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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난 한 신생아가 세계 최초로 '1인 전용' 유전자 치료를 받은 사례로 기록되며, 정밀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USA투데이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병원에서 태어난 KJ 멀둔(KJ Muldoon)은 출생 직후부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임신 35주, 예정일보다 약 5주 이르게 태어난 그는 팔을 들어올리면 경직되고, 다시 내릴 때는 이상한 떨림이 동반됐다. 의료진은 이례적인 증상을 포착하고 정밀 검사를 진행한 끝에,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극단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KJ는 병원 맞은편에 위치한 필라델피아 아동병원(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의료진은 그의 몸이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희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질환은 암모니아가 체내에 축적돼 뇌를 포함한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n-of-1(단일환자 맞춤형)' 치료법, 차세대 정밀의학의 상징적 모델 간주 이에 따라 KJ는 기존 의료계에 전례가 없는 실험적 치료를 받게 됐다. 바로 특정 환자 한 명을 위해 설계된 '단일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n-of-1 therapy)'였다. 치료 방식은 유전자를 교정하는 명령을 담은 나노 크기의 지질입자 수십억 개를 간세포에 주기적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간세포가 CPS1(Carbonyl Phosphate Synthetase 1)이라는 효소를 생산하도록 유전적 결함을 일부 복구해, 암모니아 분해 기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KJ는 생후 3개월 동안 매달 해당 치료를 받아왔으며, 현재 그의 암모니아 수치는 정상 범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료진은 아직 '완치'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어머니 니콜(34)은 "출생 당시 의료진이 제시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그저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전부였다"며 "지금은 또래 아이들과 동일한 발달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세포 유전자 편집' 기술로 'CPS1 결핍증' 극복 이번 치료는 KJ가 태어나기 전부터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소속 심장학자 키란 무수누루(Kiran Musunuru) 박사 연구팀이 준비해온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다. 무수누루 박사는 간세포 유전자 교정을 핵심으로 하는 정밀 치료법을 개발해왔으며, 관련 기술은 그가 공동 창립한 바이오기업을 통해 구현됐다. 치료의 핵심은 '간세포 유전자 편집(Gene Editing of Hepatocytes)' 기술이다. 인간의 간은 단백질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분해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때 필수적인 효소가 바로 CPS1이다. 이 효소는 간세포 내 특정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며, 해당 유전자에 결함이 있을 경우 체내 암모니아가 축적돼 중증 대사성 질환으로 발전한다. KJ는 CPS1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채로 태어났으며, 이는 'CPS1 결핍증' 또는 '요소회로 장애(Urea Cycle Disorder, UCD)'로 분류되는 희귀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신생아기 발현 시 수 시간 내 의식 저하, 경련, 뇌 손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질 나노입자 활용⋯윤리적 논란도 적어 의료진은 이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기 위해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를 활용했다. 이 입자에는 CPS1 유전자의 정상 설계도를 담은 전령 RNA(mRNA) 또는 CRISPR 유전자가위 시스템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간세포에 전달해 유전자 기능을 복구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는 체세포 유전자 치료(somatic gene therapy)의 일환으로, 생식세포나 수정란을 건드리지 않고 환자 본인의 특정 조직 세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도 상대적으로 적다. 세계 최초 인간 대상 임상 적용 해당 기술은 지금까지 동물실험 또는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특히 단 한 명의 유전형을 위해 개발된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정밀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무수누루 박사팀의 치료법은 기존의 유전자 대체요법(gene replacement therapy)보다 훨씬 정밀하며, 특정 유전자의 기능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치료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면, 평생 지속 가능한 치료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요소회로 결손(UCD)은 물론, 페닐케톤뇨증(PKU), 윌슨병 등 특정 효소 결핍에 기반한 다양한 간 유전 질환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밀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은 이제 '한 사람을 위한 치료'가 이론을 넘어 실현 가능한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의학계는 이번 KJ 사례가 향후 희귀 유전 질환 치료의 새로운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안정성과 부작용 여부에 대한 지속적 추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당 치료법의 보편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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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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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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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해킹당해-최대 4억 달러 피해
-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해킹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코인베이스가 사이버공격으로 고객정보가 도난당해 피해액이 최대 4억 달러(약 558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지난 11일 정체불명의 상대로부터 특정 고객 계좌에 관한 정보와 내부 데이터를 입수했다고 협박하는 e메일을 받았다. 코인베이스는 해킹당한 정보가 고객 이름, 우편 및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이용자의 사회보장번호(SNS) 마지막 네 자리라고 밝혔다. 또 가려진 은행 계좌 번호와 일부 은행 식별 정보, 운전면허증 및 여권과 같은 고객의 정부 발행 신분증도 가져갔다. 도난당한 데이터에는 계정 잔액 데이터와 거래 내역도 포함됐다. 코인베이스는 내부 문서를 포함한 일부 회사 데이터도 도난당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코인베이스는 패스워드 혹은 로그인 인증코드는 도난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해커집단에 송금한 고객에게는 금액을 변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커집단은 돈을 주고 코인베이스의 직원과 거래업체로부터 협력자를 확보해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는 이들 직원을 이미 해고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해커집단으로부터 요구받은 2000만 달러(약 279억 원)의 지급을 거부했다. 대신 해커집단에 관한 정보제공에 2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코인베이스는 또한 이같은 사이버공격 방지를 위해 미국에 새로운 서포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코인베이스에 대해 이용객 수와 자금세탁 대책으로서의 고객 본인 확인절차와 은행 비밀법 준수가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전했다. 코인베이스는 SEC가 고객 본인 확인과 은행비밀법 준수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해킹으로 인한 복구 및 고객 보상과 관련된 비용으로 약 1억8000만 달러(약 2517억원)에서 4억 달러(5585억 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킹 사건이 전해진 이날 뉴욕 증시에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전날보다 7.20% 하락 마감했다. 이번 사건은 코인베이스가 미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S&P 5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발생했다. S&P500 지수를 운영하는 S&P 다우존스 인디시즈는 코인베이스가 오는 19일부터 S&P 500지수에 편입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에 지난 13일 코인베이스 주가는 24% 폭등했다. 한편 코인베이스가 과거 공시 자료에서 사용자 수 허위 기재 의혹에 대해 미 SEC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 조사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돼 현재도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는 2021년 상장 당시 "1억 명 이상의 인증 사용자(verified users)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SEC는 이 숫자가 부풀려진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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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해킹당해-최대 4억 달러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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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혼조 마감⋯S&P 500 0.10% 상승 사흘째
- 14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이틀째 혼조세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사흘 연속 랠리를 이어갔지만, 대형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기술주 강세에 힘입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투자자들은 최근의 미-중 관세 긴장 완화에 안도하면서도, 곧 발표될 경제 지표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었다. 이날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3포인트(0.10%) 오른 5,892.58을 기록하며, 이번 주 들어 연간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9.37포인트(0.21%) 내린 4만2051.06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36.72포인트(0.72%) 상승한 1만9146.81에 장을 마쳤다. 시장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이날 0.40포인트(2.20%) 상승한 18.62를 기록했다.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엔비디아는 4% 넘게 급등하며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 기준으로 애플을 제치고 다시 2위 자리에 올랐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6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후 4.7%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 AI 칩 공급 소식과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서 대형 기술업체들이 수주 소식을 확보한 점이 기술주 전반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AEO)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전망을 철회하며 6.4% 급락했다. 보건 종목들이 다우 지수를 끌어내리며 업종별로는 보건 업종이 2.31% 급락했고, 소재 업종도 0.96% 내리는 등 8개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주와 통신 서비스 업종은 각각 0.96%, 1.58% 오르며 강세를 주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목요일 발표될 4월 생산자 물가지수(PPI)와 소매 판매, 그리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서 향후 통화 정책 및 경제 상황에 대한 단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데이터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니해설] 뉴욕증시, '관세 안도' 랠리 지속 속 숨고르기…지표 경계심과 기술주 강세 배경은?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최근 며칠간의 강세 흐름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소폭 상승하며 사흘 연속 랠리를 이어갔지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하는 등 주요 지수별로 엇갈린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주 초 시장의 강력한 반등은 주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완화에 힘입은 결과였다. 투자자들은 관세 부담 완화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과 곧 발표될 핵심 경제 지표에 주목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중 관세 완화가 불 지핀 랠리…하지만 미지수 여전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은 단연 미-중 무역 관계 개선 기대감이었다. 양국은 4월에 서로에게 10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이번 주 들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30%로,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10%로 잠정적으로 인하하며 극적인 긴장 완화 국면을 맞았다. 시장은 즉각 환호하며 반응했다. 특히 S&P 500 지수는 4월 7일 장중 저점 이후 21% 이상 반등하며 연간 상승세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무역 마찰 완화가 가져올 잠재적 경제 효과와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잠정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점은 시장의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종 합의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불확실성을 남겼다. 뉴욕의 인골스 & 스나이더(Ingalls & Snyder) 팀 그리스키(Tim Ghriskey) 선임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최근 발표된 내용들은 좋았고 이는 엄청난 랠리를 야기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관세 정책이 잠시 중단되었을 뿐 "최종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 지도자들의 무역 관련 발언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하락 흐름을 멈추고 이날 2.20% 상승한 18.62를 기록하며 시장의 잠재적 경계심을 드러냈다. 핵심 경제 데이터와 파월 발언 대기 무역 불확실성과 함께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경제 데이터로 향하고 있다. 이번 주 초 주가 상승을 도왔던 것은 완화된 인플레이션 데이터였지만, 관세 변화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았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 총재는 최근 데이터가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잭슨 스퀘어 캐피털(Jackson Square Capital)의 앤드류 그레이엄(Andrew Graham) 매니징 파트너이자 설립자는 "사람들은 관세 상황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는 어떤 종류의 증거라도 찾고 있다"고 현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자들은 목요일 발표될 4월 생산자 물가지수(PPI)와 소매 판매 수치를 통해 경제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려 할 것이다. 더불어 목요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은 향후 통화 정책 경로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술주 강세 속 엔비디아 시총 2위 등극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통신 서비스 업종이 강세를 주도하며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S&P 500의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이 하락했으며, 보건 업종이 2.31% 급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보건 업종은 암젠이 3.02%, 머크가 4.12%,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itedHealth Group)이 1.08% 하락하는 등 주요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 소재 업종도 0.96% 내렸고, 필수소비재(0.37%), 에너지(0.59%), 유틸리티(0.49%), 금융(0.28%), 부동산(0.9%), 산업(0.48%) 업종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기술 업종은 0.96%, 통신 서비스 업종은 1.58% 오르며 강세를 주도했다. 임의소비재 업종은 0.38% 올랐지만, 업종 내 흐름은 엇갈렸다. 테슬라는 4.07% 급등했지만, 아마존(AMZN.O)은 0.53% 내리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술주 강세 속에서 엔비디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AI 칩을 공급한다는 소식 외에도 4.16% 급등하며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 3조 3020억 달러를 기록, 애플(마감가 212.33달러, 시총 3조 1710억 달러)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마감가 452.94달러, 시총 3조 3600억 달러)에 이어 시가총액 2위 자리에 다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서 대형 기술업체들이 대형 수주에 성공하거나 사업 확장 기회를 확보한 것이 기술주 전반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킨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반도체 설계업체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O) 역시 6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한 후 4.7%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에는 원자력 스타트업 오클로(Oklo)가 예상보다 적은 분기 손실 발표 후 16% 이상 급등했고, 주식 거래 플랫폼 이토로(eToro)는 이날 나스닥 첫 거래에서 공모가 52달러 대비 28.85% 폭등한 67.00달러로 마감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초 예상 공모가 범위(46~50달러)를 웃도는 52달러에 공모가가 결정된 데 이어 첫날 급등세를 기록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업체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O)는 이틀 연속 폭등세를 이어갔다. 전날 16% 급등했던 SMCI는 이날도 15.69% 급등하며 강세를 지속했다. 반대로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AEO.N)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전망을 철회하며 6.4% 급락했다. 보잉(BA.N)은 카타르항공과의 제트기 구매 계약 소식에 0.6% 상승했다. 전문가들의 투자 전략 제언 현 시점에서 투자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은 엇갈렸다.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전략가는 불확실성이 남아있음에도 "투자자들이 긴장 완화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대니얼 스켈리(Daniel Skelly) 자산 관리 시장 연구 및 전략 책임자는 향후 추가 상승은 "규제 완화와 성장 촉진 세법안 등 2026년까지 순풍을 제공할 수 있는 정책 이니셔티브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랠리를 쫓기보다는 하락 시 매수하는 방향으로 기울이고, 달성 가능한 예상 수익을 가진 우량주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막시밀리안 율러(Maximilian Uleer) 전략가는 관세 인하의 수혜를 미국 기업이 더 크게 보기에 "단기적으로 S&P 500의 최근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관세가 유럽 기업보다 미국 기업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테슬라, 기술적 위험 신호 포착? 특히 개별 종목 중에서는 테슬라의 기술적 지표에 대한 S3 파트너스(S3 Partners)의 분석이 눈길을 끌었다. S3의 매튜 언터만(Matthew Unterman)은 테슬라 주가가 상대강도지수(RSI) 70을 넘어섰고 볼린저 밴드(Bollinger Band)의 상단 위에 위치하는 등 "과매수 기술 신호를 깜빡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물량이 "잠재적으로 유통 주식의 3% 이상으로 돌파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매도 압력 증가와 잠재적인 단기 되돌림 가능성"을 시사하는 "전술적 변곡점(tactical inflection point)"에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5월 들어 20% 이상 상승한 테슬라 주가에 대한 기술적인 위험 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숨고르기 속 미지수 주시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라는 강력한 호재에 힘입어 단기적인 상승세를 만끽했지만, 잠정적인 합의 수준, 여전한 무역 관련 발언의 불확실성, 그리고 곧 발표될 경제 데이터 결과에 대한 경계심 속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향후 시장의 방향은 무역 협상의 진전 여부, 경제 지표의 강도,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신호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미지수들을 통찰력 있게 분석하며 신중하게 투자에 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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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혼조 마감⋯S&P 500 0.10% 상승 사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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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5)]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목성 오로라의 새로운 비밀 포착⋯지구보다 수백 배 밝아
-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의 오로라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특징을 포착했다. 이번 관측은 목성 자기권과 대기 상층부의 상호작용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NASA는 13일(현지시간) 웹 우주망원경이 2023년 12월 25일 관측한 목성 북극 오로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영국 레스터대학의 조너선 니콜스(Jonathan Nichols)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수행했으며, 주요 내용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목성의 오로라는 지구의 북극광·남극광처럼 태양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들이 자기장을 따라 대기 상층에 유입돼 형성된다. 그러나 목성에서는 이와 더불어 위성 '이오(Io)'에서 방출된 화산 분출물도 중요한 기여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오의 강력한 화산 활동으로 방출된 입자들은 목성 주변의 자기장에 포획돼 초고속으로 가속되며, 대기와 충돌해 강력한 오로라를 만들어낸다. 특히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를 활용한 이번 관측에서는 오로라 내에서 생성된 삼수소양이온(H₃⁺)의 방출선이 이전보다 훨씬 불규칙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는 목성 상층 대기의 열적 구조와 방출 메커니즘에 대한 기존 가설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니콜스 박사는 "오로라가 15분 간격으로 천천히 희미해졌다 다시 밝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전 영역이 초 단위로 변화하며 '튀고 터지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자료는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한 웹 망원경과 동시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자외선 센서를 활용해 목성 오로라를 관측했지만, 웹에서 관측된 가장 밝은 빛이 허블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 니콜스 박사는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종합해도 기존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매우 저에너지 입자가 대량으로 대기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현재의 물리학적 예측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측 결과는 향후 목성의 자기권 구조뿐 아니라 외계행성 오로라 연구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향후 NASA의 주노(Juno) 탐사선의 데이터와 추가적인 웹 망원경 관측을 결합해 분석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NAS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고 성능의 적외선 천문관측 장비로, 우주의 기원과 행성 시스템의 진화를 밝히기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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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5)]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목성 오로라의 새로운 비밀 포착⋯지구보다 수백 배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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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4)] '셀카' 한 장으로 건강 상태 가늠⋯AI 알고리즘 '페이스에이지' 개발
- 단순한 얼굴 사진 한 장으로 실제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기존 의료진의 직관적 '눈대중' 판단에 과학적 정밀성을 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의학학술지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따르면, 하버드대 부속 병원인 매사추세츠 브리검 헬스(Mass Brigham Health)의 연구진은 사람의 얼굴 사진을 분석해 생물학적 연령을 산출하는 딥러닝 모델 '페이스에이지(FaceAge)'를 공개했다. 이 알고리즘은 6만 명이 넘는 건강한 고령자의 얼굴 데이터를 학습한 뒤, 방사선 치료 직전 촬영된 암 환자 6000여 명의 사진으로 검증을 거쳤다. 연구 결과, 암 환자의 생물학적 나이는 평균적으로 실제 나이보다 4.79세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기존 연령, 성별, 암 유형과 관계없이 환자의 예후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줬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고강도 치료의 적절성과 생존 가능성 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사추세츠 브리검 헬스의 종양학자이자 공동 수석 저자인 레이먼드 막(Raymond Mak) 연구책임자는 "페이스에이지는 환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정량화해 암 치료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75세지만 생물학적 나이가 65세인 건강한 노인은 고강도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지만, 60세이면서 생물학적 나이가 70세인 허약한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에이지는 기존 안면 노화 인식과 달리 백발이나 탈모보다 얼굴 근육의 미세한 변화 등을 더 중요한 요소로 반영한다. 연구진은 또한, 여덟 명의 의사에게 말기 암 환자의 사진만을 보고 6개월 내 사망 가능성을 예측하게 한 실험에서, 페이스에이지 데이터를 함께 제공했을 때 예측 정확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알고리즘이 조명, 화장, 성형 수술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연구진은 향후 약 2만 명 규모의 후속 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인종적 편향 여부에 대한 초기 점검에서는 유의미한 편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일반에 공개될 경우 생명보험사나 고용주 등에서 악용될 우려도 제기된다. 공동연구자 후고 에어츠(Hugo Aerts)는 "이 기술이 오로지 환자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도록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현재 일반 대중이 셀카를 업로드하고 생물학적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개 포털도 개발 중이다. 다만 상업적 의료 활용은 추가 검증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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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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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4)] '셀카' 한 장으로 건강 상태 가늠⋯AI 알고리즘 '페이스에이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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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달 말 희토류자석 수출허가⋯수출통제 후 처음
- 중국 당국이 지난달 초 자국산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4개 이상의 희토류 자석 생산업체에 수출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기차 모터용 자석을 만드는 '바오터우톈허(包頭天和) 마그네틱스'를 비롯한 희토류 자석 업체 최소 4곳이 지난달 말 당국의 수출허가를 발급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들은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에 희토류 자석을 공급하기 위한 수출허가를 받았다. 폭스바겐도 로이터의 관련 질의에 "제한된 수의 자석 공급사가 중국 정부의 수출허가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확인했다. 한 소식통은 수출허가 발급 과정에서 폭스바겐이 중국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또한 이번 허가가 중국이 지난달 초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 공급이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로이터는 다만 해당 희토류 자석 업체들이 폭스바겐 외에 다른 고객사 대상으로도 수출허가를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동시에 자국산 중희토류와 희토류 자석 등 7종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은 이들 품목이 이중용도 물품(군수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품)이라며 중국 밖으로 반출하려면 특별 수출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같은 조치는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 희토류 공급 국가인 중국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적용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한동안 이들 희토류의 수출허가를 내주지 않아 사실상 수출이 중단되면서 전기차 등 관련 산업 분야에서 '희토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에 폭스바겐 납품업체들이 받은 허가는 지난 12일 미·중의 관세 한시 인하 합의 이전에 나왔다. 하지만 업계 소식통은 앞으로 미국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한 수출허가를 받기도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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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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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달 말 희토류자석 수출허가⋯수출통제 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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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한국 경기 둔화 징후 본격화"⋯건설·수출 부진에 내수심리도 위축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진단했다. 12일 발표한 '5월 경제동향'에서 KDI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건설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미국 관세 인상 여파로 수출 둔화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3월 건설업 생산은 전년 대비 14.7% 급감했고, 대미 수출은 10.6% 줄었다. 소비·고용 지표도 취약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KDI는 기존의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보다 강한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미니해설 기사] 건설·수출 흔들리고 소비 회복 더뎌…KDI "한국경제, 경기 둔화 본격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경기 둔화 국면 진입을 경고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동향'에서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표현은 기존 '경기 하방 압력'보다 더 직접적인 표현으로, 본격적인 둔화기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3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건설업 생산이 14.7%나 급감한 영향이 컸다. 주거용·비주거용 건축과 토목 공사 모두 부진했으며, 국민계정상 1분기 건설투자도 -12.2%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침체가 내수 회복을 발목 잡는 양상이다. 미국 관세 인상, 수출 직격탄 4월 수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오히려 0.6%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관세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10.6% 감소했다. 자동차(-20.7%)와 철강(-11.6%) 등 주요 품목이 큰 타격을 받았다. 내수 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 판매가 3월에 10% 증가해 전체 소매판매는 1.5% 상승했다. 하지만 승용차를 제외하면 소매판매는 0.5% 증가에 그쳐 민간 소비의 회복력은 제한적이다. 숙박·음식점업은 전년 대비 3.7% 감소하면서 서비스 소비의 약세가 이어졌다. 고용지표, 겉보기와 다른 민낯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9만3000명 늘었지만, 이 중 15만5000명이 정부 재정 일자리 관련 부문이었다. 민간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11만2000명)과 건설업(-18만5000명)에서는 오히려 취업자가 감소했다. 청년층 실업률도 6.3%에서 6.6%로 소폭 상승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수입 증가에 힘입어 3월 14.1% 늘었지만,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BSI(설비투자전망)는 90으로 장기평균인 95를 밑돌았다. 이는 기업들이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가, 환율·정책 변수로 상승 압력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동일한 2.1%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 정책적 요인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그간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을 써왔지만 이번에는 '경기 둔화'라는 직설적 표현을 사용해,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둔화 흐름에 진입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대외 환경 악화에 따라 하반기에는 민간 주도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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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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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한국 경기 둔화 징후 본격화"⋯건설·수출 부진에 내수심리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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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기아 '세타 II' 엔진 고질적 문제점 심층 분석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주력 엔진으로 활용해온 '세타 Ⅱ(Theta Ⅱ)' 엔진이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과 집단소송에 휘말리며 신뢰성 논란에 직면했다. 엔진 결함으로 인한 시동 꺼짐, 과도한 오일 소비 등 구조적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면서, 품질 리스크가 기업 이미지와 장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04년 소나타에 최초로 탑재한 '세타(Theta)' 엔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연비 개선과 출력 향상을 내세우며 한국 자동차 기술의 전환점을 상징했다. 현대자동차의 세 번째 올 알루미늄 엔진인 세타는 가솔린 4기통 자동차 엔진 제품군으로, 2004년 8월 한국에서 공개된 4세대 현대 소나타 세단(코드명 NF)에 처음 적용됐다. 알루미늄 블록 기반의 이 엔진은 이후 2009년 '세타Ⅱ(Theta II)' 엔진으로 진화했고, 소나타를 비롯해 싼타페, 투싼 등 주요 중형급 모델은 물론, 기아의 포르테, 옵티마, 쏘렌토 등 다양한 차량에 폭넓게 탑재됐다. 또한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HMMA)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자동차 공장 부지에 세타 II 엔진 공장을 건설했다. 그러나 세타Ⅱ 엔진은 수백만 대의 리콜과 미국 내 대규모 집단소송으로 이어진 심각한 결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2015년 현대차는 2011~2012년형 일부 모델에 대해 첫 리콜을 실시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 결과,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세타Ⅱ 엔진에서 금속 이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채 조립돼 크랭크축 인근에 잔류, 오일 순환을 방해하고 커넥팅 로드 베어링 손상 및 엔진 시즈(engine seizure)를 유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후 2017년 리콜 범위가 확대됐으며, 기아차 역시 동시기에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엔진 내부에서 노킹(knocking) 소리가 발생하거나 계기판의 엔진 경고등 및 오일 압력 경고등이 점등되면 이상 징후로 간주해야 하며, 이 경우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심각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킹 감지 시스템(Knock Sensor Detection System, KSDS)을 개발, 일부 차량에 장착하고 있으나, 완전한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또한 세타Ⅱ 엔진은 엔진 시즈 외에도 △ 흡기밸브 카본 축적 △ 오일 과소비 문제로 신뢰성에 지속적인 의문을 받고 있다. GDI(가솔린 직분사) 방식 특성상 연료가 흡기밸브를 통과하지 않고 연소실에 직접 분사되기 때문에, 장기간 운행 시 흡기밸브에 탄소가 쌓여 엔진 효율 저하 및 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오일 과소비 문제도 상당하다. 미국 자동차 소비자 불만 사이트인 카컴플레인트닷컴(CarComplaints.com)은 2011~2013년형 및 2015년형 소나타에 대해 "절대 피해야 할 모델(avoid like the plague)" 또는 "고물(clunker)" 등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경고했다. 2020년 기아가 발행한 정비 기술 공문(TSB)에 따르면, 2011~2022년 생산된 기아 차량 중 세타 및 일부 엔진이 오일 소모 과다로 인해 오일 슬러지 형성, 이상 마모, 카본 축적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공식 홈페이지 및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사이트를 통해 해당 차량이 리콜 대상에 포함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내연기관 기술에서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던 시점에 개발된 쎄타 엔진이 결과적으로 신뢰성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준 사례"라고 지적하며, "지속적인 결함 대응과 품질 개선이 없다면 장기적 경쟁력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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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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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기아 '세타 II' 엔진 고질적 문제점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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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1)] "파킨슨병 예방, 식탁에서 시작된다"⋯초가공식품 과다 섭취 시 초기 증상 위험 2.5배 ↑
- 가공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파킨슨병의 초기 전조 증상 위험이 최대 2.5배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이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라고 CNN과 뉴로사이언스뉴스닷컴 등 다수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 영양연구소의 샹 가오(Xiang Gao) 박사 연구팀은 미국의 장기 건강추적조사(Nurses’ Health Study 및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 참여한 42,853명을 대상으로 평균 26년에 걸친 식이 패턴과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 48세였으며, 연구 시작 시점에서 대상자 중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사람은 없었다. 연구진은 △ 후각 감퇴 △ 우울 증상 △ 수면 중 이상 행동(REM 수면행동장애) △ 주간 졸림 △ 변비 △ 시각 이상 △ 신체 통증 등의 '전구기 파킨슨병(Prodromal PD)' 증상 여부에 주목했다. 이는 근육 강직, 떨림 등 전형적인 파킨슨병 증상보다 수년에서 수십 년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신경퇴행성 징후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평균 11인분 이상의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집단은 3개 이상의 전조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하루 3인분 미만 섭취한 집단에 비해 2.5배 높았다. 초가공식품은 △ 탄산음료 등 당이 첨가된 음료 △ 포장 간식류와 디저트 △ 가공육 및 소스류 △ 요거트와 유제품 기반 디저트 △ 짭짤한 스낵류 등을 포함했다. 예를 들어 탄산음료 한 캔, 감자칩 1온스, 포장 케이크 한 조각, 핫도그 하나, 케첩 한 스푼 등이 1인분으로 간주됐다. 파킨슨병의 초기 전조 증상 대부분이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변비를 제외한 나머지 증상들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나이, 흡연 여부, 신체 활동량 등 혼란 요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이 같은 경향은 유지됐다. 샹 가오 박사는 "식단은 뇌 건강과 신경질환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증거가 점차 쌓이고 있다"며, "설탕이 많이 든 탄산음료나 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을 더 빠르게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2025년 5월 7일 신경학 분야 권위있는 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게재됐으며, 미국 국립신경질환연구소(NINDS)와 중국 상하이시 공공보건기관, 중국국가자연과학재단 등의 지원을 받았다. 다만 연구진은 본 연구가 '상관관계'에 기반한 분석으로, 초가공식품 섭취와 파킨슨병 발병 간 인과관계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식이 자료가 자가 보고 방식으로 수집된 점도 제한 사항으로 지적됐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임상 신경과학자 다니엘 반 와멜렌 박사도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진단 여부까지 추적한 것은 아니며, 전조 증상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조 증상이 많을수록 향후 진단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임상 신경학 교수 니콜라오스 스카르메아스 박사와 아테네 국립대학의 마리아 마라키 교수는 논문과 함께 실린 공동 논평에서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은 식탁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초가공식품의 과도한 섭취는 대사질환뿐 아니라 신경 손상 및 증상 악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식습관이 단순한 체중 조절이나 만성질환 예방을 넘어, 뇌 건강과도 직결될 수 있음을 재확인시킨다. 특히 가공식품 섭취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식단 선택이 개인의 미래 뇌질환 위험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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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1)] "파킨슨병 예방, 식탁에서 시작된다"⋯초가공식품 과다 섭취 시 초기 증상 위험 2.5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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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3)] 은하에서 쏟아진 '유령 입자'⋯중성미자 생성 메커니즘의 새 해석
- 남극 얼음속에 묻힌 입자 망원경이 우리 우주의 가장 수수께끼 같은 입자인 '중성미자(neutrino)'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포착했다. 미국 UCLA와 일본 오사카대, 도쿄대 카블리 우주물리수학연구소(Kavli IPMU)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오징어 은하로도 불리는 '은하 NGC 1068'에서 유래한 고에너지 중성미자 신호를 분석해 기존 이론과는 다른 생성 경로를 제안했다고 UCLA 매거진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성미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물질과 거의 상호 작용하지 않아 '유령입자'로 불린다. 이러한 특성 탓에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지만, 감지 자체가 극도로 어렵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남극 빙하 1㎦ 깊숙이 5160개의 센서를 설치한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IceCube Neutrino Observatory)를 활용해 이 입자를 추적해왔다. UCLA의 물리 및 천문학 교수이자 카블리 IPMU의 선임 연구원인 알렉산더 쿠센코(Alexander Kusenko)는 "우리는 빛을 사용하여 별을 보는 망원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천체 물리학 시스템 중 상당수는 중성미자를 방출한다"고 말했다. 남극 입자 망원경에 대해 쿠센코 교수는 "중성미자를 보려면 다른 유형의 망원경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남극에 있는 망원경이다"라고 설명했다. NGC 1068에서 이번에 감지된 중성미자는 놀랍도록 강한 신호를 보였지만, 통상 함께 나타나야할 고에너지 감마선의 발산은 에상보다 훨씬 약했다. 일반적으로 활동성 은하핵(AGN)에서는 양성자와 광자의 충돌로 중성미자와 감마선이 동시에 생성되는데, NGC 1068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깨진 것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논문에서 이 현상의 원인을 중성자 붕괴로 설명했다. 해당 은하 중심에서 방출된 제트가 자외선 광자와 충돌하며 헬륨 원자핵이 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방출된 중성자가 붕괴하며 중성미자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전자도 감마선을 만들지만, 그 세기는 매우 약해 관측 결과와 부합한다. 논문 제1저자인 야스다 고이치로 UCLA 박사과정 연구원은 "수소는 양성자 하나로 이뤄져 광자와 충돌하면 강한 감마선과 중성미자를 동시에 만든다. 반면, 헬륨에는 중성자가 있어 감마선 없이도 중성미자를 생성할 수 있다"며 NGC 1068에서 관측되는 중성미자의 기원은 헬륨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이론은 NGC 1068뿐 아니라 우주 곳곳에 존재하는 유사한 은하에도 적용될 수 있어, 향후 관측 자료를 통해 검증이 가능하다. 특히 이러한 은하들에서 감마선이 약하다는 이유로 간과됐던 중성미자 신호들이 실제로는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연구에 참여한 이노우에 요시유키 오사카대 교수는 "이 모델은 기존 코로나(corona, 은하 코로나는 주로 X선이나 자외선 파장에서 탐지되며 수백만~수천만도의 온도를 가진 플라즈마로 구성됨)이론을 넘어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며 "향후 다양한 은하에서의 중성미자 검출이 이 가설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성미자 천문학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이번 연구는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극한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공동저자인 쿠센코 UCLA 교수는 "과학에 대한 투자는 당장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수십 년 후 인류 삶을 바꿀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물리학 저널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으며, 공개된 논문은 arXiv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세계 최초 국제 연구센터 이니셔티브(WPI), 일본 과학진흥협회에서 이번 연구를 지원했다. ◇ 참고 문헌: Koichiro Yasuda 외, '활성 은하핵 NGC 1068 제트의 베타 붕괴에서 발생하는 중성미자와 감마선', Physical Review Letters (2025). DOI: 10.1103/PhysRevLett.134.151005 . arXiv : DOI: 10.48550/arxiv.2405.0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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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3)] MIT, 자유 상태 원자 상호작용 첫 관측⋯"양자현상 실시간 시각화 길 열려"
-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공중에 자유롭게 존재하는 원자 간 상호작용을 직접 촬영하는 데 성공하며, 양자역학적 현상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MIT 물리학과의 마틴 즈비얼라인(Martin Zwierlei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존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자유 상태 원자 상호작용'을 실공간에서 이미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원자가 움직일 수 있는 느슨한 레이저 트랩을 이용해 다양한 원자들을 자유롭게 상호작용하게 한 뒤, 광학 격자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위치를 고정시키고 미세 조정된 레이저로 형광을 유도해 각각의 원자를 시각화하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최초로 단일 원자들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스냅샷' 형태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즈비얼라인 박사는 "이제 우리는 개별 원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직접 볼 수 있게 됐다"며 "양자적 아름다움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특히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인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로 인해 그간 직접 관측이 어려웠던 미시 세계의 움직임을 한층 명확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흡수 영상 기술은 원자 구름의 전체적인 윤곽만을 보여줄 뿐, 개별 원자의 구체적인 위치는 식별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보존입자(보존자)와 페르미입자(페르미온)의 양자 상태를 직접 관찰했다. 나트륨 원자로 구성된 보존자 구름은 극저온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EC)' 상태를 형성하며, 입자들이 하나의 양자상태를 공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루이 드브로이(Louis de Broglie)의 파동 이론이 예측한 바를 시각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또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리튬 원자를 이용해 페르미온의 상호작용을 관찰한 결과, 반대 성질을 가진 페르미온이 쌍을 이루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는 초전도 현상의 핵심 메커니즘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물리학자 루이 드브로이(1892~987)는 1924년 박사 학위 논문에서 모든 물질은 파동성을 가진다는 혁신적인 가설을 제안하며, 양자역학의 발전에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는 '물질파 이론(matter-wave theory)' 또는 드브로이 파동 이론이라 불린다. 당시까지는 빛은 파동이면서 입자라는 파동-입자 이중성 개념이 확립되어 있었으나, 전자나 원자 같은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는 발상은 전무했다. 드브로이는 아인슈타인의 광양자 이론(빛은 입자처럼 행동함)에 착안해, 반대로 입자도 파동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즈비얼라인 박사는 "양자 파동의 존재를 이처럼 직접 시각화한 적은 없었다"며 "이는 이론 물리학에서 예측에 그쳤던 복잡한 양자 상태들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번 기술을 활용해 '양자 홀 효과(Quantum Hall effect)' 등 더 복잡하고 덜 탐구된 양자 상태들을 관찰할 계획이다. 양자 홀 현상은 자기장 아래 상호작용하는 전자들이 이상한 방식으로 정렬되는 특이한 현상으로, 현재까지도 완전한 이론적 설명이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다. 즈비얼라인 박사는 "이제는 이론가들이 그림으로 그리던 복잡한 양자 상태들을 실제로 관측해 검증할 수 있다"며 "그간 '상상 속 세계'였던 양자 현상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한 걸음 다가섰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양자 컴퓨팅, 정밀 센서 기술, 나노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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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3)] MIT, 자유 상태 원자 상호작용 첫 관측⋯"양자현상 실시간 시각화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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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3)] 초강력 자기장 별 '마그네타', 금 등 무거운 원소 새 기원으로 떠올라
-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금이나 은, 백금 같은 귀금속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무거운 원소들이 우주의 장구한 역사 속, 아주 특별하고 강력한 사건을 통해 생겨났을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최근까지 유력한 후보는 '중성자별'이라는 매우 무겁고 단단한 천체 두 개가 충돌하며 일으키는 거대한 폭발이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금과 같은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 또 다른 '공장' 후보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로 '마그네타'라는 초강력 자기장을 가진 특별한 중성자별이 일으키는 거대한 우주 폭발이다. 무거운 원소 기원의 오랜 의문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처음 탄생했을 때는 수소, 헬륨 같은 가벼운 원소들만 존재했다. 이후 별 내부 핵융합으로 탄소, 산소, 철 등 좀 더 무거운 원소가 생겨났다. 별이 수명을 다하고 폭발(초신성 폭발)할 때 이 원소들은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 새로운 별과 행성을 만드는 재료가 되었다. 그러나 금, 은, 백금, 우라늄처럼 철보다 훨씬 무거운 원소들은 일반적인 별의 핵융합이나 초신성 폭발만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훨씬 더 극한의 환경과 특별한 과정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r-과정(rapid neutron capture process)'이라고 부른다. 원자핵이 짧은 시간에 중성자를 빠르게 흡수하며 무거운 원소로 변신하는 과정이다. 이 r-과정이 정확히 우주 어디서 일어나는지가 오랜 숙제였다. 2017년, 천문학계는 큰 발견을 했다. 지구에서 약 1억 3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하는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중성자별은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최후를 맞이할 때 남는 핵으로, 각설탕 한 조각 크기가 수억 톤에 달할 정도로 밀도가 높다. 이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하면서 시공간이 휘어지는 중력파와 함께 엄청난 빛과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킬로노바'라고 부른다. 이 킬로노바 현상 분석 결과, 금, 백금, 납 등 다양한 무거운 원소가 r-과정으로 대량 생성됨을 처음 확인했다. 마치 우주에 있는 거대한 '금 공장'과 같았다. 이 발견으로 중성자별 충돌은 무거운 원소의 주요 기원 중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킬로노바만으로는 모든 설명이 부족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천문학자 아닐러드 파텔 박사는 "중성자별 합병은 우리 은하의 역사에서 비교적 후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우주 초기에 존재했던 무거운 원소까지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과학자들은 r-과정이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다. 특별한 중성자별 '마그네타' 주목 새로운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마그네타'다. 마그네타는 중성자별 중에서도 지구 자기장의 수조 배에 이르는 초강력 자기장을 가진 특별한 천체다. 과학자들은 마그네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정확히 밝히려고 노력 중이며, 우주 탄생 후 약 2억 년 안에 첫 별들과 함께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마그네타는 때때로 표면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데, 이를 '거대 플레어(giant flare)'라고 부른다. 이는 마치 지구에서 지진이 일어나듯, 중성자별 표면 아래의 움직임 때문에 지각에 쌓인 스트레스가 터져 나오며 발생하는 '별 지진(starquake)'과 비슷하다. 이 거대 플레어는 태양이 100만 년 동안 방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단 몇 초 만에 쏟아낼 정도로 강력하며, 별 표면의 물질들을 고속으로 우주 공간에 내뿜는다. 연구팀은 2004년 12월, 인근 마그네타에서 관측된 거대 플레어 데이터에 주목했다. 당시 이 폭발 자체도 엄청났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폭발이 있고 약 10분 뒤 감지된 정체불명 희미한 '잔광(afterglow)' 신호에 있었다. 이 잔광 신호의 정체는 20년간 미스터리였다. '잔광' 신호에서 찾은 결정적 단서 컬럼비아 대학교와 플랫아이언 연구소의 브라이언 메츠거 교수 등 연구진은 마그네타의 거대 플레어가 r-과정을 통해 무거운 원소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플레어로 분출된 뜨겁고 중성자가 풍부한 물질 속에서 r-과정이 일어나 금 같은 무거운 원소가 생성되며, 이 과정에서 특정 감마선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의 에릭 번스 교수는 과거 데이터를 뒤져 2004년 마그네타 플레어의 잔광 신호를 찾아냈다. 놀랍게도 이 잔광 감마선 신호의 특징이 연구팀 이론 모델 예측과 거의 완벽히 일치했다. 마그네타 거대 폭발이 r-과정으로 무거운 원소를 생성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나사의 인테그랄(INTEGRAL), 레시(RHESSI), 윈드(Wind) 위성 등 과거 임무 데이터들이 이 발견을 뒷받침했다. 파텔 박사는 "우리 중 누구도 20년 동안 데이터가 그냥 거기에 있었을 것이라고는, 그리고 우리의 이론 예측이 그렇게 완벽하게 일치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우리 휴대폰이나 노트북 속 부품 일부가 우리 은하 역사 속 이런 극한의 폭발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매우 흥미롭다"고 밝혔다. 새로운 가능성, 신중론 그리고 미래 이 연구 결과는 r-과정이 중성자별 충돌뿐 아니라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 같은 다른 환경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존 카원 교수는 "r-과정이 다른 천체물리 현장에도 존재한다는 좋은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한, 마그네타는 중성자별 충돌에 비해 우리 은하 내에서 더 가까이 발생할 수 있어, 앞으로 무거운 원소 생성 과정을 더 자세히 연구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인디애나 대학교 블루밍턴의 찰스 호로위츠 박사는 "다음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에서는 개별 원소를 직접 검출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2017년 중성자별 충돌에서 방출된 엑스선 발견을 이끌었던 로마 대학교의 엘레오노라 트로야 박사는 이번 마그네타 플레어 증거가 "2017년에 수집된 증거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그네타가 만드는 금 생산은 "가능한 설명 중 하나일 뿐이며, 마그네타는 복잡한 천체라 금 대신 다른 가벼운 금속을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금의 새로운 원천을 발견했다기보다는, 생산을 위한 대안 경로를 제안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가 우리 은하에 있는 철보다 무거운 원소의 약 10% 정도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전히 나머지 90%의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 다른 과정이나 장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을 탄생시키는 특별한 종류의 초신성 등 다른 후보들도 떠오른다. 파텔 박사는 "이번 발견은 우리를 올바른 그림에 더 가깝게 이끌지만, 다른 가능한 r-과정 장소와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7년 발사 예정인 나사의 새로운 감마선 망원경 COSI(콤프턴 분광계 및 영상장치)는 앞으로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를 직접 관측하고 생성되는 원소를 식별하여 이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일상 생활 속 금속들이 사실은 수십억 년 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의 격렬한 사건 속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과학자들의 끈질긴 탐구를 통해 우리는 우주와 우리 자신의 기원을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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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3)] 초강력 자기장 별 '마그네타', 금 등 무거운 원소 새 기원으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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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英 나노코, LG에 특허소송·아시아 화학사와 JDA 체결⋯"공격적 아시아 공략"
- 영국의 퀀텀 닷(Quantum Dot·양자 점) 기술 전문기업 '나노코(Nanoco)'가 LG전자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디렉터스 토크 인터뷰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나노코는 동시에 아시아의 두 번째 주요 화학 기업과 새로운 공동개발협약(JDA) 을 체결하며 상업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퀀텀 닷(Quantum Dot, QD)은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입자의 크기에 따라 빛의 색을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첨단 소재다. 주로 디스플레이, 조명, 센서, 바이오이미징 등에서 활용되며, 차세대 광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나노코가 최근에 체결한 두 번째 아시아 주요 화학 기업과의 공동개발협약(JDA)에 대한 파트너사의 명확한 명칭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나노코는 해당 기업을 '두 번째 아시아 화학 고객' 또는 '중요한 아시아 화학 기업'으로만 언급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기업명은 밝히지 않고 있다. 나노코는 이번 JDA를 통해 디스플레이를 넘어 자율주행차, 국방, 고급 이미징 분야 등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단파장 적외선(SWIR) 센서용 무연 나노소재 최적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용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협약 1단계는 12개월간 진행되며 성공 시 2027년부터 산업 규모의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앞서 1년 전 아시아의 다른 파트너사와도 유사한 2년짜리 JDA를 맺었으며, 1단계 목표를 모두 달성한 상태다. 해당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 가을 2단계에 돌입할 예정으로, 나노코는 아시아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나노코는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약 10개 기업과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측면에서도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나노코는 LG전자가 자사 고유의 양자점 합성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기술은 과거 삼성전자와의 특허 분쟁에서 성공적인 합의로 이어졌던 바 있다. 비록 LG전자의 QD TV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보다는 낮지만, 이번 소송은 나노코의 특허 포트폴리오 가치와 협상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번 소송과 새로운 JDA에서 발생할 비용과 수익이 대체로 상쇄돼, 현재 월 50만 파운드 수준의 현금 소진율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노코는 기존 무역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며, 거래 협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퀀텀 닷은 입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에너지 간격이 넓어져 짧은 파장(푸른 색) 빛을 방출하고, 커질수록 긴 파장(붉은 색) 빛을 낸다. 이로 인해 정확하고 더선명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기존 LED나 OLED 보다 더 밝고 순도 높은 색상 구현이 가능하며 에너지 효율도 우수해 친환경적이다. 초기 퀀텀 닷은 카드뮴(Cd)을 사용해 독성문제가 제기됐지만 나노코와 같은 기업이 카드뮴 프리(Cd-free) 퀀텀 닷을 개발해 환경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 친환경 QD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물론 센서, 바이오 이미징, 태양광, 스마트팜 조명 등으로 퀀텀 닷 수요가 확장되는 가운데, 나노코는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시장 가치를 확보할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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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英 나노코, LG에 특허소송·아시아 화학사와 JDA 체결⋯"공격적 아시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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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롤터 정박 중국 코스코 벌크선서 코카인 120kg '덜미'
- 중국 코스코 쉬핑 스페셜라이즈드 캐리어스 소속 파나마 선적 벌크선 '그레이트저우호'에서 코카인 120kg이 나오자 지브롤터 현지 세관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트레이드윈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오후 1시 45분쯤 브라질 산투스항을 떠나 연료를 채우러 지브롤터에 들른 6만5000재화중량톤수(DWT)급 울트라맥스 '그레이트저우호'(2017년 건조)의 왼쪽 바닷물 흡입구(시체스트)에서 해당 마약이 나왔다. 지브롤터 세관은 수중 드론을 동원해 이를 찾아냈다. 선체 정밀 수색…숨겨진 꾸러미 4개 발견 현지 일간지 '수르(Sur)' 보도에 따르면 세관의 대대적인 수색 작업은 5월 1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꾸러미 4개가 나왔고, 세관 순찰선 HMC 센티넬호가 이를 거둬들여 지브롤터 세관 해양 기지로 옮겼다. 지브롤터 세관(HM Customs) 쪽은 "선원 모두를 조사했으며, 배의 2차 정밀 수색도 마쳤다"고 밝혔다. '그레이트저우호'는 조사가 끝난 뒤 출항 허가를 받고 이탈리아로 떠났고, 이 사실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자료로 확인됐다. 세관 당국은 압수한 코카인의 정확한 출처와 최종 목적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들은 "이 코카인이 지브롤터로 들어올 것은 아니었던 듯하다"고 전했다. 당국 "첨단장비 효과 톡톡"⋯국제 마약 차단 의지 존 파야스 지브롤터 세관장은 "이번 일은 직원들이 애쓴 덕분"이라며 "2024년 12월에 들여온 수중 드론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파비안 피카르도 지브롤터 자치정부 수반도 성명을 내어 "지브롤터 세관이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한 것을 축하한다"며 "이번 일은 지브롤터가 국제 마약 거래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몫을 하고 있음을 범죄 조직에 다시 한번 똑똑히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배 주인인 중국 코스코 측은 이번 일과 관련해 공식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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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롤터 정박 중국 코스코 벌크선서 코카인 120kg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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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148조 R&D 초대형 프로젝트 '호라이즌 유럽', 일본 합류 초읽기?
- 148조 원 규모의 유럽연합(EU) 초대형 연구개발(R&D) 프로젝트 '호라이즌 유럽'. 일본이 이 거대한 기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사된다면 침체된 일본 과학기술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U, '2026년부터 함께하자'…일본, 연내 타결 목표 7일(현지시간)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일본 측에 2026년부터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프로그램 합류를 공식 제안했으며, 양측은 올해 말까지 최종 합의 도출을 목표로 숨 가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도쿄대학교, 교토대학교, 와세다대학교를 포함한 일본 내 11개 주요 대학 연합체(컨소시엄)는 "호라이즌 유럽 참여는 일본 과학기술에 헤아릴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 일본 내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바 있다. '호라이즌 유럽'은 무엇? 왜 지금 주목받나?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935억 유로(약 148조 7192억 원)를 투입하는 그야말로 초대형 연구 개발 사업이다.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을 결집해 환경, 디지털, 보건·의료 같은 핵심 분야의 기술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참여 기업과 대학은 공개 경쟁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EU 회원국이 아니더라도 '준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과학기술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1월 이 협정을 통해 프로그램에 합류, 유럽과의 공동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싱가포르 역시 참여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런스웡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4월 15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전화 통화로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만약 일본이 준회원국으로 프로그램에 정식 참여하게 되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럽에 현지 법인을 둔 일부 일본 기업은 개별 사업 단위로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본 내에만 거점을 둔 기업이나 대학은 자체적으로 연구비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정식 합류 시, 이들 기업과 대학의 재정적 부담이 크게 완화될 뿐만 아니라, 27개 EU 회원국의 방대한 연구 개발 연결망(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유럽의 선진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EU의 야심, "세계 최고 두뇌는 유럽으로" EU의 이러한 적극적인 문호 개방은 전 세계 우수 연구자 유치 경쟁과도 맥을 같이 한다. EU는 최근 "유럽을 연구자들의 자석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5억 유로(약 7952억 원) 규모의 파격적인 과학 연구 지원책(패키지)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새로운 7년 만기 '우수 연구자 지원금(슈퍼그랜트)'이 포함되어 있다. 우르줄라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5일 파리 소르본 대학 연설에서 "유럽연구위원회(ERC)의 새로운 7년 보조금이 최고 중의 최고에게 장기적인 전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EU는 연구와 혁신, 과학과 기술을 우리 경제의 중심에 두기로 선택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과학 연구 예산 삭감 및 최근 미국 내 일부 대학의 다양성 프로그램 축소 등 학문적 환경 변화에 실망한 연구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EU는 지난달 유럽 외부에서 연구실이나 연구팀을 꾸리는 연구자에게 제공되는 최대 보조금을 200만 유로(약 31억 8246만 원)로 두 배 인상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불행하게도…오늘날 세계에서 과학의 역할이 의문시되고 있다"며 "기초적이고, 자유로우며, 개방적인 연구에 대한 투자가 의문시되고 있다. 이는 얼마나 거대한 오산인가. 나는 과학이 여기 유럽에서 우리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ERC를 위한 2년간의 5억 유로(약 7956억 1500만 원) 지원책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를 연구 개발에 지출하겠다는 EU의 목표를 재확인했다. 윈윈(Win-Win) 전략? EU는 일본의 '이것'에 주목 EU가 일본의 합류를 반기는 데에는 특히 일본의 첨단 소재 분야 연구 역량에 대한 큰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설비 효율을 높이는 신소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EU로서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일본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EU와 일본은 지난해 첨단 소재 분야에 대한 양자 간 대화 통로(채널)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핵심 소재 및 부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EU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학계의 목소리, "연구·혁신 투자는 미래의 초석" 유럽 학계에서도 호라이즌 유럽을 통한 국제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유럽대학협회(EUA) 아만다 크로풋 사무총장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연설이 "경쟁력 강화를 향한 EU의 변화하는 이야기(서사)"를 보여준다며, 이것이 2027년 호라이즌 유럽 종료 후 연구 지원 방식에 대한 EU 집행위원회 계획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U의 차기 다년도 재정 계획 틀(MFF) 세부 내용은 오는 7월 발표될 예정이다. EUA는 "EU의 장기적인 경쟁력뿐만 아니라 녹색 및 사회적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에 필수적인 기여로서 연구와 혁신, 교육 및 기술에 대한 추가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연구자 이동성을 위한 에라스무스 플러스(Erasmus+) 프로그램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유럽연구중심대학연맹(Leru) 쿠르트 데케텔라에르 사무총장 역시 "연구, 혁신 및 교육에 대한 투자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유럽 미래의 기초"라고 역설하며 정치적 의지를 촉구했다. 한편,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회의 후 Leru를 비롯한 세계 연구중심대학 연결망(네트워크)들은 "점증하는 국제적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 국제 연구 협력 강화"를 촉구하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남은 과제는 '분담금 협상'…순항할까?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호라이즌 유럽에 최종 합류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남아있다. 가장 큰 관건은 EU와의 협정 체결 및 프로그램 분담금 납부 문제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하며, 분담금 규모를 둘러싼 양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첨단 기술 동맹을 향한 양측의 의지가 마지막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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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148조 R&D 초대형 프로젝트 '호라이즌 유럽', 일본 합류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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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89)] 미국 연준, 트럼프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 3차례 연속 동결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에도 지난 1월 이후 3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며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상승의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관세가 미칠 영향을 주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린 세 번의 FOMC 회의 결과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하지만 연준은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관망하며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이번에도 유지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관세가 발표된 대로 크게 인상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하며 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수단을 쓸 것"이라며 "경제 지표와 전망, 위험 균형이 우리가 고려하는 것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결정은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관세 및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지길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정책 금리가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않고 인내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세정책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발표된 큰 폭의 관세 인상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상승, 성장세 둔화, 실업률 증가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관세 정책이 어떻게 진화할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경제 상황의 전개에 대한 직감(gut)을 묻자 "내 직감은 경제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말해준다"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위험이 모두 상승했지만,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1분기 미국의 경제가 역성장(-0.3%·속보치 기준)한 것과 관련해선 "관세를 피하기 위해 수입이 급증한 게 GDP에 부정적인 기여를 한 영향"이라며 "2분기에 이런 현상이 역전돼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면 비정상적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1분기 GDP 지표가 향후 발표될 잠정치와 확정치에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어떤 대통령과도 (먼저)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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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89)] 미국 연준, 트럼프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 3차례 연속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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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정치 불확실성, 경제 위축에 상당한 영향⋯환율 예단 어려워"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향방에 대한 예단을 경계하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중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준금리 인하 의지는 명확히 했지만, 속도와 폭은 경제 지표와 외부 변수에 따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향후 방향성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원화 강세와 관련해선 미국의 외교적 압박과 미중 협상 분위기를 배경으로 들었다. [미니해설] 이창용 "환율, 방향성 예측 어려워…정치 불확실성,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외 불확실성과 맞물린 국내 정치 불안정성이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더 내려올지 여부를 예단하긴 이르다. 지금은 변동성 자체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원화 강세 흐름과 관련해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첫째는 미국이 주요국들과 양자 협의를 통해 환율 절상 압력을 넣고 있는 정황이며, 둘째는 미중 간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순간 글로벌 기류가 바뀌면 환율이 다시 오를 수 있다"며 "환율 변동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환율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을 시장에 주는 순간,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양방향 변동성에 모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환율 수준을 보고 통화정책을 운용하지는 않는다"는 원칙도 재차 확인했다 통화정책의 방향과 관련해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을 정하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둔화를 감안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소비나 투자 등 주요 지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번 간담회의 핵심 경고 메시지였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동시에 큰 나라"라며 "정치 불안이 기업의 투자 위축과 정부 정책 추진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어 경제 전체가 가라앉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 불확실성이 위기로 번지지는 않지만, 외부 시선은 다를 수 있다"며 "바깥에서의 평가가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같이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나가면서 사기가 저하된 것은 사실"이라며, "외부에선 선진국이라고 보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을 설명하기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환율과 통화정책의 연계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은행은 특정 환율 수준을 보고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는다"면서도, "한은이 환율에 관심이 없다는 인식을 시장에 주면 한 방향으로 쏠릴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환율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진정 원하는 것이 강달러인지, 약달러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하며, 외환보유액만으로 장기적 환율 방어가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툴(tool)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규제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USDT(테더)와 같은 달러 기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은 우리 외환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국환관리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허용 여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에서 발견된 5만 원권 신권에 대해선 "한국은행은 화폐를 금융기관에만 공급하고, 국정원 등에 간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창용 총재는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밀라노를 방문 중이며, 오는 10일부터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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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정치 불확실성, 경제 위축에 상당한 영향⋯환율 예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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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인간처럼 '비합리적' 판단⋯"과신·편향 반복"
- 인공지능(AI)이 인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고 여겨져 왔지만,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인간과 유사한 비합리성을 드러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캐나다·호주 등 국제연구팀에 따르면 오픈AI의 생성형 언어모델(챗GPT)을 대상으로 18개의 대표적인 인간 인지 편향(cognitive bias)에 대한 반응을 실험한 결과, 거의 절반의 상황에서 인간과 유사한 편향적 판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라이브사이언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8일 국제학술지 제조 및 서비스 운영관리 학술지 '매뉴팩처링 앤드 서비스 오퍼레이션스 매니지먼트(Manufacturing & Service Operations Management) 논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캐나다와 호주의 5개 학술기관이 공동 수행했으며, 실험에는 GPT-3.5와 GPT-4 두 가지 모델이 사용됐다. 연구진은 확률 판단, 논리 연산, 위험 회피, 과신, 소유효과(자신이 가진 것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 등 인지 심리학에서 자주 다뤄지는 시나리오를 제시해 AI가 얼마나 인간적인 오류를 반복하는지 검증했다. 그 결과, GPT-4는 명확한 수리적 해답이 존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GPT-3.5보다 정확도가 높았으나, 주관적 선택이나 선호가 개입되는 문제에서는 오히려 인간보다 더 보수적이거나 확신에 찬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캐나다 아이비경영대학원 양 천(Yang Chen) 조교수는 성명을 통해 "공식화된 문제 해결에는 AI가 유용할 수 있지만, 주관적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사용자가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GPT-4는 불확실한 조건에서 보다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선택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인간보다 더 강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무작위성에 패턴이 있다고 믿는 '핫핸드 오류(hot hand fallacy)'나, 특정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더 자주 빠지는 양상도 관찰됐다. 핫핸드 오류(hot hand fallacy)는 무작위적 사건에서 특정 결과가 반복되면, 앞으로도 같은 결과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믿는 인지 편향을 말한다. 즉, "연속된 성공은 앞으로도 성공할 확률을 높인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는 의사결정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신념이나 가설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와 모순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경향이다. 반면, AI는 인간이 흔히 범하는 '기저율 무시(base-rate neglect)', '매몰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등에서는 비교적 이성적인 판단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편향이 훈련 데이터 내에 존재하는 인간의 사고 패턴에서 비롯되며, 이후 인간 피드백을 통해 반복적으로 강화된다고 분석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캐나다 맥매스터대학교 미나 안디아판(Meena Andiappan) 교수는 "AI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직원처럼 다뤄야 하며, 윤리적 지침과 감독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비합리성을 단순히 자동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AI를 계산기처럼 신뢰할 수 있는 영역에 활용할 때 가장 높은 효용을 기대할 수 있다"며, "주관성이나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반드시 인간의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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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인간처럼 '비합리적' 판단⋯"과신·편향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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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 여파에 신규가입 중단⋯유심 교체 100만건 돌파
- SK텔레콤은 최근 해킹 사태 이후 유심(USIM) 보안 강화를 위해 5일부터 전국 대리점과 온라인 채널에서 신규 가입 접수를 중단했다. 현재까지 유심을 교체한 고객은 100만 명에 이르며, 예약자도 770만 명에 달한다. SKT 측은 유심 물량을 확보해 신속한 교체에 나서고 있으며, 하루 최대 교체 가능 수량은 전국 2,600개 매장 기준 20만 건 수준이다. SKT는 현재까지 금전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위약금 면제 여부 등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니해설] SKT, 유심 해킹 사태에 '신규가입 중단'…유심 교체 100만건 돌파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해킹 사태에 따른 대응 조치로 5일부터 전국 대리점과 온라인 채널에서 신규 가입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 아울러, 해킹 우려로 유심(USIM) 칩을 교체한 누적 고객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교체를 예약한 인원도 7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삼화빌딩에서 일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대응 상황을 공유했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유심 교체 수요가 폭증해 현재까지 100만 건 이상 처리했으며, 예약자는 77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유심 물량은 해외 제조사 탈레스 등에서 대량 주문을 넣은 상태로, 이달 말까지 500만 개 이상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루에 처리 가능한 유심 교체 수량은 전국 2,600여 개 매장 기준 15만~20만 건 수준이다. SKT는 영업시간 연장 등을 통해 최대 25만 건까지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규가입 전산 차단…기존 유심 활용 가입만 제한적 허용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신규가입 전산 시스템 자체를 차단했다. 임봉호 SKT MNO사업부장은 "일부 판매점이 기존 보유 유심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은 막기 어렵지만, 신규로 들어오는 유심은 모두 대리점의 교체 수요에 우선 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유심 복제 및 불법 개통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T는 동시에 해외 로밍 고객을 위한 유심 보호서비스도 이달 14일까지 시스템을 개편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류정환 SKT 부사장은 "해외 고객은 수집 가능한 정보가 국내보다 적지만, AI 기반 기술을 통해 보호 기능을 구현했다"고 전했다. 아직 금전 피해는 없어⋯"책임은 SKT가 져야" 입장 표명 SK텔레콤은 이날까지 해킹으로 인한 실질적인 금전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불법 유심 복제나 고객 계좌 유출로 인한 금전 피해는 아직 파악된 바 없다"며 "그러나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으며, 지속적인 보안 강화와 이중·삼중 보호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유심 보호서비스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 발생 시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피해자 책임 전가 논란을 의식한 듯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해킹 사태의 책임이 SKT 측에 있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유권해석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손해보상 보험 한도가 10억 원에 불과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절차상 가입한 보험일 뿐, 고객 피해와 무관하게 책임지는 것이 회사의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악성코드 정밀 조사 중…보안 시스템 전면 재정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최근 SK텔레콤 서버 조사에서 추가 악성코드를 발견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합동 조사단 차원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번 해킹 사태는 이동통신 사업자와 고객 모두에게 유심 보안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2천만 명이 넘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와 수백만 건의 유심 교체 요청은, 통신 서비스의 기본 인프라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통신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심 기반 인증 체계를 강화하고, 생체인식 등 보다 안전한 본인 확인 수단을 도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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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 여파에 신규가입 중단⋯유심 교체 100만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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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온라인 구매 비중 53.7%⋯비대면 소비 트렌드 속 '유일한 절반 돌파'
- 가전제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주요 소비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전의 온라인 침투율은 53.7%로, 주요 품목 중 유일하게 50%를 넘어섰다. 가구(49.7%)와 서적·문구(49.3%)도 근접했다. 반면 식품(26.2%)은 가장 낮았다. 2020년 이후 4년간 가전의 온라인 구매 비율은 15.5%포인트 증가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업계는 가전제품의 높은 가격과 활발한 가격 비교 문화, 구매 편의성 등이 온라인 거래 증가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니해설] 온라인 가전 구매, 절반 넘어…가구·서적도 근접 온라인쇼핑 시장이 성숙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소비자들이 가장 활발히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상품은 '가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전제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53.7%로, 주요 소비재 가운데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다. 온라인 침투율은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어 가구(49.7%)와 서적·문구(49.3%)가 50%에 근접했다. 신발·가방(39.9%), 화장품(37.4%), 의류(31.8%) 등 패션·뷰티 영역도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식품은 26.2%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전, 4년 새 15.5%p 상승…가장 빠른 성장세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쇼핑 시장이 본격 확대된 2020년 이후, 가전제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38.2%에서 지난해 53.7%로 15.5%포인트나 뛰었다. 이는 전체 주요 상품군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같은 기간 식품은 13.9%에서 26.2%로 12.3%포인트 상승하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서적·문구는 4.4%포인트, 의류는 2.7%포인트 올랐다. 반면 일부 품목에서는 온라인 구매 비중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는 2020년 52.3%에서 지난해 49.7%로 감소했고, 신발·가방은 40.5%에서 39.9%, 화장품은 39.5%에서 37.4%로 각각 하락했다. 가격 민감도와 정보 접근성, 온라인 가전 인기 이유 업계에서는 가전제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이유로 '가격 경쟁력'과 '정보 접근성'을 꼽았다. 가전은 고가 제품이 많은 만큼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할인 혜택이 다양하고, 모델·브랜드·스펙 비교가 쉬운 점이 구매를 유도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가격뿐 아니라 제품 정보, 소비자 리뷰, 사양 비교 등이 쉬워 온라인이 유리하다"며 "특히 설치와 배송까지 포함된 풀서비스 제공이 정착되면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가구 역시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제품의 크기와 사양, 배치 예시를 사진과 영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매장 방문 없이도 다양한 옵션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 니즈와 맞아떨어진다. 식품·패션도 온라인 전환 가속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식품의 온라인 구매 확산이다. 전통적으로 신선도나 품질을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던 소비 습관이 점차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콜드체인'으로 대표되는 냉장·냉동 유통 체계가 안정화되면서 신선식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또한, 1~2인 가구 증가로 인해 생필품을 대용량으로 사기보다는 필요한 만큼 자주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정착되면서 온라인 식품 구매의 효율성이 부각되고 있다. 패션 분야 역시 과거엔 오프라인 매장에서 착용해보고 구매하는 소비 형태가 일반적이었으나,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반 사이즈 추천, 빠른 배송, 간편한 반품 등 맞춤형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나은 쇼핑 경험을 온라인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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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온라인 구매 비중 53.7%⋯비대면 소비 트렌드 속 '유일한 절반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