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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 우주가 텅 비어있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 138억 년 전 빅뱅(Big Bang) 직후, 세상은 물질과 그 거울상인 반물질로 똑같이 나뉘어 있었다. 이 둘은 만나면 빛을 내며 쌍소멸(雙消滅)하는 운명이었다. 만약 이론대로 이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뤘다면, 우주는 텅 빈 빛으로만 가득 찼어야 한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 균형을 깼고, 물질만 남아 지금의 우주와 우리가 존재하게 됐다.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인 이 '대칭 위반'의 증거를 찾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원자핵 내부의 비밀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 이는 원자 자신의 전자를 '소통 수단(communicator)'으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 대신, 분자(molecule) 자체를 '초소형 정밀 실험실'로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원자 자신의 전자가 핵 내부를 탐사하고 그 정보를 밖으로 가져오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핵물리학 분야의 중대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현대 물리학의 근간인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은 물리학자들이 가진 '우주 규칙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칙서의 첫 장부터 '왜 물질만 남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이 완벽해야 할 저울을 한쪽(물질)으로 기울게 한 '보이지 않는 손', 즉 '기본 대칭 위반(violation of fundamental symmetries)'의 추가 근원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강력한 증거가 특정 원자의 핵 내부에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문제는 원자핵 내부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이 미시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인류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퍼져 있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의존해왔다. 입자 가속기는 전자나 양성자 같은 입자들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목표물인 원자핵에 강력하게 충돌시킨다. 이 충격으로 원자핵이 산산조각 날 때 나오는 파편들을 분석해 내부 구조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거대 가속기 대체할 '분자 실험실' 그러나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연구팀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연구팀은 지난 10월 2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자핵을 부수는 대신 '분자' 환경을 이용해 원자핵 내부를 '탐색'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분자 중심의 접근법을 사용하여 핵 구조를 직접 탐사하는 더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물질은 '플루오린화 라듐(Radium monofluoride, RaF)'이라는 특수 분자다. 연구팀은 라듐(Radium) 원자와 플루오린(Fluorine) 원자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연구팀은 이 분자 구조 내에서 라듐 원자 궤도를 도는 전자의 에너지 수준을 세심하게 측정했다. 이 설정은 사실상 소형 입자 충돌기를 모방한 것으로, 전자를 가두고 전자가 때때로 핵을 뚫고 들어가 그 구성 요소와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핵심은 원자가 분자라는 더 큰 구조물 내부에 갇히면, 그 궤도를 도는 전자들 역시 분자 내부의 강력한 전기장으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실비우-마리안 우드레스쿠 박사는 "이 방사성 원자(라듐)를 분자 내부에 넣으면, 그 전자가 경험하는 내부 전기장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생성하고 적용할 수 있는 전기장보다 몇 차수나 더 크다"라며 "이 구성은 어떤 면에서 분자가 거대한 입자 충돌기처럼 작동하여 라듐의 핵을 탐사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강력한 내부 전기장은 라듐 원자의 전자들을 사실상 '압착'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렇게 행동반경이 좁아진 전자들은 원자핵 주변을 맴돌다가, 핵 내부로 잠시 '스며들어갈' 확률이 극적으로 높아진다. 핵 정보 빼내 온 '전령 전자' 연구팀은 이렇게 생성한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를 포획해 냉각시킨 뒤, 진공 챔버를 통해 조심스럽게 이동시키며 분자와 상호작용하도록 맞춤 제작한 레이저 빛을 쏘였다. 이 레이저를 통해 라듐 전자의 에너지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예상치와 미세한 '에너지 변화(shift)'가 있음을 감지했다. 이 에너지 변화는 비록 분자를 들뜬 상태로 만드는 데 사용된 레이저 광자 에너지의 약 100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미미했다. 그러나 이 '미묘한 불일치'야말로, 전자가 핵 외부가 아닌 '핵 내부'로 분명히 진입했으며, 그 안의 양성자 및 중성자들과 상호작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핵을 방문하고 빠져나온 전자가 핵 내부의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에너지 변화를 회수하여 외부 세계로 전달하는 '전령(messenge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셰인 윌킨스 박사는 "우리는 핵과 핵 외부 전자 간의 상호작용이 어떤 모습인지 이미 알고 있다"라며 "이 전자 에너지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했을 때, 전자가 핵 외부에서만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한 예상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그 차이가 반드시 핵 내부에서의 전자 상호작용 때문임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우주 비밀의 열쇠, '배 모양' 라듐 핵 그렇다면 연구팀은 왜 수많은 원소 중에 하필 '라듐'을 선택했을까? 대부분의 원자핵은 완벽한 '공 모양'이라 대칭이 깨진 신호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라듐의 핵은 럭비공처럼 한쪽이 더 불룩한 비대칭 '배(pear) 모양'을 하고 있다. 이론가들은 바로 이 독특한 기하학적 구조가, 우리가 찾고 있는 미세한 '대칭 위반' 신호를 수백 배 이상 '증폭'시켜 관측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줄 특별한 실험실이라고 예측해왔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널드 페르난도 가르시아 루이스 MIT 부교수는 "라듐 핵은 전하와 질량이 비대칭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특성 때문에, 이러한 대칭성 깨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그룹은 이 라듐 핵에서 대칭 위반의 징후를 찾기 위한 방법 개발에 주력해왔다. 물론 라듐 핵을 탐사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라듐은 자연 방사성 원소이며 반감기(수명)가 짧다. 연구팀은 플루오린화 라듐을 소량만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련 상호작용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민감한 측정 기술이 필수였다. "핵 내부 지도 그릴 것"…물질-반물질 수수께끼 풀린다 이번 성공으로 연구팀은 원자핵 내부의 '자기 분포(magnetic distribution)'를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원자핵 속의 양성자와 중성자는 각각 작은 자석처럼 행동하는데, 이 자석들의 방향이 핵 내부의 공간 배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어떻게 정렬되어 있는지) 상세히 규명할 수 있게 됐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우리는 이제 핵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증거를 가졌다"라며 "이는 배터리의 전기장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배터리 외부의 전기장은 측정할 수 있지만, 배터리 내부를 측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이번 성과의 의미를 비유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핵 내부의 힘 분포를 매핑하기 위해, 이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들을 더 낮은 온도로 냉각시키고, '배 모양' 핵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확립하는 것이다. 현재는 분자 속의 라듐 핵이 무작위 방향으로 있지만, 그 방향을 통제할 수 있으면 더 정밀한 측정으로 핵 내부의 힘 분포를 상세히 규명하고, 마침내 우주론의 난제인 기본 대칭 위반의 증거를 탐색할 수 있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라듐 함유 분자는 자연의 기본 대칭 위반을 탐색하는 데 매우 민감한 시스템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우리는) 이제 그 탐색을 수행할 방법을 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새로운 방법으로 라듐의 특성을 더 탐구하여, 우리 우주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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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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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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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0)]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 체내서 DNA 손상 물질 생성 확인
-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가 인체 내에서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물질을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시판 제품에서도 소량의 해당 물질이 검출돼 안전성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어스닷컴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와 노스캐롤라이나대(UNC) 공동연구팀은 실험실 환경에서 사람 장(腸) 조직과 인체 세포를 활용해 수크랄로스 섭취 후 생성되는 부산물의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sucralose-6-acetate)가 DNA 절단 및 염색체 이상을 유발하는 '유전독성(genotoxic)' 물질로 확인됐다. 논문 교신저자인 수전 시프먼 교수는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는 인간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물질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물질이 장 점막 장벽의 전기저항을 낮춰 투과성을 높였으며, 염증 반응 증가와 약물대사 효소 저해 신호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는 수크랄로스 제조 과정 또는 인체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불순물로, 연구팀은 일부 제품에서 0.67% 수준의 잔류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는 지방조직에 잔류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시프먼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수크랄로스에서 섭취 및 대사되기 전에도 미량의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가 검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동물실험에서 수크랄로스를 투여받은 쥐는 아세틸화 대사산물을 생성하고, 투여 중단 후에도 지방에 수크랄로스가 잔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사물에는 소변과 대변에서 검출된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가 포함됐다. 실험 결과 해당 화합물은 DNA 가닥 파열을 유발하는 염색체 손상 유발 물질(클라스토제닉)로 확인됐다. 염색체 손상을 검출하는 별도의 미세핵 검사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확인됐다. 미세핵은 염색체가 손상될 때 형성되는 작은 DNA 함유체이다. 실험 결과 노출 후 미세핵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규제기관들은 유전독성 물질에 대해 1인당 하루 0.15㎍(마이크로그램) 수준의 노출 한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수크랄로스로 감미한 음료 한 잔만으로도 이 기준을 초과할 수 있다"며 추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세포 및 조직 기반 실험에 국한된 것으로, 인체 전체 노출 수준과 장기적 영향은 추가 검증이 요구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98년 수크랄로스를 승인했으나, 당시 심사자료에는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에 대한 최신 분자독성학적 평가가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밀 분석 기술 발전에 따라 기존 안전성 평가가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간 섭취자 대상 역학조사 및 실제 노출량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독성학 및 환경보건 저널 Part B(Journal of Toxicology and Environmental Health, Part B)'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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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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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0)]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 체내서 DNA 손상 물질 생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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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19)] "장 스스로 회복한다"⋯MIT, '시스테인'의 재생 비밀 밝혀내
- 장(腸)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 그 열쇠가 한 가지 아미노산에서 발견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에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인 '시스테인(cysteine)'이 소장 조직의 재생 능력을 강화해 방사선이나 항암치료로 인한 손상 회복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시스테인은 육류, 유제품, 콩류, 견과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다량 함유된 필수 아미노산으로, 연구진은 "시스테인 보충제를 통해 장 손상을 줄일 수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오메르 일마즈(Omer Yilmaz) MIT 줄기세포이니셔티브(Stem Cell Initiative) 소장이 이끄는 팀이 수행했으며,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장 스스로를 치유하는 아미노산" 연구진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단일 아미노산이 장 줄기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종의 아미노산 중 시스테인이 가장 강력하게 줄기세포와 전구세포(미성숙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테인은 섭취 시 소장에서 코엔자임A(CoA)로 변환된다. 이 물질을 흡수한 CD8 T세포는 활발히 증식하며 IL-22라는 신호 분자를 분비하는데, IL-22는 장 점막 재생과 면역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시스테인이 면역세포를 자극해 손상된 장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 화학요법으로 인한 장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MIT는 설명했다. 이 과정은 주로 소장 점막에서만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단백질이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시스테인 농도가 가장 먼저 높아지는 곳도 소장"이라고 설명했다. 항암·방사선 치료 후 손상 회복에도 효과 연구팀은 방사선에 노출된 쥐에게 시스테인 풍부한 식단을 제공한 결과, 장 점막이 빠르게 재생되고 염증 반응이 완화되는 현상을 관찰했다. 추가로 항암제 '5-플루오로우라실(5-FU)'을 투여한 실험에서도 유사한 회복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시스테인이 항암·방사선 치료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메르 일마즈 교수는 "시스테인이 풍부한 식단이나 보충제를 통해 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으로 인한 장 손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 합성물이 아닌, 자연적인 식이성 화합물로 인체 치유 능력을 활용한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단일 영양소가 장 재생을 촉진한 첫 사례" 이전에도 칼로리 제한이나 고지방 식단이 장 줄기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하나의 특정 영양소가 장의 재생 능력을 직접 향상시킨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연구를 주도한 MIT의 박사후 연구원 팡타오 치(Fangtao Chi)는 "고시스테인 식단을 섭취하면 장 내에서 IL-22를 생성하는 T세포 집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이는 우리가 IL-22와 줄기세포 활성 간의 연관성을 다시 이해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항산화제에서 '재생 촉진제'로 시스테인은 오랫동안 항산화제의 전구물질(예: 글루타티온)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는 그것이 단순한 산화 방지 역할을 넘어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생리학적 기능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현재 시스테인이 피부나 모낭 재생에도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지 검증 중이다. 향후 소장뿐 아니라 다른 조직의 회복·노화 방지 메커니즘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쥐 실험에 한정돼 있으며, 인체 적용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영양학·면역학·재생의학을 잇는 다학제적 접근의 성과로 주목받는다. MIT 통합암연구소의 에릭 포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별 영양소가 줄기세포 운명과 조직 건강에 미치는 구체적 기전을 밝힌 의미 있는 성과"라며 "향후 정밀영양학(Precision Nutrition)과 재생의학의 접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식탁 위의 치유 과학" 시스테인은 육류, 유제품, 콩류, 견과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체내에서도 메티오닌(methionine)을 원료로 합성된다. 다만 체내 합성 시 장보다 간을 중심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식이를 통한 직접 섭취가 장 건강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음식이 약이 될 수 있다(Food as Medicine)"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식단 하나로 장의 재생 능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치료 후 회복을 돕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적 파급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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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19)] "장 스스로 회복한다"⋯MIT, '시스테인'의 재생 비밀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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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9)] 달 뒷면 먼지에서 태양계 물의 기원 단서 발견
- 달 뒷면의 토양 샘플dptj 태양계의 물 기원 단서가 발견됐다.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6호'가 가져온 달 뒷면의 먼지 시료에서 물을 함유한 희귀 운석 조각이 발견됐다고 웹사이트 PHYS와 과학 기술 전문 매체 사이언스 얼럿이 21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태양계 내 물의 기원과 생명 형성 요소의 이동 과정을 새롭게 규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창어 6호가 2024년 6월 지구로 가져온 시료에서 '탄소질 콘드라이트(CI 콘드라이트)' 계열의 미세 입자 7개가 확인됐다. 이는 생명체 구성에 필수적인 물과 유기물을 다량 포함한 운석으로, 지구 대기권에서는 대부분 소멸돼 채집이 어려운 물질이다. 달은 대기가 희박해 이러한 운석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CI 콘드라이트는 운석 중 가장 많은 물과 휘발성 물질을 함유하며, 소행성 류구(Ryugu)나 베누(Bennu) 같은 우주 암석과 유사한 성분을 지닌다. 이들은 매우 다공성이며 '습윤'한 상태로, 무게의 최대 20%가 수화 광물 형태의 물로 결합되어 있다. 그로 인해 CI 콘드라이트는 다른 우주 암석에 비해 유난히 부드럽고 부서지기 쉬워 대기권 진입 및 충돌 시 파괴될 위험이 특히 크다. 이런 특성 때문에 CI 콘드라이트는 지구에서 발견되는 운석 중 채 1%도 되지 않는 매우 희귀한 운석이다. 중국과학원 지구화학자 왕 진투안과 천지밍이 이끄는 연구팀은 CI 콘드라이트를 찾기 위해 창어-6호의 충돌 물질 조각 5000개를 조사했다. 이 시료는 크레이터 내 크레이터인 아폴로 분지에서 채취됐다. 아폴로 분지는 달 표면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남극-에이트켄 분지 안에 위치한다. 이곳은 고대 충돌 잔해물을 찾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연구진은 달의 시료 2g을 정밀 분석한 결과, 철·망간·아연 비율과 산소 동위원소 조성을 통해 이 입자들이 달 기원의 암석이 아니라 외부 천체에서 유입된 물질임을 확인했다. 해당 입자는 고에너지 충돌로 녹은 암석이 식으며 형성된 것으로, 지구와 달에 더 많은 수분 함유 소행성이 충돌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올리빈을 함유한 후보 물질 중에서 CI 콘드라이트의 올리빈과 화학적으로 동일한 7가지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를 이끈 중국과학원 왕 진투안박사는 "이번 발견은 지구에 떨어진 운석 표본이 실제 태양계의 충돌 역사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달의 시료는 휘발성 물질이 풍부한 외계 천체가 얼마나 자주 지구와 달을 강타했는지를 알려주는 창(窓)"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태양계 형성 초기, 물과 유기물이 어떻게 내행성 영역으로 운반됐는지를 밝히는 중요한 단초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창어 6호 시료의 추가 분석이 물의 기원뿐 아니라 지구 생명체 탄생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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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9)] 달 뒷면 먼지에서 태양계 물의 기원 단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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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6)] 스위스 로잔 공대, 젤리로 20배 강한 금속 만드는 3D 프린팅 신기술 개발
- 말랑말랑한 젤리로 단단한 금속 부품을 만드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법한 기술이 현실로 다가왔다. 스펀지처럼 말랑한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기존보다 20배나 강한 압력을 견디는 금속 부품을 만드는 3D 프린팅 신기술을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EPFL)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들은 재료를 선택한 뒤 인쇄하던 기존의 틀을 깨고, 먼저 젤리 형태의 '틀'을 인쇄한 뒤 원하는 금속이나 세라믹을 '성장'시키는 혁신적인 공정으로 재료 공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기술은 미래 에너지, 의료, 센서 같은 첨단 산업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젤리로 틀 만들고 금속 채우는 '역발상' 기존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흔히 '건포도 빵' 만드는 과정에 비유한다. 밀가루 반죽(레진)에 건포도(금속 분말)를 미리 섞은 뒤, 빵 모양을 만들며 레이저로 굳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반죽에 건포도를 너무 많이 넣으면 빵이 제대로 부풀지 않고 부서지듯, 금속 함량을 높이는 데 한계가 명확했다. 또한, 주로 폴리머 소재에 한정되며, 이렇게 만든 금속·세라믹 소재는 내부가 다공성이어서 강도가 약했다. 무엇보다 굳히는 과정에서 부피가 60%에서 많게는 90%까지 줄어, 10cm짜리 부품이 1~4cm 크기로 쪼그라드는 심각한 수축 문제도 안고 있었다. 이렇게 엄청난 수축률은 비현실적으로 큰 초기 모형을 요구할 뿐 아니라, 완성품에 심각한 뒤틀림(warping) 현상을 동반해 정밀 부품 제작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EPFL 연구진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했다. 건포도 빵 대신, 먼저 아무것도 넣지 않은 '스펀지 케이크'를 굽는다는 역발상이다. 여기서 스펀지 케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하이드로젤(hydrogel)이다. 연구진은 먼저 표준 '액조 광중합(vat photopolymerisation)' 3D 프린팅 기술로 빛에 반응하는 하이드로젤을 원하는 모양의 3차원 지지체(scaffold)로 만들었다. 지지체란 건축 현장의 '비계'나 우리 몸의 '뼈대'처럼 전체 구조를 받치는 틀을 뜻한다. 이렇게 완성한 말랑한 하이드로젤 지지체를 원하는 금속 성분이 녹아있는 특별한 용액, 즉 금속염 용액에 푹 담근다. 연구에 따르면 섭씨 65도 용액에서 60분간 담가두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하이드로젤 지지체 전체에 금속염이 고르고 깊숙하게 스며든다. 구체적으로 철(Fe³⁺), 은(Ag⁺), 구리(Cu²⁺) 같은 금속 이온이 녹아있는 용액에 담그면, 금속 이온들이 하이드로젤 내부의 빈 공간과 고분자 사슬 사이로 균일하게 퍼진다. 이후 침전제를 써서 화학적 침전(coprecipitation) 반응으로 이 이온들을 금속 나노입자나 금속 산화물 입자로 바꾼다. 이 과정의 반응 속도, 온도, pH 등을 조절해 입자의 크기와 분산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담그고 바꾸는' 주입-침전 과정을 5번에서 10번 반복해 지지체 내부의 금속 함량을 원하는 만큼 매우 촘촘하게 높였다. 마지막으로, 금속을 가득 품은 하이드로젤을 고온의 용광로에서 열처리하면 스펀지 케이크에 해당하는 유기물(하이드로젤)은 모두 태워 없애고,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던 금속 나노입자들이 서로 엉겨 붙어 순수한 금속 구조물만 남긴다. 이 과정을 소결(sintering)이라 부르며, 작은 입자들이 서로 융합해 고밀도의 단단한 구조를 만드는 원리다. 강도 20배 높이고 뒤틀림 문제 해결 이 새로운 공정으로 만든 금속 구조물은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이 연구의 제1 저자인 이밍 지 박사과정생은 "우리가 만든 소재는 기존 방법으로 생산한 것과 비교해 20배 더 강한 압력을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강도뿐 아니라 정밀도 문제도 해결했다. 그는 "수축률 역시 기존의 60~90%가 아닌, 20%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완성된 구조물이 열처리 뒤에도 뒤틀림 없이 거의 평평한 상태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하려고 철, 은, 구리 같은 다양한 금속으로 자이로이드(gyroid)라는 특수한 구조를 만들었다. 자이로이드는 산호나 해면처럼 매우 복잡하게 얽힌 3차원 격자 구조로, 가벼우면서도 모든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구조적 안정성이 매우 높다. '선 제작, 후 결정'…3D 프린팅 패러다임 전환 이번 연구는 3D 프린팅의 생각의 틀을 바꾸는 중요한 뜻을 지닌다.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EPFL) 재료화학제조연구소의 대릴 이(Daryl Yee) 책임자는 "우리 연구는 접근하기 쉽고 저렴한 3D 프린팅 공정으로 고품질 금속 및 세라믹을 만들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3D 프린팅 전에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프린팅 뒤에 선택하는 적층 제조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즉, 값싼 하이드로젤로 수많은 '틀'을 미리 만들어 둔 뒤, 필요에 따라 어떤 틀은 금으로, 어떤 틀은 의료용 티타늄으로, 또 다른 틀은 특수 세라믹으로 바꿀 수 있는 '맞춤형 후처리'가 가능하다. 이 방식은 단순히 재료 선택의 순서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하이드로젤 출력물에 철, 은, 세라믹 등 전혀 다른 재료를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더욱 혁신적이다. 시제품 제작, 맞춤형 신소재 개발, 나아가 재활용 측면에서도 큰 잠재력을 보여준다. 첨단 부품부터 기능성 소재까지…무한한 가능성 이 기술은 강력함, 가벼움, 복잡한 설계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여러 첨단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순한 격자 구조를 넘어, 실제 산업 부품 제작으로 그 가능성이 넓어졌다. 실제로 연구진은 이 기술로 머리카락 몇 올 두께의 아주 작은 평면 철제 기어(gear)와 혈관 내부에 삽입하는 관 모양의 스텐트(stent)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정밀 부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잠재력을 증명한 셈이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조적 역할을 넘어 기능성을 갖춘 소재 제작에도 성공했다. 강력한 자석의 일종인 스트론튬 헥사페라이트(Strontium Hexaferrite, SrFe₁₂O₁₉)라는 세라믹으로 자이로이드 구조를 만든 뒤, 산화철 가루를 뿌려 그 주위에 형성된 자기장을 눈으로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앞으로 고성능 모터나 데이터 저장 장치 같은 기능성 부품을 제작할 길도 열렸다. 다만 이 기술이 산업계에 널리 퍼지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금속 함량을 높이려고 주입과 침전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므로 전체 공정 시간이 기존 방식에 견줘 길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현재 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주입과 세척 단계를 서두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소재의 밀도를 더욱 높이면서도 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 저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저렴한 하이드로젤과 간단한 후처리 공정으로 기존의 값비싼 장비와 복잡한 공정으로만 가능했던 고성능·고밀도 금속 및 세라믹 부품 제작의 대중화를 앞당겼다는 평을 얻었다. 젤리에서 강철을 뽑아내는 현대판 연금술이 미래 산업의 지도를 어떻게 바꿀지, 앞으로 자동화 공정 최적화를 통해 실용화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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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6)] 스위스 로잔 공대, 젤리로 20배 강한 금속 만드는 3D 프린팅 신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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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중간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 등 영향 급락
- 국제유가는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 등 영향으로 급락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4.2%(2.61달러) 내린 배럴당 58.90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장중 일시 58.7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5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 선을 밑돈 것은 지난 5월 9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폭락으로 이번 주 WTI 가격의 하락률은 3.25%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2주간 하락률은 10.38%에 달한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3.9%(2.52달러) 하락한 배럴당 62.70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에 수요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가 전날 미국을 겨냥해 대대적으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원래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중국이 방금 내놓은 적대적 '명령(order)'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들의 조치에 재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현재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이외에도 여러 대응 조치가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날 중국 상무부는 일부 희토류를 수출할 때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물자들을 함유하거나 조합, 혼합해 해외에서 제조된 희토류 영구자석 재료와 희토류 타겟 소재들도 수출 통제 대상에 넣었으며 중국이 원산지인 희토류를 채굴·제련·분리하는 기술을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도 수출 통제 대상에 넣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을 자극했다. 이달 말 트럼프와 시진핑의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중국이 대미(對美) 협상력을 높이고자 이같이 조치했을 것으로 봤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테이블 자체를 엎어버리는 한편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미국 정부가 대중 무역 보복 수위를 다시 높이면 글로벌 공급망은 뒤틀리고 경기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유가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한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사장은 "이런 보복 조치가 취해지면 시장은 성장 둔화, 그리고 아마도 수요 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동리스크가 완화된 점은 국제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에서의 정전이 발효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일부지역에서 철수하고 이슬람 무장조직 하마스는 인질들을 석방할 예정이다. 미국 소재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 로버트 요가는 "(가자지구) 정징이 지속될 지 여부는 불투명한 부분이 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의식한 원유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 등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0.7%(27.8달러) 오른 온스당 40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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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중간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 등 영향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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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희토류 관세 폭탄' 경고에 뉴욕증시 급락⋯나스닥 3.5% 추락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반발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8.82포인트(1.9%) 내린 4만5479.6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1% 급락한 6552.51, 나스닥지수는 3.56% 떨어진 2만2204.43으로 추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2주 뒤 APEC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 만날 이유가 없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를 계산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해 "세계 시장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 이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엔비디아는 4.95%, AMD는 7.9%, 테슬라는 5.06% 하락했다.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2% 폭등해 21.79를 기록했다. B.라일리웰스의 아트 호건은 "기술주는 중국 노출도가 커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미국과 세계 2위 경제국의 관계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미 의회가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해결에 실패하면서 투자심리가 추가로 위축됐다. 주간 기준 다우는 2.73%, S&P500은 2.43%, 나스닥은 2.53% 하락해 한 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미니해설] 미·중 무역전운에 흔들린 월가…AI 랠리 3년 불마켓 균열 조짐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발언 이후 급락세로 전환됐다. 트럼프는 "중국이 희토류를 통해 세계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반도체·전기차·방산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로, 세계 공급의 7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희토류 함유 비율이 0.1% 이상인 제품의 수출에 중앙정부의 허가를 의무화했다. 트럼프의 반응은 이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기술주 급락, '대형 IT주 공포' 확산 KKM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는 "중국과의 무역합의 기대가 완전히 사라졌다"며 "이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아르젠트캐피털의 제드 엘러브룩은 "대형 기술주는 S&P500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며, 무역전쟁의 영향을 직접 받는 섹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비디아(-4.95%), AMD(-7.9%), 테슬라(-5.0%)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고, 나스닥은 하루 만에 3.5% 이상 밀렸다. 양자컴퓨터 관련주 아이온Q(-8.8%), 퀀텀컴퓨팅(-10.8%) 등 고위험 성장주도 급락했다. 셧다운·정치 불확실성 겹치며 '복합 공포' 확산 VIX 지수는 하루 새 30% 이상 급등하며 투자심리의 급변을 보여줬다.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고, 에너지(-2.8%)·금융(-2.1%)·산업(-2.2%)·소재(-1.8%)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이 10일째 지속되며 행정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UBS의 뷔르카르트 반홀트는 "현재의 강세장은 거품이 아니라 기술 혁신이 주도하는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며 낙관적 시각을 유지했지만, 이번 사태가 그 자신감에 균열을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희토류 충돌', 글로벌 공급망 불안의 새로운 변수 브리지워터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미국의 부채 급증은 2차 세계대전 직전과 유사하다"며 "정치적 양극화가 내전 수준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 갈등과 재정 위기, 정치 불안이 동시에 겹치며 월가의 공포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와 전기차, 방산 등 미국 핵심 산업이 직접 타격을 입게 되며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AI와 반도체가 주도해온 3년간의 불마켓이 정치 리스크라는 새로운 충격 변수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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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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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희토류 관세 폭탄' 경고에 뉴욕증시 급락⋯나스닥 3.5%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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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중 경주 정상회담 앞두고 기선제압 위한 날선 신경전
- 중국과 미국이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날선 기선제압을 위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도입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는데 중국과 어떻게 이야기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수입도 하고 수출도 하는데,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수입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조치에 맞서 미국 역시 중국산 제품 수입과 관련해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확히 그것이 뭔지 모르고, 조금 이른 감이 있다"며 "우리는 대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은 나와 논의하고 싶은 사안들이 있고, 나도 시 주석과 논의하고 싶은 사안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대두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중국이 단지 '협상'을 이유로 구매를 중단하면서 우리나라 대두 재배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4주 후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며, 대두는 대화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날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관세를 포함한 무역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이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9일 강도 높은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사륨-코발트, 터븀-철, 디스프로슘-철, 터븀-디스프로슘-철, 산화디스프로슘, 산화터븀 등을 수출할 때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올 4월 발표한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에 이어 희토류 합금까지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킨 것이다. 또 중국이 희토류를 채굴하거나 제련할 때 사용하는 기술, 희토류 가공에 사용되는 장비,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렸다. 홀뮴, 어븀 등 중희토류 관련 물자와 리튬 배터리와 인조 흑연 음극재 관련 물자도 허가를 받고 수출하도록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중국산 희토류가 일정 비율(함유율 0.1% 이상) 이상 포함됐거나 관련 기술을 이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 ‘미국이 제3국에서 만든 첨단 반도체와 관련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정책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조치가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1월 취임 뒤 추진 중인 고관세 부과와 기술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정상회담 등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동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같이 희토류가 필수적인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핵심광물안보프로그램 책임자인 그레이슬린 바스카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경주 담판을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 새로운 말들을 올려놓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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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중 경주 정상회담 앞두고 기선제압 위한 날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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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G]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인 미세플라스틱을 생활속 실천으로 인체 흡수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mm미만인 미세플라스틱과 1~1000나노미터 크기의 입자인 나노플라스틱은 수돗물, 조리 도구, 포장재는 물론 계란과 고기, 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체로 유입된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입자들의 실제 노출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워싱턴 대학과 시애틀 어린이 연구소의 소아과 교수이자 환경 및 직업 건강 과학 겸임 교수인 쉴라 사티아나라야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집 안에는 정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음식 속 스며든 미세플라스틱 입자들 미세플라스틱은 과일과 채소, 꿀, 빵, 유제품, 달걀, 생선과 육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식품에서 발견된다. 식물은 토양을 통해, 가축은 사료와 물을 통해 이를 흡수한다. 가공 단계에서도 플라스틱 설비와 포장재로 인해 추가 오염이 발생한다. 109개국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소비한 이러한 플라스틱의 양은 1990년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사티아나라야나 교수는 "이전에 산업 지역이었던 땅에 농사를 짓고 토양이 오염되면, 그 작물들이 토양에 오염 물질을 축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작물을 수확한 후에는 가공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그는 "공장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처리량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일부 식품은 세척을 통해 오염도를 낮출 수 있다. 호주 연구에 따르면 쌀 1인분에는 평균 3~4mg, 즉석 조리 쌀에는 최대 13mg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었으나, 조리 전 쌀을 헹구면 20~40%가량 줄일 수 있었다. 고기와 생선도 철저한 세척으로 일정 부분 미세플라스틱 함유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반면 소금처럼 가공 과정에서 이미 오염된 식품은 세척이 불가능하다. 물과 음료, 숨은 위험 병에 든 생수는 또 다른 주요 경로다. 단순히 뚜껑을 열고 닫는 과정에서 리터당 평균 55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된다는 연구도 있다. 수돗물 역시 영국,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조사한 모든 시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물론 수돗물 속의 미세플라스틱은 끓여서 마시면 약 80% 정도 걸러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욕주 컬럼비아 대학 연구원들이 수돗물을 끓이면 물에 존재하는 가장 일반적인 세 가지 플라스틱 화합물(폴리스티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의 최소 80% 이상을 분해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안전이 보장된 지역에서는 생수보다 수돗물을 마시고, 정수기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활성탄 필터만으로도 최대 90%까지 걸러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간 티백을 사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티백 하나에서 수십억 개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조리·보관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 포장재와 주방 도구도 빼놓을 수 없다. 플라스틱 포장을 뜯는 행위만으로도 다량의 입자가 발생하며, 재사용 용기는 세척 횟수가 늘어날수록 방출량이 증가한다. 도마와 손상된 코팅 팬, 믹서기와 볼 등에서도 사용 과정에서 수백에서 수백만 개의 입자가 발생한다. 특히 열은 방출을 가속한다. 한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3분간 가열했을 때, 단 1㎠의 표면에서 최대 422만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21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 보관에서도 수개월에 걸쳐 수백만~수십억 개의 입자가 흘러나올 수 있다. 뜨거운 음료를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는 것도 위험하다. 섭씨 50도의 물을 담았을 때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주 1~2회 사용만으로도 연간 최대 7만3000여 개의 입자를 섭취할 수 있다는 추정치가 제시됐다. 소금, 지방, 산, 열은 플라스틱을 더 빨리 분해한다. 예를 들어 소금물이 담긴 플라스틱 볼은 맹물보다 세 배 많은 입자를 방출했다. 또한 기름진 음식일수록 플라스틱에서 용출된 첨가제가 더 많이 검출됐다. 설거지 과정서도 노출 식사 후 설거지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새어 나온다. 일회용 주방 스펀지는 마모될수록 최대 그램당 65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방출할 수 있으며, 세제와 합쳐 사용하면 방출량은 더 늘어난다. 스펀지의 단단한 면은 특히 고위험군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쌀·채소·생선 등은 조리 전 충분히 세척할 것, △생수 대신 수돗물과 정수기를 활용할 것, △플라스틱 포장재와 일회용 용기 사용을 최소화할 것, △손상된 조리 도구와 도마는 교체할 것을 권고한다. 개인 실천 넘어 구조적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유용하지만 과잉 사용이 문제”라며 “개인의 습관 변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감축 노력과 정책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환경 속 플라스틱 파편을 90% 줄이면 인체 섭취량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작은 실천과 사회적 변화를 통해 그 양을 줄여나간다면, 인류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식탁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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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G]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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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3)] 플라스틱 도마, 식탁 위의 보이지 않는 위험⋯미세플라스틱 장내 영향 첫 규명
- 플라스틱 도마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식품에 유입돼 체내로 들어갈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난징대학교 환경학과 하이-쥔 간(Hai-Jun Ga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플라스틱 도마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 입자가 장내 환경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최근 국제 학술지 '인바이런멘털 헬스 퍼스펙티브(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게재됐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약 0.5cm(0.2인치)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첨가제와 화학 물질을 함유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12주간의 생쥐 실험…플라스틱별 다른 반응 연구팀은 가정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도마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두 소재의 도마로 음식을 반복적으로 썰어 생쥐의 사료에 섞고, 4주와 12주간 각각 급여하며 체내 반응을 관찰했다. 분석 결과, PP 도마에서 떨어진 입자는 평균 10마이크로미터(㎛), PE는 약 27마이크로미터로 확인됐다. 같은 질량 대비 PP 도마에서 훨씬 더 많은 입자가 발생했다. 12주차에는 사료 1그램당 약 1밀리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됐으며, 도마 표면의 손상이 심할수록 입자 방출량은 더 증가했다. 독립 실험실 분석에서도 새 PP 도마를 한 번 절단할 때 100~3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돼, 오래 사용한 도마일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염증 반응 vs. 미생물 변화 실험 동물의 반응은 소재에 따라 뚜렷하게 달랐다. PP 도마 입자를 섭취한 쥐는 장 점막의 염증과 장벽 손상 지표가 상승했다. 혈액 내 염증 지표인 지질다당류(LPS)와 C-반응단백질(CRP) 수치가 높아졌고, 장벽을 유지하는 단단결합 단백질의 발현이 감소했다. 반면 PE 도마 입자를 섭취한 쥐에서는 명확한 염증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장내 미생물군 구성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12주차에 비만세포 혹은 뚱보균이라고 부르는 피르미큐테스(Firmicutes) 비율은 감소하고 데셀포박테로타(Desulfobacterota) 비율이 증가했으며, 대사체 분석에서도 담즙산 관련 화합물의 변동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입자의 크기, 수, 표면 화학 성질, 첨가제 등 다양한 요인이 체내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상에서의 잠재적 노출 플라스틱 도마는 미세플라스틱 노출 경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실생활 조건을 적용한 분석에 따르면, 폴리에틸렌 도마로는 연간 약 7.4~50.7그램, 폴리프로필렌 도마로는 약 49.5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섭취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도마 표면의 칼자국이 많아질수록 입자 방출량도 함께 늘어난다. 이와 함께 최근 연구에선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혈액과 경동맥 플라크에서도 검출됐고, 장기간 추적 연구에서는 심근경색, 뇌졸중, 사망률과의 상관성이 보고됐다. 연구진은 “도마로 인한 직접적인 질병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인체 노출이 광범위하고 실제로 체내에서 순환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목재 도마는 완벽한 대안 아냐 일부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도마 대신 목재 도마로 교체하지만, 목재 역시 관리가 소홀하면 미생물 오염의 위험이 있다. 칼자국, 수분, 지방이 표면에 남으면 세균 번식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도마 재질과 관계없이 칼자국이 깊게 패인 도마는 제때 교체하고, 원재료별로 도마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의 제한된 근거에 따르면 음용수 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위험은 낮다"고 평가했지만, 이는 음용수에 국한된 내용이다. 식품과 주방 환경에서의 영향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실제 주방 환경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 노출 연구와 표준화된 검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도마는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강한 칼질이나 표면 긁힘을 줄이며, 재료별로 도마를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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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3)] 플라스틱 도마, 식탁 위의 보이지 않는 위험⋯미세플라스틱 장내 영향 첫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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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5)] 왜행성 세레스, 과거 생명체 서식 가능성⋯NASA "화학 에너지 원천 확인"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일(현지시간)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위치한 왜행성 세레스(Ceres)가 과거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췄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현재는 얼어붙은 차가운 천체지만, 내부의 화학 반응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오랜 시간 유지되면서 미생물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제공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NASA는 20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세레스 내부의 열·화학 모델 분석 결과 약 25억 년 전 세레스의 지하 해양에 변성암에서 기원한 열수(熱水)가 꾸준히 공급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열수에는 미생물 대사에 필요한 가스 성분이 녹아 있어, 당시 세레스의 지하 환경이 생명체 서식에 유리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레스는 지름 약 940km의 왜행성으로, 2018년 종료된 NASA의 탐사선 '던(Dawn)' 미션에 의해 표면의 밝은 반사 영역이 소금 성분이라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2020년에는 지하에 거대한 염수층이 존재했음을 입증한 데 이어, 표면과 내부에서 탄소 화합물이 발견되면서 생명체 서식 가능성 연구가 본격화됐다. 이번 연구는 세레스 내부의 방사성 붕괴로 발생한 열이 지하 해양을 장기간 따뜻하게 유지시켰다는 점을 새롭게 부각했다. 연구 책임자인 샘 쿠빌(미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원)은 "지구에서 심해 열수와 바닷물이 만나 미생물의 먹잇감이 풍부해지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 세레스 내부에서도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결과는 세레스의 과거 환경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현재 세레스는 내부 방사성 붕괴열이 거의 소진되면서 지하수가 대부분 얼어붙었고, 일부 남은 액체는 고농도의 염수 상태로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세레스가 형성된 후 약 5억~20억 년 사이에 생명체가 서식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세레스뿐 아니라 태양계 외곽의 다른 얼음 위성 연구에도 시사점을 준다고 평가한다. 유로파, 엔셀라두스처럼 행성의 중력에 의해 내부 열을 유지하는 천체들과 달리, 세레스처럼 내부 가열이 거의 없는 소형 천체도 과거 한때 생명체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세레스 탐사를 이끈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관계자는 "던 미션의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는 태양계 내 미생물 생존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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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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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5)] 왜행성 세레스, 과거 생명체 서식 가능성⋯NASA "화학 에너지 원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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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4)] "물 없는 행성도 생명 가능성"⋯MIT, 이온성 액체로 거주 구역 확대
- 우주에서는 물 대신 특정 액체가 생명체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은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서, 물이 존재하기 어려운 행성에서도 '이온성 액체(ionic liquid)'가 형성돼 생명 활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웹사이트 PHYS.org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온성 액체는 약 100℃ 이하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염으로, 증기압이 낮아 쉽게 증발하지 않으며, 물보다 높은 온도와 낮은 압력에서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황산과 질소를 포함한 유기 화합물을 혼합한 결과, 다양한 온도·압력 조건에서 이온성 액체가 형성됨을 확인했다. 황산은 화산 활동의 부산물로 암석 행성 표면에 존재할 수 있으며, 질소계 유기 화합물은 소행성·행성에서 발견된 바 있어 외계 천체에서도 함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를 이끈 라차나 아그라왈 박사는 "지금까지는 지구 생명체가 물을 필요로 한다는 전제 아래 거주 가능성을 판단했지만, 대사 활동이 가능한 액체라면 물이 아니어도 될 수 있다"며 "이온성 액체를 고려하면 암석 행성의 거주 가능 구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에서 이온성 액체는 산업적으로 합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연구팀은 황산이 유기 화합물과 접촉하면 다양한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될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특히, 최대 180℃의 고온과 지구 대기압보다 훨씬 낮은 압력에서도 형성이 가능해, 물이 존재하기 힘든 고온·저압 행성에서도 생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금성 대기 탐사 연구 과정에서 우연히 시작됐다. 금성 모닝스타 미션을 이끄는 아그라왈과 MIT에서 물리학과, 항공우주학과 교수인 사라 시거(Sara Seager)는 황산을 수집하고 증발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금성의 황산 구름에서 유기 화합물을 분석하는 실험 중, 황산과 글리신이 반응해 이온성 액체를 형성하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연구팀은 다양한 질소계 유기 화합물과 황산의 반응 실험을 확장해 수행했다. 미션이 금성 구름에서 샘플을 채취한다면, 잔류 유기 화합물을 찾아내기 위해 황산을 증발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생명체의 흔적을 분석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과도한 황산을 증발시키도록 설계된 자체 제작 저압 시스템을 사용하여 황산과 유기 화합물인 글리신 용액의 증발을 시험했다. 그 결과, 모든 경우에서 액체 황산의 대부분은 증발했지만, 굳지 않은 액체 층은 항상 남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황산이 글리신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산에서 유기 화합물로 수소 원자가 교환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결과, 이온성 액체라고 알려진 염 또는 이온의 유동 혼합물이 생성되었는데, 이는 광범위한 온도와 압력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사라 시거 MIT 교수는 "황산이 수소를 제공하고, 질소계 유기가 이를 받아들이는 반응은 여러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일어난다"며 "이 과정에서 생긴 이온성 액체가 외계 행성 표면에 '작은 오아시스'처럼 남아 단순한 형태의 생명을 유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이온성 액체에서 어떤 생체분자와 생명 기초 성분이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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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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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4)] "물 없는 행성도 생명 가능성"⋯MIT, 이온성 액체로 거주 구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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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현대차 EV공장 폐수, '오기치 강 방류' 주민 반발⋯조지아 당국, 벌금 이어 추가 감시 요구
-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주민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폐수 방류 계획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 매체 AJC닷컴에 따르면 사바나 인근 전기차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수를 오기치(Ogeechee)강으로 방류하는 내용의 폐수 처리 허가안이 공개되자, 환경 오염 우려와 함께 지역사회 반발이 일고 있다. 현대차는 브라이언카운티에 약 3,000에이커 규모로 조성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Metaplant America)'전기차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수를 I-16 고속도로 인근의 '노스 브라이언카운티 폐수 재처리시설(North Bryan County Water Reclamation Facility)'로 이송한 뒤 정화된 물을 오기치강으로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설은 연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하루 500만 갤런의 처리 능력을 갖췄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공청회에서 레저업체 '오기치 아웃포스트(Ogeechee Outpost)'를 운영하는 콘니 쉬리브(Connie Shreve) 씨는 구명조끼와 카약 노를 들고 나와 "오기치강은 더 많은 관들이 들어갈 여지가 없는 곳"이라며 "이 강은 배수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쉬리브 씨의 사업장은 방류 지점 하류에 위치해 있다. 현장에 참석한 주민들은 지난 상반기 현대차가 폐수 내 고농도 구리 및 아연 함유로 인해 사바나시와 리치먼드힐시의 공공처리시설에서 수용을 거부당하고, 조지아주 환경당국으로부터 3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전례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조지아주 법상 해당 위반에 대한 최대 벌금은 7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현대차는 당시 공장의 폐수 전처리 시스템 배관 문제가 원인이라며 현재 해당 설비를 교체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 설비가 가동되기 전까지 현대차는 사바나 외곽의 민간 처리업체로 수백만 갤런의 폐수를 수송해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기치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 '오기치 리버키퍼(Ogeechee Riverkeeper)'의 법무 담당 벤 커쉬(Ben Kirsch) 국장은 "초기 한 달간만 수질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현대차의 허가안은 부족하다"며 "적어도 연속된 두 달 동안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는 강화된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청회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뿐 아니라 인접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공장에 대한 폐수 처리 허가안까지 포함한 2건의 공청회 중 두 번째로, 모두 참석 인원이 적어 지역사회 내 정보 공유와 참여 부족도 지적됐다. 현대차는 조지아 전기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2024년 10월부터 양산에 돌입했지만, 급속한 개발 과정에서 폐수 문제 외에도 수자원 부족, 교통 혼잡, 안전 문제 등 각종 환경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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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현대차 EV공장 폐수, '오기치 강 방류' 주민 반발⋯조지아 당국, 벌금 이어 추가 감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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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산 흑연에 반덤핑 예비 판정⋯LG엔솔·SK온 타격 불가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으로 수입되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중국산 흑연에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미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 배터리업체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중국산 고순도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중국이 불공정하게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 흑연 산업을 육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산 흑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최종 결정은 12월5일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흑연함유량이 무게대비 90%이상을 함유한 양극등급의 흑연재료에 적용되며 합성흑연, 천연흑연 또는 양자의 혼합물이 반덤핑 관세부과 대상이 된다. 이번 예비 판정으로 전기차·배터리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연방정부가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오는 9월 조기 종료하기로 한데 이어 돌출한 악재여서다. 흑연은 배터리 원가의 8% 이하를 차지하지만,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가장 값이 비싼 부품에 해당한다. 흑연 가격이 두 배가 되면 배터리 가격이 1000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에 공장을 둔 한국 배터리업체들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하이오, 조지아, 미시간, 애리조나, 테네시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내 흑연 생산업체를 대표하는 단체 '미국활성양극재생산자연합(AAAMP)'는 미 상무부에 중국산 활성 양극재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조사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업계의 요구에 조사에 착수한 미 상무부는 올해 5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문제 삼고 중국산 흑연에 최대 721%에 달하는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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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산 흑연에 반덤핑 예비 판정⋯LG엔솔·SK온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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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9)] 다이어트 콜라 속 인공감미료, 어린이 조기 사춘기 유발 가능성
- 설탕 대체제로 널리 사용되는 인공감미료가 소아의 조기 사춘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이어트 콜라, 무설탕 껌, 저칼로리 요거트 등에 포함된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글리시리진 등의 감미료가 사춘기 발달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대만 타이베이의대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5)에서 인공감미료 섭취와 조기 사춘기 발현 간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대만 청소년 1,407명을 대상으로 식이조사 및 소변검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이 중 481명이 정상보다 빠르게 사춘기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데일리메일, 사이언스데일리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글리시리진, 그리고 첨가당 섭취가 조기 사춘기(중추성 조숙증) 발병 위험 증가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수크랄로스가 남아의 조기 사춘기와 더 밀접한 관련을 보였고, 아스파탐, 글리시리진, 일반 첨가당은 여아에게서 더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조기 사춘기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인공감미료의 영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이러한 감미료를 더 많이 섭취할수록 중추성 조숙증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이는 정서적 고통, 성인 신장 감소, 향후 대사 및 생식 장애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양칭천(Yang-Ching Chen) 타이베이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대 식생활 중 인공감미료 섭취가 유전적 요인과 함께 사춘기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처음으로 실증한 대규모 실생활 기반 연구"라며 "남녀 간 생물학적 차이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의 기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첸의 이전 연구에서는 특정 감미료가 조기 사춘기와 관련된 호르몬과 장내 박테리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아세설팜칼륨(AceK)이라는 인공 감미료는 뇌 세포의 '단맛' 경로를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관련 분자를 증가시켜 사춘기 관련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초에 함유된 또 다른 감미료인 글리시리진은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을 변화시키고 사춘기 유발 유전자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인공감미료는 뇌 내 호르몬 조절 세포나 장내 미생물군 구성에 영향을 미쳐 사춘기 호르몬 분비를 조기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연구에서도 사춘기가 너무 이른 시기에 시작될 경우, 우울증·당뇨병·암 등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경고가 이어져 왔다. 실제 미국에서 발표된 2023년 연구에 따르면 13세 이전에 초경을 경험한 여아는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제2형 당뇨병과 뇌졸중 위험이 높았으며, 영국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실린 다른 연구에서는 조기 초경 여성이 유방암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편, 인공감미료의 안전성 논란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돼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 있음(possibly carcinogenic)'으로 분류했으나, 해당 등급은 극히 고용량 섭취 시에만 위험이 있다는 조건부 판정이었다. WHO는 성인 기준 하루 14캔(약 70kg 기준) 이하의 다이어트 콜라 섭취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생활 속 인공감미료 섭취가 성장 및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본 최초의 실증 사례로, 향후 식품 정책 및 학교급식 기준 등에 대한 재검토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공감미료가 설탕을 대체하는 '저칼로리 건강 대안'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장기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단맛 중심의 식습관 전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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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9)] 다이어트 콜라 속 인공감미료, 어린이 조기 사춘기 유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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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
- 미국 보스턴·워싱턴DC·시카고 공동 연구진이 계란 속 주요 영양소인 콜린(choline)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위험을 최대 4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계란 섭취 빈도와 인지 기능, 뇌 건강 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연구진은 치매 진단 이력이 없는 1,024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조사와 인지 기능 추적 검사를 약 7년에 걸쳐 진행했으며, 조사 대상 중 578명은 사후 뇌 조직 기증을 통해 병리학적 분석에도 참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계란 섭취 빈도에 따라 ▲월 1회 미만 ▲월 1~3회 ▲주 1회 ▲주 2회 이상 등 네 집단으로 나뉘었고, 연구 결과 주 1회 이상 계란을 섭취한 그룹은 월 1회 미만 섭취한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연구에서 주목한 성분은 콜린(choline)으로, 이는 간 기능, 신경계 건강, 근육 움직임, 뇌세포 구조 유지 및 신경전달물질 생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특히 콜린은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전구체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콜린이 뇌세포 구조를 안정시키고,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동시에, 알츠하이머의 주요 발병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얽힘(tangle)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주로 단백질 축적물(플라크와 얽힘)이 신경세포 기능을 차단하고 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되며, 기억력 저하, 언어 능력 저하, 신체 기능 상실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중 약 720만 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알츠하이머협회는 2050년까지 환자 수가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의 예방 가능성을 제시한 희소 사례로, 특히 식이 조절을 통해 위험 요인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적 분석에 기반한 것으로,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콜린은 인체가 소량 자체 합성할 수 있으나, 필요량을 충족하려면 식이 섭취가 필수적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여성은 하루 425mg, 남성은 550mg의 콜린을 섭취해야 하며, 삶은 계란 1개에는 약 147mg의 콜린이 함유돼 있다. 그 외에도 볶은 대두(반 컵, 107mg), 쇠간(조리된 85g, 356mg), 대구(조리된 85g, 71mg) 등이 대표적인 콜린 공급원이다. 연구진은 "계란은 영양학적으로 밀도 높은 식품이며, 특히 콜린 섭취의 효율적인 공급원으로서 고령층 식단에 포함될 만한 가치가 있다"며 "단순한 습관 변화로도 알츠하이머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의학적 접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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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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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 가격 전격 인상⋯美 밀수입 단속에 수출 통제 강화
- 중국 기업들이 희토류 가격을 인상하며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11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베이팡시투와 바오강강롄은 3분기 희토류 정광(t당 1만9,109위안) 가격을 전분기 대비 1.51%, 전년 대비 14.1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매 분기 초 희토류 정광 가격을 협의해 발표 중이다. 베이팡시투는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최대 2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로이터는 미국 기업들이 태국·멕시코를 통해 중국산 광물을 우회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중국 당국은 이미 밀수출 단속을 벌였다고 밝혔다. [미니해설]中 희토류 가격 인상…美 우회 수입 증가에 수출 통제 강화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중국 희토류 기업들이 3분기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미국의 우회 수입에 대해 중국 당국이 밀수출 단속을 벌인 사실도 공개됐다. 11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중국 희토류 산업을 주도하는 베이팡시투(北方稀土)와 바오강강롄(包钢稀土)은 오는 3분기 희토류 정광(산화물 함유량 50%) 거래가격을 t당 1만9109위안(한화 약 366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51%,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14.14% 오른 수치다. 두 업체는 2023년부터 매 분기 초 희토류 정광 가격을 협의해 발표해왔으며, 이번에도 2분기 시장 가격과 수요 동향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단순한 공급가격 조정 차원을 넘어, 희토류 공급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통제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中 베이팡시투 "순이익 20배 급증"…美, 태국·멕시코 통해 中산 광물 밀수입 시도 특히 베이팡시투는 이같은 가격 인상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연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2,014%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9억~9억6000만 위안(약 1723억~1837억 원) 규모다. 이에 따라 베이팡시투의 주가는 전날 상한가(+10%)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 9일,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핵심 광물을 우회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단 5개월간 태국과 멕시코를 통해 안티모니 산화물 3,834톤을 수입했는데, 이는 직전 3년간 전체 수입량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2023년 12월, 안티모니·갈륨·게르마늄 등 군민 겸용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자원은 반도체, 통신, 국방 산업 등 미국의 전략적 공급망과 직결되는 품목이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 대변인 허융첸(何勇健)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우회 수입 정황과 관련해 지난 5월 이미 단속 활동을 벌인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티모니와 갈륨은 민간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수출 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고 강조하며, "국가 안보와 국제 규범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수출 허가 심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토류와 전략 광물은 21세기 신산업 전환의 '쌀'로 불릴 만큼 핵심적인 자원이다. 전기차 배터리, 풍력 발전, 첨단 무기 체계에 이르기까지 이들 광물이 들어가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미국이 대중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내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가운데, 중국은 희토류 생산량의 60% 이상, 정제 역량은 80% 이상을 장악한 상태다. 결국 희토류는 단순한 원자재가 아닌 '전략 무기'가 됐다. 공급을 조이는 중국과 이를 우회하려는 미국의 공방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을 불러올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 또한 공급망 재편과 자원 국산화 전략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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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 가격 전격 인상⋯美 밀수입 단속에 수출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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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5)] 해삼, 암 확산 억제 가능성⋯'해삼 유래 당질' 주목
- 심해 바닥을 청소하는 생물로 알려진 해삼이 암세포 확산을 늦출 수 있는 생리활성 물질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미시시피대학(UM)과 조지타운대학 공동 연구진은 해삼에서 추출한 당질이 암 성장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어스닷컴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시시피대학에 따르면 연구팀은 플로리다해삼(Holothuria floridana)에서 얻은 '푸코실화 콘드로이틴 설페이트(fucosylated chondroitin sulfate)'라는 복합 당질에 주목했다. 이 성분은 암세포의 전이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Sulf-2 효소의 활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실험은 생체 실험과 컴퓨터 모델링 결과가 일치해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Sulf-2는 암세포가 세포 외 기질을 조작해 스스로를 보호하고 전이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다. 공동저자인 미시시피대학 의약화학과 로버트 도어크센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험 데이터가 정합적이어서 이 물질의 효능에 대한 확신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UM 생물분자과학과 4학년 박사과정생인 마르와 패러그는 "해양 생물은 육지 척추동물에서는 흔히 발견되지 않거나 보기 드문 독특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을 생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삼의 당 화합물은 독특하다. 다른 생물에서는 흔히 발견되지 않죠. 그래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기존 Sulf-2 억제제와 달리 해삼 당질은 혈액응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동 연구자인 약리학 교수 조슈아 샤프는 "암 치료제 가운데는 항응고 작용이 있어 출혈 위험이 큰 경우가 많다"며 "이번 해삼 유래 물질은 그 같은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삼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식재료 및 민간약으로 활용돼 온 생물이다. 단백질, 콜라겐, 비타민, 당질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해저의 유기물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 유지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해삼의 특성은 육상 동물 유래 물질보다 바이러스 오염 위험이 적고, 보다 청정한 약물 원료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만 해삼 자원은 무한정하지 않다. 연구진은 "현재 상태로는 해삼을 대량 채취해 약물로 활용하기엔 비현실적이며, 자원의 고갈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화학적 합성 경로를 확보해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인공 합성 또는 해양 생물 유래 생합성 플랫폼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외막을 구성하는 당질(Glycan) 구조를 조절하는 효소에 주목해 해양 생물 유래 물질로 이를 제어하려는 시도다. 연구를 주도한 마르와 패러그 박사과정생은 “해양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은 육상 생물에선 발견되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지녀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넓힌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당생물학(Glycobiology·글리코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보조 저자인 비토르 포민 교수는 "질병은 단일 전공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이번 연구는 생화학, 약리학, 계산생물학, 해양과학의 통합적 협력이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심해 생물이 전 세계 수억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암 치료에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제시된 가운데, 향후 동물실험과 임상단계에서의 검증이 이어질지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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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5)] 해삼, 암 확산 억제 가능성⋯'해삼 유래 당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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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굴껍데기, 미국 수출길 열다⋯친환경 고순도 칼슘 120억 공급 계약
- 국내 기술로 굴 껍데기에서 추출한 친환경 고순도 칼슘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11일, 연구원 창업기업인 피엠아이바이오텍(PMI)이 굴 패각을 원료로 제조한 고순도 칼슘을 향후 5년간 약 120억원 규모로 미국의 글로벌 유통기업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굴 껍데기는 30만t을 넘어선다. 이로 인한 처리 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하고, 부패 시 악취와 함께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유발해 '골칫덩이'로 취급돼 왔다.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으나, 기존에는 소성 공정 또는 강알칼리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방식이 주를 이뤄 에너지 소비가 많고 온실가스 및 악취 유발 물질을 배출하는 등의 환경 문제가 지적돼 왔다. PMI는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선 친환경 기술을 자체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공정은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패각이 녹아 있는 수용액에 수산화 이온을 흘려 칼슘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폐수까지 재활용해 공정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했으며,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공정 전반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이 거의 없어 악취 문제도 해소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기술로 생산된 칼슘은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활용 가능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99% 이상의 고순도를 자랑한다. 중금속 함유량은 기존 제품의 0.1~1% 수준에 불과하며, 생체 흡수율은 3배 이상 높아 기존 수입산 대비 품질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박정규 PMI 대표는 "이번 계약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친환경 칼슘을 국산화한 첫 사례”라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테스트를 통해 품질의 우수성을 입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출을 계기로 국내 해양 폐기물 자원의 고부가가치화와 환경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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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굴껍데기, 미국 수출길 열다⋯친환경 고순도 칼슘 120억 공급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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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0)] "지구 물의 기원, 소행성 아닌 지구 자체"⋯옥스퍼드대 기존 학설 뒤집는 연구 발표
- 지구상의 물이 외부 소행성에서 기원했다는 기존 학설이 뒤집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지구 형성 초기부터 지구 자체 물질 속에 수소가 풍부하게 존재했으며, 이 수소가 물 생성의 핵심 원천이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이카루스(Icarus)에 17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연구팀은 남극에서 2012년 채집된 희귀 운석 'LAR 12252'를 분석했다. 이 운석은 약 45억 5000만 년 전 지구 형성 당시 구성물질과 유사한 조성을 가진 '엔트사타이트 콘드라이트(enstatite chondrite)'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사용된 분석 기법은 X선 근접 흡수 구조(XANES) 분광법으로, 옥스퍼드셔주 다이아몬드 라이트 소스 싱크로트론에서 운석 시료에 고강도 X 선을 조사해 원소의 존재와 화학적 결합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운석의 미세 입자 매트릭스에서 풍부한 황화수소(H₂S)를 발견했다. 연구 초기에는 기존 연구처럼 콘드룰(Chondrule, 운석내 구형 결정 구조체)의 비결정 영역에 집중했지만, 우연히 콘드룰 바깥쪽 미세 입자 매트릭스 영역에서 황화수소 농도가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이는 기존에 알려진 비결정질 영역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로, 지구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운석 자체에 내재된 수소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전 과학계에서는 지구 형성 이후 약 1억 년 간 외부 소행성이 수소를 포함한 수화물질을 운반해왔고, 이로 인해 물이 형성됐다는 '소행성 기원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옥스퍼드 연구팀은 지구 형성 물질 자체가 수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었다는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운석의 산화나 균열 등 지구 오염의 흔적이 있는 영역에서는 수소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운석 내 수소가 지구내 오염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강력한 반증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옥스퍼드대 지구과학과 박사과정 톰 배럿(Tom Barrett)은 "분석 결과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 황화수소를 발견했을 때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며 "이 수소가 지구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면, 물은 지구 형성 재료에서 비롯된 고유한 부산물이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저자인 제임스 브라운 옥스퍼드대 부교수는 "이 연구는 지구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운석 연구를 통해 확인된 수소 함유량은 기존 추정치를 훨씬 뛰어넌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구의 물이 우연히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지구의 구성물질에서 자연스럽게 유래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 또한, 유사한 유형의 운석을 통한 추가 연구가 진행된다면, 태양계 내 다른 행성들의 물 존재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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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0)] "지구 물의 기원, 소행성 아닌 지구 자체"⋯옥스퍼드대 기존 학설 뒤집는 연구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