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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엔비디아 업고 8번째 신기록⋯다우는 436P 하락 '혼조'
-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뚜렷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공포와 부진한 은행 실적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하락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중국발 호재에 힘입어 급등하며 나스닥 종합지수를 또다시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98%(436.36포인트) 내린 44,023.29에, S&P 500 지수는 0.40%(24.80포인트) 하락한 6,243.76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8%(37.47포인트) 오른 20,677.80에 마감하며, 최근 5거래일 중 4번째이자 6월 27일 이후 8번째 사상 최고치 경신 기록을 세웠다. 시장의 희비를 가른 것은 AI와 인플레이션이었다. 엔비디아는 주력 AI 칩 'H20'의 중국 판매를 재개한다고 밝히며 주가가 4% 급등했다. 이 소식에 AMD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각각 6.4% 이상 동반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1.3% 오르며 1년 만에 최고치를, S&P 기술지수도 1.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전반의 강세가 나스닥을 밀어 올린 동력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다른 한편에서는 암운이 짙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완만해 시장의 우려를 일부 덜어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여기에 2분기 어닝 시즌의 문을 연 JP모건 체이스(-0.7%), 웰스파고(-5.5%), 블랙록(-5.9%) 등 금융 대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씨티그룹만이 호실적에 힘입어 3.7% 상승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이처럼 시장은 AI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과 거시경제의 불안감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168억 2000만 주로, 최근 20거래일 평균(175억 5000만 주)을 소폭 밑돌아 시장 전반의 열기는 다소 식었음을 시사했다. 향후 실적과 정책 변수에 따른 추가 변동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니해설] 나스닥 신기록 뒤엔 'AI 낙관론', 다우 하락엔 '관세 현실론' 있었다 15일의 월스트리트는 두 개의 시장이 공존했다. 한쪽에서는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성장 동력이 나스닥을 6월 27일 이후 여덟 번째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어닝쇼크'라는 현실의 벽이 다우와 S&P 500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의 혼조세는 미래 기술에 대한 폭발적인 기대와 현재의 거시경제적 불안감이 어떻게 시장을 나누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줬다. AI, 홀로 시장을 이끌다 시장의 상승 축을 이끈 동력은 단연 엔비디아였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H20 AI 칩 판매 재개 소식은 개별 기업의 호재를 넘어, AI 시장의 성장성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재확인시켰다. 이 소식 하나에 AMD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6.4% 이상 동반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1.3% 오르며 1년 만에 최고치를, S&P 기술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낙수효과'가 기술 생태계 전반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코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롭 스완키 분석가는 "기술주 고평가 우려로 타 업종으로 이동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기술주로 회귀하게 만든 계기"라면서도 "다만 단기적 반등에 그칠 수 있으며, 실제 매출 반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자금이 가장 확실한 성장 동력을 찾아 다시 'AI'라는 항구로 회귀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믿음은 업계 거물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6% 가까이 급락한 날, "장기적으로 볼 때, 저는 이 가격대에서 블랙록의 열렬한 매수자"라고 선언했다. 그는 블랙록에게 AI 인프라 기회가 "엄청나다"며, 인프라 투자가 "황금기의 시작"에 있다고 역설했다. 당장의 실적 부진에도 미래 성장의 핵심을 AI에서 찾는다는 시각은, AI가 단순한 테마를 넘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동력이라는 믿음을 반영한다. 관세의 그림자, 경제를 뒤덮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주의 낙관론 이면에는 '관세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실적 위협이 자리 잡고 있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시장의 공포가 기우가 아님을 숫자로 보여줬다. 물론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완만하게 나와 시장에 약간의 안도감을 주었지만, 헤드라인 수치는 관세의 그림자가 경제 전반에 드리우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회사 이버리의 매슈 라이언 시장 전략 책임자는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6월 소비자 물가를 밀어 올리는 작용을 했다는 것을 사실상 확인시켜 주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험난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건 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낸드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심판이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여러 전문가가 관세발 물가 상승을 시장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어닝시즌의 경고, 금융주가 보내다 미래 기대감과 현재 위협 간의 줄다리기는 기업 실적에서 그 무게가 드러난다. JP모건 체이스(-0.7%), 웰스파고(-5.5%), 블랙록(-5.9%) 등 거대 금융사들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은 경제의 실핏줄인 기업들이 이미 압박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유일하게 씨티그룹만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3.7% 급등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을 뿐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2분기 예상 이익 성장률은 2023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과 관세 부담이 기업 이익을 갉아먹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높아진 눈높이와 차가운 거래량 시장의 또 다른 부담은 높아진 밸류에이션이다. 제프리스가 도어대시에 대해 "강력한 실행력과 성장 알고리즘이 (주가에) 완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을 하향한 것처럼, 이미 시장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시장의 분열과 경계심은 거래량에서도 감지된다. 이날 거래량은 168억 2000만 주로 최근 20거래일 평균을 밑돌아, 나스닥의 신기록 행진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의 참여 열기는 다소 미지근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월가는 '엔비디아의 AI 엔진'이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관세 인플레이션의 폭풍우'를 뚫고 전체 시장을 끌고 갈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그 해답의 실마리는 앞으로 본격화될 2분기 어닝 시즌 동안 기업들이 내놓을 실적과 전망 속에 숨어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냉철하게 분석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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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엔비디아 업고 8번째 신기록⋯다우는 436P 하락 '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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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215선 회복⋯SK하이닉스는 30만원 아래로 조정
-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25포인트(0.41%) 오른 3,215.28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도 13.51포인트(1.69%) 상승한 812.88에 마감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1.16% 오른 63,600원에 거래됐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0.50% 하락한 298,500원에 마감했다. 전날 30만원 고지를 밟았던 SK하이닉스는 차익 실현 매물 여파로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원전주와 방산주는 두산에너빌리티(8.47%), 풍산(17.22%)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기준 1.0원 내린 1,380.2원으로 집계됐다. [미니해설] 코스피 3,215선 회복…코스닥도 810선 돌파, 차익실현 속 종목별 온도차 뚜렷 15일 국내 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25포인트(0.41%) 오른 3,215.28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13.51포인트(1.69%) 오른 812.88에 거래를 마감했다. 양 시장 모두 7월 들어 연고점을 지속 경신하며 투자심리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출발했으나, 장중 낙폭을 줄이며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코스닥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1.6%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발 반도체 랠리에 따라 최근까지 급등세를 이어온 SK하이닉스가 이날 차익실현 매물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장중 3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이날 0.50% 하락한 29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3% 하락한 29만원까지 내려가는 등 등락폭이 컸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1.16% 상승한 63,600원에 마감했다. 한미반도체도 1.90% 오르며 반도체 업종 내 종목별 강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하락은 기술주 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불러일으켰다. 한편, 원전 및 방산 관련주가 전일에 이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에너빌리티(8.47%), 비에이치아이(7.11%), 현대건설(3.37%) 등 원전주는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8%), 풍산(17.22%), LIG넥스원(3.57%) 등 방산주도 강세를 보이며 관련 섹터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혼조세가 뚜렷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06%), 카카오(-1.89%), 현대차(-2.76%), 기아(-2.91%)는 하락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0.48%), NAVER(0.20%), 셀트리온(0.90%) 등은 상승 마감했다. 특히 금융주는 KB금융(0.93%), 하나금융지주(0.94%), 우리금융지주(0.19%) 등이 강세를 보이며 방어주 성격을 부각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장중 변동성을 보인 끝에 주간 거래 기준 1.0원 하락한 1,380.2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오전에는 1.3원 상승한 1,382.5원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제한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6월 CPI를 발표할 예정이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어, 이는 다음 주 원화 환율 및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기준금리가 1%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한 점도 시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한 파월 의장을 향해 '얼간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연준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와 이에 따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국내 증시는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과 이익 실현 매물 간 균형 속에서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다만 글로벌 기술주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코스닥 중심의 수급 개선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CPI와 기업 실적 발표 시즌에 주목하면서, 단기 모멘텀보다는 종목별 실적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코스피가 3,200선을 안착하며 상방을 시험하고 있는 만큼, 7월 중반 이후 흐름이 중기 방향성을 결정지을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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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215선 회복⋯SK하이닉스는 30만원 아래로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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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의 약한 러시아 제재 영향 하락 반전
- 국제 유가가 14일(현지시간) 예상보다 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가격은 2.2%(1.47달러) 내린 배럴당 66.98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1.6%(1.15달러) 내린 69.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무기 지원을 발표하고 러시아가 50일 내 평화 협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수출품 구매 국가에 100%가량의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실제로 러시아와 계속 거래하는 국가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으며 러시아에 대한 발표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분석도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이번 소식을 가격 하락 요인으로 받아들였다"며 "협상할 시간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우려가 오늘 아침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멀어진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출 대상국에는 중국과 인도가 포함된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부문 책임자는 "미국이 중국에 10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폭발적으로 치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이 12일 유럽연합(EU)와 멕시코에 8월1일부터 관세 30%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점은 국제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미국와 EU와 멕시코간 협상 결과에 따라 세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고관세가 세계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3주내 최고치에 도달하며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에 4거래일만에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0.1%(4.9달러) 내린 온스당 3359.10달러에 마감했다. TD 증권의 바트 멜렉 상품 전략 책임자는 "금 가격이 크게 오른 이후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 시장은 여전히 매수세가 강하다"며 "투자자들은 화요일(15일) 발표되는 미국의 CPI와 수요일(16일) 생산자물가지수(PPI)를 주시하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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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의 약한 러시아 제재 영향 하락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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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7번째 최고치⋯뉴욕증시, 30% 관세폭탄에도 0.2%↑
-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부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관세라는 정치적 변수보다 곧 시작될 2분기 어닝시즌과 주요 경제 지표 등 펀더멘털로 옮겨간 영향이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0% 오른 44,459.6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4% 상승한 6,268.5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0.27% 오른 20,640.33으로 장을 마감하며 6월 27일 이후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거래량은 최근 20거래일 평균(176억 주)에 못 미치는 154억 주에 그쳐, 시장의 신중한 관망 심리를 드러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유럽연합(EU)과 멕시코산 수입품 대부분에 8월 1일부터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무역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입장 번복과 막판 협상 타결 사례를 경험한 학습 효과로 관세 위협에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기업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15일 JP모건 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을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의 막이 오른다. 같은 날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해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지표 등도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12만 달러를 돌파하자 코인베이스(+1.8%), 마이크로스트래티지(+3.8%) 등 암호화폐 관련주가 동반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미니해설] 0.2% 상승에 담긴 월가의 속내…'관세 공포' 지우고 '실적'에 올인 '30% 관세 폭탄' 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한마디는 과거 월스트리트를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2025년 7월의 월가는 달랐다. 유럽연합과 멕시코를 겨눈 고율 관세 위협에도 주요 3대 지수는 동반 상승이라는 정반대의 결과지를 내놨다. 시장은 왜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를 '찻잔 속 태풍'으로 치부했을까. 해답은 시장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다. 월스트리트는 이제 정치적 소음 너머, '기업의 이익'과 '경제의 체력'이라는 본질을 정조준하고 있다. 시선은 실적으로…업종별 희비 교차 이번 시장 반응의 기저에는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에 대한 '학습 효과'가 깔려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잇따른 관세 위협과 잦은 막판 입장 번복에 무뎌졌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EU와 멕시코 역시 보복 조치를 유예하며 협상의 문을 열어뒀다.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막판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글렌미드의 투자 전략 책임자 제이슨 프라이드의 진단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4월 이후 시장이 상당히 좋은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에 현재는 숨 고르기 국면"이라고 상황을 요약하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최근 경제 입법이 대체로 서로 상쇄될 것이기에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관세라는 악재가 다른 정책적 호재로 일부 상쇄될 수 있다는 믿음이 시장의 불안을 완충시킨 것이다. 높아진 눈높이, '어닝 쇼크' 경고음 시장이 관세라는 그림자를 애써 외면하는 이유는 더 밝게 빛나는 '실적'이라는 태양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속내는 텍사스 GDS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글렌 스미스의 진단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앞으로 몇 주간 시장의 가장 큰 질문은,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실적이 여전히 배경에 깔린 관세 문제를 압도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시장은 관세 관련 헤드라인을 견뎌냈으며, 실적과 경제 회복력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관심은 '관세가 실적에 얼마나 타격을 줄 것인가'에서 '실적이 관세 우려를 얼마나 압도할 것인가'로 넘어갔다. 이날 시장에서 나타난 업종별 차별화는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관세를 시사하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2.2% 하락했고, S&P 500의 11개 섹터 중 에너지 섹터는 1.2% 내리며 가장 부진했다. 반면 넷플릭스와 '슈퍼맨' 영화 흥행에 힘입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주도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는 0.7% 상승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정치적 변수보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업황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대목이다. M&A·코인…종목 장세의 명암 물론 시장이 마냥 평온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세 이슈가 잠잠해지면서 시장의 눈높이가 기업 실적에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은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공동 창업자 폴 히키는 이 점을 경고했다. 그는 "초기 실적 발표와 함께 완만한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상승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유틸리티 섹터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상태다. 이 때문에 작은 '어닝 쇼크'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당연시되는 분위기에서는,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만으로는 주가 상승 동력을 얻기 어렵다. 이날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에 급락한 워터스의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실험실 장비 업체인 워터스가 경쟁사 벡톤 디킨슨의 진단사업부와 175억 달러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13.8%나 폭락했다. 시장이 거시 이슈보다 개별 기업의 가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뉴욕증시는 '관세 공포'라는 안개를 걷어내고 '실적 검증'이라는 산을 마주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정치적 변수보다 개별 기업의 성적표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기대감에 차 있을 때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폴 히키의 경고대로 높은 기대의 벽을 넘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은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다.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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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7번째 최고치⋯뉴욕증시, 30% 관세폭탄에도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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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500 6,900 전망 속 시험대 오른 뉴욕증시
-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온 뉴욕증시가 운명의 한 주를 맞는다. 2025년 들어 약 7% 상승하며 강세장을 구가해온 시장이 8월 1일 추가 관세 발효를 앞두고 기업들의 실제 손익계산서와 물가 충격 여부라는 현실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근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2개월 내 6,9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는 15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시작으로 17일 소매판매, 18일 주택착공 등 핵심 경제지표가 연이어 공개된다. 특히 CPI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다. 시장은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고, 근원 CPI는 5월(2.8%)보다 높은 3.0% 상승을 전망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가시화될 전망이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지만,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연준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을 필두로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3M 등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4월 초 10.2%에서 최근 4.8~5.8%로 하향 조정됐다. 2025년 전체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9% 내외로, 2024년(11%) 대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같은 흐름이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 공급망 조정, 가격 책정 등을 통해 관세 충격을 흡수하고 있으며, 예상보다 관세 전가 효과가 아직 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25년과 2026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로 유지했다. [미니해설] S&P 500 6,900 낙관론의 이면…'관세·쏠림' 두 개의 파고를 넘어라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S&P 500 지수는 2025년 들어 약 7% 상승했으며,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발표로 인한 급락 이후 무려 26%나 반등하며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시장은 마치 눈앞의 위험을 애써 외면하는 듯하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이 더 나아지는 연말과 내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단기적인 불확실성은 기꺼이 감내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낙관론에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불을 지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S&P 500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기존 6,500에서 6,9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빠르고 깊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국채 금리 하락 전망이 그 핵심 근거다. 하지만 이 '불안한 낙관론'은 여전히 혹독한 현실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관세 장벽, 예상보다 낮은가? 투자자들이 '단기 불확실성'을 외면해 온 배경에는 기업 실적에 대한 믿음이 자리한다. 그러나 그 믿음의 근거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4월 초 10.2%에서 최근 4.8~5.8%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코스틴 전략가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기업 설문조사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관세 전가가 지금까지 덜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S&P 500 기업들이 비용 절감, 공급망 조정, 가격 책정의 조합을 통해 관세 영향을 상쇄할 계획이며, 일부 상품 관련 기업들은 2분기 진입 시점에 약 3개월분의 평균 이상 재고를 확보해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랠리의 두 얼굴, '확산'과 '추락' 현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아킬레스건은 '극심한 쏠림'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지만, 지수 내 중간값 주식은 52주 최고가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 상승세가 소수의 대형주에 극도로 편중되어 있다는 의미이며, 시장 폭(market breadth)은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코스틴 전략가는 이 현상을 두고 "극도로 좁은 시장 폭은 향후 몇 달이 최근의 시장 주도주들의 '따라잡히기(catch down)' 또는 최근의 부진주들의 '따라잡기(catch up)'로 특징지어질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셈법 '캐치업(확산)' 시나리오의 핵심 동력은 연준의 금리 인하다. 과거 40년간 연준이 6개월 이상 금리를 동결한 후 인하를 재개했을 때, 경제가 계속 성장한 4차례의 경우 S&P 500은 6개월간 평균 7% 상승하며 긍정적인 선례를 남겼다. 그러나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변수다. 6월 근원 CPI는 3%대 상승이 유력하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시장의 기대와 경제 현실 사이에서 연준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혼돈 속 투자의 길 다가오는 한 주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분수령이다. '캐치다운(추락)'의 위험을 피하고 '캐치업(확산)'의 온기를 누리기 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하가 변동금리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실적을 5%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며,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소재, 유틸리티, 미디어, 부동산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중소형주나 저평가된 주식의 지속적인 강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은 지금, 아슬아슬한 외줄 위에서 '동반 상승'과 '동반 하락'의 갈림길을 마주하고 있다. 이번 주 공개될 실적과 물가 지표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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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500 6,900 전망 속 시험대 오른 뉴욕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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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원유공급 과잉 우려 등 영향 4거래일만에 하락
- 국제유가는 10일(현지시간) 주요 산유국의 증산 중단 가능성에도 원유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되면서 2%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4거래일만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7%(1.81달러) 하락한 배럴당 66.57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보다 2.2%(1.55달러) 내린 배럴당 68.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오는 10월부터 더는 증산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졌다. OPEC+가 공급과잉 우려에 감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OPEC+는 올해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고 8월에는 하루에 54만8000배럴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OPEC+는 오는 9월까지 증산을 추진한 뒤 10월부터는 더 늘리지 않고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은 OPEC+발(發) 원유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가 올해 말 배럴당 60달러까지 내림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 회사인 FGE는 OPEC+가 공급과잉을 고려할 때 올해 말부터 2026년까지 다시 감산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 정책도 글로벌 수요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유가에 약세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을 상대로 오는 8월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과 이라크 등 여러 국가에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서한을 추가로 발송했다. 이와 함께 구리,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계획도 제시한 상태다. 트럼프 정권의 이같은 방침이 실제로 발동된다면 미국의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인플레와 경기둔화가 원유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부각됐다. 오닉스 캐피털 그룹의 해리 칠링귀리안 리서치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일관성이 부족하고 자주 번복돼 시장의 반응이 점점 둔감해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많은 투자자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달러강세 등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레소에서 8월말 금가격은 0.1%(4.7달러) 오른 온스당 332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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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원유공급 과잉 우려 등 영향 4거래일만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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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부동산 과열에 제동 걸었다
-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동결로, 치솟는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급증세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상승세가 확대되고 최근 대출 규제의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동결은 가계대출 관리, 미국 연준 회의, 추경 효과 등을 확인하기 위한 숨고르기로 해석된다. 향후 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가되 시기와 속도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니해설]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한은 "부동산 과열 우려, 인하 속도 조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열린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5월에 이어 두 번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를 네 차례 동결과 인하를 반복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왔으나, 이날은 다시 한 번 발을 멈췄다. 가장 큰 이유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과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43% 상승해, 2018년 9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택시장 활황을 반영하듯 가계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2천억 원 증가했으며, 금융권 전체로는 6조5000억 원이 늘어나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시장에 '부동산은 계속 오른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고, 이는 투기적 수요의 유입과 금융 불균형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이날 의결문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단행했다. 이번 동결은 이 규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미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만 끌어올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금리 인하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한은의 일관된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번 금리 동결에는 또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방향, 향후 추경 집행 효과, 그리고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격차 등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로 한국보다 2.0%포인트 높다. 이처럼 금리차가 커진 상황에서 한국이 무리하게 인하를 이어간다면 자본 유출 우려와 환율 불안을 자초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미국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0.25%p 수준의 소폭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도 속도를 맞추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약 3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하반기 경기 부양에 일정 효과를 줄 수 있는 변수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재정정책 효과를 먼저 확인한 뒤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건설, 소비 등 내수 부문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미국발 관세 충격은 하반기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도 의결문에서 “성장률 하방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경기 부양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르면 8월부터 다시 기준금리 인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가계부채나 부동산보다 경기 둔화가 더 위협적"이라며 "한은은 10월경 한 차례 더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금리 인하 기대심리가 과도하면 오히려 금융 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며 "한은의 이번 동결은 그런 점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8월 0.25%p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며, 주 실장과 장 연구위원은 “하반기 1~2회 추가 인하가 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최종적으로 "대내외 정책 여건과 물가, 금융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과 대출에 쏠리는 과도한 유동성을 경계하면서도, 침체된 실물 경기를 고려한 점진적 완화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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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부동산 과열에 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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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전문가 93% "한은, 7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시장 금리 기대는 하락 쪽
-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대다수가 오는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과 대외 변수 등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통화 당국이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8일 금융투자협회는 '2025년 8월 채권시장지표(BMSI)'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응답자 100명 가운데 93명이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조사(62%)에 비해 31%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 수준이다. 금투협은 "경기 반등이 더딘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불안정,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면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전망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시장금리 전망에 대한 채권 시장 심리는 다소 개선됐다. 8월 시장금리에 대해 응답자의 42%가 하락을 점쳤으며, 이는 전달의 33%에서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금리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4%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줄었다. 금투협은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국내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및 환율과 관련한 심리 지수는 악화됐다. 물가 심리 지수는 86.0으로 전월(89.0) 대비 낮아졌고, 환율 심리 지수도 123.0으로 전월의 149.0보다 하락했다. 이에 대해 금투협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달러 강세 전망이 우세해졌다”며 “이에 따라 환율 하락을 예상한 응답은 줄고 상승 응답이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종합 BMSI는 105.8을 기록하며 전월(99.7) 대비 6.1포인트 상승했다. BMSI가 100을 넘으면 채권시장 심리가 긍정적임을, 100 미만이면 부정적임을 뜻한다. 금투협은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 중동 리스크 완화에 따른 국제유가 안정 기대 등 요인이 복합 작용하면서 8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반적으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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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전문가 93% "한은, 7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시장 금리 기대는 하락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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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폭탄에 1%⋯테슬라 7%↓ 동반 급락
-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폭탄'에 직격탄을 맞으며 급락했다. 지난주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구가하던 시장의 낙관론은 하루아침에 불안감으로 뒤바뀌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4%(422.17포인트) 내린 44,406.36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79%, 0.91% 하락하며 6월 중순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3.44 대 1의 비율로 압도했고, 전체 거래량 역시 최근 평균을 밑돌아 위축된 투자 심리를 방증했다. 이번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7개국에 8월 1일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 결정타가 됐다. 그는 이어 브릭스(BRICS)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국가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시장의 공포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돌발 행동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가 '아메리카당' 창당 의사를 밝히자, 테슬라 주가는 투자자들의 우려 속에 7% 가까이 급락하며 6월 5일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무역 조치와 기업 오너 리스크의 전개 방향을 주시하며 극도의 경계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미니해설] 하루 만에 뒤집힌 월가…'관세·머스크 리스크'는 왜 시장을 흔들었나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뉴욕증시는 견조한 고용지표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경신 파티를 벌였다. 경제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 이른바 '골디락스' 서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듯했다. 그러나 단 하루 만에 그 열기는 차갑게 식었다. 월요일 시장을 강타한 것은 경제 지표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가락에서 시작된 '관세의 유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 25%, 남아공에 30%, 미얀마와 라오스에 40% 등 구체적인 관세율을 적시한 서한들을 공개하자 시장은 즉각 얼어붙었다.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3.44 대 1의 비율로, 나스닥에서는 2.74 대 1의 비율로 압도하며 시장의 투매 심리를 여실히 드러냈다.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에밀리 롤랜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우리에게 최고조의 관세 위험은 지나갔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관세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면서 약간의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 무역 마찰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시장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 앞에서 길을 잃은 모습이다. 롤랜드 전략가는 "징벌적 관세를 발표했다가 다시 약간 완화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겪어온 패턴"이라며 이번에도 '밀고 당기는 협상'의 일환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본질적인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아전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할수록 시장은 덜 행복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누리던 낙관론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세의 귀환이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는 단순한 무역 마찰을 넘어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 때문이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관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며, 경제 성장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성장은 둔화되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상승한다는 JP모건의 견해가 여름을 거치며 힘을 얻는다면, 시장의 반등을 멈추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리스크'에 '머스크 리스크'까지 덮쳤다 복잡해진 인플레이션 전망은 금리 정책의 셈법마저 뒤흔들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7월 금리 동결 확률을 95%로 높게 점치면서도, 9월 인하 가능성은 60% 수준으로 보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의 또 다른 축을 뒤흔든 것은 '머스크 리스크'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아메리카당' 창당이라는 정치적 폭탄을 터뜨리자 투자자들은 즉각 실망 매물로 화답했다.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폭락하며 한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CEO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불만을 넘어선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행보가 기업 경영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테슬라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우려한다. 거시적으로는 '트럼프 리스크'가, 개별 기업 단위에서는 '머스크 리스크'가 시장을 짓누르는 이중고에 처한 형국이다. 안갯속 시장, 높아지는 불확실성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예고한 "매우 분주한 며칠"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날 거래량은 최근 20거래일 평균에 못 미치는 165억 주 수준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인 대응보다 관망세를 택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최근 통과된 감세 및 지출 법안이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3조 달러 이상 부풀릴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미국 경제와 증시는 이제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안갯속으로 깊숙이 들어서고 있다. 한동안 잊혔던 변동성의 시대가 다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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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폭탄에 1%⋯테슬라 7%↓ 동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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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유통업계, 라면·빵·커피 최대 반값 할인⋯정부 물가 대응
- 정부와 식품·유통업계가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대응해 이달 중 라면, 빵, 커피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최대 50%까지 할인 행사를 벌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여름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식품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할인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심·오뚜기·SPC·동서식품 등은 라면·식빵·커피 등 인기 품목에 대해 1+1, 2+1 또는 최대 반값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정부는 다음 달에도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할인 연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미니해설] "장바구니 부담 던다"⋯정부-식품업계, 라면·빵·커피 최대 50% 할인 정부와 식품·유통업계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섰다. 이달 중 라면, 빵, 커피를 비롯한 주요 가공식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최근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지난 4일 식품·유통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가공식품 할인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여름 휴가철을 맞아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할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4.6%에 달한 이후 불과 닷새 만에 나온 대응이다. 해당 상승률은 2023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날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정부와 여당은 가공식품 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라면, 빵, 커피 등 핵심 품목 대폭 할인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대대적인 할인이 진행된다. 농심은 일부 라면을 대형마트에서 16~43% 할인 판매하며, 대표 제품인 비빔라면 '배홍동'은 오는 17일까지 최대 43%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는 2+1 행사도 병행된다. 오뚜기 역시 일부 라면을 10~20% 저렴하게 판매하고, 편의점에서는 1+1, 2+1 행사를 연다. CU·GS25 등 편의점들은 진라면, 짜슐랭, 팔도제품 등 다양한 라면 제품에 대해 최대 반값 할인과 2+1 행사를 진행한다. SPC는 17일까지 대형마트에서 식빵, 호떡 등을 최대 50% 할인하며, 동서식품은 커피 스틱·캔 제품을 최대 40% 할인하거나 1+1 행사로 선보인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김치를 최대 35% 할인하며,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 홈쇼핑 등에서도 행사에 참여한다. 김치·커피·아이스크림도 할인 대상 라면·빵 외에도 여름철 소비가 많은 아이스크림, 주스, 삼계탕 등도 할인 대상이다. 정부는 특히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김치, 커피 등도 행사에 포함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 1+1과 30% 할인 행사를, 대상은 종가집 김치를 30~35% 할인 판매한다.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원가 절감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커피·코코아 등 21개 수입 원재료에 할당관세를 적용 중이며, 올해까지 커피·코코아 수입 부가세를 면제한다. 또한 원료구매자금 지원도 확대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 원가는 여전히 부담 실제로 원재료 가격 추이를 보면 국제 코코아 가격은 2023년 톤당 3308달러에서 2024년 7월 기준 9613달러까지 급등했고, 커피(로부스타)는 지난해 4168달러에서 최근 419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팜유는 지난해 11월 1128달러에서 지난달 883달러로 내려가 일부 원가 부담은 다소 완화되고 있다. 정부, 물가 안정 총력…다음 달까지 행사 연장 검토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할인 행사를 지속하고, 필요시 다음 달에도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가공식품 물가를 지속 모니터링하며 업계와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코코아·커피 등의 국제 시세는 여전히 높지만, 설탕·팜유 등 일부 품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점차 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62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다. 특히 오징어채는 48.7%, 양념소스는 21.3%, 차(茶) 20.7%, 초콜릿 20.4%가 상승했다. 라면은 6.9%, 빵과 소시지는 각각 6.4%씩 가격이 올랐다. 정부는 일시적인 할인 행사를 넘어서 중장기적인 물가 안정 기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행사는 국민의 체감 물가를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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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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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유통업계, 라면·빵·커피 최대 반값 할인⋯정부 물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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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2% 하락⋯3,050선으로 밀려나
- 4일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하며 3,050선까지 후퇴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1.99포인트(1.99%) 내린 3,054.28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3,122.28까지 오르며 상승 출발했지만 곧 약세로 전환됐다. 코스닥 지수도 2.21% 하락한 775.80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9원 오른 1,362.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수 하락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와 지주회사 주식 약세가 주도했다. 반면 뉴엔AI는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3,050선까지 밀린 코스피…지주사·반도체 약세, 뉴엔AI는 '따상' 돌파 4일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3,050선으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1.99포인트(1.99%) 내린 3,054.28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3,122.28로 출발하며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곧 하락 전환했고, 장 후반 들어 낙폭이 커지며 2%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2.21%(17.53포인트) 하락한 775.80으로 마감해 중소형주 전반에 걸쳐 매도세가 우세했다. 시장 약세는 전일 강세를 주도했던 반도체·방산·지주사 종목군에서 일제히 매물이 출회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0.78%)는 오전 내 등락을 반복하다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고, SK하이닉스(-2.87%)와 한미반도체(-1.05%)도 장중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방위산업 관련 종목들도 하락 폭이 컸다. 현대로템(-7.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5%), 풍산(-4.58%)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이는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주사 섹터에서는 상법 개정안 처리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전일의 상승세가 재료 소멸과 함께 급락세로 전환됐다. 코오롱(-12.50%), HS효성(-13.29%), 한화(-7.28%), 효성(-8.71%) 등은 7~13%대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상법 개정으로 향후 요금 현실화 기대감이 커진 공기업 주에서는 일부 강세 종목이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8.11%)와 한국전력(2.79%)이 그 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2.51%), KB금융(-4.11%), 하나금융지주(-2.40%), HD현대중공업(-5.58%) 등이 하락하며 전반적인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환율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영향을 받아 전 거래일보다 2.9원 오른 1,362.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1,363.1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노동부는 6월 비농업 일자리가 14만7천 개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11만 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이에 따라 달러인덱스는 다시 97선을 회복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종목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뉴엔AI이다. 빅데이터 기반 AI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기업은 상장 첫날 공모가(15,000원) 대비 156% 상승한 3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3,850원까지 급등하며 공모가의 2.9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95.61대 1, 일반 청약 경쟁률은 1,468.83대 1로 흥행을 예고했던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하락 배경에 대해 "전일 상법 개정 기대감 등으로 급등했던 종목의 차익 실현과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긴축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향후 국내 증시는 미국 연준(Fed)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국내 물가 및 소비 관련 지표, 외국인 자금 흐름 등에 따라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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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2% 하락⋯3,050선으로 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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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 2.2% 상승⋯가공식품·수산물·석유류 동반 상승세
-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라면, 커피, 고등어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생활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공식품과 수산물 가격 급등, 국제 유가 상승 전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상승했다. 이는 올해 1월(2.2%)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은 가공식품(4.6%), 수산물(7.4%), 석유류(0.3%)의 동반 상승이 주도했다. 라면, 커피, 고등어 등 주요 품목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니해설] 라면·커피·고등어가 끌어올린 6월 물가⋯정부 "체감 물가 안정 총력" 6월 소비자 몰가 상승률이 2.2%를 기록하며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공식품과 수산물 가격이 물가를 견인했으며, 석유류 가격도 상승 반전하면서 생활물가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식탁물가 줄줄이 오름세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가공식품(4.6%)이다. 이는 2023년 11월(5.1%)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 커피(12.4%), 빵(6.4%), 햄 및 베이컨(8.1%)이 크게 올랐고,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 이후 주목받은 라면 가격도 6.9% 올라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산물 가격도 7.4% 상승했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최대 폭이다. 고등어(16.1%), 조기(10.6%), 오징어(6.3%)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수온 상승 등 기후 요인이 수산물 공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8% 하락했다. 과일(-7.4%)은 기저 효과 영향이 컸지만, 채소류는 마늘(24.9%), 호박(19.9%) 등 일부 품목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축산물은 4.3% 상승해 전달보다 오름폭이 둔화됐지만, 달걀 가격은 산지가격 상승 여파로 6.0% 올랐다. 기름값·서비스도 물가 상승 요인 석유류는 0.3% 오르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반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이 중 개인서비스는 3.3% 올라, 체감도 높은 물가 상승세를 반영했다. 특히 가전제품 수리비는 여름 성수기 출장비 인상 영향으로 25.8% 급등했다. 생활물가 2.5% 상승⋯체감물가 여전히 압박 OECD 기준 근웜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의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라 소비자 체감과 괴리를 보였다. 통계청 박병선 물가동향과장은 "식품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며 물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부, 먹거리 중심 대응책 총동원 기획재정부는 "기상 여건, 국제유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확대 등을 지속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달 460억 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예산을 발표했고, 고등어에는 7~12월 총 1만 톤 규모의 할당관세를 신규 도입했다. 바가지요금 단속 및 배추 수급 관리도 강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는 숙박·외식업계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폭염에 민감한 여름 배추 수급도 예의주시 중이다. 기재부는 여름배추 정부 가용물량을 기존 2.3만 톤에서 3.6만 톤으로 확대해 가격 안정에 대비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름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데, 국내 고온화로 재배지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추가 수급 대책을 사전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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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 2.2% 상승⋯가공식품·수산물·석유류 동반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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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투매에 '극과 극'⋯다우 0.91%↑, 나스닥 0.82%↓
- 2025년 하반기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극명하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던 기술주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으며 나스닥 지수는 0.82% 하락한 반면, 투자자들이 헬스케어 등 가치주로 몰리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00포인트(0.91%) 넘게 급등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인 반면, 암젠과 유나이티드헬스는 4% 이상 급등하며 다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상반기 내내 이어진 기술주 편중 장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 시한 연장 불가를 시사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시장의 경계심리가 커진 점도 기술주 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발표될 고용지표로 쏠리고 있다. [미니해설] 왜 다우는 웃고 나스닥은 울었나…'AI 과열' 청산 나선 월가 2025년 하반기의 문을 연 월스트리트의 풍경은 한마디로 '격변'이었다. 연초부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인공지능(AI) 기술주들의 파티가 끝나고, 투자자들이 황급히 새로운 피난처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었다. 다우 지수가 400포인트 넘게 치솟는 동안 나스닥은 힘없이 주저앉은 이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은,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서곡과도 같았다. "과매수됐다"…피로감 쌓인 기술주 이번 기술주 조정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수많은 전문가가 AI 랠리의 '과열'을 경고해왔기 때문이다. 미즈호 아메리카의 파즈 아잠 상무이사는 이날의 움직임을 정확히 짚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기술주와 나스닥은 매우 과매수된 수준에 도달했다. 오늘 여러분은 이 움직임의 대규모 청산을 목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전략가도 같은 맥락의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이제 그 투자 방식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동력이 소진됐다고 평가했다. 두 전문가의 진단은 명확하다. '묻어두면 오른다'는 식의 기술주 투자가 막을 내리고,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실적을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안갯속 금리, 고개 드는 정치 리스크 포트폴리오 재조정(리밸런싱)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을 주목했지만, 돌아온 것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꺾는 신중론이었다. 파월 의장은 "사실상, 우리는 관세의 규모를 보고 동결 상태에 들어갔으며, 그 결과로 미국의 모든 인플레이션 전망이 실질적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관세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복병으로 남아, 섣부른 금리 인하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연준의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 보조금 조사를 시사하며 특정 기업 리스크를 증폭시킨 점은 정치적 변수가 시장을 얼마나 쉽게 흔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AI의 꿈'에서 '헬스케어의 현실'로 투자자들은 AI의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눈을 돌렸다. 그들이 선택한 대안은 헬스케어였다. 암젠과 유나이티드헬스가 4% 넘게 급등하고, 머크와 존슨앤드존슨 등 전통 제약주가 동반 상승한 대목에서 경기 변동에 비교적 둔감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방어주'의 매력이 다시 부각됐음을 알 수 있다. 금리 인하라는 유동성 파티를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당장의 성장성보다 안정적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한 셈이다. '옥석 가리기' 시험대 오른 시장 시장은 이제 숨을 고르며 다가올 경제지표, 특히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의 재커리 힐은 "투자자들은 지난 몇 주 동안 확실히 포지션을 늘려왔기 때문에, 그것이 잠재적인 취약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고했다.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포지션을 늘려온 투자자들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7월 첫날의 시장은 단순한 지수 등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AI라는 하나의 테마가 시장 전체를 이끌던 시대가 저물고, 복합적인 변수를 고려해 투자 대상을 신중히 고르는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화려했던 파티장을 나와, 이제 궂은 날씨에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방주를 찾아 나섰다. 이 '옥석 가리기'의 시대에 누가 현명한 선택을 할지, 시장의 시험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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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투매에 '극과 극'⋯다우 0.91%↑, 나스닥 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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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이틀 연속 하락⋯3,050선으로 밀려
- 코스피가 27일 전일 대비 23.62포인트(0.77%) 하락한 3,055.94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3,04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00% 상승했지만, SK하이닉스(-3.07%)와 LG에너지솔루션(-3.03%) 등 대형주는 약세를 보였다. 방산주와 금융주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닥도 6.39포인트(0.81%) 하락한 781.56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0.5원 올라 1,357.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이틀째 하락세…대형주 부진 속 방산·금융주 강세 코스피가 27일 전 거래일보다 23.62포인트(0.77%) 하락한 3,055.94에 마감했다.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로, 장중 한때 3,040선 부근까지 밀리는 등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지수는 이날 3,077.87로 소폭 하락 출발한 후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점차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완화 기대, 아시아 증시의 전반적인 강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대형주의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닥 역시 6.39포인트(0.81%) 내린 781.56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1.00% 상승하며 반등했으나, SK하이닉스는 3.07% 하락했고, 한미반도체(-0.77%)도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 업종 전반에 걸쳐 조정세가 나타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지수를 압박했다. 이와 달리 방산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풍산(3.81%), LIG넥스원(3.63%),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7%)도 상승했다. 최근 중동 정세 안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방산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리라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주 역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는 0.84% 오른 84,200원으로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85,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KB금융(0.64%), 신한지주(1.34%)도 동반 상승하며 시장 하방을 일부 방어했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 다수가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3.03%), 삼성바이오로직스(-0.30%), 현대차(-2.15%), 기아(-1.41%), NAVER(-1.34%), 카카오(-3.49%)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반면, 지주사들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강세를 보였다. 코오롱(19.29%), 한화(5.01%), 효성(2.77%)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는 최근 구조조정 기대와 자회사 가치 부각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5원 오른 1,357.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의 환차익 실현 움직임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장중 645선을 돌파하며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5% 급등해 5개월 만에 49,000선을 넘어섰다. 중동 긴장 완화, 미중 간 희토류 공급 합의, 그리고 미국의 보복성 세제 조항 철회 가능성 등 글로벌 이슈들이 아시아 전역의 투자심리를 지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G7과 협의해 '899조' 철회를 미 의회에 요청했다는 소식은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독립성 약화 우려 및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연초 이후 10% 넘게 하락한 달러는 현재까지 주간 기준 1.4% 하락해, 자유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하락폭에 근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달러 대비 3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완화적 무역협상 기류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일부 해소에 힘입어 낙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국내 증시는 여전히 수출 기업의 실적 우려와 수급 불안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 주 미국 주요 경제 지표와 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이 시장의 추가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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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이틀 연속 하락⋯3,050선으로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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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0.89%·S&P 0.96%↑⋯월가, '전쟁 공포' 딛고 금리인하 기대에 '환호'
-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뉴욕 증시가 이례적인 동반 랠리를 펼쳤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9% 오른 42,581.7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96%, 0.94%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 크게 반응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고,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이 소식에 국제 유가는 7% 이상 폭락하며 증시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발표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견조한 경제 지표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정책금리 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시장은 지정학적 우려감을 하루 만에 털어내고 통화정책으로 빠르게 시선을 옮겼다. [미니해설] '전쟁보다 금리'…월가가 지정학적 악재를 '호재'로 둔갑시켜 미국과 이란이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주고받은 다음 날, 월스트리트에서는 전쟁의 공포 대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3대 지수가 일제히 1% 가까이 급등하고 변동성지수(VIX)는 오히려 하락하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시장은 어떻게 지정학적 대형 악재를 하루 만에 '호재'로 둔갑시킨 것일까. 그 이면에는 '안도감'이라는 포장지 안에 감춰진 '유동성에 대한 갈망'이라는 월스트리트의 본모습이 자리 잡고 있다. 계산 끝난 지정학…'찻잔 속 태풍' 표면적인 급등 동력은 '안도 랠리'다. 시장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미국의 핵시설 타격에 비해 훨씬 절제된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카타르 미군기지를 향한 미사일은 사상자 없이 요격됐고,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레드라인'은 건드리지 않았다. 바이털 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분쟁의 극심한 비대칭성"과 "풍부한 전 세계 원유 공급량" 등을 근거로 사태의 여파가 억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역시 이란의 군사적, 외교적 한계가 명확하고, 유가 급등을 유발할 실질적 능력은 부족하다고 냉정하게 계산을 마친 것이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은 오직 원유 공급 충격에만 신경 쓴다"고 잘라 말했다. 시장의 본심…'전쟁보다 값싼 돈' 하지만 안도감만으로 이번 랠리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진짜 이유는 시장의 오랜 갈증, 바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타는 목마름이다. 공교롭게도 이란 리스크가 부각된 날, 연준에서는 비둘기파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정책 금리 조정을 고려할 때"라고 밝혔고, 오스탄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며 긴축 명분을 약화시켰다. 머피 & 실베스트의 폴 놀티 수석 전략가는 "시장은 항상 낮은 금리를 사랑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저금리'라는 신호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역설적 자신감…'견조한 펀더멘털' 금리 인하에 대한 갈망은 역설적으로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이 뒷받침했기에 더욱 힘을 받았다. 이날 발표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유지했고, 서비스업 PMI 역시 예상을 상회하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음을 증명했다. 시장에서는 '경기는 침체되지 않아 기업 실적은 좋을 것이고, 유가 하락으로 물가는 안정되어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이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 즉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가 피어올랐다. 인프라캡의 제이 햇필드 CEO는 "6월은 본래 조정이 예상되는 시기"임에도 "시장의 움직임이 극도로 강세적"이라고 평가했다. 위험 선호 귀환…'골디락스를 향한 질주' 23일의 랠리는 '안도'를 명분 삼아 '유동성'을 향한 갈망을 표출한 장세였다. 시장의 기저에 깔린 강력한 상승 에너지가 중동 리스크라는 걸림돌을 가볍게 뛰어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라는 날개를 달고 폭발했다.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식 출시한 테슬라가 8.2% 넘게 급등하며 임의소비재 업종 전체의 상승을 이끈 것은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전쟁의 공포마저 투자 동력으로 치환하는 현재 월스트리트의 강한 낙관론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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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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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0.89%·S&P 0.96%↑⋯월가, '전쟁 공포' 딛고 금리인하 기대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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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중동 리스크에도 낙폭 줄여 3,014 마감⋯환율 18.7원 급등
- 코스피가 23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긴장 속에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낙폭을 줄이며 3,014.4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970대까지 밀렸지만,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3,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0.85% 하락한 784.79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8.7원 급등한 1,384.3원에 마감하며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정유·해운주는 상승했으나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주는 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미국-이란 충돌 여파…코스피 낙폭 축소하며 3,000선 지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라는 중동발 충격에도 23일 국내 증시는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2,970선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3,014.47(-0.2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0.85% 하락한 784.79로 마감했다. 장 초반 하락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군사 행동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한국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8.7원 급등한 1,384.3원에 마감하며 심리적 압박을 반영했다. 업종별로는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수급 변화가 뚜렷했다. 한국ANKOR유전(23.76%)과 한국석유(16.81%) 등 정유주가 강세를 보였고, 해운주도 STX그린로지스(12.27%), 흥아해운(15.48%) 등이 상승했다. 이는 공급망 불안과 운임 상승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부진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가능성 보도에 삼성전자(-2.27%), 한미반도체(-2.80%)가 하락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장중 낙폭을 만회하며 0.78%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와 2차전지 업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4.05%), 기아(-2.84%) 등 자동차주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3.44%), 삼성SDI(-3.97%), 포스코홀딩스(-3.43%) 등이 하락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출 둔화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13.95% 급등했다.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원전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NAVER(7.61%), 카카오(1.50%), 카카오페이(15.58%) 등 인터넷주는 비교적 선방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36%),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3%), HD현대중공업(-2.14%) 등은 약세를 보였다. 방산주 역시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될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과 외화 유출 우려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 기업의 공급망 차질 리스크와 함께 실적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추가 충돌 가능성과 유가·환율 흐름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이어갈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운영이 불가피해 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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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중동 리스크에도 낙폭 줄여 3,014 마감⋯환율 18.7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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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팬데믹·전쟁이 할퀸 5년⋯마이너스 유가에서 중동 위기까지, 격랑의 석유 시장
-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 긴장이 높아지며 국제 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5년간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분쟁과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얼마나 휘둘리는지, 유가 변동이 세계 경제 성장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줬다. 유가와 경제 성장의 관계는 직접적이면서도 복잡하다. 유가 급등은 사실상 모든 경제 부문의 비용을 상승시키는 '세금'처럼 작용해 경기 확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반대로 유가 하락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여 경제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지난 5년간의 시장은 이 이론을 실제로 증명하는 무대였다. 사상 첫 마이너스 충격 안긴 팬데믹 2020년 4월 20일,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극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록다운(도시 봉쇄)으로 경제 활동이 멈추고 수요가 급감한 탓이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이동이 제한되면서 하루아침에 수백만 배럴의 수요가 증발했고, 저장 시설이 가득 차 생산자가 구매자에게 돈을 주고 원유를 처리해달라고 하는 전례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전쟁이 부른 에너지 위기, 2008년 이후 최고가 하지만 회복세 역시 극적이었다. 각국 경제 활동이 다시 시작되자 2021년에는 원유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석유 시장은 또다시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다. 침공 직후인 3월 7일, WTI 선물 가격은 배럴에 133.46달러, 브렌트유 선물은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일으킨 공급 충격의 파장은 심각했다. 당시 WTI 가격은 37.14달러(52.33%)나 폭등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가한 제재는 전 세계 공급망에 혼란을 불러왔고,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국가들이 다른 공급원을 찾아 나서면서 전 세계적인 수요와 가격 급등을 불렀다. 2023년 이후 유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세계 경제 둔화 우려와 OPEC 플러스(OPEC+)의 증산, 미중 무역 갈등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배럴에 60달러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런데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때마다 가격은 큰 폭으로 출렁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시 불붙은 중동…지정학적 위험의 귀환 최근 유가 급등의 진원지는 2025년 6월 깊어진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양국 사이 충돌은 가장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시장은 바로 반응해 브렌트유는 4.4% 오른 배럴에 76.45달러, WTI는 4.28% 상승한 74.84달러에 마감했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운송 석유의 3분의 1(하루 약 2100만 배럴)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두고 시장의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분쟁이 생산 시설에 직접 타격을 주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최근 며칠 사이 거의 중단된 점도 우려를 키운다. 전문가들은 이란산 원유 공급이 완전히 막힐 경우 유가가 배럴에 85~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물가·소비 위축…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유가 급등은 에너지 부문을 넘어 경제 생태계 전반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낳는다. 먼저, 운송비와 생산 비용이 직접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그 결과 중앙은행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게 되면서 경제 성장은 둔화한다. 또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자의 쓸 돈을 줄여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가 받는 타격이 크다. 만약 이번 분쟁으로 이란 에너지 시설이 망가진다면, 현재 배럴에 73달러 선인 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 에너지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를 지연시키며, 원유 수입국의 무역수지를 악화시켜 나라 사이 부의 재분배와 통화 가치 변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앞으로 유가 움직임과 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주요 산유국 정책에 따라 유가는 배럴에 80~100달러 선까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세계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OPEC 플러스의 증산 흐름이 이어진다면 60달러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함께 있다. 지난 5년의 경험은 유가 변동이 세계 경제 안정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임을 똑똑히 보여줬다.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현재의 중동 위기까지, 석유 시장은 세계 안정의 지표이자 경제 성장의 명운을 쥔 핵심 요인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정책 당국과 기업 모두 유가 변동성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기민한 전략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취약성: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의 경제 구조상, 국제 유가 변동은 국내 물가와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팬데믹, 전쟁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유가가 급변동하는 현실은 한국 경제가 통제 불가능한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시화: 국제 유가 급등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운용에도 큰 부담을 주어 경제 안정성을 위협한다. 주력 산업의 원가 부담 및 경쟁력 문제: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은 원가 구조상 유가에 매우 민감하다. 유가의 불안정성은 이들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국가 경제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정학적 위험 관리의 중요성 부각: 과거 시장 논리를 넘어 팬데믹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따라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특히 한국의 주된 원유 수입로인 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더욱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 [Summary] 지난 5년간 국제 원유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례 없는 수요 붕괴로 WTI 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경제가 회복되며 가격이 반등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위기가 불거지며 유가는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3년 이후에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잠시 안정세를 찾는 듯했지만, 2025년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격화되며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져 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이처럼 지난 5년간의 유가 흐름은 단순한 수급 논리를 넘어, 팬데믹과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세계 경제와 에너지 시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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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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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팬데믹·전쟁이 할퀸 5년⋯마이너스 유가에서 중동 위기까지, 격랑의 석유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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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27일째 숨 고르기⋯유가 4%↑·PCE 3%↑ '더블 악재'에 촉각
- 뉴욕증시가 숨을 고르며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한 주를 맞는다. 4월 급락세에서 반등해 2월 고점 부근까지 회복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최근 27거래일간 정체된 모습을 보이며 쉬어가는 양상이다. 시장의 눈은 일촉즉발의 중동 리스크와 연준의 금리 정책 향방을 가늠할 핵심 경제지표에 온통 쏠려있다. 최대 변수는 단연 이스라엘-이란 분쟁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우려가 교차하며 국제 유가는 최근 3주 연속 상승했고, 브렌트유와 WTI는 주간 4% 가까이 올랐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비롯해 S&P 케이스실러 주택지수, 소비자 신뢰지수 등 핵심 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이에 앞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하고, 올해 PCE 물가 전망치를 3%로 상향 조정하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드러냈다. 또한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인 마이크론과 소비 경기의 바로미터인 나이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은 거시와 미시 경제의 시그널을 동시에 확인하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니해설] 유가와 물가라는 족쇄…S&P500 '27일 횡보'에 갇힌 증시 4월의 투매 공포를 딛고 가파르게 반등했던 뉴욕증시가 안갯속에 갇혔다. S&P 500 지수는 2월 고점을 눈앞에 두고 한 달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다. 관세 전쟁 우려가 잦아들며 마련된 안도 랠리의 동력이 소진된 자리를, 이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채우고 있다. 시장은 말 그대로 '살얼음판' 위에서 다음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다. 이번 주는 이 살얼음판의 두께를 확인할 결정적인 한 주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2주'…유가 통해 연준을 겨누는 지정학 리스크 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단연 중동의 화약고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미사일을 주고받으며 시작된 무력 충돌은 단순한 국지전을 넘어 세계 경제의 뇌관인 유가를 뒤흔들고 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최근 3주 연속 상승했으며, 브렌트유와 WTI는 주간 기준으로 약 4% 가까이 급등하는 등 시장의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직접 개입 여부 결정을 "최대 2주" 시한부로 유예하며 시장에 잠시 숨 돌릴 틈을 줬지만, 위기의 소멸이 아닌 이연일 뿐이다. 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모두 이스라엘-이란 상황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불안감의 근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파급효과가 유가라는 도화선을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심장부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이다. 카슨 그룹의 소누 바기스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문제는 유가와 그것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며, 이는 통화 정책과 연준이 얼마나 오랫동안 '상당히 긴축적인' 금리를 유지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포성이 단순한 소음을 넘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를 멈추거나 되돌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장사꾼'의 본능을 접고 실제 개입을 결정한다면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특히 '세계의 원유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데이미언 매킨타이어 멀티에셋 솔루션 대표 역시 "만약 미국이 전쟁에 참전하거나 양국 간의 공격이 더욱 격화된다면, S&P 500과 주식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더 많은 이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그 반대의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 그는 "만약 양측이 서서히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면, 이는 주식 시장과 위험 자산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트럼프의 '2주'라는 시간 속에서 최악과 최선의 시나리오를 모두 저울질하며 '다소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3%로 높아진 PCE 전망…'매파' 연준에 좁아진 운신 폭 지정학적 불안이 시장의 상단을 억누르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본질적인 체력을 확인하려 할 것이다. 그 시금석이 될 첫 번째 시험대는 바로 연준이 가장 예민하게 살피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다. 연준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하고, 올해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명확히 했다. 연준은 최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트럼프발(發) 관세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며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이번 PCE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시장에 퍼져있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은 급격히 냉각될 수 있다. 현재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가능성을 약 59%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이 수치는 중동 사태와 향후 물가 지표에 따라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는 유동성을 내포한다. 반도체부터 소비까지…기업 실적으로 확인하는 경제 체력 거시 지표와 함께 시장을 이끌어온 주도주들의 체력도 검증대에 오른다. 특히 25일 발표되는 마이크론의 실적은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해온 반도체 업종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풍향계다. 최근 미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를 중단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이라, 마이크론 경영진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26일에는 소비 경기의 바로미터인 나이키가, 24일에는 실물 경제의 동맥 역할을 하는 페덱스가 실적을 공개한다. 관세 위협과 고금리 속에 미국 소비자들이 정말 지갑을 닫고 있는지, 기업들의 물류는 원활한지 등을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할 기회다. 지난 3~5월, 관세 공포로 급락했던 소비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 전략가는 "설문조사 기반 데이터가 모두 무너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도 "저는 여전히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공포가 다소 과도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군사 충격은 단기적"…관망 속 '옥석 가리기' 나설 시장 뉴욕증시는 갈림길에 섰다. 지정학적 충격이라는 돌발 악재와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본질 가치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다만, 노련한 전략가들은 단기 충격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사적 충격은 대개 그 영향이 얕고 단기간에 그쳤으며, 월스트리트도 이번 사안에 그렇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한 주, 중동에서 들려오는 소식과 워싱턴에서 발표될 숫자들은 뉴욕증시의 오랜 숨 고르기를 끝내고 새로운 방향으로 달려 나갈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관망과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하며 지정학 리스크와 경제지표의 향방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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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27일째 숨 고르기⋯유가 4%↑·PCE 3%↑ '더블 악재'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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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운동선수용 '오클리' 스마트 안경 출시⋯동영상 촬영 강화
- 미국 메타플랫폼스(이하 메타)는 예상외로 인기제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스마트안경 시장을 겨냥해 운동선수용 스마트안경을 출시했다. 메타의 스마트안경은 동영상 촬영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메타는 20일(현지시간) 스포츠 아이웨어 브랜드 오클리(Oakley) HSTN(하우스틴)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스마트안경 모델을 발표했다. 오클리는 글로벌 아이웨어 기업인 에실로룩소티카의 브랜드 중 하나다. 메타는 에실로룩소티카와 이미 레이밴(Ray-Ban) 브랜드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해오고 있으며 이번 오클리 브랜드는 두 번째 합작품이다.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지 않은 스마트안경으로는 레이밴 이외의 브랜드와는 첫 합작품이다. 오리지널 모델과 마찬가지로 오클리판 제품도 전화 발착신, 음악재생, 사진·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주변의 환경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메타의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했다. 신 제품의 가격은 399달러(약 54만8000원)부터 시작하며 금색 장식이 들어간 한정판 모델은 499달러에 판매된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기존의 약 2배인 8시간으로 늘어나며 3K의 해상도로 동영상 촬영과 방수 기능도 갖추고 있다. 메타의 웨어러블 담당 부사장 알렉스 히멜은 “레이벤의 안경을 착용해 제트코스터에 타거나 사이클을 한다거나 물가에서 보내는 등 퍼포먼스 용도로의 이용이 늘어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가 두번째 스마트안경 브랜드를 출시하기까지 과정은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첫 스마트안경 ‘레이벤 스트리트’는 지난 2021년 발매됐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23년에 등장한 후속모델은 큰 인기를 끌었으며 메타로서는 AI분야에서의 경쟁에서 유력한 하드웨어가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히멜은 “믿을 수 없는 반응이었다. 인기 급상승에 적지 않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레이벤 모델은 최후의 디스플레이 비탑재 스마트안경이 될 예정이었다. 두번 도전해 잘 되지 않으면 확장현실( AR)에 전력을 쏟을 방침이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통한 소식통은 이번 오클리 모델 이외에도 메타가 디스플레이 비탑재 안경에 관한 수년간 공정표를 갖고 있으며 연내에 오클리의 ‘스피에러’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차기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이 모델은 사이클용으로 중앙에 카메라를 탑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날 발표된 모델은 레이벤모델과 같이 플레임 상측 모서리에 카메라가 배치돼 있다. 스마트 안경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고, 애플도 내년 말 애플 생태계와 더 정밀하게 연동되는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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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운동선수용 '오클리' 스마트 안경 출시⋯동영상 촬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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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생산자물가 0.4% 하락⋯1년 반 만에 최대 폭
- 지난달 농산물과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66으로 전월(120.14)보다 0.4% 낮아졌다. 지난 4월(-0.2%)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으며, 하락 폭은 2023년 11월(-0.4%) 이후 최대다. 농산물(-10.1%)과 석탄·석유제품(-4.2%)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고, 서비스 부문은 금융·보험, 숙박 등의 가격 상승으로 0.2% 올랐다. 총산출물가지수도 1.1% 하락해 전반적인 공급단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미니해설] 공급단 물가 압력 완화 조짐⋯5월 생산자 물가 1년 반 만에 최대폭 하락 국내 생산자물가가 5월 들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하락폭도 1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이 결절적인 요인이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66(2020년 기준 100)으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4월(-0.2%)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으며,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품목별로는 농산물 가격이 -10.1% 급락하면서 전체 물가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참외(-53.1%), 양파(-42.7%) 등 일부 채소·과일류 가격이 계절적 공급 증가에 따라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일조량 증가 등 기상 여건이 좋아져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공산품 부문에서는 석탄·석유제품이 -4.2% 하락해 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벤젠(-6.1%), 경유(-5.9%), 아연 1차 정련품(-9.0%) 등 원자재 성격의 품목이 두드러지게 하락했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평균 0.6% 상승하며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부문에서도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7.7% 하락하며 전월 대비 0.6% 낮아졌다. 공급단 전반에서 원가 부담이 완화되는 흐름이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전반적인 상승세가 나타났다. 금융·보험서비스(1.1%)와 음식점·숙박서비스(0.4%) 중심으로 0.2% 올랐으며, 세부 품목 중에서는 위탁매매수수료(5.2%), 온라인동영상서비스(4.4%), 호텔(3.6%), 요구르트(4.6%) 등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항목이 상승을 주도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도 1.1% 하락했다. 이는 공산품(-1.7%)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서비스 부문은 소폭(0.2%) 상승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국내 공급 전반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4% 하락했다. 원재료(-5.6%), 중간재(-1.1%), 최종재(-0.7%)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수입 물가까지 포함한 공급단 전반의 물가 압력이 크게 낮아졌다. 이번 생산자 물가 하락은 통상 12개월 후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는 만큼, 7~8월 중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서비스 가격 상승과 국제 유가 변동성 등은 여전히 주의해야 할 변수로 보고 있다. 생산자물가의 완화는 기업의 생산비용 부담 경감으로 이어져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서비스물가의 구조적 상승세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어, 물가 안정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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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생산자물가 0.4% 하락⋯1년 반 만에 최대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