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중국 10월 산업·소비 '14개월 최저'⋯투자 부진까지 겹쳐 경기 삼중고
- 중국의 10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이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4.9% 증가해 9월(6.5%)보다 둔화됐으며, 로이터·블룸버그 전망치(5.5%)에도 미달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 증가율도 2.9%로 작년 8월 이후 최저치이며, 5개월 연속 둔화했다. 내수 경기의 핵심 지표로 평가되는 소매판매가 약화한 점은 소비 회복세가 다시 꺾였음을 시사한다. 고정자산투자(1~10월)는 전년 대비 1.7% 감소해 감소폭이 9월(-0.5%)보다 확대됐다. 특히 서비스업·인프라를 포함한 3차 산업 투자가 5.3% 줄었다. 부동산 개발투자도 14.7% 감소하며 경기 압박을 더했다.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5% 떨어져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국 도시 실업률은 5.1%로 소폭 개선됐지만, 당국은 "구조조정 압박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연휴 영향이 일부 수치를 왜곡했지만, 투자 부진 심화는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미니해설] 중국 산업생산·소매판매 약 1년 만에 최저 성장 중국 경제가 하반기 들어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 소비, 투자, 부동산 등 주요 거시지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의 동력이 다시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초 국경절·중추절 연휴가 통계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표 전반의 하락폭은 시장 예상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생산·소매판매 모두 '1년 2개월 만의 최저'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9월(6.5%)보다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주요 기관 예상치 5.5%에도 미달했다. 이는 2023년 8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수출 주문이 9월로 앞당겨졌다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생산 회복세가 둔화된 것은 분명하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글로벌 수요 부진, 대외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소매판매는 2.9% 증가해 2023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5월 이후 5개월 연속 둔화세다. ‘국경절 대목’이 포함됐음에도 소비 반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수 회복 동력이 약해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소비심리가 반등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청년 실업, 소득 둔화,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자산효과 약화 등이 자리한다. 블룸버그가 "2021년 이후 최장기간의 소비 둔화"라고 평가한 이유다. 투자 부진이 경기 둔화의 '핵심 위험요인' 1~10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1.7% 감소하며 감소폭을 크게 늘렸다. 이코노미스트 전망치(-0.8%)를 두 배 넘게 밑도는 수준이다. 상반기까지 플러스를 유지했던 고정투자가 9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10월 들어 하락 폭이 커진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1차·2차 산업은 각각 2.9%, 4.8% 증가했지만 3차 산업 투자가 5.3% 줄며 전체 감소를 이끌었다. 인프라 투자 부진, 부동산 개발 위축, 지방정부 재정 여력 고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핀포인트자산운용 장즈웨이 수석은 "투자 감소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부동산·인프라 투자 약세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EIU는 "소비 중심 모델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투자 부진은 중국 성장 구조에 구조적 부담을 남긴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주택 가격 '이례적 낙폭' 1~10월 부동산 개발투자는 지난해보다 14.7% 줄어 9월(-13.9%)보다 더 악화했다. 신규주택 가격도 전월 대비 0.5% 떨어져 2023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연휴가 포함된 '전통적 성수기(9~10월)'에도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은 시장의 체감 냉각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부동산 안정화를 목표로 한 당국의 정책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업체의 자금난, 미분양 증가, 가계의 주택 구매 의지 약화 등이 지속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부문은 중국 GDP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지만, 침체가 길어지면서 금융·지방재정·소비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휴 효과'로 설명되기 어려운 경기 둔화 일부 기관은 10월 수치가 연휴로 인해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을 언급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공장들이 생산·수출 주문을 9월로 앞당기면서 10월 통계가 왜곡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 감소 확대와 부동산 지표 악화는 '일시적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산업생산·소비·투자 전반이 둔화한 현상은 중국 경제가 구조적 압력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추가 부양책 압력 커져…정책 의존도 높아질 가능성 전문가들은 현재의 둔화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선 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HSBC의 프레드 뉴먼 수석은 "중국 경제는 모든 면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며 "대규모 추가 부양 없이 소비·투자 둔화를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정지출 확대, 인프라 부양, 부동산 금융 완화, 소비 진작 등이 구체적 대응책으로 거론된다. 중국 당국도 "외부 불확실성과 국내 구조조정 압력이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제 운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기존 기조는 유지했다. 다만 정책 대응의 강도와 속도에 따라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 경제
-
중국 10월 산업·소비 '14개월 최저'⋯투자 부진까지 겹쳐 경기 삼중고
-
-
[단독] 코스트코 와인 90만 병 리콜⋯'자발적 파손 위험' 경고
- 코스트코에서 판매된 인기 와인 약 90만 병이 병 자체가 파손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고 미국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F&F 파인 와인 인터내셔널(F&F Fine Wines International·Ethica Wines)은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니처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DOCG(Kirkland Signature Valdobbiadene Prosecco DOCG)' 제품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시행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13일 성명을 통해 '커클랜드 시그니처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DOCG' 유리병 일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CPSC는 해당 제품 일부가 "프로세코 병은 깨지거나 산산조각이 나서 상처가 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리콜은 약 94만1400병에 해당한다. 리콜은 소비자 신고 10건이 접수된 뒤 시작됐다. 이 가운데 1건은 실제 베임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리콜 대상 제품은 녹색 병에 보라색 포일과 보라색 라벨이 부착되어 있으며, UPC 코드 196633883742, 코스트코 상품번호 1879870이 기재된 제품이다. 해당 와인은 2025년 4월부터 8월 사이 미국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켄터키, 미시간, 미네소타, 미주리, 노스다코타, 네브래스카, 오하이오, 사우스다코타, 위스콘신 등 12개 주의 코스트코 매장에서 병당 약 8달러에 판매됐다. 코스트코는 지난 9월 고객들에게 발송한 안내문에서 "미개봉 병이 파손되는 사례가 확인돼 리콜이 진행 중"이라고 고지한 바 있다. CPSC는 소비자들에게 "해당 제품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폐기할 것"을 권고하며, 환불 절차는 제조사인 에티카 와인즈(Ethica Wines)로 문의해 코스트코 전액 환불을 안내받으라고 지침을 밝혔다. 에티카 와인즈는 이날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전액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연락처 정보를 공개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이번 리콜은 코스트코가 자사 고객에게 동일한 제품에 대한 유사한 공지를 발표한지 거의 두 달만에 이뤄졌다. 코스트코는 지난 9월 공지에서 "만지거나 사용하지 않더라도 개봉되지 않은 병이 깨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
- 생활경제
-
[단독] 코스트코 와인 90만 병 리콜⋯'자발적 파손 위험' 경고
-
-
이재용·벤츠 회장 승지원 회동⋯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13일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만찬을 갖는다. 이날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승지원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옛 거처로, 이건희 선대회장이 영빈관으로 사용한 이후 삼성그룹의 주요 인사가 머무는 장소로 이어져 왔다. 이 회장이 하만 인수를 주도하며 전장(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장비) 사업을 육성해온 만큼, 이번 회동에서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디지털 키 등 기존 협력 확대가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오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이노텍 경영진과도 만나 전장·배터리·디스플레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니해설] 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이재용·칼레니우스 승지원 회동 메르세데스-벤츠를 이끄는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으면서 국내 주요 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삼성, LG, HS효성 등 국내 전장·전기차 생태계의 주축 기업들을 연달아 찾는 일정은 한국 기업의 전장 기술 경쟁력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진행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찬이다. 승지원은 단순한 영빈 공간을 넘어 삼성의 '상징적 협력 무대'로 활용돼 왔다. 작년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2019년 SA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등 글로벌 핵심 인물들이 이재용 회장을 이곳에서 만난 바 있다.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문도 이러한 상징적 맥락 위에 놓여 있다. 삼성과 벤츠는 차량용 전장 시스템에서 이미 폭넓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의 자회사 하만은 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에 차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으며, 카 오디오 분야에서도 양사의 협력은 심화돼 왔다. 또한 삼성전자는 차량용 디지털 키,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에서 벤츠와 기술 연계점을 넓혀왔다. 이재용 회장이 하만 인수를 직접 주도했고, 삼성전자·삼성SDI가 전장·배터리 축으로 전기차 생태계에 본격 진입해 있다는 점에서 두 그룹의 대화 내용은 차량용 부품 공급뿐 아니라 장기 파트너십 강화, 차세대 전장 플랫폼 협력까지 폭넓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벤츠가 차세대 전기차 개발 전략을 구조조정 중인 상황에서, 안정적 부품 공급망 확보와 고성능 인포테인먼트·센서 기술 확보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이 승지원에 앞서 LG트윈타워를 찾은 점도 의미가 크다. 이날 회동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 전장 4대 계열사' CEO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는 배터리·디스플레이·차세대 센싱·전장부품을 아우르는 LG그룹의 전기차 밸류체인을 벤츠에 집중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LG와 벤츠의 협력은 20년이 넘는다. LG디스플레이는 2004년부터 벤츠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해 왔고, LG전자 전장사업본부는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커넥티비티 분야에서 벤츠와 공동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의 일부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완성차와의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전장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LG는 벤츠의 글로벌 파트너 가운데 기술적 영향력이 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칼레니우스 회장은 LG 방문 직전 기자들과 만나 "LG는 벤츠의 오랜 강력한 파트너"라며 "기술 협력 강화가 방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장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벤츠가 한국 기술 기반을 전략적 축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HS효성 조현상 부회장과도 면담 일정을 잡았다. HS효성더클래스는 국내 주요 벤츠 공식 딜러사로, HS효성이 최근 모빌리티 분야를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향후 새로운 소비자 서비스·모빌리티 플랫폼 협력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일정을 종합하면, 벤츠가 한국을 향해 보여준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국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 없이는 차세대 전기차·전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인포테인먼트와 반도체·배터리, LG는 배터리·전장·디스플레이, HS효성은 모빌리티 서비스 인프라라는 각기 다른 강점을 제공한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 포트폴리오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전환 로드맵’과 정교하게 맞물리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도 같다. "삼성, LG 모두 전장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일정은 양측에게 전략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벤츠와의 협력 범위는 단순 납품이나 일회성 개발을 넘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전장·배터리·반도체 생태계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는 흐름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한은 한국 자동차·IT 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 산업
-
이재용·벤츠 회장 승지원 회동⋯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
-
-
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 지난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0월 ICT 수출은 23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25.4% 늘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D램·낸드 가격 상승과 AI 서버 중심의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가 수출을 견인했다. 휴대전화는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 판매는 확대됐으나 중국향 부품 수출 둔화로 전체는 11.8% 감소했다. 對대만 수출은 TSMC의 성장세 속에 60% 급증했다. 10월 ICT 수입은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ICT 수출, '역대 10월' 최대⋯전형적인 'AI 사이클' 초기 국면 평가 지난달 ICT 수출이 역대 10월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글로벌 AI 확산과 메모리 업황 회복이 한국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줄었고 주요국 통상환경도 불확실성이 이어졌음에도 수출 규모가 12% 넘게 확대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흐름은 전형적인 'AI 사이클'의 성격을 띤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25.4% 증가했다. 증가세가 8개월 연속 두 자릿수에 달했다는 것은 업황이 회복을 넘어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D램·낸드 가격이 반등했고, 데이터센터 시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출 품목 구조도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 급증은 상징적이다. 10월 대만 수출액은 4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이는 TSMC의 AI 칩 파운드리 생산 확대와 직결된다. 한국의 HBM·DDR5 등 프리미엄 메모리가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하는 글로벌 AI 칩 생태계와 맞물리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고부가 메모리 수출액이 32억 달러로 60% 증가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휴대전화 품목의 감소는 구조적 요인과 단기 요인이 혼재한다.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이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부품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스마트폰 생태계가 둔화되면서 전체 수출액은 11.8% 감소했다. 이는 중국 아이폰 생산 기반의 조정과 현지 수요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품 완성품의 경쟁력은 유지되지만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부품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통신장비는 베트남·인도 중심의 기지국 장비 수요가 늘면서 2.5% 증가했다. 인도 정부의 네트워크 구축 확대 정책과 베트남의 통신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흥국은 ICT 인프라 투자 속도가 빠르고, 장비 교체 주기 또한 짧아 향후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 측면에서는 전체 ICT 수입이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지만, GPU 수입이 725.9%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국내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 시대에 GPU는 곧 '생산설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서버, 데이터센터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인 가운데 GPU 수입이 급증하는 현상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메모리 공급과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양축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흑자를 이어갔다. ICT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다만 품목 편중 우려도 존재한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대외 환경 변화-특히 미국·중국 수요 변동,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 조정-에 따른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번 실적은 AI 투자가 이끄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전형적 초기 국면으로 평가된다. 한국 ICT 수출이 향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전통 ICT 품목의 수요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 IT/바이오
-
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
-
중국 '광군제' 매출 350조원 돌파⋯경기부진 속 소비심리 회복은 '글쎄'
-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雙十一)'가 올해 1조7000억위안(약 35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소비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데이터 분석업체 신툰(Syntun) 자료를 인용해 "올해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 1조4400억위안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행사 기간을 10월 초로 한 달 가까이 앞당겨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소비심리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와 징둥 등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실적 공개를 꺼린 가운데, AI 가전 등 일부 품목이 매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부진과 고실업률, 복잡한 할인 구조에 따른 소비자 피로감이 여전해 '쇼핑 대국'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미니해설] "매출은 늘었지만 온기 없는 축제"…중국 소비침체의 단면 중국 경제가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올해 광군제(11월11일)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차가운 호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통계상 매출은 350조원을 넘겼지만, 현장의 온도는 예전과 달랐다. 올해 광군제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10월 초부터 시작됐다. 알리바바·징둥 등 주요 플랫폼이 조기 세일에 돌입하면서 "길게 끌어 매출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전 국민을 들썩이게 하던 '솽스이(雙十一)'는 더 이상 폭발적 소비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징둥은 주문량이 전년 대비 60% 늘었다고 밝혔지만, 총거래액(GMV)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 역시 매출 집계나 브랜드 순위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 샤오미가 유일하게 290억위안(약 5조9,700억원)의 실적을 공개했지만, 대다수 기업은 구체적인 수치를 감췄다. 과거에는 실시간 거래액을 중계하며 '기록 경신'을 자랑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소비 심리가 식은 이유는 뚜렷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 청년 실업률 급등, 소득 정체가 겹쳤다. 소비자들은 복잡해진 할인 구조와 '쿠폰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며 필수품 위주로 지갑을 열었다. AFP는 "중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쇼핑 축제에 흥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상하이에 사는 29세 장징은 "프로모션이 너무 복잡해 올해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고 말했고, 베이징의 직장인 장스쥔(45)은 "생필품 외엔 큰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기업들도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징둥은 AI 태블릿 매출이 200%, AI 스피커·안경이 10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 가전·자동차 등 '3C 제품(컴퓨터·통신·가전)' 부문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ING의 린 송 이코노미스트는 "보조금이 연말 종료되기 전에 소비가 앞당겨졌을 뿐, 근본적인 소비 회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징둥의 해외 성과다. JD글로벌의 한국·일본·동남아 등 해외 주문량이 두 배 이상 늘었고, 무료배송을 실시한 13개국에서는 매출이 3배 증가했다. 내수 침체를 수출로 상쇄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광군제가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행사이긴 하지만, 중국 소비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입을 모은다. 매출 총액은 커졌지만, 이는 할인 기간 연장과 인위적 이벤트 덕분일 뿐 실질 구매력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때 '세계 소비의 엔진'으로 불리던 중국이 구조적 디플레이션 우려를 안은 채, 광군제의 화려함 뒤에 숨은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
- 경제
-
중국 '광군제' 매출 350조원 돌파⋯경기부진 속 소비심리 회복은 '글쎄'
-
-
10월 취업자 19만명 증가⋯청년층은 16만명 급감, 고용률 18개월째 하락
- 10월 취업자 수가 19만명 넘게 늘며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청년층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3000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과 9월을 제외하면 매달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왔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33만4천명), 30대(8만명)에서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은 16만3000명 줄며 18개월째 하락했다. 제조업(-5만1천명), 건설업(-12만3천명) 등 양질 일자리 부문 부진이 지속됐다. 반면 도소매업(4만6천명)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7만명)은 정부 소비 쿠폰 효과로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 OECD 기준(15~64세)은 70.1%로 각각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청년층 고용률은 44.6%로 전년 대비 1.0%p 하락했다. 실업자는 65만8000명으로 2만명 줄며 실업률은 2.2%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노년·서비스 중심' 고용 증가…청년·제조업 부진, 구조적 양극화 심화 10월 고용시장은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세부적으로는 '노년층 중심, 청년층 침체'라는 구조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취업자 증가폭은 19만3000명으로 6개월 연속 10만명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일자리의 질과 세대 간 격차는 심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청년층(15~29세) 고용 감소다. 취업자 수가 16만3000명 줄고, 고용률이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통적 '양질 일자리' 부문이 위축되면서 청년층의 진입 기회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경력직·수시 채용이 늘며 신입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청년층 비중이 큰 제조업 경기 부진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6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작아 완만한 개선 조짐도 보인다. 반면 건설업은 12만3000명 줄며 18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이 한 달 새 4만명 가까이 확대됐다. '10월 잦은 비'로 인한 현장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고 데이터처는 분석했다. 농림어업 역시 12만4000명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반대로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회복세는 뚜렷했다. 도소매업은 2017년 11월 이후 최대폭인 4만6천명 증가했고,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도 7만명 늘었다.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공연·전시 할인권 지급 등이 소비심리를 자극하면서 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33만4000명)과 30대(8만명)의 취업자 수가 늘며 전체 고용을 지탱했다. 고령층 일자리 확대 정책과 공공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중심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런 '노년층 중심' 고용 확장은 임시·단기 일자리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고용률 지표만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 OECD 기준(15~64세)은 70.1%로 모두 10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노년층·서비스업 중심의 확대가 견인한 결과로, 청년층·제조업 고용 위축이라는 '그림자'를 가리지 못한다. 청년층 실업률은 5.3%로 소폭 하락했지만, '쉬었음' 인구가 40만9000명에 달해 체감 고용은 여전히 냉랭하다. 특히 30대의 '쉬었음' 인구가 2만4000명 늘어 33만4000명을 기록,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찍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육아·가사 비중은 줄었지만 "일을 하지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인구가 늘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잠재인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고용 회복세는 외형적으로는 안정돼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산업·세대 간 불균형이 심화되는 구조다.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제조업 고용 회복, 경력직 편중 완화 등이 병행되지 않는 한 '고용의 질적 회복'은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 경제
-
10월 취업자 19만명 증가⋯청년층은 16만명 급감, 고용률 18개월째 하락
-
-
위키피디아, "AI기업은 무료 수집 중단하고 유료 API 사용해야"
- 세계 최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원칙을 제시했다. 운영 주체인 위키미디어 재단(Wikimedia Foundation)은 10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AI 개발사들은 위키피디아의 콘텐츠를 '책임 있게' 사용해야 한다"며 "무단 스크래핑 대신 유료 API 서비스인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Wikimedia Enterprise)'를 이용하라"고 촉구했다.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는 대규모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선택형 유료 데이터 서비스로, AI 기업이 대량의 데이터를 가져가면서도 위키 서버에 과부하를 일으키지 않도록 설계됐다. 재단 측은 "유료 이용은 단순한 기술적 대가를 넘어, 비영리 조직으로서의 공익적 사명을 지속하기 위한 지원 행위"라고 설명했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위키피디아의 강점은 수십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 편집자 커뮤니티라고 강조했다. 재단 측은 이들은 사이트의 정보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면서 "위키백과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위키미디어 재단은 기술과 법적 지원을 제공하지만 위키백과 콘텐츠를 작성하거나 관리하지는 않고 자원봉사 편집자들이 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간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지식 창출 요소를 제공한다"면서 "현재의 생성 AI 도구는 기존 지식을 종합하거나 요약할 수는 있지만, 위키백과의 자원봉사 편집자들이 매일 수행하는 토론, 논쟁, 합의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최근 AI 기업들이 검색 우회를 위해 인간 이용자로 위장해, 위키피디아 데이터를 수집(scraping)하는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재단은 5~6월 사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AI 봇이 탐지를 회피하며 데이터를 추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인간 이용자의 실제 페이지 조회 수는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위키피디아는 이번 성명을 통해 "생성형 AI가 사람들의 지식을 활용해 결과물을 내놓는 만큼, 기여자에게 정당한 출처 표시와 공로 인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 정보의 신뢰는 출처의 투명성에서 비롯된다"며 "플랫폼들은 정보의 원천을 명시하고, 사용자가 직접 그 원천을 방문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또한 방문자 감소가 자원봉사 편집자 및 개인 후원자의 참여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방문이 줄면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는 자원봉사자의 수가 감소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후원금도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위키미디어 재단은 올해 초 편집자들을 위한 AI 활용 전략을 공개하며, 번역 자동화나 반복 업무의 효율화 등 '편집자 지원용 AI 도구'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재단은 "AI는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지식 확장을 돕는 동반자여야 한다"고 밝혔다.
-
- IT/바이오
-
위키피디아, "AI기업은 무료 수집 중단하고 유료 API 사용해야"
-
-
미국 '닭고기 대체 열풍' 확산⋯물가 부담에 소비 트렌드 급변
- 미국에서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이 닭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제매체 마켓워치(MarketWatch)는 10일(현지시간) "고물가 압박 속에 닭고기 수요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의 닭고기 부문은 회계연도 4분기 조정 영업이익이 4억5700만달러(약 669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반면 소고기 부문은 9천400만달러(약 138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닭고기만이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식품군이었다. 전문가들은 "물가 불안과 소득 양극화가 소비자의 식탁을 바꾸고 있다"며 "닭고기 대체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니해설] 소득 양극화와 고물가의 그림자…'닭고기 르네상스'가 말하는 미국의 민생 닭고기 판매 급증은 단순한 소비 패턴 변화가 아니라, 고물가와 소득 양극화가 미국 가계의 체감 경제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의 대표 식품기업 타이슨푸드가 공개한 실적에서 닭고기 사업은 분명한 수혜를 입었다. 사료비 하락이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자들의 지출 구조 변화에 있다.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고가 단백질 식품 대신, 단가가 낮고 조리가 간편한 닭고기를 택하는 '실속형 소비'가 뚜렷해졌다. 이런 흐름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타이슨푸드의 크리스티나 램버트 최고성장책임자(CGO)는 "고소득층은 여전히 소비를 늘리고 있지만, 다른 계층은 비식품 부문 예산을 식품으로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저소득층이 이미 '생필품 중심 생존경제'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정치적으로도 물가 이슈는 미국 사회의 중심 쟁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법무부에 육가공업체들의 '소고기 가격 담합' 가능성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소 가격은 내려갔는데 포장 소고기 가격은 오르고 있다"며 "뭔가 수상하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생활비' 공세로 성과를 거둔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 역시 '높은 생활비 완화'를 내세워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물가는 더 이상 경제 통계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와 민생의 중심 화두로 떠올랐다. 닭고기의 부상은 고물가 시대의 '소비의 방어 전략'이다. 미국민의 식탁에서 닭고기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물가 안정이 여전히 달성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대응과 기업 간 담합 조사 결과가 향후 식품물가의 흐름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경제
-
미국 '닭고기 대체 열풍' 확산⋯물가 부담에 소비 트렌드 급변
-
-
메타, 1600개 언어 인식 AI '옴니링구얼' 공개⋯저자원 언어 500종 포함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1600개 언어를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모델 '옴니링구얼(Omnilingual)'을 공개했다. 메타 기초AI연구(FAIR)팀은 10일(현지시간) 1천 가지가 넘는 언어의 음성을 문자로 전사할 수 있는 자동음성인식(ASR) 기술을 발표하며 "AI 접근성의 장벽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옴니링구얼은 기존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생성 AI가 고자원 언어에 편중돼 있던 한계를 넘고, 음성-문자 데이터가 적은 언어에서도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저자원 언어(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연구 똫는 기술 지원이 미흡한 언어) 546종 중 36%만이 오류율 10% 미만이었지만, 고자원 언어에서는 95% 이상이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메타는 이 모델에 사용된 70억 개 매개변수의 음성 인코더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350종의 소수 언어 음성 말뭉치(corpus)도 함께 풀었다. [미니해설] AI 언어 격차 좁히는 '옴니링구얼'…저자원 언어 접근성의 실험대 메타가 내놓은 '옴니링구얼'은 AI 기술의 민주화를 겨냥한 시도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구글, 오픈AI 등 주요 기업의 음성인식 시스템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데이터가 풍부한 '고자원 언어' 중심이었다. 반면, 아프리카·남아시아·태평양 섬 지역의 수많은 언어는 AI가 학습할 데이터조차 부족해 기술 발전에서 소외돼 왔다. 옴니링구얼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최소한의 음성-문자 쌍 데이터만으로도 인식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1600개 언어를 커버하며, 그중 500개는 AI 전사(轉寫·한 단어의 발음을 다른 문자 체계로 옮기는 과정)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언어다. 이는 전 세계 언어 다양성 보존과 문화적 접근성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메타가 공개한 성능 평가에 따르면, 저자원 언어의 문자 오류율은 고자원 언어 대비 여전히 높은 편이다. 오류율 10% 미만인 언어 비율이 36%에 불과해 실생활 적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AI가 언어적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FAIR팀은 옴니링구얼을 구성하는 70억 개 매개변수의 음성 인코더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는 AI가 음성을 벡터 데이터로 이해하도록 돕는 기반 기술로, 다른 연구자나 개발자가 이를 활용해 맞춤형 음성 서비스나 언어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한다. 또한 350종의 소수 언어 음성 말뭉치도 함께 풀어 학계·산업계의 연구를 촉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개가 "AI의 다언어 처리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순한 기술 공개를 넘어 언어권별 데이터 품질 개선과 지역 커뮤니티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옴니링구얼은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언어 평등을 향한 '출발점'이다. AI가 더 많은 언어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기술은 진정으로 글로벌이 된다.
-
- IT/바이오
-
메타, 1600개 언어 인식 AI '옴니링구얼' 공개⋯저자원 언어 500종 포함
-
-
AI 인재 5.5년 만에 박사까지⋯정부, 패스트트랙·국가석좌교수제 추진
- 정부가 인공지능(AI) 핵심 인재를 조기 육성하기 위해 학·석·박사 과정을 통합한 '5.5년 패스트트랙'을 신설하고, 정년 없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국가석좌교수제(가칭)' 도입을 추진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모두를 위한 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하며, 내년 초·중·고 및 대학 교육에 총 1조4천억 원을 투입해 AI 인재 양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AI 전형을 확대하고, 3개 거점 국립대를 AI 거점대학으로 선정해 300억 원을 지원한다. 또 기업과 협력해 산업학위제·사내 대학원 설치를 추진하고, 직업계고를 AI 중심으로 재편한다. 최 장관은 "AI 인재 양성은 국가 생존전략의 핵심"이라며 "AI 전환 시대를 주도할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AI 인재 양성은 국가 생존 전략" 정부가 인공지능(AI) 핵심 인재를 조기에 길러내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대적 교육 개혁에 나선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통합해 5.5년 만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신설하고, 최고 수준의 석학이 정년 제한 없이 연구할 수 있도록 '국가석좌교수제(가칭)'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하며 "AI 인재 양성은 단순한 산업 지원이 아닌 국가의 생존 전략"이라며 "AI 전환(AX) 시대를 주도할 인재를 체계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학·석·박사 5.5년 통합과정 신설 정부는 기존에 8년 이상 소요되던 학사~박사 과정을 5.5년 만에 마칠 수 있는 'AI 패스트트랙'을 마련한다. 우수 인재들이 20대 초반에 산업계나 연구 현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의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정년퇴직 이후 세계 유수 대학으로 유출되는 석학 문제를 막기 위해 정년 제한 없이 연구와 강의를 지속할 수 있는 '국가석좌교수제'를 도입한다. 국공립 및 사립대의 65세 정년 규정을 완화해, 최고 수준 교원이 지속적으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거점 국립대 AI 허브로 육성 AI 산업이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지역 간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해, 정부는 지방 거점 국립대를 AI 연구 중심 대학으로 집중 육성한다. 내년 3개 대학을 선정해 300억 원을 투입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구 인프라 구축과 AI 단과대학 설립을 지원한다. 또 지역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AI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여러 지방대가 연합해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연합 연구단'을 BK21(두뇌한국21) 사업에 신규 도입한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 고급 기술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조4천억 원 투입…초·중·고부터 AI 교육 강화 교육부는 내년 한 해 동안 AI 인재 양성에 총 1조4000억 원을 투입한다. 초·중등 교육에는 9000억 원, 고등교육에는 5000억 원이 각각 배정된다.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AI·소프트웨어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현재 14개교에서 내년 27개 전체 학교로 확대하고, AI 역량 중심의 입학 전형도 신설한다. AI 교육을 집중 운영하는 'AI 중점학교'는 올해 730곳에서 2028년 20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 학교는 정보 교과 시수를 늘리고, AI 진로 체험과 프로젝트형 수업을 강화한다. 또한 초·중학교 과학실을 '지능형 과학실'로 전환해 현재 60% 수준에서 2027년까지 100%로 확대한다. 직업계고와 마이스터고도 AI 중심으로 재편된다. AI 교과목 채택 비율을 2030년까지 50%로 높이고, 매년 7개교씩 ‘AI 특화 마이스터고’를 새로 지정해 2030년까지 총 35개교를 육성한다. 산업과 연계된 교육혁신…산업학위제 도입 산업 현장 수요에 맞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는 계약학과 및 계약정원제를 확대한다. 기업이 직접 AI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사내 대학원 설립을 장려하고, 현장에서 수행한 연구개발 성과를 학위로 인정하는 '산업학위제'도 신설한다. 또 교원 확보율 100% 또는 국공립대 전임교원 70% 이상 충족 시 대학 정원을 증원할 수 있도록 하고, 지방대학 대학원은 별도 요건 없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AI 교육, 전 국민으로 확대 정부는 초·중·고 학생뿐 아니라 대학생, 성인, 재직자 등 전 세대가 AI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생애주기형 학습 체계를 구축한다. 비전공 대학생에게는 AI 기본소양 강좌를 개설하고, AI 윤리 및 융합 교양 강의를 30개 대학에 지원한다. 성인 학습자를 위한 'AID(Artificial Intelligence & Digital) 집중과정'을 확대해 직무 관련 AI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고, 30세 이상 학습자에게는 '디지털 평생교육이용권'을 확대 지급해 경제적 부담 없이 재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 AI 강국 도약 위한 국가 전략 교육부는 이번 정책을 통해 인재 부족으로 지적된 한국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토터스(Tortoise)가 발표한 '2024 글로벌 AI 지수'에서 한국은 종합 6위를 기록했지만, 인재 부문에서는 13위에 그친 바 있다. 최교진 장관은 "AI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자 생존 전략"이라며 "AI 교육을 국민 모두의 기본권으로 만들고, 연구자와 산업인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AI 인재 양성을 국가적 아젠다로 격상시킨 것으로, 향후 AI 산업 육성 전략 및 교육 개혁의 중장기 로드맵과 연계될 전망이다.
-
- IT/바이오
-
AI 인재 5.5년 만에 박사까지⋯정부, 패스트트랙·국가석좌교수제 추진
-
-
[단독]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쏘렌토 '스페어타이어 오장착' 리콜
- 기아의 미국 주력 SUV 모델인 텔루라이드(Telluride)와 쏘렌토(Sorento)가 스페어타이어 오장착 문제로 소규모 리콜에 들어간다. 이번 리콜은 2022년에 이어 동일한 사유로 발생한 두 번째 사례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기아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형 텔루라이드와 2026년형 쏘렌토 일부 차량에서 차량 표기 스펙과 다른 규격의 예비타이어가 장착된 사실이 확인돼 리콜을 실시한다고 오토블로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차량은 지난 8월 말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물량으로, 단 하루 동안 한 조립라인 근로자가 잘못된 사이즈의 타이어를 장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는 "해당 문제는 설계 결함이 아닌 단순한 작업자 실수에 따른 준수(컴플라이언스) 오류"라고 밝혔다. 다만 잘못된 크기의 예비타이어를 사용할 경우 제동 잠김 방지장치(ABS)나 구동력 제어 시스템(TCS)의 작동에 간섭을 일으켜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는 우편으로 통보받게 되며, 지정된 기아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으로 올바른 예비타이어와 휠 조립체로 교체할 수 있다. 이미 수리비를 부담한 고객은 '일반 보상 프로그램(General Reimbursement Plan)'에 따라 환급받을 수 있다. 기아는 문제 확인 직후 조지아 공장의 생산 공정을 즉시 수정했으며, 이후 생산된 텔루라이드·쏘렌토는 모두 규격에 맞게 조립됐다. 이번 리콜 대상은 총 45대에 불과해 규모는 작지만, 반복된 품질관리 오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아는 2022년에도 동일한 문제로 쏘렌토와 텔루라이드 각각 8대씩, 총 16대에 대한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후속 검사 과정에서 조립라인 근로자가 잘못된 스페어타이어를 장착한 사실이 발견됐다. 미국 내에서 텔루라이드와 쏘렌토는 올해 각각 10만1069대와 8만710대가 판매되며 기아 SUV 판매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판매 실적에 영향을 줄 정도의 결함은 아니지만, 반복된 인적 오류에 대한 품질관리 강화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사례로 평가된다.
-
- 산업
-
[단독]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쏘렌토 '스페어타이어 오장착' 리콜
-
-
트럼프 "관세는 미 번영의 핵심"⋯대법원 향해 '정당성' 재차 주장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논란 속에 미 연방대법원을 향해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기업들이 미국으로 몰려드는 것은 오로지 관세 덕분이다. 미 대법원은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나?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고 적었다. 그는 최근 대법원이 관세 부과의 합헌성 심리에 착수하자 "대통령에게는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은 외국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수 있으며, 의회도 이를 승인했다. 그것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간단한 관세조차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위대한 건국의 아버지들이 염두에 둔 질서가 아니다.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우리가 그들에게는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올린 글에서도 "관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바보다. 미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됐으며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고 주가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01k(퇴직연금) 수익률은 역대 최고치이고, 미국은 수조 달러를 벌고 있다"며 "곧 37조 달러에 이르는 부채 상환을 시작할 것이며, 공장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고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최소 2000 달러의 배당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해당 구상에 대해 직접 논의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2000 달러의 배당금은 세금 감면 등의 여러 형태로 제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팁과 초과근무수당 면세, 사회보장연금 감세, 자동차 대출 이자 소득공제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두고,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담긴 감세 조치가 실질적인 배당금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40일째 이어지는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와 관련해 "공화당은 필리버스터를 폐지하고 셧다운을 끝내라"며 "민주당은 기회를 잡는 즉시 그렇게 할 것이다. 훌륭한 정책을 통과시키고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라. 어리석은 정당이 아니라 현명한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상원의 '60표 룰'을 무력화해 공화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
- 경제
-
트럼프 "관세는 미 번영의 핵심"⋯대법원 향해 '정당성' 재차 주장
-
-
트럼프 "관세 패소 땐 미국 파괴적 결과"⋯대법원 심리 초긴장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추진한 관세 부과 정책의 적법성을 둘러싼 대법원 심리를 두고 "패소한다면 미국에 파괴적(devastating)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 합의를 발표한 뒤 "이번 재판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며 "관세는 우리나라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자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 덕분에 유럽연합(EU) 9,500억달러, 일본 6,500억달러, 한국 3,500억달러 규모의 무역 합의를 성사시켰다"며 "관세가 없었다면 이런 돈은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미국의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위헌으로 판단할 경우 정부가 기업들에 1,000억~2,000억달러(약 140조~280조원)를 환급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니해설] 대법원 관세 심리, '트럼프 경제정책의 정당성' 시험대에 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이라 규정한 관세 적법성 심리는 단순한 행정소송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전략 전반에 대한 헌법적 판단의 시험대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 법은 원래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허용하지만, 무역 보복이나 산업 보호를 위한 '경제 수단'으로까지 확장된 것은 이례적이다. 전날 열린 대법원 구두변론에서는 보수 성향의 일부 대법관까지 트럼프 정부의 해석에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이런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했다면 환급 절차가 엉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IEEPA를 근거로 징수한 관세 규모는 최대 2,000억달러에 달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USTR)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패소 시 일부 원고 기업들은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며 "법원과 함께 환급 일정과 권리 관계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부과된 관세가 위법하거나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행정소송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번 소송에서 정부가 패소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세를 납부한 기업들 중 일부가 환급 청구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월가에서는 벌써부터 법적 권리를 사고파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관세 환급금이 1000억달러를 넘는 대형 사건이 되면,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의 회계 부담은 물론 달러화 안정성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이 관세 권한을 빼앗으면 미국은 외국의 관세 공격에 무방비가 된다"며 관세를 '국가 안보 수단'으로 규정했다. 이어 "관세를 통해 수조 달러를 벌어들였고, 이를 잃으면 그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관세 정책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 한국, 일본, EU 등과 대규모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상호관세를 인하하는 대신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고,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처럼 트럼프식 '관세 외교'는 단순한 무역 정책이 아니라 투자 유치와 고용 창출을 병행하는 보호무역형 성장 모델로 작동해왔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대통령의 권한 남용'으로 판단한다면,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는 전날 변론에 대해 "우리는 매우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플랜B는 필요하다"고 언급해 패소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재판은 단기적으로는 재정 리스크, 장기적으로는 미 행정부의 경제 주권 범위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관세 환급이 현실화되면 행정부 재정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향후 대통령이 관세를 외교·안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법적 제약이 커질 수 있다. 반면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향후 '관세를 통한 협상'이 미국 통상정책의 주류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으로도 이번 재판은 내년 대선 국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보다 물가를 더 잘 관리했다"고 주장하며 월마트 통계를 인용해 "추수감사절 식비가 작년보다 25%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물가 관리에서 끔찍한 실패를 했다"며 "소고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 가격이 내려갔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은 경제를 정치 무기로 삼아온 트럼프 행정부의 정당성을 가를 분수령이다. 패소 시 수천억달러의 환급 부담이 발생하지만, 승소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한 국가 재건'이라는 자신의 통상 비전을 재차 강화할 명분을 얻게 된다. 미국의 관세 전쟁이 법정으로 옮겨온 지금, 대법원의 판단은 향후 글로벌 무역질서의 향배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
- 경제
-
트럼프 "관세 패소 땐 미국 파괴적 결과"⋯대법원 심리 초긴장
-
-
테슬라, 차세대 AI 칩 삼성·TSMC서 생산⋯머스크 "반도체 공장 직접 짓겠다"
- 테슬라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를 삼성전자와 TSMC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머스크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AI5는 기본적으로 네 곳에서 제조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TSMC의 대만, 텍사스, 애리조나 공장을 거론했다. 그는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결국 테슬라가 자체 반도체 제조시설, 이른바 '테라 팹(Tera Fab)'을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TSMC와 삼성으로부터 생산된 칩을 모두 구매하기로 합의했지만, 생산 속도가 테슬라의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AI5 생산 이후 1년 안에 동일한 시설에서 AI6으로 전환해 성능을 두 배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으며, AI5가 엔비디아 블랙웰 칩 대비 전력소모는 3분의 1, 가격은 10%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테라 팹' 선언, AI 반도체 산업 지형 흔든다 일론 머스크가 직접 반도체 공장 설립을 언급한 것은 단순한 생산 효율 논의가 아니라, 전 세계 AI 반도체 공급망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테슬라는 현재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속도를 AI 칩 성능에 맞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AI5와 AI6 칩은 테슬라 차량의 완전 자율주행(FSD) 기능과 로봇 '옵티머스'의 인지 능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이다. 머스크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기능적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력 효율이 뛰어난 AI 칩이 필수"라며 "AI5는 블랙웰 수준의 연산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전력은 3분의 1, 비용은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성능이면서도 저비용·저전력이라는 '테슬라형 AI 칩' 철학을 보여준다. 엔비디아의 범용 GPU가 다양한 고객 요구를 충족해야 하는 구조라면, 테슬라 칩은 오로지 자체 자율주행 알고리즘에 맞춰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함께 주총 무대에 올라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선보여 주주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머스크가 삼성전자와 TSMC를 함께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테슬라는 양사로부터 병행 공급 체계를 구축해 AI 칩 확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은 전력 효율에 강점을 갖고 있어 테슬라의 설계 방향과 맞닿아 있다. 반면 TSMC는 안정적 수율과 대규모 양산 능력에서 우위를 점한다. 머스크가 "네 곳에서 제조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대만을 동시에 언급한 것은 글로벌 분산 생산 체계의 현실적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공급 안정'에 방점을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심은 '테라 팹'이다. 머스크가 직접 "테슬라가 자체 칩 공장을 지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것은 AI 반도체의 내재화를 의미한다. 만약 테슬라가 자율주행·로봇용 AI 칩을 자체 생산하게 되면, 이는 전통적인 차량 제조사에서 반도체 설계·제조까지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테크 제조사'로의 진화를 뜻한다. 이는 엔비디아·TSMC 중심의 현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선언이다. 머스크는 "AI5 생산 시작 후 1년 내 AI6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초고속 세대 교체 전략을 예고했다. 이는 기존 파운드리 모델로는 따라잡기 어려운 속도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AI5→AI6' 전환 주기가 12개월로 단축될 경우, 향후 자율주행차 및 로봇 시장에서 연산력 경쟁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의 발언은 또한 AI 반도체 전쟁이 더 이상 엔비디아와 AMD의 경쟁 구도로만 볼 수 없음을 보여준다. 테슬라가 직접 칩 설계와 생산에 나설 경우, 기존 클라우드·서버 중심의 GPU 시장이 자율주행과 로봇 중심의 '엣지 AI' 시장으로 확장되며 산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머스크는 옵티머스 로봇의 연간 생산 목표를 100만대로 제시하며 "대당 약 2만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AI 칩의 효율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목표다. 또한 그는 내년 4월부터 자율주행 전용차 '사이버캡' 생산에 들어가고, 전기트럭 '세미'와 차세대 스포츠카 '로드스터'도 연이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발언은 테슬라가 '전기차 기업'을 넘어 'AI 반도체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선언이다. 삼성전자와 TSMC가 그 변곡점의 중심에 서 있으며, 머스크의 '테라 팹'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판도는 새로운 경쟁의 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
- IT/바이오
-
테슬라, 차세대 AI 칩 삼성·TSMC서 생산⋯머스크 "반도체 공장 직접 짓겠다"
-
-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FIU로부터 352억 과태료⋯역대 최대 규모 제재
-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6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352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는 FIU가 부과한 과태료 중 역대 최대 규모다. FIU는 고객확인의무 위반 약 530만 건, 거래제한의무 위반 약 330만 건, 의심거래 미보고 15건 등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약 860만 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10월 두 차례에 걸쳐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 신원확인 미비, 주소 부적정, 재이행 기한 미준수 등이 확인됐다. FIU는 네 차례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과태료를 확정했으며, 두나무는 "재발 방지를 위해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두나무 가상자산 거래 위반 860만건⋯FIU, 과태료 352억원 부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352억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는 FIU 출범 이후 단일 기관에 부과된 과태료 가운데 최대 규모로,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FIU는 지난해 8월 20일부터 9월 13일, 그리고 9월 27일부터 10월 11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두나무를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AML)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두나무는 고객확인의무 약 530만 건, 거래제한의무 약 330만 건, 의심거래 미보고 15건 등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사례 총 860만 건이 적발됐다. 문제의 핵심은 '고객확인의무' 위반이다. FIU에 따르면, 두나무는 신원정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거나 원본이 아닌 복사본·사진 파일을 제출받은 경우에도 계정을 개설했다. 상세 주소란이 공란이거나 엉뚱한 내용이 기재된 고객도 확인 절차를 통과했다. 재확인 기간 내 고객 정보를 갱신하지 않은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이와 함께 자금세탁 위험도가 높은 고객에게 별도의 거래 제한이나 추가 검증 절차 없이 거래를 허용했고, 재이행 시에도 최초 가입 때 제출된 신분증 사본만으로 확인을 완료한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절차상 허점은 자금세탁이나 불법 송금, 범죄자금 유입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FIU가 특히 엄중하게 판단한 대목이다. '거래제한의무' 위반도 중대했다. 고객확인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가 허용된 사례가 다수 있었고, 의심거래 미보고 역시 문제가 됐다. 법상 수사기관의 영장청구 내용 등으로 자금세탁 정황이 명확히 포착된 경우 의심거래로 보고해야 하지만, 두나무는 일부 거래를 FIU에 보고하지 않았다. FIU는 네 차례 제재심의위원회와 두 차례 쟁점검토 소위원회를 거쳐 과태료 352억 원 부과를 최종 의결했다. FIU 관계자는 "최초와 최종 처분 금액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이는 단순한 행정처분을 넘어,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엄중한 조치"라고 밝혔다. FIU는 향후 과태료 부과 사전 통지와 함께 10일 이상의 의견 제출 기간을 두고, 두나무의 소명 내용을 반영해 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제재는 올해 2월 두나무에 대한 영업 일부정지(3개월) 및 이석우 대표이사 문책경고, 준법감시인 면직 등 9명의 신분 제재 통보에 이은 후속 조치다. 당시 현장검사에서는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9개사와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4만4,948건)를 포함해 총 957만 건의 특금법 위반이 적발됐다. 현재 두나무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영업정지 처분의 집행을 일시 정지한 상태다. 업비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실상 '1위 거래소'다. 이번 대규모 제재는 업계 전반에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FIU는 "이번 조치는 단일 기업 제재를 넘어 가상자산사업자 전반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의미"라며 "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나무는 입장문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화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FIU의 이번 결정은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규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 거래소에 대한 사상 최대 과태료 부과는 FIU가 가상자산의 불투명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라며 "향후 타 거래소에 대한 후속 점검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과태료 부과를 넘어, 가상자산 거래의 신뢰와 투명성 확보라는 시장 구조적 과제와 맞닿아 있다. FIU가 강조한 대로 '확고한 자금세탁방지 체계'가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금융/증권
-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FIU로부터 352억 과태료⋯역대 최대 규모 제재
-
-
캄보디아 거점 리딩방 사기단 54명 검거⋯금감원·경찰 첫 해외 공조 수사
- 금융감독원은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온라인 리딩방 사기에 가담한 조직원 54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금감원이 해외 거점 대규모 리딩방 사기 조직을 경찰과 공조해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영국 유명 금융회사를 사칭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가짜 투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해 투자금 명목으로 총 194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은 중국인 총책을 중심으로 번역·상담·모집 등 역할을 세분화해 활동했으며, 금감원은 텔레그램 대화방과 카카오톡 제보를 통해 증거를 수집했다. 금감원은 내부 제보자에게 '불법금융 파파라치' 포상금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제보 포상제 강화를 통해 국민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캄보디아 거점 190억 리딩방 사기, 금융당국·경찰 첫 해외 공조 수사 성과 금융감독원이 해외 리딩방 사기 조직에 대한 첫 공조 수사 성과를 냈다. 6일 금감원은 서울경찰청과 함께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둔 대규모 온라인 리딩방 사기 조직의 국내외 가담자 54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리딩방 범죄가 국경을 넘어 체계적 산업형 형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 "캄보디아에 한국인과 중국인 조직원 500여 명이 상주하며 해외 유명 금융사를 사칭한 리딩방 사기를 준비 중"이라는 내부 제보를 접수했다. 해당 제보는 금감원의 '불법금융 파파라치' 시스템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이후 1년여에 걸친 긴밀한 공조 수사가 시작됐다. 조직의 총책은 중국인으로, 범행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하고 한국 조직원이 이를 번역·수정하는 구조를 갖췄다. 범행은 역할 분담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짜여 있었다. 피해자를 유인하는 상담조, 대포통장과 조직원을 모집하는 관리조, 가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는 기술조 등 세부 조직이 존재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이름, 나이, 투자성향, 보유주식, 투자금 규모를 '장부' 형태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장기적으로 접근했다. 조직은 영국의 유명 금융회사 이름을 도용해 신뢰를 쌓았다. 텔레그램과 SNS 광고를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로 투자자를 유인한 뒤, 온라인 리딩방으로 연결했다. 이후 지속적인 시황 정보 제공과 안부 인사로 신뢰를 확보한 뒤, 가짜 투자 앱을 설치하게 해 '투자금 송금' 명목으로 금전을 빼앗는 방식이었다. 피해액은 약 194억 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텔레그램에서 운영되던 조직의 대화방을 직접 모니터링하며 증거를 확보했다. 리딩방에서 확인된 ID를 추적해 신원을 특정하고, 경찰에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 경찰은 전과기록과 금융거래 내역을 결합 분석해 주요 혐의자들을 특정, 국내외 연계망을 일망타진했다. 수사 과정에서 금감원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별도로 개설해 피해자 제보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증거자료가 서울경찰청에 전달됐고, 경찰은 이를 토대로 총 54명(구속 18명, 불구속 36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범죄단체조직,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이 특정한 이 조직의 한국인 연루자는 총 77명으로, 이 중 해외에 머무는 17명은 여권이 무효화됐고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7월 사이 SNS를 통해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가짜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초기에는 투자 조언을 제공하거나 일부 수익을 보여주며 신뢰를 쌓은 후, 재투자를 권유하다가 갑자기 앱을 삭제하고 연락을 끊는 방식이었다. 경찰은 "단속을 피하려고 3개월마다 회사 이름을 바꿨다"며 "피해자에게 신뢰를 쌓아 더 큰 금액을 투자하게 만든 뒤 한꺼번에 돈을 챙기는, 일명 '돼지도살 수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속임수에 피해를 본 사람들은 주로 40~50대였으며, 아들 결혼자금 3억3000만 원을 모두 잃거나 퇴직금 전액을 날린 사례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내부 제보'가 실질적 수사 단초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감원은 범행 구조와 현지 거점 정보를 제공한 제보자에게 '불법금융 파파라치' 제도의 최우수 포상금 1000만 원을 지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보가 아니었다면 해외에서 은밀히 움직이던 대규모 조직을 적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앞으로 제보 인당 최대 포상금을 대폭 상향해 국민 참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리딩방 사기는 최근 몇 년 새 SNS·메신저를 통한 금융사칭 범죄의 대표적 형태로 자리 잡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리딩방 사기 피해 신고는 2020년 이후 매년 급증하고 있으며, 피해자는 30~60대 중장년층이 다수를 차지한다. 피해자들은 "전문가의 조언으로 주식을 사고판다"는 착각 속에 수백만~수천만 원을 잃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 거점을 둔 조직형 리딩방 범죄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SNS·메신저 기반의 '투자 정보 제공방' 대부분이 불법 리딩방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소비자 경각심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식 금융회사 명의로 투자 제안을 하거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는 대부분 불법"이라며 "투자 애플리케이션 설치나 원격 제어 요청은 즉시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조 수사는 해외 현지에서 활동 중인 금융사기 조직에 대해 금감원과 경찰이 실시간으로 공조 체계를 가동한 첫 사례다. 향후 금감원은 캄보디아·태국 등지에 확산된 '리딩방형 금융사기'에 대한 국제 공조를 확대하고, 피해 신고 플랫폼과 보상 체계도 정비할 계획이다. 국경 없는 금융사기 시대, 국내 금융당국의 대응 역시 정보기술 기반의 '디지털 수사'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내부 제보와 공조 수사가 결합할 때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
- 경제
-
캄보디아 거점 리딩방 사기단 54명 검거⋯금감원·경찰 첫 해외 공조 수사
-
-
중국 10월 서비스업 PMI 52.6⋯확장세 유지했지만 경기 둔화 신호
- 중국의 10월 서비스업 경기가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확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S&P글로벌)이 5일 발표한 중국의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9월(52.9)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 52.5에 부합한다. 루이팅거우 지수는 민간·수출 중심 기업의 경기 흐름을 잘 반영하는 '차이신 PMI'로, 기준선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이번 결과는 10월 연휴 기간 소비와 여행 증가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졌으나, 고용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니해설] 중국, 10월 서비스업 소폭 둔화 중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탄력은 한풀 꺾였다. 5일 발표된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전월(52.9)보다 0.3포인트 낮았다. 여전히 기준선(50)을 웃돌아 경기 확장을 의미하지만, 회복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지표는 중국 민간 조사기관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S&P글로벌)이 공동 발표한 것으로, 과거 ‘차이신 PMI’로 불리던 민간 경기지표다. 공공부문 중심의 국가통계국 PMI보다 민간·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의 경기 흐름을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중간값(52.5)과 거의 일치한 이번 수치는, 중국의 경기 흐름이 안정세를 보이면서도 성장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10월 연휴(국경절) 기간 소비와 여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며 서비스업 수요를 지탱했지만, 근본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서비스업 기업활동지수도 9월 50.1에서 10월 50.2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내수 경기의 회복이 여전히 불안정하며, 소비심리가 완전히 살아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루이팅거우의 10월 종합 PMI는 51.8로 전월(52.5)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1일 발표된 제조업 PMI(50.6)가 수출 둔화로 하락한 여파가 서비스업 전반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루이팅거우 창업자 야오위는 "고용 축소와 수익성 악화가 여전히 서비스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용 유지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가계의 소비 여력도 약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 정부의 재정 악화가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국가통계국 자료에서도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신규 주문지수가 각각 하락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불안을 반영했다. 중국 정부는 향후 2026∼2030년을 아우르는 5개년 경제계획에서 제조업 및 기술 자립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수와 소비 진작을 통한 서비스업 활성화 없이는 성장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기술 산업 중심의 공급 측면 개혁만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소비 회복이 어렵다"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진작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해외 수요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도 중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제조업 PMI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수출 감소가 꼽힌 만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중국 내 서비스 수요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PMI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즉각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국무원 차원의 소비 확대 정책, 지방 정부의 인프라 프로젝트 확대, 부동산 금융 완화 조치 등 점진적인 지원책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내부에서는 서비스업이 고용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서비스업 둔화는 단순한 산업 문제를 넘어 사회 안정과도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젊은층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서비스업의 고용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경기 회복의 속도는 더욱 늦춰질 수 있다. 이번 10월 지표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확장세의 질적 안정성은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서비스업의 완만한 성장과 제조업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향후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의 균형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경제
-
중국 10월 서비스업 PMI 52.6⋯확장세 유지했지만 경기 둔화 신호
-
-
'C뷰티' 약진에도 역직구 7.8%↑⋯온라인 수출 4분기 연속 성장
-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거래액이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중국 내 '차이나뷰티(C뷰티)' 열풍의 영향으로 중국향 판매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가 3일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역직구 거래액은 694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8%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상승이지만 증가율은 1분기(29.6%)와 2분기(16.5%)보다 둔화됐다. 지역별로는 중국(2503억 원)이 가장 많았고, 미국(1864억 원), 일본(1614억 원) 순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전년 대비 11.6% 줄며 3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면 미국(28.1%)과 일본(16.0%), 아세안(16.4%)은 증가했다. 데이터처는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의 현지 브랜드 대체가 확대되면서 온라인 면세점 중심 판매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K뷰티 주춤'에도 역직구는 4분기 연속 증가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거래가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수출 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역직구 거래액은 69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2024년 4분기 이후 1년간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온라인 기반 수출의 구조적 확장세가 확인됐다. 다만 증가율은 1분기 29.6%, 2분기 16.5%에서 다소 둔화돼, 기저효과와 주요국 소비 둔화의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판매 급감…'C뷰티' 약진이 주된 요인 지역별로는 중국이 2503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36%)을 차지했지만, 전년보다 11.6%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7.6%) 이후 3분기 만의 감소 전환으로, 중국 내 'C뷰티(China Beauty)' 브랜드 부상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K뷰티 대신 자국 브랜드 화장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면세점·온라인몰을 통한 화장품 역직구 거래액이 특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플로리스(Florasis)',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 등이 현지 플랫폼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한국 제품이 차지하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美·日·아세안은 여전히 견조 중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의 판매는 오히려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은 1864억 원으로 28.1%, 일본은 1614억 원으로 16.0%, 아세안 지역은 16.4% 각각 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K-패션, 생활용품, 디지털기기 수요가 견조했고, 일본에서는 프리미엄 스킨케어와 뷰티 소형가전의 판매가 꾸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소비시장 구조 변화와, 한국 중소 브랜드의 직접 수출 채널 다변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해외 직구는 11분기 연속 상승 역직구 증가세와 더불어 해외 직구(해외 직접구매) 거래액도 11분기 연속 증가했다. 3분기 해외 직구 거래액은 2조12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특히 중국 직구액이 1조4141억 원으로 전체의 66.6%를 차지하며 압도적이다. 데이터처는 "중국계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Temu) 등을 통한 의류·식료품 등 소액구매가 크게 늘었다"며 "저가 직구 확대가 통계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3,479억 원으로 16.0% 감소해, 환율 부담과 배송비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23조8천억 원 '사상 최대'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전체 규모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9월 온라인(PC+모바일) 거래액은 23조79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3%(2조7993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이며, 월간 거래액이 23조 원을 넘어선 것은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상품군별로는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136.4%)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테슬라가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통해 신형 모델 인도량을 크게 늘린 것이 주효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9069대를 판매하며 3개월 연속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음·식료품(17.7%) 등 생활밀착형 품목도 꾸준히 증가하며 '온라인 장보기'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모바일 쇼핑 비중 75.9%…다소 하락 9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8조552억 원으로 전년보다 11.0% 늘었다. 다만 전체 온라인 거래액 대비 비중은 75.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포인트 줄었다. 이는 일부 고가품 및 대형 가전, 자동차 등에서 PC 중심 결제 비중이 소폭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K뷰티 부진' 속에서도 온라인 수출 구조는 견조 전문가들은 "C뷰티 확산으로 중국 판매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아세안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직구 시장에서는 중국계 플랫폼 중심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글로벌 경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분기 통계는 중국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온라인 수출 구조가 점진적 회복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중소 브랜드가 K-콘텐츠, SNS를 활용해 미·일·동남아 소비자를 직접 공략한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중국 리스크를 완화하고 해외 플랫폼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는 것이 지속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생활경제
-
'C뷰티' 약진에도 역직구 7.8%↑⋯온라인 수출 4분기 연속 성장
-
-
중국 10월 민간 제조업 PMI 50.6, 전달보다 0.6p 하락
- 중국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3일 민간 조사기관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S&P글로벌)이 발표한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6으로 9월(51.2)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50.9)를 소폭 밑돈 수치다. 루이팅거우 PMI는 중소·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 경기지표로, 국가통계국의 공식 PMI보다 실물 체감경기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PMI는 49.0으로, 7개월 연속 기준선(50) 아래 머물렀다. 이번 조사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100% 부과를 예고한 시기와 겹친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부 관세 완화 조치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 휴전’이 중국 수출과 성장세 회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해설] 중국 제조업 PMI, 7개월 만에 확장세 둔화 중국 제조업의 회복세가 다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조사기관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S&P글로벌이 3일 발표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의 51.2에서 0.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50.9)를 밑돌았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 설문을 통해 생산, 고용, 신규 주문 등 제조업 전반의 경기 흐름을 진단하는 지표다.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 국면으로 판단한다. 민간지표마저 둔화…경기 모멘텀 약화 확인 이번 수치는 중국 제조업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민간 PMI인 루이팅거우 지수는 중소 제조업체 및 수출 중심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반영하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미세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앞서 국가통계국이 10월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는 49.0으로 9월(49.8)보다 0.8포인트 떨어져, 7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즉, 대형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며, 민간 제조업조차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기의 회복력 둔화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무역 불확실성과 장기 연휴 영향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10월 PMI 둔화는 단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8일간 국경절 연휴로 공장 가동일수가 줄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100%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이 기업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펜타닐 관세' 인하를 포함한 부분적 무역 완화 조치를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상징적 수준의 휴전"으로 본다. 미·중 간 근본적인 통상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원자재 구매와 신규 고용 확대를 보류하는 등 신중한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부양에도 '정책 피로감' 중국 정부는 지난 몇 달간 부동산 시장 부양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했으나, 실물 경기로의 파급력은 미미했다. 씨티그룹은 "단기적 경기부양보다는 점진적인 정책 지원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올해 내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통한 재정 확대와 유동성 공급을 병행하고 있지만, 소비·수출 둔화로 총수요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요 위축, 미국과 유럽의 금리 고착,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국 제조업의 외부 수요 기반이 좁아지고 있다. "무역 휴전 효과는 제한적"…수출 반등은 시기상조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 발언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수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구조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이미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진국의 AI·반도체·배터리 산업 중심 리쇼어링(국내 회귀) 기조가 강화되면서, 중국 제조업의 수출 의존 모델이 근본적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첨단산업으로의 구조 전환과 내수 기반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성장률 5% 유지가 올해 최대 과제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소비 부진과 투자 둔화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민간 PMI가 둔화한 것은 경기 반등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신호로 해석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은 보고서에서 "중국 제조업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신규 수주와 고용의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정책 대응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 심리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AI·신에너지 중심의 산업 재편 불가피"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단기 부양책보다는 산업구조 전환과 기술 자립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은 이미 AI, 반도체, 신에너지, 전기차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제조업 체질 개선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단기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아, 당분간 '느린 회복'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제조업의 확장세 둔화는 단기적 요인 외에도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 인건비 상승, 부동산 부채위기 등 복합적 압력이 제조업 경쟁력을 제약하고 있다. 향후 중국 정부가 선택할 해법은 명확하다. 단기 부양 대신 정책 일관성과 혁신 산업 중심의 구조 개혁, 그리고 민간 신뢰 회복이다. 중국 경제가 이를 통해 다시 안정적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지, 세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 경제
-
중국 10월 민간 제조업 PMI 50.6, 전달보다 0.6p 하락
-
-
11월 전국 아파트 분양 3만6,642가구, 작년 대비 24%↑
- 전국 아파트 분양 시장이 이달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직방은 3일 "11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이 총 3만6642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2만9462가구)보다 24%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중 일반분양 가구는 2만3396가구로 21%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비중이 74%에 달했다. 경기 2만437가구, 인천 5364가구, 서울 1230가구 등 수도권만 2만7031가구로, 지방(9611가구)의 세 배 수준이다. 수도권 29개 단지 중 7곳(24%)은 규제지역, 22곳(76%)은 비규제지역으로 집계됐다. 비규제지역 물량은 1만8247가구(68%)로, 규제지역(8,784가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직방은 "금융규제 강화로 청약 문턱이 높아지며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전국 분양 물량, 1년 만에 24% 급증 11월 전국 아파트 분양 시장이 본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만6642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2만9462가구)보다 24% 증가했다. 일반분양 가구만 놓고 봐도 2만3396가구로, 1년 전보다 21% 늘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공급 일정이 본격 재개되는 흐름이다. 특히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일정이 빠르게 진행되며 물량이 크게 늘었다. 수도권이 74% 차지…"지방보다 세 배 많아" 이번 달 분양 물량의 74%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2만437가구 ▲인천 5364가구 ▲서울 1230가구로 수도권만 2만7031가구에 달했다. 반면 지방은 9611가구로, 수도권의 3분의 1 수준이다. 수도권 29개 분양 단지 중 7곳(24%)은 규제지역, 22곳(76%)은 비규제지역에 속한다. 물량 기준으로는 비규제지역이 1만8247가구(68%)로 규제지역(8784가구)의 두 배 이상이다. 비규제지역은 대출 한도나 청약 자격 제한이 덜해 수요자 접근성이 높고, 분양 일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서초권' 중심, 경기·인천은 대규모 단지 줄줄이 서울에서는 서초구 '아크로드서초'(1161가구)와 '해링턴플레이스서초'(69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모두 강남권 내 유망 단지로,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경기 지역은 대규모 단지가 다수다. ▲힐스테이트광명11(4291가구) ▲의왕시청역SK뷰파크(1912가구) ▲안양자이헤리티온(1716가구) ▲군포대야미A2(1511가구) ▲북오산자이리버블시티(1275가구) ▲풍무역세권수자인그라센트1차(1071가구) 등이 줄줄이 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공급이 이어진다. ▲포레나더샵인천시청역(2568가구) ▲시티오씨엘8단지(1349가구) ▲인천검단16호공원센트레빌(878가구) 등이 포함됐다. 지방은 ▲부산 동래푸르지오에듀포레(1481가구) ▲천안 두산위브더제니스센트럴천안(1202가구) ▲청주지북B1블록(1140가구) 등 주요 지역 중심으로 공급된다. 규제지역은 신중, 비규제지역은 속도전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묶이면서, 자금 조달 및 청약 자격 조건 강화가 여전히 시장의 변수로 작용한다. 이에 반해 비규제지역은 청약 조건이 완화돼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외곽지역과 인천, 경기 남부권 등에서는 분양 일정을 앞당기거나 청약 경쟁률이 빠르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직방은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이 활발해지는 것은 금융 여건 악화 속에서도 실수요 중심의 선별적 거래가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재편 중…"자금 여력 있는 수요자 중심" 직방은 이번 분양 확대의 배경을 '시장 재편'으로 분석했다. 고금리·고분양가 국면 속에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 중심으로 청약 시장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직방 관계자는 "규제지역 확대와 금융 규제 강화로 청약 문턱이 높아지며, 중산층 이상의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부담이 큰 수요자들은 비규제지역이나 중저가 단지, 면적 조정 등 대체 선택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급 회복세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4분기 들어 분양 물량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 신호이지만, 실수요자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 부동산 연구원은 "정부의 금융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무리한 청약보다는 자금계획을 명확히 세운 실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수렴할 것"이라며 "분양가, 입지, 브랜드 선호도가 당분간 시장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
- 산업
-
11월 전국 아파트 분양 3만6,642가구, 작년 대비 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