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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 "일본이 강하면 미국도 강해진다"⋯中 디리스킹·이란 압박 병행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일본 총선 결과를 계기로 미·일 동맹 강화를 재확인하며, 중국에 대해서는 '탈동조화'가 아닌 '디리스킹' 전략을 분명히 했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8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의 총선 압승과 관련해 "일본이 강하면 아시아에서 미국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녀는 훌륭한 동맹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대중국 경제 관계에 대해 "중국과 완전히 분리(disengagement)되는 것은 원치 않지만, 리스크를 줄이는 디리스킹(de-risk)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을 위해 재무부 권한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란 석유 판매 차단과 자금 추적·동결을 언급했다. 이로 인해 이란 최대 은행 중 하나가 붕괴되고,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급락이 촉발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QE) 전환에 대해 "대차대조표 운용은 연준의 결정이며, 최소 1년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 가격 급락에 대해서는 "중국 시장의 무질서와 투기성 급등 이후 전형적인 붕괴(blow-off)"라고 진단했다. [미니해설] 베선트의 세 가지 메시지…'일본 동맹 강화·중국 디리스킹·연준 견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금융 전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 중국, 이란, 연준, 그리고 금 시장까지 이어진 그의 발언은 미국이 동맹 강화와 리스크 관리, 금융 질서 재정비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선 일본에 대한 평가는 아시아 전략의 축을 분명히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체제에 대해 "미국도 함께 강해진다"고 강조한 것은 미·일 동맹을 단순한 안보 협력을 넘어 경제·금융 동반자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다. 특히 중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본을 핵심 파트너로 삼아 아시아 질서를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미묘하다. 베선트 장관은 '탈동조화'가 아닌 '디리스킹'을 강조했다. 이는 공급망과 금융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되, 전면적인 단절로 인한 충격은 피하겠다는 현실적 접근이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거론되는 글로벌 디레버리징 압력과도 맞닿아 있다. 과도한 차입과 투기적 자본 이동을 경계하면서, 시스템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대이란 제재 발언은 재무부가 지정학적 압박의 최전선에 서 있음을 다시 확인시켰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 은행 붕괴와 통화 가치 폭락,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며 제재의 실질적 효과를 강조했다. 동시에 "동결된 자금은 결국 이란 국민을 위해 되찾을 것"이라고 말해, 제재의 명분을 '정권 압박'과 '국민 보호'로 분리하려는 시도도 보였다. 연준을 향한 메시지는 보다 직접적이다. 베선트 장관은 케빈 워시 차기 연준 후보를 두고 "독립적이면서도 국민에 책임을 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되, 통제 불능 상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시 후보자가 QE를 '자의적 신용 배분'으로 비판해온 점을 감안하면, 향후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정책 정상화 압박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 시장에 대한 발언은 중국발 투기 자본의 영향력을 다시 부각시켰다. 베선트 장관은 금 가격 급락을 "전형적인 투기 붕괴"로 규정하며, 중국 내 시장 혼란과 증거금 강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ME 그룹의 증거금 상향과 워시 후보자 지명 이후 중국 자금의 차익 실현이 급격히 진행됐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이번 베선트 장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해 아시아 질서를 관리하고, 중국과는 전면 충돌 대신 위험을 통제하며, 이란에는 재무 제재로 압박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연준의 비대화와 시장 왜곡을 견제하며 금융 시스템의 규율을 다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경제 전략이 '동맹 강화와 리스크 관리'라는 두 축 위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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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 "일본이 강하면 미국도 강해진다"⋯中 디리스킹·이란 압박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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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의 명암⋯'AI 거품' 걷어내고 '진짜 경제' 직면한다
- 2026년의 첫 달을 기록적인 변동성으로 마감한 뉴욕 증시가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2월 6일(현지 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만 선을 돌파하며 자본주의의 저력을 과시했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발 클라우드 실적 우려와 소프트웨어 섹터의 부진으로 'AI 수익성 회의론'이 확산되며 시장이 흔들렸으나, 주말을 앞두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드라마틱한 반전에 성공한 결과다. 신기원을 열었음에도 시장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기술주 섹터에서 불거진 AI 회의론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을 강타하며 강세장의 동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한 주간 기술주의 발목에 잡혀 7,000선 안착에 난항을 겪었으며, 금요일에 이르러서야 에너지와 산업재 등 '구경제(Old-economy)'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일어나며 간신히 반등할 수 있었다.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수석 전략가는 "올해 시장의 지배적 테마는 기술주에서 소외됐던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될 것"이라며 "동시에 기술주에 대한 기대치는 너무 높아져, 기업이 무엇을 발표하든 투자자들의 본능은 이익 실현으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2월 둘째 주(9~13일)로 향한다.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긴 안개가 걷힌 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깨끗한'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내주 월가는 지연됐던 고용(11일)과 소비자물가(13일) 등 메가톤급 지표들이 쏟아지는 '데이터의 주'를 맞이하며, 투자자들은 그동안 셧다운으로 왜곡됐던 노동 시장의 민낯을 확인하게 된다. 글렌메드(Glenmede)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셧다운 여파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깨끗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내주 지표들의 중요성은 평소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기업 실적 시즌 역시 정점을 찍는다. 알파벳, 아마존,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시가총액 거물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MS가 막대한 인프라 지출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감동시키지 못한 터라, 알파벳과 아마존이 보여줄 AI 현금 창출 능력에 시장의 사활이 걸려 있다. TD 웰스의 시드 바이드야 전략가는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에 멈춤이 없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이제는 그 지출이 실질적인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통화 팽창에 비판적이었던 강경파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리드문부터 맺음말까지, 다우 5만이라는 축배 뒤에 숨은 매파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심판대가 내주 뉴욕 증시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다우 5만 시대의 명암: 'AI 실익'과 '매파 의장' 사이의 줄타기 "성장만으론 부족하다"…심판대에 서는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을 쏟아붓고도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익화 속도에서 의구심을 남기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실제로 S&P 500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는 최근 일주일 새 15%나 급급락하며 8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앤스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코드'와 같은 에이전틱 AI의 등장이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수 있다는 공포를 반영한 결과다.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매슈 미스킨 수석 전략가는 "이전에는 'AI가 모든 배를 띄운다(AI lifted all ships)'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이 엄청난 기술 가속화가 다른 기업들의 성장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11일)과 아마존(12일)은 MS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알파벳은 최근 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48% 급증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으나, 연간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예상치인 1150억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1750억~1850억 달러로 대폭 상향하며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아마존 역시 올해 AI와 로봇 공학 등에 20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월가는 이들이 막대한 지출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향해 '현금을 태우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릴 준비를 마쳤다. '케빈 워시' 지명 서프라이즈…연준의 '독립성'과 '매파적 본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것은 월가에 이른바 '워시 쇼크(Warsh Shock)'를 불러일으켰다. 워시는 과거 금융 위기 당시 위기 해결사로 활약했으나, 동시에 연준의 자산 매입 확대에 비판적이었던 전형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그의 등장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의 지명 소식에 금과 은 가격은 각각 9%, 26% 폭락하며 자산 시장의 대대적인 부채 축소(deleveraging-디레버리징)를 촉발했다. 현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차기 의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 과정에서 보여줄 통화 정책 기조에 따라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쿠르카파스 전략가는 "금리 기대치가 최근 몇 주간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으나, 워시의 등장이 이 안정성을 시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 시장의 민낯 드러날 11일…'7만 명'의 의미 내주 수요일(11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될 것이다. 팩트셋(FactSet)의 중간 추정치에 따르면 시장은 약 8만 명(로이터 조사 7만 명)의 신규 고용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셧다운이라는 통계적 안개가 걷힌 뒤 마주할 미국 경제의 민낯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연구원은 "시장은 특정 섹터의 매도세를 견뎌낼 수 있지만, 주도 섹터인 기술주의 하락이 길어질수록 지수 전체가 버티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노동 시장의 균열을 증명한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결정은 '정책적 실수'로 비판받으며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지나치게 견조할 경우 차기 연준 체제 하에서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인플레이션 2.5%의 사투…13일 물가 데이터가 가를 향방 금요일(13일)에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다우 5만'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마지막 척도다. HSBC 이코노미스트들은 헤드라인 CPI가 전년 대비 2.5%로 둔화되었을 것으로 보면서도, 근원 CPI는 2.6% 수준에서 멈추며 '끈적한' 인플레이션의 전형을 보여줄 것이라 경고했다. 특히 연초 기업들의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1월 효과'가 변수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케빈 워시 지명자의 매파적 본능은 더욱 자극될 것이며, 이는 증시의 멀티플(배수)을 깎아내리는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주 금과 은 가격의 폭락에서 보듯, 투자자들은 이미 호재를 선반영해 달려온 증시가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리턱' 상태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수익 확정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동조화…한국 반도체 수출 34% 급등의 힘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속에서도 한국의 경제 지표는 독보적인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1일 발표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33.9% 증가한 65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7% 급증한 205억 4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 확대가 한국의 실물 경제에는 강력한 호재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다만 수요일 발표될 중국의 물가 지표가 다시 디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은 미국 기술주와 동조화되어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내주 월가는 셧다운 이후의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며 다우 5만 선의 안착 여부를 치열하게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2월 9일(월): 멕시코 CPI, 일본 경상수지 2월 10일(화): 고용비용지수(ECI), 3년물 국채 입찰, 노르웨이 CPI 2월 11일(수): 미국 1월 고용 보고서(신공표), 중국 CPI/PPI, 10년물 국채 입찰 2월 12일(목): 영국 4분기 GDP,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30년물 국채 입찰 2월 13일(금):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유로존 4분기 GDP 수정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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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의 명암⋯'AI 거품' 걷어내고 '진짜 경제'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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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55국 모아 '희토류 동맹' 결성⋯희토류 가격 하한제 도입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망 독점을 깨뜨리기 위해 전 세계 55국과 '포지(FORGE·지전략적 자원 협력 포럼)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의 무역 블록을 창설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포지에는 한국·일본·호주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과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해온 남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의 신흥국들도 다수 포함됐다. 한국은 초대 의장국을 맡아 오는 6월까지 참여국들 간의 실무적 협력을 이끌게 됐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독점에 맞서 한국 등 우방국들과 결성한 다자간 협력체. 'FORGE'는 협력체의 정식 명칭인 '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Forum on Resource Geostrategic Engagement)'의 약자이자, 영어로 '대장간'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려 단단하게 만들듯 세계에 흩어진 리튬·니켈·희토류 등 첨단 산업 필수 광물을 결합해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고 이란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군사·안보 부문에서 미국 중심 질서 구축에 나선 트럼프가 중국과의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약점으로 꼽히던 광물 분야에서 ‘행동’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 2024년부터 미국이 주도해온 경제협력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을 맡아왔고 지난해에는 트럼프 2기 국무부 주도로 출범한 인공지능(AI)·반도체 광물 협력체 ‘팍스 실리카’에도 가입했다. 이번에 출범하는 포지는 MSP를 계승해 대규모 경제 블록으로 더욱 규모를 키운 것이다.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포지 창설 행사로 진행된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주재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년간 우리 경제가 핵심광물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알게됐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MSP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포지의 의장국을 맡은 한국 측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중국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광물 가격을 고의로 폭락시켜 서방의 신규 공급망을 고사시키는 '덤핑' 전략을 가격 하한제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밴스는 중국을 겨냥해 "저렴한 광물을 시장에 쏟아부어 국내 제조업체를 고사시키는 행위를 끝낼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가격 하한선을 통해 외부 교란으로부터 보호받는 우대 무역 구역을 만들고 공정한 시장 가치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밴스는 가격 하한제 도입을 통해 "글로벌 핵심 광물 시장을 더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상태로 되돌릴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120억달러(약 17조5000억원)를 투입해 핵심 광물을 전략 비축하는 ‘프로젝트 볼트(Vault)’도 발표했다. 볼트와 포지 이니셔티브를 연계하는 전략을 통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중국은 ‘포지 이니셔티브’ 결성에 즉각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포지 출범에 대해 “각국은 핵심 광물의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성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책임이 있고, 국제 경제·무역 질서 훼손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 포지를 통상 질서 훼손 행위로 간주한 것이다. "중국 따라잡기 쉽지 않아" 비관론도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띄운 장밋빛 전망과 달리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교한 '정제(Processing)' 기술의 부재와 환경 규제 등의 변수가 있어 중국의 아성을 단기간에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를 차지하지만, 이를 자석이나 배터리 소재로 만드는 분리·정제 공정은 90% 이상 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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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55국 모아 '희토류 동맹' 결성⋯희토류 가격 하한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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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 선전 속 글로벌 전기차 21% 성장⋯캐즘에도 시장은 전진
-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둔화인 '캐즘' 국면 속에서도 중국과 유럽의 선전에 힘입어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5일 지난해 1∼12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인도 기준·중국 포함)이 2천147만대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조사별로는 중국 BYD(비야디)가 412만1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0.6% 감소했지만, 유럽과 동남아 등 해외 생산기지 확충을 통해 관세·보조금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2위는 중국 지리그룹으로, 판매량이 56.8% 증가한 222만5000대를 기록했다. 미국 테슬라는 주력 모델 부진으로 8.6% 감소한 163만6000대를 판매하며 3위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은 11.4% 늘어난 61만3000대를 판매해 8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1380만8000대로 점유율 64.3%를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미니해설] 캐즘 속 전기차 권력지도 재편…중국 확장·유럽 회복, 테슬라는 숨고르기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캐즘'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은 한 해였다. 고금리와 보조금 축소, 소비자 대기 심리가 겹치며 주요 시장에서 성장 둔화 우려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은 2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성장의 내용은 과거와 달랐다. 중국 단독 질주에서 벗어나 유럽의 회복, 중국 외 아시아 시장의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며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이 핵심 변화다. 제조사별로 보면 BYD는 여전히 글로벌 1위를 지켰지만, 성장 방식은 달라졌다.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헝가리·터키 등 유럽,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현지 공장을 신설하며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강화, 보조금 규제 등 보호무역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1위를 유지한 배경에는 이러한 구조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기업은 지리그룹이다. 내연기관 중심의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며 연간 판매량을 56% 이상 끌어올렸다. 중국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삼되, 브랜드 다각화와 기술 투자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모델3와 모델Y가 유럽과 중국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며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가격 인하 전략의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경쟁사 대비 신차 출시 공백이 길어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테슬라는 여전히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만큼, 신모델 출시와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따라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11%대 성장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EV3, 캐스퍼 EV, 크레타 일렉트릭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르게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브랜드 신뢰도와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어적 성공’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여전히 시장의 64% 이상을 차지하며 절대적 비중을 유지했지만, 성장의 방향성은 달라지고 있다. 유럽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로 회복세를 보였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역시 점진적인 확대 흐름을 나타냈다. 북미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에 그치며 지역별 편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SNE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격한 반등보다는 완만한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역별 정책 변화와 보조금, 관세 이슈에 따라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캐즘 이후의 전기차 시장은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생산 거점과 공급망을 어디에 두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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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 선전 속 글로벌 전기차 21% 성장⋯캐즘에도 시장은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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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거침없이 급등하는 금 온스당 5천달러 돌파
- 금 현물가격이 26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싱가포르시장에서 오전장중 현물 금가격이 1.79% 오른 온스당 5071.96달러에 거래됐다. 2월물 미국 금선물은 1.79% 오른 5076.70달러를 기록했다. 은 현물가격은 1.7% 오른 104.9148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해 64%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5%이상 올랐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비둘기파적 금융정책, 글로벌 중앙은행의 수요 급증, 상장투자신탁(ETF)로의 기록적인 자금유입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 올해들어서도 상승랠리는 멈추지 않을 기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독립성 훼손, 그린란드 합병 위협,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등으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지난 2년간 금값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금이 시장에서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의 금값 상승은 달러 약세 영향이 크다. 지난주 미국 달러화 주요 지표인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1.6%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이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관계 재편에 영향을 받아 투자자들이 국채 및 통화에서 자금을 빼돌렸다"며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처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금이 갖는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강조했다. 메탈포카스의 디렉터 필립 뉴만은 “금가격은 연내에 5500달러 전후에서 정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로스 노먼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최고 6400달러, 평균 537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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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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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거침없이 급등하는 금 온스당 5천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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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5)] 미국·유럽 덮친 '겨울 폭풍'⋯기후변화가 키운 역설의 재난
- 미국과 유럽을 강타한 강력한 겨울 폭풍이 대규모 정전과 교통 마비, 인명 피해로 이어지며 기후 변화가 불러온 '역설적 재난'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상승하고 있지만, 특정 조건이 맞을 경우 한파와 폭설, 결빙이 오히려 더 강하고 파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남부에서 중부, 북동부로 이동한 눈폭풍은 폭설과 진눈깨비, 얼음비, 극심한 한파가 동시에 겹치는 양상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 테네시 등지에서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고, 항공편 결항은 사흘 새 1만4천건을 넘어섰다. 미국 하루 전체 항공편의 4분의 1에 가까운 규모로,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후 보기 드문 수준이다. 이번 폭풍으로 뉴욕과 텍사스, 루이지애나 등에서 최소 8명이 숨졌으며 사망 원인은 저체온증과 교통 사고로 추정된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북동부 지역에 최대 60㎝에 달하는 폭설과 폭풍 이후 장기간 이어질 극심한 한파를 경고하며 "기반 시설 전반에 걸친 피해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면 이 같은 기록적 한파와 폭설은 '지구 온난화'와 모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후 과학자들은 오히려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가 이런 극단적 겨울 재난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겨울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는 계절로, 실제로 최근 수십 년간 추위 기록보다 고온 기록이 훨씬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기후 연구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의 베르나데트 우즈 플래키 수석 기상학자는 "미국 서부 다수 지역이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을 겪고 있는 반면, 중부와 동부는 과거 수십 년 전의 겨울을 연상시키는 한파를 맞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추위는 줄고 있지만, 발생할 때는 더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클라이밋 센트럴 분석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의 연중 최저기온은 1970년 이후 약 12℉(6.7℃) 상승했고, 클리블랜드도 같은 기간 11.2℉ 올랐다. 즉, 평소에는 덜 춥지만 한 번 찬 공기가 내려오면 그 충격이 더 크게 체감되는 구조다. 뉴욕에서는 2025년 12월 26~27일 폭설이 내려 도로가 얼어붙고 수백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당시 뉴욕시 센트럴파크에는 11㎝의 눈이 쌓여 지난 2022년 1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12월 27일 뉴욕 지역을 중심으로 9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미국 전역에서는 8천편이 넘는 항공편이 지연됐다. 뉴욕뿐만 아니라 뉴저지주와 코네티컷주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코네티컷주 페어필드 카운티는 적설량 23㎝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요인은 북극의 변화다. CNN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찬 공기를 가둬 두던 '폴라 보텍스(polar vortex·극 소용돌이)'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드웰 기후연구센터의 제니퍼 프랜시스 연구원은 "지구 온난화는 겨울을 전반적으로 따뜻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혹독한 겨울 날씨를 유발하는 조건들도 키우고 있다"며 "이번 폭풍에서도 그런 신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폴라 보텍스는 보통 캐나다 허드슨만 인근에 머물며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강력한 바람의 고리다. 그러나 제트기류가 크게 출렁이면서 소용돌이가 늘어지면 찬 공기가 남쪽으로 쏟아져 내려온다. 현재 미국 중부와 동부 상공에서 나타난 깊은 제트기류 골(trough)이 바로 그 결과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주다 코언 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인간이 초래한 북극 기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시베리아의 이례적인 폭설과 바렌츠해·카라해의 해빙 감소가 폴라 보텍스를 더 자주, 더 크게 늘어지게 만든다"며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중위도 지역에서 혹독한 겨울 날씨가 발생할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별 폭풍을 기후 변화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사위가 그 방향으로 던져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도 지난 연말 겨울 폭풍이 몰아쳐 3명이 사망하고 수만 가구가 정전됐으며 항공편과 철도 운행이 취소됐다. 지난해 12월 27일 스웨덴 매체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겨울 폭풍으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4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노르웨이에서는 북부 노를란주에서 약 2만3천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핀란드에서는 총 6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아울러 핀란드 북부 키틸라 공항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여객기와 소형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눈더미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지난 2026년 1월 9일 강풍과 비를 동반한 겨울 폭풍이 몰아쳐 수천가구가 정전됐다. 프랑스에서는 노르망디 지역에 정전 피해가 집중돼 9일 낮 12시 기준 약 32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영국에서는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에 따르면 남서부 지역에서 5만7천가구가 정전됐다. 이틀뒤인 11일 프랑스 알프스에서는 스키를 타던 50대 남성이 눈사태로 사망했다. 이번 겨울 폭풍은 단순한 기상 이변을 넘어, 기후 변화가 가져올 미래의 단면을 보여준다. 평균 기온 상승이라는 '완만한 변화' 속에서, 사회와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려운 극단적 사건이 더 자주, 더 넓은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폭염뿐 아니라 한파와 폭설 역시 기후 위기의 또 다른 얼굴로 인식하고, 에너지·교통·도시 인프라 전반에 걸친 대응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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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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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5)] 미국·유럽 덮친 '겨울 폭풍'⋯기후변화가 키운 역설의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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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일본은행, 기준금리 예상대로 0.75%로 동결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3일(현지시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닛케이(日本經濟新聞) 등 외신들에 따르면 BOJ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로 끌어올리며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이번 달은 숨고르기를 택했다.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행보다. 2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지난달 단행한 금리 인상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동결됐지만 금리는 여전히 1995년 이후 30년만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 BOJ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작년 1월에는 0.5% 정도로 각각 올리는 등 완만한 인상 기조를 이어왔다. 정책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다카타 하지메(高田創) 심의위원은 연속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BOJ은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 전망에서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달 동결 결정에 복잡한 정치·경제적 셈법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다음 달 8일 조기 총선을 치른다. 다카이치 총리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최근 선거 유세에서 "식료품 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했다. 고물가에 신음하는 가계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감세안 규모는 5조 엔(약 45조 원) 규모에 달한다. 정부가 세금을 깎아 시중에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다. 이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면 감세 정책과 충돌해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카이치 총리 감세 공약이 국채 시장을 뒤흔든 상황에서 BOJ이 정치적 역풍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8.74엔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BOJ은 수십 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을 위해 '물가 상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지난달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고 나니 유권자들이 생활비 급등을 호소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달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하며 일본은행 목표치(2%)를 4년 연속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BOJ이 총선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주시할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BOJ은 12월 금리 인상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엔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선거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음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가 심화할 경우 수입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BOJ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 관계자들은 "추가적인 엔화 약세는 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BOJ은 3개월마다 내놓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도 이날 발표했다. BOJ은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7%에서 0.9%로 상향 제시했다. 2025년도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 상승률 전망치는 2.7%를 유지했다. 2026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0.7%에서 1.0%로 올리고 2027년도는 종전 1.0%에서 0.8%로 내렸다. 2026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 1.8%에서 1.9%로 올리고 2027년도는 2.0%로 유지했다. 이번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은 한국 경제에 단기적인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대비가 필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소수지만 인상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보면, 엔화 약세 국면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고, 일본이 정상적인 금리 국가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금융 환경 전반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재개될 경우 한국 경제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수는 원·엔 환율이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반면, 한국 수출에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 철강, 조선 등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산업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자본 이동 경로가 변수다. 일본 금리가 상승하면 글로벌 자금의 일부가 일본 금융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신흥국뿐 아니라 한국 금융시장에도 일정 부분 자금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국가 신용도와 외환 건전성을 고려하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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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일본은행, 기준금리 예상대로 0.75%로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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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 쏘넷, 인도서 누적 판매 50만대 돌파
- 기아 인도 법인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아 쏘넷(Kia Sonet)'의 인도 누적 판매가 50만대를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아가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쌓아온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선호도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인도 현지매체 가디키에 따르면 기아 쏘넷은 현재 인도 내 기아 판매량의 약 35%를 차지하는 핵심 차종이다. 흥행은 내수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동·아프리카(MEA), 중남미, 멕시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등 약 70개국으로 10만대 이상이 수출되며 글로벌 전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인도에서 쏘넷의 빠른 성장 배경으로는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 상품 전략이 꼽힌다.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변속기 조합, 트림별로 차별화된 편의·안전 사양을 통해 인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쏘넷은 최근 2년 연속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소형 SUV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박선학 기아 인도법인 최고영업책임자(CSO)는 "쏘넷 50만대 판매 달성은 기아 인도에 있어 매우 뜻깊은 이정표"라며 "이는 기아의 디자인 경쟁력과 첨단 기술,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이 인도 소비자들의 기대와 맞아떨어졌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기아는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으로 판매 기반도 넓혀왔다. 현재 인도 전역 369개 도시에 821개 영업·서비스 거점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대도시는 물론 신흥 중소도시에서도 접근성을 강화했다. 기아는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지금까지 약 150만대를 출고했으며, 이 가운데 120만대 이상이 인도 내수용으로 판매됐다. 한편 기아는 쏘넷의 성공을 발판으로 차세대 모델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출시된 2세대 셀토스는 공격적인 외관 디자인과 레벨2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적용하며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늘어나 실내 공간과 디지털 편의 사양도 강화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2026년형 쏘넷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면부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외관 변화, 주행 성능과 효율성을 겸비한 신규 터보 가솔린 엔진 도입 가능성, ADAS 확대 적용 등을 유력한 변화 요소로 거론한다. 친환경 수요 확대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도입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쏘넷은 인도 소형 SUV 시장에서 기아의 성장을 이끈 상징적인 모델"이라며 "차세대 모델이 상품성과 기술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향후 기아 인도 사업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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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 쏘넷, 인도서 누적 판매 50만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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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해 세계성장률 2.6%로 전망⋯관세여파속 소폭 둔화
-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소폭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13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추정치 2.7%보다 0.1%포인트 낮고 지난해 6월 전망치 2.4%보다는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세계은행은 지난해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둔 교역 증가와 글로벌 공급망의 빠른 재편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력이 예상보다 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교역량과 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러한 성장 촉진 효과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세계은행은 세계 금융 여건의 개선과 일부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의 재정 지출 확대가 성장률 둔화를 일정 부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의 상당 부분은 미국이 차지했다. 상향 조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성장세가 크게 작용했다는 세계은행의 설명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2.2%로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관세 부담이 점차 소비와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세제 혜택 연장과 지난해 말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업무의 일시적 정지) 종료가 올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 지역의 성장률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0.9%로 둔화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4%로, 지난해 4.8%보다 낮다. 이는 중국의 성장 둔화 영향이 크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4.9%에서 올해 4.4%로 하락할 전망으로, 세계은행은 소비자 신뢰 위축과 부동산 시장 침체, 고용과 제조업 둔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4.5%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주요 국가들이 미국과 양자 무역 합의를 체결했음에도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상대적인 관세율 변화가 역내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4.2%에서 올해 4.0%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성장률은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하방 위험이 더 크다며, 무역 갈등 심화와 무역장벽 강화, 자산 가격 하락, 금융시장 여건 악화, 재정 우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등이 현실화할 경우 성장 둔화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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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해 세계성장률 2.6%로 전망⋯관세여파속 소폭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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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車 울었다⋯1월 초 수출, 산업 지형 바뀌나
- 1월 초순 한국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승용차 부진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관세청이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5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2억2000만 달러로 4.7%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45.6% 급증하며 전체 수출의 29.8%를 차지했다. 석유제품(13.2%), 무선통신기기(33.7%)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24.7% 감소했고 선박(-12.7%)도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5.4%), 베트남(5.0%), 대만(55.4%) 수출이 늘었으나 미국(-14.7%), 유럽연합(-31.7%)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82억 달러로 4.5% 줄었고, 무역수지는 2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1월 1∼10일 수출 156억달러⋯2.3% 감소 1월 초순 한국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간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며 구조적 변화를 드러냈다.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승용차와 선박 등 전통 주력 품목의 부진이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5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0.5일 적었음에도 일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4.7% 늘어, 실질적인 수출 흐름 자체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품목별 편중이 심화되면서 수출 체력의 불균형이 다시 확인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반도체다. AI 서버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은 45.6% 급증했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했다. 이는 한국 수출이 다시 반도체 단일 품목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회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석유제품과 무선통신기기도 비교적 선전했지만, 반도체의 기여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24.7% 감소하며 가장 큰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 수출이 14.7% 줄었는데, 현지 관세 부담과 전기차 수요 둔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 수출도 30% 넘게 감소해 자동차와 선박 중심의 제조업 수출이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중국(15.4%), 베트남(5.0%), 대만(55.4%) 수출은 증가한 반면, 미국(-14.7)과 유럽(-31.7%)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특히 대만 수출 급증은 반도체 중간재와 장비 교역 확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수출이 미·EU보다는 아시아 IT 밸류체인에 더 깊이 연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입 측면에서는 에너지 가격 하락 효과가 두드러졌다.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10% 넘게 줄며 전체 수입 감소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입도 줄었는데, 이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재고 조정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작아 무역수지는 2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입은 미국(15.1%), 유럽연합(17.1%), 베트남(7.6%) 등이 늘었고, 중국(-9.4%), 호주(-23.1%) 등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회복이 수출 전반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동차·선박 등 비IT 주력 산업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 자동차와 조선 등 전통 산업의 경쟁력 회복 여부가 올해 수출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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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車 울었다⋯1월 초 수출, 산업 지형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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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직접투자 360억달러 '사상 최대'⋯미국 자금 유입 급증
- 지난해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60억5000만달러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발표한 '2025년 FDI 동향'에서 신고 기준 FDI가 전년 대비 4.3% 증가해 5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행된 도착 금액도 179억5000만달러로 16.3% 늘어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FDI는 3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나, 4분기 들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가 집중 유입되며 반등했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시장 신뢰가 회복된 점이 외국인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투자액은 고환율과 AI 정책 드라이브가 맞물리며 전년 대비 86.6% 급증한 9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지난해 외국인 투자 역대 최대⋯미국 투자 86% 급증 지난해 한국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투자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미·중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고점 논란 속에서도 한국이 주요 투자처로 다시 부각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신고 기준) FDI는 360억5000만달러로, 2020년 대비 5년 만에 73% 증가했다. 특히 실제 집행된 투자 금액인 도착 금액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점은, 단순한 투자 계획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물 투자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FDI 흐름은 지난해 3분기까지 부진했지만, 4분기 들어 AI·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형 투자가 몰리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고 시장 신뢰가 회복된 점을 꼽았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4분기에는 아마존웹서비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앰코테크놀로지의 반도체 후공정 투자, 프랑스 에어리퀴드의 반도체 공정가스 투자, 독일 싸토리우스의 바이오 원부자재 투자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잇따랐다. 남명우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은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가 위축되는 흐름 속에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며 투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며 "이는 우리 제조업의 기초 체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FDI는 157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8% 늘었고, 서비스업은 190억5000만달러로 6.8%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서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 분야 투자가 두드러졌다. 화학공업 투자는 99.5% 늘어난 58억1000만달러, 금속 분야 투자는 272.2% 급증한 2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반면 전기·전자와 기계장비·의료정밀 분야는 전년 대비 투자액이 줄어 업종별 온도 차도 뚜렷했다. 서비스업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온라인 플랫폼 관련 투자가 확대되며 유통, 정보통신,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 분야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다만 금융·보험 부문은 투자액이 감소해 고금리·고변동성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존재감이 가장 두드러졌다. 미국의 대한국 투자액은 97억7000만달러로 86.6% 급증하며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금속, 유통,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유럽연합(EU)도 화공과 유통 업종을 중심으로 35.7% 증가한 6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의 투자는 각각 28.1%, 38.0% 감소했다. 미국 투자 급증의 배경으로는 고환율 효과도 거론된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외국인 입장에서 투자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부는 환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AI 정책, 첨단산업 육성 전략, 제조업 기반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최대 실적의 핵심은 '그린필드 투자'였다.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신설하는 그린필드 투자는 285억9000만달러로 7.1%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과 달리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질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M&A 투자는 74억6000만달러로 감소했지만, 3분기 급감 이후 감소 폭이 크게 줄어 회복 조짐을 보였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올해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중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제 블록화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전략적 투자 유치와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FDI 최대 실적이 일회성 반등에 그칠지,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는 올해 정책 집행과 글로벌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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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직접투자 360억달러 '사상 최대'⋯미국 자금 유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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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벤츠와 자율주행차 출시 예고
-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해 이 기술이 탑재된 모델을 1분기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알파벳의 웨이모와 테슬라가 주도하는 자율주행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차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소개했다. 이 기술은 벤츠의 준중형 세단인 CLA 모델에 처음 적용돼서 먼저 1분기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2분기에는 유럽, 3분기에는 아시아에서 출시된다. 엔비디아는 알파마요가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을 처리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더욱 안전하게 주행하며 주행 판단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심층 추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경찰이 통과를 지시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스스로 생각해 결정할 수 있다. 황 CEO는 자율주행차가 "챗GPT 모먼트"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2년 말 출시된 오픈AI의 챗GPT는 인공지능(AI) 열풍을 촉발했고 그 덕분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차를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밝혔고 올해 후반부에 출시될 벤츠 차량들이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반도체를 판매하고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알파마요는 오픈소스로 제공된다. 엔비디아는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거나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점은 테슬라와 웨이모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 기술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로보택시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루시드, 벤츠, 중국 BYD 등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칩 모듈인 '토르'를 사용하고 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5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황은 "이제 자율주행차가 로봇 산업 가운데 가장 큰 분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 자동차의 매우 큰 비중이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5년부터 '드라이브(Drive)' 브랜드 하에 자동차용 반도체와 관련 기술을 제공해 왔지만 이 부문은 회사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작년 10월 말로 마무리된 분기 기준 자동차 및 로보틱스용 반도체 매출은 5억9200만달러로 총 매출의 약 1%에 불과했다. 자율주행차는 AI 인프라 외에 엔비디아의 핵심 성장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황은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로보틱스가 AI 다음으로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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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벤츠와 자율주행차 출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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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엔비디아, '베라 루빈' 조기 공개로 AI 슈퍼칩 패권 굳힌다
- 엔비디아가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Vera Rubin)'을 조기 공개하며 AI 반도체 경쟁에서 초격차 전략을 분명히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36개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 72개를 결합한 '베라 루빈 NVL72'를 전격 공개했다. 해당 칩은 기존 '그레이스 블랙웰' 대비 추론 성능이 5배 향상됐고, 토큰당 비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엔비디아는 루빈 기반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황 CEO는 "매년 컴퓨팅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알파마요'와 로봇·디지털 트윈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CES 2026'서 슈퍼칩 베라 루빈 조기 공개 엔비디아가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을 예정보다 앞당겨 공개한 것은 단순한 신제품 소개를 넘어, AI 컴퓨팅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 전반에 대한 선언에 가깝다. 현재 주력 제품인 '그레이스 블랙웰(GB)'이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차기 아키텍처를 조기 노출한 것은, 경쟁사에 추격의 시간 자체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공개된 '베라 루빈 NVL72'는 CPU 36개와 GPU 72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초대형 슈퍼칩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 칩은 추론 성능이 기존 대비 5배 향상됐고, 대규모 언어모델(LLM) 운용에서 핵심 지표로 꼽히는 토큰당 비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델 학습에 필요한 GPU 수 역시 4분의 1로 줄어들어, 기업과 연구기관은 훨씬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AI 인프라 비용 부담이 산업 확산의 병목으로 지적돼 온 만큼, 이번 성능·비용 구조의 변화는 시장 파급력이 크다. "베라 루빈 기반 제품 올 하반기 출시"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단 1년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매년 컴퓨팅 기술의 기준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베라 루빈은 이미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칩 개발 주기가 과거 반도체 산업보다 훨씬 짧아졌음을 스스로 인정한 발언이기도 하다. 엔비디아는 루빈 기반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하겠다고 밝혀, AMD나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인 구글과의 경쟁에서 기술 간극을 더욱 벌리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기 공개의 배경에는 '실물 AI(Physical AI)'의 급부상도 자리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은 단순한 패턴 인식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고차원 추론 능력을 요구한다. 이는 곧 막대한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며, 엔비디아가 강점을 가진 GPU 중심 컴퓨팅 구조와 직결된다.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도 공개 황 CEO가 이날 함께 공개한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는 이러한 전략의 상징적 사례다. 알파마요는 엔비디아의 세계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와 연계돼, 카메라로 인식한 정보에 더해 향후 발생할 상황까지 추론해 차량을 제어한다. 황 CEO는 "골목길에서 공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어린이가 뒤따라 나올 가능성까지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파마요가 적용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CLA'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고 표현했다. 해당 차량은 1분기 내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2~3분기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알파마요가 오픈소스로 공개돼, 완성차 업체들이 자유롭게 수정·적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AI 다음 단계는 로봇" 엔비디아는 로봇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강화했다. 황 CEO는 "AI의 다음 단계는 로봇"이라며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심(Isaac Sim)'을 통해 로봇이 물리적 세계를 학습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로봇 구동 모델 '그루트(GROOT)'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미국 로봇공학회사 피겨 AI(Figure AI, Inc.)의 로봇 사례를 소개했고, 독일 지멘스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차세대 AI 공장 구상도 공개했다. 무대에는 픽사 애니메이션 '월-E'를 연상시키는 2족 보행 로봇이 등장해, 엔비디아의 소형 컴퓨터 '젯슨'과 '옴니버스' 플랫폼으로 훈련된 상호작용 장면을 연출했다. "AI 전체 시스템 만든다" 기조연설에 앞서 메르세데스 벤츠, 스케일AI, 코드래빗, 에이브리지, 스노플레이크 등 주요 파트너들이 대담 형식으로 무대에 오른 장면 역시 의미심장하다. 엔비디아가 단순한 GPU 공급업체를 넘어, 데이터·모델·플랫폼·애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AI 전체 스택'을 지배하는 기업임을 부각하기 위한 연출로 풀이된다. 황 CEO는 연설 말미에 "우리는 칩을 만드는 회사이지만, 이제는 전체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놀라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스택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베라 루빈 조기 공개와 자율주행·로봇 전략은, 엔비디아가 AI 시대의 인프라 표준을 계속해서 자사 중심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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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엔비디아, '베라 루빈' 조기 공개로 AI 슈퍼칩 패권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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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1)] 서부 캐나다 빙하, 2025년 급속도로 후퇴
- 2025년 서부 캐나다의 빙하가 관측 사상에 가까운 속도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더글로브앤메일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빙하 후퇴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른 지질 재해와 수자원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지난해 8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남동부의 버가부 주립공원에서는 빙하가 형성한 자연 댐이 붕괴되며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등산객과 하이커 60여 명이 고립돼 헬기로 구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해발 3000m를 넘는 화강암 봉우리로 유명한 이 지역은 전 세계 산악인들이 찾는 명소지만, 빙하 축소로 지형 안정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빙하학자들은 2025년을 서부 캐나다 빙하 관측 역사상 최악의 해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빙하 표면에서 평균 2.5m에 달하는 물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는 질량 기준으로 약 300억 톤이 사라진 것과 맞먹는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북부대 지구과학과 브라이언 메뉴노스 교수는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라며 "최근 몇 년의 누적 손실을 감안하면 매우 우려스러운 추세"라고 말했다. 2025년은 유엔이 지정한 '빙하 보전의 해'이자, 과학자들이 역대 가장 더운 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한 시기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의 대형 산불, 아시아의 치명적 홍수 등 전 세계적 기후 재난이 잇따른 가운데, 북극권 역시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메뉴노스 교수는 "빙하를 보전하기는커녕, 오히려 손실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부 캐나다에는 1만8000개가 넘는 빙하가 분포해 있으며, 이는 해양 생태계와 지역 사회의 수자원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빙하가 급속히 줄어들면 호수와 하천의 유량 조절 기능이 약화돼 가뭄 위험이 커지고, 실제로 브리티시컬럼비아와 앨버타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 산악 빙하가 2100년까지 절반 이상의 질량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지만, 최근 관측 결과는 이 전망조차 낙관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메뉴노스 교수 연구팀은 최근 4년간의 빙하 손실 속도가 이전 10년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만한 감소 구간을 이미 지났고, 훨씬 가파른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빙하 소실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현재 각국이 제출한 기후 대응 계획으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데 필요한 감축량의 1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캐나다 서부에서는 신규 화석연료 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18년간 유지해 온 소비자 탄소세를 폐지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개시와 신규 송유관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원주민 단체들은 빙하 축소가 생태계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관측과 대응 투자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인디언 추장 연합의 마릴린 슬렛 재무총장은 "빙하는 많은 원주민 공동체에 신성한 존재"라며 "미래 세대에 대한 공동의 책임 차원에서 연구와 보호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빙하 아래 형성되는 호수의 수자원 활용 가능성 등 적응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메뉴노스 교수는 "단순히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 아니라, 이 손실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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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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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1)] 서부 캐나다 빙하, 2025년 급속도로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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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중국 중남미 전략에 균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격해 현직 국가 수장 니콜라스 마두로를 무력으로 미국으로 압송하자 중국의 중남미 전략에도 중대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은 중국이 그동안 누려온 저가 원유 공급망을 위협하는 동시에, 중남미 일대일로 구상 전반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미국의 이른바 '돈로주의(Don-Roe Doctrine)'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약 600억달러를 대출하고 이를 원유로 상환받아왔으나, 미국의 개입으로 원유 공급 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외교부는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정권 옹호에 나서기보다는 향후 정세를 관망하며 외교·경제 전략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미국 마두로 축출에 '중남미 일대일로' 정책 위기 미국의 베네수엘라 전격 공격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미·중 전략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그동안 베네수엘라를 핵심 에너지 공급처이자 중남미 일대일로의 전략 거점으로 활용해왔지만, 미국이 무력 개입을 불사하며 서반구 장악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중국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오전 1시께(미 동부시간 기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통령 안전가옥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 니콜라스 마두로(임기 2013년 4월~2026년 1월 3일) 대통령과 실비아 플로레스 부부를 체포해 뉴욕 맨해튼으로 압송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3월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을 이미 기소한 상태다. 트럼프가 중남미의 대표적 반미 좌파 국가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의 철권통치자 마두로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돈로주의' 구현을 위해 아메리카 대륙의 정치 지형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국가개발은행(CDB)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약 600억달러를 대출하고, 이를 원유로 상환받는 구조를 구축해왔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약 92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해왔으며, 이 중 80%가량이 중국으로 향했다. 특히 중국은 초중질유 처리에 특화된 정유 설비를 갖추고 있어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원유를 확보하는 이점을 누려왔다. 그러나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편에 나설 경우, 이러한 공급 구조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강조하는 '돈로주의(Donroe Doctrine)'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이름과 1823년 미국 다섯번째 대통령 제임스 먼로(Monroe) 대통령의 '먼로 독트린'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다. 먼로 독트린이 "미주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 중심의 방어 선언이었다면 돈로주의는 이를 현대적으로 확장해 "미국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트럼프식 외교 전략을 상징한다. 중국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국가안보 전략에서 돈로주의를 재차 강조한 점을 베이징을 향한 직접적인 경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은 중남미 외교 노선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중국은 정치적 조건 없는 중남미·카리브해 원조를 약속하는 전략 문서를 발표하며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으나, 미국의 군사 개입 이후 신중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SCM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 학계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 미국학센터의 자오밍하오 부소장은 "서반구에서 미·중 경쟁이 한층 복잡하고 치열해질 것"이라며 "미국이 중남미 핵심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중국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역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브라질의 브릭스(BRICS) 회원국 지위를 활용해 반미 연대를 도모했고, 페루 창카이항과 파나마 항만 운영권 등을 교두보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군사·외교적 압박을 강화하면서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과의 협력에 신중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반격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에 통화스와프를 제공하며 친미 노선을 강화했고, 볼리비아에는 중국·러시아와 체결한 리튬 공급 계약 재검토를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 고율 관세를 경고했다가 이후 유화적 태도로 전환한 것도 중남미 외교 재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개적 충돌을 피하면서도 장기적인 전략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마셜펀드(GMF)의 보니 글레이저는 "중국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비판하되, 그 이상의 행동에는 신중할 것"이라며 "균형을 유지하는 외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는 중국에 중남미 전략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계기가 됐다. 베네수엘라 원유 의존도, 중남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미국의 군사력 투사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중국은 중남미에서 보다 방어적인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미·중 패권 경쟁의 무게중심이 아시아를 넘어 서반구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는 향후 글로벌 지정학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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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중국 중남미 전략에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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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국가서 무역흑자 45% 확보⋯대미 흑자 넘어서
- 중국의 최대 무역흑자 대상이 미국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국가로 바뀌었다. 닛케이(日本經濟新聞)는 1일(현지시간)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하는 통계를 분석해 지난해 1∼11월 중국이 일대일로 국가와 무역에서 기록한 흑자액이 약 4800억 달러(약 695조 원)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전체 무역흑자의 45%에 해당한다. 중국 무역흑자에서 일대일로 국가의 점유율은 2024년에 29%였으나 1년 만에 16%포인트나 상승해 2013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제창한 개념으로 중국 서부와 남부 아시아 지역, 아프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반면에 지난해 1∼11월 중국 무역흑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넘게 하락한 24%에 그쳤다. 중국은 2018년에 무역흑자의 90% 이상을 대미 무역에서 얻었으나 이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을 봐도 일대일로 국가는 11.6% 늘었지만 미국은 18.9% 감소했다.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수출 규제로 미중 무역 마찰이 격화하자 중국이 일대일로 국가 대상 수출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미국과 중국이 작년 10월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일시 휴전에 돌입했지만 양국의 무역 마찰은 일대일로 국가인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중국의) 아시아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설했다. 이어 "중국은 이들 국가에 과잉 생산하는 전기차와 철강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며 중국이 일대일로 국가를 거쳐 상품을 미국에 우회 수출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은 일대일로 국가 대상 무역뿐만 아니라 투자도 늘리면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중국이 많은 국가·지역과 무역, 투자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다는 방침도 정했다면서 "신흥국 지지를 얻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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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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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국가서 무역흑자 45% 확보⋯대미 흑자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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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부터 자율주행까지⋯2026년 글로벌 기술 판도 재편
-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기술은 일상의 배경에서 점차 전면으로 이동하며 사회·경제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렇다면 2026년을 좌우할 5대 기술 트렌드는 무엇일까. 2026년은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인프라의 재편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AI인프라의 핵심이 되는 데이터센터 확산, 자율주행차의 글로벌 상용화, 기술 부호의 자산 확대, 노동 현장에서의 AI 정착, 소비자 하드웨어의 형태 변화가 새해 주요 흐름으로 꼽힌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짚었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과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움직이는 거대한 컴퓨터 공장이다. 수만~수십만 대의 서버가 모여 데이터를 저장·처리·전송하는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쓰는 검색, 메신저, 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AI까지 모두 처리한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는 보이지 않지만 현대 사회를 실제로 굴리는 엔진이다. AI 시대가 깊어질수록 그 중요성과 영향력은 더 커진다. 데이터센터, 미·중 넘어 글로벌 확산 지난해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급증한 데이터센터는 2026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AI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가 새로운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는 대표 사례다.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되며, 호주 역시 지역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고온 다습한 기후로 인해 냉각 비용과 전력 소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이 데이터센터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노후화된 전력망과 환경 부담을 둘러싼 반발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사례는 경고로 작용한다. 단기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했지만, 상당수가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유휴 상태에 놓이면서 과잉 투자 우려가 현실화됐다. 자율주행차, 글로벌 일상으로 진입 2026년은 자율주행차가 일부 실험 단계를 넘어 주요 도시의 일상적 풍경으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기업들은 기존 시범 서비스를 넘어 세계 주요 대도시로 로봇택시 운행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 웨이모(Waymo)는 2025년 11월 18일 마이애미를 비롯해 댈러스·휴스턴·샌안토니오·올랜도 등 5개 도시에서 완전 무인주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마이애미는 이날부터 운행이 시작됐고, 나머지 도시는 몇 주 안에 서비스를 개시한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도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전용 로보택시의 무료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슬라와 우버까지 시장 진입을 서두르면서 미국 로보택시 산업은 기술 경쟁과 상업화 속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중동과 유럽을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자율주행 차량 운행이 예정돼 있어, 일반 시민들이 자율주행차를 접하는 빈도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기술 부호의 부(富), 더욱 확대 AI와 우주 산업을 축으로 한 기술 기업 가치 상승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부를 한층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2025년 한 해에만 주요 기술 기업 경영진의 자산은 수백조 원 규모로 증가했다. 대형 기술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현실화될 경우, 자산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과열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부 기업은 시장의 의심과 조정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AI 수익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병행되며, 기술 부호 간 자산 격차도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 현장에서의 AI, 제한적 정착 AI는 특정 분야에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전 산업으로의 확산은 아직 제한적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문서 요약, 일부 고객 응대 분야에서는 효율성이 입증됐으나, 다수 기업의 AI 도입 프로젝트는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미래의 AI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채용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에는 생성형 AI가 보다 명확한 활용 영역을 확보하며 제한적이지만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하드웨어, 새로운 형태 실험 가속 스마트폰 중심이던 소비자 기술 시장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접히는 스마트폰,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기기, 스마트 안경 등 다양한 형태의 하드웨어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폴더블 기기와 웨어러블 AI 디바이스는 2026년을 기점으로 대중화 여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AI를 일상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가전, 호텔, 개인 생활용품 등 예상치 못한 영역까지 AI가 침투하면서 편의성과 피로감 사이의 논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기술 트렌드는 단순한 신기술 소개를 넘어, 에너지·노동·자본·생활 양식 전반을 재편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술의 확산 속도만큼이나, 그 사회적 비용과 효율성에 대한 검증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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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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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부터 자율주행까지⋯2026년 글로벌 기술 판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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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6)] 전지방 치즈 섭취와 치매 위험 감소, '조건부 연관성' 확인
- 전지방 치즈(full-fat cheese)와 크림을 섭취하는 중·장년층에서 치매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단순한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방 치즈는 제조 과정에서 지방을 제거하지 않고, 원유(전지유·whole milk)의 지방 함량을 그대로 유지해 만든 치즈를 말한다. 흔히 '저지방 치즈(low-fat cheese)'나 '무지방 치즈(fat-free cheese)'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컨버세이션은 스웨덴에서 진행된 장기 추적 연구를 인용해, 2만7670명을 대상으로 25년간 관찰한 결과 총 3208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 요인이 없는 집단에서는 하루 50g 이상 전지방 치즈를 섭취한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3~1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전적 위험 인자를 지닌 집단에서는 이러한 보호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 하루 20g 이상 전지방 크림(full-fat cream)을 섭취한 경우 전체 치매 위험이 16~24% 낮아지는 경향도 관찰됐다. 그러나 저지방 또는 고지방 우유, 발효·비발효 우유, 저지방 크림 등 다른 유제품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저지방 유제품을 권장해온 기존 공중보건 지침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심혈관 질환과 치매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공통된 위험 요인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선행 연구를 종합하면, 치즈 섭취가 심장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될 수 있으며, 전지방 유제품이 반드시 심혈관 위험을 높이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돼 왔다. 다만 인지 건강과 유제품 섭취의 관계에 대한 기존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다.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유제품 섭취가 인지 기능에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상대적으로 자주 보고되는 반면, 유럽 연구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국가별 유제품 평균 섭취량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일본의 한 연구에서는 치즈 섭취와 치매 위험 감소의 연관성이 보고됐으나, 섭취량 자체가 매우 적었고 연구가 민간 기업의 지원을 받았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반면 정부 지원으로 진행된 또 다른 일본 연구에서는 보호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핀란드에서 중년 남성 2497명을 22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치즈만이 치매 위험을 28% 낮춘 유일한 식품으로 나타났으나, 우유와 가공육은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됐고 생선 섭취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영국에서 약 25만 명을 추적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주 2~4회 생선 섭취, 매일 과일 섭취, 주 1회 치즈 섭취가 치매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스웨덴 연구의 특징은 치매로 인한 식습관 변화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 초기 치매 환자를 제외하고, 연구 시작 후 10년 이내 치매가 발병한 대상자도 추가로 분석에서 배제했다는 점이다. 이는 치매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식욕 저하나 기억력 변화가 식이 기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연구진은 또 치즈나 크림 자체의 효과라기보다, 붉은 고기나 가공육을 해당 식품으로 대체한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습관이 5년간 크게 변하지 않은 참가자 집단에서는 전지방 유제품과 치매 위험 간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개별 식품보다는 전체 식단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채소, 생선, 통곡물, 과일, 적당량의 치즈를 포함하는 지중해식 식단은 치매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동시에 낮추는 것으로 일관되게 보고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도 전지방 치즈와 크림을 더 많이 섭취한 집단은 교육 수준이 높고, 비만율이 낮으며, 심장질환·뇌졸중·고혈압·당뇨병 유병률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치즈 섭취가 건강한 생활습관 전반과 함께 나타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지방 치즈에는 비타민 A·D·K2 등 지용성 비타민과 비타민 B12, 엽산, 요오드, 아연, 셀레늄 등 뇌 기능과 관련된 영양소가 풍부하다. 다만 이러한 점이 치즈나 크림을 다량 섭취해야 할 근거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는 전지방 유제품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특정 유제품이 치매를 확실히 예방한다는 주장도 뒷받침하지 않는다. 치매 예방의 핵심은 특정 식품이 아니라 절제된 식습관과 균형 잡힌 식단, 그리고 전반적인 생활습관 관리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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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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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6)] 전지방 치즈 섭취와 치매 위험 감소, '조건부 연관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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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3)] 중국 위안화 15개월만에 달러당 6위안대 강세
- 중국 역외 위안화 가치가 25일(현지시간) 아시아시장에서 장중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 초과)'를 넘어서며 달러당 6위안대의 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조 속에 중국 증시 반등을 노린 자금이 유입되고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역외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0.2% 하락한 달러당 6.9964위안을 기록했다. 환율 하락은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이날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절상해 고시하며 강세 용인 신호를 보내자 시장이 즉각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홍콩 금융시장이 성탄절 연휴로 휴장함에 따라 역외시장의 전반적인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역내시장에서도 위안화 강세 흐름은 이어졌다. 이날 역내 위안화 환율은 0.1% 하락한 달러당 7.0067위안에 거래됐다. 다만 가파른 절상을 경계하는 당국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시장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국영은행들이 7.006위안 부근에서 달러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익명을 요구한 트레이더들은 이를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 속도를 조절하려는' 당국의 개입으로 해석했다. 최근 위안화 강세 흐름은 달러화 약세라는 대외적 요인에 중국 내부의 정책적 요인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달러화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 다른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최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되게 유지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이같은 기조에 맞춰 인민은행은 급격한 변동성을 억제하면서도 점진적인 통화가치 상승을 유도해 자국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왕칭 골든크레디트레이팅 수석 매크로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와 더불어 연말을 맞은 중국 수출 업체들의 환전 수요가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렸다"며 "지속적인 위안화 강세는 외국인투자가들에게 중국 시장의 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위안화가 경제 펀더멘털 대비 25%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고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내년 상반기 환율이 달러당 6.95~7위안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화타이증권은 내년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8위안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중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다만 중국 내부의 불균형한 경기 회복세는 변수로 지목된다.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11월 중국 경제 전체의 자금 공급 규모(사회 융자 총량)는 전년 동기 대비 8.5% 확대돼 10월과 같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 중 기업들의 순자금 조달액은 1조27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급증했으나 가계대출은 2058억 위안 순감소(상환 초과)를 기록하며 취약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기업 자금 수요는 견조한 반면 가계의 소비·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빚 갚기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중국 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장(국장급) 출신의 관타오 씨는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가 위안화 강세를 지지하겠지만 7위안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보장된 게 아니다"라고 짚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년 5월 퇴임을 앞두고 있어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를 마냥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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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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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3)] 중국 위안화 15개월만에 달러당 6위안대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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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0.28% 상승해 4,117선 안착⋯산타 랠리 기대 속 숨 고르기
- 코스피가 23일 미국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39포인트(0.28%) 오른 4,117.3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21.47포인트(0.52%) 오른 4,127.40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4,140.84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으나, 장 후반 들어 오름폭이 둔화됐다. 코스닥 지수는 9.58포인트(1.03%) 내린 919.56으로 하락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3.5원 오른 1,483.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인 삼성전자(0.90%)와 SK하이닉스(0.69%)가 상승했고, 한화오션(12.49%) 등 조선주가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4,110대 강보합 마감⋯코스닥은 하락 23일 국내 증시는 미국 기술주 강세를 반영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39포인트(0.28%) 오른 4,117.32로 마감하며 4,100선을 지켜냈다. 반면 코스닥은 9.58포인트(1.03%) 하락한 919.56에 그치며 상대적 약세를 나타냈다. 대형주 중심의 수급과 업종별 차별화가 지수 흐름을 가른 하루였다. 코스피는 장 초반 비교적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전장보다 21.47포인트(0.52%) 오른 4,127.40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한때 4,140.84까지 오르며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점차 유입되면서 상승폭은 제한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증시의 연말 랠리 흐름을 국내가 일정 부분 추종했지만, 고점 부담과 환율 변수로 공격적인 매수세는 제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27.79포인트(0.47%) 오른 48,362.68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99포인트(0.64%) 상승한 6,878.49, 나스닥종합지수는 121.21포인트(0.52%) 오른 23,428.83을 기록했다. 연말 연휴를 앞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기술주가 지수를 견인했고, 이 같은 흐름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0.90% 오른 111,500원, SK하이닉스는 0.69% 상승한 58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는 미국 기술주 강세와 인공지능(AI) 수요 기대가 맞물리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39%), 삼성바이오로직스(-0.23%) 등 일부 대형주는 약세를 나타냈고, 현대차(-0.69%)와 기아(-0.74%)도 동반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조선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한화와 협력해 미 해군 신예 호위함(frigate)을 건조할 것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한화오션(12.49%)이 23일 급등 마감했다. 7.20% 오른 117,600원에 출발한 한화오션은 장중 한 때 124,800원까지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3.70%, 삼성중공업은 1.21% 올랐다. 글로벌 선박 발주 회복 기대와 방산·해양 부문의 실적 개선 전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58% 상승하며 방산주 전반의 강세 흐름에 동참했다. 반면 금융주는 약세를 보였다. 신한지주는 2.67%, KB금융은 0.40% 하락하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코스닥 시장은 대형주와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장 초반 932선까지 올랐던 지수는 이후 매도 압력이 커지며 하락 전환했고, 전장 대비 9.58포인트(1.03%) 내린 919.56으로 마감했다. 성장주에 대한 경계심리와 연말 포트폴리오 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오른 1,483.6원에 주간 거래를 마치며 고점을 높였다. 엔화 약세 지속과 수입 결제 수요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외환 당국의 관리 의지가 확인되고 있으나, 글로벌 달러 흐름과 아시아 통화 약세가 당분간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는 미국 증시 흐름과 환율 방향성이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산타 랠리 기대가 남아 있지만,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지수는 박스권 내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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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0.28% 상승해 4,117선 안착⋯산타 랠리 기대 속 숨 고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