데이터베이스(address-db)에는 지리적 식ㅈ별지가 포함된 거주 데이터가 포함된 7억 8000만 개 이상의 기록이 있었다. 세 번째로 큰 컬렉션인 뱅크(은행, bank)에는 결제 카드 번호, 생년월일, 이름, 전화번호를 포함한 6억3000만개 이상의 금융 데이터가 있었다. 힌편, 금감원은 주요 카드사에 관련 보도 내용을 공유하고, 부정사용 의심 민원 여부를 지속 점검 중이다. 아울러 각 카드사에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한 거래 모니터링 강화를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피해 발생 가능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관련 정황이 실시간으로 바뀔 수 있는 만큼 각종 의심 문자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모르는 번호로 온 문자 속 URL은 절대 클릭하지 말고, 카드 사용내역도 주기적으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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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개인정보 유출 사태⋯금감원 "국내 신용정보 유출 확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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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축구장 10곳 중 8곳은 LG 것"⋯첨단 스크린·솔루션으로 '몰입형 직관' 구현
- LG전자가 스페인 프로축구 1·2부 리그 경기장의 80%에 자사의 디지털 솔루션을 공급하며, 스포츠 산업 내 기술 기반 수익 모델 확대와 현장 경험 고도화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콘스트로나리오(cinstrunario)는 LG스페인의 이러한 움직임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통합 콘텐츠 플랫폼, 공조 시스템 등을 통해 클럽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팬과의 접점을 넓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달 6일 스페인과 프랑스 대표팀이 겨루는 A매치 '축구의 날'을 앞두고 LG는 스페인 전역의 주요 경기장 디지털화에 기여하며 혁신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유럽 유수의 클럽들이 이미 LG의 기술을 도입했고, 현장 경험의 질적 향상과 스폰서십 효과 제고, 팬과의 인터랙션 강화를 목표로 솔루션을 확대 적용 중이다. LG 스페인의 특수 운영 및 파트너십·기관 관계 책임자인 루이스 게라(Luis Guerra)는 "축구가 지닌 열정과 감동을 팬들이 집과 경기장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몰입형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LG의 목표"라며 "LED 스크린, 콘텐츠 플랫폼, 공조 설비까지 경기장별 특성에 맞춘 스마트한 솔루션으로 전 세계의 스포츠 시설을 디지털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 '리야드 메트로폴리타노'다. 이곳에는 2000㎡ 이상의 초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으며, 팬들은 곧 400m 길이의 '360도 스카이 리본'에서 전례 없는 시각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홈구장 '레알 아레나(Reale Arena, Real Sociedad)' 역시 LG의 첨단 기술로 새 단장을 마쳤다. 경기장에는 800개 이상의 디스플레이와 비디오 스코어보드, 리본보드, 선수 전용 공간이 갖춰져 있으며, 클럽은 훈련장과 숙소의 가전제품 및 디스플레이까지 LG 제품으로 교체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는 스포르팅 히혼(Sporting de Gojo′n), 엘체(Elche) 등 2부 리그 구단을 포함해 농구 경기장, 라파 나달 아카데미, 전국 주요 체육관 등 30여 개의 스포츠 시설에 디지털 사이니지 및 관련 기술을 공급해왔다. 이들 시설에는 LED 스코어보드, 메인 화면, 서라운드 보드 등 다양한 구성의 장비가 적용됐다. LG의 영향력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입구와 내부에 LG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적용돼 세계 각국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치 뱅크 파크'에는 필드 중앙에 대형 큐브형 LED가 설치돼 경기장의 중심을 장식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헤의 '얀 브레이델 스타디움'에서는 LG 스크린을 통해 생방송, 인터뷰, 팬 토크쇼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LG는 이처럼 기술로 스포츠의 감동을 확장하는 '스크린 경기장'을 통해 '인생은 좋다(Life's Good)'라는 브랜드 철학을 실현하고 있다. 팬과 구단, 스폰서를 잇는 이 기술 기반 생태계는 전 세계 스포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LG의 전략적 행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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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축구장 10곳 중 8곳은 LG 것"⋯첨단 스크린·솔루션으로 '몰입형 직관'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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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한국, 체코 원전 수주 '쾌거'⋯프랑스 밀어내고 세계 시장 강자로 부상
- 체코 공화국이 258억 유로(약 40조 2539억 원)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KHNP)을 공식 선정하면서, 프랑스 원전 대표기업 EDF는 유럽 핵심 시장에서 중대한 계약을 사실상 잃었다고 제이슨 디건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프랑스 원전 산업에 큰 타격일 뿐 아니라, 세계 원전 시장의 판도 변화와 아시아 기업 부상을 상징한다. EDF가 유럽 안에서 원자력 영향력을 넓히려던 기존 계획은 중대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또 오랫동안 서방 기업들이 지배해 온 시장에 아시아 국가들이 진출하며 세계 원자력 구도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EDF는 지난 4월 24일, 체코 경쟁 당국에 한수원을 사업자로 선정한 데 이의를 제기했으나, 경쟁 당국은 '국가 안보 예외' 조항을 근거로 이를 기각했다. 당시 경쟁 당국은 해당 사업이 특별 안보 예외 조항에 해당해 일반 공공 조달 규칙을 따르지 않아 EDF가 이의를 제기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체코 경쟁 당국 페트르 미슈나 위원장은 '법률상 공식 조달 절차를 벗어나 이루어진 일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EDF는 체코 법원에 소송을 냈고, 지난 5월에는 계약 체결을 잠깐 멈추는 가처분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체코 정부와 한수원, 그리고 체코 국영 전력사 CEZ는 바로 항소하며 사업 지연에 따른 손실을 체코 국민이 떠안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EDF는 입찰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고 외국 보조금이 쓰였다는 의혹 등을 꾸준히 제기했으나, 체코 정부와 CEZ는 한수원의 제안이 가격, 건설 일정 등 모든 면에서 더 나았다고 맞받았다. 특히 체코 총리와 정부는 EDF의 이러한 법적 대응을 '국가 안보와 전략상 이익을 해치는 지나친 법적 다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DF가 과거 제기했던 경제 효율 원칙 위반 우려 등도 당국이 관할권 밖이라고 판단하면서, EDF의 법을 통한 노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수원, '가격·조건·현지화' 앞세워 경쟁 우위 확보 이번 입찰에는 애초 프랑스 EDF(EPR1200), 미국 웨스팅하우스(AP1000), 그리고 한국 한수원(APR1000)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웨스팅하우스는 기술과 가격 경쟁에서 밀려 일찍 탈락했고, 이후 EDF와 한수원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체코 정부는 2024년 7월 한수원의 APR1000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뽑았는데, 한수원의 제안이 가격, 건설 기간, 전반 조건 등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원자로 1기당 약 86억 유로(약 13조 4179억 원)인 이 사업에는 2개 호기를 함께 짓겠다는 한수원의 유리한 제안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수원은 두산스코다파워를 비롯한 체코 기업 약 200곳과 서로 돕기로 약속(MOU)하며, 현지 산업 공급망을 쓰고 인력 고용을 가장 많이 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첫 계약은 2025년 3월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앞서 말한 법 다툼으로 늦춰졌다. 체코 정부는 애초 두코바니 지역에 새 원자로 1기 건설을 생각했으나, 2023년 10월 두코바니와 테멜린 원전 터에 원자로를 더 지어, 모두 4기를 한꺼번에 주문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꿨다. 이렇게 계획을 바꾼 결과, 전체 비용은 약 25% 줄고 총 투자액은 약 258억 유로(약 40조 2539억 원)로 늘어나는 아주 큰 사업이 되었다. 체코 총리 페트르 피알라는 이러한 '4기 한꺼번에 주문' 방식이 나라의 장기 에너지 안보를 튼튼히 하고 돈을 아끼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체코는 전체 전력의 약 3분의 1을 원자력으로 얻고 있으며, 이번 사업은 낡은 원전을 바꾸고 석탄을 쓰지 않는 정책을 해나가는 나라 목표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하다. 체코의 이번 원전 사업은 화석 연료에 기대는 정도를 낮추고 흔들림 없는 깨끗한 에너지 미래를 마련하기 위한 나라의 중요 계획이다. 사업은 2029년 공사를 시작해 2036년 시험 운전을 거쳐 2038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사업자인 한수원은 이러한 깐깐한 기한과 성능 보증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를 어기면 많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이번 결정은 체코 정부가 나라 이익이나 지난 협력 관계보다는 비용을 아끼고 에너지 안보를 가장 먼저 생각한 실리적인 선택이었음을 똑똑히 보여준다. EDF로서는 영국 사이즈웰 C 사업의 좋은 분위기를 자기 회사 EPR 원자로로 이어가려던 유럽 시장 넓히기 계획에 큰 어려움이 생겨 이번 패배가 더욱 뼈아프다. 반면 한수원은 견줘보면 규모가 작고 비용이 적게 드는 APR1000 기종으로 예산을 중요하게 여기는 체코 정부의 요구를 바로 맞췄다고 시장은 평가한다. EDF가 법으로 더 다툴 길은 남아있지만,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세계 원전 시장, 유럽 독주 깨고 아시아 '복병' 부상 이번 수주전 결과는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힘센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보기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유럽과 북미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차츰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원자력 발전소 140기가 돌아가고 있으며, 추가로 30기에서 35기를 더 짓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이 지역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한수원의 체코 사업 수주는 이러한 지역의 움직임 같은 변화를 똑똑히 보여주며, 앞으로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다툼이 한결 거세질 것을 알린다. 이번 원전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프랑스 기업들은 체코 안에서 자동차, 건설, 에너지, 금융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경제적으로 여전히 큰 몫을 하고 있다. 현재 약 550곳에서 900곳에 이르는 프랑스 자회사들은 7만 명 넘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약 180억 유로(약 28조 841억 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PSA(지금의 스텔란티스), EDF(에너지 부문), 베올리아, 빈치 같은 주요 그룹들이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프랑스는 133억 유로(약 20조 7510억 원)를 직접 투자해 체코의 3대 투자 나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원전 사업의 문은 닫혔지만, 유럽 한복판에서 프랑스 산업의 다른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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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한국, 체코 원전 수주 '쾌거'⋯프랑스 밀어내고 세계 시장 강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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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UAE서 280조원 규모 협정⋯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착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중 15일(이하 현지시간) 280조 원(2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을 이끌어냈다. 이 중 핵심은 아부다비에 5기가와트(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미국 외 지역 최대 규모로, 추후 25.7㎢(10제곱마일)에 달하는 AI 캠퍼스로 확장된다. 미국 상무부는 15일 이 협정을 통해 AI 기술 인프라와 반도체 수출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연간 50만 개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UAE에 수출하게 되며, 이와 함께 미국은 중동 내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해설] 트럼프 중동 순방서 'AI 인프라 제국' 구축⋯UAE와 280조원 초대형 경제 협약 체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아랍에미리트 방문 중 2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 협정을 이끌어냈다. 이번 합의에는 AI, 항공, 반도체, 에너지, 금속 등 미국 전략산업 전반이 포함됐다. 그중에서도 아부다비에 건설되는 5기가와트(GW) 용량의 초대형 AI 데이터 센터 단지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아부다비에 세계 최대급 AI 캠퍼스⋯엔비디아 반도체 연 50만 개 수출 미 상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라며 "초기 1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로 출발해 장차 약 25.7㎢(10제곱마일)의 AI 캡퍼스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주요 도시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만큼 막대한 규모로, 미국 AI 기업의 남반구 진출 거점으로 호라용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UAE 국영기업 G42가 주도하며, 복수의 미국 기업이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CNN은 이날 회담에서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UAE 회동 중 하나에 참석했지만 엔비디아는 언급을 회피했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연간 50만개에 댈하는 AI 반도체를 수출할 예정이다.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성명을 통해 "이번 협정은 세계 최고의 미국 기술 스택을 이 지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에게 확장함으로써 미국 AI 우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수출 제한 완화…中 우회 차단 전제로 UAE '특별대우' 이번 합의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 설정됐던 AI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를 트럼프 정부가 UAE에 한해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으로의 우회 유입을 막기 위해 동맹국 외 국가에는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협정에서 UAE는 "자국 내 중국산 장비 사용을 줄이고, 중국 투자를 축소한다"는 조건 하에 특별 예외를 인정받았다. 백악관은 "UAE가 미국과 같은 성능의 데이터센터를 미국 내에도 건설하거나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며, AI 인프라 협력이 양국 간 안보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첨단 산업 전방위 협력…항공, 에너지, 희귀광물까지 포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단순한 경제 협력 차원을 넘어 미국 기술 패권을 중동에 확산하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퀄컴은 UAE 통신사 '이엔드(e&)', 아부다비투자진흥청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통신 인프라에 AI 칩셋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보잉과 GE 에어로스페이스는 에티하드항공으로부터 145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희귀금속 분야에서는 미국 RTX사가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 및 UAE 타와준카운슬과 함께 갈륨(Gallium) 개발에 착수했다. 갈륨은 중국이 2023년부터 수출을 통제한 금속으로, 질화갈륨은 첨단 반도체 핵심 소재로 꼽힌다. 한편,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40억 달러를 투자해 알루미늄 제련소를 설립하기로 했으며, 이는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트럼프의 'AI 외교'⋯기술을 무기로 중동 재편 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재임기간부터 "미국 기술 기업의 성공이 곧 미국의 세계 패권 유지"라고 강조해왔다. 이번 순방에서도 그는 UAE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 장악은 물론, 반도체 공급망까지 미국 주도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UAE는 2031년까지 인공지능 선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협정은 그 야심에 미국이 강력한 동반자로 가세한 셈이다. 사라 알 아미리 UAE 교육부 장관은 "AI와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경제 다각화는 탈석유 시대를 분지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밝히며, 미국과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AI 패권, 중동 거점 확보로 가속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미국의 AI 패권 강화에 있어 '중동 교두보 확보'라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미중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AI 반도체, 인프라, 클라우드 분야에서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UAE는 그 전략의 첫 실험장이 될 수 있다. 아부다비 데이터센터가 향후 실제로 10제곱마일 규모로 확장된다면, 이는 단일 국가가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허브 중 가장 큰 시설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AI 인프라를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의 무대가 미국 본토를 넘어 중동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정은 글로벌 기술 질서 재편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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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UAE서 280조원 규모 협정⋯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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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7)] 2020년 이후 출생 아동 절반, '역대급' 기후 극단현상에 노출
- 극심한 더위와 가뭄,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장기적 영향이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태어난 전 세계 아동의 절반 이상이 생애 전례 없는 수준의 기후 극단현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더라도, 폭염·가뭄·산불 등 극단적 기후 사건의 평생 노출 빈도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현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브뤼셀을 사례로 든 분석에서는 2020년생이 일생 동안 겪게 될 폭염 횟수가 11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는 동일 조건에서 산업화 이전 세대의 3배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노출을 "산업화 이전 기후에서는 1만 분의 1 확률로만 발생하는 정도의 이례적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일수록 이 같은 위험에 더욱 크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 기후위기 대응 위해 숙박·크루즈 관광세 인상 추진 한편, 미국 하와이주는 기후변화 대응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그린 피(Green Fee)'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숙박세를 인상해 기후재난 복구와 환경보호 예산으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주지사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호텔·리조트·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시설에는 기존 숙박세에 0.75%의 추가 세율이 부과된다. 또한 하와이 항구에 정박하는 크루즈 선박에는 최대 11%의 세율이 적용되며, 이는 선박이 머무는 기간에 따라 차등 계산된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하와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법안 서명 마감일인 7월 9일 이전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기타 주요 자연·기후 관련 최근 이슈 우리나라도 지난 3월 봄 철 지속된 건조한 날씨로 산청과 의성에서 산불이 발생해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입었다. 3월 21일 발화해 3월 31일 진화된 산청 산불은 연기가 멀리까지 타고 번져 진주시, 사천시, 광양시 등에서 탄내가 진동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는 등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의성 산불은 3월 22일 의성군 3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28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3만667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두 지역 모두 최근 수년 째 이어진 봄철 극심한 가뭄과 3월 고온건조한 환경 조성으로 인한 기후위기의 증거로 거론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변경안이 시행될 경우, 유럽 기업들이 기후 관련 소송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법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노후 인공위성의 환경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구물리학 연구 대기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Atmospher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궤도상에서 연소되는 위성은 오존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대기 오염 물질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기상연구단체인 세계기상기여연구소(World Weather Attribution·WWA)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중부 미시시피 계곡에서 발생한 4일간의 홍수성 폭풍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로 인해 강도가 9% 더 높아지고, 발생 가능성은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유발된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 지난 15년간 미국에서 약 1만5000 명의 조기 사망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피해는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에 집중됐다. 이처럼 기후·환경 이슈 대응의 시급성이 날로 강조되는 가운데, 개인과 국가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다양한 제도적·기술적으로 힘을 모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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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7)] 2020년 이후 출생 아동 절반, '역대급' 기후 극단현상에 노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