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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中·日 등 5개국에게 호르무즈해협 군함파견 요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will be sending War Ships)"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이란의 군사 능력을 100% 파괴했지만, 그들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수로의 어딘가에 드론 한 두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바라건대 이 인위적인 제약(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 글의 첫 문장은 여러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낼 것이라는 의미지만, 한국 등을 파견 대상국으로 지목한 문장에선 '바라건대(Hopefully)'라는 전제를 단 만큼 아직은 요구 수준인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기간 이스라엘이 아닌 제3국에 대(對)이란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이에 미국은 (이란의) 해안을 폭격할 것이며 이란 선박과 함정들을 바다에서 계속 격침할 것"이라며 "어떤 방식이든 우리는 곧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며, 자유롭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대이란 공습을 벌이는 동안, 한국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 수입에 차질을 빚는 주요 국가들이 군함을 보내 상선 호위 등의 임무를 수행해달라는 요구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작전이 "아주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의 군함 파견을 요구한 것은 미군의 인명피해 우려가 큰 호르무즈 호위 작전을 다른 나라들에 맡겨 조기에 시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명한 5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4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 차원에서 보다 공식적인 요구를 해올 경우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 및 양국 관계 측면과 중동 지역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사이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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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中·日 등 5개국에게 호르무즈해협 군함파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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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120달러 육박한 유가, 파월의 '인하 시계' 멈춰 세우나
-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던 뉴욕 증시가 중동발 포화와 유가 폭등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2주째로 접어들며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20달러 선을 위협하자, 시장의 시선은 오는 18일(현지 시간) 예정된 연반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는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열리는 정례회의로, 에너지 쇼크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금리 인하 경로를 얼마나 뒤흔들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월가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3.50~3.75%)될 것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함께 발표될 '점도표(금리 전망치)'와 경제전망요약(SEP)의 변화에 촉각을 돋우고 있다.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지난주 고점 대비 5% 밀려나며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은, 시장이 더 이상 '저금리 낙관론'에만 기댈 수 없음을 깨달았다는 증거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전략가는 "연준이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쇼크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미칠 복합적 영향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진단을 내놓느냐에 따라 연말 증시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주 월가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BOJ), 영국(BOE), 호주(RBA)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금리 결정을 내리는 '슈퍼 위크'를 맞이한다. 이란 측이 "세계는 유가 200달러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높인 가운데,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막기 위해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기조를 강화할지가 최대 변수다. [미니해설] 셧다운 안개 너머 직면한 '오일 쇼크'…파월의 입에 걸린 제국의 운명 ① 6월 인하론의 실종…연내 1회 인하 '배수진'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장은 연내 3회 이상의 금리 인하를 확신했다. 그러나 중동의 포성이 유가를 100달러 위로 밀어 올리자 '인하 시계'는 멈춰 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쟁 전 '연내 2회 인하'를 점쳤던 시장은 현재 '연내 1회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TD 웰스의 시드 바이드야 전략가는 "에너지 가격 급등은 연준을 더 오랫동안 '관망(Holding pattern)' 상태로 묶어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점도표에서 올해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2회로 하향 조정된다면, 증시는 '기술적 조정'을 넘어 '추세적 하락'의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② '워시 체제'로의 과도기, 파월의 마지막 결단 이번 회의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제롬 파월 의장의 사실상 마지막 정책 결정 회의다. 차기 의장 지명자인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이사가 강력한 매파적 성향임을 감안할 때, 파월이 이번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대폭 높이는 '경제 전망 상향'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가 폭등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줄여 실물 경제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물가를 끌어올리는 '스테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 파월이 2% 물가 목표치 달성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늦출지가 시장의 발작 버튼이 될 전망이다. ③ 글로벌 통화 정책의 '각자도생(Decoupling)' 내주는 글로벌 자금 흐름의 대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일본은행(BOJ)은 엔화 약세와 수입 물가 폭등을 막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종료 이후 추가 금리 인상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영국 영란은행(BOE)은 3.0%의 고물가와 싸우며 인하 기대를 완전히 접고 있다. 국가별로 엇갈리는 금리 경로는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하며, '안전 자산'으로서의 달러 가치를 더욱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④ 기술주의 반격-엔비디아 GTC가 '거시 경제 중력'을 이길까 매크로 환경의 폭풍우 속에서도 증시는 'AI의 힘'에 마지막 기대를 건다. 18일부터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GTC)는 기술주 반등의 촉매제다. 젠슨 황 CEO가 제시할 차세대 AI 로드맵이 유가 쇼크라는 거대한 중력을 이겨내고 증시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전략가는 "헤드라인(전쟁 뉴스)이 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미국이 중동 전쟁에서 어떤 탈출 전략을 가졌는지 명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숨을 죽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주 주요일정(현지 시각 기준) 3월 16일(월): 중국 1·2월 주요 경제지표(소매판매·산업생산), 미국 2월 산업생산 3월 17일(화): 호주(RBA) 금리 결정, 독일 ZEW 경기신뢰지수,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 3월 18일(수): 미국(Fed) 3월 FOMC 금리 결정·점도표 발표, 일본(BOJ) 금리 결정, 영국 2월 소비자물가(CPI) 3월 19일(목): 영국(BOE) 금리 결정, 스위스(SNB) 금리 결정,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3월 20일(금): 미국 4분기 GDP(확정치), 유로존 4분기 GDP 수정치, 독일 2월 생산자물가(P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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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120달러 육박한 유가, 파월의 '인하 시계' 멈춰 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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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52)] 중동전쟁에 엔화가치 159엔대 추락⋯일본당국 시장개입 가능성 고조
- 안전자산인 달러가 13일(현지시간)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 등에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엔화가치는 달러당 159엔후반대까지 치솟자 시장에서는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주요 6개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7% 오른 100.35를 기록했다. 이번주초와 비교하면 달러지수는 1.5% 상승했다. 달러가치는 엔화에 대해 0.2% 오른 달러당 159.67엔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4년7월이래 최고수준이다. 이에 따라 엔화가치는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이 엔 매수/달러 매도에 나서는 시장개입을 경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0.6% 뛴 1.14395달러에 거래됐다. 코페이(캐나다 토론토 소재)의 수석시장전략가 칼 샤모타는 "일본 정책당국자는 엔화약세로 이미 고공행진하고 있는 수입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면서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에 의한 엔매수 시장개입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타야마 사츠키(片山さつき) 일본 재무장관은 13일 각료회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엔화 환율과 관련, "중동정세로 금융시장에 큰 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원유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국민생활에 대한 영향을 염두에 두고 언제, 어떤 경우에라도 만전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와는 평소 이상으로 매우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나온 미국 경제지표는 인플레가 지속되는 상황을 보여주었다.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1월 소비지출이 전달보다 0.4% 상승해 상승률은 전달과 비교해 보합수준이지만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0.3% 상승)을 약간 웃도는 수치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달과 비교해 0.3%, 지난해보다는 2.8% 올랐다. 이번 PCE 가격지수는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기조적인 인플레 압력이 뿌리깊게 이어지고 있는데다 중동정세 장기화도 겹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은 당분간 금리인하 재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잉은행(ECB)가 19일 개최예정인 이사회를 주목하고 있다. 원유가격 급등으로 ECB는 연내에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에너지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에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금융긴축에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환율전략책임자 제인 폴리는 "에너지 운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의 상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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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52)] 중동전쟁에 엔화가치 159엔대 추락⋯일본당국 시장개입 가능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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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제노동 카드로 새 관세 전선⋯한·중·일 포함 60개 경제주체 대상 301조 조사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12일(현지시간) 한국·중국·일본·유럽연합(EU)·영국·캐나다 등을 포함한 60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금지 미흡'을 문제 삼는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각 경제주체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도입·집행하지 않은 행위와 정책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주는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 한·중·일 등 16개 경제주체를 겨냥해 시작한 '과잉생산' 301조 조사와 병렬로 진행된다. USTR은 4월 15일까지 서면 의견과 공청회 출석 신청을 받고, 4월 28일부터 필요시 5월 1일까지 공청회를 연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4일부터 150일간 10%의 한시적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이번 301조 조사는 연방대법원의 기존 상호관세 무효 판단 이후 새 관세 체계를 짜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해설 기사] 강제노동 명분, 관세의 본체…트럼프, 301조로 '포스트 상호관세' 재무장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꺼내든 카드는 무역법 301조였다. 12일 USTR이 개시한 이번 조사의 표면 명분은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 금지 미흡'이다. 그러나 통상정책의 큰 흐름에서 보면,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인권 압박이 아니라 지난달 무너진 상호관세 체제를 301조 기반의 새 관세 체계로 재구성하려는 후속 작업의 성격이 짙다. USTR은 60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각국의 행위·정책·관행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이며 미국 상거래를 제한하는지 따지겠다고 밝혔고, 조사 대상에는 한국·중국·일본은 물론 EU, 영국, 캐나다, 호주, 인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등 미국의 핵심 교역 상대가 대거 포함됐다. 이번 사안에서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의 의미다. 미국이 문제 삼는 것은 각국이 자국 내 강제노동을 단속했느냐만이 아니다. 공식 공지문 문구를 보면, 핵심 쟁점은 각 경제주체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했는가"에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이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해서 곧바로 '강제노동 활용국'으로 낙인찍혔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식 기준의 수입 차단 제도를 각국이 얼마나 갖추고 있고 실제로 집행하느냐를 문제 삼겠다는 것이다. USTR도 의견 수렴 항목에서 각 경제주체가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유지하거나 도입 중인지, 또 그 금지조치가 실제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묻겠다고 밝혔다. '강제 노동 301조'와 '과잉생산 301조'는 한 세트 이 대목은 통상적으로도 중요하다. 미국은 이미 거의 100년에 걸쳐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 금지를 법체계에 두고 있고, USTR은 이번 관보 초안에서 그 제도가 단순한 인권 규범이 아니라 경제·안보 문제와 직결된다고 못 박았다. 강제노동을 활용한 생산은 인위적으로 비용을 낮춰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왜곡된 경쟁에 밀어 넣는다는 것이 미국의 논리다. USTR은 또 현재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강제노동 관련 보류명령(WRO) 54건과 적발 결정 8건을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조사가 선언적 문제 제기가 아니라, 미국이 이미 갖고 있는 수입통제 체계를 다른 교역상대국에도 사실상 확장하려는 시도임을 보여준다. 관세정책의 시간표를 보면 더 선명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0일 백악관 포고문을 통해 무역법 122조를 발동했고, 이에 따라 2월 24일부터 150일간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한시적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백악관은 이 조치의 종료 시점을 7월 24일로 명시했다. 122조는 본래 국제수지 문제를 이유로 최대 150일 동안 한시적 수입할증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반면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합리·차별적 관행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보다 정교하고 지속적인 보복 조치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시한이 짧은 122조의 10% 글로벌 관세를 깔아둔 뒤, 그 만료 전에 301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별·사안별 관세 체계를 새로 짜는 것이 훨씬 유연한 전략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강제노동 301조'는 전날 착수한 '과잉생산 301조'와 한 세트로 봐야 한다. USTR은 3월 11일 구조적 과잉생산 및 제조업 과잉공급 문제를 이유로 한국·중국·일본·EU·대만·베트남·인도 등 16개 경제주체에 대한 별도 301조 조사도 시작했다. 관보 초안에 따르면, 이 조사 역시 4월 15일까지 의견서를 받고 5월 5일부터 공청회에 들어간다. 한국은 강제노동 이슈와 과잉생산 이슈 두 갈래 모두에서 미국의 새로운 301조 통상 압박망 안에 들어간 셈이다. 이 점에서 이번 조치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단발성 제재라기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광범위한 동맹·우방까지 포괄하는 전면적 통상 재배치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강제노동, 왜 관세 새 명분이 됐나? 미국이 왜 하필 '강제노동'을 새 관세 명분으로 택했는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의제는 보호무역 논리를 인권과 공급망 윤리의 언어로 감싸는 효과가 있다. USTR은 관보 초안에서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 인권선언 등을 거론하며 강제노동 근절이 거의 보편적 국제 규범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결론은 통상 논리로 귀결시킨다. 강제노동이 개입된 상품은 인위적으로 값이 싸고, 이 때문에 미국 수출품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미국 노동자의 임금과 생산이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즉 도덕적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철저히 산업정책과 통상보복의 문법에 가깝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USTR의 평가 기준이 생각보다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관보 초안은 캐나다·멕시코·EU가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 또는 판매를 막기 위한 조치를 도입했지만, "강제노동 수입금지 조치를 채택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한 나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적시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이제 단순 입법이나 원칙 선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실제 차단 실적과 제도 집행력이 따라오지 않으면 조사와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동맹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통상정책의 잣대는 훨씬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조사 범위 포괄성'이 관건 한국의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조사 범위의 포괄성이다. 이번 조사는 특정 품목 몇 개를 찍어 겨냥하는 구조가 아니다. USTR은 공개 의견 수렴 항목에서 "각 경제주체 제품에 대한 관세의 수준과 범위", "수입 제한의 수준과 범위", "추가 관세가 덮을 적정 교역 규모"까지 직접 묻고 있다. 이는 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미국이 품목별·국가별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폭넓게 설계할 수 있음을 뜻한다. 아직 한국의 어떤 산업이 직접 표적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사안별 조사 틀을 통해 언제든 압박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재량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태생적 시한부 122조⋯절차상 외피 갖춘 301조 절차상 일정도 촘촘하다. 강제노동 관련 301조 조사는 4월 15일까지 의견서와 공청회 출석 신청을 받은 뒤, 4월 28일부터 필요시 5월 1일까지 공청회를 연다. 이후 마지막 공청회 종료 7일 뒤까지 반박 의견을 접수한다. 로이터는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7월 임시 글로벌 관세 만료 전에 이번 301조 조사와 구제조치 제안을 마무리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결국 4~5월 여론수렴, 6~7월 판단, 7월 말 새 조치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법적 논란이 컸던 일괄 상호관세 대신, 절차적 외피를 갖춘 301조 조사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적으로도 파장은 작지 않다. 2월 20일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의 기존 글로벌 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뒤, 행정부는 122조 10% 할증관세로 일단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122조는 태생적으로 시한부다. 따라서 행정부가 더 오래가고 더 선별적인 관세 체계를 갖추려면 301조 같은 별도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강제노동과 과잉생산은 그런 점에서 가장 활용하기 쉬운 명분이다. 하나는 인권과 노동, 다른 하나는 산업정책과 공급과잉을 내세우지만, 두 조사 모두 최종 목적지는 추가 관세 또는 수입 제한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의 본질은 '강제노동 단속' 그 자체보다, 트럼프식 통상전쟁의 2막이 어떻게 설계되는가에 있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이지만, 통상에서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과잉생산 조사에 이어 강제노동 조사까지 동시 노출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실사와 원산지 관리, 대미 수출전략, 통상 외교 대응을 한꺼번에 재점검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인권의 언어로 시작된 이번 조사 끝에서 실제로 모습을 드러낼 것은, 결국 새로운 관세의 얼굴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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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제노동 카드로 새 관세 전선⋯한·중·일 포함 60개 경제주체 대상 301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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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 러시아산 원유 구입 일시 허용에 하락반전
-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아시아시장에서 미국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구입을 일시 허용하는 조치로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싱가포르 원유시장에서 이날 오전 10시23분(일본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은 0.9%(88센트) 내린 배럴당 94.85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0.7%(71센트) 하락한 배럴당 99.75달러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부는 12일 현재 해상에서 체류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구입을 각국에 인정하는 30일간 라이선스를 발행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X에 대한 투고에서 "이란 전쟁으로 혼란스러워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이고 '대상을 한정한' 조치라며 러시아 정부에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가의 일시적인 상승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혼란으로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미국 경제에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미국 재무부 웹사이트에 게재된 성명에 따르면 라이선스는 12일 시점에서 선박에 적재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의 인도와 판매를 허가하며 미국 워싱턴 시간 4월 11일 심야까지 유효하다. 재무부는 지난 5일 인도용으로 30일간의 라이센스를 발행해 인도가 해상에서 체류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부비서실장 겸 국토안보보좌관은 FOX 뉴스 프로그램에서 "대통령은 가격 인하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해상에 있는 러시아산 석유를 시장에 투입하고 미국내 석유생산업체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신속하고 대규모로 굴착·증산을 진행하도록 지원하고 규제완화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FOX 뉴스에 따르면 12일 시점에서 약 1억2400만 배럴의 러시아산 석유가 해상에 체류 하고 있다. 홍코의 해통선물(海通期貨) 애널리스트 양 안은 "라이선스 발행은 시장의 불안감을 다소 완화시켰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장 장요한 것은 호르무즈해협의 운항 재개"라고 지적했다. IG 애널리스트 트노 사이카모어는 "이란이 주로 중국행 유조선에 대해 하루 1~2척의 유조선을 통과시키면서 중국을 우군으로 삼는 동시에 자금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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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 러시아산 원유 구입 일시 허용에 하락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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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중일 포함 16개 경제권 '301조 조사' 착수⋯관세전쟁 재점화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중국·일본 등 16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글로벌 통상 갈등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1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등도 포함됐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에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 관행에 대해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통상법이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특정 경제권의 제조업 구조적 과잉 생산능력과 과잉 생산과 연계된 정책과 관행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불공정 무역 행위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조치가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이후 새로운 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IEEPA 관세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자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150일 동안 적용되는 10% 관세가 만료되는 7월 하순 이전에 조사 결론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사 일정은 3월 17일 의견 접수 창구 개설을 시작으로 4월 15일 의견 제출 마감, 5월 5일 공청회 등을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USTR은 강제노동 생산 제품 수입 금지와 관련한 별도의 301조 조사도 12일부터 추가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니해설] 트럼프 '301조 카드' 다시 꺼냈다…세계 무역질서 흔드는 관세 전략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01조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통상 질서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는 기존 상호관세 조치가 법적 제동에 걸린 이후 새로운 관세 부과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조사에서 각국의 제조업 구조적 과잉 생산능력과 이에 따른 무역 왜곡을 핵심 쟁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이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독자적으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통상법이다. 1974년 제정된 이 법은 상대국의 법과 정책, 관행이 미국 기업과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 등 다양한 제재를 가능하게 한다. 301조 조사 대상에 한국 포함…통상 압박의 새로운 신호 이번 조사 대상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동남아 주요 국가, 인도, 멕시코 등이 포함됐다. 사실상 세계 주요 제조업 국가 대부분이 조사 범위에 들어간 셈이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주요 무역 파트너들이 시장 수요와 맞지 않는 생산 능력을 구축해왔다"며 "과잉 생산능력은 과잉 생산과 지속적인 무역 흑자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적 무역흑자와 미사용 생산능력 등을 중심으로 구조적 과잉 생산의 증거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은 제조업 보조금 정책,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 환경 규제, 시장 접근성 등 광범위한 요소를 검토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세, 의약품 가격 정책, 수산물 및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 등도 추가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301조를 활용한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을 겨냥한 무역전쟁이다. 당시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이전 강요 문제를 이유로 301조 조사를 실시했고,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 결과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제품의 약 75%가 관세 대상이 됐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이 조치를 유지하면서 중국산 전기차에 100%, 태양광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 견제 정책을 이어왔다. 301조가 미국 통상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301조보다 더 강력한 조치로는 '슈퍼 301조'가 있다. 이는 불공정 무역국을 우선협상대상국(PFC)으로 지정해 집중적인 협상과 보복 조치를 가능하게 한 제도다. 1989년 도입됐다가 폐지됐지만 이후 여러 차례 행정명령을 통해 부활했다. 한국 역시 과거 슈퍼 301조의 압박을 경험한 바 있다. 1997년 미국은 자동차 수입 장벽 문제를 이유로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당시 미국은 한국의 대형차 중심 자동차세 제도가 미국 자동차 수출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협상 과정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까지 겹치며 한미 통상 갈등이 크게 확대됐다.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가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약 1년간 협상 끝에 한국이 자동차 세제를 개편하면서 분쟁이 마무리됐다. '과잉 생산능력' 명분으로 글로벌 제조업 겨냥 이번 301조 조사는 글로벌 제조업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 과잉이 세계 제조업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철강, 태양광 등 주요 산업에서 생산능력 확대가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동아시아 제조업 국가들이 정부 보조금과 산업 정책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조사에서 이러한 산업 정책이 불공정 무역 행위로 규정될 가능성도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들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150일 동안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 조치는 7월 하순 만료된다. USTR은 이 시점 이전에 301조 조사 결론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새로운 관세 체계를 도입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즉 기존 관세 정책이 법적 논란에 휘말리자 보다 강력하고 명확한 통상 압박 수단으로 301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강제노동 생산 제품의 수입 금지를 겨냥한 별도의 301조 조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조치는 약 60개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단순한 통상 분쟁을 넘어 글로벌 제조업 패권 경쟁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산업 정책과 공급망 구조까지 문제 삼기 시작하면서 향후 통상 갈등의 범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된 점은 향후 글로벌 경제 질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새로운 통상 환경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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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중일 포함 16개 경제권 '301조 조사' 착수⋯관세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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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전세계 M&A액수, 오픈AI 출자 등에 지난해보다 2.3배 급증
- 올해 2월 전세계 기업 인수·합병(M&A) 액수가 지난해보다 2.3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2월 M&A 액수가 지난해보다 130% 늘어난 5131억3677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지난해와 비교해 3.1배 급증한 3013억 3547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등이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출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프랑스 에너지대기업 엔지가 영국 배전대기업 UK파워넥트웍스 주식을 취득한 유럽에서는 2.4배 증가한 1332억9354만 달러에 달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4.9% 늘어난 362억742만 달러에 그쳤다. 일본은 5.0% 준 97억5590만달러에 불과했다. 올해 누계로는 전세계 전체에서 66.4% 증가한 7570억851만 달러로 추계됐다. 미국이 90.1% 뛴 4170억5725만 달러, 유럽이 79.9% 늘어난 1808억9321만 달러, 아시아 태평양은 20.9% 증가한 934억4209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본은 0.7% 감소한 162억224만 달러에 그쳤다. SPAC는 2.4배 급증한 73억3334만 달러로 추산됐다. 한편 지난 2월 전세계 기업공개(IPO) 액수는 지난해보다 14.4% 감소한 74억3763만 달러로 나타났다. 섹터별로 보면 에너지-전력과 헬스케어, 하이테크가 다수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지난해보 61.8% 늘어난 39억6462만달러였다. 배전설비업체 포젠트 파워 솔루션(Forgent Power Solutions)의 IPO가 큰 역할을 했다. 유럽에서는 벨기에의 바이오의약품기업 아고맙 세라퓨틱스(Agomab Therapeutics) 등이 상장됐지만 액수로는 82.0% 줄어든 3억6291억 달러로 집계됐다. 유럽지역의 IPO건수는 지난해 절반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이노바셀(Innovacell) 등이 IPO를 한 일본은 2.8배나 크게 늘어난 1억5965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27.5% 준 22억7293만 달러에 머물렀다. 건수도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준 34건에 그쳤다. 올해 전체 누적액으로는 전세계에서 지난해보다 18.1% 증가한 204억4333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이 2.9% 감소한 61억8280만 달러, 유럽이 82.4% 급증한 53억9378만 달러, 아시아태평양지역은 11.1% 증가한 75억8765만 달러, 일본 85.6% 뛴 1억5965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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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전세계 M&A액수, 오픈AI 출자 등에 지난해보다 2.3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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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비축유 방출에도 에너지 공급 불안 해소 역부족 상승
- 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에도 에너지 공급 불안 우려가 지속되면서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4.6%(3.90달러) 오른 배럴당 87.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4.8%(4.18달러) 상승한 배럴당 91.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비상 비축유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란전쟁 지속에 따른 원유 부족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출 규모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총 1억8270만 배럴 방출 규모와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앞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일본, 한국도 전략 비축유 방출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은 비축유 방출 발표가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석유 공급 감소 규모가 워낙 큰 데다 각국의 비축유 방출이 2∼3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골드만삭스는 비축유 방출 발표에 앞서 낸 투자자 노트에서 이란 전쟁에 따른 걸프해역(페르시아만) 석유 수출 감소분이 하루 1540만 배럴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 추정에 따르면 비축유 총방출량은 약 26일분의 공급 감소량에 해당한다. 맥쿼리는 IEA의 제안 규모가 전 세계 하루 생산량을 기준으로 약 4일 치, 걸프해역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을 기준으로 약 16일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아르네 시엘드로프 분석가는 로이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라고 해도 시장은 현재 위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보는 듯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4척이 이란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이날 "석유와 에너지 가격을 인공호흡기로 낮추진 못한다"며 "유가는 당신들이 불안케 한 역내 안보에 달린 것인 만큼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 해협에 기뢰까지 설치했으나 미국은 이란의 기뢰부설함과 기뢰 저장 시설을 타격해 저지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시설 가동 중단도 확대되고 있는 점도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아부다비석유회사(ADNOC)의 핵심 시설인 정유·석유화학 복합단지 루와이스 산업단지는 전날 드론 공격으로 정제시설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전략 비축유 제도'는 1973년 석유 파동을 겪은 후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1974년 IEA가 설립되면서 도입됐다. IEA는 회원국들에 순 석유 수입량 기준 최소 90일분에 해당하는 비상 석유 비축 의무를 부과하고, 비축분은 국가가 통제하거나 민간 기업이 보유한다.IEA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현재 12억 배럴 이상의 비상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방출은 역사상 6번째이며, 물량 규모로 따지면 역대 최대다. 우리 정부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국제공조에 동참해 비축유 2246만 배럴를 방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방출 물량은 전체 4억 배럴의 5.6%에 해당한다. 국가별 방출 물량은 IEA 32개 회원국 전체 석유 소비량에서 개별 국가가 차지하는 소비량에 비례해 산정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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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비축유 방출에도 에너지 공급 불안 해소 역부족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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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중국발 안보 불안'에 아시아 군비 경쟁 가속⋯인도·일본·대만 무기 수입 급증
-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불투명한 의도에 대한 주변국들의 경계심이 아시아 지역의 역대급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닛케이 아시아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 세계 무기 거래량이 약 10% 증가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무기 체계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9.2% 성장…우크라이나가 단일 국가 최대 수입국 SIPRI는 매년 수치가 크게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5년 단위로 무기 거래 데이터를 집계한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2021~2025년 전 세계 주요 무기 거래 총량은 직전 5년 대비 9.2% 증가했다. 증가세를 이끈 주인공은 단연 유럽이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입은 3배 이상 폭증했으며, 전체의 절반 가까이가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인 미국(전 세계 수출 점유율 42%)에서 조달됐다. 우크라이나는 이 기간 전 세계 무기 수입 점유율이 0.1%에서 9.7%로 급등하며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러시아의 전면전 개시 이전 사실상 존재감이 없었던 우크라이나가 4년 만에 세계 무기 시장의 10분의 1을 소화하는 나라로 변모했음을 의미한다. 인도,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세계 2위 수입국…러시아 의존도 절반으로 낮춰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가 전 세계 무기 수입의 8.2%를 차지하며 우크라이나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SIPRI는 이를 "중국 및 파키스탄과의 긴장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세 핵무장 국가인 인도·중국·파키스탄은 인도·중국 국경에서의 산발적 충돌과 지난해 5월 발생한 인도·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 등 크고 작은 분쟁을 반복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인도의 무기 수입 총량이 오히려 4%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인도 자체의 무기 설계·생산 능력이 향상된 결과로, 수입 의존도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는 2011~2015년 70%에서 2021~2025년 40%로 대폭 낮아졌다. 인도가 서방 국가들로의 수입선 다변화를 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파키스탄, 수입 66% 급증…80%가 중국산 인도의 숙적 파키스탄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1947년 독립 이후 최악의 재정 위기 속에서도 무기 수입을 66% 늘리며 세계 5위 수입국(2016~2020년 10위)으로 껑충 뛰었다. 전체 수입의 80%가 중국산이다. 반대로 중국은 전체 무기 수출의 61%를 파키스탄 한 나라에 집중했다. 중국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 수출 총량의 77%를 쏟아붓는 가운데, 태국(4.7%)이 파키스탄 다음으로 큰 수혜국이었다. 아프리카(알제리 포함)에는 13%, 유럽에서는 중국의 핵심 파트너인 세르비아에 6.5%가 돌아갔다. SIPRI 무기 이전 프로그램의 시에몬 베이즈만(Siemon Wezeman)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의도와 증대하는 군사 역량에 대한 우려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다른 국가들의 군비 증강을 계속해서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인도가 수입하는 무기의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인식되는 위협, 그리고 중국산 무기의 최대 수령국인 파키스탄과의 장기 분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수입 76% 급증, 세계 6위…국방비는 중국의 5분의 1 동북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증강 속도가 가파르다. 이전 5년 대비 무기 수입을 76% 늘리며 세계 6위 수입국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도 방위 예산은 사상 최대인 9조 350억 엔(약 576억 달러)으로 편성되어 현재 의회 심의 중이다. 다만 이는 중국의 올해 공식 국방 예산인 약 1조 9100억 위안(약 2760억 달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은 일본의 군비 증강을 향해 "군국주의 부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 이후 한층 냉각된 상태다. 한편 지난 6일 호주 정부는 황해 공해상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헬리콥터가 호주 국방군 헬리콥터에 "불안전하고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인원과 항공기에 위협을 가했다며 공식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측은 이를 부인했다. 대만, 54% 증가에도 중국 국방비의 11분의 1…"속도는 못 따라가도 노력은 계속" 대만 역시 중국의 무력 통일 위협에 맞서 무기 수입을 54% 늘렸다. 전 세계 수입 점유율은 0.8%로 34위에 그치지만, 비대칭 전력 확보를 통한 억제력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량원지에(Liang Wen-chieh) 대만 대륙위원회 부주임 겸 대변인은 "중국의 연간 국방비가 대만의 11배에 달한다"며 "많은 국제 싱크탱크와 학자들이 중국의 공식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이미 미국을 초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같은 속도로 따라갈 수 없지만, 최대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의식해 대만에 대한 13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무기 패키지 승인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수입국'에서 '방산 강국'으로…5년 새 수입 절반으로 줄어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독특한 변화를 보인 나라다. 무기 수입량이 지난 5년 사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는데, SIPRI는 이를 한국의 "독자적인 무기 설계·생산 능력의 성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현재 전 세계 9위의 무기 수출국으로 올라섰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와 체결한 전차·자주포 등 대규모 계약이 전체 수출의 58%를 차지한다. 수십 년간 수입에 의존하던 국가가 세계 10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한 것은 국제 무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구조적 변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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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중국발 안보 불안'에 아시아 군비 경쟁 가속⋯인도·일본·대만 무기 수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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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51)] 유가 100달러·환율 1490원대⋯중동 전쟁, 한국 금융시장 경계선 밀어올려
- 중동발 전쟁 충격이 한국 외환시장을 다시 극한 구간으로 밀어 넣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원·달러 환율은 1490원대로 급등하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쟁, 유가, 강달러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시장은 단순한 변동성을 넘어 ‘복합 충격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17.3원 오른 1493.7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가는 1493.0원으로, 2009년 3월 금융위기 당시 장중 150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초반부터 149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간 것은 외환시장의 불안 심리가 이미 일시적 충격 단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이번 환율 급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국제유가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전 7시 26분 기준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역시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원유 가격이 세 자릿수에 재진입했다는 것은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유가 급등은 한국 경제에 곧바로 이중 부담으로 이어진다. 첫째는 수입물가 상승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원유·가스 가격이 오를수록 무역수지와 생산비용이 동시에 악화한다. 둘째는 환율 압박이다. 유가가 오르면 달러 결제 수요가 커지고, 동시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글로벌 자금은 달러로 몰린다. 한국처럼 대외 개방도가 높은 경제는 이 충격을 가장 먼저 환율로 흡수하는 구조다. 실제로 달러 강세도 뚜렷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선 중반까지 올라섰다. 전날 98대 후반에 머물던 지수가 단숨에 99.540까지 상승한 것은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달러가 강해질수록 원화는 더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결국 10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위험회피 심리와 강달러 분위기가 고조됐다"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분석은 지금 환율이 단순히 외환시장 내부 변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정확히 짚는다. 유가와 전쟁, 외국인 자금 흐름이 한 묶음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충격이 금융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율 1490원대는 기업의 원자재 조달 비용을 높이고,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유, 항공, 해운, 화학, 철강, 식품처럼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업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미 2월 물가지표에서 석유류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를 눌렀지만, 최근 중동 사태 이후 급등한 기름값은 3월 이후 물가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환율 상승과 유가 급등이 동시에 진행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다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엔화 흐름도 심상치 않다. 엔·달러 환율은 158엔대로 올라섰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3.01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일본발 수입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뿐 아니라 엔화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는 구간에서는 아시아 통화 전반의 불안 심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점검회의가 열려 유가와 환율,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범부처 대응책을 논의한다. 다만 시장은 구두 대응보다 실질적 수급 안정 조치와 정책 일관성을 더 중시한다. 당국이 지나친 변동성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전쟁과 유가라는 본질적 변수를 바꾸기는 어렵다. 지금 원·달러 환율 1490원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는 한국 금융시장이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에너지 쇼크, 강달러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경고선이다. 1500원은 이제 심리적 마지노선이 아니라 현실적인 시험대가 되고 있다. 시장이 묻는 것은 "환율이 얼마나 더 오를까"가 아니다. "전쟁과 유가 충격을 한국 경제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는 질문에 더 가깝다. 파이낸셜 워치의 시선으로 보면, 이번 환율 급등은 일시적 패닉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취약한 연결고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전쟁은 중동에서 벌어지지만, 충격은 서울 외환시장과 기업 실적, 가계물가로 직행한다. 유가 100달러와 환율 1,490원대가 동시에 열린 지금, 시장은 이미 다음 단계의 위험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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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51)] 유가 100달러·환율 1490원대⋯중동 전쟁, 한국 금융시장 경계선 밀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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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90달러 뚫린 유가, 7천선 뚫린 심리⋯'중동 전운'에 갇힌 월가
- 사상 첫 7,0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던 뉴욕 증시가 중동발 포화와 인플레이션 재점화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주 2% 밀려나며 주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은, 시장이 고유가를 단순한 변동성이 아닌 거시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실존적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주 시장의 운명은 오는 11일(현지 시간) 발표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달렸다. 로이터 설문조사는 0.2%의 완만한 상승을 점치고 있으나, 이는 중동 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기 전의 수치라는 점이 불안 요소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이클 아론 수석 전략가는 "유가 100달러 돌파는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심리적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발 인플레가 기대 심리를 자극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는 완전히 차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2월 고용 보고서가 9만 2000명의 일자리 감소라는 '마이너스 쇼크'를 기록한 상황에서 물가마저 치솟을 경우, 월가는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와 직면하게 된다.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의 매파적 색채가 짙어지는 가운데, 시장은 이제 6월 인하라는 배수진마저 무너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니해설] 호르무즈의 안개와 2.5% 물가의 사투…월가는 왜 '스태그'를 두려워하나 ① 국제유가 90달러의 공포…인플레이션의 '전염성'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뚫고 올라간 것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 석유 및 LNG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물류비용과 공급망 차질을 즉각적으로 가시화한다. 마이클 아론 전략가의 분석처럼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게 된다면,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디스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폐기하고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할 처지다. ② 고용 쇼크와 물가 폭등의 '기괴한 동거' 2월 고용 보고서의 9만 2000명 감소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믿음에 균열을 냈다. 통상적인 경기 둔화라면 금리 인하 명분이 서겠지만, 유가가 견인하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연준의 손발이 묶인다. 웰스 클럽의 아이작 스텔 매니저는 "고용 감소와 인플레이션 압력의 결합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11일 발표될 CPI가 조금이라도 예상을 웃도는 '업사이드 서프라이즈'를 보인다면, 증시는 6,800선 이하로 밀려나는 강력한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③ 글로벌 통화 정책의 '각자도생(디커플링)' 중동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영국과 유럽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금리 인하 시점을 하반기로 미루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연내 인하 가능성 자체를 삭제하는 분위기다. 반면, 일본은 엔화 약세와 수입 물가 상승 사이에서 출구 전략 타이밍을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가별로 엇갈리는 통화 정책은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며 자산 배분 전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④ 중국 양회 이후의 시선…'AI'는 최후의 보루인가 거시 경제의 폭풍우 속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낙관론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폐막을 앞둔 중국 양회에서 발표될 AI 산업 지원책과 한국·대만의 반도체 수출 호조는 기술주 섹터의 하단을 지지하는 유일한 방어벽이다. DBS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 쇼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AI 서버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주 CPI 수치는 AI 열풍이 거시 경제의 중력을 이겨낼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최종 관문이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3월 9일(월): 중국 2월 물가 지표(CPI/PPI), 일본 4분기 GDP 수정치 3월 10일(화): 미국 3년물 국채 입찰, 일본 가계지출, 독일 산업생산 3월 11일(수):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0년물 국채 입찰, 독일 최종 CPI 3월 12일(목):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인도 2월 CPI, 30년물 국채 입찰, 터키 금리 결정 3월 13일(금):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최종, 미국 4분기 GDP 수정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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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90달러 뚫린 유가, 7천선 뚫린 심리⋯'중동 전운'에 갇힌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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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깨어난 '예술올림픽', 아시아가 쏘아 올린 인류 화합의 서막
- 인류 역사에서 예술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었다. 그것은 문명을 밝히는 등불이었고, 시대의 어둠을 관통하는 가장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언어였다. 1948년 런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세계사 무대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 '예술올림픽'이 78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아시아의 심장 서울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시아아트피아드위원회(AAC)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한 '2026 아시아아트피아드위원회 서울총회 및 비전 선포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갈등과 분열, 그리고 AI가 인간의 창조성을 위협하는 이 혼돈의 시대에 '인간 정신의 회복'을 선포한 역사적 분수령이었다. 여의도에 집결한 아시아의 지성, 국경을 허문 '예술 외교'의 장 이번 서울총회는 개최국 한국을 필두로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일본, 인도 등 아시아 13개국에서 80여 명의 핵심 위원과 외교 사절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비록 최근 중동 정세불안으로 일부 국가가 불참했으나, 현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참석자들의 면면은 이번 대회가 갖는 무게감을 실감케 했다. 이희범 위원장(前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을 필두로 이광수 집행위원장(IAA 세계회장), 이영준 기획위원장(아트리안 회장), 박봉규 협력위원장(KCS 회장) 등 국내외 문화예술계의 거물들이 조율사로 나섰다. 특히 다토 모하메드 잠루니 빈 카리드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 수헤 수흐볼드 주한 몽골 대사 등 외교관들과 베트남의 응웬퀸누 퀸파리스 의장, 싱가포르의 아이린 리 회장 등 각국의 문화 대표단은 예술이 지닌 '부드러운 힘(Soft Power)'이 어떻게 국가 간의 장벽을 허무는지 증명해 보였다. 이희범 위원장은 의장 인사말에서 "아시아는 이제 전 세계 문화예술의 소비처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며 "AAC는 국가, 민족, 인종, 종교의 벽을 허물고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플랫폼이 되어 차세대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본과 기술의 결합, 예술의 날개를 달다 이번 대회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축은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의 강력한 후원 생태계다. 아이티센글로벌, 한국금거래소, 농협중앙회, KBS아트비전, (주)인켈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후원에 나선 것은 예술의 가치가 단순한 감상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가치로 치환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특히 아이티센글로벌 이경일 부회장 등 기업 관계자들은 예술적 상상력이 첨단 기술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를 높게 평가했다. 오명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은 축사에서 "첨단 과학기술이 예술가의 상상력과 만나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허브'가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스폰서십'을 넘어, 예술을 통해 기업의 창의적 DNA를 수혈받고 사회적 책무(ESG)를 다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메세나 2.0' 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비전 선포, '모두의 예술'을 향한 7가지 약속 2부 비전 선포식에서는 400여 명의 내빈이 운집한 가운데, 아트피아드가 지향해야 할 본질적 가치를 담은 '7대 비전'이 공포되었다. 이는 예술이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자산임을 명시한 대헌장과도 같다.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아시아가 전 세계 예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창의적 엔진'으로 거듭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강훈 한국예총회장 역시 130만 예술인과의 연대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행사의 대미는 창작 타악 그룹 '타고(TAGO)'와 팝페라 그룹 '벨라보체'의 공연이 장식하며, 전통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아트피아드의 지향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오는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인천에서 펼쳐질 본대회는 이제 '아름다움'이라는 공통 언어로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거대한 실험장이 될 전망이다. AAC는 이번 서울총회를 발판 삼아 세계아트피아드위원회(WAC) 설립으로 나아가며, 2027년 세계대회 개최를 통해 명실상부한 '예술올림픽'의 완전한 복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 21세기 미학적 이정표…아트피아드 7대 비전 예술은 경쟁을 넘어선 공존의 언어여야 한다는 철학 아래, AAC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사명을 천명했다. 1. 보편적 가치 수호: 예술의 창조적 에너지를 연결해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에 기여한다. 2. 예술 연대 플랫폼: 전 세계 예술인을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 3. 핵심 가치 지향: 예술의 존엄성, 연대, 공정,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4. 사회적 책무 실천: 소외 계층의 예술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산업과의 상생을 꾀한다. 5. 개방적 공동체: 국가, 인종, 종교, 이념을 초월한 자유로운 예술적 소통을 지향한다. 6. 투명한 운영: 권위주의를 배제하고 투명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대회를 이끈다. 7. 공유의 가치 창출: 소유를 넘어선 공유의 정신으로 예술을 인류의 영구적 자산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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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깨어난 '예술올림픽', 아시아가 쏘아 올린 인류 화합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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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9)] 남극, 30년간 서울 면적의 21배 빙하 소실⋯"둠스데이 빙하" 붕괴 현실화 우려
- 남극 대륙이 지난 30년간 서울 면적의 약 21배에 달하는 빙하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UC어바인) 빙하학 연구팀이 위성 영상 30년치를 분석한 결과, 서남극과 남극반도, 동남극 일부 지역에서 '그라운딩라인(접지선)'이 급속도로 후퇴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속도가 지속될 경우 '둠스데이(최후의 날) 빙하'로 불리는 스웨이츠 빙하의 붕괴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접지선' 30년 추적…사상 최초 대륙 전체 지도화 이번 연구는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것으로, 남극 전역의 접지선이 30년 이상에 걸쳐 종합적으로 지도화된 최초의 연구다. 접지선은 빙상(얼음 덩어리)이 암반 위에 고정된 상태로 놓여 있다가 바다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경계선을 뜻한다. 이 선이 내륙 방향으로 후퇴할수록 바다에 직접 녹아드는 '지면 고정 빙하'가 줄어들어 해수면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석 저자인 에릭 리그노(Eric Rignot) 교수는 "접지선은 30년 전부터 빙상 안정성을 판단하는 골든 스탠더드(황금 기준)였지만, 남극 전체를 이렇게 긴 시간에 걸쳐 지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럽·캐나다·일본·이탈리아·독일·아르헨티나 등 여러 국가 우주기관의 레이더 위성 데이터를 결합했다. 레이더는 조류에 의한 빙붕(떠 있는 얼음 선반)의 수직 이동을 감지해, 고정 빙하와 부유 빙하를 구별할 수 있게 해 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1992년부터 2025년에 이르는 기간의 접지선 변화를 전례 없는 정밀도로 추적했다. 30년간 약 1만 2,950㎢ 소실…매 3년마다 서울 7배 규모 연구 결과, 1996년 이후 남극 전체에서 약 1만 2950㎢(약 5000 평방마일)의 지면 고정 빙하가 사라졌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약 21배, 미국 델라웨어주 면적의 약 2배에 해당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취약 지역에서는 매년 약 440㎢(약 170 평방마일) 이상의 속도로 빙하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 속도를 유지할 경우 3년마다 로스앤젤레스 시 면적(약 1300㎢)이 통째로 사라지는 셈이다. 그러나 남극 해안선 전체의 77%는 접지선 이동이 감지되지 않아 여전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그노 교수는 "남극 전체가 지금 동시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행이지만, 그것이 다음 단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뜻한 바닷물'이 주범…남극반도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 연구팀은 서남극에서 관측된 급격한 후퇴의 주원인으로 '따뜻한 해수의 침투'를 지목했다. 해저 수로를 통해 빙하 바닥부로 밀려든 온난한 바닷물이 얼음을 아래서부터 녹여 빙붕을 얇게 만들고, 그 결과 빙붕이 뒤편 빙하를 지탱하는 힘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리그노 교수는 "바람에 의해 따뜻한 해수가 빙하 쪽으로 밀려오는 곳에서 가장 큰 피해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둠스데이 빙하'로 불리는 스웨이츠 빙하는 현재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약 4%를 차지하고 있으며, 파인아일랜드 빙하는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로 꼽힌다. 반면 대륙 북동부에 위치한 남극반도에서 나타나는 유의미한 접지선 후퇴는 원인이 불분명하다. 해당 지역에서는 온난한 해수의 유입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그노 교수는 "다른 무언가가 작용하고 있다-아직 물음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서남극 빙상 전체 붕괴 시 해수면 최대 2.7m 상승 연구자들이 이번 결과에 주목하는 핵심 이유는 해수면 상승 잠재력이다. 서남극 빙상(WAIS) 전체가 붕괴할 경우 전 세계 해수면이 최대 약 2.7m(9피트) 상승할 수 있다. 이는 해안 저지대 국가와 도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치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개별 빙하에 집중했던 기존 관측보다 훨씬 광범위한 그림을 제공한다. 남극 전체를 동시에 추적함으로써 안정 지역과 취약 지역을 입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장기 지도화 작업이 향후 빙상 모델 개선과 해수면 상승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그노 교수는 "지금 남극 전체가 동시에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다음 단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시각 및 연구의 의의 이번 연구는 빙하학 분야에서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위성 데이터를 처음으로 대륙 규모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개별 빙하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것을 넘어, 남극 대륙 전체의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마련한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남극반도의 원인 불명 접지선 후퇴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 관측과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77%의 해안선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PNAS(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으며, 다국적 위성 데이터 공유의 성과로도 평가받는다. ※ 참고 자료: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press releas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ABC News(2026년 03.05), 스페이스닷컴(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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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9)] 남극, 30년간 서울 면적의 21배 빙하 소실⋯"둠스데이 빙하" 붕괴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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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6회)
- 2. '더파든'의 장 '더파든'의 기록(1) 벚꽃의 봉우리가 부풀었다. 내일이나 모레 정도면 팝콘처럼, 샴페인 방울처럼 터질 것이다. 다섯 번째 벚꽃이다. 허민이 이곳에 자리한지 오 년이 지났다. 햇수로는 육 년째. 자리했다기 보다 조용히 스며들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은근히 다가온 파도가 모랫벌에 스미듯, 여름밤 앞바다에서 불어온 따뜻한 해풍이 그라스에 안기 듯. 그리고 스파이들이 임무의 목표에 들 듯이. 이곳은 강릉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골짜기. 사람들이 '진골'이라 부르는 골짜기. 어떤 연유로 '진골'이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아는 사람도 없고, 그 연유를 궁금히 여기는 사람도 없이 그저 그렇게 불릴 뿐인, 기껏해야 이 킬로 남짓한 자그마한 골짜기.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흔하디 흔한 그런 골짜기. 대관령에서 동해를 향해 흘러내리는 수많은 산자락들은, 끝날 때쯤이면 이 같은 작은 골짜기를 만들고, 골짜기 안에 거의 예외 없이 완만한 경사의 구릉지를 형성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이 구릉지에 밭을 일구어 감자, 옥수수, 배추 등 작물을 가꾸며 살았다. 그의 아버지도 그랬다. 그러다가 오십여 년 전 어느날 그의 아버지는 이러한 작물 대신에 포도를 재배하기로 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캠벨 품종의 포도. 캠벨은 생식용 포도로 한국, 일본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된다. 발효될 때 생기는 노린내 비슷한 특유의 냄새와 맛 때문에 포도주로 만들지 않는다. 그의 아버지의 판단은 옳았고 작은 규모의 땅에서 기대 이상의 소득을 낼 수 있었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포도를 가꾸기 시작했고 몇년 되지 않아 이 일대에는 꽤 큰 포도 생산단지가 형성되었다. 그가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이곳 주민들 중에 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의 아버지는 진즉에 세상을 떠났고, 이후 세대 사람들도 일을 찾아 다른 지방으로 거처를 옮긴 후였다. 그를 아는 사람은 팔십 대 중반의 집안 아저씨가 유일하였다. 그러나 아저씨는 그의 히스토리에 대해 철저히 함구할 것이 분명하였고, 혹 무심코 그를 거론하더라도 '중앙무대에서 나라 일을 하던 사람이다' 정도로 얘기할 것이었다. 실제로도 그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을 터였다. 그는 거의 방치되어 잡초가 무성했던 아버지의 포도농장을 정리하여 나무와 꽃을 가꾸고 텃밭농사를 짖는 '농장정원'을 조성하고는, '더파든(TheFarden)'이라고 명명하였다. 농장(Farm)과 정원(Garden)의 합성어. 세상에서 유일한 정원이기에 정관사 '더(The)'를 붙였다. 그리고 '더파든(TheFarden)'이라고 디자인된 자그마한 간판도 세웠다. 물론 벚나무 서른 다섯 그루도 지형에 어우러지게 심어졌다. 삼십오 년만의 귀향이었다. 그리고는 농장정원 입구의 농기계창고를 손보아 손바닥만 한 카페를 만들었다. 퇴락한 네 평 반짜리 농기계창고가 컨츄리 풍의 정감있는 카페로 다시 태어나는 데는 세 달이면 충분하였다. 당초 그는 그와 꼬맹아내 두 사람의 '커피 세리머니'를 위해, 그리고 혹 찾아올지도 모르는 옛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이곳을 만들었다. 그러나 농장정원 '더파든' 안을 기웃거리며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오는 동네 아낙들을 외면할 수 없어 몇몇에게 커피를 대접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의 의도와 전혀 관계없이 어느덧 이곳은 여인들의 아지트가 되어 버렸다. 여자들은 이곳 남자들과는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그에 대해 호기심을 넘어 어떤 묘한 심리적 동요를 느끼는 것 같았다. 언제 부터인지 여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치르는 주부들의 전쟁, 남편과 아이들을 그들의 전쟁터로 출정시키고는 하나 둘 자연스럽게 그의 카페를 찾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것 같은 다른 남자의 중저음 목소리를 즐겼다. "부인, 오늘 같이 뜨거운 여름날은 탄자니아가 어울릴 겁니다. 작열하는 열대 사바나의 태양에 달구어진 검붉은 흙. 그 흙이 내뿜는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품은 커피지요. 한마디로 이열치열입니다." "파도의 비말 같은 부슬비가 내리는 오늘은, 자바 만델링을 에스프레소로 마시면 좋을 겁니다. 뭐 부인께서 즐기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괜찮겠고요." 여자들은 그가 추천하는 커피도 그렇지만, 그가 자신들을 부르는 '부인'이라는 호칭이 좋았다. 자신들에게는 꽤나 생소한 호칭에 어색해하면서도 감수성을 건드리는 미세한 어떤 흔들림을 느끼곤 했다. 그리고 여자들끼리 만났을 때 그를 화제로 삼는 일이 점점 많아지더니 급기야 남자의 정체를 밝히는 공동 전선을 형성한 듯 다양한 얘기를 쏟아놓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훌륭한 정원사야. 나무와 꽃들을 대하는 섬세한 손길, 이런 사람을 그린핑거라고 부른다지. 이른 봄 잔설을 제치고 스노우드롭, 수선화, 크로커스, 무스카리가 어떤 순서로 고개를 내미는지, 어떤 순서로 피는지, 하루 중 언제 피어날지 알고 있더라니까 글쎄." "그의 왼쪽 귀 아래 턱수염에 숨겨진 깊고 긴 상처자국을 봤어? 턱과 아랫입술 사이에도. 위험한 일을 감당해온 사람인게 분명해. 왼쪽과 오른쪽 어깨의 높이가 달라. 그리고 서있을 때 오른쪽 어깨를 앞으로 하여 비스듬하게 서는 것 같아. 마치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 듯한 느낌." "두개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 밖으로 들어난 그와 숨겨진 또 다른 그 사람. 뭔가 어둠의 세계로 이어진 듯한." "그는 말할 때 거의 완성된 문어체의 문장을 구사해. 뭔가 공적인 일을 하던 사람일 거야." 관심은 비밀의 문을 두드리지만, 비밀은 봉인되었고 침묵만이 답으로 남았다. ■ <편집자주> 하이브리드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는 은퇴한 스파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는 대의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 그 대의가 국가든 이념이든 정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대의의 깃발이 내려졌을 때 종종 스파이들은 버려진다. 때로는 제거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대의의 깃발이 다시 올랐을 때, 스파이는 그들을 버렸던 세상의 싸움에 다시 나선다. 스파이의 숙명이다.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동해안의 소도시에 은거하여 정원을 가꾸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대의의 깃발이 올랐다. 신물질 마약의 탄생을 막아 세상을 구해야 한다. 종래의 마약이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였다면 신물질 마약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강릉의 조그만 농장 정원 '더파든'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힌두쿠시산맥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 부족장의 딸 '자흐라', 전 CIA 부국장으로 비정부기구 STC(Save the Cat)의 집행위원인 '코르맥 오로크',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물리학 교수이며 STC의 설립자인 '엘리아스 워드' 그리고 고양이 머리를 한 이집트 신 '바스테트'의 눈인 세상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스파이의 여정에 함께 한다. ■ 작가 프로필 김남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GMU)에서 공부했다. 육군과 국가기관에서 31년간 국가의 업무에 봉직하였다. 은퇴 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있는 대학교에 강좌를 열고 본인이 태어난 마을이 바라보이는 강의실에서 학부와 대학원생들에게 테러리즘과 범죄정보에 대해 강의하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물려준 아담한 땅에 농장 정원 ‘더 파든’을 가꾸면서 가드닝 잡지에 정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제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섞어 사실 같으면서 사실 아닌 이야기를 꾸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허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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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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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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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8)] 땀과 폭염이 지우는 '최후의 심판'⋯기후 변화, 500년 프레스코화 위협
- 기후 변화로 바티칸시국이 미켈란젤로의 거작 '최후의 심판'을 복원한다고 내셔널가톨릭리포터(NCR)이 3일 보도했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제단 뒤편, 미켈란젤로가 그린 거대한 프레스코화 '최후의 심판'은 수세기 동안 인간의 죄와 구원을 응시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작품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종교적 논쟁도, 검열도 아닌 기후 변화와 역대급 대규모 관광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힘이다. 바티칸 관계자들은 "시스티나 성당에는 하루 평균 2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으며 사람들은 숨을 쉬고, 더운 날씨 속에서 땀을 흘린다. 이들의 체온과 습기가 르네상스의 걸작을 조금씩 변색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수년 사이 로마의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는 것. 관람객이 흘리는 땀에서 생성되는 젖산(lactic acid)은 프레스코 표면의 칼슘과 결합해 젖산칼슘(calcium lactate)이라는 염을 만든다. 바티칸 박물관 과학연구소의 파비오 모레시 연구소장은 "이 젖산칼륨 염이 표면에 얇은 흰 막을 형성하면서 색채를 흐리게 하고 명암 대비를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최후의 심판'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집중적인 세척 작업에 들어갔다. 시스티나 성당 제단 주변에 맞춰 특별히 설계된 비계를 설치한 뒤, 복원 전문가들이 미세한 표면 침착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작업은 1990년대의 대규모 복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당시에는 수 세기 동안 쌓인 그을음과 접착 코팅, 먼지 등을 제거해 작품의 원래 색채를 되살리는 작업이었다. 반면 이번 세척은 프레스코의 안료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표면에 축적된 염을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복원팀은 정제된 물과 일본산 특수 한지를 사용해 수용성 염을 천천히 녹여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물에 적신 종이를 표면에 덮어 염을 용해시킨 뒤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켈란젤로가 남긴 원래 안료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표면의 변색만을 제거하기 위한 정밀한 보존 기술이다. 문제는 이 현상이 단순한 시간의 흐름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1994년 복원 당시 시스티나 성당의 연간 방문객은 약 150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연간 600만 명 이상이 성당을 찾는다. 관광객의 급증이 작품 환경을 크게 바꿔 놓은 것이다. 바티칸은 2014년 시스티나 성당에 최신 공조 시스템과 조명 장치를 설치했다. 성당 내부 온도는 섭씨 약 22~24도, 습도는 55~60% 수준으로 유지된다.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붐비는 사무실보다 낮게 관리된다. 그럼에도 성당 안에 한 번에 700~800명이 들어설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인간의 체온과 습기가 완전히 통제되기는 어렵다. 한편, 1533년 교황 클레멘스 7세의 의뢰로 시작돼 1541년 완성된 '최후의 심판'은 시스티나 성당 제단 벽 전체를 덮는 거대한 프레스코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최후의 심판 장면은 출입구 위에 그려져 신자들이 떠날 때 마주하도록 배치된다. 그러나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제단 뒤에 위치해 신자들과, 그리고 오늘날에는 교황 선출을 위해 모인 추기경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당시 이 작품은 근육질의 나체 인물들로 인해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미켈란젤로 사후에는 일부 인물의 나체를 가리기 위해 덧칠된 천이 추가되기도 했다. 이러한 검열의 흔적은 1994년 복원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됐다. 하지만 오늘날 '최후의 심판'이 마주한 위협은 종교적 검열이 아니라 기후 변화와 대중 관광 시대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바티칸 박물관 보존국의 마르코 마지 책임자는 "예방적 보존의 목표는 오늘의 방문객들이 작품을 최상의 상태로 경험하도록 하는 동시에, 그 권리를 미래 세대에게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세기 동안 인간의 운명을 그려온 미켈란젤로의 벽화는 이제 역설적으로 인류가 만들어 낸 새로운 환경 변화와 싸우고 있다. '최후의 심판'이 묘사한 종말의 장면은 여전히 장엄하지만, 그 색채를 지키기 위한 현대의 노력은 기후의 역습이라는 또 다른 시대의 이야기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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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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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8)] 땀과 폭염이 지우는 '최후의 심판'⋯기후 변화, 500년 프레스코화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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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동의 지옥문' 연 트럼프의 도박⋯하메네이 제거와 세계 경제의 운명
- 2월 28일(현지 시각), 인류는 21세기 가장 위험한 지정학적 격변의 목격자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전격적인 이란 본토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권력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망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세기 가까이 서방과 대척점에 섰던 '신권 통치'의 상징이 제거되면서, 중동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포커스온경제는 블룸버그통신의 긴급 타전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이번 사태가 세계 정치·경제에 미칠 파괴적 영향력을 심층 진단한다. 작전명 '에픽 퓨리'…트럼프의 비정한 '거래의 종결'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 보복이 아닌, 트럼프식 '정권 교체(Regime Change)'의 신호탄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중동 지역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인 항공모함 전단과 F-35 스텔스기 편대를 집결시키며 치밀하게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결정적 순간은 제네바에서 벌어진 비밀 협상의 결렬이었다. 트럼프의 특사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가 이란 측과 만났으나, 핵 포기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하자 트럼프는 즉각 '군사적 해결' 카드를 뽑아 들었다. 트럼프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녹화된 영상을 통해 "어떤 대통령도 감히 하지 못한 일을 오늘 밤 내가 완수하겠다"고 선언하며 공습을 공식화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비명…'3차 오일쇼크'의 현실화 세계 경제를 가장 공포로 몰아넣는 대목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폐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공습 직후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해협 통항 금지를 선포했다. 실제로 사우디 원유를 실은 슈퍼탱커 '샤덴(Shaden)'호 등 주요 유조선들이 뱃머리를 돌려 탈출하는 급박한 상황이 실시간으로 포착되고 있다. 이미 시장은 패닉 상태다. 주말 사이 리테일 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 이상 폭등했으며, 전문가들은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유가가 배럴당 100~12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타르산 LNG 공급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의 '동맥 경화'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해협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가뿐히 넘어서며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월스트리트는 '헤이븐 퍼스트(Haven-First, 안전자산 우선)' 전략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미 국채, 금, 스위스 프랑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안전 자산 랠리'가 예견된다. 반면 이집트 등 중동 인접국들의 주가지수는 개장 직후 6% 가까이 폭락하며 패닉 셀링(공포 매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걸프 협력회의(GCC) 국가들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은 수요 충크에 직면했고, 관광과 소매업이 GDP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상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국가 신용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물류 마비…글로벌 '슈퍼 커넥터'의 붕괴 이란의 보복 공격은 중동의 금융·물류 허브인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향했다.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이 세계 최대 국제공항 중 하나인 두바이 공항 시설을 타격하면서 2만 명 이상의 승객이 고립됐다. 에미레이트, 카타르, 에티하드 항공 등 글로벌 항공망의 중추가 무기한 운항을 중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번 사태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발생한 가스 시장 혼란보다 더 큰 충격을 전 세계 항공 및 물류망에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메네이 이후의 이란…'핵 도그마'의 위험한 반전 하메네이의 사망은 이란 내부의 권력 공백을 넘어, 인류를 핵전쟁의 위협으로 내몰고 있다. 하메네이는 과거 '핵무기 제조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칙령(파투아)을 통해 핵 개발의 '레드라인'을 지켜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국가 안보 위원회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 등 강경파들이 정권 생존을 위해 '핵 교리(Nuclear Doctrine)'를 전격 수정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도부를 잃은 혁명수비대(IRGC)가 통제력을 잃고 독자적인 보복이나 핵 무장에 나설 경우, 중동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시한폭탄이 된다. [Key Insights] 트럼프의 독단적 군사 행동은 기존 국제법 질서를 파괴하고 '힘의 외교'가 지배하는 정글의 시대를 열었다. 한국 경제는 이제 '안전한 중동 원유'라는 가정이 사라진 '상시적 전시 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유가 100달러 돌파는 국내 물가 폭등과 경상수지 악화로 직결될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 시 에너지 배급제에 준하는 비상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즉각적인 수입선 다변화(미국산 셰일가스, 전략 비축유 확충)와 함께 중동발 항공·해운 물류 마비에 따른 대체 경로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시대, 한국 기업의 생존 기술은 이제 '공급망 다변화'의 속도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Summary]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며 중동은 전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항공 마비로 유가 폭등 및 글로벌 물류 대란이 시작됐으며, 월가 등 금융 시장은 안전 자산으로의 대이동과 함께 '3차 오일쇼크' 공포에 빠졌다. 트럼프의 군사적 도박이 정권 교체를 넘어 전 지구적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기를 초래하면서,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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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동의 지옥문' 연 트럼프의 도박⋯하메네이 제거와 세계 경제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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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 사상 첫 5만 선을 돌파하며 축배를 들었던 뉴욕 증시가 'AI(인공지능)의 역습'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혁신 기술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하던 시장에 "누가 진짜 수혜자인가"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며, 2월 한 달간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1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기술주 전반에 투매가 쏟아진 것은 시장의 온도가 변했음을 시사한다. 이제 투자자들은 수조 원을 쏟아붓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수익성에 냉정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고, 소프트웨어·자산관리 등 AI 대체 위험이 있는 업종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엔와이(BNY)의 존 벨리스 아메리카 매크로 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이제 파괴적 기술의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려는 '사이클 후반부'에 진입했다"며 확신 부족에 따른 제자리걸음을 진단했다. 산업재와 필수 소비재 섹터가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시가총액의 거대한 축인 빅테크의 흔들림은 지수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내주 월가는 고용 지표와 빅테크 실적이라는 이중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6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시점의 최대 분수령이다. 1월의 13만 건 '깜짝 고용'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경제 가열의 신호인지에 따라 '6월 인하론'의 운명이 갈린다. 머피 앤 실베스트의 폴 놀티 전략가는 "1월 지표가 일회성이었다는 우려가 크다"며, 고용 시장이 다시 약세로 회귀할 경우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덮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측면에서는 수요일(4일) 브로드컴 실적이 AI 하드웨어 수요의 건전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5일 개막하는 중국 '양회'의 경기 부양책 강도가 글로벌 시장의 온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파적 성향의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가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7월 이후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는 "AI에 대한 흥분이 일자리와 생산성에 대한 불안으로 전이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내주 월가는 고용의 민낯과 AI의 실익, 그리고 워시 체제의 긴장감이라는 세 파고를 동시에 넘어야 한다. [미니해설] AI 포모(FOMO)에서 '실존적 공포'로…월가는 왜 다시 고용에 집착하나 ① AI의 역습: '모든 배를 띄우던 파도'는 끝났다 지난 2년간 월가를 지배했던 공식은 "AI라면 일단 사고 보자"였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웨어와 금융 서비스 업종에서 나타나는 투매 양상은 이 공식의 파기를 의미한다. 맨 그룹(Man Group)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전략가는 "누가 AI의 희생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AI를 도구 삼아 승자로 부상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하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데이터 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과연 투자 대비 수익(ROI)을 낼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제 시장은 'AI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보다 'AI로 실제 돈을 버는' 기업을 찾기 위해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종 간 수익률 차별화는 다우 5만 시대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② 2월 고용 보고서: '6월 인하'의 생사를 가를 스모킹 건 내주 금요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를 결정지을 '확정적 증거'다. 현재 미국 경제는 탄탄한 소비를 바탕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면에는 노동 시장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퇴임을 앞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AI 도구를 본격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구조적으로 높은 실업률의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시장은 신규 고용이 6만 건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지표가 예상을 하회한다면 시장은 즉각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를 앞당기겠지만, 이는 곧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되어 증시에 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너무 견조하다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함께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의 매파적 행보에 명분을 실어주게 된다. 시장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적당한 온기의 '골디락스' 수치지만, 셧다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되는 이번 지표가 깨끗한 신호를 줄지는 미지수다. ③ 글로벌 변수: 중국 '양회'의 부양책과 아시아의 도약 내주 월가는 미국 내부 지표뿐만 아니라 아시아발 뉴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5일 개막하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베이징 당국이 발표할 경제 성장률 목표치와 재정 적자 규모는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경기 민감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ING는 중국이 성장 목표를 기존 '5% 내외'에서 '4.5% 이상'으로 낮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시장에 '절제된 부양'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과 대만 등 IT 강국들은 독보적인 행보를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측에 따르면 한국의 2월 수출은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6%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기술주의 수익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단에서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하는 지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기 회복 강도가 달러화의 향방과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④ 브로드컴 실적: 반도체 랠리의 '라스트 댄스' 여부 수요일(4일) 실적을 발표하는 브로드컴은 엔비디아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주 실적으로 꼽힌다. 맞춤형 AI 칩(ASIC) 시장의 강자인 브로드컴의 가이던스는 엔비디아발 충격으로 흔들리는 반도체 투자 심리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다. 만약 브로드컴마저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면,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는 3월 내내 지속될 위험이 크다. 반대로 소매 업체인 타겟과 베스트바이가 견조한 소비를 입증한다면, 증시의 무게중심은 기술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는 '섹터 로테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내주 월가는 다우 5만이라는 축배 뒤에 숨은 매파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심판대를 마주하며, 셧다운 이후의 '진실의 순간'을 치열하게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3월 2일(월): 미국·유럽·일본 2월 제조/서비스 PMI, 한국 2월 수출입 지표 3월 3일(화): 미국 JOLTS 구인 보고서, 일본은행 총재 연설 3월 4일(수): 브로드컴 실적, ADP 민간 고용, 호주 4분기 GDP 3월 5일(목): 중국 양회 개막,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타겟 실적 3월 6일(금): 미국 2월 고용 보고서, 미국 1월 소매 판매, 독일 제조업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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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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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근의 미술평론] 위대한 화가들의 명언과 그림(1)-빈센트 반 고흐
- [김종근의 미술평론]에서는 위대한 화가들의 명언과 대표작을 통해 예술가의 삶과 사유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인물로 빈센트 반 고흐(프랑스어 뱅셍 반 고흐)를 다룹니다. <편집자주> 빈센트 반 고흐-노란색은 고흐가 사랑한 마지막 색채였다 "그림 속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이라도 주겠다."-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중에서 '고흐'는 그토록 갈망하고 꿈꿔 오던 아를에서 고갱을 기다렸다. 여기 <폴 고갱의 안락의자> 작품은 그만이 알고 있는 햇볕과 따뜻함을 나타내는 노랑색과 우정의 불꽃으로서 상징적인 색채의 그림이었다. 8월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이렇게 썼다. "이제 나는 우리 둘만의 작업실에서 고갱과 함께 살고 싶다, 해바라기만으로 이 작업실을 꾸미고 싶다." 그러나 고갱과 오래 같이 작업하고 싶었던 간절한 그의 꿈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서로 초상화를 그려 주고받으면서 고갱의 그림 속 고흐 자화상은 멍한 표정과 시들어버린 꽃 표현에 고흐는 몹시 못마땅해했다. 이 불만을 고흐는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갱을 가리켜 "그놈이 날 싫어하는 게 틀림없어 나를 꼭 원숭이처럼 그려놨어"라고 편지에 썼다. 이후 빈번한 다툼에서 드디어 188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고갱은 고흐의 노란 집에서 도망쳤다. 마침내 노랑색의 해바라기와 돌이킬 수 없는 고갱과의 결별만을 남겼을 뿐이었다, 고흐는 귀를 자르고. 그림을 그리는 그의 표현과 묘사법은 독특하였다. 고흐는 스스로 말하길 "나는 눈으로 본 것을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 애쓰기보다, 다양한 색을 마음대로 사용하여 나 자신을 그리려 한다"라고 고백했다. 그 다양한 색 가운데 그가 가장 열중한 색채가 바로 노랑색이었다. <시인의 정원>, <자화상>, <노란 집>, <농부가 있는 밀밭 >, <까마귀 나는 밀밭>, <파이프가 놓인 의자 >, < 노란 배경을 한 붓꽃 화병> 등 수 많은 작품이 모두 노란빛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노란빛을 찾아간 것은 아니다. 그의 궁핍했던 고향 누에넨 풍경과 <감자 먹는 사람들>에서 보이는 어두운 색조와 강한 색채들은 파리를 거쳐 아를에 정착하기까지 그의 정신적인 흐름과 함께 색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는 비록 젊음을 상실했지만 젊음과 신선함이 담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고 확신했던 것처럼 그의 <아를의 밀밭>과 <추수 >작품들은 색채와 빛의 처리에서 신선한 그림이었다. 그의 작품 속에 노랑색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외부는 노란색, 내부는 흰색으로 칠해진 빛이 잘 드는 집을 월세 15프랑(약 4500원 정도)에 빌려 쓰기 시작한 아를 시절이 절정에 이른다. 35살의 나이인 그는 스스로 다른 화가들과 구별되는 색채를 창조할 수 있는 화가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작은 식당에 살면서 썩은 이를 악물고 그림을 그리며, 창녀촌에나 드나드는 나 같은 화가를 상상할 수가 없다"라고 스스로 자학했지만, 그는 화가 공동체의 꿈을 안고 오로지 그림으로 이 역경을 극복하려 고뇌했다. 그해 10월에 그린 고흐의 노랑색이 그득한 <침실(아를의 방)>은 노란 집에서의 행복했던 시절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으로 자신이 그린 최고의 명작이라고 했다. 이즈음 그는 일본의 우키요에(한국의 민화 같은 일본의 대중화)를 발견하면서 그 속에서 원색적인 색채와 강렬한 선의 영향에 힘입어 놀랍도록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를 멸시하고 미치광이라고 등 돌렸지만 시인이자 미술평론가 알베르 오리에는 "지저분한 길과 추한 현실의 삶으로 뒤범벅된 혼돈 속으로 되돌아온 순간……. 찬란한 단조로움 …. 검은 색깔조차 모두 반들반들 맑고 영롱했네! " 이렇게 극찬하면서 그에게서 광기와 천재성을 발견했다. 동료 화가 피사로도 "이 사람은 미치거나 혹은 우리를 훨씬 앞질러 갈 것이다. 우키요에 그림처럼 밝은색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가 발견한 노란빛의 승리이었다. <씨뿌리는 사람이 서 있는 밀밭과 석양>은 그러한 황금색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이며 <프로방스의 낟가리>, <아를 식당의 실내> 등도 그가 살던 아를의 노랑색 풍경이다. 그와 함께 공동체 생활을 꿈꾸었던 친구 고갱은 아를을 "남불에서 가장 더러운 도시"라고 신랄하게 투덜댔지만 그래도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속에서, 여기서는 사람들의 마음 한쪽에 깊은 속이 있고 병원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서 많은 우정을 발견한다고 기록했다. 고흐는 이 도시에 만족했다. 그가 오래전부터 찾고 있던 색깔의 효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빛깔이 여기서는 정말 아주 아름답다. 초록빛이 신선할 때에, 그건 풍요로운 초록빛이다. 북쪽 지방에서는 드물게 보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초록빛이다. 초록빛이 먼지에 싸여 다갈색이 되어도, 그것 때문에 흉해지지는 않는다. 그럴 때면 풍경은 모든 뉘앙스를 다 가진 황금빛 색조들을 지닌다. 초록빛 황금색, 노란 황금색, 분홍 황금색, 또는 구릿빛이나, 레몬색 노란빛에서부터 흐릿한 노란 빛까지……." 이렇게 남불의 햇빛이 가진 능력과 섬세함의 발견은 20세기 전후에 활동했던 많은 예술가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반 고흐는 이렇게 썼다. "…. 나는 미래와 현재를 위해 남불 지방의 존재를 믿는다."라고 한 그의 예언은 빗나가지 않았다. 한 주일에 다섯 점의 유화를 그리면서 완전히 지친 반 고흐는 자기의 침실을 그리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우선 빛깔은 "벽은 엷은 자줏빛으로 되어있고", "침대의 나무와 의자들은 버터 빛 노란색이고, 시트와 베개들은 아주 선명한 레몬 빛 초록색이며" 침실 벽에는 고흐 자신과 여동생 윌의 초상화 그리고 일본풍 그림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 그림이 공간적으로 뒤틀렸다는 사실에서 벌써 고흐가 정신적으로 돌아버린 그림의 신호로 보려고 했지만, 그에게 가장 만족을 준 것은 침실이었다. <아틀리에의 침실>은 그가 오랫동안 열망하던 노란 집에 살게 된 것을 기념한 작품이다. 고흐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 집에 입주했고 '유황빛 노란' 햇빛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는 희망이 가득했다. 물론 그는 이미 일본의 쟈포니즘(Japonism)이란 예술적인 마력에 빠져 있었다. 그는 이 작품이야말로 사물의 형식을 단순화 한 가장 이상적인 작품으로 생각했다. 특히 <아를의 방>에서 그는 남불에서 발견한 '채도 높은 노란색'으로 방 분위기를 이어갔으며 이 작품으로 세 가지 버전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고흐에 색채의 변화는 색조가 더욱 밝아졌다. 초기 1885년 <감자 먹는 사람들>의 어둡고 암울한 색채에서, 1886년 파리에 인상파 화가들과 만나면서 <클리시 거리> 같은 작품에서는 밝고 빛나는 색조의 순색을 외광 회화에 접목했다. 그리하여 그는 색채에의 환희와 개성이 노랑색에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무르익은 밀밭에서의 생동감 있는 노란색과 <별이 빛나는 밤>에 빛나는 별에 사용된 색등이 바로 노란색이었다. 또한, 노란 집에 입주하기 전 카페에 살았던 그는 <저녁의 카페(밤의 카페 테라스)>라는 포럼 광장의 카페에 드나들면서 그곳 테라스와 카페 내부의 장면을 화폭에 옮겼다. 벽면에 선명하고 붉은색은 큰 촛대들의 레몬 빛 노란색 점들과 대조를 이루었고, 이 모습은 별이 뜬 하늘의 푸른색 위에 두드러진 카페의 노란 불빛을 더욱 부각 시키고 있었다. 그에게 노랑색이 절정으로 나타난 작품은 해바라기였다. 고흐의 상징인 해바라기는 1888년 8월 28일 보낸 편지에서 더욱 단순한 기법으로 해바라기를 그리고 있다고 썼다. 오랫동안 고흐가 남긴 열점의 해바라기에서 극도의 단순미와 노랑색의 열정을 발견한 사람들은 없었다. 노란색으로 가득한 해바라기는 고흐가 아를에 도착한 1888년 가을 고갱의 충고로 처음 시작 되었다. 그는 캔버스 세 개를 동시에 시작했다. 첫 번째는 초록색 화병에 꽂힌 커다란 해바라기 세 송이를 그린 것인데, 배경은 밝고 크기는 15호. 두 번째도 역시 세 송이인데, 그중 하나는 꽃잎이 떨어지고 씨만 남았다. 이건 파란색 바탕이며 크기는 25호. 세 번째는 노란색 화병에 꽂힌 열두 송이의 해바라기이며, 30호 크기이다. 꽃은 아주 정확하게 그렸지만 덧칠한 색과 격렬한 몸짓의 꽃잎, 밝은 파란색 배경의 꽃잎 등이 단순한 해바라기만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해바라기'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반 고흐의 '강렬한 노란 색조'이며, '영원히 강한 태양'과 그 불타는 햇살을 그림으로 그린 상징이다. 빈센트는 이 햇빛을 찾으러 아를에 왔고, 거기에서 자신을 불태웠으며 '해바라기' 시리즈가 그 결실이었다. 오늘날, 이 그림들은 모든 것을 넘어서서, 색채의 추구와 형태, 색채의 결합에 대한 명백한 상징이 되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묘사로 이 점을 명시했다. "노란 바탕 위에 노란 꽃병 속에 있는 노란 꽃". 오래 두고 배합된 단색의 조화는 공간을 정복했는데, 이것은 "남불 지방을 온통 노랗게, 온통 주황빛으로, 온통 유황색으로 만든 화가" 몽띠쎌리를 생각하며 만들어진 조화였다는 것이다. "노랑, 그것은 어떤 감동을 암시하는 색깔이다…." <씨 뿌리는 사람>은 밋밋한 색조의 노랑과 보라의 조화이었다면 <밤의 카페>의 빨간색과 초록의 조화에 고흐는 노랑색을 첨가했다. <밤의 카페 테라스>에서는 그가 노란색과 주황색과 파란색의 대조에서 오는 균형에 도달했고 <별이 빛나는 밤>에서는 엄밀하고 세심한 색채의 작업으로 주황색과 연보라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노란색을 반짝이게 했다. 그는 모델 없이 그림을 그리는 데 익숙했지만, 모델이 없으면 작업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바로 <씨뿌리는 사람>은 그가 가장 존경한 바르비종파의 화가 쟝 프랑수아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에서 그 이미지를 차용 했다. 그는 과장 된 색채 즉 노란색의 태양과 하늘, 파란색과 자주색의 밭이 있는 장면으로 바꾸어 표현했다. 고흐는 죽을 때까지 오직 단 한 점 <붉은 포도밭>이 400프랑(6만 원 정도)에 팔렸지만, 그는 결코 외롭게만 살다 간 것은 아니었다. 그의 그림에 너무 감탄한 툴루즈 로트렉은 고흐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고, 그를 비판하면 결투를 신청하는 아주 의리 있는 화가도 있었다. 그러나 몇 해 전 고흐의 대표작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으로 구입한 <14송이의 해바라기> 작품이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이 그림은 안전 화재해상보험 회사가 창립 100주년 사업으로 1987년 뉴욕 크리스티의 경매에서 2475만 달러에 구입, 현재 야스다 간사이 미술관이 자랑하고 있는 애장품이었다. 고흐는 이 해바라기를 고갱이 원해 한 점 더 똑같이 그려 그의 그림과 바꿨다. 이듬해 그는 <14송이의 해바라기>를 두 점 똑같이 그렸는데 이 작품들은 현재 런던 내셔널 갤러리와 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에 각각 소장 되어있다. 어쨌든 고흐는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그림에의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동생 테오에게는 "그림 속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이라도 주겠다."라고 동생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잊지 않았다. 그의 노랑색에 대한 아를의 열정도 고갱과의 귀 자른 사건으로 파급되면서 고흐는 가쉐 박사, 그리고 마지막 자살과 무덤이 기다리고 있는 파리 근교의 오베르 쉬르와즈로 가야만 했다. 오베르 쉬르 와즈는 파리에서 35Km 떨어진 아주 작고 조용한 마을. 그는 여기서 < 오베르의 교회>, < 밀밭이 있는 풍경> 등 미친 듯이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리고 그림에 실제 모델들이 대부분 다 이 근처에 있었다. 그는 이 오베르에서 하루에 3프랑 (약 500원) 씩을 주고 1890년 5월 20일에서 7월27일까지 약 70일간을 머물렀다. 이젤 하나와 침대 하나면 꽉 차는 2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그는 하루에 한 점씩 불꽃 같은 작품 70여 점을 남겼다. 오베르는 그가 "심각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던 곳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비극적인 죽음을 암시하는 <까마귀가 있는 밀밭>의 작품을 자살하기 며칠 전 여기서 그렸다. 고흐가 이 청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진정한 여름 '햇빛의 폭발' 앞에서 그는 어떤 한순간을 묵시적으로 드러내었다. 마침내 1890년 7월 27일 권총으로 자살을 기도하고 숨을 거둔 것이다. 고흐가 죽은 뒤 오베르는 폴 세잔, 까미유 피사로, 오노레 도미에 등 당대의 화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가 되었으며. 1957년에는 커크 더글러스가 출연한 영화 「반 고흐의 뜨거운 삶」의 실제 무대가 되기도 했다. "태양과 햇빛을, 더 나은 표현이 없어, 나는 노란 색, 연한 유황빛 노란색, 연한 레몬색, 황금색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다…." 라던 고흐가 사랑한 마지막 색채였다. <편집자주> 김종근 미술평론가. 현대미술의 미학과 사회적 맥락을 중심으로 한국 미술의 흐름을 분석해 왔다. 회화, 조형, 설치, 미디어 아트 등 동시대 미술 전반을 아우르며, 작가 개인의 작업 세계와 시대적 조건을 연결하는 비평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일간지와 문화 전문 매체에 미술 비평과 전시 리뷰를 꾸준히 기고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전시와 작가 연구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 담론 형성에 기여해 왔다. 전시 기획 자문과 평론 활동을 병행하며, 미술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발언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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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근의 미술평론] 위대한 화가들의 명언과 그림(1)-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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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관세 무효'에도 트럼프 관세 드라이브⋯글로벌 무역질서 또 격랑
-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로 판결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 강행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를 15%로 인상해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한 데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추가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대미 무역 합의 비준을 보류했고, 인도는 회담을 연기했다. 한국과 일본은 기존 투자 약속을 유지하되 통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미니해설] '관세 무기화' 멈추지 않는 트럼프…무역질서의 법적 공백과 각국의 딜레마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0일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글로벌 무역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직후 '글로벌 관세 10%' 발표한 데 이어 세율을 15%로 인상하며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판단이 통상 정책의 제동으로 작용하기는커녕,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한 ‘관세 무기화’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조치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에도 착수했다.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301조는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해 상대국에 보복관세를 매길 수 있는 조항이다. 상호관세가 무효가 되자 이를 대체할 '핀셋 관세'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글로벌 관세의 유효기간 150일 내에 국가별·품목별 맞춤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시사했다. 이는 협상국을 상대로 한 압박 수단이자, 무역 협상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통상 환경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흔들렸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의 상호관세 압박에 대미 투자 확대와 시장 개방을 약속했던 국가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체결한 무역 합의 비준을 보류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는 법적 확실성과 안정성이 회복될 때까지 입법 절차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합의의 유효성에 대해 미국의 공식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관세 인하를 골자로 한 무역협정을 체결했지만, 예정된 회담을 연기하며 판결과 후속 조치의 의미를 재검토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 결과가 언제든 새로운 법적 근거로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한미 관세·무역 합의를 존중하고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 작업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301조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통상 현안을 정밀 관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본도 1차 투자 약속은 유지하되 추가 발표는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판결과 미국의 후속 조치를 전면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관세 조정 차원을 넘어 글로벌 통상 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법원의 제동에도 행정부가 다른 법률을 통해 정책을 지속하는 상황은 국제 무역 파트너들에게 법적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특히 232조와 301조는 안보와 공정성이라는 광범위한 해석이 가능한 조항이어서, 사실상 전방위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각국은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하나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균형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다자 무역 체제 속에서 법적 예측 가능성을 회복하는 문제다. 미 대법원 판결이 통상 분쟁의 종결이 아닌 새로운 국면의 출발점이 되면서, 글로벌 무역질서는 다시 한 번 격랑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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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관세 무효'에도 트럼프 관세 드라이브⋯글로벌 무역질서 또 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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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난항⋯1년째 제대로 가동못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백악관에서 발표했던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가 1년 이상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세 축인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오라클은 발표 직후부터 각자 역할 분담과 파트너십 구조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프로젝트가 사실상 표류했다고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1000억 달러를 초기 투입해 10GW(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구축할 계획이었으나 실상은 지금껏 인력을 충원하지도 못했고 오픈AI의 데이터센터 개발에도 착수하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컴퓨팅 자원 확보가 시급했던 오픈AI는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 했으나, 대출 기관들이 오픈AI의 상환 능력 등을 의심하면서 보류됐다. 결국 오픈AI는 전략을 수정해 3자 공동 추진 대신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각각 개별 계약을 맺어 데이터센터 보유는 이들 기업이 하고 인프라 설계는 오픈AI가 통제하는 양자 계약 방식으로 선회했다. 그 결과 오픈AI는 오라클과 미국 내 각지에 4.5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기로 했고 텍사스주 밀럼 카운티의 1GW 데이터센터는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구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는 데이터센터 설계와 관련한 지식재산권(IP) 통제를 위해 인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사친 카티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 전환에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지연은 지난해 오픈AI의 재무에 부담을 줬다. 고가 컴퓨팅을 급히 조달한 탓에 비용 지출이 늘어 매출 총이익률이 예상보다 낮아졌고, 2030년까지의 컴퓨팅 비용 전망치도 4500억 달러에서 6650억 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한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도 미디어그룹 '인디언 익스프레스'와의 대담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등이 내놓은 우주 데이터센터 계획을 일축했다. 올트먼 CEO는 "솔직히 현재 우주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려는 구상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10년간 (우주) 궤도 데이터센터가 중요해질 대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젠가는 타당해질 수 있겠지만 지구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비용과 발사 비용을 대략적으로 비교해봐도 말이 안 된다"며 "고장 난 GPU를 우주에서 어떻게 수리할지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AI 데이터센터가 물을 엄청나게 소비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완전히 허구"라고 반박했고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AI 모델 훈련에 대해서도 "인간도 똑똑해지기까지 20년 동안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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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난항⋯1년째 제대로 가동못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