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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 '반토막'⋯강남·과천은 신고가 거래 비중 높아
-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서울 강남구와 경기 과천시 등 고가 단지 밀집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만3423건으로 전월(2만5456건)보다 47% 감소했다. 그러나 강남구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59.0%로,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과천시도 62.5%로 수도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입지 경쟁력이 높은 지역 중심의 선별 매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미니헤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급감 속 강남·과천 ‘신고가 행진’…고가 주거지에 매수세 집중 올해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47% 급감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와 경기 과천시 등 고가 단지 밀집 지역에서는 오히려 신고가 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이중적 양상이 포착됐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4년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만3423건으로, 3월(2만5456건) 대비 47.3% 감소했다. 전체적인 거래량 감소는 정책 및 제도 변화에 대한 시장의 관망 심리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직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7월 도입 예정인 DSR 3단계, 그리고 조기 대선 등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수요자들이 거래를 미루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고가 단지 밀집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서울 강남구다. 4월 한 달간 강남구의 전체 아파트 거래 가운데 59.0%가 종전 최고가 이상에 거래됐다. 이는 2022년 4월(53.7%)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긴 수치다. 강남구는 고급 주거지 수요가 풍부하고, 가격 하방 경직성이 강해 하락기에도 신고가 거래가 잦은 특성을 보인다. 그 뒤를 이어 용산구(46.2%), 양천구(44.0%) 역시 높은 신고가 거래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양천구는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돼 전월(25.9%)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밖에도 서초구(33.3%), 송파구(27.9%), 마포구(26.0%), 강동구(22.8%), 성동구(22.2%) 등 한강변과 주요 도심 지역도 20%를 웃도는 신고가 비중을 보였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도봉구(0.9%), 강북구(1.5%), 노원구(1.9%) 등은 1% 안팎에 머물렀고, 거래 자체도 크게 줄었다. 입지 경쟁력과 개발 기대감 차이에 따라 신고가 거래 비중이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시가 압도적이었다. 과천의 4월 신고가 거래 비중은 62.5%로 수도권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정부청사 이전, GTX-C 노선, 신도시 개발 등 다양한 개발 호재에 힘입어 강남권 수요의 대체지로 자리 잡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15.7%)는 판교 백현동 대형 아파트와 수내·서현동 리모델링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왔다. 부천시 오정구(15.4%)와 소사구(10.1%)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가격 부담이 낮은 중소형 구축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붙었다. 인천의 경우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었지만, 미추홀구만은 예외였다. 4월 미추홀구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7.5%로 인천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정비사업에 따른 신축 공급, 역세권 중심 브랜드 아파트의 매수세 유입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주택 시장이 '양극화' 흐름을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는 줄었지만 수요자들은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고 향후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한해 선별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직방은 "일부 고가 단지의 상승 거래는 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며 이른바 '앵커링 효과'를 통해 주변 단지 가격에도 간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 고가 단지의 신고가 거래는 해당 지역의 매물 호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의 회복 기대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는 처음 제시된 숫자나 정보(앵커)가 이후 판단이나 결정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아파트가 '신고가'에 거래됐다는 정보가 나오면, 근처 비슷한 단지나 같은 단지의 다른 매물들도 그 가격을 기준(앵커)으로 삼아 매도자가 호가를 높이거나, 매수자가 가격을 정당화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합리적인 근거보다 첫 제시 가격에 기대어 판단하게 되는 일종의 인지 편향이다. 한편, 향후 수도권 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 강화, 금리 향방, 공급 확대 여부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거래 양극화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강남, 과천, 용산 등 고급 주거지에 쏠리는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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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 '반토막'⋯강남·과천은 신고가 거래 비중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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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간 레이더] 뉴욕증시 S&P 500 3.7% 하락 vs 방어주 5% 상승⋯다음 주 데이터·관세 촉각
- 뉴욕증시가 핵심 경제지표 발표와 관세 불확실성 속에 다음 주 거래를 시작한다. 투자자들은 시장 주도권이 경기 방어 업종에서 위험 선호 업종으로 이동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전반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경제 데이터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관련 협상 결과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벤치마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7%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필수소비재 업종은 5%, 유틸리티 업종은 5.6% 오르며 시장 안전지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증시가 저점에서 반등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술주,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다시 품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음 주 발표될 경제 데이터가 이러한 주도주 변화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13일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인플레이션 추세를, 15일의 4월 소매판매는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을 최신 정보로 보여준다.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이들 데이터 결과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높은 CPI 수치나 예상치를 밑도는 소매 판매는 경기 둔화 속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다. 무역 협상 진전 여부에도 시장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상당수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 후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가 무역 협정 기본 틀에 합의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투자자들은 90일 유예 기간 만료 전 추가적인 합의가 나올지 촉각을 세운다. 월마트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 역시 소비 행태와 수입 상품 비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핵심 경제 데이터와 무역 협상 결과가 다음 주 뉴욕증시의 흐름을 결정지을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미니해설] 뉴욕증시 반등의 민낯…데이터·관세 불확실성에 흔들리는 '희망' 뉴욕증시가 최근 눈에 띄는 반등세를 보이며 투자자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4월 2일 '해방의 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보다 큰 관세 부과 우려 때문에 급락했던 시장은 관세 유예와 협상 개시 소식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물적 본능'으로 해석되는 주도주 변화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위험 회피(risk-off) 모드에 있다면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등 경기 방어 업종이 계속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초 S&P 500 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에서도 경기 방어 업종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시장이 저점에서 반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술, 산업재, 경기소비재와 같이 경기에 민감한 이른바 '위험 선호(risk on)' 업종들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기 시작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스키니 최고 투자 전략가는 이러한 주도주 변화에 주목하며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는 "주도주가 경기 방어 업종에서 금융이나 에너지와 같이 경제와 연관된 업종이나 그룹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마도 투자자들이 경제 전망을 일부 '동물적 본능(animal spirits)'을 되찾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덜 조심스러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경제 전망을 두고 낙관적인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반등세의 문제점…'희망'에 기댄 불안한 회복 하지만 최근 반등세 지속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반등세가 '희망'이라는 다소 불안정한 기반 위에 세워졌다고 진단한다. '해방의 날' 이후 증시가 크게, 어쩌면 너무 크게 하락했고, 이제는 크게, 어쩌면 너무 크게 반등했다는 것이다. 그 '희망'의 실체는 무엇일까? 미국과 영국 간 무역 협정 기본 틀 합의처럼 일부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극심한 압력에 밀려 '상호'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등 '유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통해 투자자들은 안도감을 얻었다. 상황이 정말 나빠질 때마다 그가 물러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여기에 트럼프가 시장에 비우호적인 관세 정책에서 벗어나 감세 등 다른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까지 더해졌다. 더디게 진행되는 관세 협상…7월 '스냅백' 우려 여전 그러나 이러한 희망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영국과의 합의가 다른 국가들, 특히 중국과의 협상으로 순조롭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들거나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다른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는 위험도 상존한다. 제약, 반도체, 심지어 해외 제작 영화에 대한 계획된 부문별 관세가 아직 남아있어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게다가 지난달 시작된 90일 관세 유예 기간의 3분의 1이 지났지만, 더 높은 관세율이 7월에 다시 시행될 수 있는 50개국 이상과의 협상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핵심 경제 데이터 발표 임박…스태그플레이션 경고와 시장의 공포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매튜 미스킨 공동 최고 투자 전략가는 모든 거시 투자자들이 고심하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이것이 단순히 주식 내 방어적인 경향에 반영된 심리적 둔화인지, 아니면 더 근본적인 것인지'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해, 최근 경기 둔화 시그널이 일시적 심리 위축인지, 아니면 실제 경제 펀더멘털 악화 시작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스킨은 다음 주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데이터가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CPI가 예상보다 높고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밑돈다면, 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낮은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은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시 최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상승과 실업률 상승 위험이 모두 커졌다고 밝히며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했다. 관세,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소비자가 물가 상승과 빈 매대에 직면하고,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위험은 여전히 현실적이다. 투자자들은 4월 2일 이전에는 중국과의 무역 중단을 예상하지 않았지만, 이 몇 달만 지속되어도 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값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같은 일부 시장 지표는 여전히 투자자들 사이에 상당한 공포가 남아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S&P 지수가 금 기준으로 볼 때 '해방의 날' 이후 하락하고 2월 고점 대비 S&P 지수로 살 수 있는 금 양이 줄어든 것도 이러한 시장 불안감을 반영한다. 최근 증시 반등은 단기적 관세 완화 및 협상 기대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유턴' 가능성에 기댄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반등은 '해방의 날' 이후 급락세를 되돌리는 데는 충분했지만, 근본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현재 수준의 주가가 과도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다음 주 핵심 경제 데이터와 무역 협상 진전 여부가 시장 진정한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긍정적 희망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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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간 레이더] 뉴욕증시 S&P 500 3.7% 하락 vs 방어주 5% 상승⋯다음 주 데이터·관세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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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회담 대기 속 다우 0.29% 하락⋯S&P·나스닥 보합세 마감
- 뉴욕증시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결과를 주시하며 9일(현지시간) 소폭 하락세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말 스위스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에 주목했다. 회담 결과에 따라 무역 갈등 완화 또는 심화 가능성이 갈리며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대해 현행 145% 관세율을 80%로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현행보다는 낮지만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회담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119.07포인트(0.29%) 내린 41,249.3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4.03포인트(0.07%) 하락한 5,659.91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78포인트 상승하며 17,928.92로 사실상 보합에 그쳤다. 이번 주 전체로는 S&P 500 지수가 0.47%, 나스닥 지수가 0.27%, 다우지수가 0.16% 각각 하락했다. [미니해설] 다우 0.29% 하락 마감…미중 회담 변수에 쏠린 눈, 불확실성 속 엇갈린 시각 5월 둘째 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 협상이라는 핵심 변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 속에 보합세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며 한 주를 마쳤다. 주요 지수들이 소폭 등락하며 방향성을 탐색한 것은 주말 스위스에서 열릴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 스위스에 쏠린 눈…트럼프의 '80% 관세' 시사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미-중 무역 협상이다. 특히 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 145%에서 80%로 낮추는 것을 시사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이는 현행 관세율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시장 일부에서 예상했던 60% 미만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앞서 미국과 영국이 잠정 무역 합의(영국산 상품에 대한 10% 기본 관세 유지)를 맺었던 터라 투자자들은 미-중 회담에서도 구체적인 진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불확실성을 더한다. 전문가들 "계산 가능한 결과 기다려"…변동성 횡보 예상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협상의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본다. 시장 역시 구체적인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분석한다. 아메리프라이즈의 러셀 프라이스 최고 경제학자는 "중국과의 관계는 장기적인 무역 관행 개선이 필요한 주요 초점"이라면서도, 회담이 열린다는 사실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합의에 대한 진전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인지 두고 봐야 한다"며 결과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그는 협상 결과가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켓 최고 시장 전략가는 현재 시장 상황을 "뉴스 사이클의 부침 속에 있으며 이는 시장 반응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구체적인 (계산 가능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때까지" 변동성이 큰 횡보 기간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히 회담 개최 이상의 '측정 가능한' 성과를 시장이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방한 기업 실적 vs 불확실성에 갇힌 전망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거시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진행 중인 기업 실적 시즌은 비교적 선방하며 시장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중 약 76%가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하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불확실한 무역 환경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철회하거나 하향 조정하기도 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웰스 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 주식 애널리스트는 실적 전망치를 철회한 S&P 500 기업 수가 13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관세가 기업의 미래 실적 전망에 큰 제약을 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수의 기업만이 전망치를 철회했다는 점을 '긍정적인 어닝 시즌 놀라움'으로 해석한다. 포드, 델타, 스냅, 마텔 등 잘 알려진 기업들도 일부 포함되었음에도 전체 수가 적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종목별 엇갈린 희비…경기 지표와 연준 우려도 변수 전반적인 지수 움직임이 제한된 가운데, 개별 종목과 부문별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에너지 부문은 유가 상승과 무역 회담 기대감에 힘입어 S&P 500 부문 중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헬스케어 부문은 부진했다. 일부 기업들은 긍정적인 분석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제임스 프리드먼 애널리스트는 어펌의 강력한 실적과 성장 경로를 근거로 '긍정적' 등급을 제시했다. 모건 스탠리의 알렉스 스트래튼 애널리스트는 태피스트리의 관세 회복력과 브랜드 모멘텀을 강점으로 꼽으며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반면 미국 여행 수요 부진으로 매출 예상치를 하회한 엑스피디아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뱅크 오브 아메리카 데이터 상 4월 가계 카드 지출 둔화 등 소비 지표 부진과, 연준 관계자들이 관세가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한 점도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크레이그 비쥬 애널리스트는 미-중 관세가 다른 대형 의료 기술 기업보다 GE 헬스케어에 더 큰 타격을 줬다며, 반대로 무역 긴장 완화 시 가장 큰 혜택을 볼 기업으로 GE 헬스케어를 지목하기도 했다.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 회담이라는 핵심 변수를 앞두고 관망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 실적과 개별 기업 분석, 거시 경제 지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 움직임을 제한한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계산 가능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당분간 변동성이 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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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회담 대기 속 다우 0.29% 하락⋯S&P·나스닥 보합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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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10일부터 스위스서 첫 관세협상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재개된 '관세전쟁'으로 사실상 교역 관계를 단절한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스위스에서 만나 첫 공식 무역·경제 대화에 나선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8일 제네바를 방문해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을 만나고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도 만나 무역 협상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원래 스위스와 무역 대화가 예정돼 있었는데 때마침 중국 협상팀이 스위스를 방문한다고 알려 왔다"며 "그래서 10~11일에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정에 없었지만 중국이 협상 신호를 보내 만나 본다'는 의미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미국 발표 시점에 맞춰 "허 부총리가 스위스 정부 초청으로 9~12일 스위스를 방문한다"며 "스위스 방문 기간에 미국 측 협상 선도인(대표)인 베선트 재무장관과도 회담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미국 고위급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대화를 희망했다"며 "세계의 기대와 미 업계·소비자의 호소를 고려해 미국과 만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물밑에서 간곡히 요청해 마음을 바꿨다'는 뜻이다. 서로에게 100% 넘게 부과한 관세를 낮추는 논의에 착수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발 관세전쟁' 타결을 위한 협의에 나섰지만 단시일에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미국이 먼저 145%의 대중국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관세 추가 면제 조치에 대해서도 "나는 그것을 멋지고 단순하게 만들고 싶고, 너무 많은 면제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각국의 반발이 커지자 다른 나라에는 '10%' 외 나머지 관세를 9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145%까지 끌어올렸다.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 추가 관세를 매기며 맞섰다. 두 나라 모두 무역 단절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퍼지고 있다. 미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3월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4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역대급으로 추락하면서 위기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한 달가량 '물속에서 숨 참기' 대결을 벌인 두 나라가 돌연 '상대방의 요청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선다'고 주장하며 대화를 선언한 것이다. 외신들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스위스 회동에서 ▲양국의 비현실적 관세 인하 ▲미국의 소액 면세 제도 복원 ▲미국의 수출 통제 목록 조정 등을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세 자릿수로 치솟은 관세율을 어디까지 낮출 것인가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에서 중국 측 변호사를 맡았던 헨리 가오 싱가포르경영대 교수는 BBC방송에 "양측이 2018년 협상 때처럼 끝없는 줄다리기를 할 것 같다"며 "이번 협상도 1년 이상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발 고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는 "지급준비율(RRR)을 0.5% 포인트 인하해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3조원)을 공급하겠다"며 "정책금리와 주택 대출금리도 각각 0.1% 포인트, 0.2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인도산 농약에 최대 166.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제한 조치에 동조하려는 국가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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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10일부터 스위스서 첫 관세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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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89)] 미국 연준, 트럼프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 3차례 연속 동결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에도 지난 1월 이후 3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며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상승의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관세가 미칠 영향을 주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린 세 번의 FOMC 회의 결과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하지만 연준은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관망하며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이번에도 유지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관세가 발표된 대로 크게 인상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하며 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수단을 쓸 것"이라며 "경제 지표와 전망, 위험 균형이 우리가 고려하는 것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결정은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관세 및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지길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정책 금리가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않고 인내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세정책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발표된 큰 폭의 관세 인상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상승, 성장세 둔화, 실업률 증가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관세 정책이 어떻게 진화할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경제 상황의 전개에 대한 직감(gut)을 묻자 "내 직감은 경제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말해준다"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위험이 모두 상승했지만,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1분기 미국의 경제가 역성장(-0.3%·속보치 기준)한 것과 관련해선 "관세를 피하기 위해 수입이 급증한 게 GDP에 부정적인 기여를 한 영향"이라며 "2분기에 이런 현상이 역전돼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면 비정상적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1분기 GDP 지표가 향후 발표될 잠정치와 확정치에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어떤 대통령과도 (먼저)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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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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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89)] 미국 연준, 트럼프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 3차례 연속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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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다우 0.7%↑⋯AI 기대 속 연준 '양쪽 위험' 경고
- 뉴욕증시가 연준의 금리 동결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장 막판 반등하며 올랐다.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70%,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43%, 나스닥 종합지수는 0.27%씩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은 기준금리를 지금처럼 유지했지만, 물가와 실업 양쪽의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장 막판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규제를 풀 것을 검토한다는 소식은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주 급등을 불러일으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디즈니는 실적이 좋아 크게 올랐고, 애플이 AI 검색 제휴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미니해설] 연준의 '경고'와 시장의 '줄다리기'…AI·무역 변수 속 숨은 기회와 위협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안도의 한숨과 불안의 그림자가 뒤섞인 하루였다.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묶었지만, 동시에 경제의 두 기둥인 물가와 고용 모두에서 위험이 커졌음을 공식으로 인정하며 시장에 무거운 경고음을 보냈다. 그런데도 시장은 장 막판 인공지능 반도체 규제를 푼다는 '뜻밖의 좋은 소식'에 반색하며 오름세로 마쳐, 복잡한 흐름을 보였다. 현재 시장은 거시경제의 불확실함 속에서도 특정 주제와 개별 기업 소식에 민감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의 '어려운 선택'…백악관 향한 간접 압박? 이날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에서 "위원회는 이중 책무의 양쪽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고용 부진과 물가 오름세 위험이 모두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러한 평가는 경제가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에 들어설 수 있다는 걱정을 키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기자회견에서 "큰 폭의 관세 올리기가 지금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경제 성장 둔화, 긴 기간의 물가 오름세, 실업률 높아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주는 나쁜 영향을 바로 짚었다. 단순한 경제 진단을 넘어 정치적 뜻을 담았다는 분석이 많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국제 전략가는 CNBC와 한 인터뷰에서 연준의 발표가 "행정부에 '당신들 정책이 물가 상승과 실업률 높아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다소 매서운 성명"이라고 풀이했다. F.L. 퍼트넘 투자 관리의 엘런 헤이즌 수석 시장 전략가도 로이터통신에 "성명서는 백악관에 그들의 최근 움직임이 경제 환경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뜻을 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이 바로 정책 수단을 쓰기보다, 발언 수위를 높여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간접으로 이끌려는 뜻으로 읽힌다. 파월 의장 스스로도 "경제에 대한 불확실함이 무척 커졌고 아래로 향할 위험이 늘었다"면서도 "고용 부진과 물가 오름세 위험은 커졌지만, 아직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고 여지를 남긴 대목은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무역 전쟁의 그늘, 여전한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 시장의 또 다른 걱정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다툼이다. 주말 스위스에서 미국과 중국 대표단이 무역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은 장 초반 투자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주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성명 발표 바로 전에 "중국을 향한 높은 관세를 거둘 뜻이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기대는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그는 "펜타닐 유입을 막아야 하며, 그것이 매우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해, 무역 문제를 마약 문제와 엮으며 논의가 길어질 것을 내다보게 했다. 바클리스의 에마뉘엘 카우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거래에 대한 뚜렷한 나아짐 없이 불확실함이 오래 이어질수록 경기 침체 위험은 더 커진다"고 알리며, 트럼프 행정부의 "걷잡을 수 없는" 정책 때문에 주가가 더 오르기 어렵다고 짚었다. 무역 다툼이 길어지면 기업 실적이 나빠지고 투자가 줄어, 연준의 통화정책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경기 내리막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AI, 시장의 구원투수? 새로운 다툼의 시작? 이런 거시경제의 불안함 속에서도 시장은 'AI'라는 핵심어에 뜨겁게 반응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시절의 AI 반도체 규제를 없앨 계획이라고 알리자 엔비디아 주가가 3% 치솟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7% 오르며 장 막판 지수 되돌림을 이끌었다.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AI는 동시에 기존 산업 판도를 흔드는 '파괴적 혁신'이라는 두 얼굴을 드러냈다. 애플의 서비스 부문 책임자인 에디 큐가 법정 증언에서 "AI 검색 엔진이 결국 구글 같은 보통 검색 엔진을 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7~8%쯤 크게 떨어졌다. 애플 또한 아이폰의 사파리 검색창에 오픈AI, 퍼플렉시티 같은 AI 서비스를 검색 기능으로 넣는 방안을 살핀다는 보도는 애플과 구글 사이 오랜 검색 동맹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낳으며 애플 주가에도 무거움을 더했다. 7일 시장은 연준의 조심스러운 태도와 무역 논의의 불확실함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AI라는 강한 주제가 개별 종목과 업종의 희비를 가르는 모습을 명확히 드러냈다. 디즈니가 갑작스러운 구독자 늘어남과 좋은 실적으로 11% 가까이 치솟은 것은 개별 기업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주지만,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힘으로는 모자랐다. 투자자들은 한동안 거시경제 지표와 연준의 정책 방향,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및 산업 정책이라는 여러 변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과 규제 변화가 가져올 산업 모습의 변화는 긴 기간의 투자 계획을 짜는 데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이 될 것이다. 이날 시장은 이처럼 복잡한 판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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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다우 0.7%↑⋯AI 기대 속 연준 '양쪽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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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 지준율·정책금리 인하⋯192조원 유동성 푼다
- 중국이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인한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1조 위안(한화 약 192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리도 0.1%포인트(p) 낮춘다. 오는 15일부터 인하된 지준율이 적용된다. 또한 역레포 금리, 대출우대금리(LPR), 자동차 금융사 지준율, 주택공적금 대출금리 등도 줄줄이 인하된다. 당국은 이를 통해 내수와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병행하며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니해설] 미중 관세전쟁 여파에 中 경기부양 가속…'현금 살포'로 총력 대응 중국이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섰다.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재점화되며 중국의 대미 수출 급감과 내수 침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이 대규모 현금 유입 조치를 발표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시장 심리 지원을 위한 패키지 금융정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RRR)을 0.5%포인트 인하해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2조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민은행 기준으로 상당한 유동성 방출로, 내수 소비와 기업 투자를 자극하려는 조치다. 정책금리도 0.1%포인트 인하된다. 구체적으로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5%에서 1.4%로 낮춰, 시장 실세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연쇄적으로 0.1%포인트 내릴 전망이다. 자동차금융사·금융리스사 지준율은 전면 폐지된다. 이는 자동차 소비 진작을 노린 조치로, 최근 중국 내수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자동차 수요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기 위한 정책이다. 여기에 구조적 통화정책 도구 금리도 0.25%포인트 인하됐다. 농촌 및 소기업 지원을 위한 재대출 금리 등은 1.75%에서 1.5%로, 담보보완대출(PSL) 금리는 2.25%에서 2.0%로 조정된다. 이를 통해 자금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과 농촌경제의 금융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주택시장 부양도 본격화된다. 주택공적금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고, 5년 만기 첫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85%에서 2.6%로 인하한다. 판 행장은 이를 통해 연간 약 200억 위안(약 3조9000억 원)의 이자 부담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병행을 거시경제 기조로 삼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과 2기 행정부 하 관세 강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내에서는 조속한 경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됐다. 판 행장은 이어 내수 진작 및 고령층 복지 확대를 위한 재대출 5,000억 위안(약 96조 원)을 신설하고, 과학·기술혁신 지원 재대출 한도도 5,000억 위안에서 8,000억 위안(약 154조 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안정화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증권사·보험사·기금 운용사를 대상으로 스왑 자금 5000억 위안을 공급하고, 주식 자사주 매입 및 증자 재대출을 통해 3,000억 위안을 추가 공급한다. 이를 통해 총 8,000억 위안(약 154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자본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리윈쩌 국가금융감독총국장은 보험사의 장기 투자 확대와 관련해 600억 위안(약 11조6000억 원) 규모의 시범 투자 자금이 이미 승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1분기 중국의 부동산 대출 잔액이 7500억 위안으로 2022년 이래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며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부실 부동산기업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대출이 6조7000억 위안(약 1296조 원)에 달해 1600만 채 이상의 주택 완공·인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국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 부동산 안정화 △ 중소·민영기업 자금 지원 △ 관세 피해 기업 보전 △ 기술혁신 보험 등 8개 분야에 걸친 새로운 금융지원 정책도 발표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도 증시에 대한 국유자본의 적극적인 개입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중앙후이진 등 국유 투자기관이 투입한 증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지원해 우량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구조개혁과 자산시장 안정, 내수 촉진까지 포괄하는 '올인형' 부양 패키지로 평가된다. 중국이 미중 통상 격화와 내부 경기 둔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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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 지준율·정책금리 인하⋯192조원 유동성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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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2년 만에 최저⋯거래금액도 6분기 만에 최저
- 2025년 1분기(1∼3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이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탄핵 정국 등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플래닛이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분기 거래량은 31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전 분기보다는 10% 줄었다. 이는 2023년 1분기(2784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도 6조975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0.7%, 전분기 대비 36.4% 감소했다. 이는 2023년 3분기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낮은 금액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화성시가 92건으로 거래량 1위를, 서울 강남구가 1조 1923억원으로 거래금액 1위를 기록했다. 최고가 거래는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6620억원)였다. [미니해설] 정국 불확실성에 움츠러든 빌딩 시장…1분기 거래량·금액 모두 '뚝' 지난 1분기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이 뚜렷한 위축세를 나타냈다.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3148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 전분기 대비 10.0% 감소했다. 이는 2023년 1분기(2,784건)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거래 금액은 6조9,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전분기 대비 36.4% 줄었다.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2023년 3분기(6조8,087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세종(-46.2%), 전남(-1.6%) 등 13개 시도에서 거래량이 줄었고, 거래량이 증가한 곳은 대구(14.9%), 울산(13.7%), 대전(6.2%), 강원(3.9%)에 불과했다. 거래 금액 기준으로도 강원(-56.6%), 울산(-52.1%), 서울(-40.6%)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 반면 세종(94.7%), 충남(86.0%), 경남(7.9%) 등은 예외적으로 거래금액이 늘었다. 규모별로는 10억원 미만 빌딩 거래가 2043건으로 전체의 64.9%를 차지했다. 이어 10억50억원 미만은 867건(27.5%), 50억100억원 미만 134건(4.3%), 100억~300억원 미만 80건(2.5%), 300억원 이상은 24건(0.8%)에 그쳤다. 지역별 세부 데이터를 보면 경기 화성시가 92건으로 거래량이 가장 많았으며, 서울 강남구는 거래금액 기준으로 1조1,923억원으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분기 최고가 거래는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로, 6,620억원에 매매돼 주목을 받았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1분기 중대형 빌딩 거래가 주춤하면서 전체 시장 거래량과 금액이 전분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며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는 "거래량이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과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계는 중소형 빌딩에 집중된 투자 심리, 금리 수준, 정치적 불안정성 등 복합적 요소들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특히 자산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제한된 가운데 고가 거래는 급감하고,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있는 저가 매물이 주로 거래되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 향후 금리 정책 변화와 정국 안정 여부, 정책적 규제 완화 조치 등이 빌딩시장 회복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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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2년 만에 최저⋯거래금액도 6분기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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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무역 발언'에 다우 0.95%↓⋯3대 지수 연일 하락
-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무역 협상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히며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95%(389.83포인트) 내린 40,829.00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7% 밀린 5,606.91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0.87% 하락한 17,689.66을 기록, 3대 지수 모두 연이틀 약세를 보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후 "우리는 합의에 서명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해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이 발언은 기업들의 관세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드, 마텔 등 기업들은 관세 불확실성으로 연간 실적 전망을 중단하거나 하향 조정했고, 3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인 1,405억 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향하고 있다. [미니해설] 뉴욕증시 하락 이면엔…'트럼프 불확실성'이 기업 옥죄고 경제 흔든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 발언이라는 암초를 만나 또다시 휘청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고,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단순한 심리 상태를 넘어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 악화라는 현실로 번지고 있어,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한 우려는 한층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말 한마디'에 출렁이는 시장…협상 기대감 '냉각' 이날 시장을 얼어붙게 한 결정적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 후, 그는 "우리는 합의에 서명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일부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전날 언급이나, "빠르면 이번 주에 합의가 나올 수 있다"던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주말 발언과는 온도차가 컸다. CNBC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도 했으나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매물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예측 불가능성은 가뜩이나 관세 문제로 위축된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2주 이내에" 제약 관세의 규모와 시기를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하며 추가 관세에 대한 시장의 공포감을 자극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순한 관세율 인상을 넘어, 대통령의 즉흥적인 발언 자체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는 '트럼프 리스크'의 현실화를 체감하고 있다. 관세 직격탄 맞은 기업들, 실적 전망 '암울' 대통령의 발언뿐 아니라, 실제 관세 부과는 이미 기업들의 실적에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WSJ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관세로 인해 주요 수익 지표에서 1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고,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엄청난 숫자"라고 표현했다. 인형 '바비'와 장난감 자동차 '핫휠'로 유명한 마텔 역시 2억 7000만 달러의 관세 타격에 대비해 중국으로부터의 제조 시설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포드와 마텔은 관세 관련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 발표를 중단하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CNBC는 시리얼 제조업체 WK 켈로그와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도 관세와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들어 재무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청소용품 제조업체 클로락스 역시 관세 영향을 반영해 가이던스를 수정했다고 전했다. 특정 산업군을 넘어 광범위한 분야에서 관세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CNBC 인터뷰에서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관세를 50%나 40%로 낮추더라도... 6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의 세금 인상이 될 것"이라며 "성장률에서 2%, 3% 정도를 깎아 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진단은 관세가 단순한 무역 장벽을 넘어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무역적자 사상 최대…커지는 'R의 공포'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는 주요 경제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3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1,40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한 기업들의 선제적인 수입 급증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관세 부과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역설적으로 무역적자 폭을 키운 것이다.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관세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투자 심리마저 짓누르고 있다. 4월 전 세계 인수합병(M&A) 활동 건수는 2005년 2월 이후, 미국 내 M&A 활동은 2009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을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준의 딜레마…파월, '관세 그림자' 걷어낼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의 모든 관심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로 집중되고 있다. 연준은 이틀 일정으로 통화정책회의에 들어갔으며, 금리 동결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회의 후 내놓을 경제 진단과 향후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루스테이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브 릭은 CNBC에 "금리 인하에 대한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제 요인에 대한 명확성이 확보될 때까지 현재의 동결 기조를 강력하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연준으로서는 섣부른 정책 변경보다는 관세 파장과 경제 데이터 추이를 신중히 지켜볼 공산이 크다. WSJ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정책 결정자들이 관세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위험과 경제 둔화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이체방크의 거시 전략가 헨리 앨런은 CNBC를 통해 "현재 상황은 지난 여름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며 "그때도 데이터가 급격히 악화되고 시장이 혼란에 빠졌지만, 경기 침체가 피해지고 데이터가 위축적이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시장은 매우 빠르게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시 연준이 9월에 50bp 금리를 인하했던 점을 언급하며, 시장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울프 리서치의 롭 긴즈버그는 최근 시장이 4월 초 저점 대비 17%가량 반등한 것을 두고 "과매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짚으며,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3,411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OPEC+의 증산 합의에도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긴장감 등에 반등하는 등 원자재 시장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다이아몬드백 CEO 트래비스 스타이스는 "미국 육상 석유 생산량이 정점을 찍고 이번 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유가 변동성 확대를 예고했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과 그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 경기 둔화 우려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연준이 어떤 진단과 해법을 제시할지, 시장이 '트럼프 리스크'를 딛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대통령의 한마디가 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현재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며,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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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무역 발언'에 다우 0.95%↓⋯3대 지수 연일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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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정치 불확실성, 경제 위축에 상당한 영향⋯환율 예단 어려워"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향방에 대한 예단을 경계하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중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준금리 인하 의지는 명확히 했지만, 속도와 폭은 경제 지표와 외부 변수에 따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향후 방향성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원화 강세와 관련해선 미국의 외교적 압박과 미중 협상 분위기를 배경으로 들었다. [미니해설] 이창용 "환율, 방향성 예측 어려워…정치 불확실성,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외 불확실성과 맞물린 국내 정치 불안정성이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더 내려올지 여부를 예단하긴 이르다. 지금은 변동성 자체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원화 강세 흐름과 관련해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첫째는 미국이 주요국들과 양자 협의를 통해 환율 절상 압력을 넣고 있는 정황이며, 둘째는 미중 간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순간 글로벌 기류가 바뀌면 환율이 다시 오를 수 있다"며 "환율 변동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환율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을 시장에 주는 순간,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양방향 변동성에 모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환율 수준을 보고 통화정책을 운용하지는 않는다"는 원칙도 재차 확인했다 통화정책의 방향과 관련해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을 정하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둔화를 감안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소비나 투자 등 주요 지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번 간담회의 핵심 경고 메시지였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동시에 큰 나라"라며 "정치 불안이 기업의 투자 위축과 정부 정책 추진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어 경제 전체가 가라앉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 불확실성이 위기로 번지지는 않지만, 외부 시선은 다를 수 있다"며 "바깥에서의 평가가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같이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나가면서 사기가 저하된 것은 사실"이라며, "외부에선 선진국이라고 보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을 설명하기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환율과 통화정책의 연계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은행은 특정 환율 수준을 보고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는다"면서도, "한은이 환율에 관심이 없다는 인식을 시장에 주면 한 방향으로 쏠릴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환율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진정 원하는 것이 강달러인지, 약달러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하며, 외환보유액만으로 장기적 환율 방어가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툴(tool)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규제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USDT(테더)와 같은 달러 기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은 우리 외환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국환관리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허용 여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에서 발견된 5만 원권 신권에 대해선 "한국은행은 화폐를 금융기관에만 공급하고, 국정원 등에 간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창용 총재는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밀라노를 방문 중이며, 오는 10일부터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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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정치 불확실성, 경제 위축에 상당한 영향⋯환율 예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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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수출품 내수 전환⋯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 높은 관세 장벽 탓에 중국이 미국 수출용 상품을 내수 시장으로 돌리면서, 이미 소비 부진과 과잉 생산에 시달리는 자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중국 지방 정부와 주요 기업들은 관세 타격을 입은 수출업체들의 내수 판매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징둥닷컴(JD.com), 텐센트(Tencent), 틱톡의 자매 앱인 더우인(Douyin) 등은 이들 상품의 국내 소비자 대상 판매를 활발히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징둥닷컴은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2000억 위안(약 38조 3880억 원) 투입을 약속하고, 미국행 상품 전용관을 개설해 최대 55%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성추핑(盛秋平)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지난달 "거대한 내수 시장이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장치"라며 수출 안정과 소비 진작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가격 후려치기' 경쟁 심화…물가 지표 줄줄이 '빨간불' 그러나 이러한 내수 전환 움직임의 부작용으로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 간 극심한 가격 경쟁을 우려한다. 잉커 저우 바클레이즈 은행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격렬한 가격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시장을 겨냥했던 할인 상품의 대량 유입은 기업 수익성을 갉아먹고, 고용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중국 물가 지표는 불안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3년과 2024년 0% 선을 맴돌다 올해 2월과 3월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지난 3월 전년 같은 달보다 2.5% 하락하며 2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3월 하락 폭은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모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 팀은 무역 전쟁 여파로 4월 PPI 하락률이 2.8%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이번 분기에 관세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연간 CPI 상승률이 0%에 그치고, PPI는 1.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샨 후이 골드만삭스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수입업자들이 남긴 초과 공급을 흡수하려면 내수와 다른 해외 구매자들을 위한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산업의 과잉 생산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당국의 올해 성장 목표치 '5% 안팎'에도 실제 성장률은 4.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살인적 관세에 수출길 '꽁꽁'…기업 생존 '위태' 이러한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까지 인상하고, 중국 역시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비롯됐다. 높은 관세율 탓에 양국 간 교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베이징에 있는 부티크 투자은행 샹송앤코(Chanson & Co.)의 선멍 이사는 중국 정부의 수출업체 지원 노력이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시장 접근성 상실이 약한 내수, 가격 전쟁 심화, 박한 마진, 대금 지급 지연, 높은 반품률 등과 맞물려 수출업체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 이사는 "미국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 수 있었던 수출업체들에게 내수 판매는 재고 처리와 단기 유동성 확보 수단일 뿐, 이익을 남기기는 어렵다"면서 일부 기업은 폐업하거나 공장 가동 중단을 피하려고 손실을 감수하고 운영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자리 1600만개 위협…경기 부양책 '만지작' 고용 시장 충격 확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샨 후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행 상품 생산에 중국 전체 노동력의 2%가 넘는 약 1600만 개의 일자리가 연관되어 있다고 추산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쉬인(Shein), 테무(Temu)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저가 상품을 관세 없이 미국으로 보낼 수 있게 했던 '최소 면세(de minimis)' 규정마저 폐지했다. 정치 위험(리스크) 자문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왕단 중국 담당 이사는 "최소 면세 폐지와 현금 흐름 악화가 많은 중소기업을 파산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수출 의존 지역의 실직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중국 도시 실업률이 정부 목표치인 5.5%를 넘어 평균 5.7%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더해 미국의 고율 관세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팅 루 노무라증권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심각한 수요 충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다수 경제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실제 재정 투입에 앞서 경제 악화의 구체적인 징후를 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한다. 유라시아 그룹의 왕단 이사는 "중국 당국은 디플레이션을 위기로 보기보다는, 경제 전환기에 가계 저축을 지지하는 완충재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한편, 다른 시각도 있다. 저스틴 이푸 린 베이징대 신구조경제학연구소 학장은 "중국이 재정과 통화 정책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구매력을 높일 수 있다며 "미국이 직면한 도전이 중국보다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관세 갈등이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미국이 제조업 기반을 자국으로 이전(리쇼어링)하는 데 최소 1~2년이 걸려, 그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높은 물가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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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수출품 내수 전환⋯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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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무역 혼란에도 '놀라운 회복력'
- 미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통상 정책이 일으키는 거센 압박에도 예상 밖의 회복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고용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고 낮은 실업률이 유지되는 등 좋은 신호가 나왔지만, 동시에 트럼프 정책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소비자, 기업, 투자자 전반에 불안감을 퍼뜨리며 경제의 굳건한 기반을 위협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보면, 지난 4월 미국에서는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자리가 늘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 역시 4월 저점에서 강하게 반등했다.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코리 스탈리 이코노미스트는 "또 한 달 동안 실제 고용 데이터는 그전에 나온 나쁜 분위기와 불안감을 정당화하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미국 노동시장은 4월에도 강세를 유지하며 커지는 불확실성과 관세 관련 변동성에 면역이 된 듯하다"고 평가했다. 견조한 고용·수요…예상 웃도는 경제 지표 실제로 최근 석 달간 한 달 평균 일자리 증가 수는 15만 5000개로, 2024년 평균(16만 8000개)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탄탄한 흐름이다. 고용 증가 속도는 둔화되었으나 기업들은 인력 감축을 꺼리고 있으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자 한 사람당 구인 건수 역시 팬데믹 이후 가장 높았던 때보다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0.3% 성장하며 위축된 배경에는 관세 부과를 앞둔 수입 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소비자 지출은 2023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여전히 전 분기보다 1.8% 성장하며 탄탄한 수요를 뒷받침했다. 군 관련 지출 감소로 연방정부 지출은 줄었으나 기업 투자는 활발했다. 이처럼 경제 지표가 탄탄함을 유지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 기대는 뒤로 밀렸다. 금리 선물 시장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한 달 전 약 70%에서 현재 40% 미만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오는 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그대로 둘 가능성이 크다. 정책 불확실성에 커지는 불안감…소비·투자 '빨간불'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변화무쌍한 관세 정책, 정부 지출 삭감, 이민 제한 조치는 무역 환경을 뒤흔들며 경제 전반에 불안감을 심고 있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매긴 145%의 높은 관세는 중국에서 오는 화물 운송량을 급감시켰다. 이에 주요 소매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일부 상품 부족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이런 불안감은 소비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번지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 항공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층을 중심으로 국내 여가 여행 수요가 약해졌다고 밝혔다. P&G(팸퍼스), 처치 앤드 드와이트(옥시크린) 같은 소비재 기업들은 1분기 미국 매출 성장이 둔화되었다고 보고했다. 치폴레, 스타벅스, 맥도날드 같은 외식업체들도 미국 안에서 매출 둔화를 겪고 있다. 맥도날드의 경우, 1년 이상 영업한 미국 매장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의 크리스토퍼 켐프친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때 "특히 저소득과 중간 소득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의 누적된 영향과 경제 전망에 대한 커진 불안감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도 불확실성에 대비하려고 올해 수익 전망을 거둬들이고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GM은 관세 때문에 올해 순이익이 최대 25% 줄 수 있다고 밝혔고, 애플은 현재 관세 계획만으로 이번 분기에 9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생기며 이는 더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 같은 자원이 모자란 중소기업은 상품 부족이나 비용 상승 탓에 특히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미국 고용의 80%가 500명 미만 기업에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우려했다. 여러 심리 지표도 나쁜 신호를 보낸다. 콘퍼런스 보드의 4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시간대 조사에서는 미국인 65%가 앞으로 1년 동안 실업률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들의 설문조사에서도 기업들은 설비 투자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관광업 타격 현실화…무역 전선 '먹구름' 일리노이 제조업 협회의 마크 덴츨러 CEO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세금·규제 개혁 기대로 제조업체들이 낙관했으나 관세 문제가 불거지며 엄청난 불확실성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그는 일리노이의 한 독일 기업이 비싼 중국산 장비를 사들여 새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었다가 추가 관세 부담 때문에 이를 미룬 사례를 들었다.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제조업 지수 역시 두 달 내리 위축세를 보이며 기업들이 관세 문제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역 긴장은 관광과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3월 라스베이거스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8% 줄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반발한 캐나다인들이 미국 여행을 피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으며, 유럽에서 오는 방문객도 줄고 있다. 플로리다의 베리 농장 '위시 팜스'의 게리 위시나츠키 대표는 캐나다 슈퍼마켓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자기 회사 제품 구매를 멈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캐나다가 과거 농장 매출의 약 10%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엇갈리는 침체 전망…경제 연착륙 '안갯속' WSJ가 4월 초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앞으로 1년 안에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은 연초 22%에서 45%로 두 배 넘게 높아졌다. 경기 침체 가능성 전망은 엇갈린다. 앞서 나온 WSJ 조사의 45% 확률은 2022년 10월 예측치(63%)보다는 낮다. 그때 침체 예측은 빗나갔다. JP모건 체이스의 마이크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과 2023년 경험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확실히 침체로 간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경제학자들이 예측 실패를 의식해 현재 상황을 낮춰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악관이 결국 관세 정책을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침체 확률을 60%에서 45%로 낮췄다고 밝혔다. 최근 경제 데이터보다는 정책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 판단이라고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2022년에는 금리 인상 걱정 속에서도 팬데믹 이후 나온 강력한 부양책과 수요 회복이 경제를 지탱했으나, 현재는 이런 '포스트 코로나 로켓 연료'가 다 떨어져 경제가 외부 충격에 더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위시 팜스의 위시나츠키 대표는 "농장의 더 큰 문제는 고질적인 노동력 부족"이라고 짚기도 했다. 클리블랜드에 있는 로건 클러치 코퍼레이션의 앤드루 로건 CEO는 고질적인 인력난 때문에 자동화 투자를 늘린 것이 결과적으로 관세 때문에 생기는 비용 상승 압력을 일부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자재를 미국 안에서 구해 관세 영향도 적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온쇼어링(생산 시설 국내 이전) 확대가 미국 국내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비용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는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고용과 수요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기업 심리 위축, 투자 지연, 물가 상승 압력 같은 위험 요인이 곳곳에 남아 있어 앞으로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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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무역 혼란에도 '놀라운 회복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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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연준 앞둔 뉴욕증시, 관세·금리 향방에 '주목'
- 최근 가파른 반등세를 보인 뉴욕증시가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중대 시험대에 오른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향방과 지속되는 관세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월 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 충격을 딛고 반등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그러나 연준이 오는 7일(현지시간)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은 최근 견조한 고용지표 발표 후 다소 약화됐다. 시장은 연내 최소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반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1분기 GDP가 수입 급증 영향으로 위축됐지만 고용은 견조하는 등 경제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양호한 고용과 가계 지출은 아직 경제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기업 실적 역시 예상치를 상회하며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 간의 실질적인 무역 합의 도출 여부를 주시하고 있으며, 합의 도출 여부가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연준·관세 주시하는 시장…美경제, 침체 피할까 뉴욕증시가 관세 충격을 딛고 반등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촉발한 성장 둔화 우려가 경기 침체 공포로 번지는 가운데, 견조한 소비와 고용이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 주 연준 회의 결과와 무역 협상 추이가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관세 충격 현실화…무역 급랭 '경고음' 현재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1901년 이후 최고 수준인 28%에 달하며, 비용은 1조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브린 캐피털)까지 나온다. 높은 관세율은 단순한 공급 충격을 넘어 경제 전반의 계획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교역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플렉스포트 라이언 피터슨 CEO는 "중국발 미국행 해상 컨테이너 예약이 60% 이상 급감했다"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게이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정도 규모의 관세는 무역 둔화를 넘어 주문 취소, 인도 거부 등으로 인한 '무역 급랭(sudden stop)'과 고용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심각하게 경고했다. 기업들은 불확실성 증폭에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거나 아예 철회하고 있으며, RBC 캐피털 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 주식 전략 연구 책임자는 "관세의 부정적 영향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의 딜레마…물가냐 성장이냐 1분기 GDP 위축에도 불구하고, 고용 호조와 견조한 내수 판매 등 '하드 데이터'는 아직 경기 침체를 예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5개월 연속 하락한 소비자 신뢰 지수 등 '소프트 데이터'는 불안감을 반영한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고민은 깊다. 당장 7일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시장은 연내 수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한다. 문제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의 네이선 시츠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파월 의장과 동료들에게) 상당한 기교(fancy footwork)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력도 연준의 독립성을 시험하는 요인이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선임 투자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백악관의 영향력 확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모닝스타 웰스의 도미닉 파팔라도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신호를 보낸다면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드러냈다. 소비는 '버팀목'…저소득층 불안은 변수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는 현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카드 데이터 등은 소비 지출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한다. 가계 예금 중간값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고 저축률도 유지되는 등 가계 재정 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불안 요인도 있다. 22V 리서치의 제라드 맥도넬 선임 상무 이사는 부진한 3월 기존 주택 판매를 근거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하며, 특히 "기업 측면의 위협"이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BofA의 조셉 왜드퍼드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이 둔화되면 저소득층이 신용에 더 의존하거나 지출을 삭감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소득 계층 간 차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견조한 고용시장, 침체 방어 '핵심 동력' 다행히 미국의 노동 시장은 아직 견고하다. 4%대 초반의 낮은 실업률은 연준이 완전 고용으로 간주하는 수준이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팬데믹 이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J.P. 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보통 상황이 정말 나빠지기 전까지는 해고보다 고용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며 대규모 해고 사태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오히려 낮은 이민율로 인한 노동 공급 부족이 기업들의 '노동력 비축(labor hoarding)'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U.S. 뱅크의 베스 앤 보비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직원을 붙잡고 있는 것은 가계가 계속 지출할 수 있는 완충 장치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동 시장의 견고함이 가계 소득과 소비 심리를 지지하며 미국 경제의 급격한 침몰을 막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미국 경제는 전례 없는 관세 충격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견조한 소비와 고용이라는 순풍에 힘입어 아직 침체의 문턱에 서 있지는 않다. 그러나 성장 둔화의 압력은 분명하며, 관세 정책의 향방과 그 파급 효과, 시차, 저소득층의 부담 가중 등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가시적인 무역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 웰스파고 투자 연구소의 스콧 렌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과 확실하게 체결된 일부 협정을 보기를 원하며 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무언가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제 실행에 옮길 때(time for the rubber to hit the road)"라고 강조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촉구했다. 앞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연준의 정교한 통화정책 운용과 행정부의 무역 협상 결과에 달려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쏟아지는 경제 지표와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관론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비관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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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연준 앞둔 뉴욕증시, 관세·금리 향방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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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한국 부품업계 '긴장'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이어 자동차 부품에도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된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포고문에 따른 것으로, 미국 동부시간 오전 0시1분(한국시간 오후 1시1분)부터 적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완성차 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4월부터 내년 4월까지 차량가 기준 15%, 이후 1년은 10%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는 유예조치도 함께 내놨다. 한국은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시장에서 6.4%의 비중을 차지하며, 2023년 기준 135억 달러 규모를 수출하고 있어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미니해설] 美 자동차 부품 관세 전면 발효…韓 수출업계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이어 자동차 부품에도 25%의 고율 관세를 공식 발효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자동차 부품 수출국으로, 대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은 관세 충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발표한 포고문에 따라 3일(현지시간) 자정 직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시간으로는 3일 오후 1시1분부터다.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이미 지난달 3일부터 적용되고 있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증가했다. 미국 내 전체 자동차 부품 수입에서 한국산은 6.4%를 차지하며, 수출액은 135억 달러(약 19조 원)에 이른다. 미국의 관세 대상 품목은 총 332개로, 배터리·모터 등 전동화 부품(30억 달러), 새시·구동축(30억 달러), 전자·전기 부품(25억 달러), 차체 부품(23억 달러), 엔진 부품(13억 달러), 타이어·튜브(8억 달러) 등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고 있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은 공급망 특성상 복수 국가를 거쳐 조립되는데, 미국 국경을 넘을 때마다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수출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자동차업계와 노동계의 반발을 감안해 관세 일부 유예 조치를 함께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수정 포고문에 따르면, 올해 4월 3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는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가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고, 내년 5월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는 10%에 대해 면제된다. 또한 자동차 및 부품, 캐나다·멕시코산 제품, 철강·알루미늄 제품 간 관세는 중복 적용되지 않으며, 중첩 시 자동차·부품 관세를 우선 적용하도록 행정명령이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국내 부품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미국의 수입 다변화 및 중국산 부품 회피 움직임에 따라 반사이익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산업연구원 김경유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부품에 일괄 60% 이상 고율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산 부품이 대체재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미·중 무역갈등 당시에도 한국산 자동차 부품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던 반면, 중국산 부품은 수출이 급감한 바 있다. 또한 자동차는 안전성과 내구성이 핵심인 소비재인 만큼, 미국 내 완성차 업체들이 단기간에 기존 거래선을 전면 수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한국 부품업계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무협 전윤식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은 정치 상황과 연동돼 변화 폭이 크다"며 "관세정책의 지속성과 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기업별로 수출 다변화나 원산지 규정 강화에 대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오는 하반기부터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검토 협상에서 원산지 기준 강화가 거론되며, 향후 한국산 부품의 미국 내 입지는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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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한국 부품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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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경기 우려 완화·무역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마감
-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564.47포인트(1.39%) 오른 41,317.43에, S&P 500 지수는 82.54포인트(1.47%) 상승한 5,686.68에, 나스닥 종합 지수는 266.99포인트(1.51%) 뛴 17,977.73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S&P 500 지수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04년 이후 약 20여년 만에 가장 긴 상승 기록을 세웠다. 다우 지수 역시 9일 연속 올랐다. 시장에서는 예상치를 상회한 4월 고용보고서 발표로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고,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 재개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본다. 이번 상승으로 주요 지수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의 손실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미니해설] 경제 회복력·무역 기대에 관세·금리·세금 불확실성 공존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상승세는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두 가지 주요 불확실성, 즉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이 잠시 걷히면서 나타난 투자 심리 개선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S&P 500 지수가 20여 년 만에 가장 긴 9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는 점은 시장의 회복 탄력성을 보여준다. 견고한 고용 지표, 경기 회복력 뒷받침 이날 시장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미국의 4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였다. 당초 시장 예상치인 13만 3000개를 훌쩍 뛰어넘는 17만 7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되면서, 최근 상무부의 GDP 감소 발표 등으로 고개를 들었던 경기 둔화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 탤리 레거 더 웰스 컨설팅 그룹 수석 시장 전략가는 "오늘 아침 발표된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주식 시장이 환호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관세 발표 다음 주에 조사가 이루어졌음에도 급격한 둔화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본다. 토마스 헤이즈 그레이트 힐 캐피털 회장 역시 "오늘의 지표가 말하는 것은 경제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고 이 모든 관세와 관세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회복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관세의 부정적 영향 속에서도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견고함을 강조한다.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 확산 또 다른 긍정적 요인은 미-중 무역 관계의 변화 가능성이다. 중국이 미국의 무역 협상 제안을 평가하고 있다는 보도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베이징 협상 의향 보도 등은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를 발표했던 4월 2일 이후 주식 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상황에서 나온 소식이었다. 제이 해트필드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최고조의 관세 발작을 넘겼다고 생각한다"며, 관세 우려가 정점을 지났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시장은 관세 발표 이후의 손실분을 빠르게 회복하며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관세, 금리, 세금...남은 불확실성 변수들 하지만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90일간의 유예 기간이 끝나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 투자 책임자는 "행정부가 초기 관세 계획을 추진할 경우 금융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이미 보았다"며, "따라서 90일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7월에 다른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4월 첫째 주와 유사한 시장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관세 문제가 여전히 잠재적인 위험 요소임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제이 해트필드 역시 S&P 500 지수가 6000선을 의미 있게 돌파하기 위해서는 "관세뿐만 아니라 연준 정책과 세금 정책 등 세 가지 불확실성 영역" 중 최소 두 가지가 명확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관세 외에 금리 향방과 세금 정책 변화 가능성 역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임을 시사한다. 개별 기업별 실적과 이슈에 따른 주가 차별화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애플은 서비스 부문 매출 예상치 하회와 팀 쿡 CEO의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 언급 여파로 하락했다. 아마존 역시 부진한 가이던스 발표와 함께 "관세 및 무역 정책"을 부정적 요인으로 언급하며 소폭 내렸다. 관세가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반면 메타 플랫폼스나 엔비디아 등 다른 기술 대형주들은 상승했으며, 셰브론과 엑손모빌은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올랐다.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한 블록이나 게임 출시 연기 소식에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거시 경제 환경과 별개로 개별 기업 이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엠마뉘엘 코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실적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더 많은 기업들이 경제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가이던스와 설비 투자 의향이 하향 조정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는 현재의 시장 상승세와 늘어나는 경기 침체 우려 사이에 긴장이 존재한다며, "무언가 양보해야 한다.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진다면 많은 약세론자들이 너무 희망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시장의 낙관론과 경기 침체 가능성 사이에서 결국 어느 한쪽으로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는 통찰이다. 금요일 뉴욕 증시는 강력한 고용 지표와 무역 협상 재개 가능성에 힘입어 단기적인 안도와 기대감을 만끽하며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관세의 최종 향방, 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 그리고 잠재적인 세금 정책 조정 등 시장을 둘러싼 핵심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거시적 변수와 함께 개별 기업 실적 및 전망을 꼼꼼히 살피며 신중한 접근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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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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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경기 우려 완화·무역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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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마무리…비은행 강화로 종합금융 도약
-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우리금융의 두 생명보험사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했다. 인수 계약 체결 8개월여 만이다. 임종룡 회장이 임기 초부터 추진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특히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접고 방향을 튼 이후 겪었던 각종 내부통제 논란과 금융당국의 승인을 둘러싼 진통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 성사는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보완과 자본비율 관리를 약속하며 "금융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우리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로 종합금융 도약 노린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절차를 공식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우리금융의 두 생명보험사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약 8개월 만의 결실이다. 이번 인수는 임종룡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력하게 추진해온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의 핵심 조각이었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은행 부문 의존도가 90%에 육박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이번 생보사 인수까지 성사되며,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 인수, 고비 넘은 결정적 '회심의 카드' 우리금융은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끝까지 검토했으나 최종 무산시키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보험업 진출을 통한 중장기 수익 다변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인수 작업은 예상보다 험난했다. 인수 발표 직후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내부통제 부실 논란으로 번졌고, 이는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 과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시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우리금융 정기 검사에서 '매운맛'을 예고하며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했고, 일각에서는 임 회장을 겨냥한 퇴진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기한 임박' 계약금 반환 위기…막판 극적 전환 우리금융은 올해 8월까지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인수가액 1조5,500억 원 중 약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인수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지난 2월 임 회장과 이 원장이 한 행사장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이후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시스템 보완과 자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며 당국의 신뢰 회복에 나섰고, 결국 조건부 승인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내부통제 강화·시장 신뢰 회복 과제 우리금융은 조건부 승인을 계기로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와 소비자보호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룹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면밀한 심사 끝에 편입을 승인한 만큼, 혁신과제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며 거듭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으로 우리금융의 자산 규모는 약 560조 원대로 확대되고, 보험업을 통한 계열사 간 상품 연계 및 수익 시너지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화 시대를 맞아 보험업의 성장 가능성과 중장기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에는 우리투자증권, 우리카드, 우리자산운용 등과의 협업을 통해 종합자산관리(WM) 및 헬스케어 금융 등 신규 서비스 영역으로의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이 강화되면 경기 변동에 따른 수익성 편차도 줄일 수 있어 금융지주의 펀더멘털이 한층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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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마무리…비은행 강화로 종합금융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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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대화 놓고 기싸움…중국 "성의 먼저", 미국 "중국이 회담 원해"
-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 속에서 경제·무역 협상 재개 여부를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내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은 모두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상대방의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고위 인사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과의 대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전날 중국중앙TV(CCTV) 산하 소셜미디어 계정인 ‘위위안탄톈’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에 협상 재개 의사를 적극적으로 타진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성의 있는 태도'를 재차 요구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대화를 원한다면 미국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일방적인 관세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과 행동이 다른 태도나, 대화를 구실로 한 압박과 위협은 중국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미국 측 역시 중국이 회담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에 접근하고 있으며 회담을 원한다”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이에 응하고 있고, 곧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대중(對中) 추가 관세 부과를 단행하며 상당수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145%에 이르는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양국 간 무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 전 장관은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수입품 중 40%가 미국 내 생산에 직접 투입된다"며 "막대한 관세는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미국 경쟁력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경기침체를 단언하긴 이르지만, 가능성은 분명히 커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1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관세전쟁에 대응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비축하며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전 세계 주요 무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후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는 90일간 유예 조치를 부여했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옐런 전 장관은 "미국은 청정에너지 기술과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관세 부과는 미국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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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대화 놓고 기싸움…중국 "성의 먼저", 미국 "중국이 회담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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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산 원유 규제 강화 등 영향 반등
- 국제유가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산 원유 규제강화 등 영향으로 반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8%(1.03달러) 오른 배럴당 59.24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7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1.8%(1.07달러) 오른 배럴당 6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고 나선 여파로 분석된다. 뉴욕증시의 강세를 따라 오름세를 보이던 WTI는 오전 장 후반 무렵 보합권으로 후퇴했으나 거래종료 직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제재 발언이 전해지자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산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의 모든 구매를 지금 멈춰야 한다"면서 "이란에서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을 조금이라도 구매하는 모든 국가나 사람은 즉시 2차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미국과 어떤 방식, 형태, 유형으로든 사업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차 제재는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상대방까지도 미국과 교역과 금융 거래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제재를 의미한다. 미국 증시 등 리스크자산으로 투자자금이 몰리자 리스크자산중 하나인 원유선물에도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1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술주들이 시장예상을 넘어선 실적를 발표한데다 미국 트럼프 정권과 무역상대국간 관세협상이 진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각되면서 다우지수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업황 지표는 예상보다는 선방했지만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경기둔화 불안감이 이어진 점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7로 전월대비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2개월 연속 밑돌았지만 시장 예상치(48)는 웃돌았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강세 등에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2.9%(96.9달러) 내린 온스당 32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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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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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산 원유 규제 강화 등 영향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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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MS·메타 '깜짝 실적'에 AI 우려 걷혀⋯뉴욕증시 8일째↑, 나스닥 1.5% 급등
- 뉴욕증시가 'AI 대장주'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메타 플랫폼스(META)의 강력한 실적 발표에 힘입어 5월 첫 거래일을 상승세로 마감했다. 시장을 짓누르던 AI 투자 회수와 경기 둔화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83.60포인트(0.21%) 오른 40,752.96으로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35.08포인트(0.63%) 상승한 5,604.1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4.40포인트(1.52%) 급등한 17,710.74를 기록하며 4월 초 하락분을 만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애저'의 낙관적 전망으로 7.6% 급등했고, 메타는 견조한 광고 실적 덕분에 4.2% 상승했다. 두 기업의 호실적은 AI 투자 효과와 트럼프 행정부 관세 리스크 우려를 완화하며 정보기술(IT) 섹터의 2%대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웃돌고, 전날 발표된 1분기 GDP가 마이너스 성장(-0.3%)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경제 지표는 상승폭을 제한했다. 일라이 릴리(-11.7%), 맥도날드(-1.9%), 퀄컴(-8.9%) 등 일부 기업 주가는 부진한 실적 및 전망으로 하락하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증시가 웃은 까닭…'AI 성장 믿음'이 관세·침체 공포 눌렀다 5월의 첫 거래일, 뉴욕 증시는 안개가 자욱한 숲길을 걷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성장 엔진이 다시 시동을 걸며 기술주 랠리에 불을 지폈고, 다른 한편에서는 침체 우려를 키우는 경제 지표들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시장은 두 상반된 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다우와 S&P 500 지수가 8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지만, 그 속내는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AI 투자 회수' 증명한 빅테크 실적 시장의 환호성을 이끌어낸 주역은 단연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메타 플랫폼스(META)였다. 이들 'AI 쌍두마차'는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우려를 단숨에 잠재웠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애저(Azure)'의 눈부신 성장 전망을 제시하며 주가가 7.6%나 치솟았고, 메타 역시 강력한 광고 수익을 바탕으로 4.2%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단순한 실적 호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최근 몇 년간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AI 분야의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 부분 해소하며 'AI 투자는 헛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관세·침체 공포 잠재운 '성장주'의 힘 두 거대 기술 기업의 호실적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기업 성장과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했던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 동력은 건재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셈이다. 빌리어 앤 코의 라마 빌리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잠시 관세 이야기만 하는 대신 실적에 의해 하루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좋으며…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 규모의 회사가 훌륭한 실적을 내는 것을 보면, 그들의 상승세가 끝나지 않았다고 믿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르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AI는 현재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관세 등) 영향을 덜 받는다"며 "우리는 현재 매우 가파른 성장 곡선의 초기 단계에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시장은 단기적인 경제 지표의 등락이나 정치적 변수보다는 AI가 가져올 구조적인 변화와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GDP 쇼크·고용 불안…'현실'의 경고음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마치 화창한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듯, 부진한 경제 지표들은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전날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었다.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밑도는 -0.3%를 기록하며 2022년 1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을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에 더해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24만 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2만 5000건)를 상회했다. 해고가 늘고 있다는 이 지표는 관세 부과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와 맞물려 고용 시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위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엇갈린 신호 속 옥석 가리기…시장 향방은? 이처럼 엇갈리는 신호 속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최악의 상황은 아마도 우리 뒤에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파이퍼 샌들러의 앤디 라페리에르 미국 정책 연구 책임자는 무역 협상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며 "관세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시장에서는 '옥석 가리기' 현상도 뚜렷했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CVS 헬스의 결정으로 실적 호조에도 폭락했고, 맥도날드와 퀄컴 역시 부진한 소식에 하락했다. 시장 전체의 상승세 속에서도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 향방이 크게 엇갈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UBS의 저스틴 워링 투자 전략가는 현재의 투자자 비관론이 오히려 향후 시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역사적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5월 첫날 뉴욕 증시는 AI 성장주에 대한 강한 믿음과 불안정한 경제 현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호실적은 기술주 중심의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했지만, GDP 역성장, 고용 둔화 우려, 무역 불확실성 등 거시 경제적 난관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그리고 무역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AI라는 강력한 테마가 시장을 계속 이끌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매크로 불안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조정 국면에 들어설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이 두 힘의 균형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AI는 죽지 않았다'는 믿음이 시장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며, 향후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성장을 갈망하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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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MS·메타 '깜짝 실적'에 AI 우려 걷혀⋯뉴욕증시 8일째↑, 나스닥 1.5%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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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WTI 배럴당 60달러 붕괴
- 국제유가는 3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갈등과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7%(2.21달러) 급락한 배럴당 58.21달러에 마감됐다. WTI의 4월 한달간 낙폭이 18.56%에 달했다. 이는 월간기준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은 전장보다 1.8%(1.13달러) 내린 배럴당 63.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 방침을 밝히자 글로벌 원유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추가적인 공급 감축으로 인한 장기간의 저유가는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프라이스퓨쳐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또 다른 원유 생산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회원국 중 다수는 6월부터 산유량을 더 늘리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음 달 5일 회의를 열고 생산량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PVM 애널리스트들은 "OPEC+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 추가 원유를 계속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대로라면 무역 전쟁으로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희망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국제 원유가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역성장했다는 소식이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마이너스0.3%를 기록했다고 예비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 2.4%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이자 2022년 1분기 이후 첫 역성장이다.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중 무역 협상이 여전히 진척이 없는 점도 국제유가 하락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인 '위위안탄톈'은 이날 오후 미국이 최근 중국 정부에 협상 관련 연락을 취해왔다고 보도했다. 위위안탄톈은 홈페이지에 '단독 공개'라는 타이틀을 달고 올린 포스팅에서 "최근 미국이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정부에서 공식적인 반응이 없는 만큼 원유 시장은 이 같은 소식에 별달리 반응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달러가치 상승도 국제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지수)는 99.3322로 전장 대비 0.33%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대부분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높아져 해외 트레이더들의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가치 상승 등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0.4%(14.5달러) 내린 온스당 331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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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WTI 배럴당 60달러 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