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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부정행위 4배 급증⋯英 대학가, 기존 표절 줄고 '생성형 AI 활용' 확산
- 영국 대학에서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실시한 학문적 부정행위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에 AI 도구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6900건 이상 적발됐으며, 이는 재학생 1000명당 5.1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년도(1.6건)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전문가들은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표절 사례는 같은 기간 동안 1000명당 19건에서 15.2건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다시 8.5건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학문적 부정행위의 양상이 기존의 복사·붙여넣기에서 생성형 AI 활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는 정보공개법(FOIA)에 따라 '가디언'이 155개 대학을 대상으로 최근 5년 간의 부정행위, 표절, AI 오남용 사례에 대한 통계를 요청해 이뤄졌으며, 이 중 131개 대학이 일부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의 27%는 AI 오남용을 별도 항목으로 집계하지 않고 있어, 교육계가 AI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학의 대응은 아직 미진하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가 올해 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88%가 과제 수행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레딩대학(University of Reading)의 실험에서는 AI가 생성한 답안을 제출했을 때 94%가 탐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를 공동 집필한 레딩대학 심리학과 피터 스카프 교수는 "AI 탐지는 전통적 표절 탐지와 달리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AI 사용이 의심되더라도 실제 입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모든 과제를 대면 시험으로 전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학생들은 금지하더라도 AI를 사용할 것"이라며 교육계가 새로운 평가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인간화 도구’들이 확산되고 있다. 가디언은 틱톡(TikTok) 등에서 챗GPT로 생성한 문장을 '사람이 쓴 것처럼 바꿔주는 툴'을 소개하는 수십 개의 영상을 확인했다. 이들 도구는 AI 탐지 프로그램을 우회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학문적 진실성 전문가 토머스 랭커스터 박사는 "AI 결과물을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부정행위 적발은 매우 어려워진다"며 "그래도 일부 학생은 이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실제 대학생들의 목소리도 다양하다. 잉글랜드 북부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 학사 과정을 막 마친 학생 ‘하비’는 "AI는 아이디어와 과제 구조를 짜는 데 도움이 된다. 거의 모든 친구들이 어느 정도는 AI를 쓴다"며, "완전히 그대로 제출하기보다는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개인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남서부 지역에서 음악 비즈니스를 전공한 1학년 학생 '아멜리아'는 "AI는 특히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도움이 된다"며 "내 친구 중 한 명은 글을 직접 작성하되 구조화와 문장 정리에 AI를 활용하는데, 그녀는 난독증이 있어 AI를 통해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 역시 AI이 교육 활용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피터 카일 과학부 장관은 "AI는 난독증 학생에거 동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도구"라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역할에 기대를 드러냈다. 기술 기업들도 대학생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구글은 자사 AI인 '제미나이(Gemini)'의 프리미엄 기능을 대학생에게 15개월간 무료 제공하고 있으며, 오픈AI는 미국과 캐나다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학계에서는 궁극적으로 대학이 AI를 배척하기보다, 평가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랭커스터 박사는 "단순 암기와 지식 전달의 가치는 해마다 줄고 있다"며 "AI가 대체할 수 없는 소통 능력, 대인 관계 역량, 신기술을 수용하는 자신감을 기르는 데 평가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도 이에 발맞춰 AI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1억 8700만 파운드(약 3452억 원)를 국가 기술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 중이다. 정부 대변인은 "생성형 AI는 교육에 혁신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대학은 이를 교육과 평가에 신중히 통합해 미래 인재 양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 편집자 주: 이 기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의 단독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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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부정행위 4배 급증⋯英 대학가, 기존 표절 줄고 '생성형 AI 활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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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6)] 해양 산성화, 인류 경고등 켜졌다⋯지구 생태계 9대 한계 중 7개 돌파
- 전 세계 해양의 산성화가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며, 지구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와 미국 해양 대기청(NOAA) 등 국제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아래 200m 이하 심해의 약 3분의 2와 그 위의 약 절반에서 이미 '안전 기준'을 넘어선 수준의 산성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행성 경계(planetary boundary)'를 넘는 수준이라 규정하며, 해양 생물다양성과 연안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경고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더 힐, 가디언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됐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의 해양과학 책임자인 스티브 위디콤 박사는 "해양 산성화는 해양 생태계와 연안 지역 경제에 있어 시한폭탄"이라며 "산호초와 조개류 산업은 물론, 관광과 수산업까지 생태 기반 산업 전체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수행 기관인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구온난화 연구 활동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예산 삭감 압박을 받고 있는 기관이다. 심해에서 먼저 무너지는 생태계 기반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인 PML의 헬렌 핀들리 박사는 "대부분의 해양 생물은 표층보다 더 깊은 바다에 서식한다"며 "심층 해수의 변화는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 서부 해안 근처의 심해에서는 게와 연어 어장이 분포한 지역에서 가장 급격한 산성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성화의 근본 원인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이다. 석탄·석유·천연가스 연소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흡수되며 산을 형성하고, 이는 해수를 점점 더 산성화시킨다. 산성화가 진행될수록 바다 생물의 주요 구성 성분인 탄산칼슘 농도가 낮아져 산호와 조개류 등 기초 생물군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연구진은 해양 내 탄산칼슘 농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0% 이상 감소한 시점이 이미 5년 전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가 제시한 지구 생태계 유지에 필요한 '9대 행성 경계' 중 7개를 인류가 이미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산성화가 가속하는 지구 온난화 해양은 지금까지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CO₂)의 약 3분의 1을 흡수해 왔으며, 동시에 지구 표면이 받을 수 있었던 열의 약 90%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해양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포화점이 가까워지면서 표면 온난화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양은 지구 산소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주요 생태 기반이지만, 산성화와 온난화로 인해 이 산소 생산 기능 역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수 내 산소 농도는 수심 아래에서 빠르게 감소 중이며, 대기 중 산소 농도마저 장기적으로 감소할 위험이 있다. 위디콤 박사는 "해양 산성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해양 생태계의 붕괴는 수조 원대 경제 가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인류가 의존해온 산소 공급 체계마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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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6)] 해양 산성화, 인류 경고등 켜졌다⋯지구 생태계 9대 한계 중 7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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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로봇·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위한 AI '월드 모델' 출시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은 11일(현지시간) 3D 환경과 물리적 객체의 움직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월드 모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월드 모델'은 AI가 물리적 세계의 규칙을 배우고 스스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으로 메타는 '브이-제파2(V-JEPA 2)'라는 이름의 자체 모델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계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 세계의 논리를 토대로 AI가 실제 행동을 하기 전에 미리 시뮬레이션을 구축하며 이를 통해 AI가 더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학습하고 계획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공이 테이블에서 굴러떨어지면 낙하한다는 것을 이해하거나, 시야에서 물체가 사라지더라도 잠깐 어딘가에 가려졌을 뿐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라는 물리적 세계의 원리를 AI가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메타는 이 모델이 물리적 환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움직이는 배달 로봇이나 자율주행 차량 등의 기술 개발에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의 수석 AI 과학자인 얀 르쿤은 "기계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것은 언어를 이해하게 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며 이 모델이 기존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드 모델은 AI가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현실의 추상적인 '디지털 트윈'과 같다"며 "이를 통해 AI는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행동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생성형 AI 앱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넘어서는 기술을 모색하면서 월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선도적인 AI 연구자 페이페이 리는 지난해 9월 물리적 세계의 구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대규모 월드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월드 랩스(World Labs)'라는 새로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2억3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구글의 AI 조직인 딥마인드는 게임과 3D 환경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제나이(Genie)'라고 불리는 자체 월드 모델을 개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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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로봇·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위한 AI '월드 모델'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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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범용AI 뛰어넘는 '초지능' AI연구소 설립 추진
- 메타가 인간을 뛰어넘는 가상의 AI 시스템인 '초지능(superintelligence)' 연구에 전념할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주요 연구자들에 의해 AI 개발의 미래 목표로 간주하는 '초지능'은 인간과 같은 수준의 AI를 의미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뛰어넘는 AI를 의미한다. 소식통은 메타가 이 연구소 설립을 위해 AI 스타트업 스케일AI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했으며 그의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또 오픈AI나 구글 등 주요 AI 경쟁 기업 연구원 수십명에게 상당한 금액을 제시하며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는 합류에 동의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메타가 스케일AI에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투자 규모는 민간 기업에 대한 메타의 역대 최대다. 스케일AI는 28살 중국계 미국인 알렉산더 왕이 2016년 창업한 AI 스타트업이다.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소식통은 메타의 새로운 연구소 설립은 AI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의 일부라고 말했다. 메타는 최근 기술을 둘러싼 내부 경영진의 갈등과 직원 이탈, 여러 제품 출시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메타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라마' 기반의 AI 챗봇 메타 AI로 AI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라마4'는 예정된 시기보다 늦게 나왔고, 큰 반응도 얻지 못하고 있다. 핵심 AI 프로젝트 '라마'를 이끌었던 주요 연구진 14명 중 대부분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왕 CEO 영입을 통해 AI 경쟁에서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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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범용AI 뛰어넘는 '초지능' AI연구소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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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 기후변화가 토양 속 항생제 내성균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이나 폭염, 허리케인 등 기후 재난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지만, 인류의 공중보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용한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토양 속 항생제 내성 유전자(antibiotic resistance genes, ARGs)와 병원성인자(virulence factors)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쿨다운,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토양 샘플의 메타게놈 분석, 현장조사, 실험실 실험을 종합해 온도 상승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s) 발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그 결과, 기온이 오를수록 토양 내 박테리아가 생존에 유리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더 많이 보유하고, 새로운 내성 균주가 출현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유전자는 환경 속 세균에서 인간 감염원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더럼대 환경공학자 데이비드 W. 그레이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건강과 환경 변화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대다수 전염병의 병원체는 환경에서 유래하는 만큼, 토양 내 내성 증가가 곧 치료 불가능한 감염증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항생제 내성 문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2023년 유엔환경위원회 보고서 '슈퍼버그에 대비하기(Bracing for Superbugs)'에서도 예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예측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최초의 정량적 결과로 평가된다. 연구에 따르면, 토양 내 ARGs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까지 최대 23%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와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의간균류) 등 항생제 내성과 병원성 유전자를 보유한 세균군의 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항생제의 효과를 무력화할 새로운 '슈퍼박테리아' 출현 가능성과 직결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엔 병원체가 생존하기 어려웠던 미국 알래스카주 북부, 핀란드 북부와 동부, 스웨덴 북부, 아이슬란드 북부, 러시아 연방 북부, 칠레 최남부 등 한대 지역조차 이들의 서식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연구진은 "저온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세균 생존이 어렵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들 지역에서도 내성균이 살아남고 진화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실에서 이뤄진 온도 상승 실험 결과도 경고 신호를 보낸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온도가 높을수록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는 세균이 항생제를 배출하는 '에플럭스 펌프'나 스트레스 대응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보건 위기와 직결된 다층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을 통해 인간, 동물, 환경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시민 과학의 참여도 요청했다. 고온 지역의 토양 변화, 항생제 내성균 출현 사례 등에 대한 기록과 시각 자료가 향후 데이터 축적과 대응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이지 않는 토양 속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는 곧 인간 사회로 연결될 수 있다. 코로나19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경험이 말해주듯, 미생물의 환경 내 진화와 확산은 언제든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줄 수 있다. 연구진은 "우리가 보는 것 너머의 생태계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항생제 내성 문제는 기후 위기의 또 다른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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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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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혹등고래, 인간에게 말거나?⋯'버블 링' 포착, 비언어적 교감 가능성 제기
- 혹등고래가 인간과의 교감을 시도하는 듯한 행동으로 '버블 링(bubble ring)'을 형성하는 장면이 과학자들에 의해 최초로 포착됐다. 이는 먹이활동이나 짝짓기와는 무관한 상황에서 나타난 행동으로, 고래의 창의성과 호기심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SETI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UC 데이비스) 공동 연구팀은 하와이, 도미니카공화국, 프랑스령 모레아, 미국 대서양 연안 등에서 12차례에 걸쳐 총 11마리의 혹등고래가 39개의 버블 링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해양 포유동물 과학(Marine Mammal Science)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BBC 야생동물 매거진, 어스닷컴, IFL사이언스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정확한 표현으로 '버블 스모크 링(bubble smoke ring)'은 고래가 사냥 시 사용하는 '버블 넷(bubble net)'과는 다른 형태로, 수면 아래에서 회전하며 올라오는 연기처럼 둥근 고리 모양의 기포다. 연구진은 이 링이 공격이나 먹이 활동 중이 아닌, 인간을 향해 다가가는 느린 움직임 속에서 생성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한 개체는 한쪽 콧구멍만 사용해 링을 만드는 정교한 행동을 보여, 대형 해양 포유류의 미세 운동 능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분석됐다.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거품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협력하여 만든 나선형 거품 그물부터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거품 구름까지 다양하다. 연구팀은 특히 물기둥 위로 솟아오르는 버블 링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는 파이프를 불어서 나오는 연기 고리와 유사하다. 버블 링의 사진과 영상은 고래 관찰 여행, 소형 비행기, 개인 선박 등 다양한 출처를 통해 수집됐다. 연구팀은 또한 드론 영상을 분석해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도 혹등고래가 버블링을 생성하는지 확인했다. 버블 링 형성 12회 중 10회는 고래 근처에 사람이나 수영객이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었으며, 12회 중 6회에는 고래가 한 마리 이상 있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사람이나 다른 고래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은 없었다고 보고했으며, 오히려 고래들이 이러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즐기고 호기심을 보였다고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프레드 샤프 박사와 조디 프레디아니 박사는 "혹등고래는 복잡한 사회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음향 신호와 기포를 활용한 도구적 행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관찰은 이들이 단순한 놀이 이상의 목적, 즉 인간과의 상호작용이나 의도적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드론 영상과 수중 촬영을 통해 대부분의 버블 링이 고래가 인간이나 보트에 가까이 접근한 직후 발생했으며, 일부 개체는 수영자를 링으로 감싸는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행동은 자발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링 형성과 함께 머리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리거나 해조류를 가지고 노는 등의 놀이성 징후도 동반됐다. SETI연구소의 라우런스 도일 박사는 "지금까지 외계 생명체 탐사에서 중요한 전제 중 하나는 상대방이 의사소통 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점"이라며 "혹등고래의 독립적인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호기심은 이 가정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자연계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존 대규모 드론 조사를 통해 인간이 없는 환경에서는 혹등고래의 버블 링 형성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인간 존재에 반응한 '의도적 행동'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버블 링이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닌, 유연하고 목적 있는 행동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래의 행동을 면밀히 기록·분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인간 외 생명체의 신호 해석 및 인지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유사 사례를 수집하고, 기포 형성 맥락에 따른 사회적 의미를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혹등고래의 버블 링 행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일 수 있다는 해양 동물학계의 새로운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인류가 타 종(種)의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함의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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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혹등고래, 인간에게 말거나?⋯'버블 링' 포착, 비언어적 교감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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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6,000 돌파⋯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2.3% 남기고 숨고르기
-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둔 뉴욕 증시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 6일 S&P 500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한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번 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각종 정책 변수가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가장 큰 관심은 현지 시각 12일(수요일) 발표될 5월 CPI에 쏠린다. 이번 지표는 관세가 물가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고 6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을 가늠할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은 이 기대감을 꺾을 수 있다. 한편, 9일 런던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 협상과 미 상원에서 논의 중인 감세 및 지출 법안 역시 주요 변수다. 특히 해당 법안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애플의 연례 개발자 회의(WWDC), 엔비디아의 GTC 콘퍼런스 등 굵직한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어, 거시 경제 지표와 정책 변수 사이에서 투자자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미니해설] 숨고르기 들어간 증시, 넘어야 할 '걱정의 벽'은 무엇인가 뉴욕 증시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고, 4월 8일 저점 대비 2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넘보고 있다. 그러나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 시장 참여자들은 화려한 V자 반등 뒤에 도사린 거대한 '걱정의 벽'을 직시하고 있다. 이번 한 주는 인플레이션 압력, 워싱턴발 정책 리스크, 개별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복합적으로 얽혀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할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 꺾을까…'인플레이션'이라는 첫 번째 시험대 시장의 모든 눈과 귀는 오는 12일 공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한다. 관세 정책이 실제 소비자가격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고, 6월 17~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플랜트 모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어드 CIO는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으며, 만약 단기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조짐이 보인다면 이는 임의 소비재 지출에 더 큰 압박을 가하고 궁극적으로 더 뚜렷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은 이미 연내 두 차례(각 0.25%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CPI는 시장이 환호하며 전고점을 뚫어낼 '촉매제'가 될지, 아니면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지를 판가름할 분수령이다. 부채 리스크와 정치 갈등…예측불허 '워싱턴 내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은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소다.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막대한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맨 그룹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시장 전략가는 "부채가 증가할수록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법안을 둘러싸고 일론 머스크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공개 비판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실망감을 표명하는 등 빅테크와 정치권의 갈등은 정책 리스크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섰음을 방증한다. 끝나지 않은 미·중 무역전쟁…살얼음판 걷는 협상 워싱턴 내부 리스크만큼이나 시장을 짓누르는 것은 외부 변수인 미·중 무역 갈등이다. 9일 런던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 협상은 7월 8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선언으로 90일간 유예되었던 관세 조치 종료 시한을 앞두고 있어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협상 테이블에서 나오는 발언 하나하나가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밥 돌 CIO는 "워싱턴 D.C.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큰 물음표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안갯속을 걷는 이유다. 그래도 믿을 건 기업 실적?…냉랭한 소비심리는 '부담' 복잡한 거시 환경 속에서도 시장은 개별 기업들의 펀더멘털에서 희망을 찾으려 할 것이다. 이번 주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WDC)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GTC 콘퍼런스 기조연설은 기술주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짐 크레이머는 애플이 이번 행사를 통해 "주가 상승의 촉매제"를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이 "여전히 명확한 방향성을 찾고 있다"는 짐 베어드 CIO의 진단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한다. 특히 '꽤 우울하다'는 짐 크레이머의 소비자 심리 진단은 화려한 주가 지수 이면에 존재하는 실물 경제의 냉엄한 현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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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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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6,000 돌파⋯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2.3% 남기고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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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자동차 부문에서 격화하는 가격 전쟁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은 경쟁이 오히려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는 지난 5월 23일 일부 모델 가격을 30% 이상 대폭 낮추는 등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지리(Geely), 체리(Chery), SAIC-GM 같은 주요 경쟁사들도 즉각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 전체로 가격 전쟁이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지난 5월 31일 낸 중국어 성명에서 "특정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규모 가격 인하를 이끌자 많은 기업이 뒤따르면서 새로운 '가격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이 기업 이익을 쥐어짜고, 소비자 안전과 산업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가혹한 가격 전쟁은 산업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해친다"며, 불공정 경쟁과 원가 이하 판매(덤핑)에 법에 따른 제재를 할 것을 예고했다. CAAM 역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이 아닌 시장 점유율 경쟁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건전한 경쟁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비생산적인 경쟁 규제를 강화하고, 다른 부처와 협력해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법률을 엄격히 시행할 방침이다. 공업정보화부는 CNBC의 논평 요청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비야디는 중국 관영 매체에 밝힌 자사의 공식입장을 참조하라고 CNBC에 전했는데, 해당 공식입장에서 비야디는 "공정 경쟁을 촉구하고 건강한 시장을 만들자는 자동차공업협회의 호소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CNBC는 관련 영상 "'카피캣' 휴대폰 제조사 샤오미는 어떻게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강자가 되었나 (영상 길이 13:01)"를 통해 샤오미의 성장 과정을 다루기도 했다. "생산성 향상 없는 '소모전'…내부화의 늪에 빠진 중국 EV" 중국에서는 지나친 경쟁 때문에 생기는 '내부화(네이쥐안, involution)' 현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내부화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 노력 없이 가격만으로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가리킨다. 최근 몇 달간 중국 최고 지도부는 내부화 문제 해결 노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용어는 지난 3월 리창 중국 총리의 연례 업무 보고서에도 등장했다. 지난달 시장 규제 당국 회의에서도 "'내부화 경쟁'을 전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분석가들은 비야디의 최근 가격 인하 조치를 두고, 소비자들이 기존 보상 판매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이미 받았을 법한 할인을 공식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중고차 시장에서 '주행거리 0km' 차량(실제로 달리지 않은 새 차)이 대량 매물로 나오고, 새 차 평균 가격이 2년 새 19% 떨어지는 등 공급 과잉 신호도 뚜렷하다. 노무라 증권 분석가들은 월요일 보고서에서 "비야디가 약 30%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거센 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런 버핏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는 비야디의 지난달 매출 성장률은 14%로, 4월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성장률 19%에서 다소 둔화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의 중시 분석가는 지난주 "말로만 그럴 뿐, 시장 경쟁을 실제로는 제어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른 나라들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극심한 경쟁 상황과 이것이 자국 자동차 산업에 앞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승용차협회 추이둥수 사무총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료를 보면, 중국산 수출 자동차 평균 가격은 2023년을 기점으로 떨어져 이전 상승 흐름을 뒤집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독일로 수출하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가격은 2023년 3만 달러에서 올해 2만 1000달러로 내렸다. 반면, 중국 자동차 수출 최대 시장인 멕시코는 평균 가격이 2년 전 1만 2000달러에서 1만 3000달러로 조금 올라 예외를 보였다. 오토홈 연구소 산업 데이터를 인용한 노무라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자동차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년간 약 19% 떨어져 현재 약 16만 5000위안(약 2만 2900달러)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으로 급히 쏠리면서 공급 과잉을 불렀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 회장은 5월 23일 시나 파이낸스와 한 중국어 인터뷰에서 "주행거리가 전혀 없는 새 차가 중고차로 팔리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중고차 거래터에서 약 3000~4000개 판매업체가 이런 차를 다룬다고 덧붙였다. 이들 차량은 공장 출고와 동시에 판매 실적으로 잡히고, 즉시 중고 시장으로 넘어가 판매량을 부풀리는 데 쓰인다. 웨이 회장은 이런 행태가 "지나친 혼란을 일으킨다"며 업계 질서 확립을 위한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살얼음판 위 中 EV, 어디로?"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격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노무라 등은 "중국 자동차 시장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있어, 뜻있는 시장 통합이 이뤄지기 전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전쟁이 짧은 기간 혼란을 일으키지만, 길게 보면 연구개발(R&D) 역량과 공급망 경쟁력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진화)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규제 강화와 더불어,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서비스 같은 비가격 경쟁 요소가 중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급성장하는 중국 순수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가격 인하 파동을 겪었다.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허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중국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가격 전쟁은 아직 꼭짓점에 이르지 않았으며, 앞으로 5년간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펑 쪽은 해당 발언 내용을 CNBC에 확인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앞으로 펼쳐질 일들의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 CEO는 샤오펑이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력으로 겨루며,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지난 7개월 내리 한 달에 3만 대 넘는 차를 팔았다. 지난주에는 중저가 모델인 모나(Mona) 03 고급형(Max)을 12만 9800위안(약 1만 8020달러)에 선보였는데, 이는 지난 8월 해당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약 17% 싸진 값이다. 대부분 전기차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샤오펑 역시 1분기에 약 9000만 달러 주주 귀속 손실을 기록했다. 고급 전기차 시장에 주력해 온 니오(Nio) 또한 지난 3일 발표에서 1분기 9억 4960만 달러 손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Xiaomi)도 지난 3일 자사 전기차 사업부가 올 하반기에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회사 대변인이 CNBC에 밝혔다. 샤오미는 지난해 테슬라 모델 3보다 싼 SU7 세단을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여름에는 SUV 모델인 YU7로 모델 Y와 경쟁할 전망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값싼 공세는 유럽연합(EU)과 미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 반덤핑 관세 같은 보호무역 조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는 중국 내 가격 경쟁이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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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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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3)] 지구촌 가뭄 확산⋯원인은 '대기의 갈증'
-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이 더 자주, 더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단순히 강수량 감소만이 원인은 아니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대기의 '갈증'이 심화되며 가뭄의 강도와 확산을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40여 년간 가뭄 악화의 약 40%는 '대기증발수요(AED, Atmospheric Evaporative Demand)'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대기의 갈증(atmospheric thirst)'으로 비유했다. 해당 논문의 주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수문기후학자(hydro-climatologist)로 활동하고 있는 솔로몬 게브레초르코스(Solomon Gebrechorkos) 박사다. 공동 저자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바버라 캠퍼스(UC Santa Barbara) 기후위험센터(Climate Hazards Center)의 크리스 펑크(Chris Funk) 소장 등이 참여했다. 이 논문은 1981년부터 2022년까지 40여 년간의 고해상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하여, 대기증발수요(AED, Atmospheric Evaporative Demand)의 증가가 전 세계 가뭄 심화에 미친 영향을 정량화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ED의 증가는 가뭄 심화의 약 40%를 설명하며, 특히 유럽과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강수량 감소 없이도 가뭄이 악화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AED는 대기가 지표와 식물로부터 요구하는 수분의 양을 의미한다. 온도가 높고 햇볕이 강하며,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가 건조할수록 대기가 요구하는 수분량은 증가한다. 이로 인해 강수량이 큰 폭으로 줄지 않았더라도 토양과 수역, 식생에서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가뭄이 심화될 수 있다. 연구팀은 "강수량이 일정하더라도 AED가 늘면 지표의 수분 수지는 적자로 전환된다"며 "이는 마치 소득은 그대로인데 지출만 늘어나는 가계의 재정 적자 상황과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가뭄이 영향을 미친 전 세계 육지 면적은 74% 증가했으며, 이 중 58%는 AED 상승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은 40여 년 사이 가장 가뭄이 심했던 해로 기록됐고, 세계 육지의 30% 이상이 중등도 이상 가뭄을 겪었다. 특히 유럽과 동아프리카 지역은 이례적인 건조 현상에 직면했다. 강수량이 크게 줄지 않았음에도 AED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유럽의 경우, 하천 유량 감소로 수력 발전이 차질을 빚고, 농작물 수확량이 급감했으며, 도시 곳곳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등 물, 농업, 에너지 부문 전반에 심각한 충격이 가해졌다. 연구는 고온, 풍속, 습도, 일사량 등 AED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상 데이터를 통합해 전 세계적 분석을 수행했다. 이 데이터를 강수량과 결합해 가뭄 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활용함으로써, 기후가 어떻게 가뭄을 유발·심화시키는지 보다 정확하게 규명했다. 연구진은 AED를 간과하면 정부와 지역사회가 실질적인 가뭄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서아프리카, 동아프리카, 호주 서부와 남부,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지난 20년간 AED가 가뭄 심화의 60% 이상을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뭄 대응 전략 수립에 있어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수량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면 저수지 확보나 물 절약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AED가 주요 요인일 경우에는 증발 손실을 줄이고 식물의 수분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향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건조에 강한 작물 재배, 물 효율을 높이는 관개 시스템 도입, 토양 건강 개선, 생태 복원 등을 통해 토양 수분 보존 능력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대기의 갈증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며, 앞으로 가뭄은 더 자주, 더 넓게, 더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AED를 기반으로 한 감시 및 계획 체계가 기후 적응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 수분 수요 증가가 가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밝혀내어, 향후 가뭄 예측 및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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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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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3)] 지구촌 가뭄 확산⋯원인은 '대기의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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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8)] 핵추진 기술, 심우주 탐사의 새로운 문을 열다
- 태양계 외곽과 심우주 탐사를 위한 '핵분열 기반 전기추진(nuclear electric propulsion)' 기술이 우주항행의 새로운 전기를 예고하고 있다. 1950년대 처음 개념이 제안된 이 기술은 최근 화성 너머로 탐사영역을 확장하려는 인류의 흐름과 맞물려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고 과학전문 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방갈로르에 본사를 둔 두 민간 우주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제56회 달·행성과학 콘퍼런스(LPSC 2025)'에서 핵열 전기추진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다룬 공동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화학추진과 태양광 기반 시스템이 장기 심우주 탐사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핵분열 기반 전기추진 기술이 이러한 제약을 돌파할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민간 우주항공 기업 액셀러론 에어로스페이스(Acceleron Aerospace) 말라야 쿠마르 비스왈 최고경영자(CEO)과 그라하 스페이스(Grahaa Space) 라메시 쿠마르(CEO)는 "핵분열 추진은 높은 에너지 밀도와 태양광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 전력공급이 가능해, 수십 년간 안정적인 탐사 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존 추진체 대비 핵분열 추진의 주요 장점으로 △ 추진력과 생명 유지 장치 구동을 위한 안정적 전력 제공 △ 탐사 시간 단축 △ 대형 탑재체 수송 가능성 등을 꼽았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에 따르면 핵 추진은 화학 로켓보다 추진제 효율이 더 높다. 화성으로의 유인 및 화물 임무와 태양계 외곽으로의 과학 임무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적 기술로, 많은 경우 더 빠르고 강력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핵추진 시스템은 특히 태양빛이 닿지 않는 그림자 지형이나 태양계 외곽과 같은 저광량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높다. 이번 연구는 핵추진의 장점 외에도 방사선 차폐, 시스템 중량, 안전성 확보 등 기술적 난제도 조명했다. 비스왈은 미국 과학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NASA의 '킬로파워(Kilopower)' 프로젝트와 같은 연구는 핵분열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기술이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물론, 태양계 너머 카이퍼벨트까지의 접근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바로 '예산'이다. 핵추진 로켓은 1950년대에도 제안된 바 있으나, 당시 NASA의 로켓용 핵추진 엔진 NERVA(너바) 프로그램은 1973년 예산 삭감과 스페이스 셔틀 집중정책으로 폐기됐다. 기술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수익이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지속적인 자금 확보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NERVA(너바, Nuclear Engine for Rocket Vehicle Application) 프로그램은 1955년부터 1973년까지 미국이 추진한 핵열추진 로켓 개발 프로젝트로, NASA와 미국 원자력위원회(AEC)가 공동으로 주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화학로켓보다 높은 추진 효율을 제공하여, 심우주 탐사와 유인 화성 탐사 임무를 위한 핵심 기술로 여겨졌다. NERVA는 액체 수소를 추진제로 사용하며, 고온의 핵분열 반응로에서 수소를 가열하여 노즐을 통해 분사함으로써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이러한 핵열추진 방식은 기존 화학로켓보다 약 23배 높은 비추력(약 800~900초)을 제공하여, 더 무거운 탑재물을 더 먼 거리로 운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1973년, NERVA 프로그램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종료됐다. 우선,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우주 탐사에 대한 정치적·사회적 관심이 감소하면서, 유인 화성 탐사와 같은 장기 계획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었다. 또한, 환경 및 안전에 대한 우려, 예산 삭감, 무인 탐사선의 발전 등도 프로그램 종료에 영향을 미쳤다. 2023년, NASA 우주비행사 출신이자 민간 우주기업 '애드 아스트라(Ad Astra)'를 설립한 프랭클린 창 디아즈는 "핵 전기추진 엔진(VASIMR)을 우주에서 시험 운용하기 위한 기술은 이미 준비됐지만, 상용화를 위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자금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비용과 시간, 기술적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면 핵추진 기술은 단순한 대안이 아닌 '심우주 탐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우주 기술이 지닌 상징성과 전략적 가치가 커지는 지금, 이 고전적이지만 혁신적인 접근법이 재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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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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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8)] 핵추진 기술, 심우주 탐사의 새로운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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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쇼크에 다우 0.22%↓⋯S&P 보합·나스닥 0.32%↑
-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민간 고용 및 서비스업 지표 부진의 여파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1.90포인트(0.22%) 내린 42,427.74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연속 이어진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1% 소폭 오른 5,970.8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32% 상승한 19,460.49로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된 ADP 민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신규 고용은 3만 7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1만 명)를 크게 밑돌며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5월 서비스업 경기도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진입,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 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추이와 주 후반 발표될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고용 쇼크에 '휘청' 뉴욕증시…무역전쟁 그림자 속 향방은? 4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또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S&P 500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나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만이 홀로 상승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시장을 짓누른 것은 예상보다 훨씬 부진했던 민간 고용지표와 1년 만에 위축세로 돌아선 서비스업 경기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불허 무역정책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소폭의 등락 속에 평온을 가장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속내는 복잡하게 꼬여만 간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짙어지는 무역전쟁 그림자, 경제는 '빨간불'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것은 ADP가 발표한 5월 민간 고용 수치였다. 신규 고용은 고작 3만 7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11만 명)에 한참 못 미쳤을 뿐 아니라, 2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 수치는 곧 발표될 정부의 5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설상가상으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월 서비스업 경기는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세를 보였고, 기업들은 상승한 투입 비용에 신음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영향이 서비스 부문 기업들이 지불하는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관세가 촉발한 비용 상승과 수요 위축의 이중고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경제지표의 경고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한 데 이어, 다른 교역 상대국들에도 7월 초 새로운 징벌적 관세 부과를 피하려면 최후통첩성 시한까지 제시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상이 "극도로 어려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의 안개가 쉬이 걷히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라덴버그 탈만 자산운용의 필 블란카토 최고경영자(CEO)는 "만약 우리가 중국과의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관세 전쟁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주요 뉴스가 될 것이며 국내외 경제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란카토 CEO의 경고는 관세 전쟁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간 시장을 짓누를 구조적 위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포와 기대 사이, 월가의 '줄타기' 물론 시장이 비관론에만 함몰된 것은 아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력한 상승세를 구가하며 관세 우려를 떨쳐내는 듯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단순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양호한 기업 실적이 투자심리를 부추겼던 것이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의 마이크 딕슨 리서치 헤드는 "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아마도 나을 것"이라며 신중한 낙관론을 폈다. 그는 "ADP 보고서는 과거에도 상당히 변동성이 컸다"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올바른 방향으로 건전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그러나 딕슨 역시 시장이 단기적으로 박스권에 머무르며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 방향성 탐색 국면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월 초 이후 최저치로 하락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해석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ADP 보고서 발표 직후 "너무 늦었다 파월"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또다시 공개적으로 비난,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연준의 딜레마와 레이 달리오의 '경고음' 백악관의 노골적인 금리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창립자가 의미심장한 경고를 던졌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금리 인하의 부정적 결과를 지적하며, "금리를 낮추거나 돈을 찍어낸다고 더 부유해지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일갈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위한 인위적인 금리인하는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달리오는 현재 시장이 "평소보다 큰 위험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투자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채권 자산을 줄이면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포트폴리오의 10%에서 15%를 금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며, 금이 "좋은 자산일 뿐 아니라 분산 투자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달리오의 이러한 진단과 조언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현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침체 우려 속 빛나는 '혁신 성장주'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시장은 한 줄기 빛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가 하락한 반면 나스닥 지수가 상승한 것은 그 단적인 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릴 때도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술주는 상대적인 강인함을 보여주곤 한다. 실제로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는 AI 서버 수요 호조에 힘입어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상승했고, 반도체 제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 역시 대규모 투자 확대 계획에 주가가 올랐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변혁적 혁신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유망한 조짐을 보이는 기업에 집중한다면 주식 시장에서 상승 여력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변동성은 예상되지만, 온전한 장기적 추세가 계속해서 주식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혁신은 장기적인 주식 성과의 핵심 동인"이라고 강조했다. UBS가 주목한 분야는 "인공지능(AI), 전력 및 자원, 그리고 장수(Longevity)" 관련 산업이다. 특히 AI에 대해서는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이 분야의 모멘텀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기술 경쟁 심화에 따른 "반도체 관련 규제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시장은 지지력을 유지하고 있는 펀더멘털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물론 모든 기술주가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부진한 분기 매출 전망에 주가가 급락했고, 테슬라는 유럽 시장 판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세 직격탄을 맞은 할인점 달러 트리는 2분기 이익이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에너지주의 동반 약세도 시장의 부담 요인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철저한 분석을 통한 '옥석 가리기'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변동성 속 '선택과 집중' 필요 뉴욕증시는 당분간 경제지표 발표와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달리오가 지적한 '평소보다 큰 위험'이 시장에 상존하는 만큼,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신중한 접근과 분산투자가 요구된다. 그러나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UBS가 강조하는 '변혁적 혁신' 분야 등에서 장기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위기 국면에서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격랑의 시기일수록 냉철한 분석과 현명한 선택이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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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쇼크에 다우 0.22%↓⋯S&P 보합·나스닥 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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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S&P 500 0.41%·나스닥 0.67% 상승…6월 첫 거래일 훈풍
- 뉴욕 증시가 6월의 첫 거래일인 월요일,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오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고조되는 글로벌 무역 긴장에도 투자자들은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1% 오른 5,935.94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67% 상승한 19,242.61을 기록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8% 오른 42,305.4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밝히고 중국이 이에 반발하는 등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기술주와 철강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5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 이상 상승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의 월간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나스닥은 9% 이상, 다우는 4%가량 올랐다. [미니해설] 관세 불확실성 여전…뉴욕증시, 6월 전망은? 6월의 문을 연 뉴욕 증시가 무역 긴장이라는 먹구름 속에서도 상승세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관세 위협과 중국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은 앞으로 무역 협상의 향방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천연가스 운반선 건조를 둘러싼 미국과 한국 간의 미묘한 기류, 유가와 노동 시장 움직임도 주시해야 할 변수다. 트럼프 관세 공세 지속…시장, '협상 진전'에 베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중국이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는 비난과 동시에 나온 조치다. 이에 중국은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강력한 조치로 자국의 이익을 수호하겠다고 맞섰다.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의 협상이 악화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시장은 이번 관세 위협을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압력'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Harris Financial Group)의 제이미 콕스(Jamie Cox) 매니징 파트너는 "시장은 중국, 유럽연합(EU), 철강에 대한 최근 관세 위협과 고조된 수사를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압력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미국 경제 방송 CNBC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프리덤 캐피탈 마켓츠(Freedom Capital Markets)의 제이 우즈(Jay Woods)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트럼프와 시진핑 간의 대화는 세계 최대 경제국들에 필요한 명확성을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할 수 있다"며, "명확성을 얻는다면 시장이 다시 한번 더 상승하고 사상 최고치 경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공방이 계속된다면 변동성 있는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 인상 발언 이후 철강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클리브랜드-클리프스(Cleveland-Cliffs)는 23% 급등했고, 뉴코어(Nucor)와 스틸 다이내믹스(Steel Dynamics)도 모두 10% 상승했다. 반면 자동차 제조사들의 주가는 하락했다. 포드(Ford)는 3.9%가량,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도 비슷한 비율로 떨어졌다. 유에스(U.S.) 뱅크 자산운용(U.S. Bank Asset Management)의 롭 하워스(Rob Haworth) 선임 투자 전략가는 "관세에 대한 명확성을 얻기 전까지 시장은 어느 정도 범위 내에 머물 것"이라며, "시장은 관세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아 재무국(reshoring)을 많이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매우 긍정적인 시나리오와, 관세가 높아 외국 상품의 본국 송환(repatriation)이 많아지거나 많은 대체(substitution)를 해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나리오 사이를 오가고 있다"고 현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하워스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시장을 "4월의 저점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 상승세 지속, 노동 시장 지표는 '촉각'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들도 주목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와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7월 생산량 증대를 지난 두 달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뒤, 유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3% 이상 올라 배럴당 62.85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3.27% 상승해 64.83달러를 기록했다. 5월 한 달 동안 미국 유정 수가 매주 감소하며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점도 유가 상승을 뒷받침한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원자재 분석가 지오반니 스타우노보(Giovanni Staunovo)는 "현재로서는 유가가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추가적인 배럴을 흡수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한편, 공급관리협회(ISM)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은 5월에 3개월 연속 위축되었고, 관세로 인해 공급업체가 납품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일부 상품의 공급 부족이 임박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 지표와 발언으로 본 시장 동향…향후 투자 전략은? 투자자들은 이번 주 금요일 발표될 중요한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Dallas Federal Reserve Bank) 로리 로건(Lorie Logan) 총재는 노동 시장이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다소 웃돌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어떤 대응이 언제 필요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고용 지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현재 연말까지 최소 두 번의 25bp(베이시스 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기술주 중에는 엔비디아(Nvidia)가 1.7%, 메타(Meta)가 3.6%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테슬라(Tesla)는 포르투갈, 덴마크, 스웨덴의 월간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보고한 뒤 1.1% 하락했다. 리제네론(Regeneron) 주가는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를 복용하는 환자들의 근육량 손실을 줄이고 체지방 감소에 더 도움이 된다는 초기 징후를 실험 약물 트레보그루맙(trevogrumab)이 보이면서 1%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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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S&P 500 0.41%·나스닥 0.67% 상승…6월 첫 거래일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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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5월 S&P 500 6% 상승 마감⋯무역 정책 혼란에도 견고한 흐름
- 뉴욕 증시가 5월 한 달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6.2% 상승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의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9.6% 급등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3.9% 올랐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무역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30일(현지시간) S&P 500은 소폭 변동(0.01% 하락)으로 마감했으며, 나스닥은 0.32% 하락, 다우는 0.13%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잠정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고 밝힌 후 일시적인 혼란이 있었으나, 이후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미국과 영국 간의 무역 협정 발표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며 다른 국가들과의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비록 헬스케어 섹터가 유일하게 월간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인 시장은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호조와 온건한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집중하며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니해설] 5월 증시, 무역 혼돈 속 투자자들의 '실적 베팅' 5월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발언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S&P 500은 6.2%, 나스닥은 9.6%, 다우는 3.9%라는 인상적인 월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굳건한 신뢰를 입증했다. 이러한 시장 움직임은 단순히 숫자를 넘어선 복합적인 요인들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트럼프 '트윗 정치'와 시장의 반응 5월 뉴욕 증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미중 무역 갈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중국이 기존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 실제 금요일(5월 30일)에도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증시는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블룸버그 통신은 행정부가 중국 기술 부문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오후 시진핑 주석과의 대화를 통해 무역 및 관세 관련 이견을 해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하자 주가는 곧바로 낙폭을 줄였다. 이와 관련하여 뉴욕 인갈스 앤 스나이더의 팀 그리스키(Tim Ghriskey) 선임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미중 무역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이 단기적인 감정적 반응보다는 장기적인 협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관세 불확실성 속 투자자 인내심 관세 문제는 5월 한 달 내내 시장의 주요 관심사였다. 특히, 국제 무역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대부분을 중단시키는 판결을 내렸으나, 이후 항소 법원이 이를 유예시키면서 관세 부과를 둘러싼 법적 싸움은 복잡하게 전개됐다. 옥스퍼드 리서치(Oxford Research)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전 2~3% 수준이던 미국의 수입 관세는 현재 약 15%에 달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지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이 햇필드(Jay Hatfield) CEO는 "어색한 시기"라며 "투자자라면 관세에 대한 좋은 트윗이 아니라 좋은 수익에 베팅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트윗 정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기본적인 경제 펀더멘털에 주목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시장은 단기적인 정치적 노이즈를 넘어서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업 실적 및 인플레이션의 긍정적 영향 5월 증시 랠리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온건한 인플레이션 데이터였다. 미국의 소비자 지출은 4월에 전년 대비 2.1% 증가하며 견조한 소비 심리를 보여주었고, 이는 기업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울타 뷰티(Ulta Beauty)의 사례처럼, 분기 실적 호조와 연간 이익 전망 상향 조정은 개별 기업의 주가 상승을 이끌며 시장 전반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위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중앙은행이 9월에 단기 차입 비용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유지했다. 낮은 금리 환경에 대한 기대감은 기업의 투자 및 소비를 촉진하여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낙관론을 더욱 강화시켰다. 헬스케어 섹터, 시장 흐름 역행 흥미로운 점은 전반적인 강세장 속에서도 헬스케어 섹터만이 유일하게 5월에 하락세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itedHealth Group)은 연간 전망치 중단, CEO 사임, 그리고 메디케어 사기 혐의에 대한 법무부의 형사 조사 등으로 인해 26%나 급락했다.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 역시 호흡기 약물 임상 시험 결과 혼재로 인해 19% 급락하며 섹터 전반의 발목을 잡았다. 이는 특정 섹터에 대한 개별 기업의 악재가 시장 전체의 흐름과 무관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낙관론 속에서도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직면한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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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5월 S&P 500 6% 상승 마감⋯무역 정책 혼란에도 견고한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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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 앞두고 '지하수 고갈 우려' ⋯하루 2300만 리터 취수, 지역 수자원 위협 논란
- 현대자동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 가동을 앞두고 '지하수 고갈' 우려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매체 WTOC11이 30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가동에 앞서, 인근 불로크 카운티(Bulloch County)에 설치된 지하수 취수정 네 곳이 조만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하루 600만 갤런(약 2270만 리터)에 달하는 지하수를 지역 주 수원인 '플로리다 대수층(Floridan aquifer)'에서 끌어올려 공장에 공급하게 된다. 문제는 이 지하수 공급 계획이 지역 생태계와 주민 생활용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기치강 환경단체(Ogeechee Riverkeeper)는 "이 대수층은 이미 상당히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이며, 추가적인 취수가 진행될 경우 주변 우물 수위 하락과 수질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오기치강 환경단체의 데이먼 멀리스(Damon Mullis) 국장은 "취수정이 본격 가동되면 인근 주민들의 우물 수질과 수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지아 남동부 해안 지역의 주요 수자원인 플로리다 대수층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과도한 취수로 인해 '침강 지대(cone of depression)'가 형성돼 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힐튼헤드섬(Hilton Head Island) 지역에서 염수 침투 문제가 발생하면서, 조지아 환경보호국(EPD)은 채텀, 에핑햄, 브라이언, 리버티카운티에 대해 지하수 사용량 제한 조치를 시행해 왔다. 이에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브라이언카운티 대신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불로크 카운티가 신규 취수정 설치 지역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하수는 행정구역 경계를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전지대'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기치강 환경단체는 특히 2022년 현대차와 조지아주가 메가플랜트 건설에 합의하며 체결한 '비공개 양해각서'에서 취수정 설치가 명시됐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내용이 미국 육군공병단(US Army Corps of Engineers)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 신청서에는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병단은 사후에 사실을 인지하고 "장기적이고 경미한 영향"이라는 평가로 기존 허가를 유지했다. 현대차 프로젝트를 추진한 사바나 광역개발청(JDA)의 트립 톨리슨(Trip Tollison) CEO는 "2014년부터 이 지역을 자동차 공장 후보지로 개발해 왔으며, 물과 전기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은 모두 알고 있었다"며 "모든 절차는 정식으로 진행됐고, 주정부와 공병단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2025년 예산안에 따라 해안 지역 수자원 확보를 위해 5억 달러(약 6800억 원) 이상을 배정했으며, 에핑햄카운티에 현대차 공장을 위한 지표수 처리시설 건설도 포함돼 있다. 주정부는 이 시설이 완공되면 지하수 의존도를 줄이고, 환경적 부담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취수정 운영 허가는 25년으로 승인됐으나, 환경단체의 항의 끝에 15년으로 단축됐고, 개발청 측은 지표수 시설을 5~7년 내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멀리스 국장은 "지하수 의존도가 계속 유지될 경우, 주민들은 더 비싸도 정화 과정이 필요한 지표수로 전환해야 할 수도 있다"며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톨리슨 CEO는 "이 프로젝트는 주정부와 전문가들이 수년간 검토한 결과, 현재 시행중인 전략 덕분에 이미 채텀카운티에서는 수위가 40피트(약 12m) 상승한 만큼, 현재의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불로크 카운티 취수정은 빠르면 7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우물에서 먼저 물을 끌어올릴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WTOC11은 육군공병단과 조지아 환경보호국은 카메라 인터뷰는 거절했지만 서면 질의에는 응답하며 공정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번 현대차 조지아 공장은 2025년 이후 조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내 최대 규모 외국인 직접투자(FDI)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수자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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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 앞두고 '지하수 고갈 우려' ⋯하루 2300만 리터 취수, 지역 수자원 위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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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3)] 노화 방지 칵테일 '라파마이신-트라메티닙' 병용 생쥐 수명 30% 연장
- 노화 억제제로 알려져 있는 '라파마이신과- '트라메티닙'을 병용한 생쥐 수명 약 30% 연장돼 노화 질환 예방 가능성을 제시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노화생물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Biology of Aging) 연구진이 항암제로 사용되는 라파마이신(Rapamycin)과 트라메티닙(Trametinib)을 병용 투여할 경우, 생쥐의 수명이 약 30% 연장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네이처,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 익스프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럿 등 다수 외신이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트라메티닙 단독 투여 시 생쥐 수명은 약 5~10%, 라파마이신 단독 투여 시에는 약 15~20% 늘어났으며, 두 약물을 함께 투여했을 때는 그 효과가 더해져 약 30%까지 수명이 연장됐다. 연구진은 "단순 용량 증가에 의한 결과라기보다는, 병용 투여에 따른 새로운 유전자 발현 조절 효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약물 병용은 수명 연장뿐 아니라 노년기 건강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만성 염증이 줄어들고, 뇌와 체내 조직의 염증 수치도 낮아졌으며, 암 발생 시점 역시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파마이신과 트라메티닙은 각각 노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Ras/인슐린/TOR 신호전달계에서 서로 다른 경로를 조절한다. 특히 라파마이신은 이미 수명 연장 효과가 입증된 대표적 '노화 억제제(geroprotector)'로 알려져 있으며, 트라메티닙은 Ras/MEK/ERK 경로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약물 단독 투여와 병용 투여 간의 유전자 발현 차이를 비교한 결과, 병용 투여 시 특정 유전자 군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활성 변화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효과 누적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한 새로운 생리적 효과임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세바스티안 그렝케 박사는 "트라메티닙은 라파마이신과 병용할 경우 유력한 노화 억제 후보로 임상시험 적용이 가능하다"며 "동물모델에서 최적의 용량과 투여 방법을 조율해 향후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동 책임저자인 린다 패트리지 교수(UCL 건강노화연구소)는 "비록 인간에게서 생쥐만큼 극적인 수명 연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해당 약물이 노년기 질병 예방과 건강 수명 연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라메티닙은 이미 인간 대상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로, 연구진은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성 질환 예방과 건강 수명 연장을 위한 신약 개발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참고 문헌: '노화 방지제 트라메티닙과 라파마이신, 병용 시 생쥐의 건강수명과 전체 수명 연장에 시너지 효과(The geroprotectors Trametinib and Rapamycin combine additively to extend mouse healthspan and lifespan)', 네이처 에이징(2025). DOI: 10.1038/s43587-025-008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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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3)] 노화 방지 칵테일 '라파마이신-트라메티닙' 병용 생쥐 수명 30%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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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6)] 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눈 감아도 보는 '초시력' 콘택트렌즈 개발
- 눈을 감고도,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는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초능력'이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 연구팀이 개발한 특수 콘택트렌즈를 끼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 영역을 감지해, 마치 초능력처럼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알아볼 수 있다. 이 렌즈는 따로 전원 장치나 부피 큰 장비 없이 작동하고, 투명해 일상생활에서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눈을 감았을 때 적외선 투과율이 높아져 오히려 더 또렷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중국과학기술대학교의 톈쉐 교수(신경과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눈에 보이는 빛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톈쉐 교수는 "우리 연구는 사람들에게 초시력을 주는 비침습 착용 기기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며 "이 물질은 보안, 구조, 암호화 또는 위조 방지 환경에서 정보를 보내는 등 바로 쓸 수 있는 데가 많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5년 5월 22일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됐다. 나노기술, 보이지 않는 빛을 포착하다 사람이 볼 수 있는 빛의 파장은 400에서 700나노미터(nm, 1nm는 10억 분의 1미터)로, 전체 전자기 스펙트럼의 0.01%도 안 된다. 연구팀의 위첸 마 박사는 "적외선으로 존재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절반 넘게 사람은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와 벌, 순록, 쥐 등은 사람이 못 보는 자외선을 볼 수 있고, 일부 뱀이나 흡혈박쥐는 원적외선(열 방사선)을 감지해 사냥에 사용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콘택트렌즈의 핵심 기술은 '상향변환 나노입자'다. 이 특수 제작 나노입자는 사람의 시각 범위를 바로 벗어난 800에서 1600nm 영역의 근적외선을 흡수한 뒤, 이를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400에서 700nm 범위의 보이는 빛으로 바꿔준다. 앞선 연구에서 연구팀은 이 나노입자를 쥐의 망막 아래에 바로 넣어 근적외선 시력을 주는 데 성공했지만, 이 방식은 "사람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노입자를 표준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쓰는 부드럽고 독성 없는 중합체와 합쳐, 콘택트렌즈에 바로 심는 훨씬 덜 침습적인 방법을 썼다. 쥐·사람 실험으로 '적외선 시력' 확인 연구팀은 먼저 개발한 콘택트렌즈가 독성이 없음을 확인한 다음, 쥐와 사람을 대상으로 기능 실험을 했다. 렌즈를 낀 쥐는 적외선을 비추는 상자 대신 어두운 상자를 고르는 행동을 보였고, 적외선에 노출되자 동공이 줄어들었으며 뇌의 시각 처리 부분이 활성화하는 생리 신호도 나타났다. 이런 반응은 쥐가 적외선을 실제로 감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람 대상 실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참가자들은 적외선 콘택트렌즈를 끼자 깜빡이는 모스 부호 같은 적외선 신호를 정확히 알아채고, 적외선이 오는 방향을 알아볼 수 있었다. 톈쉐 교수는 "결과는 뚜렷하다. 콘택트렌즈 없이는 실험 참가자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렌즈를 끼자 적외선의 깜빡임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톈쉐 교수는 이어 "실험 참가자가 눈을 감았을 때 이러한 깜빡이는 정보를 훨씬 더 잘 받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근적외선이 보이는 빛보다 눈꺼풀을 더 잘 뚫고 들어가서 보이는 빛에서 오는 간섭이 적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색깔로 구분하고 색맹도 돕는 '맞춤형 시각' 이 콘택트렌즈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적외선 파장을 각기 다른 색깔의 보이는 빛으로 바꿔 사용자가 더 많은 세부 정보를 알아보게 한다. 예를 들어, 980nm의 적외선 파장은 파란색으로, 808nm는 녹색으로, 1532nm는 빨간색 빛으로 바뀐다. 이러한 색깔 넣기 기능은 적외선 스펙트럼 안의 세부 정보를 더 잘 파악하게 할 뿐 아니라, 특정 파장을 알아보지 못하는 색맹인 사람이 그 파장을 볼 수 있도록 돕는 데 응용할 수 있다. 톈쉐 교수는 "이 기술은 빨간색 가시광선을 녹색 가시광선과 비슷한 색으로 바꿔서 색맹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시력' 상용화 길, 감도 향상이 관건 다만 현재 나온 콘택트렌즈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우선, 망막에 매우 가까이 있어서 빛이 바뀌는 과정에서 광입자가 흩어지면서 미세한 부분을 잡아내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려고 연구팀은 같은 나노입자 기술을 쓴 안경 형태 착용 시스템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더 높은 해상도의 적외선 정보를 알아볼 수 있었다. 또한 현재 렌즈는 LED 광원이 내보내는 비교적 강한 적외선만 감지할 수 있어서, 자연 상태의 약한 적외선이나 물체가 내뿜는 원적외선(열)을 감지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다. 즉, 영화에서처럼 사람이나 동물의 체온을 감지하는 열 영상 시각 기능은 아직 없다. 연구팀은 앞으로 나노입자의 효율과 감도를 더욱 높여 주변의 약한 적외선 빛도 감지하도록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톈쉐 교수는 "재료 과학자들이 더 효율 높은 상향 변환 나노입자를 개발한다면 콘택트렌즈를 써서 주변 적외선을 보는 일이 가능해진다"며 "앞으로 재료 과학자와 광학 전문가와 힘을 합쳐 더욱 정밀한 공간 해상도와 더 높은 감도를 지닌 콘택트렌즈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처럼 적외선 감지 콘택트렌즈는 '초능력 시력'을 향한 인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는 동시에, 보안, 구조 활동에서 비밀 통신, 위조 막는 기술, 색맹 환자를 위한 시각 도움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혁신 2030 주요 프로그램과 중국 국가중점연구개발계획 등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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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6)] 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눈 감아도 보는 '초시력' 콘택트렌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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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검찰, '찌르본 2호 PLTU' 뇌물 사건 수사 의뢰
-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 찌르본 지역의 '찌르본 2호 석탄화력발전소(PLTU)'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 수수 정황이 드러나면서, 한국 검찰이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KPK)에 정식 수사를 요청했다. 한국 측 기업 관계자가 직접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현지매체 트리분뉴스에 따르면 KPK에 의해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은 현대건설의 정헤리(Jung Herry) 인도네시아 총괄지사장이다. KPK는 최근 해당 비리와 관련해 핵심 증인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 대상은 찌르본 리젠시 소속 공무원이었던 리타 수자나 수프리얀티였다. 그는 한때 베베르 소구역장을 지낸 인물로, 앞서 순자야 푸르와디사스트라 전 찌르본 군수의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리타는 5월 27일(화) 자카르타 남부 쿠닝안에 위치한 KPK 본청 '그두웅 메라 프티(Gedung Merah Putih, 붉고 흰 청사)'에서 조사를 받았고, 이튿날인 28일 KPK 대변인 부디 쁘라세뚀는 "찌르본 2호기 건설 당시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증인을 심문했다"며 "이는 한국 검찰의 공식 수사 요청에 따라 이뤄진 절차"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18년 KPK가 순자야 찌르본 전 군수를 대상으로 '현장 체포 작전(OTT)'을 벌이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인허가 과정 전반에서 한국 기업과 인도네시아 고위 공직자 간의 금전 거래 의혹이 포착되며 양국 수사기관의 공조가 본격화됐다. KPK는 이번 주 초인 5월 26일, 정헤리 현대건설 GM을 다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가 법률 대리인과 함께 출석한 것은 2019년 피의자로 공식 지정된 이후 약 6년 만으로, KPK는 정 GM이 인도네시아 국적자라고 밝혔다. 이날 처음으로 그의 실명이 공개됐다. KPK에 따르면 정 GM은 군수 재임 시절의 순자야에게 약속된 100억 루피아(한화 약 9억 원) 중 60억4000만 루피아(약 5억4000만 원)를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공공사업청(PUPR) 소속이었던 가톳 라흐만토를 통해 순자야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KPK는 "찌르본 2호기 PLTU 프로젝트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사건과 관련해 다수의 인물을 조사 중"이라며, "민간 기업 관계자 외에도 당시 찌르본 군수와 발전소 사업자인 PT 찌르본 에너지 프라사라나(PT Cirebon Energi Prasarana, CEP)의 고위 임원들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같은 날, KPK는 CEP의 전 사장 헤루 드와토, 전 대외협력사장 테구 하르요노, 순자야 전 군수를 모두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KPK는 이번 사건을 인도네시아 내 외국 기업이 얽힌 부패 사례 중에서도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 검찰과 KPK의 공조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현대건설의 책임 범위와 법적 대응 수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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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검찰, '찌르본 2호 PLTU' 뇌물 사건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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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도네시아 KPK, '찌르본 2호기 뇌물 의혹' 현대건설 임원 첫 소환 조사
-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KPK)가 현대건설(HEC)의 현지 책임자를 서부자바 찌르본 석탄화력발전소(PLTU 2 Cirebon) 2호기 사업 관련 뇌물 수수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소환했다고 현지매체 블룸버그 테크노즈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KPK는 2025년 5월 26일 자카르타 남부 쿠닝안 소재 본부 건물(Gedung Merah Putih, 그두웅 메라 프티, 붉고 흰 청사)에서 정헤리(Herry Jung) 현대건설 총괄 지사장(GM)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이름이 이날 처음 밝혀진 정헤리 GM은 이날 오전 법률 대리인과 함께 조사에 응했다. 이번 소환은 2019년 그가 피의자로 공식 지정된 이후 약 6년 만에 처음이다. KPK 측에 따르면 정헤리 GM은 인도네시아 국적으로 알려졌다. 정 GM은 2014~2019년 찌르본 군(郡) 군수를 지낸 순자야 푸르와디사스트라(Sunjaya Purwadisastra)에게 약속된 총 100억 루피아(한화 약 9억 원) 중 60억4000만 루피아(한화 약 5억4000만 원)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뇌물은 공공사업청(PUPR) 관계자였던 가톳 라흐만토(Gatot Rachmanto)와 순자야 군수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KPK는 지난 2018년 10월 순자야 전 찌르본 군수를 뇌물수수, 매관매직 혐의로 체포했다. KPK는 "찌르본 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사건과 관련해 여러 인물을 조사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민간 기업 관계자 외에도 당시 군수와 프로젝트 주체 기업인 PT 찌르본 에너지 프라사라나(PT Cirebon Energi Prasarana, CEP) 고위 임원들이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KPK는 CEP의 전 사장 헤루 드와토(Heru Dewanto), 전 대외협력사장 테구 하르요노(Teguh Haryono), 그리고 순자야 전 군수도 함께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KPK는 한국 정부로부터 한국 국적자에 대한 증인 조사 협조를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매체 보이(VOI)는 지난 6일 KPK가 지난 2월 한국 검찰과 협력해 서울중앙검찰청에서 현대건설 전 임원 등 한국인 5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KPK는 그 인물의 구체적인 신원이나 한국 당국과의 수사 공조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KPK 대변인 부디 프라세티요(Budi Prasetyo)는 "양국 간 사법 공조는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소환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사법당국이 정헤리를 체포하거나 인도네시아 측에 인도할 계획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PT 찌르본 에너지 프라사라나는 찌르본 지역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민간 합작법인으로, 해당 사업은 2조 루피아(한화 약 1800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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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도네시아 KPK, '찌르본 2호기 뇌물 의혹' 현대건설 임원 첫 소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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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1)] 영국 누적 가뭄에 낙농업 직격탄⋯"사료비만 2억 원 손실"
- 영국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낙농가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북부 컴브리아 지역에서 낙농업을 운영하는 한 농민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10만 파운드(약 1억 7000만 원)의 손실을 입고 "비가 오기만을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컴브리아주 캐슬캐록(Castle Carrock) 인근에서 세 개의 낙농장을 운영 중인 55세의 로버트 크레이그(Robert Craig) 씨는 약 1500마리의 젖소를 기르고 있다. 그는 최근 기온 상승과 강우 부족으로 초지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자체 생산 사료 공급이 어려워지자, 외부에서 보조 사료를 구매해 급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농장당 약 3만 파운드(약 5564만원) 상당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환경청(Environment Agency, EA)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시작된 건조한 기후는 1956년 이후 약 70년 만에 가장 가물었던 해로 기록됐으며, 일조량 역시 지난 100년간 가장 많았던 해 중 하나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3월은 1836년 이후 네 번째로 건조한 달이었다. 환경청 컴브리아 지역 담당 매니저 피트 마일스(Pete Miles) 씨는 하우스워터 저수지(Haweswater Reservoir)가 가뭄 대응 2단계 '트리거 레벨(trigger level)'에 진입했다고 밝히며, "현재 수위가 앞으로 몇 달간 더 하락할 경우 '가뭄 허가(drought permit)' 발동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가뭄 허가와 가뭄 명령(drought order)은 가뭄 시기 물 자원 관리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부 및 지방 당국이 발동할 수 있는 행정 조치로, 공공 수자원 확보와 생태계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된다. 크레이그 씨는 "이제는 사료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해 트럭으로 외부 사료를 들여와야 하고,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자체 저장 사료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가 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국의 농업계는 기후 변화와 극단적인 날씨로 인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물 자원 확보와 농가 지원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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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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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1)] 영국 누적 가뭄에 낙농업 직격탄⋯"사료비만 2억 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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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서 LG 전기레인지 또 화재⋯피해자 "리콜 제품 결함, LG가 책임져야"
- 미국 코네티컷주 로키힐(Rocky Hill)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가 LG전자의 전기 레인지 제품과 관련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더쿨다운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고 피해자인 에디 홀(Eddie Hall)은 "아이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며 제조사 측의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지 방송사 WFSB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홀의 주택에서 발생한 주방 화재는 LG 프리스탠딩 더블 오븐 전기 레인지(Freestanding Double Oven Electric Range)에서 시작된 것으로, 지역 소방당국 조사 결과 확인됐다. 화재는 레인지 상단에 놓여 있던 피자 박스가 불에 타면서 발생했으며, 이는 전면에 위치한 조절 노브(knob)가 우연히 작동되면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홀은 당시 10대 자녀들이 전기 레인지로 피자를 데우거나, 반려견이 레인지 주변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노브가 의도치 않게 켜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해당 모델은 2023년에 설치된 제품으로, 이미 2024년 2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의 협의를 통해 "사람이나 동물의 우발적인 접촉으로 작동할 수 있어 화재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안전 경고문 부착 조치가 내려진 상태였다. LG 측은 이와 관련해 "전면 노브가 장착된 모델에는 '잠금 기능(Control Lock)'이 내장되어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가열 요소의 비의도적 작동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번 조치는 전통적인 의미의 리콜은 아니며, 보다 눈에 띄는 경고 라벨을 제공해 사용자가 자사 고유의 안전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홀은 "화재 당시 레인지의 잠금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수리 요청을 해둔 상태였다"며 "LG는 분명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국 현지 매체 컨슈머 어페어즈(Consumer Affaires)는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LG전자 전기 레인지 오작동 문제의 핵심은 전면 조작부의 민감성"이라며 "경미한 접촉에도 작동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피해자인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거주하는 짐 반 다이크는 주방 리모델링 중 LG전자 전기레인지를 설치했다. 시공업자들이 레인지 유리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담요를 덮어두었으나, 누군가 레인지에 부딪혀 오작동되면서 담요가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LG 기술자가 상판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었지만, 반 다이크는 레인지 전면 조작부에 유아용 덮개를 설치해 추가 사고를 막았다. 이러한 사고를 계기로 전기 레인지의 안전성 문제와 함께 주방 가전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은 가스 레인지가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 바 있으며,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인덕션 레인지는 가스 레인지보다 최대 3배, 일반 전기 레인지보다 약 10% 이상 에너지 효율이 높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LG를 비롯한 주요 가전업체들은 다양한 인덕션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인덕션 레인지로 교체 시 최대 840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인센티브는 미 행정부와 의회의 예산 결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어, 전문가들은 조기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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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서 LG 전기레인지 또 화재⋯피해자 "리콜 제품 결함, LG가 책임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