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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300P 반등·S&P 1%⋯유가 진정에 '중동 리스크' 일단 후순위
- 미국 증시가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로 급등하던 유가가 진정되고, 고용·서비스업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 공포를 뒤로 미룬 결과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08포인트(0.6%)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 상승해 주간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6% 급등했다. 시장을 끌어올린 건 기술주, 그중에서도 반도체주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가 각각 약 6% 뛰었고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도 2% 안팎 올랐다. 주초반 시장을 짓눌렀던 중동발 유가 충격과 AI 업종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이 큰 대형 기술주로의 회귀'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유가 급등세가 잦아든 것도 심리 안정에 힘을 보탰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1달러 안팎에서 보합권을 나타냈다(주간으로는 상승폭이 큰 상태).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CNBC 인터뷰에서 페르시아만 원유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발표"를 예고했고, 선박 보험 및 호위(군사적 지원) 방안이 거론되면서 유조선 운항 재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시장이 완전히 안심한 분위기는 아니다. 채권시장은 '유가→인플레이션' 경로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WSJ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09% 수준으로 더 올랐다고 전했다. 디젤 가격 급등도 부담이다. WSJ에 따르면 디젤 선물 가격은 주초 이틀 동안 23% 뛰어 갤런당 3.19달러로 치솟아(2023년 10월 이후 최고) 운송비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빠르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시 지표는 '경기 급랭'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CNBC는 ADP 민간고용이 2월 예상치를 웃돌았고, 비제조업(서비스업) 지표도 예상보다 강했으며 물가 압력은 완화 조짐을 보였다고 전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7주간 경제가 "완만한(slight to moderate)"성장세를 보였고, 고용은 "대체로 안정적"이며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채용이 변함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사례가 12개 연준 관할구 중 4분의 3에서 보고됐다는 점은 인플레이션 불씨로 남는다. 정책 변수도 겹쳐 있다. 베선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글로벌 관세 15%가 "이번 주" 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관세율이 "5개월 내" 대법원 판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통화정책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공식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중동 지정학 리스크의 파급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컸다. WSJ는 해운사들이 안전 우려로 상부 걸프(Upper Gulf) 노선 예약을 중단하거나 우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한국 코스피가 전일 12% 급락한 뒤, 한국 주식 ETF가 2% 넘게 반등했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월가는 '전쟁 헤드라인' 자체보다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와 그것이 금리·인플레이션 경로를 얼마나 자극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주간 기준 유가는 급등했고 금리도 올라 있는 만큼, 반등장이 이어지려면 에너지 쇼크가 물가·성장 전망을 흔들지 않는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전쟁 쇼크'보다 무서운 것은 유가…월가가 보는 진짜 변수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다. 이번 주 뉴욕증시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변수는 군사 충돌 자체가 아니라 에너지 가격이었다. 실제 장세 흐름도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를 넘보자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유가가 80달러 수준에서 안정되자 주식시장은 다시 반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중동 전쟁 자체보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심은 유가→물가→금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만약 이 통로가 장기간 막히면 유가 상승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디젤 가격이다. WSJ에 따르면 디젤 선물 가격은 주초 이틀 동안 23% 급등하며 갤런당 3.19달러까지 올랐다. 디젤 가격은 화물 운송과 농업, 물류 비용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로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은 여전히 긴장 상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4.09%까지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다. 기술주로 돌아온 자금 흥미로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도 반도체 중심 기술주가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섰다는 것이다. 마이크론과 AMD가 6% 상승하고 브로드컴과 엔비디아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단순한 업종 반등 이상의 의미가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크게 두 가지 축 사이에서 움직여 왔다. AI 반도체·빅테크 중심 성장주와 에너지·방산 중심 지정학 리스크 수혜주다. 전쟁 초기에는 방산과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유가 상승세가 멈추자 투자자들은 다시 성장주로 돌아왔다. 이는 월가가 여전히 AI 투자 사이클을 장기적인 핵심 테마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이 보는 '두 개의 리스크' 다만 금융시장이 완전히 안심한 것은 아니다. 지금 월가가 주목하는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 가격의 지속 상승 여부다. 유가 상승이 길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다. 둘째는 정책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글로벌 15% 관세 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연준 베이지북에서도 기업들이 관세 영향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보고가 여러 지역에서 나타났다. 결국 시장의 초점은 전쟁 자체가 아니라 유가와 금리의 방향이다.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변동성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 월가는 전쟁 뉴스보다 브렌트유 가격과 10년물 국채 금리 그래프를 더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 결국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지정학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과 미국 경제의 체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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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300P 반등·S&P 1%⋯유가 진정에 '중동 리스크' 일단 후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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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9)] 땀과 폭염이 지우는 '최후의 심판'⋯기후 변화, 500년 프레스코화 위협
- 기후 변화로 바티칸시국이 미켈란젤로의 거작 '최후의 심판'을 복원한다고 내셔널가톨릭리포터(NCR)이 3일 보도했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제단 뒤편, 미켈란젤로가 그린 거대한 프레스코화 '최후의 심판'은 수세기 동안 인간의 죄와 구원을 응시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작품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종교적 논쟁도, 검열도 아닌 기후 변화와 역대급 대규모 관광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힘이다. 바티칸 관계자들은 "시스티나 성당에는 하루 평균 2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으며 사람들은 숨을 쉬고, 더운 날씨 속에서 땀을 흘린다. 이들의 체온과 습기가 르네상스의 걸작을 조금씩 변색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수년 사이 로마의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는 것. 관람객이 흘리는 땀에서 생성되는 젖산(lactic acid)은 프레스코 표면의 칼슘과 결합해 젖산칼슘(calcium lactate)이라는 염을 만든다. 바티칸 박물관 과학연구소의 파비오 모레시 연구소장은 "이 젖산칼륨 염이 표면에 얇은 흰 막을 형성하면서 색채를 흐리게 하고 명암 대비를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최후의 심판'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집중적인 세척 작업에 들어갔다. 시스티나 성당 제단 주변에 맞춰 특별히 설계된 비계를 설치한 뒤, 복원 전문가들이 미세한 표면 침착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작업은 1990년대의 대규모 복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당시에는 수 세기 동안 쌓인 그을음과 접착 코팅, 먼지 등을 제거해 작품의 원래 색채를 되살리는 작업이었다. 반면 이번 세척은 프레스코의 안료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표면에 축적된 염을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복원팀은 정제된 물과 일본산 특수 한지를 사용해 수용성 염을 천천히 녹여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물에 적신 종이를 표면에 덮어 염을 용해시킨 뒤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켈란젤로가 남긴 원래 안료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표면의 변색만을 제거하기 위한 정밀한 보존 기술이다. 문제는 이 현상이 단순한 시간의 흐름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1994년 복원 당시 시스티나 성당의 연간 방문객은 약 150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연간 600만 명 이상이 성당을 찾는다. 관광객의 급증이 작품 환경을 크게 바꿔 놓은 것이다. 바티칸은 2014년 시스티나 성당에 최신 공조 시스템과 조명 장치를 설치했다. 성당 내부 온도는 섭씨 약 22~24도, 습도는 55~60% 수준으로 유지된다.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붐비는 사무실보다 낮게 관리된다. 그럼에도 성당 안에 한 번에 700~800명이 들어설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인간의 체온과 습기가 완전히 통제되기는 어렵다. 한편, 1533년 교황 클레멘스 7세의 의뢰로 시작돼 1541년 완성된 '최후의 심판'은 시스티나 성당 제단 벽 전체를 덮는 거대한 프레스코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최후의 심판 장면은 출입구 위에 그려져 신자들이 떠날 때 마주하도록 배치된다. 그러나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제단 뒤에 위치해 신자들과, 그리고 오늘날에는 교황 선출을 위해 모인 추기경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당시 이 작품은 근육질의 나체 인물들로 인해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미켈란젤로 사후에는 일부 인물의 나체를 가리기 위해 덧칠된 천이 추가되기도 했다. 이러한 검열의 흔적은 1994년 복원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됐다. 하지만 오늘날 '최후의 심판'이 마주한 위협은 종교적 검열이 아니라 기후 변화와 대중 관광 시대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바티칸 박물관 보존국의 마르코 마지 책임자는 "예방적 보존의 목표는 오늘의 방문객들이 작품을 최상의 상태로 경험하도록 하는 동시에, 그 권리를 미래 세대에게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세기 동안 인간의 운명을 그려온 미켈란젤로의 벽화는 이제 역설적으로 인류가 만들어 낸 새로운 환경 변화와 싸우고 있다. '최후의 심판'이 묘사한 종말의 장면은 여전히 장엄하지만, 그 색채를 지키기 위한 현대의 노력은 기후의 역습이라는 또 다른 시대의 이야기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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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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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9)] 땀과 폭염이 지우는 '최후의 심판'⋯기후 변화, 500년 프레스코화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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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장중 급락⋯S&P 'V자 반등' 보합권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뉴욕증시가 장 초반 급락했다가 낙폭을 크게 줄였다. 유가 급등과 중동 확전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와 유가 고점 이탈이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2일(현지시간) 오후 장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 하락한 6875선에서 등락했다. 장중 한때 1.2%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2% 상승으로 돌아섰고(장중 저점 -1.6%),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6포인트(0.3%) 하락했다. 다우는 한때 6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12%까지 치솟은 뒤 상승폭을 줄였으나 5% 이상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은 6%대 급등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며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제프 킬버그 KKM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선물시장이 이란 충돌에 과잉 반응하며 S&P500이 2026년 저점 부근에 접근했고, 이는 매수 기회가 됐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돼도 강세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 넘게 올랐다. 록히드마틴(약 +3%), RTX·노스롭그루먼(각 +4% 내외) 등 방산주와 엑손모빌·셰브런 등 에너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유가·금리 동시 자극…'인플레 재점화' 경계 중동 충돌은 에너지 시장을 먼저 흔들었다. 브렌트유 선물은 6.7% 급등했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카타르발 LNG 공급 차질 우려 속에 39% 치솟았다. 디젤 선물은 12% 급등해 2022년 초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이 운송·물류 비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를 다시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로 초반엔 채권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유가 급등이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확산되며 금리가 반등했다. WSJ는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다만 장중 유가가 고점에서 내려오자 증시는 숨을 돌렸다.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는 한 실물경제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인식이 반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는 “추가적 확전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기술주 '저가 매수'…강세장 내성 시험 장중 반등의 축은 기술주였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현금흐름이 탄탄한 대형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지정학적 충격 국면에서 ‘캐시 리치’ 기업의 방어력이 부각된 것이다. 웰스파고 자료에 따르면 S&P500은 주요 지정학적 충돌 이후 2주 내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고, 3개월 뒤 평균 1% 상승했다. 이러한 통계가 단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수의 '겉보기 안정'과 달리 내부 온도차는 뚜렷했다. 시가총액 가중지수는 반등했지만 동일가중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소비재·헬스케어는 1% 안팎 하락했고, 메가캡 기술주가 지수를 떠받치는 구조였다. 소프트웨어 '공매도 17년래 최고'…사모신용 불안 지속 독일 도이체방크 리서치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업종의 공매도 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중간값 5%대)으로 치솟았다. 소프트웨어 주가는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25% 아래로 밀려 2022년 기술주 조정기보다 낙폭이 깊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모신용 시장에 대한 경계도 이어졌다. 바클레이스는 블루아울캐피털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소프트웨어 대출 노출과 유동성 제한 이슈가 부담으로 지목됐다. 방산·에너지의 상대적 강세 방산주는 기록적 강세를 보였다. 항공우주·방산 ETF는 사상 최고 종가를 향해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BAE시스템스, 탈레스, 레오나르도 등이 올랐다. 에너지 기업들은 일부 생산자가 향후 생산분을 헤지(가격 고정)했다는 보도 속에 강세를 유지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장 초반 하락했다가 7만달러에 근접하며 6% 이상 반등했다. 금 선물은 1%대 상승했다.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반등이 교차하는 전형적인 '위기 속 순환' 양상이었다.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장기 차질을 빚을 경우 에너지·물가·금리의 연쇄 파급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월가는 역사적 패턴과 대형 기술주의 체력을 근거로 '강세장 유효'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장은 지금, 유가와 확전 신호를 가늠하며 다음 변곡점을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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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장중 급락⋯S&P 'V자 반등' 보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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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 사상 첫 5만 선을 돌파하며 축배를 들었던 뉴욕 증시가 'AI(인공지능)의 역습'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혁신 기술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하던 시장에 "누가 진짜 수혜자인가"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며, 2월 한 달간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1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기술주 전반에 투매가 쏟아진 것은 시장의 온도가 변했음을 시사한다. 이제 투자자들은 수조 원을 쏟아붓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수익성에 냉정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고, 소프트웨어·자산관리 등 AI 대체 위험이 있는 업종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엔와이(BNY)의 존 벨리스 아메리카 매크로 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이제 파괴적 기술의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려는 '사이클 후반부'에 진입했다"며 확신 부족에 따른 제자리걸음을 진단했다. 산업재와 필수 소비재 섹터가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시가총액의 거대한 축인 빅테크의 흔들림은 지수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내주 월가는 고용 지표와 빅테크 실적이라는 이중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6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시점의 최대 분수령이다. 1월의 13만 건 '깜짝 고용'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경제 가열의 신호인지에 따라 '6월 인하론'의 운명이 갈린다. 머피 앤 실베스트의 폴 놀티 전략가는 "1월 지표가 일회성이었다는 우려가 크다"며, 고용 시장이 다시 약세로 회귀할 경우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덮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측면에서는 수요일(4일) 브로드컴 실적이 AI 하드웨어 수요의 건전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5일 개막하는 중국 '양회'의 경기 부양책 강도가 글로벌 시장의 온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파적 성향의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가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7월 이후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는 "AI에 대한 흥분이 일자리와 생산성에 대한 불안으로 전이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내주 월가는 고용의 민낯과 AI의 실익, 그리고 워시 체제의 긴장감이라는 세 파고를 동시에 넘어야 한다. [미니해설] AI 포모(FOMO)에서 '실존적 공포'로…월가는 왜 다시 고용에 집착하나 ① AI의 역습: '모든 배를 띄우던 파도'는 끝났다 지난 2년간 월가를 지배했던 공식은 "AI라면 일단 사고 보자"였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웨어와 금융 서비스 업종에서 나타나는 투매 양상은 이 공식의 파기를 의미한다. 맨 그룹(Man Group)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전략가는 "누가 AI의 희생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AI를 도구 삼아 승자로 부상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하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데이터 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과연 투자 대비 수익(ROI)을 낼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제 시장은 'AI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보다 'AI로 실제 돈을 버는' 기업을 찾기 위해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종 간 수익률 차별화는 다우 5만 시대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② 2월 고용 보고서: '6월 인하'의 생사를 가를 스모킹 건 내주 금요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를 결정지을 '확정적 증거'다. 현재 미국 경제는 탄탄한 소비를 바탕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면에는 노동 시장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퇴임을 앞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AI 도구를 본격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구조적으로 높은 실업률의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시장은 신규 고용이 6만 건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지표가 예상을 하회한다면 시장은 즉각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를 앞당기겠지만, 이는 곧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되어 증시에 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너무 견조하다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함께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의 매파적 행보에 명분을 실어주게 된다. 시장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적당한 온기의 '골디락스' 수치지만, 셧다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되는 이번 지표가 깨끗한 신호를 줄지는 미지수다. ③ 글로벌 변수: 중국 '양회'의 부양책과 아시아의 도약 내주 월가는 미국 내부 지표뿐만 아니라 아시아발 뉴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5일 개막하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베이징 당국이 발표할 경제 성장률 목표치와 재정 적자 규모는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경기 민감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ING는 중국이 성장 목표를 기존 '5% 내외'에서 '4.5% 이상'으로 낮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시장에 '절제된 부양'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과 대만 등 IT 강국들은 독보적인 행보를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측에 따르면 한국의 2월 수출은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6%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기술주의 수익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단에서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하는 지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기 회복 강도가 달러화의 향방과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④ 브로드컴 실적: 반도체 랠리의 '라스트 댄스' 여부 수요일(4일) 실적을 발표하는 브로드컴은 엔비디아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주 실적으로 꼽힌다. 맞춤형 AI 칩(ASIC) 시장의 강자인 브로드컴의 가이던스는 엔비디아발 충격으로 흔들리는 반도체 투자 심리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다. 만약 브로드컴마저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면,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는 3월 내내 지속될 위험이 크다. 반대로 소매 업체인 타겟과 베스트바이가 견조한 소비를 입증한다면, 증시의 무게중심은 기술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는 '섹터 로테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내주 월가는 다우 5만이라는 축배 뒤에 숨은 매파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심판대를 마주하며, 셧다운 이후의 '진실의 순간'을 치열하게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3월 2일(월): 미국·유럽·일본 2월 제조/서비스 PMI, 한국 2월 수출입 지표 3월 3일(화): 미국 JOLTS 구인 보고서, 일본은행 총재 연설 3월 4일(수): 브로드컴 실적, ADP 민간 고용, 호주 4분기 GDP 3월 5일(목): 중국 양회 개막,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타겟 실적 3월 6일(금): 미국 2월 고용 보고서, 미국 1월 소매 판매, 독일 제조업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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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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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4)] 전력 먹는 하마 된 데이터센터, '유리'와 'DNA'로 구원할까
-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Cloud)' 아이콘을 누를 때, 우리는 흔히 하늘에 떠 있는 푹신하고 가벼운 구름을 상상한다. 하지만 현실의 클라우드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그것은 축구장 몇 배 크기의 거대한 창고 안에서, 에어컨이 뿜어내는 매서운 냉기를 맞으며 굉음을 내고 돌아가는 수십만 대의 시커먼 철제 서버(Server)들이다. 우리가 무심코 저장하는 유튜브 영상, 인스타그램 사진, 챗GPT와 나눈 대화들은 모두 이 물리적인 서버의 하드디스크에 쌓인다. 그리고 이 기계들이 과열되어 불타지 않게 식히는 데만 천문학적인 전기가 소모된다. 바야흐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시대, 인류는 지식을 축적할수록 지구가 뜨거워지는 무서운 역설에 직면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고는 섬뜩하다. 현재 전 세계 전력의 1.5%를 먹어 치우는 데이터센터는 불과 4년 뒤인 2030년, 그 수요가 두 배로 폭증할 전망이다. 이때 뿜어져 나오는 탄소 배출량은 약 25억 톤. 미국 전체가 1년 동안 내뿜는 매연의 절반에 육박하는 양이다. 이 거대한 에너지 재앙을 막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은 실리콘과 반도체를 버리고, 가장 원초적인 물질인 '유리(Glass)'와 생명의 설계도인 'DNA'에서 궁극의 해법을 찾고 있다. 아무도 안 보는데 전기를 먹는다? '콜드 데이터'의 딜레마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려면 우리가 생산하는 데이터의 성격을 뜯어봐야 한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의 최대 80%는 '콜드 데이터(Cold Data)'로 분류된다. 당장 오늘 꺼내볼 일은 없지만, 법적 의무나 백업을 위해 지워서는 안 되는 정보들이다. 은행의 15년 전 이체 내역, 병원의 옛날 X레이 사진, 혹은 당신이 10년 전 헤어진 연인과 주고받은 메일함 속 편지들이 모두 콜드 데이터다. 현재 이 콜드 데이터는 대부분 하드디스크(HDD)나 자기 테이프에 저장된다. 진짜 비극은 여기서 발생한다. 하드디스크는 데이터를 그저 '가만히' 쥐고 있는 데도 끊임없이 전기를 먹는다. 테이프 역시 16~25도의 쾌적한 온도를 365일 내내 유지해 줘야 곰팡이가 슬거나 망가지지 않는다. 심지어 10여 년이 지나 수명이 다하면, 데이터를 새 테이프에 옮겨 적고 헌 테이프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과거의 기억을 숨 쉬게 하려고 오늘날의 막대한 에너지를 태우고 있는 셈이다. 영원히 깨지지 않는 기억…유리에 새기는 '5차원(5D) 메모리'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피터 카잔스키(Peter Kazansky) 교수는 투명한 '유리'에서 이 전력 낭비를 멈출 마법을 찾아냈다. 보통 종이에 펜으로 글씨를 쓰면 가로와 세로, 2차원(x, y)으로 정보가 기록된다. 책을 여러 장 겹치면 깊이가 생겨 3차원(z)이 된다. 카잔스키 교수는 특수한 초고속 레이저를 유리에 쏴서 미세한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여기에 빛이 튕겨 나가는 '방향(편광)'과 빛의 '밝기(강도)'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추가했다. 이것이 바로 '5차원(5D)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비유하자면, 하나의 점(Pixel) 안에 글자 하나만 적는 게 아니라, 그 점이 뿜어내는 빛의 색깔과 반짝임의 정도에 따라 수십 권의 책을 압축해서 구겨 넣는 식이다. 이 '메모리 크리스털(Memory Crystal)'의 위력은 엄청나다. CD만 한 5인치 유리판 한 장에 자그마치 360테라바이트(TB)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 고화질 영화 약 7만 편 분량이다. 가장 위대한 점은 '전력 소모가 0'이라는 것이다. 데이터를 새길 때만 레이저를 쏘기 위해 전기가 필요할 뿐, 한 번 새겨진 유리는 전원 플러그를 뽑아도 1만 년 이상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다. 끓는 물에 넣어도,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안전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2017년부터 이 기술을 차세대 저장 장치로 점찍고 '프로젝트 실리카(Project Silica)'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값비싼 특수 유리가 아닌, 집에서 쓰는 내열 오븐용 유리(보로실리케이트)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성공해 상용화의 문턱을 한층 낮췄다. 찻숟가락 하나면 전 세계 데이터를 품는다…'DNA 저장소' 유리와 함께 꼽히는 또 다른 혁신은 놀랍게도 생명체의 유전 정보가 담긴 'DNA'다. 컴퓨터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은 '0'과 '1'의 조합이다. 과학자들은 이 디지털 언어를 DNA를 구성하는 4개의 알파벳(A, T, G, C)으로 번역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예컨대 00은 A, 01은 C, 10은 G, 11은 T로 규칙을 정한다. 그리고 컴퓨터 파일의 0과 1 배열에 맞춰 실제 인공 DNA 분자를 합성해 액체나 분말 형태로 보관하는 것이다. 나중에 데이터가 필요할 때는 유전자 검사를 하듯 DNA 염기서열을 읽어내 다시 0과 1로 번역하면 그만이다. DNA 저장의 가장 큰 무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압축률'이다. DNA 단 1그램(g)에는 무려 215페타바이트(PB)의 데이터가 들어간다. 이론적으로 찻숟가락 하나 분량의 DNA 분말만 있으면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의 정보를 다 담을 수 있다. 또한 매머드 화석에서 수만 년 전 DNA를 추출하듯, 냉각 장치 없이 서늘한 곳에 두기만 하면 수천 년을 버틴다. 자연이 만들어낸 궁극의 USB인 셈이다. 기술의 장벽, 그리고 남겨진 '선택의 문제' 물론 당장 내년 백업을 유리나 DNA에 할 수는 없다. 유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는 아직 기존 하드디스크에 한참 못 미친다. DNA 저장은 데이터를 기록(합성)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과 긴 시간이 든다. 아일랜드 더블린 공과대학의 타니아 말릭(Tania Malik) 교수는 "이 혁신적 기술들이 기존의 저장 장치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상당한 인프라 교체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기술적 한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데이터를 대하는 '태도'다. 우리는 언젠가 완벽한 영구 저장 장치를 갖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매일 쏟아내는 수백억 개의 의미 없는 스팸 메일과 흔들린 사진들까지 영원히, 지구의 에너지를 축내며 보관해야 할까? 데이터 폭증 시대, 과학기술은 무한한 저장 공간을 약속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기술은 인류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후세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가." 유리와 DNA라는 영원의 기록장치 앞에서, 진정으로 걸러내야 할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인류의 정보에 대한 맹목적인 탐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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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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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4)] 전력 먹는 하마 된 데이터센터, '유리'와 'DNA'로 구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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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16회)
- 제16회 희정 씨의 젖가슴은 단단하고 매끄러운 경북 영주 사과 같다. 바디워시 듬뿍 적신 바디타월을 든 오른손으로 미상 씨는 희정 씨의 겨드랑이를 닦고 있다. 그리고 왼손으로는 희정 씨의 어깨를 단단히 부여잡았다. 미상 씨는 지금 자신의 왼손이 폭풍우에 흔들리는 어린 사과나무 가지를 움켜잡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희정 씨의 목과 어깨를 문지르고 견갑골 이쪽저쪽을 지난 바디타월은 미상 씨의 왼손에서 오른손은 자리를 옮겼다. 그 오른손이 희정 씨의 가슴 녘에 다다랐다. 왼쪽 젖가슴을 지나고 오른쪽 젖가슴을 지난 미상 씨의 오른손이 희정 씨 오른쪽 겨드랑이로 옮겨간다. 미상 씨는 줄곧 폭풍우 치는 사과나무 과수원을 생각하고 있다. 이십여 년 전 어느 여름날이다. 과수원은 부석사 아래 사하촌에서 멀지 않은 왕대밭골 깊은 골짜기에 있다. 먹구름으로 뒤덮인 하늘 한쪽에서 가느다란 번개가 찢어지고 우르르 우르르 천둥이 운다. 과수원의 사위는 더욱 컴컴하게 변한다. 원두막에서 잠을 깬 소년은 검은 등을 가진 짐승의 무리와 어울려 웅성거리는 사과나무 과수원을 내려다보고 있다. 수직으로 내려꽂히는 장대비는 짐승의 무리를 화나게 할 것만 같아 안타깝다. 그리하여 다시 바디타월을 넘겨받은 미상 씨의 왼손은 희정 씨의 오른쪽 쇄골 위에서 멈추었다. "불편하지 않으신가요?" 불편하대도 어쩔 수 없다. PVC 간이욕조는 희정 씨의 온몸을 담글 만큼 깊었으나 다리를 쭉 펼칠 만큼 넉넉한 길이가 아니다. 희정 씨는 수건으로 머리를 동이고 그리고 눈을 감고 있다. 수시로 말을 걸고 또 명령을 내리는 미상 씨의 요구에 희정 씨는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다. 앞뒤로 몸을 젖히기도 하고 숙이기도 해야 하지만 희정 씨의 몸은 그럴 능력이 없다. 팔을 쳐들지도 못한다. 미상 씨는 이제 욕조 곁 타일 바닥에 무릎을 꾼 자세로 희정 씨의 오른쪽 팔뚝을 문지르고 있다. "자아, 이제……." 다발경화증 환자는 특히 겨울철을 조심해야 한다. 미상 씨도 희정 씨도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 채 노래방에 다녀왔다. 무리한 외출이었다. 이전에도 희정 씨는 겨울을 힘들어했는데, 감기나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했고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피로와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다. 그러나 정신은 말짱하다. 이러한 상태가 다발경화증 병증의 특징이다. 심리적으로는 극심한 무력감과 타인 의존에 대한 좌절감이 있으나 사고력과 기억력은 평시와 같고 주변 상황에 대한 인지 능력도 정상이다. 그래서 희정 씨는 자신의 배를 지나 이쪽저쪽 골반뼈를 문지르는 미상 씨의 손길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오른손이 그러는 동안 미상 씨의 왼손은 희정 씨의 왼쪽 겨드랑이를 틀어잡고 왼쪽 어깨로는 그녀의 윗몸을 지탱하고 있다. 과수원은 흔들리고 휘청거린다. 다시 한번 아름드리 번개의 줄기가 과수원 하늘을 창백한 빛으로 찢으며 지나친다. 섬광 줄기 아래로 새하얗게 놀란 과수원의 모양이 한순간 드러났다가는 사라진다. 우르르르 콰광쾅 콰과강, 하고 천둥소리는 과수원을 둘러싼 소나무숲과 왕대밭을 후려치며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미상 씨는 이쪽저쪽 희정 씨의 무릎을 문지르고 장딴지와 복숭아뼈를 꼼꼼히 닦았다. 어쩌면 금방 환한 여름날 대낮의 풍경으로 복귀할 듯한 기대에 소년은 사과나무 곁으로 다가가 검은 이파리 잔뜩 달린 가지를 치켜들었다. 사과는 보이지 않는다. 단지 검고 단단한 구(球)의 형상만이 그곳에 숨어 있었다. 먹구름의 장막은 두껍고 억세다. 그 먹구름이 다시 비를 뿌리자 검은 사과나무 이파리는 농익어 가는 검은 사과를 하나하나 덮어 감추었다. 희정 씨의 발가락 열 개를 다 씻긴 미상 씨는 희정 씨를 바라보았다. 희정 씨도 미상 씨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할 말이 있었으나 하지 못한다. 미상 씨의 왼손은 희정 씨의 오른손을 잡고 있다. 바디타월을 든 미상 씨의 오른손은 희정 씨의 구부린 무릎과 구부린 무릎 사이 목욕물 속에 잠겨있다. 희정 씨는 그 손의 정지를 느꼈다. 푸슬푸슬 비는 내리지만 바람은 불지 않는다. 소년은 원두막으로 올라가 다시 낮잠에 빠져들 수 있다. 사과나무 과수원의 사과는 사과나무 이파리 뒤에 고스란히 숨어 있다. 소년이 사과를 지켰기 때문이다. 그제야 미상 씨와 희정 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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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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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페루, 4조 8천억 원 규모 차세대 전투기 사업 시동⋯정부는 '美 F-16', 공군은 '유럽산' 선호
- 남미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 페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 마침내 닻을 올렸다. 총사업비만 35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이 매머드급 프로젝트를 두고, 검증된 미국산 전투기와 실리적인 유럽산 전투기 간의 치열한 막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기종 선정을 두고 페루 행정부와 공군 수뇌부 간의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어 국제 방산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페루 유력 매체 페루21(Perú21)은 17일(현지 시간) 호세 제리(José Jerí) 정부가 국방부에 총사업비만 35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중에서 11억 3700만 솔(약 3억 4000만 달러, 약 4917억 원) 규모의 예산 이전을 승인하는 최고령(Supreme Decree)을 공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차세대 전투기 24대 도입을 위한 계약금(Down payment) 성격으로, 페루 남부 '라 호야(La Joya)' 공군기지의 항공우주 통제 능력 회복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정부는 워싱턴을, 군인은 현장을 본다 이번 사업의 관전 포인트는 기종 선정을 둘러싼 내부의 엇갈린 시선이다. 보도에 따르면 페루 행정부는 미국의 록히드마틴 F-16 블록 70을 선호하는 기류가 강하다. 이는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실제 장비를 운용해야 하는 페루 공군(FAP) 내부 소식통들은 유럽 기종인 스웨덴 사브(Saab)의 그리펜(Gripen)과 프랑스 다소(Dassault)의 라팔(Rafale)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군 당국은 도입 비용뿐만 아니라 향후 유지보수 비용과 페루의 지리적 환경에 최적화된 작전 능력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 "칠레 넘어서는 성능" vs 사브 "도로에서도 뜨는 기동성" 수주전에 뛰어든 업체들의 홍보전도 불을 뿜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경쟁국인 칠레를 자극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록히드마틴 측은 페루21과의 인터뷰에서 "페루에 제안한 F-16 블록 70은 칠레 공군이 운용 중인 F-16보다 훨씬 현대화된 버전"이라며 "현존하는 4세대 전투기 중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강력한 전투력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스웨덴의 사브는 페루의 험준한 지형을 파고들었다. 사브 측은 "그리펜은 800m의 짧고 정비되지 않은 비상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유일한 기종"이라며 "산악과 정글이 많은 페루의 지리적 특성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낮은 군수 지원 소요와 저렴한 유지비용을 앞세워 "가장 경제적인 선택"임을 피력했다. 단순 구매 넘어선 '기술 동맹'이 관건 페루의 이번 사업은 단순한 완제품 수입을 넘어선다. 페루 정부는 계약 조건으로 장기적인 부품 공급망 확보, 무장 패키지, 조종사 훈련은 물론 '기술 이전'과 '현지 산업 참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방산 기술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이 과정에서 공급국의 수출 통제 정책이나 외교적 제약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산 무기의 경우 강력한 성능만큼이나 까다로운 운용 제약이 따르는 반면, 유럽 기종은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페루 공군의 선택은 향후 남미 지역의 항공 전력 균형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적 명분을 쥔 F-16이냐, 실리를 앞세운 유럽산 전투기냐를 두고 페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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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페루, 4조 8천억 원 규모 차세대 전투기 사업 시동⋯정부는 '美 F-16', 공군은 '유럽산'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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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2% 급등⋯AI 반등에 나스닥 살아났다
- 뉴욕증시가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회의록이 공개된 가운데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기조가 확인됐지만, 대형 반도체주가 시장을 끌어올렸다. 18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50포인트(0.23%) 오른 6858.7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88.27포인트(0.39%) 상승한 2만2666.6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49포인트(0.02%) 오른 4만9540.68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메타플랫폼스가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자사 AI 칩을 대규모로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2% 상승했다. 아마존은 퍼싱스퀘어가 4분기 보유 지분을 65% 확대했다는 공시 이후 2% 올랐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아팔루사 매니지먼트의 지분 확대 소식에 5% 넘게 뛰었다. 연준 1월 회의록에서는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한 결정에 대체로 동의했으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은 물가 둔화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언급했지만, 대다수는 추가 진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087%로 소폭 상승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유가는 미·이란 핵 협상 관련 긴장 고조 속에 상승했다. [미니해설] AI 대장주의 귀환, 그러나 균열은 남아 있다 최근 몇 주간 약세 흐름을 이어가던 나스닥이 다시 기술주 주도로 반등했다.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있었다. 메타가 데이터센터 확충 과정에서 수백만 개의 엔비디아 칩을 도입한다는 소식은 AI 투자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엔비디아 상승은 단순한 개별 종목 강세를 넘어 기술주 전반의 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헤지펀드의 지분 확대 소식과 함께 5% 넘게 급등했다. 아마존은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은 뒤 추가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장세를 두고 "기술주가 다시 빛났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설계업체 케이던스와 시놉시스, 전자상거래 기업 도어대시와 쇼피파이 등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상승 이면에는 여전히 'AI 과열' 논란이 남아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 업종은 AI가 기존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로 약세를 이어왔다. CNBC는 시장이 점점 더 ‘선별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산업기술 종목은 강세였지만, 전통 소프트웨어 종목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 회의록이 보여준 '신중 모드' 이번 장세의 또 다른 축은 연준 회의록이었다. 1월 회의에서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3.5~3.75%로 유지하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하지만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뚜렷한 온도차가 있었다. 회의록에 따르면 여러 위원들은 물가가 예상 경로로 둔화될 경우 추가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다수는 인플레이션이 더 확실히 진정되는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일부 위원들은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보다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더 크게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금리는 4.087%까지 상승했고, 달러 지수도 94.82로 올랐다. 금리 기대가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채권과 외환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업종별 명암…실적과 정책 변수 교차 이날 시장에서는 개별 기업 뉴스가 지수 흐름을 좌우했다. 글로벌페이먼츠는 연간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를 웃돌며 16% 급등했다. 무디스는 실적 호조와 함께 AI가 자사 데이터 비즈니스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경영진 발언이 전해지며 6% 상승했다. 반면 팔로알토네트웍스는 비용 증가 우려 속에 장중 최대 9% 하락하며 S&P500 내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라지보이는 실적은 양호했지만 매출 가이던스가 기대에 못 미치며 7% 넘게 급락했다. 모더나는 계절성 독감 백신에 대해 FDA가 심사 재개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5%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향후 코로나·독감 복합 백신 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미·이란 핵 협상 관련 긴장 고조가 유가 상승을 자극했다. 월가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다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반등은 기술주의 체력 회복을 보여주었지만, 구조적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연준은 신중하고,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AI 수요는 강하지만 업종별 차별화는 심화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확인하려는 것은 단순한 하루의 상승이 아니다. AI 투자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될지, 연준이 언제 방향을 틀지, 그리고 글로벌 지정학 변수들이 어디까지 확산될지다. 뉴욕증시는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불확실성의 그림자도 여전히 길게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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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2% 급등⋯AI 반등에 나스닥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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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컨슈머리포트가 꼽은 '피해야 할 냉장고 5선'⋯삼성 포함 충격, LG는 '신뢰' 지켰다
- 주방의 심장인 냉장고는 한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고가 가전이다. 최근 AI(인공지능) 기능과 디스플레이, 커피 머신까지 탑재한 '초연결 가전'이 쏟아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냉장고에 바라는 제1덕목은 여전히 '변치 않는 신뢰성'이다. 미국 최고 권위의 소비자 전문 매체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최근 '절대 사지 말아야 할 냉장고 브랜드 5선(5 Refrigerator Brands To Avoid At All Costs)'을 발표해 글로벌 가전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번 리스트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전자가 포함된 반면, 경쟁사인 LG전자는 불명예를 피하며 한국 가전의 위상을 증명해 희비가 엇갈렸다. 화려한 스펙의 배신…"기본 냉각 기능도 못 해" 15일(현지시각) 미 IT 전문매체 BGR이 인용한 컨슈머리포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 사이 구매된 7만 1000대 이상의 냉장고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 만족도와 신뢰성에서 낙제점을 받은 브랜드들이 대거 공개됐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삼성전자의 포함이다.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초일류 브랜드인 삼성전자가 냉장고 부문에서는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삼성 냉장고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성 측면에서 많은 불만을 샀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렌치 도어(상냉장·하냉동) 냉장고의 경우, 내부 온도가 식품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유지되지 않는 결함이 발생해 집단 소송(Class action lawsuit)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삼성 수리기사가 다녀간 후에도 온도가 잡히지 않았으며, 음식물 부패 피해가 200건 넘게 보고됐음에도 사측이 환불이나 교환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냉장고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압축기) 고장이 빈번하다는 지적과 함께, 스마트 냉장고 디스플레이의 광고 노출 문제 등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매체는 "삼성에서 투자가치가 있는 제품은 갤럭시 스마트폰과 TV뿐"이라는 다소 냉소적인 평가까지 덧붙였다. 북미·유럽 전통 강호들의 몰락…"이름값 못 한다" 이번 발표는 삼성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북미와 유럽 시장을 호령해온 전통 가전 명가들의 품질 저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먼저 가전 업계의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프리지다이어(Frigidaire)는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을 받았다. 구매 수개월 만에 제빙기와 정수기 고장이 발생한다는 소비자 리뷰가 쏟아졌으며, 사후 서비스(AS)의 부실함과 냉기 유출의 원인이 되는 도어 패킹(seal) 결함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프리지다이어의 모기업이자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역시 미국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았다. 냉장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패킹 문제와 냉각 성능 저하가 고질병으로 꼽혔는데, 한 소비자는 "제빙기 문제로 무려 6번이나 수리를 받아야 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스탠드 믹서로 명성이 자자한 프리미엄 브랜드 키친에이드(KitchenAid)도 냉장고에서는 맥을 못 췄다. 제빙기와 컴프레서 고장이 잦은 것은 물론,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마감재로 저렴한 플라스틱을 남용해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GE의 최상위 라인업인 모노그램(Monogram)은 '프리미엄'이라는 이름값이 무색하게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냉동실에 녹이 슬거나 고무 패킹에 곰팡이가 피고, 심지어 냉각 기능 자체가 마비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수리 기사들의 불친절한 태도와 사측의 책임 회피가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LG전자, '지옥의 리스트' 피했다…한국 가전 '품질 경영' 입증 글로벌 가전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컨슈머리포트의 발표는 역설적으로 한국산 가전, 특히 LG전자의 품질 경쟁력을 재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보고서는 삼성과 LG를 '흔히 접하는 유명 브랜드'로 언급했지만, '피해야 할 브랜드' 명단에는 오직 삼성만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LG전자가 내세우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기술과 엄격한 품질 관리(QC)가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들의 기준을 통과했음을 시사한다. 제빙기 고장, 냉각 불량, 소음 등 경쟁사들이 겪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에서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부가 기능보다 '냉장고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던 기본기가 빛을 발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품질 혁신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LG전자가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들이 줄줄이 탈락한 검증대에서 살아남음으로써, '가전은 역시 한국'이라는 등식을 지켜낸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더 똑똑해지고 있다. 냉장고에 달린 태블릿 PC나 커피 머신보다, 10년을 써도 고장 나지 않는 모터와 컴프레서를 원한다. 이번 컨슈머리포트의 경고는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는 시장의 엄중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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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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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컨슈머리포트가 꼽은 '피해야 할 냉장고 5선'⋯삼성 포함 충격, LG는 '신뢰'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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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1% 상승 5,354.49 마감⋯3거래일 연속 오름세
- 11일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해 5,350선에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52.80포인트(1.00%) 오른 5,354.49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수는 7.94포인트(-0.15%) 하락한 5,293.75로 출발했으나 장중 5,374.23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닥은 0.33포인트(-0.03%) 내린 1,114.87에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9.0원 내린 1,45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1.21%)는 상승 전환했으나 SK하이닉스(-1.83%)는 하락했다. 현대차(5.93%), 기아(4.59%), KB금융(5.79%) 등은 강세였다. [미니해설] '자동차·금융'이 이끈 반등…반도체는 차별화 코스피가 장 초반 약세를 딛고 1% 상승하며 5,350선을 회복했다. 1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52.80포인트(1.00%) 오른 5,354.49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7.94포인트(-0.15%) 밀린 5,293.75로 출발해 한때 하락 전환했으나,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5,374.23까지 오르는 등 반등 흐름을 보였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반면 코스닥은 0.33포인트(-0.03%) 내린 1,114.87에 마감하며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9.0원 하락한 1,450.1원으로 마감해 외환시장에서도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일부 반영됐다. 이날 증시는 미국 소매판매 둔화와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에서도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0.68% 하락하는 등 기술주 약세가 이어졌지만, 국내 증시는 자동차·금융주가 지수 방어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1.21%)는 장중 약세를 딛고 상승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1.83%)는 하락해 반도체 내에서도 온도 차가 나타났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과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동차주는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5.93%), 기아(4.59%)가 동반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전기차 및 미래차 기대감이 재부각된 가운데 기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 관련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0.38%), LG화학(0.47%)이 상승한 반면 삼성SDI(-1.05%)는 하락했다. 금융주 역시 강세였다. KB금융(5.79%), 신한지주(3.06%), 우리금융지주(6.32%), 하나금융지주(2.95%) 등이 오르며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됐다. 금리 변동성과 배당 기대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모습이다. 조선·방산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0%), 한화오션(-0.92%)은 약세였으나 HD현대중공업(0.56%), 삼성중공업(0.54%)은 상승했다. 바이오 업종에서는 셀트리온(5.27%), 삼성바이오로직스(0.12%)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미국 고용보고서와 추가 경제지표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 증가에 그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고용지표가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이 남아 있다. 다만 원화 강세와 함께 환율이 1,450원선까지 내려오면서 외국인 수급 여건은 일부 개선되는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50.1원(-9.0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해 최근 상승 흐름을 되돌렸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반도체 일변도 장세에서 벗어나 자동차·금융 등 경기 민감주로 수급이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지표 발표와 글로벌 기술주 흐름이 지수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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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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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1% 상승 5,354.49 마감⋯3거래일 연속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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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충격 속 수출 7천억달러 돌파⋯반도체가 끌어올린 '최대 실적'
- 지난해 미국발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산업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가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7094억달러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증가율은 전년(8.1%)보다 둔화했지만,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재화 성질별로는 자본재 수출이 10.0% 증가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IT부품 수출이 19.9% 늘어난 1912억달러를 기록한 영향이다. 반면 소비재는 2.4% 감소했다. 자동차가 포함된 내구소비재 수출이 5.7%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4%), 중견기업(2.0%), 중소기업(7.2%) 모두 수출이 늘었다. 다만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39.0%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미니해설] '슈퍼 사이클'의 그림자…반도체 의존 높아진 한국 수출 구조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성적표는 '겉으로는 호조, 속으로는 쏠림'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그 동력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산업 구조의 편중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통계가 보여주듯 지난해 수출 증가는 자본재, 그중에서도 IT부품이 주도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곧바로 수출 실적에 반영됐다. 반도체를 포함한 IT부품 수출 증가율이 20%에 육박한 반면, 소비재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 대비된다. 자동차 수출 부진은 구조적 요인을 드러낸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보호무역 강화 기조는 국내 완성차 기업의 수출 환경을 압박했다. 소비재 가운데 내구소비재 수출 감소율이 2020년 이후 가장 컸다는 점은, 글로벌 소비 둔화와 정책 변수의 영향을 동시에 반영한다는 평가다. 데이터처 정규승 기업통계팀장이 "수출액이 반도체 쪽으로 쏠려 있다"고 진단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무역 집중도의 상승은 또 다른 시사점을 던진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비중이 40%에 근접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는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이 전체 수출을 떠받치는 구조가 더욱 공고해졌음을 의미한다. 상위 100대 기업의 집중도 역시 상승해, 대기업 중심 수출 구조가 강화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반면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는 기저효과와 일부 품목 선전에 따른 결과로, 구조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산업별로도 광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지만, 도소매업은 감소해 업종 간 온도 차가 분명했다. 수입 측면에서는 연간 수입액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원자재 수입이 줄고 자본재·소비재 수입이 늘어난 것은, 원자재 가격 안정과 설비·소비 수요 변화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수입 상위 기업의 집중도가 하락한 점은 수입 구조가 다소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분기 실적은 반도체 효과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냈다. 분기 수출액은 1898억달러로 전년 대비 8.4%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IT부품 수출 증가율은 33.0%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고, 반도체 단일 품목만으로도 36.0% 늘었다. 수출 증가세가 3개 분기 연속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기 모멘텀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AI 투자 사이클이 둔화될 경우 반도체 중심의 수출 구조는 곧바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역시 여전히 변수다. 수출 규모 확대라는 성과 이면에서 산업 다변화와 중장기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남는 이유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한국 경제가 반도체라는 강력한 엔진을 보유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동시에 그 엔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도 함께 담고 있다. 향후 수출 전략의 관건은 반도체 호황을 활용해 다른 산업으로 성장 동력을 확산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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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충격 속 수출 7천억달러 돌파⋯반도체가 끌어올린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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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체감지수 한 달 만에 6p 급락⋯연초 회복 기대 꺾였다
- 지난달 건설사들의 체감 경기가 다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0일 올해 1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6.0포인트 하락한 71.2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건산연은 지난해 12월 공공부문 수주 증가에 따른 계절적 반등 효과가 새해 들어 소멸되면서 건설기업의 체감 경기가 다시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신규수주지수(73.9)가 소폭 상승했지만 공사기성지수(86.2), 수주잔고지수(77.1), 공사대수금지수(80.0), 자금조달지수(66.0) 등 주요 지표는 모두 하락했다. 공종별 신규수주지수는 토목이 상승한 반면 주택과 비주택건축은 부진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체감 지수가 하락했고, 중소기업만 소폭 개선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상승했으나 지방은 하락했다. 2월 종합전망지수는 70.6으로 추가 둔화가 예상됐다. [미니해설] 공공 발주만으로는 역부족…건설경기, 구조적 냉각 국면 진입하나 1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하락은 연말 일시적 반등 이후 다시 현실을 마주한 건설업계의 체감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수주가 크게 늘며 지표가 반등했지만, 민간과 토목 부문의 회복 지연, 기성과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연초 들어 다시 냉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CBSI는 건설기업들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심리지표다. 기준선 100을 크게 밑도는 71.2라는 수치는 건설업계 전반에 비관론이 여전히 우세함을 의미한다. 특히 자금조달지수가 6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는 점은 금융 환경이 건설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부 지표를 보면 구조적 문제는 더욱 분명해진다. 신규수주지수는 토목 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개선됐지만, 공사기성과 수주잔고, 공사대수금 등 실질적인 사업 진행과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일제히 후퇴했다. 이는 ‘일감은 일부 늘었지만 실제 공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대금 회수도 원활하지 않다’는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다. 공종별로는 토목 신규수주가 늘어난 반면, 주택과 비주택 건축은 모두 하락했다. 주택시장은 고금리와 분양시장 침체의 여파가 여전히 크고, 비주택 건축 역시 기업 투자 위축의 영향을 받고 있다. 공공 토목 발주 확대가 일부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전체 건설경기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규모별 지표도 엇갈렸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체감 지수는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은 소폭 개선됐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수주 환경이 빠르게 위축되는 반면, 지역 기반의 소규모 공사를 수행하는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중소기업 지수 역시 기준선을 크게 밑돌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지방의 온도 차가 뚜렷했다. 서울 지수는 상승했지만 지방 지수는 하락했다. 수도권 중심의 개발과 공공 발주가 이어지는 반면, 지방은 민간 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며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건산연은 단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2월 종합전망지수가 70.6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초 반등 기대는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원은 "공공부문 수주는 반등했지만 민간과 토목 회복 지연, 기성·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연말 효과 소멸 이후 체감 건설경기 둔화 흐름이 재차 나타나 단기 회복 기대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실물 지표도 이런 진단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11월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크게 늘었지만, 이는 공공 발주 집중의 영향이 컸다. 반면 민간 수주는 감소했고, 건설기성은 20개월 연속 줄어들며 실질적인 공사 물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 고용 역시 전 산업 취업자 증가 흐름과 달리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건설공사비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비용 부담까지 커졌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속에서 수주 환경은 악화되고, 기성 감소로 현금 흐름은 위축되는 ‘이중 압박’이 지속되는 셈이다. 현재의 건설경기는 단순한 경기 순환 하락을 넘어 구조적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 발주 확대만으로는 민간 부진과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금리 환경과 민간 투자 회복 여부가 향후 건설경기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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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체감지수 한 달 만에 6p 급락⋯연초 회복 기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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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미 기술주 급락에 '오천피' 흔들⋯코스피 4% 가까이 급락
- 코스피가 5일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로 4% 가까이 하락하며 5,16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07.53포인트(3.86%) 내린 5,163.57로 장을 종료했다. 지수는 5,251.03(2.24%)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5,304.40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낙폭이 다시 확대되며 5,142.20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41.02포인트(3.57%) 내린 1,108.41에 마감했다. 미국 기술주 조정이 이어지며 반도체 대형주가 집중적으로 매도된 영향이다. 삼성전자(-5.80%)는 159,300원으로 내려서며 '16만전자'를 내줬고, SK하이닉스(-6.44%)는 842,000원으로 '90만닉스' 아래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8.8원 오른 1,469.0원(15:30 종가)으로 집계돼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미니해설] 기술주 조정에 흔들린 '오천피'…반도체·환율이 동시에 경고음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흐름을 멈추고 5일 하루 만에 4% 가까이 급락했다. 지수는 장 초반 낙폭을 줄이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매도 압력이 다시 강화되며 결국 5,160선까지 밀려났다. 단기 과열 논란 속에서 미국 기술주 조정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은 결과다. 전날 뉴욕증시는 기술주와 전통 산업주 간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49,501.30(0.53%)으로 상승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882.72(−0.51%), 나스닥지수는 22,904.58(−1.51%)로 각각 하락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다시 한 번 집중 매도 대상이 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전이됐다. 삼성전자(−5.80%)와 SK하이닉스(−6.44%)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가 나란히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3.35%), LG에너지솔루션(−1.86%), LG화학(−1.89%), SK스퀘어(−6.15%)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방산주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7.33%), 한화오션(−5.83%) 등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일부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KB금융은 1.83% 하락했으나, 신한지주(0.66%)와 기업은행(0.66%)은 상승 마감했다. 기술주에서 이탈한 자금이 배당 매력과 실적 안정성이 부각된 종목으로 일부 이동한 모습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원·달러 환율은 1,469.0원으로 급등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한층 자극했다. 미국 재무당국의 강달러 기조 재확인과 일본 엔화 약세, 여기에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 기조가 맞물리며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며 증시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변동성 확대 국면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경계도 공존한다. 특히 AI·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쏠림이 컸던 만큼, 미국 기술주 흐름과 환율 변동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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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미 기술주 급락에 '오천피' 흔들⋯코스피 4% 가까이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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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 중국 상하이의 한 무대. 165cm의 '여성'이 관객을 향해 걸어 나온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눈을 맞추고, 입가에는 묘한 미소를 띠고 있다. 관객들은 환호성 대신 잠시 숨을 죽였다. 너무나 인간 같지만,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 '드로이드업(DroidUp)'이 공개한 인간형 로봇 '모야(Moya)'가 글로벌 로봇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이 로봇은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는 투박한 기계가 아니다. 체온을 가지고, 눈을 맞추며, 미세한 표정으로 감정을 흉내 낸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질 때 느껴지는 기이한 감정,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건너뛰겠다는 중국의 야심 찬 선전포고다. 뇌만 있던 AI, '육체'를 입다…'체화 지능'의 진화 드로이드업은 모야를 '세계 최초의 완전 생체모방형(Biomimetic) 체화 지능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주목할 키워드는 '체화 지능(Embodied AI)'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한 챗GPT 같은 AI가 '서버라는 유리병 속에 갇힌 뇌'였다면, 체화 지능은 그 뇌에 팔다리와 감각 기관을 달아준 것이다. 모야는 디지털 공간이 아닌 물리적 세계에서 보고, 듣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영상 속 모야는 단순한 입력 반응을 넘어선다. 상대방의 눈과 눈 맞춤을 하며(Eye contact) 고개를 끄덕이고, 상황에 따라 눈꼬리를 내리거나 입꼬리를 올리는 '미세 표정(Micro-expressions)'을 구사한다. 이는 로봇 공학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기술 중 하나다. 찡그림, 놀람, 미소 같은 인간의 비언어적 소통을 모사해 '기계'가 아닌 '동반자'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된 것이다. 36.5도의 온기, 그리고 92%의 보행 정확도 모야의 스펙은 철저히 '인간 친화적'이다. 키 165cm에 무게는 32kg. 성인 여성의 키와 비슷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볍다. 가장 놀라운 점은 '체온'이다. 모야는 섭씨 32~36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왜 로봇에게 체온이 필요할까. 이는 모야의 주 무대가 차가운 공장이 아니라, 병원이나 가정, 요양원임을 시사한다. 사람이 로봇의 손을 잡거나 부축을 받을 때, 차가운 금속성의 감촉 대신 따뜻한 생명체의 온기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보행 능력 또한 수준급이다. 회사 측은 모야의 '보행 자세 정확도'가 9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단순히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넘어, 골반과 무릎, 발목의 움직임이 실제 인간의 보행 메커니즘과 92% 흡사하다는 의미다. 부자연스러운 '로봇 걸음'을 지우고, 인간 무리에 섞여 있어도 위화감이 없는 이동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껍데기'만 바꾼다…모듈형 설계의 비밀 기술적 세부 사항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외신과 전문 매체들은 모야의 하드웨어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 전문 매체 '로보호라이즌(RoboHorizon)'은 모야가 '워커 3(Walker 3)'라는 섀시(뼈대)를 기반으로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워커'는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기업 유비테크(UBTECH)의 간판 모델명이라 기술 제휴 의혹이 일었으나, 양사 모두 공식적인 연관성은 부인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뼈대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 위에 적용된 '모듈형 설계'다. 모야는 내부의 기계적 구조(골격)는 유지한 채, 외부의 스킨(피부)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유하자면 '마네킹'과 같다. 마네킹의 몸통은 그대로 둔 채, 필요에 따라 의료진의 얼굴, 가정교사의 얼굴, 혹은 특정 캐릭터의 외형으로 '갈아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로봇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다양한 서비스 현장에 맞춤형으로 투입할 수 있는 양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서양은 '기계답게', 중국은 '사람답게' 모야의 등장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개발의 두 갈래 길을 명확히 보여준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인간의 형태를 하되 얼굴은 매끈한 디스플레이나 기계 장치로 마감해 "나는 로봇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인간을 극한까지 모방하는 길을 택했다. 이 같은 '극사실주의'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논쟁을 불렀다. "너무 리얼해서 감탄스럽다"는 반응과 "영혼 없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게 섬뜩하다"는 불쾌한 골짜기 반응이 엇갈린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모야는 산업용도, 캐릭터형도 아닌 그 중간의 불안한 지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드로이드업은 이 불쾌함을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익숙해짐의 단계를 넘어서면, 인간은 자신과 닮은 존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낸다는 계산이다. 1100만 원의 충격…'1가구 1로봇' 시대 여나 가장 파괴적인 것은 가격이다.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모야의 예상 시작가는 약 120만 엔(약 1100만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산업용 협동 로봇 하나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가격 혁명'에 가깝다. 저렴한 가격과 인간 닮은 외형, 따뜻한 체온. 이 세 가지 조합은 모야가 노리는 시장이 명확함을 보여준다. 바로 고령화 사회의 돌봄(Care), 교육, 그리고 서비스업이다. 모야는 2026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야의 등장이 우리에게 묵직한 사회적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한다. 인간과 똑같은 표정으로 웃고, 따뜻한 체온을 가진 존재가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올 때, 우리는 그들을 가전제품으로 대할 것인가, 아니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행 정확도 92%라는 숫자는 기술의 지표지만, 나머지 8%의 간극이 채워지는 날, 인류는 '인간성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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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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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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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7)] "목성,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납작했다"
- 최근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목성의 크기와 형태에 대한 기존 인식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과학 기술전문매체 기즈모도와 웹사이트 Phys.org가 보도했다. 핵심은 목성이 과거에 알려진 것보다 극지방에서는 더 납작하고, 적도 방향으로는 더 날씬하다는 점이다. 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최신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재산정한 목성의 반지름은 1970년대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파이오니어·보이저 탐사선이 제시한 수치보다 다소 작다. 연구진은 목성의 적도 반지름이 기존 추정치보다 약 8㎞ 줄었고, 극 반지름은 약 24㎞ 더 납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사용돼 온 목성의 크기 수치는 1973년 파이오니어 10호와 이후 보이저 1·2호의 근접 비행 당시 확보된 제한적인 전파 관측 자료에 근거해 산출됐다. 당시 6개의 라디오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측정된 목성의 반지름은 적도 기준 약 7만1492km, 극지 기준 6만6854km였다. 하지만 이 데이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 단 몇 차례의 비행 데이터에 의존했을 뿐만 아니라, 목성 대기를 뒤흔드는 강력한 대기 흐름(강풍)의 변수를 충분히 계산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지난 50년간 천문학계의 난공불락과 같은 '정답'으로 군림해 왔다. 변화의 서막은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열었다. 2016년부터 목성을 공전 중인 탐사선 주노는 보다 정밀한 관측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지구에서 볼 때 탐사선이 목성 뒤편을 통과하는 궤도 구간에서는 전파 신호가 목성 대기에 의해 굴절·차단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연구진은 이 신호 변형을 분석해 행성의 실제 형태와 대기 구조를 세밀하게 재구성했다. 연구를 이끈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소속 과학자들은 이러한 방식이 목성의 온도 분포와 대기 역학을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목성의 적도 반지름은 극 반지름보다 약 7% 더 크다. 이는 지구(약 0.33%)와 비교하면 20배 이상 더 납작한 형태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수치상으로는 수㎞ 수준에 불과해 보이지만, 목성 내부 구조와 중력장, 대기 흐름을 설명하는 물리 모델의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데 결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연구 책임자인 요하이 카스피 교수는 "목성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지만, 측정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며 "교과서의 내용도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수치 수정을 넘어선다. 목성은 태양계 밖 가스 행성을 연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표준 기준(Standard Reference)'이기 때문이다. 미세하게 조정된 반지름은 목성 내부 구조 모델과 중력 측정값이 완벽하게 일치하도록 돕는다. 이번 결과는 태양계는 물론 외계 행성 연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목성이라는 '표준'이 정교해질수록, 먼 우주의 가스 행성들을 탐사하는 인류의 계산식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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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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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7)] "목성,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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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6)] 서남극 빙하의 역설, 탄소 흡수 공식이 무너진다
- 기후 변화의 최전선인 남극에서, 빙하가 녹아내리면 해조류가 늘어나 탄소를 흡수할 것이라는 인류의 낙관적인 가설이 붕괴됐다. 빙하가 품었던 철분이 오히려 생태계에서 일종의 소화 불량을 일으키며, 지구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는 때로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정교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상식을 뒤엎은 '철분의 배신'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2일 게재된 독일 올덴부르크 대학과 미국 컬럼비아 대학 공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서남극 빙하(WAIS)의 후퇴는 남극해의 탄소 흡수 능력을 오히려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과학계는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갈 때, 그 속에 포함된 철분(Iron)이 영양분 역할을 하여 해조류(알지)의 증식을 돕는다고 믿어왔다. 해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지구가 냉각되는 선순환 구조, 즉 '철분 시비 효과(Iron Fertilization)'가 작동할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이 남극해 수심 5km 아래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빙하가 대거 붕괴하며 철분 농도가 정점에 달했던 과거 온난기에도 해조류의 생산성은 오히려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원인은 철분의 '양'이 아니라 '질(화학적 형태)'에 있었다. 고대 암석의 풍화, '생물학적 불능'을 낳다 연구를 주도한 토르벤 스트루브(Torben Struve) 박사는 이 역설적인 현상의 열쇠로 '풍화된 철분'을 지목했다. 서남극 빙하 아래 잠들어 있던 고대 암석들이 오랜 세월 물리적·화학적 변형을 거치며 생성된 철분은 용해도가 극히 낮았다. 바람에 날린 먼지(Dust)는 빙하기 시절 육지에서 날아온 철분은 생물이 흡수하기 쉬운 형태였다. 그러나 빙하 유래 철분(Iceberg Iron)은 빙하가 암석을 긁으며 배출한 철분은 고도로 풍화되어 해조류가 영양분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그림의 떡'과 같은 상태였다. 즉, 빙하가 녹아내릴수록 바다에는 '먹을 수 없는 식량'만 가득 차게 되는 셈이다. 이는 서남극 빙하가 얇아지고 붕괴되는 현재의 추세가 지구의 탄소 정화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3만 년 전의 거울, 오늘날의 경고 연구팀은 약 13만 년 전, 지금과 기온이 비슷했던 '마지막 간빙기'를 주목했다. 당시에도 서남극 빙하는 대규모로 후퇴했으며, 그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막대한 양의 풍화된 퇴적물이 남극해를 뒤덮었다. 컬럼비아 기후대학원의 지젤라 윈클러(Gisela Winckler) 교수는 "바다의 탄소 흡수 능력은 고정된 상수가 아니다"라며, "빙하에서 유래한 철분이 생물학적으로 이용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남극해의 탄소 순환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수정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대 기후 위기 대응 전략에도 상당한 파장을 던진다. 인위적으로 철분을 살포해 해양 탄소 흡수를 늘리려던 공학적 대안들이, 빙하 붕괴라는 자연적 변수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 시각] 무너지는 지구의 자정 작용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가 단순히 '온도가 오르는 현상'을 넘어, 지구가 수만 년간 유지해 온 '피드백 시스템(Feedback System)' 자체를 망가뜨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남극 빙하의 용해는 해수면 상승이라는 물리적 위협뿐만 아니라, 탄소 흡수 저하라는 화학적 재앙으로 이어지는 '이중 압박'을 가하고 있다. 빙하가 얇아질수록 더 많은 고대 암석이 노출되고, 더 많은 '불량 철분'이 공급되는 악순환. 기후의 역습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우리가 가장 믿었던 메커니즘을 무너뜨리며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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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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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6)] 서남극 빙하의 역설, 탄소 흡수 공식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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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 3년 만에 40조원 회복⋯'양극화 회복' 신호
-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이 3년 만에 다시 40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금액 기준 회복세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3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1만3414건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반면 거래금액은 40조7561억원으로 2.5% 늘어나 2022년(47조734억원) 이후 처음으로 40조원대를 회복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전체 거래량의 21.4%로 가장 많았고 서울(16.1%), 경북(7.9%), 경남(6.6%) 순이었다. 거래금액은 경기(7조8151억원, 21.9%↑), 충남(6816억원, 24.0%↑), 경남(6918억원, 11.8%↑), 부산(1조9359억원, 6.1%↑) 등에서 증가했다. 금액대별로는 10억원 미만 빌딩 거래가 8427건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했다. 지난해 최고가 거래는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원(1조9820억원)이었다. [미니해설] 거래는 줄고 돈은 몰렸다…상업용 빌딩 시장, '선별적 회복'의 본질 2025년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은 '거래량 감소 속 거래금액 증가'라는 상반된 흐름을 동시에 보여줬다. 외형상으로는 회복 국면에 진입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자산별·지역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구조적 조정 국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플래닛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량은 4.4% 줄었지만 거래금액은 2.5% 늘었다. 이는 중소형·비우량 자산 거래가 위축된 반면, 수도권 핵심 입지와 대형 우량 빌딩을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거래금액 상위권에는 판교 테크원, 서울 인터내셔널 타워, 흥국생명빌딩, 대신파이낸스센터, 페럼타워 등 대부분 핵심 업무지구의 대형 오피스가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영남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경기도와 서울이 전체의 37% 이상을 차지했고,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서울 강남구가 6조8317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다수 지방 지역에서는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동반 감소하며 시장 온도 차가 확연히 갈렸다. 이 같은 흐름은 금리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3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5년 전반에 걸친 금리 하락으로 차입금리와 자산수익률 간 역마진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그간 관망하던 기관·대형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오피스 자산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 8조8807억원 가운데 오피스 거래가 63%를 차지했다. 서울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3.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명목 임대료(㎡당 4만768원)와 실질 임대료(3만8304원)도 각각 2.0%, 1.8% 상승했다. 이는 핵심 업무지구 오피스의 수급 구조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류센터 시장 역시 과잉공급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연간 신규 공급은 104만㎡로 집계됐지만, 평균 공실률은 17%, 상온 물류는 10% 수준까지 내려오며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이 같은 '옥석 가리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거래량은 조정 국면에 머물렀지만 우량 자산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확인됐다"며 "실물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자산별 경쟁력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의 회복은 전면적 반등이라기보다, 자금이 갈 곳을 명확히 가리는 '질적 회복'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모든 자산이 같은 속도로 회복하는 국면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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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 3년 만에 40조원 회복⋯'양극화 회복'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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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0)]"구리보다 3배 빠르다"⋯UCLA, AI 반도체 열 관리 바꿀 '초전도체급' 신소재 발견
-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집적도가 극한에 달하며 '발열과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기존 금속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신소재가 등장했다. 100년 넘게 방열 소재의 표준이었던 구리와 은을 대체할 강력한 후보의 등장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속 열전도 한계치 400W/mK의 벽을 깨다 최근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새뮤얼리 공과대학 용지에 후(Yongjie Hu) 교수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금속성 '세타(θ)상 탄탈럼 나이트라이드(tantalum nitride)'가 상온에서 약 1,100W/mK(미터 켈빈)의 경이로운 열전도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전자기기 냉각의 핵심 소재인 구리(약 401W/mK)나 은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그동안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구리와 은을 금속 열전도의 '물리적 상한선'으로 간주해 왔다. '전자-포논' 상호작용 통제…열 전달의 고속도로 구축 연구팀이 발견한 신소재의 핵심 비결은 내부 입자 간의 상호작용 제어에 있다. 일반적인 금속에서는 열을 나르는 '전자'와 격자 진동인 '포논(Phonon)'이 서로 충돌하며 저항을 만들어낸다. 이 충돌이 열 흐름을 방해해 에너지 손실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세타상 탄탈럼 나이트라이드는 전자와 포논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약하게 설계되어 있어, 열이 저항 없이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처럼 빠르게 전달된다. 연구팀은 싱크로트론 X선 산란 분석과 초고속 광학 분광 기법을 통해 이 메커니즘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구리 의존도 높은 AI 산업의 '구원투수' 될까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발열 제어가 곧 성능인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구리는 글로벌 방열판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지만, AI 가속기와 고성능 스마트폰의 발열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냉각 성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용지에 후 교수는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냉각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존 금속은 성능 한계에 직면했다"며, "반도체 칩과 AI 가속기 분야에서 구리에 대한 글로벌 의존도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이를 대체할 신소재의 확보는 산업적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우주부터 양자컴퓨터까지…산업 전반 확산 기대 업계에서는 이 신소재가 차세대 히트싱크(방열판) 시장뿐만 아니라 고온 환경이 지속되는 항공우주 시스템, 정밀한 온도 제어가 필수적인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도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UCLA의 발견은 수십 년간 정체되어 있던 금속 열전도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향후 양산 공정 최적화와 비용 효율성이 확보된다면 차세대 열 관리 솔루션의 표준이 바뀔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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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0)]"구리보다 3배 빠르다"⋯UCLA, AI 반도체 열 관리 바꿀 '초전도체급' 신소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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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5,300 첫 돌파 후 진폭 확대⋯강보합 마감
- 코스피가 30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300선을 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11포인트(0.06%) 오른 5,224.3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10.90포인트(0.21%) 내린 5,210.35로 출발했으나 오전 10시 30분께 5,321.68까지 치솟으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5,199.78까지 밀리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14.97포인트(1.29%) 내린 1,149.44로 약세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3.2원 오른 1,439.5원(15:30 종가)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12%)는 약보합 마감했고, SK하이닉스(5.57%)는 급등했다. [미니해설] 5,300선의 유혹과 경계…'불장' 속 더 커진 변동성 30일 국내 증시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하락 출발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숨에 5,3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장중 5,3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을 단숨에 뛰어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수는 오전 한때 5,199.78까지 밀리며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장세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특히 SK하이닉스(5.57%)는 909,0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931,000원까지 오르며 '90만 닉스'에 진입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했다. 반면 삼성전자(-0.12%)는 장 내내 강세를 보이다가 장 막판 차익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대형 반도체주의 엇갈린 흐름은 지수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극명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SK스퀘어(7.34%)는 급등했지만, 현대차(-5.30%)와 기아(-1.48%) 등 자동차주는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NAVER(-4.18%), LG에너지솔루션(-4.44%), 두산에너빌리티(-3.62%) 등 성장주와 이차전지 관련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에서 대형 수주 소식이 전해진 삼성SDI(0.52%)는 장 막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수는 14.97포인트(1.29%) 하락하며 1,150선을 내줬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차익 실현과 위험 회피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은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30일 외국인 투자자 국내 주식 매도 등의 영향으로 크게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3.2원 상승하며 1,439.5원(15:30 종가)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5.7원 상승한 1,432.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11시24분께 1,441.25원으로 1,440원을 넘기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미 기술주 변동성 확대와 함께 환율 불안이 재차 부각되면서 외국인 수급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지수 상단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와 함께,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한 경계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코스피 5,300선 돌파는 한국 증시의 체력과 기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빠른 상승 이후 조정 가능성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환율 불안과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미국 통상·환율 정책 변수는 당분간 증시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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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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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5,300 첫 돌파 후 진폭 확대⋯강보합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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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5)] 초기 우주는 '원시 수프'였다⋯실험으로 확인된 탄생 직후의 물질 상태
- 초기 우주가 아주 뜨겁고 끈적한 '원시 수프' 상태였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우주가 탄생한 직후 잠깐 존재했던 물질이 실제로 액체처럼 움직였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냈다고 웹사이트 PHYS.org가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가속기(LHC) 실험을 통해, 초기 우주를 채웠던 '쿼크-글루온 플라즈마(quark-gluon plasma)'가 진짜 수프처럼 흐르는 성질을 가졌다는 사실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레터스 B(Physics Letters B)에 실렸다. 우주가 막 태어났을 때는 온도가 1조 도가 넘어, 지금의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인 '쿼크'와 '글루온'이 자유롭게 떠다니는 상태였다. 과학자들은 이를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라고 부른다. 이 상태는 우주 탄생 직후 아주 짧은 시간만 존재했고, 이후 식으면서 오늘날의 양성자와 중성자 같은 입자들이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이 원시 물질을 직접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가속기에서 납과 같은 무거운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충돌시켜 비슷한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쿼크-글루온 플라즈마가 아주 짧은 순간 생성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플라즈마 속을 빠르게 지나가는 쿼크가 물속을 헤엄치는 오리처럼 '물결 자국'을 남긴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쿼크가 지나간 자리에서 주변 물질이 출렁이며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관측했다. 이는 쿼크-글루온 플라즈마가 입자들이 제각각 흩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고속으로 움직이는 입자에 대해 액체처럼 반응해 출렁이고 튀는 현상을 보인다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다. 연구를 이끈 MIT의 옌제 리 교수는 "그동안 이 플라즈마가 정말 액체처럼 행동하는지 논쟁이 많았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매우 밀도가 높은 상태에서 쿼크를 느리게 만들고, 물결과 파동을 만들어내는 진짜 '원시 수프'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존과 다른 방법도 사용했다. 보통 쿼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다른 쿼크와 함께 만들어져 관측이 어려웠다. 대신 연구팀은 플라즈마 속을 지나가는 단일 쿼크와, 주변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Z 보손(Z boson)'이라는 입자를 함께 분석했다. Z 보손은 자연의 기본 힘 가운데 하나인 약한 힘(약력)을 전달하는 기본 입자다. 쉽게 말해 입자들이 변하거나 붕괴할 때 힘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Z 보손이 기준점 역할을 하면서, 쿼크 하나가 만든 물결 효과를 더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런 물결의 크기와 속도, 사라지는 시간을 분석하면 초기 우주 물질의 성질을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우주가 태어난 직후 어떤 상태였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 우주가 정말로 끈적한 수프 같은 액체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 이 신비한 물질의 성질을 더 자세히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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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5)] 초기 우주는 '원시 수프'였다⋯실험으로 확인된 탄생 직후의 물질 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