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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결혼까지"…로맨스로 번진 인간-AI 관계, 심리학계 경고
- 인공지능(AI)을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닌 감정적·로맨틱한 관계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AI와 사실상 결혼을 선언하기도 했으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AI 챗봇을 의지하다 비극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보고됐다. 미국 미주리과학기술대학교(Missouri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의 심리학자들은 최근 발표한 논평을 통해 인간과 AI 간 감정적 유대의 심리적·윤리적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AI 동반자(컴패니언)와 단순한 대화 수준을 넘어선 장기적 상호작용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현실 인간관계에도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신경과학뉴스, 어스닷컴, 가디언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AI, 인간관계 대체하며 심리적 '의존' 가능성 논문의 공동 저자인 다니엘 B. 샹크(Daniel B. Shank) 교수는 "AI가 인간처럼 행동하며 장기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샹크 교수는 사회심리학 및 기술과 인간관계 간의 접점을 연구하는 전문가로, 특히 로맨틱한 형태의 AI 관계가 현실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인간보다 AI가 더 안전하고 편안한 관계라고 느끼며, 점차 현실 인간관계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로 인해 비현실적인 기대, 사회적 동기 저하, 소통 능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또한 항상 사용 가능하고 비판적이지 않은 완벽한 사람이 되도록 설계된 AI 컴패니언은 소셜 미디어보다 더 깊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AI 컴패니언은 디지털 중독의 최종 단계"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AI 동반자와의 상호작용은 챗GPT와의 평균 상호작용 시간보다 4배 더 오래 지속되며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Z세대"라고 덧붙였다. 신뢰와 조언, 그리고 'AI 조작'의 위험 AI가 해로운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I는 사용자의 감정에 공감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신뢰를 쌓는다. 그러나 이 같은 신뢰가 과도해지면, 허위 정보에 기반한 조언도 진실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 AI는 때때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사실처럼 말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샹크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을 잘 알고 공감해주는 존재로 AI를 인식하며, 그 조언이 진실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사례에서는 AI 챗봇의 문제성 높은 대화가 정신적 위기에 빠진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AI를 통한 조작과 정보 유출 가능성 존재 심리적 위협 외에도, AI와의 사적인 상호작용이 조작과 범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AI에 개인 정보를 공개하면 이 정보가 판매되어 그 사람을 착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AI가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악의적인 제3자에 의해 이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대화들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 상황의 감지와 대응도 어렵다. 샹크 교수는 "AI가 신뢰를 얻은 상태에서 제3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는 내부 첩자와 같은 구조로, 이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외부 조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SNS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심리학계 역할 강조 AI 챗봇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기존 플랫폼보다 더 은밀하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사용자의 신념과 의견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다.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기본적으로 '동조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설계된 탓에, 자살이나 음모론 등 위험한 주제가 제기돼도 이를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보다는 동조하거나 묵인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심리학자 및 사회과학자들이 AI 기술 발전에 발맞춰 적극적인 연구와 개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샹크 교수는 "AI가 점점 더 인간을 닮아갈수록, 심리학자들의 역할도 커진다"며, "기술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고, 악용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심리적 이해와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25년 4월 11일 세계적 학술지 '인지과학트렌드(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실렸다. 아직까지 AI와의 감정적 유대에 따른 문제는 이론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실질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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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결혼까지"…로맨스로 번진 인간-AI 관계, 심리학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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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1)] 북극해 뒤흔드는 해빙과 오염물 확산…"시베리아 강 오염물질, 북극 생태계 위협"
-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의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시베리아 강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이 북극해를 넘어 북대서양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북극의 해류 흐름과 오염 물질 경로를 정밀 추적하며, 기후 변화가 북극 생태계에 미치는 새로운 위협을 조명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가 주도하고 독일 킬대학교,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북극해의 주요 표층 해류인 '트랜스폴라 드리프트(Transpolar Drift)'를 따라 시베리아 강 유입물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연중 관측 데이터와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정밀하게 규명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4월 1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시베리아 강에서 북극을 넘어⋯이동하는 오염물질 연구팀은 시베리아 대륙붕에서 유입된 담수, 영양염,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등 오염 물질이 북극해 중심부를 지나 프람 해협을 통해 노르딕해로 유입되는 횡단 북극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특히 이 물질들이 단순히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적 해빙 형성과 해류 변화, 대륙붕의 유속 변화에 따라 경로가 크게 달라지는 고도로 역동적인 양상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트랜스폴라 드리프트는 과거 노르웨이 탐험가 프리드쇼프 난센(Fridtjof Nansen)이 1890년대 프람호 탐험 당시 처음 관측한 북극의 주요 흐름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이 해류조차 시간·공간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해빙, 단순한 운반체 아닌 '능동적 확산 매개체' 연구를 이끈 브리스틀대학교 조지 라우커트(Dr. Georgi Laukert) 박사는 "시베리아 강에서 유입된 물질이 해류뿐 아니라 해빙 과정에서도 재분포되며, 특히 트랜스폴라 드리프트에서 생성된 해빙은 다양한 강원(江源)의 물질을 동시에 포착해 복합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며 "해빙이 단순한 운반체를 넘어, 물질 분산 경로를 형성하는 주체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해양학자들은 이러한 복합적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산소, 네오디뮴 동위원소, 희토류 원소 등 지화학적 추적 기법을 동원해. 해수·해빙·눈 시료를 분석했다. 이들은 북극 최대 연구 탐사인 MOSAiC(2020~2021)의 일환으로 7척의 쇄빙선과 전 세계 과학자 600명 이상이 참여해 1년간 북극 전역에서 시료를 수집했다. 여름 해빙 축소가 해류 재편 촉진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벤자민 라베 교수는 "지속적인 기온 상승과 여름 해빙 축소는 북극해의 표층 순환을 크게 바꾸고 있으며, 이는 담수 및 오염물질의 확산 범위와 속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북극 생태계뿐 아니라 해양 생지화학적 순환, 전 지구적 해양 역학에도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특정 오염물질의 농도나 영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물질의 운반 메커니즘 그 자체를 밝힌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우커트 박사는 "트랜스폴라 드리프트조차 이렇게 가변적이라면, 북극해 전체는 우리가 이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극지방 해양 구조의 근본적 변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북극 오염 물질의 확산 양상 예측과 생태계 보호 정책 수립에 중요한 과학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 문헌: "트랜스폴라 드리프트를 따라 역동적인 해빙 경로가 시베리아 물질의 분산을 증폭시킨다(Dynamic ice–ocean pathways along the Transpolar Drift amplify the dispersal of Siberian matter)" 2025년 4월 14일, Nature Commun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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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1)] 북극해 뒤흔드는 해빙과 오염물 확산…"시베리아 강 오염물질, 북극 생태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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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미국 캘리포니아서 1분기 판매 15% 감소⋯현대차는 31% 급증
- 미국 내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판매량이 올해 1분기 큰 폭으로 감소하고 현대차와 기아는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신차딜러협회(CNCDA)는 16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1∼3월) 캘리포니아 내 테슬라 브랜드의 신차 등록 대수는 4만23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9875대)보다 15.1% 감소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작년 말 55.5%에서 올해 1분기 말 43.9%로 11.6%포인트 쪼그라들었다. CNCDA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차갑게 외면하면서 테슬라의 어려움이 계속 가중되고 있다"며 "6개 분기 연속 판매 감소는 테슬라의 하향이 지속적인 추세임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머스크 테슬라 CEO의 정치활동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테슬라의 영업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분기 캘리포니아의 전체 신차 등록 대수는 46만3114대로 작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전기차 등록 대수도 9만6416대로 1년 전보다 7.3% 늘었다.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을 잃은 사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렸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신차 등록 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0.5%, 25.7% 증가했고 제네시스는 45.1%의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 점유율로는 현대차와 기아가 모두 0.7%포인트씩 늘었고, 제네시스는 0.2%포인트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신차 등록 대수가 각각 35.0%, 39.1% 늘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3762대로, 테슬라의 모델Y(2만3314대)·모델3(1만3992대)와 혼다 프롤로그(4493대)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기아의 EV6(1501대)와 EV9(1168대)은 각각 15위, 22위였다. CNCDA는 올해 1분기 자동차 시장이 활황을 보였지만, 남은 기간에는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캘리포니아의 연간 신차 등록 대수가 작년보다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CNCDA는 "무역 정책 변화가 시장 전망을 꼬이게 하고 있다"며 "관세 인상 전인 지난 3월 자동차 구매를 서두른 움직임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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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미국 캘리포니아서 1분기 판매 15% 감소⋯현대차는 31%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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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매도세에 급락…나스닥 3%↓
- 미국 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 심화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99.57포인트(1.73%) 떨어진 39,669.39에 마감됐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4% 하락한 5,275.70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07%나 급락하며 16,307.16을 기록, 약세장 진입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시장 하락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해 55억 달러의 분기별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6.9%나 폭락했다. 이는 다른 반도체 관련주들의 동반 하락을 이끌어 반에크 반도체 ETF(SMH)가 4% 이상 하락하고 AMD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ASML 등도 줄줄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더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 경제 클럽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연준의 정책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소식에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며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34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씨티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5%포인트 낮춘 2.1%로 하향 조정했다. [미니해설] 기술주發 뉴욕증시 폭락,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파월 경고음의 복합적 그림자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그야말로 ‘검은 수요일’이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매도세가 나타나며 주요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고, 특히 나스닥은 약세장 진입 직전까지 밀렸다. 이날 시장을 덮친 불안감의 진원지에는 엔비디아라는 거대 기술 기업의 악재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 그리고 이에 대한 연준 수장의 우려 섞인 경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發 쇼크,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확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엔비디아의 주가 폭락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의 핵심 수혜주로 꼽히며 승승장구하던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7% 가까이 주저앉은 것은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던졌다. 그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새로운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H20 AI 칩의 중국 수출 제한으로 인해 무려 55억 달러에 달하는 분기별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손실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격화가 글로벌 공급망과 기업 경영에 얼마나 큰 불확실성을 야기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엔비디아의 충격은 곧바로 다른 반도체 관련주들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다. AMD는 7.4%,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4%,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마저 8%나 하락하는 등 반도체 섹터 전반이 얼어붙었다. 특히 ASML의 경우, 주문 기대치를 밑돌고 중국 관세 제한으로 인한 수요 불확실성 증가를 경고하면서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특정 기업의 악재가 연쇄적인 하락을 불러오는 현상은, 현재 시장이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를 반영한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재커리 힐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는 "S&P 500은 과거보다 훨씬 더 기술주 중심의 지수가 되었다. 우리가 보았듯이 상승세와 하락세 모두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기술주의 작은 변동에도 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주 투심 악화, 나스닥 약세장 눈앞 여기에 더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파월 의장은 시카고 경제 클럽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우리의 이중 책무 목표가 상충되는 어려운 시나리오에 처할 수 있다"며, 관세가 연준의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 수장의 이러한 경고는 투자자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파월 의장은 투자자들이 우려해 왔던 내용, 즉 관세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와 더 완고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월의 경고, 관세發 경제 불확실성 증폭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부터 '상호주의' 관세를 발표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다. 비록 일부 관세는 90일 동안 유예되었지만, 중국은 여전히 관세 폭탄의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다. 씨티의 네이선 시츠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관세율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에 어려운 역풍을 조성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자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복합적 악재에 요동치는 시장, 투자자 주의 필요 이처럼 엔비디아發 악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그리고 파월 의장의 경고음이 삼박자를 이루면서 뉴욕증시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이미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 직후 약세장에 진입한 바 있으며, 이번 급락으로 인해 다시 한번 약세장 문턱까지 위협받고 있다. 월가의 '공포 지수'인 VIX가 급등한 것 역시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현재의 상황은 미중 무역 갈등의 심화,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들과 함께, 미중 관계의 변화,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 등을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리스크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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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매도세에 급락…나스닥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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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AI 위험 평가 시스템 업데이트⋯"경쟁사 고위험 모델 출시 시 대응 조정 가능"
-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자사 AI 모델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배포 전 보호장치를 결정하는 내부 시스템인 '준비 프레임워크(Preparedness Framework)'를 개정했다. 회사 측은 이번 개정을 통해 "경쟁사가 적잘한 보호장치 없이 고위험 AI 모델을 출시할 경우, 자사의 안전요건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개정 사실을 전하며, "이러한 조정은 결코 가볍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위험 수준이 실질적으로 변했는지를 엄밀히 검토한 뒤에, 대중에 조정 사실을 공개하고 전체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는 경우에 한 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럼에도 자사 보호장치는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은 최근 상업용 AI 개발 기업들 간의 경쟁 심화로 출시 속도가 빨라지고, 이에 따라 안전 기준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 나왔다. 앞서 오픈AI는 신모델을 빠르게 출시하기 위해 안전 검증 과정을 간소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주에는 오픈AI 전직 직원 12명이 일론 머스크가 제기한 소송에 참고인 의견서를 제출해, "회사 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안전 기준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픈AI는 또한 이번 개정을 통해 모델의 위험 등급 분류 기준을 구체화했다. 앞으로는 모델이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기존 경로를 증폭할 수 있는 수준(high capability)'이거나, '전례 없는 새로운 경로를 통해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수준(critical capability)'인지에 따라 별도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고성능(high capability)' 모델은 배포 전에 충분한 보호장치가 갖춰져야 하며, '중대 위험(critical capability)' 모델은 개발 단계부터 관련 위험이 관리 되어야 한다. 아울러 오픈AI는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동화된 테스트 평가 시스템의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의 사람 중심 검증 절차를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았지만, 더 빠른 릴리스(출시) 주기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화 평가 도구군'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외신 보도는 이러한 설명과 상반된 내용을 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픈AI가 차기 대형 모델의 안전성 점검을 위해 테스터들에게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을 부여했으며, 실제 출시 버전이 아닌 이전 버전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는 관계자 발언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안전성을 희생하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며, 모든 모델에 대해 적절한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픈AI는 GPT‑4o, OpenAI o1, 오퍼레이터(Operator), o3‑mini, 딥 리서치(deep research), GPT‑4.5와 마찬가지로, 각 프런티어 모델 릴리스와 함께 준비 상태 결과를 계속 게시하고, 이 분야 전반에 걸쳐 보다 광범위한 안전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벤치마크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의 이번 프레임워크 업데이트는 지난 2023년 이후 처음이며, AI 개발 속도가 빨리지는 가운데 윤리적 통제 및 안전성 확보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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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AI 위험 평가 시스템 업데이트⋯"경쟁사 고위험 모델 출시 시 대응 조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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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엔비디아 H20 수출 제한…국내 HBM 기업 '긴장'
-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가속기 'H20'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면서, 해당 칩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영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20은 미국의 수출규제 이후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GPU로, 최근 SK하이닉스의 HBM3E 8단 제품이 탑재되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의 공급 물량 대부분이 중국 외 시장용 최신 HBM3E 12단에 집중돼 있어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다. 그 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가속화되고 글로벌 AI 수요 위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니해설] 美, H20 수출 제한…국내 HBM 공급망엔 '일단은 이상 없음' 미국이 엔비디아의 중국용 인공지능(AI) 가속기 칩 'H20'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해당 칩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해온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 H20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에 대응해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고성능 AI 칩이다. 다시 말하면 엔비디아(NVIDIA)의 H20 칩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AI 가속기(Accelerator)로,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제품이다. AI 훈련 및 추론 용도인 H20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A100·H100의 변형 모델로, 미국 상무부의 수출 제한 기준에 부합하도록 성능을 낮춘 버전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9일 미국 정부로부터 H20 칩의 중국 수출 시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14일에는 이 규제가 무기한 연장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H20은 최근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탑재하고 있어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직간접적 영향이 우려된다. 현재 HBM3E 8단은 SK하이닉스가 주력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아직 H20용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조치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글로벌 HBM 공급망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 외 수출용 AI 칩에 탑재되는 HBM3E 12단 생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엔비디아의 수출 제재로 인해 HBM 사용량이 일부 줄어들 수는 있으나, SK하이닉스가 생산 능력을 최대한 가동해도 수요를 전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SK하이닉스는 H20용 HBM 판매를 이미 3월에 완료했고, 이번 조치로 인한 재고 손실이나 실적 조정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가 연간 계획한 HBM 판매량과 실적 전망에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H20 수출 제한은 엔비디아 자체에는 직격탄이 됐다. 엔비디아는 2~4월 회계연도 1분기에 재고 손실과 구매 약정 관련 비용 등으로 55억 달러(약 7조8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H20 칩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IT 대기업들이 올 1분기에만 160억 달러(약 22조8000억원) 이상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에 불리한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5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3단계를 출범시키며 3440억 위안(약 6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상당수는 HBM 개발에 집중될 예정이다. 중국 1위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이미 HBM 샘플을 개발 중이며, 2026년 HBM3, 2027년 HBM3E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HBM 시장에 진입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시장 독점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수출 규제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기업의 손발을 묶는 전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독립과 반도체 내재화를 가속화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결국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전체가 냉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AI와 HBM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 위해선 미국의 추가 규제 방향과 중국의 대응 수위를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I 수요 증가와 HBM 수요 확대는 분명한 흐름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는 그에 못지않은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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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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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엔비디아 H20 수출 제한…국내 HBM 기업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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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미국과 무역 전쟁 발발…홀로 설 수 있을까?
- 미국과 중국, 세계 경제의 두 거인이 격돌하는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칭다오항에는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지난 4월 9일 정오를 기점으로 미국의 매서운 '상호' 관세가 발효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홍콩의 람블러 해협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컨테이너들로 가득하다. 7km가 넘는 부두에는 갠트리 크레인이 쉴 새 없이 화물을 나르고, 지난해에만 100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이곳을 거쳐 전 세계로 흩어졌다. 하지만 이날 정오 1분, 항구의 풍경은 평소와 다름없이 고요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어떤 요란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중국 전역의 항구를 출발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엄청난 관세 폭탄을 맞게 된다. 이는 그동안 세계 무역의 강력한 옹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의 태도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發 관세 폭탄…트럼프의 강경 드라이브 이번 관세 폭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허한 무역 정책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 2일 중국산 제품에 34%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이 맞대응하자 이를 84%로 대폭 인상했다. 이에 중국 역시 즉각적인 보복으로 응수했다. 미국의 관세 발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칼을 빼 들었다. 정오에는 104%였던 관세를 해 질 녘 이후 125%로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이 104%에는 중국의 펜타닐 생산 역할을 문제 삼아 부과된 이전 20%의 벌칙 관세까지 포함된 수치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의 무역 흑자 규모에 따라 부과될 예정이었던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상호 관세는 90일간 유예됐다. 대신 이들 국가는 대통령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10%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요동치는 시장…미국은 환호, 중국은 고심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유화적인 제스처에 미국 금융 시장은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채권 시장은 그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채권 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였다"고 인정했다. 발표 이후 주가는 급등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9일 약 9%나 상승하며, 전체 무역 갈등이 시작되기 전인 4월 1일 종가보다 불과 3% 낮은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후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관세는 역사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의 수입액을 기준으로 가중 평균하면 모든 무역 파트너에 대해 25%를 넘는다. 특히 거대 무역국인 중국에 대한 막판 관세 인상은 인도, 일본, 한국, 대만 등 다른 국가들에 대한 일시적인 관세 유예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전체 가중 평균 관세율은 악명 높았던 1930년 스무트-홀리 법 제정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당시 이 법안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관세 역사상 가장 놀라운 장의 비극적이고 희극적인 결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보복과 압박 속 90일…미중 관계 '안갯속' 앞으로 90일 동안 국가별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는 무역 협상의 긴 역사에서 극히 짧은 시간이다.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일부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구리, 목재,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5월 2일부터는 800달러 미만의 중국발 소포에 대해서도 이전에는 징수 실익이 없어 면제되었던 높은 관세와 복잡한 서류 요건이 적용될 예정이다. 중국 역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캘빈 클라인의 모기업인 PVH를 포함한 여러 미국 기업을 정부의 감시와 제재 대상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올린 상태다. 중국은 이를 근거로 이들 기업의 사업 활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또한 일부 미국 드론 제조업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하고, 다양한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몇몇 영향력 있는 논평가들이 중국의 가능한 추가 보복 조치 목록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미국의 펜타닐 문제에 대한 협력 전면 중단, 미국산 가금류와 콩, 수수 등 주로 공화당 지지 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수입 금지 등이 포함됐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중국의 보복 가능성은 제기된다. 이번 주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이 서비스 무역에서 중국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상품 무역에서 미국의 막대한 적자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만약 중국이 미국이 상호 관세를 계산할 때 사용했던 단순한 방식을 따른다면 미국 서비스에 대해 28%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영향력 있는 블로거는 중국이 미국 기업이 보유한 지적재산에 대해서도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중국의 보복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더욱 낮출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과 먼저 대화하며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선호하는 듯하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은 얻을 것은 거의 없고 위험만 큰 도박과 같다. 미국은 무역 수지 균형과 상관없이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진하고 중국의 경제 성장을 억제하려 한다. 두 초강대국 간의 경제 관계는 일시적인 침체 국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어떤 이익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중국 지도부는 협상이 잘못될 경우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질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어떤 측근도 그를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겪었던 것과 같은 공개적인 망신에 노출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게는 무역 전쟁이 차라리 견딜 만하지만,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일 수 있다. 경제적 파급 효과…불확실성 속 생존 전략 모색 만약 두 초강대국이 계속해서 대립한다면, 누가 먼저 꼬리를 내릴까?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은 다소 불안정하지만, 전반적으로 강력한 경제를 물려받았다. 미국의 최신 고용 지표는 예상을 뛰어넘었고, 가계 재정 역시 탄탄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유산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정책을 펼쳐왔다. 관세 유예 조치 이전, JP모건 체이스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60%, 이로 인해 세계 경제까지 침체될 가능성을 40%로 전망했다. 물론 관세 유예로 인해 이러한 전망은 다소 완화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고율 관세는 물가 상승을 부추겨 가계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상품의 3분의 1 이상에서 중국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지배적인 공급국이다. 이번 무역 전쟁은 이들 상품의 가격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 이전부터 이미 불확실성은 크게 증폭됐다. 이는 투자와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연준의 다리오 칼다라가 산출하는 무역 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무역 전쟁 당시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1980년대부터 꾸준히 관세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정책은 일관성보다는 예측 불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는 분명 중상주의자이지만, 그보다 더 변덕스러운 '머큐리얼리스트'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인플레 위협⋯중국, 디플레이션 그림자 드리워 중국의 경제 정책 결정 역시 약점을 안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부는 미국의 약점과 유사하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 중국은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 또한 중국 정책 당국은 목표 설정에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고, 정책 전환에도 굼뜬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9월에야 비로소 장기간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다가오는 무역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 소비 촉진이라는 목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 무역 전쟁은 중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강도로 현실화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가 50% 인상될 경우(중국이 보복하기 전의 상황과 유사) 중국의 GDP는 약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실제 125% 관세 인상은 올해 중국의 GDP를 2.2%나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즉, 처음 50%포인트의 관세 인상이 두 번째나 세 번째 인상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준다는 의미다. 과도한 관세는 무역 자체를 질식시키고, 이미 죽은 무역을 다시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 타격 외에도 신뢰도 하락과 금융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 증가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복을 결정한 후, 4월 7일 중국 증시는 폭락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국영 은행과 투자 펀드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을 투입해 주가 안정을 시도해야 했다. 중국 지도부는 필요하다면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국채 발행 확대 등 추가적인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 부양책 대폭 확대해야 관세 충격 완화 가능 하지만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 은행은 중국이 지난 3월 발표한 2조 4000억 위안 완화 정책 외에 최대 7조 5000억 위안(1조 달러 이상 또는 올해 GDP의 5%)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계산한다. 심지어 이 정도의 경기 부양책으로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4%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대략' 5%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7조 5000억 위안이 아닌 12조 위안(GDP의 9%)에 가까운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생산기지 해외 이전 후 미국 우회 수출도 위험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 수출 기업들의 또 다른 생존 전략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이다. 중국에서 부품을 생산한 뒤, 주변 국가로 수출하여 완제품을 조립하고, 이를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중국이 100%가 넘는 미국의 관세에 묶여 있는 반면, 태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은 10%의 관세만 적용받는다면 이러한 전략을 따를 유인은 매우 강력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백악관의 무역 전쟁론자들에게 비밀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자문인 피터 나바로는 최근 베트남을 중국 제조업체들의 '식민지'라고 비난하며 "그들은 중국산 제품에 '메이드 인 베트남' 라벨을 붙여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보낸다"고 폭스 뉴스에 불만을 토로했다. 베트남이 중국과 거리를 두지 않으면 미국 시장 접근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 역시 이러한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아시아 주변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개별적인 '맞춤형' 합의를 맺는다 해도, 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불안정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서명한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무역 협정조차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해당 국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거시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미국의 무역 흑자가 1~2년 안에 줄어들지 않는다면 상호 관세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미국이 주도하여 만들어진 전후 무역 질서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며 수출 기업들에게 세계 최대 시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지만, 그 확실성은 이제 사라졌다. 미국의 관세가 발효되는 순간,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구에서 요란한 종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화물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지만, 전후 무역 질서의 종말을 알리는 조종이 울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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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미국과 무역 전쟁 발발…홀로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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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관세폭탄 대응 지난달 인도서 역대 최대 아이폰 공수
- 애플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 발표를 앞둔 지난 3월 한 달간 인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아이폰을 공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인도 세관 데이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애플의 인도 내 주요 공급업체인 폭스콘과 타타는 3월 한 달 동안 미국으로 수출한 아이폰이 약 20억 달러(2조8548억 원)에 달했다. 이는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폭스콘은 이 기간 13억 1000만 달러어치 아이폰을 수출했다. 이는 폭스콘의 역대 최고 기록으로 올해 1월과 2월 수출량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수출 모델에는 아이폰 13, 14, 16, 16e가 포함됐다. 이로써 2025 회계연도에 미국으로 수출된 폭스콘의 인도산 아이폰 총액은 53억 달러에 달한다. 또 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타타 일렉트로닉스는 3월에 6억 1200만 달러 규모의 아이폰을 수출했다. 수출 모델은 아이폰 15와 16으로 수출량은 지난 2월보다 약 63% 증가했다. 이처럼 인도산 아이폰 수출이 급증한 것은 애플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를 앞두고 미국 시장 내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인도산은 26%, 중국산은 145%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후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해서는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했고, 스마트폰 등 전자 제품은 상호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소식통은 아이폰 수송 작전에는 최소 6대의 화물 전세기가 투입됐으며 이는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운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항의 세관 통과 시간을 기존 30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여달라고 공항 당국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앞서 지난 10일 애플이 600t(톤) 분량의 화물기로 아이폰을 공수했으며, 이는 아이폰14와 충전 케이블 1개 세트의 무게가 350g인 것을 고려하면 약 150만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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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관세폭탄 대응 지난달 인도서 역대 최대 아이폰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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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이틀 연속 상승…2,470선 회복
- 코스피가 15일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47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1.52포인트(0.88%) 오른 2,477.41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2,464.51에서 출발해 점차 상승 폭을 키웠다. 코스닥 지수도 0.41% 오른 711.9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4원 오른 1,425.5원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 유예 시사로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주가 강세를 보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승했다. 반면 바이오, 방산주는 조정을 받았다. [미니해설] 코스피, 트럼프發 관세 유예 기대에 2,470선 회복…자동차주 강세 15일 코스피가 이틀 연속 상승하며 2,470선을 넘어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1.52포인트(0.88%) 오른 2,477.41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2,464.51에서 출발해 점차 상승세를 키웠으며, 장중 2,470선을 확실히 돌파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 대비 2.94포인트(0.41%) 상승한 711.92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425.5원으로 주간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1,422.0원으로 출발해 등락을 반복했다. 미국發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한 증시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 나스닥,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등 3대 지수가 1% 이내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품목별 관세 조치의 불확실성은 지수의 상단을 제한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추가 면제를 시사하고, 내주 한국과의 협상을 예고한 점이 자동차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4.29%), 기아(3.37%), 현대모비스(2.77%) 등 완성차 및 부품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소폭 상승…바이오는 약세 전환 삼성전자(0.87%)는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고, SK하이닉스(0.22%)도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한미반도체는 0.44% 하락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바이오 대형주는 조정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39% 하락, 셀트리온은 2.26% 급락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방위산업 및 조선 관련 종목도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 전환했다. HD현대중공업은 1.73% 상승했으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2.65%), 한화오션(-0.87%)은 하락 마감했다. 두산로보틱스 급등…로봇 테마주 동반 강세 이날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8.71% 상승하며 눈에 띄는 흐름을 보였다. 김민표 대표가 지능형 로봇 솔루션의 연내 출시와 함께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 계획을 밝히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두산로보틱스는 AI 기반의 로봇 간 협업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관련 R&D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발표 이후 로봇 관련주인 알에스오토메이션(19.42%), 로보로보(18.46%), 휴림로봇(11.26%)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관세 관련 노이즈로 인해 반등 탄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 관세 유예 의사를 밝힌 점은 단기적인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들어 국내외 정치·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지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개별 품목별 관세 정책, 중국 수출입 지표, 국내 반도체 수출 흐름 등 다양한 변수가 여전히 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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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이틀 연속 상승…2,470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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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과학기술 협력 차질 우려
- 미국 에너지부가 15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SCL)'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동맹국인 한국을 북한 등과 같은 규제 대상으로 분류함에 따라 한미 간 원자력, 에너지, 첨단기술 분야 협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 리스트 내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기타 지정 국가'로 분류됐으며, 이에 따라 미국 에너지부 및 산하 연구기관 방문 시 신원 확인 등의 보안 절차가 요구된다. 한국 정부는 해당 조치의 해제를 위해 미측과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은 현재 협력 제한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니해설] 한국, 美 에너지부 '민감국가 리스트' 편입…과학기술 협력에 빨간불 켜지나 미국 에너지부(DOE)가 15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SCL: Sensitive Countries List)'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 조치는 과학기술, 특히 원자력·에너지·첨단기술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을 이어온 한미 간 관계에 상징적이자 실질적인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CL은 미국 에너지부가 국가안보와 핵 비확산, 테러 관련 우려 등을 이유로 연구 협력, 기술 교류 등에 제한을 두는 내부 리스트다. 리스트는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며, '테러지원국', '중국·러시아 등 고위험국', '기타 지정 국가'로 구분된다. 한국은 이 중 상대적으로 우려 수위가 낮은 '기타 지정 국가'로 분류됐지만, 에너지부 및 산하 17개 연구소와의 협력에 있어 사전 신원조회 등 보안 절차가 요구된다. 이는 사실상 북한 등과 유사한 취급을 받는 것이어서, 과학기술 협력을 비롯한 전략 동맹으로서의 상징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새로운 제한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실제 협력 현장에서의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리스트에서의 조속한 해제를 위해 미국 측과 국장급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SCL은 원래 공개되지 않는 명단이기 때문에 별도의 해제 통보가 없는 한 발효된 것으로 간주한다"며, 현재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리스트 제외 관련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가 한국을 리스트에 추가한 시점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인 올해 1월이다. 다만, 명단 반영 이후에도 시행은 미뤄져 왔지만, 15일을 기점으로 발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지속적으로 명단 제외를 요청해왔지만, 미국 측은 에너지부 내부 절차 및 연례 검토 등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수용을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은 다르지만, 미국 국무부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2022년 한국을 2등급으로 강등했다가 2023년에 다시 1등급으로 복귀시킨 사례도 있어, 향후 리스트 해제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앞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크리스 라이트 DOE 장관과 만나 해당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한미 간 과학기술 및 산업 협력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현재 관계부처가 협력해 DOE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협력 계획에는 영향이 없도록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한국과의 협력 지속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에너지부는 지난달 연합뉴스에 "한국과의 양자 협력에 새로운 제한은 없으며, 향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 증진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국무부 역시 "한국과의 과학적 연구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며 긴밀한 협력 유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실무적 차원에서는 양국 과학자 및 기술자 간의 상호 방문과 연구개발 교류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에너지 안보, 원전 수출, AI 및 첨단기술 공동 연구 등 민감한 분야에서 미국의 신중한 태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미동맹이 단순히 군사동맹을 넘어 과학·기술·산업 협력으로 확장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기술 동맹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양국 정부는 민감국가 리스트 논란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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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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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과학기술 협력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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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법정 출석…메타, 인스타그램·왓츠앱 독점 여부 가리는 재판 돌입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Meta)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의 첫 재판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번 재판은 메타의 인스타그램(2012년), 왓츠앱(2014년) 인수가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는 혐의를 다룬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재판 첫날 증인으로 출석해 약 3시간 동안 증언했다. FTC는 메타가 경쟁을 회피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인수를 택했다며 '경쟁하거나 매장하기(buy-or-bury)' 전략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우리는 독점 기업이 아니며, 인수는 기술 발전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 인수의 이유가 경쟁 제거가 아닌 카메라 기술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으며, 인스타그램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이번 재판은 두 달간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판결에 따라 메타가 인스타그램·왓츠앱 매각 명령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미니해설] "경쟁 없애려 인수했다" vs "기술 때문에 샀다"…메타 독점 소송 개시, 저커버그 법정 증언 메타플랫폼(Meta)의 빅딜,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둘러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법정 다툼이 본격화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시작된 반독점 재판은, SNS 황제로 군림해온 메타가 경쟁을 무력화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 기업을 인수했는지를 가리는 중대한 판례가 될 전망이다. 저커버그의 이번 증언은 2020년 FTC가 처음 제기한 소송의 일부다. FTC "인수 통해 경쟁자 제거"…'buy-or-bury' 전략 지적 FTC는 이날 재판에서 메타가 인스타그램(2012년), 왓츠앱(2014년) 인수를 통해 SNS 시장의 경쟁을 인위적으로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FTC 측 대니얼 매더슨 변호사는 모두 진술에서 "100년 넘게 미국의 공공 정책은 기업이 성공하려면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메타는 이 원칙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메타가 사용했다는 '인수하거나 매장하기(buy-or-bury)' 전략은, 유망한 경쟁자가 등장하면 인수를 시도하거나, 인수가 실패할 경우 자금·인프라를 동원해 경쟁사를 고사시키는 전략이다. FTC는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잃었고 시장 경쟁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 3시간 법정 증언…"인수는 카메라 기술 때문"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재판 첫날 증인으로 출석해 약 3시간 동안 FTC 측의 신문을 받았다. FTC는 저커버그가 2012년 내부 이메일에서 "인스타그램 인수를 고려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보다 잘하는 것은 사진 중심의 공유 기능이며,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라고 언급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그 이메일은 단순한 분석 시도였을 뿐, 실제로 두려움을 느꼈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FTC의 해석에 반박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인수는 경쟁 제거가 아니라 카메라 기술 확보가 주목적이었고, 이후 메타는 인스타그램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메타, 틱톡·스냅챗과 실질 경쟁…"과거 승인, 번복은 위험한 선례" 메타는 이번 재판이 과거 인수 승인을 번복하려는 시도이며, 이는 비즈니스 세계에 심각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메타 측 변호사 마크 한센은 "FTC의 주장은 사실과도, 법과도 맞지 않는다"며 "10년 전 승인된 인수를 지금 되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현재 틱톡, 스냅챗, 유튜브 쇼츠 등과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강조하며, SNS 시장은 이미 다극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용자의 앱 이용 방식이 변화해, 과거처럼 친구나 가족과의 소통보다는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중심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메타가 인스타그램 릴스를 확대한 배경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왓츠앱 매각 명령 가능성도 이번 재판은 워싱턴DC 연방법원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가 맡았다. 보스버그 판사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정책을 기각한 바 있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법리 중심의 판단이 기대된다. 법조계에선 이번 재판에서 메타가 패소할 경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매각 명령에 내려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는 메타의 글로벌 플랫폼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사용자가 급증하는 동안, 모기업 페이스북의 성장세는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달 간 진행될 재판⋯메타의 미래 걸렸다 이번 재판은 향후 약 두 달 동안 진행되며, 저커버그 CEO는 15일에도 계속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FTC는 추가 증거로 메타 내부의 경쟁 분석 자료, 경영간 이메일 등을 법정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재판은 메트가 세계 SNS 시장에서 유지해온 독점적 지위가 법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지를 가늠할 분수령이다. 아울러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인수 합병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기술 기업의 성장과 경쟁 제한 사이 경계선을 어디엘 둘 것인지에 대한 전 세계적 기준이 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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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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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법정 출석…메타, 인스타그램·왓츠앱 독점 여부 가리는 재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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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주도 상승…트럼프 관세 면제 효과
- 뉴욕 증시는 14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면제 조치 발표 이후 스마트폰과 컴퓨터 관련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12.08포인트(0.78%) 오른 40,524.79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79% 상승한 5,405.97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0.64% 상승하며 16,831.48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애플과 델의 주가가 각각 2.2%, 4% 가까이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기술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K)도 1%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상호주의' 관세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이 제외된 데 따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관세 면제가 영구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장중 변동성을 보였으나 결국 상승 마감하며 관세 면제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니해설] 트럼프 관세 면제에 뉴욕증시 '반짝' 랠리…지속 가능성은 미지수 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관세 면제 발표에 화답하며 기술주 중심으로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지수가 각각 0.78%, 0.79% 상승 마감한 것은 시장이 이번 관세 면제 조치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비롯한 일부 품목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관련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애플 주가가 2.2%, 델 주가가 4% 가까이 급등했고, 기술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K) 역시 1% 가까이 상승한 것은 투자 심리가 기술주에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기술주 중심의 상승, '일시적 안도' 분석 이번 상승세에 대해 아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행정부가 가장 극단적인 관세 제안에서 어느 정도 후퇴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이는 점진적인 호재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이번 관세 면제 조치를 미-중 무역 갈등 완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며 안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둔 기업들에게 이번 조치는 상당한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 여전…트럼프 발언에 경계감 지속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관세 면제가 영구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해당 품목들이 여전히 기존의 펜타닐 관세 대상이며, 단지 다른 관세 '묶음'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관세 정책의 향방에 대해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다. 모닝스타의 데이브 세케라 미국 시장 전략 책임자는 이번 상승세가 시장 바닥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분명히 가능성은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하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최근 뉴욕 증시는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을 이어왔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지난주에는 CBOE 변동성지수가 50을 넘나드는 등 극심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관세율에 대해 90일 유예를 발표한 후 S&P 500 지수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안도감에 그쳤을 수 있다. 엇갈리는 시장 전망…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 실제로 소위 '상호주의' 관세가 처음 발표된 4월 2일 이후 S&P 500 지수는 4.7%, 나스닥과 다우존스 지수는 각각 약 4.4%, 4%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하락 추세는 여전하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관세 정책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UBS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미국 주식 담당 헤드는 "관세 완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구조적인 성장 테마에 힘입어 미국 주식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히며 향후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S&P 500 지수가 2025년 말까지 5,8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하며, 최근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해 OPEC이 올해 수요 증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RBC 캐피털 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 전략 글로벌 헤드는 "현재 석유 시장에는 이중고가 닥쳤다"라며 수요 둔화와 공급 증가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한 석유 시장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 외에도 샌쿠터리 웰스의 메리 앤 바텔스 최고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경기 둔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S&P 500 지수가 4,835 수준까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씨티의 스콧 크로너트 전략가는 관세와 거시 경제 둔화 조짐을 이유로 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너코드 제뉴이티 역시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이 실적 발표 시즌 이후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규제 관련 우려로 인해 신중한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 속 투자 전략…신중한 접근 필요 이번 뉴욕 증시의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면제 조치에 대한 일시적인 안도감과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와 관세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신중하게 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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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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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주도 상승…트럼프 관세 면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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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8)] 현미, 건강에 더 좋다? 미시간대 "비소 함량 주의 해야"
- 흔히 건강식으로 여겨지는 현미(brown rice)가 백미에 비해 영양소는 풍부하지만, 동시에 인체에 유해한 비소(arsenic) 함량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비소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농업 및 자연자원대학 연구진이 학술지 '리스크 분석(Risk Analysi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내 유통되는 현미가 백미보다 무기 비소(inorganic arsenic)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학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 뉴욕포스트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미는 벼의 왕겨를 벗겨낸 상태로 도정되지 않은 쌀로, 백미보다 비타민이나 식이섬유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이 낮기 때문에 건강식품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반면 백미는 현미에서 겨층을 제거한 쌀로, 백미로 만드는 과정에서 영양분이 제거된다. 연구를 주도한 미시간대 존 A. 한나 석좌교수이자 수석연구원인 펠리시아 우(Felicia Wu)는 "현미 섭취가 더 높은 비소 노출을 초래하지만, 극단적인 수준으로 매일 다량을 섭취하지 않는 이상 성인의 건강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아나 만 5세 이하의 어린이는 체중 대비 섭취량이 많고 민감도가 높아 비소 노출 위험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소는 토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독성 물질로, 논에서 재배되는 벼가 다른 곡물보다 비소를 더 많이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미국인 식생활 데이터베이스(What We Eat in America)'를 활용해 현미와 백미 섭취로 인한 비소 노출 비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 내에서 재배된 쌀의 경우 현미의 무기 비소 비율은 48%로, 백미의 33%보다 높았다. 국제적으로 재배된 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현미의 무기 비소 비율이 백미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현미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펠리시아 우 교수는 "현미 섬유질과 단백질, 니아신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비소 노출로 인한 위험과 영양적 이점 간의 균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품내ㅑ 비소 함량 규제를 위한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FDA는 이미 마시는 물인 식수내 비소 규제를 시행 중이며, 향후 식품 내 비소 허용 기준을 마련하는 '클로저 투 제로(Closer to Zero)'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참고 문헌: '미국의 백미와 비교한 현미의 비소 함량 및 노출', Christian Kelly Scott 및 Felicia Wu, 2025년 2월 28일, 위험 분석. DOI: 10.1111/risa.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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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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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8)] 현미, 건강에 더 좋다? 미시간대 "비소 함량 주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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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관세폭탄 보복조치 7종류 희토류 수출 중단
-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의 관세폭탄에 대한 보복조치로 희토류 7종류의 수출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들 소식통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업체들이 중국정부에 수출승인을 신청하고 있지만 신청이 언제 받아들여질 지 불투명해 해외에서 희토류가 부족할 리스크가 증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희토류 수출이 지난 4일부터 중단됐다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이날 트럼프 미국정권이 내놓은 중국제품에 대한 관세조치에 대한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방위와 에너지, 자동차 등 산업에서 사용되는 7종류의 희토류를 수출규제 대상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수출업체가 희토류를 수출하는데에는 중국 상무부에 라이선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심사는 불투명하며 인가까지 6, 7주간에서 수개월도 걸린 전례가 있다. 중국의 한 희토류 트레이더들은 "고객들로부터 (희토류를 적재된) 선박이 언제 중국을 출항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을 때 60일후 정도로 생각된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길어질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출이 2개월 이상 동결된다면 전형적인 고객의 재고는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 격화하고 있는 미중간 무역전쟁을 감안하면 특히 미국 고객용 수출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같다고 소식통은 우려했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다. 희토류 수출규제는 전세계 희토류 이용자들에 대한 공급을 중단하는 것을 중국이 어떻게 무기화할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수출규제는 해외 희토류 수입업체들에게 중국으로부터 분산화를 하지 않을 수 없게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희토류 시장지배력을 서서히 무너뜨리게 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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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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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관세폭탄 보복조치 7종류 희토류 수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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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가 주도 철강 생산 유지…트럼프 관세에 정면 대응
- 영국 정부가 철강 대기업 브리티시 스틸의 마지막 남은 고로를 존속시키기 위한 긴급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며 국가 차원의 철강 생산 유지에 나섰다. 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 관세로 인해 기업이 폐쇄 위기에 놓인 데 따른 긴급 조치다. 12일(현지시각) 닛케이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브리티시 스틸 동부 스칸소프 지역의 고로 2기를 유지하기 위한 법안을 발표했다. 해당 법안은 정부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자재 발주를 직접 관리하고, 노동자 임금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업을 지속한 노동자가 해고될 경우 복직을 보장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번 긴급 법안은 고갈 위기에 처한 원자재를 확보하고, 브리티시 스틸의 조업을 지속하기 위한 긴급 수혈로 해석된다. 영국 의회는 부활절 휴가 중임에도 불구하고 12일 긴급 소집돼 법안 심의에 돌입했다. 정부는 당일 표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여당 노동당과 야당 모두 찬성하는 분위기여서 법안 통과가 유력하다. 이달 내에 국유화 관련 법안을 별도로 제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생산 개입 및 국유화 검토 배경 과거 국영 기업이었던 브리티시 스틸은 2019년 경영난으로 파산한 뒤 2020년 중국 철강 업체인 징예 그룹에 인수됐다. 징예 그룹은 12억 파운드(약 2조 2369억 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생산 비용 증가와 강화된 환경 규제 등으로 인해 매일 70만 파운드(약 13억 487만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철강 관세를 부과하면서 징예 그룹은 지난 3월 말 고로 폐쇄 방침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친환경 생산 전환을 위한 5억 파운드(약 9320억 원) 지원과 원료탄 구매 지원 등을 제안했으나, 징예 그룹은 이를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레이놀즈 비즈니스무역부 장관은 11일 "수개월간 성의를 가지고 협상했지만, 징예는 솔직하게 응하지 않았다. 우리로서는 불가피하게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철강 산업 중요성 브리티시 스틸의 고로가 폐쇄될 경우 영국은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철광석 등 원자재부터 철강을 생산할 수 없는 국가가 된다. 2024년 7월 출범한 노동당의 스타머 정부는 공항, 철도, 주택 등 인프라 정비를 중요하게 여기며, 철강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국내 생산 능력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과 인프라 운영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외국 자본을 폭넓게 수용해 왔다. 철강 산업뿐만 아니라 시멘트, 자동차 산업 역시 외국 자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비즈니스무역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철강 산업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입장이 외국 자본에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산업이었다면 애초에 외국 자본에 매각하지 않았어야 했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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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가 주도 철강 생산 유지…트럼프 관세에 정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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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미국 이미 경기 침체" 경고…소비 심리도 역대 최저 수준 급락
-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로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 침체에 진입했거나 매우 근접했다고 경고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와 함께 CNN은 미국의 소비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1952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하며 경제 전반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핑크 CEO는 CNBC의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에 출연해 "지금 당장 경기 침체에 빠져 있지 않다면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더 확실성이 있을 때까지 둔화가 있을 것이며, 현재 상호 관세에 대한 90일간의 유예는 더 길고 고조된 불확실성을 의미한다"고 덧붙이며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경제적 파장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10%의 일률적인 수입세를 부과하고, 수십 개국에 더 높은 수준의 상호 관세를 적용하며 무역 갈등을 심화시켰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 20%에서 125%로 인상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 베이징 역시 동일한 125% 관세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관리들은 "미국이 계속해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더 이상 타당하지 않으며, 세계 경제 역사상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소비자 심리 역시 급격하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4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예비치 50.8로 전월 대비 11% 급락하며 1952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공황 시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한 무역 전쟁이 높은 인플레이션 위협과 함께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인들의 심리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핑크 CEO는 고객들의 불안감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고객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의 임무는 그들을 돕고, 안심시키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팬데믹이나 금융 위기와는 다른 "우리가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글로벌 안정화 역할을 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불안정화 요인"이 되었다고 비판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블랙록 실적과 불안한 시장 전망 미시간대학교의 조사 책임자인 조앤 슈는 "이번 달의 하락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연령, 소득, 교육 수준, 지역, 정치적 성향에 걸쳐 광범위하고 만장일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전쟁 전개에 대한 우려가 올해 내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2024년 12월 이후 심리가 30% 이상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와 월스트리트는 악화된 소비자 심리가 실제 소비 감소로 이어질지,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년 안에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미국인들이 잃을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수십 개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90일 동안 유예했지만, 미국의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의 기본 관세와 특정 제품 및 상품에 대한 별도의 관세는 유지했다. 피치 레이팅스는 CNN에 이른바 상호 관세가 단기적이었지만, 200년 전 데이터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미국 역사상 가장 급격한 관세 인상이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베이징은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84%에서 125%로 인상하며 양국 간의 갈등은 금요일까지 이어졌다. 블랙록의 핑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촉발된 현재의 짙은 불확실성의 안개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과 시장에 큰 구조적 변화가 있었던 이전 시기들, 즉 금융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2022년의 급증한 인플레이션과 유사한 시기를 겪었다. 우리는 항상 고객들과 소통했으며, 블랙록의 가장 큰 성장 도약 중 일부는 그 이후에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 역시 은행의 최신 분기 실적 발표 후 "경제는 지정학적 위험을 포함하여 상당한 혼란에 직면해 있으며, 세제 개혁 및 규제 완화의 잠재적 긍정적 요인과 관세 및 '무역 전쟁'의 잠재적 부정적 요인이 공존한다"고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블랙록은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조정 주당 순이익은 11.30달러로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10.14달러를 넘어섰지만, 매출액은 52억 8000만 달러로 컨센서스 추정치인 53억 4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자산 측면에서는 840억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3월 말 기준 운용 자산은 11조 5800억 달러에 달했다. 실적 발표 이후 블랙록의 주가는 2.3% 상승했다.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또 다른 징후는 연준의 우려에서 엿볼 수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어 실업률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민 감소로 인한 노동력 증가 둔화와 불확실성 및 관세의 복합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은 작년보다 상당히 둔화되어 1%를 약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연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물가 상승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향후 1년 동안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월 5%에서 이번 달 6.7%로 급증하여 198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향후 5~10년 동안의 기대치도 4.1%에서 4.4%로 상승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리 로건 총재는 "역사는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화되면 물가 안정을 되찾는 길이 더 멀어지고 노동 시장은 약화되며 경제적 상처는 더 깊어진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고 경고했다. 래리 핑크 CEO의 경고와 급격한 소비 심리 위축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불안한 국제 경제 흐름 속에서 향후 미국의 경제 정책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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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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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미국 이미 경기 침체" 경고…소비 심리도 역대 최저 수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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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스마트폰·반도체 등 상호 관세 면제⋯삼성전자와 애플 등 혜택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하기로 했다. 중국에 부과한 125% 관세는 물론이고 다른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10% 관세도 부과하지 않는다. 이 조치는 4월5일치 수입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내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메모랜덤(각서)'에서 반도체 관련 관세율표상 항목 20가지를 열거하며 이는 관세부과 대상에서 면제된다고 밝혔다. 또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날 밤 늦게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문서(CSMS # 64724565)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상품 명을 거명하지 않았으나 관세율표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 노트북, 하드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 칩, 평면 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 125% 상호관세와 펜타닐관세 20% 등 최소 14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후 시장이 요동치고 소비자들이 급히 아이폰 등을 사기 위해 매장으로 달려가는 등 불안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면세 대상을 먼저 발표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스마트폰, 컴퓨터 및 기타 전자 제품을 소위 상호 관세에서 면제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을 포함한 전자제품 제조사에 혜택을 주게 됐다"며 "미국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한 TSMC에도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1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치킨게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한 발 빼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이 너무 섣불리 '준비되지 않은 게임'에 나섰다는 비판론은 힘을 받고 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최근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이 무역전쟁에서 확전 우위를 가진 것은 중국"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에서 필수적인 물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는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거나 국내에서 생산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이런 의존도를 줄이는 게 조치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 전에 현재의 전쟁을 치르는 것은 엄청난 비용으로 거의 확실한 패배를 초래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역을 차단하기 전에 대체공급자나 적절한 국내 생산을 보장하지 않는 거은 매우 무모하다"는 것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부소장으로 일하는 정치학자 에반 파이겐바움은 X에 게시한 글에서 "미국은 실시간으로 국가적 자살행위를 시도하는 것 같다"면서 "패권은 물론이며, 우위(primacy)를 상실하는 데는 전략적인 도전자의 등장이나 다극화를 유발하는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전략적 할복자살을 저질러서 패권을 잃는 것은 새로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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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스마트폰·반도체 등 상호 관세 면제⋯삼성전자와 애플 등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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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 증시, 관세 충격 속 변동성 확대…투자 심리 불안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발표 이후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극도로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달러 약세와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면서 S&P 500 지수는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지난 2월 최고점 대비 13%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다른 국가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어 경제적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95%, S&P 500 지수는 5.7%, 나스닥 지수는 7.29% 상승했지만, 이는 폭등락을 거듭하는 불안정한 장세 속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번 주에는 JP모건을 시작으로 골드만삭스, 존슨앤드존슨, 넷플릭스 등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화하는 관세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어떤 실적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한편, 3월 소매 판매와 수입 물가 지수, 주택 시장 지표 등 경제 지표 발표도 예정되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 경제에 미치는 초기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관세 충격은 앞으로 발표될 지표들을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역 정책의 명확성과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미니해설] '관세 폭탄'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불안 심리 심화 배경과 투자 전략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상호 관세 발표는 뉴욕 증시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발표 직전 상승세를 보이던 시장은 이후 이틀 연속 급락했고, 주말 이후에도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했다. 특히, 상호 관세 시행을 하루 앞두고 대부분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가 90일 유예되면서 주식 시장은 폭등했지만, 곧이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주간 기준으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는 시장의 근본적인 불안감이 해소되었다기보다는 일시적인 안도 랠리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Janney Montgomery Scott)의 마크 루시니(Mark Luschini) 최고 투자 전략가는 "변화하는 관세 환경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해야 할지 투자자들이 고심하면서 주식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외부의 불확실성 수준에 갇혀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시장 상황이 외부 요인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투자자들이 섣불리 큰 베팅을 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달러 약세와 금리 급등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은 달러 약세와 국채 금리 급등이다. 일반적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때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와 국채의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州 그린우드 캐피털(Greenwood Capital)의 월터 토드(Walter Todd) 최고 투자 책임자는 "과거 여러 차례의 위험 회피 상황에서는 달러와 국채가 안전 자산 역할을 했지만, 지난주 주식 시장이 폭락하는 동안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 "우리는 세계의 기축 통화이자 무위험 자산인데, 우리 시장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이며 현재 시장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강조했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5%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 추가적인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기업과 개인의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동시에 채권의 투자 매력을 높여 주식 시장에서 자금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 바클레이즈(Barclays) 분석가들은 "국채가 안정화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전까지는 위험 자산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적 발표와 경제 지표 이번 주에는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 존슨앤드존슨, 넷플릭스 등 다양한 산업의 대표 기업들의 실적은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츠(Allspring Global Investments)의 브라이언트 반크론카이트(Bryant VanCronkhite)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나는 이 사이클을 통해 투자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언급하며, 변화하는 관세 환경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발표될 3월 소매 판매 데이터는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전의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어,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금요일 발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역 긴장 고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4월 미국의 소비자 심리는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화되는 미중 갈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해 중국도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의 관세를 부과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씨티(Citi) 전략가들은 "중국과의 협상이 시장에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양국 간의 무역 협상 결과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스리-쿠마르 글로벌전략의 코말 스리-쿠마르 사장은 "확실성을 열망하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멀리 있다"면서 "심지어 관세율이 높게 책정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경제 정책의 확실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 대상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금융 기관들 역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조치가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휘둘리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 요인을 꼼꼼히 분석하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여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예상치 못한 시장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과 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달러 약세, 국채 금리 급등,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될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들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겠지만, 전문가들은 무역 정책의 안정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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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 증시, 관세 충격 속 변동성 확대…투자 심리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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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 증시, 연준 안심 발언에 힘입어 변동성 장세 속 상승 마감
- 뉴욕 증시는 주 후반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의 시장 안심 발언과 주요 은행들의 긍정적인 실적 발표에 힘입어 극적인 반등에 성공하며 변동성이 극심했던 한 주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5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1%, 나스닥 종합지수는 2.06% 각각 상승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 관련 발언으로 인해 한때 급락했던 시장이 투자 심리를 회복한 결과다.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고율 관세에 대한 90일 유예 발표 이후 시장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곧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와 경제 지표 혼조세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특히 S&P 500 지수의 주간 변동폭은 팬데믹 초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 후반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수전 콜린스 총재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가 시장 기능 유지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투자 심리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JP모건, 모건 스탠리, 웰스 파고 등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5.7%, 나스닥 지수는 7.3% 상승하며 각각 2023년 11월과 2022년 11월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 역시 이번 주 약 5% 상승했다. 다만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 심리 조사 결과 예상 인플레이션 수준이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 지표는 여전히 엇갈린 모습을 보여 향후 시장 방향성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해설] 트럼프발 무역 전쟁 광풍 속 연준의 '안전망' 효과와 엇갈린 경제 신호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 발표는 시장을 쉴 새 없이 흔들었고, 투자자들은 극도의 혼란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했다. 특히 일부 고율 관세에 대한 90일 유예 발표 직후에는 큰 폭의 상승세가 나타났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시장은 다시금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번 주 S&P 500 지수의 주간 변동폭이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컸다는 사실은 당시 시장의 극심한 혼란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치 2020년 3월, 전 세계가 봉쇄되었던 암울한 시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이처럼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을 것이다. 연준 관계자들의 잇따른 시장 안정화 발언, 투자자 불안감 진화 노력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나마 시장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의 발언이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연준은 필요시 금융 시장 기능을 유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을 다독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 역시 "미국 경제가 고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의 시대로 진입하지 않을 것이며, 연준은 소위 '스태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물론 연준의 이러한 발언들이 시장의 모든 불확실성을 해소해 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패닉에 빠지는 것을 막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엇갈린 경제 지표 속에서도 빛난 은행 실적, 경기 둔화 우려감 상존 한편, 이번 주에는 JP모건, 모건 스탠리, 웰스 파고 등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실적 발표도 있었다. 이들 은행들은 모두 예상치를 뛰어넘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동시에 무역 분쟁으로 인한 잠재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이는 현재 미국 경제가 직면한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적은 좋았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AXS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는 "투자자들은 시장을 괴롭혀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찾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뒤섞여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형국이다.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들이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시장의 방향성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바숙 CEO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새로운 투자자들의 이야기가 되었다"며 "앞으로 더 큰 변동성이 예상되며, 이번 주의 롤러코스터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다가올 상황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분석은 앞으로도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메시지다. 웰스 파고 투자연구소의 대럴 크롱크 대표 역시 "우리는 여전히 이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상호 관세에 대한 90일간의 유예가 일시적으로 시장 매도를 되돌렸지만, 불확실성을 연장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무역 갈등은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 한편, 경제 지표들은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노동부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외로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 심리 조사 결과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198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와 연준의 시장 안정화 노력, 그리고 엇갈린 경제 지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상승세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주변에는 불확실성이 가득하며,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들과 무역 정책 관련 뉴스에 따라 시장은 언제든 다시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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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 증시, 연준 안심 발언에 힘입어 변동성 장세 속 상승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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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전력 수요 지형 바꾼다…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2배 증가 전망
- 인공지능(AI)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한편, 에너지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이 나왔다. IEA는 10일(현지시간) 발간한 특별보고서 '에너지와 AI(Energy and AI)'에서 "AI의 확산은 세계 전력 수요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현재의 2배 이상인 94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일본 전체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AI 최적화 서버에서의 전력 수요는 같은 기간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번 전망이 정책 입안자, 기술 업계, 에너지 기업, 국제 전문가들과의 광범위한 협의를 바탕으로 수집된 신규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IEA에 따르면 미국은 2030년까지 자국의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절반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전반의 에너지 집약 산업(알루미늄, 철강, 시멘트, 화학 등)을 모두 합친 것보다 AI 기반 데이터 처리에 더 많은 전력이 쓰일 것이란 예측이다. 선진국 전체로 보면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요 증가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정체 상태에 머물렀던 전력 산업이 다시 성장 궤도로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력 공급원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가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주요 시장에서의 경제성과 접근성에 기반한 결과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AI는 현재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 중 하나"라며 "AI는 도구일 뿐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보고서는 여러 불확실성도 함께 지적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 채택 수준, 효율 향상 여부, 에너지 인프라 병목 현상의 해소 가능성 등은 모두 예측에 변수를 줄 수 있는 요소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복합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AI 기술은 사이버 공격의 정교화를 초래해 에너지 유틸리티 대상 해킹이 최근 4년간 3배 증가한 반면, 동시에 이를 방어하는 중요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AI가 사용되는 서버, 반도체 등 핵심 장비에 들어가는 희귀 광물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광물 공급망 집중도와 관련한 새로운 도전 과제를 낳고 있다. IEA는 "AI가 초래할 전력 소비 증가로 인한 탄소배출은 전체 에너지 부문 내에서는 제한적인 수준이 될 수 있으며, 오히려 AI를 활용한 효율성 제고와 배출 감축이 그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는 또한 배터리, 태양광(PV)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 분야의 혁신을 앞당기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4년 12월 IEA가 개최한 ‘글로벌 에너지·AI 회의’를 기반으로, 프랑스와 인도가 공동 주재한 'AI 액션 서밋'에서의 논의를 반영해 작성됐다. IEA는 조만간 '에너지·AI·데이터센터 관측소(Observatory on Energy, AI and Data Centres)'를 출범시켜, AI 전력 수요와 에너지 부문에서의 AI 활용 현황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한 보고서와 함께 제공되는 AI 기반 대화형 요약 시스템도 도입돼, 독자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10일 그린피스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VU대학의 디지코노미스트 설립자 알렉스 드 브리스는 IEA 보고서가 AI의 전력 수요 추정치에 다소 보수적이라며 "보고서가 AI 관련 데이터 측면에서 다소 모호하다"고 평가했다. 드 브리스는 "정확한 수치와 상관없이, 이들 데이터센터가 세계 전력의 몇 퍼센트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관련 감시와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EA는 현재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의 85%가 미국, 유럽, 중국 등 3대 경제권에 집중돼 있으며, 2030년까지 선진국이 전체 수요 증가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개발도상국의 비중은 약 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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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전력 수요 지형 바꾼다…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2배 증가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