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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5대 은행, 3분기 투자은행 수익 90억달러 돌파⋯트럼프 복귀 후 'M&A 낙관론' 확산
- 월가 주요 은행들의 3분기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이 90억달러(약 12조9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시티그룹·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5대 은행의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3분기 자문 및 주식·채권 인수 부문 수익이 총 9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난 수준으로, 2023년 저점 대비 50% 회복된 수익이다. 다만 2021년 호황기 마지막 분기의 134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M&A, LBO, IPO 등 거래 급증 기대감이 월가 낙관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트럼프 복귀에 월가 '활기'⋯투자은행 부문 반등, 자본규제 완화 기대까지 겹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 이후 월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2년 넘게 침체됐던 투자은행(IB) 부문이 회복세를 보이며, 주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5대 은행의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이들 은행의 3분기 IB 부문 매출이 91억달러(약 12조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 2023년 최저치 대비로는 약 50% 반등한 수준이다. 이 부문은 지난 2022년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독점 규제 강화로 인수·합병(M&A) 시장도 장기간 정체를 겪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구조조정 수요가 다시 늘면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 정책과 기업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M&A·IPO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FT는 "트럼프 복귀 이후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예산 삭감으로 상반기엔 거래 성사율이 낮았지만, 최근 몇 달 새 기업활동이 다시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이들 5대 은행의 주식·채권 트레이딩 부문도 견조하다. 3분기 트레이딩 수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8% 증가한 310억달러(약 44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확대된 글로벌 금리 및 외환 시장, 그리고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강세가 거래 수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은행 전체의 수익성도 개선세다. 자산 규모 기준 미국 6대 은행(5대 투자은행과 웰스파고 포함)의 3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기대 속 기업대출과 신용거래가 확대되고, 투자은행과 자산운용 부문이 함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여기에 더해 은행 규제 완화가 추가적인 성장 촉매가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컨설팅업체 알바레즈 & 마샬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자본건전성 규제가 완화되면 미국 은행권에 약 2조6천억달러(약 370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미 당국이 이미 규제 완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월가 은행들의 자본 중 약 1400억달러(약 200조원)가 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은행업의 회복과 자본 완화 기대가 맞물리면서, 월가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내 재정 불안, 금리 불확실성 등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이 금융시장 신뢰를 회복시킬지, 혹은 또 다른 불확실성을 키울지가 월가의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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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5대 은행, 3분기 투자은행 수익 90억달러 돌파⋯트럼프 복귀 후 'M&A 낙관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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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 투자, 닷컴 버블 17배 규모⋯혁신 정체 속 붕괴 경고
- 인공지능(AI) 열풍이 사상 최대 규모의 버블로 비화하고 있다. 미국 마켓워치는 지난 3일(현지시간) "AI 투자는 이미 닷컴 버블의 17배, 서브프라임 부동산 버블의 4배에 달한다"고 전하며, "금리 왜곡이 만든 인위적 호황이 경제 전반의 자본 배분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립 리서치사 매크로스트래티지 파트너십(MacroStrategy Partnership)의 줄리앙 개런 애널리스트는 "AI는 단순한 거품이 아니라 역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버블"이라며 "19세기 경제학자 크누트 윅셀의 이론에 따라 계산해보면, 현재의 '위크셀리언 결손'은 2008년 금융위기를 훨씬 웃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저금리로 부채 비용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낮게 유지되면서 기업 투자가 왜곡됐다"며 이 왜곡된 자본 흐름이 AI뿐 아니라 부동산, 대체불가토큰(NFT), 벤처투자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돈 먹는 하마' 된 LLM…성능 개선 없이 투자만 10배 개런은 특히 대규모언어모델(LLM)의 기술적 정체를 지적했다. "언어의 통계적 복잡성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 한계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모델 비용이 10배 늘어나는데 성능 개선이 거의 없다면 그것이 벽에 부딪힌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구체적 사례로 설명했다. "챗GPT-3는 5000만 달러, 챗GPT-4는 5억 달러가 들었지만, 챗GPT-5는 50억 달러가 투입되고도 이전 버전보다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이미 꺾였다. 미국 상무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아폴로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의 그래프에 따르면, 대기업의 AI 채택 속도는 2025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런은 "AI 앱은 대부분 상업적 가치가 없거나, 공공 도메인 정보를 재활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LLM을 학습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사용료 수입보다 커진 시점에서 산업은 수익성 위기로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닷컴 버블 붕괴 재연되나…美 경제 '실속 구간' 진입 매크로스트래티지는 AI 버블 붕괴가 단순한 산업 조정이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의 디플레이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런은 "경제가 이미 '실속 구간'에 들어서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투자와 자산효과가 동시에 꺾이면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와 유사한 경기 수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트럼프 행정부가 부양책을 시행하더라도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며 "저축대부조합(S&L) 위기 이후처럼 장기 리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고용 유지를 위해 달러 평가절하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크로스트래티지는 투자 전략으로 △금 관련 주식 매수 △단기 미국채 매수 △변동성 지수(VIX) 매수 △엔화 매수를 권고하며, AI·플랫폼 기업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AI만 돈 몰리는 VC 시장…스타트업 생태계 '고사 위기'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같은 날 "2025년 들어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AI로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VC 투자는 총 3668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1927억 달러(약 52%)가 AI 스타트업에 유입됐다. 피치북의 카일 샌포드 리서치 디렉터는 "시장은 완전히 양분됐다. AI 분야에 있느냐, 아니냐가 생존을 좌우한다"며 "대형 기업이거나 AI 기업이 아니면 자금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앤스로픽과 xAI 같은 대형 기업이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끌어모으는 반면, 비(非)AI 스타트업은 자금난에 직면해 있다. 미국 벤처 투자액의 62.7%, 전 세계 투자액의 53.2%가 AI 기업으로 향했다. 이러한 자금 쏠림으로 AI를 제외한 스타트업 생태계는 붕괴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신규 벤처 자금을 확보한 기업 수는 최근 몇 년 중 최저 수준"이라며 "VC가 새 펀드를 조성한 건 823건, 총 800억 달러 규모로 2022년 4430건·4120억 달러에 비해 급감했다"고 전했다. 샌포드는 "펀드 출자자들이 '돈을 어디에 넣을지' 훨씬 신중해졌고, 그 답은 대부분 AI”라며 “이 같은 집중은 혁신의 다양성을 약화시키고, 실물경제 성장의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혁명인가 거품인가…자본 왜곡에 커지는 경계감 AI는 이미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핵심 축이 됐다. 그러나 기술적 효용의 정체, 투자 편중, 자산 왜곡이 맞물리면서 '혁명인가, 거품인가'라는 논쟁은 거세지고 있다. AI 투자가 몰리는 동안, 전통 기술·바이오·핀테크·에너지 스타트업은 성장 자금줄이 마른 채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시장은 'AI가 투자 대상일 뿐, 혁신의 원천은 아니다'라는 역설에 직면했다. 기술 혁신 없는 자본 쏠림은 AI가 단순한 버블을 넘어, 마켓워치가 경고한 '거대한 자산 왜곡' 현상임을 시사한다. 투자자는 이 거품이 '닷컴 붕괴'처럼 실물경기를 덮칠지, 혹은 새로운 산업 질서의 기폭제가 될지를 냉정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Key Insights] AI 투자는 자본시장의 50% 이상을 빨아들이며 사상 최대 규모로 팽창했지만, 기술 효율성은 정체되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수익성 악화, VC 시장의 양극화, 실물경제 왜곡이 맞물리면서 'AI 버블 붕괴→미 경기 침체→달러 약세'라는 연쇄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 [Summary] AI 투자금이 1927억달러에 달하며 VC 시장의 절반을 점유했다. 그러나 LLM 기술은 한계에 직면했고, AI 외 산업은 자금난으로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버블이 닷컴의 17배 규모"라며, 거품 붕괴 시 미국 경기 침체와 자산시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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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 투자, 닷컴 버블 17배 규모⋯혁신 정체 속 붕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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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전세계 벤처캐피탈 자금 절반이상 AI로 유입
- 전세계 벤처캐피탈(VC)는 올들어 지금까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1927억 달러(약 271조3000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액수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조사회사 피치북의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VC자금의 절반이상이 AI에 몰린 첫 해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앤스로픽과 xAI가 각각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자금의 대부분은 이미 기반을 확립한 스타트업에 유입되고 있다. 반면 지명도가 낮은 일부 스타트업은 고전하고 있으며 특히 AI에 특화하지 않은 기업에서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기업공개(IPO)와 기업 인수·합병(M&A)와 관련, 힘든 환경이 이어지면서 실적이 없는 기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회피하는 VC도 있다고 피치북은 지적한다. 피치북의 조사책임자 카일 샌포드는 “어디를 보아도 시장은 이극화하고 있다”면서 “AI에 관련하고 있는가 아닌가, 규모가 큰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분기에는 미국 VC투자액의 62.7%가 AI기업에 몰렸으며 세계 전체로도 53.2%가 AI관련에 투입됐다. 올들어 지금까지 VC투자는 모두 3668억 달러에 달했다. 이중 미국은 2502억 달러이며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일부 AI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어 스타트업 전체는 힘든 상황이다. 올해 전세계에서 VC로부터 자금을 확보한 기업수는 수년만에 최저수준이 될 전망이며 새롭게 자금을 모집하는 VC 업체수도 마찬가지로 저조하다. 피치북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에서는 올들어 지금까지 823개의 VC펀드가 모두 8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4430 VC펀드가 약 4120억 달러를 모집한 2022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샌포드는 VC펀드의 출자자나 VC의파트너가 투자처를 지금까지 이상으로 신중하게 선택하고 있으며 초점을 AI에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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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전세계 벤처캐피탈 자금 절반이상 AI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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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셧다운 속에도 사상 최고 행진
- 뉴욕증시가 미국 정부 셧다운 사태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8.56포인트(0.51%) 오른 4만6758.28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01% 오른 6715.79, 나스닥지수는 0.28% 내린 2만2780.51을 기록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0.72% 상승한 2476.18로 장을 마쳤다. S&P500과 다우지수는 각각 3일, 4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은 전날 최고치 경신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각각 1% 안팎 하락했고, 팔란티어는 7.5% 급락했다. 반면 양자컴퓨터 관련주 리게티, 아이온Q, 디웨이브 등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과 다우는 각각 1.1%, 나스닥은 1.3%, 러셀2000은 2% 가까이 올랐다. 셧다운 장기화 우려에도 시장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모멘텀이 유지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금리 인하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제니퍼 티머먼은 "9월 민간 고용이 충분히 약세를 보여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셧다운 속에서도 유동성 장세는 이어진다 미국 정부 셧다운이 사흘째 이어졌지만 시장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셧다운이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하며, AI 중심의 성장주 랠리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 기능이 멈추면서 경제지표 공백이 발생했으나 이는 오히려 연준의 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용 둔화, 금리 인하 정당화"…연준 기대 강화 웰스파고의 제니퍼 티머먼은 "9월 민간 고용의 혼재된 결과는 연준이 10월 29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고용 둔화가 경기의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동시에 10년물 국채금리를 4.11%로 낮춰 주식시장 랠리를 떠받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채권 수익률 하락은 AI 관련 성장주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며 기술주 강세를 지탱했다. 셧다운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경계심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연방정부 개혁의 전례 없는 기회를 줬다"며 대규모 인력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GDP와 고용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예산국(CBO)은 하루 약 75만 명의 연방공무원이 무급휴직 상태에 놓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시장은 이번 셧다운이 장기화하더라도 과거처럼 시장 흐름을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양자컴퓨터, 불확실성 속 '성장축' 부상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리게티가 13% 이상 상승했고, 아이온Q는 5%, 퀀텀컴퓨팅과 디웨이브는 각각 23%, 11% 급등했다. AI 이후 차세대 기술로 부상한 양자컴퓨터 종목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마벨, 램리서치, KLA 등 반도체와 장비 업체들이 AI 확장의 핵심 수혜군"이라며, 엔비디아의 오픈AI 1000억 달러 투자설을 둘러싼 우려는 "과장된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BoA는 "이 자금이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경쟁 투자 확대를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어주 강세와 '역설의 랠리' 보건, 금융, 유틸리티 업종이 상승하며 경기 둔화 국면에서 방어주 선호가 뚜렷해졌다. S&P500 헬스케어 지수는 주간 기준 7% 이상 오르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과 통신서비스 업종은 각각 0.3%, 0.6%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긴축 가능성과 노동시장 둔화, 그리고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린 복합 국면 속에서도 시장은 여전히 '유동성 장세의 연장'을 믿고 있다. 실물경기 둔화가 뚜렷하지만, AI와 양자컴퓨터라는 차세대 성장 서사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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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셧다운 속에도 사상 최고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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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AI, 미국 노동시장 대변동 아직 없다"
- 미국 예일대학교 산하 연구소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출시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ChatGPT)가 우려와 달리 아직까지 미국 노동시장에 대규모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와 앤스로픽(Anthropic)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 연구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 확산이 고용 불안을 가중시키고 자동화로 인한 인력 감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진행됐다. 연구진은 챗GPT 공개 이후 약 33개월 동안 미국 내 직업 분포 변화를 분석한 결과, "노동시장이 인공지능 확산으로 인한 뚜렷한 재편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일대 '버짓 랩(The Budget Lab)'이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는 "AI가 노동자들을 일자리 사이로 이동시키거나, 기존 일자리를 자동화로 대체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데이터를 추적했다"며 "현재까지는 인지 노동(cognitive labor) 수요가 AI 자동화로 잠식되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 인구를 구체적으로 조사하더라도, 생성 AI 노출은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AI로 인한 대체는 최근 실업자 중 노출된 업무의 비율이 증가했음을 시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업 기간과 관계없이, 실업자들은 평균적으로 약 25~35%의 업무를 생성 AI가 수행할 수 있는 직종에 종사했다. 월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데이터는 명확한 상승 추세를 보이지 않으며 실업 기간에 따른 명확한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오픈AI 지표와 앤스로픽 데이터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결과가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아니며, 생성형 AI의 산업별 채택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I의 노동시장 영향이 향후 어떻게 변할지를 정기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생성형 AI의 잠재적 영향에 대한 업계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기업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AI가 향후 실업률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지금의 경영진은 완전 인간 노동력을 관리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인공지능 도입을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드롭박스(Dropbox)와 듀오링고(Duolingo) 등 기술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AI를 효율성 제고 수단으로 활용하며 인력 감축을 추진했다. 올 1월 실시된 한 국제 조사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AI가 일부 업무를 대체함에 따라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AI의 실질적 생산성과 경제적 효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는 최근 보고서에서 "AI를 도입한 기업의 95%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AI 도구를 통해 직원들이 낮은 수준의 '겉보기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생산하면서 오히려 동료의 검수 부담을 늘리는 '워크슬롭(workslop)'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일대 연구진은 "AI가 노동시장을 재편할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현재로서는 우려보다 변화의 속도가 느리지만, 기술 확산이 본격화되면 그 파급력은 단기간에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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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AI, 미국 노동시장 대변동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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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9월 수출, 전년 대비 12.7% 증가⋯역대 최대치 경신
-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9월 한국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659억5000만달러로, 2022년 3월(638억달러) 이후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도체 수출이 22.0% 늘어난 166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자동차 수출도 16.8% 증가해 64억달러로 9월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미국 관세 영향을 받은 대미 수출은 1.4% 감소했으나, 중국(0.5%), 아세안(17.8%), EU(19.3%) 등 주요 시장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9월 수입은 564억달러(8.2% 증가), 무역수지는 95억6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반도체·자동차가 견인한 '9월 수출 사상 최대'…관세 불확실성 속 수출 다변화 성과 뚜렷 한국의 9월 수출이 미국발 관세 압력 속에서도 659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2.7%로, 2022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양대 주력 품목이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며 "기업들의 시장 다변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AI 수요 폭증에 역대 최대 기록 수출 회복세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9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22.0% 늘어난 166억1천만달러로 역대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규모로,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HBM·DDR5)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다. 메모리 고정가격의 상승세도 지속됐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낸드플래시와 D램 모두 가격 회복세를 보였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출 단가 개선이 이어졌다. 자동차, 관세 여파 속 '수출 다변화'로 선전 자동차 수출도 미국 관세 조치의 직접적인 타격에도 불구하고 역대 9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8% 증가한 64억달러로,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수요 확대가 주된 요인이다. 특히 미국 수출이 소폭(–1.4%) 감소했지만, 유럽·중남미·중동 등 비(非)미국 시장에서 수출이 급증하며 이를 상쇄했다. 유럽연합(EU) 수출은 19.3% 늘었고, 중남미는 34.0% 증가했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들이 지역별 시장 다변화에 선제적으로 나선 결과”라며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망을 다층화한 점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른 주력 품목도 고른 회복세 일반기계(10.3%), 석유제품(3.7%), 선박(21.9%), 차부품(6.0%), 디스플레이(0.9%), 바이오헬스(35.8%), 섬유(7.1%), 가전(12.3%) 등 주요 품목들도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바이오헬스 분야는 고부가가치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출이 급증하면서 30% 이상 성장,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 제외 전 지역' 수출 증가 9대 주요 지역 중 미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로 1.4% 감소했으나, 중국(0.5%), 아세안(17.8%), 일본(3.2%), 중동(17.5%), 인도(17.5%), CIS(54.3%) 등은 모두 증가했다. CIS 지역 수출 급증은 러시아·카자흐스탄 등지의 기계·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흑자 기조 유지…4개월 연속 수출 증가 한국의 9월 수입액은 564억달러로 8.2% 늘었으나, 수출 증가폭이 이를 상회하면서 무역수지는 95억6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월간 수출은 6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조업일이 지난해보다 4일 늘어난 영향도 있었지만, 조업일 수를 보정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27억5천만달러로 역대 9월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관세 불확실성 속 경계 유지 필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조치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달성한 값진 성과"라며 "관세 협상 등 대외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긴장감을 유지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정책이 향후 수출 흐름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재의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자동차 중심의 구조적 회복으로 볼 수 있지만, 미국의 관세 확대로 인한 수출 차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이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수출의 사상 최대 실적은 '위기 속 기민한 대응'의 결과로 평가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품목이 수출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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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9월 수출, 전년 대비 12.7% 증가⋯역대 최대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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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불황에 '파견·하도급' 근로자 급감⋯3년 만에 100만 명 밑으로
- 파견·하도급 등 '소속 외 근로자'가 3년 만에 100만 명 아래로 감소했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건설업의 파견·하도급 근로자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5년 고용형태공시 결과'에 따르면 공시 기업의 소속 외 근로자는 9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6만7000명 감소했다. 전체 근로자 중 비중도 17.6%에서 16.3%로 1.3%포인트 줄었다. 건설업의 소속 외 근로자는 19만8000명으로 1년 새 7만5000 명 줄었고, 조선업의 하도급 비율은 여전히 63%에 달했다. 한편, 정규직 비중은 소폭 줄고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27.4%로 늘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 시행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통해 소속 외 근로자 처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건설 경기 불황으로 '소속 외 근로자' 100만명 아래로 3년 만에 '소속 외 근로자' 수가 1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5년 고용형태공시 결과'에 따르면 상시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파견·하도급·용역 등 소속 외 근로자는 총 9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2만2000명에서 6만7000명이 줄어든 것이다. 전체 근로자 581만9000명 중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은 16.3%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202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추세가 꺾인 것은 건설 경기 침체의 영향이 컸다. 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업은 수주 상황에 따라 하도급 인력을 투입하는 구조인데,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로 신규 공사가 줄면서 외주 인력이 대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조선 하도급 비율 무려 63% 실제 건설업의 소속 외 근로자는 19만8000명으로, 작년 27만3000명보다 7만5000명 감소했다. 비중 역시 44.3%로 내려가며 1.3%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건설업 종사자의 절반 가까이가 비정규·하도급 형태로 일하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의 하도급 비율이 63%로 가장 높았다. 조선업 특성상 전문 기술 인력이 다층적 하청 구조에 속해 있어, 경기가 회복돼도 직접고용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 직접고용 근로자 약 84% 반면 대기업의 직접고용 근로자('소속 근로자')는 486만9000명으로 전체의 83.7%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12만7000명 늘었고, 비중도 1.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72.6%로 0.4%포인트 감소했다. 정규직 근로자 수는 353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7만1000명 늘었지만, 기간제 근로자는 133만6000명으로 5만6000명 증가해 비중이 27.4%로 확대됐다. 특히 단시간 근로자 비중이 지난해 7.0%에서 8.0%로 상승했다. 이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보건·복지 분야 수요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는 시간제·기간제 고용이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61.7%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업(58.8%), 사업시설관리 및 임대서비스업(50.5%) 순이었다. 노동계는 "소속 외 근로자 감소가 고용 안정 개선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일감 부족이 주된 이유로, 실질적 처우 개선과 고용의 질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정이 함께 '노란봉투법' 시행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통해 소속 외 근로자의 고용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고용형태공시제 대상 기업은 4176곳으로, 전년보다 119곳 늘었다. 공시율은 99.9%로 거의 모든 대기업이 참여했다. 공시된 근로자 수는 581만9000명으로 1년 새 6만 명 증가해, 고용 규모 자체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정규직·비정규직 고용 격차 뚜렷 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의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건설·조선 등 산업별 구조적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하도급 근로자의 고용안정 장치와 공정거래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법과 제도만큼 현장 중심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계는 국내 대기업 고용의 질적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수치상으로는 소속 외 근로자 감소가 '개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기 하강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다. 향후 건설·조선 경기 회복과 노동시장 유연화 논의가 맞물리며, 간접고용 구조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부는 오는 연말까지 고용형태공시제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중견기업으로 제도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용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근로자 처우 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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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불황에 '파견·하도급' 근로자 급감⋯3년 만에 100만 명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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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심리-소비 '탈동조화'⋯'두 개의 미국' 현실로
- 미국 경제가 심상치 않은 불균형에 빠져들었다. 경제를 바라보는 대중, 특히 중산층의 소비 심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나쁜 수준으로 얼어붙었지만, 실제 소비는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드문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와 고용 불안에 대한 공포가 번지며 소비자 심리 지표는 추락을 거듭하는데도, 시장에서는 씀씀이가 줄지 않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살림살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두 개의 미국 경제'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탄탄한 자산 시장을 등에 업은 고소득층의 소비가 경제 전체를 떠받치는 동안,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물가 상승 압박에 신음하며 경제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역대급 비관론 "고물가가 살림 갉아먹는다" 미시간대학교가 지난 26일 발표한 9월 소비자 심리 지수 최종치는 55.1로, 195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일곱 번째로 낮은 암울한 수치를 기록했다. 몇 달 전의 비관론이 가시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진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날마다 측정하는 소비자 심리 지수는 이런 양극화, 특히 중산층의 붕괴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해 소득 10만 달러가 넘는 고소득층은 경제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는 태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반면 5만 달러 미만 저소득층의 시각은 줄곧 부정적이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를 버는 중산층이다. 이들은 올봄까지만 해도 고소득층과 비슷한 낙관론을 보였으나,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심리가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15일 기준 중산층의 심리 지수는 중립(100)에도 못 미치는 98.7을 기록했지만, 고소득층은 121.5, 저소득층은 86.9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현장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다.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고소득층보다 중·저소득층 가계의 소비에서 지출 축소가 더 많이 보인다"고 밝혔다. 콜스의 마이클 벤더 임시 CEO 역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 고객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더 값싼 상품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제너럴 CEO는 중산층 고객들이 할인점으로 더 많이 몰리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관론의 가장 큰 원인은 고질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럭, 가구, 의약품 등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격적인 무역 정책이 물가를 더욱 부채질하리라는 우려가 가득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튼튼할 것만 같았던 노동 시장에 대한 불안감마저 퍼지기 시작했다. 미시간대학교의 조앤 수 조사 책임자는 "소비자들은 고물가가 계속되는 것에 끊임없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며 "응답자의 44%가 '높은 물가가 개인 살림을 갉아먹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는데, 이는 지난 1년 중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달 조사는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 가능성과 노동 시장 약화 위험이라는 두 가지 압박을 동시에 느끼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꽁꽁 언 심리, 그러나 뜨거운 소비 하지만 차갑게 식은 심리 지표와 달리, 실제 경제의 피와 같은 소비는 여전히 활발하게 돌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 분석을 보면, 현재 소득 상위 10%가 미국 전체 소비의 49%를 웃돌고 있는데, 이는 수십 년 데이터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전염병 대유행 이후 소비자 심리가 실제 소비 흐름을 예측하는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던 2022년 여름이나, 의회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던 2023년에도 미국인들의 소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공연, 여행 같은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지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새 학기 쇼핑 기간이 있던 지난 8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달보다 0.6% 늘었다.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 소비 역시 0.4% 증가하며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톰 바킨 총재는 지난 26일 한 행사에서 "최근 데이터는 소비자들이 여름 동안, 특히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를 다시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며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명목 임금은 계속 오르며, 자산 가치는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데 왜 소비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두 개의 경제', 양극화가 만든 착시 이러한 경제 불일치를 푸는 열쇠는 노동 시장의 흐름과 소득 계층 사이의 자산 격차에 있다. 물론 최근 미국 노동 시장은 일자리 증가세가 주춤하고 실업자들이 새 일자리를 얻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둔화할 조짐을 보인다. 지난 8월 신규 고용은 2만 2000개에 그쳤고, 앞서 6월에는 일자리가 1만 3000개 줄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순감소를 기록했다. 실업률 4.3%는 그 자체로는 낮아 보이지만,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주 금리를 내린 것도 이런 위험을 생각한 조치였다. 하지만 노동 시장의 바탕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대규모 해고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안정적인 고용 환경이 심리적 불안감에도 소비를 계속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다. 여기에 소득 상위 계층의 '자산 효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진보 성향 연구소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레이티브의 린지 오웬스 이사는 "최상위 계층은 굉장한 호황을 누리는 반면, 나머지 사람들은 서로 비슷해지는 이중 경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틀리 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식의 거의 90%를 최상위 10% 부유층이 갖고 있으며, 이는 고소득층이 자산 시장 호황의 열매 대부분을 거둬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로빈후드의 스테파니 길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전체 소비의 대부분은 고소득층이 이끌며, 이들은 투자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집단"이라고 짚었다. 지난 몇 달간 미국 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인공지능(AI) 열풍, 좋은 기업 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경신을 되풀이했다. 이는 주식을 많이 가진 고소득층의 재산을 불려 소비 여력을 키우는 효과를 낳았다. 미시간대 조사에서도 이런 양극화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앤 수 책임자는 "주식을 많이 보유한 소비자들의 심리는 9월에도 안정세를 보인 반면, 주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나빠졌다"고 밝혔다. 반면 중산층의 처지는 다르다.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이 전염병 대유행 초기에 역사적인 수준으로 돈을 모았지만, 물가 상승과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같은 빚을 갚기 위해 모아둔 돈을 모두 쓰고 그 이상을 썼다"고 분석했다. 길드 CIO는 "최근 며칠간의 조정에도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은 사람들이 자기 자산에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최상위 소득 계층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마크 잔디는 "주가가 오를 때는 상황이 좋지만, 만약 떨어진다면 상황은 매우 빠르게 뒤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Key Insights] 미국 경제의 양극화는 국내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자산가치 상승이 소수 고소득층의 소비를 지탱하며 전체 경제 지표를 왜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이와 유사한 구조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다. [Summary] 미국 경제는 소비자 심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음에도 소비는 견조한 '탈동조화' 현상을 보인다. 이는 주식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부유층의 소비력은 유지된 반면, 저축이 바닥난 중산층은 고물가와 부채에 허덕이며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에게 의존하는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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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심리-소비 '탈동조화'⋯'두 개의 미국'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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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고용보고서 앞둔 월가, 금리 인하 기대와 침체 우려 교차
- 다음 주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기 둔화 신호가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은 3만 9000명 증가로 예상되며, 실업률은 4.3%로 추정된다. 지난달(2만 2000명)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냉각된 노동시장'으로 평가된다. 잔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쉬니 수석전략가는 "이번 보고서는 노동시장이 단순한 일시적 둔화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침체의 전조인지 가늠할 시험대"라며 "고용이 감소세로 돌아선다면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달 올해 첫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10월과 12월에도 0.25%포인트씩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이미 10월 인하 확률을 86%로 반영하고 있다. HSBC는 "또 한 번 '부드러운(soft)' 고용 지표가 나온다면 10월 금리 인하가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고용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연준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단기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상방에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다음 주 미 의회의 예산 합의 시한이 겹치면서 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변수로 떠올랐다. 셧다운이 현실화될 경우 고용보고서 발표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3분기 들어 25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020년 이후 최고의 분기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만 주가수익비율(PER)은 22.8배로, 10년 평균(18.7배)을 크게 웃돌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니해설] '연착륙인가 침체인가'…월가, 9월 고용보고서에 모든 시선 집중 뉴욕증시는 이번 주 소폭 조정을 받으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음 주 금요일(현지시각 10월 3일)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은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이 3만 9000명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2만 2000명)보다는 개선됐지만 팬데믹 이후 월평균(20만 명 이상)에 크게 못 미친다. 실업률은 4.3%로 전망된다. 월가는 이번 보고서가 '너무 강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수준이 되길 바라고 있다. 루쉬니는 "노동시장이 단순히 일시적 둔화를 겪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고용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경기침체 가능성이 급속히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완화 기대와 인플레이션 경계의 줄다리기 연준은 이달 노동시장 둔화를 근거로 올해 첫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2022년 3월 이후 이어진 긴축 사이클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시장은 10월과 12월에도 각각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금리 인하 확률은 86%에 달한다. HSBC는 "비농업 고용이 다시 한 번 '부드러운(soft)' 흐름을 보인다면 10월 인하 결정에 확실한 근거가 될 것"이라며 "최근 몇 달간 대폭 하향 조정된 고용 데이터의 수정 여부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 수준을 상회하면서 완화 속도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파월 의장은 "단기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상방에 있다"며 "중앙은행이 매우 어려운 상황(challenging situation)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엠파워의 마르타 노턴은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시장은 남은 두 차례 인하 중 실제로 몇 번이 가능할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과열된 밸류에이션, 작은 실망에도 흔들릴 수 있다 S&P500지수는 올해 3분기 누적 25차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최고의 분기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22.8배로, 10년 평균(18.7배)을 크게 웃돈다. 루쉬니는 "시장이 너무 높이 올라와 있어 작은 실망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와 금리 인하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고용지표가 예상과 다르게 나올 경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셧다운 리스크와 글로벌 변수 확산 미 의회가 예산안을 둘러싸고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정부 셧다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보고서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과거에도 셧다운은 시장 변동성을 키웠지만, 이번에는 경제지표 공백에 따른 정책 판단의 어려움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셧다운이 통계 공백을 만들면 경제 판단의 어려움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데이터 기반 결정(data-dependent decision)'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주는 미국 고용 외에도 유럽의 인플레이션 예비치, 일본의 단칸(短觀)조사, 중국의 제조업 PMI 등 주요 지표가 동시에 발표되는 시기"라며 "각국의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이 엇갈리면서 글로벌 자금 이동이 요동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결국 한 방향으로 모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과열도, 급랭도 아닌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을지, 월가의 관심은 이번 주 10월 3일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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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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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고용보고서 앞둔 월가, 금리 인하 기대와 침체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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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中 국유은행, 위안화 강세 억제 위해 달러 스와프 전략 선회
- 최근 가파른 강세로 주목받던 위안화 환율의 방향에 중대 변수가 나타났다. 2025년 들어 중국 국유은행들이 당국의 의중을 반영, 외환시장에서 달러 스와프 전략을 크게 바꾸며 위안화 가치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는 지난 2년간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려 취했던 조치와는 정반대의 행보로, 과도한 위안화 강세가 수출 경쟁력에 미칠 부담을 미리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국유은행들은 최근 몇 달간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대규모로 사들이는(위안화 매도) 동시에, 통화 스와프 시장에서는 보유한 달러를 대량으로 공급하는(위안화 매입) 서로 다른 거래를 하고 있다. 이러한 거래는 이론상 시간이 지나면 서로 상쇄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시장이 현물 시장의 대규모 위안화 매도 물량을 먼저 소화하면서 위안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은행들이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는 배경을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사실상 당국의 지시에 따른 '속도 조절'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2년 만의 정책 전환…위안화 약세 방어에서 강세 억제로 이번 조치는 지난 2년간 시장을 지배한 흐름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당시 국유은행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고자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빌리고 현물 시장에서 위안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통화가치를 방어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반대 전략으로 위안화의 지나친 강세를 경계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명확히 보내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 역내 위안화 환율은 지난주 11월 이후 최고치(가치 상승)를 기록한 뒤 최근 들어 달러당 7.12위안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꿈틀대는 스와프 포인트…시장 지표가 보내는 경고 국유은행들의 전략 변화는 외환시장의 기술 지표에도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미래 특정 시점의 환율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스와프 포인트'가 대표 사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역내 시장의 12개월 만기 스와프 포인트(선물 환율에서 현물 환율을 뺀 값)는 마이너스(-) 폭이 2022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으로 줄었다. 시장 참여자들이 미래 시점의 달러 가치를 현재보다 더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로, 그만큼 역내 시장에서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역내 시장과 홍콩 등 역외 시장 사이의 스와프 포인트 격차가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역내 시장의 달러 수요가 역외보다 훨씬 강하다는 의미로, 국유은행의 현물 달러 매수세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 당국이 이러한 정책 전환에 나선 까닭은 위안화 강세의 양면성 때문이다. 중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위안화가 너무 빠르게 강세를 보이면 내수 산업과 수출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보다 균형 잡힌 환율 수준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통화가치 상승은 수입물가를 안정시키고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좋은 점이 있지만,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생명으로 하는 중국 수출 기업들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베키 리우 중국 거시 전략 헤드는 국유은행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과거 위안화 약세 방어를 위해 취했던 매수-매도 스와프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위안화의 지나치게 빠른 평가 절상을 억제하려는 당국의 의도적인 노력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유은행의 달러 스와프 전략 변화는 위안화 강세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조절하고, 수출 경쟁력과 금융시장 안정을 함께 추구하려는 정책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미중 경제와 통화 정책 방향, 지정학적 위험 등에 따라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환율 균형을 유지하려는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 역시 중요한 변수로 남을 것이다. [Key Insights] 중국의 인위적인 환율 개입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직접 경쟁하는 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는 국내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원-위안 환율 변동성을 키워 한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 [Summary] 중국 국유은행이 위안화의 가파른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2년 만에 달러 스와프 전략을 정반대로 전환했다. 현물 시장에서 위안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환율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으며, 이는 수출 경쟁력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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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中 국유은행, 위안화 강세 억제 위해 달러 스와프 전략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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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0)] 미국 하천, 기록적 폭염에 '열파 급증'⋯냉수종 어류 생존 위협
- 미국 하천, 기록적 폭염에 '뜨거워지는 강물'⋯냉수종 어류 생존 위협 미국 하천, 40년간 열파 급증…냉수종 생태계 '생존 위기' 미국 전역의 하천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NBC 뉴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는 '하천 열파(heat wave)'의 빈도와 강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냉수 환경에 적응해온 연어·송어 등 수생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환경공학과 리리(李莉) 교수 연구진은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1980~2022년 사이의 약 40년 기간 동안 1471개 하천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하천 열파 발생 횟수가 1980년에 비해 연평균 1.8회 늘었으며, 열파 시 수온은 평균 약 0.4℃(0.8℉) 더 높았다. 지속 기간도 3일 이상 길어졌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팀은 하천 열파를 '계절 평균치를 웃도는 고수온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적설량 감소와 하천 유량 축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댐과 보(洑)가 하류 수온을 높이고, 도심 건물과 포장도로가 축적한 열이 하천으로 전달되는 것도 추가적 요인으로 꼽혔다. 냉수종 어류는 이 같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수온 상승은 용존산소량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어류의 대사율을 높여 생리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연구진은 평균적으로 연간 12일가량의 '열 스트레스일'이 추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불 트라우트(bull trout) 등은 섭씨 약 15℃(화씨 59도) 이상에서 생존에 큰 위협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 트라우트는 엄격한 서식지 요구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13℃(화씨 55도) 미만의 수온과 깨끗한 자갈 바닥, 차가운 호수와 큰 강의 깊은 웅덩이 등 차가운 수온을 선호하는 어종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Jonathan Walter, 유역과학센터)는 "저수지에서 방류 시점을 조정하는 등 수자원 관리 방식이 하천 수온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관개나 댐 운영 전략의 조정이 냉수종 보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간 해양과 호수의 열파 현상은 위성관측으로 활발히 연구돼 왔으나, 하천의 경우 관측 센서가 불규칙하게 운영돼 자료 확보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방대한 장기 데이터를 종합해 하천 열파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 교수는 "그동안 물에 대해선 양적 문제에 주로 주목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수질 변화, 특히 수온 상승 문제에도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며 "하천 생태계 보전과 수자원 관리 전략에 새로운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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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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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0)] 미국 하천, 기록적 폭염에 '열파 급증'⋯냉수종 어류 생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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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공부문 적자 49조원⋯반도체 불황에 법인세 수입 급감
- 지난해 우리나라 공공부문 적자 규모가 약 49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기업 법인세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중앙·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수지는 48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49조1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5년 연속 적자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중앙정부 적자는 7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조원 확대됐다. 반면 사회보장기금은 연금·건보료 등 사회부담금 증가로 50조1000억원 흑자를 내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한전 등 비금융 공기업 적자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일반정부 수지는 GDP 대비 -1.5%로 OECD 평균(-4.8%)보다 양호했지만, 재정건전성 개선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해설] 2024년 공공부문 49조원 적자⋯법인세 급감 여파 지난해 공공부문 재정수지가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중앙·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공기업을 합친 공공부문 수지는 48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49조1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이후 줄곧 이어진 적자 흐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중앙정부 수지는 지난해 76조5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60조5000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기업 법인세 수입이 크게 줄어든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중앙정부 총수입은 43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7000억원 감소한 반면, 총지출은 14조3000억원 늘어난 510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방정부 역시 적자 폭이 커졌다. 2023년 5조800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는 11조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사회수혜금 등 지출 증가가 세입 증가를 앞지른 결과다. 반면 사회보장기금은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였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공무원연금 등을 포함한 사회보장기금은 50조1000억원 흑자를 기록해 전년(45조5000억원)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7년 이후 최대치로, 소득 증가에 따른 연금 납부액 및 건강보험료 수입이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중앙·지방정부와 사회보장기금을 합친 일반정부 수지는 37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53조원) 이후 4년 만의 최대 적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로 보면 -1.5%로, OECD 회원국 평균(-4.8%)이나 유로 지역 평균(-3.1%)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7.6%), 영국(-5.6%), 일본(-2.3%), 호주(-2.2%)보다는 낮고, 덴마크(2.8%), 스위스(0.3%)보다는 여전히 열위에 있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 등 비금융 공기업은 지난해 총수입 231조6000억원, 총지출 247조8000억원으로 16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전년(-35조5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규모다.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간소비, 즉 생산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 공기업의 경우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를 합친 총수입은 69조3000억원으로 8.5% 늘었고, 총지출은 64조5000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이에 따라 흑자 폭은 7조3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구조적 재정 악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현영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장은 "2020~2022년의 적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지출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며 "2023년과 2024년은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법인세 감소가 중심 요인으로, 구조적 적자 고착화로 보기에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회복 지연과 반도체 불황의 장기화, 그리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재정건전성 관리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중장기적 재정 운용 전략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사회보장기금 흑자가 당장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금 지출 확대와 보험 재정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는 향후 국가재정 전반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 제도 개혁과 지출 효율화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공공부문 재정 결과는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경기 부진에 따른 세입 감소라는 외부 충격 요인이 두드러졌지만,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고령화, 복지지출 확대, 경기 변동성 등 구조적 요인이 누적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재정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입 기반 확충과 지출 구조 조정이 병행되는 재정 운용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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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공부문 적자 49조원⋯반도체 불황에 법인세 수입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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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2)] 화성 중심부에 '고체 내핵' 존재 확인
- 화성 내부에 지구와 유사한 핵 구조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제 연구진이 화성에 고체 내핵이 존재한다는 첫 지진학적 증거를 확인했다고 어스닷컴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화성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중국과학기술대학(USTC) 후이싱 비(Huixing Bi) 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NASA의 착륙선 '인사이트(InSight)'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집한 지진파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팀은 화성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핵을 통과하거나 반사되는 특성을 면밀히 추적해 고체 내핵의 존재를 입증했다. 분석 결과, 화성 내핵은 행성 반지름의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지구와 달의 내핵과 구조적 유사성을 보여준다. 특히 PKiKP(내핵 경계 반사파)와 PKKP(외핵 통과파)라는 두 가지 지진파가 핵심적 증거로 제시됐다. PKiKP는 액체 외핵과 고체 내핵의 경계에서 반사되는 파동으로, 지구의 내핵 연구에도 활용되는 주요 자료다. 연구진은 또 내핵이 순수한 철·니켈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산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가 혼합된 상태임을 시사하는 속도 변화를 확인했다. 이는 내핵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결정화 과정을 겪고 있으며, 화성 내부의 열적·화학적 진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 연구에서는 화성이 액체 외핵을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됐지만, 고체 내핵의 존재는 불분명했다. 이번 발견은 화성이 지구와 마찬가지로 액체 외핵과 고체 내핵을 동시에 갖춘 행성임을 보여주며, 과거 화성이 강력한 자기장을 가졌던 이유와 이후 소멸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단일 탐사선 관측만으로도 행성 내부를 정밀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다수의 착륙선을 통한 관측망이 구축된다면 화성뿐 아니라 다른 천체 내부 연구에도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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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2)] 화성 중심부에 '고체 내핵' 존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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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40조원 투자
- 인공지능(AI) 대장 기업 엔비디아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22일(현지시간)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합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오픈AI와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사용해 오픈AI 모델을 학습·배포할 수 있는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10GW는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두 기업은 이날 이 거래에 대한 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체결했다. 파트너십의 세부 사항은 앞으로 수주 내로 확정되며, 2026년 하반기 두 기업이 함께 구축하는 AI 인프라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것은 컴퓨팅에서 시작된다"며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며,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고 있는 것을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창출하고, 이를 대규모로 사람들과 기업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이번 거래를 통해 오픈AI 지분을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투자금은 단계적으로 제공되며, 첫 100억 달러는 첫 1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파워가 배치될 때 투입될 예정이다. 또 이번 투자의 1단계는 내년 하반기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인 '베라 루빈'을 활용해 가동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함께 미 경제 매체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는 거대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10기가와트는 400만∼500만 개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해당하며, 이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하할 총량과 같고 작년 대비 두 배"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오픈AI의 이번 파트너십은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가장 '핫한' 두 기업 간 대규모 협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며 AI 열풍을 이끌었으며, 엔비디아는 최신 AI 칩으로 AI의 고도화를 주도하고 있다. 황 CEO도 이번 파트너십을 "규모 면에서 기념비적"이라며 두 기업이 AI 붐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주간 활성 이용자가 7억명에 달하는 챗GPT를 활용한 제품 서비스와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파워에 최고의 AI 칩을 확보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엔비디아도 오픈AI를 주요 고객으로 유지함으로써 치열해지고 있는 AI 칩 시장에서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자사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픈AI는 초기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또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는 자체 AI 칩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픈AI는 이번 파트너십이 MS,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진행 중인 인프라 구축 작업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엔비디아와 MS를 "수동적(passive) 투자자이자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오픈AI와 협력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 이상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엔비디아는 장중 일시 4.5% 올라 올해들어 약 36% 급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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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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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40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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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요타, 시승차 클러치 전소⋯수리비 고객 전가 논란
- 미국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시승에 나섰던 고객이 차량 클러치가 완전히 타버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후 대리점 측이 수리비 부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시승차의 정비 불량 문제는 온전히 대리점의 몫이라는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승 차량의 안전 관리와 소비자 권익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타는 냄새'와 함께 멈춰 선 시승차 이 일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자동차 영업사원인 오마르(@textomar)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이 5만 회 이상 조회되며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1 보도에 따르면, 한 여성 고객이 오마르가 일하는 대리점에서 2022년형 도요타 코롤라를 시승하던 중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 주행거리 44,000마일(약 70,800km)인 이 차량에서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나고 기어가 제대로 바뀌지 않았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고객의 연락을 받고, 코롤라 차량은 견인차에 실려 대리점으로 돌아왔다. 오마르는 영상에서 직접 차량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시동을 건 그는 "클러치가 완전히 타버렸다"며 고객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수리비는 누가 내야 할까? 대리점일까, 고객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후 오마르는 모터1과 나눈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클러치 수리 비용은 대리점이 부담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것이 사업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며 시승차에서 생긴 문제의 책임은 대리점에 있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의견처럼 대다수 업계 관계자와 네티즌 역시 수리비는 대리점이 부담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클러치에서 타는 냄새가 나면 즉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동차 정비소 '클로이 오토 리페어'에 따르면 클러치 소손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클러치 슬립' 현상이다. 마찰판이 플라이휠과 완전히 맞물리지 않으면서 동력이 바퀴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이 과정에서 생긴 과도한 마찰열이 심한 타는 냄새를 유발한다. 이 밖에도 클러치 라이닝 자체의 과열, 운전자가 무의식중에 클러치 페달에 발을 올려놓는 습관, 차에 강한 부하가 계속 걸릴 때, 또는 씰(seal) 손상으로 변속기 오일이 샐 때 등 여러 원인이 겹쳐 클러치 고장이 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기어 변속이 어렵거나 가속이 무력하게 느껴질 때, 변속기 오일이 부족하거나 클러치 페달이 끈적하게 느껴질 때, 또는 엔진 회전수만 오르고 차가 나아가지 않는 현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정비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로이 오토 리페어는 "문제를 방치할수록 손상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마르의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은 고객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단 한 번의 시승으로 클러치를 완전히 태워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네티즌들도 "차량은 대리점 소유이므로 당연히 대리점이 책임져야 한다", "애초에 대리점 직원이 시승에 동승하지 않은 것 역시 명백한 관리 문제"라며 대리점의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클러치는 소모품이지만, 정상적인 단발성 주행 중 완전 파손은 차량의 기존 결함이나 정비 미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고객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타당한 의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책임 소재, 업계 관행과 소비자 보호는? 시승 중 일어난 차량 고장의 책임 소재는 국가나 주마다 법규가 다르지만, 보통 대리점 소유 차량의 기계 결함은 대리점의 보험이나 자체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시승자는 난폭 운전이나 사고 유발 등 명백한 과실이 없는 한 수리비를 낼 책임이 없다고 본다. 대리점이 시승 전 차량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고객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비슷한 일을 겪으면, 현장 사진, 정비 명세서, 관계자와의 대화 기록 등 증빙 자료를 즉시 확보하고 소비자 보호 기관에 중재를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수리비 영수증이나 견적서는 앞으로 법 분쟁으로 번지면 핵심 증거가 된다. 이번 일은 시승 차량의 고장이 소비자의 명백한 부주의 탓이 아니라면, 그 책임은 온전히 대리점에 있다는 업계 원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대리점의 관리 미흡이 부를 수 있는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서, 시승 과정에서 생긴 결함의 책임 소재와 소비자 보호 규범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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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요타, 시승차 클러치 전소⋯수리비 고객 전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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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증권 당국, AI 이용 中기업 주가 조작에 전면전 선포
- 미국 증권시장에서 소규모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봇까지 동원한 주가 조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AI 봇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개인 투자자를 유인하는 신종 '펌프 앤 덤프' 수법 탓에 올해 관련 신고 건수가 4배나 늘었으며, 투자자 피해액은 수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당국은 특별 수사팀을 꾸리고 상장 규정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25년 들어 접수한 주가 조작 의심 신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늘었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뒤 팔아치워 차익을 챙기는 전형의 '펌프 앤 덤프' 수법이 동원됐으며, 특히 범죄 표적 대부분이 중국계 기업에 쏠렸다. 나스닥이 금융산업규제국(FINRA)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들어온 주가 조작 의심 신고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이후 전체 신고 사례의 70%가 중국 기업 주식이었다. 2025년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총 286개로, 시가총액은 약 1조 1000억 달러(약 1538조 원)에 이른다. 노비포(KnowBe4)의 로저 그라임스 CISO 자문은 "주가 조작에 나선 기업의 70%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은 조직이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봇 내세워 신뢰 쌓고 '개미' 유인 실제 피해 사례도 잇따랐다. 중국에서 전자기기용 디스플레이를 만든다고 알려진 오스틴 테크놀로지 그룹은 지난 6월 25일 주가가 장중 225.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바로 다음 날 90% 폭락하며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미 법무부는 지난 9월 12일 주가 부양을 주도한 혐의로 이 회사 공동 최고경영자(CEO) 2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올여름에만 스킨케어 업체인 파크하 생명공학 기술, 디지털 마케팅 기업 에버브라이트 디지털 등 6개 중국 기업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들 주식은 지난 5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6월 말에서 7월 말 사이 일제히 폭락했다. 업계는 이들 종목에서 발생한 투자자 손실액을 약 40억 달러(약 5조 5960억 원)로 추산한다. 주가 조작 세력은 소셜 미디어 광고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왓츠앱 등 메신저 단체 대화방으로 초대한다. 이 대화방에는 금융 전문가를 자처하는 인물과 여러 투자자가 참여해 시장 정보를 나누거나 일상 사진을 올리며 신뢰를 쌓는다. 그러나 처음 초대받은 피해자를 빼면 참여자 대부분은 AI 봇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신뢰를 쌓은 뒤, 운영자들은 특정 중국 주식의 허위 정보를 집중적으로 퍼뜨려 매수를 부추기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다. 보안 교육 회사 혹스헌트는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봇이 사람을 속여 개인 정보를 빼내는 피싱 공격 성공률이 이미 인간보다 24% 높다고 밝혔다. 칼 빼 든 美 당국…상장 문턱 높이고 '문지기'도 처벌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금융 당국도 칼을 빼 들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9월 중국 등 외국 상장기업을 집중 감시하는 '국경 간 사안 전담팀'을 새로 만들었다. 나스닥은 소규모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까다롭게 만드는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기업공개(IPO) 때 최소 2500만 달러(약 349억 7500만 원)의 자본을 모으도록 하고, 상장 후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상장 폐지 절차를 앞당기는 내용 등을 담았다. 특히 유동주식 기준 시가총액 500만 달러(약 69억 9500만 원) 미만 기업은 신속히 상장 폐지할 수 있다. 미 법무부 역시 특별 수사팀을 꾸려 대응한다. 법무부는 지난 3월 '차이나 리버럴 에듀케이션 홀딩스'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말레이시아와 대만 국적자들을 기소하고 범죄 수익 약 2억 1400만 달러(약 2993억 8600만 원)를 압수했다. 또한 당국은 조사 대상을 외국기업 경영진에 한정하지 않고, 이른바 '문지기'로 불리는 미국 내 회계법인과 상장 주관사까지 책임을 묻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기술을 이용한 금융 범죄가 더욱 교묘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라임스 자문은 "2026년 말이면 사람을 속여 개인 정보를 훔치거나 사기 피해를 주는 공격 대부분을 AI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당국 역시 이런 범죄에 맞서 AI 활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선한 AI 봇과 악한 AI 봇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며, 결국 최고의 알고리즘이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 정부도 증권시장에 AI를 활용한 시장 감시와 피싱 대응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개인 투자자는 AI를 이용한 투자 정보를 가려내고 신규 해외 기업에 투자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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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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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증권 당국, AI 이용 中기업 주가 조작에 전면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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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팰리세이드 56만8천대 리콜⋯안전벨트 결함 우려
- 현대자동차가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 팰리세이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약 57만 대를 안전 문제로 전량 리콜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2019년 4월 10일부터 2025년 6월 16일 사이 생산된 2020∼2025년형 팰리세이드 56만8580대에서 잠재적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자동차전문매체 오토이볼루션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함은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 산하 ZF 라이프텍이 공급한 앞좌석 및 2열 좌석 안전벨트 버클에서 발생했다. 내부 부품 일부가 제조 규격에 맞지 않게 제작돼 잠금 장치와의 마찰이 커지고, 충돌 시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을 위험이 확인된 것이다. 리콜 사유는 2차 협력업체 마이크로텍(Microtech)의 사출 성형 공정이 제조 지침을 벗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와 ZF는 2024년 고객 불만 사례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금까지 체결 불량 관련 사례 546건을 확인했다. 현대차는 올해 7월부터 부품 공급업체를 교체했고, 리콜 대상 차량에는 정상 규격으로 제작된 신형 부품을 무상 교체할 예정이다. 리콜 통지는 오는 11월 10일까지 고객에게 발송되며, 전국 딜러망에서 무상 수리가 진행된다. 한편, 북미 수출용 팰리세이드는 국내에서 생산돼 차대번호(VIN)가 'K'로 시작하며, 기아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세대 팰리세이드를 공개했으며, 신형 모델에는 2.5리터 가솔린 터보와 3.5리터 V6 엔진, 그리고 복합 연비 갤런당 34마일(ℓ당 14.5km)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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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팰리세이드 56만8천대 리콜⋯안전벨트 결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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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크라이나, 현대로템 고속철 20대 도입 확정
-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으로부터 고속 전동열차 20편성을 도입한다. 이번 도입은 노후화된 차량 교체와 동시에 교통 수요 급증에 대응해 연간 600만 명 이상을 추가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그마티카 매거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역개발부는 18일 올렉시 쿠레바 부총리 겸 지역개발부 장관이 서울에서 한국수출입은행 황기연 상임이사,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관계자들과 회담을 갖고 열차 구매 재원 조달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도입되는 현대로템 고속열차 1편성당 가격은 약 1600만 달러로 추산되며, 계약 체결 후 1년 반에서 2년 사이에 첫 열차가 인도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통해 출퇴근 시간대 좌석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철도 운송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 정부는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우크라이나에 2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우대 금융을 제공하기로 해 인프라 현대화와 재건 사업에 추가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철도청(Ukrzaliznytsia)이 운행하는 고속·중거리 열차 상당수는 구소련 시절 제작된 차량이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유지보수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차량의 노후화가 가속화되면서 교체 수요가 커진 것이 이번 계약의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또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국내 항공망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철도가 국내 장거리 이동의 핵심 교통수단이 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연간 600만 명 이상 추가 수송 능력을 확보해 출퇴근 시간대 좌석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국가 재건 로드맵을 세우고, 교통 인프라 현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고속열차 도입은 수도 키이우와 주요 도시를 빠르게 연결해 경제 회복과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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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크라이나, 현대로템 고속철 20대 도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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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2심서 집행유예⋯횡령·배임 무죄
-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회사에 부당 지원을 하고 3,00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박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이 횡령과 배임을 유죄로 본 것과 달리, 항소심은 공정거래법 위반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권 매각, 금호터미널 주식 저가 매각 등 주요 배임·횡령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금호산업에는 벌금 2억 원이 선고됐다. [미니해설] 박삼구 전 회장, 2심서 집행유예 감형…법원 "횡령·배임 불인정, 부당지원만 유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 10년 실형을 선고받은 지 2년여 만에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종호 부장판사)는 18일 박 전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과 2심의 판결 차이 1심은 박 전 회장이 2015년 12월 금호터미멀 등 계열사 자금 3,300억 원을 동원해 금호산업 주식 인수 대금에 쓰는 등 횡령·배임을 저질렀다고 보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해당 거래를 유효한 자산유동화 구조로 인정하고 담보와 변제계획이 갖춰져 있었다는 점을 들어 불법 영득 의사가 없다고 판단, 횡령 혐의를 무죄로 봤다. 또한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저가 매각한 혐의(특경법 배임)에도 "2,700억원의 매각 가격은 금호터미널 주식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했거나, 적어도 주식가치에 비해 현저하게 저가로 결정된 가격은 아니다"라며 "금호터미널 주식 매각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2016년 12월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헐값(1,333억원)에 넘겼다는 혐의(특경법 배임) 등도 주식 및 계약 가격이 현저히 낮지 않았고 손해 발생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부당지원 혐의만 인정 다만 박 전 회장이 2016~2017년 아시아나항공 등 9개 계열사를 동원해 금호기업에 1,306억 원을 담보 없이 싼 이자로 지원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금호기업에 유리한 경쟁 조건을 누릴 수 있게 하고 그룹 지배권 강화를 도모한 부당한 지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 법인은 벌금 2억 원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윤 전 상무와 박 전 실장에게는 각각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김 전 상무는 무죄를 선고받는 등 1심 실형이 대부분 대폭 감형됐다. 법원 "자산거래 구조 합법성·담보 확보 등 고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계열사 자금을 사익을 위해 임의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금융거래 구조에 따른 행위였다고 봤다. 또 기내식 독점 사업권과 금호터미널 주식 매각 역시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금호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은 명백한 부당지원이라며 이 부분은 유죄로 결론지었다. 이번 판결로 박 전 회장은 법정구속 상태에서 벗어나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총수 사익 편취'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와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행위에 대한 사법부 판단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박 전 회장은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금호기업을 세우고, 그룹의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 주식을 인수하려 한 혐의 등으로 2021년 5월 기소됐다. 2022년 8월 1심 재판부는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박 전 회장은 이듬해인 2023년 1월 2심 심리 과정에서 보석(보증금 등 조건부 석방)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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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2심서 집행유예⋯횡령·배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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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K드라마 열풍, 한류가 바꾼 한국 문화 인식
- 전 세계적인 K팝과 K드라마 열풍이 한국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고 캐나다 현지매체 캐피털커런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한 한국계 2세 제니 곽(22)은 어린 시절, '북한·핵·전쟁' 등 정치적 이슈 속에서 한국이 주로 언급되는 현실을 경험했다. 그러나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글로벌 무대에서 폭발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한국 문화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K팝 그룹의 세계적 성공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K드라마의 넷플릭스 흥행이 이어지면서 한국은 더 이상 전쟁이나 갈등만으로 정의되지 않게 됐다. 미국 내 K팝 스트리밍은 2022년 66억 회에서 2023년 92억 회로 급증했으며, 넷플릭스는 같은 해 25억 달러 규모의 한국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문화 확산은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자긍심 고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 한국문화원은 K팝 공연, 요리 강좌, 커버댄스 대회 등을 통해 현지 사회와 교류하며, 이민 2세대에게 뿌리 찾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타와, 몬트리올, 토론토에서 열린 K팝 갈라에는 수천 명의 관객이 몰리며 열띤 호응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한류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아시아인에 대한 서구 사회의 고정관념을 흔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안지윤 교수는 "한국 대중문화의 가시성과 확산은 아시아인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계기"라며, 역사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과 같은 작품이 서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류 확산에는 과제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K팝이 글로벌화 과정에서 한국적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코로나19 이후 반아시아 정서와 혐오 범죄 증가도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컬처는 한국인과 재외동포 모두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며, 세계 문화 지형 속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다. 캐나다 오타와대에 한국학생회를 설립한 제니 곽은 "이제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많은 이들이 한국 문화를 '쿨하다'고 말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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