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년간 상위 1% 초강력 노이스터, 풍속 증가로 파괴력 20% 상승
  • 해수 온도 상승과 수증기 증가가 원인⋯미 동부 해안 침수·한파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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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마이클 만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80년 동안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Nor'easter)'가 20% 더 강력해졌다. 사진은 2010년 2월 6일,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 불어닥친 '스노마게돈'이라 불리는 이 폭풍은 인디애나주에서 펜실베이니아주를 거쳐 뉴욕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일부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미국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Nor'easter)'가 지난 80년 동안 약 20% 더 강력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대기 중 수증기 보유량이 증가하면서, 이들 강력한 외열대성 저기압(Extratropical Cyclone)의 위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마이클 만 교수 연구팀은 기후 자료에 사이클론 추적 알고리즘을 적용해 1940년부터 현재까지 900건의 노이스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평균 강도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지만, 가장 강력한 상위 1% 폭풍의 경우 최고 풍속이 69mph(시속 약 111km)에서 74mph(약 119km)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단순한 풍속 상승에 그치지 않고, 약 20%의 파괴력 증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지난 7월 14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강력한 노이스터가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은 해안 침수, 눈 폭풍, 한랭 공기 유입 등 동부 해안 지역의 삶과 인프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노이스터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 자주 발생하며, 보스턴, 뉴욕, 워싱턴D.C. 등 인구 밀집 지역을 관통해 심각한 피해와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91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1993년 208명의 사망자를 낸 '세기의 폭풍(Storm of the Century)', 2010년의 '스노마게돈(Snowmageddon)', 2018년 1월의 폭설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이처럼 초강력 폭풍이 증가하는 배경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과 대기의 수증기 보유 능력 증가를 지목했다. 이는 더 많은 수분이 응축되어 강수량을 높이고, 폭풍의 에너지 공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더 강력한 북동풍은 미국 동부 해안 내륙 지역에서 겨울철 한파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북일리노이대 앨리슨 미카엘리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역사적 노이스터 추세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며, "동부 해안 지역의 해수면 상승 및 침수 위험이 실질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기후학자들은 북극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과 아열대 간 온도 차가 줄어들면서, 외열대성 저기압의 전체 빈도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강도 변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스토니브룩대학 해양대기과학부 에드먼드 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기후 모델이 예측한 시점보다 더 이른 시기에 강한 폭풍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래 폭풍 리스크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보고서 말미에서 "앞으로 1993년 '세기의 폭풍'이나 2010년 '스노마게돈'과 같은 초강력 노이스터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심각한 해일, 대설, 극단적 한파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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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4)]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 80년간 20% 더 파괴적⋯기후변화 영향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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