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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90%는 미국이 부담"⋯뉴욕 연은, '관세 외국이 낸다' 주장 정면 반박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부과한 관세의 90% 이상을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해 1~8월 관세 부담의 94%가 미국 수입업자 몫이었고, 9~10월 92%, 11월 86%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0% 관세가 외국 기업 수출가격을 0.6%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평균 관세율은 2.6%에서 13%로 급등했다. 비당파 싱크탱크 택스파운데이션은 관세로 미국 가계가 지난해 평균 1000달러(약 144만 원), 올해 1300달러(약 187만 원)의 사실상 세금 인상 효과를 부담한다고 추산했다. 반면 관세 수입은 2026회계연도 들어 1240억달러로 전년 대비 300% 이상 늘었다. [미니해설] "관세는 누가 내는가"…트럼프 보호무역의 역설, 美 기업·가계로 돌아온 90% 부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실제 부담의 주체를 둘러싸고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관세는 외국 기업이 낸다는 정치적 메시지와 달리, 실제 경제적 부담은 미국 내부로 귀결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미국이 부과한 관세의 94%를 미국 수입업자가 부담했다. 이는 10%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외국 기업이 수출 가격을 낮춘 폭은 0.6%포인트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관세의 대부분이 가격 인상 형태로 미국 내에 전가됐다는 의미다. 하반기로 갈수록 외국 수출업자의 부담 비중이 일부 확대됐지만, 11월 기준으로도 미국이 86%를 부담했다. 관세의 '경제적 귀착(tariff incidence)'은 세금을 누가 실제로 부담하는지를 따지는 개념이다. 법적으로는 미국 수입업자가 관세를 납부하지만, 가격 조정 과정을 거쳐 그 부담이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이전된다. 이번 연구는 가격 전가의 상당 부분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남았음을 보여준다. 평균 관세율은 2.6%에서 13%로 다섯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단순한 무역 장벽 강화가 아니라 사실상의 소비세 인상 효과를 낳는다. 택스파운데이션은 관세로 인해 미국 가계가 지난해 평균 1,000달러, 올해는 1,300달러를 추가 부담한다고 추산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세는 체감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반론을 편다. 관세를 내는 수입업자 중에는 외국 기업의 미국 법인도 포함돼 있어 "미국 기업이 부담한다"는 주장은 과장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는 법인 소재지가 아니라 가격 조정과 이윤 감소, 소비자 가격 인상 등 최종 귀착이 핵심이다. 보고서는 높은 관세가 결국 미국 기업의 마진 축소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관세 수입이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2026회계연도 들어 관세 수입은 124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재정 측면에서는 단기 세수 확대 효과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민간 부문의 실질 구매력을 갉아먹는 조치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누가 납부하느냐'와 '누가 부담하느냐'의 차이를 드러낸다. 정치적 구호와 달리 경제 현실은 복잡하다. 관세는 국경에서 징수되지만, 비용은 미국 국내 경제 내부에서 흡수된다. 보호무역 강화가 산업 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그 대가는 기업 수익성 약화와 소비자 부담 증가라는 형태로 되돌아온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정책 효과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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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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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90%는 미국이 부담"⋯뉴욕 연은, '관세 외국이 낸다' 주장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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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P 급락, 5만선 붕괴⋯AI 공포 확산에 '전면 리스크오프'
- 뉴욕증시가 12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산업 구조 붕괴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5만선을 내주고 400포인트 이상 밀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 넘게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06.98포인트(-0.81%) 하락한 4만9714.42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5만선 아래로 내려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5.89포인트(-1.09%) 하락한 6865.58, 나스닥 종합지수는 394.51포인트(-1.71%) 내린 2만2671.95를 기록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분기 가이던스 실망 여파로 12% 급락했다. 모바일 광고업체 앱러빈은 실적 발표 이후에도 18% 넘게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고,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IGV)는 2% 하락하며 최근 고점 대비 31%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AI가 화물 물류·부동산·금융 등 기존 산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됐다. C.H. 로빈슨과 RXO는 20% 이상 급락했고, CBRE는 13% 넘게 떨어졌다. 다우 운송지수는 5%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방어주로 이동했다. 월마트는 4%, 코카콜라는 1% 이상 상승했다. 소비재와 유틸리티 업종은 각각 약 2% 올랐다. 은 가격은 8~9% 급락하며 온스당 76달러대로 밀렸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102%까지 하락했다. 시장은 14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고 있다. [미니해설] "AI는 기회인가, 구조 붕괴인가" 이번 급락의 중심에는 'AI 공포'가 있다. 단순한 밸류에이션 조정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수익 모델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최근 몇 주간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먼저 충격을 받았다. 자동화·오픈소스 에이전트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세일즈포스는 연초 이후 약 31% 하락했고, 오토데스크도 올해 23% 떨어졌다. IGV ETF는 고점 대비 31% 낮아지며 약세장에 머물고 있다. 앱러빈은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웃돌았음에도 18% 급락했다. 모건스탠리는 광고 타기팅 혁신 속도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유지했지만, 공포 심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전략가는 CNBC에 "군중 심리에 가깝다. 일단 팔고 나중에 분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운송·물류까지 번진 충격 이번 하락의 특징은 충격이 기술주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AI 기업 알고리듬 홀딩스가 화물 효율화를 돕는 'SemiCab' 도구를 공개하자, 운송·물류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C.H. 로빈슨과 RXO는 20% 이상 급락했고, J.B.헌트와 XPO, 익스피다이터스 인터내셔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 운송지수는 5% 넘게 밀리며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WSJ는 "AI 공포가 소프트웨어, 금융에 이어 운송 업종까지 확산됐다"고 전했다. 부동산도 예외가 아니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CBRE는 13.5% 급락했다. 오펜하이머는 코로나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이 같은 낙폭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AI 확산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경우 오피스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금융·플랫폼·대형 기술주도 흔들 금융주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모건스탠리 등 자산관리 중심 금융사는 AI가 자산관리·보험·백오피스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압박을 받았다. 아마존은 2% 이상 하락하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낙폭은 16%를 넘는다. 애플은 4% 가까이 밀렸다. 시스코는 실적 발표 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과 기대 대비 보수적 가이던스가 부각되며 12% 급락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웰스파고 등 주요 증권사는 '매수' 또는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안전자산 선호와 CPI 변수 이날 시장은 전형적인 '리스크오프' 흐름을 보였다. 국채로 자금이 몰리며 10년물 금리는 4.102%까지 하락해 두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은 3% 가까이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14일 발표될 1월 CPI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 예상치는 전년 대비 2.5% 수준이다. 메이필드 전략가는 "고용지표가 강했기 때문에 CPI가 다소 덜 중요해졌지만, 수치가 크게 상회할 경우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CPI가 예상치를 다소 밑돌 경우 단기적 '리스크온' 반등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AI 확산이 생산성 혁신인지, 기존 산업의 수익 구조를 훼손하는 파괴적 전환인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분명히 후자 가능성에 베팅했다. 5만선을 돌파했던 다우는 하루 만에 무너졌고, 기술·운송·부동산이 동시에 흔들리며 공포의 범위는 넓어졌다. 시장은 이제 AI가 만들어낼 '수혜주'보다 '피해 업종'을 먼저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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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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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P 급락, 5만선 붕괴⋯AI 공포 확산에 '전면 리스크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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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사상 첫 5,500선 돌파⋯종가 5,522.27
- 코스피가 12일 3% 넘게 급등하며 사상 처음 5,500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67.78포인트(3.13%) 오른 5,522.27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70.90포인트(1.32%) 오른 5,425.39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웠고, 나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11.12포인트(1.00%) 오른 1,125.9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9.9원 내린 1,440.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6.44%)와 SK하이닉스(3.26%)가 지수를 견인했다. [미니해설] 반도체가 연 5,500시대…외국인 귀환과 'AI 모멘텀'의 힘 코스피가 5,500선을 돌파했다.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시장 체력의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12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67.78포인트(3.13%) 급등한 5,522.27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9일 이후 나흘 연속 상승이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6.44% 급등한 178,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 179,600원대를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 영역을 위협했다. SK하이닉스도 3.26% 오른 888,000원에 마감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강세와 마이크론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확대 신호가 국내 반도체주에 강한 상방 압력을 제공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1월 비농업 고용이 13만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후퇴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는 0.10% 상승했지만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33%, 0.59% 하락했다. 그러나 기술주에 대한 선택적 매수세는 유지됐고, 특히 반도체 업종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국내 증시는 금리 변수보다 업황 개선 기대에 더 무게를 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회복이 실적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 전망이 지수 레벨 자체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외 업종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3.57%), LG화학(4.34%), 삼성SDI(2.25%) 등 이차전지주가 상승했고, SK스퀘어(5.83%), KB금융(2.43%), 신한지주(5.05%) 등 금융주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현대차(-0.59%)는 소폭 하락했다. 특히 환율 흐름도 우호적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9.9원 급락한 1,440.2원에 마감했다. 외국인 수급 유입과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매수세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코스닥지수도 11.12포인트(1.00%) 오른 1,125.99로 마감하며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다만 코스피 대비 탄력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랠리라는 점을 방증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경계하면서도,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와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질 경우 지수 상단이 추가로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통화정책 경로와 글로벌 금리 흐름은 여전히 주요 변수다. 이날 5,500선 돌파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코스피는 AI와 반도체라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재확인하며 새로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향후 외국인 수급 지속 여부와 기업 실적이 이 레벨을 지지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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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사상 첫 5,500선 돌파⋯종가 5,5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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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매출 8조원·영업익 7천320억원 '사상 최대'
- 카카오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12일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8조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320억원으로 59.1% 늘었다고 공시했다. 헬스케어 사업 매각에 따른 기저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 증가율은 47.8%다. 순이익은 5,25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4조3180억원으로 11%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톡비즈 광고 매출은 2조257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034억원으로 136% 급증했다. [미니해설] 플랫폼 체질 개선 효과…AI 전략 본격화 카카오가 연간 매출 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2일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8조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320억원으로 59.1% 늘었고, 순이익은 525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기저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실적 개선 폭은 의미 있다. 헬스케어 사업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감안할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은 47.8% 수준이다. 종전 최대 매출은 2024년 7조8717억원, 최대 영업이익은 2021년 5879억원이었으나 이를 모두 넘어섰다. 이번 실적은 플랫폼 사업의 체질 개선이 이끌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4조3180억원으로 11% 증가했다. 특히 톡비즈 광고 매출이 2조2570억원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핵심 성장 동력 역할을 했다. 카카오톡 기반 광고와 비즈니스 메시지 매출이 견조하게 성장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콘텐츠 부문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뮤직 매출은 2조450억원으로 6% 증가했고, 미디어 매출은 3,610억원으로 15% 늘었다. 전반적으로 플랫폼 중심의 수익 구조가 강화되는 동시에 콘텐츠 사업이 보완적 역할을 수행한 구조다. 특히 4분기 실적이 두드러졌다. 4분기 연결 매출은 2조1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2226억원으로 17% 늘었고, 톡비즈 매출은 6,271억원(13% 증가), 이 중 광고 매출은 3734억원(16% 증가)을 기록했다. 비즈니스 메시지 매출도 19% 늘어 플랫폼 생태계의 수익화가 본격화됐음을 보여준다. 커머스 부문 통합 거래액은 4분기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거래액 확대와 광고·메시지 매출 증대가 맞물리며 4분기 영업이익은 2034억원으로 136% 급증했다. 비용 구조 개선과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재무 지표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올해 전략적 무게 중심을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 성장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1분기 중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안드로이드와 iOS에 모두 출시해 이용자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서비스 구현에 필수적인 언어모델을 자체 개발·고도화하며 AI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의 대규모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수익화 속도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그룹 역량을 핵심에 집중해온 구조 개선의 성과가 재무 지표로 명확히 나타났다"며 "실적 개선을 통해 성과를 입증하는 동시에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를 실질적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플랫폼 본업 강화'와 '비핵심 사업 정리'라는 구조 개편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향후 AI 기반 서비스 확장과 광고·커머스 수익화의 지속 여부가 카카오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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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매출 8조원·영업익 7천320억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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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말 소비 둔화에 S&P500 소폭 하락⋯금융주는 AI 충격에 급락
-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연말 소비 둔화 신호와 금융주 약세가 겹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1%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0.3% 하락했다.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0포인트(0.2%)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세 차례 연속 경신했으며,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5만선을 돌파한 이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증시는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쳤다는 발표에 영향을 받았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4% 증가)를 밑도는 수치다. 11월 소매판매는 0.6% 증가한 바 있다. 소비 둔화 신호에 코스트코와 월마트 주가는 각각 2% 이상, 1% 넘게 하락했다. 금융주는 인공지능(AI) 관련 우려가 부각되며 급락했다. 자산관리 플랫폼 알트루이스트가 AI 기반 세무 설계 도구를 출시했다는 소식 이후 LPL파이낸셜은 10%, 찰스슈와브는 8%, 모건스탠리는 3% 하락했다. CNBC는 AI 기술이 금융·자산관리 업종의 기존 수익 모델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1월 고용보고서(12일)와 소비자물가지수(CPI·14일)를 앞두고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니해설] 연말 소비 '보합'이 던진 신호 이번 거래일의 핵심 변수는 연말 소비 지표였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고, 이는 CNBC와 WSJ 모두 “예상 밖의 소비 둔화”로 전했다. 연말 쇼핑 시즌은 통상 미국 경제의 체력을 가늠하는 핵심 구간이다. 11월 0.6% 증가에서 12월 보합으로의 전환은 소비 흐름이 다소 식고 있음을 시사한다. WSJ는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미 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소비 둔화 신호가 향후 성장세에 대한 경계로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되살아난 모습이다. 다만 WSJ는 여전히 수치 자체가 급격한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비 지표는 기업 실적에도 즉각 반영됐다. 다우 구성 종목인 코카콜라는 실망스러운 순매출을 발표한 뒤 주가가 약 1% 하락했다. CNBC는 이를 "소비 둔화 우려가 실적 평가에 반영된 사례"로 전했다. AI 충격, 금융주로 번지다 이날 가장 뚜렷한 약세는 금융·자산관리주에서 나타났다. CNBC와 WSJ는 공통적으로 AI 기반 세무·자산관리 도구가 기존 금융업 비즈니스 모델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주가 급락의 직접적 배경이라고 전했다. 특히 알트루이스트가 개인 금융 문서를 자동으로 해석해 맞춤형 세무 전략을 제시하는 AI 도구를 공개한 이후, 자산관리 비중이 큰 종목들이 일제히 타격을 받았다. WSJ에 따르면 레이먼드제임스는 8% 넘게 하락하며 팬데믹 초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LPL파이낸셜과 찰스슈와브, 스티펠 등도 5% 이상 밀렸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대형 은행주도 2% 이상 하락했다. WSJ는 이 같은 움직임을 "지난주 데이터·소프트웨어주 급락 이후 AI에 대한 경계가 금융업으로 확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이번 금융주 약세는 실적 악화보다는 기술 변화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촉발한 성격이 강하다. 기록 경신 속 관망 심리 지수 흐름만 보면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 다우지수는 이날도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5만선 돌파 이후에도 하락 압력은 제한적이었다. CNBC는 "지난주 기술주 급락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지표상 시장이 큰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S&P500은 50일·100일 이동평균선 위를 회복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WSJ는 다만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위험자산을 늘리기보다는, 고용과 물가 지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하는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정부 셧다운으로 연기됐던 1월 고용보고서와 CPI가 잇따라 발표된다. WSJ는 이 지표들이 소비 둔화 신호와 어떻게 맞물릴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관망 심리를 강화했다. CNBC에 따르면 로리 로건 달러스 연은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모두 현재 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깝고, 당분간 동결이 적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시장이 단기적인 금리 인하 기대를 크게 키우기 어려운 환경임을 시사한다. 연말 소비 둔화, AI 확산에 따른 업종별 충격, 그리고 고용·물가 지표를 앞둔 경계 심리. 11일 뉴욕증시는 이 세 가지 요인이 교차하며 '방향 탐색' 국면을 이어갔다고 CNBC와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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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말 소비 둔화에 S&P500 소폭 하락⋯금융주는 AI 충격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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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9)] 중국 미국 국채보유 축소 등 영향 전면 약세
- 달러가치가 9일(현지시간)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고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축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면 약세로 돌아섰다. 엔화가치는 장중 일시 155엔대 후반까지 오르며 6거래일 연속 약세에서 강세로 반전했고 위안화는 33개월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주요6개통화에 대한 달러지수는 0.82% 떨어진 96.8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30일이래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대형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에 따른 추세라는게 전문가들의 약달러에 대한 분석이다. 엔화가치는 장중 일시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였지만 장막판 0.96% 오른 155.70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장중 일시 지난주말보다 2엔 가까이 올라 155.53엔까지 뛰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승리 직후 엔화는 한때 2주 만에 최저로 밀렸지만 일본 정부의 구두 개입과 재정 확대 기대감이 국채 수익률(금리)을 밀어 올리며 강세로 돌아섰다. 미무라 아츠시(三村淳) 일본 재무관은 "높은 긴박감을 가지고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투기적 세력에 경고를 보냈다. 골드만삭스는 "공격적인 재정 지출 전망이 일본 국채(JGB) 수익률을 높이며 엔화 매수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유로화는 0.90% 뛴 1.19205달러로 오르며 지난 1월30일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0.63% 상승한 1.369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중국당국이 중국은행들에 미국 국채보유를 억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당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에 대해서는 보유감축 대상에서는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중국당국은 중국의 대형은행들에 대해 구두로 미국 국채 매입을 제한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보유액수가 많은 은행에 대해 보유를 줄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불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장리스크 분산이 주목적이며 지정학상의 목적이나 미국의 신용력 하락과는 무관하다라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에 달러자산에 대한 수급불안 우려로 달러매도세가 강해졌다. 월가 외환전문가들은 "중국은행들이 실제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각한다면 국채가는 붕괴되며 보유분의 평가액 급락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기 때문에 장벽을 높다. 외환시장이 우선 이같은 보도에 놀라 달러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15위안까지 떨어지며 202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위안화 가치 상승)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달러 약세의 다른 배경에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를 둘러싼 리스크에 대한 재평가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머니코프의 유진 엡스타인 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은 워시 지명자를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따른 '워시 트레이드'가 되돌려지며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시 트레이드란 워시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거래를 의미한다. 워시가 기대에 비해 매파적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예측 불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위험에 달러 신뢰를 갉아 먹으며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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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9)] 중국 미국 국채보유 축소 등 영향 전면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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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 반등에 S&P500 상승⋯다우는 5만 돌파 후 최고치 재경신
-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반등 속에 상승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1.1%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기록하며 지난주 5만선 돌파 이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은 지난주 기술주 급락 이후 이어진 반등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거래됐다. 엔비디아는 3%, 브로드컴은 4% 상승하며 전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라클은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자 11% 급등했다. CNBC는 오픈AI 관련 기대가 오라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주 급격한 반등이 지속될 수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변동성 국면으로 이어질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최근 급락을 거치며 5년 평균 대비 프리미엄에서 디스카운트 구간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1월 고용보고서는 11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일(현지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코카콜라와 포드 등 주요 기업들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편 개별 종목 간 변동성은 확대됐다. IT 인프라 서비스 업체 킨드릴은 내부 회계 관리 검토와 경영진 이탈 소식이 전해지며 하루 만에 50% 넘게 급락했다. [미니해설] 5만 고지 이후의 뉴욕증시, '기록'보다 '검증'의 국면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 5만선을 돌파한 직후 다시 한 번 방향성 시험대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S&P500과 나스닥이 반등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상승 자체보다 "이 반등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에 모이고 있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며칠간의 급격한 등락이 기술주 중심의 포지션 조정과 투자 심리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지난주 기술주 급락은 소프트웨어 업종을 중심으로 한 'AI 영향 우려'와 맞물리며 확대됐다. 이후 다우지수의 5만선 돌파와 함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이 나타났지만, WSJ는 이를 두고 "경제와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인식과, 최근 하락이 과도했다는 판단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기대는 인프라로, 소프트웨어는 경계 지속 이번 반등에서 가장 뚜렷한 흐름은 AI 관련 종목 내에서도 인프라 중심의 선별적 강세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연이은 상승으로 시장의 관심을 다시 끌었고, 오라클은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상향과 함께 큰 폭으로 뛰었다. D.A. 데이비드슨은 오픈AI와 관련된 기대를 언급하며 오라클에 대한 평가를 높였다. 반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대한 경계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CNBC는 최근 소프트웨어 주가 조정이 "AI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려 나타났다고 전했다. WSJ 역시 기술주 반등 속에서도 일부 소프트웨어 종목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술주 전반의 회복이라기보다, AI 투자 수혜가 어디에 집중될지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 과정으로 해석된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은 CNBC 인터뷰에서 기술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급락을 거치며 과거 평균 대비 할인 구간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만 보면 기술주에서 완전히 이탈할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개별 리스크 부각…킨드릴 사태가 던진 경고 지수 반등과 달리 개별 종목 리스크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킨드릴의 급락은 그 대표적 사례다. CNBC와 WSJ에 따르면 킨드릴은 현금 관리 관행과 내부통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법무 책임자가 동시에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WSJ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료 요청 사실도 함께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킨드릴 주가는 하루 만에 50% 이상 폭락했다. WSJ는 이를 두고 "실적 자체보다 회계 관리와 내부 통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데 대한 시장의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와 공시 신뢰도가 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고용·물가 지표 앞둔 '숨 고르기'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거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월 고용보고서는 정부 셧다운 여파로 일정이 연기된 뒤 11일 공개될 예정이며, CPI는 13일 발표된다. CNBC는 앞서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짚으며, 공식 고용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 역시 투자자들이 고용과 물가 지표를 통해 경기 흐름과 연준 정책 경로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주가 반등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적과 경제 지표가 시장 기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다우 5만선 돌파라는 상징적 기록 이후 뉴욕증시는 이제 숫자보다 내용의 검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CNBC와 WSJ가 전한 월가의 시선은 명확하다. 기술주 반등은 진행 중이지만, 그 안에서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개별 기업 리스크에 따라 명암이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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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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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 반등에 S&P500 상승⋯다우는 5만 돌파 후 최고치 재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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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에도 은행 건전성 '경고등'⋯부실대출 8조원 육박
- 4대 주요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인 약 14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부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며 건전성 지표가 뚜렷한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2025년 연간 순이익은 13조991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5%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음에도 대출 자산이 확대되며 이자이익이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요주의여신 규모는 7조9291억원으로 1년 새 11% 증가했고, 고정이하여신(NPL)도 4조5489억원으로 14% 늘었다. 이에 따라 NPL 비율은 0.30%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NPL 커버리지 비율은 171.7%로 급락하며 충격 흡수 능력 약화가 뚜렷해졌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둔화와 금리 반등이 겹칠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니해설] 은행은 웃고 경제는 앓는다…이익 뒤에 숨은 금융 리스크의 실체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순이익 14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이익의 이면에서는 금융 시스템의 체력을 갉아먹는 신호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 대출을 늘려 이자이익을 키운 성장 전략이 한계에 이르렀고, 그 부담이 이제 자산 건전성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4대 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13조9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2021년 10조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불과 4년 만에 약 40% 가까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하락했지만,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면서 총 이자이익이 이를 상쇄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자산 증가로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설명은 절반의 진실에 가깝다. 대출 자산이 늘어난 만큼,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장기간 누적된 자영업자·중소기업의 부담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요주의여신과 고정이하여신의 증가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요주의여신은 2021년 말 5조3000억원에서 2025년 말 7조9000억원으로 49% 급증했다. 연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도 4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히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 악화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실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장치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2024년 말 200%를 하회한 데 이어 지난해 말 171.7%까지 떨어졌다. 불과 1년 사이 30%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은행들이 지난해에만 3조3천억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음에도, 위험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 회복의 질적 편중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의 경기 개선은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내수 기반 산업과 영세 자영업 부문은 여전히 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K자형 성장' 구조 속에서 취약 차주의 상환 능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금리 환경 변화라는 변수도 겹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한 가운데, 시장금리는 이미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연체 증가와 부실 확대의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위기감은 감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왔다고는 하지만, 커버리지 비율이 빠르게 떨어진다는 것은 충격 흡수 능력이 실제로 소진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0년대 초 금융위기 직후 이후 가장 나쁜 건전성 흐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단기 실적을 위해 대출 외형 확대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리스크 관리와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인지의 문제다. 지금의 이익은 과거의 저금리와 대출 확대가 만들어낸 결과지만, 앞으로의 손실은 지금의 판단이 결정하게 된다. 은행이 웃는 동안, 금융 시스템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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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에도 은행 건전성 '경고등'⋯부실대출 8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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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의 명암⋯'AI 거품' 걷어내고 '진짜 경제' 직면한다
- 2026년의 첫 달을 기록적인 변동성으로 마감한 뉴욕 증시가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2월 6일(현지 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만 선을 돌파하며 자본주의의 저력을 과시했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발 클라우드 실적 우려와 소프트웨어 섹터의 부진으로 'AI 수익성 회의론'이 확산되며 시장이 흔들렸으나, 주말을 앞두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드라마틱한 반전에 성공한 결과다. 신기원을 열었음에도 시장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기술주 섹터에서 불거진 AI 회의론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을 강타하며 강세장의 동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한 주간 기술주의 발목에 잡혀 7,000선 안착에 난항을 겪었으며, 금요일에 이르러서야 에너지와 산업재 등 '구경제(Old-economy)'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일어나며 간신히 반등할 수 있었다.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수석 전략가는 "올해 시장의 지배적 테마는 기술주에서 소외됐던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될 것"이라며 "동시에 기술주에 대한 기대치는 너무 높아져, 기업이 무엇을 발표하든 투자자들의 본능은 이익 실현으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2월 둘째 주(9~13일)로 향한다.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긴 안개가 걷힌 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깨끗한'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내주 월가는 지연됐던 고용(11일)과 소비자물가(13일) 등 메가톤급 지표들이 쏟아지는 '데이터의 주'를 맞이하며, 투자자들은 그동안 셧다운으로 왜곡됐던 노동 시장의 민낯을 확인하게 된다. 글렌메드(Glenmede)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셧다운 여파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깨끗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내주 지표들의 중요성은 평소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기업 실적 시즌 역시 정점을 찍는다. 알파벳, 아마존,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시가총액 거물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MS가 막대한 인프라 지출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감동시키지 못한 터라, 알파벳과 아마존이 보여줄 AI 현금 창출 능력에 시장의 사활이 걸려 있다. TD 웰스의 시드 바이드야 전략가는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에 멈춤이 없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이제는 그 지출이 실질적인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통화 팽창에 비판적이었던 강경파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리드문부터 맺음말까지, 다우 5만이라는 축배 뒤에 숨은 매파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심판대가 내주 뉴욕 증시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다우 5만 시대의 명암: 'AI 실익'과 '매파 의장' 사이의 줄타기 "성장만으론 부족하다"…심판대에 서는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을 쏟아붓고도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익화 속도에서 의구심을 남기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실제로 S&P 500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는 최근 일주일 새 15%나 급급락하며 8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앤스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코드'와 같은 에이전틱 AI의 등장이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수 있다는 공포를 반영한 결과다.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매슈 미스킨 수석 전략가는 "이전에는 'AI가 모든 배를 띄운다(AI lifted all ships)'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이 엄청난 기술 가속화가 다른 기업들의 성장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11일)과 아마존(12일)은 MS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알파벳은 최근 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48% 급증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으나, 연간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예상치인 1150억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1750억~1850억 달러로 대폭 상향하며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아마존 역시 올해 AI와 로봇 공학 등에 20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월가는 이들이 막대한 지출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향해 '현금을 태우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릴 준비를 마쳤다. '케빈 워시' 지명 서프라이즈…연준의 '독립성'과 '매파적 본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것은 월가에 이른바 '워시 쇼크(Warsh Shock)'를 불러일으켰다. 워시는 과거 금융 위기 당시 위기 해결사로 활약했으나, 동시에 연준의 자산 매입 확대에 비판적이었던 전형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그의 등장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의 지명 소식에 금과 은 가격은 각각 9%, 26% 폭락하며 자산 시장의 대대적인 부채 축소(deleveraging-디레버리징)를 촉발했다. 현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차기 의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 과정에서 보여줄 통화 정책 기조에 따라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쿠르카파스 전략가는 "금리 기대치가 최근 몇 주간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으나, 워시의 등장이 이 안정성을 시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 시장의 민낯 드러날 11일…'7만 명'의 의미 내주 수요일(11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될 것이다. 팩트셋(FactSet)의 중간 추정치에 따르면 시장은 약 8만 명(로이터 조사 7만 명)의 신규 고용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셧다운이라는 통계적 안개가 걷힌 뒤 마주할 미국 경제의 민낯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연구원은 "시장은 특정 섹터의 매도세를 견뎌낼 수 있지만, 주도 섹터인 기술주의 하락이 길어질수록 지수 전체가 버티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노동 시장의 균열을 증명한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결정은 '정책적 실수'로 비판받으며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지나치게 견조할 경우 차기 연준 체제 하에서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인플레이션 2.5%의 사투…13일 물가 데이터가 가를 향방 금요일(13일)에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다우 5만'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마지막 척도다. HSBC 이코노미스트들은 헤드라인 CPI가 전년 대비 2.5%로 둔화되었을 것으로 보면서도, 근원 CPI는 2.6% 수준에서 멈추며 '끈적한' 인플레이션의 전형을 보여줄 것이라 경고했다. 특히 연초 기업들의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1월 효과'가 변수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케빈 워시 지명자의 매파적 본능은 더욱 자극될 것이며, 이는 증시의 멀티플(배수)을 깎아내리는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주 금과 은 가격의 폭락에서 보듯, 투자자들은 이미 호재를 선반영해 달려온 증시가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리턱' 상태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수익 확정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동조화…한국 반도체 수출 34% 급등의 힘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속에서도 한국의 경제 지표는 독보적인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1일 발표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33.9% 증가한 65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7% 급증한 205억 4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 확대가 한국의 실물 경제에는 강력한 호재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다만 수요일 발표될 중국의 물가 지표가 다시 디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은 미국 기술주와 동조화되어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내주 월가는 셧다운 이후의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며 다우 5만 선의 안착 여부를 치열하게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2월 9일(월): 멕시코 CPI, 일본 경상수지 2월 10일(화): 고용비용지수(ECI), 3년물 국채 입찰, 노르웨이 CPI 2월 11일(수): 미국 1월 고용 보고서(신공표), 중국 CPI/PPI, 10년물 국채 입찰 2월 12일(목): 영국 4분기 GDP,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30년물 국채 입찰 2월 13일(금):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유로존 4분기 GDP 수정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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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의 명암⋯'AI 거품' 걷어내고 '진짜 경제'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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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 개막⋯월가, 공포 뒤 '대반전'
- 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 급락 이후 '대반전'을 연출하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 5만선을 돌파했다. 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104포인트(2.3%) 급등한 5만33.44에 거래를 마치며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1.9% 반등했다. 최근 며칠간 기술주와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급락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주 초반 AI 투자 부담과 고용 둔화 우려로 흔들렸던 시장은 주 후반 들어 실적과 경기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다우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2% 상승하며 상승 전환했고, 연초 이후 상승률도 4% 안팎으로 확대됐다.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각각 7% 급등하며 반등을 주도했다. 오라클과 팔란티어도 3~4% 상승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다만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집중됐던 일부 소프트웨어주는 반등 폭이 제한됐다. 비트코인도 급반등했다. 전날 6만1000달러 선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50% 이상 급락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11% 뛰며 7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공포가 완화되며 투자 심리도 빠르게 안정됐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15%가량 하락한 상태다. 자금 흐름은 기술주 일변도에서 벗어나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 이동했다. 캐터필러는 6%, 골드만삭스는 4% 상승하며 다우지수 강세를 이끌었다. 항공·산업재·금융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3% 넘게 뛰었다. 반면 아마존은 대규모 AI 투자 계획과 실적 부담이 부각되며 7% 하락, 반등장 속에서도 예외적 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5만 다우'가 말해주는 것…공포의 정점에서 터진 '기술적 반등' 이번 다우지수 급등은 단순한 하루짜리 반등이나 우연적 이벤트로 치부하기 어렵다. 기술주와 암호화폐 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난 급락은 구조적으로 레버리지 해소와 심리 붕괴가 겹친 전형적인 ‘공포 국면’의 특징을 보여줬다. 특히 AI와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 거래에서 개인과 일부 헤지펀드의 차입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된 상태였고, 가격 하락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자동 청산과 손절 매물이 연쇄적으로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실적과 무관한 투매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오라클 등은 단기간에 두 자릿수 하락을 겪었지만, 기업의 매출 전망이나 수주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월가는 이런 괴리를 빠르게 포착했다. 공포가 정점에 달했을 때, 대형 기관투자가와 장기 자금은 ‘가격 왜곡 구간’으로 판단하고 저가 매수에 나섰다. 그 결과 단 하루 만에 1000포인트가 넘는 다우지수 반등이라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반등은 기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다우와 S&P500 모두 단기 이동평균선을 회복했고, 변동성 지수(VIX)도 급락하며 공포 국면에서 이탈했다. 이는 단순한 숏커버링을 넘어, 시장 참여자 다수가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을 낮게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는 끝나지 않았다…다만 '선별의 시대' 이번 조정 국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AI 거품론'이었다.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제시한 연간 AI 투자 규모는 시장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알파벳이 제시한 1850억 달러, 아마존의 2000억 달러에 가까운 자본지출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성장 기대보다 비용 부담을 먼저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번 반등은 AI 스토리 자체가 무너졌다는 해석보다는, 시장이 AI를 바라보는 시선이 보다 냉정해졌음을 보여준다. 무차별적인 'AI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누가 실제 수익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따지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산업 자동화 등 실물 인프라와 연결된 기업들은 빠르게 회복한 반면, 기존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에 AI가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영역은 여전히 압박을 받았다. 이는 AI가 산업 전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재편의 통증'에 가깝다. 월가에서는 이를 1990년대 인터넷 버블 이후 나타났던 구조조정 국면과 비교하는 시각도 나온다. 당시에도 인터넷이라는 기술 자체는 살아남았지만,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번 조정 역시 AI의 종말이 아니라,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다우 5만의 의미…지수보다 자금 흐름을 보라 다우지수 5만 돌파는 분명 상징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한계도 분명하다. 다우지수는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가격 가중 지수로, 고가주 몇 개의 움직임이 전체 지수를 좌우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다우 상승의 상당 부분은 캐터필러, 골드만삭스, 유나이티드헬스 등 경기 민감주와 금융주의 기여도가 컸다. 그럼에도 이번 5만 돌파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수의 숫자'가 아니라 자금의 이동 경로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술주 급락 이후에도 글로벌 자금은 증시를 떠나지 않았다. 대신 자금은 산업재, 금융, 에너지, 중소형주 등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이는 경기 침체를 전제로 한 방어적 포지션 전환이라기보다는, 상승장 내부에서의 순환(rotation)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가 하루 만에 3% 넘게 오른 점도 의미심장하다.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던 자금이 보다 넓은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이를 ‘상승장의 후반부 특징’으로 해석한다. 초기에는 성장 스토리가 강한 종목이 랠리를 주도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실적과 경기 회복의 수혜가 보다 광범위한 업종으로 퍼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동성을 두고 "상승장이 끝났다는 신호라기보다는, 기대가 과도해진 구간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재조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소비 지표, 기업 이익, 고용 시장에서 아직 뚜렷한 붕괴 신호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지표에서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다우 5만 시대의 출발점에서 월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무차별 상승의 시대는 저물고 있지만, 시장 전체가 꺼졌다고 단정할 단계도 아니다.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방향성 베팅이 아니라, 업종과 기업을 가려내는 눈이다. 이번 급락과 반등은 그 시험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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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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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 개막⋯월가, 공포 뒤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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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미국발 투매에 5천100선 붕괴
- 미국 뉴욕증시 급락 여파로 6일 국내 증시가 큰5,100선 아래로 밀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74.43포인트(1.44%) 내린 5,089.14에 거래를 마치며 5,100선을 내줬다. 장중 한때 4,900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코스닥 지수도 27.64포인트(2.49%) 하락한 1,080.77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0.5원 오른 1,469.5원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투자심리 위축 속에 반도체와 2차전지, 방산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삼성전자는 0.44% 하락한 158,600원, SK하이닉스는 0.36% 내린 83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KB금융(7.03%)과 신한지주(2.97%)는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미국발 'AI 한파'가 흔든 한국 증시…조정인가 추세 전환의 신호인가 6일 국내 증시는 미국 뉴욕증시 급락의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와 우량주를 가리지 않는 투매가 나타났고, 이는 서울 증시 개장과 동시에 매도 압력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장 초반 3% 가까이 급락하며 4,900선을 위협했고, 코스닥 역시 낙폭을 키웠다.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장 초반 코스피 선물 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은 극도의 불안 국면에 놓였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증시를 덮친 'AI 수익성 우려'다. 그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 설비 투자 확대와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자본지출 전망을 근거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AI 투자 대비 수익 창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급증했다. 여기에 고용 지표 둔화 조짐까지 더해지며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재부각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대형주를 정면으로 압박했다. AI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았지만, 투자심리 위축을 피하지는 못했다. 2차전지와 바이오, 방산 등 그동안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2.53%), 삼성SDI(-4.02%), 삼성바이오로직스(-1.88%), 한화에어로스페이스(-3.75%),한화오션(-3.69%), 현대차(-4.30%), 기아(-2.75%) 등이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반면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호실적 발표와 주주환원 기대가 부각되며 상승 마감했다. 이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전형적인 ‘위험 회피 장세’의 단면으로 해석된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설수록 성장 기대보다는 실제 실적이 확인된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위험 회피 심리는 분명히 드러났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을 넘어서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에 더해 달러 강세, 엔화 약세 흐름이 겹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주식시장에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적인 숨 고르기로 볼지, 아니면 중기적인 추세 전환의 신호로 볼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AI 관련 투자 확대 기조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며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뉴욕증시의 고평가 논란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 변화를 감안하면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관건은 미국 증시의 방향성과 환율 흐름이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될 경우 국내 증시도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지수보다는 실적과 재무 구조가 탄탄한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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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미국발 투매에 5천1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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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6500억달러⋯'빅테크 치킨게임'에 시장은 흔들
-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AI 인프라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과잉 투자에 대한 시장의 경계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자본지출을 1750억~1850억달러로 제시해 지난해의 약 두 배 수준으로 늘렸다. 아마존은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중심으로 2000억달러를, MS는 1400억달러 이상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 역시 올해 자본지출이 1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들 4개사의 올해 자본지출 합계가 65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직후 구글·아마존·MS 주가는 5~10%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미니해설] AI에 올인한 빅테크…'승자독식' 논리와 거품 논쟁의 교차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가 올해 제시한 자본지출 규모를 합치면 6500억달러를 넘어선다. 단일 산업을 향한 투자로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1990년대 닷컴 버블이나 19세기 미국 철도망 건설 붐과 비교하는 시각도 나온다. "뒤처지면 끝"…AI를 둘러싼 승자독식 인식 이 같은 투자 경쟁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시장을 '승자독식' 구조로 인식하는 공통된 시각이 자리 잡고 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미국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AI 인프라 경쟁에서 한 번 뒤처지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어느 누구도 속도를 늦추려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는 막대한 데이터센터, 고성능 반도체, 전력 인프라가 필요하다. 기술 발전 속도 또한 빨라, 초기 투자 규모에서 격차가 벌어질 경우 서비스 품질과 생태계 확장력에서 구조적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빅테크들이 단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자본지출을 늘리는 이유다. 시장은 '투자 규모'보다 '가시적 성과'를 본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구글은 AI 챗봇 '제미나이'의 사용자 수가 오픈AI의 챗GPT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광고와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도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자본지출이 실적 개선 속도를 앞지른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주가는 발표 당일 5~10% 급락했다. 아마존 역시 지난해 매출이 약 12% 증가하고 클라우드·광고·구독 서비스·전자상거래가 고르게 성장했지만,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가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투자자들의 불안이 증폭됐다. MS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급증하는 호실적을 냈음에도, AI 관련 지출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평가 속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MS의 고민과 메타의 예외적 반등 뉴욕타임스(NYT)는 MS의 주가 약세 배경으로 "AI 사업이 아직 투자자를 설득할 만큼의 실질적 성장 스토리를 보여주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AI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빠르게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반면 메타는 예외적인 흐름을 보였다. 자본지출 확대 계획을 공개한 뒤에도 주가가 약 10% 상승했다. AI 기술이 메타의 핵심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설득력 있게 제시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같은 AI 투자라도 '수익화 경로'를 얼마나 명확히 보여주느냐에 따라 시장 평가가 엇갈린 셈이다. 다시 고개 드는 AI 거품론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AI 과잉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재점화하고 있다. 범용 AI가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실제 산업별 도입과 상품화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회의론이 맞서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일 1.59% 하락하며 사흘 연속 1%대 낙폭을 기록했다. AI 투자는 분명 장기적 관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은 '얼마를 쓰느냐'보다 '언제, 어떻게 벌 것이냐'를 더 집요하게 묻고 있다. 빅테크의 AI 치킨게임이 진정한 혁신 경쟁으로 이어질지, 또 한 번의 거품 논쟁으로 남을지는 이제 실적과 수익화 속도가 가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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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6500억달러⋯'빅테크 치킨게임'에 시장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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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6만7000달러 붕괴⋯나스닥 3일째 하락
- 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다시 큰 폭으로 흔들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01포인트(0.8%)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 내리며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도 1.1% 떨어지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장중 변동성은 더욱 컸다. 다우지수는 한때 700포인트 가까이 밀렸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5%, 1.9%까지 낙폭을 키웠다. 기술주 고평가 부담과 고용지표 둔화 신호가 동시에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알파벳이 2026년 인공지능(AI) 관련 자본지출(CAPEX)을 최대 1850억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 확대 자체는 AI 수요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는 1% 하락했다. 반면 AI 인프라 수혜 기대가 부각된 브로드컴은 2% 상승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퀄컴이 글로벌 메모리 부족과 약화된 실적 전망을 이유로 7% 급락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매도 압력이 거세지며 비트코인은 한때 7만달러 선이 붕괴된 뒤 6만7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최근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하던 은 가격도 장중 최대 16% 급락하며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고용지표 악화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전직 지원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1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10만8435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와 12월 구인 건수 급감도 고용 둔화 우려를 키웠다. [미니해설] AI는 계속되는데, 시장은 왜 흔들리나 이번 조정의 출발점은 알파벳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1850억달러라는 숫자는 AI 경쟁이 기술력 싸움을 넘어 자본력 경쟁으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시장은 더 이상 'AI'라는 단어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화 시점과 현금흐름의 질을 따지기 시작했다. 알파벳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았지만, 추가 상승을 주저하게 만든 배경이다. 이틀 전만 해도 시장의 키워드는 '로테이션(순환매)'이었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경기 개선에 연동되는 업종으로 이동하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5일(현지시간) 장은 순환매가 아니라 '리스크오프(위험회피)'에 가까웠다. 주가가 밀린 이유가 한 가지가 아니라 동시에 두 개(기술주 고평가 논란 + 고용 둔화 신호)로 겹쳤기 때문이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조합은 "성장주 프리미엄은 줄어드는데, 경기의 바닥도 단단하지 않다"는 의심이다. 이날은 그 의심이 한꺼번에 커졌다. 퀄컴 급락이 던진 경고…스마트폰과 메모리의 그림자 퀄컴은 실적 자체보다 '전망'에서 발이 걸렸다. CNBC는 글로벌 메모리 부족이 전망을 약화시켰다고 전했고, 여기에 월가 쪽 리포트가 불을 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퀄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며 목표가를 215달러에서 155달러로 대폭 내렸고,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점유율 하락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삼성에서 25% 점유율을 잃고 있다"는 대목은 투자자 심리에 직격탄이었다. 여기서 핵심은 '메모리 부족'이 단순한 부품 수급 이슈를 넘어, 스마트폰 출하량과 ASP(평균판매단가), 나아가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매출 인식 시점을 흔든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큰 축이고, 그 축이 흔들리면 AI 인프라 쪽 강세만으로 전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진다. 시장이 "AI는 좋지만, 나머지는?"이라고 묻기 시작한 것이다. 퀄컴의 급락은 그런 질문이 반도체 업종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고용 경고등과 연준의 딜레마 이날 분위기를 더 어둡게 만든 것은 고용 지표다. 전직 지원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는 1월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10만8435명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기준' 최대치라는 설명이 붙었다. 여기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예상보다 늘고, 12월 구인 건수(Job openings)가 2020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는 점이 겹치면서 "그동안의 '안 뽑고, 안 자르는(no-hire, no-fire)' 구간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졌다. 흥미로운 건, 이 불안이 곧장 '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CNBC에 따르면 스티븐 턱우드(Modern Wealth Management)는 고용지표가 더 나빠지면 연준이 3월 또는 4월 회의에서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시장은 '좋은 인하'와 '나쁜 인하'를 구분한다. 경기가 멀쩡한데 물가가 안정돼 내리는 인하는 주가에 우호적이다. 반대로 고용이 급격히 꺾여 '불황 대응' 성격이 강해지면, 인하 기대가 커져도 주가는 먼저 흔들린다. 5일 장세는 후자 쪽 걱정이 고개를 든 장면에 가깝다. 정리하면, 이날 하락은 "AI가 끝났다"가 아니라 "AI가 돈을 너무 많이 먹기 시작했다"는 공포, "스마트폰·소비 쪽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현실, "고용이 흔들리면 경기도 흔들린다"는 본능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다. 시장은 이제 AI의 '꿈'보다 AI의 '청구서'를 보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알파벳 CAPEX가 브로드컴 같은 인프라 수혜주를 끌어올린 것처럼, 시장은 이미 '승자·패자 가르기' 국면으로 이동했다. 다음 고비는 고용보고서(연기된 1월 고용지표)와 빅테크 실적의 '현금흐름'이다. 숫자가 확인되는 순간, 지금의 공포가 과잉인지 아닌지도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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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6만7000달러 붕괴⋯나스닥 3일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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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월가 'AI 랠리' 숨 고르기⋯AMD 쇼크에 나스닥 1.5% 급락
- 미국 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기대를 타고 달려온 반도체·소프트웨어주에 대한 차익 실현과 재평가가 겹치며 혼조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전장 대비 0.5% 하락하며 이틀 연속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5% 급락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48포인트(0.3%) 오르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날 장의 방향을 가른 것은 반도체였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1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확산되며 17% 폭락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브로드컴은 6%,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2% 떨어지는 등 칩주 전반이 압박을 받았다. 암호화폐도 위험회피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만30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3% 넘게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주 약세도 이어졌다. 오라클이 6%,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2% 넘게 밀렸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 상승하며 방어력을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서는 암젠이 호실적에 7% 급등했고, 허니웰도 1% 넘게 올랐다. 기술주에서 가치주·경기민감주로의 순환매가 뚜렷해진 하루였다. [미니해설] AI 기대의 재조정…"승자와 패자 가르는 장" 이번 장세는 '하락'보다 '선별'이라는 단어가 더 정확하다. 나스닥이 1.5% 밀렸지만 다우가 상승한 것은, 시장이 성장주 전체를 버린 것이 아니라 AI 서사 속에서 과도하게 앞서간 구간을 정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AMD가 있다. 실적이 나빴다기보다 기대가 너무 높았다. AI 가속에 대한 서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이제 매출의 질과 타이밍, 그리고 경쟁 구도를 더 냉정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AMD의 급락은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번졌다. AI 인프라 수혜가 확실하다는 인식 속에 밸류에이션이 크게 올라온 칩주들은, 실적 가이던스가 한 박자만 늦어져도 가차 없는 조정을 맞았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의 동반 하락은 "AI 투자가 계속되더라도 속도와 수익 배분은 균등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반도체는 여전히 구조적 성장 산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가시성과 공급·수요 균형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AI가 만든 질문, 소프트웨어의 숙제 소프트웨어 섹터가 연속 하락한 배경도 비슷하다. 오라클과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비롯한 기업들은 구독 기반의 안정적 매출 모델을 강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업무 자동화와 비용 절감을 앞세우며 기존 소프트웨어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최근 앤스로픽 등 AI 기업의 기술 진전이 전해질수록, 투자자들은 "AI가 소프트웨어를 보완할 것인가,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이는 당장의 실적 악화보다 중장기 수익 구조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며 주가를 압박한다. 그럼에도 모든 기술주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상승 마감한 것은, AI를 단일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과 생태계로 흡수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시장은 이제 'AI 노출도'가 아니라 'AI를 통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기준으로 기업을 나누고 있다. 다우의 반격, 순환매의 본질 다우지수가 오른 장면은 이번 조정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암젠의 급등, 허니웰의 상승은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을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 가치주로 옮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라기보다, 장기간 성장주 중심으로 왜곡됐던 포트폴리오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실제로 다수의 산업·금융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시장 참여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연초 이후 플러스로 돌아선 것도 상징적이다. 워런 버핏에서 그레그 에이블로 이어진 CEO 교체 첫해에 버크셔가 시장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현금흐름과 자본 배분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킨다.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운 기업들이 상대적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지표와 정책 변수 이날 발표된 ADP 민간 고용 증가가 2만2000명에 그친 것도 투자 심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노동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신호는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수 있지만,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운다.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가 정부 셧다운 여파로 연기된 상황에서, 시장은 단편적인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정은 AI 테마의 붕괴가 아니라 재정렬이다. AI 투자 사이클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시장은 더 이상 '모두가 이긴다'는 서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인프라 사이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는 지수의 등락보다 자금의 이동 경로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주가 흔들릴수록, 시장의 중심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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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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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월가 'AI 랠리' 숨 고르기⋯AMD 쇼크에 나스닥 1.5%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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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흔들림 끝 또 신고가⋯5,370선 첫 안착
- 코스피가 4일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3.02포인트(1.57%) 오른 5,371.1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7.37포인트(0.52%) 내린 5,260.71로 출발했지만 곧 낙폭을 줄였고, 오후 들어 상승세가 강화되며 5,300선을 돌파한 뒤 5,370선까지 올라 전일 최고치(5,288.08)를 넘어섰다. 코스닥 지수도 5.10포인트(0.45%) 오른 1,149.43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8원 오른 1,450.2원(15:30 종가)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0.84% 오른 168,900원으로 마감했으나 SK하이닉스는 0.66% 내린 90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솔루션은 대형 ESS 수주 기대에 29.95% 급등했다. [미니해설] 5,370선 뚫은 코스피…변동성 장세 속 '체력 시험대' 오른 증시 코스피가 하루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5,370선에 안착했다. 전날 7%에 가까운 급등 이후 차익 실현과 글로벌 기술주 조정 우려가 맞물리며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흐름을 되살렸다. 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 단위 변동폭이 크게 확대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지수 흐름은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현재 시장 심리를 그대로 반영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조정을 받았다. 다우지수(-0.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0.84%), 나스닥(-1.43%)이 동반 하락하며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여기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급락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변수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개장 직후 빠르게 낙폭을 줄였고, 오전 중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전일 급락 이후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된 데다,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추세 훼손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과 일부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지탱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났다. 반도체 대형주는 전날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소폭 상승 마감했으나, SK하이닉스는 차익 실현 매물에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이차전지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2.94%), 삼성SDI(4.54%), LG화학(3.75%) 등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급등은 이날 시장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 기대가 부각되면서 상한가에 근접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방산주와 금융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2%), 현대로템(2.93%) 등 방산주와 KB금융(3.28%), 신한지주(2.61%), 우리금융지주(2.40%) 등 금융주가 고르게 올랐다. 반면 플랫폼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NAVER(-1.67%)와 카카오(-1.18%)는 글로벌 기술주 조정 흐름과 맞물리며 하락했다. 이는 최근 증시 상승 국면에서도 '모든 종목이 오르는 장세'가 아닌, 실적과 테마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는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환율은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 초반으로 다시 올라서며 외국인 수급에 대한 경계감을 남겼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초반 순매도를 기록하며 관망과 차익 실현을 병행하는 모습이었다.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과 함께, 중장기 추세는 여전히 우상향이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변수,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등은 단기 부담 요인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기업 실적 개선 기대와 정책 환경 변화, 대체 투자처로서의 매력 부각이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단기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시장은 이제 상승의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을 시험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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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흔들림 끝 또 신고가⋯5,370선 첫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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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증시 '테크 엑소더스'⋯나스닥 2% 급락, 비트코인도 15개월 저점
- 미국 뉴욕증시가 3일(현지시간) 기술주 매도와 경기민감주로의 자금 이동이 맞물리며 약세로 돌아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3%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 급락해 올해 들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0.5% 오르며 4만9653.13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이후 매물이 쏟아지며 436포인트(0.9%) 하락 전환했다. 매도세는 '빅테크'에 집중됐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가 각각 3%, 2%, 1% 내렸고, AI 대표주 엔비디아도 3% 밀리며 연초 이후 부진을 키웠다. 소프트웨어 섹터 약세도 이어졌다. 서비스나우와 세일즈포스가 나란히 7% 안팎 하락하는 등 ‘구독형 성장’에 대한 재평가가 확산됐다. 위험자산 전반의 온기도 식었다. 비트코인은 4~5% 내리며 2024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후퇴했다. 다만 소비·필수소비재와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월마트는 2% 오르며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를 넘어섰고, 펩시코는 호실적에 4% 뛰었다. JP모건 체이스와 시티그룹도 상승 흐름을 탔다. [미니해설] 테크 '인기 거래' 꺾였다…AI가 만든 역풍, 소프트웨어가 먼저 맞았다 이번 조정의 핵심은 "지수가 빠졌다"가 아니라 "돈이 어디서 빠져나왔는가"다. 장 초반 다우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는데도, S&P500이 1% 넘게 밀리고 나스닥이 2% 급락한 장면은 시장이 성장주 전체를 버린 것이 아니라 '기술주 중에서도 특정 구간'을 강하게 정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의 과실이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종목으로 자금을 옮기며, 지난 상승장에서 가장 붐볐던 거래-AI·클라우드·소프트웨어-를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AI가 흔드는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 이번 매도는 소프트웨어 섹터의 구조적 질문을 전면에 올려놓았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오랫동안 "끈끈한 구독(Subscription) + 높은 갱신율"을 무기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 그런데 AI가 워크플로를 자동화하고, 특정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 프리미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서비스나우·세일즈포스 등 대표 종목이 7% 안팎 급락하고, 소프트웨어 관련 ETF가 추가로 5% 빠진 것은 단순한 실적 실망이라기보다 "AI 시대에 기존 소프트웨어가 어떤 가격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나"라는 질문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성장률 둔화보다도, 장기 매출곡선이 낮아질 가능성(가격 압축·진입장벽 하락)을 더 두려워한다. 엔비디아까지 흔들린 이유 AI의 상징인 엔비디아까지 3% 밀린 것은 'AI가 끝났다'는 신호라기보다, 기대의 높이가 바뀌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AI 투자 사이클이 지속되더라도, 주가가 이미 많은 낙관을 반영한 상태에서 추가 상승의 조건은 더 까다로워졌다. 이제 시장이 원하는 것은 "AI가 크다"는 구호가 아니라, 누가 어느 구간에서 이익을 확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성이다. 전통 빅테크가 실적을 내놓을수록,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과 함께 '마진·비용·자본지출'의 균형을 집요하게 따진다. 그 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곳이 소프트웨어이고, 그 다음이 반도체·플랫폼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위험자산 식는 동안, '현금흐름 주식'이 버팀목 같은 날 비트코인이 7만2000달러 선까지 추락하는 등 2024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린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안전자산 선호가 폭발한 장이라기보다, 레버리지와 기대가 많이 쌓였던 구간에서 포지션을 줄이는 '정리'에 가깝다. 반면 월마트가 1조달러를 넘기고, 펩시코가 실적에 힘입어 뛰었으며, 은행주가 플러스를 유지한 것은 시장이 완전히 위험을 끊은 게 아니라 '불확실성이 큰 성장 프리미엄'에서 '가시성 높은 현금흐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민감주로의 순환매는 통상 강세장의 말미에서가 아니라, 시장이 상승 동력을 넓히려 할 때도 나타난다. 다만 이번처럼 기술주 내부에서 ‘인기 거래’가 급격히 꺾이면 변동성이 커지기 쉽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갈래다. 하나는 소프트웨어 섹터가 AI의 '대체' 위험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대형 기술주 실적이 시장의 기대(특히 비용과 투자 규모)를 설득할 수 있느냐다. 기술주가 흔들릴 때마다 시장은 "AI가 끝났다"는 결론으로 달려가곤 했지만, 이번 장은 오히려 반대다. AI가 커질수록, AI의 혜택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고, 승자와 패자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그래서 하락의 모양도 '전면 붕괴'가 아니라 '선별적 재평가'로 나타난다. 지금 시장은 이야기의 시간이 아니라 숫자의 시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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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증시 '테크 엑소더스'⋯나스닥 2% 급락, 비트코인도 15개월 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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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 3년 만에 40조원 회복⋯'양극화 회복' 신호
-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이 3년 만에 다시 40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금액 기준 회복세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3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1만3414건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반면 거래금액은 40조7561억원으로 2.5% 늘어나 2022년(47조734억원) 이후 처음으로 40조원대를 회복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전체 거래량의 21.4%로 가장 많았고 서울(16.1%), 경북(7.9%), 경남(6.6%) 순이었다. 거래금액은 경기(7조8151억원, 21.9%↑), 충남(6816억원, 24.0%↑), 경남(6918억원, 11.8%↑), 부산(1조9359억원, 6.1%↑) 등에서 증가했다. 금액대별로는 10억원 미만 빌딩 거래가 8427건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했다. 지난해 최고가 거래는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원(1조9820억원)이었다. [미니해설] 거래는 줄고 돈은 몰렸다…상업용 빌딩 시장, '선별적 회복'의 본질 2025년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은 '거래량 감소 속 거래금액 증가'라는 상반된 흐름을 동시에 보여줬다. 외형상으로는 회복 국면에 진입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자산별·지역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구조적 조정 국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플래닛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량은 4.4% 줄었지만 거래금액은 2.5% 늘었다. 이는 중소형·비우량 자산 거래가 위축된 반면, 수도권 핵심 입지와 대형 우량 빌딩을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거래금액 상위권에는 판교 테크원, 서울 인터내셔널 타워, 흥국생명빌딩, 대신파이낸스센터, 페럼타워 등 대부분 핵심 업무지구의 대형 오피스가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영남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경기도와 서울이 전체의 37% 이상을 차지했고,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서울 강남구가 6조8317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다수 지방 지역에서는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동반 감소하며 시장 온도 차가 확연히 갈렸다. 이 같은 흐름은 금리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3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5년 전반에 걸친 금리 하락으로 차입금리와 자산수익률 간 역마진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그간 관망하던 기관·대형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오피스 자산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 8조8807억원 가운데 오피스 거래가 63%를 차지했다. 서울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3.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명목 임대료(㎡당 4만768원)와 실질 임대료(3만8304원)도 각각 2.0%, 1.8% 상승했다. 이는 핵심 업무지구 오피스의 수급 구조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류센터 시장 역시 과잉공급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연간 신규 공급은 104만㎡로 집계됐지만, 평균 공실률은 17%, 상온 물류는 10% 수준까지 내려오며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이 같은 '옥석 가리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거래량은 조정 국면에 머물렀지만 우량 자산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확인됐다"며 "실물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자산별 경쟁력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의 회복은 전면적 반등이라기보다, 자금이 갈 곳을 명확히 가리는 '질적 회복'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모든 자산이 같은 속도로 회복하는 국면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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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 3년 만에 40조원 회복⋯'양극화 회복'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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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금·은·비트코인 흔들려도⋯다우 500P 급등, 월가는 '실적'에 베팅했다
- 2월 첫 거래일 뉴욕증시는 최근 금·은·가상자산 급락에 따른 충격을 털어내며 반등했다. 2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6포인트(1.2%) 오른 4만9466선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도 0.8% 올랐다. 최근 투기적 자금이 집중됐던 은과 비트코인이 급락하며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됐지만, 월가는 이를 '과열 조정'으로 해석하며 주식시장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은 가격은 지난주 하루 만에 30% 급락해 198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비트코인도 한때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금·은·가상자산 가격이 저점에서 일부 반등하며 불안 심리가 완화됐고,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대형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밝힌 오라클 주가가 급등하며 S&P500 상승을 주도했다. 이번 주에는 아마존과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시장 변동성의 초점이 투기 자산에서 다시 기업 이익과 실적 전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투기 거품 걷히자 '실적의 시간' 온다 금·은·비트코인 급락,'리스크 오프'의 끝은 주식이었다 최근 뉴욕 금융시장을 뒤흔든 진원지는 주식이 아니었다. 은과 금, 비트코인 등 이른바 '대체 자산'에서 먼저 균열이 발생했다. 은 가격은 12개월 새 두 배 넘게 치솟은 뒤 하루 만에 30% 가까이 폭락하며 198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금 역시 하루에만 10% 이상 밀렸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관세 충격 이후 처음으로 8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개인투자자 자금과 레버리지가 집중됐던 영역에서 전형적인 과열 청산 국면이 나타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충격이 뉴욕증시 전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투기적 성격이 강했던 자산군만 급격히 조정을 받았고, 실적 기반이 뚜렷한 주식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이는 2022년처럼 긴축 공포가 금융시장을 전면적으로 압박했던 국면과는 성격이 다르다. 당시에는 금리라는 단일 변수에 모든 자산이 동시에 흔들렸다면, 지금은 '어디에 거품이 있었는지'를 가려내는 선택적 조정에 가깝다. 이번 조정은 위험회피(risk-off)의 시작이라기보다, 위험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스토리'만으로 가격이 오른 자산을 무차별적으로 추종하지 않는다. 최근 은과 비트코인 시장에서 나타난 급락은, 펀더멘털과 괴리된 가격 상승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반대로 주식시장에서는 이탈한 자금이 전면 후퇴하기보다, 보다 안정적인 영역으로 재배치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 과정에서 다시 조명을 받는 키워드는 '실적'이다.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기대가 한동안 뉴욕증시를 이끌었지만, 시장의 질문은 이제 한 단계 진화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AI가 실제로 얼마를 벌어다 주는지에 대한 검증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대형 기술주가 실적 발표 이후 급락한 배경에도 이 같은 시선 변화가 깔려 있다. 성장 서사가 유지되더라도, 비용 부담과 수익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면 시장은 즉각 냉정해진다. AI 회의론 속에서도 실적은 시장을 배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관련주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데이터센터 확충 계획을 내놓은 오라클, 메모리·스토리지 수요 회복이 확인된 반도체·IT 인프라 기업들은 오히려 강한 주가 반응을 보였다. 이는 AI 투자가 '막연한 기대'의 영역을 지나,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가르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월가에서는 "AI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AI 프리미엄이 선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시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약 80%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냈고, 연간 기준 이익 성장률은 4년 만에 가장 강한 수준이 예상된다. 이는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 온 뉴욕증시에 중요한 완충 장치로 작용한다.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은 여전하지만, 숫자로 확인되는 이익 증가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 2월 뉴욕증시, 관건은 '정책보다 숫자' 정책 변수에 대한 시장의 태도 역시 달라졌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고용지표 발표가 지연됐고, 통상·외교 이슈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국채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제한적이다. 이는 정책 불확실성이 '결정적 리스크'로 인식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 급등이나 유동성 경색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정책 뉴스는 주가의 부차적 변수로 밀려난 모습이다. 결국 2월 뉴욕증시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투기적 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어디로 향하느냐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명확하다. 단기 과열을 좇던 자금은 후퇴하고, 실적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는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강세장의 끝자락에서 흔히 나타나는 불안한 랠리가 아니라, 시장 내부의 체질이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과정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월가는 다시 한 번 오래된 원칙으로 돌아가고 있다. 결국 주가를 설명하는 것은 금리도, 정책도, 이야기(story)도 아닌 기업의 이익이라는 사실이다. 최근의 변동성은 그 원칙을 재확인하는 과정에 가깝다. 뉴욕증시는 지금, 거품이 아닌 숫자의 시간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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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금·은·비트코인 흔들려도⋯다우 500P 급등, 월가는 '실적'에 베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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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7,000선 뚫은 S&P 500의 비명'빅테크 실적·고용'에 내주 운명 걸렸다
- 2026년의 첫 달을 기록적인 상승세로 마감한 뉴욕 증시가 다음 주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한다.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망스러운 클라우드 실적에 빅테크주들이 일제히 몸을 사리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주 연준(Fed)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내주 예정된 알파벳, 아마존 등 거대 기술기업들의 실적과 6일 발표될 1월 고용 보고서가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성향을 보였던 인물로, 그의 지명 소식에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채권 금리와 달러가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또한 지난주 금·은 가격의 급격한 변동에 주목하며 자산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셧다운의 기저 효과가 사라진 뒤 처음으로 공개되는 '깨끗한'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내주 월가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미니해설] 7,000시대 뉴욕 증시, 'AI 실익'과 '매파 의장'이라는 두 개의 벽 1. "성장만으론 부족하다"…심판대에 서는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을 쏟아붓고도 클라우드 부문에서 시장을 감동시키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짐 베어드는 "기대치가 매우 높아진 기업들에게 이제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책임(onus)이 돌아갔다"며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면 주가는 가차 없이 징벌당할 것(punished)"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수익화의 질'을 따지겠다는 시장의 서늘한 경고다.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4일)과 아마존(5일)은 MS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TD 웰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 시드 바이드야는 "빅테크 기업들의 엇갈린 반응 속에서도 확인된 것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출에 멈춤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이들이 AI 지출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향해 '돈을 태우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요구할 것이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AWS(클라우드)의 가속화와 함께 역대급 연휴 쇼핑 시즌의 성과가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다. 2026년 기업 이익이 15%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현실이 되려면, 내주 발표될 이들의 가이던스가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워야만 한다. 2. '케빈 워시' 지명 서프라이즈…연준의 '독립성'과 '매파적 본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것은 월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워시는 과거 금융 위기 당시 위기 해결사로 활약하며 시장 친화적인 면모를 보였으나, 동시에 통화 팽창에 비판적이었던 강경파였다. 그의 등장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주 연준이 금리 인하 중단(Pause)을 선언한 상황에서, 워시의 지명은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더욱 좁아질 것임을 시사한다. 글렌메드(Glenmede)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정부 셧다운 여파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깨끗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지표들의 중요성은 평소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워시 체제'에 대한 공포는 채권 금리의 하방 압력을 방해하고 있다. 차기 의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 과정에서 어떤 통화 정책 기조를 드러낼지에 따라,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국면이다. 3. 고용 시장의 민낯 드러날 6일…'6만 4천 명'의 의미 내주 금요일(6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될 것이다. 로이터 통신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시장은 약 6만 4000건의 신규 고용을 예상하고 있다.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통계적 왜곡이 사라진 뒤 처음으로 공개되는 '정제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짐 베어드 CIO는 "전반적으로 경제가 완만한 성장 궤도에 있다는 믿음이 고용 시장의 하한선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만약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노동 시장의 급격한 균열을 보여준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결정은 '정책적 실수'로 비판받으며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견조하다면 연준의 동결 기조는 탄력을 받겠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셧다운이라는 '안개'가 걷힌 뒤 마주할 미국 경제의 민낯이 어느 쪽이든, 내주 금요일 월가는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다. 4. 2026년 이익 성장률 15%…거품과 확신의 기로 현재 S&P 500의 7,000선 돌파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논리는 2026년 이익 성장률이 15%에 달할 것이라는 강력한 펀더멘털이다. 시드 바이드야는 "주식 시장은 긍정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익 성장이 그 핵심 구성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MS의 사례에서 보듯, 높은 멀티플(배수)을 정당화하려면 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영업이익률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내주 실적을 발표하는 일라이 릴리(비만 치료제), AMD(반도체), 디즈니(미디어) 등 각 섹터 대장주들의 성적표는 2026년 강세론의 실체를 검증하는 '현미경 조사'가 될 것이다. 특히 지난주 금과 은 가격의 급격한 폭락은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에서마저 수익을 확정 짓고 현금화하거나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이미 호재를 선반영해 7,000선까지 달려온 만큼,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리턱' 상태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짐 베어드의 지적처럼 "불안한 지표가 나오거나 위험을 감수할 명백한 이유가 사라진다면, 얇아진 시장(thin market)은 변동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5. 한국 수출 30% 급등 예고…반도체가 견인하는 'K-트레이드' 국내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2월 1일 발표될 1월 수출입 동향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무려 3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2월의 13.3% 성장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견조한 반도체 수요와 함께, 설 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 일수 증가(3.5일)라는 계절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지출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의 분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다만, 수입 역시 12% 증가하며 무역 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보다 다소 줄어든 63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주 화요일(2월 3일) 발표될 한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행보와 맞물려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내주 주요 일정(현지 시각 기준) 2월 2일(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2월 3일(화): JOLTS 구인 보고서, 일라이 릴리·AMD 실적 2월 4일(수): 알파벳 실적, ISM 서비스업 PMI, ADP 민간 고용 2월 5일(목): 아마존·페덱스·디즈니 실적,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2월 6일(금): 1월 고용 보고서(비농업 고용, 실업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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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7,000선 뚫은 S&P 500의 비명'빅테크 실적·고용'에 내주 운명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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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ESS 시장 '싹쓸이'⋯조 단위 연쇄 수주로 영토 확장
- 삼성SDI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글로벌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30일 미주법인(SDIA)이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계약 상대와 금액은 경영상 비밀 유지에 따라 2030년까지 비공개됐으나, 업계에서는 테슬라와의 4~5조 원 규모 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삼성SDI가 주력해 온 삼원계(NCA)를 넘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분야에서 거둔 가시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SDI는 지난달에도 현지 인프라 업체와 2조 원대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삼성SDI는 미국 내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라는 독보적인 입지를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AI 산업 성장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ESS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SDI가 성능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며 시장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니해설 ] 'K-배터리'의 반격, 삼성SDI는 왜 LFP와 ESS에 승부수를 던졌나 삼성SDI가 다시 한번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30일 공시된 미주법인의 배터리 공급 계약은 그 규모와 상대 측면에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상세 내용이 유보됐으나, 증권가와 배터리 업계는 이를 테슬라와의 '조 단위' 계약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에 이어 한 달 만에 들려온 낭보다. LFP 배터리, '전략적 선택'이 '가시적 성과'로 그동안 삼성SDI는 하이니켈 기반의 삼원계(NCA) 배터리에 집중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저가형인 리튬인산철(LFP) 중심으로 재편되자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이번 수주는 삼성SDI가 추진해 온 LFP 라인 확보 노력이 결실을 본 사례다. 특히 테슬라와의 계약으로 추정되는 이번 건은 3년간 매년 10GWh, 총액 4~5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이는 삼성SDI가 고성능 프리미엄 시장뿐만 아니라 보급형 ESS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과 양산 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각형' 기술력과 '비(非)중국' 공급망의 시너지 삼성SDI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각형 배터리'다. 파우치형에 비해 내구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각형 배터리는 장기 사용이 필수인 ESS 인프라에 최적화된 형태다. 더욱이 삼성SDI는 미국 내에서 사실상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제조사'라는 독보적 입지를 점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삼성SDI는 현지 기업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에 지정학적 이점까지 더해지며 북미 ESS 시장 공략의 '골든타임'을 제대로 포착한 셈이다. AI와 신재생 에너지가 쏘아 올린 ESS 전성시대 최근 ESS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인공지능(AI) 산업의 급팽창과 궤를 같이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ESS 시스템은 필수다. 여기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 저장 장치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삼성SDI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NCA와 LFP라는 투트랙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가고 있다. 안전성을 담보한 각형 기술력으로 화재 위험을 낮추고, LFP를 통해 가격 부담을 덜어주며 고객사의 입맛을 모두 맞추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에너지 리더로의 도약 연이은 수주 성과는 삼성SDI의 실적 성장은 물론, 주가와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순히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조사를 넘어,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기에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향후에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EV)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속에서도 ESS라는 확실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 삼성SDI의 행보가 향후 K-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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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ESS 시장 '싹쓸이'⋯조 단위 연쇄 수주로 영토 확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