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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의 시의 정원-지상에 발 딛을 곳이 없을 때 소년은 잠수교를 탄다
- 지상에 발 딛을 곳이 없을 때 소년은 잠수교를 탄다 정혜영 잠수교 바로 밑까지 한강물이 차올랐다 잠수교 밖으로 생각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누가 먼저 말을 꺼냈을까 여긴 오래전 사막이었다 정원을 만들자, 생각이 소년의 머릿속으로 들어갔다 생각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을 때까지 무성한 이파리를 매단 느티나무 아래 소년이 발뒤꿈치를 들고 구름과 손잡을 때까지 정원을 만들자 입술과 입술 사이 수많은 궁구 속에서 가지를 뻗고 잎을 매단 말이 움직인다 소년이 앞에 섰다 모래바람을 뒤로하고 사막은 소년을 둘러싸고 소년은 머뭇거리며 입술을 아주 조금 연다 자신만이 알아듣는 목소리로 말이 움직인다 팔과 다리를 달고 조바심하고 솟구치던 침묵이 움직인다 소년의 손이 움직인다 소년의 하얀 손수건에서 유람선이 하얀 원피스의 소녀가 강변의 아크로리버파크가 반포대교가 잠시 한눈파는 사이 세빛둥둥섬이 생각은 무지개 분수와 음악을 불러오고 아홉 번째 교각 아래 재두루미를 불러오고 화요일의 낚시꾼들을 불러오고 해당화를 불러오고 아기들을 불러오고 유모차가 따라오고 엄마 오리와 아기 오리가 파라솔을 들고 사람 아기들을 따라다닌다 잠수교 위로 조깅하는 오리들이 불룩한 배를 내놓고 지나간다 모래언덕을 떠나 낙타가 사막을 메고 소년의 길을 걸어간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인 소년 아무것도 아닌 내게 말한다 강 건너 고층 빌딩 모두 아파트란다 사람이 저 높은 곳에 사는구나 물에 잠긴 마음을 건너는 법 가끔은 도시의 수위가 턱밑까지 차오르는 날이 있습니다. 숨을 쉬고 있지만 허파 가득 물이 들어차는 기분, 분명 단단한 땅을 딛고 서 있는데 발밑이 텅 비어버린 것 같은 날 말입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가장 낮은 곳을 찾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비추지 않는, 흐르는 강물과 가장 가까운 위태로운 다리 위로 마음을 데려갑니다. 내 안은 바짝 마른 사막인데, 밖은 온통 물바다인 아이러니. 저 거대한 아파트 숲, 별처럼 박힌 수만 개의 창문 속에 내가 깃들 곳은 없다는 막막함이 밀려오면, 사람은 누구나 몽상가가 됩니다. 삭막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아프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잿빛 시멘트벽에 보이지 않는 정원을 심습니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 소음을 지우고 그 자리에 뒤뚱거리는 오리 가족을, 파라솔을 쓴 낭만적인 풍경을 겹쳐 그립니다. 그것은 도피가 아니라, 살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지상에 발 디딜 곳이 없어 스스로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마음. 그 축축하고 어두운 침묵 속에서 비로소 우리는 화려한 말들을 피워냅니다. 저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잠겨본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는 것을요. 물이 차오르고 세상과 단절된 그 순간, 비로소 내 안의 사막에서 낙타가 걸어 나오고, 메마른 입술에서 잎사귀 푸른 문장들이 자라난다는 것을. 오늘도 빽빽한 빌딩 숲을 올려다보며 현기증을 느꼈다면, 잠시 당신만의 잠수교를 건너보시길 바랍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젖은 눈으로 바라볼 때만 보이는 당신의 진짜 정원이 그곳에 있을 테니까요. <편집자주> 프로필 2013년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미래서정문학상, 조지훈문학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한국예술위원회 문학창작산실 지원금 수혜.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주간, 유튜브 (시읽는고양이) 크리에이터. 주요 작품 시집 『힘없는 질투』, 디카시집 『편복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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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의 시의 정원-지상에 발 딛을 곳이 없을 때 소년은 잠수교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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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65)] 화성 암석 화석 지형, 200억 년 전 고대 기후 암시
- 지구의 이웃인 '붉은 행성' 화성의 과거 기후가 지금과 많이 달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흐르는 물, 풍부한 얼음, 더 조밀한 대기가 고대 화성의 주요 특징이었다. 모든 기후적인 특성이 사라졌지만, 그 증거는 곳곳에 남아 있다. 천문학자들은 장기간에 걸쳐 화성에 존재하는 지형에 대한 다양한 심층 분석을 수행했고, 그런 가운데 과거 지형의 화석 및 암석 증거를 발견했다고 IFL사이언스가 전했다. 이 연구는 지형학(Geomorphology) 저널에 게재됐다. 학자들은 남아 있는 증거를 '고대 지형(paleo-bedforms)'이라고 부른다. 바람에 의한 모래언덕의 잔물결, 빙하의 작용, 강의 흐름, 호수의 파도는 화성 탐사선에 의해 관찰되고 궤도에서 촬영됐다. 10년 넘게 진행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대 지형에 대한 전 세계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바람이나 물에 의해 깎여진 화성 전역의 고대 기후에 대한 증거가 드러났다. 연구팀은 나사(NASA)의 화성 정찰 궤도선(Mars Reconnaissance Orbiter)에 장착된 HiRISE 카메라가 촬영한 이미지를 이용, 바람에 의해 화성 모래에 깎여진 고대 사구(모래언덕)와 고대 잔물결을 발견했다. 또 물에 의해 형성된 하천의 모래언덕과 사구 캐스트 구덩이도 찾아냈다. 고대 사구는 너무 침식돼 얕게 움푹 들어간 부분만 남았다. 행성과학연구소의 매튜 초이나키 박사는 "이러한 고대 사구의 대부분은 현대 사구와 같지만, 더 낡은 모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람과 물이 어떻게 영향을 미쳐 화석화시킬까. 전자의 경우, 연구팀은 바람이 모래를 형성하고 바람이 가라앉으면서 먼지 모래가 천천히 굳어 암석이 된다고 본다. 이는 고대 화산 폭발로 인한 용암이나 화산재에 묻히면 가속될 수 있다. 후자인 물의 경우, 하천에 의한 것은 찾기 어렵고 고대 대홍수 상황에서만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고대 지형은 약 20억 년 전이거나 최근의 것이다. 이 지형은 묻혀 있다가 느린 침식으로 인해 다시 드러났거나, 아니면 에초에 묻히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이러한 지형은 마리너 계곡(Valles Marineris), 녹스 미궁(Noctis Labyrinthus), 헬라스 분지(Hellas Planitia)처럼 화성의 유명한 지역을 포함해 화성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초이나키 박사는 "화성의 많은 지형이 현재 활동하고 이동하고 있지만, 다른 여러 지형은 정적이며 결국 암석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일종의 안정화 과정이라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 연속체를 이해하면 화성의 변화하는 기후 조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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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65)] 화성 암석 화석 지형, 200억 년 전 고대 기후 암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