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가계대출 5조 급증⋯'10·15 규제 직전' 주택거래·투자수요가 끌어올렸다
- 부동산·가계대출 규제와 추석 연휴에도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15 추가 규제 직전까지 주택거래가 늘어난 데다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난 11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6월 6조2000억원 증가 후 규제 영향으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줄었던 증가 폭은 다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집계에서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8000억원 늘었으며, 2금융권 대출도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미니해설] 10월 금융권 가계대출 4.8조 증가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규제 강화와 긴 연휴라는 불확실성에도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여러 수요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증가한 데다 10·15 대책을 앞두고 주택거래가 '선수요'를 보이면서 대출 흐름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13일 한국은행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3조5000억원 증가해 11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올해 6월 6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던 증가 폭이 대출 규제 강화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줄었으나, 10월 들어 다시 반등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4000억원 확대됐다. 주담대 중에서는 전세자금대출만 3000억원 줄었다. 이는 최근 전세 수요 감소와 주택거래 회복세가 맞물린 흐름이다. 한국은행 박민철 시장총괄팀 차장은 "7~8월 주택거래 둔화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낮아졌지만, 거래량 회복과 규제 시행 직전 거래 증가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세 수요가 줄면서 전세대출이 감소했지만, 주택 매매 관련 대출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다. 기타대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투자 자금 수요가 있다. 국내외 증시 반등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장기 추석 연휴로 인한 생활·사업자금 수요가 더해지면서 단기자금 성격의 신용대출 흐름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자료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4조8000억원 늘어 전월(1조1000억원)의 약 4배 수준이었으며, 8월(4조7000억원)과 유사한 증가 규모였다. 은행권이 3조5000억원 증가했을 뿐 아니라, 9월 8000억원 감소했던 2금융권 대출도 1조3000억원 늘어 재차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규제 시행 직전의 매수세, 투자·소비자금 수요가 비은행권에서도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 관련 지표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완만한 흐름에 그치고 있으며, 일부 비규제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발표 직후 주택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정부 대책 시행 직후 관망세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시장 흐름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월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서는 주담대 증가 폭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9·10월 주택거래 증가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용대출은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하고 조세 납부, 해외 금융시장 변동 등 외생 요인도 많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대출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권 기업대출은 5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5조7000억원 늘며 대부분을 차지했고, 대기업 대출은 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부가가치세 납부 등 기업들의 일시적 자금 수요와 더불어 은행권의 대출 영업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수신(예금) 부문에서는 22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분기 말 일시 예치됐던 법인자금 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39조3000억원 급감한 반면,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예금 유치 전략과 규제비율 관리 영향으로 13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펀드(22조원), MMF(16조2000억원) 중심으로 50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고금리·유동성 선호가 지속되는 시장 환경과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10월 가계대출 증가는 규제 직전의 매수세, 투자 유입, 계절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11월 이후의 흐름은 10·15 대책의 실효성, 주택거래 변화, 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 금융/증권
-
가계대출 5조 급증⋯'10·15 규제 직전' 주택거래·투자수요가 끌어올렸다
-
-
[퓨처 Eyes(110)] 탄화규소(SiC) 양자 센서, '다이아몬드' 한계 넘어 생체 내부 측정 길 열어
- 인류는 오랫동안 '평균'의 세계에 의지해 왔다. 거대한 원자들의 집단적 움직임을 측정하는 고전 물리학의 눈으로는, 숲 전체의 웅성거림은 들을 수 있어도 나뭇잎 하나하나의 속삭임을 포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과학은 원자 하나, 전자 하나의 미시 세계를 직접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됐다. 바로 '양자 기술'이다. 양자 기술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상상을 초월하는 연산 능력의 '양자 컴퓨팅', 도청 불가능한 통신을 구현하는 '양자 통신', 그리고 감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 센싱'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우리 곁에 다가와 상용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분야가 바로 양자 센싱이다. 기술 성숙도(TRL)가 6~7단계에 이르러, 이미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뇌 질환 조기 진단…상용화 임박한 '꿈의 센서' 양자 센싱이란 '양자 얽힘'이나 '중첩'처럼 원자 크기에서만 나타나는 미묘하고 섬세한 현상을 이용해 세상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기존 센서가 수백만 명의 군중이 내는 함성(고전 물리)을 측정했다면, 양자 센서는 그 군중 속 단 한 사람의 목소리(양자)를 정확히 골라 듣는 것과 같다. 이 '단 하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열리는 가능성은 경이롭다. 인공위성(GPS) 없이도 완벽하게 위치를 파악하는 내비게이션, 전파 방해나 교란이 불가능한 군사 유도 시스템, 그리고 쓰나미나 화산 활동을 미리 감지하는 정밀한 지각 변동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특히 의학계의 기대는 폭발적이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은 극도로 미약한 신경 자기장 신호의 변화로 시작된다. 양자 센서는 이 변화를 분자 단위에서 감지하여 질병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현재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다이아몬드 NV 센터'라 불리는 센서다. 인공 다이아몬드 격자 구조의 미세한 결함을 이용하는 이 센서는 복잡한 냉각 장치 없이 상온에서 작동한다는 강력한 이점을 가졌다. 보쉬, Qnami 등 유수의 기업들이 이 기술의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다이아몬드'의 아킬레스건, 생명체엔 '독'이 된 녹색광 하지만 이 강력한 '다이아몬드 센서'에게도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살아있는 생명체, 즉 '생체 내(in vivo)' 환경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연구진은 "다이아몬드 NV 센터는 녹색광(532nm)으로만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데, 물과 유기 분자는 이 녹색광을 매우 효율적으로 흡수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이는 마치 잠자는 아기(세포)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눈앞에 환한 건설용 탐조등(녹색광)을 비추는 것과 같다. 탐조등 불빛 때문에 아기가 깨어나고(가열) 관찰 자체가 불가능해지는(형광 간섭)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고유한 특성은 회피할 수 없으며, 따라서 대체 솔루션을 찾기 위한 긴급한 탐색이 필요했다"고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연구진은 '탄화규소(SiC)'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SiC는 이미 반도체 웨이퍼 기술로 널리 쓰이는 생체 친화적 소재다. 결정적으로 SiC 내부의 '이중공극'이라는 결함은 다이아몬드와 달리 '근적외선' 영역에서 작동한다. 이 근적외선은 인체 조직이나 물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통과하는, 이른바 '제2의 생물학적 창(second biological window)'으로 불리는 황금 대역이다. 아기에게 아무런 방해를 주지 않는 정교한 '야간 투시경'을 찾은 셈이다. 해답은 '탄화규소', 알켄 코팅으로 '산화' 문제 해결 하지만 SiC에도 난관은 있었다. SiC 표면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쉽게 산화(녹)되어 'a-SiO2'라는 막을 형성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무작위적(stochastic)으로 일어나 센서의 정밀도를 망가뜨리는 수많은 불순물(탄소 클러스터)을 만든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함) 중심의 확률론적 특성은 양자 응용에 부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마치 완벽하게 조율된 오케스트라의 연주(양자 신호) 도중, 무작위로 불협화음(산화막 결함)이 끼어드는 것과 같았다. 초정밀 양자 센서를 작동시키기엔 치명적인 환경이었다. 여기서 연구진의 독창적인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이들은 산화라는 '급진적으로 다른 표면 처리' 방식을 고안했다. 바로 '알켄(alkene)'이라는 유기 분자 사슬로 SiC 표면을 정밀하게 코팅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바닥을 청소하는 수준을 넘어, 물과 오염물질이 애초에 스며들 수 없는 '초박막 특수 방수 코팅'을 표면에 정밀하게 시공한 셈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팀은 "알켄으로 종결된 SiC 표면이 이중공극 스핀 양자 센서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알켄 코팅은 물 분자를 밀어내는 소수성 보호막 역할을 하여 센서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연구진은 Gd-DO3A라는 단일 분자를 감지하는 실험을 통해, 이 새로운 SiC 센서가 기존 산화막 처리 방식 대비 "예측된 우월성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민감도는 다이아몬드 센서에 필적하면서도, 생체 적용이라는 핵심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100억 달러 시장 선점 경쟁…AI와 결합하는 양자 센싱 이 기초 과학의 성과는 산업계의 거대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센서 시장은 2030년 약 14억 2000만 달러(약 2조 947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맥킨지는 203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742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글의 모태에서 분사한 샌드박스AQ(SandboxAQ)는 이미 1조 원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하며 의료 및 내비게이션용 양자 센싱 향상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미 국방부 역시 연간 9억 달러에 가까운 예산을 이 분야에 쏟아붓고 있다. 이는 양자 센싱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산업과 국가 안보의 패권을 좌우할 '전략 기술'임을 방증한다. 이제 원자 하나하나의 속삭임을 듣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번 SiC 양자 센서의 개발은 '알츠하이머 정복'이나 '신약 개발'처럼 인류의 숙원이던 생명 현상의 비밀에 다가갈 가장 정교한 '현미경'을 손에 쥐었음을 의미한다. 상상에 머물던 나노 단위의 생체 탐험이 비로소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110)] 탄화규소(SiC) 양자 센서, '다이아몬드' 한계 넘어 생체 내부 측정 길 열어
-
-
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 지난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0월 ICT 수출은 23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25.4% 늘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D램·낸드 가격 상승과 AI 서버 중심의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가 수출을 견인했다. 휴대전화는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 판매는 확대됐으나 중국향 부품 수출 둔화로 전체는 11.8% 감소했다. 對대만 수출은 TSMC의 성장세 속에 60% 급증했다. 10월 ICT 수입은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ICT 수출, '역대 10월' 최대⋯전형적인 'AI 사이클' 초기 국면 평가 지난달 ICT 수출이 역대 10월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글로벌 AI 확산과 메모리 업황 회복이 한국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줄었고 주요국 통상환경도 불확실성이 이어졌음에도 수출 규모가 12% 넘게 확대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흐름은 전형적인 'AI 사이클'의 성격을 띤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25.4% 증가했다. 증가세가 8개월 연속 두 자릿수에 달했다는 것은 업황이 회복을 넘어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D램·낸드 가격이 반등했고, 데이터센터 시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출 품목 구조도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 급증은 상징적이다. 10월 대만 수출액은 4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이는 TSMC의 AI 칩 파운드리 생산 확대와 직결된다. 한국의 HBM·DDR5 등 프리미엄 메모리가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하는 글로벌 AI 칩 생태계와 맞물리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고부가 메모리 수출액이 32억 달러로 60% 증가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휴대전화 품목의 감소는 구조적 요인과 단기 요인이 혼재한다.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이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부품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스마트폰 생태계가 둔화되면서 전체 수출액은 11.8% 감소했다. 이는 중국 아이폰 생산 기반의 조정과 현지 수요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품 완성품의 경쟁력은 유지되지만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부품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통신장비는 베트남·인도 중심의 기지국 장비 수요가 늘면서 2.5% 증가했다. 인도 정부의 네트워크 구축 확대 정책과 베트남의 통신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흥국은 ICT 인프라 투자 속도가 빠르고, 장비 교체 주기 또한 짧아 향후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 측면에서는 전체 ICT 수입이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지만, GPU 수입이 725.9%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국내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 시대에 GPU는 곧 '생산설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서버, 데이터센터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인 가운데 GPU 수입이 급증하는 현상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메모리 공급과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양축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흑자를 이어갔다. ICT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다만 품목 편중 우려도 존재한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대외 환경 변화-특히 미국·중국 수요 변동,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 조정-에 따른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번 실적은 AI 투자가 이끄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전형적 초기 국면으로 평가된다. 한국 ICT 수출이 향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전통 ICT 품목의 수요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 IT/바이오
-
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
-
중국 '광군제' 매출 350조원 돌파⋯경기부진 속 소비심리 회복은 '글쎄'
-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雙十一)'가 올해 1조7000억위안(약 35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소비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데이터 분석업체 신툰(Syntun) 자료를 인용해 "올해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 1조4400억위안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행사 기간을 10월 초로 한 달 가까이 앞당겨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소비심리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와 징둥 등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실적 공개를 꺼린 가운데, AI 가전 등 일부 품목이 매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부진과 고실업률, 복잡한 할인 구조에 따른 소비자 피로감이 여전해 '쇼핑 대국'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미니해설] "매출은 늘었지만 온기 없는 축제"…중국 소비침체의 단면 중국 경제가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올해 광군제(11월11일)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차가운 호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통계상 매출은 350조원을 넘겼지만, 현장의 온도는 예전과 달랐다. 올해 광군제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10월 초부터 시작됐다. 알리바바·징둥 등 주요 플랫폼이 조기 세일에 돌입하면서 "길게 끌어 매출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전 국민을 들썩이게 하던 '솽스이(雙十一)'는 더 이상 폭발적 소비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징둥은 주문량이 전년 대비 60% 늘었다고 밝혔지만, 총거래액(GMV)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 역시 매출 집계나 브랜드 순위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 샤오미가 유일하게 290억위안(약 5조9,700억원)의 실적을 공개했지만, 대다수 기업은 구체적인 수치를 감췄다. 과거에는 실시간 거래액을 중계하며 '기록 경신'을 자랑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소비 심리가 식은 이유는 뚜렷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 청년 실업률 급등, 소득 정체가 겹쳤다. 소비자들은 복잡해진 할인 구조와 '쿠폰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며 필수품 위주로 지갑을 열었다. AFP는 "중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쇼핑 축제에 흥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상하이에 사는 29세 장징은 "프로모션이 너무 복잡해 올해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고 말했고, 베이징의 직장인 장스쥔(45)은 "생필품 외엔 큰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기업들도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징둥은 AI 태블릿 매출이 200%, AI 스피커·안경이 10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 가전·자동차 등 '3C 제품(컴퓨터·통신·가전)' 부문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ING의 린 송 이코노미스트는 "보조금이 연말 종료되기 전에 소비가 앞당겨졌을 뿐, 근본적인 소비 회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징둥의 해외 성과다. JD글로벌의 한국·일본·동남아 등 해외 주문량이 두 배 이상 늘었고, 무료배송을 실시한 13개국에서는 매출이 3배 증가했다. 내수 침체를 수출로 상쇄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광군제가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행사이긴 하지만, 중국 소비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입을 모은다. 매출 총액은 커졌지만, 이는 할인 기간 연장과 인위적 이벤트 덕분일 뿐 실질 구매력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때 '세계 소비의 엔진'으로 불리던 중국이 구조적 디플레이션 우려를 안은 채, 광군제의 화려함 뒤에 숨은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
- 경제
-
중국 '광군제' 매출 350조원 돌파⋯경기부진 속 소비심리 회복은 '글쎄'
-
-
9월 통화량 30조원 증가⋯'투자 대기자금' 예금으로 유입
- 투자 대기성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몰리면서 9월 통화량이 한 달 새 30조원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9월 평균 광의통화(M2·평잔)는 4430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7%(30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8월(1.3%)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됐다. 요구불예금이 9조5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6조8000억원 늘었고, 수익증권도 5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와 투자 대기성 자금 유입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경제 주체별로는 기업(+10조3000억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8조9000억원), 기타 금융기관(+1조8000억원) 모두 유동성이 확대됐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을 포함한 협의통화(M1)는 1330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4% 늘었다. '대기자금의 둔중한 흐름'…투자심리 위축 속 예금으로 쌓이는 돈 9월 통화량(M2)의 30조원 증가세는 단기 자금이 여전히 '투자'보다 '안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과 가계가 보수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 자금이 수시입출금 예금과 단기 수익증권으로 흘러들어간 결과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M1) 외에 MMF·단기 예·적금·CD·RP 등 현금화가 용이한 상품을 포함하는 대표적 유동성 지표다. 이번 통계에서 특히 요구불예금(+9조5천억원)과 저축성예금(+6조8천억원)이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목적의 기업성 예금 증가와 함께,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권에 일시 대기 중임을 시사한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채권 등 위험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큰 가운데 단기 자금이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이동한 영향"이라며 "수익증권도 꾸준히 늘고 있어 대기성 자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업 부문의 유동성이 10조3000억원 늘어 가장 큰 폭을 보였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운전자금과 투자 여력을 확보하려는 방어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계와 비영리단체도 8조9000억원을 추가로 예치했다. 8월 대비 증가율이 절반 수준으로 둔화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단기 유동성 공급이 일정 부분 포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체 M2 잔액이 443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시중의 과잉 유동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좁은 의미의 통화량(M1)도 1.4% 증가한 133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금화 속도가 빠른 자금이 여전히 시장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하며, 금융시장 내 유동성 완화 기조가 단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가 '투자 위축형 유동성 확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본다. 금리 인하 기대가 늦춰지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동성이 단기 금융상품에 머물러 실물투자나 자본시장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연구원은 "M2 증가세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방어적 저축' 현상"이라며 "정책금리가 하향 안정될 경우 일부 자금이 다시 투자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유동성 정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9월 통화량 증가는 경기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위축이 맞물려 '자금이 움직이지 않는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금융권은 이 같은 대기성 자금이 향후 금리 조정이나 경기 전환 국면에서 어디로 흐를지가 향후 자산시장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
- 금융/증권
-
9월 통화량 30조원 증가⋯'투자 대기자금' 예금으로 유입
-
-
[글로벌 핫이슈]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전량 58억 달러에 매각⋯AI 투자 재원 마련
-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 Corp.)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엔비디아(Nvidia Corp.)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고 마켓워치, 테크크런치 등 다수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 금액은 58억3000만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불확실한 AI 기술에 거액의 자금이 쏠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매각 소식이 알려진 12일 10% 이상 급락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48% 상승했으나, 이날 미국 시장에서는 3.9%까지 하락했다. 손정의(孫正義) 회장은 오픈AI(OpenAI)와 오라클(Oracle)의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미국 로봇 제조시설 등 다수의 AI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고토 요시미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비디아 매각은 자본 조달을 위한 조치일 뿐, 회사 자체와는 무관하다"며 "AI 버블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2019년 한차례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한 뒤 2020년에 다시 매입을 재개했고, 올해 3월 말 기준 약 3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오픈AI, 암페어 컴퓨팅(Ampere Computing) 등 AI 핵심 기업 투자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이 2조5천억 엔(약 162억 달러)으로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4,182억 엔)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AI 자본 '쏠림' 속 투자 구조 재편…손정의의 'AI 제국' 확장 시동 소프트뱅크의 엔비디아 지분 전량 매각은 단순한 현금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AI 투자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손정의 회장이 'AI 중심 투자 제국' 재편에 나선 신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며 AI 반도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손 회장은 단기 차익 실현보다는 향후 AI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오픈AI, 오라클, 암페어 컴퓨팅 등 AI 플랫폼·인프라 기업을 핵심축으로 한 'AI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고토 요시미쓰 CFO는 실적발표회에서 "AI가 버블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이 가져올 산업 전환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향후 수년 내 1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매각을 통해 얻은 58억 달러를 기반으로, 오픈AI를 비롯한 AI 스타트업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이후 146억 달러 상승했으며, 이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 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소프트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2조5000억 엔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6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오픈AI 지분 평가이익과 함께, TSMC·ARM홀딩스·오라클 등 보유 종목의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하락한 것은 AI 열풍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버블 논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10년간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위워크(WeWork) 사례처럼 손실을 경험한 전례도 있다. 이번 엔비디아 매각은 그가 과거의 단일 종목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AI 전체 생태계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AI 산업이 새로운 인터넷이 될 것"이라는 손 회장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AI 투자 열풍이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버블로 귀결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은 이제 손정의의 'AI 베팅'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혹은 고위험 도박으로 끝날지를 주목하고 있다.
-
- IT/바이오
-
[글로벌 핫이슈]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전량 58억 달러에 매각⋯AI 투자 재원 마련
-
-
10월 취업자 19만명 증가⋯청년층은 16만명 급감, 고용률 18개월째 하락
- 10월 취업자 수가 19만명 넘게 늘며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청년층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3000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과 9월을 제외하면 매달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왔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33만4천명), 30대(8만명)에서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은 16만3000명 줄며 18개월째 하락했다. 제조업(-5만1천명), 건설업(-12만3천명) 등 양질 일자리 부문 부진이 지속됐다. 반면 도소매업(4만6천명)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7만명)은 정부 소비 쿠폰 효과로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 OECD 기준(15~64세)은 70.1%로 각각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청년층 고용률은 44.6%로 전년 대비 1.0%p 하락했다. 실업자는 65만8000명으로 2만명 줄며 실업률은 2.2%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노년·서비스 중심' 고용 증가…청년·제조업 부진, 구조적 양극화 심화 10월 고용시장은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세부적으로는 '노년층 중심, 청년층 침체'라는 구조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취업자 증가폭은 19만3000명으로 6개월 연속 10만명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일자리의 질과 세대 간 격차는 심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청년층(15~29세) 고용 감소다. 취업자 수가 16만3000명 줄고, 고용률이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통적 '양질 일자리' 부문이 위축되면서 청년층의 진입 기회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경력직·수시 채용이 늘며 신입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청년층 비중이 큰 제조업 경기 부진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6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작아 완만한 개선 조짐도 보인다. 반면 건설업은 12만3000명 줄며 18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이 한 달 새 4만명 가까이 확대됐다. '10월 잦은 비'로 인한 현장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고 데이터처는 분석했다. 농림어업 역시 12만4000명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반대로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회복세는 뚜렷했다. 도소매업은 2017년 11월 이후 최대폭인 4만6천명 증가했고,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도 7만명 늘었다.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공연·전시 할인권 지급 등이 소비심리를 자극하면서 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33만4000명)과 30대(8만명)의 취업자 수가 늘며 전체 고용을 지탱했다. 고령층 일자리 확대 정책과 공공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중심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런 '노년층 중심' 고용 확장은 임시·단기 일자리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고용률 지표만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 OECD 기준(15~64세)은 70.1%로 모두 10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노년층·서비스업 중심의 확대가 견인한 결과로, 청년층·제조업 고용 위축이라는 '그림자'를 가리지 못한다. 청년층 실업률은 5.3%로 소폭 하락했지만, '쉬었음' 인구가 40만9000명에 달해 체감 고용은 여전히 냉랭하다. 특히 30대의 '쉬었음' 인구가 2만4000명 늘어 33만4000명을 기록,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찍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육아·가사 비중은 줄었지만 "일을 하지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인구가 늘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잠재인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고용 회복세는 외형적으로는 안정돼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산업·세대 간 불균형이 심화되는 구조다.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제조업 고용 회복, 경력직 편중 완화 등이 병행되지 않는 한 '고용의 질적 회복'은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 경제
-
10월 취업자 19만명 증가⋯청년층은 16만명 급감, 고용률 18개월째 하락
-
-
[기후의 역습(181)] 아마존 호수, 온천 수준 수온에 '분홍돌고래' 집단 폐사⋯기후위기의 경고음
-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테페 호수(Lake Tefé)에서 수백 마리의 돌고래가 집단 폐사한 원인이 극심한 열파와 가뭄에 따른 수온 상승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CBS에 따르면 서부 브라질 마미라우아지속개발연구소의 수문학자 아얀 플라이슈만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2023년 9월 시작된 기록적 가뭄과 폭염이 호수의 수온을 최고 41도(섭씨 기준)까지 끌어올려, 온천이나 자쿠지보다 뜨거운 환경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사이언스(Science) 11월 호에 게재됐다. 아얀 플라이슈만 박사는 "호수의 물이 손가락을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고 회상하며, 분홍돌고래(아마존강돌고래)와 투쿠시(Tucuxi·민물돌고래)의 시신이 떠오르는 장면이 "심리적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세계자연기금(WWF) 브라질 지부에 따르면 2023년 9월 한 주 동안만 153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으며, 이 중 130마리가 분홍돌고래였다. 두 종 모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돼 있다. [미니해설] 뜨거워진 호수, 사라지는 생명…아마존이 보여준 '기후 비상사태'의 단면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가 열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진은 아마존 중부의 10개 주요 호수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에서 낮 동안 수온이 37도를 넘었고, 이는 평년 29~30도보다 최대 8도 높았다. 그중 테페 호수는 수면적이 약 75% 축소됐으며, 수심 2m 전 구간에서 41도의 고온이 관측됐다. 모델링 분석 결과, ▲강한 태양복사열 ▲수심 감소 ▲약한 바람 ▲탁도 증가(물의 흐림 정도) 등 네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얕은 수심은 열 축적을 가속하고, 낮은 풍속은 냉각 작용을 제한해 '끓는 호수'로 변했다. 주간 최고 41도, 야간 최저 27도의 극심한 온도 차도 수생 생물의 생리적 스트레스를 악화시켰다. 플라이슈만 박사는 "돌고래 폐사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같은 시기에 대량의 어류 폐사와 적조(赤潮) 현상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호수의 조류(藻類)가 스트레스를 받아 대규모 번식하면서 수면이 붉게 변하는 현상이 관측됐으며, 이는 산소 고갈과 추가 생태 피해로 이어졌다. 연구진이 1990년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 지역 호수의 평균 수온은 10년마다 약 0.6도 상승해, 전 세계 평균 상승 속도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적 폭염을 넘어선 구조적 온난화가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플라이슈만 박사는 "기후 비상사태는 이미 도래했다"고 단언하며, 향후 브라질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제30차 당사국총회(COP30)에서 "아마존 호수의 장기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원주민·지역 공동체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버밍엄대 데이비드 해나 교수는 동반 논문에서 "가뭄은 하천 수온 극단화를 초래해 개별 종뿐 아니라 전체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아마존 돌고래 집단 폐사는 '지구 온난화'가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생태 재앙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 ESGC
-
[기후의 역습(181)] 아마존 호수, 온천 수준 수온에 '분홍돌고래' 집단 폐사⋯기후위기의 경고음
-
-
'플라스토포비아' 번지는 미국⋯미세플라스틱, 공포인가 과학인가
- 미국 사회가 '플라스토포비아(Plastophobia)'에 빠져들고 있다. 일상용품과 식품 포장재 속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새로운 공중보건의 위협으로 떠오르며, 한때 농약과 화학물질이 차지했던 '공공의 적'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0.1~5000마이크로미터(㎛), 나노플라스틱은 1~100나노미터(㎚·0.001~0.1㎛)의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사람 머리카락의 굵기(약 70~100㎛)와 비교하면 극도로 작다. 일부는 의도적으로 생산되지만 대부분은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 과정이나 환경에서 분해될 때 생성된다. 전통적으로는 인체에 대한 노출량, 체내 흡수 경로, 질병과의 연관성 등이 과학적으로 입증돼야 보건 경고가 내려졌으나, SNS 시대에는 과학적 근거보다 감정적 확산이 먼저 이뤄지고 있다.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공포가 급속히 확산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니해설] 과학이 밝히는 '미세플라스틱 논란'의 실체…"공포 앞선 과학, 증거는 아직 부족" 지난 10월 15일,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식품 접촉재에서의 미세플라스틱 방출'에 관한 122편의 연구를 검토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EFSA는 대부분의 연구가 샘플 준비 과정, 실험 조건, 분석 기법의 한계로 인해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실제 방출량은 다수의 연구에서 제시된 수치보다 훨씬 낮다"며 "현재로서는 식품 용기에서 사용 중 방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을 추정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 원인으로 EFSA는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분석 장비가 플라스틱 입자와 비플라스틱 입자(첨가제·안료 등)를 구분하지 못해 '잘못된 검출'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둘째, 실험실 공기나 장비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시료를 오염시켜 결과를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티백 관련 연구에서 보고된 '한 개 티백당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방출'이라는 결과는 비플라스틱 입자를 포함한 과대계산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EFSA는 "티백에서 보고된 높은 입자 수치는 과도하게 부풀려진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했다. 또 EFSA는 "해양 오염 문제가 곧 식품 포장재 문제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구조 내부(매트릭스)에 결합되어 있어, 자연 상태에서 쉽게 분리되거나 '이동(migration)'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플라스틱 병을 하루 수백 번 열고 닫지 않는 한, 마찰에 의한 방출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과학 및 건강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건강 영향에 관한 연구 역시 아직은 단편적이라고 지적했다. 생식 독성 측면에서 일부 쥐·생쥐 실험에서 정자 수 감소나 난소 이상이 보고됐지만, 인체 연구는 전무하다는 것. 건강위원회 측은 호흡기 영향은 비교적 연구가 많지만, 미세플라스틱이 폐 깊숙이 침투한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실제 질병 유발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결장암·폐암과의 연관성도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며, 단 한 건의 인간 연구(2024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서 혈관 내 플라스틱이 심혈관질환과 연관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임상적 의미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소화기계 영향에 대한 동물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산성도를 높이는 경향이 관찰됐다. 그러나 연구 규모가 작고, 인체 적용 가능성을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과학계의 결론은 명확하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분명한 환경 문제지만,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아직 확증이 없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실재하며, 7500만~1억9900만 톤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이 바다에 떠다닌다는 추정도 있다. 그러나 공포가 과학을 앞서서는 안 된다. 환경단체와 정치권이 '새로운 공중보건 위기'로 단정하기 전에, 보다 정교한 분석 기술과 장기적인 노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세플라스틱 논란은 결국 우리 사회가 '감정의 시대'에서 '증거의 시대'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문제다. 과학의 냉정한 검증이, 공포보다 앞서야 한다.
-
- ESGC
-
'플라스토포비아' 번지는 미국⋯미세플라스틱, 공포인가 과학인가
-
-
[증시 레이더] 코스피, 미국 훈풍에 0.8% 상승 마감⋯4,100선 안착
- 11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3.15포인트(0.81%) 오른 4,106.3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반면 코스닥은 4.08포인트(0.46%) 내린 884.27로 마감했다. 환율은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11.9원 오른 1,463.3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는 2.88% 상승한 103,500원, SK하이닉스는 2.15% 오른 61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1.61%), 삼성SDI(2.22%) 등 2차전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한화오션(-2.31%), 현대로템(-5.43%) 등 방산주는 하락했다. 미국 셧다운(정부 업무정지) 해제 기대감과 뉴욕증시의 반등이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셧다운 종료 기대·AI 반등 훈풍…코스피, 4,100선 복귀 의미와 한계 국내 증시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코스피는 장중 4,180선을 넘나들며 강세를 보였고, 마감 기준 4,106.39로 4,1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상승 배경에는 미국 정치권의 셧다운 종료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 중도파 의원 8명이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연방정부의 업무정지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뉴욕증시는 이를 반영해 다우지수가 0.81%, 나스닥이 2.27%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이 같은 흐름은 곧바로 국내 시장에 반영됐다.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성장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대 상승세를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역시 1~2%대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조선·방산주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환율 흐름은 증시와 엇갈렸다. 원/달러 환율은 11.9원 상승한 1,463.3원으로 마감해 1,460원대를 다시 넘어섰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된 결과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재정보다 경기 부양을 우선하겠다"고 언급한 점이 엔화 약세를 부추겼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셧다운 해제에 따른 단기 위험심리 완화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지만, 환율 불안이 남아 있는 만큼 상승 탄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약화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또한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일부 대형 성장주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구조적 불균형으로 꼽힌다. 코스닥이 이날 0.46% 하락 마감한 것도 중소형주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부진함을 보여준다. 이날 반등은 '미국 훈풍'에 의한 단기적 회복에 가깝다.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기 위해선 국내 기업 실적 개선, 환율 안정, 외국인 매수 확대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금융/증권
-
[증시 레이더] 코스피, 미국 훈풍에 0.8% 상승 마감⋯4,100선 안착
-
-
미국 '닭고기 대체 열풍' 확산⋯물가 부담에 소비 트렌드 급변
- 미국에서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이 닭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제매체 마켓워치(MarketWatch)는 10일(현지시간) "고물가 압박 속에 닭고기 수요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의 닭고기 부문은 회계연도 4분기 조정 영업이익이 4억5700만달러(약 669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반면 소고기 부문은 9천400만달러(약 138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닭고기만이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식품군이었다. 전문가들은 "물가 불안과 소득 양극화가 소비자의 식탁을 바꾸고 있다"며 "닭고기 대체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니해설] 소득 양극화와 고물가의 그림자…'닭고기 르네상스'가 말하는 미국의 민생 닭고기 판매 급증은 단순한 소비 패턴 변화가 아니라, 고물가와 소득 양극화가 미국 가계의 체감 경제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의 대표 식품기업 타이슨푸드가 공개한 실적에서 닭고기 사업은 분명한 수혜를 입었다. 사료비 하락이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자들의 지출 구조 변화에 있다.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고가 단백질 식품 대신, 단가가 낮고 조리가 간편한 닭고기를 택하는 '실속형 소비'가 뚜렷해졌다. 이런 흐름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타이슨푸드의 크리스티나 램버트 최고성장책임자(CGO)는 "고소득층은 여전히 소비를 늘리고 있지만, 다른 계층은 비식품 부문 예산을 식품으로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저소득층이 이미 '생필품 중심 생존경제'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정치적으로도 물가 이슈는 미국 사회의 중심 쟁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법무부에 육가공업체들의 '소고기 가격 담합' 가능성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소 가격은 내려갔는데 포장 소고기 가격은 오르고 있다"며 "뭔가 수상하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생활비' 공세로 성과를 거둔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 역시 '높은 생활비 완화'를 내세워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물가는 더 이상 경제 통계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와 민생의 중심 화두로 떠올랐다. 닭고기의 부상은 고물가 시대의 '소비의 방어 전략'이다. 미국민의 식탁에서 닭고기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물가 안정이 여전히 달성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대응과 기업 간 담합 조사 결과가 향후 식품물가의 흐름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경제
-
미국 '닭고기 대체 열풍' 확산⋯물가 부담에 소비 트렌드 급변
-
-
[글로벌 핫이슈] TSMC, 월간 사상최대 매출에도 성장세둔화에 AI거품론 또 제기
-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대만 TSMC는 2025년 10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9% 증가한 3674억7300만 대만달러(약 17조268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TSMC의 월간 매출이 둔화하면서 인공지능(AI) 분야의 폭발적 성장이 계속될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재신쾌보(財訊快報), 공상시보, 동삼재경(東森財經) 등이 대만 현지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TSMC가 이날 내놓은 관련 실적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경신한 수치다. 10월 매출은 전월보다는 11.0% 늘어났다. 생성 인공지능(AI) 처리를 담당하는 서버용 첨단 반도체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1~10월 누적 매출은 3조1304억3700만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3.8% 급증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은 전년에 비해 대만달러 강세, 달러 약세로 추이하고 있는 가운데 TSMC는 2025년 달러 기준 매출 예상을 전년보다 30% 중반 가까이 증대한다고 점치고 있다. 앞서 TSMC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0~12월 4분기 매출액이 전기보다 1.0% 줄어들고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22.0% 많은 322억~334억 달러(48조67380억원)에 이른다고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실적이 TSMC가 3나노미터(㎚)와 5나노미터 등 첨단 공정 기술에서 선도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AI 반도체의 구조적 수요 확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입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사내 체육대회 연설에서 “TSMC의 매출과 이익이 앞으로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길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TSMC는 미국 애플과 반도체 대장사로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엔비디아 등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최신 반도체의 성능 우위와 높은 수율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10월 TSMC 매출 신장률이 둔화한 점에서 AI 수요가 감속세로 돌아서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2024년 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4분기 매출액도 16% 정도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최근 거대 기술기업들이 연이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시장에서는 AI 거품론이 확산하면서 지난주 후반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밸루에이션의 고공행진에 대한 투자자의 경계감이 커졌다. TSMC의 성장률 둔화가 그간 시장을 이끌던 'AI 붐'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자산운용도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풋옵션을 매수한 사실을 공시하며,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기술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시장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인다. 황 CEO는 지난 8일 TSMC와 만나기 위해 대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사의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해 핵심 원재료인 웨이퍼를 TSMC에 추가 주문했다고 말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자사의 생산 능력이 여전히 매우 빠듯한 수준이라며 수요와 공급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 등 주요 AI 관련 기업들도 AI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AI 부문 성장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세계가 AI의 성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 IT/바이오
-
[글로벌 핫이슈] TSMC, 월간 사상최대 매출에도 성장세둔화에 AI거품론 또 제기
-
-
[기후의 역습(180)] 남극서 '역대 초고속' 빙하 붕괴 관측⋯헥토리아 빙하, 두 달 만에 8㎞ 후퇴
- 남극 동부 반도에 위치한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불과 두 달 만에 약 8km(5마일)나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연구진은 2022년 11월과 12월 사이 하루 평균 0.8km가량 뒤로 밀려나며, 남극 빙하 중 기록상 가장 빠른 붕괴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콜로라도대 환경과학협동연구소(CIRES)의 박사후 연구원 나오미 오크왓(Naomi Ochwat) 주도로 진행됐다. 그는 "2024년 초 헥토리아 상공을 비행하며 붕괴 지대를 직접 목격했을 때, 그 규모에 압도됐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위성 영상으로 이 빙하가 단 2일 만에 2.5km 이상 후퇴한 사실을 포착했다. 헥토리아의 급격한 붕괴는 빙하 아래의 평탄한 해저 지형에서 비롯됐다. 해수면 아래 완만한 해저 평원 위에 놓인 빙하는 두께가 얇아질 경우 쉽게 부력을 받아 뜨기 시작하며, 그 과정에서 대규모로 갈라져 나가는 '부력 유발 붕괴(buoyancy-driven calving)'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붕괴 시점에 여섯 차례의 빙하 지진이 동반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거대한 빙괴가 전복될 때 발생하는 특유의 지진 신호로, 실제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 육상 빙하 손실임을 의미한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에 따르면 남극의 그린 빙하와 헥토리아 빙하는 2002년 붕괴된 라르센 B 빙붕의 지류였다. 이 빙붕이 붕괴된 후에는 더 이상 그곳으로 흘러들어가는 빙하들을 지탱해주지 못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빙하들의 높이는 급격히 떨어졌다. 위성 관측 결과, 헥토리아의 이동 속도는 붕괴 전보다 6배 이상 빨라졌고, 잔존 빙상에서는 연간 약 80m의 급격한 두께 감소가 측정됐다. 당시 해수 온도나 표면 융빙이 비정상적으로 높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빙하 전면을 지탱하던 계절성 해빙(季氷)이 사라지며 파랑과 빙괴의 압력이 직접 작용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헥토리아의 사례는 규모는 작지만 남극의 주요 빙하들이 가진 구조적 특성과 유사하다"며 "평탄한 해저 지형 위의 빙하에서는 유사한 조건이 재현될 경우 단기간에 대량의 빙하가 해수면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서남극 빙하처럼 빙하가 일정 임계점에 도달하면 예측보다 수십 년 빠르게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 ESGC
-
[기후의 역습(180)] 남극서 '역대 초고속' 빙하 붕괴 관측⋯헥토리아 빙하, 두 달 만에 8㎞ 후퇴
-
-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끌었다⋯3분기 수출 1,850억달러 '역대 최고'
- 3분기 한국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며 수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가 10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에 따르면, 3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천850억 달러로,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자본재 수출은 반도체 호조로 11.2% 늘어난 1천11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대기업 수출은 5.1% 늘어난 1223억 달러, 중견기업은 7.0% 증가한 323억 달러, 중소기업은 11.9% 늘어난 298억 달러였다. 반면 대미 수출은 3.9% 감소해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수입액은 1624억 달러로 1.5% 증가했다. [미니해설] 3분기 수출, 반도체 주도로 1850억달러 '최대' 올해 3분기 한국의 수출액이 1850억 달러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산업이 다시금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전반적인 수출 구조가 개선된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에 따르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났으며, 이는 2010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3분기까지 한미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일부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재 수출 증가, 사상 최대치 품목별로는 자본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본재 수출액은 11.2% 늘어난 111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소비재 수출도 4.9% 증가한 239억 달러를 나타내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끊었다. 특히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중고차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호조를 보였다. 반면 원자재 수출은 화학공업제품, 섬유류, 철강·금속제품 등의 부진으로 1.9% 줄어든 500억 달러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수출액은 5.1% 늘어난 1223억 달러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본재 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원자재와 소비재는 다소 주춤했다. 중견기업의 수출도 7.0% 증가한 323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견기업은 반도체 부품과 장비 수출이 늘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고, 자본재·소비재·원자재 부문 모두에서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중소기업의 수출액 역시 11.9% 증가한 298억 달러로, 3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소비재, 원자재, 자본재 순으로 증가 폭이 컸으며, 7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업 규모별 수출이 모두 늘면서 전체 수출 구조가 다층적으로 확장된 가운데, 대기업 중심의 수출 집중도는 더욱 높아졌다.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2.6%포인트 상승한 40.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 10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는 0.2%포인트 하락한 67.6%였다. 대미 수출 약세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이 약세를 보였다. 3분기 대미 수출액은 3.9% 감소한 293억 달러로, 2023년 3분기(283억 달러) 이후 처음으로 3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대미 수출은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관세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유럽연합(EU)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으로의 수출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전기차와 2차전지 등 친환경 산업 제품이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이어갔고, 중고차를 포함한 자동차 관련 품목이 CIS 지역에서 선전했다. 수입, 전년 대비 1.5% 증가 수입은 162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대기업의 수입은 0.9% 줄었지만, 중견기업(4.6%)과 중소기업(8.5%)은 각각 늘어났다. 이는 중소·중견기업이 생산설비 확충과 해외 원자재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수출 호조의 가장 큰 동력은 단연 반도체였다. 글로벌 AI 수요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이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요 납품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중심으로 확대되며 수출 단가와 물량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본재 수출 호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대미 관세 협상 결과와 환율 변동, 유가 상승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무역분석 전문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으로 수출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중견·중소기업의 기술 수출 비중 확대가 장기적 수출 체질 강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수출 기록은 한국 수출이 다시 '엔진'을 되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첨단 제조업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2025년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
- 경제
-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끌었다⋯3분기 수출 1,850억달러 '역대 최고'
-
-
[신소재 신기술(206)]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非인간' 증명 위해 로봇 지퍼 열다
-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사람과 구별이 힘든 단계까지 올라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Xpeng)의 창업자 허샤오펑(何小鵬)이 자사의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의 등을 직접 열어 보이며 "사람이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실물처럼 자연스러운 동작을 구현한 시연 영상이 퍼지며 온라인상에서 "사람이 로봇 옷을 입은 것 같다"는 의심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허샤오펑은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SNS 웨이보(微博)에 "전날 밤 로봇 개발팀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수개월 준비 끝에 공개한 신세대 로봇의 실연 장면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며 "댓글에 답하고 반응을 지켜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밝혔다. 아이언은 시각 데이터를 직접 해석하는 '비전-언어-액션(VLA) 2.0' 인공지능 모델을 탑재해, 기존의 이미지-언어 변환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정보 손실을 최소화하고 처리 효율을 높였다. 샤오펑은 아이언을 "내부에서 태어난 로봇"이라며 인간형 척추 구조, 생체 모방 근육, 유연한 인공피부 등을 갖춘 형태로 소개했다. 이 로봇은 신체 전반에 82개의 자유도를 구현해 춤, 런웨이 워킹 등 복잡한 인간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또 산업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하모닉 조인트를 적용해 실물 크기의 손가락 움직임을 구현했다. 샤오펑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이미 첫 고객사를 확보했다. 중국 최대 철강업체 바오산강철(寶山鋼鐵·Baosteel)은 "정밀 검사 등 복합 산업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델은 남성형과 여성형 두 가지로 제작됐으며, 로봇센터 부사장 미량촨(米亮川)은 "여성형은 더 작은 체구 구조 때문에 설계 난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허샤오펑이 공개한 영상에서 아이언은 몇 걸음 걸은 뒤 동료가 인공피부의 지퍼를 열자 내부의 냉각 팬과 구동 시스템이 드러났다. "기계음이 들린다"며 허샤오펑이 직접 '진짜 로봇'임을 강조하는 장면은 즉시 바이럴됐다. 이 영상은 '#샤오펑로봇지퍼테스트영상'과 '#로봇피부벗긴모습' 등의 해시태그로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 실시간 인기 1·2위를 차지했다. 한편 중국 로봇 산업은 최근 '육체를 가진 AI(Embodied AI)' 기술 상용화를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하다. 선전(深圳) 소재 유비테크 로보틱스(UBTech)는 지난주 쓰촨(四川)성 데이터 수집 공장과 1억5900만 위안(약 2200만 달러)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도봇(Dobot)은 애플 협력사 렌스테크놀로지(Lens Technology)에 올해 1000대 납품을 추진 중이다. 상하이에서 열린 정부 주최 '중국 로봇산업 발전회의'에 따르면, 중국의 로봇 산업 매출은 올해 1~3분기 동안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단, 중국의 로봇 산업 규모에 대해 공식 발표된 통계는 다소 산발적이며, 세부 분야(산업용·서비스용)마다 추정치가 다르게 나타난다. 시장 분석 기업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 매출은 약 97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마켓 리서치 퓨처(Market Research Future)는 중국 로봇 기술 시장(제조업·서비스 포함) 규모를 2024년 약 71억 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로봇 실물 공개 후 하락세를 보이던 샤오펑의 주가는 검증 영상 공개 다음 날 1.4% 반등하며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얼마나 희미해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206)]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非인간' 증명 위해 로봇 지퍼 열다
-
-
화이자, 100억불 규모 비만약 스타트업 멧세라 인수전 승리
- 거대 제약기업 화이자와 노보노디스크가 벌여온 두 달간의 비만약 스타트업 인수전이 결국 화이자의 승리로 결론 났다. AP·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8일(현지시간) 스타트업 멧세라를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멧세라는 경구용·주사형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다만 아직 시판 중인 제품은 없다. 이번 인수 합의에 따라 화이자는 주당 86.25달러를 멧세라에 지급한다. 65.60달러의 현금 지급에 20.65달러의 조건부 가치권(CVR)을 더한 것이다. CVR은 미리 정한 성과 등을 달성했을 때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권리다. 화이자는 오는 13일 멧세라 주주총회에서 인수안이 승인되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화이자는 성명에서 "멧세라의 신약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우리의 임상·제조·판매 인프라 구조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는 "재무 건전성과 주주 가치를 고려해 더 이상 인수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개발 및 인수 기회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인 화이자와 덴마크 기업 노보노디스크는 그동안 멧세라를 놓고 번갈아 가격을 높이며 밀고 당기는 인수전을 벌여왔다. 화이자가 지난 9월 멧세라에 제시한 초기 인수안은 약 49억 달러 규모였지만 불과 약 두 달 만에 두배로 커졌다. 노보노디스크도 멧세라 주식 1주당 현금 지급액을 56.50달러에서 62.20달러로 늘리며 맞불을 놨다. 하지만 인수전 중 불거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노보노디스크 반독점 우려가 결정적 변수가 됐다. 노보노디스크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당뇨·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오젬픽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 이미 FTC로부터 멧세라 인수 승인을 받은 화이자는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멧세라는 미국 FTC의 '반독점 리스크' 우려가 이번 인수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번 인수전 패배에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비만약 시장 지배력 회복을 위한 인수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SJ은 "이번 경쟁은 72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매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 IT/바이오
-
화이자, 100억불 규모 비만약 스타트업 멧세라 인수전 승리
-
-
[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110만 감원 '대침체' 수준⋯AI발 '고용 없는 확장' 공포 확산
- 미국 경제의 견고한 버팀목으로 여겨졌던 고용 시장이 2009년 '대침체(Great Recession)' 수준으로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충격은 과거의 경기 순환적 침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는 단순한 경기 순환적 하강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전환의 압력과 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라는 정치적 리스크가 동시에 터져 나오며 미국 경제를 '퍼펙트 스톰'으로 몰아넣고 있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끝나도 AI로 대체된 일자리는 돌아오지 않는 '고용 없는 확장(jobless expansion)'이라는 구조적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110만 명 감원 쇼크, 'AI'가 해고 사유 1순위 고용 컨설팅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가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올해 10월까지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 총 110만 명에 달한다. 이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2008년, 2009년의 대침체 시기와 맞먹는 수치다. 특히 10월 한 달간 발표된 감원 계획만 15만 3000건으로, 전월 대비 183% 폭증했다. UPS(4만 8000명), 아마존(3만 명 추정) 등 대기업들의 '메가급 해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존 챌린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10월의 해고 사태로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 정도 규모의 감축을 한다는 것은 진정한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 신호"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기업들이 밝힌 감원 사유 1, 2위는 '비용 절감'과 '인공지능(AI)'이다. 이는 이번 감원 사태가 과거의 경기 침체와 달리, AI로 인한 영구적, 구조적 일자리 대체의 서막임을 시사한다. 기술, 소매, 서비스, 물류 창고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고용 시장의 급격한 냉각은 즉각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만 몰두하던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주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용 시장의 "새로운 하방 위험"을 인하 배경으로 지목했다. 파월 의장은 "상당수의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실제 감원을 단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셧다운으로 인해 8월(실업률 4.3%) 이후 공식적인 연방 고용 데이터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연준은 정확한 나침반 없이 '시계 제로'의 안갯속에서 통화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부닥쳤다. 'AI 봇' 면접의 절망…소비 심리, 2008년 금융위기 수준 추락 110만 명이라는 거시적 공포는 이미 개인의 삶을 파고들고 있다. 9월 말 휴스턴에서 해고된 소프트웨어 개발자 스콧 보그스(52) 씨의 경험은 110만 감원의 상징적 단면이다. 그는 "구직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사람들에게서 듣고 읽은 바에 따르면 희망적이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가 최근 본 화상 면접은 12분짜리 'AI 봇'과의 대화였다. AI가 해고의 '이유'가 되고, AI가 해고자를 '면접'하는 이 기괴한 현실은 110만 개의 절망이 모인 결과이며, 이는 즉각 소비 심리 붕괴로 이어졌다. 지난 7일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0.3으로 추락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 6월의 역대 최저치(50.0)에 근접한 수치다. 조앤 쉬 미시간 소비자 조사국장은 "한 달 이상 연방정부 셧다운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경제에 미칠 잠재적 부정적 결과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이번 달 심리 하락은 연령, 소득,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인구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격이 이미 내려갔다"며 경제 성과를 주장하지만, 정치적 수사(Rhetoric)와 현실의 괴리는 셧다운 장기화와 맞물려 공화당의 정치적 기반마저 흔들고 있다. 진짜 위기는 셧다운 이후에 도사리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과거의 과잉 고용과 AI 관련 생산성 급증의 조합이 '고용 없는 확장(jobless expansion)'을 초래할 것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의 기분을 더 장기적으로 짓누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경고는 셧다운(일시적 충격)이 끝나도, AI로 대체된 일자리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구조적 공포에 기반한다. '고용 없는 확장'이라는 새로운 유령이 미국 경제를 배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경제는 셧다운이라는 급성 질환과 AI발(發) 구조적 실업이라는 만성 질환의 이중고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발(發) 'AI 실업'은 남의 일이 아니다. IT 및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이 구조조정은 곧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설계), IT(플랫폼), 금융업에도 동일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산업의 '코어 인력' 재편 신호탄이므로, 국내 기업들의 선제적인 인력 재교육 및 핵심 역량 재배치 전략이 생존을 위해 시급하다. [Summary] 미국 경제가 10월까지 110만 명의 감원을 기록하며 2009년 대침체 수준의 고용 충격에 빠졌다. AI 도입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한 해고가 급증했으며, 사상 최장기 셧다운 사태가 겹치며 11월 소비자 심리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고용 없는 확장'이라는 구조적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
- 경제
-
[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110만 감원 '대침체' 수준⋯AI발 '고용 없는 확장' 공포 확산
-
-
쿠팡 새벽배송 논란, '노동권 vs 소비자 편익' 대립 격화
- 새벽 배송 금지를 둘러싼 노동계와 이커머스 업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지난달 22일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 회의에서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초심야 배송을 제한하자"고 제안하자, 쿠팡 노조와 소비자단체들이 일자리와 편익 침해를 이유로 반대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논란의 본질은 '새벽 배송 찬반'이 아닌 '쿠팡식 저단가·고강도 노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의 야간 배송 단가는 건당 900원 안팎으로 타사(2000원대)의 절반 수준이며, 기사들은 수입 보전을 위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반면 소비자단체는 새벽 배송 금지가 소비자 불편과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미니해설] 새벽 배송, 전자상거래 구조적 불균형 드러내 새벽 배송을 금지하자는 제안이 촉발한 논란이 단순한 '심야 근무 제한' 문제를 넘어 전자상거래 산업의 구조적 불균형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지난달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 회의에서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초심야 배송을 제한하자"고 제안하면서 불씨가 붙었다. 취지는 명확했다. "노동자의 최소한의 수면과 건강권을 보장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쿠팡 직고용 배송 기사들의 노조인 쿠팡친구노동조합(쿠팡노조)과 소비자단체들은 "심야 배송이 금지되면 생계가 무너지고, 소비자들도 필수 상품을 제때 받지 못한다"며 "노동자의 일할 권리와 소비자 편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논쟁이 '새벽 배송 찬반'으로 단순화되면서 정작 근본 원인인 '쿠팡식 노동 구조'가 가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의 초저단가 배송 구조가 노동 강도를 왜곡하고, 시장의 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선도했지만, 배송 단가가 건당 1000원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야간 배송 단가는 약 900원 수준으로, 타사(2000원대)의 절반 이하"라며 "기사 입장에선 많이 뛰어야 벌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총 물량이 많다 보니 회사의 총매출은 커지지만, 노동자 개인에게 돌아오는 몫은 줄어든 셈이다. 실제 쿠팡 새벽배송 기사의 노동 실태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조사에 따르면 쿠팡 기사들의 아파트 배송 수수료 중윗값은 주간 655원, 야간 850원에 불과하다. 일반 번지 배송도 주간 730원, 야간 940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배송 물량은 전년 대비 8% 늘었고, 실질소득은 오히려 2% 줄었다. 쿠팡의 물류 구조는 새벽배송 기사들에게 과중한 업무를 강요한다. 기사들은 오후 8시30분, 자정 30분, 새벽 3시30분 세 차례 캠프에 들어가 물품을 분류하고 실은 뒤 배송을 반복한다. 오전 7시까지 배송을 완료하지 못하면 구역이 회수되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어 사실상 '과로 시스템'이 고착화돼 있다. 4년째 쿠팡에서 새벽 배송을 이어온 한 여성 기사는 "단가는 계속 낮아지는데 물량은 줄지 않는다"며 "투잡, 쓰리잡을 해야 생활이 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쿠팡이 몇십조를 번다는데 기사들은 일개미처럼 일할 뿐"이라는 그의 말에는 구조적 박탈감이 묻어난다. 반면 쿠팡 측은 "비교 단가만으로 과로를 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의 배송은 합포장이 아닌 개별 포장으로, 중량이 가벼워 단가가 낮게 책정된다는 논리다. 또한 쿠팡노조는 "심야 배송 금지는 단가 문제가 아니라 생계 문제"라며 "민주노총 탈퇴 보복성 조치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소비자단체도 새벽배송 전면 금지에 부정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새벽배송이 막히면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불편을 넘어 물류 종사자, 납품업체 등 광범위한 생태계가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쟁은 '노동자 건강권 대 소비자 편익'이라는 이분법으로는 해소되지 않는다. 본질은 쿠팡의 물류 효율과 노동의 질 사이의 불균형, 그리고 산업 구조의 왜곡에 있다.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발주나 주문 마감제를 통해 배송 물량을 조정하며 기사들의 과로를 방지하고 있다. 예를들어 쓱닷컴은 계획된 물량이 마감되면 다음 배송 시간대로 전환시키고, 컬리는 AI로 예상 판매량만 선발주해 근무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커머스 업계는 "퀵커머스(즉시배송)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새벽배송 금지 논의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쿠팡이 스스로 단가를 현실화하고, 배송 품목과 시간대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택배노조는 "오전 5시 출근 기사들이 쿠팡 캠프에 도착해 곧바로 물건을 싣고 나가면 과로는 줄고, 소비자 불편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새벽배송'은 이미 생활 인프라가 됐다. 그러나 그 편리함 뒤에는 낮은 단가와 장시간 노동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소비자 편익과 노동자 권익 사이에서, 이제는 산업 구조의 '속도전'이 아닌 '지속 가능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다.
-
- 생활경제
-
쿠팡 새벽배송 논란, '노동권 vs 소비자 편익' 대립 격화
-
-
[월가 레이더] 나스닥, AI주 급락에 0.6% 하락⋯소비심리 냉각·셧다운 장기화 우려
-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소비심리 악화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 떨어지며 4월 이후 최악의 주간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2%, 다우지수는 36포인트(0.1%) 내렸다. AI 관련주 약세가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주간 기준 7% 빠졌고, AMD(-9%), 오라클(-9%), 브로드컴(-7%)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테슬라도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의 1조달러 규모 보상안을 승인한 직후 2% 넘게 밀렸다. 셧다운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미시간대 조사에서 소비자심리는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고, 채용정보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는 10월 감원 발표가 2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낙폭은 장 막판 일부 줄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부 운영 재개를 위한 단기 자금법안을 공화당에 제시하면서 기대감이 확산됐다. 시장은 셧다운이 항공편 감축 등 실물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컨커런트애셋매니지먼트의 리아 베넷은 CNBC에 "정부 데이터가 끊긴 어둠 속에서 투자자들의 행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AI 랠리, 숨 고르기냐 꺼지는 불빛이냐…'정보 공백' 속 뉴욕증시 갈림길 뉴욕증시는 한 달 넘게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거래에서도 장 초반 낙폭을 키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정부 재가동을 위한 단기 예산안을 제시한 뒤에야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나스닥이 3% 넘게 빠지며 4월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번 셧다운은 단순한 정치적 대치가 아니라 경제의 '감각 기관'을 마비시키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이 두 달 연속으로 고용보고서를 내지 못하고, 각종 통계가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은 '데이터 없는 시장'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리아 베넷 컨커런트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아무도 어둠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부 데이터가 끊긴 상태에서 투자자 행동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지표 공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정책 판단의 실명 상태'를 초래한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예비치 기준으로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고, 민간 고용정보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는 10월 감원 발표 건수가 22년 만에 최대라고 밝혔다. 시장은 '실물 경기 냉각'의 신호가 차츰 누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주도주 흔들…글로벌 밸류에이션 부담 확산 이번 주 시장 하락의 중심에는 기술주, 그중에서도 AI 대표주들의 급락이 자리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주간 기준 7%, AMD는 9% 떨어졌고, 오라클과 브로드컴 역시 7~9% 낙폭을 기록했다. AI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상반기 'AI 낙관론'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AI주 급락 여파로 4월 이후 최악의 주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AI 투자주들이 약세를 보이며, 글로벌 밸류에이션 조정 흐름이 미국을 넘어 아시아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시장의 '매그니피센트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아마존·알파벳)이 미국 증시 상승의 대부분을 견인해온 만큼, AI 섹터의 흔들림은 곧 시장 전체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들어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가 일주일 새 8000억 달러 이상 증발했다는 추정도 나온다. "과열 식히는 건강한 조정" vs "버블 붕괴의 전조"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는 "불가피한 숨 고르기"로 본다.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캐피털 CEO는 CNBC에서 "나스닥이 4월 이후 40% 상승했다. 시장이 스스로 과열을 식히는 건강한 조정 국면"이라며 "버블의 공기를 일부 빼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정은 일시적 매도세일 뿐이며, 향후에도 AI·클라우드·전기차 등 혁신산업 중심의 성장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거스트너의 말처럼 최근 시장에서는 일부 자금이 방어주·가치주로 이동하는 로테이션 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반면 '버블 붕괴의 초기 신호'라는 시각도 있다. AI 관련 실적 개선세가 둔화되는 반면 주가는 여전히 고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다. 월가 일각에서는 AI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40배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AI가 단기 성장 모멘텀을 잃으면 시장은 급격히 리스크 오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다. 베넷은 "AI 투자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번 매도세는 일시적"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구간에 들어섰다"고 언급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AI 테마의 장기 성장성에는 신뢰를 두지만, 단기 실적 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셧다운 불안·소비 위축…'경기 냉각' 본격화 조짐 정치 불확실성은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션 더피 교통장관은 "40개 주요 공항의 항공편을 10% 줄일 계획"이라고 밝히며, 항공 관제 인력 부족으로 하루 3500~4000편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공 부문 인건비 지급 중단, 소비심리 급랭, 연방 예산 집행 지연이 맞물리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비자 신뢰 악화가 이번 주 주식시장 하락을 부추겼다"고 보도하며, 크레셋 캐피털의 잭 애블린 발언을 인용해 "표면적인 수치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고 전했다. 미국 가계의 지출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기업 실적에도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셧다운 해소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제시한 단기 예산안은 공화당의 반발로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시장은 "정치 교착이 길어질수록 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경계한다. 구조적 성장 vs 단기 불확실…AI 장세의 분기점 현재의 조정은 AI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와 단기 불확실성이 맞부딪치는 지점으로 볼 수 있다. AI는 여전히 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에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은 2026년 이후 출시될 차세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확충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돼 통계·금융데이터 흐름이 마비되면, 투자 의사결정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단기 조정으로 보면서도 "정보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정책 판단과 시장 예측 모두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베넷은 "AI와 기술 투자 트렌드는 꺾이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확신'을 잃으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래드 거스트너 역시 "현재는 시장이 벽(wall of worry)을 마주한 상태"라며 "AI 버블이 아니라 투자 사이클의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이끄는 증시 랠리가 재개될지, 혹은 정부 셧다운과 경기 냉각이 더 깊은 조정을 불러올지는 향후 2주 안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초점은 단기 정치 변수보다도, AI 산업이 실적과 수익성으로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
- 금융/증권
-
[월가 레이더] 나스닥, AI주 급락에 0.6% 하락⋯소비심리 냉각·셧다운 장기화 우려
-
-
[우주의 속삭임(152)]달 채굴할 가치가 있는가⋯'헬륨-3' 두고 민간·국가 경쟁 가열
- 인류의 상상과 낭만의 대상이던 달이 이제는 탐욕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달 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토양층 '레골리스(regolith·표토)' 속에는 헬륨-3(He-3)을 비롯한 희귀 자원들이 다량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자원이 차세대 핵융합 연료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해 왔고, 최근에는 이를 상업적으로 확보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NASA에 따르면 달 표면은 두꺼운 바위, 돌, 먼지 층으로 덮여 있다. 이 먼지 투성이의 암석층을 달 표토라고 한다. 안정된 희귀 가스 동위원소인 헬륨-3은 태양풍에 의해 지구에서 발견되는 양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달에 축적됐다. 헬륨-3는 미래 핵융합 발전의 연료로 기대를 모을 뿐 아니라, 양자컴퓨터 냉각에 필수적인 고성능 극저온 냉장 장비의 핵심 소재로도 활용된다. 6일(현지시간) ZME사이언스에 따르면 헬륨-3는 이론적으로는 위험한 방사성 폐기물 없이 차세대 청정 핵융합로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 유럽 우주국(ESA)은 "헬륨-3는 방사성이 없으며 위험한 폐기물을 생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구에서 발견되는 헬륨-3의 대부분은 핵연료 저장고에 있는 삼중수소가 서서히 붕괴되면서 생상되는데, 매년 수천 리터 정도만 생산도ㅓㅣㄴ다. 과학자들은 달에 최대 100만톤의 헬륨이 매장되어 있으며, 달 토양의 표층에 흩어져 있다고 추정한다. 7일 노틸러스에 따르면 핀란드의 극저온 기술 기업 블루포스(Bluefors)는 지난 9월 달 자원 채굴 스타트업 인터룬(Interlune)과 2028년부터 2037년까지 매년 최대 1000리터(265갤런)의 헬륨-3를 공급받는 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in)은 달의 헬륨-3, 물 얼음, 희토류 및 귀금속 등 매장 자원을 정밀 탐사하는 프로젝트 오아시스 계획을 발표했다. 달에는 철, 산소, 실리콘 등 산업적 가치가 높은 원소들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을 비롯해 후발주자인 러시아, 유럽, 인도 등에서 '달 자원 전쟁'의 열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채굴의 경제성 확보는 여전히 난제다. 이슬라마바드 항공·안보연구센터의 무스타파 빌랄 연구원은 스페이스뉴스(SpaceNews) 기고에서 "새로운 달 탐사 경쟁의 승자는 국기를 꽂는 나라가 아니라, 장기적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달 탐사는 여전히 막대한 비용이 든다. 특히 채굴 장비와 자원을 싣고 왕복해야 하는 임무는 더욱 고비용 구조다. 2004년 추정에 따르면 지구에서 달까지의 왕복 비용은 1파운드당 약 1,000달러(약 137만 원)에 달했으며,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도 이보다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 발전 속도가 가파른 만큼, 달은 더 이상 단순한 낭만의 상징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학자들은 인류가 탐욕에 앞서 신중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달의 자원을 향한 손길이 결국 또 하나의 '지구적 착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국제적 논의와 규범이 필요한 시점이다.
-
- 포커스온
-
[우주의 속삭임(152)]달 채굴할 가치가 있는가⋯'헬륨-3' 두고 민간·국가 경쟁 가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