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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8)] 노년기 별의 '항성풍' 비밀 풀리나⋯별빛 아닌 대류·맥동이 가스 방출 주도
- 노년기에 접어든 별이 우주로 내뿜는 '별바람(항성풍)'의 기원에 대해 천문학계의 오랜 통설을 흔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탄소·산소·질소 등 원소가 담긴 '별먼지(stardust)'가 어떻게 우주 공간으로 퍼져 나가는지를 둘러싼 기존 설명이 수정돼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스웨덴 예테보리 공과대(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 연구진은 태양과 유사한 질량을 지닌 노년기 별인 적색 거성 'R 도라두스(R Doradus)'를 정밀 관측한 결과, 미세한 먼지가 별빛의 압력만으로는 가스를 밀어내 항성풍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실렸다. R 도라두스는 지구에서 약 180광년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별로, 적색거성의 말기 단계인 점근거성가지(AGB)에 속한다. 이 시기의 별은 막대한 양의 가스를 방출하며, 이는 훗날 새로운 별과 행성의 재료가 된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은 별빛이 갓 생성된 먼지를 밀어내고, 이 먼지가 주변 가스를 끌어당기며 항성풍을 만든다고 설명해 왔다. 연구진은 2017년 칠레 파라날 천문대의 초대형망원경(VLT)에 장착된 장비를 활용해 편광된 가시광선을 분석, 별 표면 가까이 형성된 먼지의 성분과 크기를 구분해냈다. 이후 몇 년 동안 데이터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기존 이론들을 뒷받침하는 지 검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관측 결과, R 도라두스 주변의 먼지는 주로 규산염과 산화알루미늄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 별빛을 충분히 받아 가스를 밀어낼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복사 전달 시뮬레이션을 통해 별빛이 먼지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계산한 결과도 같은 결론을 뒷받침했다. 먼지가 너무 작으면 빛을 산란·흡수하는 효율이 낮아 중력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철 성분이 많은 먼지는 빛을 더 흡수할 수 있지만, 온도가 급격히 올라 증발(승화)해 버리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를 이끈 테오 쿠리 연구원은 "항성풍의 작동 원리를 상당 부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결과는 그 가정이 틀렸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과학자로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대신 별 내부의 대류 현상이나 주기적인 팽창·수축에 따른 충격파가 가스를 위로 밀어 올린 뒤, 그 과정에서 먼지가 보조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실제로 R 도라도스는 수개월 단위(약 175일과 332일 주기)로 밝기가 변하는 맥동을 보이며, 이 주기에 따라 가스 방출 환경도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태양과 같은 별의 먼 미래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태양 역시 수십억 년 뒤 AGB 단계를 거치며 외곽 물질을 방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항성풍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최종적인 행성계의 모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여러 맥동 주기에 걸친 추가 관측을 통해, 어떤 조건에서 먼지가 항성풍 형성에 기여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작은 별먼지가 우주 화학 진화의 출발점이 되는 과정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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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8)] 노년기 별의 '항성풍' 비밀 풀리나⋯별빛 아닌 대류·맥동이 가스 방출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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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1)] 달, 매년 지구에서 멀어진다⋯조석력이 만든 변화
- 달은 매년 지구로부터 약 3.8㎝씩 멀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달 표면에 설치된 반사경을 향해 지구에서 발사한 레이저가 돌아오는 시간을 정밀 측정해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달까지의 거리는 평균 약 38만5000㎞지만 궤도가 완전한 원이 아니어서 달이 지구를 도는 한 달 동안 약 2만㎞가량 차이를 보인다. 이로 인해 어떤 보름달은 다른 때보다 더 크게 보이는데, 이를 '슈퍼문'이라 부른다. 조석력의 작용 달이 점차 멀어지는 근본적 원인은 '조석력'이다. 달의 중력이 지구에 가하는 힘은 지구의 달 쪽 면이 반대쪽보다 약 4% 강하다. 이 차이는 바닷물을 달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각각 부풀려 조석 팽대를 만든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이 팽대는 달을 향해 약간 앞서 끌려가는데, 이로 인해 달은 궤도에서 속도를 얻어 점차 멀어지게 된다. 반대로 지구의 자전 속도는 그만큼 느려져 하루의 길이가 아주 조금씩 길어진다. 지구·달 진화의 흔적 달은 약 45억 년 전 원시 지구와 화성 크기의 천체 충돌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달은 지금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고, 하늘에서 훨씬 크게 보였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고대 조개 화석의 성장 패턴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약 7000만 년 전 하루 길이가 23.5시간에 불과했다는 증거가 확인됐다. 이는 천문학적 계산과도 일치한다. 달이 언젠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가능성은 없다. 수십억 년이 지나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이 '조석 고정' 상태에 이르면 달은 더 이상 멀어지지 않고 지구의 한쪽 면에서만 보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태양이 밝아지면서 바닷물이 증발하고, 이후 적색거성으로 팽창해 지구와 달 자체를 삼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수십억 년 후의 일이어서 현재로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 인류는 앞으로도 조석 현상, 일식, 그리고 밤하늘의 아름다운 달을 계속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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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1)] 달, 매년 지구에서 멀어진다⋯조석력이 만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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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잡아먹는 행성 확인…천문학자, 쌍둥이별 8% 증거 포착
- 천문학자들이 행성을 잡아 먹는 행성의 증거를 발견했다. 쌍둥이별 12개 중 1개는 행성을 삼킨 행성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기술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과 과학 기술 웹사이트 사이키(Phys.org) 등 다수 외신은 20일(현지시간) 국제 연구팀 아스트로3D(ASTRO 3D)의 천문학자들은 적어도 12개의 별 중 1개에서 행성을 잡아 먹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학술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이전 연구에서는 적색 거성 등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 행성 삼킴 현상이 확인됐다. 또 다른 증거는 별이 때때로 행성을 삼킬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얼마나 자주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았다. 국제 연구팀은 행성 삼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히기 위해 동시에 태어난 동일한 구성을 가진 쌍둥이 별을 연구했다. 쌍둥이 별은 동일한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모성 구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사실상 동일한 구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 약 8%가 성분이 다르게 나타났다. 이처럼 소위 '공동 출생' 별 사이의 주요 화학적 차이는 한 별이 다른 별을 삼켰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연구팀은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위성을 사용해 91개의 쌍둥이 별을 식별했다. 이 별들은 백만 천문 단위(AU) 미만으로 서로 상대적으로 가깝게 위치하며 공동 출생일 가능성이 높다. 천문 단위인 AU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평균 거리로, 약 9300만 마일(1억 5000만 킬로미터)에 해당한다. 분자가 가열되면 분자는 그 분자가 구성하는 원소에 해당하는 고유한 빛 파장 스펙트럼을 방출한다. 따라서 먼 별에서 오는 빛을 분석하는 과학자들은 별 분자가 매우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별의 원소 구성을 추론할 수 있다. 아스트로 3D 연구진이 이끄는 연구팀은 쌍둥이별(쌍성) 중 하나가 행성이나 행성 물질을 삼키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의 초대형 망원경, 칠레에 있는 6.5m 마젤란 망원경, 미국 하와이에 있는 10m 켁(Keck) 망원경을 사용해 이 공동 출생 별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쌍성 중 약 8%, 즉 12쌍 중 1쌍에서 행성을 삼킨 흔적을 보이는 별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쌍둥이 별과 비교했을 때 화학적 구성이 달랐다는 뜻이다. 호주의 모내시 대학교 아스트로 3D 연구원이자 논문의 수석 저자인 팬 리우 박사는 "우리는 함께 여행하는 쌍둥이 별을 관찰했다. 그들은 동일한 분자 구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동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리우 박사는 "매우 정밀한 분석 덕분에 쌍둥이별 간의 화학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별 중 하나가 행성이나 행성 물질을 삼켜 그 구성이 바뀌었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행성 삼킴 현상은 연구팀이 조사한 91쌍의 쌍성 중 약 8%에서 나타났다. 이 연구가 설득력있는 이유는 별이 적색거성과 같은 마지막 단계의 별이 아니라 주계열성이라고 불리는 생애 전성기에 있었다는 것이다. 리우 박사는 "이것은 별이 매우 거대한 공이 될 때 후기 단계의 별이 주변 행성을 삼킬 수 있다는 이전 연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 발견은 행성계의 장기 진화 연구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공동 저자이자 호주국립대학교(ANU)의 ASTRO 3D 연구원인 유안 센 팅 부교수는 "천문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사건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우리 연구의 관측을 통해 그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행성 진화 이론가들이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창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가이아 천체망원경 위성으로 확인된 모든 밝은 항성의 전체 샘플을 분광학적으로 관측하는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인 C3PO(Complete Census of Co-moving Pairs of Objects) 프로그램의 일부로, 팬 리우, 유안 센 팅, 데이비드 용 부교수(ANU의 ASTRO 3D 소속)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ASTRO 3D 책임자인 엠마 라이언-웨버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ASTRO 3D의 핵심 연구 주제인 우주의 화학적 진화에 대한 큰 그림에 기여한다. 특히 화학 원소의 분포와 별에 의해 소비되는 것을 포함한 그 이후의 여정을 밝혀준다"고 말했다. 호주 스윈번 공과대학교, 아일랜드 코크 대학교, 카네기 천문대,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헝가리의 콘콜리 천문대, 막스 플랑크 천문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이 연구에 참여했다. 별들이 행성을 삼키고 있는지, 아니면 항성계가 탄생하면서 남겨진 행성의 구성 요소를 삼키고 있는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연구팀은 두 가지 모두가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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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잡아먹는 행성 확인…천문학자, 쌍둥이별 8% 증거 포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