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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5)] 초저온 원자, 양자 터널링의 '숨겨진 마법 통로'를 열다
- 현대 기술의 미래를 이끌 양자 컴퓨터와 초정밀 센서의 심장부에는 조셉슨 효과(Josephson Effect)라는 중요한 양자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현상은 초전도체(Superconductor) 회로의 핵심 부품인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에서 일어난다. 조셉슨 접합은 두 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얇은 절연층이 끼워진 구조로, 전자가 이 장벽을 에너지 손실 없이 뚫고 지나가는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ing) 현상을 가능하게 한다. 양자 터널링은 입자가 마치 터널이 없는 산을 에너지를 쓰지 않고 관통하는 마법과 같으며, 이 현상은 자기뇌파검사(MEG)와 같은 의료 진단 및 정밀 측정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조셉슨 접합이 작동하는 고체 초전도체 내부의 전자는 너무나 작고 빨라서, 이 현상이 발생하는 미시적 과정(Microscopic processes), 즉 에너지가 손실되고 소용돌이 형태의 들뜸(Excitations)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직접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라인란트팔츠 공과대학(RPTU)의 헤르빅 오트(Herwig Ott) 수석 연구원은 "조셉슨 접합의 미시적 과정은 오랫동안 숨겨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초저온 원자: 움직이는 광학 장벽으로 회로를 재현하다 이 난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란다우 대학과 이탈리아 유럽 비선형 분광학 연구소(LENS)의 연구팀은 양자 시뮬레이션(Quantum Simulation) 기법을 활용했다. 이는 복잡하고 관찰하기 어려운 양자 시스템(초전도체)을 더 단순하고 관찰하기 쉬운 시스템(초저온 원자)으로 모방하여 실험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먼저 원자들을 극도로 낮은 온도(약 30~35나노켈빈, 절대 영도 근처)까지 냉각시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e, BEC) 상태로 만들었다. BEC 상태에서 수많은 원자들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양자 파동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팀은 집중된 레이저 빔을 사용하여 이 원자 집단을 분리하는 광학 장벽(Optical Barrier)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원자 조셉슨 접합(Atomic Josephson Junction)'을 구현했다. 루이지 아미코(Luigi Amico) 이탈리아 카타니아 대학 교수는 "장벽을 원자들을 통과시켜 움직이는 방식으로 초전도 전류를 달성할 수 있으며, 장벽 양단의 화학 퍼텐셜 차이가 전압 강하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원자의 동역학은 전자에 비해 느리기 때문에, 이 원자 시스템은 조셉슨 접합의 작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고유하게 순수한 시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했다. 양자 표준 전압: 샤피로 계단의 보편성 확증 연구팀은 광학 장벽에 주기적인 왕복 진동(Oscillation)을 추가하여, 초전도체 회로에 교류 전류(Alternating Current)나 마이크로파 복사를 가하는 효과를 재현했다. 그 결과, 원자 전류를 증가시킴에 따라 장벽 양단의 화학 퍼텐셜 차이가 마치 계단처럼 특정 값에서 평평하게 유지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것이 바로 샤피로 계단(Shapiro Steps)이다. 샤피로 계단은 그 높이가 오직 자연 상수와 진동 주파수에만 의존하며, 전압의 국제 표준인 '볼트(Volt)'를 정의하는 근거로 사용될 만큼 신뢰도가 높다. 헤르빅 오트 연구원은 "우리 실험에서 처음으로 그 결과로 발생하는 들뜸을 시각화할 수 있었다"며, "이 효과가 초저온 원자라는 완전히 다른 물리 시스템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은 샤피로 계단이 보편적인 현상(Universal Phenomenon)임을 확인시켜준다"고 강조했다. 실험은 보손 원자인 루비듐-87뿐만 아니라, 리튬-6 원자를 이용하여 페르미 기체와 분자 체제 등 다양한 양자 상태에서도 샤피로 계단이 나타남을 보였다. 이는 전자의 양자 세계와 원자의 양자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는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에너지 손실의 메커니즘: '와류' 움직임의 시각적 증거 이 실험의 가장 큰 통찰력은 샤피로 계단을 발생시키는 에너지 손실(Dissipation)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시각적으로 포착한 것이다. 독일팀은 원자 밀도의 큰 들뜸인 와류 고리(Vortex Rings)가 장벽의 움직임과 반대 방향으로 전파되는 것을 관찰했다. 핵심은 계단의 수와 방출되는 와류 고리의 수가 정확히 일치했다는 점이다. 즉, 첫 번째 계단에서는 진동당 와류 고리 1개, 두 번째 계단에서는 2개가 발생했다. 이탈리아팀은 와류-반와류 쌍(Vortex-Antivortex Pairs)의 형태로 유사한 현상을 관찰했다. 이 와류는 마치 원자 구름 속에 생겨 원자 전류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소용돌이와 같다. 이 소용돌이가 장벽을 넘어가는 원자들을 '붙잡아' 에너지를 잃게 만들면서, 전압이 특정 구간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잠시 멈추는 '계단'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프란체스코 스카자 교수는 "이 실험들은 와류와 같은 들뜸의 움직임이 양자 수송 현상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멋지게 보여준다"고 평하며, 이는 초전도 회로에서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던 에너지 손실의 역할을 명확히 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트로닉스 시대: 새로운 양자 회로의 설계도 이번 연구는 미시적 동역학을 이해하는 교과서적인 사례일 뿐만 아니라, 원자트로닉스(Atomtronics)라는 새로운 공학 분야의 응용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원자트로닉스는 전자 대신 원자를 사용하여 전자 장치와 유사한 회로를 만드는 분야로, 양자 컴퓨팅과 초정밀 양자 센서에 응용될 잠재력이 높다. 연구팀은 원자 조셉슨 접합을 여러 개 연결하여 '원자 회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러한 원자 회로는 고체 회로의 불순물 문제를 피하고, 파동적 효과(Coherent effects)를 관찰하는 데 특히 적합하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의 로시오 하우레기-레노(Rocío Jauregui-Renaud) 교수는 "제시된 결과는 원자트로닉스 회로를 통한 원자의 정확한 순환적 전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이 아키텍처 개발의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이 연구는 초전도 큐비트 개발의 오랜 숙원이었던 '초청정 전자 조셉슨 접합'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과학적 통찰력을 제공하며, 미래 양자 기술의 설계도로서 그 가치를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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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5)] 초저온 원자, 양자 터널링의 '숨겨진 마법 통로'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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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포드, 전기차 사업 전면 수정 및 26조원 손실 반영⋯하이브리드 중심 재편
-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가 전기자동차(EV)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한편 EV 사업 부진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공식화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포드가 EV사업에 근본적으로 재검토에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이 EV 보급 지원에 소극적인데다 EV 수요 자체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수술에 나선 것이다. 포드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일단 중단하고 해당 차종을 주행거래를 확장시킨 레인지 익스텐더형 전기자동차(EREV)로 대체할 예정이다. 차세대 트럭과 계획된 전동상용차 밴도 손을 뗀다. 포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량의 약 절반을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확장형 차량,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순수 전기차에 대한 부담이 큰 소비자들 사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는 전기 구동을 기본으로 하되 차량에 가솔린 엔진을 함께 탑재해 주행거리 불안을 줄인 형태다. 포드는 이를 통해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차종으로 자본을 재배치할 계획이다. 포드는 이와 함께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약 195억달러(약 26조원)의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손실은 기업이 기록한 손상차손(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재무제표와의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는 회계처리) 가운데서도 최대 수준에 해당하며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전기차 중심 전략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포드는 2023년 이후 전기차 사업에서만 누적 13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대형 전기차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수십억달러를 계속 투입하는 대신 전략 전환을 선택했다"며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축적된 만큼, 배출 저감 파워트레인의 다음 단계에서는 더 높은 확실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 규제 환경 변화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전기차 전환을 빠르게 추진해온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과 충전 인프라 문제 등을 이유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다만 포드는 전기차 개발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2027년까지 3만달러 수준의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할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미국 시장 전기차 전략의 핵심 모델로 삼겠다고 밝혔다.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포드는 켄터키주에 조성 중이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전력 저장 사업으로 전환한다. 해당 시설은 전력회사, 풍력·태양광 발전 사업자, 인공지능(AI) 학습용 대형 데이터센터 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포드는 이번 사업 재편과 함께 미국 전역에서 수천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ey Insights] 포드의 26조원 규모 손실 반영과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 선회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심각함을 시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맞물려 순수 전기차의 수익성 확보가 최대 난제로 떠올랐다. 하이브리드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기아에는 단기적 기회일 수 있으나, 북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국 배터리 업계는 투자 속도 조절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시급해졌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한 전략 마련이 필수적이다. [Summary] 미국 포드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응해 전기차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며, 이 과정에서 195억 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켄터키 배터리 공장을 에너지 저장 장치용으로 전환해 수익 다각화를 꾀한다. 다만 2027년 저가형 전기 픽업트럭 출시 등 장기적인 전기차 개발의 끈은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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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포드, 전기차 사업 전면 수정 및 26조원 손실 반영⋯하이브리드 중심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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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창사 88년 만에 독일 공장 첫 폐쇄⋯현금흐름 압박에 구조조정 가속
-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창사 88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한다. 중국 판매 부진과 유럽 수요 둔화, 미국 관세 부담 등으로 현금흐름 압박이 커진 가운데 추진되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바겐이 오는 16일부터 독일 드레스덴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2002년 이후 누적 생산량이 20만 대에 못 미치는 소규모 공장으로, 한때 고급 세단 페이톤과 전기차 ID.3를 생산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노사가 합의한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것으로, 폭스바겐은 독일 내 생산능력이 연간 73만4000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부지는 드레스덴 공과대에 임대돼 AI·로보틱스 연구 캠퍼스로 전환된다. [미니해설] 폭스바겐 독일 드레스덴 공장 첫 폐쇄 폭스바겐이 독일 드레스덴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유럽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본국 내 공장 폐쇄는 1937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상징성과 파급력이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생산 거점 축소를 넘어, 전통 완성차 기업이 직면한 복합적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드레스덴 공장은 폭스바겐의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한 '쇼케이스' 성격으로 출발했다. 고급 세단 페이톤을 조립하던 이 공장은 2016년 이후 전기차 ID.3 생산으로 전환됐지만, 연간 생산 규모는 주력 공장인 볼프스부르크에 비해 크게 미미했다. 누적 생산량 역시 20만 대에 못 미쳐, 비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꼽혀 왔다. 이번 폐쇄는 지난해 10월 노사 간 합의한 대규모 구조조정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폭스바겐 노사는 독일 내 일자리 3만5000개 이상을 줄이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전체 독일 직원의 약 30%에 해당한다. 강제 해고 대신 퇴직 프로그램과 노령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적으로 허용 가능한 방식’을 택했지만, 생산 거점 축소라는 고통스러운 선택은 피하지 못했다. 폭스바겐이 구조조정에 나선 배경에는 전방위적인 실적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장기화되고 있고, 유럽 내 전기차 수요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 부담까지 더해지며 현금흐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회사 측이 밝힌 독일 내 생산 중단 계획에 따라 오스나브뤼크와 드레스덴 공장이 늦어도 2027년까지 멈추게 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73만 대 이상 줄어든다. 재무 성적표 역시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보여준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3분기 10억7000만 유로의 세후 순손실을 기록하며 2020년 팬데믹 초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에 빠졌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3.6%에서 -1.6%로 급락했다. 마진이 낮은 전기차 비중 확대, 미국 관세, 그리고 계열사 포르쉐의 전기차 전략 수정에 따른 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포르쉐는 배터리 생산 자회사 청산 등 전략 전환 과정에서 3분기에만 9억7000만 유로의 영업손실을 냈고, 이와 관련한 추가 비용은 연간 47억 유로에 달했다.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이 5%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연간 최대 50억 유로에 이르는 관세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폭스바겐의 현금흐름 압박이 중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번스타인의 스티븐 라이트먼 애널리스트는 내연기관차 수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추가 투자가 필요해진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2026년을 전후로 뚜렷한 현금흐름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모리츠 크로넨베르거 역시 투자 목표 달성을 위해 일부 프로젝트를 과감히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바겐은 향후 5년간 1600억 유로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금 배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드레스덴 공장 부지를 AI·로보틱스·반도체 연구 캠퍼스로 전환하고, 향후 7년간 5000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제조 축소, 기술 전환'이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폭스바겐의 이번 선택은 단순한 공장 폐쇄를 넘어, 전통 완성차 기업이 전동화·기술 전환과 수익성 방어 사이에서 얼마나 어려운 결정을 강요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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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창사 88년 만에 독일 공장 첫 폐쇄⋯현금흐름 압박에 구조조정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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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변동성 확대 시 선제 대응"⋯100조원 시장안정프로그램 연장
-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시장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며 필요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100조원 이상 규모로 운용 중인 시장안정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연장해 '시장 안전판'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월평균 1470원을 웃돌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국고채 금리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당국이 안정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내년에도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최대 60조900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할 방침이다. [미니해설] 이억원 금융위장, "금융시장 변동성, 선제적 안정 대응" 금융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과 채권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선제적 안정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직접 시장안정조치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당국이 내년에도 강한 안전판 역할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15일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금융시장 여건에 대해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는 등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 능력은 충분하다"며 과도한 불안 심리를 경계했다. 환율과 금리 모두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이를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시키기에는 기초 체력이 견조하다는 판단이다. 회의 참석자들 역시 내년 한국 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1%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고, 금융권의 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도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과거와 같은 급격한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은행권 자본비율과 유동성 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한다. 다만 위험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데에는 의견이 모였다.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주요국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국제 자본 이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고, 환율 변동성 역시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참석자들은 실물 수급 요인 못지않게 시장 기대심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화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단기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구조 고도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 등 경제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 같은 인식 아래 금융위는 현재 100조원 이상 규모로 운용 중인 시장안정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연장하기로 했다. 올해만 해도 비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약 11조8000억원을 매입하며 채권시장 안정에 나섰고, 이 조치가 금리 급등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이 협력해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한 최대 60조9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된다. 부동산 시장 조정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이 위원장은 "금융시장 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안전판 역할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내년 중 회사채·은행채·여전채 등의 만기 구조와 금융권의 채권 보유 규모, 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단기 시장 안정뿐 아니라 중장기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시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정례화해 미시적 리스크와 시스템 리스크, 리스크 간 상호 연결성, 테일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환율·금리·부동산·자본시장 리스크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환경에서,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금융당국의 메시지는 '위기 과장 경계'와 '대응 준비 강화'를 동시에 담고 있다. 시장에는 과도한 불안을 진정시키는 한편, 필요할 경우 즉각 개입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심리적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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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변동성 확대 시 선제 대응"⋯100조원 시장안정프로그램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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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 실리콘밸리의 역사적인 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2025년 12월, 81세의 노장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회장이 그 중심에 섰다. 오픈AI, 소프트뱅크, 그리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가 그 무대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편, 월가(Wall Street)에서는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오라클이 AI 버블이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신세가 된 것을 넘어, 이제는 금융 시장의 새로운 고통을 잉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혁신'으로 포장되었던 오라클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제는 주식 폭락을 넘어 채권 시장의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 돌변했다는 분석이다. 주가 30% 폭락보다 무서운 '채권 시장'의 비명 오라클의 위기는 주식 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지난 9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오라클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대한 열광이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에 대한 회의론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스마트 머니'가 움직이는 채권 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라클이 발행한 '투자적격등급(Investment Grade)' 채권이 최근 시장에서 사실상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오라클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불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오라클은 AI 투자를 위해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우량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현재 약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Paper loss)을 떠안은 상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3일 장중 한때 1.513%p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라클의 신용 리스크가 위험 수위를 넘었음을 시사한다.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된 '역사상 최대 도박' 이 위기의 시발점은 2024년 봄, 오픈AI의 임원이 오라클 영업팀에 보낸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이었다. 챗GPT 이후 만성적인 컴퓨팅 파워 부족에 시달리던 오픈AI는 절박했고, 오라클은 텍사스에 거대 데이터센터 부지를 가지고 있었다. 양사의 이해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스타게이트'라는 3000억 달러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비화했다. 문제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수익성'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은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인해 오픈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일부의 완공 시점을 당초 목표보다 늦춰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이는 AI 투자 수익 실현 시점이 더 멀어졌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가스 발전기를 돌리는 고비용 구조까지 선택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MS가 버린 '독이 든 성배'…AI 생태계 전반으로 공포 확산 오라클의 행보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중함과 대비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의 무리한 인프라 요구를 "경제성이 없다"며 거절했다. MS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려놓은 그 '독이 든 성배'를 오라클이 덥석 받아든 셈이다. 오라클의 재무 상태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경고등이 켜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0년대 후반까지 약 700억 달러의 현금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오라클발(發) 공포는 이미 AI 업계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AI 칩 수혜주로 꼽히던 브로드컴(Broadcom) 역시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11%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실체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AI 베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있다. 중국조차 엔비디아 칩 대신 7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칩 육성 패키지를 고려하는 등, AI 하드웨어 시장의 수요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AI 파티가 끝나고 음악이 멈추는 순간, 가장 먼저 의자가 없음을 깨닫게 될 기업은 오라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량채가 정크본드로 전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 충격파가 실물 경제를 넘어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불길한 전조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 '묻지마 AI 투자'의 청구서가 날아든다 오라클 사태는 'AI 맹신'에 취해있던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에 날아든 독촉장과 같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조차 명확한 수익 모델 없는 무리한 AI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재무적 파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채권 시장이 이에 얼마나 냉혹하게 반응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수요를 '상수(Constant)'로 놓고 설비 투자를 늘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심각한 경고다. 오라클과 같은 빅테크들이 자금 경색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곧바로 재고 급증과 실적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장밋빛 전망 대신, 이제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네이버 등 국내 AI 플랫폼 기업들 역시 B2B, B2C 시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라클처럼 주가 폭락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Summary] 기사 요약 오라클이 오픈AI와 손잡고 추진 중인 3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흔들리며 주가가 고점 대비 30% 폭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권 시장이다. 오라클의 우량 채권이 투자자들의 불신 속에 '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력 및 자재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완공이 2028년으로 지연되는 등 수익성 우려가 현실화된 탓이다. 이는 실체 없는 AI 기대감에 기댄 투자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버블 붕괴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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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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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4)] 화성에 가면 더 빨리 늙는다?⋯상대성이론이 만든 '시간의 차이'
- 화성의 시간은 지구보다 빨리 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통신·항법 체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류가 화성 탐사와 유인 거주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가운데, 화성에서의 시간 흐름이 지구와 다르게 작동한다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연구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과학기술 전문 매체 뉴아틀라스가 보도했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화성에 머무는 사람은 지구에 있을 때보다 매일 약 477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만큼 더 빠르게 나이를 먹는 것으로 계산된다. 단위로는 미미해 보이지만, 장기간 누적될 경우 무시할 수 없는 차이를 만든다. 이 같은 현상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비롯된다.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이 분리된 절대적 개념이 아니라 관측자의 위치와 속도, 그리고 중력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설명한다. 특히 시간은 공간과 결합된 네 번째 차원으로, 어떻게 흐르는지는 관측자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른바 '시간 지연(time dilation)' 현상은 오랫동안 공상과학의 소재로 다뤄졌지만, 이미 현대 기술에서 실질적인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성항법시스템(GPS)이다. GPS 위성은 지구 표면보다 약 2만 km 상공을 초속 4km 이상으로 이동하는데, 이 속도로 인해 위성 시계는 지상 시계보다 하루 약 7마이크로초 느리게 간다. 여기에 중력 효과가 더해진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궤도 상에서는 오히려 시간이 빨라지며, GPS 위성은 이 효과로 하루 약 45마이크로초를 '얻는다'. 두 효과를 합산하면 위성 시계는 지상보다 하루 38마이크로초 빠르게 움직인다. 이러한 차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위치 계산 오차가 하루 수 km에 달해, GPS는 사실상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인류의 활동 무대가 지구 궤도를 넘어 우주로 확장되면서 시간 보정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과 관련 연구진은 이미 달에서의 시간 체계를 별도로 정의할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달에서는 시간이 지구보다 하루 약 56마이크로초 빠르게 흐르는 것으로 계산된다. 화성의 경우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하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닐 애슈비와 비주나트 파틀라 연구진은 화성에서의 시간 흐름을 정밀 계산한 결과, 화성의 시간은 평균적으로 지구보다 하루 477마이크로초 빠르며, 연중 최대 266마이크로초의 변동 폭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화성이 달과 달리 태양을 중심으로 한 타원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공전 속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성 자체의 중력과 궤도 흔들림까지 고려해야 해 계산은 '4체 문제'로 확장되며 난도가 크게 높아진다. 문제는 이러한 시간 차이가 단순한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화성 탐사선과 기지, 위성, 통신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태양계 인터넷' 환경에서는 시간 오차가 곧 통신 오류와 데이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화성 환경에서는 고정된 보정값이 아닌 상시 변화하는 동적 시간 보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애슈비 연구원은 "화성에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처음으로 명확히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시간은 상대성이론의 핵심 요소로,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계산과 적용은 매우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에 게재됐다. 인류가 화성 정착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는 시점에서, '시간'이라는 기본 단위마저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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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4)] 화성에 가면 더 빨리 늙는다?⋯상대성이론이 만든 '시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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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1)] 열은 차단하고 시야는 유지⋯차세대 투명 창호 단열 소재 개발
-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CU Boulder) 연구진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투명 창호용 단열 신소재를 개발했다. 11일(현지시간) CU 볼더 투데이에 따르면 이 소재는 열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시야를 거의 방해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전 세계 건물 에너지 소비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CU 볼더 물리학과 연구진은 해당 소재를 '메조다공성 광학 투명 단열재(Mesoporous Optically Clear Heat Insulator, MOCHI)'로 명명했다. 모치(MOCHI)는 얇은 시트 또는 판 형태로 제작돼 기존 창문 내부에 부착할 수 있으며,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내구성이 높고 투명도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이반 스말류크(Ivan Smalyukh) 교수는 "벽은 단열재를 두껍게 쌓을 수 있지만, 창문은 투명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제약이 있다"며 "투명성과 단열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소재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12월 1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주거용 주택부터 초고층 오피스 빌딩에 이르기까지 건물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특히 창문은 겨울철에는 열 손실의 주요 경로가 되고, 여름철에는 외부 열을 내부로 유입시키는 취약 지점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MOCHI를 통해 이러한 열 교환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MOCHI의 핵심은 실리콘 젤 내부에 형성된 초미세 공기 구조에 있다. 이 소재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은 수많은 기공에 공기를 가두는 구조로, 전체 부피의 90% 이상이 공기로 채워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께 5밀리미터의 MOCHI 시트만으로도 손바닥 위에서 불꽃의 열을 차단할 수 있을 정도의 단열 성능을 보였다. 열 전달은 일반적으로 기체 분자 간 충돌을 통해 이뤄지는데, MOCHI 내부의 기공은 너무 작아 분자들이 자유롭게 충돌하지 못한다. 대신 분자들은 기공의 벽에 부딪히며 에너지 전달이 크게 제한된다. 그 결과 열 흐름이 효과적으로 억제된다. 동시에 이 소재는 입사광의 약 0.2%만 반사해, 시각적 투명성을 유지한다. MOCHI는 기존의 고성능 단열재로 활용돼 온 에어로젤(aerogel)과 유사한 개념을 갖지만, 구조적 차별성이 있다. 에어로젤은 기공이 무작위로 분포돼 빛을 산란시키는 경우가 많아 시야가 흐려지는 반면, MOCHI는 기공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빛 투과성을 대폭 개선했다. 제조 과정에서는 계면활성제 분자가 실처럼 응집된 구조를 형성한 뒤, 그 외부를 실리콘 분자가 감싸도록 유도한다. 이후 계면활성제 구조를 공기로 치환하면, 실리콘으로 둘러싸인 초미세 공기 통로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연구진은 이를 "공기로 채워진 미세 관이 얽힌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소재가 창호 단열뿐 아니라 태양열 포집 장치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햇빛의 열을 가두면서도 투과된 빛을 활용해 건물 난방이나 온수 공급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MOCHI는 공정이 복잡해 실험실에서만 소량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되는 원재료가 비교적 저렴하고, 제조 공정 역시 단순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MOCHI는 투명성과 단열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아밋 바르드와지, 블레즈 플뢰리, 엘도 아브라함, 이태우 박사후연구원 등이 공동 참여했으며, 보흐단 세뉴크, 얀 바르트 텐 호버, 블라디슬라프 체르파크 전 박사후연구원도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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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1)] 열은 차단하고 시야는 유지⋯차세대 투명 창호 단열 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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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687p 급등 '사상 최고'⋯오라클 쇼크에 AI 매물 출회, 전통주로 순환매 확산
-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AI 집중 매수세의 균열과 경기순환주 중심의 강한 순환매가 맞물리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687.68포인트(1.4%) 급등해 사상 최고치(48,730.43)를 기록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오라클의 실적 쇼크에 0.3%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장중 약세를 극복하고 0.18% 상승(6,899.02)하며 사상 최고권을 유지했다. 시장을 흔든 핵심 변수는 오라클(-10%)이었다. 회사는 분기 매출이 월가 기대를 밑돌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연간 설비투자(Capex)를 기존보다 40% 이상 늘린 5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투자 규모는 "AI 투자 회수 속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자극하며 기술주 전반에 매물을 유도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비자(Visa)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의견 상향으로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금융 업종은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캐터필러·GM 등 전통 제조·소비주도 오름세를 보이며 '기술주 의존도 완화' 흐름이 강화됐다.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도 0.8% 상승하며 전날에 이어 연속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준이 전날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정책금리를 3.5~3.75%로 낮춘 영향으로, 시중금리와 연동도가 높은 중소형주에 자금 유입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해설] 오라클이 던진 신호…AI 투자 수익성에 드리운 첫 그림자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AI 중심의 단선적 상승 흐름에 처음으로 의미 있는 균열이 생겼음을 시사했다. 그 촉발점은 오라클이었다. 기대에 못 미친 매출과 더불어 연간 설비투자(Capex)를 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린 이번 발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의 속도만큼이나 수익 회수의 현실성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이 같은 긴장을 가장 날카롭게 짚어낸 이는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이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오라클을 둘러싼 우려는 자연스럽게 AI 투자 전반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며, "오라클은 말하자면 '탄광 속 카나리아'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의 비유에는 단순한 경고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미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AI 인프라 분야에서 현금흐름 창출이 얼마나 지연되는지, 그리고 이 지연이 기업 재무와 주가에 어떤 부담을 가할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이 처음으로 시장의 표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한 대로, 오라클의 Capex는 예상치를 40% 이상 상회했다. CEO 래리 엘리슨이 하루 만에 약 270억 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은 사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실적 변동이 아니라 AI 자본지출 확대의 부담이 어떻게 시장 리스크로 전환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주에서 전통주로…시장 중심축의 이동 오라클 쇼크는 기술주 전반에 매도 압력을 강화했지만, 이는 곧바로 시장 내 새로운 중심축을 형성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금융·제조업·소비재 등 이른바 '전통 산업'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고, 금융 섹터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의 동반 급등은 그 상징적 장면이다. 소스닉은 "시장이 기술주 일변도에서 일정 부분 벗어나는 것은 자연스럽고 타당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기술주의 숨 고르기가 시작되자 그동안 조명을 받지 못하던 업종들이 기회를 잡고 있다. 이는 단기 순환매라기보다, 고금리 국면의 종료와 경기 정상화 과정에서 자산 배분의 재정렬이 시작됐음을 시사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특히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이 연속 신고가를 기록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시중금리 변화에 민감한 중소형주 특성상, 연준의 3번째 금리 인하와 파월 의장의 온건한 발언은 즉각적인 수혜로 연결됐다. 기술주의 '과열 청구서'가 시장에 배달되는 동안, 전통 업종은 금리 정상화의 혜택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 셈이다. 산타랠리의 예고와 그 이후…2026년은 다른 게임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소스닉은 올해 말 랠리를 "이미 예정된(preordained) 산타랠리"라고 규정하며, S&P500이 연말까지 7000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조정 압력의 시계가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26년 시장이 직면할 위험 요인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AI 투자 회수 속도의 지연이다. 자본지출 확대가 지속되는 반면 매출 기여와 이익 전환까지의 시간차가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 새 연준 의장의 정책 기조 불확실성이다. 통화정책은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의장 교체는 그 자체로 변동성을 증폭시킬 변수다. 셋째, 미국 중간선거가 가져올 정치·재정 정책의 불확실성이다. 예산 협상, 규제 방향, 산업 정책이 선거국면과 맞물릴 경우 금융시장은 적지 않은 진동을 겪게 된다. 결국 올해의 랠리가 '정책 완화·유동성 개선·자금 이동'의 산물이라면, 내년 이후 시장은 '정책 변경·투자 회수·정치 변수'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파월의 진단이 던진 함의…완화 국면의 빛과 그림자 시장에서 거의 간과되다시피 했던 또 하나의 신호는 파월의 고용시장 진단이다. 그는 "노동시장이 최근 몇 달간 마이너스 고용 증가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동시장의 완만한 냉각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종 조사에서도 노동 공급과 수요가 모두 줄어드는 조짐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지만, 동시에 고용 둔화가 본격화할 경우 소비 위축과 기업 실적 하향 조정이라는 새로운 부담이 시장을 짓누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금리 인하가 주가를 밀어올리는 '기회'인 동시에, 경기 둔화의 단초가 되는 '위험'이 공존하는 구조다. AI 시대의 두 번째 장⋯'확장'에서 '검증'으로 결국 오라클의 충격은 단순한 하루의 변동이 아니다. 이는 AI 과열이 확장기에서 검증기로 넘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기술주의 일방적 독주가 잦아들고, 전통 산업·금융·중소형주가 다시 가격을 찾는 과정은 시장 구조의 정상화이자 자본 배분의 재정렬이다. AI가 만들어낸 초장기적 대장세 이후, 시장은 이제 투자 대비 수익의 실질적 성과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2026년이 열어젖힐 새 시장은 '속도 경쟁'이 아니라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이 가려지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오라클 사태는 그 변화의 서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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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687p 급등 '사상 최고'⋯오라클 쇼크에 AI 매물 출회, 전통주로 순환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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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4년만에 '메타버스' 예산 30% 삭감 등 구조조정 착수
- '메타버스' 사업에 '올인'했던 메타가 결국 4년 만에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내년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30%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삭감안은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하와이 자택에서 이뤄진 내년도 예산 기획회의에서 논의됐다. 회사가 예상했던 수준의 전반적인 메타버스 기술 경쟁이 업계에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삭감의 대부분은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제조하는 리얼리티 랩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 등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예산안이 확정되면 리얼리티 랩스는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인력 감원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소식통은 예산 삭감과 관련한 최종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타 측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메타는 지난 2021년 10월 '차세대 디지털 최전선'에 서서 3차원 가상 세계를 구축하겠다며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했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우리 정체성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나는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메타버스 사업은 지금껏 천문학적인 손실만 기록했다. 리얼리티 랩스는 2021년 초 이후 현재까지 700억 달러(약 103조)가 넘는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융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은 메타버스 사업을 '밑 빠진 독'(leaky bucket)이라 부르며 메타가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크레이그 휴버 휴버리서치파트너스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에 "현명하지만 늦은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호라이즌 월드는 아동이 플랫폼 내에서 성적·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사생활 침해도 이뤄지고 있다는 시민단체 비판까지 받았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들어 공식 석상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초지능' 등 인공지능(AI) 분야에 사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메타는 레이밴 스마트안경 등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소비자용 하드웨어 개발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는 최근 이를 위해 애플에서 앨런 다이를 영입해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임명하기도 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메타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메타 주가는 장중 4%이상 뛰었으며 결국 3%이상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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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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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4년만에 '메타버스' 예산 30% 삭감 등 구조조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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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마이크로소프트, AI 에이전트 판매 목표 미달⋯'AI 거품론' 재점화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를 선언했으나 아직 시장 반응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지난 6월 종료된 2025 회계연도 기준 에이전트 등 AI 제품의 판매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자 부서별로 해당 제품의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기업 고객이 자체 AI 앱과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파운드리' 제품이다. 한 클라우드 영업 부서는 이 제품의 판매를 50%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영업사원들에게 판매를 독려했으나 회계연도 마감 이후 집계한 결과 할당량을 채운 비율이 5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다른 사업부에서도 같은 제품 매출 목표를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달성에 실패했다. 결국 이들 사업부는 지난 7월 시작한 이번 회계연도의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25∼50%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소식통은 MS가 특정 제품에 대해 이처럼 목표를 낮추는 조치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AI 에이전트의 판매 부진은 기업 고객이 이 제품을 도입하는 조치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신해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활용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사이버 보안 업무나 재무 자동화 등과 같은 분야에서는 사소한 실수나 오작동도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성을 우려하는 기업도 있다. 사모펀드 칼라일은 지난해 회의 요약과 재무 모델 작성 등을 위해 MS의 AI '코파일럿'을 도입했다가 어려움을 겪었다. AI가 외부 앱의 데이터를 제대로 추출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칼라일은 최근 코파일럿 도구에 지출하는 비용을 감축했다. 이에 대해 MS 대변인은 미 경제방송 CNBC에 "AI 제품의 판매 할당 총량은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분석가는 보도와 관련해 "산업계는 현재 AI 도입 초기단계"라며 "AI 제품이 기업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로이터 통신에 설명했다. 이날 MS 주가는 장중 3% 이상 하락했다가 일부 회복해 2.5% 하락마감됐다. [Key Insights]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부진은 'AI 만능론'이 지배하던 초기 시장이 기술적 한계와 비용 효율성을 따지는 '냉정한 검증기'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한국 기업들 역시 맹목적인 AI 도입보다는 보안과 데이터 정확성이 담보된 실질적인 성과 도출에 집중해야 한다. 기술 공급자의 장밋빛 청사진에 편승하기보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AI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최적화하는 '내실 중심의 AI 경영'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Summary]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업용 AI 에이전트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내부 영업 목표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야심 차게 추진한 AI 파운드리 제품의 목표 달성률이 20% 수준에 머물면서 시장에서는 AI 수익화에 대한 거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칼라일 등 대형 기업 고객들이 성능 한계와 보안 우려를 이유로 지출을 줄이면서, AI 산업이 도입 초기의 기술적 난관과 생산성 검증이라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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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마이크로소프트, AI 에이전트 판매 목표 미달⋯'AI 거품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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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3분기 1.3% 성장⋯15분기 만에 최고, 내수·수출 동반 회복
-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살아나고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가 겹치면서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1% 이상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3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3%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민간 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동시에 늘며 1.3% 증가했고, 정부 소비도 1.3%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중심으로 2.6%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호조로 2.1% 늘었고, 건설투자도 6분기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니해설] 3분기 성장률 1.3%⋯15분기만에 최고 한국 경제가 3년 가까운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나는 의미 있는 반등 신호를 보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3%로, 10월 말 속보치(1.2%)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해 1분기 1.2% 성장 이후 2분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고, 이후 4분기 연속 0%대 또는 역성장을 기록했던 흐름을 생각하면 뚜렷한 반전이다. 이번 성장의 가장 큰 특징은 '내수 회복'이다. 3분기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1.2%포인트로 전체 성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분기(0.4%포인트)와 비교하면 0.8%포인트나 확대됐다. 민간 소비 기여도가 0.6%포인트로 가장 컸고, 정부 소비와 설비투자도 각각 0.2%포인트씩 기여했다. 자동차와 통신기기 등 재화 소비, 음식점과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동시에 늘며 민간 소비 증가율은 1.3%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투자 지표도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와 일반 기계류가 늘며 2.6%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부진의 상징이었던 건설투자도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6% 증가하며 6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반도체 공장 건설과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집행 등으로 건설투자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은 2.1% 증가했고, 수입은 2.0% 늘어 증가율이 수출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순수출이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렸다. 여기에 정부 소비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설비투자, 수출 등이 속보치 대비 일제히 상향 조정되면서 전체 성장률도 함께 올라갔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와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5%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운수업·금융보험업 회복에 힘입어 1.4% 늘었다. 2분기 5% 넘게 급감했던 전기·가스·수도업도 전기업 회복으로 5.5% 반등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농축산업과 어업이 동시에 부진해 4.6% 감소했다. 다만 소득 지표는 성장 흐름과 다소 엇갈렸다. 3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3% 감소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실질 GNI는 0.8% 증가했지만, 실질 GDP 증가율(1.3%)보다는 낮았다.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이 확대된 점도 소득 증가를 제약했다. 한은은 4분기 성장 흐름이 연간 성장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장은 "4분기 성장률이 -0.1% 수준만 유지돼도 연간 1% 성장이 가능하고, 0% 이상이면 1.1%도 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복합적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내수 회복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고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번 3분기 반등이 일회성 회복이 아니라 추세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한국 경제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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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3분기 1.3% 성장⋯15분기 만에 최고, 내수·수출 동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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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반등에 뉴욕증시 급반등⋯다우 262p·나스닥 0.8% 상승
- 비트코인 반등과 인공지능(AI) 기술주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급락 하루 만에 강하게 반등했다. 2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62포인트(0.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 나스닥지수는 0.8% 상승했다. 전날 400포인트 넘게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낙폭 대부분을 되돌렸다. 비트코인은 이날 7% 급등하며 9만 달러 선을 재차 회복했다. AI 관련 종목도 일제히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1% 가까이 올랐고, AI 인프라 기업 크레도 테크놀로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12%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반등을 지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89%로 반영됐다. 개별 종목 가운데 보잉은 2026년 항공기 인도 증가 전망이 나오며 9% 넘게 급등해 지난 4월 이후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모건스탠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헬스케어 기업 다나허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70달러를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장기국채 금리 급등과 미 국채 10년물 금리 4.1% 접근이 글로벌 자본 이동에 변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확정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모두 4% 이상 상승했다. [미니해설] 비트코인·AI·금리 인하 기대가 만든 연말 랠리 시동…관세와 금리가 여전히 최대 변수 이번 뉴욕증시 반등의 출발점은 주식이 아니라 비트코인이었다. 전날 급락했던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7% 반등하며 9만 달러 선을 회복하자,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되살아났다. CNBC는 "비트코인 반등과 기술주 상승이 전날 손실을 회복하는 데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비트코인과 기술주, 특히 AI 주식은 이제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위험자산 묶음'에 가깝다. 유동성에 가장 민감한 자산들이 동시에 반응했다는 점에서 이번 반등은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장은 연준보다 실적을 본다"는 월가의 시선 이동 이번 반등의 성격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진단은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더그 비스 글로벌 주식 전략가의 발언이다. 그는 CNBC에 "시장은 연준 정책과 12월 10일 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4분기와 2026년 실적 전망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장이 통화정책 자체보다 기업 실적과 중장기 성장성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리 인하 기대는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고, 주가의 추가 방향성은 이제 실적이 좌우하는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신호다. 보잉·AI주 동반 급등…2026년 실적이 주가를 움직인다 보잉 주가가 하루 만에 9% 넘게 급등한 배경도 '실적 가시성'이다. 보잉 최고재무책임자(CFO) 제이 말라브는 UBS 콘퍼런스에서 "737과 787 기종의 인도 물량이 2026년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항공기 산업이 드디어 '수주→인도→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정상 궤도에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AI 주식도 마찬가지다. 크레도 테크놀로지가 실적 서프라이즈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은, AI 투자가 '기대'에서 '실적'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제 AI는 주가를 자극하는 이야기거리가 아니라, 실제 분기 실적을 바꾸는 산업이 됐다. 관세·일본 금리·캐리 트레이드…연말 랠리의 최대 복병 반등 속에서도 구조적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관세와 일본 금리는 시장의 가장 큰 경계 요인이다. CNBC는 관세가 오히려 미국 내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한 운송장비 기업 임원의 발언을 인용했다. "관세 환경 때문에 인력 감축과 주주 지침 변경, 그리고 미국 수출용이던 생산의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WSJ가 지적한 일본 장기국채 금리 급등도 변수다. 엔화 초저금리를 활용한 캐리 트레이드 구조가 흔들릴 경우, 미국 증시로 유입된 글로벌 자금이 되돌아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한 조치가 동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를 던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급등은 단기 이벤트를 넘어, 북미 가격 경쟁력 구조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 '추세 전환' 아닌 '조건부 랠리' 이번 뉴욕증시 반등은 비트코인, AI 실적, 금리 인하 기대, 2026년 실적 가시성이 동시에 결합된 결과다. 더그 비스의 말처럼 시장은 지금 연준보다 실적을 본다. 다만 관세 리스크, 일본 금리, 캐리 트레이드라는 구조적 변수가 남아 있는 한, 이번 반등은 명확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연말 랠리를 향한 '조건부 재시동'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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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반등에 뉴욕증시 급반등⋯다우 262p·나스닥 0.8%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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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트럼프의 관세, 세계를 뒤흔들다
- 2025년 4월 2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치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듯 행정명령서를 들어 보였다. 그는 그날을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명명했다. 전 세계 수입품에 최소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57개국에는 최고 145%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매긴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에는 25%가 책정됐다. 그 순간부터 세계 경제는 요동쳤다. 뉴욕 증시는 이틀 만에 수조 달러가 증발했고, 달러화는 요동쳤다. 중국은 즉각 보복관세로 맞섰고, EU는 반강제 조치를 준비했다. 캐나다는 역사적인 보복관세를 발동했다. IMF는 세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수출 기업들은 며칠 밤새 비상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탐사보도는 트럼프 관세가 14개월에 걸쳐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편했는지, 그리고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으려 했는지를 기록한다. 언론 보도, 연구 기관 분석, 각국 정부 대응,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교차 취재했다. '해방의 날' 선언-트럼프 관세의 구조와 규모 트럼프 관세 전쟁의 서막은 사실 2025년 2월 4일에 올랐다. 취임 보름 만에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다. 펜타닐 밀반입과 불법 이주를 '국가 비상사태'로 선언하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무기로 삼았다. 이어 3월에는 철강 25%, 알루미늄 25%, 자동차 25% 관세를 전 세계에 부과했다. 그리고 4월 2일, '해방의 날' 선언으로 관세 전쟁은 전면전으로 전환됐다. 베트남 46%, 중국 34%→누적 145%, 대만 32%, 인도 26%, 한국 25%, 일본 24%, EU 20%의 상호관세가 확정됐다. 이 관세는 각국의 대미 무역수지 적자를 기계적으로 계산해 산출한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계산 방식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프리 쇼트는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에 적국보다 더 강한 경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 정당성도 논란이 됐다.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5월 상호관세 부과를 일시적으로 차단했고, 연방항소법원이 항소심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관세 징수는 계속됐다. 법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 정부는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 2025 회계연도 미국 관세 수입은 약 1,950억 달러로 전년의 2.5배에 달했다. 세계 경제의 충격-성장 둔화, 물가 상승, 공급망 재편 '예고된 피해'가 현실로-세계 성장률 하향 트럼프 관세가 본격화하자 국제기관들의 전망치 하향이 잇따랐다. IMF는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3%에서 2.8%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같은 방향으로 조정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2025년 미국 물가가 관세 영향으로 단기 1.8% 상승하고, 평균 가구당 연 2,400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저소득 가구의 타격은 더 컸다. 의류·신발 등 필수 소비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득 하위 계층 가구는 연 1,300달러를 잃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3.8%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관세 효과가 아닌 AI 투자 급증의 덕이었다. 바클레이스는 AI 관련 지출이 GDP를 0.8%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반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1월까지 9개월 연속 50 이하로 위축됐고, 제조업 일자리는 행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5만 4,000개가 줄었다. '관세로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트럼프의 주장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데이터로 드러난 것이다. 보복의 연쇄-중국·EU·캐나다의 맞불 각국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였다. '보복'과 '협상'. 중국은 가장 강하게 맞섰다. 미국 기업 블랙리스트 등재, 텅스텐 등 희소금속 수출 규제 강화, 대미 LNG 수입 90% 감축 등 비관세 보복을 병행했다. 미국산 석유 대신 캐나다산 석유로 전환했다. 지난 3월에는 한중일 무역장관 회의가 5년 만에 재개돼 FTA 논의를 시작했다. 캐나다는 약 1,550억 캐나다달러(약 156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 시위가 일었고,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EU는 트럼프 1기 때 개발한 '반강제 조치(ACI)'를 발동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협상 압박을 가했다. 유럽중앙은행은 관세 충격으로 EU GDP가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은 일찌감치 10% 관세로 합의해 '실리 외교'의 모범 사례로 꼽혔다. 세계 공급망의 지각변동 관세 전쟁이 가져온 가장 중요한 구조적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다. 기업들은 중국 공장을 베트남, 인도, 태국으로 분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트남(46%), 태국(36%)에도 고율 관세가 매겨지면서 '중국 우회 생산' 전략은 타격을 받았다.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를 활용하던 한국 기업들의 현지 생산 전략도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결국 기업들은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도 관세를 피할 수 없다'는 결론 하에 직접 미국에 공장을 짓는 '리쇼어링(reshoring)' 투자 압박에 직면했다. 한국 경제의 타격 수출 감소와 이중 충격 한국의 경제 구조는 '수출 의존형'이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이 40%를 넘는다. 2025년 대미 수출은 약 1,15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7.2%를, 대중 수출은 1,240억 달러로 18.5%를 차지한다. 양대 교역국이 동시에 무역전쟁에 휘말리면서 한국은 전방위 압박을 받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을 'GDP 대비 관세 충격 취약성 세계 6위' 국가로 분류했다. 기업들이 체감한 충격은 더 직접적이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수출 대기업 설문(2025년)에서 10개사 중 8개사(81.3%)가 관세 정책이 한·미 기업 모두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관세 정책 지속 시 수출 4.9% 감소, 매출 6.6% 감소, 영업이익 6.3% 감소를 예상했다. 경영 최대 애로 요인으로는 '잦은 관세 정책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24.9%), '글로벌 경기 악화'(24.0%), '미국 수출 감소'(18.8%) 순이 꼽혔다. 이중 충격-자동차 관세와 반도체 위협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자동차 산업이 받았다. 연간 약 18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무너졌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부품업체들은 더 가혹했다. 자동차 관세 15%에 더해 철강·알루미늄 파생 상품 관세 50%까지 이중으로 부담해야 했다. 반도체 산업도 긴장했다. 설계(미국)→제조(한국·대만)→조립(중국·동남아)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분업 구조에서 어느 한 지점에 관세가 생기면 전체 가치사슬이 흔들린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수시로 예고하며 압박을 가했다. KDI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 GDP가 0.31%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직접 충격(미국 관세)과 간접 충격(중국 성장 둔화)이 중첩되는 구조다. 또 일부 중국 기업들이 한국을 경유해 원산지를 속여 재수출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미국의 대한국 무역 신뢰성 리스크까지 추가됐다. 중국산 매트리스가 한국산으로 둔갑해 미국에 수출된 사례 등이 실제로 포착되며 추가 제재 가능성이 우려됐다. 한국의 대응-협상과 투자, 그리고 새로운 불확실성 한국의 대응은 초반 혼란을 거쳐 단계적으로 정비됐다. 2025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 미 관세조치 대응 전략회의'를 열고 비상 대책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3월 백악관 행사에서 4년간 21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4월 25일에는 기재부 장관과 산업부 장관이 미국 재무장관·무역대표와 '2+2 통상협의'를 진행하며 '7월 패키지' 협상을 설계했다. 협상의 결정적 전환점은 2025년 7월 31일이었다. 한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가로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3,5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로 구성됐으며 연간 투자 상한은 200억 달러로 설정됐다.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귀속된다'고 공개 발표했다. 10월 29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세부 사항이 확정됐고, 11월에는 '한미 전략적 투자 MOU'가 공식 체결되며 자동차 관세 15%가 소급 적용됐다. 협상의 그늘-남겨진 과제와 불확실성 그러나 협상 타결이 끝이 아니었다.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졌지만, 철강·알루미늄 파생 상품에는 50% 관세가 별도로 유지됐다. 부품업체들은 완성차보다 더 무거운 관세 부담을 여전히 안게 됐다.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산업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었다. 미국 정부는 232조·301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추가 품목관세를 예고하며 압박을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합의로 가장 급한 불은 껐지만, 트럼프 행정부와의 방위비·통상 협상은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최병일 이화여대 명예교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이 동맹국에조차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는 방식은 다자 무역 질서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에서는 '3,500억 달러를 약속하고도 관세를 완전히 없애지 못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조건을 요구하거나 새로운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협상 레버리지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중장기 구조 대응 과제 이번 관세 전쟁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약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KDI 이준협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양국 모두와 교역이 중요한데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는 압박이 커질수록 경제적 손실이 증가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 수출 시장 다변화다. 미국·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ASEAN, 인도, 중동, 유럽 시장으로 교역 지평을 넓혀야 한다. 한국은 58개국과 FTA를 체결해 세계 GDP의 77%를 커버하는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 활용도는 낮다. 둘째,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 가속화다. 관세를 피할 수 없다면 관세를 넘어서는 기술 경쟁력이 해법이다. 반도체·바이오·AI·방산 등 '관세 무풍지대'에 가까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력 수출품을 전환해야 한다. 셋째, 계약 거버넌스 개혁이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드러났듯 미국과의 통상 협상은 단순한 관세 인하가 아니라 방위비, 환율, 투자까지 얽힌 복합 패키지다. 이를 다룰 전문 인력과 상시적 협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뉴노멀의 시작 트럼프 관세 전쟁은 일시적 충격이 아니다. 설령 트럼프 이후의 미국 대통령이 정책을 바꾼다 해도, '미국 제조업 보호'와 '무역 적자 축소'라는 대의명분은 어떤 형태로든 미국 통상 정책의 기조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WSJ은 '트럼프 관세가 미국 경제를 무너뜨리지도, 제조업을 부활시키지도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계 무역 질서의 '뉴노멀(New Normal)'은 이미 시작됐다. 한국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2025년 11월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체결로 자동차 관세 15% 소급 적용을 확보하면서 협상의 1라운드는 일단 마무리됐다. 그러나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산업의 관세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품목관세·환율·방위비 등 새로운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협상의 판을 짜는 미국의 논리는 단순하다. '투자를 더 빨리, 더 많이 하라.' 한국이 이 요구를 어떻게 소화하면서도 국내 산업 생태계와 재정 건전성을 지켜낼 것인지, 그것이 트럼프 관세 이후 한국 경제의 진짜 과제다. 【참고 자료】 · IMF 세계경제전망(WEO) 2025년 4월판 / 예일대 예산연구소(Budget Lab) 2025 관세 분석 · KDI 경제전망 2025년 하반기판 / 자본시장연구원 관세·환율정책 분석 보고서 2025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상호관세 조치 시사점 / 한국경제인협회 관세정책 기업 설문 2025 · 딜로이트 글로벌 경제 리뷰 2025.3 / PIIE(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2025 보고서 · McKibben & Noland(2025), Clausing & Lovely(2025) 관세 경제 모델 분석 · 경향신문·세계일보·헤럴드경제·이투데이·전자신문 2025년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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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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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트럼프의 관세, 세계를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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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순이익 21조원 첫 돌파⋯환율 효과에 역대 최대 실적
-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2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5년 1~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8000억원)보다 2조3000억원(12%)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4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이 0.07%포인트 떨어졌지만 이자수익 자산이 3413조5000억원으로 4.5% 증가하며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비이자이익은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파생 이익 증가로 6조800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8.5% 늘었다. 영업외손익도 ELS 배상금 제외와 투자지분 손익 증가로 1조6억원의 흑자로 전환됐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0조7000억원으로 6.3% 증가했고, 대손비용은 원화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4조7000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외환·파생 이익은 일시적"이라며 건전성 관리 강화를 예고했다. [미니해설] 은행, 3분기까지 영업 이익 역대 최대 국내 은행권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1조원을 넘어섰다. 금리 하락 국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이자이익과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파생 부문의 호조가 겹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5년 1~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3000억원(12.0%) 증가한 수치다. 환율 영향이 실적 견인…비이자이익 18.5% 급증 이번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비이자이익 증가 폭이다. 비이자이익은 6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1천억원(18.5%) 늘어났다. 가장 두드러진 항목은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거래·평가 이익이 2조6000억원 증가했다. 금리 중심의 전통적 은행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외환·파생 사업이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한 셈이다. 순이자마진 하락에도 이자이익 '선방' 이자이익은 4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0.7%)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이 0.07%포인트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이익 증가의 배경은 명확하다. 바로 이자수익 자산의 확대다. 은행들의 대출·투자자산 등 이자수익 자산 규모는 341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어났다. 금리 하락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은행권이 자산 규모 확대를 통해 이익을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LS 배상금 기저효과…영업외손익 1조 흑자 전환 영업외손익은 1조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비용으로 반영됐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이 제거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은행 자회사 등 투자지분 손익이 증가하며 영업외손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의 일회성 악재가 올해 실적에 긍정적 기저효과로 작용한 것이다. 비용 구조 악화…판관비·대손비용 모두 증가 반면 비용 측면에서는 부담이 늘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인건비와 물건비가 모두 늘었으며, 물가 상승 압력과 디지털 전환 비용이 지속적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대손비용도 4조7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대손비용 증가는 원화 대출 연체율 상승과 맞닿아 있다. 가계·기업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금감원 "외환·파생 이익은 일시적…건전성 강화 유도" 금감원은 이번 실적 증가가 구조적 요인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파생 관련 이익 증가, 지난해 ELS 배상금의 기저효과가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하며 “이자이익은 금리 하락에도 견조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특히 미국 관세정책 변화 등 외부 요인이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경우 대손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손실흡수 능력 확충,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이자장사' 논란 속에서도…은행 실적 구조는 변화 중 은행권의 이번 사상 최대 실적은 다시 한번 ‘이자 장사’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세부 실적 구조를 보면 올해 실적 증가의 핵심은 비이자부문이라는 점이 확인된다. 외환·파생 이익 증가, 투자지분 손익 개선 등 자산운용 성과가 실적을 끌어올렸고, 이자이익은 자산 확대 덕에 선방한 것이다. 즉, 은행 수익 구조가 예전보다 다변화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금리 사이클 하락기에도 실적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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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순이익 21조원 첫 돌파⋯환율 효과에 역대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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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07)] AI, 33억만년 된 암석에서 지구 최초의 생명 흔적 발견
-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석으로 약 33억년 된 암석에서 '지구 생명'의 가장 오래된 화학 흔적을 확인했다. 지구에서 생명이 언제 시작됐는지에 대한 오랜 질문에 새로운 답이 제시된 것이다.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음푸말랑가(Mpumalanga) 지역의 '요제프스달 처트(Josefsdal Chert)'에서 약 33억 3천만 년 전(3.33 Ga) 형성된 암석 속 탄소 잔류물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가장 이른 생명 화학 흔적을 검출했다고 사이언스얼럿이 전했다. 연구팀은 정교한 분광 분석법을 활용해 각 시료에 갇힌 화학적 파편을 분리해냈다. 이후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라 불리는 특정 유형의 기계 학습 모델을 적용했다. 이 모델은 수백 개의 의사 결정 트리를 구축해 데이터를 분류하고 잠재된 생태학적·분류학적 패턴을 추출한다. 수십억 년 된 암석에서 생물학적 흔적을 식별하기 위해 이 유형의 데이터와 지도형 기계 학습을 결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AI) 기반 분석을 활용해, 생명 활동이 남긴 미세한 유기 패턴을 기존 방법보다 높은 신뢰도로 판별해낸 것이 특징이다. 생명체가 남긴 흔적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질 변화로 손실되는데, 이를 '화학적 메아리(chemical echoes)'라고 한다. 로버트 헤이즌(Robert Hazen) 카네기연구소 연구원은 "AI가 처음으로 이 미세한 신호를 신뢰도 높게 해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대 탄소가 보여준 생명 흔적…AI가 '생물 기원' 판별 연구팀은 먼저 생물 기원의 유기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미세한 화학 패턴을 정의한 뒤, 이를 학습한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현대 생물에서부터 고대 스트로마톨라이트, 흑색 처트, 탄소 잔류물 등 총 406개 표본을 열분해-기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Py-GC-MS)으로 분석했다. Py-GC-MS는 시료를 가열해 유기물을 조각으로 분해하고, 이 조각들을 분리한 후 질량 특징을 측정하는 과정이다. 헤이즌 연구원은 "컴퓨터에 수천 개의 퍼즐 조각을 보여주고 원래 그림이 꽃인지, 운석인지 묻는 것과 같다"면서 "개별 분자에 집중하기 보다는 화학적 패턴을 찾았는데, 그 패턴은 다른 우주에서도 동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은 이들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 90% 이상의 정확도로 생물·비생물을 구분했다. 샘플의 연대는 현재부터 약 38억년 전까지 다양했으며, 여기에는 약 37억년 전의 그린란드 탄소와 호주 사막의 35억 년 된 스트로마톨라이트가 포함됐다. 약 5억 년 미만의 비교적 젊은 표본들은 강렬하고 명확한 생물학적 특징을 나타냈다. 반면 표본이 오래될수록 지질학적 과정으로 인해 화학적 세부 정보가 사라지면서 생물학적 신호가 더욱 희미해졌다. 그 결과 가장 오래된 '생물 신호 양성' 표본이 33억 3천만 년 전의 요제프스달 처트에서 나왔다. 광합성의 기원도 8억 년 앞당겨 연구팀은 생명 화학 흔적뿐 아니라, 25억 2천만~23억 년 전 암석에서 광합성의 증거도 확인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광합성 등장 시점보다 8억 년 이상 빠르다. 캐나다·남아프리카의 고대 암석에서 포착된 이 패턴은, 초기 광합성 생물들이 이미 지구 곳곳에 분포했음을 시사한다. "지구 생명의 기원을 다시 그릴 시점" 연구팀은 "33억 년 전이면 이미 생명이 지구에 널리 퍼져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AI 기반 분석은 그동안 불확실했던 고대 생명 흔적을 해석하는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고대 생명의 흔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질 변형으로 사라지지만, 이번 연구는 생체 분자의 남은 '패턴'만으로도 생명 기원을 추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헤이즌 연구원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들은 여전히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며 "AI 분석은 그 속삭임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도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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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07)] AI, 33억만년 된 암석에서 지구 최초의 생명 흔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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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4)] 7개월만에 9만달러 붕괴된 비트코인 어디로 가나
-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이 18일(현지시간) 하락세를 거듭하며 7개월 만에 9만달러(약 1억3180만원) 선이 붕괴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황플랫폼 코인게코은 이날 오후 비트코인이 8만9957달러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9만달러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미국발(發)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 7만4400달러 선까지 폭락한 이후 7개월 만이다. 비트코인은 최고점(10월6일·12만6080달러) 대비로는 28% 이상 빠졌다. 이를 본격적 하락 신호로 보고 7만달러대까지 하방을 열어둬야 한다는 경고와 오히려 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하락의 배경으로는 '호재 소진'과 '과도한 롱 포지션(가격 상승에 투자) 청산' 등이 꼽힌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12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한 데다 '인공지능(AI) 버블론' 등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장기 투자자, 이른바 '고래'들이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자산 솔루션 기업 헥스 트러스트의 알레시오 콰글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정 국면이 당분간 지속돼 7만달러대 초반까지 시험받거나 일시적으로 그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10일 비트코인의 청산 사태로 전환점이 왔고, 완전 청산 사태로 수십억 달러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사라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10일 하루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19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이 기간 중 약 12만 2000달러 선에서 10만 4000달러대까지 약 14% 이상 급락했다. 청산 사태의 직접적인 촉발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10일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약 19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가상화폐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사상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내 최고가 대비 14% 넘게 급락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당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도 동반 하락했으며, 일부 알트코인은 더 큰 폭으로 가격이 밀리며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한 때 손실이 70% 이상 치솟았다. 반면 최근 가격이 비트코인의 '저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트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비트코인이 저점에 근접해 있다"며 "현재 가격대는 몇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회이자 장기 투자자에게는 '선물' 같은 구간"이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각국 정부가 급증한 부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빅 프린트(대규모 통화 공급)'를 단행할 것"이라며 상승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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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4)] 7개월만에 9만달러 붕괴된 비트코인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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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3)] "우주 상추, 우주인 식량으로 부적합"
- 우주에서 재배한 상추가 지구에서 자란 상추보다 영양 성분이 부족해 우주인의 장기 식량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어스닷컴에 따르면 NASA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중국 톈궁(天宮) 2호에서 재배한 상추를 분석한 결과, 우주 농작물이 지구산 작물 대비 영양 성분이 뚜렷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 장기 탐사에서 신선 식품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특정 미네랄과 항산화 물질의 감소가 확인되면서 우주채소의 영양적 한계가 다시 부각됐다. 미국 텍사스 A&M대 B. 바르베로 바르세니야 연구팀은 서로 동일한 조명·생장 조건에서 재배한 우주 상추와 지구 상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우주 재배 상추의 칼슘이 지구 재배 상추보다 약 30% 낮았으며, 마그네슘도 감소한 반면 칼륨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 미네랄 구성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항산화 물질의 주요 구성인 페놀류는 ISS 재배분에서 감소했으나 전체 항산화 능력은 일정 수준 유지됐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뿌리의 수분 이동과 무기질 흡수가 달라지며 세포 내 화학적 균형이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색소가 줄어들어 채소 자체의 방사선 방어 능력도 약화될 수 있다. 실제로 ISS와 톈궁에서 재배한 상추의 영양 구성이 '전반적 저하'가 아닌 '불균형한 변화' 형태로 나타난 점이 확인됐다. 문제는 이러한 영양 변화가 우주인 건강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다. 우주에서는 체액 이동과 미세중력의 영향으로 뼈의 칼슘 손실이 빠르게 진행된다. 연구진은 163개 칼슘 관련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우주 비행 중 발현 패턴이 변하고 뼈 대사 지표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에서는 우주 체류 시 장 점막 투과성이 증가하는 이른바 '리키 거트(leaky gut)'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NASA 쌍둥이 연구에서도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이 임무 기간 중 크게 변했다가 귀환 후 회복되는 양상이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NASA는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수준을 넘어 '영양 안정성'을 핵심 연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플랜트 해비타트-07(Plant Habitat-07) 실험은 수분 수준과 뿌리 미생물 환경을 조정해 영양 변동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테스트 중이다. 동시에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잎채소 품종 개발, 식물의 미네랄 농도를 높이는 생물강화(biofortification) 전략, 필요 영양소를 보완하는 맞춤형 보조제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NASA는 발효식품의 활용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ISS에서 진행된 된장(미소) 발효 실험에서는 30일간의 발효 후 지상 대비 안전성과 풍미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생물이 미세중력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발효식품의 우주식 적용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연구진은 "화성까지 수개월간 비행하고 지구와 멀리 떨어진 기지에서 생활하는 장기 탐사에선 단순 신선식품 공급만으로는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식량 생산·영양 관리·장내 미생물 관리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마이크로그래비티(NPJ Microgravit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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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3)] "우주 상추, 우주인 식량으로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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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中,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대량 배치' 시대 열었다⋯UB테크 수백 대 출하
- 중국 선전(深圳)에서 전 세계 최초의 대규모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 배치가 시작됐다. 중국 로봇기업 UB테크(UBTECH) 로보틱가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Walker S2)' 수백 대를 자동차·전자 등 주요 산업 현장으로 출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산업계가 그동안 제기해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활용성'에 대한 질문에 처음으로 본격적인 답을 내놓은 셈이다. UB테크에 따르면 생산량은 11월 중순부터 본격 확대됐으며 첫 출하 물량은 이미 조립라인 인력 수요가 높은 파트너사에 전달됐다. 회사는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규모 상용 납품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중국 내 수요 폭증…주문액 8억 위안 돌파 올해 UB테크가 확보한 휴머노이드 로봇 수주는 총 8억 위안(약 1억 1300만달러, 약 1642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실제 산업 수요'에 기반한 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9월에는 중국 대기업으로부터 2억 5000만 위안 규모의 대형 계약을 확보했고, 쓰촨(四川)과 광시(廣西)에서도 각각 1억 5900만 위안, 1억 2600만 위안 규모의 프로젝트가 체결됐다. 후베이(湖北)의 미이오토(Miee Auto) 역시 1억 위안 이상을 투입해 워커 S2 도입을 결정했다. UB테크는 "연말까지 워커 S2 500대를 출하할 계획이며, 생산 일정은 순조롭다"고 밝혔다. BYD·지리·폭스콘까지…자동차·전자 기업이 대량 도입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워커 S2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BYD, 지리(Geely)자동차, FAW-폭스바겐, 둥펑류저우(東風柳州) 등이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폭스콘도 물류 라인 자동화를 위해 로봇 투입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은 "24시간 무중단 연속 운영"을 위해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로봇을 요구해왔으며, 초기 배치된 로봇들은 연구실이 아닌 실제 공장과 창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자가교체 기능이 경쟁력…산업용 설계 강화 워커 S2의 가장 큰 차별점은 로봇이 스스로 배터리를 분리·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산업용 로봇의 최대 문제였던 '재충전 시간'을 대폭 줄여 장시간 작업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워커 S2는 7월부터 산업용 모델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사람과 유사한 관절 구조와 정밀한 손가락 제어 기능을 갖춰 무게물 운반과 정밀 조립 작업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생산라인 공개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UB테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10%에서 30%로 급증했다. UB테크는 "이는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구조적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재무 개선세 뚜렷…홍콩증시서 150% 급등 UB테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억2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5% 늘었다. 매출총이익은 17.3% 증가한 2억1700만 위안, 순손실은 18.5% 줄어든 4억40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비용 구조 개선과 생산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다. 주가도 급등했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50% 이상 상승해 최근 133홍콩달러를 기록했으며, 씨티와 JP모건은 목표주가를 170홍콩달러 이상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UB테크는 2023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첫 로봇기업으로, 이번 대규모 납품이 글로벌 로봇 경쟁에서 입지를 굳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Key Insights]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배치를 성공시킨 것은 한국 제조 산업에 매우 위협적인 신호다. 그동안 ‘가성비’로 승부하던 중국이 이제는 고도의 지능형 자동화 기술로 제조 원가를 극한까지 낮추는 ‘기술 격차 전략’으로 선회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현대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험실에서의 완벽함보다는 중국처럼 실제 거대 공장에 수백 대를 깔아 데이터를 축적하는 ‘실전형 상용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로봇 도입을 단순한 기계 교체가 아닌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국가적 생존 전략’으로 격상해 다뤄야 한다. [Summary] 중국 UB테크가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의 대규모 산업 현장 배치를 시작하며 로봇 상용화 시대를 앞당겼다. 수주액 1600억 원을 돌파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BYD, 폭스콘 등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로봇이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해 24시간 연속 가동하는 혁신적 기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기술적 유행을 넘어 실제 산업 수요를 증명한 UB테크는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가 150% 이상 급등하며 글로벌 로봇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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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中,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대량 배치' 시대 열었다⋯UB테크 수백 대 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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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4)]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북극에서도 열 누출 확인
- 토성의 작은 위성 엔셀라두스(Enceladus)가 남극뿐 아니라 북극에서도 열을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전문매체 IFL사이언스와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카시니(Cassini) 탐사선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위성 내부 바다의 열 방출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 존재'일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이는 태양계 외곽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엔셀라두스는 직경 500km 남짓한 얼음 위성으로, 2005년 카시니 탐사선이 남극 지역에서 얼음 입자와 수증기를 우주로 뿜어내는 거대한 간헐천('호랑이 줄무늬' 지역)을 관측하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위성 내부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유로파(Europa)와 함께 태양계 내 '생명체 탐사 1순위'로 부상했다. 미국 남서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의 조지나 마일스 박사 연구팀은 2005년과 2015년 두 차례 카시니의 북극 관측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엔셀라두스 북극이 예상보다 섭씨 7도 가량 더 따뜻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계절과 관계없이 일정한 추가 열이 포착된 것은 내부에서 에너지가 꾸준히 생성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남극과 북극 양쪽에서 열이 방출된다면, 엔셀라두스가 장기적인 '열평형(thermal balance)' 상태에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실제 분석에 따르면 북극 지역의 열 손실량은 제곱미터당 약 46밀리와트로, 전체적으로 약 1.7GW에 달한다. 남극에서 이미 관측된 19GW와 합치면 총 54GW 규모로, 이 수치는 내부에서 생성된 열에너지(약 50~55GW)와 거의 일치한다. 옥스퍼드대 칼리 하워트 박사는 "전 지구적 열 손실량을 계산함으로써 엔셀라두스의 '에너지 자급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안정적 환경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열평형 상태는 곧 내부 바다가 단기간의 용융 현상이 아니라 수천만 년 이상 이어져 왔음을 뜻한다. 과거 일부 학자는 엔셀라두스가 토성과 다른 위성들의 인력에 의해 '조석가열(tidal heating)'로 녹았다가 다시 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발견은 그런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만들었다. 엔셀라두스 내부의 바다는 얼음층 20~28km 아래에 존재하며, 인산염과 복잡한 유기물질이 검출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생명체의 화학적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연구는 그 조건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 가능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최근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엔셀라두스가 우주로 방출하는 얼음 입자의 양을 정밀 계산해 '얼음 손실률이 기존 추정보다 20~40% 낮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텍사스대 연구팀은 초대형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DSMC 모델)을 통해 100개 이상의 간헐천 분출구에서 나오는 물질의 밀도와 속도를 재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분출 속도와 온도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엔셀라두스의 크기는 지름 500km에 불과하지만, 내부 바다에서 분출되는 수증기와 얼음이 토성의 고리 중 하나를 형성할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텍사스대 아르노 마이유 연구원은 "엔셀라두스의 분출은 마치 화산이 용암 대신 얼음과 수증기를 우주로 뿜어내는 것과 같다"며 "이 현상은 지하 바다의 성분을 직접 탐사할 수 있는 '우주의 창'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엔셀라두스는 '얼음 밑의 바다'가 얼마나 오래, 어떤 조건에서 유지되는지를 밝힐 수 있는 결정적 관측 대상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향후 '엔셀라두스 샘플 귀환 탐사(Enceladus Sample Return Mission)' 계획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차가운 위성의 표면 아래, 수십억 년 동안 열과 물을 품고 있는 이 작은 천체는 "지구 밖 생명체 탐사의 최전선"으로 다시 떠올랐다. 지구 이외의 바다, 그리고 그 안의 생명을 향한 인류의 탐색은 지금, 토성의 얼음 달 위에서 새로운 장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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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4)]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북극에서도 열 누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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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손정의의 '눈물' 섞인 승부수⋯엔비디아 던지고 오픈AI '올인'
-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 Corp.)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엔비디아(Nvidia Corp.)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고 마켓워치, 테크크런치 등 다수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 금액은 58억3000만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불확실한 AI 기술에 거액의 자금이 쏠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매각 소식이 알려진 12일 10% 이상 급락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48% 상승했으나, 이날 미국 시장에서는 3.9%까지 하락했다. 손정의(孫正義) 회장은 오픈AI(OpenAI)와 오라클(Oracle)의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미국 로봇 제조시설 등 다수의 AI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고토 요시미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비디아 매각은 자본 조달을 위한 조치일 뿐, 회사 자체와는 무관하다"며 "AI 버블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2019년 한차례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한 뒤 2020년에 다시 매입을 재개했고, 올해 3월 말 기준 약 3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오픈AI, 암페어 컴퓨팅(Ampere Computing) 등 AI 핵심 기업 투자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이 2조5천억 엔(약 162억 달러)으로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4,182억 엔)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AI 자본 '쏠림' 속 투자 구조 재편…손정의의 'AI 제국' 확장 시동 소프트뱅크의 엔비디아 지분 전량 매각은 단순한 현금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AI 투자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손정의 회장이 'AI 중심 투자 제국' 재편에 나선 신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며 AI 반도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손 회장은 단기 차익 실현보다는 향후 AI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오픈AI, 오라클, 암페어 컴퓨팅 등 AI 플랫폼·인프라 기업을 핵심축으로 한 'AI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고토 요시미쓰 CFO는 실적발표회에서 "AI가 버블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이 가져올 산업 전환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향후 수년 내 1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매각을 통해 얻은 58억 달러를 기반으로, 오픈AI를 비롯한 AI 스타트업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이후 146억 달러 상승했으며, 이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 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소프트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2조5000억 엔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6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오픈AI 지분 평가이익과 함께, TSMC·ARM홀딩스·오라클 등 보유 종목의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하락한 것은 AI 열풍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버블 논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10년간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위워크(WeWork) 사례처럼 손실을 경험한 전례도 있다. 이번 엔비디아 매각은 그가 과거의 단일 종목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AI 전체 생태계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AI 산업이 새로운 인터넷이 될 것"이라는 손 회장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AI 투자 열풍이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버블로 귀결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은 이제 손정의의 'AI 베팅'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혹은 고위험 도박으로 끝날지를 주목하고 있다. [Key Insights] 손정의 회장의 엔비디아 전량 매각은 AI 산업의 주도권이 '반도체 공급'에서 '서비스 플랫폼과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강력한 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8.5조 원의 현금을 확보해 오픈AI 지분을 늘리고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것은, 하드웨어 공급망에 의존하기보다 AI 생태계 자체를 소유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이는 반도체 제조 역량만큼이나 AI 서비스와 인프라의 주권 확보가 중요하다는 경고음과 같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미국 중심의 AI 동맹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개별 기술 협력을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연합체에서의 지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전술적 고민이 시급하다. [Summary]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약 58억 달러에 매각하고, 그 재원을 오픈AI 투자 확대와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하며 AI 투자 구조를 전면 재편했다.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2.5조 엔을 기록하며 실적 건전성을 증명했으나,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과 주가 급락이라는 진통도 겪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하드웨어를 넘어 AI 플랫폼과 물리적 인프라를 아우르는 'AI 제국' 건설에 사활을 걸었으며, 이는 향후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판도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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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손정의의 '눈물' 섞인 승부수⋯엔비디아 던지고 오픈AI '올인'



